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대상조항은 알몸을‘지나치게 내놓는’것이 무엇인지 그 판단 기준을 제시하지 않아 무엇이 지나친 알몸노출행위인지 판단하기 쉽지 않고, ‘가려야 할
곳’의 의미도 알기 어렵다. 심판대상조항 중‘부끄러운 느낌이나 불쾌감’은 사람마다 달리 평가될 수밖에 없고, 노출되었을 때 부끄러운 느낌이나 불쾌감을 주는 신체부위도 사람마다 달라‘부끄러운 느낌이나 불쾌감’을 통하여 ‘지나치게’와‘가려야 할 곳’의미를 확정하기도 곤란하다.
심판대상조항은‘선량한 성도덕과 성풍속’을 보호하기 위한 규정인데, 이러한 성도덕과 성풍속이 무엇인지 대단히 불분명하므로, 심판대상조항의 의미를 그 입법목적을 고려하여 밝히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과거 금기시 되던 신체노출이 현재에는 유행의 일부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약간의 부끄러움이나 불쾌감을 줄 수 있는 노출행위도 개인적 취향이나 개성의 문제, 또는 사상이나 의견 표명의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대법원은‘신체노출행위가 단순히 다른 사람에게 부끄러운 느낌이나 불쾌감을 주는 정도에 불과한 경우 심판대상조항에 해당한다.’라고 판시하나, 이를 통해서도‘가려야 할 곳’,‘ 지나치게’의 의미를 구체화 할 수 없다. 최근 하급심 법원에서는 신체의 주요 부위에 대한 노출이 아님에도 이를 심판대상조항에 해당하는 행위로 판단
하기도 하여, 실질적으로 타인의 법익에 손상을 가하지 않는 행위까지도 모두 처벌하게 될 우려도 있다.
심판대상조항의 불명확성을 해소하기 위해 노출이 허용되지 않는 신체부위를 예시적으로 열거하거나 구체적으로 특정하여 분명하게 규정하는 것이 입법
기술상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지도 않다. 예컨대 이른바 ‘바바리맨’의 성기노출행위를 규제할 필요가 있다면 노출이 금지되는 신체부위를‘성기’로 명확히 특정하면 될 것이다. 이상과 같이, 심판대상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
[재판관 2인 반대의견의 요지]
심판대상조항의‘지나치게 내놓는’은‘사회통념상 보통사람이 용인할 수 없는 수준으로 성도덕이나 성풍속을 해하는 신체 노출행위’로 해석할 수 있다. 여러 사람이 모일 수 있는 공원에서 성기를 노출하는 행위, 외투로 몸을 감싸고 기다리다가 사람들이 지나갈 때 외투를 벗고 알몸을 드러내는 행위 등이 여기에 해당할 것이고, 모유수유를 위한 유방 노출과 같이 용인 가능한 잠깐 동안의 부득이한 노출은 이에 해당하지 않을 것이다.
‘가려야 할 곳’은 심판대상조항의 입법취지 및 개정연혁에, 심판대상조항 내용상 이를 옷으로 가리는 부분으로 볼 수 있고, 심판대상조항 구조에 비추어 이를 드러낼 경우‘알몸’에 준해 건전한 성도덕이나 성풍속을 어지럽힐 가능성이 있는 부위로 보아야 하는 점 등을 종합하여, 이를‘사회통념상 보통사람이 옷으로 가리는 부위로서, 남녀의 성기, 엉덩이, 여성의 유방과 같은 부분’으로 구체화 할 수 있다. 지나친 신체노출행위로‘부끄러운 느낌
이나 불쾌감’을 주는 행위인지 여부는 보통사람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므로 사람마다 달리 평가될 수 없다. 남녀의 성기노출 행위와 같이 용인할 수 없는 수준의 신체노출행위는 다른 사람에게 부끄러운 느낌이나 불쾌감을 주는 행위가 될 가능성이 크고, 부끄러운 느낌이나 불쾌감을 주는 행위가 무엇인지도 구체적이고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으므로, 성도덕이나 성풍속상 용인할 수 없는 정도로 부끄러운 느낌이 나 불쾌감을 유발하는 신체노출행위가 무엇인지도 충분히 알 수 있다.‘ 성기’와같이노출이금지 되는 신체부위를 특정하여 열거 하는 것은‘건전한 성도덕 내지 성풍속’보호라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에 적절하지 않고, 지나친 노출행위는 행위태양이 다양하고 이에 해당하는지도 사회와 문화에 따라 변동하는 것이므로, 구체적 타당성이나 시의성을 반영
한 법집행을 위해 다소 개방적 입법형식을 취할 필요성도 있다. 이상과 같이, 심판대상조항의 문언, 입법목적, 입법연혁 등을 종합해 볼 때 심판대상조항이 금지하는 지나친 노출행위를‘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쉽게 볼 수 있는 장소에서 알몸 또는 남녀의 성기, 엉덩이, 여성의 유방 등과 같이 그 시대의 사회통념상 성도덕 또는 성풍속을 해할 수 있는 신체부위를 보통사람이 용인할 수 없는 수준으로 드러내어 다른 사람에게 부끄러운 느낌이나 불쾌감을 불러일으키는 행위’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