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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사건
대통령은 어떤 사유로 탄핵되는가
I. 헌법재판소가 인정한 대통령 탄핵사유 1. 국회는 2016년 12월 9일 국회의원 234인의 찬성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하 '박 대통령'이라 함) 탄핵소추를 의결하면서 헌법위반 5개항, 법률위반 8개항을 소추사유로 삼았다. 헌법재판소는 이에 대해 재판관 8명 전원일치 의견으로 박 대통령의 공익실현의무 위반과 기업의 자유와 재산권 침해, 최순실(결정문에서는 개명 후 이름 '최서원'을 사용함)에게 국정에 관한 문건들이 유출되도록 지시·방치한 국가공무원법 위반을 탄핵사유로 인정했다. 여기서 공익실현의무 위반은 대통령이 최순실 추천 인사를 다수 공직에 임명했고 이렇게 임명된 공직자들이 최순실의 이권추구를 돕는 역할을 했으며, 기업의 자금 출연으로 재단법인 미르와 케이스포츠를 설립하도록 지시하고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이용하여 출연을 요구했다는 점 등이다. 그리고 기업의 자유와 재산권 침해는 대통령이 직접 또는 경제수석비서관을 통해 기업에 출연 요구를 한 것은 단순한 의견제시나 권고가 아닌 구속적인 성격을 지닌 것으로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기업의 사적자치 영역에 간섭하여 기업경영의 자유와 재산권을 침해했다는 것이다. 2. 헌법재판소는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하 '노 대통령'이라 함) 탄핵사건 결정 이래로 대통령 탄핵을 위해서는 대통령의 '직무집행에 있어서의 헌법이나 법률 위배'외에 헌법이나 법률 위배의 '중대성'을 요한다고 판시해 오면서, 이 사건 결정 말미 '피청구인을 파면할 것인지 여부의 판단'에서 박 대통령의 '헌법과 법률 위배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행위로서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重大)한 법 위배행위'라고 결론지었다. 헌법재판소가 이런 결론을 내린 논증과정에서의 대전제는 앞부분 '헌법이나 법률 위배의 중대성' 논증의 다음과 같은 판시이다. 즉, 대통령에 대한 파면결정은 국민이 선거를 통해 대통령에게 부여한 민주적 정당성을 임기 중 박탈하는 것으로 국정공백과 정치적 혼란 등 국가적으로 큰 손실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전제한 다음, 대통령 탄핵을 위해서는 대통령의 법 위배행위가 헌법질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과 해악이 중대하여 대통령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수호의 이익이 파면에 따른 국가적 손실을 압도할 정도로 커야 한다는 것이다(노 대통령 탄핵사건의 선례 인용 판시임). 헌법재판소는 '중대성'을 이렇게 이해하고 그 판단 기준으로 탄핵심판이 헌법을 수호하는 제도라는 관점과 파면결정이 대통령에게 부여된 국민의 신임을 박탈한다는 관점을 들었다. 앞의 관점에서는 파면결정을 통해 손상된 헌법질서를 회복하는 것이 요청될 정도로 대통령의 법 위배행위가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중대한 의미를 가지는 경우에 파면이 정당화되고, 뒤의 관점에서는 대통령에게 부여된 국민의 신임을 임기 중 박탈해야 할 정도로 대통령이 법 위배행위를 통해 국민 신임을 배반한 경우에 탄핵사유가 존재한다고 보았다. II. 대통령 탄핵사유로서의 권한남용과 중대성 1. 1948년 제헌국회 헌법기초위원회에서는 당초 의원내각제 채택이 유력하다가 대통령제로 변경됐는데 탄핵제도도 함께 도입됐다. 대통령, 부통령, 국무총리 등 고위공직자가 직무수행에 관하여 헌법 또는 법률에 위배한 때가 탄핵사유였다. 현행 헌법과 비슷한 내용이다. 대통령의 권한행사정지조항은 1960년 헌법 개정으로 들어갔다. 탄핵소추결의를 받으면 탄핵판결이 있을 때까지 권한행사가 정지된다는 내용의 희귀한 입법은 현행 헌법까지 내려오고 있다. 그럼 이러한 헌법조항에 따라 대통령이 직무수행과 관련해 여하한 헌법이나 법률 위배를 저지르기만 하면 탄핵·파면이 가능한가? 결론은 아니다. 헌법재판소의 '중대성' 법리에 따르면 말이다. 2. 중대성 논증 헌법재판소는 대통령 파면을 정당화할 정도로 '중대한' 헌법이나 법률 위배가 있어야 한다는 중대성 법리의 근거로 그렇지 않다면 사소한 법 위배에 대해 대통령을 파면해야 한다는 결론이 되어 책임에 상응하는 헌법적 징벌을 요구하는 비례의 원칙에 위반됨을 들었다. 살피건대, 위와 같은 논증 외에 헌법재판소의 위 판시대로 대통령 탄핵이 선거를 통해 부여된 민주적 정당성의 임기 내 박탈로써 이로 인해 국정공백과 정치적 혼란 등 국가적인 큰 손실이 초래되는 관계로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도 근거로 삼을 수 있겠다. 대통령 탄핵의 절차나 요건 면에서의 '엄격성'은 탄핵사유의 면에서의 '중대성'과 연결되는 것으로 중대성은 탄핵소추에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요하는 엄격성의 실체적 측면으로 보는 것이다. 아울러 이러한 엄격성과 중대성의 논거로 위 이유와 더불어 우리 헌법의 권력분립의 체계 하에서 대통령이 헌법질서에서 차지하는 위치나 비중, 역할의 중대성을 근거로 드는 것 역시 설득력이 있다. 3. 헌법이나 법률 위배의 중대성 기준 문제는 중대성 판단의 기준인데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탄핵심판이 헌법수호 제도라는 관점과 대통령 파면은 국민 신임의 박탈이라는 관점에서의 중대성이다. 앞의 관점에서 핵심은 헌법질서다. 헌법재판소 판시가 '헌법'과 '헌법질서'를 혼용하고 있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헌법재판소는 노 대통령 탄핵사건에서 헌법질서를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두 기둥으로 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로 새겼다. 헌법질서를 수호할 책무를 가진 대통령은 헌법질서 안에서 차지하는 위치나 비중, 역할이 중대하기 때문에 헌법질서를 파괴하거나 파괴하려고 하는 경우 그 해악은 대단히 클 수밖에 없다. 따라서 헌법질서에 손상을 끼치는 대통령을 제거해야 할 필요성도 그만큼 커지게 된다. 이러한 차원에서, 탄핵사유로서의 '헌법이나 법률 위배'에서의 '위배'는 정당해산사건에서 헌법재판소가 판시한 것처럼 법 조항의 단순한 '저촉'이 아니라 헌법질서에 실질적인 해악을 끼칠 수 있는 '구체적인 위험성'을 초래하는 경우로 새길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의미의 '위배'는 당연히 중대하겠다. 또 한 가지는 대통령 탄핵을 '헌법이나 법률 위배'라는 규범적인 시각에서만 볼 경우 대통령이 국민 직선제로 선출되어 민주적 정당성을 직접 부여받은 대의민주기관임이 고려되지 않는다는 점인바, 이 때문에 선거를 통해 부여된 ‘국민 신임 박탈 관점의 중대성’이라는 또 다른 관점의 중대성이 대두된다. 대통령 탄핵에 있어서의 중대성을 이렇게 다층적·입체적으로 이해하면, 노 대통령 탄핵사건에서 헌법재판소가 앞서 본 두 가지 관점 중 하나에만 해당하면 중대성이 인정된다고 본 것은 옳지 않다. 중첩적인 것으로 봄이 옳다(중첩적 중대성). 4. 대통령의 권한남용 탄핵제도, 특히 대통령제 국가에서의 대통령 탄핵제도는 탄핵이 국가권력에 대한 통제, 권력 간의 견제와 균형을 통해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헌법질서를 유지하는 제도라는 헌법이론의 틀과 대통령제 헌법질서에서 최고 권력자(대통령)는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는 차원을 벗어나 언제나 이를 확장적으로 행사하려는 경향성을 보였다는 헌법현실의 경험이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권력자가 권력분립의 경계를 넘어 다른 부의 권한을 침범하거나 권한 범위 내의 권력 행사일지라도 지지자나 지지층의 부분 이익의 추구 또는 반대자나 반대파 탄압 등의 부당한 동기로 권력을 남용하는 경우가 왕왕 생기기 때문이다. 탄핵은 비록 국정공백과 정치적 혼란 초래 등의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자를 헌법질서에서 제거함으로써 헌법(질서)을 수호하는 장치라는 점에서 권력분립원칙 위반과 권력의 일탈·남용 문제는 대통령 탄핵의 단골 사유가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러한 권력분립의 도그마틱은 입법부 국회가 3분의 2 다수로 행정부 수반이자 국가원수인 대통령을 탄핵소추한 사건에서 헌법재판소가 탄핵사유의 인정이라는 실체 판단은 물론이고 절차 진행의 측면에서도 입법부, 행정부의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잡는 적법절차(due process)를 요구한다. 국회에서 탄핵소추의결이 되면 대통령 권한행사가 정지돼 버리는, 찾아보기 드문 헌법조항에 따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의 재판이니 더더욱 말이다. III. 미국 대통령 탄핵사유 미국 의회에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탄핵의 사유로 대통령 권력남용이 문제되고 있는바 미국 연방헌법상 탄핵사유는 반역, 수뢰, 기타 중대한 범죄와 비행(other high crimes and misdemeanors)이다. 1787년 미국 연방헌법 제정과정에서 헌법제정의 아버지들은 몽테스키외의 삼권분립 이론을 바탕으로 권력 간의 엄격한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입각한 대통령제 공화국 시스템을 만들어 내면서 탄핵제도도 함께 규정했다. 국민이 선거를 통해 선출하는 연방국가 미국의 최고 행정관 대통령이 권력을 남용하여 제왕 같은 존재가 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이었다. 다만 탄핵소추가 의결되면 대통령의 권한행사를 정지시킬 것인지 여부도 헌법제정과정에서 논의되었으나 그렇게 하지 않기로 했다. 무죄추정의 원칙 때문이었다(우리는 1980년 헌법 개정으로 명시됐음). 1998년 12월 하원의 탄핵소추의결을 받은 클린턴 대통령이 1999년 2월 상원에서 탄핵기각결정을 받을 때까지 백악관에서 정상적으로 집무한 이유다. 향후 미 하원에서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되고 상원이 탄핵심판하게 된다면 우리 헌법재판소 결정을 마땅히 참고해야 할 것이다. 대통령제 국가에서 대통령 탄핵 인용과 기각의 양 경우가 상세한 이유와 함께 설시된 최근 거의 유일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그날이 오면 말이다. 김진욱 선임헌법연구관(헌법재판연구원 교수부)
헌법재판소
헌법재판관
탄핵소추
재판관
대통령탄핵
김진욱 선임헌법연구관(헌법재판연구원 교수부)
2019-10-28
형사일반
선거직 공무원의 경우 사전수뢰죄의 주체성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10. 5. 선고 2018고합340 판결 - 1. 사실관계 피고인은 2007. 5. 10. 대한민국 제17대 대통령 선거 출마선언을 하며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6. 11. 소속 정당의 당내 경선에 출마하고, 경선을 거쳐 8. 20. 소속 정당의 대선 후보자로 선출되고, 11. 25. 후보등록을 마친 후 12. 19. 치러진 대선에서 당선되어 2008. 2. 25. 대통령에 취임했다. 이 과정에서 피고인(공범)이 2007. 1. 24.경부터 취임 전까지 수차에 걸쳐서 취임 후 금융사 회장 임명과 관련한 돈을 수수하였다고 하여, 검찰이 피고인을 특가법위반(사전수뢰죄)으로 기소한 사안이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형법 제129조 제2항의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될 자’란 ‘선거에 의해 당선이 확정된 자’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그 주체를 최소한 ‘공무원 자격 취득을 위한 단계는 거친 자’로 한정하여야 한다. 따라서 대통령 당선 이전 시기에 대하여는 피고인을 사전수뢰죄로 의율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2. 대상 판결의 요지 대상 판결은 "① 여론조사 결과에 의하면, 피고인은 2006. 10.경부터 계속하여 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 2007. 4.경부터 다소 지지율이 하락하여 2007. 8.경 지지율이 30%대까지 떨어졌으나, 결국 2007. 8. 20. 실시된 당내 경선에서 승리한 후 대선까지는 50%에 육박하는 지지율을 기록하며 2007. 12. 20.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② 피고인은 2007. 5. 10.경 경선 및 대선 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하였다. 그 무렵부터 시작된 한나라당 경선 내내 피고인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지지율 1위를 달렸고, 2007. 8. 20.경 박근혜 후보에 승리하였다. 김백준은 이를 ‘경선만 통과하면 대통령이 되는 노마크 찬스’라고 표현하기도 하였다."라는 점을 들어, "비록 당시 거론되던 후보군 중에 피고인의 지지율이 가장 높았다 하더라도 대통령선거일로부터 11개월가량 떨어진 2007. 1. 24.경에는 대통령 취임의 개연성이 있다고 할 수 없으나, 적어도 2007. 7. 29.경에는 피고인이 대통령이 당선될 것이 확정적이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누구나 피고인의 대통령 당선을 상당한 정도로 예상할 수 있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 부분 사전수뢰 범행이 이루어진 2007. 7. 29.부터 2008. 1. 23.까지의 기간에는 피고인을 ‘공무원이 될 자’로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3. 평석 가. 판례의 법리 대법원은 사전수뢰죄의 주체성과 관련하여 일반론으로, "형법 제129조 제2항에 정한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될 자’란 공무원 채용시험에 합격하여 발령을 대기하고 있는 자 또는 선거에 의하여 당선이 확정된 자 등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될 것이 예정되어 있는 자뿐만 아니라 공직 취임의 가능성이 확실하지는 않더라도 어느 정도의 개연성을 갖춘 자를 포함한다"(대법원 2016. 5. 12. 선고 2016도472 판결 등)고 하여, 이른바 ‘개연성론’에 따라 검토해 왔다. 즉, 공모 지원서를 제출하지 않은 상태의 공사 사장, 선거(선출) 이전의 도시개발조합 조합장 등도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이른바 ‘어느 정도의 개연성’이 있으면 ‘공무원의 될 자’로 판단해 온 것이다. 선거직 공무원과 관련된 대상 판례에서 법원은, "선거직 공무원의 경우 공직 취임의 개연성을 갖추었는지 여부는 죄형법정주의 원칙에서 파생되는 명확성의 원칙과 직무집행의 공정과 이에 대한 사회의 신뢰라는 뇌물죄의 보호법익을 균형 있게 고려하여, 선거와의 시간적 거리, 출마 의사가 확정적으로 표출되었는지 여부, 당선 가능성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하여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상태가 아니었던 피고인도 ‘공무원이 될 자’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나. 학설의 태도 공직선거 입후보자의 경우 본죄의 주체가 되는지 여부에 대해 학설은, 대통령·국회의원 등 선거의 입후보자는 이른바 보험성 로비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고, 높은 청렴성과 도덕성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이를 긍정하는 견해(긍정설)와 입후보자 중 당선가능성이 높은 후보만으로 주체를 한정해야 한다는 견해(제한적 긍정설), 공직선거의 입후보자는 공무원이 될 자로 볼 수 없어 주체성이 없다는 견해(부정설)가 대립한다. 다. 검토 및 본 사안의 경우 (1) 사전수뢰죄의 ‘공무원이 될 자’라는 문언의 의미는, 보편적 언어감각으로는 공무원이 되기로 예정(확정)된 자 정도로 이해되며, 그렇게 파악하는 것이 보다 죄형법정주의에 부합하는 해석이다. 본죄는 비교법적으로 드문 입법례이며, 구성요건적으로도 예비죄적 성격이 있어 가벌성을 확장하는 해석은 보다 주의해야 한다. 특히 특가법이 뇌물죄의 행위태양을 따지지 않고 수뢰액에 따라 일률적으로 형을 가중하고 있는 현실 역시 고려해야 한다. 사실 판결 실무의 핵심은 사실 ‘개연성’이 아니라, ‘어느 정도의’에 있다. 확실성, 개연성, 가능성 정도로 구획한다면 ‘고도의 개연성’은 ‘확실성’ 쪽에, ‘어느 정도의 개연성’은 ‘가능성’ 쪽에 방점이 찍히는 표현이다. 그러나 공무원이 될 자를 ‘공무원이 될 가능성이 있는 자’로 해석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공모에 응하지도 않은 자, 공직 선거에 출마하지도 않은 자까지 포함하는 것은 부당하다. 구성요건은 엄격히 해석해야 하고,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처벌의 흠결은 사회적 합의를 거쳐 보완하는 것이 옳다. 선거직 공무원, 특히 대통령·국회의원·지방자치단체의 장 등 고도의 청렴성과 도덕성이 요구되는 직책에 ‘출마’한 자라면 ‘공무원이 될 자’로 보아야 한다. 당선가능성이 아무리 낮은 자라 하더라도, 선거일정 개시 후 유력 후보의 유고나 기타 정세의 격변 등으로 예상치 못하게 당선되는 것을 우리는 여러 차례 목도한 바 있다. 따라서 이런 경우의 ‘입후보자’를 당선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로 본죄의 주체에서 제외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으며, 당선 확정이 아닌 출마의 시점부터는 본죄의 주체성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2) 피고인 당선 직전 선거에서 두 유력 후보가 있었다. 선거 5달 전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 두 사람의 지지율 격차는 약 13퍼센트였다(낙선자의 지지율이 높았다). 선거 2달 전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 그 격차는 거의 2배에 달했다. 당시에도 이처럼 선거와의 시간적 거리는 짧았고, 결과적으로 낙선한 유력 후보의 당선가능성을 굉장히 높게 파악한 사람들도 많았다. 심지어, 당선된 후보는 선거 출마를 앞두고 후보단일화 제안을 하여, 출마 의사가 ‘확정적으로 표출’되었다고 보기도 어려운 상황이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러한 정치적 경험은, 선거운동 이전의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 당선가능성을 사후적으로 평가하는 일의 무의미함 내지 부적당함을 잘 드러내며, 제한적 긍정설과 판례의 태도는 여기서 한계를 보인다. (3) 대상 판례 사안과 같은 공직선거의 경우 이른바 잠룡, 예비후보자, 당내경선 참가자, 출마자 등 여러 단계의 절차를 거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입후보자에게도 본죄의 주체성을 인정한다면, ‘어느 시점부터 입후보자로 볼 것인가’의 문제가 대두된다. 유력 주자로 언급되는 시점은 시간적 거리가 너무 멀고, 당내 경선 절차는 보편적 절차라고 보기 어려운 점이 있기에 제외해야 한다. 예비후보자 제도는 ‘정치 신인에게 공평한 정치참여의 기회를 주기 위해 고안된 제도’라는 점에서, 본죄의 주체성을 따지기 위한 적절한 시점은 아니다. 형식적 측면에서도 출마의사의 확실성이 드러나는 시점인, ‘해당 선거에 후보 등록을 한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 입후보자 여부를 판단함이 타당하다. 이렇게 볼 때, 수뢰 시점에서는 예비후보이자 당내 경선 참가자였을 뿐인 피고인을 ‘공무원이 될 자’로 보는 것은 부당하다. 피고인의 사전수뢰죄 주체성이 인정되는 것은 2007년 11월 25일경 이후부터라고 보아야 한다. 4. 결론 공무원 자격을 얻게 되는 경로는 다양하나, 공개채용 시험, 공개모집 그리고 선거 등으로 충분히 유형화가 가능하다. 학설은 이를 시도하고 있으나 대법원은 ‘어느 정도의 개연성’ 만으로 주체성을 판단하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대상 판결에서 법원은 명확성의 원칙과 뇌물죄의 보호법익을 균형 있게 고려했다고 하나, 진정신분범에서 보호법익의 문제는 ‘주체성’이 긍정될 때 비로소 의미가 있는 것이라는 점에서 법리적으로도 의문이다. 대상 판결은 처벌의 필요성에 방점을 두어 죄형법정주의 원칙을 훼손했다. 강성헌 변호사 (채헌 법률사무소)
다스
뇌물
이명박
횡령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강성헌 변호사 (채헌 법률사무소)
2019-03-11
민사일반
방응모 재판 고찰
- 대법원 2016. 11. 9. 선고 2012두3767 판결 - Ⅰ. 대상 판결 친일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이하 ‘진상규명위원회’라 한다)는 2009년 6월 29일 망 방응모의 행위를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이하 ‘반민족규명법’이라 한다) 제2조 제13호, 제14호, 제17호의 친일 반민족행위에 해당한다고 결정하였다. 서울고등법원은 2011년 12월 1일 제13호, 제14호 부분은 적법하나, 제17호 결정 부분은 위법하다고 판결하였다. 대법원은 제14호 결정 부분을 파기·환송하고, 나머지 부분에 대해 상고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가. 13호 부분 : 망인이 자신이 운영하던 잡지 ‘조광’에 일제의 침략전쟁에 적극적으로 동조하고 내선일체를 강조하는 문예물과 논문을 게재하고, ‘임전대책협력회’에 발기인으로 참가하여 직접 전쟁협력을 선전하며 전시채권을 가두에서 판매한 행위는 문화기관이나 단체를 통하여 일본 제국주의의 내선융화 또는 황민화운동을 ‘적극 주도’함으로써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통치 및 침략전쟁에 ‘적극 협력’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13호 결정 부분은 적법하다. 나. 14호 부분 : 비록 망인이 조선항공공업의 발기인으로 참여하여 그 주식 1%를 보유하면서 감사역으로 선임되었다 하더라도, 조선항공공업을 ‘운영’하였다고 보기에는 충분하지 아니하다. 따라서 원심은 제14호에서 정한 군수품 제조업체의 ‘운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다. 다. 17호 부분 : 상고이유서를 제출기간 내에 제출하지 않아 상고기각함 Ⅱ. 친일파 청산 역사 1. 친일파의 활약 우리 역사에서 친일파란? 일본의 침략 및 강점 시기에 한국인으로서 일제의 침략과 통치에 적극 협력하여 우리 민족에게 중대한 해악을 끼친 자들, 즉 ‘민족 반역자 집단’을 의미한다. 조선 멸망 당시 일진회, 을사오적, 정미칠적, 경술구적(이완용·윤덕영·민병석·고영희·박제순·조중응·이병무·조민희·이재면), 병합 시 일제로부터 작위와 은사금을 받은 황족 3명(공족)과 조선 귀족들 68명(후작·백작·자작·남작) 등이 대표적이다. 일제 강점기에 한국인으로 일본 제국의회 의원이 된 자는 박영효 등 총11명이 있었다. 중추원 부의장이던 이완용, 박영효, 이진호, 박중양을 비롯하여 중추원 고문 또는 참의로 활동한 자들이 대략 305명가량 된다. 조선총독부 국장에 오른 한국인은 2명(이진호와 엄창섭)이었다. 군인으로 중장까지 오른 이병무, 조동윤, 조성근, 홍사익 등을 비롯하여 일본군 장교가 된 자들이 다수 있었다. 해방 때까지 한국인이 오른 일본 경찰 최고위직인 경시에 올랐던 인물은 21명뿐인데, 그중 해방 당시 경시로 재직하던 인물은 8명으로 알려졌다. 일제하 부장판사까지 올랐던 한국인은 2명(조진만, 김준평)이었다. 그 외 친일파 기업인과 예술가를 비롯하여 밀정 등으로 친일의 주구가 된 자들이 많았다. 2. 친일파 청산의 좌절 1948년 9월 제헌 국회는 ‘악질적인 반민족행위’를 처벌하기 위해 ‘반민족행위 처벌법’(반민법)을 제정하였고, ‘반민족행위 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를 구성하였다. 반민특위는 1949년 1월 악질 기업가였던 박흥식의 체포를 시작으로 밀정이었던 이종형을 비롯하여 최린, 박중양, 김연수 등을 체포하였다. 그해 2월에는 최남선과 이광수, 배정자 등을, 3월에는 엄창섭 등을 각 체포하였다. 그러나 반민특위가 1949년 1월 일제 고등계 경시 출신인 서울시경 수사과장 노덕술을 체포하자, 대통령 이승만이 노덕술의 석방을 종용하는 등 이승만 정부는 공산주의 세력을 제압한다는 명분 아래 반민특위 활동을 방해하였다. 1949년 3~8월에는 남북통일 협상 등 북한의 주장과 비슷한 주장을 했다는 이유로 사건을 조작하여 국회 부의장 김약수 등 반민법을 주도한 총 13명의 소장파 국회의원을 구속하는 사건이 일어났다(국회 프락치 조작 사건). 1949년 6월에 친일 경찰인 서울시경 사찰과장 최운하를 체포하자, 그달 6일 내무부차관 장경근의 지휘로 경찰들이 반민특위 사무실을 습격하여 특별경찰대를 무장해제시키고 강제연행하였다(6·6 사건). 그해 7월에는 공소시효를 ‘1950년 6월 20일에서 1949년 8월 31일까지’로 단축하는 법 개정이 이루어졌다. 김상덕 반민특위 위원장이 사임한 뒤 이인이 위원장에 임명되어 강제해산에 앞장섰다. 이어 10월에는 반민특위와 특별검찰부·특별재판부를 모두 해체했다. 1951년 2월에는 반민법 폐지법률이 공포되었다. 반민특위는 1949년 8월 31일까지 총 221명을 기소하였다. 하지만 광복 후 한국군의 상층부를 장악하고 있던 일본군 장교 출신들을 전혀 조사하지 못하였다. 재판에서도 대부분 무죄 또는 집행유예로 풀려났고, 유죄판결을 받은 자들도 형이 면제됨으로써 제대로 처벌받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1949년 6월 6일에 반민특위를 무장해제시키고, 그달 26일에 김구를 암살하면서 이때 이미 친일파들은 자신들을 위협하는 세력을 모두 제거하고 정국의 주도권을 완전히 장악한 것으로 보인다. 3. 노무현 정부의 친일 청산 해방 후에도 친일파들은 이승만과 미군정의 후원으로 인적청산을 피할 수 있었고, ‘반공주의’를 면죄부로 이용하면서 군대·경찰 등 권력기관을 비롯하여 교육·문화 분야에까지 실권자가 되었다. 봉천·신경 군관학교 등을 졸업하고 만주에서 활약했던 친일파들은 1961년 5·16 쿠데타의 주도세력으로 등장한 후 박정희의 도움으로 대부분 고위직에 올랐다. 유신체제가 한창인 1973년부터 1978년까지는 행정부(박정희), 입법부(정일권), 사법부(민복기) 등 3부 수장 모두 친일파가 차지하는 상황이 되었다(자세한 내용은 졸고, ‘방응모 사건의 법률적·역사적 고찰’, 법원 코트넷 지식광장, 2017. 4. 게시 등 참조). 친일파 청산이 전혀 이루어지지 못하던 중 2004년 3월 22일 반민족규명법이 제정되었다. 2005년 5월 발족한 진상규명위원회는 2009년 11월까지 총 1005명의 친일 반민족 행위자 명단을 확정하였다. 이들은 법률이 정한 엄격한 요건을 충족한 ‘특A급 친일파’로 분류된다. 한편 민간단체인 민족문제연구소는 2009년 11월에 ‘A급 친일파’ 4776명의 목록을 정리한 ‘친일 인명사전’을 출간하였다. 2005년 12월 29일에는 ‘친일 반민족 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었다. 이러한 개혁입법은 훼손된 민족정기와 사회 정의를 회복하기 위한 최소한의 발판을 마련하는 작업이었다. Ⅲ. 대상 판결의 평가 방응모 재판은, 그가 우리 사회에 끼친 영향 등을 고려하면 친일파 단죄 등에 있어서 법률적·역사적 의미가 매우 크다. 비교적 간단한 쟁점임에도 대법원의 재판 기간만 4년 이상 걸려 신속의 이념에 반하는 흠은 있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적정해 보인다. 하급심 법원의 법률 해석 및 판단에 있어서 다소 혼선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① 국회에서 법률 요건을 간단명료하게 입법하지 않고, ‘적극 주도’, ‘적극 협력’ 등 불명확한 용어를 사용하여 친일 반민족행위의 요건들을 추가하였고, 그렇게 만들어진 법률 요건에 대해 법원은 엄격하게 해석하지 않을 수 없는 점, ② 법에서 정한 친일 반민족행위에 해당하려면 반민족행위의 내용과 방법이 상당한 정도로 증명되어야 하는데, 진상규명위원회의 활동기간이 이미 만료되어 소송수행 과정이 부실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친일파 잔재를 청산하려는 사람과 이를 완강하게 거부하는 자들 사이의 적당한 타협으로 인한 입법상의 한계도 있어 보이는 점, ④ 그 외 판사 개개인의 지식·경험·가치관 차이 등 사정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제17호 부분에 있어서 “방응모가 오랫동안 국민총력 조선연맹 등 단체의 간부 지위에 있었음을 인정하면서도, 간부로서 일제의 식민통치 및 침략전쟁에 적극 협력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구체적인 협력행위에 관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고 판시한 제2심판결에 대하여 피고가 상고하였는데도, 상고이유서를 제때 제출하지 않아 대법원의 판단도 받아보지 못한 채 상고기각된 점은 큰 아쉬움을 남긴다. 동아일보 사장이었던 김성수의 경우, ‘제11호 및 제17호의 친일 반민족행위에도 해당한다’고 본 대법원 2017. 4. 13. 선고 2016두346 판결과 비교해보면 더욱 그러하다. 피고 소송수행자인 행정자치부 공무원들의 불성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해방된 지 70년이 넘었다. 선대의 친일 행위를 자손들이라도 먼저 사죄하고 반성한다면, 국민들이 용서하지 않을 리 없다. 그런데 반성은 않고 거짓으로 변명한다면, 국민들의 용서를 받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법적인 단죄를 피했다고 해서 자만하기보다는, 뼈저리게 반성하면서 국민과 나라를 위해 희생·봉사하는 것이 속죄하는 방법일 것이다. 아직도 못다 한 친일파 청산은 훼손된 민족정기와 가치관을 바로 세우는 일이다. 허용구 부장판사(대구지법)
방응모
반민족행위
친일파
허용구 부장판사 (대구지법)
2017-09-18
선거·정치
헌법사건
‘국회선진화법’ 권한쟁의 각하결정에 대하여
-헌재 2016. 5. 26. 선고 2015헌라1 결정- 1. '국회선진화법'의 입법취지 및 내용 국회법(2012. 5. 25. 법률 제11453호로 개정된 것) 제85조 제1항은 국회의장의 심사기간 지정 및 직권상정 권한을 천재지변, 전시·사변 등 국가비상사태 및 '의장이 각 교섭단체대표의원과 합의하는 경우'로 엄격히 한정하였다. 개정 직전의 제85조는 "① 의장은 위원회에 회부하는 안건 또는 회부된 안건에 대하여 심사기간을 지정할 수 있다. 이 경우 의장은 각 교섭단체대표의원과 협의하여야 한다. ② 제1항의 경우 위원회가 이유 없이 그 기간 내에 심사를 마치지 아니한 때에는 의장은 중간보고를 들은 후 다른 위원회에 회부하거나 바로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다"고 하여, 의장의 직권상정 여지가 매우 넓었다. 따라서 국회법 개정의 취지는 과거 국회의장이 위원회에서 법안의 심사기간을 정한 뒤, 그 기간이 경과하면 중간보고만 듣고 본회의에 직권상정을 행하여, 이로 인해 여야 간에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고 교착상태에 빠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던 것을 예방하고자 한 것이다. 한편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축소에 대한 대안으로서 국회의원들이 직접 직권상정을 도모할 수 있게 하는 규정이 마련되었다. 국회법 제85조의2는 국회의원 재적의원 과반수가 서명하면 위원회 회부 안건을 의장에게(위원회의 재적의원 과반수가 서명한 경우에는 위원장에게) 신속처리대상안건 지정을 요구하고, 의장(또는 위원장)은 이를 무기명투표로 표결하되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하였다. 이러한 입법(소위 '국회선진화법')은 결국 국회의장의 직권상정권한을 대폭 축소하고, 의원의 가중다수결로서 직권상정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2. 권한쟁의심판의 청구 및 결정요지 2015년 1월 새누리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국회의장과 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권한쟁의를 청구하였다. 그 주된 논지는 위원회에서 야당의원들의 반대로 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국회의원의 과반수가 찬성의견을 지니고 있더라도 국회선진화법에 의하여 60% 이상 찬성이 없으면 본회의 직권상정이 불가능한 것은 의회주의의 다수결원칙에 위배되어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① 국회법 제85조 제1항 및 제85조의2 제1항을 개정한 행위에 대해서는 '국회'를 상대로 하지 않고 '국회의장 및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하였으므로, 피청구인 적격 흠결로 각하, ② 국회의장이 북한인권법안 등에 대한 심사기간 지정 요청을 거부한 행위는 청구인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할 위험성이 없어 각하, ③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이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안에 대한 신속처리대상안건 지정 요청에 대하여 표결실시를 거부한 행위는 재적위원 과반수의 서명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표결권이 침해될 위험성이 없어 각하, ④ 국회의장이 2012년 5월 2일 국회법 제85조의2를 가결 선포한 행위는 180일 청구기간이 도과하여 각하하였다. 3. 평가 위 ①③④ 부분은 결정의 타당성이 인정되고 이견이 있기 어렵다. 위 ② 부분은 자세한 다수의견과 재판관 이진성, 김창종의 기각의견, 재판관 서기석, 조용호의 인용의견이 있으며, 국회선진화법도 부분적으로 다루어졌으므로 이를 검토해본다. 가.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의 침해가능성 다수의견은 국회의장이나 위원장이 직권상정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의원의 심의·표결권이 행사될 여지가 없고, 심지어 제85조 제1항이 헌법에 위반되더라도 심사기간의 지정 여부는 국회의장의 권한이므로 마찬가지라고 보았다. 그러나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은 주관적 권리뿐만 아니라 제도적 측면에서 보아야 한다. 이 권한은 대의민주주의의 기능에 필수적이고, 국회는 합의체로서 국회의 의사는 결국 국회의원들의 심의·표결로 나타나는 의사가 결집된 것이므로, 주어진 상황이 심의·표결권의 행사 자체를 무력화시키는 것이 아닌지 헌법재판소는 고려하여야 한다. 이공현 재판관이 말했듯이 국회의원 개개인은 '국민의 대표'로서 국민의 의사가 왜곡되는 일이 없이 최대한 국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심의·표결권한을 보장받고 있는 것이며, 이는 대의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한 필수적 요소이다(헌재 2007. 10. 25. 2006헌라5, 재판관 이공현의 별개의견). 헌법재판소는 국회 외부관계에서 심의·표결권 주장을 배척하였는데(헌재 2015. 11. 26. 2013헌라3), 국회 내부관계에서도 그 침해가능성을 좁게 보았다. 심의·표결권의 제도적 기능과 국회의원의 입장에서 대의민주주의에 반하는 상황을 시정하는 권한쟁의에서 심의·표결권 외에 침해될 권한을 상정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하여야 한다. 헌법재판소는 권한쟁의의 제도적 기능과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을 연관시켜서 판단해야 한다. 그 점에서 소수의견이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을 제도적 측면에서 보고, 직권상정 제한으로 인해서도 침해될 위험성이 있다고 본 것이 타당하다. 나. 국회선진화법의 위헌 여부 이에 대하여 다수의견은 판단하지 않았는데, 심의·표결권의 침해가능성 자체를 부인하였기 때문이다. 다만 다수의견은 청구인들이 '재적의원 과반수가 의안에 대하여 심사기간 지정을 요청하는 경우 국회의장에게 이를 의무화하지 않은 것'(이하 '과반수 직권상정'이라 함)을 다툰 것을 '진정 입법부작위'로 보고 그 위헌 여부를 작위의무의 관점에서 판단하였다. 그런데 과반수 직권상정을 마련하지 않은 것을 '진정 입법부작위'로 본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국회법 제85조 및 제85조의2에서 입법자의 의도는 명백하다. 다수의견은 과반수 직권상정이 '국회법 제85조 제1항의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제도와는 전혀 별개의 절차에 해당하는 것'이라 하나, 제85조 제1항은 명백히 과반수 직권상정과 같은 입법을 배제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국회가 과반수 직권상정 입법을 못한다면, 그 이유는 바로 제85조 제1항 및 제85조의2가 직권상정을 명시적으로 (과거와 달리) 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청구인의 주장은 위 조항들을 다투는 '부진정 입법부작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다만 그렇게 보는 순간, 다수의견은 심의·표결권 자체를 좁게 보아 설사 국회법 제85조 제1항이 위헌이라 해도 국회의장의 거부행위는 심의·표결권 침해가능성과 무관하다고 단정하였으므로, 이에 대해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다수의견이 청구인들의 주장을 '진정 입법부작위'로 보아 판시를 해 준 것은 고무적인 측면이 있지만, 판례가 그동안 '진정 입법부작위'와 '부진정 입법부작위'를 구분해 온 일관성을 희생하면서까지, 더구나 위헌의견이 아닌데도(어차피 이 사건에서 헌법규정이나 해석상 직권상정에 대한 과반정족수 입법의무가 도출되기는 불가능함) 그렇게 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그러한 판단은 마치 국회선진화법이 전혀 헌법적 문제가 없는 것이라고 오해를 줄 수 있다. 오히려 다수의견은 이를 부진정 입법부작위로 보아 제85조 제1항의 위헌성에 흡수시키고, 그 위헌성 여부가 심의·표결권의 침해가능성에 '연관된다'고 적극적으로 보아, 국회선진화법의 위헌성 여부를 본격적으로 따졌어야 했다. 필자의 소견으로 국회선진화법은 '직권상정'에 관한 것이고, 통상적인 입법안의 의결문제가 아니므로, 직권상정에 가중다수결을 요하도록 한 것은 국회의 자율적 영역이고, 특별히 그 재량이 남용되어 헌법위반이라고 보기 어렵다. 만일 가중다수결이 통상 입법안이나 의안에 대한 의결정족수였다면, 이는 다수결원칙 위반으로서 헌법위반이 될 것이다. 특히 이는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선거권 행사의 결과를 왜곡시키는 제도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직권상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는 그보다 비중이 떨어지며, 이에 대해서까지 헌법재판소가 개입하여 위헌이라고 판단할 헌법적 근거가 약하다. 한편 소수의견(인용의견)은 '본회의 결정주의'를 강조하면서 국회선진화법이 위헌이라고 보았다. 현실적으로 '본회의 결정주의'가 '위원회 중심주의'와 대치될 때 전자가 후자보다 '우선'되어야 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또 직권상정이 어렵지만 열려 있으므로 '본회의 결정주의'가 무력화된 것은 아니다. 결국 '본회의 결정주의'를 (위원회의 교착상태를 타개할) 직권상정의 요건 문제에까지 직접 대입시키기는 어렵다고 본다. 또 과반수로 위원회 교착상태를 타개하지 못하는데, 과반수로 비상조치(직권상정)를 허용하여야 한다는 논지는 정합성이 약하다. 3. 결론 이 사건에서 다수의견이 심의·표결권 침해가능성을 좁게 본 것은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이 지니는 제도적, 법적 위상과 권한쟁의의 제도적 기능에 부합되지 않는다. 다수의견은 청구인들의 주장을 '진정 입법부작위'로 선해하여 판단하기 보다는, 사안이 심의·표결권의 침해가능성을 넓게 보기에 적합한 것이었으므로, 국회선진화법 자체의 위헌 여부를 판단해 주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헌법재판을 통하여 중요한 정치적 쟁점에 대한 사법적 논의가 정리되고, 본래의 '정치성'이 타협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마련해 주어야 할 것이다.
국회선진화법
국회
권한쟁의
2016-06-13
사전수뢰죄의 주체
1. 사실관계 피고인은 한국도로공사가 2011년 4월13일부터 2011년 4월25일경까지 실시한 한국도로공사 사장직 공모에 지원하여 2011년 6월16일 사장에 취임하였는데, 취임하기 전인 2011년 4월19일경 피고인이 사실상 한국도로공사 사장으로 내정된 사실을 알고 있는 갑 회사 측으로부터 돈을 받은 후인 2011년 4월25일 사장 지원서를 제출한 사안이다. 2. 원심(제1심 포함) 및 대법원 판결의 요지 원심은 ① 한국도로공사법 및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진행된 2011년 한국도로공사의 사장 임명 절차에 비추어 보면,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임명에 의하여 비로소 공무원으로 의제되는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되는 것이므로, 그 전의 일련의 절차는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될 개연성'이라는 관점에서는 각 단계에 따라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돈을 받을 당시 공모에 지원하였는지 여부는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될 개연성'을 판단하는 데에 있어 결정인 관건이 될 수 없는 점, ② 피고인이 사장 공모 당시 자신이 사장으로 내정되었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점, 한국도로공사 사장 임명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은 피고인이 사장 공모에 지원할 의사가 있고 피고인이 지원하기만 하면 사장이 될 것이라는 점을 예측할 수 있었던 점 등을 들며 사전수뢰죄의 주체인 '공무원이 될 자'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 대법원도, 원심의 사실인정을 수긍하면서 설령 피고인이 당시 다른 직책을 희망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한국도로공사 사장 지원 마감일까지 사장에 지원할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돈을 교부받을 당시는 피고인이 사장에 지원서를 내기 며칠 전이었지만 증뢰자 측 관계자들을 포함하여 한국도로공사 사장 임명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은 피고인이 한국도로공사 사장에 지원할 의사가 있고 지원하면 임명될 수도 있다는 점을 예측하고 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돈을 교부받을 당시 피고인은 한국도로공사 사장에 임명될 어느 정도의 개연성이 있었다고 판단하였다. 3. 평석 가. 사전수뢰죄의 주체 (1) 학설 형법 제129조 제2항에서는 사전수뢰죄의 주체로 장래에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될 자'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에 대하여 학설은 대체적으로, 단지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되기로 확정된 자이거나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될 것이 확실하지는 않더라도 어느 정도 예정되어 있거나 일반적으로 기대될 수 있는 자 또는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될 최소한의 개연성을 갖추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공무원채용시험에 합격하여 발령 대기 중인 자 또는 선거에 의해 당선이 확정된 자는 본죄의 주체가 될 수 있으나, 공무원이 되기 위하여 단지 채용원서를 제출하거나 공무원 시험에 응시 중에 있는 자는 그 채용가능성이 현저한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본죄의 주체가 될 수 없다고 해석하고 있다. 한편 대통령, 국회의원 또는 지방자치단체장 등 선거직 공무원의 입후보자와 관련해서는 견해의 대립이 있는데, 당선 확정 전에는 본죄의 주체가 될 수 없다는 견해,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자는 본죄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견해, 이러한 입후보자는 이익집단에 의한 보험성 로비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특히 높은 도덕성과 청렴성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본죄의 주체가 된다는 견해가 있다. (2) 판례 판례는 공무원으로 의제되는 도시개발사업조합의 임원인 조합장 또는 상무이사로 선출된 자가 조합장 또는 상무이사로 선출되기 전에 시공사측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사안에서, 형법 제129조 제2항에 정한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될 자'란 공무원채용시험에 합격하여 발령을 대기하고 있는 자 또는 선거에 의해 당선이 확정된 자 등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될 것이 예정되어 있는 자뿐만 아니라 공직취임의 가능성이 확실하지는 않더라도 어느 정도의 개연성을 갖춘 자를 포함한다고 할 것이다 라고 판시함으로써 공무원이 될 '개연성'을 요구하고 있다(대판 2010. 5. 13. 2009도7040). (3) 검토 사전수뢰죄의 입법취지가 취임 전의 비공무원이라 하더라도 취임 후의 직무와 관련하여 청탁을 받고 뇌물을 수수하는 경우에는 뇌물죄의 보호법익인 직무집행의 공정과 이에 대한 사회의 신뢰 및 직무행위의 불가매수성이 침해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그와 같은 규정을 두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사전수뢰죄는 공무원이 되기 전에 수뢰하더라도 공무원이 된 때에 처벌할 수 있게 되는데, '공무원이 된 때'는 객관적 처벌조건이다. 따라서 판례와 같이 해석하더라도 공무원이 되기 전에 뇌물을 받더라도 후에 실제로 공무원이 된 때에 처벌하게 되므로 처벌범위를 지나치게 확대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나. 본 사안의 경우 한국도로공사 사장 임명절차는 사장 공모, 임원추천위원회의 서류 및 면접심사 후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추천 등의 절차를 거쳐 최종적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게 되는데, 피고인이 돈을 수수할 당시에는 사장 공모절차에 지원서를 제출하기도 전이었고, 돈을 받은 후에 지원서를 제출하여 사장에 임명된 사안이다. 따라서 적어도 돈을 받을 당시에는 형식상으로는 피고인이 지원서를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공무원이 될 가능성은 전혀 없는 상태였던 것이다. 피고인은 재판과정에서 '공무원이 될 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다투었는데, 추측건대 그 이유가 돈을 받을 당시 지원서를 제출하기도 전이었다는 점에 주목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 사건은 돈을 받는 시점에서 공모절차에 지원하지도 않은 경우에도 '공무원이 될 개연성'이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었던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임명 절차에서 대통령이 임명하기 전의 일련의 절차는 '개연성'이라는 관점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고 보고 공모에 지원하기 전후 여부, 후보자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추천되었는지 여부 등의 각 단계만을 놓고 '개연성' 여부를 달리 판단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고, 대법원은 원심의 판시를 수긍하며 피고인이 한국도로공사 사장에 지원할 의사가 있었고, 돈을 준 증뢰자 측에서도 피고인이 사장에 지원할 의사가 있었고 지원하면 임명될 수도 있었다는 점을 예측하고 있었던 점을 적시하고 있다. 즉 원심 및 대법원의 판시에 의하면, '공무원이 될 개연성' 여부의 판단은, 임용절차에서 객관적으로 공모에 지원하는 등으로 절차에 편입되었는지 여부에 따른 형식적인 면에서 판단할 것이 아니라 지원이나 응모 등을 하였는지 여부는 상관없이 실제로 공무원이 될 개연성이 있었느냐 하는 점을 판단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대법원의 판시에 의하면, 돈을 수수할 당시에는 지원하지 않은 상태였지만 피고인이 사장에 지원할 의사가 있었던 점과 증뢰자 측도 피고인이 지원할 의사가 있고 지원하면 임명될 수 있었다는 점을 예측하고 있었다는 점을 적시하고 있는 것을 보면 더욱 그렇다. 물론 이 사건에서 돈을 받은 시점이 지원서를 제출한 후라고 한다면, 이 경우 사전수뢰죄의 주체성을 더 쉽게 인정할 수 있을 것이지만, 이 경우에도 '공무원이 될 개연성'의 판단방법은 동일하게 적용된다 할 것이다. 다. 채용시험을 거치거나 선거직의 경우 본 사안은 공모 절차를 거쳐 임명되는 경우인데, 만약 채용시험을 거쳐 임용되는 경우라고 가정하면, 피고인이 설사 채용원서를 제출한 후에 수뢰하였다 하더라도 학설에서 언급하고 있는 바와 같이 채용가능성이 현저한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체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고, 채용원서를 제출하기 전에 수뢰한 경우는 더더욱 주체로 된다고 보기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선거직의 경우를 보면(위 대판 2010. 5. 13. 2009도7040), 이 사안은 피고인들이 공무원으로 의제되는 도시개발사업조합의 임원인 조합장 또는 상무이사로 선출되기 전인 2004년 4월29일경 시공사측으로부터 수뢰한 후 2004년 5월2일 개최되는 창립총회에서 임원으로 선출된 사안이다. 즉 위 사건은 선거의 방법으로 공무원으로 의제되는 자로 된 경우인데, 위 사건에서 임원으로 선출된 자가 수뢰 당시 후보자 등록을 한 상태인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원심 판결에서도 나타나지 않는다), 판례는 조합장 또는 상무이사로 선출될 상당한 개연성이 있었다고 보기에 충분하다 판시하고서 사전수뢰죄를 인정하였던 것이다. 라. 결 어 요컨대, 사전수뢰죄의 주체인 '공무원이 될 자'는 임용절차상 지원 또는 응모로 임용절차에 편입되었는지 여부와는 상관없이 사실상 공무원이 될 '개연성'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는 것이 판례의 취지로 보이고, 이와 같은 입장은 사전수뢰죄의 보호법익과 입법취지에 비추어 보더라도 그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2015-02-26
국회의원에게 지급되는 수당이 압류금지채권인지 여부
1. 사실관계 채권자는 손해배상청구사건의 가집행선고부 판결정본에 기하여 채무자가 국회의원으로서 국회법 제30조 및 국회의원수당 등에 관한 법률, 국회의원수당 등에 관한 규칙에 의하여 제3채무자로부터 매월 지급받는 수당, 입법활동비, 여비, 입법정책개발비의 지급채권에 대하여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신청하였다. 채무자의 국회의원임기는 2012년 5월29일 종료하였다. 2. 대법원 결정의 요지 가. 국회의원수당 등에 관한 법률이 규정하고 있는 각 비용 지급의 목적과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입법활동비', '특별활동비', '입법 및 정책개발비', '여비'는 국회의원으로서의 고유한 직무수행을 위하여 별도의 근거조항을 두고 예산을 배정하여 그 직무활동에 소요되는 비용을 국가가 지급해 주는 것으로, 국회의원의 직무활동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 또는 수당과는 그 성격을 달리한다. 국회의원의 직무수행을 위하여 지급하는 위 비용들에 대하여 압류를 허용할 경우, 위 비용들이 위 법률에서 정한 목적이 아닌 개인적인 채무변제 용도로 사용됨으로써 국회의원으로서의 고유한 직무수행에 사용될 것을 전제로 그 비용을 지원하는 위 법률에 위배된다. 또한 국회의원 본연의 업무인 입법활동과 정책개발, 공무상 여행 등의 정상적인 직무수행이 불가능해지거나 심각하게 저해될 우려가 있으므로, 위 법률에 따라 국회의원에게 지급되는 입법활동비, 특별활동비, 입법 및 정책개발비, 여비는 위 법률에서 정한 고유한 목적에 사용되어야 하며 이러한 성질상 압류가 금지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4호에서 말하는 급여채권은 계속적인 역무의 제공에 대한 보수를 총칭하는 것으로 공무원의 직무상 수입도 여기에 포함되는 점, 국회의원수당 등에 관한 법률 제5조는 "국회의원이 법률이 허용하는 다른 공무원의 직을 겸한 때에는 국회의원의 수당과 겸직의 보수 중 많은 것을 지급받는다"고 정하여, 국회의원이 지급받는 수당과 공무원이 지급받는 보수가 서로 대체적인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 소득세법 제20조 제1항 제1호는 '근로를 제공함으로써 받는 봉급·급료·보수·세비·임금·상여·수당과 이와 유사한 성질의 급여'를 근로소득으로 규정하고 있고, 그에 따라 국회의원의 세비인 수당을 근로소득으로서 과세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 같은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국회의원이 국회의원수당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급받는 일반수당, 관리업무수당, 정액급식비, 정근수당, 명절휴가비와 같은 수당은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4호의 '급료·연금·봉급·상여금·퇴직연금,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성질을 가진 급여채권'에 해당하여 그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 또는 같은 호 단서에 따른 금액에 대하여는 압류하지 못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3. 평석 가. 입법활동비, 특별활동비, 입법 및 정책개발비, 여비의 경우 (1) 성질상 압류가 금지되는 채권의 의미 판례, 통설에 의하면 민사집행법 소정의 압류금지채권이나 각종 특별법상의 압류금지채권과 별도로 채권이 양도성이 없는 경우에는 현금화(전부명령, 추심명령 등)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강제집행의 대상이 될 수 없다(주석 민사집행법(김능환·민일영 집필대표) 5권, 593쪽; 법원실무제요 민사집행[Ⅲ], 296쪽 등). 채권의 성질이 양도를 허용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양도할 수 없고(민법 제449조 제1항 단서), 양도가 허용되지 않는 경우에는 해당채권을 피압류채권으로 하는 채권압류명령을 신청할 수 없다. 채권의 성질이 양도를 허용하지 않는 경우로 통설은 채권자가 변경되면 급부내용이 전혀 달라지는 채권(계약에 의하여 특정한 사람을 부양하게 하는 채권 등), 채권자가 변경되면 채권의 행사에 커다란 차이가 생기는 채권(위임인의 채권, 종신정기금채권 등), 특정한 채권자와의 사이에 수수·결제되어야 할 특별할 사정이 있는 채권(상호계산에 산입된 채권)을 들고 있다(주석 채권총칙(박준서 집필대표) 2권, 534쪽). (2) 일정한 목적을 위하여 지급된 돈이 압류금지채권인지 여부 위와 같이 특정한 채권자와의 사이에서만 수수·결제되어야만 하는 채권은 당사자 사이의 계약뿐만 아니라 법률규정에 의하여 성립할 수 있다. 법률에서 일정한 목적을 위하여 돈을 지급하도록 규정되어 있다면 그 돈도 역시 특정한 채권자 사이에서만 수수·결제되어야 한다고 보아야 한다. 만일 강제집행의 대상이 되어 특정한 채권자 이외의 사람에게 지급된다면 개인의 채무변제 명목으로 전용되어 결국 지급을 명한 법령의 취지에 반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용도 외 사용금지규정이 있는지 여부를 불문한다. 실무상 용도 외 사용금지, 용도 외 사용시 처벌규정이 존재하면 압류금지채권이고 그렇지 않으면 압류가 가능하다는 견해도 있으나 반드시 그렇게 볼 수는 없다. 이러한 견해는 보조금의 관리에 관한 법률 제22조 제1항을 근거로 들고 있다. 위 제22조 제1항은 보조금의 용도 외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급되는 돈의 성격이 보조금이 아닌데도 함부로 보조금에 관한 규정을 원용할 수는 없다. 보조금은 국가 외의 자가 수행하는 사무 또는 사업에 대하여 국가가 이를 조성하거나 재정상의 원조를 하기 위하여 교부하는 부담금, 그 밖에 상당한 반대급부를 받지 아니하고 교부하는 급부금이다(위 법 제2조 제1호). 돈의 성격이 사업 조성, 재정상 원조를 위한 것이 아니라면 보조금이라 할 수 없다. 판례는 중요무형문화재가 지급받는 전승지원금청구채권이 성질상 압류가 금지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금원의 목적 내지 성질상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와 특정인 사이에서만 수수, 결제되어야 하는 보조금교부채권은 성질상 양도가 금지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강제집행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이러한 법리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중요무형문화재를 보호·육성하기 위하여 그 전수 교육을 실시하는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에게만 전수 교육에 필요한 경비 명목으로 지급하고 있는 금원으로서 그 목적이나 성질상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와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 사이에서만 수수, 결제되어야 하는 전승지원금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13. 3. 28. 선고 2012다203461 판결)'고 판시하면서 용도 외 사용금지 규정이 없음을 들어 강제집행의 대상이 된다고 본 원심을 파기하였다. 이 사건에서도 입법활동비(국회의원의 수당에 관한 법률 제6조 제1항), 특별활동비(제7조 제1항), 입법 및 정책개발비(제7조의2 제1항), 여비(제8조 제1항) 등은 각 법률규정상 국회의원의 고유한 직무수행을 위하여 지급되는 돈임이 명백하다. 나. 다른 수당의 경우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4호는 "급료·연금·봉급·상여금·퇴직연금,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성질을 가진 급여채권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은 압류하지 못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급여채권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받는 임금채권을 말하며 급여소득에는 소득세의 대상이 되는 모든 것이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위 주석 민사집행법 599쪽). 한편 국회의원이나 지방의회의원이 받는 비용 등이 압류금지채권이 되는지에 관하여 과거 대법원은 "지방의회의원이 지급받는 비용들은 근로자의 근로의 대가로서의 급여와는 그 성격이 다른 것으로서 지방의회의원은 지방자치법에서 정한 겸직의 제한을 받는 외에는 보수를 수반한 겸직이 금지되고 있지 아니하므로 지방의회의원에게 지급되는 비용들은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에서 정한 압류금지채권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04. 6. 18. 자 2004마336 결정)"고 결정한 바 있다. 주석 민사집행법에 의하면 "원칙적으로 겸직이 금지되고 있지 않은 국회의원(국회법 29조)의 세비 등 수당청구권과 같은 것은 본 호의 압류제한의 적용을 받지 아니한다"고 한다(위 주석 민사집행법, 600쪽). 그러나 국세징수법 제33조 제1항은 세비는 그 중 2분의 1을 압류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대상 결정에서도 언급되었듯이 국회의원의 세비인 수당도 과세의 대상이 되고 있는 점을 고려한다면 세비 중 수당도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3호의 적용을 받아야 한다. 참고로 원심결정 당시의 국회법에 따르면 국회의원은 '공무원, 정부투자기관의 임직원, 농수협의 임직원, 정당의 당원이 될 수 없는 교원'을 제외한 모든 직을 겸할 수 있었지만 {구 국회법(2012. 3. 21. 법률 제1141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9조 제1항} 2013년 8월13일 법률 제12108호로 국회법이 개정되어 '국무총리, 국무위원, 공익 목적의 명예직, 다른 법률에서 임명위촉되도록 정한 직'을 제외하고는 모든 직을 겸할 수 없게 되었다(제29조 제1항). 한편 지방의회의원은 포괄적으로 겸직을 금지하는 규정이 없지만(지방자치법 제39조 참조), 2004년 이후 의정활동비가 생계나 품위를 유지할 정도로 많이 인상되었다. 향후 대법원결정이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2015-01-26
재외국민의 지역구국회의원선거권 배제조항의 위헌여부
I. 서론 및 결정의 주요 내용 헌법재판소는 2014년 7월 24일 재외국민인 청구인들이 공직선거법 제218조의4 제1항, 국민투표법 제14조 제1항 등이 자신들의 국회의원선거권 및 국민투표권 등을 박탈함으로써 헌법상 보장된 선거권 및 국민투표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청구한 헌법소원사건에 대하여 국민투표법 제14조 제1항에 대해서만 늦어도 2015년 12월 31일까지 개정을 명하고 동시에 잠정적인 계속적용을 명하는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고, 나머지 청구에 대하여는 모두 기각하여 국내에 주민등록이나 거소신고가 되어 있지 않은 재외국민들의 지역구국회의원선거권을 배제하고 있는 공직선거법 조항은 여전히 합헌으로 선언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결정은 2007년 6월 28일 주민등록이 되어 있지 아니하다는 이유로 재외국민선거권과 국민투표권을 제한하고 있던 공직선거법과 국민투표법 조항들에 대하여 내린 종전 헌법불합치결정(2004헌마644, 2005헌마360 병합)의 입장으로부터 상당히 뒷걸음을 쳤을 뿐만 아니라 재외국민선거권을 확대해 온 선진국들의 헌법재판소 판례의 경향과도 부합하지 않는 퇴보적 결정이라고 생각된다. 지면관계상 결정의 주요 내용은 위에서 제시한 결정내용의 요지로 갈음하기로 하고, 이하에서는 주로 지역구국회의원선거권배제조항의 위헌여부와 이 사건 헌법재판소 결정의 문제점에 대하여 간단히 살펴 보기로 한다. II. 평석 1. 지역구국회의원선거권배제조항의 위헌여부 (1) 관련되는 기본권과 원칙: 보통선거원칙이 아니라 평등선거원칙, 선거권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 쟁점에 대하여 정리하면서 선거권 내지 국민투표권 침해 여부 및 보통선거원칙 위배 여부를 중심으로 판단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보통선거원칙이 아니라, 평등선거원칙의 위반여부와 헌법 제24조의 선거권의 침해여부이다. (방승주, 재외국민 선거권 행사의 공정성 확보방안 연구(대검찰청 2010년도 정책연구용역 보고서), 대검찰청, 2011, 17, 43면 이하 참조) (2) 평등선거원칙의 위반 여부 평등선거원칙은 모든 선거권자가 동등한 수의 표를 던질 수 있어야 하고(계산가치의 평등), 그러한 투표가 의석배분에 있어서 동일한 가치와 영향력을 가질 것(결과가치의 평등)을 요구하는 원칙으로 여기에서의 평등은 엄격한 형식적이고도 도식적인 평등을 요구한다. 이러한 기준에 의할 경우 국내거주 국민은 1인 2표, 국내에 주민등록이나 거소신고가 되어 있지 않은 재외국민들의 경우는 1인 1표 밖에 행사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은 명백하게 헌법 제41조 제1항의 평등선거의 원칙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며, 엄격한 평등원칙심사기준을 동원할 때 이를 정당화할 수 있는 사유는 없다. (3) 헌법 제24조 선거권의 침해 여부 먼저 선거권침해여부와 관련해서 국민의 선거권을 제한하기 위해서는 선거원칙에 버금갈 정도로 중요한 헌법적 법익이 이를 정당화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나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가 아니면 안된다. (판례집 19-1, 859, 874; 독일 연방헌법재판소의 판례로는 BVerfGE 132, 39) 이 사건에서 헌법재판소는 자신의 종전의 입장과는 달리 별다른 근거제시도 없이 과잉금지원칙에 입각한 엄격한 심사를 포기하고 있는데, 이는 종전 2004헌마644 등 결정과 모순되는 태도라고 생각된다. 이하에서는 엄격한 심사기준에 입각하여 지역구국회의원선거권배제조항이 청구인들의 선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심사해 보기로 한다. 가. 목적의 정당성 헌법재판소는 지역구국회의원선거권배제조항의 정당화의 근거로 유권자의 지역적 관련성을 들고 있다. 헌법적으로 볼 때 지역구국회의원은 지역에서 선출되었지만 지역의 대표가 아니라 국민의 대표이다. 국가의 이익과 지역의 이익이 충돌할 경우 국회의원은 헌법 제46조 제2항에 따라 국가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하도록 되어 있다. 그렇다면 지역구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이지 단순히 지역주민의 대표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지역과의 관련성을 강조하면서 "'특정 지역구의 국회의원'이라면 '지역에 이해를 가지는 자'가 지역의 이익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을 선출하여야 한다"고 하는 헌법재판소의 판시는 헌법 제46조 제2항의 의의를 간과하거나 오해한 흠이 있다고 볼 것이다. 한편 백보 양보하여 국내에 주민등록이나 거소신고가 되어 있지 않은 재외국민들이 지역적 관련성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 하더라도, 이러한 막연한 지역적 관련성의 유지가 재적국회의원 300명 중 246명에 해당하는 지역구국회의원선거권을 완전히 박탈할 만큼 중대하고도 불가피한 사유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 목적의 정당성이 결여되었다면 더 이상 살필 필요도 없이 이 사건 법률조항은 청구인들의 선거권을 과잉하게 침해하여 위헌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나 체계상 나머지의 관점에 대해서도 보충적으로 검토해 보면 다음과 같다. 나. 방법의 적정성 백보 양보하여 헌법재판소가 강조하는 지역과의 관련성이 어느 정도 필요하며 그 유지가 정당화될 수 있는 입법목적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재외국민들에게 자신들이 몸 담았던 고향과의 지역적 관련성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님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오늘날과 같은 정보화, 지구촌화 시대에는 발달된 인터넷과 통신수단을 통하여 거주지와 상관없이 고국의 국민들과 교류하면서 여러 가지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생활을 펼쳐 나가는 국민들이 많이 있다. 이러한 재외국민들은 여전히 고국에 대한 지역적 관련성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배제하는 것은 입법목적 실현에 도움이 안되므로 방법의 적정성 역시 없거나 희박하다고 할 수 있다. 다. 침해의 최소성 최종주소지나 등록기준지를 기준으로 소속지역구를 정하게 되면 지역적 관련성도 유지하면서 재외국민들의 선거권을 덜 침해하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헌법재판소는 등록기준지를 기준으로 하는 경우 대량 위장전입에 의한 불공정선거를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가능성은 가령 지역구국회의원후보자가 결정되기 훨씬 앞선 시점에 최종주소지나 등록기준지를 기준으로 하여 소속지역구가 확정되도록 하면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이다. 이와 같이 지역관련성을 담보하면서도 소위 위장전입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이 충분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구국회의원선거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것은 침해의 최소성원칙에 위반되는 것이다. 라. 법익의 균형성 지역과의 관련성 유지라고 하는 목적은 막연하고도 추상적인데 반하여, 제한되고 있는 지역구국회의원선거권은 국민주권과 의회민주주의의 실현에 있어서 매우 중대한 기본권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지역구국회의원선거권배제조항은 법익의 균형성을 충족하지 못한다. 마. 소결 따라서 지역구국회의원선거권배제조항은 헌법 제37조 제2항의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선거권을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그리고 지역구국회의원선거권 배제부분에 대하여 곧바로 효력을 상실시켜도 법적 공백상태가 발생할 우려는 없으므로 단순 위헌결정을 내려도 좋다고 생각된다. 2. 국민투표권과 재·보궐선거권 배제조항의 위헌여부 이에 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필자의 견해(방승주, 앞의 보고서, 44, 46면 등 참조)와 같으므로 이에 대한 평석은 생략한다. III. 결론 비교법적으로 고찰해 보면 일본 최고재판소(2005년 9월 14일 일본 최고재판소 대법정 판결, 2001년 제82호 등 재외일본인선거권박탈위법확인등청구사건)의 경우도 이미 2005년 9월 14일 재외일본인들에 대하여 지역구중의원선거권을 배제하고 있던 당시의 공직선거법조항에 대하여 위헌·무효결정을 내렸으며, 또한 최근 독일 연방헌법재판소(BVerfGE 132, 39) 역시 2012년 7월 4일 그때까지 재외독일인의 선거권행사의 전제조건으로서 줄곧 유지되어 왔던 독일에서의 최소 3개월 정주(定住)조항에 대하여 보통선거원칙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위헌·무효선언을 내린 바 있다. 헌법재판소의 이번 결정은 이와 같은 선진국들의 재외국민선거권 확대인정 추세에 비추어 보거나, 또는 헌재의 2007년 6월 28일 2004헌마644 헌법불합치결정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재외선거제도의 발전에 있어서 상당히 역행적인 결정이었다고 생각된다. 특히 선거권의 제한과 관련하여 헌법재판소가 그간 정립해 왔던 엄격한 심사기준의 법리를 포기하였을 뿐만 아니라, 과연 어떠한 선거원칙을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깊은 성찰이 없이 만연히 청구인이 주장하는 대로 보통선거원칙을 기준으로 그 위반을 부인한 것은 전체적으로 논증의 진지성이나 설득력 면에서 매우 부실하다고 하는 인상을 지울 수 없게 하고 있다. 앞으로 머지 않아 다시 심판대상조항의 위헌여부를 심사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헌법재판소는 반대의견을 낸 이진성, 서기석 재판관의 의견과 같이 재외국민들에게 지역구국회의원선거권까지 모두 인정하는 방향으로 판례를 변경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2014-09-25
사전수뢰죄에 있어서의 청탁의 법리
Ⅰ. 들어가며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법원은 사전수뢰죄로 검찰이 청구한 사전구속영장을 1999년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기각하였다. 필자가 검토한 결과 사전수뢰죄에 대한 판례는 그 사례가 매우 적을 뿐더러, 현실에서 주로 나타나는 '묵시적 청탁'과 관련된 사례는 더더욱 찾기 어려웠던 바, 그러한 이유로 시일이 많이 경과하였음에도 위 판결이 법원 결정의 근거가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해당 판결을 확인한 결과 법이론의 측면 뿐만 아니라 실무상 형평의 측면에서도 문제점이 있어 이하에서는 이를 검토해 보도록 한다. Ⅱ. 사안 피고인은 모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출마하기 위하여 국회의원직을 사임하였고, 자치단체장 선거일 며칠 전 B회사의 A사장으로 부터 민원과 관련한 현안에 대하여 최대한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조로 2억원이 든 사과상자를 받았다. 그 후 당선이 되어 지방자치단체장으로 취임하였다. 이와 같은 사안을 형법 제129조 제2항에 규정된 사전수뢰죄로 처벌할 수 있는가가 문제되었다. 당시 B그룹의 A가 조성한 비자금은 수십억원에 이르렀는데, 검찰은 이 비자금의 사용처를 추적하여 비자금이 사용된 내역 중 정치인들 30여명의 명단을 확보한 다음 그 중 일부 정치인들을 수억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하였고, 8명을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기소, 나머지 25명에 대해서는 그들이 받은 돈이 뇌물이 아닌 정치자금, 선거자금 내지 후원금인 것으로 보아 혐의없음 처분을 하였다. 검찰은 피고인을 자치단체장에 취임하기 직전 2억원을 받은 사실로 인한 사전수뢰죄 혐의로 불구속기소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1심 재판부인 서울지방법원 제30형사부는 1997. 12. 29. 사전수뢰죄는 '구체적이고 특정된 직무행위에 대한 청탁과 승낙이 있어야만 성립한다'고 하면서, 피고인이 받은 2억원은 '추상적이고 막연한 부탁의 대가로 전달된 청탁금 또는 정치자금에 불과'하다고 무죄를 선고하였고, 검찰은 항소, 상고하였으나, 서울고등법원, 대법원에서 모두 항소기각, 상고기각되었다. Ⅲ. 판결요지 및 쟁점 사전수뢰죄에서 구성요건으로 규정하는 '청탁'의 구체성과 특정성의 요부 및 그 정도가 문제되는데,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그 법리에 대하여 명확한 구체적 설시를 하지는 아니하였지만 원심이 사전수뢰죄에 있어서의 청탁의 구체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고 하여 원심(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 98노193호 판결도 구체적인 사전수뢰죄의 청탁의 구체성에 대한 법리 설시 없이 1심인 서울지방법원 97고합436호 판결의 취지를 인용하였다)과 1심의 사전수뢰죄에 대한 법리를 그대로 수긍하였는바, 아래에서는 사전수뢰죄에서의 '청탁'의 해석론을 구체적으로 밝힌 1심 판결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Ⅳ. 평석 1. 1심 판결의 요지 이 사안에서 1심 법원은 사전수뢰죄의 '청탁을 받고'라는 구성요건을 강조하면서 범죄성립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 구체적이고 특정된 직무행위에 대한 부탁과 그에 대한 승낙"이 있을 것을 요하고, 청탁과 승낙은 "반드시 명시적이어야 할 필요는 없고 묵시적이어도 무방하나, 구체적이고 특정된 직무행위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2. 사전수뢰죄의 '청탁'에 대한 해석 일반 1) 학설의 일반적인 설명 이에 대하여 학설은 『청탁이라 함은 공무원에 대하여 일정한 직무행위를 할 것을 의뢰하는 것을 말하며, 「청탁을 받고」란 그러한 의뢰에 응할 것을 수락하는 일체의 행위사정을 말한다. 부정한 직무행위의 의뢰이거나 정당한 직무행위의 의뢰이거나 묻지 않으며, 청탁과 약속이 반드시 명시적이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또 이 경우 직무행위는 특정될 필요는 없으나 어느 정도 구체성은 있어야 하며, 작위, 부작위를 불문한다(김일수, 서보학, 박상기, 정성근, 박광민). 원래 형법전에 「청탁을 받고」라는 용어가 나타난 것은 구 형법이 「전항의 경우에 청탁을 받은 때」라 하여 그 죄책을 무겁게 규정한 데서 비롯되었으나 구 형법의 해석에 있어서도 청탁의 유무는 죄책의 경중에 대한 표준이 되지 못하고 오직 그 직무와 그에 대한 대가관계의 유무를 결정하는 하나의 표준이 되는데 지나지 않을 뿐이라고 하여 왔는데, 현행법이 일본 형법 가안의 영향을 받아 단순수뢰죄의 경우는 이를 삭제하고 본죄에 있어서는 행위의 주체가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될 자이므로 뇌물과 직무와의 관계가 명확하지 아니하다고 보아 청탁을 하나의 구성요건으로 한 것이다』고 하여 직무행위가 특정될 필요는 없고, 어느 정도의 구체성만으로 족하다고 설명한다. 2) 일본 학설 및 판례의 태도 일본 형법은 제197조 제1항 전단에서 '단순수뢰죄'를, 같은 항 후단에서 "이 경우에 청탁을 받은 때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라고 하여 '단순수뢰죄'에 대한 가중처벌 조항인 이른바 '수탁수뢰죄'를, 같은 조 제2항에서 "공무원 또는 중재인으로 될 자가 그 담당할 직무에 관하여 청탁을 받고 뇌물을 수수, 요구 또는 약속한 때 공무원이 된 경우"라고 하여 '사전수뢰죄'를 각각 규정하고, 그 '청탁'의 의미를 '수탁수뢰죄'와 '사전수뢰죄'에서 동일하게 해석하고 있는바, 우리 형법의 해석에 있어서도 시사점을 주고 있다. 위 규정에 대하여 일본의 학설 및 판례는 "청탁이 있다고 하기 위하여는 뇌물의 공여 자체에 따라 묵시적인 의뢰의 취지가 보여지면 족하다"고 하고, "청탁은 반드시 뇌물공여 사전에 명시적으로 이루어질 것을 필요로 하지 않고, 뇌물공여하는 것 자체에 의하여 묵시적인 의뢰의 취지를 표시하는 것도 청탁에 다름 아니라고 할 것"이라고 해석하는데, 다만 청탁의 대상이 되는 직무행위가 어느 정도 구체성을 갖는 것을 필요로 한다고 하면서, 이는 '수탁수뢰' 가중처벌의 이유라고 설명한다. 결국 일본 형법의 해석에 있어서도, 청탁이 명시적일 것을 요하지 않고, 묵시적이어도 무방하다는 것 그리고 직무행위는 어느 정도만 구체성을 띠면 충분하다는 것은 학설 및 판례가 수용하는 논리라고 할 것이다. 3. 이 사건 판결에 대한 검토 그러나 위 1심 판결은 "청탁과 승낙은 구체적이고 특정된 직무행위에 관한 것이어야 하며, 공무원의 직에 취임한 후 최대한 편의를 봐달라는 추상적이고 막연한 부탁은 여기에서의 청탁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해석하면서 일반적인 학설, 일본의 학설 및 판례가 수용하는 "직무행위는 특정될 필요는 없으나 어느 정도 구체성은 있어야 하며, 작위, 부작위를 불문"한다는 해석을 근거 없이 배척하고, '청탁'의 해석을 위하여 '부정한 청탁'에 대한 배임수재죄의 해석을 끌어들였는데, 국가적 법익죄의 해석에 개인적 법익죄의 해석론을 차용하는 것은 전체 형사법체계에 비추어 맞지 않고, 국가적 법익죄에 대한 뇌물죄의 청탁을 해석함에 있어서는 마땅한 기준이 없다면 같은 국가적 법익죄에 대한 해석론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1) 뇌물죄에서의 다른 대법원 판례와의 비교 오히려 대법원은 '부정한 청탁을 받고' 뇌물을 수수할 것을 구성요건으로 요하는 형법 제130조 제3자뇌물수수죄의 '부정한 청탁'에 대하여 "청탁의 대상인 직무행위의 내용도 구체적일 필요가 없고 묵시적인 의사표시라도 무방하며, 실제로 부정한 처사를 하였을 것을 요하지도 않는다"(대판 2004도1632호)고 판시하고 있다. 위 사안에서 서울고등법원은 1심인 서울지방법원의 무죄 판결을 파기하면서 ① 공여자와 C가 처음 만나게 된 것이 관광지구 신청이 이루어질 무렵인 점(1995. 6.경 선거 무렵), ② C는 도지사로서 관광지구 지정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던 점, ③ 불과 1년전에 관광지구에서 제외된 부동산이 별다른 사정 변경 없이 관광지구로 지정된 점, ④ 인근 부동산에 관광지구로 신청된 것 중 공여자의 토지만 관광지구로 지정된 점 등을 비추어 C에게 대가성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고 판단함이 합리적이라고 하여 "관광지구 지정"이라는 직무행위에 대한 '명시적'이고, '구체적' 청탁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부정한 청탁'을 인정할 수 있다고 하여 유죄로 인정하였고, 이에 대해 피고인이 이 부분에 상고하였지만 대법원에서 상고기각되었다. 위와 같이 국가적 법익죄인 제3자뇌물수수죄에서의 '부정한 청탁'에 대해서도 '묵시적'이고, '어느 정도의' 구체성만을 갖는 직무행위라면 그 청탁을 인정하는 것이 대법원 판례의 태도인데, 사전수뢰죄에서만 이를 달리 볼 이유는 없다고 하겠다. 이 사건 대법원 판결이 그대로 받아들인 1심 판결의 사전수뢰죄의 법리해석은 이렇듯 그 이후에 다수 축적된 '청탁'의 법리와 모순을 보이고 있다. 2) 지방자치단체 長인 시장의 직무행위의 포괄성 : '포괄적 직무관련성' 적용의 필요성 또한 다른 공무원과는 달리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경우에는 그 직무권한이 포괄적이어서 달리 파악할 필요성이 있다. '직무'와 '뇌물' 사이의 대가관계는 반드시 개개 직무행위에 대하여 구체적·개별적으로 성립할 필요는 없으며, 관련 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것인 한 일반적·포괄적인 것이라도 상관 없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김일수, 정성근, 진계호 등)이다. 이러한 해석에 입각하여 대법원은 소위 '포괄적 직무관련성'(내지 포괄적 대가관계)에 대한 법리를 확립하였는데, 이는 대법원이 소위 '전두환·노태우 비자금 사건'(대법원 96도3376호 판결)에서 "뇌물은 대통령의 직무에 관하여 공여되거나 수수된 것으로 족하고 개개의 직무행위와 대가적 관계가 있을 필요가 없으며, 그 직무행위가 특정된 것일 필요도 없다"고 판시한 사례 등에서 확인되는데, 이는 대통령의 업무가 국정 전반에 걸쳐 포괄적이고 막강하기 때문에 이러한 대통령의 지위를 정확하게 반영한 취지라고 할 것이고 대법원은 국회의원에게도 위 법리를 동일하게 적용(대법원 97도2609호 판결)하고 있다. 이러한 대통령의 포괄적, 광범위한 직무권한에 기초한 '포괄적 직무관련성'의 법리는 행정권에 대한 견제기능이 주권한이 되는 국회의원보다는 관할구역 내에서 대통령 못지 아니한 포괄적이고 막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직접적으로 적용하여야 한다고 하는 것이 학설의 태도이고, 위 견해 역시 평석 대상 사건의 1심 판결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그 취지는 ① 사전수뢰죄와 일반수뢰죄가 다를 것이 없는 점, ② 관할구역에서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직무권한을 가진 단체장에게 포괄적 직무관련성 적용을 포기하고, '갑자기' 구체적 직무관련성을 요구하는 이유가 분명하지 않은 점, ③ 부산제강소의 현안문제를 잘 처리해달라는 것이 어찌 구체적 청탁이 될 수 없는지 이해할 수 없는 점 등인데, 마지막에서 제시한 것은 사실인정의 문제라고 하더라도, 특히 두 번째 지적사항은 관할구역 내에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지방자치단체 장의 현실 및 그동안의 대법원이 일관되게 판시한 포괄적 뇌물죄 법리에 비추어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고 하겠다. 3) 형평성의 문제 또한 이 사건과 같이 당선개연성이 매우 높은 차기 시장에게 직무행위에 대한 엄밀한 구체성, 특정성을 요구하면, 퇴임을 앞두고 있어 실질적 권한 없는 현직 시장이 금원을 수수한 경우보다 처벌가치가 훨씬 큼에도, 현직 시장은 직무관련성만 인정되어도 처벌가능한 반면 차기 시장은 처벌하지 못하는 불합리한 결과에 이르게 되는 점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Ⅴ. 결론 : 사전수뢰죄에 대한 최초의 판단인 이 사건 대법원 판례는 선례로서의 가치가 극히 낮아 시정되어야 한다. 이 사건 대상 판결은 앞서 인용한 것처럼 서보학 교수가 지적하듯 사실관계 인정에 있어서도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지만, 법리적인 '청탁'의 해석에 있어 수긍하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학설의 견해, 같은 구조를 갖고 있는 일본 형법과의 비교,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직무권한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 장의 현실, 뇌물죄에서 다른 대법원 판례가 견지하는 '청탁'에 대한 해석 등 어떤 것과도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사건 대법원 판결은 법원공보에 실리지 않았을 뿐더러, 법원의 내부전산망에서조차 키워드 검색이 불가능한 관계로 그 동안 학계나 실무계에서 충분히 검토가 이루어지지 않은 측면이 있는데, 사전수뢰죄 법리의 정립을 위해서도 위 판례는 조만간 시정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2012-02-16
행정소송에서의 대상적격 및 피고적격의 혼란과 그 해결방안
1. 사안의 개요 이 사건의 개요는 원고 A(온라인게임아이템거래중개사이트)가 위 원고를 청소년보호법에 의하여 청소년유해매체물로 지정하고 고시한 피고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 대하여 위 피고의 원고에 대한 청소년유해매체물지정처분이라는 행정처분을 취소하도록 청구한 사건이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 정보통신윤리위원회는 청소년보호법 제10조의 해석상 자신의 청소년유해매체물결정이 정당하고 적법하며 이건 자신들의 청소년유해매체물결정은 행정처분이 아니고 사전처분이나 행정청 내부의 고지나 통보행위에 불과하여 행정처분이 아니고 이건 청소년유해매체물결정을 다투려면 청소년위원회의 청소년유해매체물고시를 그 대상으로 하여 다투어야 한다고 본안전 항변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측은 피고의 처분이 행정처분이며 이 사건 피고를 대상으로 한 행정처분취소송이 적법하다고 주장을 하면서 대법원에 상고를 하였던 것이다. 2. 관련 법령의 현황 원칙적으로 청소년보호법상 청소년유해매체물은 원칙적으로 청소년보호법 제8조(구법 제7조)에 의하여 청소년위원회가 결정하지만 다른 법령의 규정에 의한 심의기관이 있는 경우에는 그 해당기관이 청소년유해매체물로 결정을 하고 유해매체물로 지정할 것을 요청하면(청소년보호법 제8조 제3항) 이를 청소년위원회가 이를 청소년유해매체물로 고시를 하게 된다. 한편 청소년보호법 제8조와 전기통신사업법 제53조의2 및 동시행령 16조의3에 의하여 이 사건 사이트와 같이 인터넷이나 기타 전기통신회선을 통하여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들은 청소년보호법이외의 다른 법령인 위 전기통신사업법에 의하여 청소년위원회가 아닌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 의하여 심의대상이 되고 그 심의 후 청소년에게 유해하다고 판단되면(청소년보호법 제10조) 이를 청소년위원회에 통보하여 고시토록 하면 이를 청소년위원회가 청소년유해매체물로 고시를 하게 되어 있다. 2. 연구 대상판결의 요지 결론적으로 위 판결은 구 청소년보호법(2004. 1. 29. 법률 제7161호로 개정되기 이전의 것) 및 동시행령에 따르면 피고인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결정이 행정소송상 행정처분이어서 소송대상이 된다고 판시하였다. 가. 행정청의 어떤 행위를 행정처분으로 볼 것이냐의 문제는 추상적· 일반적으로 결정할 수 없고, 구체적인 경우 행정처분은 행정청이 공권력의 주체로서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 국민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행위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관련 법령의 내용 및 취지와 그 행위가 주체, 내용, 형식, 절차 등에 있어서 어느 정도로 행정처분으로서의 성립 내지 효력요건을 충족하고 있는지 여부, 그 행위와 상대방 등 이해관계인이 입는 불이익과의 실질적 견련성, 그리고 법치행정의 원리와 당해 행위에 관련한 행정청 및 이해관계인의 태도 등을 참작하여 개별적으로 결정해야 할 것이다. 나. 이 사건 원심판결의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피고(정보통신윤리위원회)는 심의기관으로서 원고가 개설, 운영하는 A라는 인터넷사이트에 대하여 청소년유해매체물로 결정을 하여 원고에게 이를 통보하였고, 그 통보서에 이 사건 결정에 이의가 있을 경우에 피고에게 결정취소를 요청을 하도록 하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는 사실, 이에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결정의 취소를 구하는 재심의 신청을 하였으나 피고가 이를 기각하기도 한 사실, 피고의 요청에 의하여 청소년보호위원회가 A를 청소년유해매체물로 고시한 사실등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이 사건 피고의 결정은 피고 명의로 외부에 표시가 되고,이의가 있는 때에는 피고에게 결정취소를 구하도록 통보를 하고 있어 객관적으로 이를 행정처분으로 인식할 정도의 외형을 갖추고 있는 점, 피고의 결정에 따른 고시요청에 기하여 청소년보호위원회는 실질적 심사없이 청소년유해매체물로 고시를 해야 하고 이에 따라 당해 매체물에 관하여 구 청소년보호법상의 각종 의무가 발생하는 점, 피고는 이 사건 결정을 취소함으로서 구 청소년보호법상의 각종 의무를 소멸시킬 권한도 보유하고 있는 점 등 관련 법령의 취지와 사실관계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의 이 사건 결정은 항소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3. 연구대상판결의 의미와 검토 가. 행정처분여부의 판단기준 우선 이건 판례는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 여부의 판단기준에 대하여 ① 관련 법령의 내용 및 취지와 그 행위가 주체, 내용, 형식, 절차 등에 있어서 어느 정도로 행정처분으로서의 성립 내지 효력요건을 충족하고 있는지 여부, ② 그 행위와 상대방 등 이해관계인이 입는 불이익과의 실질적 견련성, ③ 그리고 법치행정의 원리와 ④ 당해 행위에 관련한 행정청 및 이해관계인의 태도 등을 판단기준으로 참작하여 개별적·구체적으로 결정을 해야 한다고 그 일응의 기준을 제시하였으며 이는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 나. 구 청소년보호법상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청소년유해매체물지정의 처분성여부 위 행정처분여부에 대한 대법원의 4가지의 일응의 판단기준에 비추어 볼 때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청소년유해매체물 결정은 이 사건 피고의 결정이 행정법상 행정권 내부의 행위나 알선, 권유, 사실상 통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원고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으로 변동을 일으키는 것이고 그 불복도 피고에게 직접하도록 되어 있고, 당사자인 원고도 피고를 처분청으로 여기고 피고의 처분에 대하여 취소소송을 제기하였으므로 원고의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 대한 이 사건 행정소송을 적법하다고 본 대법원의 판단은 합리적이고 타당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또한 이 사건 피고의 위 결정이 행정청 내부의 행위나 알선, 권유, 사실상 통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독자적인 행정처분이며 청소년유해매체물 결정에 대한 불복은 피고 정보통신윤리위원회를 상대로 해야 함을 확인하여 준 것이다(대법원 1967. 6. 27. 67누44판결 및 홍정선저 행정법특강 제3판 584쪽 참조). 다. 피고선정의 문제 또한 이 사건의 판시는 일응 행정소송에서 처분성에 대한 소송물(소송대상)의 적격만을 다투는 것으로 보이나 실제로는 실무상 소송물도 문제가 되고 중요한 논점이지만 실제 위 판결의 실익 및 본질은 소를 제기하는 국민이나 소송대리인인 변호사에게 있어서는 청소년유해매체물 결정 및 고시 및 기타 행정청의 처분 및 결정에 있어서 과연 어떤 기관을 피고로 하여 소송을 제기할 것인가의 문제다. 행정소송법 제13조 (피고적격) ①취소소송은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그 처분 등을 행한 행정청을 피고로 한다. 즉 위 사건에서 청소년유해매체물지정으로 자신의 권리에 불이익을 입은 원고가 피고를 청소년위원회로 하여 소를 제기하면 청소년위원회의 행위를 행정소송으로 다투는 것이고, 정보통신윤리위원회를 피고로 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하면 위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결정을 행정소송으로 다투게 되는 것이다. 이 글의 필자도 현재 행정법원에서 이 사건 원고와 같은 내용의 온라인게임아이템거래중개사이트인 B에 대한 청소년유해매체물 결정에 대하여 그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진행 중인 바 소송제기당시 과연 어느 행정청을 피고로 하여 어느 행정청의 행위나 결정을 대상으로 하여 소를 제기할지 여부를 고민하고 검토를 수차례 하다가 결국 정보통신윤리위원회를 피고로 하여 소를 제기하여 현재 변론이 진행 중이다. 라. 해결방안 (1) 입법상 해결방안 위와 같이 행정소송 제기시에 과연 해당처분의 실질적인 발령권자 및 결정권자가 어느 기관이며 피고를 누구로 선정해야 하는지는 원칙적으로 각 법령에 명시를 하거나 해석상 논란의 여지가 없게 분명히 규정을 해야 할 것인데 입법의 불비 및 흠결로 이 사건과 같은 혼란 및 다툼이 있게 되었고 이번에 대법원에서 최종 결정이 난 것이다. 도대체 관련 법령의 해석상 법률전문가인 변호사나 행정법원의 판사님들까지도 과연 국민이 어느 기관의 어느 행위를 대상으로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정당한지 여부에 대하여 판단이 애매하고 논쟁이 분분할 정도라면 이 사건 청소년보호법은 그 흠결이 중대하고 국민의 권리구제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잘못된 입법인 것이며 그러하다면 위 법 및 다른 행정입법에서도 이에 대한 논란이나 혼란이 없도록 원칙적으로 입법에서 명백히 규정을 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해결책일 것이다. (2) 행정실무상 해결방안 또한 당장 국회의 공전 및 국회의원들의 인식부족으로 기타 사정으로 입법상의 해결이 지연되거나 불가하다면 해당 행정처분에 참여하고 관여하는 행정청들이 합의 및 논의를 하여 해당 행정처분에 대하여 법적으로 다투려면 어느 행정청을 상대로 하여 어느 결정에 대하여 취소소송 등을 해야 하는지 해당 처분의 상대방인 국민에게 명확히 통지 및 고지를 하여 주는 것이 혼란을 방지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고 법치행정의 원리에도 합당하다고 할 것이다. (3) 해석상·소송기술상 해결방안 행정소송상 피고를 잘못 지정한 경우에는 행정소송법 제14조의 피고경정제도를 이용하여 그 잘못을 시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에 의하면 행정소송법에 특별규정이 없으면 민사소송법을 준용하고 있으므로 민사소송법 제70조 제1항에 규정이 된 예비적·선택적 공동소송을 이용하여 과연 어느 행정청이 피고가 될지 애매하고 모호한 경우 두 개의 행정청 모두를 피고로 하여 주관적, 예비적·선택적으로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법원은 2007. 6 .26. 2007마515결정에서 민사소송법제70조제1항에 의하며 예비적·선택적 공동소송이 가능하며 위 법조문 해석상 ‘공동소송인 가운데 일부의 청구가 다른 공동소송인의 청구와 법률상 양립할 수 없거나 공동소송인 가운데 일부에 대한 청구가 다른 공동소송인에 대한 청구와 법률상 양립할 수 없는 경우’에는 ① 실체법상 양립할 수 없는 관계뿐 아니라 ② 소송법상 양립을 할 수 없는 경우도 포함이 된다고 하면서 소의 주관적·예비적 병합을 인정을 하였다. 또한 행정소송에서 원고가 착각 및 혼동을 하여 피고선정을 잘못한 경우에는 추후에 진정한 행정소송상 피고가 확정된 후에 원고가 피고경정이나 수정, 청구취지 변경을 하면 원고가 잘못된 피고를 상대로 하여 소송을 제기한 날을 기준으로 하여 제소기간 준수여부를 산정하여 주는 것이 법치행정의 원리와 국민의 권리구제라는 행정소송제도의 취지에 부합할 것이다. 4. 결 론 이번 판결은 행정처분의 대상이 되는 처분의 판단기준을 밝힌 판결이며 어떠한 행정처분 및 결정에 여러 행정청이 관여 및 개입을 할 경우 과연 어느 행정청의 어떠한 처분에 대하여 소송을 제기하고 피고를 선택할 것인지의 기준을 설정하여 준 의미있는 판결이라고 할 것이다. 다만 위와 같이 국민이 원고가 되어 행정소송 제기시에 피고 및 대상처분의 선택에 혼동이나 논란이 없도록 국기기관들이 최대한 입법상·해석상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며, 임시적으로는 민사소송법에 새로이 도입이 된 소의 주관적·예비적·선택적 병합이 그러한 혼란 속에서도 일거에 분쟁을 해결하는 하나의 소송기술상 방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필자가 생각건대 위와 같은 아이템중개사이트가 아이템 범죄방지 및 사기방지, 아이템 범죄발생시 증거확보에 도움을 주고 있는 현재의 현실에서 위 사이트들을 청소년유해매체물로 결정을 한다면, 국가적·사회적으로 더 보호를 받아야 하고 사회경험도 부족한 청소년들을 게임아이템과 관련한 범죄의 충동으로 내몰거나 게임아이템 관련범죄의 피해지대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게 하여 오히려 청소년보호에 역행을 하는 것이 아닌가 사료 된다.
2007-09-10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이 침해될 수 있는지 여부
1. 머리말 헌법재판소는 2005헌라8 권한쟁의 사건에 대해서 2007년 7월 26일 재판관 7 : 1의 의견으로 권한쟁의심판에 있어서 ‘제3자 소송담당’이 허용되지 아니하고 대통령 등 국회 이외의 국가기관에 의하여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이 침해될 수 없다는 이유로 권한쟁의심판청구를 각하한다는(1인의 별개의견은 심판의 대상도 부존재하여 각하) 결정(이하 ‘위 결정’)을 선고하였다. 이에 대해 2007년 8월13일자 법률신문의 기고에서 이덕연 교수는 ‘논증상 중대한 흠결’이 있다고 지적했다. 결정에 대한 학문적 비판은 헌법재판의 발전을 위하여 바람직하다. 그런데 위 기고에는 헌법소송 실무에 대한 오해가 자리잡고 있다고 생각되어 그 점은 밝혀두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에서 펜을 들게 되었다. 2. 위 결정의 내용 (1) 대한민국 정부가 2004년 쌀에 대한 관세화 유예기간을 연장하기 위하여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들과 사이에 쌀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이해관계국인 미국, 인도, 이집트와 사이에 쌀에 대한 관세화 유예기간을 연장하는 대가로 위 나라들의 요구사항을 일부 수용하는 내용의 이 사건 합의문을 작성하고도 국회의 비준동의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자, 국회의원인 청구인들은 피청구인인 대통령이 동 합의문을 국회의 동의 없이 체결·비준한 행위는 국회의 조약 체결·비준 동의권과 청구인들의 조약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였다. (2) 헌법재판소는 국회의원인 청구인들이 제3자 소송담당자의 지위에서 국회의 조약 체결·비준동의권의 침해를 주장하는 부분에 관하여는 권한쟁의심판에 있어 ‘제3자 소송담당’을 허용할 수 없다는 다수의견과 이를 긍정해야 한다는 1인의 반대의견을 냈고, 국회 이외의 국가기관에 의한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의 침해를 주장하는 부분에 관해서는 재판관들의 일치된 의견으로 이를 부정하였는바,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의 침해 부분에 대한 결정 요지는 다음과 같다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은 국회의 대내적인 관계에서 행사되고 침해될 수 있을 뿐 다른 국가기관과의 대외적인 관계에서는 침해될 수 없는 것이므로, 국회의원들 상호간 또는 국회의원과 국회의장 사이와 같이 국회 내부적으로만 직접적인 법적 연관성을 발생시킬 수 있을 뿐이고 대통령 등 국회 이외의 국가기관과 사이에서는 권한침해의 직접적인 법적 효과를 발생시키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청구인 대통령이 국회의 동의 없이 조약을 체결·비준하였다 하더라도 국회의원인 청구인들의 심의·표결권이 침해될 가능성은 없다. 3. 검 토 이덕연 교수는 ‘국회 이외의 국가기관에 의하여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이 침해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 헌법재판소가 권한쟁의심판에 있어 국회의원의 청구인적격을 인정해 온 일관된 선례를 변경하는 절차 없이 당해 사건 청구인들의 청구인적격을 부정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취지로 기고하였다. 위 결정은 국회의원의 ‘당사자능력’(이는 통상 심판의 당사자가 될 수 있는 소송법상의 능력으로서 구체적 사건과 관계없이 일반적으로 정하여지는 점에서, 특정한 청구와 그 본안결정을 구할 수 있는 자격인 ‘당사자적격’ 내지 ‘청구인적격’과 구별된다)에 대해서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그간 여러 선례, 예를 들어 국회의원과 국회의장 혹은 대통령간의 권한쟁의 사건(헌재 1997. 7. 16. 96헌라2 결정, 헌재 2000. 2. 24. 99헌라1 결정; 헌재 2003. 10. 30. 2002헌라1 결정)에서 계속 인정되었으므로 국회의원의 권한쟁의심판 당사자능력을 위 결정에서 재확인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위 결정의 쟁점은 국회의장과 같은 국회 내부기관이 아니라 국회 외부의 다른 국가기관에 의하여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이 과연 침해될 수 있는지 여부였다. 위 결정은 국회의원의 당사자능력을 부인한 것이 아니라, 국회의원에게 당사자 능력이 있음을 전제로 하여, 국회 내부관계에서 국회의원에게 인정되는 심의·표결권의 주로서의 당사자 적격이 국회 외부기관과의 쟁송에서조차 인정되지는 않는다고 본 것이다. 대통령과 같은 대외 기관과의 쟁송에서의 그러한 당사자 적격 문제에 관해서는 헌법재판소에서 아직 선례가 존재하지 아니하였고 헌법재판소는 위 결정에서 비로소 그에 대한 판단을 하였던 것이다. 이 문제, 즉 국회 외부의 국가기관에 의한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 침해가능성 여부에 대해서는 학계의 논의는 찾아보기 어려웠고 다만 당해사건의 참고인들(이덕연 교수, 정태호 교수)이 서로 다른 견해를 취하였다. 국회의 조약에 대한 동의권은 비록 국회 내에서 개별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 행사를 거쳐 이루어지지만, 양 권한은 그 권한의 귀속주체가 다르고, 심의·표결권의 행사는 국회의 의사를 형성하기 위한 국회 내부의 행위로서 구체적인 의안 처리와 관련하여 각 국회의원에게 부여되는데 비해, 국회의 동의권 행사는 국회가 그 의결을 통하여 다른 국가기관에 대한 의사표시로서 행해지며 대외적인 법적 효과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구분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국회의 동의권이 침해되었다고 해서 동시에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이 침해된다고 보기는 곤란하다. 결국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은 국회의 내부 관계에서 행사되고 침해될 수 있을 뿐 다른 국가기관과의 대외적 관계에서는 침해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 점에서 헌법재판소는 심의·표결권 침해를 이유로 대통령을 상대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한 것은, 권한침해의 가능성이 없다고 본 것이다. 이 교수께서는 자유위임의 법리와 국회의원이 국가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해야 한다는 헌법규정에 근거하여 조약에 대한 국회의원의 통제권을 권한쟁의의 방법으로 할 수 있어야 마땅하다고 본다. 그러한 헌법적 열정과 사법적극주의적 관점은 경청할만한 것이나, 소송법적으로 어떤 경우에 헌법과 법률이 예정하지 않은 ‘소권(訴權)’을 판례로서 인정할 것인가 하는 문제의 답은 그러한 헌법규범의 해석만으로 바로 도출되는 것은 아니다. 헌법재판소는 헌법과 법률이 주어진 권한을 행사해야 하며, 나름대로의 사법적극주의만으로 청구인적격 판단을 함부로 행할 수 없다. 국회의 다수의사와 배치될 수 있고, 헌법재판소와 또 다른 권력분립의 한 축에 있는 국회의 의사를 무시하는 결과가 될 수 있는 국회의원의 ‘제3자의 소송담당’ 역시 헌법과 법률의 명문 규정이 없이는 헌법재판소로서는 적극적일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점이 위 결정의 취지라고 생각한다.
2007-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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