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을 이유로 무단결근했다가 해고된 전 대기업 직원이 부당하다고 해고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했으나, 무단결근 동안 우울 장애 정도가 정상적인 근로 제공을 하지 못할 정도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 등으로 원고 패소 판결한 사례
가. 이 사건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을 위반한 것인지 여부
1. 구체적 판단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여보면, 이 사건 해고 당시 원고가 업무상 질병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할 필요가 있는 상태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원고는 신병휴직을 한 6개월 동안 김의사 정신건강의학과의원과 양산◎◎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는데, 의사 김의사의 2016년 5월 진단서에는 ‘불안 호소, 흉부압박감, 우울감, 자신감 결여 등의 증상으로 2016년 2월부터 본원에서 통원치료를 받은바 증상이 호전되어 직장생활에 지장이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기재되어 있다. 원고가 복직할 무렵에는 직장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증상이 호전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나) 원고는 2016년 8월 복직한 이후 2017년 3월까지 위와 같은 증상으로 별다른 진료를 받은 사실이 없고(피고 회사로부터 인사위원회 출석통지서를 받은 이후인 2017년 3월 김의사 정신건강의학과의원에서 진료를 받음), 피고에 업무 전환 요청을 한 사실도 없다. 원고는 2017년 1월경부터 무단결근을 하였는데,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에게 주어진 업무로 인하여 우울증 등이 발병되어 무단결근에 이르렀다고 보기 부족하고, 당시 원고의 업무가 원고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였다는 사정을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는 이상, 우울증 등이 원고의 업무에 기인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다) 의사 김의사의 2017년 3월자 진단서에는 ‘병명이 불안 및 우울장애이고, 불안 호소, 흉부압박감, 우울감, 자신감 결여 등의 증상으로 인해 향후 최고 3개월간 통원치료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됨(추후 재진요)‘이라고 기재되어 있고, 2017년 5월 ◐◐병원 소속 의사 최의사의 진단서에는 ‘병명이 적응장애, 상세불명의 비기질성수면장애, 상세불명의 우울병 에피소드(의증)이고, 직장에서의 스트레스, 우울, 불안, 의욕저하, 무기력함 등의 문제로 본원 외래방문 하였으며, 정신과적 면담 및 심리검사를 시행하였고, 약물치료 및 상담 중임’이라고 기재되어 있을 뿐, 원고에게 입원치료가 필요하다거나 일정 기간 휴직을 권고하는 내용은 없다. 우울증 등이 원고의 업무에 기인한 것이라고 가정하더라도, 위 진단서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해고 당시 원고의 적응장애 또는 우울장애의 정도가 정상적인 근로제공을 하지 못할 정도였다고 보기 어렵다.
라) 원고는 무단결근한 것 자체로 휴업의 필요성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당시 원고가 무단결근하면서 진료를 받은 사실도 없고, 원고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근로제공의무를 불이행한 사정은 휴업의 필요성과는 직접 관련성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