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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대법원 “사진 파일은 ‘음화제조’ 형법 규정상 ‘음란한 물건’ 아니다”
2017년 서울의 한 명문대생이 SNS를 통해 학교 친구의 사진과 이름, 나이, 주소 등을 건네며 ‘음란물과 합성해달라’고 의뢰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약 6년 만에 지인의 얼굴을 음란물에 합성하는 방식으로 음화 제조를 의뢰한 피고인을 음화 제조 교사로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형법 제244조는 음화 제조 등을 규정하는데, 이 규정상 ‘합성한 사진 파일’은 ‘음란한 물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편 대법원은 수사기관이 분실한 피고인의 휴대전화를 습득한 피해자로부터 임의제출 받아 휴대전화를 사실상 압수수색 한 것과 관련해서는 피고인의 참여권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증거 능력을 배제했다. 사진 파일은 음화제조 규정상 ‘음란한 물건’ 아냐 대법원 형사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지난달 14일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을 파기하고 서울고법으로 사건을 이송했다(2020도1669). 1,2심은 A 씨의 혐의를 대부분 유죄로 인정해 각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음화제조교사 혐의 부분을 무죄 취지로 파기했다. 재판부는 “형법 제243조(음화반포등)는 음란한 문서, 도화, 필름 기타 물건을 반포, 판매 또는 임대하거나 공연히 전시 또는 상영한 자에 대한 처벌 규정으로서 컴퓨터 프로그램파일은 위 규정에서 규정하고 있는 문서, 도화, 필름 기타 물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며 “이는 형법 제243조의 행위에 공할 목적으로 음란한 물건을 제조, 소지, 수입 또는 수출한 자를 처벌하는 규정인 형법 제244조(음화제조등)의 ‘음란한 물건’의 해석에도 그대로 적용되므로, A 씨가 성명불상자에게 제작을 의뢰하여 전송받은 음란합성사진 파일은 형법 제244조의 ‘음란한 물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A 씨는 2016년 7월부터 이듬해 11월까지 지신의 사진을 다른 사람의 나체 사진에 합성해달라고 트위터를 통해 성명불상자인 음란합성사진 제작자에게 의뢰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합성사진 제작을 의뢰하면서 피해자에 대한 명예훼손적 메시지도 함께 발송한 혐의(명예훼손)도 받았다. 그런데 A 씨가 군에 입대해 사건은 군검찰로 송치됐다. 한편 불법촬영 혐의와 관련해선 “피해자가 임의제출한 휴대전화의 전자정보의 탐색 과정에서 실질적 피압수자인 A 씨의 참여권이 보장되지 않았는데, 전자정보 압수목록이 교부되지 않은 위법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음화제조교사 부분 혐의사실과 관련성이 없는 성폭력처벌법 위반 불법촬영 사진을 발견하였음에도 추가 탐색을 중단하지 않은 위법이 있기 때문에 휴대전화에서 탐색·복원·출력된 전자정보 및 그에 따른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이 부정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법원은 명예훼손과 관련해선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봤다. 음란물에 지인 사진 합성하면 처벌 못 받을까 A 씨 사건이 언론에 알려진뒤 이른바 ‘딥페이크 처벌법’으로 불리는 법이 제정됐다. 2020년 3월 24일 신설된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 제1항은 ‘반포 등을 할 목적으로 사람의 얼굴·신체 또는 음성을 대상으로 한 촬영물·영상물 또는 음성물을 영상물등의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로 편집·합성 또는 가공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조항 역시 ‘반포 등을 할 목적’이 있어야 해 목적이 입증되어야 한다. 따라서 반포 목적 없이 음란 사진 합성 의뢰만 하면 처벌이 어려울 수 있다. 즉, 법은 신설됐지만 피고인와 같은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도 현행법상 처벌이 어려울 수 있는 것이다. 피고인을 변호한 김정환 JY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이 사건은 죄형법정주의, 적법절차 원칙이 결코 포기될 수 없다는 점에서 피고인에게 무죄가 선고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압수는 엄격하게 이뤄져야 하고, 모든 개인의 비밀 등이 다 휴대폰에 담겨있는 만큼 사인이 이를 취득해서 임의제출했다고 해서 수사기관이 제한 없이 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딥페이크 처벌법 자체가 형법상 음화제조와 같은 구조를 갖추고 있어서 반드시 목적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단순 제작, 소지는 처벌을 할 수 없다는 입법적 공백이 해소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음란한물건
딥페이크
음화제조
사진파일
박수연 기자
2024-01-07
형사일반
[판결] 대법원, '댓글 공작' 배득식 前 기무사령관 직권남용 유죄 취지 파기환송
대법원이 이명박정부 당시 국군기무사령부에 댓글 공작 등을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배득식 전 기무사령관에 대해 항소심이 무죄로 판단한 직권남용 혐의 대부분을 뒤집고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9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배 전 사령관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21도2030). 배 전 사령관은 2011년 3월부터 2013년 4월까지 약 2년 동안 기무사 댓글 공작 조직인 '스파르타'를 동원해 야권에 반대하는 내용의 정치 관련 댓글 2만여건을 게시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았다. 배 전 사령관은 또 기무사 대원들에게 대통령과 정부를 비판하는 포털사이트 계정 가입 정보 수백개를 조회하고, 청와대 요청으로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방송 수십회를 녹취해 보고하게 하는 등 불법 활동을 지시한 혐의도 받는다. 아울러 2010년 6월부터 2012년 11월까지 기무사 대원들을 동원해 친여권 성향의 웹진 '코나스플러스'를 45차례에 걸쳐 제작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은 배 전 사령관에게 적용된 6가지 혐의 중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녹취 및 보고 건과 '일일 사이버 검색결과' 작성 및 뉴미디어비서관실 전송 관련 범행을 제외한 나머지 4가지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2018고합588). 다만 정치관여 글 게시 등 온라인 여론조작 관련 범행 중 일부 사안은 공소시효 7년이 지나 면소로 판단했다. 항소심은 1심이 유죄로 판단한 혐의 중 일부와 웹진 '코나스플러스' 제작 혐의 등을 무죄로 판단하고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2019노873). 당시 재판부는 "배 전 사령관이 정치관여 글 게시를 지시한 것은 실무 담당자인 대북첩보계 계원들 및 예하부대 사이버 전담관들에 대해 자신의 직무집행을 보조하는 사실행위를 하도록 했을 뿐, 직권남용죄 성립 요건인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직권남용죄는 직권남용행위의 상대방으로 특정된 사람별로 별개의 죄가 성립하고 각 죄는 실체적 경합의 관계에 있다"며 2011년 범행 이후 공소시효 기간 7년이 지난 후에 공소가 제기된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면소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배 전 사령관이 대북 첩보계원들과 예하 기무부대 사이버 전담관들에게 온라인 여론조작 트위터 활동을 지시한 행위는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로 일정 기간 동안 계속 행해진 것이므로 포괄해 하나의 직권남용죄가 성립한다"며 "배 전 사령관의 온라인 여론조작 관련 범행은 트위터 활동이 계속된 2013년 1월까지 종료되지 않았으므로 일부 범행의 공소시효가 완성됐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실무 담당자들이 행한 트위터 활동이 배 전 사령관의 직무집행을 보조하는 사실행위에 불과하다고 할 수 없다"며 "배 전 사령관이 실무 담당자인 대북첩보계 계원들 및 예하부대 사이버 전담관들로 하여금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심 판결 중 정치관여 글 게시 등 온라인 여론조작 관련 부분, 대통령·정부 비판 ID 신원조회 관련 부분, 국군기무사령부에 대한 의혹 제기 ID 신원조회 관련 부분, '코나스플러스' 제작·홍보 등 온라인 여론조작 관련 부분을 파기환송하고, 나머지 검사의 상고를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댓글공작
배득식
직권남용
이용경 기자
2021-09-09
형사일반
대법원, 원심 확정
[판결] SNS에 음란물 올린 30대… "벌금 70만원"
3일에 걸쳐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음란물을 리트윗한 것은 포괄일죄에 해당하지만, 4개월 후 음란물을 직접 게시했다면 두 범죄는 실체적 경합범 관계에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음란물 유포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7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21도262). A씨는 2016년 11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일탈남, #오프남, #섹스타그램, #연상녀, #연하녀, #유부녀, #좋은인연, #대화해요'라는 태그와 함께 자신의 성기 사진을 게시하는 등 2016년 7~11월까지 총 11회에 걸쳐 음란한 영상 또는 사진을 게시한 혐의를 받았다. 1심은 A씨가 트위터에 음란물을 잇따라 올린 행위들을 실체적 경합범으로 보고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 이에 불복한 A씨는 항소심 재판과정에서 자신의 행위를 포괄일죄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2심은 "동일 죄명에 해당하는 수개의 행위를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 아래 일정기간 계속해 행하고 그 피해법익도 동일한 경우에는 이들 각 행위를 통틀어 포괄일죄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A씨의 7월 25~27일까지의 범행은 삶이 무료해 일탈하고 싶은 마음에 3일이라는 단기간에 타인의 성행위를 게시한 사진 또는 영상을 트위터 계정에 별다른 내용 없이 리트윗의 방식으로 게시한 것"이라며 "A씨가 연속으로 근접한 기간에 같은 동기나 이유로 유사한 내용의 음란사진 또는 영상을 같은 트위터 계정에 같은 방식으로 게시한 이상, 각 범행은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 아래 일정기간 계속하여 행해진 것으로 그 피해법익도 동일하므로, 이들 각 범행은 포괄일죄 관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A씨는 같은해 11월 17일경의 범행도 앞서 각 범행과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다고 주장하나, 이 때의 범행은 이전 범행 종료일로부터 약 4개월이 지난 후에 이뤄진 것이고, 그 동기나 이유도 다른 사람의 '본인사진은 왜 안올리냐'라는 댓글 때문이었으며, 그 내용도 타인의 성행위에 관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성기를 찍은 사진으로서, 앞선 범행들과 달리 리트윗이 아닌 직접 게시의 방법으로 이뤄졌다"며 "그렇다면 11월 17일경의 범행은 앞서 범행과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 아래 일정기간 계속해 행해진 것이라 볼 수 없으므로 서로 경합범 관계에 있을 뿐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7월 25~27일까지의 범행이 서로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다고 하더라도 11월 17일경의 범죄까지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지는 않고 실체적 경합범의 관계에 있다고 보는 이상, 원심이 죄수 평가를 잘못했다 하더라도 처단형의 범위에는 차이가 없으므로, 이 같은 잘못이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없다"며 벌금 70만원을 선고한 1심을 유지했다. 대법원도 A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음란물
트위터
음란물유포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박미영
2021-06-07
형사일반
대법원, 공립고 교사에 무죄 선고 원심 확정
[판결] "SNS에 특정 총선 후보 반대글 공유한 것만으로 선거법 위반 안돼"
공립고등학교 교사가 총선을 앞두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특정 후보를 반대하는 내용의 글을 공유한 것만으로는 공직선거법 위반죄를 물을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특정 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기 위한 능동적·계획적 목적의사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20도10916). 한 공립고 교사인 A씨는 2016년 자신의 트위터에 '5.18 광주학살의 원흉 전두환을 모신다', '권력바라기', '이번에는 반드시 정치에서 지워야 한다' 등 특정 국회의원 후보자를 반대하는 내용의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공유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A씨의 행위는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특정 정당 소속 특정 후보자들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한다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행위"라며 "선거인의 관점에서도 그러한 목적의사를 충분히 알 수 있으므로 공직선거법이 금지하는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범행이 경미한 점 등을 감안해 벌금 5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유예란 경미한 범죄를 저지른 범인에 대해 형의 선고를 유예하고, 2년간 특정한 사고 없이 경과하면 면소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하지만 2심은 "대법원 기존 판례에 따르면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공무원인 교사가 SNS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인 견해나 신념을 외부에 표출하고 그 내용이 선거와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 이유만으로 섣불리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속단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A씨의 행위가 선거에 관한 단순한 정치적인 의견개진 또는 의사표시를 넘어 특정 후보자나 정당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한다는 능동적·계획적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도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SNS
공직선거법
당선
트위터
손현수 기자
2021-01-07
민사일반
대법원, 원고일부승소 원심 파기
[판결] "제주해군기지 반대글 삭제… 해군, 배상책임 없다"
해군본부가 홈페이지에 올라온 제주해군기지 반대 글을 정치적 성향이 있다는 이유로 삭제한 것은 공무원의 위법한 직무집행으로 보기 어렵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국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고려할 때 삭제 조치가 바람직하며, 표현의 자유를 크게 제한하는 것도 아니라는 취지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4일 박모씨 등 3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5다233807)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박씨 등은 2011년 6월 "해군 홈페이지에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항의 글과 공사 중단 요청 글을 남기자"는 제안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이 글은 수십차례 리트윗됐고, 같은 날 해군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박씨가 올린 글을 포함해 같은 취지의 글 100여건이 게시됐다. 해군은 해당 글들이 일방적이고 국가적 차원이나 제주 강정마을 차원에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게시하고, 관련 게시물을 일괄 삭제했다. 이에 반발한 박씨 등은 "의사표현의 자유를 침해당했다"면서 "각 700만원씩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은 "해군 인터넷 홈페이지 운영규정은 '정치적 목적이나 성향이 있는 경우'를 게시물 삭제사유로 규정하고 있는데, 그 의미와 범위에 대해 여러가지 해석이 있을 수 있다"며 "게시물들이 운영규정에서 정한 삭제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게시물을 삭제한 담당 공무원에게 국가배상책임의 성립요건인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반면 2심은 "게시글은 당시 공적 관심사가 되고 있던 제주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의사를 표명한 것"이라며 "야당 및 시민단체 등의 입장과 유사하다는 이유만으로 정치적 목적이나 성향이 있다고 판단해 삭제한 것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해 위법하다"면서 박씨 등에게 1인당 3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일반적으로 국가기관이 자신이 관리?운영하는 홈페이지에 게시된 글에 대해 정부의 정책에 찬성하는 내용인지, 반대하는 내용인지에 따라 선별적으로 삭제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국민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배치되므로 허용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공무원의 행위를 원인으로 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때'라고 하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의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군의 정치적 중립성에 비춰볼때 해군 홈페이지가 정치적 논쟁의 장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해군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은 평소 주로 해군 입대나 복지 관련 정보를 문의하는 글 등이 올라오는데 여러명이 같은 취지의 정치적 항의글을 100여건 게시한 것은 일반 이용자들의 인터넷 게시판 이용을 방해하는 부정적 효과가 있고 해군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의 존재목적·기능에 관한 해군본부나 일반인의 기대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군이 글을 삭제조치한 것은 인터넷 공간에서의 항의 시위의 '결과물'을 삭제한 것일 뿐, 자유게시판에 반대의견을 표출하는 행위 자체를 금지하거나 제재하는 것이 아니므로, 집단적으로 항의글을 게시한 사람들의 표현의 자유 등 기본권에 대한 제한 정도는 크지 않다"며 "이같은 점을 고려하면 삭제조치가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위법한 직무집행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대법원 판결은 일반적으로 국가기관이 홈페이지에 게시된 글에 대해 관점에 근거해 차별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했다"며 "다만 국가배상책임에 관한 일반 법리를 개별사안에 적용하는 포섭·판단에서 좀 더 신중하여야 함을 지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주해군기지
공무원
정치적중립성
표현의자유
손현수 기자
2020-06-04
형사일반
서울중앙지법 “신병비관 극단적 선택… 치료 필요한 상황”
[판결](단독) 트위터로 만난 여고생과 동반자살 시도… 홀로 살아남은 20대男 ‘집유’
트위터를 통해 만난 10대 여학생과 동반자살을 시도했다가 홀로 살아남은 20대 남성에게 자살방조죄로 징역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김미리 부장판사)는 최근 자살방조 혐의로 기소된 A(24)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2019고합908). A씨는 신병을 비관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기로 하고 지난해 6월 인터넷을 통해 독극물을 구입했다. A씨는 며칠 뒤 트위터를 통해 '동반자살할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올렸고, 여고생 B양이 연락을 해오자 이튿날 저녁 9시경 서울의 한 모텔에서 독극물을 비타민 음료에 타서 마셨다. 이후 B양은 급성 약물 중독으로 사망했지만, A씨는 구토로 약물이 배출돼 살아남았다. 재판부는 "A씨는 자살을 마음먹고 있는 B양과 동반자살을 기도함으로써 B씨의 자살을 방조했는데, 이러한 자살방조 행위는 누구도 함부로 처분할 수 없는 절대성과 존엄성을 지닌 인간의 고귀한 생명을 침해하는 범죄라는 점에서 죄가 가볍지 않다"며 "A씨는 범행에 사용할 도구를 직접 준비했고 동반자살을 제안해 B씨를 범행에 끌어들여 사망케했다"고 밝혔다. 다만 "A씨가 잘못을 인정하고 있고 우울증 등으로 고통받다가 신병을 비관해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에 이른 점 등 범행 경위에 일부 참작할 사정이 있다"며 "이전에 형사처벌 받은 전력이 없고 무엇보다 A씨에게 엄격한 형사처벌보다 지속적인 관심과 치료가 필요한 상황으로 보인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트위터
동반자살
자살방조죄
박수연 기자
2020-02-06
민사일반
대법원, 고(故) 정미홍 아나운서 측에 "800만원 배상하라" 원심 확정
[판결] "'종북 지자체장들이 김일성 사상 퍼뜨린다' 발언은 인격권 침해"
SNS에 '종북(從北) 지방자치단체장이 김일성 사상을 퍼뜨린다'는 취지의 글 등을 올려 논란을 빚었던 고(故) 정미홍 전 KBS 아나운서 측이 해당 지자체장에게 배상책임을 지게 됐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2015다222586)에서 최근 "정씨는 김 의원에게 80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다만 정씨가 상고심 중 사망해 김 의원이 정씨의 상속인을 승계인으로 하는 소송수계신청을 냈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씨는 지난 2013년 자신의 트위터에 '서울시장, 성남시장, 노원구청장 외 종북 성향의 지자체장들 모두 기억해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퇴출해야 한다', '국익에 반하는 행동, 헌법에 저촉되는 활동하는 자들, 김일성 사상을 퍼뜨리고, 왜곡된 역사를 확산시켜 사회 혼란을 만드는 자들을 모두 최고형으로 엄벌하고 국외 추방하는 법을 만들어야 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당시 노원구청장이었던 김 의원은 "'종북'이라고 매도되면 사회적 평가가 현저히 침해되고, 정치인의 경우 정치적 생명이 위협 받을 수도 있다"며 정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2심은 "공인에게 '종북'이라고 표현한 것은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며 "김일성 사상을 퍼뜨린다 등의 표현은 원고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표현"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의원에 대한 명예훼손행위와 인격권 침해행위로 그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분명하므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로 8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정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한편 정씨는 상고심 계속 중인 2018년 7월 폐암으로 사망했다. 이에 김 의원은 정씨의 상속인을 승계인으로 하는 소송수계 신청을 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정씨 사망 전 상고심 소송절차가 진행한 이상 상속인들이 소송을 수계할 필요성이 없다"며 "정씨의 상속인들은 변론 종결 뒤 승계인으로 김 구청장이 승계집행문을 부여받아 판결을 집행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종북
인격권침해
아나운서
손현수 기자
2019-12-23
형사일반
불면증 치료 등에 사용되지만 마약류로 분류 안돼
[판결] ‘제2의 프로포폴’ 에토미데이트 불법판매 일당에 잇따라 실형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며 은밀히 확산되고 있는 '에토미데이트(Etomidate)' 오남용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에토미데이트를 불법판매한 일당에게 실형이 선고되는 등 관련 형사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불면증 치료 등에도 쓰이는 전신마취제인 에토미데이트는 프로포폴과 달리 마약류로 분류돼 있지 않아 불법 판매하더라도 의료법이나 약사법 위반으로만 처벌이 가능할 뿐이어서 한계를 갖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이기홍 판사는 최근 에토미데이트를 불법 판매해 의료법 및 약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34)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2019고단3055). A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B씨 등으로부터 의약품인 에토미데이트를 조달해 유흥업소 종업원들이 관리하는 휴대전화 번호를 매수한 다음 불특정 다수에게 "편안한 휴식, 불면증 해소해드립니다, 에토미데이트 필요하신 분 연락 주세요. 개당 7만원, 10개당 60만원" 등의 광고문자를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광고문자를 보고 연락해온 사람들에게 에토미데이트를 팔고, 정맥주사용 혈관 접속 기구인 스칼프베인세트(일명 '나비바늘')를 이용해 직접 주사까지 놔줘 무면허 의료행위를 한 혐의도 받고 있다. A씨는 이를 위해 지난 3월 에토미데이트 60박스(1박스당 앰플 10개 수량)를 600만원에 사들이고 4월 말부터는 4회에 걸쳐 총 220박스(앰플 2200개)를 2200만원에 사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사들인 에토미데이트를 같은 기간 동안 10회에 걸쳐 앰플 44개를 358만원에 판매하고 주사도 놔주다 덜미를 잡혔다. 의료법·약사법 적용 징역1년 6월이하 처벌에 한계 이 판사는 "누구든지 의료인이 아니면 의료행위를 할 수 없고, 약국 개설자가 아니면 의약품을 판매하거나 판매할 목적으로 취득할 수 없다"며 "A씨는 의료인이나 약국 개설자가 아닌데도 전신마취를 하는데 쓰이는 위험한 약물을 대포폰으로 음성적으로 취급했고 그로인해 취한 이득도 적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검찰에서부터 범행 일체를 자백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벌금형을 넘은 형으로 처벌 받은 전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약물을 취급한 기간도 길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6월 서울동부지법도 에토미데이트를 불법 판매해 약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B씨(43)에게 징역 1년을, 같은 혐의로 기소된 C씨(34)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2019고단1031). 선후배 사이인 두 사람은 에토미데이트 등을 사들여 의사 처방전 없이 구입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비싼 값에 팔기로 했다. B씨는 텔레그램 등 SNS로 에토미데이트 등 의약품을 구입하는 역할을, C씨는 구입해온 의약품을 보관할 오피스텔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았다. B씨는 지난해 11월 트위터를 통해 알게 된 사람으로부터 에토미데이트 30상자를 900만원에 구입하는 등 올해 4월 초까지 에토미데이트 60상자를 비롯해 시가 7700여만원 상당의 52개 의약품을 구입해 C씨가 제공한 장소에 보관했다. B씨는 텔레그램 등을 통해 에토미데이트 12병을 80만원에 파는 등 약 100회에 걸쳐 수도권 일대에서 의약품들을 불법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C씨도 62회에 걸쳐 에토미데이트 등을 판 것으로 알려졌다. 올 4월 의정부지법은 에토미데이트 불법 판매 혐의(약사법 위반)로 기소된 D씨에게 벌금 800만원을 선고했다(2019고단439). 한 제약회사 영업사원으로 일하던 D씨는 영업과정에서 담당하던 병원이나 약국에서 전문의약품인 에토미데이트, 포미스터정 등을 주문한 것처럼 발주한 뒤 회사에서 해당 병원이나 약국에 배송하면 그곳을 찾아가 처방 없이 이를 제공 받은 혐의를 받았다. D씨는 이렇게 확보한 약들을 2017년 3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약 27회에 걸쳐 5780여만원어치를 불법 판매하다 덜미를 잡혔다.
에토미데이트
불법판매
전신마취제
의료법
약사법
박수연 기자
2019-09-19
형사일반
[판결] '지논파일 작성 및 위증' 국정원 前 직원, 실형 확정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지시로 선거와 정치에 개입하고 원 전 원장의 재판에서 위증한 혐의로 기소된 전 국정원 직원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30일 국정원 전 직원 김모씨의 위증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1년을, 국정원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징역 10개월과 자격정지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9도1953). 김씨는 이명박정부 시절인 2011년 11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선거 및 정치와 관련한 불법 사이버 여론 조성 활동에 관여한 혐의를 받았다. 또 2013년 원 전 원장의 선거개입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국정원의 조직적인 불법 사이버 여론 조성 활동이 없었고, '425 지논' 파일 등을 자신이 작성하지 않았다고 위증한 혐의도 받았다. '425 지논' 파일 등에는 원 전 원장이 하달한 것으로 보이는 댓글 활동 지시 사항, 심리전단 요원들이 사용한 트위터 계정, 비밀번호 등이 적혀 있어 검찰이 핵심 증거로 제출했지만, 김씨가 작성을 부인하면서 증거능력이 부정됐었다. 1심은 김씨의 위증 혐의에 대해 징역 1년을 국정원법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징역 6개월에 자격정지 6개월을 선고하면서 각 징역형의 집행을 2년간 유예했다. 2심은 "특정 정당과 정치인을 지지·찬양·반대하는 등 직위를 이용해 정치 활동한 것으로 충분히 인정되는 부분이 있다"며 "김씨는 국정원 심리전단 안보직원이 원장을 비롯한 간부와 공모해 정치활동 관여 행위와 공직선거법에서 금지하는 선거운동을 하고 그런 활동을 축소·은폐했다"면서 위증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1년을, 국정원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징역 10개월과 자격정지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위증
국정원법
공직선거법
손현수 기자
2019-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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