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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효중단을 위한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에 대하여
Ⅰ. 서론 대법원은 2018년 10월 18일 선고 2015다232316 전원합의체 판결(이하 '대상판결'이라 함)에서 전소 판결로 확정된 채권의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로서 그 확정된 채권에 관한 이행의 소와 청구권 확인의 소 이외에 '재판상의 청구'가 있다는 점에 대하여만 확인을 구하는 형태의 확인의 소도 허용하였다(이 판결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미 여러 평석에서 소개되고 있으므로 생략하기로 한다). 이러한 대상판결에 대하여 실무적으로 기존 이행의 소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고 이론상 확인의 이익도 인정된다면서 이를 인정하는 입장도 보이지만(강현중, 2019년 2월 18일자 법률신문; 이충상, 2019년 12월 16일자 법률신문), 확인의 대상이 단지 지금 소를 제기한 사실 자체가 되므로 위와 같은 확인의 소는 권리보호자격이 없어 부적법하다는 등 소송법적 측면에서의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호문혁, 2019년 3월 21일자 법률신문). 본고에서는 주로 논의되고 있는 소송법적 문제 외에 실체법적 측면에서 소위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으로 전소 판결에 의하여 확정된 채권에 관한 재판상 청구가 인정될 수 있는지 그리고 정책적 측면에서 기존의 이행소송이 실제로 심각한 문제를 갖고 있고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으로만 그 해결이 가능한지 등을 중심으로 대상판결의 정당성을 검토해 보기로 한다. Ⅱ. 시효중단 사유인 '재판상 청구'의 실질 존재 여부 재판상 청구에 시효중단의 효과를 인정하는 이론적 근거에 대하여는 권리관계의 존부가 공권적으로 확정되어 사실상태의 계속이 법적으로 부정되어야 한다는 권리확정설도 있으나 채무자의 소멸시효 이익을 채권자의 권리보다 더 넓게 보호할 필요성은 없으므로 사실 상태가 계속된다고 볼 수 없는 다른 사정이 발생하거나 권리자가 권리 위에 잠자는 자가 아님을 표명한 경우 등에는 시효중단의 효력을 인정하는 권리행사설이 타당하고, 이는 판례의 입장이기도 하다(대법원 2011. 7. 14. 선고 2011다19737 판결 참조). 이에 따라 대법원은 시효중단의 효과를 가지는 재판상 청구는 원고로서 소를 제기하는 것 외에도 응소행위(대법원 1993. 12. 21. 선고 92다47861 전원합의체 판결 등), 근저당권설정등기청구와 같은 후속 법률관계에 관한 청구(대법원 2004. 2. 13. 선고 2002다7213 판결, 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6다25140 판결, 대법원 1961. 11. 9. 선고 4293민상748 판결, 대법원 1999. 6. 11. 선고 99다16378 판결 등), 보수금채권의 행사에 선행하는 파면처분무효확인청구 등 기본적 법률관계에 관한 청구(1978. 4. 11. 선고 77다2509 판결 참조) 등의 경우까지 시효중단 사유인 재판상 청구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그러나 어느 경우든 어떠한 실체적 권리의 존부와 관련된 다툼을 해결하기 위하여 법원에 법적 판단을 요청하는 행위가 존재하고 이에 대한 법원의 판단으로 그 실체적 권리의 존부 또는 실현 여부가 결정된다는 점은 공통된다. 이렇게 '재판상 청구'는 최소한 법원에 대하여 실체적 권리와 관련된 법적 판단을 요청하는 것을 본질적 요소로 하는 것이고 현행 민법도 재판상 청구는 소송이 기각되는 경우에는 시효중단의 효력이 없다고 하여(민법 제170조 제1항) '재판상 청구'가 법원의 실질적인 판단을 구하는 것임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런데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의 경우는 소를 제기하는 것 자체로 후소 제기 사실이 명백하여 법원에 대하여 어떠한 채권의 존부와 관련된 판단을 구하는 행위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권리행사설의 입장에서도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에서 시효중단 사유인 '재판상 청구'를 인정하는 것은 그 해석의 한계를 초과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현행 민법은 법원의 판단을 전제로 하지 않고 단순히 채무자에게 채무이행을 구하는 의사의 통지에 불과한 '최고'와 법원의 판단을 필요로 하는 '재판상 청구'를 엄격히 구분하고 있다. 채무자가 다툴 수도 없는 사실에 대한 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는 것은 아무리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법원의 실질적 판단이 요구되지 않으므로 사실상 법원을 통한 '최고'에 불과하다. 비록 판결로 확정된 채권이라고 하더라도 '최고'에 불과한 행위를 '재판상 청구'로 인정하는 것은 위와 같은 현행 민법의 입법 취지를 잠탈하는 것이 된다. 따라서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이 시효중단을 위하여 인정된 소송형태라고 하더라도 '재판상 청구'로서의 실질이 없으므로 이에 따른 시효중단의 효과를 인정할 수는 없다. Ⅲ.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의 필요 여부 대상판결의 다수의견에 따르면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에서는 심리범위가 전소 판결이 확정된 사실과 그 시효중단을 위하여 후소가 제기된 사실에 국한되고 전소 변론종결 후의 사정(청구이의사유)은 제외되어 심리부담이 줄어든다. 또 동일한 청구권에 대해 집행권원이 추가로 발생하지 않으므로 이중집행의 위험도 없고 소제기 시기가 제한되지 않으며 소송비용 부담도 최소화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기존의 이행소송에서도 전소 변론종결 후의 사정 이외에 그 확정된 권리의 요건이 구비되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다시 심리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10다61557 판결 등 참조). 다만 채무자에게는 청구이의사유의 존재를 주장 및 증명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향후 입증곤란의 문제를 피할 수 있어 채무자에게 무조건 불리하다고 할 수 없다. 오히려 채무자가 일찍이 변제 등으로 채무를 소멸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채권자가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을 통하여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시효기간을 연장한다면 채무자에게는 청구이의사유를 주장할 기회를 갖지 못하고 증거 보전의 부담만 무한정 커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중집행의 위험 또한 대상판결의 소수의견이 적절히 지적하고 있듯이 시효중단을 위한 재소(再訴)가 있다는 것은 오랫동안 채무자가 무자력 상태에 있었다는 것이므로 그 위험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희박하고 청구권 확인소송을 허용함으로써 그러한 위험을 방지할 수도 있으므로 크게 문제된다고 보기 힘들다. 소제기 시점과 관련하여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에서도 기존의 이행소송과 마찬가지로 10년의 경과가 최대한 임박시점에 소를 제기하는 것이 아니면 권리보호이익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소제기 시기의 제한이 없다고 하더라도 채권자 입장에서는 굳이 소를 일찍 제기할 실익도 거의 없다. 다만 대상판결이 선고된 이후 '민사소송 등 인지규칙'이 개정되어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의 소가는 전소판결에서 인정된 권리가액의 10분의 1로 하고 그 권리의 가액이 3억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이를 3억원으로 보게 되었으므로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이 소송비용의 부담의 측면에서는 유리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지금도 피고가 원고의 주장을 다투지만 않는다면 일반 민사소송의 10분의 1의 인지액으로 지급명령(민사소송 등 인지법 제7조 제2항)이나 조정(민사조정규칙 제3조) 등을 이용하여 소송비용의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이것으로 부족하다면 관련 법령의 개정 등의 방법을 고려할 수 있음에도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소송형태를 굳이 도입할 필요까지 있는지는 의문이다. Ⅳ. 결론 우리 민법상 소멸시효 제도는 일정 기간의 경과로 무조건 채권이 소멸된다고 보지 않고 시효중단도 인정하여 채권자와 채무자의 이익이 서로 균형을 이루도록 하고 있다(대법원 2018. 7. 19. 선고 2018다22008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그러므로 시효중단 사유 중 하나인 재판상 청구를 인정하는데 있어서도 이러한 이익형량의 정신이 고려되어야 한다. 그러나 대상판결의 다수의견은 우리나라 소멸시효 제도가 권리자의 권리 보호와 의무자의 계속되는 사실 상태에 따른 법적 안정성이라는 서로 대립되는 이익이 적절하게 균형을 갖추도록 설계되어 있는 것임을 간과하고 채권자와 법원의 부담만을 중시하였다. 판결로 확정된 채권이라고 하여 다른 채권들의 경우와 달리 채권자의 시효중단을 통한 권리 보호의 이익이 채무자의 소멸시효 이익보다 훨씬 더 중시된다고 보아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이 허용되면 채권자는 간이한 방법으로 시효를 중단시킬 수 있고 사실상 소멸시효기간이 무한정으로 늘어나는 혜택을 입게 된다. 이러한 결과는 판결로 확정된 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을 일반 채권의 소멸시효기간과 동일하게 10년으로 정한 입법자의 의도와도 맞지 않다. 판결로 확정된 채권을 더 보호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면 소멸시효기간을 훨씬 더 장기로 규정하였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상판결의 다수의견이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을 허용한 것은 채무자의 소멸시효 이익과 채권자의 시효중단의 이익의 균형을 상실시키고, 법원의 심리 편의를 도모한 것으로서 마땅히 재고되어야 한다. ※ 이 글은 필자가 2019년 4월 경북대학교 법학연구원 발행 '법학논고'에 게재한 논문의 내용을 요약하고 일부 보완한 것이다. 원종배 교수 (영남대 로스쿨)
전원합의체
대여금
지연손해금
소멸시효
원종배 교수 (영남대 로스쿨)
2020-01-13
불능범(형법 제27조)의 처벌근거와 성립요건
1. 들어가는 글 형법 제27조가 규정하고 있는 불능미수에 대하여는 종래 별로 논의가 없었고 판례도 적었다. 그러던 중 1990년대부터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다. 그럼에도 혼란과 논쟁은 해소되지 않았다. 판례의 입장이 무엇인가에 관하여 대법원 2007. 7.26. 선고 2007도3687 판결(소송비용편취 사건)이나 대법원 2005. 12.8. 선고 2005도8105 판결(초우뿌리 사건) 등과 관련하여도 논란이 있다. 제27조가 규정하는 ‘결과발생의 불가능’과 ‘위험성’표지가 서로 모순된다고 비판하거나, 위험성은 모든 미수범에 해당되므로 불필요한 요소로서 삭제되어야 한다는 견해도 주장되고 있다. 법무부와 형사법학회에서 중단된 형법개정작업을 재개하였고,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의 내년 출범과 함께 형사법의 판례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해석이 더욱 중요해졌다. 지금까지의 학설과 판례에 아쉬운 점도 있어 부족하나마 의견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2. 대법원판례의 입장 많은 판례 중 대표적인 최근의 판례 2개는 다음과 같다. <소송비용 편취 사건> 대법원 2005. 12.8. 선고 2005도8105 판결(사기미수) 【판결요지】 [1] 불능범의 판단 기준으로서 위험성 판단은 피고인이 행위 당시에 인식한 사정을 놓고 이것이 객관적으로 일반인의 판단으로 보아 결과 발생의 가능성이 있느냐를 따져야 한다. [2] 소송비용을 편취할 의사로 소송비용의 지급을 구하는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한 경우, 사기죄의 불능범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초우뿌리 사건> 대법원 2007. 7.26. 선고 2007도3687 판결(살인·살인미수·살인음모) 【판결요지】 [1] 불능범은 범죄행위의 성질상 결과발생 또는 법익침해의 가능성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경우를 말한다. [2] 일정량 이상을 먹으면 사람이 죽을 수도 있는 ‘초우뿌리’나 ‘부자’ 달인 물을 마시게 하여 피해자를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행위가 불능범이 아닌 살인미수죄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3. 형법 제27조의 입법경위 먼저 우리형법의 입법과정을 보면, 1951년 형법정부초안 제27조는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로 인하여 결과의 발생이 불가능한 때에는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고 하여 불능미수도 원칙적으로 처벌하되, 다만 감경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 이는 1927년 독일형법초안 제26조 제3항과 동일한 것이다. 이에 반하여, 1952년 국회 법사위 수정안 제27조는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로 인하여 결과의 발생이 불가능하더라도 위험성이 있는 때에는 처벌한다. 단,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고 하여, 불능미수의 경우에도 위험성이 있는 때에만 처벌하고 형은 임의적으로 감면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 이 수정안이 결국 형법의 규정으로 제정된다. 불능미수의 형법규정에 ‘위험성’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입법례는 대단히 드물다. 그럼에도 우리 형법이 위험성을 규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1953년 6월26일 제16회 국회임시회의에서 법제사법위원장 직무대리를 맡고 있던 엄상섭 의원은 다음과 같이 발언한다. “법전편찬위원회에서는 많이 논의가 되다가 ‘불가능한 때에는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위험성이 있고 없고 간에 처벌하기로 하되 형은 감경도 하고 면제도 하여서 구체적인 사정에 맞추자는 것이었는데, 이것은 결국 미신범 즉 ‘자기가 증오하는 사람을 신불(神佛)에게 죽게해 달라고 기도하는 방법으로 하는 살인죄’ 같은 것을 제외하고는 전부 처벌하게 되는 것으로서 가혹할 뿐 아니라 가벌미수와의 한계가 명확하지 못하다. 그래서 ‘사후의 판단으로 해서 불가능하더라도 위험성이 있는 때에는 처벌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명확하다. 그러나 여러가지 점으로 보아서 도저히 그 결과가 발생할 수 없다는 것이 판명되면, 혹은 형을 감해주기도 하고 혹은 면제해주기도 하자 이렇게 고친 것이다.” 이러한 설명으로 볼 때, 위험성표지를 추가함으로써 불능미수의 처벌범위를 객관적으로 제한하고, 이를 통하여 처벌되지 않는 미신범과의 구별을 명확하게 하고자 의도하였음이 분명하다. 즉 객관주의적 형법의 관철, 형법의 보장적 기능의 강화, 민주적 인권보장의 관점에서 이해될 수 있는 것이다(신동운/허일태 편저, 효당 엄상섭 형법논집 참조). 4. 독일, 일본의 비교법적 고찰 불능미수에 관한 독일과 일본의 입법례나 개정안은 일관되지 않고 임의적 감경이나 불처벌의 입장 등으로 변화가 심하다. 1871년의 독일제국형법에는 불능미수에 관한 규정이 없었다. 1922년 라드부르흐 독일형법초안 제24조 제4항은 행위자의 중대한 무지로 인한 불능미수는 불벌의 입장을 취하였다. 1927년 독일형법초안은 중대한 무지라는 표현을 포기하고 다시 불능미수에 대한 임의적 감면으로 돌아갔다. 1975년에 개정된 현행 독일형법 제23조는 불능미수를 별도로 규정하지 않고 미수범의 일반규정에 포함시키면서 현저한 무지인 경우에 감면할 수 있는 규정을 두었다. 일본의 경우 1907년에 개정된 현행 일본형법 제43조는 ‘범죄의 실행에 착수하여 그 기수에 이르지 못한 자는 그 형을 감경할 수 있다. 단 자기의 의사에 의하여 범죄를 중지한 때에는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한다’고 규정하여 장애미수, 중지미수는 규정하지만 불능미수에 대하여는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1927년 일본형법 예비초안 제23조는 현저한 무지로 인한 불능미수는 불벌하는 1922년 라드부르흐형법 초안의 태도를 따르고 있다. 1931년의 일본형법가안 총칙 제22조는 ‘결과의 발생함이 불능한 경우에 있어서 그 행위가 위험한 것이 아닌 때에는 이를 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하였다. 형법 제27조는 이전에는 독일이나 일본에서 단지 형법개정초안에만 사용된 적이 있던 ‘위험성’ 표지를 명시적으로 입법한 최초의 형법이라고 평가할 수 있고, 그러한 점에서 비교법적으로 그 의미가 크다. 5. 해석상의 쟁점과 私見 우리형법 제27조의 특유한 법문언은 해석상의 쟁점을 제공하고 있다. 모든 미수범은 위험성이 있으므로 동조의 위험성표지는 독자적 의미를 갖지 못한다는 견해도 있고, 결과발생의 가능성이 없다면 위험성이 없다는 것이므로, 동조는 그 자체로 모순되어 ‘위험성’을 삭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그러나, 형법 제27조의 불능미수는 당해 법익의 침해에 대한 현실적 위험성(actual dangerous-ness)은 없지만, 당해법익의 침해에 대한 잠재적 위험성(potential dangerous ness)이 있어서 처벌되는 경우로 볼 수 있다. 다시 말하면, 결과의 발생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당해법익의 침해에 대한 ‘현실적 위험성’은 없지만, 법익침해의 ‘잠재적 위험성’이 있으면 불능미수로 처벌한다는 의미가 된다. 여기에서 ‘잠재적 위험성(poten-tial dangerousness)’이란, 법익침해의 위험성이 행위를 통하여 표출되었으나 착오와 같은 우연적 사정으로 인하여 현실화되지 않은 위험성을 말한다. 즉, 객관적 측면에서는 법익침해의 위험이 없는 행위이나, 행위자의 의사를 고려할 때 법익을 침해할 수 있는 잠재적 가능성이 객관적으로 표출된 경우이다. 예를 들어, 설탕을 흰 독약이라고 착각하고 커피잔에 넣어 먹게 한 경우, 객관적으로는 설탕이 든 커피를 마시게 하는 것이므로 아무런 현실적·구체적 위험도 없지만, 행위자는 독약이라고 생각하고 먹게 한 것이므로 범인의 의도적 행위를 통하여 법익에 대한 잠재적 위험성이 표출된 것이다. 이렇게 해석할 때, 불능미수는 법문상의 모순 없이 그 처벌근거를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6. 대법원판례의 모호성 대법원판례는 형법 제27조의 불능(미수)범에 대하여 모호하게만 판시하고 있으며, 때로는 이중기준을 적용하는 것처럼 보여 논란이 된다. 전술한 ‘소송비용편취 사건’의 요지는 “불능범의 판단 기준으로서 위험성 판단은 피고인이 행위 당시에 인식한 사정을 놓고 이것이 객관적으로 일반인의 판단으로 보아 결과 발생의 가능성이 있느냐를 따져야 한다”는 것이므로, 학설상 추상적 위험설과 동일하다. 이에 반하여, ‘초우뿌리 사건’의 요지는 “불능범은 범죄행위의 성질상 결과발생 또는 법익침해의 가능성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경우를 말한다”는 것이므로, 구객관설의 기준과 같다. 그렇다면 이 두 판결의 판시사항은 서로 모순되거나 다른 입장을 취한 것인지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그러나, 생각건대 소송비용편취 사건은 불능미수의 ‘위험성’표지에 대한 것이지만, 초우뿌리 사건은 ‘결과발생의 불가능’ 표지에 대한 판시내용으로 볼 수 있고, 아무런 모순도 발생하지 않는다. 판례는 이 점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또한 판례가 사용하는 ‘불능범’이라는 용어의 의미가 불분명하고 다의적이어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 위험성이 없어 처벌되지 않는 ‘협의의 불능범’을 의미할 때도 있고(소송비용편취 사건의 경우), 단지 결과의 발생만이 불가능한 ‘광의의 불능범’을 의미하기도 한다(초우뿌리 사건의 경우). 같은 용어를 아무런 설명 없이 다른 의미로 혼동하여 사용하는 것은 판례의 공신력과 법적 안정성, 법치주의의 관점에서 비판의 여지가 있다. 종래 학설은 가벌적인 ‘불능미수’와 불가벌적인 ‘불능범’을 구별하고 있다. 판례는 주로 불능범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그 의미는 모호하다. 사견으로는 용어의 통일을 기할 필요가 있으며, 그 방향은 불능범과 불능미수를 동일한 개념으로 사용하면 어떨까 한다. 즉 형법 제27조의 표제이기도 한 ‘불능범’은 불능미수범의 축약으로 보는 것이다. 형법 제26조의 표제가 ‘중지범’이지만 ‘중지미수’로 이해하는 것과 동일하다. 7. 결론 형법 제27조의 불능범 또는 불능미수(범)는 착오로 인하여 당해법익의 침해에 대한 현실적인 위험성은 없지만 행위자의 범행의도로 표출된 잠재적 위험성이 있어서 처벌되는 미수범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겠다. 법익침해의 현실적 위험성이 있으면 장애미수(가능미수)로 형법 제25조에 의하여 처벌되고, 잠재적 위험성도 없으면 처벌되지 않음은 형법 제27조의 규정상 의문의 여지가 없다. 특정한 법익에 대한 결과발생의 가능성인 현실적 위험성은 객관적, 사전적으로 판단하고, 결과발생의 잠재적 위험성은 행위자가 인식한 사정에 대하여 과학적 일반인의 관점에서 판단하면 족할 것이다.
2008-11-24
재소자의 상고이유서 제출기간
1. 사실관계 수원구치소에 미결수용 중이던 피고인은 2005. 12. 28 대법원의 소송기록접수통지서를 송달받고 상고이유서를 2006. 1. 16 수원구치소 교도관에게 제출했으나 우편으로 발송된 위 상고이유서는 상고이유서의 제출기간 20일이 경과한 후인 같은 달 20일에 대법원에 접수됐다. 2. 대법원판례의 요지 (1) 전원합의체판결의 다수의견(대법원판례)은 다음과 같다. 「… 그런데 피고인으로서는 적법한 상소이유서 제출에 의해 비로소 자신이 주장하는 상소이유에 대해 심판받을 수 있으므로 상소이유서는 상소장과 함께 상소심 심판을 받기 위해 반드시 제출이 요구되는 것이고 그 기간의 장단에 차이가 있을 뿐 상소이유서 제출의 방법에 있어서는 상소장과 그 사정이 전혀 다를 바 없다. 한편 제출기간 내에 교도소장 등에게 상소이유서를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기간도과 후에 법원에 전달됐다는 이유만으로 상소가 기각된다면 이는 실체적 진실발견을 위해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자에게 조차 상소심의 심판을 받을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실체적 진실발견을 통해 형벌권을 행사한다는 형사소송의 이념을 훼손하며 인권유린의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는 것이다. 형사소송법이 자기 또는 대리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해 상소의 제기기간 내에 상소를 하지 못한 자에게 상소권회복의 청구를 인정하며 (형사소송법 제345조) 그 상소권회복청구의 제기기간에 대해 재소자에 대한 특칙규정을 준용하는 것도 피고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상소권이 박탈돼서는 안 된다는 형사소송의 이념을 표현한 것이라 볼 것이다. 그렇다면 형사소송법 제355조에서 재소자에 대한 특칙규정이 준용되는 경우 중에 상소이유서 제출의 경우를 빠뜨리고 있다고 하더라도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제344조 제1항의 재소자에 대한 특칙규정의 취지와 그 준용을 규정한 제355조의 법리에 비추어 상소이유서 제출에 관해서도 위 재소자에 대한 특칙규정이 준용되는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재소자의 상소이유서제출기간에 관해서도 형사소송법 제344조 제1항이 준용된다고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판례(다수의견)의 견해이다. 이 대법원판례에 의하면 재소자가 상소이유서를 그 제출기간 내에 교도관리에게 제출하면 그 상소이유서가 그 제출기간이 경과된 후에 상소법원에 접수된 경우에도 그 상소이유서가 그 제출기간 내에 상소법원에 제출된 것으로 간주된다. (2) 전원합의체판결의 다수의견에 대해서는 재소자의 상소이유서 제출기간에 관해서 형사소송법 제344조의 규정이 준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해야 한다는 소수의견(반대의견)이 있다. 소수의견(반대의견)의 이론구성은 다음과 같다. 「… 형사소송절차에 있어 법원에 제출하는 서류는 법원에 도달해야 제출의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 기본원칙이므로 문서의 제출에 관해 형사소송법이 정한 각종 법정기간의 준수 여부를 가림에 있어서도 당연히 당해 문서가 법원에 도달한 시점을 기준으로 해야 하는 것이고 다만 형사소송법 제344조 제1항이 예외적으로 재소자인 피고인이 상소장을 제출하는 경우에 대해 특칙을 두는 한편 이 특칙규정을 같은 법 제355조가 상소권회복의 청구와 상소의 포기, 취하의 경우에, 같은 법 제430조가 재심의 청구와 그 취하의 경우에, 같은 법 제490조 제2항이 소송비용집행면제의 신청과 그 취하 등의 경우에 각 준용하고 있을 뿐이므로 그 준용규정이 없는 상소이유서는 원칙에 따라 상소법원에 도달해야 제출의 효과가 발생하는 것은 명문의 해석상 의문의 여지가 없다. 소송절차의 명확성이라는 요청에서 볼 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정기간의 준수 여부는 일률적인 기준에 의해 판단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 점, 상소장제출기간은 비교적 단기간인 반면 상소이유서 제출기간은 그보다 훨씬 장기어서 긴급성 등의 측면에서 재소자에 대한 편의를 도모해야 할 필요성이 같지 않은 점, 형사소송법은 같은 법 제344조 제1항의 특칙규정을 같은 법 제355조, 제430조, 제490조 제2항 등 필요한 곳마다 개별적인 규정을 두어 이를 준용하고 있으면서도 상소이유서 제출에 관해서는 아무 준용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하면 입법자는 상소이유서 제출의 경우는 … 의도적으로 이를 위 특칙규정의 준용대상에서 제외한 것이지 다수의견의 견해처럼 이를 ‘빠뜨린’ 것이 아니라고 볼 근거가 충분하다…」. 소수의견은 형사소송법 제355조가 같은 법 제344조를 재소자의 상소이유서제출기간에 준용하지 않고 있다는 점, 다수의견은 해석론의 한계를 벗어나고 있다는 점 등을 논거로 내세우고 있다. 3. 종전의 대법원판례 재소자의 상소이유서 제출기간에 관해서는 형사소송법 제344조가 준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판례의 확립된 견해다. 특히 67모24 사건에 관한 1967. 5. 20자 대법원결정은 교도소에 수감 중인 피고인이 항소이유서를 그 제출기간 내에 교도소직원에게 제출하였으나 교도소직원이 그 항소이유서를 대법원으로 잘못 발송함으로써 항소이유서가 그 제출기간이 경과된 후에 항소법원에 도달된 경우는 항소이유서의 제출기간이 경과된 후에 항소이유서를 항소법원에 제출한 경우에 해당한다는 견해를 취하고 있다. 이러한 종전 대법원판례는 이번 전원합의체판결에 의해서 변경됐다. 4. 학 설 (1) 재소자의 상소이유서 제출기간에 관해서는 형사소송법 제344조가 준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 통설이다. (백형구 강의 837면 ; 이재상 형소 676면 ; 신동운 형소 1124면 ; 백형구, 차용석 등 주석 4권 213면(백형구) ; 진계호 형소 746면 ; 임동규 형소 715면 ; 신양균 형소 970면 ; 정웅석 형소 1109면 ; 백형구 알기 쉬운 형소 248면 ; 백형구 조해형사소송법 909면). (2) 이러한 통설에 대해서는 반대설이 있다. 백형구 변호사는 1985년 5월 27일자 법률신문 12면에 실린 “재소자의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이라는 제목의 판례평석(대법원결정 1984.10.11.84모57)에서 재소자의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에 관해 형사소송법 제344조가 유추 적용된다고 해석해야 한다는 내용의 주장을 했다. 백형구 변호사는 그 논거로 ①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확대해석 또는 유추해석이 허용되지 않으나 피고인에게 유리한 방향으로는 확대해석 또는 유추해석이 허용된다는 점 ② 상소이유서의 제출에 관해 형사소송법 제344조가 준용된다고 해석하는 것이 피고인에게 유리하다는 점 ③ 교도소에 구속돼 있는 피고인은 신체의 자유가 제한됨으로 인해 항소이유서 또는 상고이유서를 직접 상소 법원에 제출할 수 없다는 점 ④ 교도관리의 실수 내지 직무태만으로 인해 피고인이 상소기각이라는 불이익을 받는다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점 ⑤ 상소이유서의 제출은 상소제기에 당연히 수반되는 소송행위라는 점, 따라서 상소장의 제출에는 상소이유서의 제출이 포함된다는 확대해석이 이론적으로 가능하다는 점 ⑥ 상소권회복의 청구 또는 상소의 포기, 취하에 관해서도 형사소송법 제344조가 준용된다는 점 (형소법 제355조) 등을 내세우고 있다. 백형구 변호사는 그 후 교과서와 주석서에서는 재소자의 상소이유서의 제출기간에 관해 형사소송법 제344조가 준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해야 한다는 견해(통설)를 지지했다. 5. 판례평석 (1) 형사소송법 제344조 제1항은 “재소자에 대한 특칙”이라는 제목 하에 “교도소 또는 구치소에 있는 피고인이 상소의 제기기간 내에 상소장을 교도소장 또는 구치소장 또는 그 직무를 대리하는 자에게 제출한 때에는 상소의 제기기간 내에 상소한 것으로 간주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법 제355조는 “재소자에 대한 특칙”이라는 제목으로 “제344조의 규정은 교도소 또는 구치소에 있는 피고인이 상소권회복의 청구 또는 상소의 포기나 취하를 하는 경우에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형사소송법 제344조 제1항과 제355조의 문리해석이라는 관점에서는 재소자의 상소이유서의 제출기간에 형사소송법 제344조 제1항이 준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형사소송법 제355조가 재소자의 상소이유서 제출기간에 관해서 형사소송법 제344조를 준용하지 않은 것은 항소 또는 상고의 제기기간은 판결 선고일로부터 7일 이내의 단기간이나 항소이유서 또는 상고이유서의 제출기간은 피고인이 소송기록접수통지를 받는 날로부터 20일 이내라는 점에 (형소법 361조의 3 제1항 379조 제1항) 그 입법이유가 있다. (2) 그러나 ① 재소자가 상소이유서를 그 제출기간 내에 교도관리에게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교도관리의 실수 내지 직무태만으로 인해 그 상소이유서가 상소이유서의 제출기간 내에 상소법원에 도달(접수)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피고인이 상소기각의 불이익을 받는다는 것은 심히 불합리하다는 점 ② 공범자의 자백이 피고인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유일한 증거인 경우에는 형사소송법 제310조를 유추 적용해야 한다고 해석해야 하고 범인이 범죄의 예비판례에서 실행의 착수를 자의로 중지한 경우에는 형법 제26조를 유추 적용해야 한다고 해석해야 하는 경우에서 보는 것처럼 피고인에게 이익되는 방향으로는 유추해석이 허용된다는 점 ③ 재소자의 상소이유서 제출에 관해 형사소송법 제344조를 유추적용해야 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피고인에게 유리하다는 점 ④ 형사소송법 제355조가 재소자의 상소권회복청구에 관해 형사소송법 제344조를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재소자의 상소이유서 제출기간에 관해서는 형사소송법 제344조를 유추 적용해야 한다고 해석해야 한다. (3) 따라서 재소자의 상소이유서 제출에 관해 재소자 특칙에 관한 규정인 형사소송법 제344조가 준용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는 대법원판례(전원합의체판결)는 타당하다고 본다.
2006-04-17
담보취소결정 허가항고사건
가집행선고부 판결이 상소심 계속중에 금전을 공탁하는 방법으로 담보를 제공하여 강제집행정지결정을 얻은 피고가 파산선고를 받은 경우, 원고는 파산법 소정의 채권신청절차에 의해서만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지 또는 공탁된 금전담보에 대하여 담보권리자로서 직접 권리행사를 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해 일본 최고재판소의 최근 판례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이 사건의 경과는 다음과 같다. 동경지방재판소는 1999. 5. 12. 야마이치증권주식회사를 피고로 하는 손해배상청구소송에 있어서 원고의 청구를 일부 인용하는 가집행선고부 판결을 선고하였고, 피고는 같은 달 19. 금전을 공탁하는 방법으로 담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이 판결에 대하여 항소함에 따라 강제집행정지결정을 얻었으나, 같은해 6. 2. 파산선고를 받게 되었다. 이에 파산관재인은 담보의 사유가 소멸되었다는 이유로 이 사건 담보의 취소신청을 하여 담보취소결정을 받았으며, 원고가 이에 즉시 항고하였으나 원심이 이를 기각함에 따라 원고가 최고재판소에 허가항고를 제기하기에 이른 것이다. 일본 최고재판소는 “가집행선고부 판결에 대한 상소에 의해 강제집행이 정지된 후 채무자가 파산선고를 받은 경우, 강제집행이 정지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파산선고시까지 가집행이 종료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사정이 없는 한 채권자는 강제집행의 정지에 의해 손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채무자가 파산선고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담보의 사유가 소멸한 것’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다. 그리고, 채권자가 상기 손해배상청구권에 의하여 강제집행정지의 담보로서 공탁된 금전에 관하여 다른 채권자에 앞서 변제를 받을 권리를 가지는 것(일본민소법 400조 2항, 77조)은 채무자가 파산선고를 받은 것에 의하여 변하지 않는다”고 판시하면서, 이 사건에 있어서 집행정지가 없었다 하더라도 파산선고시까지 가집행선고부 판결에 의한 강제집행이 종료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사정에 관한 입증이 없다고 하여 원심의 결정을 파기하였고, 이 사건 담보취소신청을 인용한 1심 법원의 결정도 취소를 면할 수 없다고 하였다. 종래 일본의 판례에 의하면, 가집행선고부 판결에 의거한 가집행의 종료전에 피고가 파산선고를 받으면 더 이상 가집행을 할 수는 없고, 청구채권은 파산채권이 되어 파산 절차에 의해서만 권리행사를 할 수 있게 되는데 반해, 이미 가집행이 종료되어 있으면 그 효과는 그 후 피고의 파산선고에 의하여 복멸(覆滅)되는 것은 아니며, 가집행선고부 판결의 집행이 정지된 경우에는 집행정지가 없어도 파산선고시까지 가집행이 종료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한 원고가 집행정지 결정에 의하여 손해를 입은 가능성이 있으므로 담보의 사유가 소멸하였다고 할 수는 없다는 견해를 유지해 왔었다(참고 最日決 2001. 12. 13. 民集55권7호 1546면). 일본민소법 77조에는 소송비용 담보에 타채권자에 우선하여 받을 권리가 있다고 규정되어 있음에 비해, 우리 민소법 123조에는 담보물에 대하여 질권자와 동일한 권리가 있다고 규정되어 있으나, 그 효력면에서는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집행정지가 되지 않아도 파산선고시까지 가집행이 종료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사정에 대한 입증책임은 담보취소결정을 요구하는 측이 부담하는 것이며, 이 사건의 경우에도 집행정지결정이 없었다 하더라도 원고(항고인)가 피고의 파산선고시까지 가집행을 종료하지 못하였을 것이라는 사정에 대하여 아무런 주장이나 입증이 없었으므로 원심이 담보취소신청을 인용한 것은 위법하다고 한 것이다. 한편, 지불보증위탁계약 체결에 의한 담보제공의 경우에는 담보제공의무자가 담보권리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채무를 지게 되었을 때 은행 등이 담보제공의무자에 갈음하여 지불하는 것이므로 담보제공의무자가 파산선고를 받더라도 담보권리자의 담보에 대한 권리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할 것이다.
2003-01-09
주주총회 결의취소의 소와 법원의 재량기각
Ⅰ. 사실관계 1. 피고은행의 경영개선조치 피고 (주)제일은행(이하 피고은행이라 함)은 거래기업체이던 한보, 삼미, 기아 그룹 등의 부도로 부실채권이 급증하고 대내외의 신인도가 하락하자, 피고은행은 이사회의 결의에 의하여 그 보유부동산을 매각하고 점포를 통폐합하고 인원을 감축하고 한국은행으로부터 특별융자를 받는 등의 경영정상화계획을 시행하였다. 그래도 피고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이 -2.74%까지 하락하자, 금융감독위원회는 피고은행에 대하여 경영개선조치를 요구하는 한편 피고은행을 부실금융기관으로 판정하고 피고은행에 자본감소를 명하고 또 정부에 대하여 피고은행에 출자할 것을 요구하였다. 피고은행은 이사회의 결의에 의하여 자본감소를 하고(금융산업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12조 4항) 정부와 예금보험공사에 신주를 발행하였으며 또 성업공사에 부실채권을 매각하여 자본비율이 8.1%로 향상되었다. 2. 주주총회의 결의의 하자 피고은행의 발행주식총수는 1억 6,400만주이고, 그 중 의결권 있는 주식은 1억 4,927만주이다. 의결권 있는 주식 중 40.19%인 6,000만주는 증권예탁원의 명의로 명의개서되어 있고, 증권시장안정기금과 소외 대한생명보험(주)가 그 4.39%인 656만주를, 소외 삼성생명(주)가 그 4.29%인 640만 6,957주를, 또 교보생명(주)가 그 2.64%인 393만 8,614주를 각각 소유하고 있었다. 피고은행의 정기총회에 출석한 주식수는 참석장이 작성된 주식이 4,021만 6,648주이고 위임장에 의한 대리출석 주식이 7,427만 8,082주로서, 합계 1억 1,449만 4,730주였다. 이 중 소외 CMB-CAP REAM등 5개 회사는 의결권 있는 주식의 약 2.7%인 415만 2,160주를 소유하고 있으면서 그 의결권의 행사를 소외 홍콩은행에 위임하고 모든 의안에 찬성한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 피고은행의 행장 직무대리인 소외 이세선이 총회의 의장으로서 이사·감사선임의 건을 상정하고 주주들에게 그 선임방법에 관한 의견을 묻자, 주주인 소외 이정해가 의장이 제청하는 복안대로 통과시키자고 동의하고 이에 위 의장이 소외 이기호 등의 이름을 들어 그 후보자를 제청하였다. 일부 주주가 위 통과에 반대하여 발언권을 요구하는데도, 위 의장은 이를 묵살하고 찬반의 의사를 묻지 않은 채 위 후보자들이 이사·감사로 선임되었다고 선포하였다. 이에 원고는 주위적 청구로서 결의무효의 확인을 구하고 예비적 청구로서 결의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며, 이에 대하여 피고은행은 상법 제379조에 의하여 원고의 결의취소의 청구를 기각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원심판결은 주위적 청구는 기각하고 예비적 청구를 인용하였으며, 서울고등법원판결은 원심의 주위적 청구의 기각을 인용하고 예비적 청구에 관하여서는 원고의 결의취소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결의취소의 하자에 관하여서는 원심판결과 서울고법판결이 다같이 인정하고 있고, 법원의 재량기각에 관하여서는 판시를 달리하고 있으므로, 여기에서는 법원의 재량기각에 관하여서만 고찰하기로 한다. Ⅱ. 판결요지 1. 원심판결 원심판결은「상법 제379조에 의한 재량기각은 총회결의에 사소한 하자가 있고 그것이 결의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음이 명백하며, 그 결의를 취소하여도 회사나 주주의 이익이 되지 않는 등 제반사정에 비추어 보아 결의의 취소가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허용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건 결의의 하자가 다수의 주주에 의한 결의가 있었는지 여부가 불명확한 정도의 하자라면 이는 경미한 하자로서 결의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은행의 주장은 부당하다. 제반사정을 고려할 때에 소수주주를 비롯한 주주들로 하여금 총회에서 실질적인 경영감독을 할 수 있게 하고 적정한 총회의 운영을 확보할 필요가 있으며, 이는 피고은행등이 받을 수 있는 불이익을 능가하므로 이 건 결의를 취소하는 것이 부적당하다고 보여지지 않는다」고 판시하여, 피고은행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2. 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법판결은『이 건 이사·감사 선임결의가 절차상의 하자로 인하여 취소될 경우, 그 결의에 의하여 선임된 이사들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행한 정상화계획의 마련, 한국은행으로부터의 특별융자, 자본감소의 조치, 정부와 예금보험공사의 출자, 성업공사에 부실채권의 매각 등이 모두 무효로 되어 피고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이 경영개선조치가 있기 이전인 -2.74%의 상태로 될 것이다. 피고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이 위 개선조치 이전의 상태로 하락하면 24조원에 달하는 예금인출사태가 벌어지고 그에 따라 지급불능상태로 되고 금융감독원이 업무정지나 폐쇄조치를 명할 것이며, 그렇게 되면 피고은행은 도산하고 주주·일반예금자들이 불이익을 입게 됨은 물론 피고은행뿐만 아니라 다른 금융기관의 신인도까지 떨어져 금융위기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이 건 결의를 취소하더라도 피고은행·주주 나아가 일반국민에게 아무 이익이 되지 않고, 오히려 피고은행·주주에게 손해가 되거나 일반거래의 안전을 해하게 된다. 그러므로 이 건 결의에 하자가 있으나, 이를 취소하는 것은 부적당하므로 상법 제379조에 의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시하였다. Ⅲ. 평 석 1. 서설 결의취소의 소가 제기된 경우에 결의의 내용, 회사의 현황과 제반사정을 참작하여 그 결의의 취소가 부적당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법원은 그 청구를 기각할 수 있다(상379조). 이러한 법원의 재량기각은 실제상 해가 없는 경미한 하자를 이유로 주주가 결의취소의 소를 남용하는 것을 방지하여 주주·회사의 이익과 거래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정동윤, 회사법, 396면). 2. 요건 (1)결의취소의 소의 제기 법원의 재량기각은 결의취소의 소가 제기된 경우에만 인정되고(상 379조), 결의무효확인의 소나 부존재확인의 소가 제기된 경우에는 인정되지 않는다. (2) 하자의 경미 상법은 법원의 재량기각을 인정하면서 그 기준을 명시하지 아니하여 기준제한설과 기준무제한설이 대립해 있다. 가) 학설 기준제한설은 본조의 입법취지가 「결의취소의 소는 사실상 해가 없는 사소한 결점을 이유로 제기될 수 있고 그 취소의 결과가 불필요하게 회사에 손해를 주고 일반거래의 안전을 해할 염려가 있으므로, 결의의 취소가 부적당하다고 인정하는 때에 법원에 원고의 청구를 기각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것」이라고 하고, 따라서 결의취소의 원인이 있더라도 그 정도가 경미하고 결의취소가 회사나 주주의 이익으로 되지 않으며 또 결의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이 분명한 때에는 그 취소의 청구를 기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한다(이윤영, 논점상법, 277면). 그러나 기준무제한설은 본조가 구체적인 제한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그 하자가 경미하지 않고 결의의 결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더라도 결의의 결과 형성된 기성사실이나 사회적 영향을 고려하여 결의를 취소하는 것이 부적당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그 취소의 청구를 기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한다(박삼봉, 최기원 교수 화갑기념 상사판례연구(Ⅰ), 472면). 나) 검토 기준제한설은 본조의 입법취지에 따라 하자가 경미한 경우에만 법원의 재량기각권을 인정하여야 한다고 하고, 기준무제한설은 본조의 법문을 문리해석하여 법원에 광범위한 강제조정적 성질의 재량기각권을 인정한 것이라고 한다. 생각컨대 본조 법문의 문리해석에 의하면 법원에 광범위한 강제조정적 성질의 재량기각권을 부여한 것처럼 보이나, 하자가 중대한 경우에도 법원의 재량기각을 인정하여 결의취소의 소의 청구를 기각하고 그 결의를 유효로 하게 되면, 상법이 총회의 운영을 엄격하게 규제하여 총회의 적정한 운영을 기함으로써 주주와 회사의 이익을 보호하고자 하는 취지에 반한다. 그리고 법원의 재량기각은 주주가 실질적으로 피해가 없는 사소한 하자를 내세워 결의취소의 소를 제기하여 소권을 남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므로, 법원의 재량기각은 그 하자가 경미한 경우에 한하여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기준제한설). 법원의 재량기각의 기준에 관하여 원심판결은「결의가 있었는지 불명확한 정도의 하자라면 이를 경미한 하자로서 결의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은행이 원고청구의 기각을 주장하는 것은 부적당하다」고 판시하여 기준제한설을 취하였고, 또 서울고법판결은「이 건 결의의 하자는 그 결의의 과정에서 결의에 찬성하는 주주들의 주식수를 정확히 계산하지 아니하여 결의정족수를 충족하였는지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으로서 상대적으로 경미하다」고 판시하여 역시 기준제한설을 취하였다. 원심판결과 서울고법판결은 다같이 기준제한설을 취하면서다만 출석주주의 주식수를 계산하지 않은 하자에 관하여 원심판결은 경미한 하자가 아니라고 하고 서울고법판결은 경미한 하자라고 하였다. 다) 경미한 하자의 의미 결의의 하자가 경미하다고 하는 것은 법령 또는 정관에 의하여 주주에게 보장된 실질적 이익을 해하지 않는 정도의 작은 하자로서, 주주가 이러한 작은 하자를 이유로 소를 제기하는 것이 소의 이익이 없거나 권리남용으로 되는 경우에 가까운 것을 말한다. 이 건 총회에서 위 의장이 반대주주들의 발언권의 요구를 묵살하여 질의토론의 기회를 주지 않았고, 토의과정을 거치지 아니하여 주주들의 찬부의 태도가 분명하게 나타나지 않았고, 결의정족수의 기초인 출석주주의 주식수를 계산하지 않았고, 또 위 의안에 대한 주주들의 찬반의 의사를 묻지 않은 채 위 의안이 통과되었다고 선포한 것은 주주의 회사에 대한 실질적 경영감독권과 총회의 적정한 운영의 확보를 위하여 상법에서 보장한 주주·회사의 이익을 해하는 것으로서, 결의방법에 있어서 중대한 하자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서울고법판결에서 이 건 결의의 하자가 경미하다고 하여 원고의 취소청구를 기각한 것은 부당하다. (3) 결의취소의 부적당 기준제한설의 입장에서는 하자가 경미하여 결의취소의 소를 제기하는 것이 부적당하다고 인정할 때에 기각할 수 있다고 보고, 기준무제한설의 입장에서는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결의취소의 소를 제기하는 것이 부적당하다고 인정할 때에 기각할 수 있다고 본다. 이에 관하여 원심판결은 「주주들이 총회에서 실질적인 경영감독을 하고 적정한 총회의 운영을 확보하는 것이 피고은행이 받을 수 있는 불이익을 능가할 수 있으므로 이 건 결의를 취소하는 것이 부적당하다고 보여지지 않는다」고 판시하여 청구기각을 하지 않았으나, 서울고법판결은「이 건 결의가 취소될 경우 이사회에서 행한 일련의 경영개선조치들이 모두 무효로 되어 피고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이 그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고, 이렇게 되면 피고은행에 예금인출사태가 벌어져 지급불능의 상태로 되어 결국 피고은행은 업무정지나 폐쇄조치를 받게 되고, 또 그렇게 되면 피고은행이 도산되고 나아가 금융위기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 건 결의를 취소하는 것은 피고은행이나 주주에게 손해가 될 뿐만 아니라 일반거래의 안전을 해하여 부적당하므로 원고의 취소청구를 기각한다」고 판시하여, 청구기각을 하였다. 물론 이 건 결의의 취소로 인하여 생기는 피고은행의 지급불능, 업무정지 또는 폐쇄, 도산, 나아가 금융위기 등의 불이익도 크지만, 상법에서 보장된 총회의 적정한 운영과 총회에 있어서 주주들의 실질적 경영감독권의 상실로 인하여 생기는 불이익은 결코 그에 못지않게 큰 것이므로, 서울고법판결에서 원고의 취소청구를 기각한 것은 부당하다고 아니할 수 없다. 3. 결론 서울고법판결에서 이 건 결의의 하자가 상대적으로 경미하다고 판시하였으나, 의장이 반대주주들의 발언권의 요구를 묵살하여 질의토론의 기회를 주지 않았고, 출석주주의 주식수를 계산하지 않았고, 또 주주들의 찬반의 태도가 분명하게 나타나지 않았는데도, 그 찬반의 의사를 묻지 않은 채 위 의안이 통과되었다고 선포한 것은 상법이 주주에게 의결권을 부여하여 보장한 이익을 해하는 것으로서 경미한 하자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또한 서울고법판결에서 이 건 결의가 취소될 경우 지급불능, 업무정지 또는 폐쇄, 도산, 나아가 금융위기 등으로 될 수 있어 결의를 취소하는 것이 부적당하므로 원고의 취소청구를 기각한다고 판시하였으나, 이러한 불이익 못지 않게 총회의 운영과 주주의 경영감독권의 상실로 인하여 생기는 불이익도 큰 것이므로, 서울고법판결에서 원고의 취소청구를 기각한 것은 부당하다. 그리고 서울고법판결에서 원고의 취소청구를 기각한 것은 한편으로는 법률상 결의취소의 사유를 인정한 것인데도, 그 소송비용의 모두를 원고에게 부담하도록 한 것도 의문이 아닐 수 없다.
2000-08-28
책임보험의 방어비용과 손해방지의무
法律新聞 第2557號 法律新聞社 책임보험의 방어비용과 손해방지의무 金星泰 〈연대법대교수 법학박사〉 ============ 14면 ============ 대법원 1995년12월8일선고 94다27076판결 【사실개요】 주식회사 워커힐(본건원고)은 이 회사소유 중형버스에 관하여 피보험자를 워커힐, 보험기간을 87년10월17일부터 88년4월17일까지로 하여 한국자동차보험(본건 피고)과 대인·대물배상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이 버스를 운전하던 워커힐 소속버스운전자의 과실로 인한 사고로 여기에 탔던 외국인투숙객2명(이하 「피해자」라 함)이 중상을 입었다. 한편 원고는 미국의 쉐라톤인터내셔날(미국 메사추세츠 소재)을 통해 호텔경영의 기본정책, 절차 등에 관한 정보제공을 받는등 기술원조계약(이에 의하면 워커힐은 그 업무집행과 관련하여 소외회사에게 발생하는 모든 손해에 대하여 종국적 책임을 지도록 되어 있음 )을 체결하고 있었고, 위 쉐라톤 인터내셔날은 ITT 쉐라톤 코퍼레이션(이하 「소외회사」라 함; 미국 시애틀 소재)의 자회사로 그 지시를 받는 관계에 있었다. 피해자측이 미국에서 소외회사를 상대로 위 교통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자 패소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소외회사는 위 피해자측과 합계60만불을 지급하기로 하는 소송상 화해를 하고, 이 화해금액은 소외회사가 별도로 가입한 미국보험회사가 지급하였다. 원고 워커힐은 소송상화해 및 기술원조계약에 따라 원고회사에게 위 피해자들에 대한 손해배상책임(60만불)이 확정되었고, 위 소송과 관련하여 상당한 변호사보수(12만불+6천만원)를 지출하였음을 들어 위 두 항목에 대한 보험금을 청구하였다. 그런던 중 미국보험자가 자신에 대한 대위권소송(서울민지93가합37316판결)에서 패소하자 상고심에서 변호사보수(60만불의 화해에 이르기까지 워커힐이 지출한 변호사보수등 비용)만을 청구함. 이에 대하여 보험자는 이러한 비용은 원고가 주관적으로책임을 판단하여 지출한 것이며, 약관(제14조)에 따라 그 지출을 승낙한 일이 없으므로 책임이 없다고 주장한다 【판결요지】 ①상법 제720조제1항에서 규정한 방어비용은 피해자가 보험사고로 인적·물적 손해를 입고 피보험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경우에 그 방어를 위하여 지출한 재판상 또는 재판외의 필요비용을 말하는 것이므로 피해자로부터 아직 손해배상청구가 없는 경우 방어비용이 인정될 여지가 없고, 피해자가 피보험자에게 재판상의 청구는 물론 재판외의 청구조차 하지 않은 이상 제3자를 상대로 제소하였다 하여 그 소송의 변호사비용이 상법 제720조 소정의 방어비용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 ②상법 제680조가 규정한 손해방지비용이라 함은 보험자가 담보하고 있는 보험사고가 발생한 경우에 보험사고로 인한 손해의 발생을 방지하거나 손해의 확대를 방지함은 물론 손해를 경감함을 목적으로 하는 행위에 필요하거나 유익하였던 비용을 말하는 것으로 피보험자가 보험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의무를 확정하는데 아무런 의미가 없는 소송에 자의로 개입하여 지출한 변호사비용은 손해방지비용이라 할 수 없다. 【평 석】 가. 손해방지의무 손해보험에 있어서 보험계약자·피보험자는 보험사고가 발생한 경우에 손해의 방지와 경감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하는데 (상법 제680조 본문), 이 의무를 손해방지·경감의무라고 한다. 종래 상법이 「방지」만을 규정하고 있었으나, 개정상법은 「防止와 輕減」으로 개정하여, 이 의무의 범위를 명백히 하였다(다만 법 제680조제2항을 삭제한 것은, 일부 보험에서의 비례부담에 관한 제674조가 손해보험의 통칙규정이어서 손해방지비용에도 적용되므로, 불필요하기 때문이다). 보험사고가 발생하였는데도 보험계약자·피보험자가 손해방지를 하지 아니하고 손해의 발생·확대에 수수방관하는 것은 보험자의 합리적 기대나 형평 및 신의칙에 반할 뿐만 아니라, 과다한 보험금지출은 보험단체 구성원 전체의 불이익이 됨은 물론, 그러한 방관적 태도로 재화가 헛되이 소실됨은 국민경제상으로도 바람직스럽지 못하므로, 이러한 의무가 인정된다. 나. 손해방지의무의 內容 손해방지·경감의무는 보험사고가 발생한 이후에 그 확대방지를 위해 부담하는 의무이지, 보험사고 자체를 예방할 의무가 아니다. 손해의 확대를 방지하기 위하여 지출한 필요·유익한 비용은 원칙적으로 보험사고의 발생을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손해보험의 일종인 책임보험에 있어서도 보험자가 보상책임을 지지 아니하는 사고에 대하여는 손해방지의무가 없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93년1월12일 선고, 91다42777 판결 참조). 따라서 이 의무는 보험사고가 생긴 때로부터 부담한다(양승규, 보험법제2판, 2백22면 참조). 손해방지 및 경감을 위한 노력의 방법과 정도는 각각의 보험계약의 내용에 따라 다르다. 따라서 손해방지의무의 내용·판단을 개별적으로 하여야 하며, 일률적으로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 근자에 실무상 특히 문제가 되는 논점은 보증보험에 있어서 피보험자가 상계권을 행사하지 아니한 것이 손해방지의무위반인가 하는 점인데, 이에 관하여는 법원과 보험분쟁조정위원회의 견해가 대립하고 있다. 향후 대법원판례가 주목된다. 다. 상법 제720조의 해석 문제는 책임보험에 있어서 방어비용이 손해방지비용인가 하는 점이다. 이에 관하여는 견해가 나뉜다. 첫째, 다수설인 損害防止費用說은 책임보험자의 방어비용은 손해의 방지·경감을 위한 비용으로 본다(양승규, 보험법제2판, 3백55면; 양승규, 「방어비용과 손해방지비용의 한계」, 손해보험 96년10월호, 1백23면; 고평석, 책임보험계약론, 삼지원, 1백89면). 둘째 이 비용은 책임보험의 본질적 급여와 별개로 생기는 의무로서, 책임보험제도의 합리적 운용을 위해 법이 정책적으로 인정하는 부수적 채무라고 이해하는 견해(附隨的 債務說)가 있다. 셋째 이는 책임보험의 본질적 급여의 일부로서 보험급여청구권의 한 형태로 보는 견해(保險給與說)도 있다. 생각컨대 책임보험의 발전과정에서 피보험자의 권리보호기능은 강화되고 있고, 이러한 현대적 경향을 전제로 하는 한, 방어비용은 보험자의 부수적 급부도 손해방지비용도 아닌 본래의 급부로 이해함이 타당하다고 본다(김성태, 「책임보험자의 방어의무」, 서울대학교법학석사 논문(1980), 1백22면 참조). 특히 우리 상법이 제720조에서 「피보험자가 제3자의 청구를 방어하기 위하여 지출한 재판상 또는 재판외의 필요비용은 보험의 목적에 포함된 것으로 본다(동조 제1항제1문)」고 명정한 이상, 방어비용부담도 책임보험의 본래적 보험급여로 설명하는 제3설이 타당하다고 하겠다. 본건 판례의 태도를 보면, 「…손해방지비용이라 함은 보험자가 담보하고 있는 보험사고가 발생한 경우에 보험사고로 인한 손해의 발생을 방지하거나 손해의 확대를 방지함은 물론 손해를 경감함을 목적으로 하는 행위에 필요하거나 유익하였던 비용을 말하는 것으로 피보험자가 보험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의무를 확정하는데 아무런 의미가 없는 소송에 자의로 개입하여 지출한 변호사비용은 손해방지비용이라 할 수 없다(요지 ②부분)」고 하므로, 제1설인 손해방지비용설을 취한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이러한 견해는 책임보험급여의 현대적 발전추세에 부응하지 못한 해석태도일 뿐만 아니라, 상법 제720조의 명문규정에도 어긋나는 견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라. 방어비용의 범위 위와 같은 견해를 취할 때 본건 변호사비용이 보험자의 책임범위에 포함되는지를 보기로 한다. 먼저 제720조제1항의 제3자는 피해자만을 지칭한다고 보아야 하며, 이 점에 관해서는 이론(異論)이 없다. 그런데 제3자의 「청구」를 재판상의 청구로 제한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재판상의 청구는 물론 재판외의 청구도 방어비용으로 인정받기 위한 당연한 전제가 된다 하겠다. 그러므로 피해자가 소제기준비를 하는 단계에서 변호사를 통해 화해를 시도하는 경우, 여기에 소요된 비용도 방어비용에 해당한다. 본건에서 문제된 점은 피해자가 피보험자가 아니라 다른 제3자를 상대로 청구, 화해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이다. 이러한 비용도 본조의 방어비용에 포함된다고 할 것인지는 별개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적어도 상법 제720조의 해석상 적어도 피보험자 아닌 자에 대한 청구는 설사 그로 인해 구상권 또는 대위권행사의 결과가 예상된다 하더라도, 「피보험자 자신」을 상대방으로 하지 않는 한 방어비용에 포함시키기는 무리이며, 이러한 점에서 워커힐측(상고인)의 주장은 지나친 확대해석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대법원이 「상법 제720조제1항에서 규정한 방어비용은 피해자가 보험사고로 인적·물적 손해를 입고 피보험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경우에 그 방어를 위하여 지출한 재판상 또는 재판외의 필요비용을 말하는 것이므로 피해자로부터 아직 손해배상청구가 없는 경우 방어비용이 인정될 여지가 없고, 피해자가 피보험자에게 재판상의 청구는 물론 재판외의 청구조차 하지 않은 이상 제3자를 상대로 제소하였다 하여 그 소송의 변호사비용이 상법 제720조 소정의 방어비용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고 본 판시(①)부분은 그 결론에 있어서는 타당하다 할 것이다. 마. 관련문제 다시 손해방지비용 일반론으로 돌아가, 손해방지·경감의무는 보험사고가 발생한 이후에 그 확대방지를 위해 부담하는 의무이지, 보험사고 자체를 예방할 의무가 아니다. 商法은 保險契約者, 被保險者에게 損害防止義務를 부담시키는 한편 (제680조 본문), 손해방지비용에 대해서는 그 비용과 지급해야 할 보상액이 保險金額을 초과하더라도 이를 保險者에게 부담시키고 있다(동조 단서). 公益的 견지에서 손해방지·경감활동을 장려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보험계약상 담보&&15&&되지 않는 손해」의 회피·경감비용은 보상대상이 아니다(영국 MIA 제78조3항은 이를 명정하고 있다:Expenses incurred for the prupose of averting or diminishing any loss not covered by the policy are not recoverable under the suing and labouring clause 이 점과 관련하여 법원의 경매명령으로 인한 손해를 방지하기 위한 비용은 손해방지비용이 아니라고 설시한 판례가 있다:서울고법 1980년8월19일 선고, 77다340 판결(대법원 1977년1월17일 선고, 71다2116 판결의 환송판결임).) 손해의 확대를 방지하기 위하여 지출한 필요·유익한 비용은 원칙적으로 보험사고의 발생을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이 의무는 보험사고가 생긴 때로부터 부담한다(양승규, 보험법 제2판, 2백22면 참조, 보험자가 보상책임을 지지 아니하는 사고에 대하여는 손해방지의무가 없다고 보아야 한다. 대법원 93년1월12일 선고, 91다42777 판결 참조). 그런데 책임보험에 있어서는 무엇을 보험사고로 볼 것인가 하는 문제에 학설이 갈리는 만큼(최기원, 보험법 3백56면 이하 참조), 일의적으로 논하기는 어려우나 우리나라의 다수설인 이른바 「손해사고설」은 이 문제를 무리없이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바. 맺는말 결국 원고회사는 미국의 프랜차이즈상대방과의 계약에 따른 구속에 의해 어쩔 수 없이 관여·지출하게 된 제3자간의 소송비용의 전부를, 적정한 방어를 위하여 지출한 것이라 하여 보험자에게 보상을 요구하는 셈이다. 특히 그 지출에 있어서 보험자의 승인도 얻은 바 없다. 본건 대법원판결은 그 부당성을 확인한 점에서 의의가 적지 않다. 특히 그러한 과정에서 책임보험에 있어서의 방어비용의 성격을 좀 더 충실히 규명할 기회가 주어졌으나, 대법원은 이를 손해방지비용으로 다룸으로써(문제의 설시부분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손해배상의무를 확정하는데 아무런 의미가 없는 소송에 원고가 자의로 개입하여 지출한 비용이므로 원고회사의 손해방지와 경감을 위하여 필요한 손해방지비용이라고 볼 수 없다…」) 그 성격규명에는 철저를 기하지 못하였다. 이 점은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으며, 본건 판결을 계기로 학계에서 보다 활발한 논의가 전개되기를 기대한다.
1996-12-09
상속세부과처분에 대한 불복설공동상속인과 전심절차를 중심으로-
法律新聞 第1925號 法律新聞社 相續稅賦課處分에 대한 不服-共同相續人과 前審節次를 中心으로- 金白暎 〈釜山地法判事〉 ============ 15면 ============ 大法院1990年1月23日宣告, 89누923判決 【事件의 槪要】 共同相續人인 原告 민병호등 6명은 被告 세무서장으로부터 각각 相續稅納稅告知書를 송달받았으나 그중 상속인 대표자 민병호만이 상속인대표자라고 표시하여 이사건 상속세부과처분의 전부취소를 구하는 審査請求, 審判請求를 제기하였으나 審査請求등이 기각되자 원고 민병호를 비롯한 相續人全員이 이사건 상속세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行政訴訟을 提起하였다. 原審인 高等法院은原告 민병호를 제외 한나머지 原告들의 상속세부과처분취소의 訴는 나머지 原告들이 스스로 國稅基本法 소정의 審査請求등을 거친바 없고 또 原告 민병호가 나머지 原告들을 대표하여 審査請求등을 제기할 권한도 없으므로 결국 前審節次를 거치지 아니하여 訴訟要件을 구비하지 못하였다고 하면서 이를 却下하였다. 이에 나머지 原告들이 前審節次에 관한 法理解釋의 違法을 들어 大法院에 上告하기에 이르렀고 大法院은 이를 받아들여 原審判決을 破棄하기에 이르렀다. 【判決要旨】 審査請求와 審判請求등 前審節次에 있어서는 공동상속인을 대표하여 상속세의 과세표준과 세액의 決定通知를 받을수 있는 者가 그 통지를 받고 이에 대하여 審査請求등을 거친 때에는 나머지 相續人들은 구태어 동일한 前審節次를 거칠 필요가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硏 究】 一, 爭點의 整理 原告가 法院으로부터 자신의 청구에대한 當否의 判決을 받기위해서는 소송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즉 原告適格을 가지는 자가 소정의 피고를 상대로하여 行政訴訟事項에 대하여 소정의 기간내에 소정의 절차와 형식에 따라 訴를 제기해야 한다. 이러한 소송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法院은 本案에 관한 審理·判斷에 들어갈 필요없이 訴를 却下한다. 이 事件에 있어서 爭點은 原告 민병호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5명이 제기한 行政訴訟이 소송요건인 行政審判前置節次를 거쳤느냐 여부에 있다. 이하 本稿에서는 상속세부과처분일반및 행정심판전치주의일반에 관해서 간단히 살펴본다음 主題判決의 當否를 검토하기로 한다. 二, 相續稅賦課處分의 形式과 節次 1, 현행 상속세의과세체계 상속세의 과세체계는 피상속인의 유산전부를 과세가액으로 삼는 유산세체계와 상속인이 상속으로 인하여 상속분에 따라 各別로 취득한 상속재산을 과세가액으로 삼는 유산취득세체계로 대별되나 현행 相續稅法은 유산세체계를 채택하고 있다 (상속세법2①, 12). 개괄적인 상속세 과세표준과 稅額의 산정구조는 다음과 같다. △과세가액〓상속재산가액―(공과금+피상속인의 장례비용과 채무) △과세표준〓과세가액―(기초공제+인적공제+주택상속공제+농지·초지·산림지상속공제+산림상속공제) △세액〓과세표준×세율 (5%∼55% 8단계 초과 누진세율) 2, 상속세부과처분의 형식과 절차 상속인등은 상속이 개시되면 6월내 (상속인 또는 피상속인이 외국에 주소를 둔 경우는 9월) 에 상속세신고서를 정부에 제출하여야 하고 이때 공동상속인인 경우에는 상속인중 1人이 상속세신고서를 제출한 때에는 다른 상속인은 이를 제출할 필요가 없다 (법20①, 영13①). 이 상속세신고는 釣列債務를 확정하는 효력은 없고 조세행정에 대한 협력의무의 이행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상속세는 부과과세방식의 釣列에 속한다. 일반적으로 과세표준과 세액을 확정하는 부과처분은 서면으로 납세의무자 본인에게 하여야 그 효력이 발생한다. 그러나 상속세의 부과처분에 있어서 정부가 상속세 과세표준과 세액을 결정한 경우에는 상속인중 상속세신고서제출자, 국세기본법시행령 제12조의 상속인 대표자, 호주상속인중 1인에게 통지하면 그 통지의 효력은 상속이 전원에게 미치게된다 (법25-2, 영19②). 이때 과세표준과세액을 납세고지서에 기재하고 상속인별 부담세액을 표시하여 과세표준과 세액의 계산명세서를 첨부하여 통지하여야 한다 (영19①). 그리고, 상속인들은 자신이 받는 상속재산의 비율에 따라 상속세를 연대하여 납부할 의무를 진다. 다만 그 責任의 범위는 자신의 받은 상속재산을 한도로 制限된다 (법18①②). 三, 取消訴訟과 行政審判前置主義 1, 行政審判前置主義의 意義 行政廳의 위법한 처분등으로 인하여 권리 또는 이익을 침해당한 자는 이의 취소·변경을 구하는 취소소송을 제기할수 있다 (行訴4①) . 이러한 취소소송은法令의 규정에 의하여 당해처분에 대한 행정심판을 제기할수 있는경우에는 이에대한 裁決을 거치지 아니하면 원칙적으로 이를 제기할수 없도록 하고 있다 (行訴18①). 行政審判前置主義란이 행정심판을 취소소송의 제기를 위한 필요적인 前置節次로 하는 制度를 말한다. 이러한 행정심판전치주의에 대한 立法例는 강제적인 行政審判前置主義 (독일, 영미)와 선택적 행정심판전치주의 (일본) 로 나누어진다. 따라서, 行政審判을 前置하지 않으면 당해취소소송은 소송요건을갖추지 못한 것으로 되어 却下당하게 된다. 그리고 行政審判前置與否는 소송당사자의 인정여부와 관계없이 法院이 직권으로 調査하여야 한다. 또 行政審判의 裁決을 거치지 아니하고 제기한 취소소송은 違法하나 却下되지않고있는 동안에 裁決이 있게되면 그 흠은 치유되었다고 봄이 일반적이다. 대법원 1987년4월28일선고, 86누29판결도 「前審節次를 밟지아니한채 증여세부과처분취소소송을 제기하였다면 제소당시로 보면 前置要件을 구비하지못한 違法이 있다할것이지만, 訴訟係屬中 심사청구 및 심판청구를 하여 각 기각결정을 받았다면 원심변론종결일 당시에는 위와같은 前置要件欠缺의 하자는 치유되었다고 볼것이다」고 판시하고 있다. 2, 行政審判前置主義의 根據 (1) 權力分立·自律的 行政統制 위법한 행정행위로 인하여 권리나 이익을 침해당한 자가 있는 경우에는 먼저 행정심판을 거치도록 함으로써 행정청 스스로의 반성을 통한 시정의 길을 마련할수 있도록 하려는데 있다. 다시말하면 行政의適法性·妥當性을 행정권 스스로 자율적으로 보장하려고 하는 행정의 자기통제 내지 행정감독의 제도로서의 의의를 가지고 있다. (2) 行政廳의 專門知識의 活用 행정청은 행정행위의 내용에 관하여는 전문적인 기관이므로 行政訴訟事件에 대한 심판을 행정청이 먼저 하게 된다면 행정청이 가진 기술적·전문적 지식을 충분히 활용할수 있도록 하는 것이 된다. (3) 法院의 부담경감 行政訴訟事件의 폭주와 그에따른 재판의 지연은 권리구제수단으로서의 사법절차가 가지는 중대한 결함중의하나라고 할수있다. 行政審判에 의하여 목적이 달성되거나 그렇지 아니하는 경우에도 사실상및 법률상의 쟁점의 정리로 인하여 행정소송의 審理를 위한 法院의 부담을 경감하는 것이 된다. (4) 시간, 비용등의 절감 行政訴訟은 正式의 審理節次에 의하는 것이기 때문에 많은 소송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나 행정심판은 비교적 짧은 시간에 저렴한비용으로 그 목적을 달성할수 있다. 大法院 1988년2월23일선고, 87누704판결도 「행정소송을 제기함에 있어서 행정심판을 먼저 거치도록한 것은 행정관청으로 하여금 그 행정처분을 다시 검토케 하여 시정할수 있는 기회를 줌으로써 행정권의 자주성을 존중하고 아울러 소송사건의 폭주를 피함으로써 법원의 부담을 줄이고자하는데 그 취지가 있다」고 판시하고 있다. 3, 行政審判前置主義의 例外 (1) 行政審判에 대한 裁決을 받지않고 提訴할수 있는 경우 다음의 경우에는 이미 제기한 행정심판의 재결을 받지않고 취소소송을 제기할수 있다 (行訴18②). 그러나 행정심판의 제기 없이도 취소소송을 제기할수 있다는 취지는 아니다. 1號 : 행정심판청구가 있은 날로부터 60일이 지나도록 재결이 없는 때〓이 경우의 60일의 경과의 요건은 제소당시에 충족되어야하나 당해 소송의 변론종결 당시에 「60일의 경과」라는 요건이 충족되면 그 흠은 치유된다. 2號 : 처분의 집행또는 절차의 속행으로 생길 중대한 손해를 예방하여야할 긴급한 필요가 있는때〓大法院1962년4월2일선고, 4287行上168판결은 「조세 부과결정에 대하여 이미 납부금액·납부장소 및 납부기일이 지정되고 제소 당시 이미 그 납부기일도 경과한 때에는 이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바 있으나 현재는 행정심판이 제기되면 동 행정심판에 관련된 체납세액의 징수를 위하여 압류재산의 매각에 나아가지 아니하므로 이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렵지 않나 한다. 3號 ; 법령의 규정에 의한 행정심판기관이 의결 또는 재결을 하지 못할 사유가 있는 때〓예컨대, 행정심판위원회 구성원의 결원으로 위원회를 개의하지 못할 경우를 예상할수 있다. 4號 : 그밖의 정당한 사유가 있는 때 (2) 行政審判을 제기하지 않고 제소할 수 있는 경우 다음의 경우에는 행정심판을 제기하지 않고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行訴18③). 이것은 종래의 고식적인 소원전치주의에대한 비판을 의식하여新行政訴訟法에 신설된 것이다. 1號 : 同種事件에 관하여 이미 행정심판의 기각결정이 있은 때〓동종의 처분에 대하여 그중 어느 한사람이 행정심판을 제기하여 기각결정을 받은 경우 다른 사람이 행정심판을 제기하여도 기각받을 것이 거의 명백하므로이러한 경우 행정심판을 거치게 하면 청구인에게 불필요한 부담만을 지우는 것이기 때문에 바로 제소토록 한 것이다. 2號 : 서로 내용상 관련되는 처분 또는 같은 목적을 위하여 단계적으로 진행되는 처분중 어느 하나가 이미 행정심판의 재결을 거친때〓여기서 서로 내용상 관련되는 처분이란 별개 독립된 행정처분이지만 서로 내용상 관련된 처분을 말하는 것으로 그중 어느 하나의 행정행위에 대하여 행정심판을 그친 경우에는 그와 관련된 일정한 행정행위에 대하여는 행정심판을 거치지 않고 제소할수 있고, 또 같은 목적을 위하여 단계적으로 진행되는 처분이란 별개 독립된 행정처분이기는 하나 서로 先·後行關係에 있는 경우를 말한다. 이는 舊行政訴訟法下에서도 判例上 인정되어 왔다. 3號 : 행정청이 事實審의 변론종결후 소송의 대상인 처분을 변경하여 당해 변경된 처분에 관하여 訴를 제기한때 4號: 처분을 행한 행정청이 행정심판을 거칠 필요가 없다고 잘못 알린때 (3) 行政審判前置의人的 關聯 行政審判의 청구인과 행정소송의 原告와의 사이에 어느 정도의 관련성을 가져야 하는지문제된다. 舊行政訴訟法下에서도 행정심판의 근본취지는 행정행위에 대한 행정청 스스로의 재검토의 기회를 확보하려는데 있는 것이므로 특정한 행정행위에 대한 행정심판이 있으면 족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행정소송의 원고와 행정심판의 청구인이 완전히 일치할 필요는 없다고하면서 공동소송인 1인이 행정심판을 거쳤으며 다른 공동소송인이 행정심판을 거치지아니한 경우에도 무방하거나 행정소송의 원고가 행정심판의 청구인과 동일한 지위에 있거나 그 지위를 실질적으로 승계한 경우에는 원고 자신이 행정심판을 거치지 아니한 경우에도 행정소송은 적법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한다. 大法院 1986년10월14일선고, 83누584판결도 「동일한 행정처분에 의하여 공동의 법률적 이해관계를 갖는 공동권리자의 1인이 이미 적법한 소원을 제기하여 처분행정청으로 하여금 그 잘못을 재고, 시정할 기회를 부여하였다면 다른 공동권리자는 소원을 경유함이 없이 행정소송을 제기할수 있다」고 판시하고 있다. 四, 國稅不服請求에관한 ============ 13면 ============ 行政審判 국세불복에 관한 행정심판은 행정심판법에 의하지 아니하고 이의 특례인 국세기본법의 절차에 따라 이루어진다 (국세기본법7장). 1, 異議申請 세법에 의한 처분으로서 違法·不當한 처분을 받거나 필요한 처분을 받지 못함으로써 권리 또는 이익을 침해당한 자는 세무서장 또는 지방국세청장에게 그 처분의 취소 또는 변경이나 필요한 처분을 구하는 이의신청을 할수있다. 다만 그처분이 국세청장이 조사, 결정 또는 처리하거나 하였어야 할것인 경우에는 제외된다 (國基法66). 이 경우에는 국세청장에게 막바로 심사청구를 하여야 한다. 이의신청은 처분이 있는것을 안날 (처분의 통지를 받은때 에는 그받은 날)로부터 60일 (납세자가 외국에 주소를 둔 경우에는 90일) 내에 제기하여야 한다 (國基法66⑤) . 세무서장 또는 지방국세청장은 이의신청을 받은 날로부터 30일내에 결정을 하여야한다. 이 기간내에 그결정의 통지가 없는 때에는 기각된 것으로 본다 (國基法66⑤) . 2, 審査請求 위와같이 권리 또는 이익을 침해당한 자는 위 기간내에 이의신청을 거치지 않고 막바로 국세청장에게 그취소 또는 변경이나 필요한 처분을 구하는 심사청구를 할 수 있고, 이의신청을 거친 경우에는 이의신청에 대한 결정통지를 받은날 (결정통지를 받지못한 경우에는 결정기간이 경과한 날) 로부터 60일내에 제기하여야 한다 (國基法61①). 국세청장은 심사청구를 받은날로부터 60일내에 결정을 하여야하고 (國基法65②) 그 기간내에 결정의 통지가 없는 때에는 기각된 것으로 본다(國基法65⑤). 위와같이 權益을 침해당한 자는 위 이의신청이나 심사청구를 거치지 않고 선택적으로 위 기간내에 감사원에 그 처분의 취소 또는 변경이나 필요한 처분을 구하는 심사청구를 할수있다(國基法55③④). 감사원은 심사청구를 수리한 날로부터 3월이내에 결정을 하고 결정을 한 날로부터 7일이내 청구자와 관계기관의 장에게 통지하여야 한다(감사법46③④). 3, 審判請求 심사청구에 대한 국세청장의 결정에 이의가 있는 경우에는 심사청구에 대한 결정통지를 받은날 (결정의통지를 받지못한 경우에는 결정기간이 경과한 날 )로부터 60일내에 국세심판소장에게 심판청구를 제기할수 있다 (國基法58). 국세심판소장은 심판청구를 받은날로부터 90일내에 결정을 하여야 한다. 이 기간내에 그 결정의 통지가 없으면 기각된 것으로 본다 (國基法81). 이러한 행정심판을 통하여도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행정소송을 제기하려면 감사원으로부터 심사결정의통지를 받은날로부터 60일내에, 국세심판소장으로부터 심판결정의 통지를 받은날 (통지를받지못한 경우에는 결정기간이 경과한 날) 로부터 60일내에 처분청소재지의 관할 고등법원에 제소하여야 한다 (國基法55⑤, 56②). 그리고 국세청장에게 심사청구를 한자는 반드시 국제심판청구를 경유하지 아니하면 적법한 전심절차를 거친것으로 보지 않는다. 五, 主題判決의 檢討 이사건에서 大法院은 원고 민병호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이 전심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다고 하면서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시하고 있다. 「법률이 행정소송제기에 앞서 행정심판이나 심판청구등 전심절차를 거치도록 한것은 행정관청으로 하여금 스스로 그 행정처분을 다시 검토하여 시정할수 있는 기회를 줌으로써 행정권의 자주권을 존중함과 아울러 불필요한 소송제기를 배제하려는데에 그 목적이 있는 것인바 우리 상속세법은 이른바 遺産稅制를 채택하여 피상속인의 유산전체를 대상으로 상속세의 과세표준과 세액을 결정하고 다만 각 상속인은 각 상속지분에 따라 상속세를 납부할 의무를 부담하도록 되어있으므로 공동상속인을 대표하는 자가 상속세의 과세표준과 세액의 결정통지를 받고 이에 대하여 심사청구등 전심절차를 거친이상 과세관청으로서는 과세대상인 유산전체에 대한 상속세의 과세표준과 세액에 대하여 다시 검토하고 시정할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주어진 것이어서 구태여 공동상속인 전원에게 동일한 전심절차를 거듭 거치도록 요구할 합리적인 필요성이 없기 때문이다」 생각컨대, 국세기본법 제56조제2항은 세법에 의한 違法한 처분에대한 行政訴訟에 대하여 행정소송법 제18조제2항제3항 (行政審判前置主義의 例外) 의 적용을 배제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상속세부과처분에 대한 불복은 상속인 각자가 자기의납부의무있는 세액에 관하여 제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외견상 나머지 원고들이 국세기본법소정의 심사청구·심판청구등을 거치지않은 이상 一見 나머지 원고들의 이사건 제소는不適法한 것처럼 보인다. 원심법원은 바로 이 입장에 서있다. 그러나, 대법원이 적절하게 설시하고 있는 바와같이 유산세제하에서 과세표준및 세액결정은 유산전체에 과세의 비중이 있고 상속인 각별의 지위는 별다른 의미가 없으므로 상속인중 1인이 상속세의 과세표준과 세액에 관한 부과처분에 불복하여 과세관청에 재고의 기회를 주었고, 또 상속인은 연대납세의무를 부담하고 있는 공동의 이해관계자인 점에 비추어 나머지 원고들에게 동일한 결정이 예상되는 無用의 전심절차를 거듭 거치도록 요구할 합리성이나 필요성이 없고 실질적인 면에서 보면 전심절차를 거친 것과 마찬가지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사건이 행정소송법제18조제3항제1호 제2호에 해당되지만 제1, 2호도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고 舊行政訴訟法下에서도 학설·판례상 부분적으로 인정되던 것을 그 범위를 넓혀 明文化한데 지나지 않고, 국세기본법이 행정소송법 제18조제3항의 적용을 배제한다하여 그 立法情神마저 외면할 필요가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상속세부과처분에 있어서 상속세신고자, 상속인대표자, 호주상속인뿐만 아니라상속인중 어느 누구라도 그중 1인이 전심절차를 거쳤다면 나머지 상속인들은 별도로 전심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다고 해석하여야 할것이다. 主題判決의 判旨는妥當하다. 끝으로 行政審判前置與否를 판단함에 있어 大法院 1986년9월9일선고, 86누254판결의 「行政審判前置의 필요를 넘어 국민에게 지나치게 엄격한 절차를 요구할것이 아니다」라는 判示를 음미해 볼만하다.
1990-04-09
부동산중개의 소개료
法律新聞 第1571號 法律新聞社 不動産仲介의 紹介料 金基洙 ============ 12면 ============ 서울民地法 第4部 84·4·25 宣告, 83나2098 原審判決=서울地法南部支院 83·11·9 宣告 83가소6486判決 (1)X(原告 被抗訴人)는 不動産賣買를 仲介하는 不動産仲介業者이다. 被告 Y는 1983년 2월27일 原告 X가 경영하는 서울 동작구 상도동 소재 강남복덕방에 찾아와서 時價 3천만원내지 3천5백 만원 정도의 住宅買入을 紹介하여 달라고 요청하였다. 이에 대하여 X는 같은 동 166의 6 소재 住宅에 대하여 당시 所有者인 황복희로부터 紹介를 委任받아 왔으므로 위 住宅을 賣買알선하기로 하여 위 住宅이 賣物인 것을 告知하였다. Y는 위 住宅의 現狀을 求見하기로 願하여 X는 당일 Y를 데리고 위 住宅을 案內하였던 바 被告는 위 住宅이 마음에 든다 하면서 買受할 意思를 表示하고 구체적으로는 登記簿 등 關係書類를 받아본 후 賣買契約을 締結하겠다 말하고 돌아갔다. (2) 그후 1983년 2월末경 Y를 代理한 Y(신현일)가 다시 X의 강남부동산에 찾아와 時價 3천만원 정도의 住宅을 紹介해 달라고 요청하였고 原告는 기히위같은동 166의6 소재住宅에 대하여 紹介하여주었고, 동시에 Y의 요청에 의하여 다시 住宅의 現狀을 안내하였다. 위 Y는 위 住宅을 돌아보면서 所有者측과 별 다른 말을 주고받지 아니 한채 돌아갔다. (3)그이후 Y는 X의 소개로 알게된 위住宅을 所有者인 위 황복희로부터 金3천3백50만원에 買受하였고 現存 Y측이 위 住宅을 明渡받아 使用하고 있다. (4)따라서 위 Y는 위 住宅所有者 황복희로부터 주택을 買受하면서 紹介料支給을 免脫할 목적으로 인근의 不動産紹介業者인 대성사의 紹介人 소외 권순임을 내세워 위 권순임이 주택의 賣買紹介한 것으로 가장하고 契約書를 作成하였는 것이고, 住宅의 賣買는 原告X의 紹介에 의하여 成立된 것이니 X는 Y에게 不動産紹介營業法 제4조와 市條例에 의하여 위 住宅의 紹介料 金18만4천8백50원을 支給하라는 原審의 請求이다. 이상과 같은 原審請求에 대하여 서울地方法院南部支院은 原告勝訴로 判決하였다(1983년1월9일선고,83가소6486판결 서울남부지원)(原告X의 청구취지‥被告는 原告에게 금18만4천7백50원 및 이에대한 1983년9월5일부터 완제일까지 연5푼의 비율에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한다는 판결 및 가집행선고) (5)Y는 1審判決에 不服하여 原判決의 取消 原告X의 請求棄却을 들어 二審에 抗訴하였다. 다시 2審에서 1審判決을 전복 Y의 주장을 인정하여 Y勝訴로 終結되었다. (判旨·原判決取消) (1)「X의 알선행위로 인하여 Y와 위 황복희 사이의 住宅賣買契約이 締結된 것이라는 原告 주장은 이를 인정할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는 반면 登記簿등본과 台帳등본과 사이에 住宅坪數가 서로 다르고 竣工년도 또한 서로 맞지않음을 발견하고 X에게관계서류의 기재가 서로다른 경위를 밝혀줄 것을 요청하면서 더우기 Y측으로는 賣買代金에 충당할 자금을 買受不動産을 담보로 융자받아야 하는데 대장상 기재에 의하면 융자가 가능하나 등기부상 기재에 의하면 준공된지 오래된 건물이어서 융자가 불가능하다는 사정을 말하였으나 X는 잘 모르겠다고 答辯할뿐이어서 결국 일방적으로 다시 오지 않겠다고 말하여 소외 다른 소개업소인 권순임에게 부탁하였고 권순임의 중재로쌍방간의 가격차이를 좁혀 대금을 居金3천3백50만원으로 합의하게 되고, 關係書類上에 坪數 및 竣工연도 기재차이가 있게된 경위를 밝혀줌으로써 이와같은 권순임의 알선으로 인하여 위 住宅에 대하여 쌍방간에 賣買契約이 締結되었고 위 권순임에게 소개료로 금15만원을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수 있다」. 「위 住宅賣買의 紹介를 X가 依賴받아 위住宅을 案內 그 現場을 돌아 보게는 하였지만 그 價格절충문제나 關係書類의 記載上 상이점 해결에 그 이상의 별다른 기여나 노력을 한 바가없었고 그 이후 더 이상의 접촉을 하지 않으면 X의 위와같은 妃聯實한 態度를 理由로 위 住宅賣買알선을 依賴한 契約을 解止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고 이와같은 경우原告로서는 原告의 알선으로 賣買契約이 成立되었음을 前提로 한 紹介料를 청구할 수 없음은 물론 알선행위의 일환으로 原告를 위 住宅에 안내해준 행위에 상응하는 보수도 청구할수 없는것이라 할 것이다.」 (2)「가사 原告 X와 Y사이의 住宅紹介委任關係가 그들 사이에 계속 존속하고 있었다고 가정하더라도 주택紹介 委任契約은 都給的 性格을 가진 委任契約이라고 할 것이고 住宅買受人 또는 賣渡人은 동시 또는 異時에 數人의 不動産 紹介業者에게 동일한 목적물에 대한 賣買알선을 依賴할 수 있으며 依賴받은 數人의 紹介業者중 1人의 알선에 의하여 賣買가 성사된다면 依賴人과 餘他 紹介業者들 사이에서 形成된 委任關係는 당사자간에 特別한 意思가 없으면 그때부터 自動解止되는 것이라 볼것이고 이러한 경우 都給的 性格을 가진 알선 委任契約의 性格上 賣買성립을 달성치 못한 餘他 紹介業者로서는 依賴人에 대하여 賣買成立에 따른 紹介料를 청구할수 없을뿐 아니라 별다른 사정이 없는한 기왕에 처리한 위임사무에 대한 보수 또한 청구할수 없다고 보는 것이 妥當하다 할 것이므로 소외 권순임의 알선에 의하여 賣買가 成立된 이상 X·Y의 委任關係는 자동 解止되었다 할 것이어서 X가 Y에게 賣買成立에 따른 紹介料는 물론 기타 어떠한 報酬도 請求할수 없다할 것이다.」 [評 釋] 위 判旨는 仲介契約의 中途解止와 그로인한 紹介料 내지 情報請求權의 消滅을 인정한 내용이다. 독일민법(652조이하)처럼 民事仲介人의 규정이 없는 우리나라는 仲介契約의 法的性格과 그 報酬의 法的根據에 관하여 아직 定說을 발견할수 없을 뿐아니라 判例 역시 드물어 그에 관한 解釋이 어려운 실정이므로 本判旨는 不動産仲介業者의 地位確立을 위하여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1)仲介契約의 中途解止 仲介契約은 當事者의 一方(委任者 Aubtraqqeber)이 相對方(仲介人 Makler)에게 契約의 締結을 알선 紹介하여 줄 것을 의뢰하고, 그 알선 紹介로 인하여 契約締結이 있는 경우에만 보수(仲介料·紹介料 Maklerlohn)를 支給할 것을 約束하는 쌍방계약이다. 그런데 仲介契約의 性質에 대하여 民法上典型契約이 아니므로 종래 學說은 雇傭型 都給型 또는 委任型등 여러가지 議論이 있다. 本判旨는 仲介契約의 性格을 都給的 「委任契約」이라는 混合契約임을 천명하여 특히 委任契約의 一種으로 보다 委任解止의 一方的主張을 인정하고 있다. 委任契約의 解止는 다음 두가지 경우를 생각한다. 첫째 委任은 信賴關係를 基礎로하여 있으므로 特段의 事情이 없는한 각 당사자는 언제든지 理由를 提示할 필요도 없이 解止할수 있는 것이다. 이는 民法 제689조의 委任解止의 自由原則에 立脚된 立場이다 둘째는 業者의 責任있는 事由로 인한 委任의 解止이다. 業者는 善良한 管理者의 注意義務로서 信義에 쫓아 仲介行爲를 이행할 義務가 있다. 이와같은 義務에 違反하는 경우 債務妃禮介라고 보아서 즉시 委任契約을 解止할수 있을 것이다. 判旨에서 X·Y와의 仲介契約上 X는 契約締結에 필요한 價格절충 關係書類의 기재차의 등의 解明에 관한 별다른 노력이 없으므로 Y의 一方的 解止表示만으로 X·Y와의 住宅賣買알선을 依賴한 仲介契約은 解止되었다는 것이며 이는 上記 委任解止의 두경우중 後者에 해당하는 解止事由에 해당된다. 本判例는 仲介契約을 委任型의 性格이라고 보는 傳統的 理論에 따른 것이고 또한 仲介契約을 이처럼 委任型이라고 判斷하는 태도에 따르면 本判例에서 仲介契約의 一方的 解止를 인정한 것은 妥當한 結論이라고 본다. 생각컨대 仲介契約은 雙方的仲立契約과 一方的仲立契約의 二種이 있다. 雙方的仲立契約의 受任者는 契約의 成立을 위하여 努力할 義務를 負擔하며 依賴人은 契約이 成立되는 때에는 報酬를 支給할 義務를 가지며 一方的仲介契約은 仲介人은 契約의 成立을 위하여 努力할 義務를 負擔하지않는 것이며 그 알선 紹介, 또는 努力으로서 依賴人은 契約이 成立되는 때에는 報酬를 支給할義務를 負擔할 것이다. 本件事案에 있어 X·Y의 關係는 商事仲介契約이 아닌 까닭에 特別한 事情이 없는한 一方的仲介契約이라는 점에는 異論이 없을 것이다. 不動産仲介契約은 依賴人의 立場에서 본다면 偶發的인 것이고, 不動産은 特定物로서 그 個性이 重視되기 때문에 去來의 相對方을 찾아내는 것은 매우 困難하다. 더우기 아무리 仲介人이 努力을 傾注한다하여도 그 去來의 相對方을 찾아낼수 없는 사정도 許多하다. 이러한 意味에서 不動産仲介契約은 一方的仲介契約으로 보아야 하며 또한 本契約의 締結은 우연한 것이 많아서 倒給에 類似한 契約이라고도 하는 理由가 여기에 있다. 사실 不動産仲介行爲의 態樣은 여러가지 있어 그것을 하나로 類型化하기는 容易하지 않는다. 一般的으로 觀察하여 그事務處理를 分釋하면 相對方의 去來物 依賴 相對方의 誘引 紹介 賣買條件의 決定契約의 作成 代金의 授受, 所有權 移轉登記節次上書類의 提示등 今間 84년 4월 이후 不動産仲介業法 施行이후 매우 進展된 狀況임을 알수 있으나 舊紹介營業法上 仲介契約은 단순히 仲介人의 指示 또는 媒介를 요구하는데 불과한 것이 一般的 仲介慣行일 것이고 따라서 關係書類의 記載上 차이점 價格調整등은 契約當事者의 業務로 보는 것이며 仲介人의 義務로 보지않는 것이 옳지않을까 생각한다. 仲介契約은 仲介人에게 아무런 義務가 부과되지 않는 점에서 委任都給雇傭등과 다르다. 그리고 依賴人의 立場에서 不特定의 多數의 仲介業者에 대하여 仲介를 依賴한다는 점에서 懸賞廣告와 類似한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懸賞廣告는 依賴人의 指定한 行爲를 完了함으로써 비로서 契約이 成立되지만 仲介契約의 成立은 諾成契約 즉 不動産契約의 締結 이전 성립하는 것이므로 역시 仲介契約과 다르다. 이상을 감안할때 仲介契約은 委任 都給 雇傭 懸賞廣告 어느것에도 속하지 않는 特質이 있다. 그렇다면 위判旨처럼 委任理論을 導入하여 仲介契約의 解止를 인정한다는 것은 과연 옳은 것인지 檢討할 과제이다. 또한 判旨는 委任關係라고 前提하여 X는 本契約締結을 위한 「별다른 기여나 努力을 한바가 없다」라고 하면서 X의 그러한 善管義務 내지 信義則違反은 Y에 대한債務不履行이 成立될수 있을 것인가? 보통 無償委任은 解止의 自由를 保障할 것이나 有償委任은 X·Y에게 不利한 경우에는 委任契約을 解止할 수 없고 만일 不得已한 事由없이 相對方이 不利한 時期에 契約을 解止한 때에는 그 損害를 賠償하여야 한다. 특히 不動産 民事仲介人은 委任등과 다른 特有의 商人은 해당되므로 仲介契約을 有償性이 있어 그契約解止는 당연히 制限되어야 仲介人保護에 적합하다고 본다. (2) X의 報酬請求權 대체로 不動産仲介契約의 特徵은 任意仲介契約(open listing)인 점에서 依賴人 Y는 X이외 다른 多數 不動産紹介業者에게도 同一한 內容의 仲介契約을 締結할수 있다. 또한 一方的, 雙務契約이라는 점에서 仲介人은 依賴人에게 仲介義務는 負擔하지 않지만 契約締結을 위하여 알선媒介등을 提供하면 그러한 仲介勞力의 對價로서 ============ 11면 ============ 本契約이 締結될 경우에만 條件的報酬의 支給을 받는 契約이다. 특히 X의 報酬請求權에 대한 法的根據를 都給으로 볼것인가 勞務로 볼것인가, 特約된 委任으로 볼것인가 民法上 규정이 없으므로 論議되어 왔다. 判旨는 有償性의 根據를 都給型으로 보았다. 이상과 같은 仲介契約의 任意的 一方的 雙務性에 立脚하여 判旨는 紹介料의 法的解釋에 있어 「都給的 性格을 가진委任契約」이라고 表現한 것은 납득할수 없는 論據로 본다. 그러나 委任은 無償性을 原則으로 하는 입장에서도 仲介契約의 「委任型」을 一貫하려는 것은 上述한 契約解止의 경우에서 밝힌것처럼 부적합한 理論이라고 본다. 判示가 提示한 都給的 性格을 가진 委任契約의 내용은 數人의 紹介業者중 1人의 알선에 의히여 賣買가 成立된다면 餘他紹介業者들 사이의 關係는 「自動解止」된다는 것이고 그리고 이에 따른 「紹介料와 報酬역시 청구할수 없다」라는 두가지로 要約할수 있다. 이상 判旨의 두가지內容은 數人의 仲介業者중 1人의 알선에 의하여賣買가 成立된 때에는 다른 業者들의 紹介料, 報酬청구권은 自動消滅된다는 것이다. 依賴人이 仲介業者 X를 不當하게 排除하였든가 特別한 事情이 없는한 仲介契約解止의 事由가 X에게 歸責될수 없는 경우등에게 X의 報酬請求權을 전혀 否認할수 있을 것인가 의문이다. 이경우에도 X의 報酬를 인정하려면 X의 仲介가 契約成立의 機錄이 되어 그 契約의 成立과 因果關係가 存在하여야 할 것이다. 民事仲介역시 商人이 되기 때문에 뿐만아니라 商慣習 信義則등을 根據로 하여 특히 中途解除에 대한 報酬請求를 인정한 判例도 없지않다 (日本 橫병地裁 昭42(1967) 10월27일判決 下民集18卷4월10일號1048面 東京地裁 昭32년11월22일(1957)(」)217號). 그러므로 本案判決에있어 仲介業者의 競合을 인정하여 X에게도 相當報酬를 인정할 方法은 없었는지 仲介業者의 地位確立을 위하여 기대하고 싶다.
1985-01-07
약혼해제로 인한 손해배상
法律新聞 1262호 법률신문사 約婚解除로 인한 損害賠償 일자:1978.6.16 번호:77르49, 50 鄭範錫 建國大大學院長 法學博士 ============ 12면 ============ 一. 序 言 國民 一人當 설탕 消費量을 보면 그 나라 物質生活의 水準을 占칠 수 있다 하거니와 約婚解除를 문제삼아 男子側에서 損賠請求의 訴를 提起함을 보고 이나라 男女同權이 名實共히 실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전에는 男子가 女子를 約婚解除 또는 離婚하는 것이 通例이기 때문에 女子의 要求에 不應하면 못난 男子라고 누명을 쓸가 두려워하여, 男子側에서 파이했다고 떠들곤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경우 約婚解除者가 損賠를 해야될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을 경우도 있는데 그런 의미로 다음 制例는 좋은 參考가 될 수 있다. 二. 判決理由 (1) 본심판청구와 반심판청구를 아울러 판단한다. (가)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제 1, 2, 6, 8, 9, 10, 12, 13호증을 제1, 2, 3, 4호증의 각기제에 의하면 청구인 최상락과 피청구인 김미선은 1977·2·10에 약혼하였다가 갑은 달21경 피 청구인등이 위약혼을 해제한 사실, 청구인 최진균은 청구인 최상락의 아버지이고 피청구인 김성대는 피청구인 김미선의 오빠인 사실이 인정되고 반증은 없다. 청구인등은 본심판청구로서 피청구인등은 아무런 이유없이 위와 같이 성립된 약혼을 일방적으로 해제함으로서 약혼을 부당하게 파기하였은즉 피청구인등은 위 약혼이 파기됨으로 인하여 청구인등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피청구인등은 반심판청구로서 청구인등은 청구인 최상락이 부모를 모시고 있는 8남매의 장남이고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노무자로 종사하여 월급이 50,000원 정도로서 그 생활이 어려운 편인데도 불구하고 청구인등은 이를 은폐하고 위 약혼을 중매한 청구외 박덕산으로 하여금 청구인 최상락은 경주공업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포항종합제철주식회사의 간부사원으로 월급이 120,000원 상당으로서 재력도 있고 식구도 단촐하여 혼인하면 포항으로 신접살림을 난다고 피청구인등에게 거짓말 하게하여 이를 믿은 피청구인 김성대는 피청구인 김미선으로 하여금 최상락과 약혼하도록 종용하고 피청구인 김미선도 위 약혼을 승낙하게 되었으나 그후 혼인준비 과정에서 피청구인등이 청구인등의 위와 같은 말이 허위임을 탐지하고 청구인등의 기망 행위를 이유로 위 약혼을 해제한 것이니 피청구인등의 약혼해제는 정당하고 청구인등은 그들의 귀책사유로 돌아가는 위와 같은 이유로 위의 약혼이 해제됨으로 인하여 피청구인등이 입은 정신적고통을 위자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므로 먼저 피청구인 측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약혼에 있어 청구인등이 위와 같은 내용으로 피청구인등을 기망하였는지의 점에 관하여 보건데 이에 부합하는 을제 2, 3, 4호증의 각기재와 원심증인 손명순의 증언은 갑 제7내지 14호증의 각기재와 원심증인 박덕산, 이종오 등의 각 증언에 비추어 그대로 믿을 수 없고 달리 청구인등이 피청구인등에게 청구인 최상락의 학력, 직업, 재산상태, 가족관계 등을 사실과 다르게 알렸다고 인정할 자료 없고, 가사 피청구인등이 그 주장과 같은 사실을 믿고 이 사건 약혼에 이르렀다 하여도 이는 피청구인등이 타에서 잘못 알아본데 연유한 것이며 한편 위에서 믿은 증거들과 원심증인 김월선의 증언에 변호인 전취지를 모아보면 위의 약혼은 청구인 최진균과 피청구인 김성대가 주선하여 그들의 지시에 따라 이루어졌는바 피청구인 김성대는 위 청구인등 주장 사실을 들어 피청구인 김미선에게 지시하여 위 약혼을 해제하는 의사표시를 하게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렇다면 이 사건 약혼은 피청구인등이 약혼당사자인 청구인 최상락의 학력, 경력, 재산상태, 가족관계 등 통상 약혼 성립전에 당사자들이 확인하는 주변사항을 전혀 확인해보지 아니한 채 우선 약혼의 합의에 이르게 되었으나 그후 피청구인측이 위사항에 관하여 확인한 후 청구인 최상락이 피청구인 김미선의 약혼 상대자로 적당하지 아니하다는 이유를 내세워 해제한다는 이름으로 이를 파기한 것이라고 할 것이어서 이는 법률상 정당한 이유없는 것이고 따라서 위 약혼의 성립이나 그 파기에 청구인 측의 귀책사유있음을 이유로하여 하는 피청구인등의 반심판청구는 나머지 점에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이유가 없고 한편 법률상 정당한 이유없이 위 약혼을 파기한 피청구인 김미선이나 위 피청구인을 교사하여 위 약혼을 파기하게 한 피청구인 김성대는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위 약혼의 파기로 인하여 청구인등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다. (4) 청구인 최진균은 최상락의 위 약혼이 혼인으로 이행될 것으로 믿고 혼수예물의 구입비용 음식대 등으로 합계 돈 645,000원을 지출하여 위 지출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게 되어 그 배상을 구한다고 주장하므로 보건대 갑제 3, 4, 5호증의 각기재와 원심증인 김진태 이외생, 강상석, 이월선 등의 각증언에 의하여 위 약혼성립 후 양가는 혼일일자를 같은 달 28일로 합의하고 이에 따라 청구인 최진균은 혼인예물의 228,000원을 지출한 사실은 이를 인정할 수는 있으나 위와 같은 청구인 최진균이 혼인을 위하여 한 지출은 통상 약혼당사자인 청구인 최상락을 위하여 한 것이라 볼 것이므로 위 약혼이 파기됨으로서 입게될 재산적 손해의 배상청구권이나 그 예물의 반환청구권은 약혼당사인 청구인 최상락에게 귀속된다고 할 것이어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청구인 최진균으로서는 이의 배상이나 반환을 구할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 위청구인 최진균의 주장은 이유가 없다. (다) 나아가 위에서 인정한 바와같이 피청구인등이 혼인을 불과7일 앞두고 일방적으로 약혼을 파기함으로 인하여 당사자 사이에 혼인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던 청구인 최상락이나 약혼 후 혼인일자까지 정하고 혼인을 위하여 돈 228,400원을 지출하여 혼수예물을 구입하였고 8남매를 낳아 피청구인 김미선을 받아들인 청구인 최상락의 배우자로 맞아들이고자 기대하던 청구인 최진균으로서도 심한 정신적 고통을 당하였을 것임이 경험칙상 인정되는 바이고(대법원 1975·1·14·선고 74드11판결참조) 나아가 그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위에서 인정한 이 사건 약혼과 그 파기에 이르게된 경위와 당사자들의 신분관계 그외에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나는 당사자들의 학력 년령 재산상태 등 일체의 사정을 침작할 때 이 사건 위자료로서는 청구인 최진균에게 돈 100,000원 청구인 최상락에게는 23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2) 그렇다면 피청구인등은 연대하여 청구인 최진규 등에게 돈 100,000원 청구인 최상락에게 돈 230,000원을 각지급할 의무있다할 것이니 청구인등의 본심판청구는 위에서 인정한 범위안에서 이유있어 인용하고 나머지는 실당하므로 기각하며 피청구인등의 반심판청구는 이유없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원심판의 본심판청구에 관한 부분중 주문 제2항에서 지급을 명하는 청구인등 패소부분과 반심판청구중 청구인등 패소부분은 위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고 이에 관한 청구인등의 항소는 이유 있어 이를 취소하고 주문 제2항과 같이 지급을 명하고 청구인등의 나머지 항소와 위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피청구인등의 반심판청구를 모두기각하며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하여는 가사심판법 제9조 민사소송법 제13조 민사소송법 제86조, 제89조 제93조를 가집행 선고에 관하여는 가사심판법 제29조를 각 적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法律新聞(1978·7·17)에서 轉載) 三. 評 釋 朴의 仲媒로 崔男과 金女가 約婚을 했다가, 約婚解除를 했는데, 約婚과 解除에는 崔男의 父 金女의 오빠가 관련되고 있다. 崔쪽에서나 金쪽에서나 約婚解除에 따르는 損害賠償이니 위자료이니 하고 請求하고 있다. 이 判決理由만을(法律新聞을 通하여) 읽어 보고는 事件의 內容을 잘알 수 없으나, 判決理由文만을 接해 볼 때 다음 몇 가지 吟味할 것이 있을 듯 하다. (1) 約婚한 後 변덕스런 金女가 崔男이 싫어져서 도저히 婚姻할 수 없다는 심정으로 突變한 것인 듯하다. 얼마라도 우리들이 보고 듣고 하는 事例이다. 金女는 約婚을 解除하여야 하는데 솔직하게 말하지 않고, 이 핑계 흠을 구실삼는 例 또한 적지않다. 이렇게 崔男金女의 약혼해제의 진상을 前提할 때 이 判決理由는 너무나 당연하다할 것이다. (2) 約婚時에 金女가 그려본 崔男의 實際狀態하고 解除時까지 金女가 알게 된 崔男의 그것과는(사람에 따라서는) 굉장한 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崔男과 金女의 社會的地位에 차이가 나고 그러기 때문에 보통사람으로서는 도저히 婚姻할 수 없는 사이라 하드라도 모든 이러한 경우에, 當事者가 약혼을 하고 혼인한다는 일이 없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俗談에 政丞 判書도 제하기 싫으면 안하는 법이며, 좀 상스런 표현이기는 하나 동양치서방도 제멋에 거처한다는 말도 있다. 金女가 崔男의 복잡하고 빈천함을 상세히 알고서 그러나 장래성을 믿고 約婚한 다음 막상 崔男의 가족, 그 가난한 살림을 목격하고서 마음이 突變할 수 있다. 戀愛는 盲目이란 말이 이런 때 적당한 말일지 모른다. 이러한 경우라면 위 判決이 적당한 올바른 판단임을 알 수 있다. (3) 만일 위에서 말한 (1), (2)의 경우가 아니고 約婚時까지와 약혼해제까지의 崔男에 관한 金女의 認識은 위에서 본바와 같이 크게 차이가 나고, 金女의 착오는 仲媒人의 기만에 의한 것이라고 金女가 主張하고 그에 관한 證據가 있는가하면, 그와 反對되는 證據가 있고 裁判部는 後者를 擇했다. 自由心證主義의 大原則이 있는 以上, 이에 관한 曰可曰否할 수 없으나 相反되는 證據가 있을 때 그것이 모두 證據能力, 證據力이 있다면 그 證據採擇할 때는 戀愛結婚이 아닌 이상 當事者의 配偶者로서 社會的 내지는 個人的 相適與否의 評價가 큰 참고가 될 듯하다. 즉, 복잡한 가족, 勞務者 五万원의 月給, 國卒이라는 條件이라면 혼인하지 않음이 一般的인 경우라면 仲媒人의 기만이 아니면 흔히 仲媒에 따르는 誇張에 의한 것이고 또한 예전부터 婚欲 山(墓地) 欲에는 사람의 욕망이 無限하다고 하거니와 차라리 金女 및 그 家庭이 탐이나면 崔男父가 仲媒人朴에게 衝했거나 사례의 約束을 톡톡히 한 것이 아니겠는가? 다시 말하자면 崔男이 金女에게는 程度가 훨씬 떨어진, 그리하여 相適한 婚姻對象者될 수가 없다면 일단 崔男側에서 과장하고 기만하지 아니했다는 증거를 세우지 않은 이상 기만한 것으로 推測함이 우리의 經驗法則에 의한 판단이 아닐까? 그렇다면 적어도 金女側에 證據가 있다면 崔男側의 증거보다 비중은 크고 적어도 仲媒의 과장성을 참조한다면 金女의 主張을 받아드려 그 해제를 責할 수 없는 경우도 있을 듯하다. (4) 判決理由에 의하면 가사 피청구인등이 그 주장과 같은 사실을 믿고 이 사건 약혼에 이르렀다 하여도 이는 피청구인등이 타에서 잘못 알아본데 연유한 것이며!라고 했다. 그리고 約婚前에 崔男에 관한 正確한 조사를 하지 않은 것을 責하고 있다. 이 事件에 있어서 當事者가 約婚者로서 相適與否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相適하지 않는 자라면 仲媒人 朴이 과장한 것이 契機되지 않고 婚談이 있을 수 없고, 朴의 말을 資料로 하여 他人에게 確認하는 것이 常例이며, 約婚前 詳細히 조사하지 않는 例도 얼마라도 있으나 設令 조사하지 않고 約婚했다 하드라도, 그것은 金女男妹의 窮迫, 輕率 또는 無經驗으로 인하여 약혼한 것임을 추측할 수 있다. 高卒 有名會社社員 120,000月給 그리고 獨立分家한다는 條件아니면 婚姻을 생각할 수 없는 金女의 條件인데 事實은 허무한 정도임에도 불구하고 金女등의 輕率 無經驗 등을 惡利用하여 約婚 그리고 해제한다고 하여 損害賠償시킴이 우리의 正義感에 맞은가? 金女 등의 輕率 無經驗으로 約婚한 그리고 해제는 過失일지 모르나, 5만원 國卒의 傭員을 12만원 高卒의 社員으로 착각시키고 혹은 믿게 된 것을 기화로 해서 돈물리려는 것은 더 크게 不當利得을 노리는 얌체족이 아닐 수 없다하겠다. 要컨대 이 事件에 있어서 金女와 崔男이 서로 一般的인 경우에 혼인할 수 없는 不均衡한 사이 즉 崔男側이 너무나 기운다면 金女는 約婚無效도 主張할 수 있고 약혼해제도 主張할 수 있으며 金女가 有賓者라 할 수 없는 듯하다. 
1978-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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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사법경찰관 위법 없다면 영장발부나 체포·구속 자체는 위법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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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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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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