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서 만나는 자연 그대로의 숲, 대체 불가능한 숲과 집의 가치 - 르엘 어퍼하우스
logo
2024년 4월 25일(목)
지면보기
구독
한국법조인대관
판결 큐레이션
매일 쏟아지는 판결정보, 법률신문이 엄선된 양질의 정보를 골라 드립니다.
전체
강제추행
검색한 결과
5
판결기사
판결요지
판례해설
판례평석
판결전문
가사·상속
이혼·남녀문제
출산경력의 불고지와 혼인 취소 사유
Ⅰ. 사실관계 피고는 베트남 소수민족 출신의 여성으로, 만 13세 무렵 옆 마을 남성들에 의해 납치당한 다음 A에게 감금, 강간당하여 약탈혼에 이르렀고 아이를 출산하였다. A의 사망 후 A의 부모가 아이를 데려갔고, 피고는 고향을 떠나 아이와 연락 등 일체의 교류가 단절되었다. 피고는 20세 무렵 국제결혼 중개업자들을 통하여 원고와 혼인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베트남 중개업자에게는 자신의 출산경력을 알렸으나 원고에게는 이를 알리지 않았다. 혼인 후 피고는 원고의 계부로부터 수차례 강제추행 및 강간을 당하였고, 결국 집을 나와 고소하여 유죄 판결이 확정되었다. 형사공판 과정에서 피고의 과거 출산경력이 드러나자, 원고는 피고에게 사기에 의한 혼인 취소 및 위자료를 청구하였고, 피고는 반소로 이혼 및 위자료를 청구하였다. Ⅱ. 판결의 요지 1심과 항소심법원은 피고의 출산경력은 원고의 혼인의사 결정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 피고가 이를 고지하지 않았고 원고가 이러한 사실을 알았더라면 피고와 혼인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을 들면서, 혼인 취소 청구 및 위자료 청구 일부를 인용하였다. 상고심법원은 불고지의 경우에는 고지의무가 인정되어야 위법한 기망행위로 인정할 수 있는바, 아동 성폭력 범죄에 의하여 출산하였으나 이후 자녀와의 관계가 단절되었다면, 그 출산경력은 개인의 내밀한 영역에 속하는 것으로서 당사자의 명예 또는 사생활의 비밀의 본질적 부분에 해당하여 그 불고지를 혼인 취소 원인이 되는 위법한 기망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하면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그러나 환송 후 원심판결은 증거조사를 통하여 새롭게 인정된 사실을 토대로, 피고가 성폭력으로 인해 바로 임신한 것이 아니라 그 후 혼인 생활을 하다가 임신·출산하였는바, 이러한 출산경력이 피고의 명예 또는 사생활의 비밀의 본질적 부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통상 상대방의 출산경력은 혼인에 의한 의사결정에 있어 중요하게 고려되는 요소라는 등의 이유로, 다시 원고의 취소 청구를 인용하였다. 피고는 재상고하였으나 재상고심 판결은 이를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하였다. 원고의 혼인취소청구 인용에 따라 피고는 출입국관리법 등에 따른 결혼이민 자격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어 베트남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Ⅲ. 사기로 인한 혼인 취소 사기로 인하여 혼인 의사표시를 한 때에는 혼인 취소를 청구할 수 있다. 장래를 향하여 혼인이 해소된다는 점에서 법적 효과는 이혼과 같지만, 대상사건과 같이 혼인관계 파탄에 있어 일방의 취소 사유와 상대방의 이혼 사유가 모두 존재하는 경우 취소 인정 여부에 따라 법 적용 결과에 있어 큰 차이가 있다. 혼인 취소의 제척기간은 '사기를 안 날로부터 3개월'로서 총칙상 사기 취소와는 달리 법률행위를 한 날로부터 기간 제한이 없다. 혼인 기간이 오래되었더라도 사기를 안 지 3개월 내에 취소를 청구하면, 실제 혼인 파탄의 귀책사유가 자신에게 있더라도 상대방의 과거 기망을 이유로 혼인관계를 해소시키고 위자료도 청구할 수 있고, 이혼사유에 대한 판단이 이루어지지 않으므로 자신의 위자료 지급 의무에서는 벗어날 수 있다. 이에 혼인 취소 사유는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이다. 혼인의 성립을 희망한 나머지 사실을 과장하거나 불리한 사실을 은폐하거나 거짓약속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므로, 사기를 이유로 혼인을 취소하려면 '혼인의 본질적 내용'에 관한 기망이 있어야 하고 직업, 수입 등을 허위로 이야기하였더라도 다소 과장에 불과하다면 취소사유가 되지 않는다(서울가정법원 2004. 1. 16. 선고 2002드단69092 판결 등). 혼인의 본질적 내용에 관한 기망이 있었는지 여부는 개별적 사안마다 판단될 수밖에 없을 것이나, 기망 내용이 혼인의 본질에 반하는 것이어서 당사자들의 혼인 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주고 이로 인해 당면의 혼인생활의 유지를 기대할 수 없게 되었는지, 해당 사항이 과거의 지나간 일에 불과한지 아니면 현재 또는 장래에 영향을 주는 사항인지 등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Ⅳ. 출산경력의 고지 의무 피고는 자신의 출산경력에 관하여 원고를 적극적으로 기망한 것이 아니라 소극적으로 고지를 하지 않은 것에 불과하였다. 이러한 부작위를 기망으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피고에게 고지의무가 인정되어야 한다. 위 상고심판결은 고지의무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해당 사항이 당사자의 명예 또는 사생활의 비밀의 본질적인 부분에 해당하는지를 가려 사회 통념상 고지를 기대할 수 있는지, 그 불고지가 신의성실의 원칙상 비난받을 정도라고 할 수 있는지 여부 등을 심리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아동기 성폭력 범죄 피해로 인해 출산에 이르렀으나 그 후 자녀와의 관계가 완전히 단절되어 향후 양육이나 교류의 문제가 없는 경우라면, 이를 불고지하였다고 하여 위법한 기망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피기망자의 의사결정의 자유 뿐만 아니라 기망자의 이익을 함께 고려한 것이다. 아동성폭력 피해자에게 그 범죄의 경험은 단순한 정신적 고통을 넘어선 공포이자 내밀한 영역의 수치스러움이 될 수 있는바, 이러한 경우에도 고지의무를 인정한다면 그 여성은 범죄의 피해자일 뿐인데도 혼인하고자 할 때 혼인이 무산되고 자신의 비밀이 외부에 알려질 위험을 각오하고 사전에 자신의 출산경력을 상대방에게 밝혀야 하는 상황이 된다. 이것이 싫다면 평생 혼인을 할 수 없게 된다. 이는 범죄 피해자의 인간의 존엄성이나 사생활의 비밀 등 기본권을 중대하게 침해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위 상고심 판결의 판시는 타당하다. 그렇다면 일반적인 출산경력을 불고지한 경우라면 어떠한가? 기존 판례의 입장은 명확하지 않은데, 혼인 취소를 인정한 판결도 있고, 아닌 판결도 있다. 그런데 인정한 판결의 경우 불고지자가 법률혼을 하여 자녀를 두었던 경우로서 출산 경력뿐만 아니라 혼인 경력에 관해서도 불고지한 사안이었고(서울가정법원 2006. 8. 31. 선고 2005드합2103 판결 등), 이와 달리 법률혼 없이 자녀 2명을 출산한 경력을 불고지한 경우 혼인 취소를 인정하지 않았는데, 배우자의 과거의 이성 관계나 학력, 경제적 사정 등에 관하여 혼인 전에 속이거나 묵비하였다는 이유로 손쉽게 혼인의 취소사유로 인정한다면 가정평화와 친족상조의 미풍양속을 유지 향상하기 위한 가사관계법의 기초가 흔들리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이 근거였다(부산지방법원 가정지원 2008. 8. 22. 선고 2007드단30719 판결). 검토컨대 양육책임 등을 제외하고 오로지 '과거에 아이를 낳은 적이 있는지'만을 문제 삼는 출산경력에 관한 묵비 또는 기망은 위와 같은 '혼인의 본질적인 내용'에 관한 중대한 기망이 되지 않아 혼인 취소 사유가 될 수 없다고 생각된다. 통상적으로 출산경력이 혼인 의사 결정에 있어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는 하나 이는 결국 가부장적 관습 하에서 과거 출산 경험을 가진 여성에 대한 윤리적 평가절하로 볼 수 있는데, 이러한 관념을 법이 정당한 것으로 승인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고, 출산경력을 불고지함으로 인해 당면에 있어 개인의 존엄을 기초로 한 혼인질서에 합치되는 혼인생활을 기대할 수 없게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만일 혼인 후 사정 변경으로 예기치 않게 자녀를 양육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였고 이로 인한 갈등으로 혼인관계가 파탄되었다면 그 혼인은 이혼으로 해소되어야 할 것이다. Ⅴ. 판결에 대한 검토 위와 같이 상고심법원이 판결을 파기 환송하였지만, 이를 환송받은 원심법원은 부족의 관습 및 피고 부모의 동의에 따라 혼인생활을 하다가 임신·출산한 이상 그러한 출산경위가 알려진다고 하여 피고의 명예 또는 사생활의 비밀의 본질적 부분이 침해된다고 볼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다시 원고의 혼인 취소 청구와 위자료 청구 일부를 인용하였다. 불법적이고 야만적인 풍습일지라도 어쨌든 피고가 속하였던 소수민족 사회의 풍습에 의하여 혼인하여 생활한 이상 이를 '범죄에 의한 피해' 또는 '사생활의 비밀'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피고는 재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은 심리불속행으로 재상고를 기각하여 혼인 취소 판결이 확정되었다. 그러나 이는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미성년의 여성이 당한 범죄 피해의 의미를 부당하게 축소하거나 왜곡한 것이다. 미성년자 납치 및 강간의 불법적인 의미를 제대로 평가하지 않고 처벌하지 않는, 약탈혼 풍습이 있는 소수민족 출신이었다고 하여, 그 범죄 피해자에게 범죄가 가지는 가벌성이나 피해의 의미를 제3자인 법원이 함부로 평가절하할 수는 없다. 그러한 출신이라고 하여 야만적인 범죄행위의 피해자가 되었을 때 범죄 피해자로서 느끼는 수치심과 정신적 고통이 적었다고 판단할 수 없다. 피고의 부모는 딸이 순결을 잃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결혼에 동의하였지만 이를 당시 미성년자였던 피고 본인의 진정한 의사로 볼 수 없었다. 그런데 재상고심 판결은 환송 후 원심법원이 파기 환송 전 원심법원과 같은 결론을 내렸음에도 이유조차 설시하지 않고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하여 위와 같은 결론을 확정시켰다. 유감스러운 판결이라고 생각된다. 김유진 변호사 (서울보증보험)
출산경력
혼인취소
기망
김유진 변호사 (서울보증보험)
2021-09-16
성폭력범의 치료감호처분과 화학적 거세
1. 사건의 개요 및 원심 판단 피고인은 1992. 6.경 12세의 여아를 강간하고 상해를 가하여 강간치상죄 등으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고, 2003. 4.경부터 2003. 8.경까지 4개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11세의 여아 3명, 12세의 여아 1명, 18세의 여자 청소년 1명을 상대로 반복하여 성폭력범죄를 저질러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강간 등 치상)죄 등으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2004. 5.경 판결이 확정되어 교도소에서 형 집행 중으로 2013. 11.경 출소를 앞두고 있는 상태였는데, 2003. 7.경 14세 여자 어린이를 넥타이로 양손을 묶고 강간한 사실, 2003. 9.경 11세 여자 어린이를 비슷한 수법으로 강간한 사실이 뒤늦게 증명되어 검찰은 피고인을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주거침입강간 등)으로 기소하면서 전자발찌 부착명령, 치료감호, 치료명령을 함께 청구하였다. 이에 1심, 2심 법원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을 적용하여 피고인에게 징역 7년을 선고(2심은 징역 5년으로 감형)하면서 동시에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 치료감호처분과 함께 5년간 성충동 약물치료명령을 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성충동 약물치료명령은 피청구자의 동의 없이 강제적으로 이루어지므로 피청구자의 신체의 자유와 자기결정권에 대한 중대한 제한이 되는 점, 치료감호는 법에 따른 수용기간을 한도로 피치료감호자가 치유되어 치료감호를 받을 필요가 없을 때 종료되는 것이 원칙인 점, 치료감호와 치료명령이 함께 선고된 경우에는 치료감호의 종료·가종료 또는 치료위탁으로 석방되기 전 2개월 이내에 치료명령이 집행되는 점 등을 감안하면, 치료감호와 치료명령이 함께 청구된 경우에는, 치료감호를 통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치료명령의 집행시점에도 여전히 약물치료가 필요할 만큼 피청구자에게 성폭력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고 피청구자의 동의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의 상당한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치료감호와 함께 치료명령을 선고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고 전제하고 "원심으로서는 치료감호의 요건으로서의 재범의 위험성과는 별도로 치료감호를 통한 치료의 경과에도 불구하고 치료명령의 집행시점에도 성폭력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인정되는지에 관하여 필요한 객관적인 자료를 추가로 확보하고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후에 신중하게 치료명령청구를 받아들일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함에도 이러한 심리를 다하지 않고 치료명령 판결을 한 위법이 있다"고 하여 치료명령부분에 대한 원심 판결을 파기, 환송하였다. 3. 성충동 약물치료 및 논란 가. 성충동 약물치료제도 성충동 약물치료는 재범위험성이 있는 성도착증 환자에게 약물투여 및 심리치료 등의 방법으로 도착적인 성기능을 일정기간 동안 약화 또는 정상화하는 치료를 말하는데, 검사가 공소제기시 또는 치료감호가 독립청구 된 성폭력범죄사건의 항소심 변론종결시까지 법원에 치료명령을 청구하여[성폭력범죄자의 성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이하 성충동약물치료법이라고 함) 제4조] 법원이 피고사건의 판결과 동시에 치료명령 청구가 이유 있다고 인정한 때에는 15년의 범위에서 치료기간을 정하여 판결로 치료명령을 선고한다(제8조). 치료명령의 집행은 치료명령을 받은 사람이 형의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가석방 또는 치료감호의 집행이 종료·가종료 또는 치료위탁으로 석방되는 경우 보호관찰관이 석방되기 전 2개월 이내에 치료명령을 받은 사람에게 치료명령을 집행한다(제14조 제3항). 나. 성충동 억제 약물 성충동 약물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은 법무부장관이 고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현재 '성호르몬 생성을 억제·감소시키는 약물'로서 메드록시프로게스테론 아세테이트( Medroxyprogesterone acetate), 류프롤리드 아세테이트(Leuprolide acetate), 고세렐린 아세테이트(Goserelin acetate), 트립토렐린 아세테이트(Triptorelin acetate), '성호르몬이 수용체에 결합하는 것을 방해하는 약물'로서 사이프로테론 아세테이트(Cyproteron acetate) 등의 약물을 사용할 수 있다(법무부고시 제2014-393호). 이러한 약물들은 피치료자의 성충동이나 성기능을 영구적으로 소멸시키거나 감소시키는 것이 아니라 약물을 투여 받는 기간 동안 성적 욕구 내지 성충동을 약화 또는 정상화 시키는 작용을 하고 약물투여를 중단하면 비교적 짧은 기간 내에 약물투여 전 상태로 회복되므로 이른바 '화학적 거세'라는 용어보다는 '성충동 억제약물 투여'라는 용어가 더 정확하다. 위 약물 중에 실제로 사용된 류프롤리드 아세테이트, 고세렐린 아세테이트 두 가지 약물은 현재 전립선암, 유방암 등에 호르몬요법 치료제로 현재 병원에서도 환자 치료에 사용되고 있으며 지각착오, 척수압박, 심부전, 혈압변동, 다한증, 발진, 여성형유방, 골밀도 감소 등의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다. 찬반 논란과 위헌법률심판 제청 성충동 약물치료를 도입할 초반에는 '화학적 거세'라는 용어에 따른 오해 내지 거부감으로 제도의 정확한 취지가 왜곡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이 제도에 대한 찬반논란이 계속되고 있는바,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성범죄의 재발을 방지하여 성폭력피해자가 발생되지 않도록 할 필요성이 높은 실정이고, 실제로 성충동 약물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약물은 전립선암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비교적 안전한 약물이며 영구적인 성기능 장해를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치료를 중단하면 성기능이 회복되고 성충동 약물치료가 재범방지에 효과가 있다는 여러 통계결과가 있다는 등의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한편 대전지방법원은 2013. 2.경, 피고인이 5세, 6세 여아를 강제추행 한 범죄사실로 기소되면서 치료감호, 성충동 약물치료명령이 함께 청구된 사건에서 직권으로 헌법재판소에 성충동 약물치료법 제4조 제1항, 제8조 제1항 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는데, 성충동 약물치료가 본인의 동의하에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국가에서의 통계를 판결에 의해 약물치료가 강제되는 우리나라에 그대로 대입하기 어렵고 강제 약물치료로 피치료자의 신체를 훼손당하지 않을 자유, 자기결정권, 인격권이 침해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 성충동 약물치료를 중단할 경우 피치료자의 성기능이 회복되므로 재범방지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지 과학적 증명이 없는 점, 사용되는 약물도 전립선암 치료제로 임상에서 사용되고는 있지만 여러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혀져 있는 점, 약물치료명령의 선고와 실제 집행에는 시차 간극이 크므로 장기간의 수형, 치료감호 후 약물치료 집행시에도 약물치료의 필요성이나 재범의 위험성이 계속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워 불필요한 약물치료를 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점 등을 위헌의 근거로 제시하였다. 4. 대법원 판결의 의의 성충동 약물치료의 실효성이나 인권침해에 대한 논란 속에 현재 성충동 약물치료가 본인의 동의 없이 강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피청구자의 신체의 자유와 자기결정권에 대한 중대한 제한이 되므로 약물치료명령을 하더라도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함은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성폭력범죄를 반복적으로 범하고 재범위험성이 있다면 비교적 장기간의 중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고 치료감호, 약물치료명령이 함께 선고되면 그 선고시기와 약물치료명령의 집행시기와는 상당한 시간적 간극이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위 대법원의 지적은 타당하고 현재 검찰은 치료감호와 약물치료명령을 함께 청구하는 경우에는 변론종결당시를 기준으로 가장 최근의 재범가능성, 치료감호로 예상되는 효과 등 여러 평가자료를 제출하여 판결을 받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현행법상 검사의 약물치료명령 청구는 공소제기 되거나 치료감호가 독립청구 된 사건의 항소심 변론종결시까지만 가능하므로 이로부터 상당한 기간이 경과한 미래의 약물치료명령 집행시기에 있어서까지 재범위험성이 계속되고 있는지, 치료감호를 통해 약물치료의 필요성이나 기간이 얼마나 감소될 것인지 등에 관하여 변론종결 이전에 미리 예측하여 평가함에는 오류가 발생할 여지는 충분히 있다. 성충동 약물치료의 효과나 부작용에 대한 연구가 병행되어야 할 것이지만 질병 치료에 사용되는 이 세상 어떤 약물도 부작용이 없는 약물은 단 하나도 없으므로 성충동 약물치료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부작용 부분에 대해 지나친 우려는 곤란하다고 생각하나(성충동약물치료법 시행령 제11조에 일정한 약물부작용 발생시 치료를 일시 중단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피치료자의 기본권침해를 줄이기 위해 성충동 약물치료를 받음에 본인의 동의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판결 선고 후 일정 기간 이상 경과하여 약물치료명령을 집행할 때에는 집행 전에 다시 성도착 증상의 유무, 정도, 재범위험성 등에 대한 판단을 거치도록 하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2015-02-16
재범의 위험성을 요건으로 하지 않는 현행 신상정보등록제의 위헌성
Ⅰ. 사실관계 및 대상결정 요지 청구인들은 형법상 강제추행죄로 각 유죄판결을 받아 구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2010. 4. 15. 법률 제10258호로 제정되고, 2012. 12. 18. 법률제11556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성폭력특례법'이라 한다) 제32조 제1항에 의하여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었는데, 신상정보 등록의 근거인 위 규정이 청구인들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거나, 신상정보의 제출의무를 부과한 같은 법 제33조가 청구인의 행복추구권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헌법소원 심판청구를 하였다.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청구인들에게 직접 적용되는 부분은 구 성폭력특례법 제32조 제1항 중 '제2조 제1항 제3호 가운데 형법 제298조(강제추행)의 범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된 자는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된다.'로 보고 위헌여부에 대해 판단하였다. 구체적으로 다수의견(7인)은 해당 규정이 청구인들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평등권, 재판청구권 등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보고 합헌으로 판단하였으며, 소수의견(2인)은 해당 규정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들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런데 헌법재판소의 다수의견은 해당 규정의 적법절차원칙 위배여부에 관해 "성폭력특례법은 법원이 등록대상 성폭력범죄로 유죄판결을 선고할 경우 등록대상자라는 사실과 신상정보 제출의무가 있음을 등록대상자에게 알려주도록 규정하고 있고(제32조 제2항), 신상정보 등록대상자의 범위, 신상정보 제출의무의 내용 및 신상정보의 등록·보존·관리는 모두 법률에 의하여 규율되고 있으므로 적법절차원칙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Ⅱ. 대상결정에 대한 평석 1. 재범의 위험성을 고려하지 않은 보안처분으로서의 위헌성 대상결정 중 다수의견에 의하면, 신상정보등록제도가 보안처분이라고 보면서도 재범의 위험성을 요건으로 하지 않더라도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기에 적법절차원칙에 반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런데 과거 헌법재판소는 구 사회보호법상 제5조 보호감호처분에 대한 위헌심판사건에서 "구 사회보호법 제5조 제1항은 전과나 감호처분을 선고받을 사실 등 법정의 요건에 해당되면 재범의 위험성 유무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그에 정한 보호감호를 선고하여야 할 의무를 법관에게 부과하고 있으니 헌법 제12조 제1항 후문, 제37조 제2항 및 제27조 제1항에 위반된다"고 하여 위헌결정을 한 바가 있다(헌법재판소 1989. 7. 14. 88헌가5, 8, 89헌가44(병합)). 또한 헌법재판소는 위 결정에서 "행위자에 재범의 위험성은 보안처분의 핵심이며, 헌법 제12조 제1항이 규정한 '누구든지··· ···법률과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보안처분 또는 강제노역을 받지 아니한다'라는 조항에서 구현된 죄형법정주의의 보안처분적 요청은 '재범의 위험성이 없으면 보안처분은 없다'는 뜻을 내포한다"고 설시하였다. 즉, 재범의 위험성을 요건으로 하지 않는 보안처분은 그 부과에 있어서 재판의 형식에 의하든, 법률 자체에서 정하고 있든 헌법 제12조 제1항 후문의 적법절차원칙에 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2. 일률적인 장기간의 보안처분 및 가종료 규정 부재로 인한 위헌성 보안처분은 장래 재범의 위험성을 전제로 부과될 수 있기에 재판단계에서 미리 재범의 위험성 및 그 소멸시기를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현행 성범죄에 대한 대책으로 부과되는 보안처분들은 아래 표와 같이 재범의 위험성을 주요요건으로 부과되며 재판상 부과시점에서 보안처분 기간을 정하도록 하거나 사후 집행과정에서 심사를 통한 종료규정을 두고 있다. 그런데 구 성폭력특례법상 신상정보등록은 법률 자체에서 10년으로 일률적으로 등록기간이 정해져 있는데, 사후 불복이나 집행과정에서의 심사를 통한 종료가능성 자체가 전혀 규정되어 있지 않다. 이러한 측면에서도 현행 신상정보등록제도는 적법절차원리에 반하여 위헌성이 있다. 3. 현행 성폭력특례법의 위헌성 가중 및 개선입법 제언 2012년 12월18일자로 개정되어 시행되고 있는 현행 성폭력특례법(법률 제11556호)에서는 신상정보등록대상자를 기존 제외되었던 경미한 성폭력범죄(가령, 공중밀집장소에서의 추행, 카메라등이용촬영, 통신매체이용음란, 공중화장실 등 성적 목적을 위한 공공장소 침입행위)까지 모두 포함하여 전면 확대하였으며, 기존 10년이던 등록기간도 20년으로 연장하여 위헌성이 더욱 가중되었다. 특히 부칙에서 과거 신상정보공개 ·고지명령 대상자가 아니었던 자들에 대해서도 소급적용을 인정하고 있는데, 사후 공개·고지명령이 부과된 경우 그 시점부터 20년간 신상정보등록대상자로 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부칙규정은 법원의 심사를 통한 향후 재범의 위험성을 전제로 한 것이긴 하나 소급적용으로 새로이 20년간이나 신상정보등록대상자가 되도록 한 측면에서 위헌소지가 있어 보인다. 게다가 위와 같이 성폭력특례법을 개정하면서 각종 성범죄에 대한 친고죄 규정도 폐지를 하였기에 초범으로서 경미한 성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도 처벌 자체를 피하기 힘들며 형벌을 압도할 20년간의 신상정보등록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이러한 문제에서 비롯되었는지 검찰에서는 초범으로서 사안이 경미한 성범죄에 대해 교육이수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확대 적용하고 있고, 법원에서도 사안에 따라 다르겠으나 선고유예를 선고하면서 신상정보등록에 대해서는 선고유예가 실효되는 경우에 한해 등록의무가 있다는 취지로 판결이유에서 판시하기도 하였다. 물론 이와 같은 선고유예 실효조건부 신상정보등록의무부과 판결에 대해 최근 대법원(대법원 2014. 11. 14. 선고 2014도3564 판결)은 신상정보등록의무가 선고유예의 대상이 되지 않으므로 위법하며, 다만 선고유예 후 2년이 경과하여 면소된 것으로 간주되는 경우 그 때부터 신상정보등록의무를 면한다는 것으로 정리하였다. 하지만 이는 현행 신상정보등록제도 자체의 과도한 위헌성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입법적 개선을 통해 해결하여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대상결정 중 다수의견도 '입법자에 대한 권고'라는 항을 통해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과 대상자의 연령·직업·재범의 위험성 등 행위자의 특성, 당해 범행의 종류·동기·범행과정·결과 및 죄의 경중 등 범행의 특성, 신상정보 등록으로 인하여 대상자가 입는 불이익의 정도와 예상되는 부작용, 그로 인해 달성할 수 있는 성폭력범죄의 예방 효과 및 성폭력범죄로부터의 피해자 보호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신상정보를 반드시 등록할 필요가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이정되는 경우가 예외적으로 존재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입법자로서는 정보주체의 기본권을 보호하면서도 성폭력범죄의 예방이라는 입법목적에 맞는 구체적 타당성 있는 결론을 이끌어 내기 위한 방안으로서, 예컨대 법원이 산상정보 등록을 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하거나 이미 마쳐진 신상정보 등록에 관하여도 당사자가 불복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는 등의 입법보완조치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것이다"라고 언급하긴 하였으나, 보안처분의 본질인 재범의 위험성을 고려하지 않는 현행 신상정보등록제도의 위헌성 자체를 비켜가기는 어려워 보인다. 따라서 입법론을 제언하자면, 부과단계에서 신상정보등록의 요건과 기간을 신상공개·고지명령과 동일하게 규정하여 법원으로 하여금 판단하도록 하는 방식이 가장 현실적이긴 하나, 신상정보등록의 독자적인 재범방지 등 효과를 감안한다면 일률적으로 20년의 신상정보등록의무를 부과하더라도 성범죄자에 대한 다른 보안처분과 같이 보호관찰심사위원회와 같은 기관에서 등록의무 가종료심사 규정을 두는 것도 가능하지 않나 싶다.
2015-01-15
청소년 성매수자에 대한 신상공개의 위헌성
1. 문제의 제기 한국에서의 ‘상업적 아동 성착취’(CSEC, commercial sexual exploitation of children, 이하 ‘CSEC’으로 약칭함)에 반대하는 본격적인 투쟁은 2000년 7월에 비로소 시작되었다. CSEC 終熄을 중요한 목적으로 삼은 성보호법이 2000년 7월 1일부터 시행되었기 때문이다. 2000년 7월 이전에도 兒童買春(child prostitution), 포주업(pimping)과 아동 인신매매(trafficking of children for sexual purposes), 아동 포르노그라피(child pornography) 등의 CSEC는 다른 법률에 의하여 행정적 규제의 대상이었고 형사처벌도 가능하였으나 2000년 7월 이전의 행정기관과 법집행기관에게는 CSEC 종식 개념이 미약하여 행정기관과 법집행기관의 CSEC에 반대하는 규제의지와 처벌의지는 극히 미약했었다. 성보호법을 시행하면서부터 한국정부와 NGO는 2000년 7월 이전 시기의 CSEC에 대한 미온적이고 취약한 대응태세로부터 벗어나 모든 형태의 CSEC 행위에 대하여 강력한 타격을 가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확보하게 되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성보호법이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性的 自由를 지나치게 저해한다는 논거를 들어 성보호법의 폐지 혹은 축소를 주장하는 ‘자유주의자’(liberalists)들이 많이 있다. 자유주의자들은 CSEC을 두둔하는 것은 아니지만 CSEC의 종식을 형벌적 수단으로 달성함은 불가능하며 또 그것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의도와는 달리 더 해로운 결과를 초래할지 모른다는 懷疑論과 虛無主義에 빠져 있다. 여기서 ‘CSEC의 종식을 원하는 사람들’과 자유주의자들 사이에 격렬한 논쟁(debate)이 지속되고 있다. - 판 결 요 지 - 신상공개제도는 범죄에 대한 국가의 형벌권 실행으로서의 과벌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않으며 청소년 성 매수자의 일반적 인격권과 사생활의 비밀의 자유가 제한되는 정도가 청소년 성보호라는 공익적 요청에 비해 크다고 할 수 없다 한국의 성보호법은 CSEC 예방의 주요수단으로 아동매춘범과 아동매춘을 알선·중개하는 자들의 신상을 공개하는 독특한 제도를 도입(성보호법 제20조)하였다. 성보호법 제20조에 근거하여 2001. 8. 30. 처음 신상공개가 실시된 이래 총 4회에 걸쳐 신상공개가 실시되었으며 현재 제5차 신상공개절차가 진행 중에 있다. 2003. 4. 9. 실시된 제4회 신상공개에서는 1,221명의 심사대상자 중에서 강간 208명, 강제추행 200명, 성매수 155명, 성매수알선 70명, 청소년이용음란물 제작 10명 등 643명의 신상이 공개되었다. 전체 대상자 중 강간·강제추행은 약 89%, 성매수알선과 음란물제작은 1명을 제외하고 모두가 공개되었고 성매수는 22.7%가 공개되었다. 신상공개 구상은 한국의 성보호법 입법자들이 미국의 미건 법(Megan’ Law)의 발상에서 借用해 온 발상이지만 미국의 그것과는 성격이 다르다. 미국에서는 치유가 어려운 위험한 성폭행범(serious violent predator)에 한하여 상세한 신상을 공개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의 성보호법 입법자와 CSEC 종식운동가들은 미건 법의 위험한 성폭행범에 대한 신상공개제도를 아동에 대한 성폭력범 뿐만 아니라 아동매춘범과 아동매춘을 알선·중개하는 자들에게까지 확대시켰다. 이것 때문에 지난 2년 동안 한국에서는 성보호법 제20조의 합헌성을 둘러싸고 종식운동가와 자유주의자들 사이에 격렬한 논쟁이 전개되었으며 향후에도 그 논쟁은 오래도록 지속될 것이다. 특히 성매수자의 신상공개는 자유주의자들이 성보호법을 반대하는 가장 큰 빌미가 되고 있다. 2003. 6. 26. 헌법재판소의 4명의 재판관은 현행 성보호법 제20조의 신상공개제도에 대하여 아무 유보 없이 합헌의견을 표명하였다. 이하에서 헌재의 합헌의견을 요약하고 나서 합헌결정의 의미를 분석하여 보기로 한다. - 평 석 요 지 - 헌재결정은 결과적으로 합헌이었지만 수적으로는 4대 5로 위헌의견이 우세하므로 신상공개제도에 대한 거부감이 강하게 남아 있어 현행 신상공개제도는 수정이 불가피하다. 고 위험범과 저 위험범으로 나누어 공개범위를 적절하게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2. 이중처벌금지 위배 여부 자유주의자들은 신상공개는 형의 종류를 정하고 있는 형법 제41조에 해당되지 않으나, 해당 범죄자에게 확정된 유죄판결 외에 추가적으로 수치감과 불명예 등의 불이익을 주게 되므로 이러한 불이익이 실질적으로 수치형이나 명예형에 해당된다고 주장한다. 이런 주장에 대하여 합헌의견은 “이 제도는 유사한 범죄예방을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도입된 것이며, 이로써 당사자에게는 일종의 수치심과 불명예를 줄 수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신상공개제도가 추구하는 입법목적에 부수적인 것이지, 주된 것은 아니며 신상공개제도에서 공개되는 신상과 범죄사실은 헌법 제109조 본문에 의해 이미 공개된 재판에서 확정된 유죄판결의 내용의 일부이며 달리 개인의 신상 내지 사생활에 관한 새로운 내용이 아니고, 비록 범죄자의 수치심과 불명예를 수반한다고 하더라도 입법자가 19세 미만의 청소년의 성매수 범죄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반사회적인 범죄에 대처하기 위하여 선택할 수 있는 입법형성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이므로 신상공개제도는 범죄에 대한 국가의 형벌권 실행으로서의 과벌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헌법 제13조의 이중처벌금지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응답하고 있다. 3. 과잉금지의 원칙 위배 여부 자유주의자들은 신상공개가 순수히 일반인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자 하는 계도에 그 목적이 있다면 “굳이 성매수자의 신상을 공개할 필요는 없다. 비록 사례의 소개가 계도의 효과를 증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할지라도, 당사자의 실명이 아니라 가명을 사용하는 등 익명성을 보장해 주더라도 성매매의 심각성을 인식시키기 위한 계도의 목적은 얼마든지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상공개는 불필요하게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이어서 과도하다”고 주장(반대의견)한다. 이에 대하여 합헌의견은 “법 제정 당시 성인들이 청소년의 성을 매수하는 범죄의 규모나 증가추세가 매우 심각한 양상이었고, 청소년에 대한 성범죄가 청소년의 성장에 미치는 중대한 해악에 대한 인식부족과 때마침 인터넷과 같은 매체의 급속한 발달과 맞물려 도덕성의 심각한 해이 현상을 일으켰고, 더 이상 성인이나 청소년들의 도덕성에만 그 개선을 기대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법적 제재장치를 통하여 예방될 필요성이 대두”되었으며 “청소년들의 성을 매수하는 등의 행위는 비록 그들의 형식상 동의에 의한 것이라 해도 정신적 판단력이 약하고 금전적 유혹에 빠지기 쉬운 청소년들에게 있어서는 그것이 진정한 동의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그들의 정신과 육체 등의 건전한 성장에 중대한 해악”을 주므로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않고 방치하였을 때는 우리 사회가 타락한 사회로 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할 만한 것”이어서 성보호법의 입법목적은 그 정당성이 인정되며 “신상공개제도가 그러한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이고 적절한 수단에 해당하는지는 의문의 여지가 없지 않으나, 상식적으로 볼 때 해당 범죄인의 신상을 대중에게 공개하는 제도는 일반 성인들에게 미성년자 성매수자가 되지 않도록 하는 위하적 내지 예방적 효과를 줄 것이라는 점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신상공개제도는 과잉금지 원칙에서 요구되는 수단의 적합성을 갖춘 것”이며 “형벌이나 보안처분만으로는 그 입법목적을 달성하는데 충분하다고 하기 어렵고, 가령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의 치료나 효율적 감시체계 확립, 청소년에 대한 선도 등의 정책을 생각해 볼 수 있으나,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에 대한 전문적인 교정 인력의 부족 등 물적·인적 시설이 미비하고, 청소년들의 성에 대한 지나친 개방적 사고와 배금주의적 행태, 성을 상품화하는 잘못된 소비풍조, 어른들의 왜곡된 성의식 등 사회문화적 부문에서의 보다 근본적이고 전반적인 개선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걸리므로, 현재 증가하고 있는 청소년 대상 성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신상공개제도와 같은 입법적 수단이 불필요하다고 단정할 수 없고”, “가능한 여러 가지 수단 가운데 무엇이 보다 덜 침해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어떠한 수단을 선택할 것인가는 입법자의 형성의 권한 내라 할 것이므로, 신상공개제도는 피해의 최소성 원칙에 어긋나지 아니”하며 “ ‘청소년의 성보호’라는 목적은 우리 사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공익의 하나인데 비하여 청소년 성매수자의 일반적 인격권과 사생활의 비밀의 자유가 제한되는 정도는 이미 공개된 형사재판에서 유죄가 확정된 형사판결이라는 공적 기록의 내용 중 일부를 국가가 공익 목적으로 공개하는 것으로 공개된 형사재판에서 밝혀진 범죄인들의 신상과 전과를 일반인이 알게 된다고 하여 그들의 인격권 내지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워, 청소년 성매수자의 일반적 인격권과 사생활의 비밀의 자유가 제한되는 정도가 청소년 성보호라는 공익적 요청에 비해 크다고 할 수 없으므로 법익의 균형성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응답하였다. 4. 합헌결정의 의미 현행 신상공개제도에 대한 여론조사결과는 한결같이 찬성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은 반면[ 제4차 신상공개(2002. 4.9) 이후 언론사별 여론조사 결과 80% 이상의 국민이 신상공개제도 강화에 찬성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의하면 80%(1,438/1,797명), 중앙일보에 의하면 79.79%(10,289/12,895명)가 찬성하고 있다] 지식인층과 법률전문가층에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우세하다. 지난 2년 동안의 홍보와 계몽의 결과 비록 속도는 느리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지식인층과 법률전문가층의 여론동향도 서서히 찬성의견이 늘어나는 추세로 보인다. 2003. 6. 26. 헌재의 합헌의견이 현행 신상공개제도에 대하여 아무 유보 없이 합헌결정(2002헌가14)을 선고한 것은 위와 같은 지식인층과 법률전문가층의 동향을 반영하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결과적으로 합헌이었지만 수적으로는 4대 5로 위헌의견이 우세하였으며 위헌의견의 논조는 대단히 신랄한 점에 비추어 볼 때 현행 신상공개제도에 대한 거부감이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현행 신상공개제도는 어떤 형태로든 수정이 불가피하다. 현 시점은 현행 신상공개제도에 대한 종래의 비판과 헌법재판소의 위헌의견을 겸허히 수용하여 현행 신상공개제도에 대한 개선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절실한 시점이다. 제도개선의 기본방향은 고위험범과 저위험범을 적절히 구별하여 고위험범에 대하여는 공개되는 정보의 범위를 현행보다 넓히고 저위험범에 대하여는 공개되는 정보의 범위를 현행수준으로 유지하거나 축소하는 방안이다.
2003-11-10
진짜 강간이냐 가짜 강간이냐
法律新聞 第2531號 法律新聞社 진짜 강간이냐, 가짜 강간이냐 金日秀 〈高大法大學長 法學博士〉 ============ 14면 ============ 大法院 96년6월11일 宣告, 96도791判決 Ⅰ, 事件의 槪要 이 사건 피해자 X는 남성의 성기구조를 갖춘 남자로 태어나 남자중학교까지 졸업하였으나 어릴 때부터 여성으로서의 생활을 동경하고 여성에 귀속감을 느껴 수년간 여장남자로서 행세하여 왔다. 그러다가 결국 1991년과 1992년경 일본에서 자신의 음경과 고환을 제거하고 그곳에 질(膣)을 만들어 넣는 방법으로 성전환수술을 받아 여성으로서 질구조를 갖추고 유방이 발달하는등 외관상으로는 여성의 신체구조를 갖추었으며 보통 여자와 같이 남자와 성생활을 할 수 있고 성적 쾌감까지 느낄 수 있는 상태였다. 피해자 X는 그후 남자들을 상대로 윤락행위를 하여 생계를 영위하는등 여성으로서 사회생활을 하고 있으나 여성의 내부성기인 난소와 자궁은 없기 때문에 임신및 출산은 불가능한 상태이다. 한편 이 사건 피고인 A는 같은 피고인 B 및 공소외 C와 함께 부녀자를 납치하여 강간하기로 공모하고 대상자를 물색하던중 1995년4월24일00시30분경 서울용산구한남동에 있는 하얏트호텔부근에서 마침 피해자 X가 혼자서 있는 것을 발견하고 같이 놀자는 식으로 꾀여 X를 자신의 승용차에 태운 후 강제로 서울중구장충동소재 한국자유총연맹 건물부근으로 데리고 와, 위 피고인등과 합동하여 『사람살려』하고 소리치면서 도망치려는 피해자 X의 입을 틀어막고 머리채와 팔을 잡고 위 승용차 뒷좌석으로 밀어 넣어 항거불능케한 다음 피해자로 하여금 옷을 전부 벗게 하여 차례로 성기를 위 피해자의 음부에 삽입하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로 하여금 약 1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안면부타박상 등을 입게 하였다는 것이다. Ⅱ, 大法院의 判決要旨 무릇 남자, 여자라는 성의 분화는 정자와 난자가 수정된 후 태아의 형성초기에 성염색체의 구성(정상적인 경우 남성은 XY,여성은 XX)에 의하여 이루어지고, 발생과정이 진행됨에 따라 각 성염색체의 구성에 맞추어 내부생식기인 고환 또는 난소 등의 해당 성선이 형성되고, 이어서 호르몬의 분비와 함께 음경 또는 질, 음순 등의 외부성기가 발달하며, 출생후에는 타고난 성선과 외부성기 및 교육등에 의하여 심리적, 정신적인 성이 형성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형법 제297조에서 말하는 부녀, 즉 여자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발생학적 성인성염색체의 구성을 기본적인 요소로 하여 성선, 외부성기를 비롯한 신체의 외관은 물론이고 심리적, 정신적인 성 그리고 사회생활에서 수행하는 주관적, 개인적인 성역할(성전환의 경우에는 그 전후를 포함하여)및 이에 대한 일반인의 평가나 태도등 모든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결정하여야 한다. 그런데 위 피해자는 여성으로 성전환수술을 받아 외관상 여성적인 신체구조를 갖추게 되어 보통여자처럼 남자와 성생활을 할 수 있고 성쾌감까지 느끼고 있으나 여성의 내부성기인 난소와 자궁이 없기 때문에 임신 및 출산은 불가능한 상태이므로 본래 남성일 뿐, 달리 여성의 성염색체구조를 갖추고 있다거나 성염색체는 남자이면서 생식선의 분화가 비정상적으로 되어 고환과 난소를 겸비한 진성반음양 또는 고환이나 난소의 발육이 불완전한 가성반음양이라고는 인정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피해자가 위 성전환수술로 인하여 남성으로서 내·외부성기의 특징을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되었으며 남성으로서의 성격도 대부분 상실하여 외견상 여성으로서의 체형을 갖추고 성격도 여성화되어 개인적으로 여성으로서의 생활을 영위해가고 있다할지라도 기본적인 요소인 성염색체의 구성이나 본래의 내·외부성기의 구조, 정상적인 남자로서 생활한 기간, 성전환수술을 한 경위, 시기 및 수술후에도 여성으로서 생식능력이 없는 점, 그리고 이에대한 사회일반인의 평가와 태도등 여러가지 요소를 종합하여 보면 피해자를 사회통념상 여자로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Ⅲ, 法律의 適用 이 사건에 대해 애당초 검사는 主位的 公訴事實로 강간치상을 내세워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이하 성폭력특별법) 제9조, 제6조1항, 형법 제297조(강간)의 적용을 구하였다. 또한 예비적 공소사실로 강제추행치상을 들어 성폭력특별법 제9조, 제6조2항, 형법 제298조(강제추행)의 적용을 구하였다. 그밖에 체포·감금의 점에 관하여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2조2항, 제1항, 형법 제276조1항을 구하였다. 이에 대해 제1심(서울지방법원 제21형사부)은 본건 피해자가 여성이 아니라는 이유로 주위적 공소사실에 대해 무죄를,예비적 공소사실에 대해 유죄를 인정한뒤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과는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으므로 형이 더 무거운 성폭력특별법위반으로 처벌하였다. 제1심판결에 대해 검사는 법리오해를 이유로 항소하였다. 피해자는 강간죄의 객체인 부녀자의 범주에 속한다는 이유때문이다. 제2심(서울고등법원 제2형사부)는 제1심과 같은 입장에서 본 건 피해자가 부녀자가 아니라 남성에 불과하다고 보아 주위적 공소사실인 강간치상의 점을 무죄로, 예비적 공소사실인 강제추행치상의 점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정상적인 남성이었으나 여성으로 성전환수술을 받은 사람은 여성의 포함될 수 없다는 이유때문이다. 제2심판결에 대해 검사는 역시 법리오해를 이유로 상고하였다. 여성으로서 성전환수술을 받은 사람에 대해서도 자신의 의사에 따라 스스로 성행위를 할 성적 자기결정권이 부당하게 침해되었을 경우 이를 보호해 주어야 할 현실적인 필요성이 있다는 점 때문이다. 대법원은 원심과 같은 입장에서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시켰다. 강간죄의 객체인 부녀개념에는 적어도 정상적인 남성이었던 자가 여성으로 성전환수술한 경우까지 확대될 수 없다는 관점을 견지한 때문이다. 따라서 이 사건 피고인들에 대해서는 성폭력특별법 제9조1항, 제6조2항, 형법 제298조가 적용된다는 것이다. Ⅳ, 論 評 1, 强姦罪의 客體 강간죄의 객체는 부녀이다. 通說은 여기에서 부녀라 함은 성년이든 미성년이든, 기혼이든, 미혼이든 불문하고 여자를 지칭한다. 본건 대법원판결도 같은 입장이다. 강간죄의 객체인 부녀의 개념에 성전환수술을 통해 여성으로 개조된 자까지 포함하는가에 관해 제1심에서 대법원에 이르기까지 법원은 일관하여 이를 원칙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原審은 「형법상 강간죄의 객체가 되는 부녀의 개념은 최초 출생시 정상적인 염색체구조와 난소, 자궁, 질 등과 같은 정상적인 내·외부성기를 갖추고 태어난 여자만을 의미하는 개념」이라고 해석한다. 다만 이보다 광의로 「약간의 염색체이상 또는 호르몬분비의 이상은 있으나 염색체성, 성선성, 표현형성, 정신적성과 같은 4가지 남녀의 구별기준을 가지고 전체적으로 고찰하여 여성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여자까지 만을 포함」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분류에는 ①성염색체는 정상이나 생식선의 분화가 비정상적으로 되어 고환이나 난소를 겸비하고 외부성기도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별하기 애매한 경우, 이른바 中性인 경우(진성반음양), ②성호르몬분비의 이상으로 성선은 난소이면서 외부성기는 남성화를 보이는 여성 또는 성선은 고환이면서 외부성기가 애매하거나 불완전한 남성화 내지 완전한 여성화로 되어 있는 남성의 경우(가성반음양)로서 환자의 성자아, 성역할에 따라 여성으로 성을 결정하여 주고 그 결정된 성에 맞도록 수술 및 성호르몬투약 등의 방법으로 내분비학적 치료를 끝낸 자도 포함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떠한 경우에도 정상적인 남성이었던 자가 인위적인 성전환수술을 받아 여성으로서의 활동과 생활을 한다할지라도 강간죄의 객체인 부녀의 개념에 속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성구별 개념은 대법원판결도 그대로 원용하였다. 이 사건 피해자 X는 정상적인 남성이었으나 여성으로서 성전환수술을 받은 사람이다. 그러므로 비록 X가 사회적으로나 개인정서적으로 여성으로 생활한다 할지라도 강간죄의 객체인 부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론이다. 이러한 대법원판결의 입장은 성의 생물학적 결정론에 치우친 반면, 성의 사회적 역할과 기능을 무시했기 때문에 목적론적 해석의 관점에서 수긍하기 곤란하다. 부녀의 물리적 해석의 의미는 당연히 정상적인 내·외부성기를 갖추고 태어난 여자를 뜻한다. 그러나 강간죄의 보호법익이 부녀의 성적의사결정의 자유를 의미한다면 그와같은 부녀의 성적자유는 최초 염색체구조에 의해 결정되는 생물학적 성만이 아니라 부녀로서 현실적인 성생활을 영위하는 사회적성까지 포함한다고 확대해석해야 할 것이다. 이같은 확대해석은 이를테면 게이를 여성으로 취급하는 것과 같은 금지된 유추적용이 아니라 사회적 생활사실과 부녀의 성적 자기결정권의 보호라는 목적론적 관점으로부터 문언의 가능한 語義의 최대한을 천착하는 허용된 확장해석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성전환수술에 의해 여성으로 일정한 사회생활과 역할을 수행하는 자 모두 성의학적인 정신질환자일 뿐만 아니라 법적으로는 위장된 남성에 머물도록 강요받을 수 밖에 없다. 이것이야 말로 개인의 생활세계에 대한 법적 억압일 수 있고 생활과 동떨어진 법개념의 유희일 수 있다. 그러므로 성전환수술에 의해 여성으로 일정한 생활세계를 영위하는 자는 법적 의미에서 여성으로 대하여야 하며, 강간죄의 객체속에 포함시켜도 좋다고 생각한다. 2, 法律適用의 誤謬 이 사안에서 피고인들은 피해자 X가 부녀자인 줄 알았고, 부녀자로서 대상을 삼아 윤간을 저질렀다는 점에 의문의 여지가 없다. 합동강간을 의도하여 부녀자를 ============ 15면 ============ 체포·감금하여 강간을 실행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대상자는 생물학적으로 남성이었다는 것이다. 이 경우는 가짜강간이라는 이유로 법원은 합동강제추행으로 단정했다. 진짜강간에서 강제추행으로 관점의 변화는 물론 검찰이 강간을 주위적 공소사실로, 강제추행을 예비적 공소사실로 한데 기인한다. 그러나 법원이 적정한 법률적용의 최종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면 진짜강간기수의 점이 성립하지 않을 경우 주위적 공소사실을 강간미수로 변경하도록 촉구하는 조치가 있어야 했다. 이 사안에서 피고인들은 강간죄를 범하려는 의사로 부녀인 줄 알고 X를 강간했으나 만약 법원의 견해대로 X가 남성이었다면 대상의 착오로 인한 강간기수의 불능일뿐 강간죄 故意의 성립에는 지정이 없다. 그렇다면 막바로 예비적 공소사실대로 강제추행이 되는 것이 아니라 강간죄의 不能未遂에 해당한다. 또한 합동강간은 미수에 그쳤으나 그로인해 상해의 결과가 발생했으므로 이 경우 强姦致傷未遂에 해당한다. 종래 우리형법상 결과적 가중범의 미수는 인정되지 않았으나 성폭력특별법 제12조를 필두로 개정형법 제324조의 5, 제342조에도 결과적가중범의 미수처벌규정이 등장했다. 따라서 대법원의 견해처럼 본건 피해자 X가 강간죄의 객체가 될 수 없는 남성이라 치더라도 적절한 법률의 적용은 성폭력특별법 제9조1항, 제6조1항, 제12조, 형법 제297조(강간) 제27조(不能未遂)등이 고려되었어야 옳다. 사안자체가 성폭력특별법상의 합동강간치상미수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검찰과 법원 모두 성전환수술의 점에 눈이 팔려 불능미수의 논점을 놓친 것은 법적판단의 중대한 오류라고 지적하고 싶다.
1996-09-02
1
banner
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판결] “사법경찰관 위법 없다면 영장발부나 체포·구속 자체는 위법 아니다”
판결기사
2024-04-07 10:10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사기노동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footer-logo
1950년 창간 법조 유일의 정론지
논단·칼럼
지면보기
굿모닝LAW747
LawTop
법신서점
footer-logo
법인명
(주)법률신문사
대표
이수형
사업자등록번호
214-81-99775
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제호
법률신문
발행인
이수형
편집인
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순신
개인정보보호책임자
김순신
인터넷 법률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인터넷 법률신문은 인터넷신문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