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 제682조는 “손해가 제3자의 행위로 인하여 생긴 경우에 보험금액을 지급한 보험자는 그 지급한 금액의 한도에서 그 제3자에 대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의 권리를 취득한다. 그러나 보험자가 보상할 보험금액의 일부를 지급한 때에는 피보험자의 권리를 해하지 아니하는 범위내에서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손해보험에서의 보험자대위권은 피보험자의 이중이득을 방지하기 위하여 정책적으로 인정되는 것인 점 등을 고려할 때, 이른바 ‘일부보험’의 경우 보험자가 대위할 수 있는 피보험자의 제3자에 대한 권리의 범위는 그 보험약관 등에 이에 관한 명시적인 규정이 있다면 이에 따라야 할 것이나, 그렇지 않다면 약관의 해석에 관한 일반원칙에 따라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하여, 피보험자가 실제로 입은 손해 이상의 이득을 취하는 것이 아닌 이상, 피보험자의 권리를 해하지 아니하는 범위내로 제한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손해보험계약의 약관에서 “보험자가 보험금을 지급한 때에는 그 지급한 보험금의 한도 내에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제3자에 대하여 가지는 손해배상 청구권을 취득하되, 보험자가 보상한 금액이 피보험자가 입은 손해의 일부인 경우에는 피보험자의 권리를 침해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보험자가 그 권리를 취득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면 보험자대위에 의하여 보험자가 행사할 수 있는 권리의 범위는 그 약관 규정에 따라 제한된다. 따라서 보험사고가 피보험자와 제3자의 과실이 경합되어 발생한 경우 피보험자가 제3자에 대하여 그 과실분에 상응하여 청구할 수 있는 손해배상청구권 중 피보험자의 전체손해액에서 보험자로부터 지급받은 보험금을 공제한 금액만큼은 여전히 피보험자의 권리로 남는 것이고, 그것을 초과하는 부분의 청구권만이 보험자가 보험자대위에 의하여 제3자에게 직접 청구할 수 있게 된다고 할 것이다.
☞ 甲의 과실과 乙의 과실이 경합하여 발생한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甲 및 제3자들이 피해를 입었는데, 甲과 사이에 피해품 중 일부에 대하여 화재보험계약을 체결한 원고가 그 보험계약에 따른 보험금 전액을 甲에게 지급하였고, 한편 乙과 책임보험계약을 체결한 피고가 제3자들에 대하여 보험금을 지급하여 甲과 乙이 공동면책된 사안에서, 화재보험계약에서 시설과 집기비품을 구분하여 따로 그 보험가액이 산정되기는 하였지만 그 보험사고의 내용이 동일하며 하나의 보험증권이 발급된 점, 보험자 대위와 관련하여 약관에서는 위와 같은 규정을 두었을 뿐 시설과 집기비품 부분을 별개의 보험계약으로 취급할 것인지에 대하여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보험계약은 시설과 집기비품 모두를 대상으로 한 하나의 보험계약으로 체결되었다고 보아야 하고, 원고가 대위할 수 있는 범위는, 乙(또는 피고)의 책임부분에서 甲의 잔존손해액(실제 발생한 손해에서 원고로부터 수령한 보험금을 제한 나머지 금액)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으로 제한되어야 한다는 이유로, 이와 달리 화재보험계약 중 시설에 대한 부분과 집기비품에 대한 부분을 별개의 보험으로 보아 원고가 보험자대위를 할 수 있는 범위를 시설에 관하여 지급된 보험금 중 乙의 과실비율에 해당하는 부분 전액으로 본 원심을 파기한 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