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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법원 2022. 4. 14. 선고 2020다240021 판결 -
친권자가 아닌 부모의 미성년자 불법행위에 대한 감독의무자 책임
1. 사실관계 A(당시 17세)는 2018년 8월 3일 망인과 성관계를 하던 중 휴대전화 카메라로 망인의 나체 또는 속옷 입은 모습을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였다. A는 같은 달 19일 연락을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망인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위 사진을 전송하면서 이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하였다. 망인은 같은 달 20일 새벽 1시 A가 보낸 메시지와 사진을 모자이크 처리하여 자신의 SNS에 게시하였고, 같은 날 오전 10시 30분 친구를 만나 죽고 싶다는 이야기를 한 다음, 12시 25분 투신하여 자살하였다. A는 망인에 대한 사진 촬영 및 협박 행위에 관하여 소년보호처분을 받았다. B는 A의 아버지로 A가 2세 때 A의 어머니 C와 협의이혼을 하였고, A의 친권자 및 양육자로 C가 지정되었다. 망인의 부모와 여동생은 A의 협박으로 망인이 사망하였으므로, A는 민법 제750조에 따라, B와 C는 A의 부모로서 미성년자 A가 위와 같은 행위를 하지 않도록 교육하고 보호감독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게을리하였으므로 A와 공동하여 제750조에 따라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소를 제기하였다. 2. 하급심의 판단 가. 제1심의 판단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A에 대하여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다(다만, A가 미성년자인 점, 사망에 대한 고의까지는 없는 점, 망인이 다른 성추행 사건 등으로 심리적으로 힘들어 불안장애 및 우울증으로 치료받은 점 등을 참작 A의 책임을 60%로 제한). B와 C에 대하여는 부모(특히 C는 A와 같이 살았고, 경제적인 면에서도 A가 의존하면서 C의 전면적인 보호감독 아래 있었음)로서 평소 A가 올바른 성관념을 가질 수 있도록 성교육 등을 실시하고 그외 타인에게 불법행위를 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사회생활이나 학교생활을 하도록 일반적·일상적인 지도·조언 등 감독교육의 의무가 있는데, 이를 게을리하여 망인의 사망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므로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다(다만, ① C에 대하여는 A의 책임이 60%로 제한된 점, A가 다른 학교생활에서는 큰 문제없이 지내온 점 등을 고려 책임을 40%로 제한, ② B에 대하여는 C와 같은 사정 외에도 B가 A와 함께 살지 않아 A의 일탈을 사전에 감지하기는 쉽지 않았던 점 등을 고려 B의 책임을 10%로 제한). B는 C와 이혼하여 친권자로 지정되지 않아 A를 감독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였으나, 재판부는 자의 보호교양에 관한 권리의무가 친권자의 권리의무로 지정되어 있지만(제913조) 이는 친권자의 권리의무 이전에 부모로서의 권리의무이고, 부모가 이혼한 경우에도 자녀에 대한 양육자와 양육에 필요한 사항은 부모의 협의에 따라 정하고(제837조), 양육권을 가지지 않는 부모 일방은 면접교섭권을 행사하여 자의 보호교양에 일정 정도 관여할 수 있으므로(제837조의2) 이혼을 하면서 친권자로 지정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미성년 자녀에 대한 감독의무에서 완전히 벗어난다고 할 수는 없어 피고 B는 친권자인 C와 함께 A를 감독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면서 주장을 배척했다. 나. 항소심의 판단 제1심 판결에 대하여 피고들(A, B, C)이 모두 항소하였다. 그러나, 수원고등법원은 망인의 손해액을 일부 줄여 피고들의 항소를 일부 인용하면서도, 피고들의 책임의 성립여부 및 그 범위에 대하여는 제1심과 같은 취지로 판단하였다. 3. 상고심의 판단 항소심 판결에 대하여 B가 상고하였다.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심 판결 중 B의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고등법원으로 환송했다. 친권자는 미성년 자녀를 보호하며 교양할 법적인 의무가 있고, 부모와 함께 살면서 경제적으로 부모에게 의존하는 미성년자는 부모의 전면적인 보호감독 아래 있으므로, 그 부모는 미성년자가 타인에게 불법행위를 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학교 및 사회생활을 하도록 일반적·일상적으로 지도와 조언을 할 보호감독의무를 부담하므로 그러한 부모는 미성년자의 감독의무자로서 미성년자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 있다. 그런데, 이혼으로 인하여 부모 중 한 명이 친권자 및 양육자로 지정된 경우 그렇지 않은 부모에게는 자녀의 보호교양에 관한 제913조 등 친권에 관한 규정이 적용될 수 없다. 비양육친은 자녀와 상호 면접교섭 할 수 있는 권리가 있지만, 이는 이혼 후에도 자녀가 부모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여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원만한 인격 발달을 이룰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자녀의 복리를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제3자와의 관계에서 손해배상책임의 근거가 되는 감독의무를 부과하는 규정이라고 할 수 없다. 양육비 분담 의무만으로 비양육친이 일반적·일상적으로 자녀를 지도하고 조언하는 등 보호감독할 의무를 진다고 할 수 없다. 다만, 비양육친도 부모로서 자녀와 면접교섭을 하거나 양육친과의 협의를 통하여 자녀 양육에 관여할 가능성이 있는 점을 고려하면, ① 자녀의 나이와 평소 행실, 불법행위의 성질과 태양, 비양육친과 자녀 사이의 면접교섭의 정도와 빈도, 양육 환경, 비양육친의 양육에 대한 개입 정도 등에 비추어 비양육친이 자녀에 대하여 실질적으로 일반적이고 일상적인 지도·조언을 함으로써 공동 양육자에 준하여 자녀를 보호·감독하고 있었거나, ② 그러한 정도에는 이르지 않더라도 면접교섭 등을 통해 자녀의 불법행위를 구체적으로 예견할 수 있었던 상황에서 자녀가 불법행위를 하지 않도록 부모로서 직접 지도·조언을 하거나 양육친에게 알리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우 등과 같이 비양육친의 감독의무를 인정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비양육친도 감독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 있다. 피고 B는 A의 아버지이지만 A가 어릴 때 C와 이혼한 이후로 A의 친권자 및 양육자가 아니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망인의 유족인 원고들에 대하여 감독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4. 평석 민법 제755조 1항 본문은 '다른 자에게 손해를 가한 사람이 제753조 또는 제754조에 따라 책임이 없는 경우에는 그를 감독할 법정의무가 있는 자가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하여 책임의 주체를 '미성년자를 감독할 법정의무가 있는 자'라고 명시하고 있고, 대법원 1994. 2. 8. 선고 93다13605 판결에서도 "미성년자가 책임능력이 있어 그 스스로 불법행위책임을 지는 경우에도 그 손해가 당해 미성년자의 감독의무자의 의무위반과 상당인과관계가 있으면 감독의무자는 일반불법행위자로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판시하여 책임의 주체가 '미성년자를 감독할 법정의무가 있는 자'라는 것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 현행법상 미성년자를 감독할 법정의무가 있는 자는 친권자(제913조 등)와 미성년후견인(제945조, 제946조, 제949조)이다. 친권은 부모가 미성년자의 친권자로서 갖는 권리와 의무 및 권한과 책임을 총체적으로 가리키는 것이다. 민법은 단순히 부모로서 갖는 권리의무(성년후견개시청구권, 생명침해로 인한 위자료 청구권, 혼인동의권, 미성년자 입양동의권, 친권자지정 청구권, 부양을 받을 권리와 부양의무, 상속권 등)와 친권자로서 갖는 권한(미성년자의 법률행위에 대한 동의권, 미성년자의 불법행위에 대한 감독자 책임, 보호 및 교양의 권리의무, 법률행위대리권, 미성년후견인 지정권)을 구별하여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혼이나 혼인취소 또는 혼인외의 출생자가 인지되는 경우 등 친권자로 지정되지 않은 부모는 원칙적으로 미성년자를 감독할 법정의무가 있는 자라고 할 수 없다. 다만, 이혼 등으로 부모 일방이 친권자로 지정된 경우 부모 사이에 친권자 변경에 관하여 합의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가정법원의 심판 등 재판이 있어야 변경될 수 있는 점, 부모 사이의 명시적인 합의가 아니더라도 친권자가 아닌 부모가 사실상 미성년자를 보호감독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점, 친권자가 아닌 부모에게 포괄적인 보호감독권한이 아니더라도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상황에서 보호감독권한을 인정할 필요할 필요가 있을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대법원 판결에서 이혼 후 친권자로 지정되지 않은 부모라도 예외적으로 감독의무자 책임을 질 수 있는 상황이 있다고 판단한 것은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라는 손해배상법의 이념에 비추어 타당한 결론으로 보인다. 한편, 종래 '친권'과는 별도로 '양육권'이라는 표현이 관행적으로 사용되어 왔으나, 현행 민법상 기본적으로 친권 외에 양육권이라는 개념을 별도로 쓸 필요는 없다(친권자나 미성년후견인의 권한의 일부). 다만, 친권자가 부모 공동으로 지정되었지만 부모 일방이 미성년자를 직접 보호양육하는 등 신상보호를 하는 경우, 부모가 친권자이지만 조부모 등 제3자가 사실상 미성년자의 신상보호를 하는 경우, 부모가 친권자인데 부모의 친권이 일부 제한되거나 재산관리권 등을 사퇴하여 미성년후견인이 선임되고 그 미성년후견인이 제한되거나 사퇴한 권한과 함께 미성년자의 신상보호를 맡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양육자라는 개념을 사용하면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성년자의 부양의무는 친권자로서 부담하는 의무가 아니라 부모(직계혈족)로서 지는 의무이고, 양육비청구권은 부양료에 대한 구상권이다. 엄경천 변호사(법무법인 가족)
미성년자녀
감독의무
양육자
엄경천 변호사(법무법인 가족)
2022-07-11
금융·보험
- 대법원 2021. 2. 4. 선고 2017다281367 판결 -
생명보험약관상 심신상실상태의 자살에 대한 보험자면책
Ⅰ 사건의 개요와 판결요지 1. 원심판결(광주지법 2017. 10. 27. 선고 2017나55151) 요지 2004년부터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한 원고의 딸인 망인은 2006년 10월 학부모의 폭언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었고, 2008월 10일 우울증 진단과 함께 약 2달간 치료를 받게 된 후부터 매년 가을 우울증을 호소하여 이듬해 봄까지 월 1회 정신과 상담과 치료를 받아왔다. 망인은 2011년 9월말부터 홍반성 구진 등 피부병과 간수치 악화 등으로 입원·통원 치료를 하다가, 2011년 10월 12일 퇴근 후 집에서 목매어 사망하였다. 이에 원심법원은 망인이 사망 전날 정상적으로 출퇴근하였고, 사망 당일에 특이한 행동이나 모습을 보이지 않았으며, 오후 늦게 거주지에서 목을 매어 자살하였다는 사정만을 들어 망인의 심리상태가 급격히 불안정한 상태에 있었다거나 극도의 흥분상태나 정신적 공황상태에서 자살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망인의 사고는 고의에 의한 자살로서 약관상 보험자 면책사유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 2. 대법원 2021. 2. 4. 선고 2017다281367 판결 요지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에서 자살을 보험자의 면책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도 피보험자가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망의 결과를 발생케 한 직접적인 원인행위가 외래의 요인에 의한 것이라면, 그 사망은 피보험자의 고의에 의하지 않은 우발적인 사고로서 보험사고인 사망에 해당할 수 있다. 신체적 및 정신적, 행동적인 변화로 어려움이 지속적으로 심한 경우는 기분조절의 문제가 있는 우울장애라고 할 수 있고, 정신의학에서 우울한 상태란 사고의 형태나 흐름, 사고의 내용, 동기, 의욕, 관심, 행동, 수면, 신체활동 등 전반적인 정신기능이 저하된 상태를 말하며, 이렇게 기분의 변화와 함께 전반적인 정신행동의 변화가 나타나는 시기를 우울삽화(Depressive episode)라고 하며, 정도가 심한 삽화를 주요 우울삽화라고 하여 주요우울장애(Major depressive disorder)로 진단한다. 미국 정신의학협회는 하루 중 대부분, 그리고 거의 매일 지속되는 우울한 기분이 관찰될 것, 또는 거의 매일, 하루 중 대부분, 거의 또는 모든 일상 활동에 대한 흥미나 즐거움이 뚜렷하게 저하됨 등을 포함한 9개의 인지, 행동, 신체적 증상을 제시하면서, 위 증상이 포함된 5개 이상의 증상이 2주 연속으로 지속되며 이전의 기능 상태에 비해 변화를 보이는 경우를 주요우울의 진단기준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주요우울삽화의 발병과 한 해의 일정한 기간 사이에 규칙적인 시간관계가 있을 것 등을 계절성 동반의 주요우울장애의 진단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한편 한국표준질병 사인분류는 우울병 에피소드가 뚜렷하며 의기소침, 특히 자부심의 소실이나 죄책감을 느끼고 자살충동이나 행위가 일반적이며 많은 신체적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를 고도(중증)의 우울증 장애로 본다. 이를 종합하면, 망인은 2006년 학급 내 문제로 우울장애를 유발하는 스트레스를 겪은 후 매년 10월경을 전후하여 우울삽화가 발생하는 등 망인이 자살할 즈음 계절성 동반의 주요우울장애 상태에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런데 원심법원이 자살과 우울증 장애의 관련성에 관한 확립된 의학적 판단 기준을 고려하지 않은 채 망인이 우울증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단정한 것은 면책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하였다. Ⅱ. 심신상실 상태에서의 자살과 보험자면책 1. 서 보험사고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나 보험수익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생긴 때에는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이 없다. 한편 생명보험 표준약관 제5조는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에 보험금을 지급하지 아니한다고 하면서, 동조 단서에 피보험자가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 특히 그 결과 사망에 이르게 된 경우에는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자살은 고의에 의한 사고로서 보험사고의 우연성과 불확정성에 어긋나고, 자살사고의 경우에 보험금이 지급되면 모럴해저드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선의의 보험계약자에게 손해가 전가되기 때문에 보험자면책사유가 된다. 그러나 피보험자의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쳐서 사망에 이르게 된 경우에는 의사무능력 상태에서 감행된 사고로서 고의성이 없으므로 보험금을 지급한다. 2. 심신상실 또는 정신질환의 의미 정신질환이란 뇌세포의 손상으로 인하여 비정상적인 소인에 따라 정상적인 판단형성이 이루어질 수 없을 정도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하기 어려운 상태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단순한 의지박약이나 우울 상태, 자살의 기도나 생활능력의 박약과 같은 수준의 정신병적 인격장애 정도는 자유로운 의사결정이 배제되는 정신질환으로 보기 어렵지만, 심각한 정신착란, 완전한 대취 정도의 명정 상태, 정신병원에서 주기적으로 치료를 받을 정도의 심각한 정서적 우울증 등은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하기 어려운 정신질환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심신상실이란 심신장애로 사물에 대한 변별력이 없거나 의사를 전혀 결정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하는데, 심신상실 여부는 의학상의 정도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의 감정을 토대로 법관이 결정해야 할 법적·규범적 문제에 속한다. 2010년 표준약관이 '정신질환 등의 사유'를 '심신상실 등의 사유'로 변경하였는바, 정신질환은 의학적으로 정신장애, 의식장애 또는 정신병으로 한정 해석될 여지가 있는바, 책임능력과 연관이 있는 '심신상실'이란 개념이 더 광범위하게 자유로운 의사배제 상태를 내포하는 것으로 보아 변경한 것으로 생각된다. 3. 심신상실상태에서의 자살에 대한 증명 심신상실상태에 대한 엄격한 증명을 요구하면 법률 지식과 경제적 능력이 우월한 보험자에게 유리하게 되어 입증의 정도를 완화하여 정신질환의 존재, 그 질환의 상당기간 계속 내지는 중증인 사실, 그렇지 않더라도 극도의 흥분상태에서 행위 당시 순간적으로 판단능력을 상실한 명정상태 등이 인정되면 자유로운 의사가 배제된 심신상실 상태로 법원이 간주한다. 망인이 시댁과 갈등에 시달렸고 출산 1년 만에 충수절제술을 받는 등 신체적, 정신적으로 쇠약해졌으며, 사건 당일 술취한 남편이 망인의 뺨을 자녀들 앞에서 때리고, 망인의 멱살을 잡아 밀고 당기는 과정에서 망인이 베란다 밖으로 뛰어내린 사고는 극도의 흥분과 불안한 심리상태를 이기지 못하고 순간적인 정신적 공황상태에서 발생한 것으로서 자유로운 의사결정에 의하지 아니하고 사망의 결과에 이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하였다(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다38438, 38445 판결). 하지만 우울성 에피소드인 진단서를 발급받은 후 유서를 남긴 채 농약을 마시고 자살한 것은 발병 시기가 짧았고, 당일 행적, 자살 전에 남긴 유서의 내용 등을 고려해 볼 때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하였다(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다38438, 38445 판결). 한편 심신상실 등의 자살에 대하여 법원이 재해요건 중 우연성만을 판단하고 외래성은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재해사망을 광범위하게 인정하여 유족보호만을 치중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비판이 있다. 즉, 보험금청구권자는 심신상실상태를 증명할 충분한 증거를 제시하여 법관으로 하여금 확신에 이르게 해야 하고, 현출된 증거에 대한 증거능력과 증명력을 엄격하게 법원이 판단하여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 심신상실 등에 대하여 보험금청구권자가 더 엄격한 증명을 하여야 한다는 주장은 경청할 만한 가치가 있다. Ⅲ. 대상 판결의 평석 망인은 교사로서 학부모 폭언으로 첫번째 우울증이 발병하였고, 그 후 증상이 반복되어 계절성 양상의 재발성 주요우울병장애에 이르렀으며, 그 후 우울증을 호소하다가 2011년 가을 학교업무로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던 차에 우울증이 재발하고 인지왜곡증상이 겹쳐 자살에 이르게 되었다. 이는 망인의 계절성 양상의 주요우울증세가 수년간 지속되어 고도(중증)의 우울증세에 해당되어 자살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의학적 소견과 일치된다. 그러므로 망인의 자살은 스스로 사망을 인식하지 못할 정신질환 상태, 즉 피보험자가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이루어졌으므로 보험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대법원판결은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심신상실 상태의 자살에 대한 보험금지급규정은 남용될 소지가 있는바, 심신상실에 대한 엄격한 증명이 필요하고, 심신상실의 개념을 구체화시킨 객관적 기준을 약관에 명기하는 방향으로 표준약관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 최정식 교수(숭실대 법학과)
생명보험
자살
보험자면책
최정식 교수(숭실대 법학과)
2021-11-15
민사일반
- 대법원 2019. 7. 25. 선고 2016다1687 판결 -
교통사고 휴유증과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 기산점
Ⅰ. 대상판결 1. 사실관계 및 소송의 경과 A군은 생후 1년 3개월이던 2006년 3월 교통사고로 뇌 손상을 입었다. 이후 발달지체 등 증세를 보여 치료를 계속 받았고, 2011년 만 6세 때 처음으로 언어장애 등 진단을 받았다. 이에 A군의 아버지는 사고일로부터 약 6년 후인 2012년 Z보험사에 책임보험금을 포함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이에 대해 Z보험사는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맞섰다. 제1심(서울중앙지법 2014. 8. 28. 선고 2012가단140889 판결)은 "Z보험사는 피보험자인 아버지의 차량에 타고 있던 A군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하면서 "1억 1700만원을 지급하라"고 하여 A군 측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러나 제2심(서울중앙지법 2015. 12. 3. 선고 2014나52987 판결)은 "A군 측은 사고가 발생한 2006년 3월 사고로 인한 손해와 가해자를 알았음에도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12년경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고 하면서 "A군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시효가 완성되어 소멸되었다"고 하여 Z보험사의 손을 들어주었다. 2. 대법원의 판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소멸시효가 시작된다. 가해행위와 이로 인한 현실적인 손해의 발생 사이에 시간적 간격이 있는 불법행위의 경우 소멸시효의 기산점이 되는 불법행위를 안 날은 단지 관념적이고 부동적인 상태에서 잠재하고 있던 손해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는 정도만으로는 부족하고 그러한 손해가 그 후 현실화된 것을 안 날을 의미한다. 이때 신체에 대한 가해행위가 있은 후 상당한 기간 동안 치료가 계속되는 과정에서 어떠한 증상이 발현되어 그로 인한 손해가 현실화된 사안이라면, 법원은 피해자가 담당의사의 최종 진단이나 법원의 감정 결과가 나오기 전에 손해가 현실화된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인정하는 데 매우 신중할 필요가 있다. 특히 가해행위가 있을 당시 피해자의 나이가 왕성하게 발육·성장활동을 하는 때이거나, 최초 손상된 부위가 뇌나 성장판과 같이 일반적으로 발육·성장에 따라 호전가능성이 매우 크거나(다만 최초 손상의 정도나 부위로 보아 장차 호전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 있는 경우는 제외한다), 치매나 인지장애 등과 같이 증상의 발현 양상이나 진단 방법 등으로 보아 일정한 연령에 도달한 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등의 특수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더욱 그러하다(대법원은 사건을 파기환송하였고, 파기환송심(서울중앙지법 2020. 12. 18. 선고 2019나45151 판결)에서 사건은 종결되었다). Ⅱ. 평석 1. 비교 대상 판례 비교대상의 판례로서 첫번째 판례(대법원 2009. 11. 12. 선고 2009다52359 판결)는 교통사고로 장해가 악화된 경우에는 그 장해 악화를 안 때로부터 보험금청구의 소멸시효가 진행된다는 취지로 판시를 하였다. 그리고 다른 판례(대법원 2021. 1. 14. 선고 2018다209713 판결)에서는 사망 사고발생 이후, 유족보상금 거부 후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는 바, 후자는 법률상의 장애사유가 아니라 사실 상의 장애사유로 보아 사망이라는 원래의 사고발생일을 보험금청구권의 시효기산일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유사 취지: 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6다1381 판결). 기타의 다른 판결(대법원 2021. 2. 4. 선고 2017다281367 판결)에서는 우울증으로 인해 자살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유족보상금 지급을 신청하고 이어 행정소송도 제기하였던 경우, 대법원은 그 정도로는 과실 없이 보험사고 발생을 알 수 없었던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하여 원래의 사망이라는 사고가 발생한 때로부터 보험금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진행된다고 보았다. 2. 보험금청구권의 소멸시효 제도개선 논의 대법원 판례는 책임보험에서 피해자의 직접청구권에 관한 것이다. 우리 대법원(대법원 1994. 5. 27. 선고 94다6819 판결, 1995. 7. 25. 선고 94다52911 판결, 대법원 2017. 5. 18. 선고 2012다86895, 86901 전원합의체 판결 등)은 피해자의 직접청구권의 법적 성질을 손해배상청구권으로 보므로 이 판례에서 소멸시효는 민법의 불법행위 시효의 문제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곳에서는 그와 관련하여 보험금청구권의 소멸시효(상법 제662조) 및 그 기산점에 대한 개선 논의를 살펴본다. 보험금 청구권 소멸시효에 대해서는 많은 제도개선 요청이 있다. 소멸시효의 개시 시점과 관련하여 피보험자 측이 사고발생을 안 날로부터 기산하여야 한다는 제안, 소멸시효 기간의 연장 문제, 소멸시효의 정지, 보험금 지급에 대해 보험계약자의 협조가 필요한 경우 그 협조 거부 시 보험금 지급의 문제 등이 있다. 우선 보험금청구권의 소멸시효의 기산점을 사고발생을 안 날로부터 하자는 개선안을 내는 것은 신중하여야 한다. 민법 제166조 제1항에 의하여 소멸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기산하는 것을 충실히 해석·적용할 때 보험사고 발생일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그리고 대법원이 예외적으로만 피보험자가 과실 없이 모른 경우에 한하여 안 때로부터 기산하고 있으므로 이는 현재와 같이 판례로 해결함이 타당하다. 다음으로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를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는 것은 신중하여야 한다고 본다(동지: 백영화,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 제도 개선 법안 검토', KIRI리포트 2017년 4월 17일, 13면). 일본, 독일 등 주요국의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를 3년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상법 제662조에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나 보험수익자가 보험회사에 대하여 보험금 지급을 청구한 경우, 보험금청구권의 소멸시효는 보험회사로부터 그 지급 여부에 대한 확정적 회신을 받을 때까지는 정지된다는 내용을 추가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상법 제658조도 개정하는 것이 요구된다. 이러한 개정 제안을 제시하면 아래와 같다. 3. 대상판결의 평가 교통사고 후 처음에는 장해가 발현되지 않다가 상당 시간이 경과한 후 장해를 확인한 경우 책임보험에서 직접청구권을 위한 보험금청구권 행사의 기산점이 문제된다. 원래 소멸시효제도의 존재이유는 영속된 사실상태 존중을 통한 법적 안정성의 확보, 권리행사의 태만에 대한 제재에서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소멸시효 존재이유에 비추어 대법원의 사건의 해결에서 객관적 사실상태를 통한 법적 안정성 도모와 피해자의 손해 인지 여부를 고려하여 조화를 찾아야 한다. 성장과정에 있는 피해자의 늦은 시점에의 증상발현 시, 손해 인정에 있어서는 사고와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한도에서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9. 11. 12. 선고 2009다52359 판결은 "보험사고가 발생하여 그 당시의 장해상태에 따라 산정한 보험금을 지급받은 후 당초의 장해상태가 악화된 경우 추가로 지급받을 수 있는 보험금청구권의 소멸시효는 그와 같은 장해상태의 악화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부터 진행한다"고 판결하였다. 이는 책임보험의 직접청구권에 관한 것이 아니고 일반 재해장해보험금 청구에 관한 것이지만 사고의 구도는 유사하다. 결국 기존의 판례 및 소멸시효제도의 존재이유에 비추어 볼 때, 불법행위 피해자 측에서 손해를 알 수 없는 경우 그 손해에 대한 보험금(직접)청구의 소멸시효는 그 손해를 알거나 알 수 있었을 때로부터 진행한다고 보아야 한다. 다만 손해를 확정함에 있어서는 전문적 소견에 의하여 원래의 사고와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것이 요구된다. 그러한 점에서 이 사건 대법원의 판시는 타당하다. 최병규 교수 (건국대 로스쿨)
손해배상청구권
언어장애
교통사고
최병규 교수 (건국대 로스쿨)
2021-10-12
임천영 육군고등검찰부장
자살한 군인의 국가유공자(순직군경)해당 여부
[판결요지] 망인의 나이와 성행, 가혹행위의 내용과 정도, 유서의 내용과 그로부터 짐작할 수 있는 정신상태 및 심리상태 등을 종합하여 보면 망인의 자살은 나약한 성격에 기인한 것이기는 하나 군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그의 자유로운 의지에 따라 행하여진 것이어서 자해행위로 인한 사망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연구요지] 어떤 이유로든 자살한 군인을 국가유공자로 지정하는 것은 국민 정서상 괴리가 있어 국가유공자 인정을 제한적으로 해석하는 면은 수긍이 가나, 상급자들의 가혹행위 및 폭행이 자살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경우 국가배상책임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 Ⅰ. 대상판결 1. 사실관계 원고의 아들인 A는 2000.3.13. ○○부대에 전입하여 근무하던 중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성격으로 상명하복의 엄격한 통제사회인 군 생활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선임병인 최△△은 “제대로 하지 않으면 죽여 버린다.”고 협박하며 잠을 재우지 않고, 고참병 서열 등을 암기하도록 강요하고, 흡연 금지구역에서 담배를 피웠다는 이유로 뺨을 1회 폭행했다. 또한 A는 위와 같이 육체적·정신적으로 심한 고통을 받아오던 중 자신의 어머니에게 전화하여 ‘선임병들의 강요행위 등으로 인해 너무 힘들어 죽고 싶다.’는 말을 하였고, A의 외삼촌은 포대장에게 전화하여 ‘선임병들로부터 암기강요 등을 당하면서 잠을 못 자고 있으니 조치해 달라.’고 하였으나, 특별한 조치는 취해지지 아니하였으며, 전화한 사실이 알려져 선임병들로부터 따돌림까지 당하게 되었다. 2000. 3. 30. 부대 간부와 면담을 하면서 ‘조종수를 못하겠으니 운전병으로 보직 조정을 해 달라.’는 부탁을 하자 ‘군대에서 하기 싫으면 나가라, 임마, 이 새끼야, 개새끼야’ 등의 욕설·폭언을 당하자, ‘선임병의 횡포가 싫다.’는 내용의 유서 5장을 남기고 목을 매어 자살을 하였다. 이에 원고는 보훈청에 국가유공자유족등록 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보훈청장)는 자해행위로 인한 사망에 해당하여 순직군경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국가유공자유족비해당결정을 하자 이를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2. 1심, 항소심 및 대법원 판결요지 1) 1심 및 항소심 판결요지 ‘일반사회와는 달리 엄격한 규율과 집단행동이 중시되는 군대 사회에서는 그 통제성과 폐쇄성으로 인하여 상급자로부터의 강요 등 가혹행위와 그로 인한 피해가 일반 사회에서의 그것보다 피해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크다는 점에 비추어 달리 망인이 자살할 만한 특별한 사정을 찾아 볼 수 없는 이 사건에서 망인의 사망은 선임병 등의 위와 같은 강요 등 가혹행위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다할 것이고, 망인의 정상적이고 자유로운 의지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어서, 위와 같은 경우의 망인의 자살은 국가유공자등예우및지원에관한법률(이하 ‘법’이라 함)시행령 제3조의2 단서 제4호 소정의 ‘자해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할 것이므로, 망인은 법 제4조 제1항 제5호 가.목 소정의 군인으로서 직무수행중 사망한 경우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였다(1심:서울행정법원 2002.5.22. 2002구합110,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03.1.23. 2002누9034) 2) 대법원 판결요지 ‘법시행령 제3조의2 단서 제4호 소정의 자해행위로 인한 사망은 자유로운 의지에 따른 사망을 의미한다고 할 것인데, 군인이 상급자 등으로부터 당한 가혹행위가 자살을 결의하게 하는 데 직접적인 동기나 중요한 원인이 되었다는 것만으로는 자유로운 의지에 따른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없고, 자살이 자유로운 의지에 따른 것인지의 여부는 자살자의 나이와 성행, 가혹행위의 내용과 정도, 자살자의 신체적·정신적 심리상황, 자살과 관련된 질병의 유무, 자살자를 에워싸고 있는 주위상황, 가혹행위와 자살행위의 시기 및 장소, 기타 자살의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이 사건에서 선임병 등의 위와 같은 가혹행위는 망인으로 하여금 자살을 결의하게 하는 데 적접적인 동기와 중요한 원인이 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선임병 등의 위와 같은 가혹행위와 망인의 자살과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망인의 나이와 성행, 가혹행위의 내용과 정도, 망인을 에워싸고 있는 주위상황, 가혹행위와 자살행위의 시기 및 장소의 근접성, 망인이 자살하기 전에 남긴 유서의 내용과 그로부터 짐작할 수 있는 망인의 정신상태 및 심리상태 등을 종합하여 보면, 망인의 자살은 나약한 성격에 기인한 것이기는 하나 군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그의 자유로운 의지에 따라 행하여진 것이라 할 것이어서 망인의 사망은 법시행령 제3조의2 단서 제4호 소정의 자해행위로 인한 사망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였다. Ⅱ. 자살 군인에 대한 보상 제도 1. 관련법규 군인사법 제54조에서는 군인이 전사·전상 또는 공무로 인하여 질병에 걸리거나, 부상 또는 사망하였을 때에는 법률의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본인 또는 그 유족은 그에 대한 상당한 보상을 받는다라고 규정하여 군복무중에 발생하는 각종 재해에 대하여 상당한 보상을 받게 함으로써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직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보상규정을 두고 있다(임천영, 군인사법, 법률문화원, 2004. 791면). 군의 전·공사상자의 구분과 확인 등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전공사상자처리규정(국방부훈령 제392호 1989. 9. 7) 제3조에서는 사망을 전사, 순직, 사망으로 구분하고 사망을 일반사망, 변사, 자살로 구분하고 있으며, 자살이란 스스로 자기의 생명을 끊거나 그로 인한 결과로 사망한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현재 자살자에 대하여는 국립묘지 안장 대상자 제외사유가 되며, 또한 1인당 500만원을 ‘사병 사망위로금’ 명목으로 지급하고 있다(육방침 01-4호 2001. 1. 26. 사병 사망위로금 지급방침). 2. 자살자 보상 처리 군인이 직무집행과 관련하여 사망한 경우에는 군인연금법, 국가배상법, 국가유공자등예우및지원에관한법에 의하여 보상 및 배상을 받을 수 있다. 즉 군인이 직무집행과 관련하여 사망한 경우에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 소정의 직무집행과 관련한 순직에 해당하고, 그 유족은 법 소정의 연금과 군인연금법 소정의 재해보상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다만 그 사망이 법 제4조 제5항 제4호의 ‘자해행위로 인한 경우’에 해당하거나, 군인연금법시행령 제75조 제2호 소정의 고의에 의한 것일 경우에는 법 소정의 연금이나 군인연금법 소정의 재해보상금을 지급받을 수 없다. 특히 법과 법시행령은 국가를 위하여 공헌하거나 희생한 국가유공자와 그 유족에 대한 응분의 예우를 행함으로써 이들의 생활안정과 복지향상을 도모하고 국민의 애국정신함양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그 공헌과 희생의 정도에 대응하여 실질적인 보상으로서 국가유공자 및 그 유족에게 연금을 비롯한 각종의 보상제도(報償制度)를 두고, 이러한 목적과 기본이념 및 보상제도에 따라 국가유공자를 엄격하게 제한적으로 열거하면서, 자해행위로 인한 사망 등에 대하여는 국가유공자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법 제4조 제5항 제4호{이 조항은 2002. 1. 26. 법률 제6648호로 신설되었는바 구 법시행령(2002.3.30. 대통령령 제1756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의2 제4호 규정을 가져옴}의 자해행위로 인한 사망이란 ‘자유로운 의지에 따른 사망’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그 입법취지는 공무상의 질병으로 인한 사망에 해당할 수 없는 경우를 확인적·주의적으로 규정한 것에 그치고 자해행위로 인한 사망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한 주장·입증책임을 상대방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4. 5. 14. 선고 2003두13595판결). Ⅲ. 최근 판례의 경향 1) 자해행위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판례로는 대법원 2004.5.14. 선고 2003두13595판결(의무경찰 복무중 내성적인 성격으로 낯선 지역적·문화적 환경 속에서 엄격한 통제와 단체행동이 요구되는 부대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상급자들의 모욕적이고 위압적인 질책과 언어폭력, 구타 등으로 인하여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로 말미암아 우울증이 발병하였고, 그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를 받지 못하여 우울증의 정신병적 증상이 발현되어 자살한 경우임)과 대법원 1999. 6. 8. 선고 99두3331판결(전투기 조종사의 공무로 인한 우울증과 자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이 있다. 2) 자해행위에 해당된다는 판례로는 대법원 2003.6.13.선고2003두1325판결(장병학술시험에 대리응시한 행위가 적발되자 그에 대한 상급자들의 질책과 소속대원들에 대한 엄격한 군기훈련을 받게 될 경우 자신에게 쏟아질 비난을 감당할 수 없는 절망감을 느끼고 자살한 사안), 대법원 2003.9.5.선고 2002두11판결(군기교육은 군 조직을 유지, 통솔하기 위하여 필요불가결한 것으로서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어느 부대에나 있는 것이며, 군기교육이 엄하다고 하더라도 군인으로서는 마땅히 이를 극복함으로써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체력과 정신력을 길러야 한다면서 자해행위로 인정), 대법원 2003.11.14.선고 2002두4136판결(적응장애 사병이 육체적·심리적 긴장과 중압감 내지는 공포심을 수반할 수 있는 사격훈련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긴장을 받은 것이 자살의 직접적인 동기가 됨), 대법원 2004.3.26.선고 2003두14789판결(상급자인 정비하사관의 가혹행위가 자살의 직접적인 동기가 됨), 대법원 2004.3.12.선고 2003두10404판결(해병대 근무중 상급자로부터의 폭행 및 가혹행위가 자살의 직접적인 동기가 됨), 서울고등법원 2004. 6. 25. 선고 2003누12846판결(과중한 업무와 선임병들의 질책 등으로 자살을 결심한 사안) 등에 있어서는 상급자들의 폭행 및 가혹행위가 자살을 결의하게 하는 데 직접적인 동기나 중요한 원인이 되었다는 것만으로는 자유로운 의지에 따른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고 하면서 나약한 성격탓에 군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나머지 자유로운 의지에 따른 사망이라고 하였다. Ⅳ. 대상판결의 의의 대상판결은 군인이 상급자등으로부터 당한 가혹행위가 자살을 결의하게 하는 데 직접적인 동기나 중요한 원인이 되었다는 것만으로는 자유로운 의지에 따른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없고, 자살자의 나이와 성행, 가혹행위의 내용과 정도, 자살자의 신체적·정신적 심리상황, 자살과 관련된 질병의 유무, 자살자를 에워싸고 있는 주위상황, 가혹행위와 자살행위의 시기 및 장소, 기타 자살의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면서 정상적이고 자유로운 의지를 벗어난 범위를 제한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어떤 이유로든 자살한 군인을 국가유공자로 지정하여 국립묘지에 안장하거나 국가유공자로 지정하여 보상하는 것은 국민 정서상 괴리가 있어 국가유공자 인정을 제한적으로 해석하는 면은 수긍이 가나, 상급자들의 가혹행위 및 폭행이 자살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경우에는 국가배상책임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 즉 영내에서의 가혹행위는 내무생활이라는 특수성에 비추어 피해자에게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주는 점, 상급자에 의한 폭행인 경우 일방적으로 당할뿐이며 다른 조치를 취할 수 없어 일반 폭행과는 다른 점, 상급자의 폭행이나 가혹행위가 자살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는 통계 등에 비추어, 군대에서의 구타나 가혹행위로 인한 자살이라는 조건관계가 인정되면 경험칙상 자살이라는 결과의 발생을 통상 예견할 수 있다고 인정하여 국가배상 책임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2004-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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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사법경찰관 위법 없다면 영장발부나 체포·구속 자체는 위법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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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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