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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사건
물이용부담금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헌재의 존립근거
1. 결정 요지 헌법재판소는 한강수계 상수원수질개선 및 주민지원 등에 관한 법률(이하 '한강수계법') 제19조에 따라 부과하는 물이용부담금에 대하여 2020년 8월 28일 합헌결정을 내렸다. 헌법재판소의 결정 내용 중에서 주목을 끄는 부분은 심판대상 조항에 대한 과잉금지원칙심사 과정에서 수단의 적합성에 대하여 설시한 부분이다. "부담금 부과조항은 한강수계 중 하류 지역의 상수원으로부터 취수된 수돗물의 최종수요자(이하 '부담금 납부대상자')에게 물이용부담금을 부과하고 있는데 물이용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이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합한 수단이 되기 위해서는 그것이 재정조달목적 부담금으로서 헌법상 허용되는 것이어야 한다. 수자원은 하천을 매개로 관리되는데 물이 상류에서 하류로 흐르는 자연적 특성상 용수의 사용과 수질이 상·하류 간 밀접하게 영향을 줄 수밖에 없고 하천마다 주변 자연환경, 지리적·사회적 환경이 다르므로 수자원을 관리할 때에는 하천별 특성들이 고려되어야 한다. 이러한 특별한 정책적 필요에 따라 한강수계법은 '한강'이라는 특정한 수계를 중심으로 수자원을 관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된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공적 과제는 반드시 조세에 의하여 재원이 조달되어야만 하는 국가의 일반적 과제라기보다는 관련된 특정 집단으로부터 그 재원이 조달될 수 있는 특수한 공적 과제의 성격을 가지므로 이를 위해 부담금 납부대상자에게 물이용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이 국가의 일반적 과제를 수행하면서 부담금 형식을 남용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나아가 상수원의 수질개선은 해당 국민의 건강, 생활환경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 중대한 공적 과제로 관련 사업이 지속적으로 수행될 필요가 있기 때문에 그에 필요한 재원의 조달이 안정적으로 확보될 필요성이 있으므로 일반적인 재정수단이 아닌 부담금 형식의 별도의 기금을 마련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또한 물이용부담금이 헌법상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한강수계의 상수원 수질 개선이라는 공적 과제에 대하여 부담금의 납부의무자 집단으로 선정된 부담금 납부대상자가 특별히 밀접한 관련성을 가져야 하므로 이에 대하여 보기로 한다. 부담금 납부대상자는 공공재로서 한강수계의 특정한 공공수역으로부터 취수된 물을 공급받아 소비한다는 점, 한강수계의 수질개선을 위한 토지 이용규제 등 공적 부담을 지고 있지 않는 집단이라는 점에서 동질적인 특정 요소를 갖추고 있다. 그리고 부담금 납부대상자는 수질개선을 통해 양질의 수자원을 제공받는 특별한 이익을 얻는다는 측면에서 이러한 공적과제와 객관적으로 근접한 집단이고 그 수혜자로서 해당 비용에 대해 집단적 책임성도 인정된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물이용부담금은 한강수계관리기금의 재원이 되어 상수원 수질보전을 위한 토지이용 규제에 따르는 기회비용을 보전하고 수자원 이용을 위한 수질관리비용에 충당되는바 한강수계관리기금의 집행을 통한 궁극적 이익은 한강수계로부터 수돗물을 공급받는 최종수요자에게 돌아가게 되므로 결국 물이용부담금은 부담금 납부대상자에게 양질의 수돗물 공급이라는 직접적인 효용을 제공하게 된다. 그러므로 물이용부담금 제도를 통해 추구하는 공적 과제와 부담금 납부대상자 간에 특별히 밀접한 관련성을 인정할 수 있다. 나아가 한강수계법 제19조에 따라 징수한 물이용부담금은 조세와 달리 국가의 일반회계의 재원으로 귀속되지 않고 한강수계관리기금의 재원으로 귀속되어 한강수계의 상수원 수질개선 비용 등의 용도로만 사용된다. 기획재정부장관은 매년 부담금의 부과실적·사용명세 등이 포함된 부담금운용종합보고서를 작성하여 국회에 제출하고(부담금관리 기본법 제7조 등) 이를 통해 물이용부담금 징수의 타당성이나 적정성은 입법자의 지속적 심사를 받고 있다. 그러므로 물이용부담금 부과가 재정에 대한 국회의 민주적 통제체계로부터 일탈하는 수단으로 남용될 위험성은 크지 않다. 이를 종합하면 부담금 부과조항은 입법목적 달성을 위한 적합한 수단에 해당한다." 2. 평석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그동안 헌법재판소가 특히 재정조달목적 부담금의 헌법적 요건에 대한 엄격한 심사기준을 스스로 무너뜨렸다는 점에서 우려의 여지가 크다. 정책실현목적 부담금의 경우 헌법재판소가 입법자의 형성권과 정부의 집행권을 존중하고 완화된 심사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조세와 경쟁관계에 있는 재정조달목적 부담금의 경우 국민의 재산권 등 기본권을 수호하는 최후의 보루로서 헌법재판소가 느슨한 심사기준을 적용하여 결국 잘못된 입법을 바로잡을 기회를 스스로 상실한다면 과연 헌재의 존립목적이 무엇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우선 헌법재판소는 물이용부담금이 집단적 동질성, 집단적 책임성, 객관적 근접성, 집단적 효용성을 모두 충족하였으므로 이른바 재정조달목적 부담금으로서 합헌이라는 입장이다. 과연 그럴까? 헌법재판소는 납부의무자들의 집단적 동질성과 관련하여 "부담금 납부대상자는 공공재로서 한강수계의 특정한 공공수역으로부터 취수된 물을 공급받아 소비한다는 점, 한강수계의 수질개선을 위한 토지 이용규제 등 공적 부담을 지고 있지 않는 집단이라는 점에서 동질적인 특정 요소를 갖추고 있다"는 견해를 제시하였다. 그런데 집단적 동질성이라는 요건은 납부의무자들이 역사적·문화적·사회적·직업적으로 상당한 기간 동안 숙성되어 다른 국민이나 인구집단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매우 긴밀하고 독특한 유대감으로 구별되는 특징을 말한다. 물이용부담금의 납부의무자들은 아파트 1호와 2호, 3호에 거주하는 장삼이사 평범한 사람들로서 이들은 역사적·문화적으로 각인된 공통의 유대감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다. 이들은 단순하게 아파트 주민이며 공통점이 있다면 수돗물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이들에게 "당신들은 한강 상류로부터 깨끗한 물을 공급받기 때문에 특별한 연대감을 가진 동질적인 사람들이지요?"라고 묻는다면 "네 그렇습니다"라고 답할 사람이 있을까? 오히려 같은 아파트 주민이라는 동질감이 더 크지 않을까? 그래도 그들은 상류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에 대한 법적 규제로 인하여 깨끗한 취수원을 유지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건강하고 위생적인 수돗물을 사용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특별한 혜택을 받는다는 점에서 집단적 효용성 원칙이 실현되고 따라서 수도요금 이외에 물이용부담금도 마땅히 내야한다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논리이다. 깨끗하고 위생적인 수돗물을 마시는 주민들이 기꺼이 물이용부담금을 부담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낙동강 유역 특히 하류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들으면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문제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쾌적하고 깨끗한 물을 마시는 것은 헌법상 당연한 기본권 아닌가요?"라고 헌법재판소에 묻고 싶다. 헌법 제35조 제1항에 따라서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진다는 내용을 설마 헌법재판관들이 모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들이 수돗물의 사용에 대하여 수도요금이라는 사용료를 지불하는 것 이외에 깨끗한 물을 마시기 위해서 정수기나 먹는 샘물도 아닌데 별도로 물이용부담금을 또 내야만 기본권을 향수할 자격이 생기는 것인가? 사실 깨끗하고 쾌적한 물을 제공하는 것은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 중의 하나이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 헌법과 지방자치법에 따라서 국가에게 (수)자원관리 의무를 부과하고 자치단체의 고유사무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수돗물을 사용하는 주민들과 물이용부담금 제도를 통해 추구하는 깨끗하고 쾌적한 물의 공급이라는 공적 과제 간에 특별히 밀접한 관련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하는데 원래 깨끗하고 위생적인 물을 관리하고 공급해야 하는 국가나 자치단체는 쏙 빠지고 왜 주민들이 그 책임을 지는 것인가? 그렇다면 수돗물을 사용하는 주민들이 물이용부담금 제도를 통해 추구하는 깨끗하고 쾌적한 물의 공급이라는 공적 과제에 다른 국민들이나 인구집단에 비교하여 특별히 밀접한 책임을 지고 있다고 할 수 있는가? 결국 물이용부담금은 재정조달목적을 가지는 특별부담금으로서의 허용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으며 깨끗하고 건강한 물을 공급하는 국가의 공적 과제는 국민의 세금을 바탕으로 국가의 일반회계에서 지출되어야 하기 때문에 수계관리기금 역시 헌법적 정당성이 없다. 헌법재판소는 이번 결정에서 조세와 부담금의 차이와 구별에 대한 본질적인 성찰을 방기하고 결과적으로 국민의 재산권과 환경권 등을 수호하는 역할보다는 물이용부담금이라는 정부의 현실적인 재정수단을 정당화하는 단순한 논리를 제시하는데 그쳤다는 점에서 지난 30여년 간의 자랑스러운 전통에도 불구하고 그 존립 근거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는 결정이라고 혹평하지 않을 수 없다. 결정문에 언급은 하고 있지만 학교용지부담금결정 등 최소한 자신의 선례와 치열하게 비교하여 물이용부담금의 헌법적 정당성 여부를 따지는 성의를 보였어야 한다. 사실 물이용부담금와 법체계가 유사한 것으로서 전기사업법 제51조 제1항에 따라서 일반 국민인 전기사용자를 납부의무자로 보고 전기요금에 부가하여 부과하는 전력산업기반 부담금 등 국민들이 잘 모르지만(그 이유는 수도요금과 전기요금 청구서 구석에 슬쩍 끼어 넣기 때문이지만) '정부의 숨겨진 지갑'과 수많은 부담금에 대해서 헌법재판소가 과연 엄정한 평가를 내릴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이 있는지 지극히 회의적이다. 그래서 상식적인 질문을 스스로 던져본다. "헌법재판소는 왜 있는 것이지?" 김성수 교수 (연세대 로스쿨)
수돗물
상수원
물이용부담금
김성수 교수 (연세대 로스쿨)
2020-09-24
상수도체납요금 승계부과처분의 위법성
Ⅰ. 서설 수도시설을 사용하던 자가 수도요금을 체납한 상태에서 수도시설이 설치되어 있는 건축물 등의 소유권이 변경되는 경우 수도사업자인 지방자치단체는 일반적으로 해당 건축물의 소유권을 신규로 취득한 당사자에게 전 소유자가 체납한 수도요금을 납부할 것을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단수처분을 하는 경우가 많다. 과거 수도체납요금 납부의무의 승계를 부인한 대법원의 판결이 있었음에도 수도사업의 실무에서는 바뀐 조례규정을 전제로 지속적으로 체납요금 납무의무의 승계를 인정하여 수도요금부과처분을 하여왔는데 지방자치법은 제22조에서 "지방자치단체는 법령의 범위 안에서 그 사무에 관하여 조례를 제정할 수 있다. 다만, 주민의 권리제한 또는 의무부과에 관한 사항이나 벌칙을 정할 때에는 법률의 위임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사안의 경우 체납수도요금 납부의무의 승계라는 주민에게 의무를 부과하는 조례규정에 위법성이 있는지가 문제된다. Ⅱ. 판결의 개요 1. 사실관계 및 쟁점사항(본 판결은 피고인 부천시가 상고를 포기하여 확정되었다.) 가. 부천시장이 '타이거월드' 부천체육문화센터를 을 회사로부터 매수한 갑 회사에 부천시 수도급수 조례 제24조 제2항을 근거로 기존 수도사용자 을 회사가 체납한 상하수도요금을 부과한데 대해 갑회사가 상하수도요금부과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였다. 나. 부천시 수도급수조례 제24조 제2항에서는 '급수설비에 관한 권리·의무가 변동되는 경우에는 신규 수도사용자와 기존 수도사용자는 요금을 정산하여야 한다. 다만, 경매 또는 공매처분에 따른 명의 변경 시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는 바 사안에서는 ① 수도조례 제24조 제2항은 신규 수도사용자가 기존 수도사용자와 수도요금을 정산하여야 한다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인데도 이것이 신규 수도사용자가 기존 수도사용자의 체납 수도요금 납무의무를 승계하는 근거 규정이 될 수 있는지 여부, ② 수도조례 제24조 제2항이 신규 수도사용자가 기존 수도사용자의 체납 수도요금을 승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하더라도, 위 규정은 법률에서 위임한 바가 없는 사항에 대해 신규 수도사용자에게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거나 법률에서 위임한 범위를 초과한 것으로서 무효의 규정인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 2. 판결 요지 가. 수도조례 제24조 제2항이 신규 수도사용자가 기존 수도사용자와 수도요금을 정산하여야 한다고만 규정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위 규정은 급수설비에 관한 권리·의무가 변동되는 경우 신규 수도사용자가 기존 수도사용자의 체납 수도요금을 승계하고, 다만 이를 위해 내부적으로 정산하도록 한 것이라고 해석함이 상당하므로 이를 수도요금 승계규정으로 볼 수 있다. 나. 수도법 제38조 제1항의 '그 밖의 수돗물의 공급조건에 관한 규정'이라 함은 신규 수도사용자가 일반수도사업자 또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장래 수도를 공급받기 위한 수도공급계약의 내용으로 되는 사항, 즉 일반수도사업자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신규 수도사용자에게 수돗물을 공급하는 방법, 이와 관련하여 신규 수도사용자가 수인하거나 부담하여야 할 요금 기타 사항을 말한다 할 것이고, 기존 수도사용자가 체납한 수도요금의 납부의무의 승계에 관한 사항은 기존 수도사용자의 일반수도사업자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채무를 신규 수도사용자가 인수하느냐 하는 문제로서 신규 수도사용자가 장래에 일반수도사업자 또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수돗물을 공급받는 데 관한 사항은 아니며, 따라서 이러한 사항은 '그 밖의 수돗물의 공급조건에 관한 규정'에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수돗물의 공급을 받지 않았던 신규 수도사용자가 기존 수도사용자의 체납 수도요금의 납부의무를 승계하도록 한 수도조례 제24조 제2항은 수도법 제38조 제1항의 '그 밖의 수돗물의 공급조건에 관한 규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법률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이러한 수도조례 제24조 제2항에 근거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Ⅲ. 평석 1. 수도요금의 납부의무자 수도법 제68조제1항에서는 "수돗물의 공급을 받은 자가 수돗물의 요금, 급수설비에 관한 공사의 비용 또는 제71조에 따른 원인자부담금을 내지 아니하면 지방자치단체인 수도사업자는 지방세 체납처분의 예에 따라 징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수도요금의 납부의무자는 수익자인 수돗물의 공급을 받은 자라고 해석되어야 한다. 그런데 수도법 제38조제1항에서는 "일반수도사업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수돗물의 요금, 급수설비에 관한 공사의 비용부담, 그 밖에 수돗물의 공급 조건에 관한 규정을 정하여 수돗물의 공급을 시작하기 전까지 인가관청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승인을 받은 사항을 변경하려는 경우에도 또한 같다. 다만, 수도사업자가 지방자치단체이면 그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한다."고 규정하여 조례에 기한 변경 가능성을 인정하는 듯 한 규정을 두고 있다. 2. 과거 대법원의 판결 및 평석 대상 판결과의 조례 규정의 차이점 과거 대법원(대법원 1993. 5.11. 선고 92누17211)은 "수도법 제17조의 규정에 의하여 제정된 서울특별시급수조례 제5조는 '급수장치는 그 설치된 건물 또는 토지의 처분에 부수하며 취득자는 이 조례에 의하여 그 취득 전에 발생된 의무에 대하여도 이를 승계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은 급수장치에 관한 권리의무의 승계에 관한 것으로서 건물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하였다는 것만으로 건물의 구소유자의 체납수도요금 납부의무까지 신소유자에게 승계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하여 체납수도요금 납부의무의 승계를 부인한 바 있다. 그런데 본 평석대상 판결 당시 부천시의 조례는 "급수설비에 관한 권리·의무가 변동되는 경우에는 신규 수도사용자와 기존 수도사용자는 요금을 정산하여야 한다. 다만, 경매 또는 공매처분에 따른 명의 변경 시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여 그 내용을 달리하고 있어 본 조례규정을 체납요금승계에 관한 근거규정으로 볼 수 있느냐 및 조례안의 위임입법한계일탈로 인한 무효사유의 존부가 문제된 것이다. 3. 본 판결의 의미 및 수도사업 실무 현재 환경부와 행정안전부에서 제정한 '표준급수조례' 제19조에 따라 부천시는 수도급수조례 제24조로 이와 동일한 규정을 두고 있고,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제정한 수도급수조례에는 동일한 내용이 반영되어 있다. 그런데 현재 본 수도급수조례는 과거 명시적으로 체납수도요금 납부의무의 승계를 인정했던 규정과는 상이한 내용을 담고 있음에도 사실상 납부 의무의 승계 규정으로 기능하고 있다. 지방재정의 충실을 위해 체납요금 납부의무의 승계를 인정해야할 현실적인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본 수도계약의 주체가 수도사업자와 기존 수도사업자 사이의 법률관계에 불과함에도 법률상의 근거 없이 채무의 승계를 강제한다는 점에서 입법체계상의 문제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본 판결은 본 조례규정의 위법성에 대한 명시적인 판단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고 할 것이다. 한편 현재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수도급수조례는 크게 3가지의 규정 형태를 취하고 있다. 첫째로 과거 대법원에서 판시한 서울특별시급수조례 제5조와 같은 '의무 승계 규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경우, 둘째로 환경부와 행정안전부에서 제정한 '표준수도급수조례' 제19조를 따른 부천시 수도급수조례 제24조와 같은 '당사자 사이의 정산 의무'를 규정한 경우, 마지막으로 위와 같은 규정을 아예 삭제한 경우이다. 이에 따라 수도사업 실무는 '의무 승계 규정'과 '당사자 사이의 정산 의무'에 관한 규정을 둔 경우는 체납요금 납부의무의 승계를 인정하고 있고, 위와 같은 규정을 삭제한 경우에는 위 의무의 승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렇게 수도사업의 실무형태가 다양한데는 수도법 제38조제1항에서 수돗물의 요금, 급수설비에 관한 공사의 비용부담, 그 밖에 수돗물의 공급 조건에 관한 규정을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하도록 하는데 그 근본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매 및 공매에 기한 명의변경시에는 현재 실무상으로도 체납요금 납부의무 승계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는 경매에 기해 아파트의 소유권을 취득한 자가 전소유자가 연체한 관리비의 납부를 거부한 사안에 대한 대법원 2001. 9. 20. 선고 2001다8677에서 '아파트의 관리규약에서 체납관리비 채권 전체에 대하여 입주자의 지위를 승계한 자에 대하여도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더라도 집합건물의 전 입주자가 체납한 관리비는 그 특별승계인에게 전유부분에 대한 체납관리비는 승계되지 아니하고 공용부분에 한하여만 승계된다'는 판결을 하고 있는데 이 취지를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Ⅳ. 결론 본 판례는 지방자치법 제22조의 규정에 따라 부천시수도급수조례 제24조의 효력이 무효라고 판시하고 있다. 사실 본 판례 이전에도 대법원 1992.12.24. 선고 92다16669 판결과 대법원 1993. 5.11. 선고 92누17211 판결로서 위와 같은 수도급수조례의 효력이 부인된 바 있으나 본 판결들의 취지가 수도사업의 실무에 반영되지 않아 계속해서 법률적인 분쟁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재 환경부에서는 표준급수조례를 개정하여 제19조 '당사자 사이의 정산의무' 규정을 삭제하는 것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표준안에 불과해 해당 지방자치단체들이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강제력이 없어 사안의 같은 분쟁의 가능성은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과거 대법원에 의해 위법성이 확인된 서울특별시급수조례 제5조와 같은 '의무 승계 규정'을 그대로 두고 있는 지방자치단체가 아직도 상당수 있다는 점에서도 이와 같은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소관 중앙행정기관인 환경부 및 행정안전부의 이에 대한 엄격한 지침의 작성 및 각 지방자치단체로의 시달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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