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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지분권자에 대한 다른 소수지분권자의 방해배제·인도청구
1. 사안의 개요와 쟁점 ① A와 B가 각 2분의 1 지분으로 공유하는 토지 중 A의 지분은 甲이 단독으로 상속하고 B의 지분은 乙이 형제들과 함께 공동으로 각 상속하였다. ② 그 후 乙은 토지의 일부(7732㎡ 중 6432㎡)에 소나무를 심어 그 부분 토지를 독점적으로 점유하고 있다. ③ 甲(2분의 1 지분권자)은 乙(14분의 1 또는 17분의 1 지분권자)을 상대로 소나무 등 지상물의 수거, 토지의 인도,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위 사안과 같이 공유 토지의 소수지분권자(乙)가 다른 공유자와 협의 없이 지상물을 설치하는 등 그 토지의 전부 또는 일부를 독점적으로 점유하는 경우 다른 소수지분권자(甲)는 지상물 제거와 토지 인도를 청구할 수 있는가? 또 그 근거는 무엇인가? 2. 기존판례와 대상판결의 요지 기존판례(대상판결 전의 판례)는 공유물을 점유하는 소수지분권자(乙)에 대하여 다른 소수지분권자(甲)가 부동산 인도(또는 건물철거 및 토지인도)를 청구한 사안에서 甲은 '보존행위로서' 위 청구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하여 왔다. 대상판결(다수의견)은 위 사안에서 乙의 독점적 점유는 위법하고(기존판례도 같음), 甲은 乙의 위법한 점유를 배제하기 위하여 방해배제청구를 할 수 있을 뿐이며(기존판례와 결론은 같으나 논거는 다름), 인도청구를 할 수는 없다고 보았다(기존판례와 결론·논거 모두 다름). 즉 원심은 기존판례에 따라 甲의 청구를 모두 인용하였으나 대상판결의 다수의견은 ①甲에게 독점적으로 점유할 권원이 없는 점, 乙에 대한 인도청구를 보존행위로 볼 수 없는 점 등을 이유로 인도청구 부분에 대한 판단을 파기·환송하였고 ②지상물 수거청구는 보존행위가 아니라고 보면서도(지분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라고 보았음) 그 청구를 인용한 결론은 정당하다는 이유로 그 부분에 대한 상고를 기각하였다. 또한 대법원 2020. 6. 12.자 2020마5186 결정은 부부가 각 2분의 1 지분으로 공유하는 아파트 중 남편의 지분에 대한 강제경매절차의 매수인이 아파트를 독점적으로 점유하고 있는 부인을 상대로 부동산인도명령을 신청한 사안에서 대상판결의 법리를 원용하면서 위 신청을 인용한 원심결정을 파기·환송하였다. 3. 평석 가. 공유물 인도청구 배척의 근거 (1) 독점적 점유 권원의 부존재 대상판결은 공유물의 인도청구가 인용되기 위해서는 1)甲은 인도를 청구할 수 있는 권원이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2)甲은 독점적으로 점유할 권원이 있고 乙은 점유할 권원이 전혀 없어야 한다고 보았다. 대상판결은 지분 비율에 따른 사용·수익권(민법 제263조)을 침해하는 위법상태(乙의 독점적 점유) 해소의 결과 또 다른 위법상태(甲의 독점적 점유)가 초래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2)의 요건을 요구하고 있다. 甲은 소유자로서 소유물반환청구권(민법 제213조)이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1)의 요건을 갖추게 된다. 그러나 지분 과반수의 결정(민법 제265조)이 없는 한 甲과 乙은 지분의 비율로 공유물을 사용·수익할 수 있으므로 2)의 요건을 갖출 수 없게 된다. 따라서 공유물을 무단 점유하는 제3자에 대한 인도청구는 2)의 요건을 갖추어 인용될 수 있지만 공유자인 乙에 대한 인도청구는 2)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배척되는 것이다. (2) 공유자 간 인도청구의 '보존행위' 불포함 기존판례와 같이 甲의 인도청구가 공유물의 보존행위(민법 제265조)에 해당한다고 보면 甲은 보존행위로서 인도청구를 할 수 있고 乙은 이를 수인하여야 한다. 인도청구의 보존행위성을 인정한다면 2)의 요건을 요구하더라도 그 요건을 갖추게 되므로 甲의 인도청구는 인용될 수 있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공유자 사이의 인도청구는 보존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봄으로써 이러한 가능성도 차단하였다. 즉 모든 공유자가 보존행위를 단독으로 할 수 있도록 한 취지는 그것이 긴급을 요하는 경우가 많고 특히 다른 공유자에게도 이익이 되는 경우가 보통이기 때문인데(93다54736), 甲의 인도청구는 乙의 이해와 충돌하게 되므로 보존행위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3) 또 다른 위법상태의 초래 인도청구가 허용된다면 甲은 승소판결을 받아 인도집행을 신청함으로써 공유물을 인도받을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258조 제1항). 그러나 인도집행으로 甲이 독점적으로 점유하는 또 다른 위법상태가 초래될 뿐 '공유자 전원이 공동으로 공유물을 점유하여 사용·수익할 수 있는 상태(공동점유 상태)'가 달성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현행법상 공동점유 상태를 실현할 소송이나 집행방법도 없다. 대상판결은 이러한 점도 논거로 제시하고 있다(김재형·안철상 대법관 보충의견). (4) 순환소송의 기판력 저촉 인도청구가 허용된다면 인도판결·인도집행으로 점유를 상실한 乙은 다시 甲에 대한 동일한 소송·집행으로 점유를 회복할 수 있게 되고 甲에 의하여 또 다시 이러한 소송·집행이 반복될 수 있다(순환소송·순환집행). 대상판결은 기판력 제도의 본질상 순환소송이 허용될 수 없다는 점도 그 논거로 제시하고 있다(이기택 대법관 보충의견). 나. 공유물 방해배제청구 인정의 근거 (1) 지분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권 대상판결은 甲은 乙에 대하여 지상물 수거청구를 단독으로 할 수 있으며 이는 보존행위(민법 제265조)가 아니라 방해배제청구(민법 제214조)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즉 공유지분권의 본질은 소유권이고 사용·수익권은 소유권의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권능에 속하는데(민법 제211조) 乙의 독점적 점유는 甲 등의 사용·수익권을 침해하는 것이므로 甲은 지분권에 기하여 공유물에 대한 방해상태 제거나 행위 금지 등을 단독으로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2) 공유자 간 방해배제청구의 '보존행위' 불포함 대상판결은 지상물 제거와 같은 공유물 방해배제청구는 보존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하면서 그 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 경우에도 인도청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甲과 乙의 이해가 충돌한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3) 공동점유 상태의 직접 실현 대상판결은 인도청구를 허용하지 않고 방해배제청구를 인정하면 甲이 독점적으로 점유하는 중간과정 내지 위법상태를 거치지 않고 적법한 공동점유 상태를 곧바로 달성할 수 있다고 보았다. 다. 적용범위 첫째 대상판결의 법리는 乙이 공유물을 대여하여 제3자가 독점적으로 점유하는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 甲은 그 제3자를 상대로 인도를 청구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김재형·안철상 대법관 보충의견). 둘째 대상판결의 법리는 지상물제거(건물철거 등)·토지인도 청구의 경우뿐만 아니라 건물퇴거·건물철거·토지인도 청구의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甲·乙이 각 2분의1 지분으로 공유하는 토지에 乙이 무단 건축한 건물을 丙이 乙로부터 임차하여 점유하는 경우 甲의 토지인도 청구는 허용되지 않지만 丙에 대한 퇴거청구 및 乙에 대한 철거청구는 방해배제청구로서 허용된다고 할 것이다. 라. 관리·보존행위 해당 여부에 관한 판례이론 (1) 과반수 지분의 결정으로 점유하는 경우 과반수 지분의 결정으로 일부 공유자(특히 그 과반수지분권자) 또는 대여받은 제3자가 공유물을 점유하는 경우 그 결정 내지 점유는 적법한 관리행위 내지 관리방법(민법 제265조)으로서 모든 공유자에 대한 관계에서 유효하므로 소수지분권자는 인도('방해배제 및 인도' 포함, 이하 같음)를 청구할 수 없다. (2) 소수 지분의 결정으로 점유하는 경우 소수 지분의 결정으로 일부 공유자(특히 그 소수지분권자) 또는 대여받은 제3자가 공유물을 점유하는 경우 그 결정 내지 점유는 적법한 관리행위 내지 관리방법이 아니며 적어도 다른 공유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무효이다. 따라서 '과반수지분권자'는 관리행위로서 그 점유자에 대하여 인도를 청구할 수 있다(81다653). 그러나 '다른 소수지분권자'는 앞서 살펴본 바대로 보존행위나 관리행위로서가 아니라 지분권에 기하여 방해배제를 청구할 수 있을 뿐이며 인도를 청구할 수는 없다. (3) 제3자가 무단 점유하는 경우 제3자가 무단 점유하는 경우 그 점유는 모든 공유자에 대한 관계에서 부적법·무효이다. 이 경우 각 공유자가 공유물의 인도를 청구할 수 있는 근거에 관하여 기존판례는 보존행위로 보았으나(66다800) 대상판결의 취지를 고려하면 甲은 지분권에 기하여 인도를 청구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마. 전망 대상판결에 의하면 향후 소수지분권자 사이의 순환소송·순환집행의 폐해나 소수지분권 매수인의 횡포는 현저하게 감소될 것이다. 또한 소수지분권자들은 서로 대등한 입장에서 공유물의 관리방법에 관한 협의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재석 집행관 (안양지원·민사집행법학회 부회장)
무단독점
방해배제청구
토지인도
토지공유
이재석 집행관 (안양지원·민사집행법학회 부회장)
2020-09-03
언론·출판의 자유와 명예를 침해하는 출판물에 대한 출판 등 금지 가처분
한국언론법학회(회장 김진홍)는 2005. 8. 철우(哲宇)언론법상 심사위원회(위원장 박용상)를 열고 2005년도 최우수판례로 대법원 2005. 1. 17.자 2003마1477결정(주심 이강국 대법관)을, 최우수논문으로 김재형 서울대 법대교수의 ‘언론에 의한 인격권 침해에 대한 구제수단’을, 각각 선정하였다. 2002. 6. 3. 제정된 철우언론법상은 언론법 연구의 발전과 아울러 언론환경의 여건 개선을 위하여 매년 국내외 우수한 언론법 분야 판결이나 연구논문과 저서를 선정하여 시상하여 왔다. 심사위원회는 선정이유로서, 위 대법원 결정은 명예훼손을 이유로 한 표현물의 발행, 판매, 배포 등 금지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기 위한 요건을 처음으로 설시한 대법원판결로서 의의가 크고, 그 동안 이러한 유형의 가처분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판례가 대부분 구체적 사안에 대한 당부만을 판단하였으나 이 결정은 처음으로 그 요건을 구체적으로 유형화하였으며, 특히 명예훼손을 이유로 표현물의 배포 등이 사전 금지되기 위해서는 명예훼손이 인정되는 것 보다 더 엄격한 요건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 글은 최우수판례로 선정된 위 대상결정에 관하여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서 그 조사와 연구 업무를 담당한 필자가 지난해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념세미나(주제 “언론자유냐 사전예방이냐”)에서 위 대상결정에 관한 소개와 해설을 위하여 발표한 “헌법의 입장에서 본 명예의 침해에 의한 출판 등 금지가처분에 관한 실무상의 문제”라는 제목의 원고 중 중요한 법리부분만을 발췌 요약한 것이다. Ⅰ. 사안의 개요 1. 채권자는 교인들에 의해 조직되고, 일정한 종교 활동을 하고 있으며, 대표자가 정해져 있는 종교단체이고, 채무자들은 종교잡지를 발행하여 판매하거나 종교잡지를 제본한 사람이다. 채무자들이 출판, 판매하는 종교잡지에는 종교단체인 채권자를 순수한 교리적인 방법으로 비판한 내용도 있지만, 그 보다는 채권자가 그 명칭을 변경한 경위, 채권자 교회의 구성원에 관한 부분, 교주의 교리에 관한 주장, 종교단체를 이탈한 구성원에 대한 폭행사실 등 채권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었다. 이에 채권자가 채무자들을 상대로 인격권으로서의 명예권침해를 배제하고 예방한다는 이유로 종교잡지의 집행관 보관, 그 인쇄, 제본 및 판매 또는 반포의 금지 등을 구하는 취지의 가처분을 신청하였다. 2. 사건의 진행경과 (1)원심(서울고법 2003. 7. 29.자 2003라362 결정)은 채무자가 비판행위를 함에 있어 지엽적인 부분에 있어 다소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되거나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한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채무자의 채권자에 대한 비판행위는 근본적으로 종교적 비판의 표현행위에 해당되어 위법성이 없고, 서적제본행위도 위법성이 없어 피보전권리에 대한 소명이 없다는 이유로 채권자의 신청을 기각한 제1심결정을 인용하면서 채권자의 항고를 기각하였다. (2)대법원은 종교단체에 관한 평가나 비판 등의 표현행위에 대한 사전금지는 원칙적으로 허용되어서는 아니 되지만, 그 표현내용이 진실이 아니거나, 그것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며, 또한 피해자에게 중대하고 현저하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힐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그와 같은 표현행위는 그 가치가 피해자의 명예에 우월하지 아니함이 명백하고, 또 그에 대한 유효적절한 구제수단으로서 금지의 필요성도 인정되는 것이므로 이러한 실체적인 요건을 갖춘 때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사전금지가 허용되고, 이러한 사전금지를 명하는 가처분은 그 심리절차에서 원칙적으로 변론기일 또는 채무자가 참석할 수 있는 심문기일을 열어 표현내용의 진실성 등의 주장·입증의 기회를 주어야 하고, 그와 같은 기일을 열어 심리하면 가처분을 신청한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그와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가처분 결정을 할 수 있으나, 그와 같은 예외적인 사정이 있는지의 여부는 표현행위의 사전억제라고 하는 결과의 중대성에 비추어 일반적인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보다 더욱 신중하게 판단되어야 한다고 판시하면서 재항고를 기각하였다. Ⅱ. 硏究 1. 문제의 소재 인격권으로서 명예란 사람의 품성, 덕행, 명성, 신용 등의 인격적 가치에 관하여 사회로부터 받는 객관적인 평가를 말한다. 명예의 침해를 원인으로 한 민사상 명예훼손에 대한 구제수단으로서는 실정법상 손해배상과 명예회복처분이 규정되어 있으나, 이는 사후적인 구제에 불과하고, 일단 저하된 사회적 평가가 완전하게 회복되는 것도 아니며, 종래의 재판실무에서 손해배상 액수가 충분하다고 할 수도 없어 실제적인 효과에 한계가 있었다. 여기에서 그와 같은 법익침해가 현재화하기 전에 이를 사전에 금지하는 것이 허용되는지 여부가 문제로 되고, 이를 허용하는 경우에는 기본적 인권 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지위를 차지하는 표현의 자유와의 관계에서 헌법적 문제가 대두된다. 2. 출판물의 출판 등 금지청구권의 법적근거 민법 제751조는 신체, 자유, 명예의 침해가 권리침해로서 위법한 행위인 것을 규정하고 있고, 인격권침해가 불법행위로 되는 것을 인정하고 있으며, 그 효과로서 손해배상과 명예회복처분이 정해져 있다(민법 750조, 764조). 그러나 생명, 신체, 명예, 프라이버시, 자유, 성명권, 초상권 등의 각종 인격적 이익을 침해하는 가해자에 대한 금지청구권이 인정되는 여부와 그 근거에 관해 실정법상 명문의 규정이 없고, 민법의 해석에 맡겨져 있다. 금지청구권의 이론적인 근거와 법적성격에 관해서 각종 견해가 주장되어 왔으나, 최근에는 인격권 침해에 대해서는 배타성을 가지는 물권 유사의 절대권 내지 지배권으로서 인격권에 기초하여 방해배제청구 내지 방해예방청구권을 근거로 하여 인정해야 한다고 해석하고 있다. 판례는 인격권이 그 성질상 일단 침해된 후의 구제수단만으로는 그 피해를 완전히 회복시키기 어렵고 손해전보의 실효성을 기대하기도 어려우므로, 인격권 침해에 대해서는 사전(예방적) 구제수단으로 침해행위의 정지·방지 등의 금지청구권도 인정된다는 전제에서 판시하고 있으나(대법원 1996. 4. 12. 선고 93다40614, 40621판결, 1997. 10. 24. 선고 96다17851 판결), 그 이론적인 근거를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지는 않았다. 본건 결정은 인격권으로서의 명예권은 물권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배타성을 가지는 절대권 내지 지배권에 속하는 권리이므로 인격권으로서 명예권 침해에 대해서 금지청구권을 인정하면서 그 근거에 관해 통설과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다. 3. 출판물의 출판 등 금지가처분에 의한 사전금지와 헌법 제21조 제1항에 정해진 검열 출판물의 출판 등 금지가처분에 의한 언론·출판의 자유에 대한 법원의 금지명령이 헌법 제21조 제2항에 정해진 ‘허가’에 해당하지 않는 것은 분명하지만, ‘검열’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해서 판례는, 법원의 가처분에 의한 사전금지는 개별적인 사인 사이의 분쟁에 있어서 법원에 의해 당사자의 신청에 기초한 금지청구권 등의 사법상의 피보전권리의 존부와 보전의 필요성의 유무를 심리하여 판단·발령하는 것으로서 ‘검열’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고 있다(헌재 2001. 8. 30. 선고 2000헌바36 결정). 다만 가처분에 의한 사전금지가 검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검열에 가까운 기능을 가질 수 있는 만큼 이러한 가처분은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 검열을 금지하는 헌법의 취지에 비추어 상당히 엄격한 기준에 의해서 판단해야 할 것이다. 4. 출판물의 출판 등 금지를 명하는 가처분(사전금지청구)의 실체적 요건 (1)헌법 제21조와 인격권으로서의 명예권에 기초한 출판물의 출판 등 금지가처분의 허용여부 가처분에 의한 법원의 출판물의 출판 등 금지명령이 헌법 제21조에 정해진 ‘검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헌법 제21조의 취지에 비추어 그와 같은 사전억제가 허용되는지 여부가 헌법상의 문제로서 제기될 수 있다. 민법상의 불법행위 내지 형사상의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는 그와 같은 명예훼손행위는 헌법 제21조가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의 범위에 속하지 않고,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표현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점에서 표현의 자유라는 기본권의 남용의 한 유형으로 볼 수 있으므로 법원의 가처분절차에 의하여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표현을 사전 억제할 수 있다고 해석해야 하고, 인격권으로서 명예도 언론의 자유와 함께 헌법상의 기본적 권리에 해당하며, 표현의 자유의 한계로서 인격권으로서의 명예보호를 규정하고 있는 현행 헌법 하에서 개인의 명예보호와 언론의 자유보장이라는 모순·저촉을 조정하는 제도로서 규정된 형법 제310조의 법리를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2)출판물의 출판 등 금지가처분의 실체적 요건에 관하여 (가)헌법 제21조 제4항은 언론·출판이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그 한계를 규정하면서, 언론, 출판이 타인의 명예를 침해한 때에는 피해자는 이에 대한 피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하여 개인의 명예를 표현의 자유에 대한 한계로 설정하는 헌법상의 법익으로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위법하게 명예를 침해당한 자는 손해배상 또는 명예회복을 위한 처분을 구할 수 있는 이외에 인격권으로서 명예권에 기초하여 가해자에 대하여 현재 행해지고 있는 침해행위를 배제하거나 또는 장래에 생길 침해를 예방하기 위해 침해행위의 금지를 청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사전억제의 하나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는 법원에 의한 출판물의 출판 등 금지가처분이 어떠한 요건을 갖춘 경우에 허용되는지에 관해서 이익(비교)형량설, 고도의 위법성설, 미국판례법상의 현실의 악의설 등이 주학설로 주장되고 있으나, 판례는 손해배상청구사안에서 인격권으로서의 개인의 명예의 보호와 표현의 자유의 보장이라는 두개의 법익이 충돌하는 경우에 이를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는 구체적인 경우에 사회적인 여러 가지의 이익을 비교해 표현의 자유로 얻어지는 이익·가치와 인격권의 보호에 의해 달성되는 이익·가치를 형량해서 규제의 폭과 방법을 정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1988.10.11. 선고 85다카29 판결). 반면에 공무원이나 공적인물에 관해서 이른바 “현실적 악의의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이를 명시적으로 배척하고 있다(대법원 1997. 9. 30. 선고 97다24207 판결, 1998. 5. 8. 선고 97다34563 판결 등). (나)명예훼손에 의한 민사책임 중 금지청구에 관해서 특별한 요건을 설정해야 한다면 결국 판례와 같이 이익의 비교형량에 의함이 상당할 것이다. 왜냐하면 표현의 자유와 인격권으로서의 명예권이라고 하는 충돌하는 2개의 헌법상의 권리를 조정하는 원리로서 후자의 이익이 전자의 이익에 우월한 때에 한하여 금지를 허용한다고 하는 법리는 그 자체로도 합리성이 있고, 표현의 자유에 우월적 지위를 강조하는 미국의 판례와 달리 인간의 존엄성을 헌법상 최고의 이념적 가치이자 국가의 존재이유로 삼는 우리 헌법의 가치체계에도 부합하기 때문이다. 이익형량의 방법 중 개별적 형량보다는 비교·형량해야 할 표현을 유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명예훼손에 있어서는 표현내용이 진실이 아니거나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닌 경우(형법 310조)가 분명하고, 또 피해자에게 중대하고 현저하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힐 우려가 있는 때에 한해서 사전금지를 인정할 수 있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본건 결정은 종교단체의 종교 활동에 대한 평가나 비판 등의 표현행위라는 유형에 관해 명예훼손을 이유로 하는 사전금지가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요건을 밝힌 것으로서 유형별 비교형량설의 입장에 서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다)출판 등 금지의 가처분이 인정되는 요건 중 피해자가 중대하고 현저하며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을 염려가 있는 때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금지청구권의 발생요건이 아니고, 보전의 필요성으로 볼 수도 있지만, 본건 결정은 이를 사전금지청구를 인정하기 위한 요건으로서 설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요건이 인정된다면 보전의 필요성도 인정되는 것이 보통일 것이다. (4)출판물의 출판 등 금지가처분의 실체적 요건에 관한 소명책임 일반적인 명예훼손에 기초한 손해배상청구사건에서는 명예를 훼손당하여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당사자가 당해 표현에 의해 명예를 훼손당한 사실과 그 명예훼손에 의해 손해를 입은 사실을 입증하면 충분하고, 그 표현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사실, 표현내용이 진실하거나 또는 표현한 사람이 그 진실이라고 믿은데 과실이 없었다는 사실(위법성 조각사유)에 대해서는 상대방이 입증책임을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리고 보전소송의 심리에서 주장·입증책임의 분배는 원칙적으로 본안소송과 다르지 않지만, 채무자를 관여시키지 않고 채권자 일방에 대한 심문에 의한 심리에서는 채무자로부터 주장·입증이 전혀 이루어질 수 없으므로 본안소송과 다른 배려를 할 필요가 있다. 본건 결정은 그 표현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거나 표현내용이 진실하지 않다는 본안소송의 상대방의 항변사유에 해당하는 2가지의 요건사실을 소명할 책임을 채권자에게 부담시키고 있다. 이는 보전소송절차의 특질을 고려하면서 인격권으로서의 명예권에 기한 출판물의 출판 등 금지가처분절차에서 한정적으로나마 일종의 주장·소명책임의 전환을 꾀하려고 한 것이므로 표현의 자유를 더욱 보장하려는 취지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5)출판물의 출판 등 금지가처분의 실체적 요건의 소명정도에 관하여 본건 결정은 출판물의 표현내용이 종교단체에 대한 평가나 비판 등에 관한 것인 경우에 그 출판 등의 금지가처분이 인정되기 위한 요건인 표현행위가 진실이 아니거나 또는 그 표현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목적이 아닌 경우에 해당한다는 사실에 관해 일반적인 가처분과 같은 정도의 소명이면 무방하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피해자가 입는 손해가 중대하고 현저하거나, 회복하기 곤란한 손해인지는 평가의 문제로서 사실의 존재를 소명하는 문제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출판물의 출판 등의 금지를 구하는 가처분의 대상이 되는 표현의 내용에는 본건과 같이 종교단체에 대한 평가나 비판 뿐 아니라 공무원 또는 공직선거의 후보자와 같은 공적인물에 대한 평가나 비판, 그 밖의 사람의 정보를 대상으로 하는 것도 많은데, 그와 같은 사례에서 과연 어느 정도의 범위에서 본건의 법리가 적용될 것인지는 앞으로의 판례의 형성을 기다려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5. 사전금지청구권행사에 관한 절차적 보장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 중 출판물의 출판 등의 금지를 구하는 가처분의 절차적 보장에 관해서는 표현행위에 대한 사전금지억제라는 관점에서 민사집행법 제304조의 명문규정이 없다고 하여도 적정절차의 관점에서 반드시 구술변론 또는 채무자가 참석할 수 있는 심문을 거쳐 상대방에게 고지와 변명의 기회를 주고, 또 입증의 정도를 높게 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구술변론이나 채무자가 참여하는 심문을 행할 필요도 없이 채권자가 제출한 자료에만 의해 그 표현내용이 진실이 아니거나 또한 그것이 전적으로 공익을 꾀할 목적에 의한 것이 아님이 분명하고 또한 채권자가 중대하고 현저하게 회복하기 곤란한 손해를 입을 우려가 있다고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민사집행법 제304조 단서가 규정하는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가 아닌 한 구술변론 또는 채무자가 참석할 수 있는 심문을 거치지 않고 금지를 명하는 가처분명령을 발령할 수 없다고 해석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와 같은 예외적인 경우에 변론이나 심문을 거치지 않고 가처분을 발령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은 민사집행법 제304조의 명문규정에도 반하며, 또한 헌법적 차원에서 법원에 의해 이루어지는 이익형량의 폭을 줄이는 대신 입법권에 의한 법형성의 범위를 넓히려는 노력에 따라서 입법자에 의해 정해진 민사집행법 제304조의 입법취지를 몰각하는 결과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건 결정도 이러한 취지를 확인하고 있는바, 이는 표현행위의 원칙적 우월성과 예외적인 경우의 취급에 관한 절차적인 측면을 종합, 형량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6. 끝으로 본건 결정은 법원이 가처분절차에 의해 명예를 침해하는 표현행위를 사전에 금지하는 실체적 요건을 설정함에 있어 종교단체의 종교 활동에 대한 평가, 비판 등의 표현행위라는 유형에 대해서 명예훼손을 이유로 하는 사전금지를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으면서 예외적으로 사전금지가 허용되는 요건을 명시적으로 밝히고, 소명책임에 관하여 본안소송의 입증책임과 달리 그 전환을 인정함으로써 이와 같은 가처분뿐만 아니라 유사한 사전금지의 가처분에 관해 그 지침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실무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다. 한편 금지청구권이 인정되는 법적근거와 민사집행법 제304조의 단서에 정해진 예외적 사정이 있는지 여부는 표현행위의 사전억제라고 하는 결과의 중대성에 비추어 일반적인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보다 더욱 신중하게 판단되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는 점도 실무 운영상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2006-01-26
입주자대표회의, 관리단, 재건축조합의 법률관계
Ⅰ 대상판결의 개요 1. 사실관계 대법원 판결로부터 파악되는 사실관계는 아래와 같다. 피고는 1993. 4. 1.경부터 1995. 3. 31.경까지 00아파트 동별 대표자를 구성원으로 한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으로 재직하면서 입주자들로부터 징수한 특별수선충당금을 개인명의 계좌에 예치하고 있다. 원고는 위 아파트의 재건축사업을 위하여 설립된 조합으로 재건축공사를 완공하여 2002. 10. 18. 아파트건물에 대한 사용승인을 받았다. 원고는 1994. 12. 3. 조합 창립총회, 1995. 3. 4. 임시조합원 총회, 1997. 12. 21. 조합총회를 각 개최하여 조합규약·재건축사업시행 등 재건축사항을 결의하였고 거의 모든 구분소유자들이 위 사항에 동의하였다. 이에 원고는 특별수선충당금을 재건축조합이 승계하였다며 피고에게 특별수선충당금이 적립된 예금채권의 양도를 구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서울고법 2004. 1. 16.선고 2003나 52274판결)은 “재건축사업으로 인하여 종전의 관리단이 해체되고 재건축조합이 결성되면서도 특별수선충당금의 처분에 관한 특별한 결의가 없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특별수선충당금은 재건축조합에 승계되고”, “한편 00아파트의 주민들은 재건축결의를 위한 관리단의 집회와 사실상 동시에 개최된 재건축조합의 창립총회와 그 후 임시조합원 총회, 조합총회 등을 거쳐 원고에게 전유부분을 거의 모두 신탁하였으므로 위 주민들 내지 이들로 구성된 관리단은 특별수선 충당금에 대한 모든 권리를 원고에게 승계시키는 결의를 한 것”이라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인용. 3. 대법원의 판단 재건축조합과 집합건물의 관리단은 별개의 단체로서 그 구성원을 달리할 뿐 아니라 재건축 조합이 설립되었다고 하여 관리단이 당연히 해체되는 것도 아니므로 특별수선충당금이 관리단의 규약이나 그 처분에 관한 유효한 결의없이 재건축조합에 승계된다고 볼 수 없고, 원고의 각 조합원 총회 당시 관리단 집회를 가졌다거나 관리단으로서 이 사건 특별수선충당금에 대한 권리를 원고에게 승계시키기로 하는 유효한 결의를 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환송. Ⅱ 공동주택 관리단, 입주자대표회의 1.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상의 관리단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 제23조 제1항은 “건물에 대하여 구분소유관계가 성립되면 구분소유자는 전원으로써 건물 및 그 대지와 부속시설의 관리에 관한 사업의 시행을 목적으로 하는 관리단을 구성 한다”고 규정하는데 이러한 관리단은 구분소유관계가 성립하는 건물이 있는 경우 당연히 구분소유자 전원을 구성원으로 하여 성립되는 단체(대법원 1995. 3. 10.선고 94다49687, 94다49694판결)이다. 2. 구주택건설촉진법령상의 입주자대표회의 공동주택의 입주자들은 입주예정자의 과반수가 입주한 때 동별대표자를 선출하여 입주자대표회의를 구성하여야 하여야 하고(구주택건설촉진법 제38조 제6 내지 7항) 입주자대표회의는 구주택건설촉진법령(현재는 주택법령) 및 관리규약이 정한 바에 따라 공동주택과 그 대지, 복리 및 부대시설의 유지 관리에 관한 사항을 의결하고 이를 관리주체를 통하여 집행한다(공동주택관리령 제3조, 제9 내지 10조). 입주자대표회의는 단체로서의 조직을 갖추고 의사결정기관과 대표자가 있을 뿐 아니라, 또 현실적으로도 자치관리기구를 지휘?감독하는 등 공동주택의 관리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므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인 아닌 사단으로 당사자 능력을 가진다(대법원 1991. 4. 23.선고 91다4478판결). 다만 구분소유자에게 고유하게 귀속하는 공용부분 등의 불법점유자에 대한 방해배제청구 등의 권리를 재판상 행사할 수 없으므로(대법원 2003. 6. 24.선고 2003다17774판결) 사법인 집합건물법상의 관리단과는 구분되는 공법상의 단체이다. Ⅲ 특별수선충당금 1. 특별수선충당금의 규정 특별수선충당금은 공동주택건물의 효용과 교환가치를 보전한다는 공동의 목적을 위하여 구분소유자들로부터 관리비와 별도로 강제적으로 적립되고(구주택건설촉진법 제38조의 2), 입주자대표회의 명의로 금융기관의 계좌에 예치하여 관리되며, 장기수선계획에 따라 관리규약이 정한 바에 의하여 사용되는데(공동주택관리령 제23조 제6 내지 7항), 일반적으로 관리규약에서는 입주자대표회의 동의절차를 거쳐 장기수선계획에 따른 수선공사 등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그 용도와 사용절차를 엄격히 하고 있다. 따라서 특별수선충당금은 구분소유권의 변동 등에 따라 환급되거나 처분될 수 없고 일단 납부, 적립된 후에는 구분소유자들로 구성된 관리단에 총유의 형태로 귀속된다. 또한 법령이 정하는 용도로의 사용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관리단 규약이 정하는 절차에 따라 처분하여야 한다. 2. 특별수선충당금의 귀속관계 특별수선충당금제도의 취지와 용도, 관리방법 및 사용절차 등 법령의 규정을 살펴보면 구분소유자들의 공유라 볼 수는 없고, 구주택건설촉진법령상 특별수선충당금을 입주자대표회의 명의 계좌에 관리하여야 한다고 규정한 것이 사법상의 귀속관계를 정한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특별수선충당금의 징수는 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이루어질 뿐 특별히 관리단 집회의 결의나 구분소유자들의 동의에 의하여 그 귀속관계를 정하지도 않는다. 결국 특별한 근거 없이 관리단과 구분되는 입주자대표회의에 특별수선충당금이 총유의 형태로 귀속된다고 판단한 원심 및 대법원 판결은 그 논리상 비약이 있다. Ⅳ 관리단과 입주자대표회의의 관계 1. 양자의 차이 및 공동주택의 현실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은 공동주택 이외의 집합건물까지도 대상으로 하여 사법적 측면에서 구분소유자들간의 권리의무를 규율함에 반하여 구주택건설촉진법(현 주택법)은 공법적 측면에서 20세대 이상 공동주택의 관리에 관한 사항만을 규율함으로 관리단과 입주자대표회의는 그 근거법률의 취지와 목적에서부터 확연히 구분된다. 입주자대표회의는 동별대표자가 그 구성원임에 반하여 관리단은 구분소유자 전부가 구성원이고, 입주자대표회의는 공동주택의 관리에 관한 사항을 의결하여 시행할 권한이 있을 뿐이나 관리단은 관리단 집회의 결의에 따라서는 공용부분의 방해배제청구·전유부분의 사용금지청구 등 구분소유자에게 고유하게 귀속하는 권리까지도 행사할 수 있는 점(집합건물법 제25조, 제43내지 44조), 입주자대표회의 경우 구분소유자 뿐 아니라 사용자도 동별대표자의 선출이나 관리규약 개정 등에 의결권을 행사함에 반하여 관리단은 구분소유자만이 의결권을 가지는 점 등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단은 여러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관리단과 입주자대표회의는 별개로 구성되어 존립되어야 할 것이지만 대부분의 공동주택에서는 입주자대표회의만이 구성되어 있다. 물론 관리단이 당연성립주의를 채택하고 있기는 하나 규약제정, 대표자의 선출 등 조직행위가 없다면 그 권한행사가 불가능하므로 조직행위가 불필요하다고 단언할 수 없다. 다만 우리 판례는 “구분소유자로 구성되어 있는 단체로서 법 제23조 제1항의 취지에 부합하는 것이면 그 존립형식이나 명칭에 불구하고 관리단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며, 구분소유자와 구분소유자가 아닌 자로 구성된 단체라 하더라도 구분소유자만으로 구성된 관리단의 성격을 겸유할 수도 있다”(대법원 1996. 8. 23.선고 94다27199판결)고 판시하고 있으므로 입주자대표회의가 관리단으로서 기능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2. 관리단의 실제로서의 입주자대표회의 공동주택 중 특별한 이유로 관리단이 입주자대표회의와 별도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아닌 한 집합건물법상의 관리단과 입주자대표회의는 동일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즉, 하나의 단체인 입주자대표회의는 공법상의 표현이고 사법상으로는 관념적 단체인 관리단의 구체적 실현형태인 것이다. 따라서 공법상의 공동주택 관리권한을 행사할 경우에는 입주자대표회의로서, 사법상의 권한을 행사할 경우에는 관리단(물론 이 경우에도 그 명칭은 입주자대표회의가 될 것이다)으로서 각 권한을 행사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미 본 바와 같이 판례 또한 그 명칭이나 구성원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입주자대표회의가 관리단의 성격을 겸유할 수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사용자가 동별대표자를 선출하고 관리규약 개정에 대한 동의를 하는 등의 권한행사는 구분소유자를 대리하는 것으로 파악될 수 있을 것이다(묵시적 위임 등 사실인정의 문제로서 도출할 수도 있고, 주택법령상의 법정 대리관계로 파악할 수도 있지 않은가 하는 것이 필자의 견해이나 이 부분은 좀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관리단 집회에서 그 대표자인 관리인을 선임하는 것 또한 구분소유자들의 대표자인 동별대표들이 입주자대표회장을 선출하는 간접선거방식으로 이해될 수 있다. 공동주택의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청구사건의 하급심에서 입주자대표회의를 관리단으로 판시하는 사례(부산고등법원 2002. 12. 27.선고 2002나2157판결, 청주지방법원 2004. 7. 23.선고 2002가합1366판결)는 이와 같은 공동주택의 현실에 착안한 법리구성으로서 매우 긍정적으로 보인다. Ⅴ 관리단과 재건축조합의 관계 1. 재건축사업진행에 따른 관리단의 소멸 재건축조합의 조합원들은 재건축 아파트 착공에 즈음하여 조합에 자신의 구분소유권 및 대지권을 신탁등기하고 있고, 재건축 미동의 구분소유자들의 구분소유권 및 대지권에 대하여도 재건축조합이 매도청구소송을 제기하거나 임의 매수하므로 늦어도 사용검사 이전에는 집합건물 구분소유권을 100% 확보하게 된다. 이 경우 구분소유권자들의 100%가 재건축조합의 조합원이 되는 것이므로 집합건물 관리단과 재건축조합간의 구성원 차이는 없어지게 된다. 또한 이 때가 되면 집합건물은 이미 철거가 완료되므로 구분소유권 및 대지권은 소멸하게 되어 건물 및 대지와 부속시설의 관리라는 관리단(입주자대표회의)의 목적도 상실된다. 2. 관리단 소멸과 특별수선충당금의 귀속 재건축 아파트 공사의 착공에 즈음하여 관리단(입주자대표회의)은 그 목적달성의 불능으로 해체되었다고 봄이 옳다. 관리단(입주자대표회의)이 특별수선충당금의 귀속관계를 명확히 하는 결의 없이 자연적으로 해체되게 되면 이는 구분소유권자 전부를 구성원으로 하게 되는 재건축조합에 승계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집합건물법상의 재건축결의는 “건물의 가격에 비하여 과다한 수선, 복구비나 관리비용이 소요되고, 건물을 재건축하게 되면 그에 소요되는 비용에 비하여 현저한 효용의 증가가 있게 되는 경우”에 가능한 것이고, 재건축결의사항에는 “건물의 철거 및 신건물의 건축에 소요되는 비용의 개산액과 그 비용분담에 관한 사항”이 포함되므로 구분소유자 전부가 재건축조합에 가입하고 재건축결의에 동의하여 구분소유권 및 대지권을 신탁한 시점에서는 이미 특별수선충당금 또한 재건축사업에 제공하기로 하는 결의가 전제되거나 묵시적으로 동의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Ⅵ 대상판결의 검토 1. 대법원이 재건축조합과 관리단을 원칙적으로 구분하여 재건축조합이 설립되었다 하여 관리단이 해체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 점은 정당하나 이미 해체되어 재구성될 수 없는 관리단의 결의를 통하여 특별수선충당금을 처분하도록 한 결론은 매우 부당하다(이 사건에서 특별수선충당금이 입주자대표회의 명의가 아닌 대표회장 개인명의로 관리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더욱 그러하다). 2. 결론에 있어서는 원심의 판단이 올바르다고 보인다. 다만, 원심도 재건축조합의 창립총회 등을 관리단 집회로 단정한 점은 소집권자나 소집절차 등에서 의문이 있다. 차라리 재건축조합이 100% 구분소유자들을 구성원으로 하는 시점에서 관리단의 성격을 갖게 되었다거나 건물철거와 함께 관리단은 해체되고 재건축결의로서 특별수선충당금은 재건축조합에 승계되었다고 판단함이 더욱 자연스럽지 않은가 한다. 3. 일부 아파트에서는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하여 관리규약으로 재건축 당시의 구분소유자들에게 특별수선충당금을 분배한다는 규정을 두기도 한다. 그러나 이 또한 특정시점의 구분소유자들에게 예상치 않은 이익을 주는 것이어서 형평에 어긋나고, 입주자대표회의를 관리단으로 전제하지 않는 한 법리상으로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 4. 문제의 근본은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념적으로 존재하는 관리단을 각 공사법상의 단체로 구분하고 있는 입법체계로부터 근원한다. 입법론으로는 집합건물법상의 관리단을 폐지하고 입주자대표회의로 일원화하거나 입주자대표회의를 관리단으로 의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된다. -판결요지- 재건축 조합고 집합건물의 관리단은 별개의 단체로서 그 구성원을 달리할 뿐 아니라 재건축조합이 설립되었다고 하여 관리단이 당연히 해체되는것도 아니므로 특별수선충당금이 관리단 규약이나 그 처분에 관한 유효한 결의없이 재건축조합에 승계된다고 볼 수 없다. -평석요지- 재건축조합이 설립되었다 하여 관리단이 해체된 것도 아니라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나 이미 소멸해 재구성될 수 없는 관리단의 결의를 통해 특별수선충당금을 처분토록 한 결론은 매우 부당한다. 입법론으로는 집합건물법상의 관리단을 폐지하고 입주자대표회의로 일원화하거나 입주자대표회의를 관리단으로 의제하는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2004-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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