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서 물건을 훔치던 청소년을 잡아 청소용품 창고에 가두어 놓고 진술서 작성 등을 요구하며 2시간 동안 피해자를 감금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
1. 범죄사실
피고인은 2018년 10월 6일 △△시 **로 00, ○○마트에서 피해자 B(16세)와 함께 마트에 들어온 피해자의 친구 C가 마트에 진열된 피고인 소유의 캔맥주, 우유 등을 훔쳐 피해자와 함께 도망하는 것을 발견하고 화가 나 피해자를 잡아 마트로 데리고 온 후 피해자에게 "너희는 절도범이다. 너희는 공범이다. 내가 경찰서에 신고하면 어떻게 되는지 아나, 니 휴대폰은 내가 가지고 있겠다"고 말하며 피고인이 시키는대로 하지않으면 당장 경찰에 신고할 듯한 태도를 보이며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도 막는 등 피해자를 협박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청소용품 창고에서 나오지 못하게 하면서 진술서를 쓰고 반성하라고 하는 등 피해자를 창고에 가두고 귀가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으로 같은 날 22시경까지 약 2시간 동안 피해자를 감금하였다.
2.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해자를 훈계하는 일환으로 진술서를 작성하게 하였고 이러한 과정에서 피해자가 이 사건 마트에 머물게 된 것일 뿐 피해자를 감금한 적이 없고 설령 피고인의 행위가 감금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사회상규에 위반되지 않는 행위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감금죄는 사람의 행동의 자유를 그 보호법익으로 하여 사람이 특정한 구역에서 벗어나는 것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또는 매우 곤란하게 하는 죄로서 그 본질은 사람의 행동의 자유를 구속하는 데에 있다. 이와 같이 행동의 자유를 구속하는 수단과 방법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고, 사람이 특정한 구역에서 벗어나는 것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매우 곤란하게 하는 장애는 물리적·유형적 장애뿐만 아니라 심리적·무형적 장애에 의하여서도 가능하므로 감금죄의 수단과 방법은 유형적인 것이거나 무형적인 것이거나를 가리지 아니한다. 또한 감금죄가 성립하기 위하여 반드시 사람의 행동의 자유를 전면적으로 박탈할 필요는 없고, 감금된 특정한 구역 범위 안에서 일정한 생활의 자유가 허용되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유형적이거나 무형적인 수단과 방법에 의하여 사람이 특정한 구역에서 벗어나는 것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매우 곤란하게 한 이상 감금죄의 성립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대법원 1998. 5. 26. 선고 98도1036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즉, 피고인은 피해자와 C에게 '진짜 나쁜 놈이다. 니는 범죄자다. 절도 공범이다. 인적사항을 다 쓰지 않으면 집에 보내지 않겠다. 니 휴대폰은 내가 가지고 있겠다'는 등의 말을 하면서 진술서를 작성해야 갈 수 있다며 피해자를 마트 내 창고에서 나오지 못하게 한 점, 피해자가 감금된 창고는 마트 내 코너에 칸막이 커튼으로 막아놓은 공간으로 마트 내부와 출입문을 통하여야 외부로 나갈 수 있는 점, 피해자가 창고에 감금되어 있던 시간 동안 피고인이 줄곧 창고에 피해자와 함께 있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마트에 상주하고 있었던 이상 피해자는 피고인의 감시를 벗어나지 못하였다고 할 것인 점, 피고인이 40대의 성인 남성인 반면 피해자는 청소년으로 피고인이 험한 말을 하면서 진술서를 적게 하는 분위기에서 피고인이 적극적으로 피해자가 나가는 것을 막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이 사건 마트에서 벗어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거나 매우 곤란하였다고 여겨지는 점, 실제로 피해자는 도주를 시도하였던 짧은 시간을 제외하고는 약 2시간 동안 마트를 벗어나지 못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를 감금하였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당시 피해자에게 일정한 행동의 자유가 주어졌다고 하더라도 이와 달리 볼 수 없다.
나아가 피고인의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것처럼 피고인으로서는 피해자를 훈계한 후 학교나 경찰서 등 관계 기관에 신고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넘어 피해자를 마트에서 나가지 못하게 한 행위가 동기나 목적에 비추어 정당하다거나 긴급한 상황에서 상당한 수단이나 방법으로 행한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