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헌법재판소는 2005헌바33 사건에서 구 공무원연금법 제64조 제1항 제1호가 공무원의 ‘신분이나 직무상 의무’와 관련이 없는 범죄의 경우에 퇴직급여의 감액사유로 삼는 것이 퇴직공무원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보아 헌법불합치결정을 내린 바 있고, 이 사건 감액조항은 그에 따른 개선입법이다.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이 없는 범죄라 할지라도 고의범의 경우에는 공무원의 법령준수의무, 청렴의무, 품위유지의무 등을 위반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이를 퇴직급여의 감액사유에서 제외하지 아니하더라도 위 헌법불합치결정의 취지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감액조항은 위 헌법불합치결정의 기속력에 저촉된다고 할 수 없다.
2. 이 사건 감액조항은 공무원범죄를 예방하고 공무원이 재직 중 성실히 근무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서 이러한 입법목적은 정당하고, 이 사건 감액조항은 입법목적 달성을 위한 상당한 수단이다. 또한 이 사건 감액조항은 퇴직급여 등의 감액사유에서 ‘직무와 관련 없는 과실로 인하여 범죄를 저지른 경우’ 및 ‘소속 상관의 정당한 직무상의 명령에 따르다가 과실로 인하여 범죄를 저지른 경우’를 제외하고, 이러한 범죄행위로 인하여 그 결과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경우’로 한정하는 등 입법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필요한 범위 내에서 감액사유에 해당하는 범죄를 가능한 유형화하여 규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감액의 범위도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부담 부분을 넘지 않도록 한 점 등을 고려하면 침해의 최소성도 충족하였다.
청구인들은 퇴직급여의 일부가 감액되는 사익의 침해를 받지만, 이는 결국 공무원 자신이 저지른 범죄에서 비롯된 것인 점, 공무원 개개인이나 공직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유지하고자 하는 공익이 결코 적지 않은 점, 특히 이 사건 감액조항은 구법조항보다 감액사유를 더욱 한정하여 침해되는 사익을 최소화하고자 하였다는 점에서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된다.
따라서 이 사건 감액조항은 청구인들의 재산권과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3. 공무원연금제도가 국민연금이나 법정퇴직금과 기본적인 차이가 있는 점, 공무원은 일정한 법령준수 및 충실의무 등을 지고 있는 점, 심판대상조항은 구법조항과 달리 공무원 신분이나 직무와 관련 없는 과실범의 경우에는 감액 사유에서 제외하고, 감액의 수준도 국가부담분만큼의 급여에 불과하며, 공무원범죄를 사전에 예방하고 공직사회의 질서를 유지하는 데 그 목적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감액조항이 공무원을 국민연금법상 사업장가입자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비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적 취급을 하고 있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감액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4. (1) 이 사건에서 청구인들은 2009. 1. 1.부터 2009. 12. 31.까지 공무원 퇴직연금을 아무런 제한 없이 지급받고 있다가, 이 사건 부칙조항으로 인하여 2009년도에 지급받은 퇴직급여액의 2분의 1에 대한 환수처분을 받게 되었는바, 이 사건 부칙조항은 이미 이행기가 도래하여 청구인들이 퇴직연금을 모두 수령한 부분에 까지 사후적으로 소급하여 적용되는 것으로서 헌법 제13조 제2항에 의하여 원칙적으로 금지되는 이미 완성된 사실·법률관계를 규율하는 소급입법에 해당한다.
(2) 헌법재판소의 위 헌법불합치결정에 따라 개선입법이 이루어질 것이 미리 예정되어 있기는 하였으나 그 결정이 내려진 2007. 3. 29.부터 잠정적용시한인 2008. 12. 31.까지 사이에 상당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는데도 국회에서 개선입법이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 그에 따라 청구인들이 2009. 1. 1.부터 2009. 12. 31.까지 퇴직연금을 전부 지급받았는데 이는 전적으로 또는 상당부분 국회가 개선입법을 하지 않은 것에 기인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퇴직연금 등을 다시 환수하는 것은 국가기관의 잘못으로 인한 법집행의 책임을 퇴직공무원들에게 전가시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퇴직급여 등을 소급적으로 환수당하지 않을 것에 대한 청구인들의 신뢰이익이 적다고 할 수도 없다. 한편 이 사건 부칙조항으로 달성하려는 공무원범죄의 예방, 공무원의 성실 근무 유도, 공무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 제고, 제재의 실효성 확보 등은 범죄를 저지른 공무원을 당연퇴직시키거나, 장래 지급될 퇴직연금을 감액하는 방법으로 충분히 달성할 수 있고, 이 사건 부칙조항으로 보전되는 공무원연금의 재정규모도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한편, 오히려 헌법불합치결정에 대한 입법자의 입법개선의무의 준수, 신속한 입법절차를 통한 법률관계의 안정 등은 중요한 공익상의 사유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이 점에 대한 신뢰는 사법기관과 입법기관 전체에 대한 객관적인 신뢰라는 면에서, 신뢰보호의 요청이 공익상의 사유에 우선한다고 볼 수 있다.
(3) 따라서 이 사건 부칙조항은 헌법 제13조 제2항에서 금지하는 소급입법에 해당하며 예외적으로 소급입법이 허용되는 경우에도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소급입법금지원칙에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침해한다.
재판관 이정미, 재판관 이진성의 일부 반대의견 요지
공무원이 범죄행위를 저지른 경우 형사처벌이나 일정한 경우에는 공무원의 지위를 박탈하는 것으로써 그 공익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가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고 이상의 죄를 지었다고 하여 위와 같은 제재에 덧붙여 퇴직급여 등까지도 필요적으로 감액해야 한다면 거기에는 다른 수단으로는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직무와 관련 없는 범죄의 경우는 그로 인하여 실추되는 공직에 대한 국민의 신뢰의 손상이 직무관련 범죄에 비하여 없거나 그 정도가 약하다고 보아야 하므로 고의범이라 하더라도 죄질의 경중, 반국가적 범죄 여부, 파렴치 범죄 여부 등을 고려하여 입법목적 달성에 필요한 범위에 한하여 퇴직급여 등의 감액사유로 삼는 것이 타당할 것인데 이 사건 감액조항은 직무와 관련 없는 고의범의 경우에 이를 고려하지 아니하고 일률적으로 퇴직급여 등의 감액사유로 삼고 있으므로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하여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침해한다. 또한 이 사건 감액조항은 공무원들을 일반국민이나 근로자와 비교하여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하고 있어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따라서 이 사건 감액조항은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재판관 서기석, 재판관 조용호의 일부 반대의견 요지
구법조항에 대한 헌법불합치결정 및 그에 따른 개선입법 과정을 볼 때, 이 사건 부칙조항은 이미 법적 평가가 내려진 사태에 대하여 새로운 법적 평가를 행하여 개인의 신뢰와 법적 안정성을 침해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고, 위 헌법불합치결정에서 정한 잠정적용 시한이 도과하여 위 법률조항 중 합헌적 부분까지 효력을 상실함으로 인하여 발생한 입법의 공백을 보충한 데에 불과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더욱이 퇴직 공무원들로서는 공무원연금공단으로부터 퇴직연금 등을 전액 지급받으면서 향후 법률 개정에 따라 퇴직연금 등의 일부가 환수될 수 있음을 통지받았으므로, 장차 위 법률조항이 개정되게 되면 그에 따라 퇴직연금 등이 소급적으로 감액·환수될 수 있음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할 것이고, 위와 같은 입법의 공백상태는 그 법적상태가 불확실하고 혼란스러워 보호할 만한 신뢰이익이 적은 경우에 해당한다. 뿐만 아니라, 국회에서 입법이 지연되었다는 우연한 사정만으로 퇴직연금 등을 전액 지급하는 것은 공무원에 대한 일반 국민의 신뢰 제고, 제재방안의 실효성 확보, 사회 정의와 형평 실현 등의 공익에 반하므로, 이를 제한하는 이 사건 부칙조항은 이러한 중대한 공익에 이바지한다 할 것이다. 또한 공무원연금은 만성적인 적자로 국고에 부담이 되고 있으므로, 공무원연금재정의 보전이라는 공익 또한 중대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부칙조항은 신뢰보호의 요청에 우선하는 심히 중대한 공익상의 사유가 소급입법을 정당화하는 경우에도 해당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부칙조항은 예외적으로 소급입법이 허용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