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판매 허가를 받기 위해 행정기관에 제출한 서류에 학술논문을 복사해 첨부한 경우에도 저작자의 동의를 얻지 않았다면 저작권법 위반으로 처벌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15일 기능성 원료 인정신청을 위한 근거서류로 식약청에 제출하기 위해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을 복사한 혐의(저작권법 위반)로 기소된 (주)한국파마링크 대표 김모(50)씨에 대한 상고심(2011도5835)에서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저작권법 제30조는 공표된 저작물을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이용하는 경우에는 복제를 허용하도록 하고 있지만, 기업 내부에서 업무상 이용하기 위해 저작물을 복제하는 행위는 여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김씨는 논문 일부가 아닌 전체를 그대로 복사해 신청서에 첨부했고 기능성 원료 인정을 받을 경우 제품판매와 관련해 상당한 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김씨의 논문 복제행위를 저작권법이 허용하는 '공표된 저작물의 인용'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국파마링크 대표이사인 김씨는 2008년 호주 파마링크 제약사와 관절건강영양제인 '리프리놀' 국내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김씨는 식품의약안전청에 리프리놀 판매허가 신청을 내면서 저작권자의 동의 없이 '슬관절 및 관절염에서 뉴질랜드산 '초록입 홍합 추출 오일물의 유효성 및 안전성에 대한 고찰'이라는 임상연구 논문을 임의로 복제해 첨부해 기소됐다. 김씨는 "이미 공표된 논문을 복제한 행위가 영리목적이 아니고 식약청 담당 공무원 등 한정된 사람에게만 이용되도록 할 목적으로 이뤄진 것이므로 저작권법 30조에 의해 면책된다"고 주장했으나 1,2심은 유죄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