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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23. 2. 23. 2019헌바483 결정
스톡그랜트에 대한 주식상장이익 증여세 과세제도 적용에 관한 검토
스타트업의 인재유인과 동기부여를 위하여 종업원에게 스톡옵션(선택권)이 아닌 스톡그랜트(현물 증여 혹은 취득)를 부여하는 경우에도, IPO 성공 및상장후 3개월 시점의 미실현 시장가를 기준으로 최대주주 특수관계자에게 증여세를 과세하는 규정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소득과세 우선 원칙(상증세법 제2조 제2항)에 비추어 보아 납득하기 어렵다. I. 대상판결 1. 사실관계 주식회사 ○○(이하 ‘이 사건 법인’이라 한다)는 2008. 7. 23. 설립된 소프트웨어 및 통신기술용역업 등을 하는 회사이다. 청구인은 2008. 7. 29.부터 2016. 1. 31.까지 이 사건 법인에서 사원으로 근무하였고, 조○○은 이 사건 법인의 최대주주로 이 사건 법인의 설립일부터 2017. 9. 26.까지 대표이사로 재직하였다. 청구인은 2010. 6. 25. 이 사건 법인의 유상증자 시 상법 제418조 제2항에 따른 제3자 배정방식에 의하여 신주 110,000주를 취득하고, 2011. 5. 30. 조○○으로부터 110,000주(이하 ‘제1주식’이라 한다)를 주당 720원에 매수하여 취득하였다. 청구인은 2012. 6. 9. 이 사건 법인의 유상증자 시 상법 제418조 제1항에 따라 보유 주식 220,000주에 따른 주주 신주인수권을 행사하여 신주 22,000주(이하 22,000주 중 제1주식에 따른 신주인수권을 행사하여 취득한 11,000주 부분을 ‘제2주식’이라 한다)를 주당 1,520원에 취득하고, 다른 주주가 실권한 17,476주를 주당 1,520원에 취득하였다. 한편 이 사건 법인은 2015. 2. 11. 코스닥에 상장되었다. ○○세무서장은 2017. 5. 2. 청구인에게 상속세 및 증여세법(이하 ‘상증세법’이라 함) 제41조의3 제1항에 따라 제1주식 및 제2주식이 그 취득일부터 5년 이내에 코스닥에 상장됨에 따른 이익을 증여재산가액으로 하여 제1주식의 상장이익에 대한 2011년 5월 귀속 증여세(가산세 포함) 198,990,180원의 부과처분 및 제2주식의 상장이익에 대한 2012년 6월 귀속 증여세(가산세 포함) 30,117,170원의 부과처분을 하였다. 청구인은 2018. 1. 5. ○○세무서장을 상대로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인천지방법원 2018구합50080), 제1심 법원은 2019. 1. 17. 이를 기각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항소하여(서울고등법원 2019누37495) 그 소송 계속 중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1조의3 제1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19. 10. 30. 그 신청이 기각되자(서울고등법원 2019아1478), 2019. 12. 5.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헌법재판소의 판시 내용 특수관계인의 구체적 범위와 요건을 하위법령에 위임하는 위임조항은 조세법률주의 및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내부직원 중 정보를 취득하여 이용할 수 없다는 것이 소명된 자의 경우 증여세 부과를 하지 않는 내용의 예외규정을 두지 않은 증여재산가액조항 또한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거나 재산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II. 평석 1. 주식상장이익 증여 과세제도의 도입경위 및 종래의 판례 주식상장이익 증여 과세제도(상증세법 제41조의 3)는 1999. 12. 28. 상증세법에 최초로 도입되고 2000. 1. 1. 시행되었는바, 주식등의 상장에 따른 거액의 이익을 얻게 하는 행위에 과세하여 특수관계인에 대한 변칙적인 증여를 차단하기 위해 증여의제규정으로 입법되었다. 당시는 IMF 외환위기 이후 코스닥 시장 육성 및 벤처붐이 불던 시기로서 상장 후 주식의 시장가가 급등하는 일이 많았고 이는 20년 후 최근의 코로나 사태 후 시장에 유동성 과다 공급으로 인한 자산가격 급등이나 코인투자 열풍을 상기시킨다. 시기적으로 보았을 때 주식상장이익 증여 과세제도는 당시에 주식시장을 이용한 부의 편법 승계, 즉 재벌이 설립한 회사의 주식을 2세에 부여하고 경제력을 이용하여 그 회사의 주식을 증권시장에 상장시킬 경우 용이해질 수 있는 부의 편법 승계를 차단하기 위하여 입법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대상판결 사안은 이와 같은 입법취지와 괴리감이 있다. 즉 청구인은 회사의 직원에 해당하므로 최대주주와 상증세법상 특수관계는 있으나 그와 친족관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청구인 직원은 회사의 설립 직후 제3자배정 유상증자 시에 주식 일부를 취득하였고, 그 후 주주배정 유상증자 시에 자신의 지분비율에 따라 배정받은 주식 외 실권주를 추가 취득하였으며, 회사가 상장에 성공하여 청구인은 이와 같이 배정받은 주식시장에서 형성된 회사주식의 시장가 상당의 경제적 성취를 누리게 되었다. 애초에 회사가 청구인 직원에게 유상증자 시 신주 취득기회를 준 것은 회사의 성장을 함께하자는 스톡그랜트로서 스톡옵션과 취지를 같이하는 것이다. 청구인 직원의 증자대금에 대해서는 근로소득 등으로 처리되었을 것이고, 그 후 상장에 성공하여 시장가가 형성된 부분은 자본이득으로서 대주주가 아닌 자의 상장주식 양도소득은 자본시장 육성이라는 정책적 목적으로 비과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세관청은 대상판결 사안에서 상증세법 제41조의3에 따라 (미실현) 자본이득 부분에 관하여 증여세 과세요건이 충족되었다고 보고 (최대주주 특수관계자로서 주식평가시 할증평가까지 적용) 증여세 부과처분을 한 것으로서, 이러한 주식상장이익 증여 과세제도는 실제 적용 과정에서 경제인이 받아들이는 상식과 괴리가 있으므로 법원 소송 및 헌재 위헌 시비가 다수 있어 왔다. 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6두39726 판결은 최대주주 등과 특수관계에 있는 자가 최대주주 등으로부터 근로제공에 대한 대가로 주식을 취득한 경우에도 상증세법 제41조의 3의 적용이 타당하다고 보았고, 대법원 2018. 12. 13. 선고 2015두41821 판결은 구 상속증여세법 제41조의3 제1항은 법인 설립 단계에서 발기인의 신주 취득 등 그 밖의 주식 취득에 대해서는 이후 일정 기간 내에 상장으로 인한 이익이 있더라도 증여세를 과세하지 아니하도록 하는 한계를 설정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하였다. 헌법재판소 2015. 9. 24. 선고 2012헌가5, 2012헌바114·183(병합) 결정은 주식상장이익 증여 과세제도가 상장일부터 3월이 되는 날을 기준시점으로 정한 것이나, 2002. 12. 18. 법률 제6780호로 개정되면서 최대주주등으로부터 직접 증여받거나 유상으로 취득한 주식등의 상장이익만을 과세대상으로 삼고 있었기에 주식등 취득자금의 증여 및 신주 취득의 경우를 과세대상으로 추가한 부분에 대하여 평등원칙 위반이 문제되었는데 헌법재판소는 차별의 합리적 이유가 있으므로 합헌이라고 보았다. 2. 증여세 완전포괄주의 과세제도의 적용?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2003. 12. 30. 법률 제70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은 ‘증여’의 개념에 관한 고유의 정의규정을 두지 않고 민법상 증여의 개념을 차용하여 ‘당사자 일방이 무상으로 재산을 상대방에게 수여하는 의사를 표시하고 상대방이 이를 승낙함으로써 재산수여에 대한 의사가 합치된 경우’를 원칙적인 증여세 과세대상으로 하되, 당사자 간의 계약에 의하지 아니한 부의 무상이전에 대하여는 증여로 의제하는 규정(제32조 내지 제42조)을 별도로 마련하여 과세하였다. 그 결과 증여의제규정에 열거되지 아니한 새로운 금융기법이나 자본거래 등의 방법으로 부를 무상이전하는 경우에는 적시에 증여세를 부과할 수 없어 적정한 세 부담 없는 부의 이전을 차단하는 데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과세권자가 증여세의 과세대상을 일일이 세법에 규정하는 대신 본래 의도한 과세대상뿐만 아니라 이와 경제적 실질이 동일 또는 유사한 거래·행위에 대하여도 증여세를 과세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공평과세를 구현하기 위하여 2003. 12. 30. 법률 제7010호로 개정된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민법상 증여뿐만 아니라 ‘재산의 직접·간접적인 무상이전’과 ‘타인의 기여에 의한 재산가치의 증가’를 증여의 개념에 포함하여 증여세 과세대상을 포괄적으로 정의하고 종전의 열거방식의 증여의제규정을 증여시기와 증여재산가액의 계산에 관한 규정(이하 ‘가액산정규정’이라 한다)으로 전환함으로써, 이른바 증여세 완전포괄주의 과세제도를 도입하였다. 현대 세제가 소득과세(법인세 및 소득세)와 소비과세(부가가치세) 중심으로 짜여진 것은 시장경제에 의한 효율적 자원 배분을 유지하기 위한 중립적 세제를 우선적인 지향점으로 삼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증여세 완전포괄주의 과세제도를 도입한 것을 소득과세원칙을 내팽겨치고 부의 편재라는 결과만을 보고 과세하겠다는 입법자의 의도로 보아야 할 것인가. 이 점에 관하여 대법원 2015. 10. 15. 선고 2013두13266 판결은 ‘결손법인과의 거래로 인한 이익 중 결손금을 초과하는 부분’이나 ‘휴업·폐업 법인을 제외한 결손금이 없는 법인과의 거래로 인한 이익’에 대하여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조 제3항 등을 근거로 주주 등에게 증여세를 과세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된 사안에서 개별 가액산정규정이 특정한 유형의 거래·행위를 규율하면서 그 중 일정한 거래·행위만을 증여세 과세대상으로 한정하고 과세범위도 제한적으로 규정함으로써 증여세 과세의 범위와 한계를 설정한 경우, 개별 가액산정규정에서 규율하는 거래·행위 중 증여세 과세대상이나 과세범위에서 제외된 거래·행위가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조 제3항의 증여 개념에 들어맞더라도 증여세를 과세할 수 없다고 하였다. 이는 관련 증여의제조항의 입법의도를 정상적으로 사업을 영위하면서 자산수증이익 등에 대하여 법인세를 부담하는 법인과의 거래로 주주 등이 얻은 이익을 증여세 과세대상에서 제외하고자 하는 것으로 본 것이다. 해당 판결은 납세자의 예측가능성과 조세법률관계의 안정성을 도모하고 완전포괄주의 과세제도의 도입으로 인한 과세상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하여 그 의미를 제한적으로 해석한 것이나, 증여세 완전포괄주의 과세제도의 적용 가능성을 열어놓고 개별증여의제 조항을 일종의 안전항(safe harbour)으로 본 것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3. 조세법 영역의 실질적 법치주의와 소득과세 우선원칙 상장전 회사의 종업원에 대해 동기부여용으로 자기 주식을 부여하고, 상장 이후 그 회사의 주식이 자본시장에서 가격이 등락하던 중 특정시점(상장일로부터 3개월 이후 시점)에 시가가 올라 해당 종업원이 부를 누리게 되었다고 사실관계를 본다면, 여기에는 어느 하나 대가관계 혹은 자본시장이라는 경제관념이 전제되지 아니하는 것이 없으며 부의 무상이전이라는 증여 관념이 개재될 여지가 없다. 그러나 회사의 상장 및 가치상승에 인센티브를 부여할 필요가 없는 최대주주의 친족 등 특수관계인에게 동일한 사실관계를 적용할 경우 증여로 보는 것이 가능하고 과세하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겠다. 다만 최대주주의 자제 등 특수관계인이라 그 능력에 비추어 다른 종업원 수준의 주식을 배정받고 열심히 노력하여 회사의 상장 및 가치상승에 기여하였다면 역시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은 부당할 것이다. 상속세와 이를 보완하는 증여세는 결과의 평등 혹은 출발선에서의 평등을 이루고자 하는 제도로서 자유시장경제체제가 추구하는 국가전체의 경제적 부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으로 자유 보장과 그 결과 일정부분 부의 편재를 감내해야 하는 현상과 배치된다. 비록 상속세 혹은 증여세의 세수효과가 미비하고, 상속세로 인하여 기업의 소유주 사망시 기업의 영속성이 위협받게 되는 것이 현실적 문제로 불거져 있다 하더라도, 미국의 예에 비추어 보면 상속세 및 증여세를 폐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에 기업들은 상증세법이 마련한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거래형식을 구하여 왔고, 이에 대해 법은 증여세 완전포괄주의 과세제도를 두기에까지 이른 것이나, 그렇더라도 과거 증여의제조항을 안전항으로 해석하는 것과 같이 그 해석 적용에 제한을 두는 것이 필요하다. 조세법 영역의 실질적 법치주의는 이와 같은 경제적 현실과 가치대립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고 세법의 해석 적용에 균형 잡힌 판단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추상적, 일반적 소득 개념을 내세우고 소득 있는 곳에 세금을 부과하는 현행 소득세제는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충격을 최소화하고 경제적 번영을 위하여 조세제도로써 이를 뒷받침하고자 하는 이론적 배경이 있다. 비록 현실적으로는 시장의 실패와 정부의 실패가 중첩되어 사회병리적인 현상이 속출할지라도, 원칙을 세운 후에 실패의 원인을 찾아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조세법 영역도 마찬가지로서, 이와 관련하여 상증세법 스스로가 일단의 해답을 제시하는 규정이 있으니 바로 법 제4조의2 제3항의 소득과세 우선원칙이다. 그러나 소득과세 우선원칙 스스로도 첨예한 가치대립 상황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1992. 11. 10. 선고 92누3441 판결은 회사가 유상증자를 하면서 임원인 원고의 증자대금을 회사의 자금으로 납입한 사안에서 이에 대하여 원고는 회사가 익금에 산입하여야 할 소득을 익금에 산입하지 않고 자금을 유출시켜서 원고에게 귀속된 것이라면 원고에게 상여의 소득처분 및 그에 따른 소득과세가 이루어져야 하고 증여세를 부과할 수 없다고 판결하여 소득과세 우선원칙을 적용한 바 있다. 그러나 특수관계자 외의 자에게 자산을 시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양도하여 상증세법 제35조에 따라 양도가액과 취득가액의 차액을 기초로 증여세를 부과한 사안에서 원심은 소득과세 우선원칙을 내세워 증여세를 부과할 수 없다고 하였으나, 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2두3200 판결은 이를 파기하여 2007. 12. 31. 소득세법 제96조 제3항 제2호가 개정되기 전에 양도가액과 시가의 차이를 증여세로 시가와 취득가액의 차이를 양도소득세로 과세한 과체처분이 적법하다고 판결하였다. 나아가 서울고등법원 2010. 11. 10. 선고 2010누19234 판결은 주식을 저가 양수하였다고 보아 양수가와 시가의 차액에 대해 증여세를 부과한 사안에서 양도소득세 계산시 취득가액을 조정해주지 아니한 것은 후발적 경정청구로 다투어야 하고 소득과세 우선원칙을 적용하지 아니하여 이를 도외시하는 태도를 보였는바, 소득과세 우선원칙의 규범력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4. 결어 최근 선고된 대상판결에서 청구인은 주식상장이익 증여세 과세제도에 법에 특수관계인의 범위를 명확히 제한하지 아니한 것이 포괄위임으로서 형식적 법치주의 위반, 내부정보를 활용할 정도의 특수관계인이 아닌 자에게까지 해당 제도를 적용하는 것이 과잉금지원칙 위반이라는 주장을 하며 위헌소원을 하였으나, 헌법재판소는 다시금 위 제도의 합헌성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헌법재판소가 스스로 설시하듯이 주식상장이익 증여세 과세제도는 주식등의 상장에 관한 정보를 알 수 있는 최대주주등 특수관계인에 대한 변칙적인 증여를 차단하고, 수증자 또는 취득자가 이를 양도하지 아니하고 계속 보유하면서 사실상 세금부담 없이 계열사를 지배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서 대상판결 사안과 같은 경우에까지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은 과한 것으로 여겨진다. 조세법 영역에서 실질적 법치주의와 소득과세 우선원칙에 비추어 보더라도 주식상장이익 증여세 과세제도와 그 해석·적용에 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권기호 변호사(법률사무소 충장)
증여세
특수관계인
주식상장이익
권기호 변호사(법률사무소 충장)
2023-07-05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 대법원 2021. 8. 26. 선고 2021두38741 판결 -
가업의 승계와 상속세 공제
Ⅰ. 사실관계 A 주식회사 대표이사로서 이 회사를 20년 이상 경영한 B와 B의 모(母)인 C가 A회사의 발행 주식총수의 약 70%, 30%의 주식을 각각 보유하고 있었다. 이후 B가 C로부터 주식 일부를 증여받았는데, 증여 이후 10년이 경과하기 전에 B가 사망하자, B의 배우자인 원고가 B가 보유하고 있던 주식 전부(B 보유주식 + C로부터 증여받은 주식)를 상속받았다. 원고는 A회사의 대표이사에 취임하여 상속세 신고를 하면서 상속 주식 중 B가 10년 이상 보유하던 기존 주식에 대하여만 가업상속 공제를 적용하였다가, 증여받은 주식 부분도 가업상속 공제의 대상임을 주장하며 상속세 감액을 구하는 경정청구를 하였다. 그러나 관할 세무서장은 이를 거부하였다. 원고는 거부처분에 불복하여 2019년 4월 24일 조세심판원에 심판 청구하였으나 2019년 7월 11일 기각되어 이 사건 소를 제기하게 되었다. Ⅱ. 쟁점과 판결의 내용 1. 사건의 쟁점 이 사안의 경우 B가 스스로 10년 이상 보유한 주식은 당연히 가업상속공제를 위한 대상이 되지만, 모(母)인 C로부터 증여를 받아 10년이 경과하지 않은 주식도 함께 가업상속공제 대상이 될 수 있는지 여부이다. 본인이 증여받은 주식 전부를 직접 10년 이상 보유하지 않아도 증여세 과세특례 대상에 속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2020. 5. 28. 선고 2019두44095 판결)는 있었으나 상속세와 관련해서는 대법원 판례가 존재하지 않았다. 2. 법원의 판단(서울행정법원 2020. 7. 7. 선고 2019구합83052 상속세경정거부처분취소) 가. 가업승계와 상속세 공제 구 상증세법(상속세 및 증여세법, 이하 '상증세법'이라 한다) 제18조 제2항 제1호는 '가업'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소기업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견기업(이하 '중소기업 등'이라 한다)으로서 피상속인이 10년 이상 계속하여 경영한 기업'으로 정의하면서 가업상속에 해당하는 경우 가업상속 재산가액에 상당하는 금액을 상속세 과세가액에서 공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구 상증세법 제18조 제4항의 위임에 따른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15조 제3항 제1호 (가)목은 구 상증세법 제18조 제2항 제1호에 따른 가업상속의 적용을 위한 피상속인의 요건 중 하나로 '중소기업 등의 최대주주 또는 최대출자자(이하 '최대주주 등'이라 한다)인 경우로서 피상속인과 그의 특수 관계인의 주식을 합하여 해당 기업의 발행 주식총수 등의 100분의 50(상장법인인 경우 100분의 30)이상을 10년 이상 계속하여 보유할 것'을 정하고 있다. 위 시행령 조항의 '최대주주 등'은 주주 또는 출자자 1인과 그의 특수 관계인의 보유주식 등을 합하여 그 보유주식 등의 합계가 가장 많은 경우의 해당 주주 등 1인과 그의 특수 관계인 모두를 말한다(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19조 제2항 참조). 나. 피상속인 10년 보유 요건 여부 위 규정을 두고, 원·피고는 '피상속인이 상속재산인 해당 주식을 10년 이상 계속하여 보유할 것'이 가업상속 공제를 적용하기 위한 요건인지 여부에 관하여 다투었다. 1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주장을 인정하며, '피상속인이 상속재산인 해당 주식을 10년 이상 계속하여 보유할 것'이 가업상속 공제를 위한 요건이 될 수 없다고 보았다. ① 가업상속 공제요건 중 피상속인의 주식보유에 관한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15조 제3항 제1호 (가)목은 '피상속인이 중소기업 등의 최대주주 등인 경우로서 그의 특수 관계인의 주식 등을 합하여 발행 주식총수 등의 100분의 50 이상을 10년 이상 계속 보유할 것'을 정하고 있으므로 위 요건만 충족되면 될 뿐, 피상속인이 해당 주식을 10년 이상 보유할 것을 요구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하였다. 또한 ② 위 시행령은 2017년 2월 7일 대통령령 제27835호로 개정되면서 계속 보유 기간에 대해 '10년 이상'을 명시하게 되었는데, 이 취지는 '가업'에 관한 정의에 맞추어 일정 비율 이상의 주식 보유기간이 10년 이상일 것을 명확히 하는 데 있는 것일 뿐이라고 보았다. 나아가 ③ 구 상증세법이 가업의 상속에 관하여 상속세 과세특례를 규정한 취지는 중소기업 등의 영속성을 유지하고 경제 활력을 도모할 수 있도록 일정한 가업 상속에 대하여 세제지원을 하고자 함인데, 특수 관계인의 보유 주식이 피상속인에게 이전 된 후 가업상속을 위해 상속되는 경우에도 중소기업 등의 영속성 유지에 기여하므로 피상속인이 10년 이상 계속 보유한 주식의 상속과 달리 취급할 이유가 없다고 하였다. 결국 중소기업 등의 최대주주 등인 피상속인과 그의 특수 관계인이 10년 이상 계속하여 보유한 주식에 대해 가업상속 공제를 적용하더라도 가업상속에 관한 과세특례 규정의 입법취지가 몰각된다거나 조세회피의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다. 결론 1심은 B가 그 특수 관계인인 C로부터 10년 이상 보유하던 이 사건 주식을 증여받았고, 소외 B의 사망으로 인한 상속개시로 위 증여 전에 보유하던 B와 C의 주식이 함께 원고에게 상속되었으므로, 이 사건 주식은 가업상속 공제대상인 주식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여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하였다. 2심(서울고등법원 2021. 3. 26. 선고 2020누52889판결, 원고 승) 및 대법원(2021. 8. 26. 선고 2021두38741 판결, 심리불속행 상고기각, 원고 승)에서도 그대로 유지되었다. Ⅲ. 검토 이 사건에서 피고는 조세심판 및 재판과정에서 '가업을 경영하는 자가 가업을 경영하지 아니한 자로부터 증여받아 10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주식에 대하여는 가업상속 공제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예규(기획재정부 재산세과-385, 2014. 5. 14.)를 근거로 가업상속 공제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이와 같은 예규상의 내용은 관련 법률 및 시행령에 규정되지 않는 요건에 해당하는 것이었고, 결국 법원은 조세법률주의에 따라 법률에 규정되지 않는 요건을 확장해석 또는 유추 해석할 수 없다고 보았다. 탈법적인 가업상속 공제 제도의 이용은 봉쇄되는 것이 마땅하지만 "피상속인이 상속재산인 '해당 주식'을 10년 이상 보유할 것"이라는 요건의 해석은 전혀 새로운 법률상의 근거를 만드는 것으로 법률해석을 통하여 창설해 내는 일종의 입법행위에 해당할 수 있어 권력분립원칙에 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점에서 이번 판결은 다음과 같은 의미가 있다. ① 가업의 승계는 경영승계와 함께 소유승계가 수반될 필요가 있으므로 상속인이 가업에 계속하여 종사하여할 뿐만 아니라 주식 등의 지분도 일정 정도 유지되어야 하는 점을 확인하였다. ② 피고의 주장과 같이 법령 문언을 넘어서 확장해석하거나 유추 해석할 수 없다고 하였다. 즉, 가업승계 상속세 공제에 있어, 피상속인 스스로 상속재산인 해당 주식을 10년 이상 계속 보유할 것이 요건이 될 수 없다. ③ 대법원 2020. 5. 28. 선고 2019두44095 판결에서 가업승계를 위해 주식양도가 이뤄진 경우, 증여자와 특수 관계인이 해당 회사 주식의 50% 이상을 10년 이상 보유하고 있었다면, 직접 10년 이상 보유하지 않아도 증여세 과세 특례를 적용할 수 있다고 최초로 판시한 바 있다. 이 사건은 법원이 상속세의 경우에도 마찬가지 입장을 취한 것이다. ④ 법원이 납세의무자의 재산권을 보장하고, 조세법률주의에 입각함과 동시에 가업 승계를 위한 상속세 공제제도를 조화롭게 해석 및 적용한 사례이다. 박성태 변호사(대한법률구조공단)
상속세
가업상속
승계
박성태 변호사(대한법률구조공단)
2022-05-23
조세·부담금
세법상 증여의 개념과 증여에 관한 완전포괄주의
Ⅰ. 판례의 소개 1. 사실관계의 요지 본 건은 주식회사의 최대주주가 주식회사가 3차례에 걸쳐 발행한 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인수하였다가 주식으로 전환 내지 취득한 부분에 대하여 증여세가 부과된 사안으로서 총 3회의 증여세 부과 처분이 있었으나, 지면 관계상 그 중 하나만을 간략하게 소개한다.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갑 주식회사는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회사이고, 원고 을은 갑의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임. 갑은 2005년 12월 6일 A 주식회사와 전환사채 인수계약을 체결하고, 2005년 12월 9일 A에게 전환사채를 발행(사채이율, 전환가격 등 인수계약의 내용은 상당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이고, 갑·을 모두 A에게 조기상환권을 행사할 수 있는 내용임). 을은 2006년 12월 29일 조기상환권을 행사하여 A로부터 위 전환사채 중 권면총액 3억5000만원 상당을 3억5000만원에 양수하였고, 2008년 11월 18일 3억5000만원 전부에 관한 전환권을 행사하여 11만2903주의 우선주를 수령하였으며, 2008년 11월 20일에는 이를 보통주 29만1289주로 전환·취득함. 피고는 ‘을이 2008년 11월 20일 취득한 위 보통주 중 을의 소유주식비율을 초과하여 인수·취득한 부분에 대하여 당시 주가 1675원과 전환가액 1201원의 차액 상당을 증여받았다’는 이유로 을에게 증여세 3459만8920원을 결정·고지하는 처분을 함. 2. 관련 법조항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2010. 1. 1. 법률 제991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4항 “제3자를 통한 간접적인 방법이나 2 이상의 행위 또는 거래를 거치는 방법에 의하여 상속세 또는 증여세를 부당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경제적인 실질에 따라 당사자가 직접 거래한 것으로 보거나 연속된 하나의 행위 또는 거래로 보아 제3항의 규정을 적용한다.” 3. 대상판결의 요지 “갑은 제품생산과 회사 운영을 위한 자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주거래 은행 등 금융기관과 투자업체들에 대출을 요청하였으나 그때까지 매출액 규모가 미미한 중소기업이고 사업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모두 거절당하였고, 결국 그 전에 갑에게 투자하였던 A만이 전환사채 인수계약의 조건과 계약서 초안 작성을 모두 자신이 한다는 조건으로 대출의사를 밝혀 이 사건 전환사채의 발행에 이르게 되었으므로, 이 사건 전환사채 발행은 그 자체로 사업상 목적이 있는 거래이다. 이 사건 전환사채 인수계약의 조기상환권은 다른 계약 내용과 마찬가지로 A의 주도로 정해진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기본적으로 투자 상황 등 제반 여건과 당사자 간 협의에 따라 부여될 수 있는 조건이라 할 수 있다. A로서는 조기상환권 부여를 통하여 연 복리 10%의 이자수익을 확보하면서 자금을 조기에 회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갑, 을로서도 시설 투자를 위한 단기자금을 확보하고 전환사채 인수계약에 따른 경영상의 제한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으며, 실제로 갑은 이 사건 전환사채의 발행 시점부터 조기상환권 행사 시점까지 1년 남짓 동안 A의 자금을 회사 운영에 사용할 수 있게 되었으므로, 이에 비추어 보아도 조세회피목적 외에 별다른 사업상 목적이 없다고 할 수 없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전환사채의 발행부터 원고의 조기상환권 및 전환권 행사에 따른 갑 신주취득까지 약 2년 11개월의 시간적 간격이 있는 일련의 행위들이 별다른 사업상 목적이 없이 증여세를 부당하게 회피하거나 감소시키기 위하여 비정상적으로 이루어진 행위로서 그 실질이 갑의 대주주인 원고에게 그 소유주식비율을 초과하여 신주를 저가로 인수하도록 하여 시가와 전환가액의 차액 상당을 증여한 것과 동일한 연속된 하나의 행위 또는 거래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우며, 따라서 이에 대하여 구 상증세법 제2조 제4항을 적용하여 증여세를 과세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Ⅱ. 문제의 제기 증여세에 관한 완전포괄주의를 도입한 상속세및증여세법(이하 ‘상증세법’)의 취지에 비춰볼 때, 원고의 주관적 의도(조세회피목적외의 사업상 목적) 존재 여부에 불구하고, 원고에게 실현된 이익에 관한 증여세가 부과되어야 한다 생각한다. 원심 역시 이와 유사한 취지의 판시를 한바 있는데, 대상 판결은 상증세법과 민법의 상이한 증여 개념을 간과한 것이 아닌지 의문이다. 한편 대상판결의 적용 법조인 구 상증세법(2010. 1. 1. 법률 제991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4항은 후술한 바와 같이 제4조의 2로 조항의 위치가 변경된 후 2015년 12월 15일의 개정으로 삭제되었으나, 국세기본법 제14조 제3항은 “제3자를 통한 간접적인 방법이나 둘 이상의 행위 또는 거래를 거치는 방법으로 이 법 또는 세법의 혜택을 부당하게 받기 위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경제적 실질 내용에 따라 당사자가 직접 거래를 한 것으로 보거나 연속된 하나의 행위 또는 거래를 한 것으로 보아 이 법 또는 세법을 적용한다”고 하여 위 구 상증세법 제4조의 2와 유사한 규정을 두고 있는바, 대상판결의 검토는 여전히 의미가 있다 하겠다. Ⅲ. 세법상 증여의 개념 및 증여에 관한 완전포괄주의의 도입 1. 민법상 증여와 상증세법상 증여의 개념의 차이 민법상의 증여는 ‘당사자 일방이 무상으로 재산을 상대방에게 수여하는 의사를 표시하고 상대방이 이를 승낙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기는(민법 제554조 참조), 무상·편무·낙성·불요식의 계약’이나, 상증세법상의 증여란 ‘그 행위 또는 거래의 명칭·형식·목적 등과 관계없이 직접 또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타인에게 무상으로 유형·무형의 재산 또는 이익을 이전(移轉)(현저히 낮은 대가를 받고 이전하는 경우를 포함한다)하거나 타인의 재산가치를 증가시키는 것’으로서 ‘유증과 사인증여는 제외한다’(상증세법 제2조 제6호 참조). 사법(私法)에서 증여에 해당하는지 즉, 일정한 급부가 무상인지 여부는 당사자의 주관적 의사를 기준으로 무상성에 관한 당사자간의 의사합치가 있어야 하나, 상증세법상의 증여 개념은 당사자의 주관이 아닌 실질적인 경제적 이익을 취득하였는지 여부 즉 거래의 경제적 실질을 기준으로 한다는 점에 양 개념은 차이가 있다. 2. 관련 상증세법 조항의 주요 개정 경위 2013년 12월 30일의 상증세법 개정 이전엔 증여세는 이른바 유형별 포괄주의를 따랐고, 상증세법상 ‘증여’에 관한 개념 정의가 없어 민법상 증여 개념을 차용하였다. 동 개정으로 증여세에 관한 완전포괄주의 과세제도가 도입되고, 그 취지에 부합하는 상증세법의 ‘증여’에 관한 정의 조항이 도입되기에 이르렀다. 종전에는 증여세 과세대상은 일반적인 증여와 증여로 의제하는 14개 증여의제유형이 있었으나 증여의제규정으로 열거되지 아니하는 사항은 과세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으므로, 앞으로는 종전의 증여의제규정의 내용을 보완하여 증여재산가액의 계산에 관한 예시규정으로 전환하고 예시되지 아니한 재산의 무상이전이나 가치증가분 등에 대하여도 증여세를 과세할 수 있도록 포괄규정을 마련되었다(법 제32조 내지 제42조). Ⅳ. 완전포괄주의와 상증세법상의 증여 개념에 입각한 원심 판결의 소개 위 규정은 ‘최대주주 등이 전환사채 등을 자기소유주식비율을 초과하여 인수·취득하는 목적이나 원인’을 묻지 않고 과세하는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전환사채 발행 당시 갑이 자금조달이 필요한 상황에 있었고, 원고에게 갑의 주가변동을 예상하고 전환차익을 얻을 목적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은 상증세법 제2조 제4항의 적용 여부에 관한 판단에 중요하게 고려할 사항이라고 보기 어렵다. “원고가 조기상환권을 행사하여 A로부터 이 사건 전환사채를 취득한 2006년 12월 29일 당시, 갑이 현금 유동성 부족을 해소하기 위하여 차용한 금원이 운영자금 등으로 사용될 것을 고려해 보더라도, 조기상환권을 행사하여 이 사건 전환사채 중 70%를 취득하는 비용이 액면금 3억5000만원과 이에 대한 조기상환 이자 상당액인 반면에 2006년 12월 31일 기준 갑의 현금 보유액이 약 55억원이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갑이 조기상환권을 행사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갑의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의 지위에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갑은 2006년 12월 29일 당시 조기상환권의 행사를 사실상 포기함으로써 원고로 하여금 단독으로 조기상환권을 행사하여 이 사건 전환사채 중 70%를 취득할 수 있도록 하였다.” Ⅴ. 결론 원심의 판단이 상당하다 생각한다. 상증세법이 완전포괄주의를 도입하고 증여의 개념에서 당사자의 주관적 요소를 배제한 이상, 경제적 실질에서 수증자의 직·간접적인 이익이 있다면 증여세가 부과될 수 있고, 조세회피목적 유·무는 문제되지 않는다 할 것이다. '조세회피목적이 없는 사업상 목적' 이 있는 경우에 대한 배려는 상증세법상 비과세규정 신설 등을 통하여 달성하는 것이 타당하다. 조장곤 변호사(포에스 법률사무소)
세법
전환사채
조기상환권
조장곤 변호사(포에스 법률사무소)
2018-10-15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명의신탁증여의제에서 주주명부의 요건 및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 제출과 관련된 증여의제시기
- 대법원 2017. 5. 17. 선고 2016두55049 판결- 1. 사실관계 원고들은 2003년 12월 소외 회사의 주주로부터 B, C, D(명의수탁자)의 명의로 소외 회사 주식을 매수하고(이하 ‘이 사건 거래’), 소외 회사는 2004년 3월말 2003사업연도 법인세 과세표준을 신고하면서 세무서에 그 부속서류로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를 제출하였다. 피고는 2014년 9월 원고들이 타인 명의로 주식을 취득하였다고 보아 원고들을 연대납세의무자로 지정하여 각 증여세를 부과하였다. 2. 판결의 요지 가. 1심 및 원심 판결 소외 회사의 주주명부에 따라 명의수탁자들 앞으로 명의개서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고, 개정 상증세법 제45조의2 제3항을 적용하여 소외 회사가 2004년 3월 30일 관할세무서장에게 제출한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에 의하여 명의개서가 이루어졌다고 인정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각 처분은 모두 위법하다. ① 주주명부란 주주 및 주권에 관한 사항을 명확히 하기 위하여 작성하는 장부로서 그 형식에 특별한 제한이 있는 것은 아니나, 주주의 인적사항, 보유 주식의 수와 종류 등 상법 제352조에서 정하고 있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야 하는데, 소외 회사 임원의 컴퓨터에 보관된 ‘주식이동현황(주)○’ 파일(이하 ‘이 사건 문서’)은 소외 회사로부터 증여세 등의 신고ㆍ납부 업무를 위임받은 공인회계사가 업무의 수행을 위한 필요한 범위에서 주식이동현황을 정리한 문서로 보이며, 상법 제352조에 규정된 주주의 주소나 각 주주가 가진 주식의 종류, 각 주식의 취득년월일이 누락되어 있으므로 상법상 주주명부라고 평가할 수 없고, ‘○회사 2004년 현금배당액 및 원천징수세액’이라는 전자문서 역시 그 기재내용이나 형식 등에 비추어 볼 때 상법상 주주명부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② 주식의 명의신탁 증여의제로 인한 증여세의 납세의무 성립일은 원칙적으로 명의개서일인데, 이 사건과 같이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에 의하여 명의개서 여부를 판정할 경우 이 사건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는 2003년 1월 1일부터 2003년 12월 31일까지의 주식 취득 상황을 나타내고 있으므로, 그 명의개서일을 2003년 연말로 볼 수 있을지언정 위 명세서가 제출된 2004년 3월 30일로 볼 수는 없다(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의 제출을 명의개서로 본다고 규정하지 않고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에 의하여 명의개서 여부를 판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결국 이 사건 주식에 관한 증여세 납세의무 성립일은 2004년 1월 1일 이전이므로 개정 상증세법 제45조의2 제3항을 적용하는 것은 이미 완성된 사실을 규율대상으로 하는 것이어서 허용될 수 없다(원심 판결문). 나. 대상판결 대상판결은 원심이 소외 회사가 주주명부의 작성ㆍ비치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데에 어떠한 사정이 있는지 등을 살펴보지 않고 주주명부의 존재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피고의 예비적 처분사유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고 보아 다음과 같이 심리미진으로 파기환송하였다. ① 소외 회사는 1990년 설립 후 여러 번 유상증자를 실시하였고 이미 일반 주주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상법상 주식회사가 유상증자를 실시할 때 주주명부에 기재된 주주가 신주인수권을 가진다는 뜻을 공고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자본금변경에 따른 법인등기변경신청을 할 때에는 주주총회의사록과 주주명부를 첨부하여 공증을 받는 것이 통례인데, 일반 주주들이 존재한 소외 회사가 주주명부의 존재를 전제로 규정되어 있는 절차들을 밟지 않았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② 소외 회사가 2014년에 유상감자로 인한 자본금 감소의 변경등기를 하면서 유상감자 직후의 주주명부를 제출하였던 사실이 원심의 심리과정에서 확인되기도 하였는데, 원고는 그때에서야 주주명부를 작성하게 된 경위에 관하여 밝히지 못하고 있다. ③ 소외 회사는 이 사건 주식거래 직후인 2003년부터 2009년까지 매년 현금배당을 실시하였고, 현금배당에 따른 소득세 원천징수의무를 수행하면서 각 주주의 성명, 주소, 주민등록번호 등을 기재한 서류를 매번 정확히 작성하였으며, ‘주식이동현황’문서를 작성ㆍ관리하면서 설립 이후부터 이 사건 주식거래에 이르기까지 각 주주의 주식 수, 취득연월일 등을 상세히 기록하여 왔다. 이와 같은 제반 사정들을 보면 소외 회사는 주주명부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그 제출을 거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 3. 평석 가. 비상장법인 주식 관련 명의신탁 증여의제 주식에 대한 명의신탁 증여의제는 실제소유자와 명의인이 달리 주주명부에 명의 개서됨으로써 이루어지는데, 비상장회사의 경우 주권을 발행하지 않을 뿐 아니라 주주명부도 작성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위 규정이 적용될 수 없는 문제점이 발생하였다. 따라서 2003년 12월 30일 법률 제7010호로 개정된 구 상증세법 제45조의2 제3항은 납세지 관할세무서장에게 제출된 주주 등에 관한 서류 및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에 실제 소유자가 아닌 자의 명의가 등재되면, 명의신탁 증여의제 규정을 적용하도록 하였다. 즉 2003년까지는 ‘주주명부’에 명의개서가 되어야 명의신탁증여의제로 과세되고, 2004년 이후부터는 주주명부가 없더라도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 등 제출이 있으면 이에 의하여 명의신탁 증여의제 규정을 적용한다. 나. 상법상 ‘주주명부’의 요건 대상판결은 실제 주주명부의 존재를 이유로 파기함으로써 주주명부의 요건에 관하여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원심판결에서 논의된 소외 회사가 주주명, 주식수, 각 주식의 취득일, 지분율 등을 파일 형태로 기록한 이 사건 문서를 상법상 주주명부로 볼 수 있는지와 관련해 주주명부의 요건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최근 주주명부 여부가 쟁점이 된 1심 판례는 “상법상 주주명부라고 평가받기 위해서는 주주명부의 내용이 법정사항을 포함함과 동시에 본점에 비치되어 주주와 회사채권자의 자유로운 열람 등사권이 보장되어야 하는 상태이고 이사가 주주명부의 작성 및 관리를 하여야 한다”고 하였고(서울행정법원 2015. 7. 3. 선고 2012구합3699 판결), 2심법원도 위 내용과 함께 “대내외적으로 회사의 주주 및 주식관련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된 것일 것임이 요구된다”고 판시하여(서울고등법원 2016. 12. 2. 선고 2015누1573 판결), 주주명부의 내용이 법정사항을 포함하고 대내외적으로 주주 및 주식관련 업무를 목적으로 작성된 것일 것을 요구하였다. 이 사건 원심판결도 위 판결과 같은 기준을 적용하여 “이 사건 문서는 주주의 주소나 각 주주가 가진 주식의 종류 등이 누락되어 있어 상법상 주주명부라 평가할 수 없다”라고 판시하여 법정 기재사항여부를 엄격하게 판단하였다. 따라서 위 판례들에 비추어 보면, 주주명부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ⅰ) 상법상 일정한 법정사항을 포함, ⅱ) 주주와 회사채권자의 자유로운 열람등사권의 보장, ⅲ) 이사가 주주명부의 작성 및 관리, ⅳ) 대내외적으로 회사의 주주 및 주식관련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된 것을 요구하는 등 일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다.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상 양도일과 명의신탁 증여의제 시기 대상판결의 직접적인 쟁점은 아니나, 이 사건과 같이 주주명부가 존재하지 않음을 주장하여 주식양도에 따른 명의개서일을 특정할 수 없고, 세무서에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 등이 제출된 상태일 경우 증여의제일을 언제로 볼 것인지 문제된다. 실무상 과세관청은 주주 등에 관한 서류, 양도세 신고서 등에 의해 확인된 양도일에 명의개서가 된 것으로 보아야 하고 양도일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 사업연도 중의 주식등변동명세서상 양도일을 증여시기로 보고 과세하여 왔다(기준 2015 법령해석재산-0042, 2015.5.7.). 한편 대상판결의 원심은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에 의하여 명의개서 여부를 판정할 경우 그 명의개서일을 사업연도 말로 볼 수 있을지언정 그 제출일로 볼 수 없다고 보았으나, 최근 대법원 2017. 5. 11. 선고 2017두32395 판결은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 등에 주식 양도일이 기재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시점에 주주명부에 명의개서가 이루어진 것과 동등한 효력을 부여할 수는 없고, 실제소유자와 명의자가 다른 주식의 변동사실이 외부에 분명하게 표시되었다고 볼 수 있는 위 명세서 제출일을 증여의제일로 보아야 한다고 최초로 판시하여, 대상판결의 원심 및 기존 실무관행과는 다른 결론을 내렸다. 4. 결어 대상판결은 원심에서 ‘상법상 주주명부’가 갖추어야 할 요건임을 적시하였고, 과세관청이 주주명부가 존재한다는 간접사실을 밝힘으로써 납세자에게로 그 입증책임을 전환시켰다는데 의의가 있다. 한편 종래 주주명부가 없을 경우 실무상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상에 양도일로 기재된 날을 증여의제일로 보았으나, 최근 대법원 판례가 위 명세서 제출일을 증여의제일로 봄에 따라 납세자의 자의에 의해 양도시기가 달라질 수 있는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는바, 입법으로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 제출에 따른 증여의제시기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이경진 변호사(법무법인 화우)
증여세
주식증여
명의신탁
증여의제
이경진 변호사 (법무법인 화우)
2017-11-13
조세·부담금
위법한 과세처분, 세 번의 과오
- 대법원 2017. 4. 20. 선고 2015두45700 전원합의체 판결- Ⅰ. 들어가며 대법원은 2017. 4. 20. 선고 2015두45700 전원합의체 판결로 세 번의 과오를 바로 잡았다. 첫째, 대법원 2009. 3. 19. 선고 2006두19653 판결에서 이미 무효라고 판단한 부분을 여전히 남겨둔 대통령령의 잘못을 바로 잡았다. 둘째, 위법한 시행령에 근거해 조세를 부과해 온 과세당국의 그릇된 처분을 취소했다. 셋째, 합헌적 해석을 외면하고 법률과 시행령을 형식적으로 해석한 원심판결을 파기했다. 뒤늦게나마 조세법률주의를 구현한 판결로 의미가 크다. Ⅱ. 첫 번째 과오, 위헌인 대통령령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이하, ‘상증세법’) 제41조는 특정법인이 재산을 무상제공 받아 최대주주 등이 ‘이익을 얻은 경우’에 증여세를 부과하는 기준이 되는 ‘이익의 계산’ 방법을 대통령령, 즉 시행령에 위임하고 있었다. 같은 법 시행령 제31조 제6항은 최대주주 등이 이익을 얻었는지 따지지 않고 특정법인이 얻은 이익을 ‘주주 등이 얻은 이익’으로 간주해 증여세 납세의무를 부담하도록 정했다. 최대주주 등은 실제 이익을 얻은 바 없더라도 증여세 납부의무를 부담하게 되는 문제가 생겼다. 대법원은 위 시행령은 모법의 규정 취지에 반할 뿐 아니라 위임범위를 벗어나 무효라고 판시했다(대법원 2009. 3. 19. 선고 2006두19693 전원합의체 판결). 무효가 된 시행령은 이상한 방식으로 살아남았다. 2010년 1월 1일 모법의 ‘이익’이라는 문언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익’으로 개정됐다. 이제 ‘이익’을 대통령령으로 정할 수 있게 되었다는 이유로 최대주주 등이 실제로 이익을 얻었는지와 무관하게 여전히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는 시행령 규정이 존속하게 되었다. 대법원 판결의 취지에 따라 시행령을 개정하지 않고 오히려 법률을 개정해 무효인 시행령을 유지시키려 한 시도는 위헌적인 공권력 행사였다. Ⅲ. 두 번째 과오, 과세당국의 위법한 처분 2010년 1월 1일 상증세법 개정 이후에도, 납세의무자가 아무런 이익을 얻지 못했다면 증여세를 부과할 수 없고, 개정 법률 조항에서도 다르지 않다. 개정 법률이 부과하는 증여세 조항 역시 특정법인에 대한 재산의 무상제공으로 주주가 이익을 얻었음을 전제로 하는 규정으로 보아야 한다.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익’의 의미는 어디까지나 이익이 있을 때 그 이익의 계산방법을 대통령령으로 정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익이 없는데도 이익이 있다고 대통령령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손법인에서 주주가 보유한 주식의 가액이 증가하지 않은 경우라면, 증여된 이익 자체가 없으므로 여전히 증여세를 부과할 수 없다. 과세당국으로서는 주주가 실제로 이익을 얻었는지를 조사해 이익을 얻은 때에 한해 과세처분을 했어야 했다. 그럼에도 과세당국은 2010년 1월 1일 상증세법 개정을 이유로 시행령 조항의 효력이 유지된다면서, 아무런 이익을 얻지 않은 결손법인 주주들에게도 수억원 혹은 수십억원의 과세처분을 했다. 실질 이익을 얻지 않은 주주들은 증여세를 납부해야 한다는 인식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 세무조사 결과 과세처분이 내려지는 사례가 빈번했다. 과세당국이 과오를 반복해 빚어진 위법한 납세처분이 끊이지 않았다. Ⅳ. 세 번째 과오, 하급심의 위헌적 해석 위법한 과세처분에 대해 하급심 법원도 제동을 걸지 못했다. 서울행정법원 2016. 4. 7. 선고 2015구합74586 판결과 같이 시행령 조항을 무효로 판단하고 과세처분을 취소한 판결이 있었으나, 항소심에서 취소되었다(서울고등법원 2016. 9. 22. 선고 2016누44362 판결). 이 사건 원심인 서울고등법원 2015. 5. 19. 선고 2014누68715 판결처럼 과세처분이 적법하다고 보는 판결례만 쌓여갔다. 하급심 판결들은, 개정된 모법의 문언을 보면 주주가 얻은 이익을 계산하는 일뿐만 아니라 어떤 때 주주가 이익을 얻었다고 볼 것인지도 대통령령에 전부 위임하는 취지라고 판시했다. 모법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익’이라는 위임의 근거가 새로 마련됨으로써 시행령은 더 이상 무효가 아니라는 입장을 취했다. 어떤 경우에 주주가 이익을 얻었다고 할 것인지에 대해서까지 시행령에서 정할 수 있다는 의미는, 주주가 실제 이익을 얻는 바 없더라도 이익을 얻었다고 간주하여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뜻으로까지 확대됐다. 서울고등법원은 모법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익’이라고 한 취지는, 특정법인에 재산을 무상 제공하는 것과 같은 거래를 통해 최대주주가 실제로 이익을 얻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시행령에서 규정한 이익을 얻었고 이를 증여받은 것으로 간주한다는 의제규정으로 보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서울고등법원 2016. 9. 22. 선고 2016누44362 판결 등). 이익이 전혀 없는데도 이익이 있다고 취급해 과세할 수 있다는 놀라운 해석이다. 물론 개정 법률 조항의 취지 자체는 이해할 만하다. 결손금이 있는 특정법인의 주주 등과 특수관계에 있는 자가 특정법인에 재산을 증여하는 등 일정한 거래를 함으로써 특정법인은 그 증여가액을 결손금으로 상쇄하여 증여가액에 대한 법인세를 부담하지 않도록 하면서도 특정법인의 주주 등에게는 이익을 얻게 하는 변칙증여에 대해 증여세를 과세하기 위해 마련되었다는 목적의 정당성은 인정될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특정법인에 대한 재산의 무상제공 등으로 주주가 증여재산에 해당하는 실제 이익을 얻은 경우에 과세할 수 있다는 기본 전제까지 무너뜨릴 수는 없다. 여기서 재산의 무상 제공 등의 상대방이 특정법인인 이상 주주 등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특정법인 주식 등의 가액 증가분 외에 다른 이익을 상정하기 어렵다. 비록 ‘대통령령으로 정하는’이라는 문구가 추가되었더라도 모법의 의미는 특정법인의 주주 가 이익을 얻었음을 전제로 하여 그 이익, 즉 ‘주주 등이 보유한 특정법인 주식 등의 가액증가분’의 정당한 계산방법에 관한 사항만을 대통령령에 위임한 규정이라고 보아야 한다. 원심과 같이 시행령 조항을 기계적으로 해석하면, 거래 전후 1주당 순자산가치가 모두 부수(-)로 산정돼 소유한 주식 가치가 상승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에도 이익을 얻었다고 간주된다. 증여가액 또는 채무면제액 등 거래로 인한 가액을 주식수로 나눈 금액이 곧바로 과세표준이 되는 증여재산가액이 된다. 이처럼 법인이 얻은 이익을 주주 각자의 지분비율만큼 주주가 받은 이익으로 의제하는 것은 법인과 주주가 준별되는 우리 법체계와 모순된다. 법인이 얻은 이익과 주주의 지분가치 상승분을 동일시할 수 없다는 점에서도 부당하다. 결국 이 사건 과세처분의 근거가 된 시행령 조항은, 모법에서 위임한 범위를 넘어서서 증여세 과세요건을 창설한 셈이다. 조세법률주의를 규정한 헌법 제38조, 제59조 및 위임입법의 한계를 정한 헌법 제75조에도 반한다. 주주 등이 실질적인 이익을 얻지 못하였음을 증명한 경우에도 이익이 의제되어 증여세 과세가 가능하다는 점에서는 헌법 제23조에서 보장하고 있는 재산권을 침해한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하급심 법원에서 위헌인 시행령의 효력을 인정하는 판단이 거듭된 일은 퍽 아쉬운 대목이다. Ⅴ. 나오며 이 사건에는 과오가 하나 더 숨어있다. ‘대통령령으로 정하는’이라는 문구를 모법에 추가함으로써 시행령의 위헌성을 가려보려고 했던 입법자의 잘못이다. 헌법재판소는, 특수관계에 있는 자로부터 현저히 저렴한 대가로써 ‘대통령령이 정하는 이익’을 받은 자에 대하여 그 이익에 상당하는 금액을 증여받았다고 의제한 구 상속세법 제34조의4는 조세법률주의에 위반되고 위임입법의 한계마저 일탈했다고 판시했다(헌법재판소 1998. 4. 30. 선고 95헌바55 결정). 법률에서 단지 ‘대통령령이 정하는 이익을 받은 자’로만 규정하고 구체적인 내용은 대통령령에 위임해 버리면, 납세의무자인 일반 국민으로서는 과연 어떤 행위로 인한 어떤 이익에 대해 증여세가 부과될 것인지를 법률만 보아서는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증여세의 과세대상 내지 과세물건을 법률로 특정하였다고 보기 어렵게 된다. 조세법률주의를 정한 헌법 제59조 위반이다. 납세의무의 본질적 내용을 하위법령에 포괄위임하고 있으므로 위임입법의 한계를 정한 헌법 제75조에도 어긋난다. 이 사건에서도 입법자가 만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고려해 모법을 개정했다면, 단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이라는 문구만 추가함으로써 무효로 판단된 시행령을 유지하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 과세당국 혹은 하급심 법원에서 과세의 근거가 되는 모법 조항을 합헌적으로 해석하지 않은 잘못을 탓하기에 앞서, 입법자가 법률을 개정할 때에 실제 이익이 있는 경우 과세가 된다는 조세법의 내재적 한계를 법률에 분명히 못 박지 않은 과오가 애초에 있었다. 입법자부터 과세당국, 하급심 법원에 이르기까지 거듭되는 잘못 속에 납세처분을 받은 이들의 고통만 깊어가고 있었다. 늦게나마 조세법률주의 원칙이 확인되어 다행이다.
위법과세
조세
박성철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2017-07-11
민사일반
조성권 변호사 (김앤장 법률사무소)
상속 시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의 적용 여부
- 대법원 2017. 1. 12. 선고 2014두43653 판결 - 1. 사실관계 A그룹 회장이자 원고의 부(父)인 B는 1975년 12월 27일경부터 A그룹 부회장인 C 등 23명에게 A산업 주식회사의 주식 13만3265주(이하 ‘이 사건 주식’)를 명의신탁하였다. B가 1996년 11월 2일 사망함에 따라 원고는 이 사건 주식을 상속하였으나 원고 앞으로 명의개서하지 않았다. 피고들은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2002. 12. 18. 법률 제6780호로 개정된 것, 이하 ‘구 상증세법’) 제41조의2 제1항(이하 ‘이 사건 규정’), 부칙 제9조를 적용하여 원고가 2005년 1월 1일 명의수탁자인 C 등 23명에 대하여 증여한 것으로 의제하여 위 C 등 23명에게 각 증여세를 부과하고, 명의신탁자인 원고에게도 연대납세의무자로서 각 증여세(이하 ‘이 사건 각 처분’)를 부과하였다. 2. 대상판결의 요지 대상판결은 이 사건 규정 중 두 번째 괄호 안에 ‘그 재산이 명의개서를 요하는 재산인 경우에는 소유권취득일이 속하는 연도의 다음 연도 말일의 다음날을 말한다’고 한 부분(이하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은 명의신탁의 합의가 없더라도 증여의제 대상이 되도록 한 예외적인 규정으로서 주식을 취득한 자에게 명의개서를 할 특별한 의무가 부여되었다고 명확하게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적용되어야 하는데, 주식이 명의신탁되어 명의수탁자 앞으로 명의개서가 된 후에 명의신탁자가 사망하여 주식이 상속된 경우에는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의 적용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3. 평석 가.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의 신설 경위 및 해석 원칙 (1) 신설 경위 2002년 12월 18일 법률 제6780호로 이 사건 규정이 개정되기 전에는 ‘주식 등 부동산 이외의 재산의 소유명의를 실제소유자가 아닌 사람 명의로 주주명부 등에 등재한 경우’, 즉 본래적 의미의 명의신탁만이 증여의제 규정의 적용대상이었고, 대법원은 이 경우 ‘실질소유자와 명의자가 명의신탁 합의를 한 경우’에만 적용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대법원 1996. 5. 31. 선고 95누13531 판결 등 다수). 그런데 주주가 주식을 양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명의개서를 하지 아니하는 경우 과세당국이 주식 등 변동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고, 장기간 명의개서를 하지 아니하는 경우 그 실질이 명의를 신탁한 경우와 같으므로, 이러한 명의개서해태에 대한 제재를 가하기 위해 비록 명의신탁 합의가 존재하지 않더라도 이를 명의신탁으로 의제하여 과세를 강화하기 위하여 2002년 12월 18일 이 사건 규정의 두 번째 괄호 안으로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이 신설되었다. 다만 선의의 양도자를 보호하기 위해 양도자가 양도소득세 또는 증권거래세의 과세표준 등과 소유권변경내역을 과세관청에 신고하는 경우 조세회피목적의 추정이 번복되어 과세대상에서 제외되도록 하였다(구 상증세법 제41조의2 제2항 단서). (2) 해석 원칙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은 주식취득의 상대방이 주식취득자와 명의신탁 합의를 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귀책사유가 적은 경우에도 명의신탁 합의를 한 명의수탁자의 경우와 동일하게 취급하여 불이익을 가하는 특별규정이라는 점에서 이를 엄격하게 해석·적용해야 하고 유추해석이나 확장해석은 엄격하게 절제되어야 한다. 나.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이 상속으로 주식을 취득한 경우에도 적용되는지 여부 (1) 의의 당초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은 주식을 양수한 자가 장기간 명의개서를 하지 아니하고 주식 양도인 명의를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를 적용대상으로 하여 신설된 규정이므로, 그 입법취지상 이미 명의수탁자 앞으로 명의개서가 된 후에 명의신탁자가 사망하여 주식이 상속된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2) 입법취지 등을 고려한 해석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을 입안한 기획재정부에서 작성한 2002 간추린 개정세법을 보면, 그 입법취지를 “매매에 의하여 주식의 소유권을 취득하였음에도 명의개서를 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 실질이 명의를 신탁한 경우와 같으므로 이를 명의신탁으로 의제하여 과세를 강화하되, 선의의 양도자에게 증여세가 과세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주식양도에 따른 양도소득세 또는 증권거래세를 신고하는 경우 예외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하여 ‘매매’로 주식을 취득한 경우를 적용대상으로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국세청이 2011년 5월 20일 신설한 상증세법 기본통칙 45조의2~4도 “그 소유권 취득일이 속하는 연도의 다음 연도 말일까지 실제 소유자 명의로 명의개서를 하지 아니하고 종전소유자의 명의로 둔 경우에는 취득일이 속하는 연도의 다음연도 말일의 다음날에 종전소유자에게 명의신탁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여,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이 취득자가 종전소유자에게 명의신탁한 것으로 보아 적용되는 것으로 예정하고 있다. 또한,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의 입법 당시 선행 입법례인 부동산의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10조 및 부동산등기 특별조치법 제2조 제1항이 3년간 장기 미등기시 명의신탁과 동일하게 과징금을 부과한다는 점이 고려되었는데, 부동산 장기미등기로 인한 과징금의 경우 소유권이전을 내용으로 하는 계약을 체결한 자에 한하여 부과되고 상속으로 인한 취득의 경우는 과징금 부과대상에서 제외되는 점과의 균형상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도 상속으로 인한 취득의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3) 상속 시 적용된다고 볼 경우의 문제점 만약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이 상속으로 주식을 취득한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볼 경우 다음과 같은 법리적 모순 및 문제점이 발생한다. 첫째로, 기존 명의신탁 관계에서 명의신탁자가 사망하면 상속인과 기존 명의수탁자 사이에도 위 명의신탁 관계가 그대로 승계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일관된 판례(대법원 1981. 6. 23. 선고 80다2809 판결 등 다수)인데, 만약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이 상속으로 주식을 취득한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본다면 상속인이 실명전환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존 명의신탁 관계가 그대로 존속함에도 불구하고 상속인과 기존 명의수탁자 사이에 재차 새로운 명의신탁이 성립한 것으로 의제되는 모순된 결과가 초래된다. 둘째로, 기존 명의수탁자는 최초 명의신탁 시 이미 1차례의 증여세 납세의무를 부담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의신탁자가 사망하였다는 사실’이 발생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재차 증여세를 부담하게 된다면, 이는 단일한 행위(최초 명의신탁)에 대하여 추가로 담세력을 인정할 여지가 없음에도 중복된 납세의무를 부과하는 것으로서 이중과세에 해당한다. 특히 여러 차례의 상속이 일어난 경우를 가정하면 명의수탁자로서는 증여세를 3차례 혹은 그 이상 부담하게 되는 부당한 결과가 초래되는데, 현재 이러한 경우를 예정한 감면규정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 셋째로, 구 상증세법 제41조의2 제2항 단서는 ‘선의의 양도자’의 경우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의 적용을 스스로 회피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두고 있는데 반해 기존 명의신탁 관계가 상속으로 승계된 경우에 대해서는 그러한 배제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이 상속으로 주식을 취득한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볼 경우 기존 명의수탁자에게는 명의신탁자의 상속인으로 하여금 상속인 명의로 명의개서를 할 것을 강제할 어떠한 권원도 없음에도, 상속인이 명의개서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증여세를 재차 부담하게 되는 결과가 발생하여 자기책임의 원칙에 반하여 부당하다. 넷째로, 2015년 12월 15일 법률 제7010호로 개정된 상증세법 제45조의2 제3항은 명의개서해태 시에도 조세회피목적이 추정되지 않아 과세가 배제되는 경우로서 기존의 일정한 요건을 갖춘 ‘양도’ 외에 일정한 요건을 갖춘 ‘상속’의 경우도 추가로 신설했고, 위 개정법 시행 이후 신고하는 분부터 적용되는데(부칙 제3조 제2항), 이는 창설적 규정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4. 결론 대상판결은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의 경우 명의신탁 합의가 없더라도 증여의제 대상이 되도록 한 예외적인 규정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따라서 주식을 취득한 자에게 명의개서를 할 특별한 의무가 부여되었다고 명확하게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제한적이고 엄격하게 적용되어야 하는데, 주식이 명의신탁되어 명의수탁자 앞으로 명의개서가 된 후 명의신탁자가 사망하여 주식이 상속된 경우에는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의 적용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함으로써 명의신탁 증여의제 규정을 엄격하게 해석하려는 대법원의 입장을 보여주었다는 점에 그 의의가 있다.
연대납세의무
명의수탁자
상솟세및증여세법
명의신탁
상속
2017-03-27
조세·부담금
이제승 변호사 (법무법인 케이씨엘)
법인의 재산 수증 시 주주에 대한 증여세 부과의 타당성
- 대법원 2015. 10. 15. 선고 2013두13297 판결 - 1. 사실관계 원고의 조부는 원고가 주주로 있는 법인에게 부동산을 증여하였고, 법인은 부동산을 증여받은 데 대하여 자산수증이익을 익금에 산입하여 법인세를 납부하였다. 피고는 법인의 부동산 수증에 따른 원고의 주식가치 증가분에 대하여 원고가 이를 조부로부터 증여받은 것으로 보아 원고에게 증여세를 부과하였다. 2. 판결요지 대법원은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2007. 12. 31. 법률 제882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상증세법') 제41조(특정법인과의 거래를 통한 이익의 증여) 제1항이 자산수증이익에 대하여 법인세를 부담하는 법인과의 거래로 인하여 주주가 얻은 이익을 증여세 과세대상에서 제외하고자 하는 입법의도에 기한 것임이 분명하므로, 동 조항은 결손법인과의 거래로 인한 이익 중 결손금을 초과하는 부분이나 결손금이 없는 법인과의 거래로 인한 이익에 대해서는 주주에게 증여세를 과세하지 않도록 하는 한계를 설정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따라서 이와 같은 이익에 대하여는 상증세법 제2조 제3항을 근거로 주주에게 증여세를 과세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3. 검토 대상 판결 사안에서 (i) 법인의 재산 수증 시 주주에 대한 증여세를 법인세와의 관계에서 이중과세라고 볼 수 있는지, (ii) 상증세법 제2조(증여세 과세대상) 제3항 및 제42조(그 밖의 이익의 증여 등) 제1항 제3호가 증여세 부과의 근거조문이 되는지가 소송의 주된 쟁점이 되었다. 가. 이중과세의 문제 법인의 수증 사안에서 법인세 과세대상이 되는 소득(자산수증이익)과 증여세 과세대상이 되는 증여재산(주식가치 증가분)은 그 경제적 원천이 법인의 수증재산이라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동일하므로, 법인의 수증 시 주주에 대한 증여세는 법인세와의 관계에서 이중과세라고 봄이 타당할 것이다. 법인이라는 개념이 소득의 계산단위로서 주주의 집합을 의미한다는 점{이창희, 세법강의(2014년판), 495면}을 감안하면, 법인의 재산 수증 시 그 순자산 증가의 효과가 귀속되는 주체가 법인과 주주로 구별되기 때문에 증여세가 법인세와의 관계에서 이중과세가 아니라는 주장은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나아가 소득의 개념을 순자산증가설의 입장에서 파악하면 재산의 무상이전으로서의 증여도 그 본질을 소득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증여세는 소득세 및 법인세와 마찬가지로 소득에 대한 과세로서의 성격을 가지고(이동식, 소득세와 증여세의 이중과세조정 문제, 특별법연구 제8권, 529면), 따라서 증여세의 과세취지가 법인세의 그것과 구별된다고 보기 어렵다. 결국 양 조세의 과세취지가 다르기 때문에 증여세 부과가 허용된다는 주장 역시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상증세법 제41조는 동일한 과세물건에 대한 법인세와 증여세의 중복 부과가 허용되지 않는다는 인식에 기초하여 법인이 수증재산에 대하여 법인세 부담을 지지 않는 경우에 한하여 주주에게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과세범위를 설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취지가 증여세 완전포괄주의의 도입으로 인하여 변경되었다고 보기 어려운바, 결손금이 없는 법인의 재산 수증 시 주주에 대한 증여세 부과가 위법하다고 본 대상 판결의 태도는 정당하다고 생각된다. 나. 상증세법 제2조 제3항 상증세법상 개별예시규정에서 정한 개별과세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거래에 대해 상증세법 제2조 제3항을 적용하여 과세할 수 있는지에 대해 선행연구들{박요찬, 상속세 및 증여세법의 완전포괄증여규정과 개별예시규정을 중심으로 한 해석론, 조세법연구 [17-1], 415면; 임승순, 조세법(2013년도판), 847면}은 부정적인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대법원은 개별 가액산정규정에서 규율하고 있는 거래 중 증여세 과세범위에서 제외된 거래가 상증세법상 증여의 개념에 들어맞더라도 그에 대한 증여세를 과세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데, 이러한 판단은 선행연구들의 결론을 받아들인 결과로 이해된다. 한편 상증세법 제2조 제3항은 '기여에 의한 타인의 재산가치 증가'를 증여의 개념에 포함시키고 있는데, 위 증여의 개념에 따른 과세범위를 어디까지로 볼 것인지가 쟁점이 된다. 상증세법상 재산가치 증가분에 대한 증여세 과세를 규정하고 있는 조항인 제41조의3(주식 또는 출자지분의 상장 등에 따른 이익의 증여) 등을 살펴보면, 이들 조문에는 부의 무상이전이라는 실질에 증여세를 부과하는 부분도 있고, 증여 이후의 가치증가에 증여세를 부과하는 부분도 있다(이창희, 앞의 책, 1110면). 그런데 사후적 가치변동 부분은 수증자가 증여를 받은 시점 이후의 가치변동이므로 증여의 포괄적 개념으로 보더라도 이를 증여로 보기 어려운 부분이 있으나, 실제로는 증여 당시의 가치가 불확실한 까닭에 부의 무상이전 부분과 사후적 가치변동 부분을 구별하기가 거의 불가능하고, 따라서 둘을 합하여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이 낫다는 정책적 판단 하에 사후적 가치변동 부분에 대해서도 증여세를 부과하고 있는 것이다(이창희, 앞의 책, 1110면). 결국 상증세법의 일부 조항들이 증여 이후 재산가치 증가분에 대한 증여세 과세를 규정하고 있기는 하지만 위 재산가치 증가분에 대한 과세는 사실상 소득세의 성질을 가진다. 증여세 완전포괄주의는 당초 증여로 과세되어야 할 부분을 법원이 조세법률주의에 근거한 엄격해석의 원칙에 입각하여 그에 대한 과세를 인정하지 않았던 까닭에 이에 대한 반성으로 도입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증여세 완전포괄주의의 도입을 통하여 증여세 과세범위를 넓힐 경우 이는 마땅히 증여로 취급되어야 했으나 조세법률주의에 기하여 증여세 과세가 허용되지 않던 부분을 그 대상으로 하여야 할 것이지 애당초 소득세로서의 성질을 가지나 정책적인 판단 하에 증여세를 부과하였던 부분까지 그 대상에 포함시켜 과세범위를 확장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증여세 완전포괄주의의 도입 취지가 소득세로서의 실질을 가지는 부분에 대한 과세대상의 확대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상증세법 중 소득세로서의 실질을 지니는 증여세 과세조항에 대해서는 완전포괄주의 도입에도 불구하고 법 문언에 충실하게 과세범위를 설정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다. 상증세법 제42조 제1항 제3호 상증세법 제42조 제1항 제3호는 자본거래로 인한 주주의 이익에 대해 적용되는 규정이라고 봄이 타당한 것으로 생각된다. 동 조항의 개정 전 조문인 2000. 12. 29. 개정 상증세법 제42조 제1항은 자본거래를 이용한 신종 변칙증여에 대비하기 위하여 마련되었다. 이후 2004년 법 개정 시 기존 거래유형인 합병, 분할 등에 "사업양수도ㆍ사업교환 및 법인의 조직변경"이 더해졌는데, 현행 상증세법 시행령은 조직변경을 법인이 그 인격의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다른 종류의 법인으로 전환되는 것을 의미하는 협의의 조직변경이 아닌, 광의의 조직변경 즉 합병ㆍ분할 등을 포함하는 일반적인 조직재편의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현행 상증세법 시행령 제15조 제6항 제3호 가.목). 조직재편, 즉 기업구조개편은 크게 기업결합과 기업분할로 나눠지는데, 기업결합은 합병뿐만 아니라 자산의 포괄적 양도 및 주식의 포괄적 교환ㆍ이전 등을 통해, 기업분할은 인적ㆍ물적 분할뿐만 아니라 영업양도에 의한 현물출자를 통해서도 이루어질 수 있다. 즉 조직재편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바, 상증세법이 제42조 제1항 제3호에 '합병', '분할'만을 규정할 경우, 다양한 방식으로 행해지는 조직재편 및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의 무상이전에 대처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입법자는 합병, 분할을 포함하여 일반적인 조직재편의 의미를 가지는 '조직변경' 및 그 하위유형으로서 자산의 포괄적 양도 내지 영업양도에 의한 현물출자를 포섭할 수 있는 '사업양수도'를 규정함으로써 기업구조개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유형의 변칙증여에 대처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고, 이를 위해 동 호 후단에 '사업양수도' 및 '법인의 조직변경'을 추가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만약 이와 달리 동 호의 '사업양수도'를 손익거래로서의 상법상 영업양수도로 이해하는 경우, 법인이 영업양수도 거래를 통해 얻은 소득에 대해 법인세를 납부하였음에도 주주는 동 호에 따라 증여세를 납부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데, 현행 상증세법 하에서 제45조의3(특수관계법인과의 거래를 통한 이익의 증여의제) 등 증여의제 규정에서 예정한 경우를 제외하고 법인의 손익거래가 있을 때 주주에게 증여세를 부과하는 경우를 찾아볼 수 없다. 실제 수많은 손익거래 중 유독 사업양수도만 다른 손익거래와 구분하여 법인세 납부의무에도 불구하고 주주에게 증여세를 부과할 이유가 없는바, 동 호의 '사업양수도'를 상법상 영업양수도로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가지기 어렵다. 결국 법인의 재산 수증은 자본거래가 아니므로 상증세법 제42조 제1항 제3호 후단의 '사업양수도 등'에 해당하지 않고, 따라서 동 호는 주주에 대한 증여세 부과의 근거조문이 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한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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