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구체적으로 그 지급청구권이 발생한 임금이나 퇴직금은 근로자의 사적재산 영역으로 옮겨져 근로자의 처분에 맡겨진 것이어서, 노동조합이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지 않는 이상 사용자와 사이의 단체협약만으로 이에 대한 포기나 지급유예와 같은 처분행위를 할 수 없으므로, 단체협약으로 근로자에게 이미 지급한 임금을 반환하도록 하는 것은 그에 관하여 근로자들의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이 없는 한 효력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단체협약을 소급적용하여 이미 근로자들에게 지급한 시간외근무수당 등이 전부 또는 일부 발생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정리하는 것은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이 없는 이상 그 효력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1. 9. 8. 선고 2011다21693 판결 참조). 왜냐하면 근로기준법 제42조 제1항 본문에서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이른바 임금 전액지급의 원칙을 선언한 취지는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임금을 공제하는 것을 금지하여 근로자에게 임금 전액을 확실하게 지급받게 함으로써 근로자의 경제생활을 위협하는 일이 없도록 그 보호를 도모하려는 데 있는바(대법원 2001. 10. 23. 선고 2001다25184 판결 참조), 노동조합이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지 않고 사용자와 사이의 단체협약만으로 일방적으로 근로자에게 이미 지급한 임금을 반환하도록 하는 것은 위 규정에 반하기 때문이다. 소급정산된 시간외근무수당 지급청구권은 2008년 단체협약 및 노사합의 전에 이미 발생되어 원고들의 처분에 맡겨져 있었다. 따라서 원고들이 소급인상된 기본급 등을 추가수령한 것에 관계 없이, 2008년 단체협약 및 노사합의를 소급적용하여 이미 지급한 시간외근무수당을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하려면, 원고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아야 할 것이므로, 원고들의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이 필요하지 않다는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기본급 등 인상과 시간외근무수당 실적급제 전환이 2007년부터 논의되어 왔다는 사정만으로 원고들이 이미 지급받은 시간외근무수당을 발생하지 아니한 것으로 정리하는 데 동의하였다거나 부산광역시 지방자치노동조합에 이와 같이 정리하도록 수권하였음을 인정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고, 2008년 단체협약 및 노사합의 중 이미 지급된 시간외근무수당을 소급하여 발생하지 아니한 것으로 정리하기로 합의한 부분은 무효이다. 원고들이 인상된 기본급 등에서 이미 지급받은 시간외근무수당 281만4000원을 공제한 나머지 금원을 이의 없이 수령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부산광역시 자치단체노동조합은 2008년 8월 21일 노동조합 간부들에게 2008년 단체협약 및 노사합의의 내용을 설명한 사실, 피고는 소속 환경미화원들에게 2008년 8월 29일 2008년 단체협약의 개정내용에 관하여, 그 다음달 30일 임금체계변경에 따른 기본급 등 소급인상 및 시간외근무수당 소급정산에 관하여 각 설명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하더라도, 피고가 원고들에게 이를 설명한 것은 이미 지급된 시간외근무수당 소급정산이 이루어진 이후인 점 등을 고려하면,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원고들이 이미 지급된 시간외근무수당이 발생되지 아니한 것으로 정리되고 기본급 등 인상분으로 대체된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고, 그 결과가 자신들에게 귀속되는 것을 승인한 것으로 보기 어려우며, 달리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기본급 등 소급인상 합의 유효 여부에 대해 살펴본다. 근로기준법 제15조 제1항은 ‘이 법에서 정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한하여 무효로 한다.’라고, 같은 조 제2항은 ‘제1항에 따라 무효로 된 부분은 이 법에서 정한 기준에 따른다.’라고 각 규정함으로써 민법 제137조에서 정한 법률행위의 일부 무효 시 전부 무효의 원칙의 적용을 배제하고 있다. 위 각 규정의 취지는 근로기준법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개별적 노사간의 합의라는 형식을 빌어 근로자로 하여금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감수하도록 하는 것을 저지함으로써 근로자에게 실질적으로 최소한의 근로조건을 유지시켜 주려는 데 있다(대법원 2011. 9. 8. 선고 2011다27769 판결 참조). 따라서 위 각 규정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같은 집단적 노사합의에서 정한 근로조건에도 적용된다고 보아야 하는바, 2008년 단체협약 및 노사합의 중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 없이 이미 지급된 시간외근무수당을 소급하여 발생하지 아니한 것으로 정리하기로 합의한 부분이 무효라고 하더라도, 기본급 등을 소급인상하기로 합의한 부분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