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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사실 공표를 중심으로한 명예훼손
<판결요지> 수사기관의 피의사실 공표행위가 위법성을 조각하는 지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공표 목적의 공익성과 공표 내용의 공공성, 공표의 필요성, 공표된 피의 사실의 객관성 및 정확성, 공표의 절차와 형식, 그 표현방법, 피의 사실의 공표로 인하여 생기는 피침해이익의 성질,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참작해야 할것이다. <연구요지> 수사기관의 피의사실 공표가 어떤 경우에 위법성을 갖는지에 관하여 엄격한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는 판지에 찬동하나 간첩죄인 이 건에 있어 피의자에 대한 명예 훼손이 치명적이었음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그 배상액이 5백만원에 그치고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없으며 대촉 상향 조정돼야 한다. 1. 사건의 개요. 가. 부산지방경찰청과 안기부 부산지부(이하 ‘부산지방경찰청 등’ 이라 한다)가 1996. 6. 이후부터 약 1년 이상의 내사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사실을 확인하였다. 원고 지은주는 대학재학시 일시 학생운동을 한 적이 있고 일본 유학을 다녀온 뒤 재학중인 후배들을 만나고, 원고 지은주가 근무하는 일본어학원에서 1997. 3. 일본 오사카로 팩스를 보낸 사실이 있는데 그 상대방이 조총련 관련 인물이었다. 부산지방경찰청 등은 위와 같은 점 등에 비추어 원고 지은주가 조총련의 지시를 받아 학생운동을 배후 조정한 것으로 함부로 단정하고, 원고 서봉만, 같은 엄주영, 같은 지은주, 같은 배윤주, 같은 도경훈(이하 ‘원고 서봉만 등 5명’이라 한다)에 대한 간첩 혐의 부분의 수사를 개시하였다. 그리하여, 부산지방경찰청은 위 서봉만 등 5명에게 간첩죄를 적용하여, 1997. 9. 28. 부산지방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을 청구 받아, 본격적으로 조사하였으나, 위 각 원고들로부터 각 그들을 기소하기에 필요한 이렇다 할 증거가 나오지 않게 되자 초조한 나머지 검찰 송치 시점까지의 조사 과정에서 그들의 자백을 얻어 내기 위하여, 원고 서봉만 등 5명에게 폭행·협박 등을 행사하였다. 그 결과 위 서봉만 등 5명은 부산지방경찰청 등에서 결국 혐의 사실을 전부 시인하자, 1997. 9. 30.경 각 국가보안법 등의 죄명을 붙여 각 기소의견으로 부산지방검찰청에 구속 송치하였다. 나. 한편, 부산지방경찰청 등은 원고 서봉만, 같은 엄주영, 같은 지은주, 같은 배윤주, 같은 도경훈의 검찰 송치를 전후한 1997. 9. 29. 위 원고들에 대한 간첩혐의 부분에 관한 수사발표를 같은 날 13:00에 할 예정으로 그 발표문을 연합통신 부산지부에 주었는데 그 주요내용은, 간첩인 원고 배윤주, 같은 지은주가 동아대학교에 재학시 자주대오에서 활동하다가 졸업후 도일하여 조총련에 포섭되어 노동당에 가입하고 조총련으로부터 경남지역 학생운동권을 포섭하고, 정치·노동운동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는 등의 지시를 받고 활동자금을 교부받아 국내에 잠입한 후 후배들인 서봉만, 엄주영, 도경훈 등을 포섭하여 노동당에 가입하게 하고 그들을 통해 학생운동의 동향 등의 정보를 수집하여 조총련에 보고하였으며, 자주대오의 배후를 조종하였다는 등의 내용이었고, 연합통신 부산지부 기자 신정훈은 같은날 12:15 위 발표문을 토대로 연합통신기사 기재와 같은 기사 내용을 본사에 송고하였고, 그후 국내 주요 일간신문사들이 위 연합통신의 기사를 토대로 위 원고들에 대한 간첩혐의사실을 그 발행신문들에 일제히 기사화하였다. 다. (1) 그후 원고들은 위와 같이 기소되어, 부산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음에 있어 간첩부분은 일관하여 부인하였으나, 같은 법원은 1998. 2. 16. 위 원고들에 대한 간첩부분을 포함한 공소 사실 전부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다. 이에 위 원고들은 위 1심 판결에 간첩부분에 대한 사실오인, 법리오해 및 양형부당을 이유로 불복 항소하여 부산고등법원 98노 156호의 사건으로 항소심 재판을 받음에 있어 특히 간첩부분에 관하여 1심 때와 마찬가지로 극력 부인하였던 바, 같은 법원은 1998. 7. 2. 판결을 선고함에 있어서 위 원고들의 간첩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만한 적법한 증거가 없다고 하면서 위 원고들의 위 항소논지를 받아들여 나머지 항소이유를 판단하지 아니한 채, 위 원고들에 대한 1심 판결을 전부파기한 후 간첩죄에 대하여는 각 무죄를 선고함으로서 위 원고들이 전부 석방되었고, 이에 대하여 검찰이 상고를 제기하였으나 1999. 1. 26. 대법원 98도 2320호로 모두 기각됨으로서 위 항소심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2) 그러자, 위 피고인들과 그 가족들은 1999. 6.경 자신들이 원고가 되어, 대한민국을 피고로 하여, 부산지방법원에 명예훼손으로 인한 위자료로 피고인들 자신에게는 각 금 3,000만원, 가족들에게는 각 금 1,000만원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2000. 9. 19. 위 법원 99가합 9571호로 피고인들에게 각 금 500만원, 가족들에게 각 금 100만원을 인용하는 판결을 각 선고 받았다. 그후, 쌍방이 각 항소하였으나, 부산고등법원은 2000나 12570호로 각 항소를 기각하였고, 이건 상고에 이른 것이다. 2. 판시 내용의 분석. 가. 첫째, 부산지방경찰청 등이 위 내사 결과 확인한 사실은 겨우 위 원고 지은주가 대학시절 학생운동을 했다는 것 등 지엽적인 문제점이 있을 뿐인데, 위와 같은 사실만으로 함부로 수사를 개시한 것은 결국, 위 서봉만 등 5명으로부터 우격다짐으로 자백을 받아내고 그 진실여부를 가려내겠다는 숨겨진 의도를 갖고 행하여진 것으로, 그 수사를 개시한 것 자체가 위법한 것인지 여부. 둘째, 부산지방경찰청 등이 수사개시후 그 수사과정에서 위 서봉만 등 5명에 대하여 폭행·협박 및 부당한 회유 등을 하여 간첩혐의 부분에 대한 자백을 받아 내었는 바, 이는 형사소송법 제309조에 위반되는 위법한 수사이다. 그 결과, 그것이 임의성없는 자백이었음이 판결에 의하여 드러난 이상 수사기관이 피의자들을 수사하면서 그 자백의 취득과정에서 폭행·협박 등 구체적 위법 행위를 저지른 이상 해당 수사기관에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셋째, 부산지방경찰청 등이 위 서봉만 등 5명의 간첩 혐의 사실을 검찰송치를 전후하여 언론기관에 유출시켜 보도되게 함으로써 위 형법 제126조를 위반하였다. 그리고, 그 후 법원의 확정 판결에 의하여, 원고 서봉만 등 5명의 간첩 혐의 사실이 진실하지 않다고 판시됨으로써 결과적으로 원고 서봉만 등 5명의 명예가 심히 훼손되었다. 그렇다면, 그로 인하여 그들의 부모들인 해당 원고들도 적지 아니한 정신적 고통을 입었을 것임이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위 부산지방경찰청 등의 사용자에 해당하는 피고(대한민국)는 그 산하 부산지방경찰청 등이 업무수행과 관련하여 저지른 위 불법행위로 인하여 나머지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는지 여부. 나.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2002. 9. 24. 선고, 2001다 49692 판결에서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다. 첫째, 형사소송법 제195조에 의하면, “검사는 범죄의 혐의 있다고 사료하는 때에는 범인, 범죄 사실과 증거를 수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데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수사는 수사기관의 주관적 혐의에 의하여 얼마든지 개시할 수 있으나 다만, 구체적 사실에 근거를 두어야 한다는 정도의 제한만을 받는다. 그런데, 부산지방경찰청 등의 원고 서봉만 등 5명에 대한 간첩 부분 수사는 판시와 같이 구체적 사실에 근거를 두었고, 그에 관하여 1심의 유죄판결까지 받았던 이상 그 개시 자체가 위법하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이와 반대 되는 나머지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둘째, 수사기관이 피의자들을 수사하면서 유력증거로 취득한 해당 피의자들의 자백이 임의성이 없는 것이더라도 그 취득과정에서 폭행, 협박 등 구체적 위법행위를 발견할 수 없는 이상 그것만으로 자백의 증거능력을 부정하는 것을 넘어서 해당 수사기관에 불법행위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한 원심 판단을 정당하다고 판시하였다. 셋째, 수사기관의 피의사실 공표행위가 허용되기 위한 요건 및 그 위법성 조각여부의 판단 기준에 관하여, 수사기관의 피의사실 공표행위가 위법성을 조각하는지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공표 목적의 공익성과 공표 내용의 공공성, 공표의 필요성, 공표된 피의 사실의 객관성 및 정확성, 공표의 절차와 형식, 그 표현 방법, 피의 사실의 공표로 인하여 생기는 피침해이익의 성질,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참작하여야 할 것이다라고 판단하였다. 위와 같은 판시내용 중 본고에서는 편의상 세 번째 내용만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3. 피의사실 공표와 불법행위. 가. 수사기관의 피의사실 공표행위는 공권력에 의한 수사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국민들에게 그 내용이 진실이라는 강한 신뢰를 부여함은 물론, 그로 인하여 피의자나 피해자 나아가 그 주변 인물들에 대하여 치명적인 피해를 주게 되므로, 익명 등을 사용함이 바람직하고 국민적 관심이 있는 사건에 관하여도 함부로 유죄로 오인될 수 있는 그 어떤 발표도 기소되기까지는 가급적 삼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 1993. 11. 26. 선고, 93다 18389호 판결은 형사사건에 있어서, ‘피고인이 제시한 사실이 진실이라는 증명이 있다고는 할 수 없고, 또 피고인이 그 적시 사실이 진실이라고 확신하였다 하더라도 그와 같이 있는 것이 건전한 상식에 비추어 상당하다고 인정될 정도의 객관적 상황이 있음에 대한 증거가 없는 본건에 있어서는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하여, 진실성을 오신한데 대하여 건전한 상식에 비추어 상당하다고 인정될 정도의 객관적 상황에 대한 입증이 있으면 위법성이 조각되어 면책된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인정하고 있고, 대법원 1996. 5. 28. 선고, 94다 33828호 판결 역시 신문 등 언론매체가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도 그것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일 때에는 그 기사 등 보도내용의 진실성이 증명되거나 그 입증이 없더라도 행위자가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위법성이 없다고 판시하고 있다. 그러나, 진실성의 오신의 판단 기준인 상당성은 진실성의 공공성에서와 같이 보도의 신속성 및 객관적 진실 파악의 곤란성 등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대법원 1996. 5. 28. 94다 33828호는 일간신문사가 다른 언론매체의 보도내용을 마치 직접 취재한 것처럼 기사를 작성하면서, 그 기사 내용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피해자 및 관련자와 접촉하려고 시도하였으나 그 방법이 부적절하였거나, 그 노력을 다하지 못하여 실패하자 더 이상의 사실 확인 노력도 하지 아니한 채 다른 근거 없이 만연히 기사를 작성한 경우, 일간신문이 신속성을 요구한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그 언론매체에게 그 기사의 취재과정에서 그 기사의 내용이 진실이라고 믿은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불법행위의 성립을 부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나. 한편, 오늘날 피의사실 공표로 인한 명예훼손이 가장 문제로 되는 것은 신문·텔레비젼·라디오 등 대중보도매체, 즉 매스컴에 의한 명예훼손의 경우이다. 위와 같은 보도기관은 국민의 알 권리와 관련하여 사회적으로 중요한 사실을 신속하게 보도할 의무가 있고, 이와 관련하여 사실의 진실성을 충분히 확인할 사이도 없이 진실에 반하는 사실을 보도할 가능성이 다분히 존재하게 된다. 또, 이러한 매체들은 영리적인 입장에서 타인의 구속 사유에 관한 것을 영장청구 단계에서부터 즐겨 보도하는 경향이 늘어가고 있어, 이러한 피의사실 공표에 관한 보도는 보도기관의 발달로 순식간에 전국적으로 전파되어 피해자에게 회복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가하게 된다 영장청구 범죄 사실이 기소되지 않은 경우, 즉 구속영장을 발부 받기 위한 목적으로 기소된 범죄 사실보다 훨씬 무거운 범죄 사실을 기재하여 언론에 보도되는 경우가 실무상 자주 있는 바, 지금까지는 대부분 그 불법성을 문제 삼지 않았다. 그러나, 영장청구 범죄 사실이 기소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범죄사실이 언론기관에 의하여 보도된 경우에는 그 불법성을 오히려 더욱 크게 문제 삼아야 한다. 다. 명예훼손죄와의 관계 참고로, 위와 같은 피의사실 공표의 결과 피의자의 명예가 훼손되는 동시에 발생되는 것으로 형법상 위 두가지 죄는 상상적 경합의 관계에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문제를 직접 다루고 있는 학설·판례가 없으나 피의사실 공표의 주된 보호법익이 피의자에 대한 명예훼손을 억제하는데 있다고 봄이 타당하기 때문이다. 위법성 조각과 관련하여, 예컨대 피의자가 도주 피신하여 수사에 곤란을 겪고 있을 때에 시민의 협조를 구하기 위하여 라디오·텔레비젼·신문 등을 통하여 광고하는 경우라든가, 포악한 범인이 도주하여 시민생활을 위협하는 경우에 매스컴을 이용하여 경고하는 경우 등은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행하는 정당한 행위로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이 수사활동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피의사실의 공표가 위법성이 조각되어 본죄의 성립이 없다고 본다. 그러나, 반대설은 피의사실의 공표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표의 이익에 관한 때에도 위법성이 조각되지 아니한다고 본다. 이건 판시 내용에 직접 언급은 없으나, 피의사실 공표가 위법성이 조각되기 위한 요건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기준을 제시한 점에 비추어 판례는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입장에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4. 결 어 수사기관에 의한 피의사실 공표의 경우, 종전과 달리 그와 관련된 언론 보도로 인하여 명예를 훼손 당하였다는 이유로,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가 차츰 증가해 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간첩죄인 이건의 경우, 피의자에 대한 명예훼손이 치명적이었음이 경험칙상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그 배상액이 금 500만원 정도에 그치고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없으며, 대폭 상향 조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국가 기관은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경우에서부터 기소하지 않을 범죄사실을 함부로 부풀려 기재하여 언론기관에 의해 보도되지 않도록 인권옹호에 관한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또, 언론기관은 보도 경쟁이나 독자의 흥미를 끌어 내어 그 발행 부수를 확장 시키려는 목적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피의자의 신원 등을 알 수 있도록 실명을 게재 하거나, 피의자의 변명이나 견해를 보도하지 아니하여 유죄임을 함부로 단정될 수 있도록 함부로 보도하는 사례는 하루빨리 없어져야 한다. 특히, 스포츠 기사의 경우(장관이나 국회의원의 경우 K장관 R의원 등으로 표현하면서) 선수의 이름만 막바로 적시하여, “믿었던 000가 부진하여 패배 또는 000의 결정적 실책으로 결승점 헌납” 등으로 특정 선수의 명예를 함부로 마구 훼손하는 현재의 관행은 하루빨리 사라져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이건 판결은 수사기관의 피의 사실 공표가 어떤 경우에 위법성을 갖는지에 관하여 엄격한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판지에 찬동한다.
2003-05-19
공소장변경과 공소시효만료여부의 계산
Ⅰ. 사안 검사는 ‘피고인이 1995년 7월 하순 무렵 한 병원 지하 문서고에 들어가 병록 지 22매를 절취하였다’는 내용을 공소사실로 하여 2000. 2. 20.(범죄행위시로부터 약 4년 7월 경과) 피고인에 대하여 절도죄(법정형이 6년 이하이므로 공소시효는 5년이다. 형법 제229조,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제4호)로 공소를 제기하였다가 항소심 계속 중인 2001. 3. 21.(범죄행위시로부터 약 5년 8월 경과)에 이르러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을 종전의 절도죄에서 ‘피고인이 1995년 7월 하순 무렵 한 병원 지하 문서고에 들어가 건조물에 침입하였다’는 내용의 건조물침입죄(법정형이 3년 이하이므로 공소시효는 3년이다. 형법 제229조,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제5호)로 변경하는 공소장변경신청을 하자, 항소심 법원은 2001. 3. 22.(범죄행위시로부터 약 5년 8월 경과)에 열린 제4회 변론기일에서 검사의 공소장변경신청을 허가한 후 공소장 변경을 이유로 피고인에 대한 제1심판결을 파기한 다음 변경된 공소장기재 공소사실에 대한 범죄의 증명이 있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의 형을 선고하였다. 피고인이 상고하였다. Ⅱ. 재판요지(파기자판) ⓐ 공소장 변경이 있는 경우에 공소시효의 완성 여부는 당초의 공소제기가 있었던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할 것이고 공소장 변경시를 기준으로 삼을 것은 아니지만(대법원 1982. 5. 25. 선고 82도535 판결, 1992. 4. 24. 선고 91도3105 판결 등 참조), ⓑ 공소장변경절차에 의하여 공소사실이 변경됨에 따라 그 법정형에 차이가 있는 경우에는 변경된 공소사실에 대한 법정형이 공소시효기간의 기준이 된다고 보아야 하므로 ⓒ 공소제기 당시의 공소사실에 대한 법정형을 기준으로 하면 공소제기 당시 아직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았으나 변경된 공소사실에 대한 법정형을 기준으로 하면 공소제기 당시 이미 공소시효가 완성된 경우에는 공소시효의 완성을 이유로 면소판결을 선고하여야 한다. (중략) 피고인에 대한 변경된 공소사실인 건조물침입죄의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벌금이어서 범죄행위의 종료일로부터 3년의 기간이 경과하면 그 공소시효가 완성됨이 명백한 바(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제5호), 피고인에 대하여 건조물침입의 범죄행위가 종료된 때로부터 3년이 훨씬 지난 2000. 2. 20. 이 사건 공소가 제기되었으므로 이 사건 공소 제기 당시 변경된 공소사실인 건조물침입죄에 대하여는 이미 공소시효가 완성된 것이다. (중략) 검사의 항소이유는 제1심판결에는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는 것이나 ⓓ 검사가 원심에 이르러 피고인에 대한 공소장을 변경함으로써 심판의 대상이 달라지게 되어 제1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게 되었으므로 이를 파기하기로 한다. Ⅲ. 평석1. 판례의 취지: 본 판결과 종래의 3개의 판결(1981.2.10. 선고 80도3245 판결 사기, 배임 공1981, 13706; 1982.5.25. 선고 82도535 판결 간첩, 일반이적, 반공법위반, 국가보안법위반 공1982, 623; 1992.4.24. 선고 91도3105 판결 분묘발굴, 매장및묘지등에관한법률위반 공1992, 1770)은 모두 “ⓐ 공소장 변경이 있는 경우에 공소시효의 완성 여부는 당초의 공소제기가 있었던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한다고 판시하고 있는데 그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불분명하다. 더욱이 본 판결의 재판요지 ⓓ 부분에서 언급되고 있듯이 공소사실이 변경되면 심판의 대상은 변경후의 ‘공소장기재 공소사실’(이하 ‘공기실’로 약칭함)이 될 터인데 왜 ‘공소시효의 완성 여부’는 ‘새롭게 심판의 대상으로 등장한 공소장 변경시’가 아니라 ‘당초의 공소제기가 있었던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그러므로 차후의 분석을 진행하기에 앞서 이 두 가지 의문을 좀 더 분명히 밝혀 볼 필요가 있다. “ⓒ 공소제기 당시의 공소사실에 대한 법정형을 기준으로 하면 공소제기 당시 아직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았으나 변경된 공소사실에 대한 법정형을 기준으로 하면 공소제기 당시 이미 공소시효가 완성된 경우에는 공소시효의 완성을 이유로 면소판결을 선고하여야 한다”는 2001년의 본 판결에 주목하고 여기에 종전의 3개의 판결내용을 더하여 분석하면 대법원의 의도는 다음과 같은 것으로 이해된다. 1954년에 제정된 신형사소송법은 피고인의 방어권강화를 도모하기 위하여 당사자주의를 대폭 도입하고 그 일환으로 공소장변경제도를 도입하였으므로 이제 심판의 대상은 공기실(공소장기재 공소사실)로 설정하여야 한다. 만약 공소장변경으로 공기실이 변경되면 ‘변경후의 공기실’이 심판의 대상으로 전면(前面)에 부상(浮上)한다. 따라서 소송조건의 존부는 원칙적으로 변경후의 공기실을 대상으로 판단되어야 한다. 재판요지 중 ⓑ의 부분이 이점을 확인하고 있다. 그런데 ‘공소장 변경이 있는 경우에 공소시효의 완성 여부는 당초의 공소제기가 있었던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는 ⓐ 부분의 판시는 도대체 무슨 뜻인가? 이것은 ‘변경전의 공기실’(당초의 공기실)에 대한 공소제기의 효력, 특히 공소시효진행정지의 효력(법 제253조 제1항)이 ‘변경후의 공기실’에 대하여도 미치므로 변경후의 공기실에 대한 공소시효만료여부는 ‘공소시효의 기산점인 범죄행위 종료시로부터 기소시’까지를 계산(이른바 기소시 기준설)하면 되고 ‘공소시효의 기산점인 범죄행위 종료 시로부터 변경시’까지를 계산할 것(이른바 변경시 기준설)이 아니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 공소장 변경이 있는 경우에 공소시효의 완성 여부는 당초의 공소제기가 있었던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다소 애매한 표현의 정확한 의미는 바로 ‘기소시에 발생하는 공소시효진행정지의 효력은 변경전의 공소사실에 대하여서뿐만 아니라 변경후의 공소사실에 대하여도 미친다’는 취지임이 분명하다. 그런데 이런 판례의 입장은 ‘심판의 대상론’과 관련이 있음에 틀림없다. 만약 그렇다면 어떤 ‘심판의 대상론’에 기울어진 입장일까 하는 의문이 제기된다. 2. 심판대상론과의 관련성: 심판의 대상에 관한 공소사실대상설과 소인대상설의 입장에서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검토하여 한국 대법원이 심판대상론에 임하는 입장을 가늠하여보자. 현행법상의 심판의 대상에 관하여 구법시대와 같이 공소사실대상설을 취하면 소송계속(訴訟繫屬)되는 것은 공소사실이기 때문에 공소의 제기가 있은 후 공소사실이 변경되어도 ‘변경전의 공기실’(최초의 공기실)과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있는 전범위(이른바 실체개념으로서의 ‘공소사실’)에 걸쳐 공소시효진행정지의 효력이 미친다. 예를 들어 변경전의 공기실이 절도이고 변경후의 공기실이 단순횡령인 경우 범행종료시로부터 단순횡령으로 변경시까지의 기간을 계산하면 공소시효가 만료되었어도 절도에 대한 공소제기로 발생한 시효진행정지의 효력은 절도와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단순횡령에 대하여도 미치므로 변경후의 공기실인 단순횡령에 대한 공소시효만료여부는 범행종료시로부터 절도에 대한 공소제기시까지만 계산(기소시 기준설)하면 되고 범행종료시로부터 변경시까지 계산할 필요가 없다. 다음에 순수한 소인(訴因)(현재의 공기실)대상설의 입장에 서서 이 문제에 접근하여 보자. ‘공소제기의 효력’(시효진행정지의 효력은 그 일부이다)이 미치는 것은 소송계속 된 당해 소인에 한정된다. 이 설에 의하면 공소장이 변경되면 변경후의 공기실에 대하여 새로 공소가 제기된 것이나 마찬가지로 보게 된다. 따라서 변경전의 공기실에 대한 시효진행정지의 효력은 변경후의 공기실에까지 미치지 아니한다. 공소장변경으로 새로운 심판의 대상으로 부상한 변경후의 공기실에 대하여 공소시효가 만료되었는지 여부는 범행종료시로부터 새로운 심판의 대상이 등장한 시기, 즉 변경시까지를 계산하여 판단(변경시 기준설)하여야 한다. 소인대상설론자가 과연 이렇게 주장할지 알 수 없으나 적어도 순수한 소인대상설의 이념형은 논리구조상 위와 같이 주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면 이제 한국 대법원의 심판대상론은 어떤 것인지를 음미하여 보자. 3. 판례설의 음미: 공소사실이 변경되면 ‘변경된 공소사실(변경후의 공기실: 필자)에 대한 법정형(이른바 법정형설)이 공소시효기간의 기준이 된다’는 재판요지 ⓑ 부분은 소인(정확히는 공기실)대상설에 기울어진 판시이다. 그러나 ‘기소 시에 발생하는 공소시효진행정지의 효력은 변경전의 공소사실에 대하여서뿐만 아니라 변경후의 공소사실에 대하여도 미친다’는 재판요지 ⓐ 부분의 판시는 다시 구법시대의 공소사실대상설의 사고방식의 흔적을 남기고 있다. 여기서 심판대상에 관한 한국판례의 입장을 “(현재의) 공기실은 현실적 심판의 대상이고 현실적 심판의 대상과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부분은 ‘잠재적 심판의 대상’”이라고 보는 이원설로 분석(예를 들어 이재상, 『형사소송법(제5판)』(박영사, 1996), 379쪽)할 소지가 생긴다. 그러나 재판요지 ⓒ 부분의 판시는 ‘잠재적 심판의 대상론’의 면모를 손상시키는 내용의 것이다. 왜냐하면 ⓒ 부분의 판시는 결과적으로 이미 공소시효가 완성된 부분(변경후의 공기실)은 잠재적으로도 심판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취지이기 때문이다. ⓒ 부분의 논증은 ‘변경후의 공소사실만을 놓고 공소시효완성여부를 따져 볼 때 최초의 기소시점에서 이미 공소시효가 만료된 상태라면 공소시효진행정지의 효과를 부여할 대상이 이미 소멸하였으므로 수소법원으로서는 면소판결을 선고하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는 취지인데 그 논증 속에는 이미 ‘변경후의 공기실’을 논의의 출발점으로 삼는 사고방식’이 자리 잡고 있으므로 ‘소인(정확히는 공기실)대상설’의 면모가 풍기고 있다. ⓐ 부분의 판시에서 드러나듯이 ‘판례가 심판의 대상에 관하여 이원설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분석’은 여전히 유효하다. 필자가 주장하고자 하는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분석의 유효성이 점차 희석화되고 있는 실정에 있다’는 점이다.
2002-02-21
신고체육시설업의 신고는 수리를 요하는 신고가 아니다
法律新聞 2519호 법률신문사 申告體育施設業의 申告는 受理를 요하는 申告가 아니다 일자:1996.2.27 번호:94누6062 洪井善 梨大法大敎授 法學博士 ============ 14면 ============ I. 事件의 槪要 原告가 A로부터 B건물을 임차하여 申告體育施設業인 볼링장업을 경영하기 위해 제반시설을 한 후, 체육시설의설치·이용에관한법률(이하「체육법」으로 부른다)제8조(1993년3월6일 법률 제454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의 규정에 따라 1992년10월7일 被告(서울특별시 영등포구청장)에게 체육시설업신고를 하였으나, 위 법률에 의해 受理權限이 있는 서울특별시장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피고가 같은달 12일자로 B건물이 무허가로 증축된 위법건축물임을 이유로 신고의 受理를 拒否하였다. 이에 원고가 수리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하였다(이하 「本件」으로 부르기로 한다). 原審(서울고법1994년 4월 12일, 93구32769)에서 원고는 피고의 의무적 신고수리, 평등원칙, 신뢰보호원칙, 금반언원칙, 비례원칙을 주장하였으나 배척당하였다. 그러자 원고는 上告審에서 원심에서 주장한 사실외에 체육시설업신고수리거부처분이 항고소송의 대상이 아님을 주장하였다. II. 大法院判決要旨 대법원은 判決理由로 行政訴訟法 제2조제1항제1호를 언급하고, 아울러「행정청이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 공권력을 행사할 의무가 있는데도 그 공권력의 행사를 거부함으로써 국민의 권리 또는 이익을 침해한 때에는 그 처분등을 대상으로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라 한 후,「피고의 이 사건 體育施設業申告受理拒否處分 또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行政處分이라 할 것이므로 (당원 1991년 7월 12일 선고, 90누8350판결 1993년 4월 27일 선고, 93누1374판결등 참조), 이와 다른 견해에서 원심을 탓하는 논지는 이유없다.…」고 하여 上告棄却의 판결을 내렸다. III. 評 釋 紙面關係上 대법원의 판결이유중 體育施設業申告受理拒否處分의 處分性問題와 관련하여 筆者의 소박한 의견을 몇자 적기로 한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구「체육법」제8조에 따른 체육시설업신고수리거부처분이 항고소송의 대상인 행정처분이라는 대법원의 판단에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 필자의 소견이다. 1. 申告 一般論(졸저, 事例行政法, 1996년, 신조사, 81면) (1) 일반적으로 申告란 사인이 일정한 사실을 행정청에 알리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우리의 言語使用方式上 신고는 크게 보아 두가지 의미가 있다. ① 하나는 신고자의 主觀的 利害와 관계없이 일정한 사실을 단순히 행정기관에 알리는 것이고(예, 간첩신고), ② 또 하나는 신고자의 주관적인 이해와 관련하여 일정한 사실을 행정기관에 알리는 것이다. 행정법론상 특히 문제되는 것은 ②의 경우이다. 본건의 경우도 ②의 경우에 해당한다. ②의 경우는 申告留保附禁止로 표현될 수 있다. (2) 질서와 평화의 단체인 국가가 위험을 예방·방지하여야 하는 것은 당연한 요청이고, 이것은 학문상 警察로 표현되고 있음은 주지하는 바다. 국가가 경찰목적으로 사인에게 제약을 가하는 방식에는 제약의 강도에 따라 絶對的 禁止(예, 인신매매금지), 상대적 금지해제로서 例外的 承認(예, 아편사용) 상대적 금지해제로서 통상의 경우인 豫防的 禁止解除(예, 운전면허), 그리고 申告의 경우로 나눌 수 있다. 여기서 신고의 경우가 강도가 가장 경미한 경우에 해당함은 물론이다. 그런데 신고도 신고인에게 신고의무를 부과하는 것이고, 신고의무는 역시 침익적이므로 法的根據를 요함은 당연하다. 하여간 신고의무의 부과는 행정기관이 危險發生豫防을 위한 情報의 獲得을 목적으로 하거나, 아니면 效果的인 公行政遂行을 위한 정보의 획득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 하겠고, 본건 판례에서 문제되는 신고도 그 의미가 이와 다를 바 없다고 하겠다. (3) 신고자의 주관적인 이해와 관련하여 일정한 사실을 행정기관에 알리는 신고에도 다시 ①사인의 신고 그 자체로서 法的 節次가 완료되는 경우와 ②사인의 신고외에 권한행정청에 의하여 그 신고를 受理하는 절차가 이행되어야만 신고의 법적절차가 완료되는 경우로 구분할 수 있다. ①의 경우는 신고 그 자체가 행정기관에 도달하면 법령이 예정하는 효과를 발생하게 되는 바, 이를 自體完成的인 私人의 公法行爲라 하겠고, ②의 경우는 사인이 한 신고를 행정청이 유효한 행정행위로 받아들여야만 유효한 행위로서 효력을 갖게 되는 바, 이는 受理를 요하는 申告라 하겠는데, 이것은 登錄이라 불리기도 한다(졸저, 事例行政法, 82면). 문제는 개별구체적인 경우에 있어서 신고가 위의 어느 경우에 해당하는가의 판단문제이다. 그것은 관련법령의 합리적인 해석에 의할수 밖에 없을 것이다. (4) 법령의 根據有無에 불구하고 행정실무상으로 사인의 신고시에 행정청이 신고인에게 신고를 필하였다는 證明書(申告畢證 또는 登錄證으로 불리기도 한다)를 교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렇지만 신고필증의 의미가 언제나 동일한 것은 아니다. ① 自體完成的 私人의 公法行爲인 신고의 경우에 주어지는 신고필증은 다만 사인이 일정한 사실을 행정기관에 알렸다는 것을 사실로서 확인해주는 事實行爲일 뿐이다. 그러나 ② 수리를 요하는 신고시에 교부되는 신고필증은 사인의 신고를 수리하였음을 증명하는 서면이지만, 여기서 말하는 수리는 신고한 사인들에게 새로운 法的 效果를 發生시키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는 점에서 단순히 사실적인 것이 아니고 법적인 것이다. 이 경우의 수리는 法的 節次로서 수리인 것이고, 동시에 登錄으로서의 受理라 하겠다. 2. 本件判例의 檢討 (1) 구「체육법」은 체육시설업을 登錄體育施設業과 申告體育施設業으로 구분하여 규정하였는데, 이것은 1994년 1월 전면 개정된 현행「체육법」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구「체육법」은 제4조제1항제2호에 근거한 동법시행령에서 볼링장업을 신고체육시설업으로 규정하였지만, 현행「체육법」은 제10조제1항제2호에서 스스로 볼링장업을 신고체육시설업으로 규정하였다는 점이 다를뿐인 바, 볼링장업이 신고체육시설업이라는 점에 신·구법상 차이는 없는 셈이다. 하여간 신·구법을 불문하고 「체육법」이 체육시설을 등록체육시설법과 신고체육시설법으로 區分하여 규정하고 있는 이상, 兩者의 意味가 달리 이해되어야 함은 자명하다. (2) 우리의 실정법상 登錄이라는 용어가 講學上 금지해지로서의 許可 또는 特許와 동일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 경우는 찾아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체육법」상 등록을 허가 또는 특허로 이해되어야 할 특별한 사정도 엿보이지 않는다. 사실 基本權保障의 확대와 行政規制緩和가 시대적인 요청임에 비추어,「체육법」상 등록을 그 보다 강도가 강한 규제인 許可로 이해되어야 할 특별한 이유는 없어 보이고(앞의 III 1 (2)참조), 동시에 직업선택의 자유 보장의 관점에서「체육법」상 체육시설업의 등록을 獨占的 經營權의 設定行爲인 特許로 이해할 수도 없다. 결국「체육법」상 登錄은 강학상 등록 또는 수리를 요하는 신고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체육법」상 申告는 규제의 강도가 등록보다 약한 법적 수단으로 이해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3) 한편,「체육법」은 신고절차를 체육청소년부령으로(현행법상으로는 문화체육부령) 정하도록 규정하였고(구「체육법」제8조), 이에 따라 구「체육법」시행규칙 제8조제2항은「시·도지사는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신고를 받은 경우에 법 제5조[시설기준 등]의 규정에 의한 시설·설비기준에 적합한지의 여부를 검토한 후 그 신고내용이 이에 적합하다고 認定될 때에 이를 수리하고 체육시설업신고대장에 기록한 후 體育施設業申告畢證을 교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였다. 그런데 동시행규칙은 다음과 같이 해석되어야 할 것이다. 말하자면 구「체육법」제8조는「제4조제1항제2호의 체육시설업을 하고자 하는 자는 제5조의 규정에 의한 시설·설비를 갖추어 체육청소년부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시·도지사에게 신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였는 바(현행「체육법」제22조도 동일한 규정방식을 취하고 있다), 동조는 시행규칙에 申告節次에 관해서만 위임하였다고 볼 것이지, 申告內容에 대한 審査權을 부여하였다고 보아서는 아니된다. 왜냐하면 동조가 시행규칙에 신고내용에 대한 심사권까지 부여하여 수리여부를 정할 수 있도록 위임한 것이라고 새기게 되면, 그것은 바로 등록을 뜻하는 것이고, 따라서 동법이「신고」체육시설업을「등록」체육시설업과 구분하여 규정한 취지에 모순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구「체육법」시행규칙제8조제2항중「법 제5조[시설기준등]의 규정에 의한 시설·설비기준에 적합한지의 여부를 검토한후 그 신고내용이 이에 적합하다고 인정될 때에 이를 수리하고」의 부분은 行政內部的인 規定으로 이해되어야 하고 (그렇지 않다면, 동조는 母法에 根據없는 無效의 규정으로 볼 것이다), 이를「체육법」상 신고의 법적성질을 규정하는 요소로 삼아서는 아니될 것이다. 물론 이러한 해석에 대하여는「신고내용에 대한 심사권을 행정청에 부여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違法한 申告라도 신고만 있으면 영업을 할 수 있다고 한다면, 申告制度의 意味 내지 申告體育施設業에 대한 統制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가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신고」제도 자체가 규제의 강도를 완화한 제도라는 점, 그리고 위법한 신고는 申告의 效果를 갖지 못한다는 점등을 상기한다면, 이러한 비판은 온당하지 않다고 하겠다. 뿐만 아니라「체육법」은 無申告營業者에게는 벌칙을 가할수 있고(구「체육법」제22조제2항, 현행「체육법」제42조제2항제1호), 虛僞申告등의 경우에는 영업의 폐쇄명령내지 6개월 이내의 영업정지명령을 발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바(구「체육법」제12조제1항, 현행「체육법」제35조제2항)신고체육시설업에 대한 統制策은 확보되어 있는 셈이다. 이러한 해석을 하게되면, 구「체육법」시행규칙 제8조제2항에서 말하는 申告畢證은 자체 완성적 사인의 공법행위인 신고의 경우에 주어지는 신고필증으로서, 그것은 다만 사인이 일정한 사실을 행정기관에 알렸다는 것을 사실로서 확인해주는 사실행위일 뿐이라 할 것이다(졸저, 사례행정법 85면). 결국 구「체육법」시행규칙 제8조제2항을 근거로 하여 볼링장업의 신고를 수리를 요하는 신고로 이해되어서는 아니된다고 하겠다. 따라서 신고필증을 교부받지 못하였다고 하여도 적법한 신고를 한 이상 볼링장업자는 볼링장업을 경영할 수 있다고 볼 것이다. (4) 그런데 유감스러운 것은 大法院이 本件判決의 理由에서「피고의 이 사건 체육시설업신고수리거부처분 또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 할 것」이라고만 지적할 뿐, 체육시설업신고의 성질에 대한 具體的인 설시가 없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대법원은 동판결의 이유에서 참조판결로「당원 1991년 7월 12일 선고, 90누8350 판결, 1993년 4월 27일 선고, 93누1374 판결등」을 들고 있으나, 이 두 개의 판결은 체육시설업신고 내지 體育施設業申告受理拒否處分의 法的性質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설시하고 있는 것은 아니므로, 본건판결의 이유중 체육시설업신고 내지 體育施設業申告受理拒否處分의 法的性質(처분성)에 관한 적절한 참조판례는 아니라 하겠다. 3. 結 語 그 논리적인 根據는 不明하지만,「체육법」상 신고체육시설업의 신고를 수리를 요하는 신고로 보는 것이 大法院의 一貫된 立場임은 분명하다. 그러나「체육법」이 체육시설업을 登錄체육시설업과 申告체육시설업으로 구분하고 있다는 점, 신고는 등록에 비해 規制의 强度가 완화된 법적수단이라는 점, 국민의 職業選擇의 自由는 넓게 보장되어야 한다는 점, 母法에 근거없이 부령에서 규제(예컨대, 신고내용에 대한 심사권을 행정청에 부여하여 수리여부를 정하도록 하는 것)를 신설하여 제도의 의미를 변질시킬 수는 없다는 점, 그리고 無申告·虛僞申告에 대한 制裁手段은 확보되어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체육법」상 申告體育施設業의 申告는「수리를 요하는 신고」가 아니라「自體完成的 私人의 公法行爲로서의 申告」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경우의 수리 또는 수리의 거부는 事實로서의 수리 또는 수리의 거부인 셈이다. 결국 본건 체육시설업신고수리거부처분취소소송에서 대법원은 체육시설업신고수리거부처분이 법적 행위가 아닌 사실행위임(처분성의 결여)을 이유로 원고의 請求를 却下함이 옳았을 것이다.「체육법」상 申告體育施設業의 申告의 성질에 대한 대법원판례의 변경을 기대해 본다. 
1996-07-15
전경의 헌법상 지위
法律新聞 第2337號 法律新聞社 戰警의 憲法上 地位 姜京根 〈崇實大法大敎授·法學博士〉 ============ 15면 ============ 大法院 제2부 94年6月14日宣告 94도778判決 【大法院 判旨】 간첩의 침투거부·포착·섬멸 기타의 대간첩작전을 수행하고 치안업무를 보조하기 위하여 지방경찰청장 등 소속하에 전투경찰대를 두는 것이므로(전투경찰대설치법 제1조제1항),현역병으로 입영하여 군사교육을 마친자를 전투경찰순경으로 전임할 경우 대간첩작전의 수행을 임무로 하는 전투경찰순경과 치안업무의 보조를 임무로하는 전투경찰순경간에는 그 전임대상자가 될 요건에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전경법 제2조의3제1항 제2항) 소속상관의 시위진압을 위한 직무상의 명령이 있는 이상 대간첩작전의 수행을 임무로 하는 전투경찰순경도 이에 복종하여야 하는 것이다. 또한 피고인의 소위가 시위진압 임무를 수행하면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격심한 고통을 겪은데서 비롯한 것이라 하더라도 원판시와 같이 근무지를 이탈한 행위를 긴급피난 또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라고 볼 수 없으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옳다. 【評 釋】 Ⅰ. 上告理由 이 판결 대법원제2부 94도778에서는 原審인 서울고등법원 1994년2월7일선고 93노3808 판결을 모두 옳다고 하여 상고를 기각한다는 主文을 내렸다. 따라서 事件槪要는 상고이유를 보는 것으로서 대신한다. 상고이유는, 현역병으로 입영하여 소정의 군사교육을 마친 자를 전투경찰대원의 임무에 종사하도록 한 「전투경찰대설치법」(1991년5월31일 법률 제4369호 경찰법 제정에 의하여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같다)제1조, 제2조의 3 제1항, 제3조제1항, 병역의무의 특례규제에 관한 법률(1993년12월31일 법률제4685호 병역법 전면개정으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5조제1항, 제3항의 관계규정이 헌법제10조, 제11조 제1항, 제19조, 제39조 제2항에 위반되는 규정이라 아니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내려진 대법원판결은 수긍하기 어려운 몇가지 점이 있다. Ⅱ. 大法院判決은 戰警의 (憲)法上地位를 論證치 아니한 未盡함이 있다. 상고이유를 보면, 군인(현역병)의 신분으로 입영하여 전투경찰순경의 임무에 종사토록 하는 것이 위헌이라는 취지가 있는 바 이는 기본적으로 전경의 신분이 말 그대로 순경으로 전환되는 것인지 아니면 군인의 신분으로 계속 존속하는 것인 지의 여부를 따져야, 그 임무종사의 헌법적합성 여하가 가려질 수 있는 것이다. 보통 전경으로 일컬어지는 戰鬪警察巡警은 국방의무(헌39조1항)를 지는 대한민국 국민중에서 병역법에 따라 징·소집된 군인등으로부터 선발된다. 이때 현역병으로 복무중인 사람이 전투경찰대원으로 종사하게 되는 경우「그의 군인으로서의 신분이 다른 신분으로 轉換」(병역법 2조1항7호)된다고 하나, 이는 군인신분 자체의 변동으로 볼 것이 아니고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자의 업무에 관한 일종의 配置轉換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실질적인 해석이다. 그런데 1970년에 제정된 戰鬪警察隊設置法에 따르면 전투경찰대는 대간첩작전 수행과 치안업무보조를 그 임무(법1조1항)로 하며, 그 소속도 국방부장관이 아닌 내무부장관하게(법1조2항) 있게 되면서 경찰공무원법이 준용(법4조)된다고 하지만, 이것이 군인으로서의 신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본다. 왜냐하면 첫째, 경찰대학 졸업예정자로서 전투경찰대에 복무할 것으로 추천받은 때에는 현역병지원자로 보아 입영하게 하여 소정의 군사교육을 마친 후 전임시킬 수 있으며(병역법 24조2항), 이는 치안업무보조를 임무로 하는 전투경찰순경임용예정자(소위 치안전경)도 마찬가지(위 법참조), 이들은 모두 그 현역병의 복무기간을 마칠 때까지는 그 신분이 軍人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전투경찰외에 전투경찰대설치법 제3조제1항 규정에 의하여 대간첩작전의 수행을 임무로 하는 전투경찰순경임용예정 소요인원의 배정을 경찰청장으로부터 요청받은 국방부장관은 현역병으로 입영하여 소정의 군사교육을 마친 사람중에서 소요인원을 전경으로 전임시킬 수 있는 바(소위 작전전경, 병역법 24조 1항 참조), 이는 앞의 두 경우와는 달리「현역병으로 입영한 자」중에서 「원하는지의 여부에 관계없이」이들을 경찰기관장의 소속하에 (전경법 1조1항) 配定하기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결국 전경은 어느 부류나 그 신분이 「基本的으로 軍人」이며, (兵役法이 1993년12월31일 법률 제4685호로 전문개정되었음에도 제24조에서 전경은 여전히 현역병으로 인정하고 있음을 부기한다.)특히 작전전경은 스스로 원하지 않는 경우에도 정부에 의해 배정되어 근무하게 된다는 점에서, 그리고 지원받아서 추천되는 치안전경은 경찰청장과 국방부장관이 협의하에 그 복무기간이 6월의 범위안에서 연장되기에(병역법24조3항), 일반사병과의 관계에서 憲法的 問題点이 있게 되는 것이다. Ⅲ. 施威鎭壓의 임무에 종사하는 戰警의 基本權은 侵害된다. 전경이 기본적으로 군인으로서의 신분을 지니기 때문에, 특히 치안전경의 시위진압 등 치안업무보조라든지 작전전경의 대간첩작전 수행이 과연 國軍의 任務와 조화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문제이다. 우리 국군은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업무를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면서 수행하도록 헌법제5조 제2항은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대간첩작전의 수행은 원칙적으로 군인이 할 일이다. 현재 이들 업무일부를 기본적으로 군인신분인 작전전경이 맡고 있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1975년에 개정신설된 전경법 제2조의 2 에 따라서 전경은 임무수행상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경비지역안에서 검문을 할 수 있다고 하므로 작전전경이 대간첩작전이 아닌 示威鎭壓이나 검문검색에 차출될 수 있는 현실적 통로는 열려 있는 셈이기에 사실 이 조항에 대한 검토도 요청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치안전경의 시위진압은 타당한 것인 ============ 13면 ============ 가. 그들의 신분이 기본적으로 군인이라면 그 정치적 중립성은 준수되어야 하는데 실제적인 시위진압 등 치안업무보조는 政治的 偏向性을 띠게 될 개연성이 높은 것이며, 나아가 현실적으로 국가안보 등에 위해가 되는 비상사태시라면 치안전경이 아니라 병력으로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하도록 戒嚴을 선포하는 것이 헌법(77조)에 합당할 것이다. 그렇다면 적어도 치안전경 제도는 폐지되고 이들 업무는 경찰공무원이 맡을 것이며, 작전전경의 업무는 현역군인이 맡고 이들 작전전경은 점진적으로 폐지하는 것이 막연한 국민적 의구심을 없앤다는 점에서도 생각해 볼만 하다. 전경이 시위진압 등을 거부할 때 전경법 제9조 내지 제11조에 의하여 근무지이탈죄라든지 직무태만죄 또는 근무기피죄 등으로 처벌되거나 상관명령불복죄로 벌을 받을 수 밖에 없고, 이를 집단적으로 범한 자는 무기징역까지 받게 되므로 전경이 시위진압을 거부하기는커녕 드세질 수밖에 없고 그렇다면 직무상 그리고 한 개인으로서의 전경이 겪는 갈등은 심할 것이다. 헌법 제39조 제2항에서는 누구든지 병역의무의 이행으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 그런데 신성한 국방의무(헌5조, 39조)를 이행하는 국민이 원하거나 원하지 않거나 주권자인 국민을 적으로 하게 되는 작전에 참여토록 罰則으로서 강제하는 것은, 「국가의 적」만을 상대로 하는 군인과 비교할 때의 그 平等性(헌11조)위배, 전경개개인의 인간존엄과 행복추구(헌10조)위배, 그리고 스스로의 양심(헌19조)에 결코 합치되지 않는 것이다. 대법원은 전투경찰대설치법의 위 규정들이 헌법에 합치되는냐의 여부를 물어온 上告理由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그리고 명료하게 說示하지 아니했다는 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대법원 역시 법률위원심사에 있어서 제청권이 있으므로 제청하지 아니할 때에는 그 憲法的 理由를 소상하게 전개하며 스스로 헌법기관으로서의 위상을 높여야 할 것이다.
1994-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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