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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근로
민사일반
서울동부지방법원 2023. 7. 20. 선고 2022가합100033 판결
적법한 쟁의행위로 인한 공연 취소에 관해 업무방해 및 조업방해를 불인정한 판결
비록 파업으로 공연을 취소하였더라도 적법한 쟁의행위로 보아 업무방해 및 조업 방해를 불인정한 판결쟁의행위 과정에서 취소된 공연의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최초 판결 1. 사실관계의 요지 원고 재단법인 강동문화재단은 지방출자출연법 및 강동구 조례에 의거 강동구가 출연·설립한 재단으로서 강동아트센터와 강동구 관내 공공도서관의 운영을 주 사업으로 하고, 피고들은 원고 재단의 근로자로서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서울본부 강동문화재단분회(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의 분회장 및 강동아트센터에 근무하는 무대·조명·음향·기계감독들이다.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20. 1. 강동문화재단 출범 이전의 호봉제 임금체계 복구 등을 주장하며 2021년도 임금협약 체결을 위해 교섭을 진행했으나 교섭이 결렬되자, 당시 상급단체인 서울일반노동조합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신청을 해 2021. 6. 21.자로 조정 종료 결정을 내렸고, 그 직후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쟁의행위가 가결되어 있었다. 이후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21. 11. 11. 오후경 사내 인터넷 게시판에 11. 12. 18:30시에 파업전야제 소집 공고를 올린 후, 2021. 11. 12. 오전경 사내 인터넷 게시판에 올린 소식지로 11. 13. (토)부터 11. 14. (일)까지 양일간 전면 파업에 돌입할 것을 공고했다. 한편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및 소극장에는 2021. 11. 12. (금) 저녁부터 같은 달 14. (일) 오후까지 공연이 예정되어 있었고, 파업전야제가 예고된 2021. 11. 12. (금) 저녁 19:30시에는 각각 발레 <돈키호테>, 뮤지컬 <두근두근 움스프렌드> 공연이 대극장과 소극장에서 예정되어 있었다. 피고들은 위 11. 12. (금) 저녁 파업전야제 참석에 관해 확답하지 아니하고 있다가 18시경 대극장 및 소극장의 음향·조명·기계 등 장비 전원을 끄고 모두 퇴근했고, 원고 재단은 같은 날 15시경 ‘공연이 불완전한 상태로 진행되고 110% 환불을 하겠다’고 문자메시지로 공지했다가 17:58시경 발레 <돈키호테> 공연이 취소되었다는 공지 문자메시지를 전송했다. 이후 피고들은 2021. 11. 13. (토) 오전 11:30시경 노동조합의 양해 하에 파업을 중단하고 사업장에 복귀했으나 원고 재단은 이날 공연도 모두 취소한 상태를 유지했고(소극장 공연 1회차는 비공식 초청 공연으로 진행했다), 11. 14. (일) 예정된 공연도 모두 취소되었다. 해를 넘겨 2022. 1. 3. 원고 재단은 피고들에게 이 사건 소 제기를 하는 한편, 거의 동시에 업무방해죄 혐의로 피고들을 고소했다. 2. 원·피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변론 전 과정에서 피고 1. 분회장이 파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나머지 피고들(공연감독들)과 순차 공모해 예정된 공연을 불가능하게 하도록 대극장과 소극장의 무대 메인 구동장치를 잠그고 철수함으로써 업무방해죄를 저지르고 원고 재단에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가, 이후 이유없이 극장 장비의 전원을 끄고 퇴근함으로써 이를 다시 켜기 어렵도록 하는 방식으로 극장 장비의 사용을 불능케 했다고 주장했고, 이로 인해 공연 제작비용·티켓 환불 비용·재공연비용·지원금 반납금·장소변경에 따른 손해 등 합계 345,760,020 원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피고들은 파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극장 장비를 조작하는 등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상 ‘조업방해’를 저지른 바가 전혀 없고, 공연이 있다는 이유로 피고들이 연장근로를 할 의무 없이 퇴근하는 것은 위법하지 아니하며, 퇴근 시 각자 담당하는 극장 장비의 전원을 끄는 것은 극장 장비의 전문적인 유지·관리의 일환으로 적법하고, 이는 ‘점유를 배제’하거나 ‘폭행·협박’ 등 노동조합법이 정하는 ‘조업방해’의 요건을 충족하지도 못하며, 원고 재단은 피고들이 18시경 극장 장비 전원을 끄고 퇴근하기 전에 이미 공연 취소 결정을 내렸으므로 손해를 야기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주장하였다. 변론과정에서 특별한 어려움 없이 극장 장비의 전원을 다시 켤 수 있었다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피고들이 각자 담당한 장비 전원을 켜서 시연하는 동영상도 제출했다. 담당 재판부는 변론 막바지에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관한 대법원 판결에 따라 양측 주장을 정리해보라’는 취지로 지휘했고, 이에 원고 재단은 다수의 근로자가 상호 의사연락 하에 집단적으로 근로제공을 거부해 사용자의 정상적인 업무수행을 저해하는 것 자체로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으며, 피고들은 대법원 2011. 3. 17. 선고 2007도482 판결에 의거 이 사건 쟁의행위가 예측불가능하게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지 아니했으므로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가 불성립한다고 주장했다. 3. 대상판결의 요지 가. 피고들이 극장 장비 전원을 끄고 정시퇴근한 행위가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를 구성하는지 여부 대상판결은 이 사건 노동조합의 쟁의행위 돌입 경과에 비추어 원고 재단이 당시 파업전야제 개최 및 전면파업 돌입이나 피고들의 파업 참여를 전혀 예측할 수 없지 않았고, 파업전야제 참가시에는 극장 장비 전원을 끄는 조치도 예상할 수 있었으며, 이로 인해 각 공연이 취소되었고 원고 재단에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단체행동권의 핵심인 쟁의행위에 의한 것이고 실제 재공연이 이루어진 점 등에 비추어 원고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가 초래되는 등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정도에 이르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면서, 피고들의 행위가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를 구성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했다. 나. 피고들이 집단적으로 극장 장비 전원을 끄고 퇴근을 한 것 자체가 위법한 조업방해에 해당하는지 여부 대상판결은 피고들이 공연을 앞두고 집단적으로 근로제공을 거부한 행위는 쟁의행위의 일환에 해당하고 이 사건 노동조합의 쟁의행위는 절차적으로나 실체적으로 정당성이 인정되며 피고 또한 이것이 적법한 쟁의행위임을 다투고 있지 아니하는 점, 피고들이 극장 장비 전원을 끄기는 했으나 그 과정에서 어떠한 무력행사나 원고의 소유권 침해 등이 수반되지는 않았던 점, 극장 장비의 전원을 다시 켜는 데는 특별한 용법이나 장애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고 원고 측이 이를 다시 켜서 공연을 진행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쟁의행위의 수단과 방법이 사용자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지 못했다고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들이 극장 장비의 전원을 끄고 공연 직전에 퇴근했다고 하더라도 불법쟁의행위로서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보지 아니했다. 다. 선고 이후의 경과 대상판결은 증인신문 등을 거쳐 소 제기일로부터 약 1년 6개월만에 판결이 선고되었고, 선고 직후 원고 재단이 항소했다가 이를 취하해 확정되었다. 위 민사소송이 계속될 동안 동일한 사실관계로 고소된 업무방해죄 형사사건은 2022년 말 불송치결정이 내려졌지만 원고 재단의 이의신청으로 재수사를 거친 후 2023년 8월 현재 아직도 기소여부가 결정되지 아니했다. 이는 노동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및 업무방해죄 기소가 제도적이고 현실적인 위력 행사의 수단으로서 여전히 유효한 실태를 확인해 주었다. 4. 대상판결의 의의 가. ‘공연 취소’로 인해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끼쳤는지 여부에 대한 선례 이 사건 변론과정 및 관련 형사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원고 재단은 쟁의행위로 인해 발레·뮤지컬 등 공연이 취소된 경우는 전례를 찾아볼 수 없고, 이 사건과 같이 공연 직전인 약 1시간 30분 이전에 공연이 취소되는 일은 있을 수 없으며, 파업중이라도 적어도 공연 진행만큼은 보장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공연을 장기간 준비한 공연단체 구성원들의 노력 등을 고려하면 그러한 주장에 일견 공감할 부분도 있고, 공연을 주요한 목적으로 하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공연 자체가 취소된다면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끼쳤’다고도 보는 시각도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주장이 타당하다면 공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경우 쟁의행위가 필연적으로 야기하는 사용자의 업무 지장의 일환으로서 공연의 취소 내지 불완전한 진행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마치 공연만큼은 헌법상 단체행동권으로부터 불가침의 영역으로 간주되는 부당성을 피할 수 없다. 대상판결은 비록 노무제공 거부가 위력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면서 설시한 부분이기는 하나, ‘쟁의행위는 사용자의 업무에 어느 정도 지장을 초래하는 것을 당연한 전제로 하고 있으므로, 헌법상 기본권 행사에 본질적으로 수반되는 것으로서 정당화될 수 있는 업무의 지장 초래가 당연히 불법하다고 평가할 수는 없는 점’을 분명히 확인했고, 이에 기초해 비록 예정된 공연들이 취소되었더라도 원고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가 초래되었다고 인정하지 아니했다. 이와 같은 대상판결의 설시는, 업무방해죄의 위력 판단에 있어 헌법상 기본권 행사인 쟁의행위로 초래된 결과를 엄격히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로도 보인다. 또한 적어도 앞으로 공연노동자의 노무제공 거부로 인해 공연 진행에 지장이 발생해 취소가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그 자체만으로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또는 불법한 쟁의행위를 구성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선례로서 의의가 있다. 나. 근로자가 관리하는 장비 전원을 끄고 퇴근한 행위가 ‘조업방해’에 해당하는지 여부 대상판결은 원고 재단의 주장으로 인해 특이하게도 민사소송에서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하면서도, 결국 피고들이 극장 장비의 전원을 끄고 정시에 퇴근한 행위가 노동조합법상 금지되는 쟁의행위의 방법으로서 ‘조업방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의의가 있다. 변론과정에서 피고들 또한 이 사건 쟁의행위의 정당성·적법성에 기초해 이로 인한 공연 취소에 관해서도 손해배상 청구가 제한되어야 하고(노동조합법 제3조), 피고들의 구체적인 행위가 노동조합법상 금지되는 ‘조업방해’의 요건 즉 사용자의 점유를 배제하거나(제37조 제3항), 쟁의행위와 관계없는 자 또는 근로를 제공하고자 하는 자의 출입·조업 기타 정상적인 업무를 방해하는 방법(제38조 제1항)에 해당될 수 없음을 구체적으로 주장·입증하고자 노력했다. 특히 노동조합법 제38조 제1항의 조업방해는 그 대상이 쟁의행위와 관계없는 자 또는 근로를 제공하고자 하는 해당 사업장 근로자를 대상으로 출입·조업 기타 정상적인 업무를 방해해야 성립할 것인데(대체근로자는 대상의 예외로 보아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이 사건 피고들의 행위는 본래 자신이 관리하는 극장 장비의 전원을 끄고 퇴근한 것일 뿐 노동조합법이 규정하는 조업방해의 방법 또는 이에 준하는 방식의 방해에 이를 수 없음을 강조했다. 다. 쟁의행위로 인한 손해 인정 범위의 제한 비록 대상판결은 원고 재단의 청구를 전부 기각하면서 원고가 구하는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해 구체적으로 판단하는데 나아가지는 않았으나,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를 판단하면서 원고가 구하는 손해배상의 범위를 일부 제한하는 듯한 판시를 남겼다. 원고는 이 사건 공연 취소로 인해 ① 기 투입된 제작비용, ② 취소된 공연의 판매액 및 추가 환불금, ③ 재공연 비용, ④ 반환해야 할 공연 지원금 상당을 손해로 주장했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재공연이 이루어졌거나 예정되어 있는 이상 이 사건 각 공연의 순수 제작비용이 원고의 손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재공연으로 인한 수익이 발생했을 것으로 보이는바 위 금액 전부를 원고가 입은 손해로 보기 어려워 보이는 점’이라고 판시하면서 제작비용을 손해로 불인정하는 한편 재공연 수익까지 손해 산정에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이는 향후 유사한 공연 취소의 경우 뿐만 아니라 일정한 인적 용역의 결과물을 대상으로 한 쟁의행위의 손해 범위 판단에 관해 시사점을 제공하면서도, 만약 사용자가 임의로 재공연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 그로 인해 손해의 범위가 변경될 수 있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보인다. 잔존가치가 측정될 수 있는 일정한 ‘재화’가 아닌 점에서 제작비용 전액이 손해로 계상되는 특성은 불가피할 수 있으나, 재공연을 하지 않는다면 스스로 소극적 손해를 확대한다는 측면에서 이를 전부 손해로 인정해야 하는지는 의문이 있다. 라. 원고 재단이 공연 취소를 스스로 결정한 점에 관한 판단의 한계 한편 피고들은 변론과정에서, 2021. 11. 12. (금) 오후경 원고 재단이 피고들의 파업 전야제 참여 ‘가능성’만을 인지한 상태에서 이미 당일 19:30시에 예정된 공연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리고 17:58경 관객들에게 공지했으므로, 이러한 원고의 결정과 피고들이 극장 장비 전원을 끄고 퇴근한 행위는 선후관계로나 인과관계상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이러한 사실관계 판단에는 구체적으로 나아가지 않은 채, 다만 피고들의 적법한 쟁의행위의 일환인 파업전야제 참석으로 인해 원고 재단이 공연을 취소하게 되었다는 인과관계를 전제하고 손해배상책임을 판단했다. 원고 재단이 스스로 내린 공연 취소 결정은 피고들의 일부 내지 전부 근로제공 거부 가능성을 예상해 공연의 정상적인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한 점에서 비롯되었을 것이고, 이는 사용자로서 내린 일종의 경영판단으로서 그에 대한 손해를 노동자들에게 귀속시키는 것은 당연히 부당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데, 이러한 점에 관해 구체적으로 판단되지 아니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5. 결어 대상판결은 소극적 근로제공의 거부 및 이에 수반되는 관리행위로써 사용자가 예정된 공연을 취소해야 하는 등 업무상 차질이 발생하더라도 이는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 또는 노동조합법상 조업방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하면서, 단체행동권의 행사에 의한 적법한 쟁의행위의 보장 차원에서 업무방해 및 조업방해를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점을 설시한 의의가 있다. 향후 공공영역·문화계 뿐만 아니라 다른 업무영역에서도 적법한 행의행위와 조업방해를 구분하는 하나의 선례가 마련되었다고 보인다. 최종연 변호사(공동법률사무소 일과사람)
노동쟁의
파업
업무방해
조업방해
공연취소
최종연 변호사(공동법률사무소 일과사람)
2023-10-22
민사일반
- 전주지법결정 2013.08.14., 2023비단4, 5의 평석 -
제3자의 채무변제
I. 사건의 소개 대상결정은 공탁관의 불수리처분에 대하여 재단법인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신청한 이의를 기각한 결정이다. 신청인의 청구취지는 ‘민법(법률이름을 생략한다) 469 I 단서의 ‘당사자의 의사표시’에 관하여 민법의 다른 규정과의 통일적 해석, 제2항과의 체계적 해석과 ‘당사자 일방’의 의사표시로 명시적으로 표현하지 않는 사실 등을 비추어, 채권자와 채무자가 합의로 금지한 경우에만 제3자변제가 제한된다’로 요약된다. 1. 대상결정의 판단: 대상결정은 ‘① 법정채권의 경우 반대의사의 표시에 의한 제3자변제의 금지에 관하여 아직 구체적인 논의가 없다. ② 469 I 단서의 ‘의사표시’라는 법문을 이유로 이 조항이 법률행위만을 전제한다고 해석할 법적 근거가 없다. ③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과 같은 법정채권의 경우 채권자가 반대의사를 표시하면 제3자변제가 금지된다고 해석하는 것이 469의 취지와 부합한다. ④ 이 사건 판결금은 제3자변제가 가능한 금전채권이나 채권자의 반대의사가 명백하면 이를 금지하는 것이 손해배상제도의 취지와 위자료의 제재적, 만족적 기능을 충족한다’는 이유로 이의신청을 기각하였다. 제3자변제에 관한 이후의 결정례들도 대상결정을 거의 그대로 모사·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2. 대상결정의 쟁점: 469 I 단서의 「당사자의 의사표시」가 핵심쟁점이다. 대상결정은 ① 채권자의 우선보호가 민법 채권편의 원칙이고, ② 제3자변제는 채권의 상대효의 예외로서 그것이 대체로 채권자에게 이익이 되고 채권자의 의사에 합치하는 것을 전제로 채무자와 제3자 사이의 이해관계와 경제적 필요 등을 고려하여 일정한 요건 아래 법률이 승인한 것일 뿐이라고 한다. 이로써 순진하고 소박하게(?) 법문을 있는 그대로 읽어 ‘당사자 일방의 의사표시’가 제469조 제1항 단서에 포함된다는 결론을 연역한다. 하지만 ①은 생경하다: 민법은 채무자를 약자로 설정하고 그의 보호를 우선한다(특히 607와 608, 652). 그리고 ②는 469의 해석·적용이 아니라 있는 법을 왜곡하고 ‘없는 법’을 만든 것이다. 법관은 법을 제정하는 존재가 아니라 법률을 준수하여야 하는 전문직업인이다(독일기본법 97 I 참조). II. 채권의 존재와 469의 해석 1. 채권의 존재=변제요건: 대상결정은 이 사건 채권이 채무자를 제재하면서 채권자를 보호할 필요가 현저한 불법행위채권임을 들어 피해자(채권자)에게 결정권(처분권)을 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채권자에게 지배권을 수여하는 대상결정은 법적 판단이 아니라 국민정서법(?)과 부화뇌동하는 것이다. 469가 위치하는 민법 제3편 제1장 제6절 <채권의 소멸>은 ‘유효한 채권의 존재’만을 전제하고, 약정·법정채권관계와 채무자의 고의·과실을 묻지 않는다. 채권은 가치중립적(wertneutral) 재산권이고 변제는 급부실현이므로 변제자는 중요하지 않다. 469 I 본문도 제3자변제를 당연시한다: 「채무의 변제는 제3자도 할 수 있다.」 다만 채무가 성질상 또는 제3자변제를 금지하는 의사표시로 당사자의 인격과 결합된 때에는 그렇지 않다(I 단서). 제3자변제가 채권의 상대효의 예외이고 법률적인 평가에서 ‘제3자변제’를 채무자변제와 ‘등가물’로 볼 수 없다는 대상결정은 469 I 본문에 실린 입법자의 결단을 무시한 것이다. 2. 469의 해석 (1) 469 I 단서의 「당사자의 의사표시」의 의미·내용: 당사자의 의사는 채권발생에 관한 것이 아니라 제3자의 변제를 금지하는 의사이다. 교과서와 주석서는 곽윤직, 채권총론, 1999 [97] (330)을 본받아 “계약으로 발생하는 채권은 계약에 의하여, 그리고 단독행위로 발생하는 채권은 단독행위로 각각 제3자의 변제를 금지할 수 있다.”고 한목소리로 기술한다. 계약과 단독행위가 흔히 채권·채무의 발생원인으로 언급된다. 그러나 유언외에 단독행위로 고유한 의미의 채권관계가 성립하는 경우가 거의 확인되지 않는다. 스스로 채무를 지는 단독행위는 가능하지 않다: 어느 누구에게도 그의 의사에 반하여 이익이 강제될 수 없다. 더욱이 표의자가 그의 의사만으로 권리를 취득하고 타인에게 의무를 지우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것이 법학과 실무가 단독행위를 형식상 논함에 그치는 이유이다. 채권·채무는 취소, 해제 또는 해지 등 일방적 의사표시에 의한 형성권의 행사로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은 새로운 것의 창설이 아니라 이전의 법률관계의 청산을 목적으로 한다. 또한 형성권자는 단독으로 제3자의 변제금지효를 만들지 못한다. 형성권은 원칙적으로 조건과 친하지 않고 제3자변제금지는 조건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이밖에 무권대리행위의 추인은 사후에 대리권을 수여하여 유권대리행위로 전환하는 단독행위이다. 그러나 제3자변제금지를 덧씌운 추인은 변경을 가한 승낙(534)으로 해석된다. (2) 469 II=469 I의 연장 : 「이해관계없는 제3자는 채무자의 의사에 반하여 변제하지 못한다.」는 469 II는 I 본문의 이념을 그대로 계승한 조항이다. 이는 심지어 채무자조차 의사표시만으로는 제3자변제를 막을 수 없음을 천명한다. II는 제3자가 변제를 빌미로 약한 지위의 채무자를 압박하는 불행한 사태의 방지를 규범목적으로 한다. 대상결정은 당사자의 의사에 반하는 은혜를 거부하는 봉건적 관념이 II의 배경이라고 하지만, 이해관계있는 제3자의 변제도 역시 채무자에게 이익을 준다. 제3자는 제한없이 보증채무를 부담할 수 있고 채권양도와 채무인수로 사실상 변제효를 얻을 수 있는 등 민법상 II의 규정취지가 제대로 관철되지 않는다(이진기, 민법에서 채무자 아닌 제3자의 행위에 의한 채무변제제도의 연구, 민사법학 66 [2014] 575-618). 교과서와 주석서도 II의 입법태도에 대한 비판일색이다. III. 대상판결의 분석과 평가 1. 사적자치의 왜곡: 의사표시는 표의자만을 구속하는 것이 법의 대원칙이다(111 I). 이를 애써 외면하고 함부로 채권자의 일방적 의사표시에 제3자변제금지효를 긍정한 대상결정은 그가 힘차게 외친 사적자치의 실현과 정반대결과를 부른다. 이는 법원이 주도하여 힘과 복수가 판치는 반문명사회로 돌리고 무법천지를 조장하는 반법률적 조치이다. 2. 제3자변제금지의 이익: 금전채권을 비롯한 대체물의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채권에서 제3자변제금지의 이익이 분명하지 않다. 제3자변제금지를 약정하더라도 채무자는 얼마든지 이를 우회할 수 있다. 채무자가 그의 금전으로 직접 변제하는 것과 제3자가 증여한 금전 또는 제3자가 대여한 금전으로 변제하고 제3자가 사후에 금전채무를 면제하여도 외관의 차이가 없고 채권자의 이익상황도 같다. 채권자의 이익은 채권의 실현에 집중되며, 불법행위채권도 마찬가지이다. 여기에 채권자[피해자]의 감정을 엮어 제3자변제를 금지하는 것은 보복이다. 실무도 ‘할아버지’의 지팡이 또는 ‘할머니’의 은비녀 등 감정적 애착이익(Affektionsinteresse) 배상을 배제한다. 3. 제재와 보복: 민사불법행위는 예방, 손해전보와 제재[처벌]를 목적으로 하며, 법원이 그 담당자이다(MunchKomm/Wagner, Vor §823 Rn.38-44). 제재는 가해자에게 위법한 손해의 결과를 귀속하는 것, 즉 손해배상책임을 지우는 것이며, 손해전보는 피해자가 손해배상채권의 만족을 얻어 채권이 소멸하는 때에 완결된다. 제재와 감정이 실린 보복은 다른 것이다. 피해자가 직접 행사하는 제재는 법이 금지하는 복수이다. 법은 적법한 권리행사만을 보호한다. 제재기능은 정신적 손해의 배상책임에서 뚜렷하다. 하지만 차액설이 민법의 기본이므로 재산적 손해배상만을 명하여도 제재효가 없다고 할 것이 아니다. 한편 대상결정은 고의의 불법행위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는 상계금지를 담은 496을 인용하지만, 이는 오히려 채권자의 보복행위를 막고 피해자가 현실의 손해배상을 얻도록 배려하는 규정이다. 4. 힘든 일반화: 대상결정은 애당초 일반화와 거리가 멀다. 악의로 이행하지 않는 나쁜 채무자도 곳곳에 차고 넘친다. 게다가 대상결정을 동기화하면, 모든 채권자가 일방적 의사표시로 제3자변제를 거절할 수 있어야 한다: 피해자는 보험금수령을 거부하고 가해자를, 그리고 손해배상책임을 개별화한 대판 2023.06.15., 2017다46274 등[노란봉투판결]이 선고된 지금, 사용자는 불법파업에 주된 책임이 있는 근로자를 끝까지 괴롭힐 수 있게 된다. 이는 채권자의 전횡을 방조하는 무책임한 처사이다. 법원은 대상결정이 구체적 사건에서 예외를 인정한 것이라고 반박할 수 있다. 그런데 예외를 만들려면 이를 합리화·정당화하는 사정이 있어야 하나 그러한 사정이 확인되지 않는다. 또한 예외를 위하여 법률과 법리를 비틀어서도 곤란하다. 법원은 법을 어기는 주체가 아니라 법을 지키는 기관이다. IV. 대상결정의 평가: 창의적 재판 또는 함부로 재판? 469 I 단서의 「당사자의 의사표시」를 ‘채권자와 채무자의 합의’로 읽어야 한다(이진기, 읽기 쉬운 민법, 2022, 16 이하). 법률은 채권관계의 구속(vinculum iuris)에서 당사자의 조속한 해방과 자유의 회복을 추구한다. 그리고 채권자의 만족은 채무이행으로 실현된다. 그럼에도 대상결정은 469 I 단서의 적용범위를 넓히기 위하여 짜맞춘 궁색한 변명으로 가득하다. 법관은 법을 말하고 법으로 설득하는 사람이다. 법률을 떠난 법관은 법관이 아니다. 이것이 재판을 정치라고 한 판사가 지탄받아야 하는 이유이다. 좋은 판결은 개인의 사상과 신념이 아니라 법률과 굳건한 법이론을 바탕으로 합리적 상상력을 전개하여야 하는 법관의 숙제이다. 끝으로 대상결정과 같은 식이라면 등기관, 가족관계등록관, 공탁관 등 형식적 심사권을 가진 공무원은 이제 법관이다. 그 선택은 법원의 몫이다. 이진기 교수(성균관대 로스쿨·법학박사)
채무
제3자변제
이진기 교수(성균관대 로스쿨·법학박사)
2023-09-10
헌법사건
- 헌법재판소 2017. 3. 10. 2016헌나1 결정 -
대통령은 어떤 사유로 탄핵되는가
I. 헌법재판소가 인정한 대통령 탄핵사유 1. 국회는 2016년 12월 9일 국회의원 234인의 찬성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하 '박 대통령'이라 함) 탄핵소추를 의결하면서 헌법위반 5개항, 법률위반 8개항을 소추사유로 삼았다. 헌법재판소는 이에 대해 재판관 8명 전원일치 의견으로 박 대통령의 공익실현의무 위반과 기업의 자유와 재산권 침해, 최순실(결정문에서는 개명 후 이름 '최서원'을 사용함)에게 국정에 관한 문건들이 유출되도록 지시·방치한 국가공무원법 위반을 탄핵사유로 인정했다. 여기서 공익실현의무 위반은 대통령이 최순실 추천 인사를 다수 공직에 임명했고 이렇게 임명된 공직자들이 최순실의 이권추구를 돕는 역할을 했으며, 기업의 자금 출연으로 재단법인 미르와 케이스포츠를 설립하도록 지시하고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이용하여 출연을 요구했다는 점 등이다. 그리고 기업의 자유와 재산권 침해는 대통령이 직접 또는 경제수석비서관을 통해 기업에 출연 요구를 한 것은 단순한 의견제시나 권고가 아닌 구속적인 성격을 지닌 것으로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기업의 사적자치 영역에 간섭하여 기업경영의 자유와 재산권을 침해했다는 것이다. 2. 헌법재판소는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하 '노 대통령'이라 함) 탄핵사건 결정 이래로 대통령 탄핵을 위해서는 대통령의 '직무집행에 있어서의 헌법이나 법률 위배'외에 헌법이나 법률 위배의 '중대성'을 요한다고 판시해 오면서, 이 사건 결정 말미 '피청구인을 파면할 것인지 여부의 판단'에서 박 대통령의 '헌법과 법률 위배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행위로서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重大)한 법 위배행위'라고 결론지었다. 헌법재판소가 이런 결론을 내린 논증과정에서의 대전제는 앞부분 '헌법이나 법률 위배의 중대성' 논증의 다음과 같은 판시이다. 즉, 대통령에 대한 파면결정은 국민이 선거를 통해 대통령에게 부여한 민주적 정당성을 임기 중 박탈하는 것으로 국정공백과 정치적 혼란 등 국가적으로 큰 손실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전제한 다음, 대통령 탄핵을 위해서는 대통령의 법 위배행위가 헌법질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과 해악이 중대하여 대통령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수호의 이익이 파면에 따른 국가적 손실을 압도할 정도로 커야 한다는 것이다(노 대통령 탄핵사건의 선례 인용 판시임). 헌법재판소는 '중대성'을 이렇게 이해하고 그 판단 기준으로 탄핵심판이 헌법을 수호하는 제도라는 관점과 파면결정이 대통령에게 부여된 국민의 신임을 박탈한다는 관점을 들었다. 앞의 관점에서는 파면결정을 통해 손상된 헌법질서를 회복하는 것이 요청될 정도로 대통령의 법 위배행위가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중대한 의미를 가지는 경우에 파면이 정당화되고, 뒤의 관점에서는 대통령에게 부여된 국민의 신임을 임기 중 박탈해야 할 정도로 대통령이 법 위배행위를 통해 국민 신임을 배반한 경우에 탄핵사유가 존재한다고 보았다. II. 대통령 탄핵사유로서의 권한남용과 중대성 1. 1948년 제헌국회 헌법기초위원회에서는 당초 의원내각제 채택이 유력하다가 대통령제로 변경됐는데 탄핵제도도 함께 도입됐다. 대통령, 부통령, 국무총리 등 고위공직자가 직무수행에 관하여 헌법 또는 법률에 위배한 때가 탄핵사유였다. 현행 헌법과 비슷한 내용이다. 대통령의 권한행사정지조항은 1960년 헌법 개정으로 들어갔다. 탄핵소추결의를 받으면 탄핵판결이 있을 때까지 권한행사가 정지된다는 내용의 희귀한 입법은 현행 헌법까지 내려오고 있다. 그럼 이러한 헌법조항에 따라 대통령이 직무수행과 관련해 여하한 헌법이나 법률 위배를 저지르기만 하면 탄핵·파면이 가능한가? 결론은 아니다. 헌법재판소의 '중대성' 법리에 따르면 말이다. 2. 중대성 논증 헌법재판소는 대통령 파면을 정당화할 정도로 '중대한' 헌법이나 법률 위배가 있어야 한다는 중대성 법리의 근거로 그렇지 않다면 사소한 법 위배에 대해 대통령을 파면해야 한다는 결론이 되어 책임에 상응하는 헌법적 징벌을 요구하는 비례의 원칙에 위반됨을 들었다. 살피건대, 위와 같은 논증 외에 헌법재판소의 위 판시대로 대통령 탄핵이 선거를 통해 부여된 민주적 정당성의 임기 내 박탈로써 이로 인해 국정공백과 정치적 혼란 등 국가적인 큰 손실이 초래되는 관계로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도 근거로 삼을 수 있겠다. 대통령 탄핵의 절차나 요건 면에서의 '엄격성'은 탄핵사유의 면에서의 '중대성'과 연결되는 것으로 중대성은 탄핵소추에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요하는 엄격성의 실체적 측면으로 보는 것이다. 아울러 이러한 엄격성과 중대성의 논거로 위 이유와 더불어 우리 헌법의 권력분립의 체계 하에서 대통령이 헌법질서에서 차지하는 위치나 비중, 역할의 중대성을 근거로 드는 것 역시 설득력이 있다. 3. 헌법이나 법률 위배의 중대성 기준 문제는 중대성 판단의 기준인데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탄핵심판이 헌법수호 제도라는 관점과 대통령 파면은 국민 신임의 박탈이라는 관점에서의 중대성이다. 앞의 관점에서 핵심은 헌법질서다. 헌법재판소 판시가 '헌법'과 '헌법질서'를 혼용하고 있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헌법재판소는 노 대통령 탄핵사건에서 헌법질서를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두 기둥으로 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로 새겼다. 헌법질서를 수호할 책무를 가진 대통령은 헌법질서 안에서 차지하는 위치나 비중, 역할이 중대하기 때문에 헌법질서를 파괴하거나 파괴하려고 하는 경우 그 해악은 대단히 클 수밖에 없다. 따라서 헌법질서에 손상을 끼치는 대통령을 제거해야 할 필요성도 그만큼 커지게 된다. 이러한 차원에서, 탄핵사유로서의 '헌법이나 법률 위배'에서의 '위배'는 정당해산사건에서 헌법재판소가 판시한 것처럼 법 조항의 단순한 '저촉'이 아니라 헌법질서에 실질적인 해악을 끼칠 수 있는 '구체적인 위험성'을 초래하는 경우로 새길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의미의 '위배'는 당연히 중대하겠다. 또 한 가지는 대통령 탄핵을 '헌법이나 법률 위배'라는 규범적인 시각에서만 볼 경우 대통령이 국민 직선제로 선출되어 민주적 정당성을 직접 부여받은 대의민주기관임이 고려되지 않는다는 점인바, 이 때문에 선거를 통해 부여된 ‘국민 신임 박탈 관점의 중대성’이라는 또 다른 관점의 중대성이 대두된다. 대통령 탄핵에 있어서의 중대성을 이렇게 다층적·입체적으로 이해하면, 노 대통령 탄핵사건에서 헌법재판소가 앞서 본 두 가지 관점 중 하나에만 해당하면 중대성이 인정된다고 본 것은 옳지 않다. 중첩적인 것으로 봄이 옳다(중첩적 중대성). 4. 대통령의 권한남용 탄핵제도, 특히 대통령제 국가에서의 대통령 탄핵제도는 탄핵이 국가권력에 대한 통제, 권력 간의 견제와 균형을 통해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헌법질서를 유지하는 제도라는 헌법이론의 틀과 대통령제 헌법질서에서 최고 권력자(대통령)는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는 차원을 벗어나 언제나 이를 확장적으로 행사하려는 경향성을 보였다는 헌법현실의 경험이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권력자가 권력분립의 경계를 넘어 다른 부의 권한을 침범하거나 권한 범위 내의 권력 행사일지라도 지지자나 지지층의 부분 이익의 추구 또는 반대자나 반대파 탄압 등의 부당한 동기로 권력을 남용하는 경우가 왕왕 생기기 때문이다. 탄핵은 비록 국정공백과 정치적 혼란 초래 등의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자를 헌법질서에서 제거함으로써 헌법(질서)을 수호하는 장치라는 점에서 권력분립원칙 위반과 권력의 일탈·남용 문제는 대통령 탄핵의 단골 사유가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러한 권력분립의 도그마틱은 입법부 국회가 3분의 2 다수로 행정부 수반이자 국가원수인 대통령을 탄핵소추한 사건에서 헌법재판소가 탄핵사유의 인정이라는 실체 판단은 물론이고 절차 진행의 측면에서도 입법부, 행정부의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잡는 적법절차(due process)를 요구한다. 국회에서 탄핵소추의결이 되면 대통령 권한행사가 정지돼 버리는, 찾아보기 드문 헌법조항에 따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의 재판이니 더더욱 말이다. III. 미국 대통령 탄핵사유 미국 의회에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탄핵의 사유로 대통령 권력남용이 문제되고 있는바 미국 연방헌법상 탄핵사유는 반역, 수뢰, 기타 중대한 범죄와 비행(other high crimes and misdemeanors)이다. 1787년 미국 연방헌법 제정과정에서 헌법제정의 아버지들은 몽테스키외의 삼권분립 이론을 바탕으로 권력 간의 엄격한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입각한 대통령제 공화국 시스템을 만들어 내면서 탄핵제도도 함께 규정했다. 국민이 선거를 통해 선출하는 연방국가 미국의 최고 행정관 대통령이 권력을 남용하여 제왕 같은 존재가 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이었다. 다만 탄핵소추가 의결되면 대통령의 권한행사를 정지시킬 것인지 여부도 헌법제정과정에서 논의되었으나 그렇게 하지 않기로 했다. 무죄추정의 원칙 때문이었다(우리는 1980년 헌법 개정으로 명시됐음). 1998년 12월 하원의 탄핵소추의결을 받은 클린턴 대통령이 1999년 2월 상원에서 탄핵기각결정을 받을 때까지 백악관에서 정상적으로 집무한 이유다. 향후 미 하원에서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되고 상원이 탄핵심판하게 된다면 우리 헌법재판소 결정을 마땅히 참고해야 할 것이다. 대통령제 국가에서 대통령 탄핵 인용과 기각의 양 경우가 상세한 이유와 함께 설시된 최근 거의 유일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그날이 오면 말이다. 김진욱 선임헌법연구관(헌법재판연구원 교수부)
헌법재판소
헌법재판관
탄핵소추
재판관
대통령탄핵
김진욱 선임헌법연구관(헌법재판연구원 교수부)
2019-10-28
소순무 변호사(법무법인 율촌·법학박사)
위헌적 과세처분에 대한 사법구제의 논리구조
Ⅰ. 판결의 개요 1. 사실관계 원고 공익법인은 이 사건 설립자 등의 현금출연으로 설립된 재단법인 장학재단으로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하는 법인과 동일인 관련자와의 관계에 있지 아니한 성실공익법인이다. 이 사건 출연자와 그의 특수관계인은 2003. 2. (주)수원교차로 주식의 90%지분(시가 약 180억원 상당; 이하 '이 사건 주식'이라 한다)을 원고 공익법인에게 기부하였다. 이에 피고는 공익법인이 내국법인의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총수의 5%를 초과하여 출연받은 경우에 해당된다고 보아,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8조 제1항 단서(이하 '이 사건 규정'이라 한다)에 근거하여 그 초과부분에 대해 약 140억원의 증여세를 부과하였다. 2. 소송경과 원고 공익법인은 감사원에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기각 결정을 받고, 이어 수원지방법원에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다. 3. 판결 요지 위 수원지방법원 판결은 이 사건 출연자의 주식 출연이 원고 공익법인을 출연주식 발행법인의 지주회사로 만듦으로써 경제력을 집중시키거나 경제력을 세습하는 과정에서 증여세를 회피하기 위한 의도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부과처분이 과세요건의 형식적 요건을 만족시켰다고 하더라도 합헌적 법률해석의 요청에 따른 예외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하였다. Ⅱ. 평석 1. 쟁점 정리 이 사건은 과세단계에서부터 널리 알려졌던 사건이다. 대학에 대한 거액의 재산기부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데다가 증여세의 과세처분으로 기부재산의 약 75%를 조세로 징수 당하게 되리라는 것은 기부 당사자가 전혀 예상하지 못하였고, 이렇게 되는 경우 당초 목적달성이 어렵게 되었기 때문이다. 일단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공익법인에 대한 이 사건 주식의 출연은 발행주식 총수의 5%를 넘어 선 것이므로 그 초과분에 대하여서는 과세요건을 명백히 충족하고 있었다. 과세관청의 입장에서는 입법의 당부를 떠나 과세를 하여야 할 책무가 있었다. 과세경위와 과세금액에 비추어 보면 명백히 부당한 과세라는 것이 상식적인 인식인데, 법령해석적용권을 가진 법원 과연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할 수 있을 것인지, 취소하는 경우 과연 어떠한 법리를 어떻게 적용하여 할 것인지가 이 사건의 흥미로운 쟁점이었다. 2. 관련 판결의 입론 (1) 입법취지 및 규정성격에서 접근 이 사건 판결은 공익법인에 대한 재산출연 시 증여세를 면제하는 법령은 민간단체 또는 개인이 공익사업에 적극적 참여하도록 유도함으로써 국가에게 맡겨진 공적 과제를 적절하게 수행하기 위한 헌법적 요청에 근거한 것인데, 내국법인의 발행주식 총수의 5%를 초과하는 주식을 공익법인에게 출연할 경우, 위와 같이 증여세를 면제하는 세제를 악용하여 공익법인에게 내국법인 주식을 출연함으로써 공익법인을 통하여 경제력을 집중시키거나 부를 세습시키는 폐단을 시정하기 위한 것이 이 사건 규정의 입법취지라고 하였다. (2) 합헌적 해석방법에 의하여 예외를 인정 이 사건 판결은 이 사건 규정의 형식적 과세요건에 해당하면 기계적으로 증여세가 과세되는 것으로 보고 그 예외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헌법규정의 취지나 관련 법령의 입법목적에 심히 반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규정을 해석함에 있어서는 공익법인에게 내국법인의 주식을 출연하는 것이 경제력 집중이나 경제력 세습과 관련이 있는 것인지를 아울러 고려하여 그 예외를 인정함이 합헌적 법률해석의 방법으로서 타당하다고 밝혔다. 그리하여 이 사건 출연자는 애초에 이 사건 주식을 장학재단에 기부하여 장학사업에 사용하게 하려는 의사가 있었을 뿐이고, 내국법인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하여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어려우므로 이 사건 규정의 예외에 해당하고,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3. 위헌처분에 대한 사법구제(헌법 제107조 제2항의 법리) (1) 종래의 접근법 종래 대법원은 법률의 형식적인 적용에 따른 불합리한 결과를 시정하기 위하여 문제된 법령의 문언에 따른 적용범위를 축소하여 해석함으로써 당해 사건에 대한 적용을 배제함은 예외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를 법률의 합헌적 해석론이라고 한다. 예컨대, 구 국세기본법상 공시송달사유로서 수취인 부재의 의미를 구 국세기본법시행령은 등기우편 송달 및 세무공무원의 2회 이상 방문으로 규정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수취인의 부재'라 함은 납세의무자가 기존의 송달할 장소로부터 장기간 이탈한 경우로서 과세권 행사에 장애가 있는 경우로 한정 해석함이 상당하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00. 10. 6. 선고 98두18916 판결). 이러한 종래의 접근법은 문제된 법령의 형식적 적용범위를 변경시키고, 경우에 따라서는 법원이 법령에 존재하지 않는 과세요건 또는 면제요건을 창설하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게 하였다. (2) 헌법 제107조 제2항의 처분에 대한 위헌심사 적용하면 돼 헌법 제107조 제2항은 법원에 대하여 명령, 규칙에 대한 위헌심사 이외에 처분 자체의 위헌적 결과를 시정하기 위한 근거를 마련하여 두고 있다. 그럼에도 그 동안 이 조항은 전혀 적용되지 않고 법조의 관심대상이 되지 못하고 있었다. 이제야 비로소 국내에서도 독일의 사례와 우리 헌법의 규정 체제에 대한 새로운 해석으로서 처분에 대한 위헌판단법리가 체계화되고 있다(서보국, '합헌적 조세법률을 적용한 과세처분의 위헌적 결과에 대한 납세자의 권리보호 근거로서 헌법 제107조 제2항', 조세법연구 제16권 제1집, 한국세법학회, p.212~255.) 우리나라에서 사법작용에 의한 위헌심사의 유형은 위헌법률 및 위헌적 공권력행사에 대한 헌법소원은 헌법재판소(헌법 제111조 제1항 제1호 및 제5호)가, 위헌명령, 규칙 및 위헌처분에 대한 위헌심사는 법원(헌법 제107조 제2항)으로 이원화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위헌적 처분에 대한 사법구제는 그 처분의 근거가 된 법령에 대한 위헌심사에 의하여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그러나 처분근거 법령 자체는 위헌이라고 보이지 않지만 그 적용의 결과가 위헌적인 상태가 초래된다면 현대법치국가의 기본원리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이에 따라 어느 행정처분에 대한 근거법령이 위헌이라고 보여지지는 아니하지만 그 적용결과가 헌법에 반하는 위헌적인 것이라면 처분의 효력이 유지되어서는 안 된다. 이 경우를 규정한 것이 바로 헌법 제107조 제2항의 처분에 대한 위헌판단조항이다. 그런데 여태까지 처분의 위헌성은 그 근거법령의 위헌성에서만 구하였고, 그것이 당연한 수순으로만 학계나 실무계에서 인식되어 왔던 것이 현실이다. 이제 이 사건은 이러한 처분 자체의 위헌성 판단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판결법원은 이 사건 증여처분의 효력을 부인하면서 합헌적 해석이론을 내세워 문언상 과세요건을 충족하고 있고 어떠한 예외규정도 없는 사안에 대하여 법률해석의 한계를 극복하고 해석상의 예외를 인정하였다. 사법기관에 의한 사실상의 입법형성을 시도한 것이다. 물론 이러한 합헌적 해석이론에 대하여 異論은 있으나 대체적으로 승인되고 있다. 다만 이러한 합헌적 해석방법은 헌법재판소의 위헌심사권, 국회의 입법권과의 충돌 내지 저촉의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함부로 적용할 것은 아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하여서라도 이 사건 부과처분에 대한 효력부인의 근거를 헌법 제107조 제2항에서 규정한 처분 자체에 대한 위헌판단권에 두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즉 이 사건 증여세 과세조항의 위헌성이 인정된다면 위헌판단의 절차로 가야 되겠으나 그렇지 않다고 하는 경우에는 과세조항의 위헌성을 따지지 아니하고서도 처분 자체가 헌법질서에 반하는 위헌처분이므로 취소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 사건의 부과처분은 그 결과가 공익재단에 기부한 재산의 가액의 75% 이상(가산세 포함)을 조세로 부과 당하게 되어, 헌법이 규정한 재산권보장, 비례와 평등의 제원칙에 위배된 것이다. 이러한 조세부과는 이른 바 교살적 혹은 몰수적 효과(Erdrosselungswirkung od. Konsfiskation)를 가져오는 것으로서 위헌으로 보아야 한다. 실무상 처분 자체가 위헌성을 띠고 있는 사례는 드물지 않다. 예컨대, 명의신탁 증여의제 과세에 있어 종업원 등 타인명의로 대출을 받아 주식투자를 한 사건에 있어 100억 원이 훨씬 넘는 증여세가 부과된 사건을 들 수 있다. 명의신탁 규제의 사회적 필요성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증여도 아닌 행위에 대하여 세금의 이름으로 부과된 금액은 상식을 초월한다. 어느 형사범죄에 대하여서도 이러한 과중한 금전적 제재가 가해지지 않는다. 위 명의신탁 증여의제 조항은 이미 헌법재판소에서 4차례의 합헌결정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위헌소원이 제기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 밖에 부동산실권리자등기명의에관한법률에서의 과징금 부과도 사례에 따라 너무 과중하여 위헌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사건이 나타나고 있다. Ⅲ. 결어 조세(행정)법령에 있어서의 법률적 규율의 정당성(gesetzliche Regelungswurdigkeit)이 있다는 것만으로는 그에 근거한 처분결과의 정당성까지 담보하여 주는 것은 아니다. 우리 헌법 제107조 제2항은 이러한 경우 처분 자체에 대하여 사법적 심사를 할 수 있는 근거규정을 마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아직 그 적용을 시도한 적이 없다. 이 사건 판결도 결국 처분결과를 재산권보장, 제도의 취지에서 도저히 용인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고, 그 처분취소의 근거로 적용 예외를 인정하는 합헌적 해석론에서 찾았다. 향후 이러한 사례에 관하여서는 확실한 헌법적 근거를 바탕에 두고 위헌적 행정처분을 사법적 수단에 의하여 바로 차단할 수 있는 "처분 자체의 위헌판단"의 길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상급심의 이 점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정광진 변호사 공동집필)
2010-08-16
현두륜 변호사(대외법률사무소)
요양급여기준이 강행법규인가?
1. 문제의 소재 ‘요양급여기준’이란 국민건강보험법 제39조 제1항 각호에서 정하고 있는 요양급여(진찰·검사, 약제·치료제의 지급, 처치·수술 등)를 행함에 있어 그 방법·절차·범위·상한 등에 대하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이 정한 기준을 말한다. 동법 제39조 제2항 및 제3항의 위임에 따른 국민건강보험요양급여의기준에관한규칙 제5조 제1항에서는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하여 일반적인 원칙을 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을 다시 보건복지가족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요양급여기준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대부분 보건복지부장관 고시로 정해지고 있으며, 현재 3,000여개 정도가 존재한다. 이러한 요양급여기준은 의료기관의 입장에서 볼 때에는 진료 및 진료비 청구에 대한 지침이 될 수 있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의 입장에서는 심사기준이 된다. 따라서 심평원은 요양기관이 요양급여기준에 위반하여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면, 그 비용을 삭감 또는 조정하고 있다. 또한 이미 요양급여비용이 지급된 경우라도, 건강보험공단은 이를 ‘사위 기타 부당한 방법으로 요양급여비용을 받은 때’로 판단하여 지급된 요양급여비용을 환수하고 있다. 또한 경우에 따라서는 보건복지가족부장관으로부터 요양기관 업무정지처분 또는 과징금처분을 받을 수도 있다. 이러한 행정처분에 대해서 요양기관이 심평원이나 건강보험공단, 보건복지가족부장관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고, 이 때 관련 요양급여기준의 법적 성격이 문제된다. 행정규칙에 대해서 법규성을 인정할 것인지 여부에 관해서는 학설이 분분하지만, 우리 법원은 일관되게 보건복지부 고시인 요양급여기준에 대해서 법규성을 인정하고 있다(대법원 1999. 6. 22. 선고 98두17807 판결 등). 그런데 이러한 요양급여기준에 대해서 ‘강행법규성’까지 인정할 수 있을까? 만약, 요양급여기준에 대해서 강행법규성까지 인정하게 된다면, 요양급여기준에 반하는 진료계약은 무효가 된다. 또한 의사가 요양급여기준에 반하는 진료를 하면, 그 자체로 불법행위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보건복지가족부나 보험공단 역시도 그에 반하는 행정행위를 할 수 없고, 법원도 그에 구속되어 재판을 해야 한다. 2. 대법원 2001. 7. 13. 선고 99두12267 판결의 내용 위 사건의 쟁점은 원고(재단법인)가 설립한 병원이 요양급여기준에서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임의로 비급여 진료행위를 하고, 수진자 본인으로부터 그 비용을 지급받은 행위가 구 의료보험법 제45조의 ‘사위 기타 부정한 방법에 의하여 보험급여비용을 받을 경우’에 해당되는지 여부이다. 위 사건에서 대법원은 “원심이 요양급여기준 … 등과 진료수가기준의 관련 규정 등은 구 의료보험법 제29조 제3항, 제35조 제1항의 위임에 따른 것으로 법률상 위임 근거가 있는 법규명령이고 강행규정으로서의 성격을 가지므로, 요양기관이 요양급여를 함에 있어서는 요양급여기준과 진료수가 기준에서 정한 바에 따라 요양급여를 시행하고 진료수가를 징수해야 할 것이고, 비록 수진자의 사전동의하에 임의적 비급여 진료를 시행하고 그 차액을 징수했다고 하더라도 그 동의는 강행법규에 위반되어 효력이 없으며, 그 비용은 법 제33조 제2항 제1호의 ‘요양급여나 분만급여의 비용’, 제45조 ‘보험급여 비용’에 해당하고, 이를 수진자 본인으로부터 받은 것은 법 제33조 제2항 제1호의 ‘요양급여비용나 분만급여의 비용의 청구에 있어서 부정이 있을 때’, 제45조의 ‘사위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비용을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조치는 위 법리에 따른 정당한 것이라고 수긍이 가고, 거기에 법 제33조 제2항 제1호, 제45조의 규정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고 판시했다. 위 사건에서 대법원이 직접 ‘요양급여기준이 강행법규에 해당된다’고 설시한 게 아니어서, 위 판결 내용만을 가지고 대법원의 입장을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행정청은 위 판례를 근거로 의사의 진료행위는 요양급여기준에 구속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뿐만 아니라, 의사가 요양급여기준에 위반하여 약을 처방한 경우에 그 처방행위는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해당된다고 보고, 그로 인한 약값을 의사로부터 환수하고 있다. 행정법원 판례 중에도 위 대법원 판례를 인용하면서, ‘요양급여기준에 반하는 진료계약은 무효이다’라고 판시한 사례가 종종 있다. 3. 대법원 판례의 문제점 만약, 대법원이 요양급여기준의 강행법규성을 인정하고 있다면, 그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가. 법치주의 원칙 위반 ‘강행법규’란 법령 중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관계있는 규정을 말하며 따라서 당사자의 의사에 의해서 그 적용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강행법규의 예로는, 사회의 기본적 윤리관이나 가족관계 질서의 유지에 관한 규정, 사회일반의 이해에 직접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규정, 거래의 안전이나 경제적 약자 보호를 위한 규정 등이 있다(민법주해 II, 257~258면 참조). 최근 대법원 판례 중에 강행법규성이 인정된 것으로는, 부동산중개수수료 제한에 관한 구 부동산중개업법 제15조(2007. 12. 20. 선고 2005다32159), 국민주택기금의 운용제한에 관한 규정인 구 주택건설촉진법 제10조의4 제1항(2006. 12. 21. 선고 2004다17054), 중재인의 고지의무를 규정한 중재법 제13조 제1항(2005. 4. 29. 선고 2004다47901) 등이 있다. 위와 같이 강행법규에 해당되기 위해서는 우선 법령에 근거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국민건강보험법이나 동법 시행령 어디에도 ‘의사는 요양급여기준에 구속되어 진료를 해야 한다’거나 또는 ‘의사(의료기관)와 환자는 요양급여기준에 반하는 진료계약을 체결해서는 안 된다’는 명시적인 규정은 없다. 그럼에도 보건복지부 고시에 불과한 요양급여기준에 대해서 강행법규성을 인정한 것은 국회입법의 원리와 법치주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현재 운용되고 있는 보건복지부 고시가 무려 3,000여개에 달하고, 그 제정이나 시행 과정에 어떠한 법적인 통제 장치도 없어서 그 내용에 법리적으로나 의학적으로 하자가 많은데, 그러한 모든 요양급여기준에 대해서 ‘강행법규성’을 인정한다면, 이는 사실상 보건복지가족부가 임의로 강행법규를 제정할 수 있게 허용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나. 의사와 환자의 기본권 침해 요양급여기준이 강행법규에 해당된다면, 의사는 요양급여기준에 구속되어 진료를 해야 하고, 의사와 환자는 요양급여기준에 반하는 진료계약을 체결해서는 아니된다. 그런데 요양급여기준은 한정된 보험 재정을 바탕으로 모든 보험 가입자에게 보편적인 진료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환자들이 원하는 최선의 진료 수준과는 거리가 멀다. 그리고 요양급여기준 중에는 의학적으로 불합리한 기준들이 상당수 존재하여, 진료에 제약을 가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경우에까지 요양급여기준에서 정한 진료만을 강요하는 것은 의사의 진료권과 환자의 선택권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것이다. 다. 최선의 진료의무와의 충돌 판례와 의료법은 의료인에게 최선의 진료 의무를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요양급여기준은 최선의 진료와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요양급여기준에 강행법규성을 인정하게 된다면, 의료인의 요양급여기준 준수 의무와 최선의 진료 제공 의무 사이에 의무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 의사에게는 최선의 진료의무가 우선이다. 국민의 생명과 건강은 보험 재정 안정보다는 더 우선적인 가치이다. 라. 행정규칙의 법규성의 한계 보건복지부 고시는 행정규칙에 해당되고, 그 법규성은 제한적·예외적으로 인정된다. 대법원 1999. 11. 26. 선고 97누13474 판결도 “고시의 법규성은 예외적으로 인정되는 효력이므로 특정 고시가 비록 법령에 근거를 둔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 규정 내용이 법령의 위임 범위를 벗어난 것일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규명령으로서의 대외적 구속력을 인정할 여지는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 보건복지부 고시 역시도 상위 법령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거나 기타 헌법에 위반될 경우에는 법규성이 부정된다. 위와 같이 제한적으로만 법규성을 인정받는 보건복지부 고시에 대해서 강행법규성을 인정하는 것은 법리적으로도 부당하다. 마. 부당청구에 대한 통제 장치 굳이 요양급여기준의 강행법규성을 인정하지 않더라도, 건강보험과 관련된 진료비 부당청구는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통제할 수 있다. 먼저, 요양급여기준에 위반된 의사와 환자간의 계약은,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서 민법 제104조(불공정한 법률행위), 제109조(착오에 의한 의사표시), 제110조(사기,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에 따라 그 효력이 부정될 수 있다. 다음, 국민건강보험법 제52조 제1항은 ‘사위 기타 부당한 방법으로 요양급여비용을 받은 때’에는 그 진료비를 환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부당한 방법’이란 ‘위법한 방법’ 보다 그 개념이 훨씬 넓다. 따라서, 위 규정을 통해서 부당한 진료비 청구를 방지할 수 있다. 4. 결론 건강보험이 한정된 재원으로 최적의 요양급여를 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부담수준, 국가의 재정수준이라는 한계 하에서 여러 가지 측면을 고려하여 보험급여의 우선 순위를 정하게 되고, 사회적·경제적 여건에 따라 적절히 대처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요양급여기준에 관한 사항을 보건복지부 고시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보건복지부 고시는 건강보험법령과 결합하여 법규성을 가지지만, 그 법규성은 건강보험법령의 위임 범위 내에서만 제한적으로 인정될 수 있을 뿐이다. 이를 넘어서 강행법규성까지 인정하는 것은 의사와 환자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의사의 최선의 진료의무와도 충돌되며, 행정규칙의 법규성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어서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2008-08-18
진광엽 <변호사·서울>
행정심판법 4조 의무이행심판에 있어서의 거부처분이나 부작위의 개념
1. 서 론 현행 행정심판법 제4조에는, 행정심판의 종류에 관하여 ① 취소심판 ② 무효등확인심판 ③ 의무이행심판의 3가지를 규정하고 있는데, 그 중 의무이행심판에 관하여는, ‘행정청의 위법 또는 부당한 거부처분이나 부작위에 대하여 일정한 처분을 하도록 하는 심판’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리고 위 의무이행심판을 제기하기 위하여서는 그 요건으로서, 위에서 본 ‘거부처분’이나 ‘부작위’가 존재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위 조항의 문리적 해석에도 부합할 뿐 아니라 일반적인 해석론 및 판례의 태도도 그러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리고 여기서의 ‘거부처분’이란, 행정권 발동신청에 대하여 명시적으로 기각을 하는 결정뿐 아니라, 법률의 규정에 의한 간주거부의 경우를 포함한다고 본다. 한편, 여기서의 ‘부작위’란, 위 법 제2조 제1항 제3호에서, ‘행정청이 당사자의 신청에 대하여 상당한 기간내에 일정한 처분을 하여야 할 법률상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2. 문제의 검토 그런데, 구체적인 사안에 입각하여 보면, 이상과 같은 법조항과 해석론만으로는 국민의 권리구제에 미흡한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점에 비추어 위와 같은 엄격한 해석론에 대한 보다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 (1) 거부처분 거부처분이란, ① 행정청이 국민의 신청에 대하여 명시적으로 기각을 하는 경우 외에도 ② 법상 국민의 신청에 대하여 일정기간 내에 이를 처리하도록 하고, 그 기간을 도과한 경우 이를 거부처분으로 간주하는 규정을 두는 경우에 그 기간을 도과한 경우도 거부처분에 해당한다. (2) 부작위의 개념 학설은 여기서의 부작위의 전제조건으로서, ① 당사자의 신청권 ② 상당한 기간의 경과 ③ 처분을 할 법률상 의무의 존재 ④ 처분을 하지 아니하였을 것을 들고 있다. 이 중, ① ‘당사자의 신청권’에 관하여서는, 법령상 신청권이 명시된 경우는 물론이지만, 이를 확대하여, “헌법의 기본권과 관련하여 또는 법해석상 신청권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를 포함한다”고 설명하는 입장도 있고, 판례도 이에 관하여 조리상의 신청권을 인정하고 있다. 다른 요건인 ② ‘상당한 기간의 경과’라는 것은 합리적으로 볼 때 사회통념상 당해 신청을 처리하는데 소요될 것으로 판단되는 객관적 기간을 의미한다고 본다. 처리기간에 대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해 규정이 훈시규정이거나 행정규칙에 규정되어 있더라도 그 기간의 경과로 인하여 본 요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본다. ③ ‘처분을 할 법률상 의무의 존재’는, 의무이행심판의 경우에 있어서는 행정청에게 처분을 할 법률상 의무가 있을 것을 의미한다. ④ ‘처분을 하지 아니하였을 것’은 행정청이 어떠한 처분(인용 또는 거부처분)도 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3) 신청권과의 관계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거부처분이나 부작위가 성립하기 위하여서는 ‘당사자의 신청권’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는 점에 관하여 현재 학설의 대부분 및 판례가 견해를 같이 하고 있으나, 신청권을 요하지 않는다는 반대의 견해도 있다. 3. 사안의 검토 (1) 본 사안의 진행 ① 대상토지 : 충남 공주시 의당면 덕학리 산 44의 2 임야 361,532㎡외 3필지 ② 1995. 1. 공주시장에게 위 토지상에 공원묘원 설치를 위한 재단법인 설립허가신청 및 사설묘지허가신청 ③ 1995. 3. 9. 공주시장이 충남도지사에게 위 재단법인허가 신청내용에 대하여 긍정적인 의견서 첨부하여 신청서 전달 ④ 1995. 3. 31. 충남도지사는 공주시장에게, ‘법인설립허가요건에 비추어서는 적합의견이나, 대상토지가 농림 및 준농림지역으로서 집단묘지의 설치가 불가능하므로 현재로서는 재단법인 설립허가를 할 수 없고, 국토이용계획이 변경되면 법인설립을 허가할 방침’이라고 회신 ⑤ 1995. 12. 27. 공주시장은 위 사설묘지허가신청을 반려함(지역주민의 갈등이 있을 것이라는 이유로) ⑥ 1996. 1. 8. 청구인이 충남도지사를 상대로 하여 국토이용계획변경요청절차이행심판청구 ⑦ 1996. 3. 30. 인용재결(충남도지사는 공주시장에게 이 사건 토지의 용도지역을 준도시지역(집단묘지지구)으로 변경하여줄 것을 요청하는 절차를 이행하라고 지시하라는 내용) ⑧ 1996. 1. 12. 공주시장은 위 재결의 취지에 따라 도지사에게 국토이용계획변경요청을 함 ⑨ 1996. 11. 4. 충남도지사는 공주시장의 위 요청을 반려(특이사유 없음) ⑩ 1996. 12. 17. 청구인이 위 반려처분취소심판청구(1997. 8. 29.자로 각하됨-도지사의 위 반려(1996. 11. 4.자)는 청구인에게 한 행정처분이 아니라는 이유) ⑪ 1997. 6. 19. 위 재단법인설립허가신청에 대한 이행청구심판 ⑫ 1997. 8. 26. 인용재결(그에 따라 1998. 5. 1.재단법인 설립등기 마침) ⑬ 2000. 9. 국토이용계획변경신청-아무런 조치 없었음 ⑭ 2001. 1. 국토이용계획변경결정이행심판청구(현재 계속중) (2) 관련법령의 검토 ① 현행 매장및묘지등에관한법률 제5조(사설묘지의 설치기준등) 제2항 제1호 가.목에는, 재단법인이 설치하는 사설묘지의 경우의 설치기준을 규정하고 있는데, (5)세목에서, “묘지는 도로, 철도, 하천 또는 그 예정지역으로부터 300미터 이상, 20호 이상의 인가가 밀집한 지역, 학교 기타 공중이 수시 집합하는 시설 또는 장소로부터 500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 설치하여야 한다. 다만, 토지의 상황에 의하여 지장이 없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되어 있음. ② 국토이용관리법 제7조(국토이용계획의 입안) 제4항에는, “관계행정기관의 장은 이 법 이외의 다른 법령에 의하여 지역·지구 또는 구획을 지정함에 있어서 제6조의 규정에 의한 용도지역의 지정 또는 변경이 필요한 때에는 이를 건설 교통부장관에게 요청하여야 한다. 이 경우 건설교통부장관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응하여야 한다”라고 규정되어 있음. ③ 동법시행령 제58조(권한의 위임) 제1항 제1의2호에서는, 위 제7조의 입안권한을 도지사에게 위임하고 있음. (3) 관련 법령의 합리적 해석론 대상 토지가 그 지상에 집단묘지의 설치가 불가능한 용도로 지정된 경우에는, 국토이용계획법상의 용도지역의 변경이 되지 않는 한 사설묘지의 허가를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임(허가의 전제요건임). 따라서 사설묘지허가신청을 위하여서는 논리적으로 국토이용계획법상의 용도지역변경에 대한 신청권이 전제가 되어야 함. 즉, 사설묘지허가신청권에는 이 경우 국토이용계획변경신청권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문제가 있음. 다만, 행정계획에 대하여 일반적으로는 변경신청권이 없다고 보는 것이 학설의 입장임. 4. 학설의 종합 및 사안의 경우 해석론 이상의 규정들과 사안의 진행과정을 종합하여 보면, 사설묘지허가신청을 위하여 국토이용계획의 변경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사설묘지허가신청권중에 국토이용계획변경신청권도 포함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사설묘지에 대한 허가신청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길이 될 것으로 본다. 그리고, 이와 같은 해석론이 앞서 본 바와 같이 신청권을 다소 확대하여 인정할 수 있다는 판례와 학설의 취지에도 반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그리고 구체적 사안에서의 타당성문제를 같이 고려한다면, 이 사안과 같이 사설묘지허가를 전제로 한 재단법인설립허가까지 난 상황에서 그 사업의 전제가 되는 사설묘지허가신청을 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은 신뢰보호의 원칙에도 반하는 것이 분명하므로, 그와 같은 입장에서도 구제의 기회(즉 청구인적격)를 인정하여야 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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