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쌍무계약이 급부와 반대급부와의 불균형으로 인하여 민법 제104조에서 정하는‘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한다면, 그 계약으로 인하여 불이익을 입는 당사자로 하여금 위와 같은 불공정성을 소송 등 사법적 구제수단을 통하여 주장하지 못하도록 하는 부제소합의 역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0. 7. 15. 선고 2009다50308 판결 등 참조).
(2) 살피건대, 위 기초사실에서 거시한 증거와 을 제3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들은 피고의 신입부기장으로 채용되었으나, 일단 수습부기장으로서 피고가 제공하는 일정한 교육훈련과정을 이수하여야 정식 부기장으
로 승격될 수 있는 점, ② 피고가 이 사건 약정 당시 채용절차에 합격한 원고들에게 교육훈련비용 중 일부금 명목으로 8000만원을 지급할 것을 입사조건으로 요구하였고, 원고들은 피고에 입사하기 전 피고의 요구에 따라 위 8000만원 중 3000만원을 피고에게 지급하였던 점, ③ 그 무렵부터 일부 원고들이 이 사건 동의서를 작성한 2014년 9월경까지 피고가 원고들에게 구체적인 교육훈련비용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아니하였고, 이 사건 동의서 첨부내역에 기재된 교육훈련비용 또한 피고가 일방적으로 산정한 것으로서 원고들에게 그 근거 자료가 제시된 적이 없었으므로, 수습부기장인 원고들이 이 사건 약정 당시 실제 교육훈련에 소요되는 비용을 파악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중략) ⑥ 이
사건 고용계약서 및 이 사건 동의서에 따르면 원고들이 피고가 제공한 교육훈련과정 중 탈락하는 경우 교육훈련비용 중 일부의 반환을 구할 수 있는 권리가 명시되어 있는 것에 비하여, 원고들이 교육훈련과정 중 임의로 퇴사할 경우 피고에게 잔여 교육훈련비용의 반환을 구할 수 있는 권리가 전혀 보장되어 있지 아니한 점 등에 피고와 원고들의 관계 등을 보태어 보면, 피고는 이 사건 약정 당시 원고들에 대한 실제 교육훈련비용을 파악하였음에도 원고들의 위와 같은 경솔 또는 무경험을 이용하여 원고들로부터 실제 1인당 교육훈련비용을 현저히 초과하는 8000만원을 교육훈련비용 중 일부금 명목으로 받기로 약정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약정은 민법 제104조에 따른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