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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출금 정지' 델리오, 회생개시 신청 기각…"사업운용 재개 여부 불투명"
<사진=연합뉴스> 코인 입출금을 돌연 중단해 이른바 '먹튀' 논란에 휩싸였던 가상화폐 예치서비스 운용업체 '델리오'에 대한 회생절차가 기각됐다. 법원은 델리오가 출금정지 조치 이후 영업활동을 하지 않았고, 재개 시점도 불명확해 회생절차 진행이 어렵다고 봤다. 서울회생법원 회생14부(재판장 이여진 부장판사)는 3일 델리오에 가상자산을 예치한 이용자들이 낸 회생개시 신청에 대해 기각 결정했다(2023회합100086). 재판부는 "델리오는 작년 6월 출금정지 조치 이후 9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아무런 영업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고, 영업활동 재개 시점도 예측할 수 없다"며 "특히 올해 7월로 예정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 위탁받은 가상자산을 다른 곳이 예치하거나 투자하는 위탁운영업을 주요영업으로 하는 델리오의 경우 기존사업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돼 향후 기존과 같은 가상자산 운용 및 예치업을 영위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델리오는 가상자산 수탁사업인 커스터디 사업과 토큰증권 사업 등 신사업 추진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신사업 추진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로 보인다"며 "따라서 기존사업을 계속할 수 없고, 신사업 또한 불확실성이 높아 델리오의 계속 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회생절차는 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다고 판단될 때 개시되는데, 델리오에 대해선 그렇지 않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델리오가 향후 영업활동 재개시점도 예측되지 않은 상태에 있고, 가상자산 위탁운용을 맡긴 하루인베스트 등으로부터 가상자산을 단기간에 회수하기도 어려워 절차기간이 장기화돼 채무자회생법에서 정한 기간 내 회생절차 진행 등이 불확실하다는 등의 이유도 덧붙였다. 델리오는 고객들이 예치한 가상자산을 이용해 자체운용 및 위탁운용을 했다. 채무자가 위탁운용을 맡긴 가상자산 하루인베스트가 작년 6월 13일 출금정지 조치를 하자 다음 날 곧바로 출금정지 조치를 했다. 이에 델리오에 가상자산을 예치한 이용자들은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이날 같은 재판부는 하루인베스트코리아와 하루인베스트에 대한 회생 신청도 기각했다. 재판부는 하루인베스트의 주요 경영진들이 현재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점 등을 들어 사업을 계속 영위하거나 새로운 사업을 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또 채권자들의 일정 비율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만 인가될 수 있는데, 하루인베스트 플랫폼을 이용한 고객은 약 77개 국적을 가진 2만 여명이나 된다. 따라서 회생절차를 계속 진행해 상당한 기간이 경과한 후 가상자산 자체를 반환받는 것이 파산절차를 진행해 가상자산의 가액을 반환받는 것에 비해 더 이익이 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블록크래프터스에 대해서도 같은 취지의 이유를 들어 기각했다. 재판부는 "블록크래프터스의 매출 대부분이 하루인베스트 플랫폼과 관련해 발생하고 있는데, 작년 6월 13일부터 현재까지 하루인베스트 플랫폼 운영이 중단된 점 등에 비춰 더 이상 사업을 영위하거나 할 가능성이 없다고 할 것"이라며 "회생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채권자 일반이 이익에 적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가상자산
델리오
회생
가상화폐
한수현 기자
2024-04-04
민사일반
파산·회생
“채무자회생법 따라 채권자가 회생담보권 조사확정재판 신청할 수 있다”
[대법원이 주목하는 판결] 피담보채권에 대해서만 집행권원을 가진 채권자가 회생담보권으로 신고한 경우…
[대법원 판결] 담보권 아닌 피담보채권에 대해서만 집행력 있는 집행권원을 가진 채권자가 회생담보권으로 신고하고 그 회생담보권에 관한 이의가 있는 경우,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70조 제1항에 따라 채권자가 회생담보권 조사확정재판을 신청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 대법원 민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 2021다234528(2023년 8월 31일 판결) [판결 결과] A 씨가 B 의료법인을 상대로 낸 채권조사확정재판에 대한 이의의 소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 [쟁점] 담보권이아닌 피담보채권에 대하여만 집행력 있는 집행권원을 가진 채권자가 회생담보권으로 신고하고 그 회생담보권에 관한 이의가 있는 경우,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채무자회생법) 제170조 제1항에 따라 채권자가 회생담보권 조사확정재판을 신청할 수 있는지 여부 [사실관계와 1,2심] C 씨는 2015년 4월 B 의료법인에 3억2000만 원을 투자·대여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B 의료법인이 소유한 유체동산에 관한 양도담보계약도 체결했다. 같은 해 8월 B 의료법인은 C 씨에게 대여금 채무의 불이행 시 강제집행을 수락하는 공정증서를 작성했다. 2017년 7월 B 의료법인에 대한 회생절차가 개시돼, C 씨는 회생담보권을 신고한 후 B 의료법인 관리인의 이의에 대해 회생담보권 조사확정재판을 신청했다. 이후 A 씨는 C 씨로부터 대여금 등 반환채권과 이 사건 양도담보권을 모두 양수한 후 조사확정재판에 승계참가를 하였고, C 씨는 재판절차에서 탈퇴했다. 1심은 A 씨의 회생담보권 조사확정재판 신청을 각하했다. 하지만 2심은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이에 A 씨 측은 상고했다. [대법원 판단(요지)] "이의가 있는 회생담보권의 피담보채권에 관하여만 집행력 있는 집행권원 또는 종국판결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그 권리자가 회생담보권 확정절차에서 다른 회생담보권자보다 유리한 절차적 지위를 갖는다고 볼 수 없어 채무자회생법 제174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않음. 회생담보권은 회생채권 중에서 유치권 등의 담보권에 의해 담보된 범위의 채권을 의미하므로, 회생담보권으로 확정하기 위해서는 피담보채권의 존부 및 범위뿐만 아니라 담보권의 존부 등에 대하여도 심리·판단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공정증서의 효력은 대여금 채권에 관하여만 미칠 뿐이어서 이의가 제기된 원고의 회생담보권에 집행력 있는 집행권원이 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채무자회생법 제174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않고, 회생담보권을 보유한 권리자인 원고가 회생담보권 조사확정재판을 신청한 것은 적법하다." [참고 조항] -채무자회생법 제174조 제1항: 이의채권중 집행력있는 집행권원 또는 종국판결이 있는 것에 대하여는 이의자는 채무자가 할 수 있는 소송절차에 의하여서만 이의를 주장할 수 있다. [대법원 관계자] "담보권이 아닌 피담보채권에 대하여만 집행력 있는 집행권원을 가진 채권자가 회생담보권으로 신고한 경우 회생담보권 확정방법을 처음으로 설시한 판결이다."
피담보채권
회생담보권
조사확정재판
박수연 기자
2023-10-10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한맥투자증권 직원 주문실수 411억 소송, 거래소 승소 확정
2013년 말 직원의 주문 실수로 수백억원의 손실을 입었던 한맥투자증권의 파산관재인 예금보험공사가 한국거래소에 411억 원의 거래대금을 물어주게 됐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한국거래소가 파산채무자 한맥투자증권 주식회사의 파산관재인 예금보험공사를 상대로 낸 구상금 소송(2017다238486)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지난달 27일 확정했다. 한맥은 2013년 12월 주문 실수로 시장가격보다 상당히 낮거나 높은 가격에 매물을 내 놓아 460억여 원의 손실을 냈다. 이후 착오에 의한 것이라며 거래소에 결제를 보류해달라고 했지만 거래소는 다음날 결제 대금을 주문 상대방에 대신 지급했다. 한맥은 이 실수로 이익을 본 증권사와 헤지펀드를 상대로 환수에 나섰지만 가장 많은 360억 원의 이익을 본 미국계 헤지펀드 캐시아캐피탈로부터 이익금을 돌려받지 못해 결국 파산했다. 거래소는 2014년 3월 한맥의 파산 재산을 관리하는 예금보험공사에 한맥 측으로부터 추가로 변제받거나 상계로 소멸한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 약 411억 원을 달라며 구상금 소송을 냈다. 예금보험공사는 반대로 "거래소가 시장 감시와 관리·감독을 소홀히 했다"며 손해 배상을 요구하는 맞소송을 냈다. 한맥은 착오로 인한 잘못된 주문이라 취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법 제109조는 착오의 원인이 의사 표시자의 '중대한 과실'인 경우 표시를 취소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1,2심은 한맥이 주의 의무를 지키지 않은 것이 중대한 과실에 해당하므로 예금보험공사가 구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역시 이 같은 원심 판단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한편 예금보험공사는 부당하게 얻은 이익을 반환하라며 캐시아캐피탈을 상대로 부당이득금소송(2018다227264)도 냈는데, 같은 날 대법원 민사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에서 패소가 확정됐다. 앞서 1,2심은 원고 패소 판결했다. 대법원도 계약 체결 방식과 시장 상황과 거래 관행, 구체적 거래 형태 등을 근거로 캐시아캐피탈이 한맥의 착오를 알면서도 이용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종래 대법원은 착오가 표의자의 중대한 과실로 인한 것이라 하더라도 상대방이 표의자의 착오를 알고 이용한 경우 표의자는 그 의사표시를 취소할 수 있다고 판시해온 바 있다"며 "이번 판결은 이러한 종전 대법원의 판시를 따르면서도 파생상품거래에서 상대방이 표의자의 착오를 알고 이용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을 최초로 판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착오
한맥투자증권
한국거래소
박수연 기자
2023-05-14
전문직직무
형사일반
"법무사법에 '개인회생·파산 신청 대리' 업무 추가… 면소 판결 대상" 주장했지만<br> 대법원, 벌금 200만원 등 확정
[판결] '개인회생·파산 업무 포괄 수임 혐의' 법무사, 변호사법 위반 벌금형 확정
개인회생·파산 관련 업무 과정을 포괄적으로 수임·처리해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법무사에게 벌금형이 확정됐다. 이 법무사는 법무사법이 개정돼 법무사 업무에 개인회생·파산 신청 대리가 추가됐기 때문에 면소 판결을 선고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법무사 A 씨에게 벌금 200만 원과 추징금 209만여 원을 선고한 원심을 지난달 23일 확정했다(2022도4610). A 씨는 사무장 B 씨와 공모해 2015년 8월~2016년 4월까지 사건 당 수임료를 받고 의뢰인을 대리해 문서 작성, 제출, 서류 보정, 송달 등 업무를 포괄적으로 처리하는 방법으로 개인회생 및 파산 법률 사무 총 9건을 취급하고 수임료 820만 원을 나눠가진 혐의로 기소됐다.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는 변호사가 아닌 자가 금품·향응 또는 그 밖의 이익을 받거나 받을 것을 약속하고 비송사건 등에 관해 대리·법률상담 또는 법률관계 문서 작성 등 법률사무를 취급할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1심은 "A 씨는 사무장인 B 씨와 공모해 의뢰인들에 대한 개인회생·파산 등의 사건을 취급하면서 사건 당 수임료를 책정해 받은 후 채권자 목록, 재산목록, 수입·지출목록, 진술서, 변제계획안, 보정서 등을 작성해 법원에 제출하고 관련 통지도 법원으로부터 직접 받는 등 사건이 종결될 때까지 문서 작성 및 제출, 서류 보정, 송달 등 필요한 제반 업무 일체를 포괄적으로 처리한 사실이 인정된다"면서 "이러한 A 씨의 행위를 단순한 서류의 작성대행, 제출대행이라고 볼 수 없다. A 씨가 변호사법을 위반해 사실상 그 사건의 처리를 주도하면서 의뢰인들을 위해 그 사건의 신청 및 수행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실질적으로 대리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며 벌금 200만 원과 추징금 209만여 원을 선고했다. 그런데 항소심 중이던 2020년 2월 법무사법이 개정되면서 법무사법 제2조 제1항 제6호에 '개인의 파산사건 및 개인회생사건 신청의 대리'가 법무사의 업무로 추가됐다. A 씨 측은 범죄 후 법령 개폐로 형이 폐지된 경우에 해당하므로 면소 판결이 선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항소심은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은 "법무사가 개인파산·면책사건 또는 개인회생사건의 신청 및 수행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실질적으로 대리하는 경우에는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에 규정된 법률사무 취급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 확립된 대법원 판례"라고 했다. 또 "개정 법무사법 제2조 제1항 제6호에 따르더라도 문언상 법무사의 업무범위는 '개인파산사건 및 개인회생사건의 신청의 대리'에만 한정될 뿐, 개정 법무사법으로 인해 '개인파산·면책사건 또는 개인회생사건의 신청 및 수행 등 필요한 모든 절차를 포괄적으로 처리하는 대리 행위'가 법무사의 업무범위에 포함되게 되었다고 보기 어려워 이와 같은 행위는 여전히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를 위반한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이같은 법무사법 개정은 범죄 후 법령 개폐로 형이 폐지되었을 때 등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심 결론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범죄 후 법률이 변경돼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않거나 형이 구법보다 가벼워진 경우에는 신법에 따라야 하고(형법 제1조 제2항), 범죄 후 법령 개폐로 형이 폐지되었을 때는 면소 판결을 해야 한다(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면서 "이 규정들은 입법자가 법령의 변경 이후에도 종전 법령 위반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을 유지한다는 내용의 경과규정을 따로 두지 않는 한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범죄의 성립과 처벌에 관해 규정한 형벌법규 자체 또는 그로부터 수권 내지 위임을 받은 법령의 변경에 따라 범죄를 구성하지 않게 되거나 형이 가벼워진 경우에는, 종전 법령이 범죄로 정해 처벌한 것이 부당하였다거나 과형이 과중했다는 반성적 고려에 따라 변경된 것인지 여부를 따지지 않고 원칙적으로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가 적용된다"고 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해당 형벌법규 자체 또는 그로부터 수권 내지 위임을 받은 법령이 아닌 '다른 법령'이 변경된 경우에는, 해당 형벌법규에 따른 범죄 성립의 요건과 구조, 형벌법규와 변경된 법령과의 관계, 법령 변경의 내용·경위·보호목적·입법취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법령의 변경이 해당 형벌법규에 따른 범죄의 성립 및 처벌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형사법적 관점의 변화를 주된 근거로 한다고 해석할 수 있을 때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를 적용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법무사법 개정은 A 씨 범행에 해당하는 형벌법규인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 또는 그로부터 수권 내지 위임을 받은 법령이 아닌 별개의 다른 법령의 개정에 불과하고,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 위반죄의 성립 요건과 구조를 살펴보더라도 법무사법 제2조의 규정이 보충규범으로서 기능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법무사법 제2조는 법무사의 업무범위에 관한 규정으로서 기본적으로 형사법과 무관한 행정적 규율에 관한 내용이어서 그 변경은 문제된 형벌법규의 가벌성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 해당할 뿐이므로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의 적용 대상인 형사법적 관점의 변화에 근거한 법령의 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앞서 지난해 2월 2010∼2016년 개인회생과 파산 등 386건을 맡아 4억여 원의 수임료를 받아 변호사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법무사 B 씨에게 벌금 20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8도17737). 2020년 개정 법무사법 시행 전, 법무사가 개인회생·파산사건을 서류별이 아닌 건별로 포괄수임해 처리한 것은 변호사법 위반이라는 취지였다. 대법원은 당시 B 씨가 개인회생이나 파산 사건의 서류 작성과 제출, 즉 신청만 대리한 것이 아니라 각종 서류를 보정·송달하는 업무까지 처리하는 등 포괄적 대리 행위를 해 변호사법을 위반했다는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다만 B 씨 사건에선 2020년 개정된 법무사법이 변호사법 위반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판단이 이뤄지진 않았다.
법무사
개인회생
변호사법
박수연 기자
2023-03-12
기업법무
상사일반
파산·회생
서울고법 민사18부
[판결]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의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도산해제조항 효력 없어” 첫 판시
회생절차 개시를 계약 해제·해지권의 발생 원인으로 정하거나 계약의 당연 해제·해지 사유로 정하는 특약(도산해제조항)을 둔 경우,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으로서 회생절차 개시 신청이나 개시 당시 쌍방미이행 상태에 있는 계약에 대해서는 별도의 법률규정이 없는 한 도산해제(해지)조항에 의한 해제·해지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첫 고법 판결이 나왔다. 지금까진 기업 간 계약을 체결할 때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계약을 해제한다는 내용을 담은 조항을 넣는 경우가 많아서 회생절차에 들어가면 계약이 해지되는 셈이기 때문에 회생 신청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고 결국 파산으로 가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파산보다 기업 회생으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고법 민사18부(재판장 정준영 부장판사, 민달기·김용민 고법판사)는 지난 1월 13일 서울보증보험이 A 씨 측을 상대로 낸 채권조사확정재판에 대한 이의의 소(2021나2024972)에서 1심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 사건 내용은 = 서울보증보험은 2018년 6월 B 사와 보증보험한도거래약정을 체결했고, A 씨는 해당 약정에 관해 B사가 부담하는 채무를 연대보증했다. 이후 B 사는 2019년 1월 비씨카드와 'AI분석 지원 솔루션 라이선스 도입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에는 B 사가 압류, 가압류, 가처분, 경매, 파산, 회사정리 절차가 진행된 경우 등에는 본 계약의 전부 또는 일부를 해제·해지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때 계약보증금 전액인 2600여만 원을 비씨카드에 귀속시키고, B 사는 계약보증금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하도록 정했다. 한편, 서울보증보험은 B 사와 한도거래약정에 기초해 피보험자 비씨카드, 보험가입금액, 주계약 AI분석 지원 솔루션 라이센스 도입계약으로 정한 이행보증보증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던 중 B 사는 2019년 1월 29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신청을 했고, 이틀 뒤 자산 등에 대한 보전처분결정을 받았으며 같은해 2월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고 회생계획 인가 후 2019년 8월 회생절차종결결정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B 사는 비씨카드에 회생신청을 통해 자산 등에 대한 보전처분결정을 받았고, 임시적으로 비씨카드에 대한 채무를 변제하지 못하게 됐다고 통지했다. 그러자 비씨카드는 곧바로 회사정리 절차 진행이라는 주계약의 해제 사유를 근거로 해제 통지를 했고, 4개월 뒤 B 사의 계약불이행을 이유로 서울보증보험에 계약이행보증금을 청구했다. 이에 서울보증보험은 비씨카드에 보험금 2600여만 원을 지급했다. 서울보증보험은 A 씨를 상대로 "B 사와 체결한 이행보증계약 및 한도거래약정에 따라 보험금 2600여만 원에 대한 연대보증채권을 갖게 됐다"며 일부 변제받았다고 자인하는 금액을 제외한 보험금에 대해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 재판부 판시는 = 재판부는 "계약의 당사자들 사이에 회생절차의 개시신청이나 회생절차의 개시 그 자체를 당해 계약의 해제·해지권의 발생원인으로 정하거나 또는 계약의 당연 해제·해지사유로 정하는 특약(도산해제조항)을 두는 경우가 있다"며 "그런데 쌍무계약으로서 회생절차의 개시신청이나 회생절차의 개시 당시 쌍방미이행 상태에 있는 계약에 대해서 별도의 법률규정이 없는 한 도산해제조항에 의한 해제·해지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회생절차 진행 중에 계약을 존속시키는 것이 계약상대방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중대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거나 회생채무자의 회생을 위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도산해제조항에 의한 해제·해지가 허용된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도산해제조항의 경우 채권자들이 경쟁적으로 강제집행에 나서는 것을 중지시키고 영업을 계속하면서 공정하게 회생을 도모하고자 하는 회생절차에서 특정 채권자가 부당하게 우선권을 관철시키는 것이고, 회생채무자가 계약을 이행함으로써 영업을 계속해 그 수익으로 채권자들에게 변제할 의도로 회생신청을 했다고 해도 회생신청 그 자체를 해제·해지의 사유로 삼는 것이어서 채무자회생법 제1조, 제119조 제1항, 민법 제2조 및 제103조를 위반해 무효라고 봐야 한다"며 "도산해제조항의 효력을 부정하더라도 계약의 상대방은 회생채무자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한 법정해제·해지권을 행사해 회생채무자와의 계약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판결 의미는 = 앞서 2007년 대법원은 "쌍방 미이행의 쌍무계약의 경우에는 계약의 이행 또는 해제에 관한 관리인의 선택권을 부여한 회사정리법 제103조의 취지에 비춰 도산해지조항의 효력을 무효로 봐야 한다거나 아니면 적어도 정리절차개시 이후 종료시까지의 기간 동안에는 도산해지조항의 적용 내지는 그에 따른 해지권의 행사가 제한된다는 등으로 해석할 여지가 없지는 않을 것(2005다38263)"이라고 판시해 적어도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의 경우 도산해지조항을 무효로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바 있는데, 이번 판결은 대법원 판결에서 한 걸음 나아간 것으로 풀이된다. 도산법 전문가인 최효종(49·사법연수원 34기)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는 "도산해제(해지)조항 유효성에 관한 법리상 논쟁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스탠더드 측면에서는 진작부터 무효로 보았어야 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미국, 일본, 독일 등 주요 국가에서는 법률 또는 판례로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의 도산해제(해지)조항이 무효임을 선언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향후 계속적인 상거래계약에서는 회생, 파산절차의 신청과 무관하게 상대방에게 실제로 채무불이행이 발생한 경우(또는 이에 준하는 경우)만을 계약해제 사유로 정할 수 있도록 보다 정교한 계약서 작성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연·한수현 기자 sypark·shhan@lawtimes.co.kr
기업회생
도산해제조항
연대보증
박수연 기자, 한수현 기자
2023-02-06
민사소송·집행
민사일반
파산·회생
채무이행 선고 확정됐더라도 청구이의 소 인용해야
[판결] 면책이 청구이의 사유라면 변론 종결 전 면책이 확정된 경우
개인채무자가 면책 결정을 확정 받았지만 이후 파산채권자가 채무 이행을 요구하며 낸 소송에서 사실심 변론종결 시까지 이같은 면책 사실을 주장하지 못해 패소 판결이 확정됐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개인채무자는 면책된 사실을 내세워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면책이 청구이의 사유인 경우에는 변론종결 후에 면책된 경우뿐만 아니라 변론종결 전에 면책된 경우에도 예외적으로 청구이의의 소를 인용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지난달 28일 A 씨가 B 씨를 상대로 낸 청구이의 소송(2017다286492)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면책 사유 발생은 변론종결 전·후 관계없이 청구사유 인정해야 대법원 원고패소 원심파기 A 씨는 B 씨의 아버지가 2006년 제기한 대여금 청구 소송에서 패소해 500만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B 씨는 이 채권을 자신이 양수했다며 2014년 3월 A 씨를 상대로 양수금 청구 소송을 냈다. 그런데 이 소송에서 A 씨에게 송달이 이뤄지지 않아 법원은 공시송달로 사건을 진행해 A 씨의 변론이 없는 상태로 2014년 12월 B 씨의 손을 들어줬고, 이 판결은 확정됐다. 그러나 사실 A 씨는 2011년 3월 이미 파산 결정을 받아 그해 12월 파산에 따른 면책결정을 확정 받은 상태였다. 결국 A 씨는 B 씨가 낸 양수금 청구 소송에 참여하지 못해 면책 주장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후 양수금 청구 소송의 확정 판결을 기초로 B 씨가 강제집행을 하려고 하자, A 씨는 2016년 6월 B 씨를 상대로 "2011년 받은 면책결정에 의해 B 씨에 대한 채무가 면책됐다"며 "양수금 소송에 참여하지 못해 판결이 났을 뿐이니 구제해달라"며 청구이의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이미 확정된 판결에 기초한 강제집행을 막기 위한 채무자의 청구이의의 소는 확정판결의 변론종결 시 이후에 발생한 사유로만 제기할 수 있는데, A 씨가 주장하는 사유는 양수금 확정판결의 변론종결 시점인 2014년 12월 이전의 면책이어서 A 씨의 청구이의의 소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이를 받아들이는 것은 기판력에 저촉되는 것"이라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원칙적으로 확정판결의 변론종결 전에 발생한 사유를 이유로 확정판결의 집행을 막는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없지만 '변론종결 후' 면책된 경우라면 청구이의 사유로 허용된다. 이 사건 상고심에서는 청구이의의 소에서 청구이의 사유는 실체적 채권의 소멸, 감소 사유를 예정한 것이지만 면책결정은 실체적 채권의 소멸, 감소사유가 아니라 책임의 소멸이라는 측면에서 다른 청구이의 사유와 달리 변론종결 전후에 발생했는지와 관계 없이 청구이의사유로 인정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가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파산선고 후 면책결정이 확정되면 개인채무자의 파산채권자에 대한 채무는 그대로 존속하지만 책임은 소멸하므로 개인채무자의 파산채권자에 대한 책임은 파산선고 당시에 개인채무자가 가진 재산 한도로 한정된다"며 "채무는 존속하지만 책임만 이러한 범위로 제한돼 개인채무자는 파산선고 이후에 취득하는 재산으로 변제할 책임은 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파산채권자가 개인채무자를 상대로 채무 이행을 청구하는 소송에서 면책결정에 따라 발생한 책임 소멸은 소송물인 채무의 존부나 범위 확정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면서 "개인채무자가 면책 사실을 주장하지 않는 경우에는 책임 범위나 집행력 문제가 현실적인 심판대상으로 등장하지도 않아 주문이나 이유에서 그에 관한 아무런 판단이 없게 된다. 이런 경우 면책결정으로 인한 책임 소멸에 관해서는 기판력이 미치지 않으므로, 개인채무자에 대한 면책결정이 확정됐는데도 파산채권자가 제기한 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시까지 그 사실을 주장하지 않는 바람에 면책된 채무 이행을 명하는 판결이 선고돼 확정된 경우에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개인채무자는 그 후 면책된 사실을 내세워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면책결정이 확정됐는데도 면책된 채무 이행을 명하는 판결이 확정된 경우 개인채무자가 확정판결에 관한 소송에서 단지 면책 주장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청구이의의 소를 통해 면책된 채무에 관한 확정판결의 집행력을 배제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부당한 결과를 초래한다"면서 "이미 면책결정을 통해 강제집행 위험에서 벗어난 개인채무자로 하여금 그 집행을 다시 수인하도록 하는 것은 면책제도의 취지에 반하고 확정된 면책결정의 효력을 잠탈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확정판결에 관한 소송에서 개인채무자의 면책 주장 여부에 따라 개인채무자가 일부 파산채권자에 대해서만 파산절차에 의한 배당 외에 추가로 책임을 부담하게 된다면 파산채권자들 사이의 형평을 해치게 돼 집단적, 포괄적으로 채무를 처리하면서 개인채무자의 재기를 지원하는 개인파산 및 면책제도의 취지에도 반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대법원 관계자는 "어떤 판결에 대해 강제집행해서는 안된다고 청구하는 청구이의의 소는 그 사유가 변론종결 이후에 발생한 사유여야만 허용되는 게 원칙이지만, 예외적으로 청구이의사유가 면책결정인 경우에는 그 면책결정이 변론종결 전에 발생한 경우에도 청구이의가 허용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파산
면책결정
강제집행
박수연 기자
2022-08-22
주택·상가임대차
형사일반
서산지원, 임대업자·건축주·공인중개사에 징역 1~3년 선고
[판결] '깡통전세' 사기범 일당, 1심서 전원 실형
보증금을 돌려줄 자력이 없음에도 임차인들을 속여 전세계약을 맺은 소위 '깡통전세' 사기범 일당에게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됐다. 대전지법 서산지원 형사2단독 이진희 부장판사는 12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빌라 임대업자 A 씨에게 징역 3년을, 공범 혐의로 기소된 건축업자 B, C, D 씨에게 징역 1~2년을, 공인중개사 E 씨에게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다. A 씨는 건축주 B, C, D 씨와 한 신축 빌라의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A 씨는 매매대금 12억7000만원을 지급할 돈이 없었다. 이에 A 씨와 건축주 B 씨 등은 빌라에 전세를 놓아 받게 될 보증금으로 매수자금에 충당하기로 하고, 다수의 임차인들로부터 9억5000만원의 보증금을 끌어 모았다. 그런데 해당 빌라에는 이미 5억원의 은행 대출담보가 설정돼 있었기 때문에 총 채무는 감정가 10억8700여만원을 넘어 건물을 매각해도 채무를 감당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A 씨는 이 사실을 숨긴 채 2016년 2월부터 약 1년간 다른 9명의 피해자들과 추가 전세계약을 맺어 모두 6억500만원의 보증금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전세 세대가 적고 월세가 대부분이라 보증금 반환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거짓말을 해 피해자들을 속인 건축주 B, C, D 씨와 공인중개사 E 씨도 공범으로 함께 기소됐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전세기간이 만료된 피해자들에게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았고 보증금반환 지급명령이 신청되자 파산 및 면책 소송을 통해 회피하려 하기도 했다. 이 부장판사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임차인 현황 등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고 보증금을 받은 것은 사기죄의 기망행위에 해당한다"며 "피해자들이 주거 안정을 위협받거나 재산을 상실해 정신적, 경제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A 씨 등을 기소한 대전지검 서산지청은 "관련자들을 상대로 건물현황, 전세계약 체결 경위 등에 대해 전면조사해 사건의 경위와 공범관계 등을 밝혀 추가 피해내용과 공범을 적발했다"며 "적극적인 공소유지로 피해자들의 억울함을 대변했다"고 밝혔다.
깡통전세
빌라
전세사기
정준휘 기자
2022-07-21
금융·보험
형사일반
[판결] 이종필 前 라임 부사장, 항소심서 징역 20년
1조6000억원대 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촉발시킨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핵심 인물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이 항소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징역 25년을 선고한 1심보다는 낮은 형이다.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최수환 부장판사)는 23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부사장에게 징역 20년과 벌금 48억원, 추징금 18억1770여만원을 선고했다(2021노260). 앞서 1심은 징역 25년과 벌금 43억원, 추징금 15억여원을 선고했었다. 항소심에서 징역형은 낮아졌고, 벌금과 추징액은 늘어난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에 이어 인터내셔널 인베스트먼트그룹(IIG) 펀드의 부실을 은폐하고 허위 기재 등에 의한 펀드를 사기 판매한 혐의, 업무상배임 및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펀드제안서는 판매회사가 고객에게 투자를 권유하기 위한 상품소개 및 설명의 기초자료로서의 성격이 크고, 규약(신탁계약서)은 신탁계약 및 수익증권 투자 이후 자산운용사와 신탁회사 및 수익자의 법률관계를 규율하기 위한 문서로서의 성격이 크다"며 "라임은 모펀드에 이미 부실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고지하지 않았고, 중요한 사항에 관해 거짓 표시를 하거나 기재를 누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펀드가 이미 35%의 부실자산을 담고 있는 사실을 고지하지 않았고, IIG 펀드에 더 이상 투자할 수 없음에도 계속 투자가 가능하고 기준가가 정상적으로 제공되며 수익이 발생하는 것처럼 펀드제안서에 기재했다"며 "판매회사들은 무역펀드의 부실 발생 등의 사정을 모른 채 펀드제안서에 기재된 대로 고객들에게 무역금융펀드 투자를 권유해 이 전 부사장의 기망행위와 처분행위 사이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융회사는 국가경제와 국민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고, 시장경제질서의 원활환 운용을 위해 투명하고 공정하게 그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며 "이 전 부사장은 직무에 관해 합계 18억원 가량의 금품을 수수했고, 관련 기업에 수천억원을 투자하고 대부분을 회수하지 못해 라임은 물론 투자자들에게 실질적이고 심각한 피해와 고통을 야기해 중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일부 수재 혐의를 인정하고 있고, 라임사태에 따른 사회적 피해와 혼란을 일으킨 부분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며 "추가 범행에 대한 1심 재판이 별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참작했다"고 했다. 한편, 함께 기소된 원종준 전 라임 대표는 IIG 펀드의 부실을 은폐하는 과정에서 일부 가담한 혐의가 1심에 이어 유죄로 인정되면서 징역 3년과 벌금 3억원을 선고 받았다. 마케팅본부장으로 근무한 이모씨도 1심과 같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1억원을 선고받았다. 라임 사태는 2019년 1조6700억여원 규모의 펀드 환매가 중단된 사건으로, 금융 당국 조사 결과 2017년 5월부터 라임은 IIG펀드 등 5개 해외무역금융 펀드에 투자하다가 부실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조사과정에서 이 전 부사장은 펀드를 운용하는 과정에서 투자 대상 기업으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수수하고, 투자 대상 기업의 미공개 내부 정보를 사전에 파악해 손실을 회피한 혐의가 드러났다. 또 신한금융투자의 총수익스와프 대출자금을 활용해 2017년 5월부터 5개 해외무역금융 펀드에 투자하고, 이 중 하나인 IIG 펀드에 부실이 발생했음에도 이를 은폐하고 펀드를 사기판매했다는 혐의 등도 받았다. 지난 2월 서울회생법원은 라임에 파산을 선고했다.
라임
펀드
배임
한수현 기자
2022-06-23
형사일반
대법원, 벌금 2000만원 원심 확정<br> 2020년 법무사법 개정으로 법무사에게 개인회생·파산 신청 대리권 부여
[판결] 개정법 시행 前 법무사의 개인회생·파산 건별 포괄수임 처리는 변호사법 위반
2020년 개정 법무사법 시행 전, 법무사가 개인회생·파산사건을 서류별이 아닌 건별로 포괄수임해 처리한 것은 변호사법 위반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하지만 법무사법 개정으로 지금은 개인회생·파산사건 신청대리권이 법무사에게 명시적으로 부여됐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법무사 A씨에게 벌금 2000만원 등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8도17737). A법무사는 2010년 3월 의뢰인으로부터 수임료 120만원을 받고 개인회생 사건을 수임한 뒤 개인회생신청서, 채권자목록, 재산목록, 수입지출목록, 진술서, 변제계획서안 등을 작성해 법원에 제출하는 방법으로 비송사건에 관해 법률사무를 포괄적으로 위임받아 일괄취급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2010년 2월~2016년 12월 386건의 개인회생·파산사건을 일괄취급하며 4억5962만 상당의 수임료를 수수한 혐의 등도 받았다. 검찰은 법무사의 업무가 '법원과 검찰청에 제출하는 서류의 작성'이나 '법원과 검찰청의 업무에 관련된 서류의 작성' 등을 대신하는 것에 국한되기 때문에 개인회생신청서 작성 대리 외에 채권자목록 등의 작성 대리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각 절차나 단계마다 의뢰인으로부터 위임을 다시 받아야 하는데, A법무사가 의뢰인으로부터 한번의 의뢰만 받고 관련 서류 작성·대리업무를 원스톱으로 처리해준 것은 변호사만 할 수 있는 법률사무에 대한 포괄적 대리에 해당해 변호사법 위반이라고 보고 김 법무사를 기소했다. 1심은 A법무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2010~2016년 386건을 일괄취급한 혐의에 대해 유죄로 판단하면서 벌금 2000만원과 추징금 3억2317만여원을 선고했다. 2심은 "변호사 아닌 자가 법률사무의 취급에 관여하는 것을 금지함으로써 변호사제도를 유지하고자 하는 변호사법 제109조 1호의 규정 취지에 비추어 보면, 이 법조에서 말하는 '대리'에는 본인의 위임을 받아 대리인의 이름으로 법률사건을 처리하는 법률상의 대리뿐 아니라, 법률적 지식을 이용하는 것이 필요한 행위를 본인을 대신해 행하거나, 법률적 지식이 없거나 부족한 본인을 위해 사실상 사건의 처리를 주도하면서 그 외부적인 형식만 본인이 직접 행하는 것처럼 하는 등으로 대리의 형식을 취하지 않고 실질적으로 대리가 행해지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발생시키고자 하는 경우도 당연히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어 "A법무사는 의뢰인의 개인회생, 파산 등 사건을 취급하며 서류 작성 또는 제출을 기준으로 수임료를 책정한 것이 아니라 사건 당 수임료를 책정해 받은 후 채권자목록, 재산목록, 수입·지출목록, 진술서, 보정서 등을 작성해 법원에 제출하고 관련 통지도 직접 받는 등 사건 종결까지 문서 작성과 제출, 서류보정, 송달 등 필요한 제반업무 일체를 포괄적으로 처리했다"며 "A법무사의 행위를 단순한 서류의 작성대행 내지 제출대행으로 볼 수 없고, A법무사가 사실상 개인회생 등 사건 처리를 주도하면서 의뢰인들을 위해 그 사건의 신청과 수행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실질적으로 '대리'한 것으로 법무사의 업무범위를 초과해 변호사법 제109조 1호에서 금지하는 변호사가 아니면서 개인회생 등 비송 사건에 관한 대리행위를 하고 수익 등을 취득함으로써 해당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원심을 확정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초기부터 법무사업계의 큰 반발을 불러왔다. 특히 항소심이 A법무사에게 유죄 판결을 내리자 법무사업계는 서초동 대법원 정문 앞에서 '개인회생 포괄수임 유죄 판결 규탄 1인 릴레이 시위'를 벌이는 한편, 개인회생·파산사건 신청 대리를 법무사 업무에 명시적으로 규정하는 법무사법 개정도 강력 촉구했다. 이에 따라 2020년 1월 국회 본회의에서 법무사의 업무 범위에 채무자회생법상 개인파산·회생사건 신청 대리를 추가하는 내용의 법무사법 개정안이 통과돼 같은 해 8월부터 법무사들은 개인파산·회생 사건 신청대리권을 명시적으로 갖게 됐다.
법무사법
변호사법
법무사
변호사
박수연 기자
2022-02-21
민사일반
대법원, 항고각하 원심파기
[판결] 채권자 신청으로 회생절차개시 결정, 채무자인 회사의 대표는 즉시항고 할 수 있다
채권자의 신청으로 회생절차개시 결정이 내려진 경우 채무자인 회사의 기존 대표이사가 채무자를 대표해 즉시항고할 수 있다는 대법원 결정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A사 대표이사였던 B씨가 A사를 대표해 즉시항고한 사건의 재항고심(2021마5663)에서 즉시항고를 각하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부산고법 창원재판부로 돌려보냈다. 건설업체인 A사의 채권자들은 창원지법에 A사에 대한 회생절차개시 신청을 냈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자 당시 A사 대표였던 B씨는 자신을 보조참가인으로 삼아 A사 명의로 회생절차개시 취소를 요구하며 항고했다. 하지만 부산고법 창원재판부는 "업무수행권이나 재산의 관리처분권을 상실한 채무자 회사의 대표이사인 B씨가 채무자 회사를 대표해 제기한 항고는 부적법하다"며 각하했다. 이에 A사 측은 B씨를 보조참가인으로 해서 대법원에 재항고했다. 재산관리 등 법률상 지위에 중대한 변화 발생 재판부는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3조 1항, 제53조 1항에 따르면, 회생절차개시 신청에 관한 재판에 대해 이해관계를 가진 자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면서 "이 때 '이해관계'란 사실상·경제상 또는 감정상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법률상의 이해관계로, 해당 재판의 결과에 따라 즉시항고를 하려는 자의 법률상의 지위가 영향을 받는 관계에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어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채무자의 업무 수행과 재산 관리 및 처분 권한이 관리인에게 전속하게 되는 등 채무자의 법률상 지위에 중대한 변화가 발생하므로, 채권자 등의 신청에 의해 회생절차개시 결정이 내려진 때에는 채무자가 이해관계인으로서 그에 대해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 이해관계인으로 적법성 여부 다툼 필요 또 "이 때 채무자가 법인인 경우에는 채무자의 기존 대표자가 채무자를 대표해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며 "만일 기존 대표자가 채무자를 대표해 즉시항고를 제기할 수 없다면, 채무자로서는 회생절차개시 결정에 대해 사실상 다툴 수 없게 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원심은 즉시항고가 적법함을 전제로 즉시항고에 대해 판단했어야 함에도 즉시항고를 각하했다"면서 "이는 회생절차개시결정에 대한 즉시항고권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으로 이 점을 지적하는 재항고 이유는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대표이사
회사
회생절차
채무자
채권자
박수연 기자
2021-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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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사실혼 배우자에게 숨진 배우자 재산 상속 권리 부여 않은 민법 조항 합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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