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는 2012년 9월 6일 D병원을 운영하는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의료급여 구상금 납부 고지를 했다. ‘C가 2010년 7월 12일 부터 35일간 D에서 상해요인건으로 치료받아 지급된 의료비에 대해 아래와 같이 구상금으로 징수 결정하고, 의료급여법 제19조에 따라 손해배상으로 2012년 9월 28일까지 1189만 4930원의 지급을 구합니다. 기간 내 미납시에 지방세법 제28조 제1항의 규정에 따라 납부의무자의 재산이 압류될 수 있습니다. 징수 사유- C는 뇌졸중으로 왼쪽 편마비가 있어 D에 장기입원 중 혼자 거동이 어려운 상태로 2010년 6월 30일 화장실에 가다가 넘어져 넓적다리 경부의 폐쇄성 골절상을 당해 엑스레이 촬영을 시행했으나, 워커기를 사용하여 보행을 하게 하는 등 적절한 처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로 2010년 7월 12일 통증이 심해 E로 후송돼 수술치료를 받고 퇴원해 D에 재입원. 사고 당시 장소와 안전 전반에 대해 확인했으나 혼자 거동하기 힘들게 화장실 입구에 문턱이 있고 미끄럼방지 및 안전시설 없이 골절의 위험에 노출된 상태였음. C는 심신미약의 상태이나 보호, 관리, 감독의 의무를 소홀히 한 제3자의 과실행위로 인정되므로 완전적용-구상금 대상으로 판단함’
피고는 사건 구상금 납부 고지는 피고가 공권력의 주체로서 우월한 지위에서 행하는 처분이 아니어서 ‘처분’이라 할 수 없고, 민사상 채무 이행의 최고를 한 것에 불과하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행정소송법 제2조 제1항 제1호의 ‘처분 등’이라 함은 행정청이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써 공권력의 행사 또는 그 거부와 그 밖에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을 말한다. 이 사건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구상금 납부고지를 하면서 ‘구상금으로 징수 결정’했다는 표현을 사용하고 ‘의료급여기금 2012년 9월분’이라고 기재된 납입통지서와 영수필통지서 서식을 사용했으며, ‘기간 내 미납시에 지방세법 제28조 제1항의 규정에 따라 원고의 재산이 압류될 수 있음’을 아울러 고지한 사실이 인정되는 바, 이 사건 구상금 납부 고지는 외관상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 공권력의 행사로 보기에 충분하고, 원고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처분에 해당한다.
이 사건 구상금 납부 고지는 원고가 C에 대한 보호, 관리, 감독 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인정된다는 사실관계에 대해 구상금 납부 고지를 한 것인데, 피고가 근거로 든 의료급여법 제15조는 수급권자가 고의로 사고를 발생시킨 경우와 정당한 이유없이 의료기관의 지시에 따르지 않은 경우 의료급여를 제한할 수 있다는 규정이고, 의료급여법 제23조는 부당한 방법으로 의료급여를 받은 자 또는 급여비용을 받은 의료급여기관에 부당이득금을 징수할 수 있다는 규정으로 위 사실관계에 의료급여법 제15조,제23조를 적용할 수 없음이 명백한 바, 피고가 위 규정을 적용하여 한 이 사건 구상금 납부를 고지한 데에는 중대하고도 명백한 하자가 있다.
한편 피고는 이 사건 구상금 납부 고지를 하면서 의료급여법 제19조에 따라 구상금 지급을 구한다는 취지를 아울러 기재했으나, 위 관계 법령을 종합하여 볼 때 의료급여법 제19조에 따른 구상권은 의료급여법 제23조에 따른 부당이득금과는 달리 행정청이 처분으로 징수하는 것이 아니라 민사상 손해배상청구권을 갖는다는 것에 불과하므로, 의료급여법 제19조를 근거로 행정청의 지위에서 징수처분을 할 수는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구상금 납부 고지는 실제로는 민사상 손해배상청구권 행사를 위한 고지임에도 관계 없는 법규정을 적용해 행정청의 지위에서 징수처분을 했으므로, 하자가 중대·명백해 무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