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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법 제923조 친권 소멸 후 자녀 재산에 대한 관리의 계산과 민법 제974조 직계혈족 및 그 배우자간 부양의무
1. 사실관계 및 대법원의 판결 소외 망 A는 1993년 피고와 혼인하여 자녀로 B(1993년생)와 C(1997년생)를 둔 뒤 1998년 이혼하였는데, A가 2011년 추락 사망하여 피고는 2012. 6. 27. B, C의 친권자로서 A의 사망보험금으로 약 1억7000만 원을 원고(보험회사)로부터 수령하였다. 그 후 A가 자살한 것으로 밝혀져 원고는 피보험자의 고의로 발생한 손해에 대하여는 보상하지 않는다는 보험계약 내용에 따라 2012. 12. 27. B와 C를 상대로 보험금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해 2015년 원고 승소판결이 확정되었고, 원고는 그 직후 채무자 B와 C, 제3채무자 피고, 피압류채권 ‘B와 C의 피고에 대한 보험금반환청구권’으로 하는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으며, 위 명령은 피고에게 송달되었다.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추심금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 제1심은 자녀의 특유재산반환청구권이 행사상의 일신전속권이므로 피압류채권으로서 적격이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추심명령이 무효라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고, 항소심은 제1심과 마찬가지로 반환청구권이 일신전속권이라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제1심이 정당할 뿐만 아니라 일신전속권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B는 성년이 된 후 피고의 반환의무를 면제하였거나 B(자녀)의 반환청구권을 포기한 것으로 보이고, C의 보험금은 피고가 모두 소비하였으므로 반환할 보험금이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제1심이 정당하다고 판단하였다. 원고가 상고한 사건에서 대법원은 자녀의 특유재산반환청구권이 일신전속권이 아니라고 판단하면서도 원심의 부가적·가정적 판단 부분은 수긍할 수 있다는 이유로 상고를 기각하였다. 2. 부모의 미성년 자녀에 대한 부양의무의 법적 근거 가. 부모와 성년 자녀 사이의 부양의무의 법적 근거가 민법 제974조 제1호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대법원 1994. 6. 2.자 93스11 결정, 대법원 2012. 12. 27. 선고 2011다96932 판결, 대법원 2013. 8. 30.자 2013스96 결정, 대법원 2017. 8. 25.자 2017스5 결정). 그런데 부모의 미성년 자녀에 대한 부양의무의 법적 근거에 대하여는 친권자의 의무라는 견해 등 다양한 견해가 있지만 직계혈족간 부양의무를 규정한 민법 제974조 제1호라고 봄이 타당하다. 다만, 민법 제975조와 관계에서 ‘부양을 받을 미성년 자녀가 자기의 자력 또는 근로에 의하여 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하여 부모가 부양의무를 이행할 책임이 있는지’가 문제 된다. 이런 이유로 종래 민법 제974조 제1호가 부모의 미성년 자녀에 대한 부양의무의 법적 근거라고 해석하는데 망설였던 것으로 보인다. 나. 친권자는 자녀가 그 명의로 취득한 특유재산을 관리할 권한이 있는데(민법 제916조), 그 재산 관리 권한이 소멸하면 자녀의 재산에 대한 관리의 계산을 하여야 한다(민법 제923조 제1항). 여기서 관리의 계산이란 자녀의 재산을 관리하던 기간의 그 재산에 관한 수입과 지출을 명확히 결산하여 자녀에게 귀속되어야 할 재산과 그 액수를 확정하는 것을 말한다. 다. 친권자가 자녀의 재산에 대한 관리의 계산을 하는 경우 그 자녀의 재산으로부터 수취한 과실은 그 자녀의 양육, 재산관리의 비용과 상계한 것으로 본다는 민법 제923조 제2항의 규정을 고려하면, 대법원이 이 사건 판결에서 지적하다시피 친권자는 자녀의 특유재산을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임의로 사용할 수 없음은 물론 자녀의 통상적인 양육비용으로도 사용할 수도 없는 것이 원칙이고, 친권자가 자신의 자력으로는 자녀를 부양하거나 생활을 영위하기 곤란한 경우 또는 친권자의 자산, 수입, 생활 수준, 가정 상황 등에 비추어 볼 때 통상적인 범위를 넘는 현저한 양육비용이 필요한 경우 등과 같이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자녀의 특유재산을 그와 같은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라. 결국 부모는 부양받을 미성년 자녀가 자기의 자력 또는 근로에 의하여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부양의무가 발생하는데, 그 근거는 민법 제974조 제1호 직계혈족 간 부양의무라고 봄이 타당하다. 미성년 자녀에 대한 부모의 부양의무는 특별 규정이라고 할 수 있는 민법 제923조 규정이 우선 적용되므로 민법 제975조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는 판시를 한 것은 이번 대법원 판결이 의도하지 않은 성과라 할 만하다. 부모의 미성년 자녀에 대한 부양의무의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고, 그 이유를 설명하는데 매우 의미 있는 판결이다. 3. 피압류 적격에 관한 판단 : 일신전속권인지 여부 가. 친권자의 특유재산반환의무는 민법 제923조 제1항의 계산 의무 이행 여부를 불문하고 그 재산 관리 권한이 소멸한 때 발생하고, 이에 대응하는 자녀의 친권자에 대한 반환청구권은 재산적 권리로서 일신전속적인 권리가 아니므로 자녀의 채권자가 그 반환청구권을 압류할 수 있다고 본 대법원 판결은 타당하다. 나. 자녀의 특유재산반환청구사건은 가사소송법이나 가사소송규칙 그 밖의 법률에서 가정법원의 전속관할에 속하는 가사사건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민사사건으로 지방법원에서 심리 재판해야 한다. 특유재산반환청구권이 일신전속권이 아니라는 판시만 한 것은 법률심으로서 대법원의 역할을 부분적으로 방기한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든다. 다만, 친권 소멸 후 자녀 재산에 대한 관리의 계산에 대해 명확히 판단하고, 간접적으로 부모의 미성년 자녀에 대한 부양의무의 법적 근거를 밝히는 데 일조한 것은 매우 의미 있다고 본다. 4. 피압류채권의 존부에 관한 판단 가. 직권조사사항 : 채권에 대한 압류 및 추심명령이 있으면 제3채무자에 대한 이행의 소는 추심채권자만이 제기할 수 있고 채무자는 피압류채권에 대한 이행소송을 제기할 당사자적격을 상실한다고 하여야 할 것(대법원 2000. 4. 11. 선고 99다23888 판결 등)이므로 당사자적격에 관한 사항은 소송요건에 관한 것으로서 직권조사사항이고(대법원 1994. 9. 30. 선고 93다27703 판결 등) 변론주의가 적용될 여지가 없다. 나. B의 피고에 대한 특유재산반환청구권의 존부 (1) 대법원은 B가 2012. 8. 22. 성년에 달한 후 묵시적으로 특유재산반환의무를 면제하거나 특유재산반환청구권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는 원심의 판단을 근거로 B의 피고에 대한 특유재산반환청구권이 소멸되었으므로 존재하지 않는 채권을 대상으로 한 압류 및 추심명령으로서 효력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B가 성년에 달하기 2개월 전에 피고가 법정대리인(친권자)으로서 보험금을 수령한 점, B가 성년에 달하고 4개월 후 원고가 B와 미성년자인 C를 상대로 보험금 반환청구의 소를 제기한 점을 고려하면 B가 특유재산반환의무를 면제하거나 특유재산반환청구권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는 원심의 판단을 수긍한 것은 원고의 보험금을 회수하려는 일련의 노력에 비추어 납득하기 어렵다. 다. C의 피고에 대한 특유재산반환청구권의 존부 (1) 대법원은 C의 특유재산반환청구권과 관련하여 A가 사망한 2011년부터 2017년 군입대 전까지 C는 피고 및 피고의 재혼 남편 X와 함께 살아온 점, 피고가 소득활동을 하였으나 교육비, 생활비를 포함하여 C의 양육에 필요한 비용은 모두 보험금에서 충당한 점, 피고의 재혼 남편 X가 C의 2017년 1학기 대학등록금을 대신 지급한 점 등을 종합하여 C가 성년에 달하여 특유재산반환청구권이 발생한 2017. 7. 2. 무렵에는 피고가 C의 양육비 등으로 보험금을 모두 소비하여 C에게 반환할 것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2) 민법 제974조 제1호는 직계혈족 및 그 배우자간 서로 부양의 의무가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직계혈족 및 그 배우자간’이란 며느리와 시부모 관계, 사위와 장인·장모 관계, 계친자 관계(계부와 처의 자녀 사이, 계모와 남편의 자녀 사이)를 의미한다. 물론 직계혈족간은 부모자식간, 조부모와 손자녀간 등 직계혈족 사이를 의미한다. 한편, 민법 제833조는 ‘부부의 공동생활에 필요한 비용은 당사자간에 특별한 약정이 없으면 부부가 공동으로 부담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3) 피고의 재혼 남편 X는 피고의 남편으로서 C와는 민법 제974조 제1호에서 정한 ‘직계혈족 및 그 배우자간’에 해당하여 서로 부양의무가 있다. 만약 피고가 사망하였다면 배우자 관계가 소멸하여 (X가 재혼하지 않는 이상) X와 B, C는 단순 인척 관계에 불과하므로 X는 B, C와 생계를 같이 하는 경우에 한하여 부양의무가 발생하지만(대법원 2013. 8. 30.자 2013스96 결정), 피고가 생존해 있는 한 X는 B, C와 생계를 같이 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직계혈족 및 그 배우자간’이므로 부양의무가 발생한다. 한편, X는 피고의 남편으로서 부부 사이에 특별한 약정이 없으면 부부의 공동생활에 필요한 비용은 X와 피고가 공동으로 부담하므로 X가 C를 부양한 것은 민법상 부양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C는 부당이득을 한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피고는 자신의 재혼 남편 X가 C를 부양한 것을 이유로 C에 대한 특유재산반환의무의 면책을 주장할 수는 없다. 5. 결론 특유재산반환청구사건은 가사사건이 아니라 일반 민사사건이므로 대법원이 상고기각으로 자판을 할 것이 아니라 파기환송하여 사실심에서 B와 C의 피고에 대한 특유재산반환청권이 존재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다 구체적인 사실 심리를 한 후 판단하도록 했어야 한다. 특유재산반환청구권이 일신적속권이 아니라는 판시만 한 것은 법률심으로서 대법원의 역할을 부분적으로 방기한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든다. 다만, 친권 소멸 후 자녀 재산에 대한 관리의 계산에 대해 명확히 판단하고, 간접적으로 부모의 미성년 자녀에 대한 부양의무의 법적 근거를 밝히는 데 일조한 것은 매우 의미 있다고 본다. 엄경천 변호사(법무법인 가족)
반환청구권
재산관리
친권자
엄경천 변호사(법무법인 가족)
2022-12-18
금융·보험
생명보험약관상 심신상실상태의 자살에 대한 보험자면책
Ⅰ 사건의 개요와 판결요지 1. 원심판결(광주지법 2017. 10. 27. 선고 2017나55151) 요지 2004년부터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한 원고의 딸인 망인은 2006년 10월 학부모의 폭언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었고, 2008월 10일 우울증 진단과 함께 약 2달간 치료를 받게 된 후부터 매년 가을 우울증을 호소하여 이듬해 봄까지 월 1회 정신과 상담과 치료를 받아왔다. 망인은 2011년 9월말부터 홍반성 구진 등 피부병과 간수치 악화 등으로 입원·통원 치료를 하다가, 2011년 10월 12일 퇴근 후 집에서 목매어 사망하였다. 이에 원심법원은 망인이 사망 전날 정상적으로 출퇴근하였고, 사망 당일에 특이한 행동이나 모습을 보이지 않았으며, 오후 늦게 거주지에서 목을 매어 자살하였다는 사정만을 들어 망인의 심리상태가 급격히 불안정한 상태에 있었다거나 극도의 흥분상태나 정신적 공황상태에서 자살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망인의 사고는 고의에 의한 자살로서 약관상 보험자 면책사유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 2. 대법원 2021. 2. 4. 선고 2017다281367 판결 요지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에서 자살을 보험자의 면책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도 피보험자가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망의 결과를 발생케 한 직접적인 원인행위가 외래의 요인에 의한 것이라면, 그 사망은 피보험자의 고의에 의하지 않은 우발적인 사고로서 보험사고인 사망에 해당할 수 있다. 신체적 및 정신적, 행동적인 변화로 어려움이 지속적으로 심한 경우는 기분조절의 문제가 있는 우울장애라고 할 수 있고, 정신의학에서 우울한 상태란 사고의 형태나 흐름, 사고의 내용, 동기, 의욕, 관심, 행동, 수면, 신체활동 등 전반적인 정신기능이 저하된 상태를 말하며, 이렇게 기분의 변화와 함께 전반적인 정신행동의 변화가 나타나는 시기를 우울삽화(Depressive episode)라고 하며, 정도가 심한 삽화를 주요 우울삽화라고 하여 주요우울장애(Major depressive disorder)로 진단한다. 미국 정신의학협회는 하루 중 대부분, 그리고 거의 매일 지속되는 우울한 기분이 관찰될 것, 또는 거의 매일, 하루 중 대부분, 거의 또는 모든 일상 활동에 대한 흥미나 즐거움이 뚜렷하게 저하됨 등을 포함한 9개의 인지, 행동, 신체적 증상을 제시하면서, 위 증상이 포함된 5개 이상의 증상이 2주 연속으로 지속되며 이전의 기능 상태에 비해 변화를 보이는 경우를 주요우울의 진단기준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주요우울삽화의 발병과 한 해의 일정한 기간 사이에 규칙적인 시간관계가 있을 것 등을 계절성 동반의 주요우울장애의 진단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한편 한국표준질병 사인분류는 우울병 에피소드가 뚜렷하며 의기소침, 특히 자부심의 소실이나 죄책감을 느끼고 자살충동이나 행위가 일반적이며 많은 신체적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를 고도(중증)의 우울증 장애로 본다. 이를 종합하면, 망인은 2006년 학급 내 문제로 우울장애를 유발하는 스트레스를 겪은 후 매년 10월경을 전후하여 우울삽화가 발생하는 등 망인이 자살할 즈음 계절성 동반의 주요우울장애 상태에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런데 원심법원이 자살과 우울증 장애의 관련성에 관한 확립된 의학적 판단 기준을 고려하지 않은 채 망인이 우울증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단정한 것은 면책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하였다. Ⅱ. 심신상실 상태에서의 자살과 보험자면책 1. 서 보험사고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나 보험수익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생긴 때에는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이 없다. 한편 생명보험 표준약관 제5조는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에 보험금을 지급하지 아니한다고 하면서, 동조 단서에 피보험자가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 특히 그 결과 사망에 이르게 된 경우에는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자살은 고의에 의한 사고로서 보험사고의 우연성과 불확정성에 어긋나고, 자살사고의 경우에 보험금이 지급되면 모럴해저드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선의의 보험계약자에게 손해가 전가되기 때문에 보험자면책사유가 된다. 그러나 피보험자의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쳐서 사망에 이르게 된 경우에는 의사무능력 상태에서 감행된 사고로서 고의성이 없으므로 보험금을 지급한다. 2. 심신상실 또는 정신질환의 의미 정신질환이란 뇌세포의 손상으로 인하여 비정상적인 소인에 따라 정상적인 판단형성이 이루어질 수 없을 정도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하기 어려운 상태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단순한 의지박약이나 우울 상태, 자살의 기도나 생활능력의 박약과 같은 수준의 정신병적 인격장애 정도는 자유로운 의사결정이 배제되는 정신질환으로 보기 어렵지만, 심각한 정신착란, 완전한 대취 정도의 명정 상태, 정신병원에서 주기적으로 치료를 받을 정도의 심각한 정서적 우울증 등은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하기 어려운 정신질환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심신상실이란 심신장애로 사물에 대한 변별력이 없거나 의사를 전혀 결정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하는데, 심신상실 여부는 의학상의 정도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의 감정을 토대로 법관이 결정해야 할 법적·규범적 문제에 속한다. 2010년 표준약관이 '정신질환 등의 사유'를 '심신상실 등의 사유'로 변경하였는바, 정신질환은 의학적으로 정신장애, 의식장애 또는 정신병으로 한정 해석될 여지가 있는바, 책임능력과 연관이 있는 '심신상실'이란 개념이 더 광범위하게 자유로운 의사배제 상태를 내포하는 것으로 보아 변경한 것으로 생각된다. 3. 심신상실상태에서의 자살에 대한 증명 심신상실상태에 대한 엄격한 증명을 요구하면 법률 지식과 경제적 능력이 우월한 보험자에게 유리하게 되어 입증의 정도를 완화하여 정신질환의 존재, 그 질환의 상당기간 계속 내지는 중증인 사실, 그렇지 않더라도 극도의 흥분상태에서 행위 당시 순간적으로 판단능력을 상실한 명정상태 등이 인정되면 자유로운 의사가 배제된 심신상실 상태로 법원이 간주한다. 망인이 시댁과 갈등에 시달렸고 출산 1년 만에 충수절제술을 받는 등 신체적, 정신적으로 쇠약해졌으며, 사건 당일 술취한 남편이 망인의 뺨을 자녀들 앞에서 때리고, 망인의 멱살을 잡아 밀고 당기는 과정에서 망인이 베란다 밖으로 뛰어내린 사고는 극도의 흥분과 불안한 심리상태를 이기지 못하고 순간적인 정신적 공황상태에서 발생한 것으로서 자유로운 의사결정에 의하지 아니하고 사망의 결과에 이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하였다(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다38438, 38445 판결). 하지만 우울성 에피소드인 진단서를 발급받은 후 유서를 남긴 채 농약을 마시고 자살한 것은 발병 시기가 짧았고, 당일 행적, 자살 전에 남긴 유서의 내용 등을 고려해 볼 때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하였다(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다38438, 38445 판결). 한편 심신상실 등의 자살에 대하여 법원이 재해요건 중 우연성만을 판단하고 외래성은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재해사망을 광범위하게 인정하여 유족보호만을 치중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비판이 있다. 즉, 보험금청구권자는 심신상실상태를 증명할 충분한 증거를 제시하여 법관으로 하여금 확신에 이르게 해야 하고, 현출된 증거에 대한 증거능력과 증명력을 엄격하게 법원이 판단하여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 심신상실 등에 대하여 보험금청구권자가 더 엄격한 증명을 하여야 한다는 주장은 경청할 만한 가치가 있다. Ⅲ. 대상 판결의 평석 망인은 교사로서 학부모 폭언으로 첫번째 우울증이 발병하였고, 그 후 증상이 반복되어 계절성 양상의 재발성 주요우울병장애에 이르렀으며, 그 후 우울증을 호소하다가 2011년 가을 학교업무로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던 차에 우울증이 재발하고 인지왜곡증상이 겹쳐 자살에 이르게 되었다. 이는 망인의 계절성 양상의 주요우울증세가 수년간 지속되어 고도(중증)의 우울증세에 해당되어 자살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의학적 소견과 일치된다. 그러므로 망인의 자살은 스스로 사망을 인식하지 못할 정신질환 상태, 즉 피보험자가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이루어졌으므로 보험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대법원판결은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심신상실 상태의 자살에 대한 보험금지급규정은 남용될 소지가 있는바, 심신상실에 대한 엄격한 증명이 필요하고, 심신상실의 개념을 구체화시킨 객관적 기준을 약관에 명기하는 방향으로 표준약관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 최정식 교수(숭실대 법학과)
생명보험
자살
보험자면책
최정식 교수(숭실대 법학과)
2021-11-15
형사일반
공동 거주자 1인의 승낙을 얻어 주거에 들어간 행위가 다른 공동 거주자의 의사에 반하는 경우 주거침입죄의 성립 여부
Ⅰ. 들어가며 불륜(혼외 성관계)의 목적으로 일방 배우자의 승낙을 받아 그 집에 들어간 경우 주거침입죄 성립 여부에 대해 최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종래 대법원 견해를 변경, 주거침입죄 성립을 부정하였다. 다수의견은 전체 판결문 90여 페이지 중 단 3페이지에 불과한 다소 기이한 판결이다. 그 결론은 도저히 수긍할 수 없으며, 오히려 문제되는 구체적 사례들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혼란스러운 상황에 직면하게 만들었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상세한 논증은 '공판알리미' 9월호(대구지검)에 실린 '공동 거주자 1인의 승낙을 얻어 주거에 들어간 행위가 다른 공동 거주자의 의사에 반하는 경우 주거침입죄의 성부' 글을 참고하길 바란다. Ⅱ. 대법원 판결의 요지 피해자의 처(妻) A와 내연관계에 있는 남성 피고인이 불륜 목적으로 피해자의 집에 (A가 문을 열어 주어) 3회에 걸쳐 들어간 사안에서 다수의견은 ① 주거침입죄의 보호법익은 '사실상의 평온', ② '침입'은 '사실상의 평온을 해치는 행위 태양'으로 들어가는 것이고, ③ 공동 거주자는 상호간 법익이 일정 부분 제약될 수밖에 없음을 용인한 것이므로, 공동 거주자의 승낙을 받아 '통상적인 출입 방법'에 따라 들어갔다면 다른 거주자의 추정적 의사에 반한다는 사정만으로는 사실상의 평온을 깨뜨린 것으로 볼 수는 없어 주거침입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았다(김재형 대법관의 별개의견은 보호법익을 주거권으로 보고, 침입은 주거권자의 의사에 반하여 들어가는 것으로 보면서도 일방 공동 거주자의 승낙을 다른 공동 거주자가 용인하여야 한다는 점을 근거로, 안철상 대법관은 외부인의 출입을 반대하는 공동 거주자가 그 주거 내에 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다른 공동 거주자의 승낙을 용인하여야 한다는 취지에서 같은 결론이다). 반면, 이기택·이동원 대법관의 반대의견은 종래 대법원 판례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입장에서, 공동거주자 중 한 사람의 승낙이 있더라도 다른 거주자의 의사에 명백히 반하는 경우 그 거주자의 사실상 주거의 평온을 해치는 결과가 되어 주거침입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하였다. Ⅲ. 평석 1. 일방 배우자의 불륜을 위한 외부인의 출입은 다른 일방 배우자의 추정적 의사가 아닌, 명시적·묵시적 의사에 반하는 것이다. 다수의견은 거주자의 명시적·묵시적 의사에 반하는 경우에만 주거침입을 인정할 수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 명시적으로 거부 의사를 표시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그러나, 일방 배우자의 불륜을 대비하여, 예컨대, 미리 '관계자 외(外) 출입금지'처럼 표시를 하거나, 배우자에게 (불륜을 예상하고) 사전에 '불륜 상대를 집에 들이지 말라'고 명시토록 요구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 하겠다. 2. 불륜을 위해 주거에 들어가는 행위 자체로 다른 일방 배우자의 '주거의 사실상의 평온'은 깨어진 것으로 보아야 한다. 불륜을 위해 외부인이 들어와 거실, 주방, 욕실은 물론 내밀한 공간인 침실에 이르기까지 누빈(?) 사실을 알았다면 통상적인 출입 방법이라 하여 그 주거의 평온이 유지된 것인지 의문이다. 사실상의 평온은 현실적 평온뿐만 아니라 잠재적 평온(기대되는 사실상의 평온, 안철상 대법관 표현으로는 심리적 평온)도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그래야만 거주자 현존 여부 불문 그의 평온은 침해될 수 있고, 따라서 빈 집에 '평온하게' 들어가는 것도 주거침입이 됨을 설명할 수 있다. 3. '침입'의 의미는 거주자의 의사와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다. 다수의견은 거주자의 의사에는 반하지만 평온하게 들어간 경우 주거침입죄 성립을 부정하게 되는데, ① 평소 자유롭게 드나들던 사람이라도 집주인은 언제든 그 출입을 허락하지 않을 자유가 있고, ② 외부인이 (특히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넘어) 자신의 의사에 반해 들어오는 것까지 수인해야 할 이유가 없으며, ③ 빈 집에 통상적인 방법으로 평온하게 들어가는 경우에도 주거침입죄가 성립한다는 점에서 '침입'은 거주자의 의사에 반하여 들어가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또한, '사실상의 평온을 침해하는 태양'으로 침입하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일반인은 물론, 법조인들도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그 개념은 지나치게 불명확하다. '침입' 여부는 거주자의 의사에 따라야 하고, 그것이 사회통념상 사실상의 평온을 깨뜨렸는지 여부는 법률적·규범적 판단이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공동 거주자의 일상생활의 경험칙상 사회상규의 범위 내라면 다른 공동 거주자의 의사에 반하더라도 주거침입을 인정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예컨대, 부부 일방이 정말로 싫어하는 사람을 집에 초대하는 것이나, 처(妻)가 부부간 불화 중 시댁 식구들의 출입을 반대하는 상황에서 시댁 식구들이 남편 허락을 받아 집에 들어가는 것 등은 사실상의 평온을 깨뜨린 것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4. 범죄 목적 또는 그에 준하는 가벌성 있는 행위에 대한 처벌 공백이 생긴다. 목적이 불순하면 대체로 거주자의 의사에 반한다고 보는 것이 상식적인 해석이며, 그 의사에 반한 침입은 대체로 주거의 사실상의 평온을 해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특히 범죄의 목적으로 타인의 주거 등에 들어가면 주거침입죄가 성립한다(종래 통설과 판례, 일본 판례). 다수의견에 따르면, 범죄 목적 침입 시 목적된 범죄를 실행하지 못한 경우 주거침입으로도 처벌할 수 없게 되어 처벌의 공백이 발생한다. 범죄는 아니라도 공동 거주자의 명백한 의사에 반하여 들어가 사실상 평온을 깨뜨릴 수 있는 경우도 가벌성이 있다(일본 판례도 주거침입죄 성립을 인정). 예컨대, ① 불륜의 증거를 잡으려고 타인의 주거에 들어간 경우(판례상 인정되었음). ② 룸메이트를 왕따시키려고 다른 일방 룸메이트의 동의를 얻어 집안에 들어가 몰카를 설치한 경우, ② 학생이 교사의 승낙을 얻어 교무실에 들어와 시험문제 답을 모두 암기하여 돌아가 암기한 내용으로 시험을 치른 경우 등도 가벌성이 없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5. 주거침입죄 처벌 범위가 지나치게 확장된다고 볼 수 없다. 범죄 목적 또는 거주자의 의사에 명백히 반하는 경우를 침입의 기준으로 삼더라도 이에 대한 입증책임이 검사에게 있고, 그것이 규범적으로 사회통념상 (건전한 상식을 가진 일반 국민의 기준에서) 사실상 평온을 침해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이다. 통계상 2019년 한해 전체 범죄 발생 건수는 176만7684건임에 반해 주거침입 범죄 발생 건수는 1만7181건(0.97%)에 불과(이 중 공동거주자 일방의 승낙만을 받고 다른 일방의 의사에 반하여 침입한 사례는 더욱 소수일 것이다)하다. 과연, 가벌성의 범위가 부당하게 확대되고 있다고 볼 수 있는가? 6. 공동 거주자의 법익 보호 비교형량에 실패하였다. 공동 거주자 일방의 권리가 제한될 수 있음을 용인하거나, 어느 일방의 권리가 우선할 수 없다는 논리는 통상적인 공동생활에 적용되는 것일 뿐이다. 사회통념상 허용된 범위를 넘는 경우에까지 적용된다고 보면 이는 수인한계를 넘는 것이다. 특히 부부 사이는 배우자의 의사를 무시하고, 일방적·자의적으로 주거 내 권리를 주장할 수는 없으며, 특히 가정 내 주거의 평온을 명백히 해친다고 볼 만한 경우까지 부부 일방이 용인하여야 한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별개의견은 남편 허락으로 집에 들어온 친구를 처(妻)의 의사에 반한다고 하여 처벌하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하나, 종래 대법원도 이러한 경우까지 처벌하는 취지가 아닐 뿐만 아니라, 불륜을 목적으로 집에 들어온 외부인을 용인하여야 한다는 견해가 오히려 상식에 맞지 않는다). 불륜을 저지르면서 그 와중에 상대방의 집까지 들어오는 극소수의 사람과 하루하루를 가정에 충실하면서 생활하는 대다수의 사람들 중 누구를 더 보호해야 하는가? 의문의 아닐 수 없다. 7. 사회통념, 건전한 상식을 가진 일반 국민의 법감정에 반하는 해석이다. 일반인들에게 "누가 당신 배우자랑 바람을 피우려고 집에 들어왔다면 나쁜 짓이긴 해도 그것이 당신 주거의 사실상의 평온을 해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라고 말한다면 이를 수긍할 일반 국민들이 과연 있을까? 필자도 이 사건과 같은 상황을 실제로 직접 경험한다면 "내 사실상의 평온은 그대로 유지된 것이니, 주거침입 고소는 어렵고, 손해배상이나 위자료나 많이 받으면 되겠다"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8. 퇴거불응죄와의 관계에서 모순이 발생한다. 다수의견(또는 별개의견)은 일방의 승낙이 있으면 현존하는 다른 거주자의 의사에 반하더라도 주거침입을 부정하는 취지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에 따르면, 주거 내 현존하는 거주자가 명시적으로 퇴거를 요구한 경우 그 거주자의 사실상 평온은 이미 깨어진 상황임에도 불구, 이에 불응하더라도 퇴거불응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Ⅳ. 맺으며 다수의견은 이 판결로 인하여 발생하는 여러 가지 의문들에 대해 침묵하고 있으며, 어느 범위에서 종전 판례가 변경되었는지 명확하지 않아 향후 혼란이 예상될 뿐이다. 처벌 범위를 오히려 지나치게 제한함으로써 가벌성 있는 행위조차 처벌할 수 없도록 하는 문제도 발생한다. 이러한 행위로 처벌받는 사람이 극소수임에도, 비난받아 마땅한 행위(예전에는 주거침입으로 처벌되지 않기 위해 그나마 은밀하게 자행되었지만)로 적발된 사람들에게 면죄부를 줌으로써, 이제는 당당하게 이를 저지르게 하면서까지 지금도 가정을 지키고 있는 다수의 사람들의 '마음의 사실상의 평온'을 깨뜨리는 것이 과연 온당한 결론인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필자가 이 사건 주임검사가 되었을 때 "대법원 판례가 있으니 기소할 수 없다"면서 과감히 불기소결정서를 쓸 수 있을지 도무지 자신이 없다. 백승주 부장검사 (대구지검 공판제1부)
주거침입
주거침입죄
내연녀
불륜남
유부녀
백승주 부장검사 (대구지검 공판제1부)
2021-10-21
민사일반
소수지분권자에 대한 다른 소수지분권자의 방해배제·인도청구
1. 사안의 개요와 쟁점 ① A와 B가 각 2분의 1 지분으로 공유하는 토지 중 A의 지분은 甲이 단독으로 상속하고 B의 지분은 乙이 형제들과 함께 공동으로 각 상속하였다. ② 그 후 乙은 토지의 일부(7732㎡ 중 6432㎡)에 소나무를 심어 그 부분 토지를 독점적으로 점유하고 있다. ③ 甲(2분의 1 지분권자)은 乙(14분의 1 또는 17분의 1 지분권자)을 상대로 소나무 등 지상물의 수거, 토지의 인도,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위 사안과 같이 공유 토지의 소수지분권자(乙)가 다른 공유자와 협의 없이 지상물을 설치하는 등 그 토지의 전부 또는 일부를 독점적으로 점유하는 경우 다른 소수지분권자(甲)는 지상물 제거와 토지 인도를 청구할 수 있는가? 또 그 근거는 무엇인가? 2. 기존판례와 대상판결의 요지 기존판례(대상판결 전의 판례)는 공유물을 점유하는 소수지분권자(乙)에 대하여 다른 소수지분권자(甲)가 부동산 인도(또는 건물철거 및 토지인도)를 청구한 사안에서 甲은 '보존행위로서' 위 청구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하여 왔다. 대상판결(다수의견)은 위 사안에서 乙의 독점적 점유는 위법하고(기존판례도 같음), 甲은 乙의 위법한 점유를 배제하기 위하여 방해배제청구를 할 수 있을 뿐이며(기존판례와 결론은 같으나 논거는 다름), 인도청구를 할 수는 없다고 보았다(기존판례와 결론·논거 모두 다름). 즉 원심은 기존판례에 따라 甲의 청구를 모두 인용하였으나 대상판결의 다수의견은 ①甲에게 독점적으로 점유할 권원이 없는 점, 乙에 대한 인도청구를 보존행위로 볼 수 없는 점 등을 이유로 인도청구 부분에 대한 판단을 파기·환송하였고 ②지상물 수거청구는 보존행위가 아니라고 보면서도(지분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라고 보았음) 그 청구를 인용한 결론은 정당하다는 이유로 그 부분에 대한 상고를 기각하였다. 또한 대법원 2020. 6. 12.자 2020마5186 결정은 부부가 각 2분의 1 지분으로 공유하는 아파트 중 남편의 지분에 대한 강제경매절차의 매수인이 아파트를 독점적으로 점유하고 있는 부인을 상대로 부동산인도명령을 신청한 사안에서 대상판결의 법리를 원용하면서 위 신청을 인용한 원심결정을 파기·환송하였다. 3. 평석 가. 공유물 인도청구 배척의 근거 (1) 독점적 점유 권원의 부존재 대상판결은 공유물의 인도청구가 인용되기 위해서는 1)甲은 인도를 청구할 수 있는 권원이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2)甲은 독점적으로 점유할 권원이 있고 乙은 점유할 권원이 전혀 없어야 한다고 보았다. 대상판결은 지분 비율에 따른 사용·수익권(민법 제263조)을 침해하는 위법상태(乙의 독점적 점유) 해소의 결과 또 다른 위법상태(甲의 독점적 점유)가 초래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2)의 요건을 요구하고 있다. 甲은 소유자로서 소유물반환청구권(민법 제213조)이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1)의 요건을 갖추게 된다. 그러나 지분 과반수의 결정(민법 제265조)이 없는 한 甲과 乙은 지분의 비율로 공유물을 사용·수익할 수 있으므로 2)의 요건을 갖출 수 없게 된다. 따라서 공유물을 무단 점유하는 제3자에 대한 인도청구는 2)의 요건을 갖추어 인용될 수 있지만 공유자인 乙에 대한 인도청구는 2)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배척되는 것이다. (2) 공유자 간 인도청구의 '보존행위' 불포함 기존판례와 같이 甲의 인도청구가 공유물의 보존행위(민법 제265조)에 해당한다고 보면 甲은 보존행위로서 인도청구를 할 수 있고 乙은 이를 수인하여야 한다. 인도청구의 보존행위성을 인정한다면 2)의 요건을 요구하더라도 그 요건을 갖추게 되므로 甲의 인도청구는 인용될 수 있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공유자 사이의 인도청구는 보존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봄으로써 이러한 가능성도 차단하였다. 즉 모든 공유자가 보존행위를 단독으로 할 수 있도록 한 취지는 그것이 긴급을 요하는 경우가 많고 특히 다른 공유자에게도 이익이 되는 경우가 보통이기 때문인데(93다54736), 甲의 인도청구는 乙의 이해와 충돌하게 되므로 보존행위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3) 또 다른 위법상태의 초래 인도청구가 허용된다면 甲은 승소판결을 받아 인도집행을 신청함으로써 공유물을 인도받을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258조 제1항). 그러나 인도집행으로 甲이 독점적으로 점유하는 또 다른 위법상태가 초래될 뿐 '공유자 전원이 공동으로 공유물을 점유하여 사용·수익할 수 있는 상태(공동점유 상태)'가 달성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현행법상 공동점유 상태를 실현할 소송이나 집행방법도 없다. 대상판결은 이러한 점도 논거로 제시하고 있다(김재형·안철상 대법관 보충의견). (4) 순환소송의 기판력 저촉 인도청구가 허용된다면 인도판결·인도집행으로 점유를 상실한 乙은 다시 甲에 대한 동일한 소송·집행으로 점유를 회복할 수 있게 되고 甲에 의하여 또 다시 이러한 소송·집행이 반복될 수 있다(순환소송·순환집행). 대상판결은 기판력 제도의 본질상 순환소송이 허용될 수 없다는 점도 그 논거로 제시하고 있다(이기택 대법관 보충의견). 나. 공유물 방해배제청구 인정의 근거 (1) 지분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권 대상판결은 甲은 乙에 대하여 지상물 수거청구를 단독으로 할 수 있으며 이는 보존행위(민법 제265조)가 아니라 방해배제청구(민법 제214조)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즉 공유지분권의 본질은 소유권이고 사용·수익권은 소유권의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권능에 속하는데(민법 제211조) 乙의 독점적 점유는 甲 등의 사용·수익권을 침해하는 것이므로 甲은 지분권에 기하여 공유물에 대한 방해상태 제거나 행위 금지 등을 단독으로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2) 공유자 간 방해배제청구의 '보존행위' 불포함 대상판결은 지상물 제거와 같은 공유물 방해배제청구는 보존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하면서 그 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 경우에도 인도청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甲과 乙의 이해가 충돌한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3) 공동점유 상태의 직접 실현 대상판결은 인도청구를 허용하지 않고 방해배제청구를 인정하면 甲이 독점적으로 점유하는 중간과정 내지 위법상태를 거치지 않고 적법한 공동점유 상태를 곧바로 달성할 수 있다고 보았다. 다. 적용범위 첫째 대상판결의 법리는 乙이 공유물을 대여하여 제3자가 독점적으로 점유하는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 甲은 그 제3자를 상대로 인도를 청구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김재형·안철상 대법관 보충의견). 둘째 대상판결의 법리는 지상물제거(건물철거 등)·토지인도 청구의 경우뿐만 아니라 건물퇴거·건물철거·토지인도 청구의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甲·乙이 각 2분의1 지분으로 공유하는 토지에 乙이 무단 건축한 건물을 丙이 乙로부터 임차하여 점유하는 경우 甲의 토지인도 청구는 허용되지 않지만 丙에 대한 퇴거청구 및 乙에 대한 철거청구는 방해배제청구로서 허용된다고 할 것이다. 라. 관리·보존행위 해당 여부에 관한 판례이론 (1) 과반수 지분의 결정으로 점유하는 경우 과반수 지분의 결정으로 일부 공유자(특히 그 과반수지분권자) 또는 대여받은 제3자가 공유물을 점유하는 경우 그 결정 내지 점유는 적법한 관리행위 내지 관리방법(민법 제265조)으로서 모든 공유자에 대한 관계에서 유효하므로 소수지분권자는 인도('방해배제 및 인도' 포함, 이하 같음)를 청구할 수 없다. (2) 소수 지분의 결정으로 점유하는 경우 소수 지분의 결정으로 일부 공유자(특히 그 소수지분권자) 또는 대여받은 제3자가 공유물을 점유하는 경우 그 결정 내지 점유는 적법한 관리행위 내지 관리방법이 아니며 적어도 다른 공유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무효이다. 따라서 '과반수지분권자'는 관리행위로서 그 점유자에 대하여 인도를 청구할 수 있다(81다653). 그러나 '다른 소수지분권자'는 앞서 살펴본 바대로 보존행위나 관리행위로서가 아니라 지분권에 기하여 방해배제를 청구할 수 있을 뿐이며 인도를 청구할 수는 없다. (3) 제3자가 무단 점유하는 경우 제3자가 무단 점유하는 경우 그 점유는 모든 공유자에 대한 관계에서 부적법·무효이다. 이 경우 각 공유자가 공유물의 인도를 청구할 수 있는 근거에 관하여 기존판례는 보존행위로 보았으나(66다800) 대상판결의 취지를 고려하면 甲은 지분권에 기하여 인도를 청구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마. 전망 대상판결에 의하면 향후 소수지분권자 사이의 순환소송·순환집행의 폐해나 소수지분권 매수인의 횡포는 현저하게 감소될 것이다. 또한 소수지분권자들은 서로 대등한 입장에서 공유물의 관리방법에 관한 협의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재석 집행관 (안양지원·민사집행법학회 부회장)
무단독점
방해배제청구
토지인도
토지공유
이재석 집행관 (안양지원·민사집행법학회 부회장)
2020-09-03
전문직직무
형사일반
영장재판에서의 공무상비밀누설
Ⅰ 판결의 내용 1. 사안의 개요 피고인 A는 법원의 형사수석부장판사이고, 피고인 B와 C는 그 법원의 영장전담판사이다. 2016.4.경부터 소위 정운호 게이트(네이처리퍼블릭 대표 정운호와 전·현직 부장판사의 유착 의혹 등)가 불거져 검찰수사가 진행되었다. B, C와 또 다른 영장전담 한모 판사는 2016.5.~8.경 각자의 영장재판기일에 정운호, 전직 부장판사인 최모 변호사, 현직 김모 부장판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청구서 등과 그 수사기록을 검토하였다. 그 검토를 토대로 다음 내용을 포함한 보고서를 작성하고 수사기록의 해당부분을 직접 복사하여 A에게 보고하였다. 즉, ①"수사기록에 의하면, 수원 사건 관련 최모 변호사가 항소부 배당 전에 보석으로 빼낼 수 있는 재판부 등을 언급하였고...(생략)...보석 확답도 받았으며 보석청구서 접수 당일 담당재판부와 식사한다고 말하였다고 한다. 정운호 중앙 사건 관련해서도 자신은 작업할 줄 아는 변호사라면서 50억원을 요구하였고, 배당 담당직원에게 작업하여 원하는 재판부로 배당한 다음 인사권자를 통해 재판부에 얘기하겠다거나, 관련 부장판사나 주심판사도 잘 알고 지내면서 자주 식사하는 사이라는 말도 하였다고 한다", ②"수사기록에는 최모 변호사와 법원 관계자 사이의 통화내역이 붙어있지 않고, 이모 부장판사와의 문자메시지만 첨부되어 있다...(생략)...", ③"수사기록에 의하면, 최모 변호사의 남편은 대여금고에 보관하고 있던 다액의 현금, 수표, 3만달러, 메모지, USB(9개)를 검찰에 임의로 제출하였고...(생략)...", ④"수사기록에 의하면, 관련자는 차량대금 5,000만원을 포함하여 모두 2억원을 김모 부장판사에게 전달하였다고 진술하고 있고, 현재 혐의내용은 합계 2억 1,500만원을 수수한 것인데 계좌추적 결과 현금 2억 5,400만원이 김모 부장 측 계좌에 입금된 사실이 확인된다. 또한 정운호 측의 민사소송 관련하여 정운호 측 담당자는 정운호로부터 담당 재판부에 작업을 다 해놓고 골프접대를 했다는 말을 수회 들었다고 한다" A는 위와 같의 4차례의 보고를 토대로 각 그 다음날 보고서를 작성하여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송부하였다. (위 개요는 공소사실 중 제1심 재판부가 사실로 인정한 부분만을 요약하였음) 2. 판결요지 A, B, C가 공모하여 수사기밀을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보고함으로써 공무상비밀을 누설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제1심 재판부는 모두 무죄를 선고하였다. A와 B, C간 공모를 인정하지 않았고, 또한 그 보고내용이 실질적으로 보호할 가치 있는 공무상비밀에 해당하지 않거나, 사법행정상의 필요에 따른 정당한 직무행위로서의 보고에 불과하다고 보았다. Ⅱ 검토 1. 이 사건의 쟁점 2016년 부장판·검사 출신 변호사의 고액수임 및 현직 법관에 대한 뇌물수수나 로비의혹 등이 보도되면서 소위 정운호 게이트에 관한 수사가 진행되었다. 그 과정에서 현직 법관의 연루가 구체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고, 이에 법원행정처와 영장전담판사가 부정한 목적으로 수사기록 상의 수사기밀을 공유하는 등 누설했는지 여부가 극렬하게 다투어졌다. 이하에서는, 재판부가 무죄이유로 삼은 부분, 즉 ①피고인들이 보고한 내용이 공무상비밀인가, ②그러한 보고가 직무행위로서 정당한가, ③피고인들간 공모가 인정되는가에 관하여 살펴본다. 재판과정에서 다루어졌던 기타 쟁점들에 대하여는 논외로 한다. 2. 공무상비밀누설 여부 가. 법의 규정 형법 제127조는,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자가 법령에 의한 직무상 비밀을 누설하면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당시 A가 법원행정처에 보고한 수사정보는, 언론에서 이미 보도되었거나 보도예정인 기사와 유사했고, 검찰의 언론브리핑이나 수사담당검사를 통해 파악한 내용과도 유사했으므로, 실질적으로 비밀로서 유지·보호할 가치가 없다고 보았다. 나아가 A는 법원행정처 차장에게만 보고하였고 그 자료가 법관징계나 언론대응 등의 사법행정 용도로만 이용되었으므로, 그 누설로 수사기능이 위협받는 결과를 초래하지도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나. 비밀의 보호필요성 유무 영장재판은 심리가 비공개로 이루어지고 밀행적으로 처리될 뿐만 아니라 그 발부·기각에 대한 이유도 상세하게 기재되지 않는 특성이 있다. 영장재판을 위해 제출된 수사기록상의 정보들은 수사담당자 및 영장전담판사와 그 필수조력자 사이에서만 공유되고 외부에 누설되어서는 아니된다. 일부 녹취자료나 수사상황이 언론에 보도되었거나 보도예정이었더라도, 사적인 취재·추측에 의한 언론보도는 수사기록에서 확인된 공적정보와 그 신뢰가치 면에서 차이가 크다. 또한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 등이 친분을 이용해 수사담당검사로부터 얻어낸 상세한 수사상황 정보는 또다른 공무상비밀누설 행위로 얻어낸 비밀자료일 뿐으로서, 그렇게 사적으로 확보한 정보와 수사기록상 공적정보가 유사하다고 하여 실질적 보호가 불필요하다고 볼 수는 없다. 수사기록상의 정보는 객관적·일반적으로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것에 상당한 이익이 있는 사항으로서, 실질적으로 비밀로서 보호할 가치가 있는 직무상 비밀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피고인들이 보고서에 담은 수사기밀은 비밀로서의 보호필요성이 인정되어야 한다. 다. 국가기능의 위협 초래 여부 재판부가 인정했듯이, 이 사건 수사가 진행될 즈음 법원행정처에서 작성된 몇몇 보고서에는 수사를 진행하는 검찰과 검찰총장을 압박하는 방안이나 언론의 관심을 법원에서 검찰로 돌리는 방안 및 그 실행을 위한 일부 과격한 표현도 포함되어 있다. 또한 수사대상이던 김모 부장판사는 그 즈음 법원행정처 윤리감사실 조사를 통해 수사상황 중 일부를 알게 되어 선제적으로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이 엿보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실제로 위 보고서들의 내용대로 수사가 방해되지 않았다고 할지라도, 그러한 보고서들이 사법행정권의 최고 정점인 법원행정처에서 다수 판사들의 관여하에 작성된 사정 등을 더해보면, 수사기능에 장애를 초래할 위험성이 있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추상적 위험범). 3. 직무상 정당행위 여부 재판부는, B·C의 보고와 A의 보고는 그 목적과 단계를 달리하는 별개의 직무행위로서 각기 정당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즉, 전·현직 법관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던 당시의 상황에 비추어 A는 형사수석부장판사로서 사건의 경위와 실체를 신속·정확히 파악하여 법원행정처에 보고할 필요가 있었고, B와 C는 A의 요구에 응하거나 통상적인 예에 따라 사법행정사무의 일환으로 주요내용을 보고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각종 법원예규와 지침은 법관 비위 등과 관련한 중요사항을 상급 사법행정기관에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중요사건의 접수와 종국보고에 관한 예규(2018년 폐지)’는 법관 등 관련사건에서 구속영장이나 압수수색영장이 ‘처리되어 종국된 경우’ 그 사건의 요지 등을 법원행정처에 보고하도록 되어 있었다. 사정이 위와 같다면, 결국 중요한 것은 보고의 범위와 내용이라고 할 것이다. 수사의 밀행성이나 영장재판의 비공개 및 재판의 독립 등의 견지에서 그 보고는 필요최소한에 그쳐야 한다. 더구나 법원행정처 차장 등도 모두 현직 법관 신분인 점을 고려하면, 법관비위에 대한 수사상황은 그 비밀보장의 필요성이 더욱 크다. 이 사건 보고서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면, 피고인들이 보고한 내용은 사법행정사무의 한계를 일탈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들의 보고에는 관련자의 자세한 진술내용이나 증거의 내용, 그 확보상황 등까지 포함되어 있고 수사기록의 해당부분이 복사첨부까지 되어있다. 이러한 내용은 사법행정상의 보고와는 무관한 내용임이 명백하다. 나아가 위 예규의 ‘처리되어 종국된 경우’ 규정과 관련하여, 피고인들의 보고시점이 적절했는지에 관하여도 의문이다. 그렇다면 피고인들의 보고행위는 사법행정상의 직무행위를 일탈한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한 것이다. 4. 공범 성립 여부 재판부는, 공소장의 ①법원행정처의 의도(수사기밀을 빼내어 수사 무마 및 검찰 압박 등), ②A의 의도(법원행정처 차장으로부터 지시를 받아, 수사기밀을 수집하여 보고), ③A의 지시에 따른 B와 C의 승낙이라는 각각의 사실과 그 연결고리가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았다. 즉 법관비위에 관한 사항은 사법행정담당자가 관련내용을 법원행정처에 보고해야 하므로, 수석부장인 A는 그 의무를 이행했을 뿐이고, B와 C도 통상적인 예에 따라 해당법원의 공보업무 등의 책임자인 A에게 주요사항을 보고했을 뿐이라고 강조하였다. B와 C는 자신들의 보고를 토대로 A가 법원행정처에 순차 보고하는 것을 몰랐다고 주장하였다. 그런데 위 인정사실에 따르면, B와 C로서는 A에게 보고된 내용이 법원행정처에 순차 보고되는 것을 사전에 전제했다고 보아야 한다. 대법원의 각종 예규와 지침에 따라 수석부장은 사법행정상 중요사건에 관하여 대법원장에게 보고할 의무가 있고, 피고인들은 그러한 사법행정상의 보고의무를 이행하는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B, C는 자신들이 A에게 먼저 보고하고, 이를 토대로 A가 법원행정처에 순차보고하는 것에 대한 공모에 가담했다고 볼 수도 있다. 재판부는, 위와 같이 법원행정처를 중심으로 한 A, B, C 3인의 공모를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공무상비밀누설죄가 목적범이 아닌 이상, 검찰수사의 무마·압박 등의 ‘의도’와는 별론, 수사기록 상의 비밀을 순차 보고하는 방식으로 그 누설자체를 공모했는지 여부에 관하여 판단이 필요하다. 또한 3인의 공모 대신에 A와 B, A와 C간의 2인 공모 여부도 검토되어야 한다. Ⅲ 결론 제1심 재판부는 이 사건 보고가 통상적인 예에 따른 사법행정상의 정당한 직무보고라고 보았지만, 쉽사리 동의할 수 없다. 재판내용에 관한 사법행정상의 보고는 필요최소한에 그쳐야 하고, 수사의 밀행성이 요구되는 영장재판에 있어서는 더욱 그러하기 때문이다. 향후 재판 과정에서 충분한 심리를 통해 정의와 국민의 법감정에 부합하는 결론이 도출되기를 희망한다. 최창석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방법원)
신광렬
공무상비밀누설
조의연
성창호
부장판사
최창석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04-02
가사·상속
민사일반
친생추정의 적용과 예외
I. 사건의 개요 1. 사실관계 무정자증인 원고(남편)와 A(아내)는 혼인신고를 마친 법률상 부부다. 원고와 A는 제3자로부터 정자를 제공받아 인공수정(AID방식)을 통해 자녀를 갖기로 하여 1993년 피고 1이 출생하였다. 이후 A는 혼외관계를 통해 피고 2를 출산하였다. 원고는 자신과 A의 자녀로 피고 1, 2의 출생신고를 마쳤다. 원고와 A는 2013년 이혼을 하였고, 그 과정에서 피고들은 자신들이 원고의 친자가 아니라는 사정을 알게 되었다. 원고는 2013년 피고들을 상대로 친생자관계 부존재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2. 소송의 경과 제1심과 항소심은 그 근거는 다르지만 모두 원고가 제기한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는 부적법하다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원고가 상고를 하였다. 3. 대법원의 판결 요지 가. 다수의견(상고기각) 1) 아내가 혼인 중 남편의 동의에 따라 제3자의 정자를 제공받아 인공수정으로 자녀를 출산한 경우에도 친생추정 규정이 적용되어 출생한 자녀가 남편의 자녀로 추정된다. 남편의 동의는 인공수정 자녀에 대해서 친생추정 규정을 적용하는 주요한 근거가 되므로, 남편이 나중에 자신의 동의를 번복하고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2) 혼인 중 아내가 임신하여 출산한 자녀가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하여 남편과 혈연관계가 없다고 밝혀졌더라도 친생추정이 미친다. 혈연관계가 없다는 점을 친생추정이 미치지 않는 전제사실로 보는 것은 원고적격과 제소기간의 제한을 두고 있는 친생부인의 소의 존재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으로 민법 해석상 받아들이기 어렵다. 나. 권순일·노정희·김상환 대법관의 별개의견 1) 인공수정 자녀의 친자관계는 민법상 친생추정 규정의 적용이 아니라 남편과 아내의 합치된 의사와 시술에 대한 동의를 근거로 인정되어야 한다. 혼인 중인 남편과 아내가 인공수정 자녀의 출생에 관하여 의사가 합치되어 제3자의 정자를 통한 인공수정에 동의함으로써 자녀가 출생하였다면 그 자녀는 부부의 친생자로 보아야 한다(상고기각). 2) 친자법의 이념과 친생추정 및 친생부인 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남편과 자녀 사이에 혈연관계가 없음이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그들 사이에 사회적 친자관계가 형성되지 않았거나 파탄된 경우에는 친생추정의 예외가 인정되어야 한다(상고기각). 다. 민유숙 대법관의 별개의견 및 반대의견 1) 모든 인공수정이 아니라 아내가 혼인 중 '남편의 동의'를 받아 '제3자 제공 정자'로 인공수정을 한 경우에 한정하여 친생추정 규정이 적용되어야 한다(피고 1. 부분 별개의견, 상고기각). 2) 가족제도를 둘러싼 분쟁 현실과 변화된 제도에 비추어 볼 때 친생추정의 예외를 종래 대법원이 채택한 '동거의 결여'뿐 아니라 아내가 남편의 자녀를 임신할 수 없었던 것이 외관상 명백하다고 볼 수 있는 '다른 사정'도 포함하여 인정하는 것으로 확대 해석해야 한다(피고 2. 부분 반대의견, 파기환송). II. 친생추정과 그 범위 제한의 필요성 친생추정의 입법취지는 가정의 평화를 유지하고 자녀의 법적 지위를 신속히 안정시켜 법적 지위의 공백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비록 최근 유전자검사 기술의 발달로 과학적 친자감정이 가능하게 되었지만 출생과 동시에 자에게 안정된 법적 지위를 부여하고, 특히 친자관계에 대하여 다툼이 없는 대다수의 경우 친자관계를 형성하기 위하여 특별한 절차를 밟을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친생추정제도는 자의 복리를 위하여 계속 유지될 필요성이 있다. 그런데 친생추정을 받는 자에 대해서는 친생부인의 소에서 정한 원고적격을 갖는 자가 제소기간 내에 소를 제기하지 않으면 자녀의 신분관계를 더 이상 다툴 수 없다. 이미 혼인과 가족 공동생활의 실질이 소멸하고 당사자들도 친생자관계의 법률적 규율에서 벗어나고자 하여 친생추정 규정을 통해서 보호하고자 하였던 법적 이익이 거의 없는 경우까지도 엄격한 친생부인의 소로써만 이를 번복하도록 하면 불합리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에 대법원은 종래 외관설을 채택하여 친생추정의 범위를 제한하였고, 입법자도 친생부인의 소 제소기간을 친생부인의 사유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2년으로 확대하였으며, 제소권자에 남편뿐만 아니라 아내도 추가하였다. 이에 친생추정으로 인한 불합리함이 제거되었으므로, 친생추정 범위를 제한하는 논거로 사용한 외관설을 계속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견해도 개진되었다. 하지만 가족제도를 둘러싼 분쟁의 현실에 비추어 개선입법만으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영역이 존재한다. 생모와 그 남편이 자녀의 양육을 포기하고 행방이 불명인데, 생부가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상황, 친생부인의 소 제소기간이 도과된 후에 생모와 남편이 이혼을 하게 되었는데 남편과 자녀가 친생자관계에서 해방될 것을 원하거나 자녀가 학대받을 때가 대표적이다. 전자의 경우 생부가 자녀를 인지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점을 대부분 수긍할 것이다. 다수의견도 비록 인공수정 자녀의 경우이지만, 자녀의 복리를 지속적으로 책임지는 부모에게 자녀와의 신분관계를 귀속시키는 것이 자녀의 복리에 도움이 된다고 밝히고 있다. 후자의 경우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제소기간이 주어졌음에도 본인이 제소기간을 도과하였다는 이유로 생모나 그 남편이 다시 친생자관계를 부인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법리적으로는 명쾌하지만 이런 결과가 가정의 평화와 자녀의 복리라는 친생추정의 입법취지에 부합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이유로 친생부인의 소 원고 적격에 생부나 자녀 본인이 포함되어 있는 다수의 입법례가 있고, 민유숙 대법관의 반대의견처럼 하급심은 친생추정 규정이 외형상 적용되는 다수의 사안에서 자녀나 생부에 의해서 제기되는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청구를 인용하고, 이런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고 있다. 나아가 권순일·노정희·김상환 대법관의 별개의견처럼 가족관계가 반드시 혈연관계만으로 구성되는 것은 아니지만(이 점에서 남편의 생식불능이나 혈액형 배치와 같이 객관적·과학적으로 증명된 경우 등에는 언제나 친생추정이 미치지 않는다는 혈연설에 반대한다) 이혼 및 재혼의 급격한 증가, 이혼 및 재혼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 유전자검사 기술의 발달로 과학적 친자감정이 어렵지 않게 된 점과 함께 오늘날 국민의 고양된 권리의식 및 양성평등의 관념, 가족의 형태도 매우 다양해진 사회 현실을 고려할 때 자녀에 대한 신분법적 규율은 무엇보다 자의 복리향상에 그 목적을 두어야 하고, 친자관계 당사자의 자율적 결정을 가능한 한 존중하여야 한다는 헌법적 요청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대법원 2019. 1. 31.자 2018스566 결정, 헌법재판소 2015. 3. 26. 선고 2012헌바357 결정 등 참조). 친생추정 규정을 획일적으로 적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부당한 결과를 줄일 수 있도록, 변화된 사회 상황을 수용하여 자녀의 복리를 우선하는 친생추정의 예외 인정 범위를 확대하는 고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III. 인공수정으로 출생한 자녀의 친생자 추정 1. 민법의 친생추정 규정의 적용 여부 민법 제정 당시 인공수정으로 자녀가 태어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할 수 없었고, 외국처럼 인공수정으로 태어난 자녀의 친자관계를 규율하는 법률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김재형 대법관이 보충의견에서 지적하고 있는 바와 같이 법률 제정 당시 입법자가 예상하지 못한 사안이고 현재 그 상황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는 법률이 없다고 하여 모두 법형성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민법의 친생추정 규정은 문언상 임신하게 된 구체적 경위에 따라 적용 범위가 달라지는 것이 아니고, 인공수정으로 출생한 자녀에 대해서 친생추정의 적용을 배제하지 않는다. 인공수정과 친자관계를 규율하는 입법이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친생추정의 입법 취지에 비추어 혼인 중 출생한 인공수정 자녀에 대해서도 민법의 친생추정 규정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 2. 인공수정 동의와 친생부인의 소 허부 대상 판결은 일치하여 남편이 인공수정에 동의하였다가 나중에 이를 번복하고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남편이 동의하여 인공수정으로 출생하였고, 나아가 남편이 인공수정 자녀의 출생 이후 상당 기간 동안 실질적인 친자관계를 유지해 오는 것은 남편이 인공수정 자녀를 자신의 자녀로 승인하는 행위로 평가할 수 있다. 그 후 남편이 친생부인을 주장하는 것은 민법 제852조의 취지에 반할 뿐만 아니라 선행행위와 모순되는 행위로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허용되지 않는다. 이는 제소기간 2년과 무관하게 친생부인을 할 수 없다는 취지이다. IV. 대상 판결의 의의 대상 판결의 다수의견은 아내가 남편의 동의하에 제3자의 정자를 제공받아 자녀를 출산한 경우 그 자녀에 대해서도 친생추정 규정을 적용하여 남편의 자녀로 추정된다는 점을 최초로 선언하였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 한편 아내가 혼인 중에 임신하여 출산한 자녀라면 설령 혈연관계가 없다고 하더라도 친생추정은 여전히 미친다는 점을 명확히 하면서도 종래 외관설을 폐기하지는 않았다. 종전의 외관설보다 외연이 확대된 친생추정의 제한 법리가 채택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 결국 입법으로 친생부인의 소의 원고적격이 확대되기 전까지는 자녀의 복리를 위해 현재와 같은 하급심 실무례가 운영될 수밖에 없다. 사실심 재판부가 지혜롭게 구체적 정의를 구현하길 기대한다. 배인구 변호사 (법무법인 로고스)
친생추정
인공수정
친생부인의소
배인구 변호사 (법무법인 로고스)
2019-11-14
가사·상속
대리모가 출산한 자녀의 친모는 누구인가?
- 서울가정법원 2018. 5. 9. 자 2018브15 결정 - 1. 사실관계 A와 B는 부부로 그 사이에 아이가 생기지 않자 대리모의 방법으로 출산을 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A와 B 사이의 수정란을 대리모인 C의 자궁에 착상시켰고, C는 미국에서 D를 출산하였다. 미국의 병원에서 발행한 출생증명서에는 D의 모(母)가 C로 기재되었다. 한편, 유전자검사에 의하면 D는 A와 B 사이에 친자관계가 성립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A는 구청에 D의 출생신고를 하면서 부(父)란에 A, 모(母)란에 B를 기재하였다. 그러나 담당 공무원은 출생신고서에 기재된 모의 성명이 출생증명서의 성명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출생신고에 대한 불수리처분을 하였다. 이에 A는 서울가정법원에 가족관계등록사무의 처분에 대한 불복신청을 제기하였다. 2. 판결 요지 가. 모자관계의 결정기준 모자관계를 결정하는 기준은 ‘모의 출산’이라는 자연적 사실에 의한다(대법원 1976. 10. 4. 선고 67다1791 판결 등 참조). 인공수정 등 과학기술의 발전에 비추어 법률상 부모를 유전적인 공통성 또는 수정체의 제공자와 출산모의 의사를 기준으로 결정하여야 한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출산’이라는 자연적 사실은 다른 기준에 비해 그 판단이 분명하고 쉬운 점, 모자관계는 단순히 법률관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수정, 약 40주의 임신기간, 출산의 고통과 수유 등 오랜 시간을 거쳐 형성된 정서적인 부분이 포함되어 있고, 그러한 정서적인 유대관계 역시 ‘모성’으로서 법률상 보호받는 것이 타당한 점, 유전적 공통성 또는 관계인들의 의사를 기준으로 부모를 결정할 경우 이러한 모성이 보호받지 못하게 되고, 이는 결과적으로 출생자의 복리에도 반할 수 있는 점, 정자나 난자를 제공한 사람은 민법상 ‘입양’, 특히 친양자 입양을 통하여 출생자의 친생부모와 같은 지위를 가질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우리 민법상 부모를 결정하는 기준은 그대로 유지되어야 한다. 나. 대리모가 법률상 허용되는지 여부 남편이 배우자 아닌 여성과의 성관계를 통하여 자녀를 낳게 하는 고전적인 대리모의 경우뿐만 아니라, 부부의 정자와 난자로 만든 수정체를 다른 여성의 자궁에 착상시킨 후 출산케 하는 이른바 ‘자궁(출산)대리모’도 우리 법령의 해석상 허용되지 않고, 대리모를 통한 출산을 내용으로 하는 계약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것으로써 민법 제103조에 의하여 무효이다. 3. 평석 가. 대리모계약에 대한 각국의 동향 (1) 대리모계약의 허용여부 영미법계 국가에서는 점차적으로 대리모계약을 허용하는 추세에 있다. 영국은 1990년의 인간수정 및 발생에 관한 법률에 의해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고, 미국의 경우 각주마다 대리모계약의 허용여부가 다르지만, 2002년 개정된 통일친자법 모델법안은 이를 원칙적으로 허용하고 있으며 의뢰인 부모가 제공하는 보수에 대해서도 규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반하여 대륙법계 국가에서는 대리모계약 자체를 사회상규에 반하는 행위로서 무효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리모계약을 인정하는 영미법계의 주요 근거로는 사적 자치 또는 생식의 자유에 대한 헌법상 보호로서 프라이버시권의 일종으로 이해된다. 자연적으로 임신, 출산을 할 수 없는 불임부부에게도 대체적 방법을 허용할 권리가 주어져야 하며, 아기를 낳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도움을 요구하는 것에 대하여 위탁부모를 비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견해에 서더라도 대리모계약에는 공적인 요소(public elements)가 포함되어 있고, 상업적 대리모를 통한 출산은 인간을 상품화한다는 측면에서 제한되어야 하기 때문에 허용하지 않는 것으로 보는 입장이 많다. 독일의 경우 대리모 계약은 원칙적으로 사회상규에 반하는 행위로서 무효라는 전제에서 출발하여, 대리모를 중개하거나 인공수정을 시설하는 자에 대한 처벌규정을 두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에도 ‘타인을 위한 출산 또는 임신에 관한 약정은 무효’라고 민법에 규정하고 있다(16조의7). (2) 대리모가 출산한 자녀의 부모를 누구로 할 것인가? 대리모에 의해 출산한 자녀의 법적 모가 누구인지에 대하여, 대리모를 허용하는 법제에서는 출산한 대리모를 법적 모로 보되 위탁부모에게 인도청구권을 인정하는 방법과, 위탁한 부모를 아이의 법적인 부모로 하는 것으로 나뉜다. 대륙법계 국가에서는 대리모계약을 무효로 보기 때문에 대리모가 아이의 법적 모가 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독일은 1998년 친자관계법에서 조항을 신설하여 출산한 여성이 모가 되는 것으로 확정하였고(독일민법 제1591조), 일본 또한 최고재판소 판결을 통해서 대리모가 출산한 자녀의 법적 모는 대리모로 하되 위탁모가 입양하는 것으로 이를 해결하도록 하였다. 나. 판결의 의미 우리나라는 대리모계약을 사회상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로 보는 견해가 다수의 견해인 것으로 보이나, 대리모 계약을 입법을 통해 적절히 통제하도록 하자는 견해 또한 만만치 않다. 이전에도 몇 건의 하급심 판결에서 대리모 계약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여 무효라는 판결이 있었으므로 대상 판결은 이러한 입장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오히려 대상판결은 대리모가 낳은 아기의 법적인 친모가 누구인지를 분명히 하였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다. 대리모의 허용여부와 자녀의 부모결정에 대한 의견 (1) 대리모계약의 허부 모든 대리모계약을 일률적으로 민법 103조 위반으로 무효로 하는 것이 타당한 입장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 과학과 의료기술의 발달로 인해 대리모는 계속 증가할 것이 분명한데, 이를 무효로 하는 것이 대리모를 근절시킬 수 있는 방법도 아니고, 오히려 아무런 법적 규율이 없는 상태로 방치하는 결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태국에서는 대리모계약 후 다운증후군 아이가 출생하자 위탁부모가 아이의 인수를 거부하여 문제가 된 사례가 있었다. 적절한 입법을 통한 규율 아래 위탁부모와 대리모의 권익, 특히 자녀의 권익을 보호하도록 통제하는 것이 오히려 적절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2) 대리모의 법적 부모를 결정하는 조건 대상판결은 대리모를 아이의 친모로 보면서, ‘출산’이라는 사실행위와, 대리모의 모성보호를 주요 근거로 들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친양자입양이라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입양을 통해 이를 해결하라는 것인데, 나름 타당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되기는 하나 결국 한 단계의 절차를 더 거치게 할 뿐 위탁부모를 모로 인정하는 결론과 다름이 없는 것이 아닐까하는 의문이 든다. 또 친양자입양과정에서 다시 금품수수가 오갈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기 때문에 상업적 대리모의 금지라는 취지에 반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다. 그리고 위탁부모가 아이의 인수를 거부할 경우 대리모가 의뢰자에게 아이를 인도해갈 것을 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지는 문제가 있다. 4. 결어 대리모계약에 대해서는 결국 입법을 통해 허용범위와 절차를 명확히 규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불임부부의 권리에 대해서도 일정한 요건아래 제한적인 보장이 필요하다고 보이고, 대리모계약의 무효가 대리모를 보호하지도 않기 때문이며, 무엇보다 대리모계약에 의해 태어난 자녀의 복리라는 관점이 고려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리모계약과 모의 지위를 정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할 요소는 자녀의 복리가 되어야 한다(Johnson v. Calvert 사건 참조). 대상판결이 ‘자녀의 복리’라는 요소에 대하여 구체적인 이유를 설시하지 않고 있는 것은 아쉽다. 이현곤 변호사(새올 법률사무소 대표)
대리모
모자관계
대리모계약
이현곤 변호사 (새올 법률사무소 대표)
2018-08-20
정보통신
형사일반
사인이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의 증거능력
- 대법원ㅤ2013.11.28.ㅤ선고ㅤ2010도12244ㅤ판결 - I. 사실관계 및 판결 요지 ○○시 △△동장 직무대리의 지위에 있던 피고인은 ○○시장 공소외 1에게 ○○시청 전자문서시스템을 통하여 △△ 1통장인 공소외 2 등에게 ○○시장 공소외 1을 도와 달라고 부탁하였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이 사건 전자우편을 보냈는데, ○○시청 소속 공무원인 제3자가 권한 없이 전자우편에 대한 비밀 보호조치를 해제하는 방법을 통하여 이 사건 전자우편을 수집하였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설시한다. “① 국민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는 것은 국가기관의 기본적인 의무에 속하는 것이고 이는 형사절차에서도 당연히 구현되어야 하는 것이지만, 국민의 사생활 영역에 관계된 모든 증거의 제출이 곧바로 금지되는 것으로 볼 수는 없으므로 법원으로서는 효과적인 형사소추 및 형사소송에서의 진실발견이라는 공익과 개인의 인격적 이익 등의 보호이익을 비교형량하여 그 허용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 ② 이때 법원이 그 비교형량을 함에 있어서는 증거수집 절차와 관련된 모든 사정 즉, 사생활 내지 인격적 이익을 보호하여야 할 필요성 여부 및 그 정도, 증거수집 과정에서 사생활 기타 인격적 이익을 침해하게 된 경위와 그 침해의 내용 및 정도, 형사소추의 대상이 되는 범죄의 경중 및 성격, 피고인의 증거동의 여부 등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하고, 단지 형사소추에 필요한 증거라는 사정만을 들어 곧바로 형사소송에서의 진실발견이라는 공익이 개인의 인격적 이익 등의 보호이익보다 우월한 것으로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문장 번호는 필자) 그리고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제3자의 전자우편 수집 행위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는 범죄행위에 해당할 수 있고, 전자우편을 발송한 피고인의 사생활의 비밀 내지 통신의 자유 등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하므로 “일응 그 증거능력을 부인하여야 할 측면도 있어 보인다”라고 평가하면서도, 이 사건 전자우편은 ○○시청의 업무상 필요에 의하여 설치된 전자관리시스템에 의하여 전송·보관되는 것으로서 그 공공적 성격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점, 이 사건 형사소추의 대상이 된 행위는 (구)공직선거법에 의하여 처벌되는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행위로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를 정면으로 위반하고 관권선거를 조장할 우려가 있는 중대한 범죄에 해당한다는 점, 피고인이 제1심에서 이 사건 전자우편을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한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다는 점 등을 종합하여 고려하면서, 이 사건 전자우편을 공소사실에 대한 증거로 제출하는 것은 허용되어야 하고, 이로 말미암아 피고인의 사생활의 비밀이나 통신의 자유가 일정 정도 침해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하더라도 이는 피고인이 수인하여야 할 기본권의 제한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II.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의 대사인효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은 원래 수사기관, 즉 국가의 위법활동을 전제로 하고 있다. 따라서 수사기관과의 연계가 없는 사인이 위법하게 증거를 수집한 경우 이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것인가의 문제가 남아 있다. 첫째, 사인이 ‘고문, 폭행, 협박, 신체구속의 부당한 장기화, 기망’(형사소송법 제309조) 등을 행하는 것은 바로 범죄를 구성하며, 이를 통하여 획득한 자백의 증거능력을 인정하는 것은 국가가 사인에 의한 시민의 의사결정을 강박·왜곡하는 중대한 인권침해불법행위를 사실상 방조?이용하는 것이므로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 둘째,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하는 사인의 행위는 동법 제14조의 적용으로 해결된다. 먼저 사인이 타인 사이에 이루어지는 전기통신을 감청하거나, 사인이 전기통신 중인 일방 당사자의 동의를 얻고 감청하는 경우 등은 불법감청이다. 예컨대, 간통 고소 사건에서 고소인 남편이 자신의 아내와 무속인 간의 대화나 전화통화를 녹음한 것은 증거능력이 없으며(대법원ㅤ2001. 10. 9.ㅤ선고ㅤ2001도3106ㅤ판결), 이용원을 경영하던 피고인이 경쟁 미용실을 공중위생법 위반으로 고발할 목적으로 자신의 이용실에서 지인에게 경쟁 미용실에 전화를 걸어 통화하게 하고 그 내용을 녹음한 경우 증거능력이 없다(대법원 2002.10.8. 선고 2002도123 판결). 다음으로 사인이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는 경우도 금지된다. 셋째, 이상의 두 경우 외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의 대사인적 효력은 2007년 신설된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의 해석문제로 귀결된다. 평석대상 판결은 바로 이러한 이 유형에 해당하는 사례이다. III. 판례분석 사인이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의 증거능력 문제를 최초로 검토한 판결은 1997년 등장한다(대법원 1997.9.30. 선고 97도1230 판결). 이 사건에서 남편으로부터 간통죄로 고소를 당한 피고인이 기소되었는데, 간통의 상간자(相姦者)가 피고인과의 간통현장에서 공갈목적을 숨기고 피고인의 동의 하에 피고인의 나체사진을 찍은 것이 수사기관에 압수되어 간통죄의 증거로 제출되었다. 대법원은 나체사진의 증거능력을 인정하면서 상술한 평석대상 판결의 논지 중 ①을 제시하였다. 반면 파기된 원심판결은 이 사건의 사진촬영은 “피고인의 인격의 핵심적인 부분을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하고, “사인이 부정한 목적에 사용하기 위하여 촬영한 사진을 국가기관이 증거로 사용하는 것은 상대방의 기본권에 대한 새로운 침해를 의미한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에서도 증거능력을 부인하는 것이 타당하다”라고 판시하였다(서울지방법원 1997.4.9. 선고 96노5541 판결). 원심판결이 사용하고 있는 ‘피고인의 인격의 핵심적인 부분’이라는 개념은 1973년의 1월 31일 독일 연방헌법재판소 결정을 원용한 것이다[34 BVerfGE 238 (1973)]. 두 번째 판결로 2010년 대법원 판결이 있다(대법원ㅤ2010.9.9.ㅤ선고ㅤ2008도3990ㅤ판결). 이 사건에서 간통 고소 사건에서 고소인 남편이 별거중인 아내의 주거에 침입하여 혈흔이 묻은 휴지들 및 침대시트를 수집한 후 수사기관에 제출하였다. 원심은 남편이 아내의 주거에 침입한 시점은 아내가 그 주거에서의 실제상 거주를 종료한 이후이고, 위 감정의뢰회보는 피고인들에 대한 형사소추를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증거이고, 이를 증거로 사용하여 아내의 주거의 자유나 사생활의 비밀이 일정 정도 침해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하더라도 이는 아내가 수인하여야 할 기본권의 제한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감정의뢰회보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였다. 대법원은 상술한 1997년 판결의 논지를 유지하면서, 원심을 확정하였다. 동 판결의 판결문을 보면 대법원이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를 근거조문으로 삼았음을 알 수 있다. 물론 대법원은 2007년 ‘김태환 제주지사 사건’ 판결(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3061 판결)의 법리를 적용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대법원이 증거배제의 가능성을 완전 봉쇄하지는 않았고, 독일 연방대법원의 접근법[19 BGHSt. 325 (1964); 34 BGHSt 397ff (1987)]과 유사한 비교형량론을 통하여 증거배제가 될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평석대상 2013년 판결도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를 판결의 근거조문으로 삼았는데, 상술한 두 대법원 판결의 법리를 재확인하면서도, 사인이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의 증거능력을 판단하는 종합적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판결문 문장 ②). 대법원이 2007년 ‘김태환 제주지사 사건’ 판결을 통하여 수사기관에 의한 위법수집증거의 배제 기준을 밝혔다면, 평석대상 판결을 통해서는 사인에 의한 위법수집증거의 배제기준을 확립한 것이다. IV. 맺음말 사인이 수집한 위법수집증거의 배제 문제는 이제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의 적용범위 안으로 들어왔다. 저자는 대법원이 제시한 비교형량론에 동의한다. 즉, 사인에 의한 위법행위로 획득한 증거의 증거능력은 목적의 정당성, 방법의 상당성, 피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성을 고려한 비례의 원칙에 따라 침해되는 사익과 형벌권 실현이라는 공익을 비교형량하여 공익이 현저히 더 큰 경우에만 인정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1997년 판결이 증거능력을 인정한 나체사진의 경우는 증거사용으로 인하여 침해된 인격권이나 사생활에 비하여 형사소추의 공익이 현저히 우위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한다. 나체사진이 중대한 프라이버시 침해라는 점은 분명한 반면, 나체사진을 사용하여 입증하려는 범죄는 당시 위헌논란이 계속되고 있던 간통죄였기 때문이다. 남아 있는 문제는 1973년의 1월 31일 독일 연방헌법재판소 결정처럼 이익형량을 불허하는 ‘핵심영역’을 인정할 것인가이다. 예컨대, 일기장에는 시민의 가장 내밀한 프라이버시가 담겨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는 이유로 형사사법권 실현이라는 공익과의 형량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것은 과도하다. 오히려 일기장에 담겨 있는 범죄관련 내용에 따라 증거능력에 대한 개별적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본다.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3자의 전자우편 수집 행위
증거
증거능력
전자우편
비밀보호조치
사생활
조국 서울대 로스쿨
2017-04-20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는 원칙적으로 불허되는가
-대법원 2015. 9. 15. 선고 2013므568 전원합의체 판결- 1. 사실관계 및 전개과정 원고(남편) 피고(아내)는 1976. 결혼하여 3명의 성년 자녀를 두고 있다. 한편 갑은 1998.경부터 소외 갑과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면서 살아오다가 갑과의 사이에 딸 을을 낳았다. 을은 현재 미성년 상태이고 원고는 2000. 1.경 피고와 살던 집에서 나와 갑과 15년 동안 동거하고 있다.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혼인관계가 파탄되어 더 이상 회복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는 이유로 이혼소송을 제기하였다. 1심법원과 원심(2심) 법원은 원고가 혼인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유책배우자라는 이유로 원고의 이혼청구를 기각하였고, 원고가 상고를 제기하였다. 대법원은 2015. 6. 26. 공개변론 등을 거치면서 심도 있는 논의를 한 후 2015. 9. 14.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면서 대법원 판례를 그대로 유지하였다. 2. 대법원 판결의 주된 이유와 반대의견 우리 이혼법제는 유책배우자도 협의이혼이 가능하고, 현 단계에서 파탄주의를 취하여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널리 인정하는 경우 상대방이 일방적으로 희생되는 결과가 될 위험이 크며, 중혼에 대한 형사제재가 없는 상황에서 곧바로 파탄주의를 도입할 경우 법률이 금지하는 중혼을 결과적으로 인정하게 되는 위험이 있고, 우리 사회가 사회경제의 모든 영역에서 양성평등이 실현되었다고 보기에는 아직 미흡하여 종래의 대법원 판례의 원칙을 유지하면서, 다만 상대방 배우자도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어 일방의 의사에 의한 이혼내지 축출이혼의 염려가 없는 경우, 혼인생활의 파탄에 대한 유책성이 그 이혼청구를 배척해야 할 정도로 남아 있지 아니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가 허용된다. 이에 대하여 반대의견은, 실질적인 이혼상태에 있는 부부공동생활관계에 대해 이혼을 인정함으로써 법률관계를 확인?정리하여주는 것이 합리적이고, 혼인생활이 회복할 수 없을 정도의 파탄상태에 이르러 혼인의 실체가 소멸한 이상, 귀책사유는 혼인해소를 결정짓는 판단기준이 되지 못하며, 귀책사유에 대해서는 이혼에 따른 배상책임 및 재산분할 등에 충분히 반영함으로써 상응한 책임을 물어 상대방 배우자를 보호할 수 있음을 이유로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도 허용된다. 3. 대상판결에 대한 평가 (1) 우선 우리 민법 제840조에서는 재판상 이혼사유로 6가지를 규정하면서 1호부터 5호까지는 유책성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6호의 경우에는'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라고만 규정한다. 따라서 법률의 규정 태도로 봐서 1호부터 5호는 부부일방에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있더라도 유책성이 있는 경우에는 재판을 통해서 이혼을 허용하려는 것이다. 반면에 6호의 경우에는 유책성이 없더라도 혼인의 계속성이 인정되기 어려운 객관적인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이혼을 허용하려는 취지로 봐야 한다. 혼인은 공동생활을 목적으로 하는 남녀의 결합으로 동거의무, 부양의무, 협조의무, 정조의무를 부담하는 관계이다. 그러나 부부가 오랫동안 별거 등으로 인하여 혼인관계가 객관적으로 파탄된 경우에는 혼인의 기본적인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된다. 이런 경우에까지 강제적으로 혼인상태를 유지하도록 하려는 것은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인간의 존엄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것은 물론 제36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되어야 한다'는 취지에도 반하게 된다. (2) 대상판결은 스스로 혼인의 파탄을 야기한 사람이 이를 이유로 이혼을 청구하는 것은 신의성실에 반한다는 이유를 든다. 아마도 권리남용 금지의 원칙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신의성실이나 권리남용 금지의 원칙은 재산법에서 주로 문제되는 것이고 고도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필요로 하는 가족법 분야에 있어서도 제한 없이 허용될 수는 없다. 신의성실의 원칙 위반을 이유로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기본적인 권리까지 박탈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더불어 실질적으로는 혼인이 파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형식적으로만 혼인상태를 유지토록 하는 것이 과연 신의성실의 원칙에 맞는 것인지도 고려해야 한다. (3) 여성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가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것이 현실인 만큼 유책인 남성 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불허함으로써 여성 배우자를 보호하고자 한다는 대법원의 취지도 유책은 대부분 남자에게 있다는 과거의 도식을 그대로 전제하는 것은 물론, 상대배우자를 강제적으로 혼인관계에 묶어두어 형식만 혼인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여성보호에 도움이 되는지 의문스럽다. 오히려 위자료 청구 등에 있어서 금액을 현실화하는 방법이 더 효과적이라 생각한다. (4) 우리 법제가 협의이혼을 인정하고 있으므로 유책배우자에게도 이혼을 허용하는 길이 열려 있다는 판결이유는 경제력이 충분한 유책배우자의 경우에는 상대배우자의 모든 요구조건을 들어주어 이혼하는 것이 허용되지만, 그렇지 않는 경우 유책배우자라는 이유만으로 이혼을 허용하지 않음으로써 경제력 유무에 따라 유책배우자의 이혼여부가 달라지는 불평등을 가져오게 된다. 또한 유책배우자는 상대배우자의 어떤 요구라도 들어줘야 한다는 가혹한 희생을 전제로 한다. (5) 파탄주의를 취하고 있는 외국의 입법례는 가혹조항을 두어 파탄주의의 한계를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규정하며, 이혼 후 부양제도라든지 보상급부제도 등으로 상대방에 대한 부양적 책임을 지우는 제도를 마련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임에 비하여 우리는 그러한 제도를 두지 않아 유책배우자의 상대방이나 자녀를 보호하는 제도적 장치가 없다는 점을 이유로 든다. 그러나 우리 법제의 경우에도 유책배우자에 대한 위자료, 재산분할, 자녀에 대한 양육비 청구 등을 현실화함으로써 상대배우자 및 자녀의 장래에 대한 보장이 어느 정도 가능하고, 파탄주의를 취하더라도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가 미성년 자녀의 이익을 위하거나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꼭 필요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까지 무조건적으로 이혼청구를 허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현행법의 해석으로도 얼마든지 같은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6) 대법원은 파탄주의를 허용할 수 없는 이유로 중혼에 대한 형사제재가 없는 상황에서 곧바로 파탄주의를 도입할 경우 법률이 금지하는 중혼을 결과적으로 인정하게 되는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중혼상태에 있는 유책배우자의 이혼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계속적으로 중혼상태를 사실상 방치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유책배우자의 이혼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 중혼상태를 해소하는 수단으로 작용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중혼상태를 제거함으로써 중혼을 금지하고 있는 법률의 실효성을 어떻게 확보하느냐의 문제와 유책배우자에 대한 이혼 허용여부는 사실상 관련성이 없다. (7) 우리 사회가 사회경제의 모든 영역에서 양성평등이 실현되었다고 보기에는 아직 미흡하기 때문에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위와 같은 대법원의 태도는 유책배우자는 대부분 남성이고 여성 배우자는 상대방으로 보호받아야 할 지위에 있다는 전제에서 가능한 주장이다. 우리 사회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인하여 여성의 사회진출이 뚜렷이 늘어나는 추세이고, 거꾸로 유책배우자가 여성인 경우도 증가추세임은 분명하다. 더욱이 여성이 유책배우자이고 경제적인 능력이 충분하지 못할 경우에는 상대배우자로부터 이혼을 거부당하면서 형식상 혼인상태를 강요당하는 인격 파탄의 상태가 계속될 수도 있다. 4. 결 론 혼인관계는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를 바탕으로 한다. 개인은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인간의 존엄과 행복추구권에 기해서 누구와 혼인관계를 유지할 것인지 여부가 보장되어야 한다. 이미 혼인관계가 사실상 해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법에 의해서 혼인관계를 강제할 수는 없다. 또한 해소된 혼인관계가 이혼을 허용하지 않음으로써 정상화되는 것도 아니다. 헌법 제36조 제1항에서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되어야 한다'고 규정하는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의 다수의견은 유책배우자라는 이유만으로 이혼을 허용하지 않아서 지나치게 가혹하다. 또 유책배우자는 대부분 남성이라는 전제에서 여성보호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어서 여성이 유책배우자인 경우를 상정하지 못한 잘못이 있으며, 현행법의 해석으로도 유책배우자의 상대방을 보호하기 위한 위자료, 재산분할, 양육비 등의 현실화 방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기능을 도외시했다. 사회·경제적으로 여성은 약자, 남성은 상대방이라는 구조적 틀 안에서 법률을 해석하는 것은 양성평등의 원칙에도 반한다. 그렇기 때문에 혼인관계가 파탄되어 사실상의 이혼상태가 오랫동안 유지된 경우에는 유책배우자에게도 이혼청구를 인정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다만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하더라도 상대배우자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까지 이혼청구를 허용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우리 법이 가혹조항을 두고 있지 않는다는 이유로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하지 않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2015-10-05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 원칙적으로 '불가'… 예외사유는 '확대'
-대법원 2015. 9. 15. 선고 2013므 568 전원합의체 판결- 1. 들어가면서 대법원은 1965년 혼인파탄에 책임 있는 배우자(유책배우자)는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고 판결한 이후 엄격한 유책주의를 유지해 왔다. 대법원은 유책배우자가 청구한 이혼사건을 전원합의체(주심 김용덕 대법관)에 회부하여 판례변경 여부를 검토하기 위하여 지난 6월 공개변론까지 열었다. 이번 대법원 선고에 나타난 대법관들의 입장은 팽팽하게 나뉘었다. 양승태 대법원장과 6명의 대법관 등 7명은 유책주의 입장에서 종전 판례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다수의견)이었고, 주심 대법관을 포함한 6명은 파탄주의 입장에서 종전 판례를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반대의견)이었다. 2. 전원합의체 판결의 사실관계 원고와 피고는 1976년 3월 9일 혼인신고를 마친 법률상 부부로서 그 사이에 성년인 자녀 3명을 두고 있는데, 원고는 2000년 1월경 집을 나와 원고의 딸을 출산한 여자와 동거하고 있고, 피고는 원고가 집을 나간 후 혼자서 세 자녀를 양육하였다. 피고는 직업이 없고 원고로부터 생활비로 지급받은 월 100만 원 정도로 생계를 유지하였는데 그나마 2012년 1월경부터는 원고로부터 생활비를 지급받지 못하고 있었다. 피고는 원심 변론종결 당시 만 63세가 넘는 고령으로서 위암 수술을 받고 갑상선 약을 복용하고 있는 등 건강이 좋지 아니하며 원고와의 혼인관계에 애착을 가지고 혼인을 계속할 의사를 밝히고 있다. 3. 유책주의의 예외 대법원은 "상대배우자도 이혼의 반소를 제기하고 있는 경우 혹은 오로지 오기나 보복적 감정에서 표면적으로는 이혼에 불응하고 있기는 하나 실제에 있어서는 혼인의 계속과는 도저히 양립할 수 없는 행위를 하는 등 그 이혼의 의사가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에는 비록 혼인의 파탄에 관하여 전적인 책임이 있는 배우자의 이혼청구라 할지라도 이를 인용함이 상당하다"고 판시하여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가 예외적으로 허용될 수 있는 길을 열었다(1987.4.14. 선고 86므28 판결 등). 4. 이른바 '유책성 풍화론'을 적용한 판결 대법원은 가출한 처(A녀)가 기형인 혼외자를 출산한 후 이혼청구를 한 사례에서 'A녀와 남편의 혼인관계는 11년이 넘는 장기간의 별거 등 A녀로 하여금 현 상황에까지 이르게 한 남편의 책임이 경합하였다고 할 것인 점, A녀와 남편 사이의 부부공동생활 관계의 해소 상태가 장기화 되면서, A녀의 유책성도 세월의 경과에 따라 상당 정도 약화되고, A녀가 처한 상황에 비추어 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나 법적 평가도 달라질 수밖에 없으므로, 현 상황에 이르러 A녀와 남편의 이혼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파탄에 이르게 된 데 대한 책임의 경중을 엄밀히 따지는 것의 법적·사회적 의의는 현저히 감쇄되고, 쌍방의 책임의 경중에 관하여 단정적인 판단을 내리는 것 역시 곤란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보이는 점, A녀와의 이혼을 거절하는 남편의 혼인계속의사는 일반적으로 이혼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반드시 참작하여야 하는 요소이기는 하지만, A녀와 남편이 처한 현 상황에 비추어 이는 혼인의 실체를 상실한 외형상의 법률혼관계만을 계속 유지하려는 것에 다름 아니라고 보이고, 남편의 혼인계속의사에 따라 현재와 같은 파탄 상황을 유지하게 되면, 특히 A녀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을 계속 주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참작하여 보면, A녀와와 남편의 혼인은 혼인의 본질에 상응하는 부부공동생활 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고, 그 혼인생활의 계속을 강제하는 것이 일방 배우자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된다고 할 것이며, 혼인제도가 추구하는 목적과 민법의 지도이념인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보더라도 혼인관계의 파탄에 대한 A녀의 유책성이 반드시 A녀의 이혼청구를 배척하지 않으면 아니 될 정도로 중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A녀와 남편의 혼인에는 민법 제840조 제6호에서 정한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라는 이혼원인이 존재한다'고 판결함으로써(대법원 2009.12.24. 선고 2009므2130 판결) 유책주의의 완화하였다. 5.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내용 가.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다수의견은 유책배우자라도 재판상 이혼이 불가능할 경우 상대방에게 진솔한 마음과 충분한 보상을 통하여 협의상 이혼(2014년 기준 이혼 중 77.7%가 협의상 이혼)을 할 수 있는 점, 이혼당사자에게 재산분할청구권과 면접교섭권이 부여되고 여성의 법적 지위가 개선되었지만 파탄주의 입법례에서 두고 있는 가혹조항이 없고 이혼 후 부양 등 입법적조치가 부족한 점, 간통죄가 폐지된 상황에서 중혼에 대한 형사제재가 없는 점, 우리사회에 여전히 모든 영역에서 양성평등이 실현되었다고 보기에는 아직 미흡하여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로 인하여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거나 생계유지가 곤란한 경우가 엄연히 존재하는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민법 제840조 6호 이혼사유에 관하여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아니하는 종래의 대법원판례를 변경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나. 그런데,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다수의견은 "① 상대방 배우자도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어 일방의 의사에 의한 이혼 내지 축출이혼의 염려가 없는 경우는 물론, ② 나아가 이혼을 청구하는 배우자의 유책성을 상쇄할 정도로 상대방 배우자 및 자녀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이루어진 경우, ③ 세월의 경과에 따라 혼인파탄 당시 현저하였던 유책배우자의 유책성과 상대방 배우자가 받은 정신적 고통이 점차 약화되어 쌍방의 책임의 경중을 엄밀히 따지는 것이 더 이상 무의미할 정도가 된 경우 등과 같이 혼인생활의 파탄에 대한 유책성이 그 이혼청구를 배척해야 할 정도로 남아 있지 아니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다. 전원합의체의 반대의견도 "부부공동생활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제6호 이혼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지만, ㉠ 이혼으로 인하여 파탄에 책임 없는 상대방 배우자가 정신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심히 가혹한 상태에 놓이는 경우, ㉡ 부모의 이혼이 자녀의 양육, 교육, 복지를 심각하게 해치는 경우, ㉢ 혼인기간 중에 고의로 장기간 부양의무 및 양육의무를 저버린 경우, ㉣ 이혼에 대비하여 책임재산을 은닉하는 등 재산분할, 위자료의 이행을 의도적으로 회피하여 상대방 배우자를 곤궁에 빠뜨리는 경우 등과 같이,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인용한다면 상대방 배우자나 자녀의 이익을 심각하게 해치는 결과를 가져와 정의·공평의 관념에 현저히 반하는 객관적인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헌법이 보장하는 혼인과 가족 제도를 형해화할 우려가 있으므로, 그와 같은 객관적인 사정이 부존재하는 경우에 한하여 제6호 이혼사유가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혼인을 제도적으로 보장한 헌법 정신에 부합한다"고 보았다. 라. 전원합의체 다수의견과 반대의견의 차이는 크지 않을 수 있다. 결국 다수의견은 원칙적으로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하지 않되, 예외 사유(위 ① 내지 ③)가 있는 경우에는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도 허용되어야 한다는 것이고, 반대의견은 부부공동생활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제6호 이혼사유에 해당하고, 예외 사유(위 ㉠ 내지 ㉣)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이혼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6. 전원합의체 판결의 의미 가. 이번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다수의견은 기본적으로 유책주의를 유지함으로써 간통죄 위헌판결 후 혼인과 가족제도에 관한 사회적 수용능력을 고려하면서도 경직된 유책주의의 예외를 사실상 확대함으로써 유책주의적 수요와 파탄주의적 수요를 절충한 제한적 유책주의라고 평가할 수 있다. 나. 또한, 파탄주의를 지지한 반대의견도 이른바 가혹조항이라고 할 수 있는 사유(위 ㉠ 내지 ㉣)를 제시함으로써 파탄주의로 전환되더라도 종전 혼인과 가족제도에 주는 영향이 크지 않음을 시사했다.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가 허용되는 예외사유에 해석과 적용 단계에서 반대의견도 상당부분 녹아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7. 사견(이혼 후 부양) 대법원 전원합의체 다수의견과 반대의견 모두 현행 민법상 이혼 후 상대방 배우자에 대한 부양에 관한 규정이 없다고 보았다. 그런데, 사견으로는 현행 민법 하에서도 민법 제826조 1항과 제977조의 합리적인 해석을 통하여 이혼 후 부양문제를 해결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 다수의견이 적절히 지적한 바와 같이 '혼인은 일생의 공동생활을 목적으로 하여 부부의 실체를 이루는 신분상 계약'이기 때문에 혼인해소 전에 부부사이의 협의(협정)나 법원의 심판에 의하여 부부간 부양의 정도와 방법을 정할 때 '이혼 후 부양'에 관하여 정할 수 있다고 본다. 실제 협의이혼을 하면서 이혼 후 자녀의 양육비 명목 또는 배우자의 생활비 명목으로 일정한 재산을 이전해 주거나 일정 기간 금전을 지급하거나 두 가지가 병행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재판상 이혼절차에서도 위와 같은 취지로 조정이 성립되는 경우도 많다.
2015-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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