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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훼손죄에 있어 ‘사실의 적시’ 해당 여부 판단에 관한 판례의 검토
(대상판결 : 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7도15628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인은 A씨 ‘ㄱ’공종중의 사무총장으로서 종중 이사회의 결의에 따라, ‘A씨의 적통’이라는 제목의 두 권으로 이루어진 책(이하 ‘이 사건 책자’라고 한다)을 출간하여 안내문과 함께 A씨 각종 계파 회장, 임원들에게 배포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 책자와 안내문에는 “’ㄴ’공 공소외 1이 ‘ㄷ’공 공소외 2의 맏형 또는 공소외 3의 장자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이 입증된다”거나 “’ㄴ’공이 실존인물이라고 볼 확실한 근거가 없는데도 그 후손들이 실존성을 조작하였다”는 등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다. 이에 대해 검사는 “’ㄴ’공 공소외 1은 ‘ㄹ’공 공소외 4의 적장손이자 ‘ㄷ’공 공소외 2의 맏형이고, 그러한 사실은 종원지위부존재확인 사건에 관한 민사판결에서 확인되었다”는 이유로, 피고인이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A씨 ‘ㄱ’공파대정회 종원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을 출판물에의한명예훼손죄로 기소하였다. 1심과 2심 법원은 피고인에 대해 유죄 판결을 선고하였다. 2. 대상 판결의 요지 "명예훼손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사실의 적시가 있어야 하고, 적시된 사실은 이로써 특정인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가 침해될 가능성이 있을 정도로 구체성을 띠어야 한다. 이때 사실의 적시란 가치판단이나 평가를 내용으로 하는 의견표현에 대치되는 개념으로서 시간과 공간적으로 구체적인 과거 또는 현재의 사실관계에 관한 보고 내지 진술을 의미하며, 그 표현내용이 증거에 의한 입증이 가능한 것을 말하고, 판단할 진술이 사실인가 또는 의견인가를 구별할 때에는 언어의 통상적 의미와 용법, 입증가능성, 문제 된 말이 사용된 문맥, 그 표현이 행하여진 사회적 상황 등 전체적 정황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른 사람의 말이나 글을 비평하면서 사용한 표현이 겉으로 보기에 증거에 의해 입증 가능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서술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더라도, 글의 집필의도, 논리적 흐름, 서술체계 및 전개방식, 해당 글과 비평의 대상이 된 말 또는 글의 전체적인 내용 등을 종합하여 볼 때, 평균적인 독자의 관점에서 문제된 부분이 실제로는 비평자의 주관적 의견에 해당하고, 다만 비평자가 자신의 의견을 강조하기 위한 수단으로 그와 같은 표현을 사용한 것이라고 이해된다면 명예훼손죄에서 말하는 사실의 적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그리고 이러한 법리는 어떠한 의견을 주장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견해나 그 근거를 비판하면서 사용한 표현의 경우에도 다를 바 없다." 대상판결은 위와 같은 입장에서, “과거의 역사적 사실관계 등에 대하여 민사판결을 통하여 어떠한 사실인정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이후 그와 반대되는 사실의 주장이나 견해의 개진 등을 형법상 명예훼손죄 등에서의 ‘허위 사실의 적시’라는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이 사건 책자에 기재한 위와 같은 표현들이 ‘허위사실 적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원심 판결을 파기하였다. 3. 대상판결의 검토 가. 바람직한 법률해석의 기준 법률은 사회구성원들 간의 ‘약속’이고, 사회구성원들은 그 약속을 준수할 것을 요구받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을 포함한 여러 법적 제재를 받는다. 사회는 구성원들에게 ‘약속’, 즉 ‘법률’의 준수를 요구하기에 앞서 구성원들이 그 약속의 내용이 무엇인지를 쉽고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약속이 ‘법률’이라는 ‘문언’의 형태로 정리되어 있고 구성원들은 그 문언을 통해 약속의 내용을 인식한다는 점에서, 그 문언의 의미가 분명해야만 한다. 그런 관점에서 법률해석은 1차적으로 ‘문언’의 의미에 입각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바람직한 법률해석은, ① 구체적인 사안에서 일반인 누구라도 어떠한 행위가 법률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고, ② 주관적 판단요소의 개입 여지를 최대한 배제하여 개별 사안들에 대해 누구나 적용할 수 있는 명확하고 객관적인 판단기준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나. 출판물에의한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 ‘출판물에의한명예훼손죄’(형법 제309조 제2항)는 객관적 구성요건으로 ① 신문 잡지 또는 라디오 기타 출판물에 의하여, ②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③ 사람의 명예를 훼손할 것을, 주관적 구성요건으로 ④ 사람을 비방할 목적과 ⑤ 위 객관적 구성요건 요소들에 대한 인식과 의사, 즉 ‘고의’를 요한다. 대상판결은 이 사건 책자에 나타난 표현이 ‘② 허위사실을 적시’한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해 판단하고 있는데, 위 요건은 ‘그 표현이 사실관계에 해당하는 것일 것’과 ‘그 표현에 나타난 사실관계의 내용이 허위일 것’이라는 요소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대상판결은 그중 전자 ‘그 표현이 사실관계에 해당하는 것’(이하에서는 이를 ‘사실의 적시’로 통칭하겠다)인지 여부를 판단 대상으로 하고 있다. 다. ‘사실의 적시’의 해석 ‘사실(事實)’이라고 함은 사전적으로 “실제로 있었던 일이나 현재에 있는 일”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으로서 “(허위)사실을 적시”한다고 함은 (그것이 진실인지 여부를 떠나) ‘과거에 있었던 일이나 현재에 있는 일’에 관해 표현하는 것이다. 명예훼손죄에 있어서 ‘사실의 적시’라는 구성요건 요소에 대한 해석은 위와 같은 문언적 의미에 기반하여야 할 것이다. 라. 대상판결의 해석에 관한 검토 대상판결은 “어떠한 표현이 겉으로 보기에 증거에 의해 입증 가능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서술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더라도, 전체적인 맥락에서 의견 표명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면 명예훼손죄에서 말하는 사실의 적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기본적인 전제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르면, 어떠한 표현이 ‘사실의 적시’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그것이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관한 것’인지 여부 이외에 ‘글의 집필 의도, 논리적 흐름, 서술체계 및 전개방식, 해당 글과 비평의 대상이 된 말 또는 글의 전체적인 내용 등’이라는 추가 요소를 고려하여야 한다. 그런데 위와 같은 추가 고려 요소는 법관으로 하여금 주관적이고 가치평가적인 판단을 하게 하는 것이고, 이로 인해 사회구성원들은 특정 표현이 명예훼손죄에 있어 사실의 적시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쉽게 판단할 수 없게 된다. 또 위와 같은 해석은 주관적 요소를 개입시켜 개별 사안에 관해 누구나 적용할 수 있는 명확하고 객관적인 판단기준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바람직한 법률해석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 공소사실에 명예훼손적 표현으로 기재된 표현은 “’ㄴ’공 공소외 1이 ‘ㄷ’공 공소외 2의 맏형 또는 공소외 3의 장자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이 입증된다”거나 “’ㄴ’공이 실존인물이라고 볼 확실한 근거가 없는데도 그 후손들이 실존성을 조작하였다”라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그 표현자의 주관적 가치판단이 아닌 과거에 있었던 일에 관한 표현으로, ‘사실을 적시’한 것에 해당한다. 특히, “’ㄴ’공이 실존인물이라고 볼 확실한 근거가 없는데도 그 후손들이 실존성을 조작하였다”는 표현은, 특정한 과거 인물의 실존 여부에 대한 의견을 벗어나 그 후손들의 증거 조작 행위에 관한 것으로서, 의견 표명의 범위를 벗어나 ‘사실의 적시’에 해당하고, 증거 조작 행위의 주체로 주목된 종원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다. 또한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이미 확정된 민사판결에 반하는 사실관계를 사실인 것처럼 표현한 것인바, 피고인이 얼마나 충분한 근거와 합리적인 논리에 따랐는지를 따지지 않고, 의견 표명의 일환이라는 사정만으로 그것이 ‘사실의 적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대상판결의 입장을 납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마. 표현의 자유 보장과 명예훼손죄 구성요건 해석 헌법에 규정된 표현의 자유를 충분히 보장할 필요가 있다는 대상판결의 근본취지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나 표현의 자유 또한 다른 사람의 명예나 사생활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로 제한되어야 한다. 또한, 표현의 자유 보장이라는 대상판결의 취지는 명예훼손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들의 다른 구성요건적 요소들에 의해서도 충분히 구현할 수 있다. 이 사건을 예로 들면, 이 사건 책자에 나타난 표현들 중 공소사실에 기재된 것들이 ‘사실의 적시’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① 그것이 허위가 아니라거나 ② 피고인이 그것이 허위인 것을 인식하지 못하여 ‘고의’가 없었다거나 ③ 비방할 목적이 없었다는 것을 소명함으로써 출판물에의한명예훼손죄로의 처벌을 피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형법 제307조 제1항에 규정된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에는 해당할 수 있겠으나, 해당 종중 공동의 이익을 위한 행위로서 형법 제310조에 의해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대상판결의 근본 취지는 충분히 공감할 만한 것이나 이를 구현하는 방법에 있어서 바람직하지 못한 법해석을 한 것으로, 명예훼손 행위 처벌 규정의 구성요건적 요소 해석에 관한 합리적인 논리를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다.
명예훼손
재판
사실의적시
공일규 변호사 (법무법인 오른하늘)
2018-05-21
홍완식 교수(건국대 로스쿨)
인터넷 실명제 위헌결정에 대한 평석 및 입법평론
I. 서론 기본권의 실현과 보장을 국가의 존재이유로 인식하고, 민주주의의 구현을 국가운영의 기본원리로 제도화하고 있는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의 표현의 자유의 중요성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또한, 자유민주국가에서 익명표현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의 보호범위 내에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이론이 있을 수 없다. 인터넷의 확산 및 이용자의 급격한 증가로 인하여 인터넷에서의 표현의 파급력과 영향력이 커진 반면에, 익명성과 불특정 다수에게의 대량전달가능성 등의 인터넷의 특성으로 인하여 명예훼손, 모욕, 사이버스토킹, 불법정보유통 등의 역기능도 증가하였다. 문제는 인터넷에서의 역기능을 차단하면서도, 인터넷에서의 자유로운 표현을 어떻게 보장하느냐이다. 이러한 과제는 우선 법령의 입법을 통해서, 그리고 판결을 통해서 달성될 수 있다. 지난 8월 23일에 내려진 헌재의 결정은 이러한 국가적 과제를 살펴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인터넷실명제의 유형과 용어가 다양하고, 우리나라의 인터넷실명제는 '제한적 본인확인제'라는 용어가 관련 법령과 제도의 본질에 더 가까운 표현이지만, 이글에서는 대중적인 용어인 인터넷실명제를 사용하기로 한다. II. 판례평석 헌법 제21조가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는, 전통적으로는 사상 또는 의견의 자유로운 표명과 그것을 전파할 자유를 의미하는 것으로, 익명 또는 가명으로 자신의 사상이나 견해를 표명하고 전파할 익명표현의 자유도 그 보호영역에 포함된다(헌재 2010. 2. 25. 2008헌마324). 그리고 오늘날 가장 거대하고 주요한 표현매체의 하나로 자리를 굳힌 인터넷상의 표현에 대하여 질서 위주의 사고만으로 규제하려고 할 경우 표현의 자유의 발전에 큰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헌재 2002. 6. 27. 99헌마480)는 점은 이전의 헌재 결정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해석적 기초 하에 헌재는 일일 평균 이용자수가 10만명 이상인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는 인터넷게시판 이용자의 본인확인을 의무화하도록 하는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5 제1항 2호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에서 익명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해 여부를 주로 검토하였다(헌재 2012. 8. 23. 2010헌마47등). 우선 동 규정의 본인확인제가 인터넷상의 언어폭력, 명예훼손, 불법정보의 유통 등을 방지하고 인터넷게시판을 책임 있는 공론의 장이 되도록 하려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적합한 수단임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형사법 및 정보통신망법에 의한 제재수단이 마련되어 있고, 불법정보 등 게시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며, 본인확인제 이외의 여러 규제조항들의 엄정한 집행을 통하여 불법정보 등 게시의 단속 및 처벌이 실질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따라서 본인확인제는 그 입법목적을 달성할 다른 수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목적달성에 필요한 범위를 넘는 과도한 제한을 하는 것으로서 침해의 최소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보았다. 또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함으로 인하여 달성하려는 공익의 효과가 명백하지 아니하고 시행 이후에 입법목적이 달성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반면에, 본인확인제가 초래하는 익명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은 매우 중대하다고 판단하였다. 결국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은 인정되지만, 피해의 최소성과 법익의 균형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또한 게시판운영자에 해당하는 인터넷언론사인 청구인의 언론의 자유도 침해하였다고 보았다. 앞서 헌재는 선거기간 중 인터넷게시판 이용자의 실명확인을 거치도록 하는 공직선거법 제82조의 6 제1항 등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에서 익명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해여부를 검토한 바 있다(헌재 2010. 2. 25. 2008헌마324등).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는지를 검토하면서, 실명확인은 부당한 선거운동이나 소수에 의한 여론 왜곡을 차단하여 선거의 평온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므로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을 인정하였다. 그리고 후보자비방죄 등을 통한 사후적 구제수단만으로는 실질적 권리구제가 이루어 질 수 없다는 점과 실명확인 기간을 '선거운동기간 중'으로 한정한 점 등을 들어 침해의 최소성이 인정된다고 보았다. 또한 선거의 공정과 평온의 훼손 및 소수인에 의한 여론 왜곡 등의 폐해 방지라는 공익이, 인터넷언론사 이용자가 실명확인 과정에서 겪는 불편함과 주저함 등 사익의 비중보다 더 크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된다고 보았다. 결국 공직선거법에서의 본인확인제는, 정보통신망법에서의 본인확인제와는 달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이러한 헌재 결정을 비교하여 보면, 선거라는 공공영역에서의 익명표현의 자유가 사적영역을 주된 대상으로 하는 익명표현의 자유보다 더 제한을 받는 결과가 되고 말았다. '비판의 자유'나 '반대의 자유'조차도 엄격히 보장되어야 할 공공영역 특히 선거에서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자유로운 여론형성을 방해하며 유익한 익명표현까지 사전적이고 포괄적으로 규제하여 오히려 선거의 공정이라는 입법목적달성에 장애"(헌재 2010. 2. 25. 2008헌마324 반대의견 중)가 있어서는 안된다. 공공영역에서의 익명표현의 자유에 대한 엄격한 제한은 정부에 대한 비판을 억압하는 성격을 지니기 때문에 특히 문제가 된다. 반대로 사적영역에서의 익명표현은 타인을 괴롭히고 모욕하며 타인의 명예나 사생활을 침해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정보통신망법의 입법당시의 상황을 보면 무분별한 악플로 인하여 고통을 받는 사례가 많았고 자살을 하는 사례도 있었으며, 이러한 현실이 인터넷실명제의 입법동기가 되었다. 사적 영역에서의 익명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은 타인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기능을 하기도 한 것이다. 익명표현의 자유에 관한 한 공공영역에서는 기본권제한의 법리에 보다 착안해야 하고, 사적 영역에서는 기본권충돌의 법리에 보다 착안해야 한다. III. 입법평론 인터넷실명제를 구체화 하고 있는 법률은 정보통신망법과 공직선거법이다. 하나는 일반적인 인터넷실명제이고, 다른 하나는 선거부문의 인터넷실명제라고 할 수 있다. 후자가 먼저 도입되었는데, 선거분야 인터넷실명제가 도입된 것은 2004년 3월 12일의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의 개정을 통해서이다. 공직선거법 제82조의6(인터넷언론사 게시판·대화방 등의 실명확인)에 따르면, 인터넷언론사에게 선거운동기간 중 인터넷홈페이지의 게시판·대화방 등에서 실명확인을 위한 기술적 조치를 의무화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일반적인 인터넷실명제가 도입된 것은 2007년 1월 26일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의 개정을 통해서이다. 이번에 위헌 결정을 받은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 5(게시판이용자의 본인확인)에 따르면, 이용자가 10만명 이상인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게 게시판이용자의 본인확인을 위한 조치를 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인터넷상의 불법·유해정보의 규제에 관한 외국의 입법례들을 살펴보면 자율규제에 의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있지, 대부분의 주요 국가들은 본인확인제와 같은 게시판 이용규제를 시행하고 있지는 않다. 이러한 점을 보면, 인터넷상의 불법·유해정보를 그대로 방임하자는 의견은 상식적이지 않다. 다만, 인터넷상의 불법·유해정보의 규제방식이 법령에 의한 타율적 규제냐 인터넷커뮤니티 자율에 의한 자율적 규제냐의 차이 및 사후적 처벌이냐 사전적 억제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자율규제가 자유와 권리의 존중 및 민주주의 본질이라는 측면에서 우수하고 바람직하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홍완식, 인터넷실명제 관련 법률안의 입법원칙에 따른 검토, 토지공법연구, 제31집, 2006), 우리의 입법자인 국회는 공직선거법과 정보통신망법을 통한 사전적·타율적인 규제방식을 택하였다. 방통위에 의해 본인확인제의 적용을 받는 웹사이트는 2007년에 35개, 2008년에 37개, 2009년에 153개, 2010년에 167개, 2011년에 146개, 2012년에 131개나 되었지만, 이번 헌재의 위헌결정으로 정보통신망법에 의한 제한적 본인확인제도는 폐지되었다. 그러나, 이번 헌재의 헌법소원심판에서 문제되지 않은 동 규정 1호의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인터넷게시판에서의 익명표현의 자유의 제한도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에 대한 비판을 사전에 차단하는 규정이고, 공직선거법에서의 인터넷실명제도 선거의 공정에 치중한 나머지 선거의 자유를 억제하는 규정(홍완식, 선거법의 지향점으로서의 선거의 공정성과 선거의 자유, 법연, 한국법제연구원, 2012. 4. 20쪽)이기 때문에, 이번 헌재의 위헌결정은 문제의 종결이 아니라 문제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실명제에 관한 정보통신망법상의 기타 규정 및 공직선거법상의 관련 규정의 비대칭성 내지 비체계성이 시급히 시정되어야 하지만, 대통령 선거를 앞둔 각 진영의 입법의지가 일치할지 및 바람직한 방향성을 가질지는 의문이다. 중앙선관위는 이 결정 직후 공직선거법상의 인터넷실명제 폐지의견을 국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보도되었지만, '법안제출권'은 없고 '입법의견제출권'만 있는 선관위의 의지가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최근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입법평가의 관점에서 이 문제를 조명해 볼 수도 있다. 비교법적 관점, 기본권의 보호라는 관점, 비용과 편익이라는 관점, 인터넷문화라는 관점, 공적·사적 영역별 효과의 관점 등에서 입법의 영향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있었는지에 대한 반성도 필요하다고 본다. IV. 결론 인터넷실명제를 검토하는 과정에서도 "설득력있는 결정이 되기 위해서는 논리적이고 치밀한 법리와 인터넷 현실감각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조소영, 인터넷실명제의 의의와 한계, 언론과 법, 제10권 2호, 2011, 65쪽)이다. 사이버공간이 비대면성과 익명성을 특징으로 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현실과 당위를 혼동할 수는 없다. 법률을 통하여 익명성의 폐해를 없애거나 줄이려는 인터넷실명제의 문제점이 있는 것처럼, 인터넷의 특징이 익명성이라는 점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익명성으로 인한 폐해의 발생을 눈감을 수는 없다. 이러한 문제와 관련하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기본적인 방향성은 익명성의 순기능을 유지하면서도 익명성의 역기능을 배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을 찾아내야 하는 일차적인 과제를 지닌 기관은 법원이나 헌법재판소가 아니라 입법자인 국회이다. 헌재의 위헌결정으로 인하여 익명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규범적 당위에는 보다 가깝게 접근하였으나, 현실에서의 익명표현으로 인한 개인적 고통이나 사회적 문제는 재연될 가능성이 크고, 이에 대한 해결방안은 절실하다. 또한 공직선거법이나 정보통신망법상 다른 규정에 있는 인터넷실명제의 문제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향후 자율규제방식을 합의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이제 우리 모두의 사회적 과제이고, 인터넷실명제 관련 법률의 정비를 포함한 법령개정작업은 입법자의 과제이다.
2012-09-06
나지원 공익법무관 (서울고검)
사이버몰 운영자의 표시·광고법상 책임
Ⅰ. 사실관계 1.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라고 함)의 심결과 원심판결 공정위는 인터넷 포탈사이트를 통해 통신판매업을 영위하는 X(이하 ‘X’라고 함)에 대하여, 위 쇼핑사이트의 공동구매란을 통하여 제품후면에 ‘Y’라는 상표명이 새겨져 있는 ‘유명아동 후드패딩 2종 세트’의 판매를 위한 광고를 하면서 웹사이트에 사실과 다른 제조원과 제조시기를 표기한 사실에 근거로 하여 X에 대해 시정명령, 법위반사실공표명령을 내렸다(공정위 2002. 9. 16. 의결 제2002-202호). 이에 대해 X는 서울고등법원에 광고의 주체가 소외 입점업체라고 주장하면서 시정명령의 취소를 구하였고, 파기환송전 원심(서울고법 2003. 7. 8. 선고 2002누16872)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2. 대법원이 인정한 사실관계 기록과 원심에서 확정한 사실관계는 (1)원고는 오프라인에서 이미 가지고 있던 유통망을 기반으로 인터넷 쇼핑에 진출한 사이버몰과 달리 인터넷 포탈업체에서 출발하여 사이버몰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직접 상품구매, 재고관리, 물류, 판매 등을 하지 않는 임대형 사이버몰로 알려져 있는 사실, (2) 원고는 수호통상이라는 상호로 의류, 잡화 도소매업을 하는 소외인과 사이에 소외인이 원고 운영의 사이버몰을 통하여 그 이용자에게 상품의 관련 정보를 전시 또는 게시하고 상품을 판매하되 그에 따른 모든 책임을 지기로 하는 내용의 거래약정을 맺은 사실, (3) 소외인은 원고가 정한 웹디자인상의 등록절차에 따라 ‘상품공동구매’란에 상품명 ‘유명아동 후드패딩 2종 세트’, 상점 ‘e-패션’, 제조원 ‘e-패션’, 원산지 ‘중국’, 제조시기 ‘2001년 겨울 신상품’, 판매가 ‘19,800원’, 공동구매기간 ‘10월20일∼11월15일’ 등의 내용을 표시 또는 게시함과 아울러 자기를 나타내기 위한 문구로 ‘상품문의’, ‘배송문의’, ‘A/S 및 제품문의’를 표시한 사실 등이다. Ⅱ.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1) 사이버몰 운영자가 입점업체의 광고행위에 대하여 광고행위의 주체로서 행정적 책임을 지는지 여부에 대하여 사이버몰 운영자와 입점업체 사이의 거래약정의 내용, 사이버몰 운영자의 사이버몰 이용약관의 내용, 문제된 광고에 관하여 사이버몰 운영자와 입점업체가 수행한 역할과 관여 정도, 광고의 구체적 내용은 물론 광고행위의 주체에 대한 소비자의 오인가능성 등을 종합하여 구체적·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2) 위 법리에 의하여 원고는 이 사건 광고의 주체라고 볼 수 없어 표시ㆍ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3조, 제7조 제1항에 의한 행정적 책임을 진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Ⅲ. 대상 판결에 대한 검토 1. 사이버몰의 개념과 문제점 사이버몰이란 전자상거래등소비자보호법(이하 ‘전소법’이라 함) 제2조 제4호상 “컴퓨터 등과 정보통신설비를 이용해 재화 등을 거래할 수 있도록 설정된 가상의 영업장”이다. 일반적으로 사이버몰은 사이버 쇼핑몰, 인터넷 쇼핑몰과 같이 통용되고 있다. 이러한 사이버몰은 전소법 제10조(사이버몰의 운영)와 전자상거래 통계자료 등을 종합할 때, 크게 전문몰(단독몰)과 종합몰(입점형 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전문몰’이란 사업자가 자신의 상품만을 판매하는 것으로 오프라인에 있어 개별 상점과 유사하고, ‘종합몰’이란 사이버몰의 운영자가 별도로 존재하며 다수의 개별 입점업체가 각자의 상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오프라인상 백화점과 흡사하다. 이 사건에서 원고가 운영하는 사이버몰은 입점형 사이버몰에 해당한다. 단독몰 사업자는 전소법상 전형적인 통신판매업자에 해당되나, 종합몰의 운영자는 입점업체와 달리 그 법적 지위가 명확하지 않아 문제된다. 즉 사이버몰의 운영자를 입점업체의 통신판매 일부를 수행하는 자로 보아 통신판매업자(전소법 제2조 제3호)로 볼 수도 있고, 타인에게 사이버몰의 이용을 허락한 자로서 통신판매중개자(전소법 제2조 제4호)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전소법상 책임 귀속뿐만 아니라 표시·광고법상 사업자 즉, 광고의 주체가 누구인지 확정하는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 이 사건은 사이버몰 운영자가 입점업체의 광고행위에 대하여 입점업체와 공동으로 또는 입점업체와 독립하여 광고행위의 주체로서 행정적 책임을 지는지에 대하여 대법원이 최초로 판단한 사례이다. 2. 표시·광고의 개념 표시라 함은 표시·광고의공정화에관한법률(이하 ‘표시·광고법’이라 함) 제2조 제1호상 사업자 또는 사업자단체(이하 ‘사업자’로 통칭함)가 상품 또는 용역에 관한 ⅰ)자기 또는 다른 사업자에 관한 사항 ⅱ)자기 또는 다른 사업자의 상품등의 내용·거래조건 기타 그 거래에 관한 사항을 소비자에게 알리기 위하여 자기 상품 등의 용기·포장(첨부물 및 내용물을 포함) 또는 사업장 등에 설치한 표지판에 쓰거나 붙인 문자나 도형 및 상품의 특성을 나타내는 용기·포장을 말한다. 한편 광고라 함은 사업자가 상품 등에 관한 사항을 신문·방송·잡지, 팜플렛·견본·입장권, 인터넷·PC통신 등을 통하여 소비자에게 널리 알리거나 제시하는 것을 말한다(동법 제2조 제2호).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공동구매의 대상물건에 대해 사실과 다른 제조원과 제조시기를 표시한 것을 ‘광고’로 설시하고 있으나, 인터넷 쇼핑몰에 게시된 상품의 구체적 사양에 대한 표기는 광고임과 동시에 ‘표시’의 성질도 가진다. 3. 표시·광고의 주체로서 사업자의 범위 표시·광고법 제2조상 사업자란 제조업, 서비스업, 기타 사업을 행하는 자(공정거래법 제2조 준용)를 말한다. 통상적으로 광고는 광고주의 요청에 의하여 광고사가 구체적인 내용을 기안하고 TV, 라디오, 신문, 잡지와 같은 광고매체를 통해 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을 거친다. 이 법이 적용되는 사업자는 원칙적으로 ‘광고주’를 의미한다고 보는 견해가 대체적이다. 한편 광고주 외에 광고사나 광고매체운영자와 같이 광고에 관여한 자도 표시광고법상 책임을 지는지 문제된다. 원칙적으로 이는 입법정책의 문제이나 해석상 광고사나 광고매체운영자도 공정거래법상 사업자이므로 표시·광고법상 사업자로 보아 확대적용이 가능하다는 주장도 가능해 보인다. 이 사건에서 공정위는 전체적인 포맷만 구성해줄 뿐 상품광고는 개별 입점업체에서 직접 작성·게시하는 종합몰의 경우, 소비자는 당해 쇼핑몰의 신용도 등을 감안하여 상품주문을 하는 것이므로 종합몰 운영사업자를 표시·광고법상 사업자로 보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광고법상 광고의 주체, 즉 광고주인 사업자만이 행정적 책임을 진다고 분명히 하고 있다. 4. 부당한 표시·광고의 위법성 판단 부당한 표시·광고는 ⅰ)허위·과장광고, ⅱ)기만적인 표시·광고, ⅲ)부당하게 비교하는 표시·광고, ⅳ)비방적인 표시·광고 4가지로 유형으로 분류된다. 이들 표시·광고가 구체적으로 어떠한 경우에 부당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그 판단기준으로 ① 소비자의 오인성과 ② 공정경쟁저해성이 있다(표시·광고법 제3조 제1항). 소비자의 오인성(誤認性)은 소비자를 속이거나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음을 말한다. 실제로 오인에 이를 필요는 없으며 오인의 위험성만 있으면 충분하다. 여기서 소비자는 통상의 주의력을 가진 소비자를 전제로 한다. 대법원도 고름우유 광고사건에서 고름의 의미와 고름우유의 의미에 대하여 소비자의 상식적인 인식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지 전문적·의학적인 관점에서 판단할 것은 아니라고 하면서 ‘보통의 주의력을 가진 일반 소비자’의 인식을 기준으로 판단하였다(대법원 1998. 3. 27. 선고 96누5636 판결). 공정경쟁저해성(公正競爭沮害性)은 부당한 광고에 따른 소비자 오인의 결과 소비자가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되고, 이로 인해 경쟁사업자의 고객을 빼앗는 등 시장에서의 공정한 거래질서를 교란할 우려를 말한다. 이는 부당광고행위를 제한하는 상위개념이면서도 부당광고행위에 의하여 제한을 받아 구체화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공정경쟁저해성은 소비자의 오인에 의해 합리적인 선택이 방해되는 경우 필연적으로 발생한다고 보이므로 결국 소비자의 오인가능성이 부당성 판단의 핵심이 된다. 5. 표시·광고의 주체에 대한 판단 대상판결은 광고의 주체에 대한 판단기준으로 ① 사이버몰 운영자와 입점업체 사이의 거래약정의 내용, ② 사이버몰 운영자의 사이버몰 이용약관의 내용, ③ 문제된 광고에 관하여 사이버몰 운영자와 입점업체가 수행한 역할과 관여 정도, ④ 광고의 구체적 내용은 물론 광고행위의 주체에 대한 소비자의 오인가능성 등을 종합하여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그러나 표시·광고의 부당성 판단의 핵심이 소비자의 오인성에 있다는 점과 광고주체의 혼동이 사업자가 자신에 관한 표시·광고행위에서 비롯되는 문제임을 감안하면, 광고행위의 주체에 대한 판단 역시 사이버몰을 이용하는 통상적인 주의력을 가진 소비자의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시각에서 사이버몰 운영자와 입점업체 사이의 거래약정의 내용(①)이나 문제된 광고에 관하여 사이버몰 운영자와 입점업체가 수행한 역할과 관여 정도(③)와 같이 일반소비자가 도저히 알 수 없는 거래내부관계까지 고려하여 광고의 주체를 판단하는 것은 법리상 문제가 있다. Ⅳ. 결론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이 성숙단계에 접어들면서 사업자들은 초기비용과 경영위험을 줄이기 위해 단독몰을 개설하기보다 많은 회원을 확보한 인터넷 포털사이트나 인지도가 높은 경매사이트 등을 통해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자연히 소비자의 입장에서 거래상대방의 혼동 내지 표시·광고의 주체에 대한 오인의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그러나 사이버몰 운영자나 인터넷 경매사업자는 이와 관련하여 어떠한 민사적, 행정적 책임도 부담하고 있지 않다. 대상판결은 광고의 주체만이 표시·광고법상 책임을 진다는 것을 명시하였고, 사이버몰의 운영자도 경우에 따라 광고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는 점에서 의미있게 평가된다. 그러나 광고주체를 판단함에 있어 소비자의 오인가능성을 부수적 고려요소로 삼은 것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본 판결을 계기로 사이버몰 운영자의 법적 지위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지고, 전자상거래에 있어 소비자보호를 위한 실질적인 개선방안이 마련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2006-08-28
박상기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
法律新聞 第2390號 法律新聞社 出版物에 의한 名譽毁損罪 朴相基 ============ 14면 ============ 大法院 94年4月12日宣告 93도3535判決 【사건개요】 피고인(화가)은 1988년7월30일경 피해자 이○영과 작품활동의 후원 대가로 피고인의 작품전시 및 판매일체를 피해자 소유의 화랑을 통하여만 하도록 한다는 전속계약을 체결한 후, 1990년3월경 열린 동경아트엑스포 전시회에 피고인의 작품을 출품한 이후부터 위와 같은 전속계약에 불만을 품고 계약해지를 주장해 오던 중, 1991년7월26일경부터 같은 해8월6일까지 서울의 현대화랑에서 개인전을 개최하려다 이○영의 위 전속계약상 권리주장으로 개인전이 무산되자 1991년7월27일 14시00분경 조선일보 문화부에 찾아가 사실은 동경아트엑스포에서 피고인의 작품이 약 8천만원에 판매되어 그후 함께 정산을 하였는데, 위 신문사 문화부기자인 김○익에게 「①1990년3월경 동경아트엑스포에서 1억5천만원의 작품판매대금이 생겼으나 3천만원만 받았을 뿐이고, ②이○영이 대주기로 했던 재료비를 처음 6개월 동안만 대주는 등 후원자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아 막대한 손해를 입었으며, ③이○영이 피고인의 작품을 부당하게 편취하였고, ④이○영이 다른 화랑에서 열릴 예정이던 피고인의 전시회를 방해하였다」는 내용의 사실을 설명하고, 민사소송소장 사본, 전속계약서 사본 등의 보도자료를 교부하여 김○익으로 하여금 1991년8월1일자 조선일보에 위와 같은 기사를 게재하게 하여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함으로써 이○영의 명예를 훼손한 것으로 판시한 사실임. 【大法院判決內容】 「타인을 비방할 목적으로 허위사실인 기사의 재료를 신문기자에게 제공한 경우에 이 기사를 신문지상에 게재하느냐의 여부는 오로지 당해신문의 편집인의 권한에 속한다고 할 것이나, 이를 편집인이 신문지상에 게재한 이상 이 기사의 게재는 기사재료를 제공한 자의 행위에 기인한 것이므로, 이 기사재료를 제공한 자는 형법 제309조 제2항 소정의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의 죄책을 면할 수 없는 것이다(당원 1960년6월8일선고,4292형상715 판결 참조).따라서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대로 피고인이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으로 신문기자에게 허위사실을 설명하고 보도자료를 교부하여, 그 내용을 진실한 것으로 오신한 신문기자로 하여금 신문에 허위기사를 게재하도록 하였다면, 이는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하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같은 죄가 성립하는 것으로 본 원심판단은 옳다.」 【評 釋】 1. 문제점 위 판결은 출판물을 이용하는 자의 형사책임만을 문제삼고 있을뿐, 取材源을 통한 언론사 보도행위의 형사책임을 제외시킨점,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가 간접정범에 의해서도 가능하다는 일반론에 입각하여 결과적으로 언론사의 진실보도의무와 보도내용의 공공성을 소홀히 취급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2. 行爲主體의 문제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의 행위주체는 언론사 등에 국한되는가 아니면 기사제공자도 포함되는가 여부는 본죄의 自手犯性과 결부되어 있다. 다수학설은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는 間接正犯에 의해서도 가능하다고 봄으로써 결과적으로 본죄를 자수범에서 제외시킨다. 본 판례 역시 이러한 입장에 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⑴自手犯性 自手犯은 정범이 되기 위해서는 행위자 자신이 직접 범죄구성요건을 실현시켜야 하는 범죄유형이다. 범인 자신의 행위수행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자수범은 간접정법이나 공동정범의 형태로 범할 수 없는 정범성립이 한계를 설정하는 개념이 된다. 자수범에 대해서는 自手犯否認論과 自手犯肯定論으로 나뉜다. 그러나 범죄구성요건의 속성상 행위자 자신의 신체가 행위수단이나 행위객체로 이용됨으로써 비로소 범행이 실현된다고 보는 경우가 있으며(예: 준강간죄, 준강제추행죄, 軍刑法 제92조의 鷄姦), 고도로 一身專屬的인 의무위반행위를 전제로 하는 구성요건은 제3자가 구성요건을 실현시킬 경우 법익침해로 파악되지 않는다는 점(예: 業務上 秘密漏泄罪, 姦通罪)에서 자수범의 존재를 부인하기는 어렵다. 이를 가장 분명하게 나타내주는 예가 僞證罪의 경우이다(형소법 제316조 참조). 자수범의 기준에 따라 명예훼손행위를 분석하면 행위자의 신체가 행위수단 객체로 이용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행위자 관련적 자수범은 아니다. 그러나 명예훼손행위는 상대방의 인격적·도덕적·사회적·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행위자의 극히 개인적·주관적인 의사표시라는 점에서 오로지 행위자만이 정범이 될수 있으며 이를 전달하거나 야기·지지하는 자는 공범에 불과하다고 보아야 한다(이러한 전달·야기·지지행위 자체가 독자적인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내용·형식을 담고 있다면 양자 모두 명예훼손죄의 행위주체가 된다고 볼 수도 있다).상대방의 인격적·사회적 제가치에 대한 존중을 내용으로 하는 공동체 구성원간의-주관적 가치판단이라는 점에서- 一身專屬的인 의무를 위반한다는 것은 타인의 행위를 통하여 이루어질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결론이 명예훼손죄의 간접정범성립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명예훼손적인 내용의 유인물을 대가를 받고 배포 혹은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등의 방법, 즉 단순한 傳達者를 통한 명예훼손죄의 간접정범 성립가능성이 논의될 수 있다. 이 경우 전달자는 상대방에 대한 이러한 가치평가적인 의사표시도 한 것이 아니며 오로지 -가치중립적으로-타인의 의사를 전달하는 역할만을 수행하였다고 보기 때문에 단순한 도구에 불과한 것이다. 그렇다면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에서 신문사의 보도행위는 단순한 전달자의 기능에 불과한 것인가? 이는 보도행위의 성격과 관련하여 판단할 문제이다. ⑵신문사의 보도행위의 성격 기사제공자만을 명예훼손자로 보고 신문사의 보도행위는 제외시키는 결론에 이르기 위해서는 보도행위가 「어느 행위로 인하여 처벌되지 아니하는 자」(제34조 제1항)의 범위에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이경우 신문사의 보도행위를 피이용자의 행위에 속한다고 본다면 그 유형으로는 ①(誹謗의)「目的없는 故意있는 도구」해당가능성, ②違法性의 錯誤 해당가능성및 ③正當行爲(제20조) 해당가능성을 들 수 있다. ①「목적없는 고의있는 도구」가 간접정범에서 피이용자의 범위에 속한다는 것은 우리학계의 일반적인 견해이다. 그리고 이에 대한 전형적인 예로서 행사할 목적으로 그러한 목적없는 타인을 이용하여 위폐를 그리게 한 경우라던가, 불법영득의사를 갖지 않고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를 든다. 이러한 결론의 이론적 근거는 사실상의 행위지배가 아니라 소위 規範的·心理的行爲支配論이다. 그러나 행위지배설에서 行爲支配란 그 의미를 규범적으로 이해하는 법적인 지배적 영향이 아니라 외부적인 행위과정에 대한 객관적 영향여하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는 개념이다. 나아가서 「목적없는 고의있는 도구」가 간접정범에서 피이용자라고 한다면 이러한 「도구」는 우리형법상 「어느 행위로 인하여 처벌되지 아니하는 자」의 일종으로 보아 불가벌적이라고 보아야 하는가라는 데에 있다. 대법원은 이러한 입장에 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상의 검토 결과 소위 「목적없는 고의있는 도구」를 이용하는 경우에 이용자에게 간접정범의 성립을 인정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보아야 한다. 이에 따라 대법원의 판결이 「목적없는 고의있는 도구론」을 그 근거로 삼았다면 역시 타당하지 않은 결론이다. ②신문사의 보도행위가 違法性의 錯誤에 기인한 것이어서 이를 이용한 피고인은 간접정범에 해당하는가? 먼저 검토하여야 할 점은 신문사의 보도결정이 위법성의 착오에 기인한 것인가 여부이다. 위법성의 착오란 자기 행위가 구성요건에 해당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동시에 허용되어 있다고 믿는 등의 사유로 위법성인식이 결여된 경우를 말한다. 그러나 형법 제309조에는 동 제310조(위법성의 조각)의 적용이 배제되므로(大判 1986년10월14일 86도1603) 公共利益關聯性을 이유로 하는 적법성 인식을 인정할 수도 없으며, 진실보도를 생명으로 하는 신문사의 기능과 관련하여서도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한 데 대한 정당한 이유는 발견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위 판결에서 피고인이 위법성의 착오에 빠진 신문사를 이용하여 제309조 제2항의 죄를 범하였다는 결론은 타당하지 않다고 보아야 한다. ③신문사의 보도행위를 業務로 인한 행위(제20조)로 보아 위법성을 조각하고 이를 이용한 자를 간접정범으로 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업무로 인한 행위는 법령에 정당화규정이 없는 업무만을 의미한다고 보기 때문에(다수설), 법령에 의하여 그 설치근거가 마련되어 있는 언론사의 보도행위가 업무로 인한 행위라고 보기도 어렵다. 3.新聞編輯權의 내용 헌법이 규정하는 言論·出版의 자유(제21조)는 보도의 자유를 포함한다. 「報道의 자유」라 함은 언론매체를 통하여 의사를 표현하고 사실을 전달함으로써 여론형성에 참여할 수 있는 자유를 말한다. 이러한 보도의 자유는 사설등을 통한 「평가적인 의사표현」뿐만 아니라 단순한 「事實의 傳達」도 주요기능으로 한다는 점에 특징이 있다. 이러한「사실의 전달」은 신문사가 추구하는 여론형성의 기능에 부합하는 것이어야 함을 의문의 여지가 없다. 이러한 점은 신문사가 부담하여야 하는 진실보도의무와 공익적합성을 의미한다. 즉 언론사가 개인의 정보제공에 의하여 보도를 한 경우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의 행위주체에서 배제되는 것이 타당하지 않음은 이러한 언론사의 진실보도의무와 공익성에서도 비롯된다. 언론의 자유가 허위를 보도하거나 불가피함을 이유로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의 자유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언론사는 언제나 ============ 15면 ============ 게재할 기사의 진실성과 공익성 여부를 판단할 의무를 부담한다. 만일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허위보도를 하였거나, 보도내용의 진실 여부를 전혀 검토하지 아니한 경우, 공익성이 결여된 개인간의 관계 등을 보도한 경우에는 언론의 자유를 남용한 경우로서 보호받을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위 사안에서 신문사는 이러한 확인노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대법원 역시 이 점에 대한 판단을 하지 않은 문제점이 있다. 4.義務犯性 명예훼손의 죄는 본질상 사회공동체 구성원 상호간의 명예보호 의무를 전제로 한다. 그러므로 본죄의 행위는 이러한 의무에 위반하여 상대방에 대한 명예훼손적인 의사표시를 하는 자가 곧 정범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는 명예훼손의 죄에서 정범성 판단의 기준이 통상적인 行爲支配的 槪念으로는 타당하지 않음을 의미한다.그렇지 않을 경우 단순히 명예훼손적인 내용이 실린 전단을 배포·전달하는 자가 명예훼손죄의 정범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신문의 경우에도 독자는 신문에 게재된 내용을 신문사의 내부적인 편집과정을 거친 것으로 보기 때문에 단순한 전달행위라고 볼수 없다. 그 결과 신문사의 정범성은 제보자에 의한 보도라 할지라도 부인될 수 없다. 5.「誹謗할 目的」 형법이 目的性을 구성요건화한 것은 언론매체가 추구하는 보도의무를 정당화하면서도 동시에 이러한 목적에서 일탈한 언론기관의 보도행위를 규제하기 위한 것이다. 여기에서 [비방할 목적]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개인의 명예를 보호하여야 할 의무 사이에서 균형적 경계선을 긋는 기능을 한다. 그러나 「비방할 목적」을 소위 초과주관적 구성요건요소로 봄으로써 명예훼손직사실의 인식과 함께 악의적인 목적성이 없으면 「비방할 목적」이 없다고 보게 되었다. 이는 결과적으로 언론기관의 取材·報道權만이 강조되고 개인의 명예보호의무는 소홀히 한 결과를 빚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언론기관의 보도내용이 진실보도의무와 공익성을 위반하였을 경우에는 언제나 「誹謗의 목적」을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6.결 론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가 간접정범의 방식에 의해서도 성립하며 그 결과 불가피하게 피이용자는 불가벌적으로 되는 결론은 타당하다고 볼 수 없다. 취재원에 해당하는 기사제공자의 기자제공은 보도 여부에 대한 최종적인 결정권을 갖는 신문사 편집인의 협력-보도-없이는 명예훼손적인 의사표시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위 사건에서 피고인뿐만 아니라 신문사도 정범으로서의 책임을 묻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이를 통하여 언론사는 보도내용에 대한 自己統制의 기능을 할 수 있게 되리라고 본다.
1995-03-13
연기영
면책적 단체협약과 징계해고 무효
法律新聞 2043호 법률신문사 免責的 團體協約과 懲戒解雇 無效 일자:1991.1.11 번호:90다카21176 延基榮 東國大法大敎授 法學博士 ============ 15면 ============ 一. 事件의 槪要 원고는 피고회사(인천전기공업(주))에 생산직 사원으로 근무하던 중 1987년 8월 12일 동료근로자들과 함께 피고회사를 비방, 상사를 모략하는 내용의 유인물을 제작, 회사의 승인도 없이 사내에 무단 배포했으며, 1987년8월27일 불법파업을 선동하는 내용의 유인물을 제작, 역시 회사의 승인도 없이 사내에 무단 배포한데 이어서 노동조합이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면서 불법파업에 돌입하자 조합원으로서 이에 적극 가담하던 중 정부를 비방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피고회사의 공장문에 게시한자이다. 피고회사와 노동조합은 농성파업이 진행되던중 단체교섭을 한결과 1987년9월10일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불법파업기간중의 사건에 대하여 조합원들에게 일체의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않기로 합의하고 정상조업이 재개되었으며, 그후 피고회사는 불법파업을 주도한 노조의 임원에 대하여는 아무런 징계처분도 하지 않았음에도 원고가 피고 회사를 비방, 상사를 모략하고 근로자들을 선동하는 내용의 유인물을 무단배포하였으며 외부세력과 연계하여 불법파업을 주도하여 피고회사를 도산시킬 목적으로 활동하였다는 등의 비행을 이유로 피고회사의 취업규칙 제109조2호 및 제110조13호·15호를 각각 적용, 원고를 징계해고하자, 원고는 피고회사에 대하여 단체협약상의 면책특약위반이라고 하여 해고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한 사건이다. 이에대하여 서울고등법원 항고심이 그 해고처분은 무효라고 판결을 하였고, 대법원도 이를 받아들여 원심을 확정한 사건이다. 二. 判決의 要旨 1. 원고가 노동조합의 불법파업에 가담하고 대자보의 무단 게시행위는 피고회사의 취업규칙상 징계해고사유에 해당하나 단체협약의 면책특약으로 원고를 징계할수 없고, 2. 원고의 1987년8월의 불법파업선동의 유인물 무단배포행위는 징계사유에 해당하나 단체협약상의 면책특약의 취지는 불법 파업기간중의 행위뿐만 아니라 그것과 일체성을 가지는 준비행위, 유발행위까지도 포함하여 면책하기로 한 것이므로 역시 원고를 징계해고할수 없다. 3. 원고의 불법파업과는 관련이 없는 내용의 유인물을 무단배포한행위는 취업규칙상 감봉 및 정직사유로 되어 있고 예외적으로 정상에 따라 징계해고사유로 되어있는 경우인데, 피고회사가 그중, 가장 중한 해고를 행한 것은 그 재량의 범위를 넘어서 징계권을 남용한 것이므로 무효라고 판결하였다. 三. 法理上 判決의 問題點 1. 團體協約上의 免責特約과 취업규칙의 效力關係 이 판결에서 원고가 노동조합의 불법파업에 가담하고, 회사와 상사를 비방하는 유인물을 회사안에 무단배포한 행위는 취업규칙상 징계 해고사유에 해당한다고 한 피고회사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그러한 해고처분은 근로기준법 제27조에 규정한 해고의 제한 및 단체협약상의 면책특약의 우선적 효력에 비추어 그 정당성이 없다는 것이다. 우선 해고의 제한에 대한 「정당한 이유」가 문제된다. 이 판례에서는 명백하게 그 의미를 밝히고 있지않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민법상의 고용계약상의 解約과는 구별할 필요가 있음은 당연하다. 민법상의 고용계약은 계약기간이 경과하거나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표시로서 그 효력이 상실될수 있다(민법제660조 이하). 그러나 노동법상의 해고는 엄격한 제한을 가하여 노동자를 보호하려는 법의 목적을 충족시킴다. 우선 일반적인 규제를 엄격하게 가하여 「정당한 사유」가 없이는 근로자의 해고가 허용되지 않는다(근로기준법 제27조1항). 아울러 특정한 이유에 의해 근로자를 해고하지 못하도록 규정한다. 국적·신앙·성별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하거나(근기법 제27조5항), 근로자가 사용자의 근로기준법 위반사실을 감독기관에 신고한 것을 이유로 하며(근기법 105조2항)해고할수 없다. 또한 부당노동행위에 의해 해고된 것은 무효로 된다(노동조합법제39조). 특히 근로자의 정당한 노동조합의 결성·활동 등을 이유로 해고할수 없다. 노동법에 위반되는 해고를 하면 관계법령에 따라 형사처벌도 될 수 있고, 그 해고자체가 私法的으로 無效가 된다고 해석한다. 물론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에 의한 해고의 규제도 인정된다. 단체협약에 의한 규제로는 단체협약에 의한 규제로는 단체협약에 해고의 기준이나 해고협의 또는 동의 조항을 두고있는 경우에 이어 위반하는 해고는 무효라고 하겠다. 노동조합법 제36조에서 말하는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에 해당하며 이에 위반되는 해고는 법률적 효력이 없다. 취업규칙에 의해서도 해고의 사유를 정한 경우나 해고에 관한 필요적 기재사항(근로기준법 제94조1항) 및 징계제도를 설치하는 경우(근기법제94조10호) 등에 있어서 이에 위반하는 징계해고는 역시 무효가 된다. 이렇게 민법상의 전통적인 해고자유(계약자유)를 제한하는 노동법상의 기본원리는 사용자의 해고권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러한 것들이다. 自治法規들의 규정들이 서로 상충적인 규정을 가지고 있을 경우이다. 이 판례에서 나타난 것은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이 경합하는 경우에 그 效力의 문제이다. 근로기준법 제97조에 이에관한 명문규정을 두고있고, 이 판례에서 나타난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지않겠다는 면책협약도 취업규칙보다 우월적인 효력을 인정하였다. 근로기준법 제97조는 법령 또는 단체협약과의 관계 및 노동부장관의 變更命令權을 규정한 것이다. 즉 제1항에서는 취업규칙이 국가법질서에 위반될수 없으므로 법령에 위반할수 없다는 당연한 법리와, 노동조합과 사용자와의 합의에 의하여 체결된 단체협약은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작성, 변경할수 있는 취업규칙보다도 우위에 있다는 법리에 의하여 취업규칙은 단체협약에 반할수 없다고 규정한 것이다. 2. 使用者의 懲戒權의 남용문제 사용자와 근로자는 근로계약에 의해 근로관계가 유지된다. 한편 사용자는 경영책임자로서 노동의 종속성에 기인하여 기업조직과 질서를 유지하기위해서 근로자를 징계할수 있다. 그러나 그 징계권은 근로자에게 막대한 불이익을 안겨다주므로 신중하게 최소한의 범위안에서 행사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징계권이란 무엇이며, 어느정도 행사할수 있는가? 징계권이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기업질서유지를 목적으로 기업질서위반자에게 가하는 秩序罰로서 불이익처분을 행하는 권리를 말한다. 징계권은 사용자의 당연한 권리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이를 남용하는 사례가 대단히 많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가부장적·봉건적인 기업윤리가 남아있으므로 대부분의 기업에서 취업규칙에 아주 광범위하게 징계사유를 열거해 놓고, 실제 이를 적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무명령위반을 비롯하여 직장이외의 사생활 행위까지 포함해서 징계사유를 규정하고, 견책에서 징계해고에 이르기까지 여러종류의 처분을 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작성한 것이며, 노사대 등의 원칙아래서 합의된 사항이 아니다. 여기서 징계권의 제한과 남용의 문제가 제기된다. 이 문제는 취업규칙의 법적성질과 관련해서 논의될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징계권행사의 기본원칙만을 열거해보면 다음과 같다(신인령, 노동법과 노동운동, 일월서각, 1987, 246쪽 참조). ①평등대우의 원칙 ②죄형법정주의와 유사한 원칙(미리 징계의 대상과 내용을 명확히 정해놓아야 하는 원칙) ③불소급의 원칙 ④선의·무과실인 근로자에게는 인정될수 없다는 자기책임·과실책임의원칙 ⑤상당성의 원칙 ⑥합법적·합리적 절차의 준수원칙 ⑦부당 노동행위에 의한 징계처분의무 효화원칙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원칙들에 위반되면 징계권의 남용으로 보여 징계처분의무효를 인정해야 할 것이다. 비록 징계사유에 해당할지라도 행위의 중요성의 정도에 그쳐야 하며, 노동법의 기본정신인 근로자의 보호원칙에 입각하여 합법적·합리적으로 「정당한이유」에 해당해야 될 것이다. 3. 不當勞動行爲와 징계해고의 문제 이 사건에서는 노동조합법상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 노조활동 및 조직에 적극 가담한 「근로자의 불이익 처분의 금지」문제는 언급이 없지만 이에 관하여 간단히 살펴보기로 한다. 징계해고가 노동조합법 제39조1호에서 5호까지 규정된 사유로 근로자의 행위에 가해진 때에는 「불이익 취급」으로 당연히 부당 노동행위가 된다고 본다. 또한 이러한 부당징계처분은 反組合的 意思에 기한 것으로 볼수 있다. 또한 징계해고는 모든 부당노동행위사건 가운데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징계해고가 부당노동 행위로서 불이익취급을 받는 사례로는 ①근로자가 단결권 행사를 위해 한 행위를 징계처분의 직접대상으로 하는 경우 ②단결권행사와 직접관계가 없는 일반적인 비위사실을 들어 징계처분의 직접대상으로 하는 경우로 대별된다. 대체로 우리나라의 학설·판례에 의하면 징계해고가 부당노동행위로서 불이익처분에 해당하는 판단기준은 다음과 같이 정리되고 있다(신인령, 앞에든 책 249쪽이하). 첫째는 부당노동행위의 제도적 취지와 목적에 부합하도록 해석·적용해야 된다는 점이다. 부당노동행위제도는 자본주의 아래서 자본가들의 소유권·경영권 남용에 의한 노동기본권의 침해행위를 금지하는데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둘째는 해고징계처분이 사용자의 반조합적 의사와 관련시킬 것도 없이 이미 그 자체가 위법·무효임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처분을 행한 경우이다. 여기에는 징계처분의 歸責事由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 징계절차상 단체협약·취업규칙 등의 自治法規에 위반된 경우, 소명자료와 사실 등의 규명에 있어서 사용자의 주장이 모순되거나 자의성이 인정되는 경우등이 해당된다. 셋째는 反組合的 意思와 결합된 불합리한 해고징계처분이다. 反組合的 意思는 內心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용이하게 외부로부터 판단하기가 쉽지않다. 그러므로 불이익취급의 성립에 있어서 반조합적 의사의 존재를 직접입증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통설이다. 즉 사람의 내심의 심리적 문제이므로 적극적·직접적으로 증거를 제시하지 않더라도 외부에 나타난 사용자의 행위나 그 처분이 행하여진 일반적인 정황을 객관적 합리적으로 추정할수 있으면 족하다고 하겠다. 四. 맺는말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근로자가 노동조합의 조합원으로서 불법파업 농성에 적극 가담하고 정부를 비방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회사의 공장문에 무단 게시한 행위가 이 회사의 취업규칙에 의해 징계해고사유에 해당하지만 민·형사상의 면책특약을 정한 단체협약의 효력에 의해 해고무효라고 판단한 것은 타당하다. 또한 불법파업을 선동하는 내용의 유인물을 회사안에 무단배포한 행위가 비록 취업규칙에 위반된다 할지라도 단체협약에 의한 면책특약의 취지가 불법파업기간중의 위반행위는 물론이고, 이와관련 준비행위, 유발행위까지 면책하기로 한 것이 인정되므로 원고의 징계해고는 부당하다고 해석한 것은 노동자를 보호한다는 노동법의 기본이념에 적합하다고 볼수 있다. 이 사건의 징계처분이 직접 사용자의 반조합적 의사를 추정할 수 있고 불이익취급과 해고사이의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판단하여 부당노동해위가 성립된다는 언급이 없어서 아쉽다. 노사대등관계의 원칙상 피징계자의 조합활동과 관련된 해고무효여부에 대한 판단을 해주었더라면 근로자의 단결활동을 촉진할수 있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1991-07-08
김주수
성격차이등과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
法律新聞 第1634號 法律新聞社 性格差異등과 婚姻을 繼續하기 어려운 重大한 事由 金疇洙 〈延世大法大敎授 法學博士〉 ============ 16면 ============ 大法院 85므72, 86年3月25日宣告 이判決은 民法제840조가 규정하는 「其他 婚姻을 계속하기 어려운 重大한 事由」에 해당한다고 하여 離婚을 認容한 것으로서 현재까지 宣告된 여러가지의 重大한 事由에 또 하나의 事由를 보태준 「破綻主義」에 입각한 判決이다. 이事件은 夫婦사이의 性格差異때문에 여러가지 複合된 不和의 原因을 만들어낸 것으로 보이므로 破綻의 主된 原因을 夫婦間의 性格差異에 구하는 것이 타당하리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性格差異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大法院은 이를 離婚原因으로서 正面的으로 인정하기에는 주저하여 왔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性格差異가 原因이 되어 돌이킬 수 없는 정도로 婚姻關係가 破綻된 경우에는 離婚을 認容한다는 것이 이 判決이 가지는 意義라고 생각된다. 이 判決은 물론 被請求人(上告人)(妻)의 일련의 行爲가 「配偶者에 의한 甚히 不當한 待遇」에 해당한다고 하여 「甚히 不當한 待遇」를 離婚事由로 들고 있으나, 根本的인 破綻 原因은 夫婦의 性格差異에 기인한 것으로 보여진다. 事件名 離婚請求事件, 大法院 1986년3월25일선고, 85므72판결·棄却 原審判決 서울高法1985년10월21일선고 85르89판결, 參照條文 民法 제 840조제3호, 제6호, 제842조. 事 實 請求人 (被上告人)(夫)은 ○○大學校醫科大學 博士課程을 마치고 ○○○大學 醫科大學敎授를 거쳐 ○○大學校醫科大學敎授로 在職하고 있는데 請求人과 被請求人(妻)은 性格의 差異로 不和가 계속된 生活을 하면서 被請求人이 請求人에게 수시로 離婚要求를 하여, 1976년6월11일과 1977년9월25일 두번에 걸쳐서 離婚合意書를 作成한 일이 있다. 그리고 被請求人은 남편의 시중을 들어주지 않을뿐만 아니라, 請求人의 책을 임의로 팔아 버리고 請求人이 가꾸어 놓은 庭園樹를 팔았다. 또 被請求人은 시父母님께 人事드리러가자는 요구를 거절하면서 婚姻膳物인 목걸이를 끊고 잠옷을 찢어버리는등 請求人에게 거친 行動을 수시로 할뿐만 아니라 請求人의 女子弟子와의 관계를 까닭없이 의심하여 女學生의 家族에게 抗議를 하는등 請求人의 입장을 난처하게 한 일도 있다. 1982년7월21일에는 學父兄으로 僞裝하여 請求人을 비방하는 편지를 ○○○大學長앞으로 보내어 學校안에서 請求人의 名譽를 損傷하게 하고, 결국은 請求人의 補職마저 박탈하게 하였다. 그리고 請求人의 극단적인 性格이 精神疾患으로 발전한 것으로 제멋대로 判斷한 被請求人은 1984년4월16일 밤10시경 請求人의 意思를 無視한채 警察官과 防犯隊員을 대동하고 請求人을 강제로 데려가 精神鑑定을 한다며, 여러病院을 찾아다니다가 되돌려 보낸 일이 있다. 1984년4월17일에는 被請求人이 學校로 찾아와 同行한 男子 4名과 함께 病院으로 가자며 請求人을 강제로 끌고가다가 學生들의 만류로 中斷한 일도 있다. 서울高法은 위와같은 被請求人의 일련의 行爲는 大學敎授인 請求人으로 하여금 學生指導, 學問硏究등 敎授로서의 本分을 다할 수 없게끔 심히 不當한 待遇를 한 것임은 물론, 그들의 婚姻生活은 被請求人의 위와같은 所爲로 더이상 回復할수 없는 破綻狀態에 이르렀다고 보아, 民法제840조제3호, 제6호소정의 離婚事由에 해당한다고 判斷하여 請求人의 離婚을 認容하였다. 이에 대하여 被請求人은 이에 不服하여 上告하였다. 【判決要旨】 原審의 위와같은 事實認定 및 判斷을 記錄과 대조하여 살펴보아도 正當하다고 肯認되며, 거기에 所論과 같은 採證法則違背, 理由不備 내지는 辯論主義違背, 民法제840조제3호, 제6호에 관한 法理誤解의 違法이 있다할수 없고, 달리 請求人과 被請求人사이의婚姻生活의 破綻이 請求人의 歸責事由에 연유한 것이라고 斷定할만한 資料도 記錄上 發見되지 아니할 뿐만아니라 原審은 所論과같이 이事件 審判請求가 提起된 1983년12월9일부터 6個月 이전의 事實만을 들어 이 事件 離婚請求를 認容한 것이 아니고, 그후에 있었던 事實까지를 포함 그 일련의 行爲가 포괄하여 民法제840조제6호 所定의 離婚事由에 해당한다고 判斷하였음이 原審判決理由로 보아 明白하므로 請求人의 離婚請求權이 같은法 제842조 所定의 6월을 경과하여 消滅하였다는 論旨는 받아들일수 없다. 그러므로 上告를 棄却하고, 上告費用은 敗訴者의 負擔으로 하여 關與法官의 一致된 意見으로 主文과 같이 判決한다. 評 釋 (1) 이 判決은 性格差異가 原因이 되어 婚姻關係가 破綻된 事件에 대하여 民法제840조제6호에 해당한다고 하여 離婚을 認容한 데에 意義가 있다. 民法제840조제6호의 規定을 보통 「相對的 離婚事由」라고도 하고 또 「抽象的 離婚事由」라고도 말한다. 이規定은 우리民法이 「破綻主義」를 채택하였다는 事實을 말해주는 것이다. 어떤 事由가 이에 해당하는가는 具體的인 경우에 法院이 判斷하게 될 것이며, 具體的 內容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므로 어떤 일정한 事由를 정하여 이러한 것들이 相對的 離婚原因이 된다고 미리 論定하는 것은 無意味한 일이며, 또한 폐해도 일어날 수 있다. 그렇다고 하여 相對的 離婚原因이 될수 있는 것을 豫想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婚姻을 계속하기 어려운 重大한 事由란 夫婦에 따라 다를 것이다. 즉 어떤 事實이 어떤 夫婦에 있어서는 婚姻을 계속하기 어려운 重大한 事由가 되더라도 다른 夫婦에 있어서는 重大한 事由가 되지 않을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 重大한 事由란 대개의 경우에 많은 夫婦에 있어서 共通的으로 婚姻을 계속하기 어려운 事由가 될수 있는 것이다. 요컨대, 「其他 婚姻을 계속하기 어려운 重大한 事由」로 離婚이 認容되기 위해서는 婚姻關係가 심각하게 破綻되어 다시는 婚姻에 적합한 生活共同關係를 回復할수 없을 정도로 이를 客觀的 事實이 있고 이러한 경우에 婚姻生活의 계속을 강요하는 것이 一方配偶者에게 참을수 없는 苦痛이 되어야할 것이다. 물론 이러한 婚姻의 계속을 不能하게 한 事實이 반드시 一方의 有責行爲일 필요는 없다 (大判1970년2월24일 69므13). (2) 현재까지의 判例에 나타난 事例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것을 들어 본다면, 우선 舊民法에서 離婚原因이었던 事由가운데에서 民法이 例示하지 않은 原因, 즉 예컨대 善意의 重婚(舊民제813조제1호), 配偶者의 犯罪(舊民제813조제3호)(大判1974년10월22일74므1) 같은 것이 이에 해당할 것이다. 이 밖에도 肉體的 破綻原因으로 不當한 避姙, 性病의 感染, 理由없는 性交拒否 (서울家審1965년3월30일 65드12), 性的不能(大判1966년1월31일 65므65, 이 事件은 事實婚關係의 正當한 解消의 事由로서 「性機能의 不完全」을 인정하고 있지만, 離婚原因으로서도 當事者의 年齡 기타의 事情에 따라서 인정될 수 있을 것이다) 등이 倫理的·精神的 破綻原因으로서는 不治의 精神病(서울地判1960년7월25일 4293 民555, 서울家審 1965년3월9일 64드571등 그러나 약간의 精神分裂症에 대해서는 離婚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서울家審1964년3월17일 63드○」), 夫婦間의 愛情喪失 (서울地判 1962년1월9일 4294 民1417, 3172, 서울家審 1965년11월16일 65드639, 다만 大判 1966년4월26일 66므4는 否定하고 있다) 또는 性格不一致 (大判1964년4월28일63다740, 서울家審 1965년6월18일 65드95, 서울家審 1965년3월2일 64드583 584등), 數年間 계속된 事實上의 別居 (서울家審 1965년7월13일 65드335등), 어린 아이에 대한 精神的이거나 肉體的인 侮辱 또는 加害, 信仰의 差異 (大判1970년2월24일 69므13) 또는 狂信(서울家審1965년7월13일 64드610), 알코올中毒 (서울 家審1965년11월2일 65드445등) 또는 麻藥中毒 (서울家審 1965년2월9일 64드443등), 婚姻前의 不貞 (大邱高判 1978년5월19일 77르11) 등이, 끝으로 經濟的 破綻原因으로서는 夫의 放蕩, 家計를 돌보지 않는 처의 亂脈行爲 (大判1966년1월31일65므50), 浪費 (서울地判 1962년1월16일 4294 民116, 서울家審1965년2월9일 64드302) 또는 妃聯實 (서울家審 1971년8월31일 71드208, 서울家審 1971년8월31일 71드2558) 또는 지나친 사치등이 구체적인 경우에 따라 婚姻을 계속하기 어려운 重大한 事由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夫婦間에 한때 離婚하기로 合意한 事實이 있으나 그밖에는 특별한 事由가 없을때에는 合意하였다는 事實만 가지고 婚姻을 계속하기 어려운 重大한 事由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大判 1962년11월1일 62다531, 大判1962년12월27일 62다691, 大判 1965년7월27일 65므21, 大判1967년12월26일 67므32, 大判1975년4월8일 74므28등), 그리고 大法院判決은 「姙娠不能」이 事實婚解消의 正當事由가 될수 없다고 判示하고 있는데 (大判1960년8월18일 4292 民上995), 離婚의 경우에도 姙娠不能 그자체로서는 婚姻을 계속하기 어려운 重大한 事由로 볼수 없을 것이다. (3) 「性格差異」나 「愛情의 喪失」은 그자체가 一般條項的이며, 여러가지 內容을 포함할수 있는 槪念이다. 離婚을 요구하는 참다운 理由를 性格不一致에 빙자하거나 理由없는 離婚을 愛情喪失의 美名下에 주장하는 일도 충분히 생각될 수 있다. 게다가 원래 性格不一致는 많건 적건 모든 夫婦에 대해서 말할수 있는 것이고 또 離婚訴訟의 단계에서는 請求人은 被請求人에 대한 愛情을 이미 喪失하고 있다고 할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性格의 不一致나 愛情喪 ============ 13면 ============ 失이 離婚原因으로 주장되고 있는 경우에는 신중한 判斷이 필요하며, 오히려 그 背後에 있는 참다운 이유가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大判1964년4월28일 63다740은 「原被告가 1943年6月11日 婚姻한 뒤 被告는原告에 대한 愛情이 없어서 남의 아내로서의 도리를 다하지 못하기 때문에 견디다 못하여 原告가 1951년4월 아이들 셋을 데리고 집을 나와 下宿生活을 하였으나 그래도 被告側에서 뉘우치는 눈치가 없으므로 어쩔수 없이 1953년9월부터 현재 原告가 同居하고 있는 甲을 맞이하여 同居生活을 하기 시작하였고 그 뒤 8∼9년동안 被告측으로부터 별말이 없다가 1961년9월14일 被告가 原告의 집에 찾아들게 되었으니 위와같은 事情이라면 原告는 도저히 婚姻을 계속하기 어려운 重大한 事由에 해당한다고 볼수 있을 것이다」라고 判示하고 있다. 그리고 서울家審1965년6월18일 65드95는 「性格의 差異와 被請求人의 病弱에서 오는 원만치 못한 夫婦生活, 生活能力의 결핍, 특히 여자의 몸이면서도 自身이 직접 就業하려 하여도 被請求人이 疑妻症이 甚하고, 그렇지 않으면 生活하여 나갈수 없는 난처한 事情, 被請求人의 정도에 넘치는 暴行·歐打는 복잡한 被請求人과의 結婚生活을 계속할수 없게 하는 重大한 事由라고 단정된다」고 判示하고 있다. 한편 性格不一致가 있으나 婚姻을 계속하기 어려운 重大한 事由라고 볼수 없다고 判示한 事例로서는 大判1967년2월7일 66므34가, 있는데 同判決은 「前妻의 所生이 3男妹까지 있음에도 불구하고, 未婚者인 것같이 가장하여 결혼하게된 事實에 대하여 被請求人(妻)은 항상 不滿을 가지게 되어 종종 夫婦싸움이 있다면 이에 대한 責任은 請求人 (夫) 에 있는 것이라할 것이고, 兩人間에 性格差異도 있어 1964년8월3일에는 크게 夫婦싸움을 한후 離婚하기로 合意를 하고 請求人은 同居를 하던 집에서 나왔으며, 被請求人은 위 保證金18萬원을 받은 事實이 있다 하더라도 原判決이 확정한 바와같이 請求人과 被請求人사이에 子女를 出生한 事實이 있는 本件夫婦와 같은 경우에 있어서 請求人과 被請求人이 理性에 돌아가 努力만 한다면 性格差異를 어느정도 극복하고 愛情을 되찾는 것이 不可能하다고 단정할 資料도 發見할수 없는바도 아니므로 위에 열거한 事實만 가지고는 婚姻을 계속하기 어려운 重大한 事由라고 인정하기 곤란하다」라고 判示하고 있다. 이와같이 볼때에 判例는 「性格差異등」으로 인한 夫婦關係의 破綻에 대해서는 비교적 엄격하게 判斷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즉 「性格差異」 때문에 「婚姻를 계속하기 어려운 重大한 事由」에 해당되기 위해서는 性格差異로 말미암아 離婚事由가 될만한 決定的인 原因이 있어야 한다고 보고있다. 따라서 本判決은 妥當하다고 생각된다. 本判決에 있어서는 夫婦間의 性格差異로 말미암아 그것이 被請求人에 의한 請求人에 대한 「甚히 不當한 待遇」로 發展하였기 때문에 被請求人의 위와같은 所爲가 「婚姻을 계속하기 어려운 重大한 事由」에 해당한다고 判示하고 있다.
1986-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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