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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법원 2022. 8. 25. 선고 2021다231734 판결 -
주택법 시행령 제20조 제3항 및 주택법 시행규칙 제7조 제5항 제3호가 강행법규(효력규정)인지 여부
1. 사실관계 원고 A주식회사(이하‘원고 회사’라 함)는 2018년 11월 29일 B주식회사(이하‘B회사’라 함)에 2억5000만 원을 대여하였고, 피고 C지역주택조합(이하 ‘피고 조합’이라 함)은 같은 날 B회사의 차용금 채무에 대한 보증(이하 ‘본건 보증약정’이라 함)을 하였다. 2. 본 사안의 쟁점 주택법 제11조 제7항은 관할 자치단체장으로부터 인가를 받는 지역주택조합의 설립방법·절차와 운영 관리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주택법 시행령 제20조 제3항은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사항은 반드시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주택법 시행규칙 제7조 제5항 제3호는 반드시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 사항으로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에게 부담이 될 계약의 체결’을 정하고 있다. 피고 조합은 본건 보증약정이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에게 부담이 될 계약’에 해당함에도, 원고 회사와 피고 조합은 조합원 총회의 의결 없이 본건 보증약정을 체결하였으므로, 본건 보증약정은 주택법 시행령 제20조 제3항과 주택법 시행규칙 제7조 제5항 제3호(이하 ‘쟁점조항’이라 함)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주장하였다. 본 사안은 쟁점조항이 강행법규(효력규정)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다툼이 되었다. 3. 원심판결의 요지 쟁점조항과 유사하게,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이라 함) 제45조 제1항 제4호는 재건축정비사업조합 등이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에게 부담이 되는 계약’을 체결할 때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재건축정비사업조합 등이 도시정비법 제45조 제1항 제4호를 위반하여) 조합원 총회의 결의를 거치지 아니하고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그 효력이 없다”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3. 5. 23. 선고 2010다64112 판결 등). 원심판결은 강행법규(효력규정)인 도시정비법 제45조 제1항 제4호와 비교하며, (i) 쟁점조항은 도시정비법과 달리 위반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이 없다는 점, (ⅱ) 도시정비법 제45조 제1항 제4호는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는 반면에, 쟁점조항은 시행규칙에서 비로소 규정하고 있을 뿐이라는 점, (ⅲ) 도시정비법상 재개발·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행정주체인 공법인으로서의 지위를 갖고 있다고 해석되는 반면, 주택법상 주택조합은 민법상 비법인사단의 지위를 갖는 것에 그치는 점 등을 고려하여 쟁점조항은 단속규정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원심은 피고 조합이 조합원 총회의 의결 없이 본건 보증약정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본건 보증약정은 무효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4. 대상판결 요지 대상판결은 (i) 쟁점조항은 필수적인 총회의결사항을 사전적으로 통제하기 위한 입법적 조치인 점, (ⅱ) 주택법이 제정될 당시부터 쟁점조항과 같은 법령상 제한이 규정되어 있었고 이는 일반에 공지된 사항이라는 점, (ⅲ) 이러한 제한은 통상 민법상 법인 아닌 사단의 경우와 다르다는 점, (ⅳ) 지역주택조합 대표자의 대표권 범위는 법률상 정해진 바가 없다는 점, (v) 거래상대방은 사전에 총회의결의 존재를 확인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관련 법령의 해석상 예정된 것이자 당연히 기대된다는 점, (ⅵ) 지역주택조합의 특성·목적·역할·기능에 내재된 공공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쟁점조항은) 단순히 비법인사단의 자율적·내부적인 대표권 제한의 문제가 아니라 그 법률행위의 상대방인 제3자와의 계약 해석에 있어서도 그 제3자의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닌 한 원칙적으로 그 조항의 효력이 미치도록 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라고 판단하였다. 대상판결에 따르면, 지역주택조합과 계약상대방이 쟁점조항을 위반하여 계약을 체결한 경우 원칙적으로 그 계약은 무효이지만, 예외적으로 계약상대방이 총회의결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였음에도 무과실로 총회의결의 부존재를 알지 못한 경우, 그 계약은 유효하게 된다. 5. 대상판결에 대한 평석 가. 상반된 종전 하급심 판례 대상판결이 선고되기 전, 하급심 법원들은 쟁점조항이 강행법규(효력규정)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상반된 판결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11. 28. 선고 2016가합559303 판결, 수원지방법원 2020. 1. 8. 선고 2019가합11398 판결, 광주지방법원 2021. 3. 18. 선고 2020가합52066 판결 등 하급심 판례들은 (i) 지역주택조합의 구성원인 조합원은 기본적으로 수분양자로서의 지위뿐만 아니라 주택건설사업의 사업주체인 조합의 구성원으로서 사업의 진행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점, (ⅱ) 주택건설사업의 과정에서 사업비용이 증가하게 되면 구성원인 조합원 개개인이 추가 분담금을 납부하게 되는 점, (ⅲ) 주택법 시행규칙 제7조 제5항에서 총회 의결을 거치도록 한 취지는 조합원들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항에 대하여 조합원들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도록 절차적 보장을 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 등을 이유로 쟁점조항을 강행법규(효력규정)로 판단하였다. 반면에, 서울고등법원 2015. 4. 24. 선고 2014나51185 판결, 부산고등법원 2020. 10. 15. 선고 2019나56220 판결, 대구지방법원 2021. 9. 2. 선고 2020나316490 판결, 수원지방법원 2021. 1. 26. 선고 2019가단547593 판결 등 하급심 판례들은 대상판결의 원심판결과 같은 이유로 쟁점조항을 단속규정으로 보았다. 다만, 쟁점조항을 단속규정으로 본 하급심 판례들은 지역주택조합이 쟁점조항에 따라 조합규약에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에게 부담이 되는 계약의 체결’을 총회의 의결 사항으로 정한 경우, 이를 대표권 제한 문제로 보아 거래상대방이 그와 같은 대표권 제한 및 그 위반 사실을 알았거나 과실로 인하여 이를 알지 못한 채 계약을 체결하였다면 그 거래행위가 무효로 된다고 판단하였다. 나. 대상판결이 쟁점조항을 강행법규(효력규정)로 본 것인지 여부 대상판결은 쟁점조항을 위반한 계약이 원칙적으로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i) 쟁점조항이 강행법규(효력규정)에 해당한다고 명확히 판시하지 아니한 점. (ⅱ) 쟁점조항이 강행법규(효력규정)라면 이를 위반한 계약은 절대적 무효이므로, 예외적으로 그 계약이 유효가 되는 경우를 인정할 수 없음에도 이를 인정하였다는 점. (ⅲ) ‘쟁점조항은 대표권 제한의 문제가 아니라 그 법률행위의 상대방인 제3자와의 계약 해석에 있어서…쟁점조항의 효력이 미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판시한 점을 고려하면, 쟁점조항을 강행법규(효력규정)로 본 것인지 아니면 계약 해석에 영향을 미치는 규정으로 본 것인지가 불분명하다. 이와 같은 대상판결의 불분명함으로 인해 아래와 같은 의문점이 생긴다. 다. 대상판결에 대한 의문점 만약 대상판결이 쟁점조항을 강행법규(효력규정)가 아니라 계약의 해석에 효력을 미치는 규정으로 본 것이라면, 지역주택조합과 계약상대방이 계약을 체결하면서 쟁점조항의 적용을 배제하는 조항을 둘 경우, 쟁점조항보다 이를 배제하는 당사자들의 의사를 우선하여야 하는지 여부가 논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계약의 해석은 쌍방당사자의 진정한 의사가 무엇인가를 탐구하는 것이고(대법원 2021. 3. 25. 선고 2018다275017 판결), 계약의 해석에 있어서 가장 우선하는 것은 당사자의 의사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지역주택조합과 계약상대방이 쟁점조항을 인지하고 이를 배제하는 합의를 하였다는 점에서, 이러한 사실을 계약상대방의 악의를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보아 해당 계약을 무효로 볼 것인지가 문제 될 수 있을 것 같다. 한편, 도시정비법 제45조 제1항 제4호 위반이 문제 된 사안에서, 대법원은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에 해당하는 이 사건 용역계약에 관하여 조합 총회의 결의를 거쳐야 하는데도 이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원고가 그러한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이 사건 용역계약은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3. 5. 23. 선고 2010다64112 판결). 만약 대상판결이 쟁점조항을 강행법규(효력규정)라 본 것이라면, 상기한 바와 같이 쟁점조항을 위반한 계약은 절대적 무효이므로 제3자는 선의인지를 불문하고 보호를 받을 수 없을 것인데, 계약상대방이 선의·무과실인 경우 계약의 효력을 인정할 수 있는 법률적 근거가 무엇인지가 의문이다. 대상판결은 종전 하급심 판례들의 상반된 판결을 정리하고, 쟁점조항을 위반한 계약의 효력과 이에 관한 판단기준 등을 판시하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판례라 할 것이다. 그러나 대상판결과 쟁점조항을 강행법규(효력규정)로 본 하급심 판례에서 설시한 이유(주택법의 문언, 지역주택조합의 공공성, 지역주택조합의 조합원을 보호하려는 쟁점조항의 입법취지 등)와 도시정비법 제45조 제1항 제4호와의 유사성, 균형 등을 고려했을 때, 쟁점조항을 강행법규(효력규정)로 보아 계약상대방의 선의·악의, 무과실여부와 관계없이 쟁점조항을 위반한 계약은 절대적 무효로 보는 것이 보다 명확한 판단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배상현 변호사(주식회사 OCI)
주택법
지역주택조합
조합원총회
배상현 변호사(주식회사 OCI)
2022-12-21
기업법무
민사일반
상사일반
- 대법원 2021. 2. 18. 선고 2015다45451 전원합의체판결 -
주식회사 대표이사의 대표권 제한과 제3자 보호
[판결요지] 주식회사의 정관이나 이사회결의 등으로 이사회의 결의를 거치도록 정함으로서 대표이사의 대표권 행사를 제한한 사항을 대표이사가 이사회의 결의를 거치지 않고 집행하였다면 대내적으로는 무효이지만, 그 대표이사와 거래한 상대방은 선의이고 알지 못한 데에 중대한 과실이 없으면 상법 제209조 제2항에 의하여 보호된다. [판례평석] 1. 사건의 개요 원고 주식회사 우진기전이 2012년 4월 소외회사에 금 30억원을 대여하였다. 대여 조건은 6개월 내에 원금 30억원에 배당금 30억원을 더한 60억원을 4회에 걸쳐 변제받기로 하는 것이다. 만일 변제기에 소외회사가 변제하지 못하면 소외회사의 사업권을 원고회사에 양도한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피고 대우산업개발주식회사 대표이사가 원고회사에게 위 소비대차계약에 계약 당일 소외회사가 채무를 변제하지 못하면 대신 변제한다는 확인서를 작성하여 주었다. 피고회사 이사회규정에는 피고회사가 '다액의 자금도입 및 보증행위'를 함에는 이사회의 결의를 거치도록 규정되어 있다. 그런데 당시 피고회사 대표이사는 위 확인서를 작성하여 주는데 대하여 이사회의 결의를 거치지 아니하였다. 소외회사가 변제기에 대여금을 변제하지 아니하였다. 그러자 원고회사가 위 확인서에 기하여 피고회사를 상대로 보증채무의 이행을 청구하였다. 원심 판결(서울고법 2015. 7. 10. 선고 2014나10801 판결)이 원고는 피고회사 대표이사의 대표권 제한 사실을 알지 못하였고 알지 못한 데에 중대한 과실이 없다는 이유(선의 무중과실의 제3자라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였다. 이에 피고가 상고하였다. 상고이유로 피고가 이 밖에도 여러 가지를 내세웠으나 이 평석에서 다룰 쟁점은 이 한 가지이다. 제3자인 원고회사에 선의에 더하여 무과실임을 요하는지 여부이다. 원고회사가 피고회사 대표자로부터 위 확인서를 받을 때에 이 보증행위는 이사회의 결의사항임에도 불구하고 피고회사 대표이사가 이를 거치지 아니하였음을 알지 못한 데에 과실이 있으므로 원고회사의 청구는 기각되어야 한다는 것이 피고회사의 상고이유이다. 2. 대표이사의 대표권 제한 가) 법정 주주총회 결의사항 상법상 영업의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의 양도, 영업 전부의 임대, 회사의 영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계약의 체결 등은 주주총회의 특별결의사항으로 규정되어 있다(상법 제374조 제1항). 이런 사항을 대표이사가 주주총회의 특별결의를 거치지 않고 대표이사 등이 집행하였으면 그 집행은 회사 내에서는 물론 회사 외에서도 당연 무효이다. 제3자가 선의라도 보호받지 못한다(대법원 2012. 4. 12. 선고 2011다106143 판결, 김건식·노혁준·천경훈 회사법 제5판 박영사, 2021. 3. 398면). 나) 법정 이사회 결의사항 상법상 회사의 중요자산 처분 및 양도, 대규모 자산의 차입 등은 이사회의 결의를 요한다(상법 제393조 제1항, 대법원 2010. 1. 14. 선고 2009다55808 판결, 동 2019. 8. 14. 선고 2019다204463 판결). 이런 사항을 대표이사가 이사회의 결의를 거치지 않고 집행하였으면 회사 내에서는 위 가)와 마찬가지로 무효이다. 하지만 선의의 제3자에 대하여는 회사가 대항하지 못한다(상법 제389조 제3항, 제209조 제2항). 회사의 내부적 제한을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게 할 수는 없는 것이다(대법원 1997. 8. 29. 선고 97다18059 판결). 다) 정관이나 이사회결의에 의한 제한 회사는 위 1, 2에 정한 사항에 더하여 중요사항에 관하여 정관에 정하거나 이사회의 결의에 의하여 대표이사의 대표권 행사에 제한을 가할 수 있다(주식회사법대계 Ⅱ 제3판,한국상사법학회 편, 법문사, 2019. 507면, 김건식 등 전게 회사법 제5판 398면). 회사의 업무집행에 관한 의사결정권은 이사회에 귀속되어 있고, 이사회가 대표이사의 선임권을 가지고 있으므로 대표이사의 권한을 일부 제한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사항을 대표이사가 이사회의 결의를 거치지 않고 집행하였으면 회사 내에서는 위 나)와 마찬가지로 무효이지만, 그 무효임을 여전히 선의의 제3자에 대하여는 회사가 대항하지 못한다. 3. 선의의 제3자 보호 대표이사의 대표권 제한은 회사의 내부적 절차이다. 거래의 상대방인 제3자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대표이사가 내부적 절차를 거쳐 거래하는 것으로 신뢰하기 마련이다. 회사 내부에서 발생할 위험을 상대방인 제3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 점에는 위 2. 대표권 제한 중 나)와 다)의 경우를 나누어 달리 정할 것도 아니다. 이 평석의 대상판결인 전원합의체판결 이전까지 대법원은 거래의 상대방에 대하여 선의와 아울러 무과실임을 요한다는 견해를 취하고 있었다(대법원 1978. 6. 27. 선고 78다389 판결, 대법원 2014. 8. 20. 선고 2014다206563 판결 등). 그러다가 이 전원합의체판결로 선의와 아울러 무과실임을 요하던 이제까지의 견해를 선의와 아울러 무중과실임을 요하는 것으로 변경하였다. 경과실의 제3자는 보호받게 되는 것으로 거래의 안전 보호에 힘을 실은 것이다. 그러면서 이 사안의 원고는 선의이고 무중과실의 제3자라고 인정하여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고의 청구를 인용한 원심 판결을 유지하는 것으로 이 사건을 마무리하였다. 이사는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만 회사와 거래(이를 '자기거래'라 칭함)할 수 있다(상법 제398조). 이사가 이사회의 승인을 받지 아니하고 자기거래를 한 경우 내부적으로는 당연히 무효이다. 하지만 회사는 그 무효를 선의이며 무중과실의 제3자에게는 대항하지 못한다(대법원2004. 3. 25. 선고 2003다64688 판결, 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2다73530 판결, 전게 주식회사법대계 Ⅱ 제3판 736면). 대법원이 이사의 자기거래에 대하여 일찍부터 이런 견해를 취하였다. 대표이사의 대표권 제한의 경우에도 이번 전원합의체판결로 궤를 같이하게 되었다. 두 경우에 달리하여야 할 이유가 없다. 선의의 제3자를 보호하는 규정인 상법 제209조 제2항은 합명회사의 대표사원에 관한 규정이다. 이 규정이 상법 제389조 제3항에 의하여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에게 준용되고 있다. 합명회사의 대표사원이 내부적 제한을 위반한 거래를 한 경우에 대하여 선의의 제3자를 보호함에 있어서. 선의 무과실을 요하는지 아니면 선의 무중과실을 요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례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이를 다룬 문헌도 별로 눈에 뜨이지 않는다. 합명회사의 대표사원과 거래하는 상대방의 대표사원에 대한 신뢰에 비하여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와 거래하는 상대방의 대표이사에 대한 신뢰가 훨씬 높다. 합명회사의 대표사원과 거래한 상대방에 대하여 선의 무과실 또는 선의 무중과실을 요하는 여부에 무관하게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와 거래한 상대방은 선의 무중과실이면 보호하여야 한다. 대상판결의 판결요지에 찬성의 뜻을 표한다. 4. 반대의견과 보충의견 이 전원합의체판결은 대법관 13인 중 9인 찬성으로 이루어졌다. 대법관 4인이 반대의견을 표하였다. 그리고 찬성의견을 낸 대법관 1인이 보충의견을 내었다. 반대의견은 우선 다수의견에 대하여 거래의 안전 보호만을 위하여 회사법의 다른 보호가치를 도외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이어 강학적인 의미에서 '무과실'을 '무중과실'이라는 용어로 대체하는 것 외에 재판실무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전망한다. 이 사건에 대하여는 원고회사가 피고회사의 대표이사로부터 확인서를 받을 당시 피고회사 내부의 필요절차를 거친 여부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를 다시 판단하도록 원판결을 파기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다수의견은 거래의 안전과 다른 보호가치 사이에 조화를 도모한 것이다. 다수의견이 선의 무중과실을 요하는 것으로 변경하여 제3자 보호의 길이 한층 넓어졌다. 이에 따라 이 사건을 다시 판단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보충의견은 반대의견에 대한 비판이다. 이를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회사와 제3자 사이에 거래가 이루어진 경우에 거래행위가 무효로 될 위험을 가장 적은 비용으로 회피할 수 있는 자는 회사이다. 그러한 위험은 회사가 부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사회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위험을 상대방에게 전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김교창 변호사(법무법인 정률)
무과실
중대한과실
회사
상법제393조
선의
이사회
대표이사
김교창 변호사(법무법인 정률)
2021-06-14
금융·보험
민사일반
대리의 본질과 표현대리 및 대리권 남용행위
I. 사실관계와 판시사항 1. 피고 乙은행 ○○지점의 당좌업무 대리 A는 재벌기업 대표이사 B로부터 대가를 약속받고 다른 은행보다 높은 이자를 선지급하는 방식으로 예금을 유치하여 사업자금으로 지원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원고 甲은 대리인 C를 통해 A와 예금계약을 체결하여 1억 원을 乙에 예치하였다. A는 그 중 100만 원을 입금 처리하고 나머지는 원장에 기재하지 않은 채 B에게 지급하는 등, 4년간 약 1,066억 원을 예치하여 그 중 512억 원을 B에게 제공하였다. 甲은 乙을 상대로 만기 예금액 및 약정이자의 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2. 제1심법원(84가합366)과 원심법원(84나2428)은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였고, 대법원 역시 마찬가지였다. 다만 대리권 남용법리를 적용하여 A의 대리행위에 따른 예금계약의 효과를 乙에게 귀속시킬 수 없으므로 乙은 甲에게 예금을 반환할 책임이 없다고 하면서, 이 부분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대법원은 A가 乙의 당좌업무 대리인으로서 C와 예금계약을 체결한 것은 권한을 넘어선 대리행위이지만, 甲에게 A의 대리권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으므로, 민법 제126조의 표현대리가 성립하여 甲과 乙의 예금계약은 유효하다고 전제하였다. 그러나 A는 예금계약을 통하여 甲의 이익을 꾀한 대리권 남용행위를 하였고 甲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으므로, 예금계약에 따른 책임을 乙에게 물을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86다카1004). II. 평석 1. 우리민법 규정과 대리의 본질 (1) 대리의 본질과 관련하여 우리민법은 대리인행위설의 입장이라고 한다. 대리효과의 귀속은 대리인의 대리의사에 따른 법률행위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송덕수). 나아가 민법 제114조 이하 규정이 대리의 효과의사대로 법률효과가 발생하도록 하며, 특히 제116조 제1항은 우리민법이 대리인행위설을 취하는 실정법적 근거일 뿐만 아니라(곽윤직, 고상룡), 이에 따르면 대리인행위설만 입론이 가능하다고 한다(지원림). 이에 반하여 독일에서 제안된 행위규율분리설은 수권행위와 대리행위를 단일한 하나의 행위로 파악하고, 대리인의 상대방에 대한 의사표시로서 ‘행위’ 측면과 본인에 대한 효과귀속으로서 ‘규율’ 측면을 구분하되, 행위 주체는 대리인이지만 규율의 주체는 본인으로, 규율측면이 본질적인 부분이어서 대리효과가 본인에게 직접 발생한다고 설명한다(이영준). (2) 대리인행위설과 행위규율분리설에 따른 법적 취급이 극명하게 대립하는 것이 대리권 남용행위와 표현대리이다. 대리권이 적법하게 수여된 경우 다른 요건이 충족되면 대리효과가 귀속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는데 대표적으로 대리권 남용법리가 이에 해당한다. 반대로 대리권이 수여되지 않았다면 대리효과가 귀속되지 않아야 함에도 그 귀속을 인정하는 경우도 있는데, 대표적으로 표현대리이다. 2. 대리권 남용법리에 대한 대리인행위설 및 행위규율분리설의 입장 (1) 대리권을 적법하게 보유한 대리인이 자기 또는 상대방의 이익을 위하여 대리행위를 한 결과 본인에게 해를 입히는 것을 대리권 남용행위라고 한다. 이는 대리행위의 요건을 모두 충족한 상태여서 대리효과의 귀속을 부정할 수 없다. 다만 상대방이 대리인의 배임의도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까지 대리효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하여, 상대방의 악의 또는 (중)과실을 근거로 대리효과의 귀속을 차단시키는 법률구성을 ‘대리권 남용법리’라고 한다. 이는 대리권 수여라는 측면에서 유권대리로 취급되어야 하지만 대리효과의 귀속이 차단된다는 측면에서는 무권대리가 된다. 이에 대하여 대리인행위설은 비진의표시의 효과에 관한 민법 제107조 제1항 단서를 유추적용하거나 신의칙 내지 권리남용금지원칙 위반의 효과에 따라 대리효과의 귀속을 차단한다. 반면 행위규율분리설은 배임행위를 한 대리인을 무권대리로 취급하여 동일한 결론에 이른다. (2) 비진의표시 유추적용설은 대리권 남용행위를 비진의표시의 외양과 유사하게 파악하여 대리행위로서는 유효하게 성립하지만, 대리인의 배임의사를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는 민법 제107조 제1항 단서의 취지를 유추하여 대리행위의 효력을 부정한다. 대다수 판례의 입장이다(74다1452, 97다24382, 2008다13838). 한편 권리남용설 내지 신의칙위반설은 대리인의 배임의사를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지 못함에 중과실이 있는 경우까지 대리효과의 귀속을 인정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며, 더욱이 상대방이 본인에 대하여 그 효과를 주장하는 것은 권리남용이라고 한다(강태성, 홍성재, 명순구). 법인의 대표권 남용에 관한 사례이지만 판례 중에도 이러한 입장을 취하는 경우가 있다(86다카1522, 89다카24360). (3) 행위규율분리설은 대리관계를 대리인의 대리 ‘행위’에 대한 측면과 효과귀속에 대한 본인의 ‘규율’ 측면으로 이해하고, 대리효과 귀속의 본질은 본인과 상대방의 규율에 달렸다고 한다. 이에 따르면 대리권 남용행위는 대리권이 있더라도 본인에 대한 대리효과의 귀속이 차단되므로 무권대리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추가적으로 표현대리 규정에 따라 대리효과가 귀속될 수 있다는 입장(손지열)과 배임행위의 명백성을 근거로 구분하는 입장이 있다(백태승). 3. 표현대리에 대한 대리인행위설 및 행위규율분리설의 입장 (1) 우리민법은 표현대리를 대리권수여의 표시(제125조), 대리권의 범위 초과(제126조), 대리권 소멸 후의 대리행위(제129조)로 나누고 있다. 본인이 이러한 각각의 외관을 제공하였으므로 이에 관하여 선의·무과실인 상대방은 대리효과의 귀속을 주장할 수 있다. 표현대리는 대리권이 없다는 측면에서 무권대리이지만, 본인에게 효과가 귀속된다는 측면에서 유권대리로 취급할 수 있다. (2) 대리인행위설에 의하면 표현대리는 무권대리에 속한다(양형우). 우리 판례 역시 명백하게 표현대리가 성립되었다고 하여 무권대리의 성질이 유권대리로 전환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83다카1489). (3) 행위규율분리설은 표현대리를 유권대리로 이해한다. 대리의 본질은 본인과 상대방 사이의 규율인데, 표현대리는 본인의 외관 형성과 상대방의 신뢰에 기초하여 본인에게 대리효과를 귀속시키므로 유권대리의 아종이라고 한다. 특히 독일민법에서 인정되는 외부적 수권행위 개념이 유용하다(이영준). 독일민법은 대리권을 수여하는 방법으로 본인이 대리인에게 직접 대리권을 수여하는 방법(내부적 수권행위)과 본인이 대리행위의 상대방이 될 제3자에게 대리권을 수여하는 방법(외부적 수권행위)으로 나누어 규정한다(§167 Abs. 1). 그리고 외부적 수권행위의 구체적인 방법으로 대리행위의 상대방에 대한 의사표시(§170), 대리행위의 상대방에 대한 특별통지와 다수의 제3자에 대한 공고(§171 Abs. 1) 또는 대리권 증서의 교부와 제시(§172 Abs. 1)를 인정하고 있다. 4. 표현대리에 대한 대리권 남용법리의 적용과 판결의 검토 (1) 앞의 판결에서 A는 乙은행의 당좌업무에 관한 대리권의 범위를 넘어 甲과 예금계약을 체결하였다. 乙은행은 그 지점장을 통해 A에 대한 대리권의 외관을 제공하였는데 甲이 이를 신뢰하였으므로, A에게 민법 제126조에 따른 표현대리가 성립하여 甲과 乙 사이에 예금계약이 인정되었다. 이에 더하여 A가 甲에게서 예금으로 교부받은 금전을 횡령하고 甲에게 기준을 넘어서는 이자를 지급한 것은 대리권 남용행위이다. 甲이 이러한 A의 배임의도를 알았으니 대리권 남용법리에 따라 乙은행에 대한 A의 대리효과로서 예금계약은 성립할 수 없다. 이것이 판결의 결론이었다. (2) 대리인행위설은 표현대리를 무권대리로 이해하였고 대리권 남용법리는 유권대리에 관하여 성립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논리적으로 무권대리인 A의 표현대리에 대하여 유권대리에 관한 대리권 남용법리는 적용할 수 없다. (3) 행위규율분리설에 의하더라도 표현대리는 유권대리라고 하면서 대리권 남용법리를 적용하면 A의 동일한 행위가 갑자기 무권대리로 변경되는 기이한 결과를 낳는다. 그리고 유권대리로 취급된 표현대리가 대리권 남용법리의 적용에 의하여 무권대리가 된다면, 그 무권대리는 다시 표현대리의 요건 충족으로 유권대리가 되는 순환론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대리권 남용법리의 적용으로 이론상 무권대리가 되더라도 대리권 남용행위를 한 대리인에게는 실제로 대리권이 존재하므로, 상대방의 입장에서 보면 대리권이 있다고 믿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4) 그러므로 대리인행위설에 의하면 A의 행위가 무권대리였다가 유권대리로 바뀌고, 행위규율분리설에 의하면 유권대리였다가 무권대리로 변경되는 결과가 된다. 그렇다면 위 판결이 대리인행위설에 따른 것인지, 행위규율분리설에 따른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A는 乙은행으로부터 수여받은 대리권의 범위를 넘어 甲과 예금계약을 체결하는 하나의 동일한 행위를 했을 뿐인데, 대리의 본질에 관한 두 견해에 의하여 서로 양립할 수 없는 유권대리 또는 무권대리로 혼란스럽게 법적 성질이 결정되는 것은 납득되지 않는다. 정상현 교수 (성균관대 로스쿨)
표현대리
대리권남용
예금계약
정상현 교수 (성균관대 로스쿨)
2020-01-20
최준선 성균관대 법대교수
주식회사 전무이사의 표현대표이사성
I. 事案의 槪要 원고 산업횡하렌탈주식회사는 제1심 공동피고 주식회사 동방산업과 사이에 동방산업이 구입하는 컴퓨터 테스트기 등의 구입자금 2,525,342,600원을 렌탈형식으로 대여하는 내용의 렌탈계약을 체결하기로 하였다. 이 즈음 동방산업이 원고에게 부담하게 될 렌탈계약상의 채무이행을 담보하기 위하여 소외 서린기획이 액면금, 발행일 및 지급일을 백지로 하여 발행한 백지어음에 동방산업이 배서한 다음에 피고 서광건설산업 주식회사(舊商號: 서광산업주식회사)의 ‘전무이사/주택사업본부장’인 박신흠(동방산업의 대표이사 김동환의 장인)이 ‘서광산업주식회사 대표이사 박상근’ 명의의 배서를 하여 이를 원고에게 교부하였다(현재 동 어음은 박신흠에 의하여 파기되어 實存하지 아니한다). 동방산업이 렌탈료를 지급하지 아니하므로 원고는 렌탈계약을 해지하였고, 피고에 대하여는 상법 제395조의 표현대표이사의 법리에 따른 연대보증인으로서의 책임을 묻는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전무이사 박신흠에게 피고회사를 대표권한이 있는 것으로 원고가 믿은 데에는 중대한 과실이 있으므로 피고회사는 면책된다고 주장한다. II. 大法院 判決要旨 제1심과 원심(서울고등법원 1999. 3. 2. 선고, 97 나 47523 판결)은 원고의 주장을 옳게 여겨, 이 사건에 상법 제395조의 표현대표이사의 법리에 따른 피고회사의 책임을 인정하였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원심을 파기환송하였는데, 그 판결요지는 다음과 같다. (i) 사장, 부사장, 전무, 상무 기타 회사를 대표할 권한이 있는 것으로 인정될 만한 명칭을 사용한 이사가 자기 명의로 법률행위를 한 경우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은 이사가 다른 대표이사(진정한 대표이사)의 명칭을 사용하여 행위한 경우에도 상법 제395조의 표현대표이사의 법리가 적용된다. (ii) 사장, 부사장, 전무, 상무 등의 명칭이 표현대표이사의 명칭에 해당하는가 하는 것은 사회 일반의 거래통념에 따라 결정하여야 할 것인데, 상법은 모든 이사에게 회사의 대표권을 인정하지 아니하고, 이사회 또는 주주총회에서 선정한 대표이사에게만 회사 대표권을 인정하고 있으며, 그와 같은 제도는 상법이 시행된 이후 상당한 기간 동안 변함없이 계속하여 시행되어 왔고, 그 동안 국민일반의 교육수준도 향상되고 일반인들이 회사 제도와 대표이사 제도를 접하는 기회도 현저하게 많아졌기 때문에 일반인들도 그와 같은 상법의 대표이사 제도를 보다 더 잘 이해하게 되었으며,…위와 같은 각 명칭에 대하여 제3자가 그 명칭을 사용한 이사가 회사를 대표할 권한이 있다고 믿었는지 여부, 그와 같이 믿음에 있어서 중과실이 있는지 여부 등은 거래통념에 비추어 개별적·구체적으로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iii) 금융기관 임직원이 상장회사의 ‘전무이사/주택사업본부장’에게 회사를 대표하여 백지어음에 배서할 권한이 있다고 믿은 데 중과실이 있으므로 회사의 금융기관에 대한 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 III. 論 點 위 사안에는 여러 가지의 논점들(예컨대 부분적 포괄대리권을 가지는 사용인의 권한을 넘은 행위의 효력, 회사의 사용자책임, 회사의 목적범위외의 행위의 효력, 이사의 자기거래, 이사회결의를 거치지 아니한 대표행위의 효력 등)이 있으나, 본고에서는 편의상 다음 두 가지의 논점만을 다루기로 한다. (i) 회사를 대표할 권한이 있는 것으로 인정될 만한 명칭을 사용한 이사가 자기 명의가 아닌 다른 대표이사(진정한 대표이사)의 명칭을 사용하여 행위한 경우에도 상법 제395조의 표현대표이사의 법리가 적용되는지 여부. (ii) 금융기관의 임직원이 ‘전무이사/주택사업본부장’이라는 직함을 사용하는 자에게 대표권이 있는 것으로 오인한 것이 중과실인지 여부. IV. 硏 究 1. 진정한 대표이사의 명칭을 사용한 경우 상법 395조는 표현대표이사가 자신의 명칭(박신흠)이 아닌 다른 대표이사의 명칭(박상근)을 사용하여 거래한 경우에도 적용되는가 의문이다. 이에 관하여는 부정설과 긍정설이 있고, 대법원 판례는 긍정설을 취하였다. 긍정설은 상법 제395조의 적용범위를 타인명의로 법률행위를 한 경우까지로 넓히는 견해이고, 부정설은 상법 제395조의 적용범위를 자기명의로 행위한 경우에만 적용된다는 견해이다. 생각건대 표현대표이사가 자기명의로 법률행위를 한 경우, 상대방의 신뢰는 대표권에 대한 것인 데 반하여, 타인의 명의로 행위한 경우 상대방의 신뢰는 대행권에 대한 것이므로 후자의 경우에는 민법 제126조를 적용하는 것이 이론적으로는 옳다. 그러나 민법 제125조·제126조에 의할 경우 거래상대방의 선의·무과실을 요하는데 비하여 상법 제395조가 적용될 경우에는 선의·무중과실만 요한다고 보므로 상법에 의하는 것이 제3자보호에 더욱 유리하다. 긍정설이 타당하다고 본다. 2. 商法 제395조의 適用要件 (1) 表見的 名稱 상법 제395조(표현대표이사의 행위와 회사의 책임)는, “사장, 부사장, 전무, 상무 기타 회사를 대표할 권한이 있는 것으로 인정될 만한 명칭을 사용한 이사의 행위에 대하여는 그 이사가 회사를 대표할 권한이 없는 경우에도 회사는 선의의 제3자에 대하여 그 책임을 진다”고 규정한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이 상법 제395조가 명기한 명칭들은 표현대표이사의 명칭으로 오인될 수 있는 직함을 예시한 것으로서, “그와 같은 명칭이 표현대표이사의 명칭에 해당하는가 하는 것은 사회 일반의 거래통념에 따라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고 판시한 것은 정당하다. 전무나 상무라는 명칭을 사용한다고 하여 무조건 표현대표이사로 인정하여야 할 것은 아니며, 또 반대로 총재, 총무, 회장 등의 명칭을 사용한 경우에 오히려 표현대표이사를 인정할 수도 있다. (2) 善意의 제3자 상법 제395조에서 말하는 ‘선의’라 함은 표현대표이사가 실제로는 대표이사가 아니라는 것, 즉 회사를 대표할 권한이 없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는 뜻이다. 제3자의 선의에 과실이 있는 경우에 관하여는 악의면책설(소수설)과 중과실면책설(다수설)이 있다. 대법원의 판례는 1994. 12. 2. 선고, 94 다 7591 판결에 이어, 이번 사건에서 ‘전무이사/주택사업본부장’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자에게 대표권이 있다고 믿은 거래상대방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어서 회사는 면책된다는 내용의 판결을 함으로써 중과실면책설을 취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중과실면책설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이 사건에서는 특히 상법 제395조에 표현대표이사로 인정될 만한 명칭으로서 명문으로 예시하고 있는 ‘전무이사’라는 명칭을 사용한 경우에 대하여까지 거래상대방의 중과실을 이유로 회사의 면책을 인정하였다. 이러한 판단을 함에 있어서는 ① 그동안 국민 일반의 교육수준도 향상되고 일반인들이 회사제도와 대표이사제도를 접하는 기회도 현저하게 많아졌기 때문에 일반인들도 그와 같은 상법의 대표이사제도를 보다 더 잘 이해하게 된 점, ② 거래상대방인 원고는 대표이사제도를 잘 이해하는 금융기관인 점, ③ 원고가 백지어음발행(연대보증)에 관한 이사회 결의서를 요구하지 아니한 점, ④ 피보증인(동방산업)과 보증인 건설업체인 피고 간에 사업상 아무런 거래관계가 없는 점, ⑤ 보증금액이 매우 거액인 점, ⑥ 등기부 등본의 열람을 게을리한 점, ⑦ 회사의 경리담당부서 등에 필요한 확인을 하지 아니한 점 등의 사실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필자의 생각으로는 “근자에 와서 일반인들도 대표이사제도를 잘 이해하게 되었다”는 전제는 그 타당성에 의문이 있다. 오히려 일반인들은 大會社의 전무이사라면 실제로 그 권한도 막강할 것으로 믿는 것이 보통이며, 中小會社의 전무이사는 사실상의 권한은 없는 대외적인 목적상 또는 명목상의 직함이라고 믿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이번 사건에서 대법원은 거꾸로 대회사의 전무이사라는 직함에 표현대표이사성을 인정함에 있어 신중함을 필요로 한다는 취지의 설시를 하였다. 이는 자칫 상법이 명문으로 규정한 ‘전무이사’라는 직함을 가진 자도 특히 상장회사(또는 대규모의 주식회사)의 경우 표현대표이사로 인정될 수 없다는 것을, 검증되지 않은 ‘일반인들의 교육수준 향상’을 근거로 일반화한 판결이라는 인식을 주게 된다. 이와 같은 견해는 상법 제395조의 표현대표이사제도는 상법상의 주식회사제도 내지 대표이사제도를 일반대중이 잘 이해하지 못하였던 시대에 선의자를 보호하기 위한 시대적 산물로서, 그 적용에 있어 현대적 변용이 불가피하다는 일부 학자의 견해와 一脈相通하는 것이다. 이는 일반인들의 교육수준이 향상되었음을 전제로 표현대표이사제도 자체 또는 상법 제395조의 존재가치를 의심하는 것이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일반인의 교육수준이 아니라 거래상대방의 전문성 내지 교육수준을 기준으로 상대방의 중과실 여부를 검토하여야 한다고 본다. 지금까지는 표현대표이사와 관련하여 거래상대방의 중과실이 인정된 예가 거의 없었다(서울고등법원 1993. 12. 10. 선고, 93 나 13201 판결에서는 중과실이 인정되었으나 대법원에서 파기된 바 있다). 대법원의 판결내용은 긍정적으로 보면 매우 진보적이고 획기적인 판단이지만, 부정적으로 보면 너무 앞서 가는 판결이다. 표현대표이사제도의 존재의의는 인정하되,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상대방의 중과실 여부를 판단하여 회사를 면책시키면 충분하지 않을까. 상법 제395조는 의용상법 제212조를 그대로 존치시킨 것인데, 의용상법상 이사는 모두 대표권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본조의 취지는 소극적으로 제3자를 보호하는 기능을 가졌을 뿐이나, 대표권 없는 이사의 존재를 인정하는 현행상법하에서는 제3자의 적극적 신뢰를 보호하는 기능을 가지므로 의미 있는 규정이다. V. 結 語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구체적인 사실을 모두 검토하여 거래상대방인 원고의 중과실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언제나 구체적 타당성을 존중하여야 한다는 것을 주장하여 왔으므로, 이 점 높이 평가하여야 한다고 본다. 이 사건에서 거래상대방이 금융기관(렌탈회사)의 과장과 상무이사 정도의 금융관계법 전문가인 점에 비추어 그들의 중과실을 인정한 점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또한 박신흠의 ‘주택사업본부장’이라는 직함만 보면 부분적 포괄대리권을 가진 사용인으로 볼 수도 있고, 그와 같이 볼 경우에는 그 권한을 넘은 행위에 대하여는 회사에 대하여 효력이 없으므로 결론은 같다. 판결은 결론적으로는 타당하다고 생각되나, 다만 그 설시부분에는 의문이 있다.
2000-05-01
임홍근
총회결의부존재확인판결의 효력
法律新聞 2335호 법률신문사 總會決議不存在確認判決의 效力 일자:1992.8.18 번호:91다14369 林泓根 成均館大法大敎授, 法學博士 ============ 14면 ============ I. 事件槪要 원고회사(세방통산주식회사)는 스텐레스 제품 제조, 판매업을 영위하는 법인으로서, 소외 이종열이 소외 한상목과 함께 대표이사로 재직하여 오다가 1987년1월13일 대표이사를 사임하고 위 한상목만이 대표이사로 남아 있던 중 위 한상목도 1987년2월24일 대표이사를 사임하고 같은 날 소외 김광순이 대표이사로 취임하였고, 그 직후인 1987년2월26일경 원고회사에 약 23억원의 부도가 발생하였다. 위 부도발생시 원고회사의 발행주식총수는 40만주로서 그 중 위 이종열이 14만8천주, 위 한상목이 9만4천4백주, 소외 홍정기가 7만8천8백주, 위 김광순이 6만3천2백주, 소외 이덕기가 1만5천6백주를 각 소유하고 있었다. 그런데 위 이종렬은 1987년5월16일 아무런 소집권한도 없이 당시 원고회사의 주주인 소외 김광순, 한상목, 홍정기, 이덕기에게는 아무런 소집통지도 아니한 채 소외 한신국, 김봉찬, 김정한 등을 서울 시청 부근 옥호불상 다방에 불러 놓고 같은 날짜로 당시 원고회사의 대표이사로 재직중이던 소외 김광순을 대표이사직 및 이사직에서 해임하고 소외 한신국, 김봉찬을 이사로 선임한다는 내용의 임시주주총회 의사록과 소외 한신국을 원고회사의 대표이사로 선임한다는 내용의 이사회의사록을 각 작성하고 이를 이용하여 같은 달 19일 대표이사변경 등 임원개편의 등기를 마친 후, 같은 달 20일 위와 같이 원고회사의 대표이사로 등기된 위 한신국을 대동하고 소외 권욱상, 이원인을 만나 위 한신국이 원고회사 대표이사 자격으로 이 사건 부 부동산의 매수로 인한 권리 및 동산 등 원고회사의 재산일체를 총 금 10억3천만원에 위 권욱상 등에게 양도하기로 하되 그 형식은 원고회사의 영업용재산을 개별적으로 양도하기로 하는 방법을 취하기로 합의가 되어 위 권욱상 등이 설립한 피고회사(주식회사 진양) 앞으로 이 사건 동산이 양도되고 이 사건 부동산도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었다. 그후 위 김광순이 위 김광순을 원고회사 대표이사 및 이사에서 해임하고 위 한신국, 김봉찬을 이사로 선임한다는 내용의 위 1987년5월16일자 원고회사의 임시주주총회결의에 대하여 그 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한 결과 1988년6월2일 그 부존재확인판결이 선고되고 그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이에 원고(김광순)는 원고회사를 대표할 권한이 없는 소외 이종열, 한신국 등이 원고회사의 대표이사 자격으로 이 사건 부동산과 동산을 임의로 처분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피고회사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었고, 이 사건 동산을 피고회사가 점유하고 있으므로 원인무효인 피고회사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II. 法院의 判斷 (1) 제1심인 인천지방법원 제4민사부는 「…소외 한신국은 원고회사를 대표할 아무런 권한이 없다 할 것이므로 소외 한신국이 원고회사를 대표하여 소외 권욱상 등과의 사이에 체결한 이 사건 동산 및 부동산 등에 대한 1987년5월20일자 양도계약 및 이를 기초로 하여 그 이행방법으로서 위 한신국이 역시 원고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소외(은행 및) 위 권욱상등과의 사이에 체결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같은 달 30일자…계약은 모두 대표권 없는 자에 의하여 이루어진 계약으로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원고회사에 대하여 효력이 없다 할 것이다…」라고 판결하였다(仁川地判 1990년5월10일, 89가합9261 동산인도등). (2) 제2심인 서울고등법원 제12민사부는 「…위 김광순을 원고회사의 대표이사 및 이사에서 해임하고, 위 한신국등을 원고회사의 이사로 선임한다는 내용의 위 1987년5월16일자 원고회사의 임시주주총회결의가 존재하지 아니한다는 내용의 부존재확인판결이 확정되었으나 상법 제380조, 제190조에 의하면 주주총회결의 부존재확인의 소의 판결의 효력은 판결확정전에 생긴 회사와 제3자간의 권리의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므로 이러한 하자를 이유로 위 판결확정이전에 체결된 계약을 무효라고 할 수 없는 것이며, 위 주주총회에 위와 같은 하자가 있고 또 한신국을 원고회사의 대표이사로 선임한다는 내용의 원고 회사의 이사회 결의에 하자가 있지만 위 권욱상 등은 위 한신국이 원고회사의 적법한 대표이사인 것으로 믿고 위 사건 부동산과 동산에 관하여 위와 같은 계약을 체결하였음이 위와 같은 이상 대주주가 관여하여 위와 같은 주주 총회의 외형을 만들고 그에 기하여 위 한신국을 대표이사로 등기까지 한 원고회사로서는 위 한신국이 적법한 대표이사가 아니라는 이유를 내세워서 동 소외인이 원고회사를 대표하여 위 권욱상등과 체결한 위 1987년5월20일자 이 사건 부동산과 동산에 관한 양도계약…효력을 부인할 수 없는 것이므로…위 1987년5월20일자의 계약이 원고회사를 대표할 권한이 없는 자에 의하여 이루어진 계약으로 원고회사에 대하여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위 주장은 그 이유없어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고 있다(서울高判 1991년4월12일 90나29441 동산인도등). (3) 대법원 제1부는 「…상법 제380조는 주주총회결의부존재확인청구의 소에도 같은 법 제190조의 규정을 준용하도록 규정함으로써 결의부존재확인판결이 확정되더라도 그 판결의 효력은 그 판결확정전에 회사와 거래한 제3자의 권리의무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고 있는 바, 이는 형식상 회사내부의 의사결정을 거친 회사의 외부적 행위를 유효한 것으로 믿고 거래한 제3자를 보호함으로써 거래안전을 도모하려는 데에 그 입법취지가 있음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그런데 상법 제380조는 같은 법 제190조의 규정이 준용되는 주주총회결의부존재확인청구의 소를 포괄적으로 모든 형태의 결의부존재확인청구의 소로 규정하지 아니하고 「총회의 소집절차 또는 결의 방법에 총회결의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을 정도의 중대한 하자가 있는 것을 이유로 하여 결의부존재의 확인을 청구하는 소」라고 제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적어도 외형상 당해회사의 내부의사결정인 주주총회결의가 있었으나 그 소집절차와 결의 방법에 중대한 하자가 있어 법률상 결의가 존재하는 것으로 볼 수 없는 경우만을 위 규정의 대상으로 한 취지로서, 회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거나 회사의 운영지배에 관여하지 않는 자가 주주총회의 의사록을 위조 또는 허위작성하여 주주총회결의가 존재하는 것처럼 외관을 현출시킨 경우와 같이 주주총회결의의 외관현출에 회사가 전혀 관련되지 않은 경우까지도 유효한 회사의 행위로서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은 지나치게 제3자의 이익을 앞세워 회사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어서 형평에 어긋나므로 제3자보호의 한계를 긋는 취지에서 위와 같이 규정하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그러므로 상법 제190조의 규정이 준용되는 같은 법 제380조 소정의 결의부존재확인청구의 소에 있어서의 결의부존재라 함은 외형상 당해회사의 주주총회로서 소집, 개최되어 결의가 성립하였으나 그 소집절차나 결의 방법에 중대한 하자가 있어 법률상 결의의 부존재로 볼 수 밖에 없는 경우만을 가리키고, 전혀 주주총회를 소집, 개최함이 없이 주주총회의사록만 작성하였거나 또는 외형상 당해회사의 주주총회로 볼 수 없는 회의를 개최하여 의사록을 작성한 경우와 같이 외형상 당해회사의 주주총회결의의 존재를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만 후자의 경우에도 의사록을 작성하는 등 주주총회결의의 외관을 현출시킨 자가 회사의 과반수주식을 보유하거나 또는 과반수의 주식을 보유하지 않더라도 사실상 회사의 운영을 지배하는 주주인 경우와 같이 주주총회결의의 외관현출에 회사가 관련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경우에는 전자의 경우에 준하여 회사의 책임을 인정할 여지가 있을 것이다…」라고 하고 있다(大判 1992년8월18일 91다14369 동산인도등). III. 評 釋 (1) 問題의 提起 株主總會決議의 效力을 둘러싼 訴訟事件 중에서는 決議不存在確認의 訴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으나, 1984년전의 商法에서 이에 관한 명문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였다. 判例는 외형적·형식적으로도 總會의 決議로서 인정할 수 없는 決議不存在의 訴라고 하는 定型을 인정한 후(大判 1962년12월27일 62다473), 1982년9월14일 全員合議體判決에서 現行商法 제380조의 규정에 근거가 되는 判決(大判 1982년9월14일 80다2425)이 나오기까지 많은 논의가 있었다. 문제는 이 事件의 大法院判決에서 대별하는 것과 같이, 決議不存在의 事由를 이른바 非決議(Nichtbeschlusse)와 表見決議(Scheinbeschusse)로 나누어 商法 제380조에서규정하는 事由는 表見決議에 한정할 이유가 있는가이다. (2) 決議不存在의 原因에 관하여 「總會의 召集節次 또는 決議方法에 總會決議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을 정도의 중대한 瑕疵가 있는 것을 이유로 하여」라고 한 것은 그 경우가 決議不存在의 전형적인 예이기 때문이며, 이 判決과 같이 表見決議보다 더 하자의 정도가 큰 非決議를 商法의 규율밖에 놓은 것이 되어 立法趣旨에 반한다{鄭東潤, 不存在로 確認된 株主總會決議에 기한 去來行爲의 效力(松淵 梁承圭敎授華甲紀念論文 現代商法의 課題와 展望, 1994년 47면)}. 決議가 不存在한 경우와 決議에 取消原因이 있는 경우의 한계는 매우 미묘하며, 決議의 不存在는 決議節次上의 瑕疵의 정도가 현저한 경우라고 할 것이다. 즉 決議의 節次上의 瑕疵는 決議取消의 原因의 하나이지만, 決議取消의 대상이 되는 것은 節次上의 瑕疵는 있더라도 외형적으로는 성립한 決議이다. 이에 대하여 외형적으로도 總會의 決議라고 인정할 수 있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즉 非決議)에는 決議不存在의 문제가 된다(北澤正啓, 會社法 [新版]1982년 313면) (3) 判決의 效力에 관하여 이 大法院判決은 商法 제380조에서 「준용」되는 190조 단서의 규정해석을 놓고 해석상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로 判決의 不遡及效를 주된 효력이라는 인식에 동의할 수 없다. 여기서 判決의 不遡及效를 규정한 것은 물론 旣存狀態를 존중한다는 취지이다. 그러나 決議不存在確認判決의 主文에 「株主總會決議의 不存在함을 確認한다」고 하는 것을 判決의 不遡及效만을 설명하는 것은 매우 비논리적인 解釋論이라 아니할 수 없다. 決議不存在確認의 訴에서 原告가 勝訴할 때에는 그 決議는 소급하여 무효인 것이 本源的 效力이요, 그 判決의 不遡及效는 부수적 효력에 불과하다고 하여야 한다. 그리고 제190조 단서의 규정도 제380조에서 「준용」되기 때문에, 營業讓渡·理事監事의 선임·利益配當·定款變更·資本減少·合倂·解散등과 같이 決議를 그 效力發生要件으로 하는 행위에는 적용되지 아니한다고 해석할 것이다. 다만 代表理事가 한 행위의 상대방은 表見代理에 관한 民法의 규정 등 第三者保護에 관한 法則에 의하여 보호된다고 해석한다. (4) 結 語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決議不存在의 事由를 이른바 非決議와 表見決議로 2分하는 방법에는 동의할 수 없으며, 오히려 이 事件과 같이 非決議의 경우가 不存在事由가 된다고 생각되고 또 商法 제190조 단서의 규정을 不存在確認判決의 주된 效力으로 보는 인식에 반대한다. 法解釋上 判決의 先導的 役割을 기대하면서 줄이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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