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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일반
지식재산권
서울고등법원 2023나2025467 극본이용권 확인의 소
[제4민사부 2024. 1. 18. 선고] <지식재산> □ 사안 개요 - 원고(드라마 제작업체)는 자신이 기획ㆍ제작하려는 드라마의 극본 집필을 피고(작가)에게 의뢰하는 내용의 방송극본 집필 및 사용계약을 체결함 - 원고는 피고에게 집필료 등을 일부 지급하였고, 피고는 드라마 극본을 집필하여 원고에게 송부함 - 계약종료 시점까지 캐스팅이나 편성을 확정받지 못하자 피고는 위 계약이 종료되었다는 취지의 내용증명 우편을 발송함 - 원고는 위 극본의 이용권이 원고에게 있다고 주장하면서, 극본이용권 확인의 소를 제기함 □ 쟁점 - 방송극본 집필 및 사용계약에 따라 집필한 극본(저작물)의 이용권이 드라마 제작업체에게 있는지 여부(소극) □ 판단 - 드라마 제작업체에게 작가가 집필한 극본(저작물)을 기초로 드라마를 제작할 수 있는 이용 권한은 존재하지 않음 [항소기각(원고패)] ① 위 계약은 드라마에 대한 국내외 판권과 배급권만 원고의 권리로 정하고 있고 원고가 그 극본을 원저작물로 하여 2차적 저작물을 작성하려면 피고에게 사전 허락을 받아야 하며 그 극본을 기초로 드라마가 방영되면 피고에게 저작물사용료를 지급한다고 정하고 있음. 위 계약은 피고가 극본을 집필하고 원고는 그 극본을 이용하여 드라마를 제작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 단순히 피고가 극본을 완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는 보이지 않음. 위 계약의 해석상 피고가 작성한 극본에 대한 권리는 피고에게 있고, 이는 저작권법 제2조 제2호, 제4조 제1호, 제10조 제1항에 따른 어문저작물의 저작권 귀속 법리에도 부합함. 따라서 그 극본이 기성고로서 원고에게 귀속된다고 볼 수 없음 ② 피고는 계약에 따라 극본을 집필하였을 뿐이고 원고의 업무에 종사하는 자라고 볼 수 없으므로, 업무상 저작물에 관한 규정이 적용될 여지 없음
극본이용권
드라마
극본
저작권
2024-04-19
상사일반
서울고등법원 2022나2052981(본소) 질권소멸통지 등/ 2023나2019837(반소) 부당이득금반환 청구의 소/ 2023나2027739(반소) 부당이득금
[제16민사부 2024. 3. 21. 선고] <상사> □ 사안 개요 - 피고들이 원고2가 보유한 원고1의 주식을 매수하고 원고1이 발행하는 신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원고1을 매수하기로 합의하고, 그에 따라 주식매매계약 및 신주인수계약(이 사건 인수계약)을 체결하였음 - 피고들은 계약 체결 당일 원고들에게 계약금으로 2,500억 원(총인수대금의 10%)을 지급함 - 피고들은 기준일 이후 원고1의 재무제표에 부채와 영업손실이 대폭 증가하였음을 이유로 원고1의 인수상황 재점검 및 인수조건 재협의를 요청 - 원고들은 피고들에게 이 사건 인수계약의 거래종결에 대한 협조(대금지급이행 등)를 요청하였으나, 피고들은 거래종결을 위한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았음을 이유로 원고들의 요청을 거절, 원고들은 피고들의 거래종결의무 위반을 이유로 이 사건 인수계약을 해제하고 계약금 전액 몰취함 □ 쟁점 - 거래종결의 선행조건 충족 여부(적극) 및 피고들의 이행거절 여부(적극) - 계약금 몰취의 성격(위약벌) 및 범위(계약금 전액) □ 판단 - 거래종결을 위한 선행조건이 충족되었으므로 원고들의 해제는 적법함 ① 기준재무제표(2019. 6. 30.)는 당시 회계기준에 부합하게 적정하게 작성되었음, ② 이 사건 인수계약상 추가 차입은 협의 사항에 불과하고, 원고들은 추가차입 결정 전 피고들과 충분히 협의하였음, ③ 피고들이 원고1에 긴급히 자금이 투입되지 않을 경우 운영 자체가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는 사정을 알면서도 원고들의 전환사채 발행에 동의하지 않은 것은 부당 거절에 해당, ④ 기준일 이후 원고1이 여객운송의 비중을 대폭 축소하였으나, 코로나 확산 및 그에 따른 여객운송 수요 급감에 대응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로서 통상적인 사업과정에 따른 운영으로 볼 수 있음. - 피고들이 원고들에게 인수상황 재점검 및 인수조건 재협의를 요구하며 거래종결 요청에 불응한 것은 이행거절에 해당함 - 계약금 전액 몰취는 정당함 ① 이 사건 인수계약에서 계약금을 ‘손해배상액의 예정이 아닌 위약벌’로 규정하고 있음, ② 위약벌에 관하여는 민법 제398조 제2항을 적용 또는 유추적용하여 감액할 수 없음, ③ 총인수대금의 규모, 조속한 거래종결의 필요성, 거래 무산에 따르는 원고들의 유무형의 손해 등 고려하면 위약벌 약정이 공서양속에 반하여 전부 또는 일부 무효라고 볼 수 없음 [항소 및 반소 기각(피고패)]
주식매매계약
신주인수계약
이행거절
계약금
몰취
2024-04-19
민사일반
주택·상가임대차
제13민사부 2024. 1. 19. 선고 <일반>
서울고등법원 2023나2016548 임대차보증금
□ 사안 개요 원고가 피고로부터 아파트를 임차(기존 임대차)하여 임대차기간 2년이 경과한 후 약 2년 2개월 동안 별도 계약 없이 거주해오다가, 임대차계약서를 다시 작성하면서(신규 임대차) 보증금은 그대로 유지하되 임대차기간만 신규 임대차계약서 재작성일로부터 2년으로 정하고 특약사항란에 ‘계약갱신청구에 의한 재계약’이라는 취지로 기재함 그로부터 약 6개월 후 원고는 피고에게 임대차계약을 해지한다는 뜻을 표시한 다음 아파트에서 퇴거하였고, 위 임대차계약 해지가 적법하다고 주장하며 보증금 반환을 구함 □ 쟁점 신규 임대차계약을 주택임대차보호법상 ‘계약의 갱신’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적극) 원고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2에 따른 임의해지권을 가지는지(적극) □ 판단 임차인을 두텁게 보호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제6조, 제6조의2, 제6조의3, 제10조 등)의 취지에 비추어, 당사자 간에 표시된 의사와 그 해석이 명백하지 않은 한 임차인의 임의해지권의 포기·상실 여부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하고, 임대차계약이 묵시적으로 갱신된 상태에서 ‘갱신계약, 재계약’등 형식으로 임대차를 연장하는 취지의 계약(서)을 체결(작성)한 경우에도 위 입법취지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임 신규 임대차계약은 임차인인 원고가 묵시적으로 갱신된 기존 임대차에 관한 임의해지권을 가진 상태에서 체결된 것으로, 임대차기간의 날짜 외에는 계약내용에 특별한 변동(원고의 임의해지권 제한 등)을 추단할 만한 내용이 없고, 특약사항란에도 ‘계약갱신청구에 의한 재계약’임이 명시되어 있음. 신규 임대차계약을 새로운 계약으로 보아 원고의 임의해지권을 부정하는 것은 법정갱신의 경우보다 2개월여 더 길게 임차할 수 있게 되는 대신, 같은 기간 동안 임대차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되고 중도의 임의해지권까지 잃게 되는 것임. 이러한 신규 임대차계약서의 작성 경위와 내용, 당사자 간 형평 및 추정적 의사, 임차인을 두텁게 보호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취지 등을 종합하면, 원고와 피고는 기존 임대차가 (묵시적으로) 갱신됨에 따라 임대차기간이 연장되었음을 확인하고 이를 서면으로 명확히 하기 위하여 신규 계약서를 작성한 것으로 보일 뿐, 기존의 임의해지권을 포기·상실시키려는 의사로 이를 약정하였다고 보기 어려움(원고일부승)
임대차보증금
계약갱신청구
임의해지권
주택임대차
2024-03-18
행정사건
제7행정부 2023. 7. 6. 선고 <일반>
서울고등법원 2022누55295 모집정지 등 처분취소
서울고등법원 2022누55295 모집정지 등 처분취소 제7행정부 2023. 7. 6. 선고 <일반> □ 사안 개요 피고(교육부장관)는 원고(학교법인)가 2004학년도부터 2009학년도까지 모집단위별 신입생 1074명을 초과모집하였음을 이유로 2020. 11. 11. 모집정지 등 처분을 함 □ 쟁점 미완성의 법령에 근거한 제재처분이 가능한지(소극) □ 판단 구 고등교육법(2020. 10. 20. 법률 제1749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음) 제60조 제2항은 “교육부장관은 ...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 그 학교의 학생정원 감축, 학과 폐지 또는 학생 모집정지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구 고등교육법 시행령(2022. 2. 28. 대통령령 제3250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음) 제71조의2 및 [별표 4]는 위 제60조 제2항에 따른 학생정원 감축 등 행정처분의 세부기준을 정함 그런데 법령 등 위반행위에 대하여 행정상 제재처분을 하려면 달리 특별한 규정이 없는 이상 위반행위 당시 시행되던 법령에 따라야 하는데(대법원 2022두57381 판결 등 참조), 위 구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71조의2 및 [별표 4]는 2012. 3. 2. 신설되어 같은 날 시행되었고, 부칙에 의하면 그 전의 위반행위에 대하여는 종전의 예에 따르도록 되어 있으므로, 위 신설 시행령은 과거의 위반행위에 대하여 소급적용되지 않음. 나아가 ① 침익적 행정처분은 국민의 권익 보호를 위하여 근거가 되는 행정법규를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그 이전에 근거규정 자체가 명확하게 완비되어 있어야 하는 점, ② 제재처분 기준이 대통령령인 시행령의 형식으로 규정되어 있는 경우 대외적으로 국민과 법원을 구속하는 법규명령에 해당하므로, 법이 제재처분의 구체적인 세부기준을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음에도 그에 관한 대통령령이 마련되지 않았다면 해당 법령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태인 점, ③ 수익적 행정처분의 경우에는 행정입법이 미비한 경우에도 모법의 규정과 취지를 고려하여 처분을 할 수 있다고 볼 여지가 있으나, 침익적 행정처분의 경우에는 위반행위가 아무리 중하더라도 미완성의 법령에 근거하여 제재처분을 할 수 없는 점을 고려하면, 위 2012. 3. 2. 이전에 발생한 위반행위에 대하여 구 고등교육법 제60조 제2항의 규정만으로 모집정지 등 처분을 할 수는 없으므로, 이 부분 처분은 위법함[항소기각(원고승)]
학교
신입생
미완성법령
제재처분
2024-03-11
금융·보험
형사일반
서울고등법원 2021노2316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등 <상고기각 확정>
서울고등법원 2021노2316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등 <상고기각 확정> 제6-3형사부 2023. 10. 25. 선고<일반> □ 사안 개요 - 피고인이 유상증자 납입가장, 횡령, 배임증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사건 □ 쟁점 - A회사의 정기예금 담보 대출금을 임의로 인출하여 펀드 환매자금으로 사용한 부분 관련하여, 대출계약이 A회사의 이사회 결의 없이 이루어져 무효인지(소극), 대출이 무효인 경우에도 A회사를 피해자로 하는 횡령죄가 성립하는지(적극) □ 판단 - 이 사건 대출이 A회사의 이사회 결의가 필요한 대규모 재산의 차입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는 있으나, 거래 상대방인 B은행이 이사회 결의 부존재를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하여 무효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움 - 설령 대출이 무효라고 할지라도, B은행은 A회사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채권 등을 가질 뿐이고, 대출계좌에 입금된 돈의 소유권은 A회사에 귀속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A회사를 피해자로 한 횡령죄가 성립함 ①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에 관한 소유권 등 본권을 그 보호법익으로 하고, 금전의 소유권은 원칙적으로 점유의 이전에 따라 현점유자에게 이전함 ② B은행은 대출신청 승인 후 133억 원을 A회사 대출계좌에 입금하였고, A회사의 대표이사였던 C가 위 계좌에서 이를 인출함. 이로써 133억 원은 A회사에 귀속되었고, C는 A회사를 위하여 이를 보관하는 지위에 놓임 ③ A회사의 이사회 결의가 없었고 B은행이 이를 알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했다고 보아 대출계약이 무효가 될 경우, B은행은 A를 상대로 133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가지게 되고 경우에 따라 손해배상채권을 취득할 수 있음. 이러한 금전채권 자체는 그 채권의 목적물인 금전과 구별되므로, 대출이 무효라는 이유만으로 대출금 금전 자체의 소유권이 B은행에 그대로 유보되어 있다고 보기 어려움 ④ 착오송금 등에 관한 판례 사안은 이 사건 사안과 구별됨. 금융기관이 대출신청자 법인 내부의 이사회 결의가 없었다는 점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하였음에도 대출을 실행하여 대출거래가 무효가 된 경우, 그러한 금융기관을 착오송금인 등에 준하여 형사법적으로 특별히 두텁게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보이지도 않음 ⑤ 결국 대출의 사법상 효력 유무와 무관하게 피고인이 C와 공모하여 대출금을 임의로 인출하여 사용한 것은 A회사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함[원심파기(37조 후단), 유죄]
횡령
옵티머스
투자사기
2024-02-02
기업법무
민사일반
소비자·제조물
서울고등법원 2023나2012591 손해배상(기)
서울고등법원 2023나2012591 손해배상(기) [제12-3민사부 2023. 12. 6. 선고] <일반> □ 사안 개요 - 2016. 10.경 아이폰6, 7에서 전원꺼짐 현상이 발생하자 피고(애플사)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아이폰의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일부 시스템의 최고 성능을 제한하는 기능이 담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여 이 사건 업데이트를 배포함. 원고들은 위 업데이트를 설치한 사용자임 - 아이폰 성능저하 의혹과 관련된 언론기사가 보도되자, 피고는 2018. 1.경 홈페이지에 이 사건 업데이트에 의한 성능조절기능에 대해 설명하고 배터리 노화 상태에 따라 앱 실행 시간이 더 오래 걸리거나 스크롤하는 동안 프레임 속도가 더 늦어지는 등 현상을 경험할 수 있음을 공지함 □ 쟁점 - 기기 훼손 내지 악성프로그램 배포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이 있는지(소극) - 이 사건 업데이트로 인한 성능저하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업데이트 설치·실행을 유도한 것이 고지의무 내지 설명의무를 위반한 것인지(적극) □ 판단 - 성능조절기능은 전원꺼짐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 일정한 조건에서만 일부 성능을 제한하도록 설계됨. 피고는 이후 위 기능을 비활성화시킬 수 있는 업데이트를 제작·배포함. 배터리 노화나 충전 상태에 따라 기기의 에너지 관리를 최적화시키기 위해 성능을 조절하는 것이 기기를 물리적으로 훼손시키거나 기능에 영구적 장애를 발생시킨다고 보기 어렵고, 이 사건 업데이트가 악성프로그램이라고 볼 수도 없음 - 소비자기본법 제19조 제2, 3항에 따르면 사업자는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이나 이익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거래조건이나 거래방법을 사용하면 안되고, 소비자에게 물품 등에 대한 정보를 성실하고 정확하게 제공해야 함. 이 사건 업데이트에 따른 영향에 관하여는 사업자와 소비자 사이에 현저한 정보 불균형이 존재하고, 원고들로서는 운영체제 업데이트가 아이폰의 최대 성능을 제한하고 앱 실행 지연 등 현상을 수반시킬 것이라고 예상하기 어려움. 원고들이 구매한 아이폰은 최상급 성능을 갖춘 고가의 기기이고 피고가 이를 강조하여 홍보하였는데, 비록 전원꺼짐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라 하더라도 그 방식이 아이폰의 성능을 일부 제한하는 것인 이상 소비자가 업데이트를 설치할 것인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충분한 설명과 고지를 할 의무가 있음. 그럼에도 피고가 이러한 의무를 위반하여 원고들이 선택권 또는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기회를 상실하였으므로 손해배상책임이 있음 - 원고들에게 재산상 손해를 인정할 증거는 부족하고, 선택권 등 침해로 인한 정신적 손해로 1인당 70,000원의 위자료를 인정함(원고일부승)
애플
아이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소비자소송
2024-01-22
기업법무
상사일반
서울고등법원 2022나2037579 신용장대금 청구의 소
2022나2037579 신용장대금 청구의 소 제19민사부 2023. 12. 6. 선고 <국제거래> □ 사안 개요 - 원고는 해외에서 수입한 알루미늄주괴를 A회사에 분할매도하고, A회사는 피고로부터 원고를 수익자로 하는 신용장을 발행받아 알루미늄주괴 대금을 지급하여 옴 - 원고와 A회사의 거래는 대량으로 수입된 매매목적물이 보세창고에 보관되는 도중 다수의 매수인에게 분할매도되는 보세창고도 거래(Bonded Warehouse Transaction)인데, 거래 특성상 대량수입 과정에서 발행된 선하증권과 분할매도 과정에서 발행된 신용장에 기재된 물품의 수량, 중량은 불일치할 수밖에 없음. 그럼에도 피고는 약 10여 년 이상 원고에게 신용장대금을 지급하여 오다가, 갑자기 태도를 바꾸어 신용장대금 지급을 거절함 □ 쟁점 - 피고가 신용장대금 지급을 거절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의 반하여 허용될 수 없는지(적극) □ 판단 - 보세창고도 거래에서는 필연적으로 선하증권과 신용장에 기재된 물품의 수량, 중량 사이에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고, 피고 담당 직원은 그러한 사정을 잘 알고 있었음. 피고는 원고와 A회사의 거래에 있어 장기간 신용장에 ‘수량, 중량 불일치 허용 문구’가 기재된 경우(약 240건)와 기재되지 않은 경우(약 162건)를 구별하지 않고 신용장대금을 모두 지급하였고, 원고에게 신용장 조건과 선하증권의 수량, 중량 불일치 등 하자를 통보하거나 하자수수료(Discrepancy Fee)를 차감하여 대금을 지급한 사실이 없음. 그에 따라 원고는 신용장과 선하증권에 기재된 물품의 수량, 중량이 불일치하더라도 피고가 신용장대금을 지급할 것을 신뢰하고 A회사와 거래를 하였음 - 그런데 피고는 A회사가 2018. 12.경 폐업하여 신용장대금을 제대로 결제받지 못할 상황에 처하자 갑자기 태도를 바꾸어 신용장대금 지급을 거절하기에 이른 것임 - 신용장 거래에 있어 신용장 조건과 제시된 선적서류 사이뿐만 아니라 선적서류 사이에서도 불일치가 없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피고의 이러한 태도는 ‘법률관계의 당사자는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사법상의 대원칙인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행위로서 허용될 수 없음[항소기각(원고승)]
국제거래
신용장거래
신용장대금
보세창고도거래
2024-01-22
민사일반
전문직직무
대법원 2023다225580 주식양도
[같은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의 자문이 ‘쌍방대리’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된 사건] 1. 대리인이 본인을 위한 대리행위라는 의사를 표시(현명)하는 방식, 2. 민법상 ‘대리’와 ‘사자’의 구별방법, 3. 변호사법 제31조 제2항에 따른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들이 상대방의 관계에 있는 당사자 쌍방으로부터 각자 수임한 경우 변호사법 제31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원칙적으로 수임이 제한되는지 여부(적극), 4. 변호사법 제31조 제1항 제1호 수임제한 규정 위반 시 민법 제124조 적용 여부(적극) 및 위 민법 조항에 따른 ‘본인의 허락’에 관한 주장・증명책임(= 쌍방대리행위에 관하여 유효성을 주장하는 자)과 ‘허락’의 방법 1) 민법상 대리는 행위자 아닌 자에게 법률행위의 효력을 귀속시키는 제도로서 의사표시를 요소로 하는 법률행위에서 인정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의사 또는 관념의 통지’와 같은 준법률행위에 대하여도 대리에 관한 규정이 유추적용된다(대법원 2004. 2. 13. 선고 2003다43490 판결 등 참조). 또한 ‘대리인’은 본인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 내에서 본인을 위한 것임을 표시하면서 본인에게 효력이 발생할 의사표시를 자신의 이름으로 상대방에게 행하는 자로(민법 제114조 제1항), 대리인이 본인을 위한 것임을 표시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 의사표시는 자기를 위한 것으로 보지만, 상대방이 대리인으로서 한 것임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는 본인에게 효력이 발생한다(민법 제115조). 대리인이 본인을 위한 대리행위라는 의사의 표시(현명)는 방식을 불문할 뿐만 아니라 반드시 명시적으로만 할 필요가 없이 묵시적으로도 할 수 있는 것이고, 현명을 하지 아니한 경우라도 그 행위를 둘러싼 여러 사정에 비추어 대리행위로서 이루어진 것임을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는 적법한 대리행위로서 효력이 인정된다(대법원 1984. 4. 10. 선고 83다카316 판결, 대법원 2004. 2. 13. 선고 2003다43490 판결 등 참조). 2) 한편, 본인에게 효력이 발생할 의사표시의 내용을 스스로 결정하여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이름으로 법률행위를 하는 대리인과 달리 ‘사자’는 본인이 완성해둔 의사표시의 단순한 전달자에 불과하지만, 대리인도 본인의 지시에 따라 행위를 하여야 하는 이상(민법 제116조 제2항), 법률행위의 체결 및 성립 여부에 관한 최종적인 결정권한이 본인에게 유보되어 있다는 사정이 대리와 사자를 구별하는 결정적 기준이나 징표가 될 수는 없다. 그 구별은 의사표시 해석과 관련된 문제로서, 상대방의 합리적 시각, 즉 본인을 대신하여 행위하는 자가 상대방과의 외부적 관계에서 어떠한 모습으로 보이는지 여부를 중심으로 살펴보아야 하고, 이러한 사정과 더불어 행위자가 지칭한 자격·지위·역할에 관한 표시 내용, 행위자의 구체적 역할, 행위자에게 일정한 범위의 권한이나 재량이 부여되었는지 여부, 행위자가 그 역할을 수행함에 필요한 전문적인 지식이나 자격의 필요 여부, 행위자에게 지급할 보수나 비용의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이는 당사자와 그 밖의 관계인의 위임이나 국가·지방자치단체와 그 밖의 공공기관의 위촉 등에 의하여 소송에 관한 행위 및 행정처분의 청구에 관한 대리행위와 일반 법률사무를 하는 것을 직무(변호사법 제3조)로 하는 변호사가 각종 권리의무의 발생과 법적책임 등 복잡한 법률관계가 수반되는 당사자 사이의 계약의 체결을 위한 일련의 교섭 과정에 어느 일방을 위한 자문의 역할로 개입한 경우, 그 행위가 대리에 해당하는지 혹은 단순한 사자에 불과한지 다투어지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3) 변호사가 아닌 자는 소송·비송·가사조정·심판·수사·조사 사건만이 아니라 ‘그 밖의 일반 법률사건’에 관하여도 법률관계 문서 작성 등 법률사무를 할 수 없으며 그 위반 행위는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 이때 ‘그 밖의 일반 법률사건’이란 법률상의 권리의무에 관하여 다툼 또는 의문이 있거나 새로운 권리의무관계의 발생에 관한 사건 일반을 의미한다(대법원 1998. 8. 21. 선고 96도2340 판결, 대법원 2022. 10. 14. 선고 2021도10046 판결 등 참조). 변호사는 당사자 한쪽으로부터 상의를 받아 수임을 승낙한 사건의 상대방이 위임하는 사건에 관하여 직무를 수행할 수 없으므로(변호사법 제31조 제1항 제1호), 이른바 ‘쌍방대리’는 원칙적으로 변호사의 직무 범위에서 제외된다. 그런데 법무법인·법무법인(유한)·법무조합이 아니면서 변호사 2명 이상이 사건의 수임·처리나 그 밖의 변호사 업무 수행 시 통일된 형태를 갖추고 수익을 분배하거나 비용을 분담하는 형태로 운영되는 법률사무소는 하나의 변호사로 취급되므로(변호사법 제31조 제2항), 이러한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들이 상대방의 관계에 있는 당사자 쌍방으로부터 각자 수임을 받은 경우에도 ‘쌍방대리’에 해당하여 변호사법 제31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원칙적으로 수임이 제한된다. 4) 변호사가 변호사법 제31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수임제한 규정을 위반한 경우에는 민법 제124조가 적용됨에 따라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무권대리행위에 해당하고, 예외적으로 본인의 허락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효력이 인정될 수 있다. ‘본인의 허락’이 있는지 여부는 이익충돌의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입법취지에 비추어 쌍방대리행위에 관하여 유효성을 주장하는 자가 주장·증명책임을 부담하고, 이때의 ‘허락’은 명시된 사전 허락 이외에도 ‘묵시적 허락’ 또는 ‘사후 추인’의 방식으로도 가능하다. ☞ 원고는 피고 1로부터 이 사건 주식을 매수하면서 A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들에게 이 사건 주식에 관한 매매계약 체결 및 이행에 관한 법률자문을 의뢰하였고, 피고들도 같은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들에게 법률자문을 의뢰한 사안임 ☞ 원심은, ① 묵시적 대리권 수여의사를 추단할 만한 피고 1의 행위가 불분명하고, 피고 측 변호사가 업무 수행과정에서 스스로 의사결정을 내린 적이 없으며, 이 사건 주식매매계약의 협상·체결과 관련한 행위가 모두 피고 1의 지시·승인 아래 이루어졌다는 등의 이유로 피고 측 A 법률사무소 변호사가 피고들의 대리인이 아닌 사자에 불과하다고 판단하였음. 나아가 원심은, ② 이 사건 주식매매계약의 체결·이행에 관한 자문은 변호사법이 당사자 쌍방으로부터 수임을 금지한 법률사건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고, 피고 1은 매각자문사의 대표이사를 통해 쌍방자문에 동의하였거나 사후 동의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민법 제124조 및 변호사법 제31조 제1항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음 ☞ 대법원은, ① 원심의 판단 중 피고 측 A 법률사무소 변호사가 피고들의 사자에 불과하다거나, 이 사건 주식매매계약의 체결·이행에 관한 자문은 변호사법이 당사자 쌍방으로부터 수임을 금지한 법률사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한 부분은 수긍하기 어려우나, ② 이 사건 주식매매계약의 목적물이 구체적으로 확정되어 있었던 상황에서 피고 1이 가장 중요한 계약 내용이자 주된 급부에 해당하는 주당 매매대금에 대한 협상·결정을 직접 하면서 매각자문사의 대표이사를 통해 A 법률사무소 변호사의 쌍방자문에 대하여 사전 또는 사후에 동의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민법 제124조 및 변호사법 제31조 제1항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부분은 결론에 있어 수긍할 수 있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인용한 원심판결을 수긍하여 상고를 기각함
변호사
대리
사자
쌍방대리
2024-01-06
형사일반
대법원 2023도13081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 특례법위반(공중밀집장소에서의추행)
[자폐성 장애 겸 지적장애인이 ‘추행’을 하였는지 여부에 관한 사건] 1. ‘추행’의 고의를 부인하는 경우의 판단기준 및 피고인이 장애인인 경우의 심리상 유의점, 2.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가 피고인의 주장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유죄를 선고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3. 성범죄 사건을 심리할 때 ‘성인지적 관점’의 의미와 한계, 4.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내용이 기재된 피의자신문조서에 관하여 증거동의 한 경우 그 중 일부만을 발췌하여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1)「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법’이라 한다) 제11조의 ‘공중 밀집 장소에서의 추행죄’의 ‘추행’이란 일반인을 기준으로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5도7102 판결 참조). 성폭력처벌법 제11조 위반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주관적 구성요건으로서 추행을 한다는 인식을 전제로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이를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하므로, 피고인이 추행의 고의를 부인하는 경우에는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따를 수밖에 없다. 이 경우 피고인의 나이ㆍ지능ㆍ지적능력 및 판단능력, 직업 및 경력,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구체적 행위 태양 및 행위 전후의 정황, 피고인의 평소 행동양태ㆍ습관 등 객관적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하고, 피고인이 고의로 추행을 하였다고 볼 만한 징표와 어긋나는 사실의 의문점이 해소되어야 한다. 이는 피고인이 자폐성 장애인이거나 지적장애인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서, 외관상 드러난 피고인의 언행이 비장애인의 관점에서 이례적이라거나 합리적이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함부로 고의를 추단하거나 이를 뒷받침하는 간접사실로 평가하여서는 아니 되고, 전문가의 진단이나 감정 등을 통해 피고인의 장애 정도, 지적ㆍ판단능력 및 행동양식 등을 구체적으로 심리한 후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 행위 당시 특정 범행의 구성요건 해당 여부에 관한 인식을 전제로 이를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까지 있었다는 점에 관하여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에 이르러야 한다. 2) 형사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헌법 제27조 제4항, 형사소송법 제275조의2). 무죄추정의 원칙은 수사를 하는 단계뿐만 아니라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형사절차와 형사재판 전반을 이끄는 대원칙으로서, ‘의심스러우면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오래된 법언에 내포된 것이며 우리 형사법의 기초를 이루고 있다(대법원 2017. 10. 31. 선고 2016도21231 판결 등 참조).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항이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한다.”라고 정한 것의 의미는, 법관은 검사가 제출하여 공판절차에서 적법하게 채택ㆍ조사한 증거만으로 유죄를 인정하여야 하고, 법관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만큼 확신을 가지는 정도의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 공소사실을 증명할 책임은 검사에게 있다는 것이다. 결국 검사가 법관으로 하여금 그만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로 증명하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는 등 유죄의 의심이 가는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231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피고인이 유리한 증거를 제출하면서 범행을 부인하는 경우에도 공소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여전히 검사에 있고, 피고인이 공소사실과 배치되는 자신의 주장 사실에 관하여 증명할 책임까지 부담하는 것은 아니므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와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를 종합하여 볼 때 공소사실에 관하여 조금이라도 합리적인 의심이 있는 경우에는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지,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인의 주장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어 공소사실에 관하여 유죄 판결을 선고하는 것은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은 물론 형사소송법상 증거재판주의 및 검사의 증명책임에 반하는 것이어서 허용될 수 없다. 3) 성범죄 사건을 심리할 때에는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적 관점’을 유지하여야 하므로, 개별적ㆍ구체적 사건에서 성범죄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지만(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등 참조), 이는 성범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제한 없이 인정하여야 한다거나 그에 따라 해당 공소사실을 무조건 유죄로 판단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가) 성범죄 피해자 진술에 대하여 성인지적 관점을 유지하여 보더라도,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ㆍ타당성뿐만 아니라 객관적 정황, 다른 경험칙 등에 비추어 증명력을 인정할 수 없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나) 또한 피고인은 물론 피해자도 하나의 객관적 사실 중 서로 다른 측면에서 자신이 경험한 부분에 한정하여 진술하게 되고, 여기에는 자신의 주관적 평가나 의견까지 어느 정도 포함될 수밖에 없으므로, 하나의 객관적 사실에 대하여 피고인과 피해자 모두 자신이 직접 경험한 사실만을 진술하더라도 그 내용이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이 항시 존재한다. 즉, 피고인이 일관되게 공소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상황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직접적 증거가 없거나, 피고인이 공소사실의 객관적 행위를 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고의와 같은 주관적 구성요건만을 부인하는 경우 등과 같이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만이 유죄의 증거가 되는 경우에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더라도 피고인의 주장은 물론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 피해자 진술 내용의 합리성ㆍ타당성, 객관적 정황과 다양한 경험칙 등에 비추어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기에 충분할 정도에 이르지 않아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없게 되었다면,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4) 형사소송법은 형사사건의 실체에 대한 유죄ㆍ무죄의 심증 형성은 법정에서의 심리에 의하여야 한다는 공판중심주의의 한 요소로서, 법관의 면전에서 직접 조사한 증거만을 재판의 기초로 삼을 수 있고 증명 대상이 되는 사실과 가장 가까운 원본 증거를 재판의 기초로 삼아야 하며 원본 증거의 대체물 사용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이는 법관이 법정에서 직접 원본 증거를 조사하는 방법을 통하여 사건에 대한 신선하고 정확한 심증을 형성할 수 있고 피고인에게 원본 증거에 관한 직접적인 의견진술의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고 공정한 재판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수사기관이 작성한 진술조서는 수사기관이 피조사자에 대하여 상당한 시간에 걸쳐 이루어진 문답 과정을 그대로 옮긴 ‘녹취록’과는 달리 수사기관의 관점에서 조사결과를 요약ㆍ정리하여 기재한 것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진술의 신빙성 유무를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진술 경위는 물론 피조사자의 진술 당시 모습ㆍ표정ㆍ태도, 진술의 뉘앙스, 지적능력ㆍ판단능력 등과 같은 피조사자의 상태 등을 정확히 반영할 수 없는 본질적 한계가 있다. 따라서 피고인이 수사과정에서 공소사실을 부인하였고 그 내용이 기재된 피의자신문조서 등에 관하여 증거동의를 한 경우에는, 형사소송법에 따라 증거능력 자체가 부인되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 내용이나 진술의 맥락ㆍ취지를 고려하지 않은 채 그 중 일부만을 발췌하여 유죄의 증거로 사용하는 것은 함부로 허용할 수 없다. 특히 지적능력ㆍ판단능력 등과 같이 본질적으로 수사기관이 작성한 진술조서에 나타나기 어려운 피고인의 상태에 대해서는 공판중심주의 및 실질적 직접심리주의 원칙에 따라 검사가 제출한 객관적인 증거에 대하여 적법한 증거조사를 거친 후 이를 인정하여야 할 것이지,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취지의 피고인의 진술이 기재된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를 근거로 이를 인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 원심은, ① 피고인의 지하철 내에서의 이동경로 및 신체적 접촉 정도 등에 관한 피해자 및 목격자의 진술 내용을 고려하면, 피고인 측이 제출한 소견서 등만으로는 자폐성 장애에 따른 ‘상동행동’으로서 추행의 고의가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제1심 판결 이유를 인용하면서, ② 피고인이 자폐성 장애 및 2급 지적장애인으로서 언어ㆍ사회성 등의 발달이 지연되어 사회적 관습과 규칙을 이해하고 내면화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2016년 실시된 피고인에 대한 심리평가결과와 수사과정에서의 일부 질문에 대한 답변 내용에 비추어, 피고인의 지적 또는 의지적 상태가 자신이 한 행동의 사회적 의미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수준의 상태에 해당한다고 볼 정도는 아닌 점, ③ 피고인이 피해자의 맞은편에 앉아 있다가 피해자 옆으로 옮겨 앉은 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행위를 한 점에 비추어 자폐성 장애로 인한 상동행동에 기인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추가적인 이유로 하여, 추행의 고의를 부인하는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음 ☞ 대법원은, ① 피고인이 피해자를 따라간 것처럼 계속 자리를 이동하였다는 점에 관해서는 “자폐성 장애로 인한 ’빈자리 채워 앉기에 관한 강박 증상’의 발현에 불과하다.”는 피고인의 주장 및 장애 상태와 이를 뒷받침하는 객관적 발현 증상에 관한 이론적 근거도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해자가 피고인이 상박 중 일부를 고의로 비볐다고 생각한 것은 자폐성 장애로 인하여 피고인도 의식하지 못한 채 별다른 의미 없이 팔을 위 아래로 움직이는 ‘상동행동’의 일환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점, ③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자폐성 장애에 따른 상동행동으로서 추행의 고의가 없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은 물론 형사소송법상 증거재판주의 및 검사의 증명책임에 반한다고 볼 여지가 큰 점, ④ 피해자 진술만으로는 추행의 고의를 부인하는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기에 충분할 정도에 이르렀다고까지 단정할 수 없는 점, ⑤ 피고인이 일관되게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내용의 경찰 작성 피의자신문조서는 증거동의를 하였기에 증거능력 자체는 인정되지만, 원심이 그 중 일부 내용만을 근거로 피고인의 진술태도나 지적상태·인지능력 등과 같은 피고인의 상태를 추단한 후 이를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유죄의 증거로 사용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 추행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함
추행
지적장애인
성추행
2024-01-06
가사·상속
민사일반
서울고등법원 2022나2040001 유류분반환청구의 소
제24민사부 2023. 10. 19. 선고 <일반> □ 사안 개요 - 한국 국적의 망인(2018년 일본에서 사망)은 일본 비상장회사의 지배주주로, 2013년경 일본에서 위 회사 주식을 딸들에게 유증하는 유언공정증서를 작성하면서 ‘유언자는 대한민국 국제사법 제49조 제2항에 기해 유언자의 상속에 관하여 유언자의 상거소(常居所)가 있는 일본 법률을 적용함을 지정한다’고 기재함 - 망인의 장남이 딸들을 상대로 유류분반환청구를 함 □ 쟁점 - 구 국제사법(2022. 1. 4. 법률 제1867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국제사법’) 제49조에 규정된 ‘상거소’의 해석과 준거법 판단 문제 유류분반환청구사건에서 일본 비상장회사 주식의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 - 일본 민법을 준거법으로 하는 특별수익의 인정 및 가액 산정 - 과세관청의 세무조사 및 자금출처확인 등의 근거규정과 증명력의 범위 □ 판단 - 망인이 2011년경부터 2017년경까지 질병 치료를 위해 한국에 거주하였지만, 망인이 일생의 대부분을 일본에서 지내면서 혼인하고 자녀를 출산·양육하였고, 일본에서 경제활동을 하여 자산을 형성하고 자산 대부분이 일본에 소재하며 소득세도 일본에 납부한 점에 비추어 망인이 유언공정증서 작성 당시 망인의 상거소는 일본에 있었고 이것이 사망 시까지 유지되었다고 봄이 타당함. 따라서 망인이 상속에 관한 준거법을 일본법으로 지정한 것은 구 국제사법 제49조에 의하여 유효함 - 일본 비상장주식의 평가와 관련하여, 원고는 (i) 한국 상증세법, (ii) 일본 회사비송사건의 평가방법을 주장하고, 피고는 일본 상속세법에 따라 일본에서 한 상속세 신고가액을 토대로 한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주장함. 이 부분이 준거법과 필연적으로 결부되어 어느 한 가지 방법만이 타당하다고 보기 어렵고, 실제 가치를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 중 하나를 적용하면 되므로 원심의 평가방법은 정당함 - 준거법인 일본 민법에 따라 특별수익 인정여부 등을 판단하되, 구 일본 민법의 규정취지와 우리 대법원 판례의 실질적 유사성 등을 감안하여 우리 대법원 판례에서 설시한 판단 요소 등도 함께 고려함 - 구 국세기본법 규정들과 관련 증거들을 종합하여, A세무서장의 자금출처 확인서 및 B지방국세청장의 세무조사결과는 원고 주장 부분과 관련성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그 증명력을 배척함 [항소기각(원고패)]
유언공정증서
유류분
상속
준거법
2024-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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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사실혼 배우자에게 숨진 배우자 재산 상속 권리 부여 않은 민법 조항 합헌"
판결기사
2024-04-0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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