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행하고 있는 미취학 어린이를 상대로 한 논리·창의력향상교실은 학원설립법상 등록 대상인 '학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학원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기소된 B스쿨 원장 김모(35)씨에 대한 상고심(☞2008도3654)에서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지난달 24일 서울남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학원'이란 사인이 대통령령이 정하는 수 이상의 학습자에게 30일 이상의 교습과정에 따라 지식·기술·예능을 교습하거나 30일 이상 학습장소로 제공하는 시설로서 학원을 설립·운영하고자 하는 자는 일정한 시설 및 설비를 갖춰 대통령령에 따라 교육감에게 등록해야한다"며 "등록대상이 되는 학원은 시행령에 정해진 교습과정 내지 그와 유사하거나 그에 포함된 교습과정을 가르치거나 교습과목의 학습장소로 제공된 시설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제한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학원법시행령 제7조의2 제3항에서 '학원설립·운영자는 한 학원에서 2개 이상의 교습과정을 등록·운영할 수 있다'고 규정한 것은 예컨대 학원에서 '속셈'과 '웅변'을 함께 교습할 수 있다는 의미지, '하나의 교습과정'의 성격이 시행령에 규정된 교습과정이나 그 유사교습과정에 해당하지 않는데 복수의 교습과정에 해당한다고 해서 무조건 등록해야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학원법시행령은 학원의 교습과정을 직업기술, 국제실무, 인문·사회, 경영실무, 예능, 입시·검정및보충학습, 독서실 등 7개분야로 나누고 있다"며 "그런데 B스쿨이 만 18개월에서 초등학교 1학년까지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창의력과 사고력 등을 교습한 행위는 학원법시행령에 기재된 '교습과정이나 그 유사교습과정'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학원법 규정에 따라 등록해야하는 '학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즉 취학 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지식, 기술, 예능교과에 대해 주입식 교육을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과 창의적 사고력 등을 계발하는 것을 목표로 만들어진 B스쿨의 경우, 비디오를 보여주거나 이야기를 들려준 뒤 생각할 점을 토론하도록 하고, 여러 사물을 통한 연상학습 등 학원법시행령상의 '학원'이 아니라는 것이다.
서울 영등포구 B스쿨 원장 김모(35)씨는 학원법상 규정된 학원등록을 하지 않은채 2003~2006년 사이 총 140여명의 아동을 상대로 교육을 해오다 지난해 관할관청에 학원으로 등록하지 않은 혐의(학원법위반)로 기소됐다. 1심은 "창의력과 사고력을 교습하는 행위가 학원법 제2조1항이 정한 '지식, 기술, 예능을 교습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으나, 2심은 "학원수업의 궁극적 목적이 논리력, 창의력 교육에 있다더라도 수단이 예능이나 보통교과에 해당하는 내용의 교육임이 충분히 인정된다"며 벌금100만원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