통화옵션상품 키코(KIKO) 본안소송이 다음달 초 첫 판결선고가 내려진다. 지난 2008년11월 소송이 제기된 이래 1년 넘게 끌어온 100여건의 키코소송 가운데 처음으로 나오는 사법부의 판단이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2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다음달 초 민사21부(재판장 임성근 부장판사)는 13건의 키코 본안소송(2008가합108359 등)에 대해 첫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이 재판부는 지난 11일 열린 기일에서 기록검토를 마무리했으며, 다음달 1일에는 민사32부(재판장 변현철 부장판사) 키코사건(2008가합108342)에서 진행한 로버트 엥글 미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석좌교수와 스티븐 로스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영대학원 교수의 증인신문조서를 넘겨받아 양측 대리인의 프레젠테이션 형식으로 쟁점을 검토할 예정이다. 예정대로 결심이 이뤄지면 이르면 8일께 선고가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민사21부는 본래 이달 14일에 판결선고를 할 예정이었지만 민사32부에서에서 해외 석학들의 증언을 듣고 있는 것을 고려해 선고를 미룬 것이다.
민사32부 사건에서는 지난달 17일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엥글 교수가 원고 D사측의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한 데 이어, 오는 21일에는 피고 우리은행의 신청으로 파생상품분야의 대가로 평가받고 있는 로스 교수가 증인으로 나설 예정이다.
지난해 12월까지 중앙지법에 접수된 키코사건은 총 124건으로, 이 가운데 6건이 소취하 및 조정으로 마무리됐고 현재 118건이 계류중이다. 이들 사건은 민사 21·22·31·32부 등 4개 기업법 전담재판부에 배당됐다. 키코 피해 중소기업들의 모임인 환헤지피해기업공동대책위원회는 아직 소송을 진행하지 않은 기업까지 포함해 전체 키코 피해액은 4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