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학교 수업중 티볼(Tee Ball) 강사가 놓친 배트에 초등학생이 맞아 다쳤다면 강사와 그 사용자인 서울시에도 일부 배상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티볼은 T자 형의 막대기 위에 공을 놓고 방망이로 치는 종목으로 야구와 비슷한 변형 스포츠다.
서울중앙지법 민사72단독 김진철 부장판사는 A(11) 군의 부모가 티볼 강사 B씨와 서울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5가단5288688)에서 "B씨 등은 공동해 82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김 부장판사는 "티볼 수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티볼 배트나 타구에 의해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이나 부근에 있는 사람들이 상해를 입는 일은 학교생활에서 통상 발생할 수 있다고 예측된다"며 "B씨는 서울시로부터 방과후학교 수업 업무를 위탁받은 사인으로서 자신이 진행하는 수업에 직접 참여하는 학생은 아니지만 부근에 있던 A군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수업이 진행된 체육관의 규모가 티볼 수업을 진행할 수 없을 정도로 협소하다고 볼 수 없어 우천시 체육관 수업을 진행한 점에 관해 B씨에게 과실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B씨는 시범배팅시 충분한 안전거리 내에 사람이 없음을 확인하고 배트를 휘둘러야 함에도 A군이 자신의 뒤쪽으로 이동하는 것을 보지 못하고 배트를 휘두르다 놓쳐 A군에게 부상을 입게 한 경과실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A군도 티박스 후방 상단에 앉아 있으라는 B씨의 지시를 무시하고 B씨가 시범배팅을 하는 사이 이동한 잘못이 있다"며 B씨 등의 책임을 30%로 제한했다.
B씨는 2015년 4월 비가 와 학교 체육관으로 이동해 티볼 수업을 했다. B씨는 티볼 설치대 위쪽에 볼을 놓고 배트로 타격하는 시범을 보이던 중 설치대가 부러지면서 배트를 놓쳤고, 이 배트가 A군의 눈에 맞는 사고가 발생했다. A군의 부모는 같은해 8월 "24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