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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부담금
손호철 변호사 (정부법무공단)
부동산 과다보유법인에 대한 주식양도소득과 한미조세조약의 적용
- 대법원 2016.12.15 선고 2015두2611 판결 - 1. 사실관계 론스타는 2001년 스타타워 빌딩을 매수하면서 그 빌딩을 소유한 국내법인의 주식을 취득하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구체적으로 벨기에 법인을 설립하고, 그 명의로 국내법인의 주식을 취득한 다음 국내법인이 빌딩을 매수하는 방법을 거쳤다. 그리고 2004. 12. 국내법인 주식 전부를 매각하면서 2,450억 원 상당의 양도차익을 얻었고, 한·벨 조세조약의 주식양도소득에 대한 비과세 적용을 신청하였다. 2. 과세처분의 경위 과세관청은 벨기에 법인이 도관에 불과하다고 보아 조세조약의 적용을 배제하고, 양도소득이 론스타가 설립한 미국, 버뮤다 파트너십(Limited Partnership)에 귀속되며, 이들을 소득세법 적용대상(비거주자)으로 보아 양도소득세를 부과하였다. 론스타는 이에 불복하였고, 대법원은 2012. 1. 27. 외국 파트너십은 법인세법상 납세의무자로서 과세형식이 잘못되었다고 보아 과세처분을 전부 취소하였으며, 과세관청은 동일한 소득에 대하여 법인세를 다시 부과하였다. 론스타는 다시 이를 다투면서, 실질귀속자 중 미국 파트너십 귀속 소득에 대하여는 한·미 조세조약의 주식양도소득에 대한 비과세조항이 적용되어야 함을 주장하였다. 3. 대상판결의 요지 부동산을 과다 보유하고 있는 회사의 주식이 양도됨에 따라 발생하는 소득은 외형상으로는 주식의 양도소득에 해당함이 분명하지만 그 실질은 부동산 자체가 양도됨으로써 발생하는 소득과 다를 바 없다고 볼 여지가 있다. 한·미 조세조약 제15조는 부동산소득의 경우 부동산 소재지국이 과세할 수 있다고 규정한 반면, 제16조는 자본적 자산의 매각 등에서 발생하는 소득은 타방 체약국에 의한 과세에서 면제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부동산 주식양도소득을 따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조세조약과 국내법의 우열관계를 신법우선의 원칙에 따르도록 한 미국은 한·미 조세조약 체결 이후 국내법으로 부동산 과다보유법인 주식의 양도소득을 미국 원천소득으로 과세하도록 하였고, 한국 역시 같은 내용의 규정을 두고 있다. 이러한 경우 한국과 미국 사이에 한국 부동산을 과다보유한 법인의 주식 양도소득에 대한 과세권 행사에 관하여 상호합의절차가 개시되어 한국 원천소득으로 합의하였다면 그 합의는 한·미 조세조약 제27조 제2항이 예정한 조약의 적용, 특히 특정 소득항목의 원천으로 동일하게 결정하는데 관하여 발생하는 곤란 또는 의문을 해결하기 위한 상호합의에 해당하여 유효하므로 한국은 한국 소재 부동산을 과다보유한 법인 주식의 양도소득에 대하여 과세할 수 있고, 국내에서 따로 조약 개정에 준하는 절차를 밟지 않았다고 하여 그 효력을 부인할 것은 아니다. 4.평석 가. 부동산과다보유법인 주식 양도소득에 대한 과세권의 의문 대부분의 조세조약과 마찬가지로 한·미 조세조약은 부동산 양도소득은 그 소재지국(제15조)이, 주식양도소득은 거주지국(제16조)이 과세권을 행사하도록 규정하였으며, 부동산 과다보유법인의 주식양도소득은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조세조약을 그대로 적용하면 한국은 부동산과다보유법인의 주식양도소득에 대하여 과세권을 행사할 수 없다. 그런데 미국은 1980년 세법을 개정하여 부동산 과다보유법인의 주식양도소득에 대한 과세권을 미국이 행사할 수 있도록 하여 조세조약상 주식양도소득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고 있다. 한국 또한 1997. 12. 조세조약에서 부동산과다보유법인의 주식양도를 규정한 경우를, 2000. 12. 에는 조세조약이 체결되지 않은 법인에 대하여도 법인세를 과세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였다. 그런데 개정된 내국세법을 조세조약의 우위에 두는 미국과 달리, 한국은 특별법 우선의 원칙에 따라 조세조약이 내국세법에 우월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입장이므로 조약을 개정하지 않고 국내법의 과세근거만으로 과세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의문이 있다. 나. 한·미 상호합의의 체결 및 그 효력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한·미 과세당국은 1999. 6. 상호합의를 체결하여, 조세조약 제16조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과다보유법인의 주식 처분에 대하여는 한국이 과세권을 행사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고, 미국 국세청은 위 상호합의의 내용을 국세청 공고 형식으로 등재하였는데, 그 내용은 ① 한국법에 따르면 일정한 요건을 충족한 법인의 주식 양도소득은 부동산 양도소득으로 보아 국내 원천소득으로 취급하며 ② 미국과 한국은 조세조약의 목적상 이중과세방지를 위하여 한국법인 주식 양도소득의 원천이 부동산 소재지국에 있다는 점을 합의하였다는 것이다. 대상 과세처분은 위 상호합의에 근거한 것이다. 이에 대하여 상호합의는 소득의 원천을 합의한 것일 뿐 조세조약 제16조가 제한한 원천지국의 과세권을 변경할 수는 없으므로 한국의 과세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점 등을 들어 과세의 적법성에 대한 다툼이 진행되었다. 다. 한·미 상호합의로 부동산 과다보유법인에 대한 과세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조세조약은 국내세법으로 확인된 과세권을 배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미국법인이 얻은 부동산과다보유법인의 주식양도소득에 대한 한국의 과세권은 법인세법에 따라 발생하였고, 이 부분에 대한 조세조약의 과세권 배분이 불명확하였으나 상호합의에 따라 명확하게 정리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부동산과다보유법인의 주식양도소득 또한 어디까지나 주식양도소득이고, 주식양도소득은 거주지국 과세원칙이 적용되므로 이를 개정하지 않고 상호합의만으로 부동산 소재지국의 과세권을 인정할 수 있는지 이의가 제기될 수 있다. 한·미 조세조약은 ?과세의 일반원칙?(제4조 제1항)에서, 타방체약국 내의 원천소득에 대하여 타방 체약국의 과세권을 확인하고 있고, 제6조는 소득의 원천을 열거하면서 열거되지 아니한 항목의 원천은 각 체약국의 법에 따라 결정된다고 규정하였는바, 이는 각 체약국이 소득의 원천에 관하여 독자적으로 규정할 수 있고 그에 따른 과세권 행사를 양해한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곧 부동산과다보유법인의 주식 양도소득의 원천을 부동산 소재지국으로 보면 소재지국이 과세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 결과 각 체약국의 법이 정한 소득의 원천이 서로 다르거나 쉽게 결정될 수 없는 경우 각 과세당국은 이중과세 회피 등을 위하여 체약국 공동의 원천을 확인할 수 있으며(같은 조 제9항), 각 체약국에 이중의 원천이 발생하는 등 협약의 적용에 관하여 발생하는 곤란 또는 의문을 해결하기 위하여 ?특정 소득항목의 원천을 동일하게 결정하는 것?을 상호합의의 직접적인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조약 제27조 제2항 C호). 부동산과다보유법인의 주식 양도소득은 한미 과세당국이 각 국내세법에서 부동산소재지국의 과세권을 규정하였지만, 조세조약으로는 여전히 주식양도소득이므로 한국의 과세권을 인정할 것인지 의문이 제기되었고, 이를 해소하기 위하여 상호합의를 체결하여, 이중과세방지를 위하여 부동산과다보유법인의 주식양도소득의 원천이 부동산소재지(즉, 한국)에 있음을 확인함으로써, 한국의 과세권을 인정하였다. 요컨대 한·미 조세조약의 내용상 소득의 원천을 결정하는 것은 그 소득에 대한 과세권 유무를 결정짓는 요소인데 그 원천에 관한 합의절차를 조세조약 에서 마련하고 있고, 그 절차에 따라 원천에 관한 합의를 한 것이므로, 결국 상호합의에 따른 한국의 과세권은 조세조약의 내용 및 그 절차에 따라 정하여진 것이지 그 조세조약의 내용을 변경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상호합의의 의미를 위와 같이 되새긴다면 부동산 과다보유법인의 주식양도소득에 대하여 한국의 과세권을 행사하는데 의문이 없고, 이러한 전제에 있는 대상 과세처분은 적법하다. 라. 결론 대상판결은 론스타펀드가 스타타워 빌딩을 매각한 2004년 이후 무려 12년만에 한·미 상호합의에 기초한 부동산과다보유법인에 대한 과세의 정당성을 최종적으로 확인함으로써 오랜 분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조세조약과 다른 내용으로 원천지국의 과세권을 인정하려는 경우 필요한 조항을 직접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조약개정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한·미 조세조약 스스로 상호합의절차를 마련하였으므로, 그에 따라 이루어진 상호합의의 효력을 함부로 부인할 수는 없다. 그리고 조세조약은 양국간 협상의 산물이고 동일한 수준의 이행이 보장되어야 하는데, 미국은 오래전부터 부동산과다보유법인의 주식양도소득에 대하여 자국의 과세권을 행사하고 있음에도 한국이 동일한 소득에 대하여 조세조약의 문언에 얽매어 과세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해석은 형평의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이러한 점에서 대상판결은 상호합의의 법적 의미를 확인하고, 향후 유사 사례에서 준거가 될 뿐 아니라 과세주권을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조세조약
부동산과다보유법인
론스타
과세주권
2017-01-09
오윤 한양대 법대 교수
소득의 실질적 귀속과 수익적 소유
1. 사실관계 (1) 원고 회사는 2002년 6월28일 말레이시아의 라부안에 소재한 외국법인 Sunday Ltd., Monday Ltd. 및 Saturday Ltd.(이하 ‘Sunday Ltd. 등’)로부터 주식회사 푸드스타(이하 ‘푸드스타’)의 비상장주식 72만주를 대금 약 15억원에 양수했다(이하 ‘이 사건 주식거래’). (2) 서울지방국세청은 Sunday Ltd. 등은 단순히 조세회피를 위해 설립된 도관회사(Conduit Company)이기 때문에 Sunday Ltd. 등의 소유자로서 Cayman Island에 소재한 Hongkong Shanghai Banking Corporation Private Equity Fund 2 Ltd. (이하 ‘HSBC PEF 2’)가 이 사건 주식양도소득의 실질적인 귀속자로 보고, 원고가 원천징수의무가 있는 것으로 판단해, 2002년 사업연도 귀속 법인세로 징수하는 처분을 했다(이하 ‘이 사건 각 징수처분’). (3) Sunday Ltd. 등은 HSBC PEF 2가 라부안에 100% 출자하여 설립한 법인으로 회사 대표나 실체에 대해 알려진 것이 없다. HSBC PEF 2는 투자전문회사인 홍콩 소재의Hongkong Shanghai Banking Corporation Private Equity Asia Ltd. (이하 ‘HSBC PEA’)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대한 투자를 위해 Cayman Island에 설립한 사모펀드회사이다. HSBC PEF 2는 HSBC PEA의 직원인 ‘T’가 운용했으며, 푸드스타의 주식에 대한 주주권은 HSBC PEA가 행사했다. 2. 판결의 요지 (1) OECD 모델조세조약의 관련주석규정 및 실질과세의 원칙에 비추어 보면, 외국법인의 국내원천소득에 대한 법인세의 부과는 실질적인 귀속자를 기준으로 하여 조세협약을 적용해야 할 것이다. (2) Sunday Ltd. 등은 그 대표나 실체에 대해 밝혀진 것이 없고 이 사건 주식거래 이외에 다른 사업활동을 했다는 자료가 없는 점, 푸드스타에 대한 주주권은 Sunday Ltd. 등이 행사하지 아니한 점, HSBC PEF 2가 조세피난처인Cayman Island에 설립되어 이 사건 주식대금과 양도대금이 모두 HSBC PEF 2의 소유 자금이거나 그 소유로 귀속되는 것으로 보이는 점, 한국·말레이시아 조세협약에 의하면 주식양도소득에 대해 거주지국 과세로 규정되어 있고 말레이지아 현지세법에 의하면 자국 법인의 해외원천소득에 대해 저율과세 또는 비과세 하도록 되어 있는 점 등을 비추어 보면 Sunday Ltd. 등은 정상적인 투자목적으로 말레이지아에 설립되어 사업활동을 하는 회사가 아니라 이 사건 주식거래와 관련해 소득 발생지국의 조세징수를 회피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하나의 Paper company에 불과해 주식양도차익의 실질귀속자는 HSBC PEF 2로 보는 것이 정당하다. (3) 원고들은 HSBC PEF 2 역시 HSBC PEA가 설립했고, HSBC PEA 소속의 T 등에 의해 지배·관리되고 있는 펀드회사이므로 이 사건 주식거래의 이득의 실질적인 귀속자는 HSBC PEA이거나 투자자금에 대한 투자자들이라고 주장하나, 앞에서 본 바와 같이 HSBC PEF 2는 미국 등지의 투자자로부터 유치한 자금을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투자해 이를 장기간 운용하고 있는 회사로서 그 정상적인 투자 목적을 가지고 운용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주식거래자금의 공급처로서의 실체를 가지고 있는 이상 그 설립자인 HSBC PEA나 투자자금자체의 개별 투자자들을 이 사건 주식거래에 있어서의 이득의 실질적 귀속자로 볼 것은 아니다. (4) 따라서 이 사건 주식의 양도차익의 실질적인 귀속자는 HSBC PEF 2로서 그 거주지국인 Cayman Island와 우리나라는 조세조약이 체결되어 있지 않으므로 국내세법을 적용하여 과세한 이 사건 징수처분은 적법하다. 3. 평 석 가. 대상판결의 의의 이 판결은 최근 수년 간 외국계 사모펀드들의 주식양도차익에 대해 ‘실질적인 귀속자’가 누구인가에 대한 판단을 함으로써, 논란이 되고 있는「수익적 소유자(beneficial owner)」개념에 대한 우리나라 법원의 판단기준을 처음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나. 소득의 실질적인 귀속자에 대한 판단기준 (1) 문제의 제기 대상판결에서는 Sunday Ltd. 등, HSBC PEF 2, HSBC PEA와 HSBC PEF 2의 개별 투자자들 모두 4개의 주체가 문제된다. 대상판결에서 법원이 HSBC PEF 2가 소득의 실질적인 귀속자라고 인정한 이유 중 하나는, Sunday Ltd. 등이 푸드스타의 주식에 대한 주주권을 스스로 행사하지 않았다는 데에 있지만 푸드스타에 대한 주주권은 과세관청과 대상판결이 인정한 HSBC PEF 2가 행사한 것이 아니라 그 상위의 HSBC PEA가 행사했으며, 이 점은 대상판결 또한 언급하고 있다. 그렇다면 HSBC PEF2는 실질적 귀속자가 될 수 없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HSBC PEF2를 실질적인 귀속자로 판단하고 있다. 법원은 그 이유에 대해 HSBC PEF 2는 정상적인 투자목적을 가지고 운용되고 있으므로 도관회사로 인정할 수 없고 그 설립자인 HSBC PEA나 투자자금자체의 개별 투자자들을 실질적 귀속자로 볼 수 없다고만 하고 있다. (2) 대상판결에서 법원의 판단기준 대상판결의 설명에 따르면, HSBC PEF 2를 실질적인 귀속자로 본 이유는 HSBC PEF 2는 정상적인 투자목적을 가지고 운용되고 있고 실체를 가지고 있음에 반하여 Sunday Ltd. 등은 정상적인 투자목적으로 설립되어 사업활동을 하는 회사가 아니라 오직 조세회피를 목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설명은 만약 Sunday Ltd.등이 조세회피목적으로 설립된 것이라면 HSBC PEF2도 Sunday Ltd.등의 조세회피목적에 종사하기 위해 부수적으로 설립된 것이므로 실질적인 귀속자로 볼 수 없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대상판결에서 법원은 또한 최근 론스타 펀드에 관한 국세심판원의 결정 등에서 사용된 것과는 다른 기준을 사용함으로써 소득의 실질적인 귀속자에 대한 일관된 기준을 알 수 없게 만들고 있다. 론스타 펀드가 소유하고 있는 Star Holdings SCA (이하 ‘SH’)가 주식회사 스타타워의 주식을 양도한 사건에 관해 국세심판원은 ‘벨기에 법인인 SH가 조세회피 목적으로 설립됐고, 정상적인 사업활동이 없으며, 소득의 실질적 지배·관리권을 행사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도관회사로 판단하고, 론스타 펀드를 주식양도소득의 실질적 귀속자로 판단했다. 그러나 이 심판결정례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은 동 경정이 외국의 파트너쉽은 소득세법상 공동사업자로 보아 과세해야 한다는 과세관청의 주장을 수용하는 데에 있다 할 것이다. 실제 과세관청은 론스타 펀드가 ‘파트너십’이므로 소득세법 제1조 제3항에서 규정하는 ‘법인으로 보는 단체 외의 단체’로 보고 이익의 분배방법이나 비율이 확인되면 공동사업자로 보아 각 ‘파트너’별로 양도소득세를 과세하고자 했다. 반면 대상판결에서는 오히려 납세자가 스스로 파트너십인 HSBC PEF 2의 배후에 있는 HSBC PEA 및 투자자금의 개별 투자자들이 소득의 실질적인 귀속자라고 주장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명목회사라는 점에서 Sunday Ltd.와 본질적으로 다를 바 없는 HSBC PEF 2를 동 펀드가 다만 ‘정상적인 투자목적을 가지고 운영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주식양도차익의 실질적 귀속자로 본 것이다. 법원은 이러한 결정에 대해 분명한 설명을 하지 않고, 방론으로 홍콩에 소재한 HSBC PEA에 대해서는 적용될 수 있는 조세조약이 없으므로 결론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설시를 했으나, 개별 투자가에게 초래될 부당한 이중과세를 막기 위해서는 미국 등지에 소재하는 HSBC PEF 2의 개별 투자자들에 대해서까지 실질적인귀속여부를 판단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하지 않은 것이다. (3) 비판적 검토 이러한 대상판결의 불투명한 입장은 과세관청 및 판례가 소득의 명목적 귀속자 배후에 있는 소득의 실질적인 귀속자를 추적해 나가다가 어디에서 멈추어 과세를 할 것인지를 납세자가 예측할 수 없게 만든다는 문제점이 있다. 나아가 대상판결은 소득의 실질적인 귀속자를 추적하다가 우리나라와 조세조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여 우리나라의 과세권이 미치는 곳에 설립된 실체에서 멈추어 과세를 하고, 그 배후 주체 중 조세조약이 체결되어 우리나라의 과세권이 미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곳, 예컨대 미국에 있는 투자자에 관해서는 침묵해 버리는 것으로 비추어질 우려가 있는 것이다. 다. 국내법상 실질과세 원칙과 OECD Model Commentary의 적용 대상판결은 소득의 실질적인 귀속자를 기준으로 조세조약을 적용하고 이에 따라 외국법인의 국내원천소득에 대한 법인세를 부과하여야하는 근거로, OECD 조세조약 모델협약과 관련 주석서(Commentary) 규정 및 국내세법상 실질과세원칙을 병렬적으로 열거하고 있다. 그런데 조세조약에 명시적으로 규정되어 있지 아니한 국내법상 실질과세원칙을 통하여 조세조약상 허용되는 혜택을 부인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해서는, OECD가 2003년에 비로소 그 주석서를 개정해 이를 명시적으로 긍정했기 때문에, 이를 2003년 이전에 체결된 한국·말레이시아 조세조약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인지에 관하여 논란이 있어 왔다. OECD 조세조약 모델협약과 그 주석서가 우리나라 국회를 통과한 국제조약이 아니므로 헌법상 법률과 같은 효력을 가졌다고 보기에 의문이 있으므로 법원이 이를 얼마나 존중해 줄 것인가 하는 점도 분명히 해야 하나 이에 대한 정확한 설시가 없다는 점이 아쉽다. 라. 실질적인 귀속자에 대한 입증 문제 소득의 실질적인 귀속자를 판단하는 어려움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원천징수의무자가 소득의 실질적인 귀속자를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인지 문제를 제기할 수 있을 것이다. 과세관청은 동일한 말레이시아 라부안 소재 법인과의 거래라 하더라도 어떠한 거래에서는 라부안 법인의 독립적인 실체로서 소득의 귀속을 인정하고 또 다른 거래에서는 부정하고 있다. 결국 그 판단기준이라는 것은 오직 조세회피의 목적을 위해 설립된 실체인가 하는 점일 것인데, 이를 파악하기 위해 원천징수의무자가 거래상대방에 관해 어느 정도의 조사의무를 다 해야 하는 것인지 알기 어렵다. 나아가 실질적인 귀속자를 끝까지 추적하여 가다 보면 배후의 투자자를 밝혀야 하는 상황이 생길 것이고 투자기구와 투자자와의 계약에 따라 투자기구가 투자자의 신분을 노출하지 않을 의무를 지는 경우도 있을 것인데, 이러한 경우에까지 론스타 펀드의 심판례에서와 같이 단지 납세의무자 측의 입증 실패 내지 거부라는 이유만으로 해당 단체에서 실질과세 원칙의 적용을 중단할 근거가 될 수 있는 것인가? 이러한 점에 관해 과세관청 및 법원에서 적절한 기준을 마련해 주지 않는다면, 원천징수의무자에 대해 과도한 의무를 부과하는 것으로서 헌법적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인지도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마. 결 론 대상판결은 외국계 사모펀드들과 관련해 소득의 실질적인 귀속자가 누구인지를 판단한 최초의 판결이다. 그러나 과세관청과 납세의무자 모두에게 여전히 정확한 판단기준을 제시했다고 보기에는 미흡한 점이 있다고 하겠다. 특히 이 판결이 과세관청이 자의적으로 판단한 실질적인 귀속자를 면밀한 분석 없이 그대로 수용함으로써, 그간 쌓여 오던 일련의 판단기준들에 대한 신뢰마저 희석시켜 버리는 것으로 비춰지지 않기를 바란다. 과세관청이 전 세계적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는 다단계 출자구조에 의한 회사의 소유구조 연결을 부인하고 실질과세를 추구하는 것인 만큼, 법원을 비롯한 심판기관들은 과세관청이 지적하는 실질적인 귀속자에 대해 보다 진지한 분석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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