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투자자가 해외펀드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입어 원금을 회수하지 못했더라도 주식을 되팔면서 생긴 환차익에 대한 세금은 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1부(재판장 고의영 부장판사)는 지난달 18일 일본 주식펀드에 투자했다 손해를 본 김모씨가 삼성세무서를 상대로 낸 종합소득세 경정거부처분 취소소송 항소심(2012누4571)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국외 주식은 외화로 거래되기 때문에 환율변동에 따른 손익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국외 투자신탁의 수익증권을 샀다가 환매하면서 투자손실이 있다고 해도 환율변동에 따른 '투자신탁의 이익'은 발생했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김씨가 일본주식에 투자하는 투자신탁펀드의 수익증권을 2억3000만원에 샀다가 1년 뒤 매수 금액에 못 미치는 1억8500만원에 수익증권을 환매했고, 투자기간 중 일본주식 가격이 56% 넘게 하락했지만 엔화 강세로 인한 환율변동으로 본 이익이 주식가격 하락으로 인한 손실을 상쇄했다고 봐야 한다"며 "투자손실과 환차익으로 본 이익은 별개기 때문에, 1억8500여만원에 증권을 환매한 금액 중 환율변동으로 인한 환차익 1억5700만원에 대한 소득세를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2007년 6~8월 일본 펀드에 2억3000만원을 투자한 김씨는 주식가격이 절반으로 급락했지만 엔화강세로 인한 환율변동으로 증권을 1억8500여만원에 되팔 수 있었다. 김씨는 되팔면서 받은 금액 1억8500여만원 중 1억5700여만원은 환율변동으로 환차익에 해당한다며 종합소득세 등 2800여만원을 자진해서 냈다. 2009년 12월 김씨는 "환차익은 배당소득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삼성세무서에 환급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하자 소송을 냈다.
1심은 "환매금액이 투자원금에 못 미쳐 손실을 입은 김씨에게 환차익만 구분해 이익이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