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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사건
형사일반
피의자 신문 시 변호인 참여권에 관하여
- 헌법재판소 2017. 11. 30. 2016헌마503 결정 - 1. 사실관계 청구인(변호인)은 2016년 4월 경 피청구인(수사기관)으로부터 구속된 피의자가 변호인 참여없이 조사를 받지 않겠다고 하여 와달라는 연락을 받고 검찰청 수사과 2호실에 도착하였다. 청구인이 피의자 옆에 앉으려고 하자 피청구인은 내부 운영 지침에 따라 피의자 후방에 앉으라고 요구하였다. 이 과정에서 청구인이 항의한 후 피청구인이 요구한 위치보다는 피의자와 좀 더 가까운 곳에 앉아서 피의자를 조력하였다. 청구인은 피청구인의 요구에 따라 피의자의 오른쪽 뒤에 위치하여 피의자신문에 임하였고, 당시 다른 수사관이 ‘변호인의 피의자신문 참여 운영 지침’ 별지 1호 서식인 변호인 참여신청서 작성을 요구하여 이에 인적사항을 기재하여 제출하였다. 청구인은 피의자신문이 끝난 뒤 피청구인에게 피의자와 그 자리에서 대화를 나누고자 하였으나 수사관은 정식 변호인 접견신청서를 제출이 필요하다는 말을 하며 이를 거부하였다. 이에 변호인인 청구인은 후방착석 요구행위, 참여신청서 요구행위, 접견불허행위, ‘변호인의 피의자신문 참여 운영 지침’ 제5조 제1항이 피의자에 대한 접견교통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쟁점 피의자신문에 변호인의 참여권을 인정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가 신설되었으나, 변호인의 참여권 제한사유를 ‘정당한 사유’라고 규정하여 제한기준이 추상적이고 불명확하여 입법론적 개선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그러던 중 2017년 11월 30일 헌법재판소는 검찰수사관이 피의자신문 단계에 참여한 변호인에게 피의자 후방에 앉으라고 요구한 행위는 변호인의 기본권인 변호권을 침해한다는 내용의 판시를 하였다. 위 헌법재판소 결정은 다수의견을 통해 변호인이 피의자신문 과정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권리는 피의자의 기본권인 ‘변호인의 조력을 구할 권리’를 실현하는 수단이 되므로 헌법상의 기본권인 변호인의 변호권으로서 보호되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확인하였다. 따라서 위 헌법재판소 결정을 평가하고, 현행 피의자 신문 시 변호인의 참여권 제도의 문제점을 검토해 보고자 한다. 3. 판결 요지 및 평석 법정의견은 후방착석행위 요구에 불응하였다고 하여 강제수단의 발동이 가능한 명문의 규정이 없음에도 퇴실을 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권력적 사실행위로 인정하였다. 이는 대법원의 2008. 9. 12. 선고 2008모793 결정에서 보듯이 변호인의 착석위치와 관련하여 수사기관이 변호인 퇴실을 명한 경우도 있었음을 고려한 판단이다. 피의자신문 전 수사기관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고 피의자를 위해 변호하려는 변호인과 피의자 보다 정보적으로 또는 수사 기술적으로 우월한 지위에 있는 수사기관의 상호작용에 의해 수사기관과 변호인의 지위 역시 대등하게 작용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후방착석행위와 같은 내부지침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져 왔고 변호인들이 이를 불리한 요구인 줄 알면서도 부득이 따르고 있었다면 피의자신문과정에서 변호인의 위치 지정에 관해 법적 권한이 부여되어 있지 않음을 알고 있더라도 시정요구를 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이 결정에 대해서 환영 성명을 내면서 '헌재 결정은 수사편의만 생각하는 수사기관의 부당한 관행에 제동을 거는 한편 후방착석 요구행위가 단지 변호사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한 것이 아니라 헌법상 기본권인 변호인의 변호권을 침해한 것으로 인정한 의미 있는 결정'이라며 '변호인의 변호권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규정을 정비하고 전근대적인 수사관행을 바꾸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정당한 이유 없이 변론권과 피의자의 방어권에 대한 제한이 있어 왔음을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 피의자신문과정에서 변호인은 피의자의 법정대리인과 같은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에 집중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으로서 변호인의 변호권을 헌법상 기본권으로 본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러한 기조에 힘입어 최근 형사사건 수임 과정에서 피의자 접견을 신청한 ‘예비변호인’에게 검찰과 구치소가 접견을 불허한 것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도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2019. 2. 28. ‘2015헌마1204 변호인 접견불허 위헌확인 등’ 헌법소원 사건에서 변호인이 되려는 청구인의 ‘피의자에 대한 접견교통권’을 헌법상 기본권으로 인정한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변호인의 피의자에 대한 접견교통권 보장은 물론, 피의자가 가지는 방어권과 변호인 조력을 받을 권리도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4. 비교법적 검토 형식적으로 보았을 때, 일본의 경우 경찰 수사단계에서의 변호인의 참여권을 법률상 보장하지 않으며 프랑스와 독일도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반적으로 경찰 수사 단계에서는 피의자 신문 시 변호인의 접견권을 헌법상 기본권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미국, 영국, 호주 등의 경우도 체포 또는 구속피의자, 피고인에 한해서 변호인의 참여권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보면 상황이 다르다. 독일의 경우 실무적으로는 경찰이 피의자신문에서 변호인의 참여를 광범위하게 인정하고 있고 별도의 제한규정을 두고 있지도 않다. 미국의 경우도 Minnick v. Mississippi 사건 이후 피의자가 일단 변호인 접견권을 행사한 후에는 변호인의 입회 없이 조사 자체를 진행할 수 없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우리나라의 경우 형식과 달리 실질적으로는 여전히 여러 제한규정을 통해 수사기관이 변호인의 참여권을 유명무실하게 만들 여지가 많다. 무엇보다, 대법원은 변호인의 참여권을 예외적으로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한 현행 형사소송법상의 ‘정당한 사유’를 제한적으로 해석하여 수사기관이 변호인의 퇴거 또는 후방착석 등을 요구할 수 있는 경우가 언제인지에 관하여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변호인의 참여권 제한은 구체적인 사안에서 비교형량 하여 그 기준을 달리할 수밖에 없으므로 법무부와 경찰청 등은 변호인의 참여권 제한에 대한 실제 사례를 축적하고, 변호인 참여의 과도한 참여권 행사로 인해 수사가 방해되는 경우를 대비하여 다양한 대처방안을 고안할 필요가 있다. 5. 결론 수사절차에서 피의자 신문과정은 ‘수사기관의 실체적 진실발견’, 그리고 ‘피의자의 방어권과 인권보호’라는 두 가지 가치가 필연적으로 대립될 수밖에 없는 영역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물 정도로 2007년 형사소송법 개정을 통해 피의자신문에서의 변호인 참여권을 명문으로 규정한 제243조의 2가 신설되었으나, 위 형사소송법이 개정된 뒤에도, 경찰과 검찰 단계에서의 피의자신문 과정에서 변호인의 참여율은 여전히 낮은 형편이다. 이는 피의자들이 변호인을 대동하고 함께 조사받는 것에 대한 무지와 수임료 부담, 수사기관의 촉박한 소환일정으로 미처 변호인을 선임하지 못한채 조사에 임하는 경우, 수입대비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사정상 변호사들 스스로 참여를 꺼리는 점 등 다양한 복합적 요인에서 기인한 것으로서 현재 실무에서 피의자 신문과정에서 변호인의 참여는 ‘원칙’이 아닌 ‘예외’처럼 취급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차제에는 변호인 참여를 원칙적으로 보장하고,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제한할 수 있는 현행 형소법 규정의 본래 입법취지가 보다 활성화되도록 하여야 한다. 즉, 정부와 입법부는 추후 형소법 개정작업을 통하여 변호인에 대해 피의자신문 일시 및 장소에 대한 사전통지 규정 등을 신설하는 한편, 피의자 옆 좌석규정을 명문으로 규정하며, 예외적인 참여제한 역시 보다 명확하고 엄격하게 법제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대한변협 등 변호사 단체와 법무부, 경찰청 등은 수사기관과 일반 국민에게 수사절차에서의 변호인 참여제도에 대한 홍보 및 교육을 적극적으로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성중탁 교수 (경북대 로스쿨)
검찰수사관
신문변호권
피의자신문
변호인
헌법
성중탁 교수 (경북대 로스쿨)
2019-03-18
박윤흔 전 대구대학교 총장
민간자격의 직무가 변호사법의 직무에 저촉될 수 있는가?
Ⅰ. 사실개요 원고는 민간자격 '보상관리사'를 신설하여 관리·운영하기 위하여 피고 한국직업능력개발원장(이하 '직능원'이라 한다)에게 '자격기본법' 제17조 제2항의 규정에 따라 민간자격 '보상관리사' 등록을 신청하였다. 보상관리사는 사단법인인 원고가 '보상관리업무'에 종사하는 자의 보상관리업무에 대한 지식의 습득정도를 평가 또는 인정하여 부여하는 민간자격이다. 민간자격 보상관리사자격을 부여하기 위한 평가 또는 인정의 대상 직무인 '보상관리업무'는 직능원의 '민간자격편람'에서 등록신청서에 기재하도록 되어 있어, 원고 법인이 다음과 같이 기재하여 제출하였다. 즉, 그것은…… ⑨보상협의·계약체결 및 보상금의 지급, ⑩보상관련 민원처리 및 소송수행관련업무…… 등이다. 원고의 등록신청에 대하여, 피고는 거부처분을 하였다. 거부처분사유는 자격기본법 제17조 제1항 제1호에서는 '다른 법령에서 금지하는 행위와 관련된 분야'에 해당할 때에는 민간자격을 설치할 수 없게 되어 있는데, 현행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공공사업법'이라 한다)은 사업시행자는 보상업무를 보상전문기관에만 위탁 시행할 수 있게 되어 있기 때문에(제81조), 민가자격 보상관리사는 위탁을 받을 수 없는 것이고 따라서 자격기본법 제17조 제1항 제1호에 해당되어 보상관리자격제도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Ⅱ. 대법원 판결요지 대법원은 피고의 거부처분 사유에 대하여서는 "공익사업법은 보상업무의 위탁대상을 제한하고 있을 뿐(제81조 제1항), 그 업무자체를 절대적으로 금지하거나 국가자격을 두어 무자격자의 행위를 금지하고 있지도 아니하므로, 이 사건 자격이 공익사업법에 의하여 금지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변호사법은 '소송에 관한 행위 및 행정처분의 청구에 관한 대리행위와 일반법률사무'를 행함(제3조)을 직무로 정하면서, 해당직무에 관하여는 다른 법률에 따라 허용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무자격자가 직무를 수행하지 못하도록 금지규정(제34조) 및 처벌규정(제109조)을 두고 있는 바, 이 사건 직무내용 중 '보상협의·계약체결 및 보상금의 지급(제9호)', '보상관련 민원처리 및 소송수행관련업무(제10호)'는 변호사법의 직무내용과 저촉되어 무자격자의 행위가 금지되는 경우에 해당된다. 따라서 이 사건 자격은 그 직무내용 중 일부가 국가자격관련 법령인 변호사법에 저촉되는 경우로서 자격기본법 제17조 제1항 제1호의 민간자격 제한분야에 속한다"고 하여 상고를 기각하였다. Ⅲ. 판례평석 1. 대법원이 민간자격 보상관리사의 직무내용 중 '보상협의·계약체결 및 보상금의 지급(제9호)', '보상관련 민원처리 및 소송수행관련업무(제10호)'가 변호사법의 직무내용과 저촉된다고 판단한 것은, 실정법상 민간자격과 변호사자격은 질적 차이가 있음을 간과하고, 특정 국가자격에 관한 선입견에 따라 판단한 것으로 위법하다. 대법원 판단은 실정법상 민간자격과 변호사의 자격은 질적 차이가 있음을 간과한 것이라 하겠다. 민간자격은 '직무'라고 표현되어 있으나, 제1심 판결에서도 인정한바와 같이, 직무에 속하는 사무를 타인으로부터 위임받아 수임료를 받고 처리 할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민간자격의 인정은 자격운영주체인 국가외의 법인겢報펯개인이 직무로 열거된 업무에 대한 지식의 습득정도를 검정하여 평가 또는 인정하는 데 그친다. 그러한 직무를 위임받아 수행할 수 있게 한 실정법적 근거가 전혀 없으며, 그 성질상 있을 수도 없는 것이다. 피고가 발행한 '민간자격편람'에서 민간자격등록신청서에 신청하는 민간자격의 직무를 반드시 기재하도록 되어 있어, 그에 근거하여 공익사업현장에서 매일같이 비변호사에 의하여 일상적으로 행하여지고 있는 직무를 신청자격의 직무로 열거한 것뿐이다. 그런데 그러한 직무가 열거되었다는 것만으로 실정법에도 근거 없이 민간자격자가 변호사처럼 그러한 직무를 타인으로부터 위임받아 수임료를 받고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여 행한 판단은 실정법을 벗어난 판단이다. 이 사건에서 직무라고 열거된 행위는 단지 해당 민간자격의 평가 또는 인정의 대상 직무를 의미할 뿐이다. 그리하여 자격기본법은 민간자격의 효과에 대하여 그것이 일정한 '직무수행에 필요한 지식·기술·소양 등의 습득정도가 일정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평가 또는 인정된 것'이라고 규정하고 그 이외에는 아무런 권능도 부여하지 않았다. 이 점은 각종 기능사·기사 등 거의 대부분의 국가자격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변호사법이 변호사가 아닌 자가 '보상협의·계약체결 및 보상금의 지급(제9호)' , '보상관련 민원처리 및 소송수행관련업무(제10호)'에 관한 사항을 공부하여 학점을 취득하거나 지식의 습득정도를 평가 또는 인정받아 민간자격을 취득하는 것까지를 금지하고 있다고는 볼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단순히 어떤 직무에 대한 지식이나 기술·소양의 습득정도를 평가 또는 인정하는 민간자격이 왜 필요한지에 대하여 의문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과 같이 직업이 다양화된 사회에 있어서는 노동시장에서 인력을 구하려고 할 때 수요자가 상대방이 어느 정도의 지식이나 기술을 가지고 있는지를 쉽게 알 수 없기 때문에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지식이나 기술의 습득정도를 쉽게 인식시킬 수 있는 척도로서, 또한 사람들이 평생학습을 통하여 자기가 원하는 직업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기 위하여 민간자격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민간자격은 대학에서 부여하는 학점과 같은 것이다. 그리하여 OECD 국가 등 많은 국가에서는 자격의 개념을 넓은 의미로 사용하여, 학점과 좁은 의미의 자격을 포괄하는 넓은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2. 대법원이 변호사법의 직무와 저촉된다고 본 민간자격 보상관리사의 직무에는 변호사만이 수행할 수 있는 직무는 처음부터 배제되어 있으며, 따라서 그 점에서도 대법원의 판단은, 역시 핵심적인 전제가 결여되어 위법하다. 또한 더 나아가서 이 사건 보상관리사의 직무내용 중 '보상협의·계약체결 및 보상금의 지급(제9호)', '보상관련 민원처리 및 소송수행관련업무(제10호)'에는 원천적으로 변호사만이 수행할 수 있는 업무는 배재되어 있으며, 따라서 대법원의 판단과 같이 변호사법의 직무내용과의 저촉은 있을 수가 없다. 그것은 그러한 업무는 공익사업법 시행령 제43조 제2항에도 열거되어 있으며, 이 사건 보상관리사 등록신청서에 기재한 그러한 업무도 당해 규정에 정해진 것을 그대로 원용한 것이다. 만약 그러한 업무에 변호사만이 수행할 수 있는 변호사의 고유업무가 포함되어 있다면 당해 공익사업법시행령 제43조 제2항의 규정은 당장에 변호사법에 저촉된다고 할 것인바 그러한 저촉문제는 전혀 발생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공익사업법시행령 제43조 제2항의 규정은 처음부터 공익사업현장에서 비변호사인 공익사업시행자와 그 직원들이 매일같이 일상적으로 행하고 있는 업무를 정하고 있는 것이며, 현실적으로도 그러한 업무는 공익사업현장에서 비변호사인 그들에 의하여 매일같이 일상적으로 행하여지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일반적으로 '소송수행관련업무(제10호)'라 하여도, 준비단계업무도 있고, 최종단계의 업무도 있는 것이며, 변호사만이 수행할 수 있는 업무도 있고, 비변호사도 수행할 수 있는 업무도 있는 것이다. 공익사업법 시행령 제43조 제2항 또는 이 사건 보상관리사 등록신청서에 기재한 그러한 업무에는 변호사만이 수행할 수 있는 업무는 그 성질상 처음부터 당연히 배제되어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한 업무가 비변호사인 사업시행자와 그 직원들에 의하여 전국 각지의 공익사업현장에서 매일같이 일상적으로 수행되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만약에 그러한 업무에 변호사만이 수행할 수 있는 고유업무가 포함되었다고 본다면, 이들은 모두 변호사법위반으로 처벌받아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대학에서 그러한 업무에 대한 공부를 하여 학점을 취득하거나 그러한 업무에 관한 지식을 습득하고 그 습득정도를 평가 또는 인정받는 민간자격을 취득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처음부터 변호사법과의 저촉관계는 있을 수 없다고 할 것이다.
2014-03-24
엄덕수 법무사(법박)
소극적 신분의 공범과 국민의 사법접근권
【판결요지】 1.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에서 말하는 ‘대리’에는 본인의 위임을 받아 대리인의 이름으로 법률사건을 취급하는 법률상의 대리뿐만 아니라, (중략) 외부적인 형식만 본인이 직접 행하는 것처럼 할 뿐 실질적으로 대리가 행하여지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발생시키는 경우도 당연히 포함된다. 2. 원심이 법무사 A가 법무사 아닌 B 등(파산·면책 등 전문브로커들)과 법률사무 취급행위를 하기로 공모한 후 그들에게 법무사 사무실 일부와 법무사 명의를 사용토록 하고 그 대가로 수임 사건당 40만원 또는 수익금 중 30%를 분배받았다는 이유로 법무사 A를 B 등의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 위반죄의 공동정범으로 처벌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1. 사실관계 원심인 대구지방법원 2006.6.8. 선고 2006노366 항소심 판결의 내용을 중심으로 사실관계를 단순화하여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피고인 B 등 3명은 (주)C카드 대구지부에서 채권추심업무를 담당하다가 개인회생·파산업무에 종사해 보려고 2005년1월경 함께 위 회사를 그만두고, 그 무렵 법무사인 A와 사이에 위 법무사 사무실 일부를 사용하면서 위 법무사 명의로 직원을 채용·관리하고 생활정보지 등에 사건수임 광고를 게재하며 수임 및 그 전과정을 전담하여 처리하되, 수임료 중 건당 40만원을 법무사의 명의대여료 내지 사무실사용료 조로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 법무사 아닌 B 등 3명은 자신들 비용으로 직접 여직원을 채용하고, 광고를 통하여 파산 등 사건을 포괄적으로 수임하면서 위 사건 전체를 한 건으로 하는 수임료를 지급받은 다음, 이에 대한 서류작성부터 종국결정을 받을 때까지 모든 업무를 대행했으나, 법무사 A는 이들 B 등 3명의 업무에 관여하거나 지휘, 감독을 한 바가 전혀 없고, 이들 3인은 파산 등 신청서의 대리인란에 ‘법무사 A’라 기재한 다음, 자신들이 보관하고 있던 A 법무사 인장을 직접 날인하였다. 그 후 B 등 3명은 법무사 A가 자신들의 업무에 관여하려고 한다는 이유로 법무사 A와의 약정을 파기하고, 대신 동일한 방식의 약정을 다른 법무사와 체결하고 2005년11월21일부터 15일간 동일 방법으로 사건 수임 및 처리를 하였다. 2. 소송의 경과 대구지방법원 (2006.1.27. 선고 2005고단7671) 제1심 유죄판결에 대하여 피고인들이 항소하였고, 대구지방법원(2006.6.8. 선고 2006노366) 항소심 판결에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법무사 A는 벌금 2,000만원에 추징금 7,800만원, 법무사 아닌 B 등 3명은 각 징역1년 실형에 각 추징금 1억2,300만원을 선고하였다(벌금 등은 대략 금액). 피고인들이 모두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은 2007년 6월 28일 상고를 모두 기각하면서 위와 같이 판시하였다. 3. 불법 조각적 소극 신분과 공범의 성립 신분으로 인하여 범죄의 성립이나 형벌이 조각되는 경우를 ‘소극적 신분’이라 한다. 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나 범인은닉죄와 증거인멸죄에서 친족·호주·동거친족은 책임 조각적 신분이고, 직계혈족·배우자·동거친족·호주·가족 등 친족상도례(형법 제328조)는 범죄가 성립되지만 형벌만 면제되는 형벌조각신분이다. 이 사건 대상판결의 판시 내용은 일반인에게 금지되어 있는 행위를 의사, 법무사, 변호사 등에게는 특히 허용하는 이른바 ‘불법 조각적 신분’ 또는 ‘불구성적 신분’에 해당한다. 대법원은 “신분관계로 인해 성립될 범죄에 가공한 행위는 신분관계가 없는 자에게도 전3조(공동정범, 교사범, 종범)의 규정을 적용한다”는 규정(형법 제33조)에 근거하여, 아들과 공모하여 남편을 살해한 아내를 존속살해죄의 공동정범으로 의율하고 있다(대판 1961.8.2. 4294형상284). 치과의사가 환자의 대량유치를 위하여 치과기공사에게 내원환자들의 진료행위를 하도록 지시하였다면 무면허 의료행위의 교사범에 해당하고(대판 1986.7.8. 86도749), 의료인일지라도 의료인 아닌 자의 의료행위에 공모하여 가공하면 의료법 제25조 제1항이 규정하는 무면허 의료행위의 공동정범으로서의 책임을 진다(대판 1986.2.11. 85도448)고 판시하고 있다. 대상판결은 법무사 아닌 전문브로커들의 변호사법 위반행위에 A 법무사가 분배 약정을 하고 이들에게 가공한 행위를 공모공동정범으로 판시하고 있다. 위에 열거한 여러 대법원 판례에 따른다면, 불법 조각적 소극신분자인 변호사가 변호사 아닌 사건브로커들의 변호사법 위반행위에 같은 방식으로 서로 약정하여 가담한 경우에도,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 위반죄의 공모공동정범이 되는 동시에, 같은 법 제109조 제2호(변호사 아닌 자와의 동업 또는 변호사 명의대여 등 금지) 위반죄와의 상상적 경합이 될 것이다(1호, 2호는 같은 형벌). 따라서 이 사건 대상판결의 판시도, 공범과 신분에 관한 종전의 판례와 기본적으로 그 궤를 같이 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4.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의 해석 대상판결이 법무사 아닌 B 등 브로커 3명에게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를 적용하면서, 여기서 말하는 ‘대리’에 본인의 위임을 받아 대리인의 이름으로 법률사건을 취급하는 법률상의 대리뿐만 아니라, 외부적인 형식만 본인이 직접 행하는 것처럼 할 뿐 실질적으로 대리가 행하여지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발생시키는 경우를 포함한다고 해석한 것도 기본적으로는 타당한 판시이다. 이것 또한 새로운 판결이라기보다 대법원(1999.12.24.선고) 99도219 판결과 대법원(2002.11.13. 선고) 2002도2725 판결에서 이미 같은 내용으로 판시한 바 있다. 5. 국민의 사법접근권과 법무사 사건수임 방식 (대상판결의 문제점) 대상판결의 가장 큰 문제점은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하면서, 법무사 A에게 법무사 아닌 B 등 브로커 3명의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 위반죄의 공모공동정범으로 처벌하는 것이 정당하다고만 판시하였다는 것이다. 국민이 특정 법무사에게 지속적인 법률상담을 받고 사건의 종결에 이르기까지 연속하여 상담과 법원제출 재판 서류의 작성 및 제출 대행을 포괄적으로 맡기는 것을, 마치 대법원이 법무사 업무 범위 초과라고 판시한 것처럼 많은 일간신문이 보도하고 있다. 대법원은 많은 비용을 들여 법무사들에게 파산·면책과 채무자회생절차 사건 처리요령을 교육하였고, 서울중앙지법 파산과는 파산관련 민원인들을 법원 내 법무사 파산상담실로 보내 안내하게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월10일자 각 신문에는 “개인파산 대행업무, 법무사는 할 수 없다”라는 제목으로, 대법원 3부(주심 이홍훈 대법관)가 파산업무를 대행한 법무사를 변호사법 위반으로 유죄판결을 했으며, 이들 업무는 변호사 고유 업무라는 이유에서라고 보도하고 있다. 언론이 대법원 판결의 취지를 오해하여 잘못 보도한 탓이 크지만, 대법원은 마땅히 지속적 법률상담과 포괄적 사건 위임을 무조건 업무 범위 초과라고 본 항소심 판결이유 부분의 잘못을 분명하게 지적하였어야 옳았을 것이다. 국민의 재판청구권은 헌법상 중요한 국민의 기본권이다(헌법 제27조). 이 재판청구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해 주는 것이 법무사와 변호사 등 법률전문가의 조력을 받을 권리이다. 판결절차도 아닌 비송사건에까지, 법정구두변론이 아닌 법원제출 서류의 작성 제출까지도 사건 종결시까지 포괄 위임해서는 안 되고, 오직 서류 하나씩만 법무사에게 일일이 반복 위임하도록 국민에게 고통을 가해야 하겠는가(대법원이 인가한 법무사 보수규정에도 특정 사건의 지속적 법률상담료로 월30만원 받는 것을 허용하고, 또 의뢰인의 정서는 한번 보수를 주면 사건 종결시까지 해주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법률서비스 시장에서 법원은 언제까지 특정 공급자의 시장 지배와 경제력 남용(헌법 제119조 위반)을 두둔할 것인가. 법무사와 변호사 이원제 법률가를 둔 국가에서 법무사에게 소송대리권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나라가 대한민국 외에 어디 있는가. 권위주의 독점시대는 지나갔다. 열린 시민중심사회의 시대정신에 맞게 법률소비자인 시민의 사법접근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발전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가장 폐쇄적 독소조항인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는 그 적용범위를 최소화해야 하고, 적어도 인접 법률전문가인 법무사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대법원이 이 사건 상고를 기각하면서, 법무사가 법무사 아닌 자와 공모하여 그들의 변호사법 위반행위(법무사도 아닌 자가 계속 반복하여 신청인 본인 명의로 파산 신청한 것)에 함께 가담하였으므로 공모공동정범 죄책을 면할 수 없지만, 법무사가 파산·면책 등 사건을 종결 때까지 포괄하여 수임 처리하는 것 자체가 법무사 업무 범위를 초과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시했어야 하지 않을까. 변호사 제도를 지키는 일도 중요하지만, 서민층을 위한 법무사 제도의 입법취지를 잘 살려야 하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소중하기 때문이다.
2007-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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