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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3도13081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 특례법위반(공중밀집장소에서의추행)
[자폐성 장애 겸 지적장애인이 ‘추행’을 하였는지 여부에 관한 사건] 1. ‘추행’의 고의를 부인하는 경우의 판단기준 및 피고인이 장애인인 경우의 심리상 유의점, 2.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가 피고인의 주장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유죄를 선고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3. 성범죄 사건을 심리할 때 ‘성인지적 관점’의 의미와 한계, 4.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내용이 기재된 피의자신문조서에 관하여 증거동의 한 경우 그 중 일부만을 발췌하여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1)「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법’이라 한다) 제11조의 ‘공중 밀집 장소에서의 추행죄’의 ‘추행’이란 일반인을 기준으로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5도7102 판결 참조). 성폭력처벌법 제11조 위반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주관적 구성요건으로서 추행을 한다는 인식을 전제로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이를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하므로, 피고인이 추행의 고의를 부인하는 경우에는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따를 수밖에 없다. 이 경우 피고인의 나이ㆍ지능ㆍ지적능력 및 판단능력, 직업 및 경력,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구체적 행위 태양 및 행위 전후의 정황, 피고인의 평소 행동양태ㆍ습관 등 객관적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하고, 피고인이 고의로 추행을 하였다고 볼 만한 징표와 어긋나는 사실의 의문점이 해소되어야 한다. 이는 피고인이 자폐성 장애인이거나 지적장애인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서, 외관상 드러난 피고인의 언행이 비장애인의 관점에서 이례적이라거나 합리적이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함부로 고의를 추단하거나 이를 뒷받침하는 간접사실로 평가하여서는 아니 되고, 전문가의 진단이나 감정 등을 통해 피고인의 장애 정도, 지적ㆍ판단능력 및 행동양식 등을 구체적으로 심리한 후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 행위 당시 특정 범행의 구성요건 해당 여부에 관한 인식을 전제로 이를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까지 있었다는 점에 관하여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에 이르러야 한다. 2) 형사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헌법 제27조 제4항, 형사소송법 제275조의2). 무죄추정의 원칙은 수사를 하는 단계뿐만 아니라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형사절차와 형사재판 전반을 이끄는 대원칙으로서, ‘의심스러우면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오래된 법언에 내포된 것이며 우리 형사법의 기초를 이루고 있다(대법원 2017. 10. 31. 선고 2016도21231 판결 등 참조).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항이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한다.”라고 정한 것의 의미는, 법관은 검사가 제출하여 공판절차에서 적법하게 채택ㆍ조사한 증거만으로 유죄를 인정하여야 하고, 법관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만큼 확신을 가지는 정도의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 공소사실을 증명할 책임은 검사에게 있다는 것이다. 결국 검사가 법관으로 하여금 그만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로 증명하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는 등 유죄의 의심이 가는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231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피고인이 유리한 증거를 제출하면서 범행을 부인하는 경우에도 공소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여전히 검사에 있고, 피고인이 공소사실과 배치되는 자신의 주장 사실에 관하여 증명할 책임까지 부담하는 것은 아니므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와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를 종합하여 볼 때 공소사실에 관하여 조금이라도 합리적인 의심이 있는 경우에는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지,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인의 주장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어 공소사실에 관하여 유죄 판결을 선고하는 것은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은 물론 형사소송법상 증거재판주의 및 검사의 증명책임에 반하는 것이어서 허용될 수 없다. 3) 성범죄 사건을 심리할 때에는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적 관점’을 유지하여야 하므로, 개별적ㆍ구체적 사건에서 성범죄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지만(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등 참조), 이는 성범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제한 없이 인정하여야 한다거나 그에 따라 해당 공소사실을 무조건 유죄로 판단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가) 성범죄 피해자 진술에 대하여 성인지적 관점을 유지하여 보더라도,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ㆍ타당성뿐만 아니라 객관적 정황, 다른 경험칙 등에 비추어 증명력을 인정할 수 없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나) 또한 피고인은 물론 피해자도 하나의 객관적 사실 중 서로 다른 측면에서 자신이 경험한 부분에 한정하여 진술하게 되고, 여기에는 자신의 주관적 평가나 의견까지 어느 정도 포함될 수밖에 없으므로, 하나의 객관적 사실에 대하여 피고인과 피해자 모두 자신이 직접 경험한 사실만을 진술하더라도 그 내용이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이 항시 존재한다. 즉, 피고인이 일관되게 공소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상황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직접적 증거가 없거나, 피고인이 공소사실의 객관적 행위를 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고의와 같은 주관적 구성요건만을 부인하는 경우 등과 같이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만이 유죄의 증거가 되는 경우에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더라도 피고인의 주장은 물론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 피해자 진술 내용의 합리성ㆍ타당성, 객관적 정황과 다양한 경험칙 등에 비추어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기에 충분할 정도에 이르지 않아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없게 되었다면,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4) 형사소송법은 형사사건의 실체에 대한 유죄ㆍ무죄의 심증 형성은 법정에서의 심리에 의하여야 한다는 공판중심주의의 한 요소로서, 법관의 면전에서 직접 조사한 증거만을 재판의 기초로 삼을 수 있고 증명 대상이 되는 사실과 가장 가까운 원본 증거를 재판의 기초로 삼아야 하며 원본 증거의 대체물 사용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이는 법관이 법정에서 직접 원본 증거를 조사하는 방법을 통하여 사건에 대한 신선하고 정확한 심증을 형성할 수 있고 피고인에게 원본 증거에 관한 직접적인 의견진술의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고 공정한 재판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수사기관이 작성한 진술조서는 수사기관이 피조사자에 대하여 상당한 시간에 걸쳐 이루어진 문답 과정을 그대로 옮긴 ‘녹취록’과는 달리 수사기관의 관점에서 조사결과를 요약ㆍ정리하여 기재한 것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진술의 신빙성 유무를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진술 경위는 물론 피조사자의 진술 당시 모습ㆍ표정ㆍ태도, 진술의 뉘앙스, 지적능력ㆍ판단능력 등과 같은 피조사자의 상태 등을 정확히 반영할 수 없는 본질적 한계가 있다. 따라서 피고인이 수사과정에서 공소사실을 부인하였고 그 내용이 기재된 피의자신문조서 등에 관하여 증거동의를 한 경우에는, 형사소송법에 따라 증거능력 자체가 부인되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 내용이나 진술의 맥락ㆍ취지를 고려하지 않은 채 그 중 일부만을 발췌하여 유죄의 증거로 사용하는 것은 함부로 허용할 수 없다. 특히 지적능력ㆍ판단능력 등과 같이 본질적으로 수사기관이 작성한 진술조서에 나타나기 어려운 피고인의 상태에 대해서는 공판중심주의 및 실질적 직접심리주의 원칙에 따라 검사가 제출한 객관적인 증거에 대하여 적법한 증거조사를 거친 후 이를 인정하여야 할 것이지,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취지의 피고인의 진술이 기재된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를 근거로 이를 인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 원심은, ① 피고인의 지하철 내에서의 이동경로 및 신체적 접촉 정도 등에 관한 피해자 및 목격자의 진술 내용을 고려하면, 피고인 측이 제출한 소견서 등만으로는 자폐성 장애에 따른 ‘상동행동’으로서 추행의 고의가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제1심 판결 이유를 인용하면서, ② 피고인이 자폐성 장애 및 2급 지적장애인으로서 언어ㆍ사회성 등의 발달이 지연되어 사회적 관습과 규칙을 이해하고 내면화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2016년 실시된 피고인에 대한 심리평가결과와 수사과정에서의 일부 질문에 대한 답변 내용에 비추어, 피고인의 지적 또는 의지적 상태가 자신이 한 행동의 사회적 의미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수준의 상태에 해당한다고 볼 정도는 아닌 점, ③ 피고인이 피해자의 맞은편에 앉아 있다가 피해자 옆으로 옮겨 앉은 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행위를 한 점에 비추어 자폐성 장애로 인한 상동행동에 기인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추가적인 이유로 하여, 추행의 고의를 부인하는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음 ☞ 대법원은, ① 피고인이 피해자를 따라간 것처럼 계속 자리를 이동하였다는 점에 관해서는 “자폐성 장애로 인한 ’빈자리 채워 앉기에 관한 강박 증상’의 발현에 불과하다.”는 피고인의 주장 및 장애 상태와 이를 뒷받침하는 객관적 발현 증상에 관한 이론적 근거도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해자가 피고인이 상박 중 일부를 고의로 비볐다고 생각한 것은 자폐성 장애로 인하여 피고인도 의식하지 못한 채 별다른 의미 없이 팔을 위 아래로 움직이는 ‘상동행동’의 일환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점, ③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자폐성 장애에 따른 상동행동으로서 추행의 고의가 없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은 물론 형사소송법상 증거재판주의 및 검사의 증명책임에 반한다고 볼 여지가 큰 점, ④ 피해자 진술만으로는 추행의 고의를 부인하는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기에 충분할 정도에 이르렀다고까지 단정할 수 없는 점, ⑤ 피고인이 일관되게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내용의 경찰 작성 피의자신문조서는 증거동의를 하였기에 증거능력 자체는 인정되지만, 원심이 그 중 일부 내용만을 근거로 피고인의 진술태도나 지적상태·인지능력 등과 같은 피고인의 상태를 추단한 후 이를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유죄의 증거로 사용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 추행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함
추행
지적장애인
성추행
2024-01-06
형사일반
서울고등법원 2023노2655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등
[제6-3형사부 2023. 11. 8. 선고] <일반> □ 사안 개요 피고인들이 법원을 기망하여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아 각 인용된 청구금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편취하였다는 공소사실로 기소된 사건 □ 쟁점 법원을 기망하여 금전채권에 대한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은 경우 인용된 청구금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편취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소극) 및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를 적용할 수 있는지(소극) □ 판단 - 금전채권에 대하여 압류 및 추심명령이 있더라도 이는 강제집행절차에서 압류채권자에게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채권을 추심할 권능만을 부여하는 것으로서 강제집행 절차상 환가처분의 실현행위에 지나지 않고, 이로 인해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채권이 압류채권자에게 이전되거나 귀속되는 것은 아님(대법원 88다카3465 판결, 대법원 2000다73490 판결 등). 제3채무자가 압류된 채권의 존부나 범위를 다투는 경우 추심채권자는 제3채무자를 상대로 압류된 채권의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할 수 있고(대법원 99다23888 판결 등), 압류 경합의 경우 추심채권자는 압류나 배당에 참가한 모든 채권자를 위하여 추심을 하여야 하므로, 제3채무자로부터 추심금을 지급받으면 지체없이 공탁 및 사유신고를 함으로써 참가한 모든 채권자들이 배당절차에 의한 채권 만족을 얻도록 할 의무를 부담함(대법원 2007다62963 판결 등) - 위와 같은 추심채권자의 지위와 추심명령의 효과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들은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음으로써 피압류채권을 청구금액 범위 내에서 추심할 수 있는 권능을 부여받았으나,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다는 점만으로 청구금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거나 취득이 예상된다고 평가하기 어려움. 실제 추심액 등에 대한 검사의 증명이 없는 이상 압류 및 추심명령 신청의 인용에 따른 재산적 가치를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함 - 재산상 이익의 가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없는 이상 재산상 이익의 가액을 기준으로 가중하여 처벌하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를 적용할 수 없음(대전고법 2015노152 판결 등) [항소기각(일부무죄)]
사기
법원기망
채권압류
추심명령
2024-01-02
형사일반
대법원 2020도12586 도주미수
[선고기일에 법정구속되어 대기실에 인치된 피고인이 도주한 경우 도주죄 성립 여부] ◇ 법정구속된 피고인이 형법 제145조 제1항 도주죄의 주체인 ‘법률에 의하여 체포 또는 구금된 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법원이 선고기일에 피고인에 대하여 실형을 선고하면서 구속영장을 발부하는 경우 검사가 법정에 재정하여 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을 전달받아 집행을 지휘하고, 그에 따라 피고인이 피고인 대기실로 인치되었다면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인은 형법 제145조 제1항의 ‘법률에 의하여 체포 또는 구금된 자’에 해당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형사소송법은 재판의 집행 일반에 관하여 재판의 성질상 법원 또는 법관이 지휘할 경우를 제외하면 재판을 한 법원에 대응한 검찰청 검사가 지휘한다고 정하면서(제460조 제1항), 구속영장(제81조 제1항 본문, 제209조), 체포영장(제81조 제1항 본문, 제200조의6), 압수·수색·검증영장(제115조 제1항 본문, 제219조)의 집행 등에 관하여도 검사의 지휘에 의하여 집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검사가 법정에서 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을 전달받아 교도관 등으로 하여금 피고인을 인치하도록 하였다면 집행절차가 적법하게 개시되었다고 볼 수 있다. 2) 구속영장의 집행을 통하여 최종적으로 피고인에 대한 신병을 인계받아 구금을 담당하는 교도관이 법정에서 곧바로 피고인에 대한 신병을 확보하였다면 구속의 목적이 적법하게 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3) 구속영장 발부, 구속영장 집행, 구금 등 모든 과정이 공개된 법정 및 법관의 면전 에서 이루어졌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인의 방어권이나 절차적 권리 및 신체의 자유가 침해될 만한 위법이 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 법정구속되어 구속 피고인 대기실에 있던 피고인이 도주하려고 하였으나 법정 내에서 검거된 사안임 ☞ 대법원은, 위와 같이 판시하면서, 법정구속되어 대기실에 인치된 피고인은 형법 제145조 제1항의 ‘법률에 의하여 체포 또는 구금된 자’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와 달리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함
도주미수
피고인
법정구속
2023-12-29
선거·정치
형사일반
서울고등법원 2023노1075 공직선거법위반
[제7형사부 2023. 6. 30. 선고] <선거> □ 사안 개요 - 피고인은 사내 업무용 메신저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판매·배포하는 사람으로, 위 메신저 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제20대 대통령선거 예비후보자 A의 성명, 슬로건, 공약 문구를 메신저 하단 광고 영역에 노출하여 위 메신저 이용자 1760명이 볼 수 있도록 게시함 - 1심은 피고인의 행위가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보아 유죄 판결함 □ 쟁점 - 사내 업무용 메신저의 광고 영역에 선거운동 문구를 게시하는 행위가 선거운동기간이 아닌 때에도 허용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적극) □ 판단 - 피고인의 행위는 공직선거법 제59조 제3호에 따라 선거운동기간이 아닌 때에도 허용되는 행위에 해당하므로 사전선거운동으로 처벌되지 않음 ① 공직선거법 제59조 제3호의 문언은 인터넷에 글이나 동영상 등을 게시하는 방식의 선거운동은 포괄적으로 허용된다는 취지로 이해되고, 메신저 광고 영역이나 광고글 형식은 제외된다는 식으로 한정하여 해석할 근거가 없음. 이는 남용의 우려가 있는 방식을 제한하여 허용하는 문자메시지, 전자우편, 전화나 말을 통한 선거운동에 관한 공직선거법 규정과 대비됨 ② 인터넷을 이용한 선거운동 중에서도 광고나 자동글쓰기 프로그램을 이용한 글쓰기 등 규제의 필요성이 있는 경우가 있지만, 제59조 제3호의 문언을 벗어나 축소해석하여 형사처벌 범위를 확장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고, 이는 추가적인 입법을 통하여 규제할 수 있을 뿐임 ③ 제59조 제3호의 개정 연혁(헌법재판소 2007헌마1001 등 결정 및 그에 따른 2012. 2. 29. 개정)을 살펴보더라도, 위 조항은 인터넷이라는 매체 자체의 특성을 고려하여 인터넷상 선거운동을 포괄적으로 허용하기 위한 것이고, 특정한 방식에 한정하여 허용하려는 취지로 이해할 수 없음 ④ 후보자간 경제력 차이에 따른 기회 불균형 문제나 유권자가 대가를 수수하고 인터넷을 통한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공직선거법상 다른 규정을 통해 충분히 규제할 수 있음(무죄)
사전선거운동
인터넷선거운동
선거광고
2023-10-22
정보통신
형사일반
서울고등법원 2023노244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정보통신망침해등)등
[제11-3형사부 2023. 7. 7. 선고] <일반> □ 사안 개요 - 피고인은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있던 신용카드 사용내역과 셀프카메라 사진을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열람한 행위로 기소됨 □ 쟁점 - ① 피해자가 휴대전화 앱을 통해 신용카드내역을 살펴보고 있을 때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휴대폰을 넘겨받아 피해자의 정신과 진료내역이 포함된 신용카드 사용내역을 열람한 행위 및 ② 피해자가 휴대전화 사진첩을 켜놓고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 피고인이 피해자가 찍은 셀프카메라 사진 1장(이하 ‘이 사건 사진’)을 열람한 행위가 정보통신망에 의하여 처리·보관 또는 전송되는 타인의 비밀을 침해한 것인지(소극) □ 판단 -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9조에서 말하는 “침해”의 사전적 의미는 타인의 의사에 반하여 침범하여 그의 권리 등을 해한다는 뜻임. 피해자는 ‘카드 어디다 썼는지 보자’는 피고인의 요청에 따라 휴대전화를 건네주었는바, 피해자의 내심의 의사가 피고인의 신용카드내역 열람에 동의하지 않은 것이라 하더라도 그 의사가 표시되지 아니한 이상 피고인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피해자의 비밀을 침해하였다거나 피고인에게 침해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움 - 형벌법규를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확장·유추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 반함. 휴대전화는 전기통신사업법 제2조 제2호에서 정한 전기통신을 하기 위한‘전기통신설비’에 해당하지만, 그 외에도 컴퓨터 및 카메라, 캠코더, 녹음기 등 휴대전화 자체에 내재된 복합적인 여러 기능을 동시에 갖고 있음. 피해자는 휴대전화의 카메라 기능을 이용하여 사진을 찍어 사진파일을 휴대전화 저장공간에 저장하였고, 피고인은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저장되어 있던 이 사건 사진을 사진첩을 통하여 열람하였을 뿐인데, 위와 같은 사진의 생성·열람 과정에는 휴대전화의 카메라 및 저장 기능만이 사용되었고, 전기통신과 관련된 어떠한 기능이나 프로그램이 사용되었다고 볼 자료가 없음. 따라서 이 사건 사진이 “정보통신망에 의하여 처리·보관 또는 전송되는”타인의 비밀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움 (일부무죄)
정보통신망침해
휴대전화
사진열람
2023-10-18
서울고등법원 2023노150, 842(병합)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마약)등
[제7형사부 2023. 4. 21. 선고] <일반> □ 사안 개요 - 피고인은 A로부터 마약류를 수수하였다는 혐의로 휴대전화를 압수당한 후 경찰관 甲으로부터 조사를 받았는데, 당시 같은 사무실 내에서 경찰관 乙이 피고인의 휴대전화에서 B, C와 마약류 수수에 관해 주고받은 메시지(이하 ‘이 사건 전자정보’)를 추출하여 甲에게 주었고, 甲은 피고인과 변호인(이하 ‘피고인 등’)에게 이를 제시하면서 자백 진술을 받음 □ 쟁점 - 이 사건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이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아 위법한지(적극) 및 B, C의 법정진술 등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한정 적극) □ 판단 - 전자정보 압수·수색 절차에 당사자의 참여권을 보장하는 취지는 영장 기재 혐의사실과 무관한 정보의 탐색·추출을 막기 위함으로, 참여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었다고 하기 위해서는 당사자가 탐색·추출 과정을 확인하면서 무관한 정보 탐색에 이의하는 등 제지할 기회가 있어야 함 - ① 乙이 피고인 등 관여 없이 혼자서 전자정보를 탐색·추출한 점, ② 甲이나 乙이 피고인 등에게 탐색·추출과정을 보여주거나 이에 참관할 수 있음을 고지하고 원할 경우 참여시키는 등 기회를 제공하였다는 객관적 자료가 없는 점(참여권 보장에 대한 증명책임은 수사기관에 있음), ③ 피고인 등이 이러한 고지를 받지 않은 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점만으로 참여권을 포기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에 비추어, 참여권이 보장되었다고 할 수 없음. 위 전자정보는 위법수집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음 - 위 전자정보를 제시하면서 받은 B, C에 대한 수사기관 진술조서는 2차적 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음 - 다만 수사기관이 범죄혐의 단서를 위법하게 지득하였는 이유로 이후 수집된 증거의 증거능력을 일률적으로 부정하면 범죄에 대한 일체의 수사·기소가 불가능해져 실체적 진실 규명을 통한 정당한 형벌권 행사가 예외없이 불가능해지므로 절차위반 행위 후 계속된 수사과정에서 수집된 증거의 증거능력은, 절차위반 행위와 새로운 증거 수집행위 사이의 인과관계 희석·단절 여부를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함 - B는 마약류 수수사실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반면, C는 전자정보를 제시받지 않고 자신의 기억에 따라 명확하게 수수사실을 진술하였고 피고인의 자백으로 보강증거의 자격만 문제되는 점을 고려하면 C의 법정진술은 인과관계가 희석·단절되어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음 (일부무죄)
마약
전자정보
증거능력
위법수집증거
참여권
2023-10-18
금융·보험
형사일반
서울고등법원 2022노3302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수재등) 등
서울고등법원 2022노3302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수재등) 등 [제6-3형사부 2023. 5. 24. 선고]<부패> □ 사안 개요 - 지역농협의 비상임이사인 피고인이 금융회사등 임직원으로서 그 직무에 관하여 및 그 지위를 이용하여 다른 임직원의 직무에 속하는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금품을 수수하였다는 혐의로 기소된 사건 □ 쟁점 - 벌금형의 노역장 유치기간 산정 및 정상참작감경 관련 직권판단 - 사직서를 제출한 이후에도 사임등기일까지 금융회사등 임직원의 지위가 인정되는지(소극) -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 위반(수재)과 같은 조 제3항 위반(알선수재)에 동시 해당하는 경우 죄수관계 □ 판단 - 벌금 1억 원 이상 5억 원 미만을 선고할 경우 노역장 유치기간을 300일 이상으로 정하여야 함에도(형법 제70조 제2항) 이를 위반하였고, 징역형과 벌금형을 병과하여야 할 경우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징역형만 정상참작감경을 하고 벌금형은 정상참작감경을 하지 않는 것은 위법함(대법원 96도3466 판결, 대법원 2011도3161 판결 등 참조) - 피고인이 사직서를 제출한 이후에도 등기 시까지 금융회사등 임직원 지위가 유지된다는 검사의 주장을 아래와 같이 배척함 ① 민법 규정이 준용되어 이사는 언제든지 사임할 수 있고 사임의 의사표시가 도달하면 효과가 발생하고, 상업 등기는 대항요건에 불과함 ② 정관 규정에 의하면 임원직을 사직하지 않은 사람은 조합선거의 피선거권이 없는데, 피고인은 사직서 제출 후 사임등기가 이루어지기 전에 지역농협의 임원 선거에 출마하였음 ③ 지역농협은 이후 피고인을 제외한 채 대출심사위원회, 이사회를 개최하는 등 정상적으로 운영되었고, 달리 피고인이 사직서 제출에도 불구하고 비상임이사의 지위를 계속 유지하였다고 볼 자료가 없음 - 금융회사등 임직원이 자신의 직무에 관하여 금품을 수수함과 동시에 그 지위를 이용하여 소속 회사 또는 다른 금융회사등 임직원의 직무에 속하는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금품을 수수하였다는 공소사실은 하나의 행위가 수개의 구성요건을 충족하는 경우로서 상상적 경합에 해당함 (일부무죄)
농협
알선
수재
2023-10-07
금융·보험
형사일반
대법원 2021도17151 업무방해 등
[다른 사람에게 접근매체를 양도할 의사로 계좌를 개설하면서 금융기관 업무담당자에게 이에 관한 사항을 허위로 답변한 행위가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로,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접근매체를 대여·보관한 행위 등이 전자금융거래법위반죄로 기소된 사건] ◇ 다른 사람에게 접근매체를 양도할 의사로 금융기관에 계좌개설을 신청하면서 예금거래신청서 등에 금융거래의 목적, 접근매체의 양도의사 유무에 관하여 허위사실을 기재하고, 금융기관의 업무담당자가 이를 사실로 받아들여 계좌를 개설해 준 경우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를 구성하는지 여부(소극) ◇ ◇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3호가 정한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에서 말하는 ‘범죄’의 의미, 이에 대한 인식의 정도 및 이를 판단할 때 고려하여야 할 사항, 위 ‘범죄’에 관한 공소사실의 특정 여부 ◇ 1. 상대방으로부터 신청을 받아 일정한 자격요건 등을 갖춘 경우에 한하여 그에 대한 수용 여부를 결정하는 업무에 관해서는 신청서에 기재된 사유가 사실과 부합하지 않을 수 있음을 전제로 하여 자격요건 등을 심사·판단하는 것이므로, 업무담당자가 사실을 충분히 확인하지 아니한 채 신청인이 제출한 허위 신청사유나 허위 소명자료를 가볍게 믿고 수용하였다면 이는 업무담당자의 불충분한 심사에 기인한 것으로서 신청인의 위계가 업무방해의 위험성을 발생시켰다고 할 수 없어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를 구성하지 않는다(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3도7927 판결, 대법원 2008. 6. 26. 선고 2008도2537 판결 등 참조). 따라서 계좌개설 신청인이 접근매체를 양도할 의사로 금융기관에 계좌를 개설하면서 예금거래신청서 등에 금융거래의 목적이나 접근매체의 양도의사 유무 등에 관한 사실을 허위로 기재하였으나, 계좌개설 심사업무를 담당하는 금융기관의 업무담당자가 단순히 예금거래신청서 등에 기재된 계좌개설 신청인의 허위 답변만을 그대로 믿고 그 내용의 진실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증빙자료의 요구 등 추가적인 확인조치 없이 계좌를 개설해 준 경우 그 계좌개설은 금융기관 업무담당자의 불충분한 심사에 기인한 것이므로, 계좌개설 신청인의 위계가 업무방해의 위험성을 발생시켰다고 할 수 없어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2. 전자금융거래법의 입법 목적과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3호의 신설 취지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 조항이 규정하는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에서 말하는 ‘범죄’는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행위로서 형법 등 형벌법규에 규정된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따라서 접근매체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행위에 이용될 것을 인식하였다면 위 조항의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았다’고 볼 수 있고, 접근매체를 이용하여 저질러지는 범죄의 내용이나 저촉되는 형벌법규, 죄명을 구체적으로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인식은 미필적 인식으로 충분하다.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았는지는 접근매체를 대여하는 등의 행위를 할 당시 피고인이 가지고 있던 주관적 인식을 기준으로 판단하면 되고, 거래 상대방이 접근매체를 범죄에 이용할 의사가 있었는지 또는 피고인이 인식한 것과 같은 범죄를 저질렀는지를 고려할 필요는 없다. 한편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3호에서 정한 ‘범죄’는 피고인이 목적으로 하거나 인식한 내용에 해당하므로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 등을 위하여 공소사실에 특정될 필요가 있다. 위 조항의 신설 취지 등에 비추어 공소사실에 ‘범죄’에 관하여 범죄 유형이나 종류가 개괄적으로라도 특정되어야 하나, 실행하려는 범죄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았다고 하여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않았다고 볼 것은 아니다. ☞ 원심은, ① 피고인이 피해 금융기관들의 담당직원에게 금융거래의 목적이나 접근매체의 양도의사 등에 관하여 서면으로 허위의 답변을 기재하고 관련 서류를 제출하여 이를 믿은 담당직원들이 회사 명의로 계좌를 개설해 주었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로 인하여 피해 금융기관들의 계좌 개설업무가 방해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아, 무죄로 판단하고, ②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3호에서 규정한 ‘범죄에 이용’은 범죄의 실행을 전제로 하므로 위 조항 위반죄의 객관적 구성요건으로 ‘실행완료 또는 실행 중이거나 실행이 예상되는 범죄의 실체가 있을 것’을 필요로 하고, 위 조항 위반죄의 공소사실에는 이용될 범죄에 관한 내용이 다른 범죄와 구별될 정도로 구체적으로 특정되어야 하는데, 이 부분 공소사실에는 피고인이 인식한 이용될 범죄에 관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았고, 피고인이 보관한 체크카드는 경찰의 수사협조자가 대포통장 등 접근매체 수거조직을 검거하기 위하여 미리 준비한 것이어서 실제 범죄에 직접 사용되거나 범죄의 수행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없음이 분명하여 피고사건이 범죄로 되지 않거나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하였음. ☞ 대법원은, ① 피고인이 계좌를 개설하면서 작성한 예금거래신청서나 금융거래목적 확인서는 내용의 진실성이 담보되는 서류라고 볼 수 없고, 제출된 관련 서류들도 법인 명의 계좌개설시 기본적으로 구비하여야 할 서류들로 보일 뿐, 계좌 명의자인 각 회사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거나 정상적으로 운영될 것이라는 등의 진실한 금융거래 목적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아닌 점, 이 사건에서 계좌개설 심사업무를 담당하는 금융기관의 업무담당자가 예금거래신청서 등에 기재된 금융거래 목적의 진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추가로 그에 관한 객관적 자료의 제출을 요구하는 등 적절한 심사절차를 진행하였음에도 피고인이 그에 관하여 허위 서류를 작성하거나 문서를 위조하여 제출함으로써 업무담당자가 허위임을 발견하지 못하여 계좌를 개설하기에 이르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은 찾아보기 어려운 점 등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결국 이 사건 각 계좌가 개설된 것은 피해 금융기관 업무담당자의 불충분한 심사에 기인한 것으로 볼 여지가 많아 계좌개설 신청인인 피고인의 위계가 업무방해의 위험성을 발생시켰다고 할 수 없으므로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원심이 그 이유 설시에 일부 부적절한 부분이 있기는 하나 피고인의 행위가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본 결론은 정당하다고 수긍하여 이 부분 상고를 기각하는 한편, ② 피고인이 현금카드 등을 성명불상자들에게 대여한 경위, 광고내용, 진술내용과 전과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접근매체가 보이스피싱 사기 범행 등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도 이를 대여·보관하였다고 볼 여지가 많고, 피고인이 보관한 접근매체가 경찰의 수사협조자가 이른바 대포통장 등 접근매체 수거조직을 검거하기 위하여 준비한 것이어서 피고인의 인식과 달리 실제 보이스피싱 사기 범행에 이용될 가능성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은 전자금융거래법위반죄의 성립 여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점, 한편 이 부분 공소사실에는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라고만 기재되어 있고 범죄의 유형이나 종류가 개괄적으로라도 특정되어 있지는 않으나, 공판절차의 진행상황 등에 비추어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으므로 검사가 이 부분 공소사실에서 범죄의 유형이나 종류를 개괄적으로 특정하지 않았다고 하여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원심판결 중 이와 달리 판단한 이 부분을 파기·환송함.
전자금융거래법위반죄
계좌개설
업무방해죄
2023-09-02
헌법사건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 2023. 8. 31. 2020헌바252 전원재판부 선고 - 위헌
군사법원법 제227조의12 제2항 위헌소원
【판시사항】 1. 비용보상청구권의 제척기간을 ‘무죄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6개월’로 정하는 구 군사법원법(2009. 12. 29. 법률 제9841호로 개정되고, 2020. 6. 9. 법률 제173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27조의12 제2항(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적극) 2. 법정의견 중 재판관 4인의 과잉금지원칙 위반에 따른 위헌의견과 재판관 4인의 평등원칙 위반에 따른 위헌의견으로 나뉘었으나, 위헌결정의 주문에 관한 심판정족수를 충족하여 위헌결정을 선고한 사례 【결정요지】 [재판관 유남석, 재판관 김기영, 재판관 문형배, 재판관 이미선의 위헌의견] 심판대상조항은 군사법원에서 무죄판결이 확정된 경우 피고인이 비용보상청구권을 ‘무죄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6개월 이내’에 재판상 청구해야 한다고 정하면서, 비용보상청구권자의 재판청구권과 재산권을 제한하고 있다. 권리관계를 조속히 확정하기 위하여 제척기간을 단기로 규정하는 것은 권리의 행사가 용이하고 일상적으로 빈번히 발생하는 것이거나 법률관계를 보다 신속히 확정하여 분쟁을 방지할 필요가 있는 경우인데, 군사법원법상 비용보상청구권은 이러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비용보상제도의 취지가 국가의 형사사법작용에 내재한 위험성 때문에 불가피하게 비용을 지출한 피고인의 방어권 및 재산권을 보장하려는 데에 있는 점을 고려하면, 비용보상청구권은 일반적인 사법상의 권리보다 더 확실하게 보호되어야 한다. 따라서 그 제척기간을 6개월이라는 단기로 규정해야 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 군사법원법에서는 피고인이 재정하지 아니한 가운데 재판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를 상정하고 있고, 재심의 경우 피고인이 아닌 자가 재심청구를 할 수 있어서, 피고인이 재판의 진행이나 무죄판결의 선고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은 기산점에 관한 예외를 인정하지 아니한 채 ‘무죄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6개월’이라는 극히 단기의 제척기간을 규정하여 피고인의 비용보상청구를 현저히 곤란하게 한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의 제척기간을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장기로 규정하여도 국가재정의 합리적 운영을 저해하거나 그러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비용보상청구권자의 재판청구권과 재산권을 침해한다. [재판관 이은애, 재판관 이종석, 재판관 이영진, 재판관 정정미의 위헌의견] 헌법재판소는 2015. 4. 30. 2014헌바408등 결정에서 심판대상조항과 동일한 내용인 구 형사소송법(2007. 6. 1. 법률 제8496호로 개정되고, 2014. 12. 30. 법률 제1289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4조의3 제2항에 관하여, 비용보상청구권은 법률로 형성된 권리로서 그 행사기간을 정하는 것은 입법재량의 영역에 속하는데, 비용보상청구권의 특성 및 절차 등을 고려하면, 무죄판결 확정일로부터 6개월이라는 기간이 지나치게 짧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여 비용보상청구권자의 재판청구권이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심판대상조항은 선례 결정의 조항과 동일한 내용으로 피고인이 군사법원법의 적용을 받는 자라는 차이가 있을 뿐이므로, 이 사건에서 선례와 달리 판단할만한 사정변경이나 이유를 찾기 어렵다. 한편, 형사소송법 제194조의3 제2항은 2014. 12. 30. 법률 제12899호로 개정되면서 비용보상청구권의 제척기간을 ‘무죄판결이 확정된 사실을 안 날부터 3년, 무죄판결이 확정된 때부터 5년’으로 개정된 반면, 심판대상조항은 ‘무죄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6개월’로 규정하다가, 청구인이 이 사건 심판청구를 한 후 2020. 6. 9. 법률 제17367호로 개정되면서 형사소송법과 같이 개정되었다. 무죄를 선고받은 비용보상청구권자가 형사소송법이 적용되는 피고인인지와 군사법원법이 적용되는 피고인인지는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 군사법원법이 적용되는 비용보상청구권자의 경우 비용보상에 관한 국가의 채무관계를 일찍 확정하여 국가재정을 합리적으로 운영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요청된다고 보기 어렵고, 군사재판의 특수성이 적용될 영역도 아니므로, 심판대상조항의 제척기간이 형사소송법상 비용보상청구권의 제척기간보다 짧은 것에는 객관적으로 납득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를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군사법원법의 적용을 받는 비용보상청구권자를 형사소송법의 적용을 받는 비용보상청구권자에 비하여 자의적으로 다르게 취급하고 있으므로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재판관 김형두의 헌법불합치의견 요지] 심판대상조항이 평등원칙에 위반되어 헌법에 반한다는 결론에 있어서는 재판관 이은애, 재판관 이종석, 재판관 이영진, 재판관 정정미와 의견과 같다. 그러나 주문에 관한 법정의견과 같이 단순위헌결정을 선고하면 심판대상조항의 효력이 바로 상실되면서 군사법원법 제227조의14에 따라 형사보상법 제8조가 준용되어 ‘무죄판결이 확정된 사실을 안 날부터 3년, 무죄판결이 확정된 때부터 5년 이내’의 제척기간이 적용된다. 그런데 구법인 심판대상조항은 2020. 6. 9. 이미 합헌적으로 개정되어 2020. 12. 10.부터 시행되었기 때문에 개정법 시행 전에 무죄판결이 확정되어 심판대상조항이 적용되었던 자 중 이 사건 결정일인 2023. 8. 31. 이후 무죄판결이 확정된 사실을 안 날부터 3년 이내인 자(또는 무죄판결이 확정된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면 무죄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5년 이내인 자)에 대하여만 위헌결정에 따른 구제가 가능하게 되어, 그 구제범위가 상당히 제한된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는 헌법불합치결정을 하여 입법자로 하여금 평등원칙 위반이 문제되는 기간 동안의 위헌성을 제거하여 개선입법을 하도록 하고, 권리구제 범위를 확대하여야 한다.
피고인
비용보상청구
군사법원법제227조의12
2023-09-02
금융·보험
형사일반
서울고등법원 2022노3003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제7형사부, 2023. 6. 30. 선고] <일반> □ 사안 개요 - 전문투자기관인 피해회사는 천연화장품 생산·수출업을 하는 A회사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3개월 동안 A회사의 재무상태, 영업현황 등에 대하여 자체 실사를 거친 다음 A회사의 성장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30억 원을 투자하여 배타적 우선협상기간을 연장하고 이후 외부 회계법인 실사를 거쳐 160억 원을 투자하기로 함 - A회사를 운영하는 피고인은 미국 내 매출 부진과 부채로 투자를 받더라도 매출을 확대할 의사·능력이 없음에도 A회사의 재무상태, 경영전망에 관해 피해회사를 기망하여 30억 원을 투자받았다는 혐의로 기소됨 □ 쟁점 - 전문투자자의 투자행위와 관련하여 사기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고려할 사정 □ 판단 - 사기죄에서 피해자의 재산적 처분행위나 이를 유발한 피고인의 행위가 피고인이 도모하는 사업의 성패와 밀접한 관련 아래 이루어진 경우에는, 단순히 피고인의 재력, 신용상태 등을 토대로 기망행위나 인과관계 존부를 판단할 수 없고, 피해자와 피고인의 관계, 당해 사업에 대한 피해자의 인식 및 관여 정도, 피해자가 당해 사업과 관련하여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게 된 구체적 경위, 당해 사업의 성공가능성, 피해자의 경험과 직업 등의 사정을 모두 종합하여 일반적·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함 - 일반 사인이 아니라 투자대상 회사에 대한 실사를 거쳐 투자를 하는 전문투자기관의 경우에는, 투자대상 회사의 말만 믿고 투자하였더라도 기망행위와 투자 사이에 인과관계를 쉽게 인정할 수 없음. 기업이 스스로의 자산가치나 수익성에 관하여 투자자에게 다소 과장하여 고지하는 것은 흔히 있는 일로서, 그 과장이 일반 상거래 관행과 신의칙에 비추어 시인될 수 있는 정도를 넘지 않는 때에는 사기죄에서의 기망성이 결여됨 - 이 사건에서 피해회사의 전문투자자로서의 지식과 경험, 투자에 이른 동기와 경위, 투자에 앞서 진행된 수개월간의 실사 경과, 이후 외부회계실사를 거쳐 더 큰 규모의 투자가 예상되어 있었던 점, 단기간에 투자금 상환이 예정되어 있지 않았던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A회사의 재무상태나 경영전망에 관하여 다소 과장하거나 낙관적으로 말하였다는 사정을 가지고서 사기죄를 인정할 수 없고, 실사 과정에서 고의적으로 분식회계 혹은 허위 작성 자료를 제공하고 투자판단에 있어 중요한 사실을 숨기는 등 일반 상거래의 관행과 신의칙에 비추어 시인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야 기망행위로 평가될 수 있음 [원심파기(일부 무죄)]
투자
사기
기망
2023-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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