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가 어렵지 않은 사건을 수임하면서 승소 금액의 30%를 성공보수금으로 받기로 약정했다면 그 약정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해 합리적인 보수금을 초과하는 부분은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1부(재판장 최승욱 부장판사)는 최근 S법무법인이 K신학원을 상대로 낸 성공보수금 청구소송(2011가합136071)에서 "사건 처리의 난이도는 높지 않은데 성공보수금을 승소금액의 30%로 정한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며 승소금의 15%인 5억8600만원의 지급을 명하는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S법무법인이 K신학원으로부터 수임한 소유권이전등기말소소송은 법리적 다툼을 하는 외에 사실관계 인정이나 증거수집을 위해 특별히 많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없었던 것으로 보여 사건 처리의 난이도가 높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K신학원이 승소해 부동산의 소유권을 되찾기는 했으나, 다수의 채권자에게 압류 및 가압류를 당해 궁극적으로 K신학원이 보유할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은 많지 않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K신학원이 위임한 소송은 '부동산 경매절차에서 매수인이 학교법인의 기본재산을 취득하기 위해 사립학교법에 따른 관할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지'에 관한 법리가 사실상 유일한 쟁점이었다"며 "2회의 변론기일이 진행되는 동안 소장과 2회의 준비서면을 제출했고 증인신문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비록 K신학원이 S법무법인에게 지급한 착수금이 100만원으로 비교적 소액이었던 점을 참작하더라도, 성공보수금으로 경제적 이익의 30%를 지급하기로 한 성공보수약정 중 경제적 이익의 15%에 해당하는 부분만이 유효하며 이를 초과하는 부분은 부당하게 과다해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형평의 원칙에 반해 무효"라고 지적했다.
K신학원은 2008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으로부터 학교폐쇄 및 학교법인해산명령처분을 받았고, K신학원 기본재산인 임야는 강제경매로 매각됐다. K신학원은 임야를 되찾기 위해 S법무법인에 소유권이전등기말소 소송을 의뢰했고, 1심에서 승소했다.
K신학원은 2심에서는 패소했으나, 대법원에서 승소 취지의 판결을 받아 파기환송심인 서울고법에서 2010년 7월 최종적으로 승소 판결을 받았다(2010나39071). 2심과 3심은 다른 법무법인이 맡았고, 2010년 기준으로 부동산 가액은 37억3500만원이었다.
1심을 맡았던 S법무법인은 "위임계약에 따라 승소했고 판결이 확정됐으므로 승소 금액의 30% 가운데 10억원을 지급하라"며 지난해 12월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