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는 2011년 12월 29일 재판관 6:1의 의견으로 청소년보호법(2004. 1. 29. 법률 제7161호로 개정된 것) 제54조 중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기타 종업원이 그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51조 제6호의 죄를 범한 때에는 그 개인에 대하여도 해당 조의 벌금형을 과한다.”는 부분은 책임주의원칙에 반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한편, 이 사건 심판대상 조항은‘영업주의 종업원 등에 대한 선임?감독상의 과실’이 있는 경우에만 처벌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고, 이러한 해석을 전제로 할 때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재판관 1인(재판관 이동흡)의 반대의견이 있다.
□ 사건의 개요 및 심판의 대상
― 사건의 개요
당해사건의 피고인인 제청신청인은 인쇄소를 운영하는 사람인바, “피고인의 종업원인 성명불상자가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2010. 3. 중순경 OOO이 인쇄소 홈페이지를 통하여 청소년에게 유해한 문구가 들어있는 전단지의 인쇄를 의뢰하였음에도 이를 거부하지 아니하고 50,000원의 대금을 받고 전단지 16,000부를 인쇄해 주어 OOO의 청소년유해매체물 배포행위를 용이하게 하여 이를 방조하였다.”는 이유로 기소되어 현재 제1심 소송 계속 중이다. 제청신청인은 위 재판 계속 중 청소년보호법 제54조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고, 제청법원은 2011. 10. 27. 이를 받아들여 청소년보호법 제54조 중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기타 종업원이 그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51조 제6호의 죄를 범한 때에는 그 개인에 대하여도 해당 조의 벌금형을 과한다.”는 부분이 위헌이라고 인정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며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
―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청소년보호법(2004. 1. 29. 법률 제7161호로 개정된 것) 제54조 중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기타 종업원이 그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51조 제6호의 죄를 범한 때에는 그 개인에 대하여도 해당 조의 벌금형을 과한다.”는 부분(아래 밑줄 그은 부분, 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청소년보호법(2004. 1. 29. 법률 제7161호로 개정된 것)
제54조(양벌규정) 법인ㆍ단체의 대표자, 법인ㆍ단체 또는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기타 종업원이 그 법인ㆍ단체 또는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49조의2 내지 제49조의4 및 제50조 내지 제53조의 죄를 범한 때에는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ㆍ단체 또는 개인에 대하여도 각 해당 조의 벌금형을 과한다.
□ 결정이유의 요지
○ 이 사건 법률조항은 개인 영업주의 대리인, 사용인, 기타 종업원(이하 ‘종업원 등’이라 한다)의 범죄행위에 관하여 비난할 근거가 되는 영업주의 의사결정 및 행위구조, 즉 종업원 등이 저지른 행위의 결과에 대한 영업주의 독자적인 책임에 관하여 전혀 규정하지 않은 채, 단순히 영업주가 고용한 종업원 등이 업무에 관하여 범죄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영업주에 대하여 형사처벌을 과하고 있는바, 이는 다른 사람의 범죄에 대하여 그 책임 유무를 묻지 않고 형벌을 부과하는 것으로서, 헌법상 법치국가의 원리 및 죄형법정주의로부터 도출되는 책임주의원칙에 위배된다.
□ 재판관 이동흡의 반대의견
○ 이 사건 법률조항의 문언에 의하더라도 종업원 등의 범죄행위로 인하여 처벌되는 영업주의 범위는 종업원 등의 범죄행위에 대하여 아무런 관련 없는 영업주까지 포함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업무’에 관하여 종업원 등의 ‘위반행위’가 있는 경우에 한정되는 것으로, ‘영업주의 종업원 등에 대한 선임?감독상의 과실’이란 것이 영업주의 ‘업무’와 종업원 등 ‘위반행위’를 연결해 주는 주관적 구성요건 요소로서 추단될 수 있는 것이고, 문언상 ‘영업주의 종업원 등에 대한 선임?감독상의 과실’이 명시되어 있지 않더라도 그와 같은 과실이 있는 경우에만 처벌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합헌적 법률해석의 원칙에 부합하며, 이러한 해석을 전제로 할 때 이 사건 법률조항은 형벌에 관한 책임주의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 결정의 의의
○ 이 사건 결정은 헌법재판소가 과거 양벌규정에 대하여 책임주의원칙에 반한다는 이유로 위헌선언을 한 것과 동일한 맥락에서 형벌규정이 책임과 형벌의 비례를 요구하는 책임주의원칙에 위배되어서는 아니 된다는 헌법재판소의 입장을 다시 한 번 확고히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