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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법 제28조의2의 위헌여부
Ⅰ. 사건의 개요 이 사건의 청구인 등은 각 변호사법 제7조에 의하여 대한변호사협회에 변호사 등록을 마친 자로서, 현재 변호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기존의 변호사법에 따르면 변호인 선임서를 법원 등 공공기관에 제출할 때에 사전에 지방변호사회를 경유하도록 되어 있었으나, 2007. 3.29. 법률 제8321호로 개정된 변호사법 제28조의2는 그에 덧붙여 변호사·법무법인·법무법인(유한) 및 법무조합의 경우 매년 1월말까지 전년도에 처리한 수임사건의 건수 및 수임액을 소속 지방변호사회에 보고하도록 하였고, 만약 이를 준수하지 않을 때에는 변호사법상 징계 처분 및 과태료 처분의 대상이 되도록 규정하였다. 이에 청구인들은 변호사의 영업상 비밀과 같은 수임사건의 건수 및 수임액을 소속지방변호사회와 같은 제3자에게 보고하도록 하는 것은 영업의 자유,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변론권 및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그 위헌의 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Ⅱ. 심판대상 조항 구 변호사법(2007. 3.29. 법률 제8321호로 개정되고 2008. 3. 8. 법률 제89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8조의2(수임사건의 건수 및 수임액의 보고) 변호사·법무법인·법무법인(유한) 및 법무조합은 매년 1월 말까지 전년도에 처리한 수임사건의 건수 및 수임액을 소속 지방변호사회에 보고해야 한다. Ⅲ. 헌법재판소 결정 요지 1. 변호사 지위의 특수성 및 변호사와 지방변호사회와의 관계 변호사법은 변호사는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함을 사명으로 하며, 그 사명에 따라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고 사회질서 유지와 법률제도 개선에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하여(동법 제1조) 변호사의 사명이 인권옹호와 사회정의 실현에 있음을 분명히 하고, 나아가 변호사를 공공성을 지닌 법률 전문직으로 규정함으로써(동법 제2조) 그 직무의 공공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 변호사의 자격을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사법연수원의 과정을 마친 자, 판사나 검사의 자격이 있는 자로 엄격히 제한하고(동법 제4조), 나아가 직무수행에 있어서도 품위유지의무(동법 제24조), 회칙준수의무(동법 제25조) 등 각종 의무를 부과함은 물론, 일정한 경우의 수임제한(동법 제31조), 겸직제한(동법 제38조) 등의 통제를 가하는 동시에 이를 위반할 경우에는 징계처분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바(동법 제91조), 우리 사회는 변호사에게 법률가로서의 능력뿐만 아니라 공공성을 지닌 법률전문가로서 가져야 할 사회적 책임성과 직업적 윤리성을 함께 요청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2. 영업의 자유 침해 여부 변호사라는 직업에 내재된 공공성과 윤리성의 실천이라는 맥락에서 이 사건 법률조항 역시 납세와 관련하여 빈번한 논란의 대상이 되었던 변호사 업계의 상황을 감안하여 수임 사건의 건수 및 수임액에 대한 감독, 확인의 절차를 강화함으로써 변호사의 투명한 납세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형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중략) 비록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해 청구인들의 영업의 자유와 같은 헌법상 기본권이 다소 제한된다고 하더라도 그 제한의 정도가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추구되는 공익에 비하여 결코 중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공익과 사익간의 균형성을 도외시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법익의 균형성의 원칙에 반하지 아니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이 청구인들의 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3. 평등권 침해 여부 변호사는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함을 사명으로 하는 자로서 우리 사회는 변호사들에게 법률가로서의 능력뿐만 아니라 공공성을 지닌 법률전문가로서 가져야 할 사회적 책임성과 직업적 윤리성 또한 강하게 요청하고 있는 점, 이 사건 법률조항 위반으로 부과되는 벌칙은 형사벌이 아닌 과태료에 그친다는 점 및 법무사의 경우에도 그러한 의무의 위반시 징계처분의 대상이 되고 징계의 종류에는 과태료도 포함되어 있다는 점(법무사법 제48조, 법무사규칙 제49조) 등을 감안한다면, 비록 이 사건 법률조항의 의무가 부과되고 또한 이를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 변호사들에게 다른 유사 전문직보다 다소 무거운 벌칙이 부과될 수 있다 하더라도 그러한 취급에는 수긍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고, 이를 두고 자의적인 차별로서 평등권을 침해하였다고 하기는 어렵다. 4.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의 침해 여부 공적인 영역의 활동은 다른 기본권에 의한 보호는 별론으로 하고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가 보호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경제적 내지 직업적 활동은 복합적인 사회적 관계를 전제로 하여 다수 주체간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것이고, 특히 변호사의 업무는 앞서 본 바와 같이 다른 어느 직업적 활동보다도 강한 공공성을 내포한다는 점 등을 감안하여 볼 때, 변호사의 업무와 관련된 수임사건의 건수 및 수임액이 변호사의 내밀한 개인적 영역에 속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청구인들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 할 수 없다. Ⅳ. 평석 헌법재판소는 지난 달 29일 변호사에게 전년도에 처리한 수임사건의 건수 및 수임액을 소속 지방변호사회에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구 변호사법 제28조의2에 대한 헌법소원에서 재판관 5:4의 의견으로 심판청구를 기각하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재판관 다수의견의 논지는 지방변호사회는 공적 성격을 가지는 점, 변호사는 소속 지방변호사회의 감독을 받는 점, 여타 전문직의 경우에도 이미 오래 전부터 소속협회의 내부규정을 통하여 자체적으로 이를 해 오고 있었던 점, 이 사건 법률조항이 도입되기 이전에도 지방변호사회에 수임 사건의 건수는 보고되고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위 법률조항이 영업의 자유 및 평등권,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러한 다수의견은 헌법상의 원칙인 과잉금지원칙의 한 요소인 최소침해성 원칙을 도외시한 문제점이 있다. 이 법률조항이 위헌이라는 재판관 4인의 의견에서도 잘 나타나 있듯이 변호사법 제28조의2와 같은 수단을 선택하지 아니하고도 보다 덜 제한적인 방법을 선택하거나 아예 국민에게 의무를 부과하지 아니하고도 그 목적을 실현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에게 의무를 부과하고 그 의무를 강제하기 위하여 불이행에 제재를 가하는 것이므로 최소침해성 원칙에 위배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변호사는 이미 과세관청에 매년 부가가치세를 신고하면서 수입금액명세서를 함께 제출하고, 그 명세서에는 수임사건과 수임액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적시하고 있으므로 과세관청은 이를 통하여 변호사의 수임관련 내역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그런데도 과세관청은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보고된 수임관련 자료를 지방변호사회로부터 다시 제출받고 있고, 그 내용은 결국 변호사가 부가가치세를 신고할 때 과세관청에 제출하는 수입금액명세서의 내용과 중복된다. 즉 과세관청은 동일한 자료를 두 번 제출받는 셈이 된다. 이 법률 조항이 추구하는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수단을 국가가 확보하였고, 이미 그 수단이 시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동일한 대상에 동일한 의무를 부과하며 그 의무를 강제하기 위하여 불이행에 대하여 제재를 가하는 것은 최소침해성의 원칙에 반하는 완벽한 예일 것이다. 또한 다수의견은 지방변호사회의 공적인 성격을 강조하며 보고된 수임내역을 토대로 소속 회원들을 감독할 수 있다고 하나,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면 지방변호사회는 소속 변호사들로부터 보고받은 수임관련 자료를 단지 과세관청에 전달해주는 사실상의 중개적 역할에 그치는 것을 간과하였다. 국가가 단지 자신의 과세자료를 확보하기 위하여 이미 신고 받은 수임내역과 동일한 내용의 것을 지방변호사회에 보고하도록 법적으로 강제하는 것은 지방변호사회를 과세관청의 업무진행을 위한 수단으로 인식하는 것으로서 지나치게 행정편의적인 규율이라고 판단한 반대의견에 동의한다. 한편 세무사·관세사·공인회계사와 같은 유사전문직의 경우 이 사건 법률규정과 같이 구체적 수임건수 및 수임액을 보고하도록 하는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내부규정을 통하여 회원들에게 수임사건의 건수 및 수임액을 보고하도록 하여 관련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고, 과세관청은 자신에게 신고된 수입내역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하여 소속 협회로부터 자료를 제출받는 것에 불과하며 이 과정에서 개인에게는 어떠한 법적인 의무도 부과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지방변호사회에 대해서만 변호사법에 명문의 규정을 두어 불이행시 이를 강제하는 것은 헌법상의 기본 이념인 평등의 원칙에도 반한다 할 것이다. 다수의견은 변호사의 공적인 성격만을 지나치게 강조하여 의뢰인과 수임계약을 체결하여 보수를 받는 측면에서 본 변호사의 사경제 주체로서의 특성을 완전히 도외시하였다. 변호사로서의 직업 활동은 공·사적인 성격을 겸유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하여는 심사기준이나 법익형량의 영역에 차이를 두는 한이 있더라도 일단 사적인 성격의 부분은 사생활의 비밀에 해당된다는 점을 인정하고 이에 따른 기본권으로서의 보호절차를 보장하는 것이 상당하다. 변호사법 제28조의2는 이미 과세관청이 확보한 자료와 중복되고 새로운 정보가치를 지니지 아니하는 자료를 확보하는 것에 지나지 않으므로 헌법상 필요한 부분을 넘어 사생활 비밀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단하였어야 함에도 이와 달리 사생활의 비밀에 포함되는 영역이 아니라고 판단한 다수의견의 논지는 수긍하기 어렵다. 결론적으로 이번 결정은 장차 재판관 스스로 이해관계의 당사자가 될 수 있는 변호사 직역과의 관계를 고려하여 법조계 전반에 대한 국민적 여론을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법리적으로 다소 무리가 있는 결정을 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2009-11-16
강현중·박종보 교수의 효력정지가처분결정의 평석에 대한 비판 - 사법시행령 4조3항 및 군행형법시행령 43
1. 서설 사법시험 제1차시험을 4회 응시한 자는 마지막으로 응시한 제1차시험의 시행일로부터 4년이 경과한 날이 속하는 해의 말일 까지는 제1차시험에 다시 응시할 수 없도록 한 사법시행령 제4조 제3항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에서 2000. 11. 21. 청구된 가처분신청에 대해 신속하게 헌법재판소가 2000. 12. 8. 본안에 대한 종국결정 선고시까지 위 법령조항의 효력을 정지시키는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또한 미결수용자의 면회횟수를 매주 2회로 제한한 군행형법시행령 제43조 제2항 본문 전단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에서 2002. 3. 22. 청구된 가처분신청에 대해서도 빠른 시일안에 헌법재판소가 2002. 4. 25. 본안에 대한 종국결정 선고시까지 위 법령조항의 효력을 정지시키는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강현중 교수와 박종보 교수의 평석이 각각 2001. 3. 26.자 및 2002. 6. 6.자 법률신문에 실렸는데 필자의 주관적 졸견에 의할 때 그 평석에 있어서 상당히 많은 문제점이 있다고 사료되어 필자의 사견을 피력해 보기로 한다. 2. 헌재 2000. 12. 8. 2000헌사471 사법시행령 제4조 제3항 효력정지 가처분결정의 평석에 대한 비판 (1) 헌법재판소 결정의 요지 헌법재판소법은 명문의 규정을 두고 있지는 않으나, 헌법소원심판절차에 있어서도 가처분의 필요성은 있을 수 있고, 달리 가처분을 허용하지 아니할 상당한 이유를 찾아볼 수 없으므로 가처분이 허용된다. 위 가처분의 요건은 헌법소원심판에서 다투어지는 ‘공권력 행사 또는 불행사’의 현상을 그대로 유지시킴으로 인하여 생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할 필요가 있어야 한다는 것과 그 효력을 정지시켜야 할 긴급한 필요가 있어야 한다는 것 등이 된다. 따라서 본안심판이 부적법하거나 이유 없음이 명백하지 않는 한, 위와 같은 가처분의 요건을 갖춘 것으로 인정되면, 가처분을 인용한 뒤 종국결정에서 청구가 기각되었을 때 불이익과 가처분을 기각한 뒤 청구가 인용되었을 때 발생하게 될 불이익에 대한 비교형량을 하여 후자의 불이익이 전자의 불이익보다 큰 경우에 가처분을 인용할 수 있다. 사법시행령 제4조 제3항이 효력을 유지하면, 신청인들은 곧 실시될 차회 사법시험에 응시할 수 없어 합격기회를 봉쇄당하는 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입게 되어 이를 정지시켜야 할 긴급한 필요가 인정되는 반면 효력정지로 인한 불이익은 별다른 것이 없으므로 이 사건 가처분신청은 허용함이 상당하다. (2) 강현중 교수의 평석요지 가처분과 같은 법적 제도는 궁극적으로 헌법과 법률에 근거하여 창설되어야 한다. 어떤 국가기관이 일정한 법적제도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고 그러한 제도를 만들지 않을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더라도 헌법과 법률이 그 제도를 마련하여 주지 않는한, 자기필요의 판단에 따라 함부로 그 제도를 창설할 수는 없다. 가처분에서 대립당사자의 구조와 변론권 보장은 중요한 요소라 아니할 수 없다. 이렇게 볼 때 헌법재판소법상 대립당사자의 구조와 구두변론의 원칙을 취하고 있는 정당해산심판과 권한쟁의심판에서만 가처분을 할 수 있다는 규정을 둔 것은 결코 우연이거나 예시가 아니다. 헌법소원심판청구사건에 있어서는 대립당사자의 구조와 구두변론의 원칙이 반드시 지켜지지는 않으므로 이와 성질을 달리하는 민사소송법의 가처분규정이 준용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위헌법률심판과 헌법소원심판에서도 잠정성과 보전성이 있는 민사소송법상의 가처분을 할 수 있다고 한다면 가처분이의와 취소를 성질상 반듯이 허용하여야 하는데 피청구인이 없는 헌법재판소의 가처분에서 가처분이의와 취소를 신청할 수 없다. 피청구인이 없다고 하여 이의와 취소가 허용되지 않는 가처분이라면 이것은 민사소송법을 준용한 것이 아닌 초법규적 가처분이 될 것이다. 가처분제도가 일반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독일에서의 잠정처분의 내용 가운데는 재판의 정지를 명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이것은 연방헌법재판소에 재판소원이 인정될 뿐 아니라 연방헌법재판소가 최고법원으로서 사법부를 구성하는 독일제도의 소산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는 헌법상 헌법재판소에 재판소원이 인정되지 아니하고 사법권은 법원이 독점하고 있어 독일과 사정이 아주 다르다. 그런데도 외부기관(헌법재판소)이 법원이 한 재판의 정지를 명하는 것은 사법권의 침해일 뿐만 아니라 재판절차를 불안정하게 하고 혼란에 빠뜨리게 된다. 더욱이 독일과 달리 위헌심사형 헌법소원제도가 인정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독일식의 잠정처분제도가 인정된다면 그 불안정과 혼란의 범위는 더 넓고 깊게 된다. (3) 비판 우리 헌법재판소가 행한 가처분결정은 법적 근거없이 내려진 것이 아니다. 헌법재판소법 제40조가 그 법률적 근거가 된다. 여기에서 준용과 직접적용의 법적 의미를 정확하게 인식하여야 할 것이다. 헌법재판은 일반 민사재판과는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포괄준용’형식으로 규정되어 있는 헌법재판소법 제40조에 따라 민사소송법상의 가처분규정과 행정소송법상의 집행정지규정을 준용할 때 헌법재판의 특수성을 고려해서 적절히 변경을 가하여 헌법재판소는 위 규정들을 적용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대립당사자의 소송구조의 여부와 상관없이 가처분관련 규정들을 헌법소송에 준용할 수 있는 것이다. 준용의 법적 의미에 입각할 때 그리고 대립당사자구조를 취하지 않는 심판절차도 헌법재판에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반드시 대립당사자의 소송구조에 있을 때만 가처분이 헌법재판에서 적용된다는 논리는 성립되지 아니한다. 또한 위 평석은 헌법소원심판에서는 특히 행정소송법도 준용된다는 것을 잊고 있다. 헌법소원심판은 전형적인 당사자대립구조를 취하고 있다. 나아가 위헌법률심판과 헌법소원심판도 재판부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변론을 열 수 있는데(헌법재판소법 제30조 제2항 단서, 제25조 제1항, 제27조 제2항) 대심적 구조를 취하여 변론을 여는 경우에는 가처분을 준용할 수 있고 변론을 열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가처분을 준용할 수 없다는 논리도 성립될 수 있게 되는데 이것은 타당하지 않다. 특히 위헌법률심판과는 달리 헌법소원심판에서는 피청구인이 존재해서{헌법소원심판은 전형적인 대립당사자의 구조로 되어있다.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았을 때 청구인은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기 때문에(헌법재판소법 제68조) 예컨대 공권력의 행사로 기본권의 침해를 받은 경우 청구대상이 특정되어야 하고 청구대상이 특정되면 그 공권력을 행사한 자를 피청구인으로 하여 답변서를 제출받는 것(헌법재판소법 제27조 제1항, 제29조 제1항 및 제2항)이 우리 헌법재판의 일반적인 실무례이다}대립당사자의 대심적 구조를 이루고 있는 것이 일반적인데, 위 견해는 헌법소원심판에서 직권심리주의를 원칙으로 하고 예외적으로 변론주의를 취하고 있는 점만을 보고 직권심리주의와 대립당사자주의를 혼동했거나 헌법소원심판에서는 대립당사자의 대석구조로 되어 있다는 점을 잊고서 하는 주장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민사소송법상의 가처분을 ‘준용’할 때 가처분이의와 취소를 성질상 반드시 허용하여야 한다는 주장도 왜 그러야 하는지 그 근거를 찾기 어렵다. 헌법재판의 특정심판절차에서 피청구인이 없어서 가처분이의나 취소를 할 수 없다면 바로 그것으로 족한 것인데 일단 내려진 가처분결정에 대해 왜 존재하지도 않은 피청구인 관념까지 상정하면서 반드시 이의나 취소를 따질 필요가 있는 것인가를 생각해볼 때 위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독일연방헌법재판소는 우리 대법원과 같이 독일기본법 사법의 장(제9장)에 있는 규정되어 있는 법원이지만, 우리 대법원과 달리 상고심재판권을 관할하는 것이 아니라 헌법재판권만을 독립하여 관장한다(우리 대법원이 우리 헌법제101조 제2항에 있는 ‘최고’법원이라는 표현에 대단한 집착을 보이고 법적 의미를 부여하여 해석하고 있지만 독일 연방헌법재판소가 사법의 장에 규정되어 있어도 최고법원이라는 표현은 독일기본법 및 연방헌법재판소법 어디에도 없다. 연방헌법재판소법 제1조는 연방헌법재판소는 여타의 모든 헌법기관에 대하여 독립적이고 독자적인 연방의 법원이다라고 규정하여 연방헌법재판소의 독립성을 강조하고 있을 뿐이다). 상고심재판권은 5개의 연방대법원에서 관장하고 있는데 연방통상(민·형사)법원, 연방행정법원, 연방재정법원, 연방노동법원, 연방사회법원이 그것이다(독일기본법 제95조 제1항). 연방헌법재판소는 평석자가 생각하는 것과 같이 일반 사법체계내에 있는 최고 ‘심급’법원으로서의 최고법원이 아니다. 이러한 의미의 최고법원은 위 5개의 연방대법원들이다. 형식적인 헌법규정상의 위치에 관한 문제와 구체적인 관할권의 범위의 차이를 제쳐놓는다면 우리 헌법재판소의 지위와 기능이 대동소이하다. 헌바사건에서 사후적으로 재심에 의한 구제를 받는다는 것과 사전적인 보전조치로서의 가처분을 구별하여야 한다. 헌바사건에서 재심제도를 마련하고 있다는 사실은 가처분결정에서 형량판단의 요소로 고려할 수는 있지만 개별적인 경우에 다양한 사안에서 고려될 수 있는 상황을 배제한 채 재심제도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가처분제도 자체를 부인할 수는 없는 것이다. 우리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의하여 예외적으로 법원의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이 인정되는데 헌법재판소에서 위헌결정된 법률을 적용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재판은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러한 예외적인 법원의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에서의 가처분의 필요성과 나아가 헌바사건의 헌법소원에서의 가처분의 가능성을 인식하여야 할 것이다. 헌법재판소가 가처분으로 법률의 효력정지를 명하면 최고입법기관인 국회의 권한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논증할 수 없듯이 마찬가지로 헌법재판소가 가처분으로 재판의 정지를 명할 때 최고심급법원인 대법원이나 일반법원의 사법권이나 그 독립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다. 정당한 헌법재판소의 헌법재판권행사만 있을 뿐이다. 또한 가처분결정은 그 이유구비요건의 심사에서 항상 형량판단이 수반된다. 따라서 헌법재판소의 재판정지가처분이 내려지면 재판절차를 불안정하게 하고 혼란에 빠뜨리게 되고 더욱이 독일과 달리 위헌심사형 헌법소원제도가 인정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독일식의 잠정처분제도가 인정된다면 그 불안정과 혼란의 범위는 더 넓고 깊게 된다는 평석자의 주장은 논리비약적 과장아니면 기우라고 밖에 달리 말할 수 없다. 3. 헌재 2002. 4. 25. 2002헌사129 군행형법시행령 제43조 제2항 효력정지 가처분 결정의 평석에 대한 비판 (1) 헌법재판소의 결정요지 군사법원법 제242조 제1항 중 제239조 규정에 의하여 신청인에 대하여 한 1차 연장 구속기간은 2002. 3. 28.에 이미 끝나 더 이상 군사법경찰관의 조사단계에서 구속기간이 연장될 위험이 없으므로 위 규정의 효력을 가처분으로 당장 정지시켜야 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헌법재판소법 제40조 제1항에 따라 준용되는 행정소송법 제23조 제2항의 집행정지규정과 민사소송법 제714조의 가처분규정에 의하면, 법령의 위헌확인을 청구하는 헌법소원심판에서의 가처분은 위헌이라고 다투어지는 법령의 효력을 그대로 유지시킬 경우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 가처분에 의하여 임시로 그 법령의 효력을 정지시키지 아니하면 안될 필요가 있을 때 허용되고, 다만 현재 시행되고 있는 법령의 효력을 정지시키는 것일 때에는 그 효력의 정지로 인하여 파급적으로 발생되는 효과가 클 수 있으므로 비록 일반적인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을 때에는 인용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면회제도는 피구속자가 가족 등 외부와 연결될 수 있는 통로를 적절히 개방, 유지함으로써 한편으로는 가족 등 타인과 교류하는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생활관계가 완전히 단절되어 파멸에 이르는 것을 방지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조력하고자 존재하는 것으로 군행형법시행령의 적용을 받는 미결수용자들의 면회의 권리를 행형법시행령의 적용을 받아 매일 1회 면회할 수 있는 피구속자와 비교하여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한다면, 군행형법시행령의 적용을 받는 자들은 이로 인하여 인간으로서의 행복추구권이나 피고인으로서의 방어권 행사에 회복하기 어려운 손상을 입게 될 것이다. 위 규정에 대한 가처분신청이 인용된다면 군인의 신분이거나 군형법의 적용을 받는 미결수용자가 외부인과의 군형법의 적용을 받는 미결수용자가 외부인과의 잦은 접촉을 통해 공소제기나 유지에 필요한 증거를 인멸하거나 국가방위와 관련된 중요한 국가기밀을 누설할 우려가 있을 수 있으나, 수용기관은 면회에 교도관을 참여시켜 감시를 철저히 하거나 필요한 경우에는 면회를 일시 불허함으로써 증거인멸이나 국가기밀누설을 방지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가처분을 인용한다 하여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는 없다여기에는 재판관 한대현, 재판관 김효종, 재판관 주선회의 반대의견이 있다. 이 반대의견에 의하면 위 군행형법시행령 규정은 미결수용자에게 외부인과의 면회를 주 2회 허용하고 있으므로 이 기회에 신청인들은 다수의견이 설시하는 바와 같은 면회의 목적을 대체로 달성할 수 있을 것이고, 여기에다 변호인과의 접견이 원칙상 제한 없이 허용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면회제한 규정의 효력을 가처분에 의하여 긴급히 정지시켜야 할 급박한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2) 박종보 교수의 평석요지 행정소송법 제23조 제2항과 민사소송법 제714조는 원래 당해 사건 당사자의 권리구제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필요한 경우에 법원이 임시구제조치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에 불과하고, 법령의 일반적 효력정지까지 예상하고 있는 규정은 아니다. 당해 사건의 당사자를 구제하기 위한 가처분규정을 근거로 법령의 효력을 정지시킴으로써 당사자가 아닌 일반인에게까지 효력을 미치게 하는 것은 위 법률들에 규정된 가처분제도의 원취지를 벗어나는 것이다. 따라서 행정소송법의 집행정지규정이나 민사소송법의 가처분 규정에는 없는 내용(법령에 대한 효력정지)을 준용한다고 한 결과가 되어, 헌법재판소가 법률상 근거없는 헌법소원심판에서의 법령의 효력정지가처분제도를 창설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원칙적으로 위헌결정의 소급효가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위와 같은 가처분을 허용한다면 법률의 효력상실이라는 위헌결정의 효력을 가처분이라는 별도의 제도로 선취하는 결과가 될 것인데, 이는 우리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과 조화될 수 없다. 이 사건 심판대상인 군형법시행령 제43조 제2항 본문중 후단부분은 “참모총장은 미결수용자의 접견교통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그 횟수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규정하여 면회 횟수에 대한 행정청의 재량여지를 인정한다. 조문 전체의 취지로 볼 때 면회 횟수를 주 2회만으로 직접 제한하는 것이 입법자의 의도는 아닌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다면 이 헌법소원 본안사건은 침해의 직접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각하되어야 마땅하다. 이사건 헌법소원은 법원의 권리구제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제기한 것으로서 부적법하다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사건에서 법령의 효력을 일반적으로 정지하는 가처분까지 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결론적으로 이 사건은 법령의 효력정지를 명하는 가처분신청을 인용할만한 사건이 못된다. (3) 비판 헌법재판소의 관할과 행정법원의 관할이 다르기 때문에 행정소송법의 집행정지규정을 준용한다는 핵심적인 의미는 행정소송에서 처분의 효력정지에 대응하여 이에 적절히 변경을 가하여 헌법재판의 특수성을 고려해서 헌법소원에서 법령을 심판대상으로 하는 경우 법령의 효력정지의 가처분을 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위의 주장은 근본적으로 해석론적 차원에서 준용과 직접적용의 차이를 명백하게 오해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본안결정의 대상인 법률의 효력 또는 집행이 현실적으로 발생 또는 진행되고 있는한 그리고 본안결정이 있을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한, 나아가 본안결정이 있을 때까지 회복할 수 없는 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한 ‘그 법률에 대한 위헌결정의 시간적 효력과는 상관없이’ 이에 대한 사전보전조치로서 법률의 효력정지내지 집행정지의 가처분이 가능하다. 사전보전조치로서 일시적이고 잠정적인 법률의 효력정지 내지 집행정지의 가처분이 법률의 효력을 획일적으로 전면적으로 무효화시키는 본안결정에서의 위헌결정과 결코 등가물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위헌결정된 법률의 향후무효법제에서 가처분을 인정하면 본안결정을 선취한다는 결과가 된다는 것은 가처분에서 본안결정선취금지를 명백히 오해하고 있는 것이다.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의 적법요건으로서 기본권침해의 직접성이란 집행행위에 의하지 아니하고 법률 그 자체에 의하여 자유의 제한·의무의 부과·권리 또는 법적 지위의 박탈이 생긴 경우를 뜻한다(헌재 1992. 11. 12. 94헌마213, 판례집 8-1, 147, 154). 이러한 직접성에 대한 기본적 인식을 바탕으로 할 때 평석자의 주장은 군형법시행령 제43조 제2항 본문중 후단부분에 오인조준하여 우회적인 법원의 구제절차에 초점을 맞춘 것 같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심판대상은 정확히 군형법시행령 제43조 제2항 본문중 전단부분이고 주문에서 군형법시행령 제43조 제2항 본문중 전단부분의 효력은 본안사건인 2002헌마193 헌법소원심판청구사건의 종국결정선고시까지 이를 정지한다고 명확하게 표현하고 있다. 나아가 평석자는 이 가처분결정의 형량판단에 대한 구체적인 논증없이 이 사건은 법령의 효력정지를 명하는 가처분신청을 인용할만한 사건이 못된다고 공허한 주장을 하고 있다. 적어도 다수의견과 소수의견에서 형량의 무게중심은 무엇이었는가가 파악되어야 한다. 그 다음 어느 쪽의 형량판단에 공감하는가는 각자의 자유로운 선택에 달려 있는 것이다. 4. 결론 헌법재판에서 가처분에 관한 이론과 헌법재판소의 실무현실 및 실정헌법재판소법 해석론에서 크게 벗어나서 헌법소원심판을 비롯한 헌법재판의 특정심판절차에서 가처분이 허용되느냐에 대해 더 이상 낭비적인 논란를 하는 것은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헌법재판소법상 가처분 일반조항의 신설규정의 구체적 내용에 대한 건설적인 입법론의 담론이 이루어지고 이에 따라 원활한 헌법재판을 위한 헌법재판소법개정이 뒷따라야 할 것이다.
2002-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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