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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제조물
- 대법원 2022. 7. 14. 선고 2017다213289 판결에 대한 평석 -
제조물책임법의 적용범위와 소비자로서의 양계업자
이병준 교수(한국외대 로스쿨) · 김세준 교수(경기대 법학과) Ⅰ. 대상판결 1. 사실관계 원고 양계업자는 피고 동물의약품 제조사로부터 의약품을 공급받아 사육하고 있는 닭들에게 투여하였는데, 해당 의약품에 계란에 있어서는 안 되는 성분이 들어 있었고 이로 인하여 결국 원고는 계란을 공급하지 못하는 피해를 입어 피고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2. 대법원 판시 내용 대법원에서는 일단 "제조업자 등이 합리적인 설명, 지시, 경고 기타의 표시를 하였더라면 당해 제조물에 의하여 발생될 수 있는 피해나 위험을 피하거나 줄일 수 있었음에도 이를 하지 않은 때에는 그와 같은 표시상의 결함(지시·경고상의 결함)에 대하여도 불법행위로 인한 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 그와 같은 결함이 존재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을 할 때에는 제조물의 특성, 통상 사용되는 사용형태, 제조물에 대한 사용자의 기대의 내용, 예상되는 위험의 내용, 위험에 대한 사용자의 인식 및 사용자에 의한 위험회피의 가능성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는 기존의 법리를 전제로 하였다(대법원 2003. 9. 5. 선고 2002다17333 판결, 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7다52287 판결 등 참조). 그러면서 해당 사안을 다음과 같이 구체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피고가 제조·판매한 엔로트릴은 가축의 질병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동물약품으로, 주된 소비자는 원고와 같은 양계업자를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가축 사육업자들이지만 최종적인 소비자는 일반 시민들이므로, 이를 이용하여 생산하는 축산식품의 잔류 동물약품에 의한 오염 여부는 그에 따른 상당한 책임 문제가 수반되는 사육업자에게 중대한 의미를 갖는 사항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사정은 동물약품의 전문 제조·판매업자인 피고로서도 충분히 인식하거나 예상할 수 있는 것으로, 휴약기간 미준수의 경우 식육 등 축산식품에 약물이 잔류될 수 있어 '시간까지 정확히 계산하여 준수'하도록 한 엔로트릴의 권고사항에 비추어도 그러하다. 농림축산검역본부의 '동물약품 안전사용을 위한 10대 수칙'에서 휴약기간 동안 사료 통, 축사, 사료저장고 등을 완전히 청소한 후 약제가 들어있지 않은 사료와 물만 먹이라는 주의사항을 둔 것도 잔류 동물약품으로 인한 축산식품 오염의 위험성이 축산식품의 생산·판매 및 그 전제 되는 동물약품의 구입·이용에 있어 중요한 고려요소가 됨을 나타낸 것이라는 점에서 이를 뒷받침한다. 위와 같은 사유들은 그 직접 소비자인 사육업자들로서도 엔로플록사신에 표시된 휴약기간의 철저한 준수 외에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계분을 통한 간접 섭취 등 구체적 사육환경 하에서 휴약기간 준수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가능성을 고려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할 관리상 주의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위반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사정이 될 수 있겠지만, 그러한 내용의 소비자 측 귀책사유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앞서 본 엔로플록사신의 특성, 예상 가능한 사용형태, 그 안전성 혹은 위험성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와 인식의 정도, 예상되는 위험의 내용 및 그 위험회피를 위한 표시 등 조치의 난이도 및 신뢰 혹은 기대 가능성 등에 비추어,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형태로나마 그 간접 섭취(투약)에 따른 휴약기간의 변동(조정) 가능성을 전혀 언급하지 아니함에 따른 '제조물 책임법'상 표시상의 결함 및 피고의 책임을 전적으로 배제할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Ⅱ. 평석 대표적인 소비자 불법행위법으로서 제조물책임법이 있다. 그런데 제조물책임법을 살펴보면 어디에도 소비자라는 표현은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대상 판결에서는 양계업자를 달걀을 낳는 닭에 사용된 의약품의 소비자로 표현하면서 피고 제약회사의 책임을 인정하였다. 다른 요건이 충족되었다는 전제하에 양계업자가 제조물책임법상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여부와 양계업자를 소비자로 볼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보려고 한다. 1. 제조물책임법상 손해배상청구권자 제조물책임법 제3조 제1항은 "제조업자는 제조물의 결함으로 생명·신체 또는 재산에 손해(그 제조물에 대하여만 발생한 손해는 제외한다)를 입은 자에게 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정의규정도 제조업자에 관해서만 규정할 뿐(제2조 제3호), 동법에 따라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자에 대해서는 명시하지 않고 있다. 통상 매수인은 민법의 매매계약에 규정된 하자담보책임에 기해 충분한 보호를 받고 있으므로 제조물책임법은 제조자와 계약관계에 놓이지 않은 제3자, 즉 소비자를 보호대상으로 생각한다. 제3조 제1항에서 제조물에 대하여 발생한 재산상 손해를 제외하고 있는 것은 바로 매매계약관계에 있는 자들 사이에서는 하자담보책임이 적용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대부분의 국내문헌은 특별한 고찰 없이 제조물책임법상 손해배상청구권자를 소비자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제조물책임법이 소비자 안전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이라는 사고를 기초로 하는 결과이지만 특별한 근거는 없는 해석이다. 제조물책임법에서 주된 보호대상이 소비자라고 하여, 소비자가 아닌 자가 보호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물론 아니다. 즉 제조물책임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대상이 주로 소비자일 뿐 그 범위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유의하여야 한다. 이에 더하여 법문언상으로도 아무런 제한이 없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제정이유에서도 "제조물의 결함으로 인한 생명, 신체 또는 재산상의 손해에 대하여 제조업자 등이 무과실책임의 원칙에 따라 손해배상책임을 지도록 하는 제조물책임제도를 도입함으로써 피해자의 권리구제를 도모하고 국민생활의 안전과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하며 제품의 안전에 대한 의식을 제고하여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 향상을 도모하려는 것"라는 점을 밝히고 있으며, 소비자를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지 않다. 이와 같은 취지에 따르는 경우 제조물의 결함으로 생명·신체 또는 재산에 손해를 입은 자이기만 하면 제3조 제1항의 책임을 제조업자에게 물을 수 있다. 이러한 차원에서 대법원 판시내용에서 손해배상책임의 청구자 지위를 소비자로 표현하는 부분은 의문이 든다. 즉 대법원에서는 동물약품의 주된 소비자는 양계업자를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가축 사육업자들이지만 최종적인 소비자는 일반 시민들이라고 보고 있다. 2. 유럽연합과 독일법의 시각 유럽연합과 독일 제조물책임법에 의하면 하자 있는 제조물에 기하여 다른 물건에 대한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 해당 물건이 통상적으로 사적인 이용 내지 소비를 위한 것이고 손해를 입은 자가 이를 위하여 실제로 사용한 경우에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다. 즉 생명과 신체에 대하여 발생한 손해와 달리 재산상 손해에 대하여 소비물이고 실제로 소비하였을 것을 요건으로 제한하고 있다. 양 요건이 중첩적으로 충족되어야 하므로 영업상 사용하는 제품인 경우에는 비록 사적인 목적으로 이용 내지 소비를 하였더라도 보호를 받지 못하고, 사적인 목적의 제품이더라도 영업상 사용한 경우에는 보호를 받지 못한다. 이 규정의 입법목적을 쉽게 파악하기는 어려우나, 입법이유에서는 영업 또는 직업상 제조물을 사용하는 자는 그 법률관계를 계약법적으로 제대로 규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제조물책임법은 제조자의 계약상대방뿐만 아니라 계약관계에 놓이지 않은 제3자의 보호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위 입법이유가 모든 경우에 타당한 것은 아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우리 법과 달리 이 규정을 통하여 재산상 손해에 대한 배상청구는 사적인 이용 내지 소비로 제한된다. 그리고 사적 이용 내지 소비가 인정하기 위해서는 제조물이 영업 또는 직업목적이 아닌 영역에서 이용 내지 소비되어야 한다. 이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지위가 인정되기 위하여 피해자가 소비자이어야 하는지에 관하여는 학설이 대립하고 있다. 따라서 유럽연합 내지 독일법상으로는 양계업자는 영업목적으로 이용한 자에 해당하기 때문에 제조물책임법에 기한 책임을 묻지 못한다. 3. 결론 제조물책임법에서는 손해배상청구의 주체를 특별히 제한하고 있지 않으므로 제조물의 결함으로 인하여 손해를 입기만 하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지위에 있게 된다. 따라서 대법원에서 해당 사안에서 표시상의 결함을 인정하는 한편 사업을 목적으로 의약품을 구입한 양계업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자격을 인정하는 것은 타당하다. 다만 판시내용에서 양계업자를 소비자로 표현한 것은 문제가 있다. 왜냐하면 의약품을 구매하여 사용 내지 소비하였더라도 그 목적이 영리적인 것에 있는 한 사업자이지 소비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즉 사용 내지 소비하는 행위가 이루어지더라도 사업 내지 직업 목적으로 한 경우에는 사업자이고 사적인 목적으로 한 경우에 소비자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아무리 방론적인 설명에서 사용된 것이라도- 양계업자를 법률적 개념인 소비자로 표현한 것은 문제가 있다. 특히 제조물책임법을 대표적인 소비자 불법행위법으로 인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라는 개념을 사용하면 마치 소비자인 경우에만 청구주체가 되는 것으로 오인할 여지가 있다. 한편 비교법적인 측면에서 보면 유럽연합과 독일의 입법자는 재산상 손해의 경우 영리목적으로 사용한 경우에는 보호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으며 소비재를 소비목적으로 실제로 사용 내지 소비한 경우에 대하여만 제조물책임을 긍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제한은 입법차원의 문제이므로 대상 판결에서 고민해야 할 사항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이병준 교수(한국외대 로스쿨)·김세준 교수(경기대 법학과)
제조물책임
표시상결함
소비자
이병준 교수(한국외대 로스쿨)·김세준 교수(경기대 법학과)
2022-09-19
기업법무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6다16191 판결 -
이사의 충실의무와 회사기회유용금지
I. 사실관계 甲은 스포츠용품 수출입업을 운영하는 A회사에서 1981년부터 2011년까지 30년간 이사 또는 대표이사를 지냈다. 甲은 A회사에 속해 있던 기간 중인 1987년 별도의 회사를 설립해 1990년까지 대표이사로 지냈다. 甲은 최소 1987~1990년에는 두 회사의 대표이사로 있었다. 그런데 甲이 신설한 B회사는 종전까지 A회사가 운영하던 골프용품 수입업에 손을 댔다. A회사가 외국 골프용품 제조사와 체결한 독점 판매 계약이 끝나는 기간에 B회사는 해당 제조사에 접근했던 것이다. A회사가 종전까지 10년간 독점 판매했던 골프용품의 국내 판매권은 전적으로 B회사에 귀속됐다. 이 여파로 A회사는 결국 경영난을 겪다가 해산됐다. 甲은 B회사의 지분을 해외 유명 스포츠브랜드에 200억원 이상을 받고 팔았다. 이에 A회사의 주주가 甲을 상대로 경업금지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II. 판결요지 원심은 甲 측(甲은 소송 진행 도중 사망해 그 유족들이 소송을 이어받았다)이 A회사 주주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하면서도, B회사가 침해한 A회사의 '영업권' 가치가 손해에 포함돼서는 안 된다고 판시하였다. 원심 재판부는 "A회사가 외국 제조사 제품의 수입, 판매업을 하지 못함으로써 일실이익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골프용품 사업부문 영업권'에 손해를 입었다는 원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즉 "B회사가 매각한 골프용품 사업부문의 영업권은 B회사가 그간 형성한 자본을 재투자하고 고유의 노력을 기울여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는 등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대법원에서는 甲 측이 A회사 주주에게 물어줘야 할 손해배상액에 '영업권'가치를 배제한 원심 판단이 잘못됐다며 파기환송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甲이 A회사의 사업기회를 유용해 B회사로 하여금 그 사업을 영위하게 한 것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 내지 충실의무를 부담하는 회사 이사로서 해서는 안 되는 회사의 사업기회 유용행위에 해당한다"며 "B회사가 골프용품 사업을 제3자에게 매각해 얻은 영업권 상당의 이익에는 B회사가 직접 형성한 가치 외에 A회사가 상실한 독점판매 계약권의 가치도 포함돼 있다고 봐야한다"고 판시했다. 또 "원심으로서는 B회사가 골프용품 사업부문을 제3자에게 양도하고 받은 양도대금 중 A회사의 사업기회를 이용해 수년간 직접 사업을 영위하면서 스스로 창출한 가치에 해당하는 부분을 제외하고 A회사가 빼앗긴 사업기회의 가치 상당액을 산정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이를 A회사의 손해로 인정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III. 평석 1. 경업금지의무 위반 경업금지에 관하여 상법 제397조 제1항에 의하면, 이사는 이사회의 승인이 없으면 ① 자기 또는 제삼자의 계산으로 회사의 영업부류에 속한 거래를 하거나, ② 동종영업을 목적으로 하는 다른 회사의 무한책임사원이나 이사가 되지 못한다. 강학상 ①은 경업금지, ②는 겸직금지라고 부른다. A회사의 대표이사 甲은 문제되는 기간 중 2003년 4월 11일 이후에는 경쟁업체인 B회사의 이사로 재직하지 않았으므로 ②의 겸직금지의 적용에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대법원은 "이사는 경업대상 회사의 이사, 대표이사가 되는 경우뿐만 아니라 그 회사의 지배주주가 되어 그 회사의 의사결정과 업무집행에 관여할 수 있게 된 경우에도 자신이 속한 회사 이사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는 기존 판례(대법원 2013.9.12. 선고 2011다57869 판결, 신세계 주주대표소송)를 확인하면서 상법 제397조 제1항 위반으로 보았다. ①의 경업금지 위반으로 구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 회사기회유용금지 회사기회유용과 관련하여 위 행위 당시에는 2011년 개정 상법 제397조의2가 적용되지 않으므로 일반적인 이사의 선관주의의무 및 충실의무로 회사기회 유용금지의무가 도출되는지 문제되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이사는 이익이 될 여지가 있는 사업기회가 있으면 이를 회사에 제공하여 회사로 하여금 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고, 회사의 승인 없이 이를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하여서는 아니된다"는 기존 판례(대법원 2013.9.12. 선고 2011다57869 판결)를 확인하면서 이를 긍정하였다. 결국 甲이 "1999년경부터 2005년 말경까지 상법 제397조 제1항이 규정한 경업금지의무를 위반하고, 2006년경부터 2011년경까지 일본 던롭 제품의 독점 수입, 판매업이라는 A회사의 사업기회를 유용함으로써 A회사 이사로서 부담하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 및 충실의무를 위반한다"고 보았다. 2005년 말을 기준으로 한 것은 그 시점에 A회사와 일본 던롭사간 계약기간이 종료되었기 때문이고, 2011년경을 기준으로 한 것은 2011년 2월경 B회사가 골프용품 사업부분을 제3자에게 양도하였고, 같은 해 8월 A회사가 해산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3. 손해배상의 범위 원고는 경업금지의무 위반에 따른 개입권(상법 제397조 제2항) 대신 일반적인 손해배상을 주장하였다. 또한 2011년 상법 개정 이전 사안이므로 회사기회유용금지 의무위반에 대하여는 손해추정 조항(현행 상법 제397조의2 제2항)도 적용되지 않았다. 쟁점이 된 것은 ① 일실 영업수익의 범위와 ② 영업권의 가치였다. 먼저 ① 일실 영업수익 계산방식은 경업금지 위반 및 회사기회유용에 동일하게 적용되었다. 원심은 A회사의 매출액 감소분은 B회사의 매출액 상당액이라 할 것이므로, 여기에 A회사 고유의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甲의 임무위배행위 이전 기간을 기준으로 산정)을 곱하여 산정하였다. 실제로는 손해분담의 공평을 고려하여 손해배상책임을 60%로 제한하였다. 대법원은 이 부분 원심 판단을 수긍하였다. 한편 ② 영업권 상당 손해액은 회사기회 유용에 관하여만 문제되었다. 원심은 A회사가 2011년 8월 4일 해산함으로써 그 이후 영업을 통해 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없다는 점, B회사가 2011년 2월 제3자에 골프용품 사업부분을 매각하고 수령한 대금 중 영업권 상당액은 실제 B회사의 고유 노력에 의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들어 별도로 인정하지 않았다. 결국 영업권 중 B회사가 스스로 창출한 가치에 해당하는 부분을 제외하고 A회사가 빼앗긴 사업기회의 가치 상당액을 산정하는 방법으로 A회사의 손해를 인정했어야 한다고 보았는데, 타당한 것으로 평가된다. 4. 손해배상액 산정 2심 법원은 손해배상액 산정에 있어 구간을 나누지 않고 'A회사의 매출액 감소분 × A회사 매출액 대비 순이익율'의 산식에 따라 A회사의 일실손해액을 산정하였다. 이 방식은 비교적 타당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런데 2심 법원은 상법 제397조의2 제2항 규정을 적용하지 않았다(이러한 2심 법원의 입장은 대법원에서도 그대로 유지되었다). 이 사건의 사실관계는 상법 제397조의2가 신설되기 이전에 발생한 것은 맞지만, 2011년 개정 상법 부칙 제3조에 의하면 동 규정은 시행 전에 발생한 사항에도 개정상법규정을 적용하도록 되어 있어, 이 사건의 손해배상액 산정에 상법 제397조의2가 적용되는 것이 원칙이었다. 2심 법원은 이를 인정하면서도 상법 제397조의2를 직접 근거로 하는 손해배상사건이 아니고 이 사건과 같이 상법 제399조에 근거하여 이사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사건에는 상법 제397조의2 제2항을 직접 적용할 수 없다는 형식적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상법 제397조의2 제2항의 입법취지를 생각해 볼 때, 회사기회유용이라는 충실의무 위반사건에서 상법 제399조를 근거로 제기한 소송과 상법 제397조의2를 근거로 제기한 소송을 구분하여 다른 증명책임 법리를 적용하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만일 상법 제397조의2 제2항을 적용했다면, 회사기회 유용금지 위반에 해당하는 구간의 손해배상액 산정에 있어서는 이사 甲 이나 제3자(B회사)가 얻은 이익을 손해로 추정하면 된다. 만일 상법 제397조의2가 온전히 적용되었다면 대법원이 원심과 달리 손해배상액의 범위에 포함된다고 결정한 골프용품 사업부분 매각 대금 중 영업권의 상당액을 추정의 법리로 쉽게 해결할 수 있었을 것이다. IV. 결언 본 판례와 관련하여 회사기회유용금지 제도의 올바른 운영방안을 정립하기 위하여는 현행 상법규정을 다음과 같이 개정·보완할 것을 제안한다. ① 현행 상법은 회사기회유용금지 규정의 적용대상을 이사와 집행임원으로만 한정하고 있으나 회사기회유용은 지배주주에 의해서도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우리나라의 경제 현실을 고려하여 지배주주도 적용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② 우리나라 상법에는 미국과 독일에서 인정되는 피소된 경영자의 항변사유와 관련된 명확한 규정이 없으므로 법해석상 회사가 법적·재정적·구조적 능력 등을 가지고 있지 못한 경우에는 경영자의 항변사유를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③ 회사기회유용금지 위반이 있는 경우 실질적인 구제를 위해서는 위반의 효과로서 경업금지 위반의 경우처럼 개입권을 도입·인정할 필요가 있다. 최완진 명예교수 (한국외대 로스쿨)
경업금지의무
영업권
회사기회유용
최완진 명예교수 (한국외대 로스쿨)
2019-10-17
김기섭 변호사(서울)
부당한 공동행위에서 합의의 추정과 그 복멸
Ⅰ. 사건의 개요 1. 사실관계 가. 진로쿠어스맥주 및 소외 오비맥주, 소외 하이트맥주는 맥주의 제조 및 판매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제2조 제1호 소정의 사업자들이고, 맥주 3사의 1997년말 맥주 거래분야에서의 시장점유율은 99.9%(하이트맥주 47.5%, 오비맥주 35.4%, 진로쿠어스 17.1%)에 이르고, 맥주 3사의 맥주판매금액은 출고가격 기준으로 주류시장 전체의 약 51%에 이른다. 나. 하이트맥주는 1998. 2. 21. 오비맥주는 같은 달 23., 진로쿠어스는 같은 달 24. 병맥주, 캔맥주, 생맥주의 규격별 출고가격을 동일한 인상률로 순차 인상하였다. 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맥주 3사가 동일 인상률로 인상한 행위가 법 제19조 제1항 제1호 소정의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1999. 5. 26. 전원회의 의결 제99-76호로 맥주 3사에 대하여 시정명령, 법위반사실 공표명령 및 과징금 납부명령을 하였다. 2. 원심의 판단 가. 맥주 3사는 맥주의 종류별, 규격별 가격을 동일한 인상률을 적용하여 일제히 인상한 후 이 사건 처분이 있을 때까지 그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여 왔던 점이 인정되고, 이러한 동일한 인상률에 의한 공장도 가격 인상행위는 그 가격결정에 관한 공동행위로 추정된다 할 것이다. (부당한 공동행위의 추정) 나. 맥주 3사의 가격 공동행위는 독점시장에서와 같이 절대적이라고 보이므로 그들의 위 행위는 국내 맥주 공급시장에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수 있는 행위인 점도 인정된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맥주 3사의 가격 인상의 공동행위는 법 제19조 제5항의 규정에 의하여 같은 조 제1항 제1호의 부당한 공동행위를 한 것으로 일응 추정된다 할 것이다. (실질적 경쟁 제한성) 다. ① 재정경제원과 국세청과의 사전협의 내지 사전승인이 법령에 명문의 규정이 없는 일이라고 하더라도, 행정지도 등을 통하여 가격 인상률을 사실상 통제하여 온 점, ② 재정경제원과 국세청은 맥주 3사의 가격 인상 요구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인상률만을 허용함으로써 맥주 3사는 허용된 인상률 전부를 가격에 반영할 수밖에 없게 되어 맥주 3사의 맥주가격 인상률이 동일해질 수밖에 없는 점, ④ 국세청은 가격선도업체와 협의된 종류별, 용량별 구체적인 가격 인상내역을 다른 맥주 제조업체에게 제공하고, 다른 업체가 이를 모방한 인상안을 제시하면 그대로 승인하여 왔고, 그 인상시점 또한 국세청의 지도에 따라 결정되는 점 등을 종합하면, 가격선도업체인 오비맥주가 재정경제원으로부터 인상한도율을 허용 받고 국세청과의 협의 및 승인을 거쳐 종류별, 용량별 가격 인상률을 확정하였고, 하이트맥주와 진로쿠어스도 오비맥주의 가격 인상률을 일방적으로 모방한 가격 인상안을 제시하고, 국세청의 승인까지 받음으로써 결과적으로 맥주 3사의 인상률이 동일하게 되었던 것일 뿐, 맥주 3사간의 의사의 연락에 의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되므로, 이 사건 가격 인상에 관한 합의 추정은 복멸되었다. (추정의 복멸) Ⅱ. 대법원 판결이유 가. 구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1999. 2. 5. 법률 제58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 제5항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가 ‘2 이상의 사업자가 법 제19조 제1항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는 사실과 그것이 ‘일정한 거래분야에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행위’라는 사실을 입증하면, 이에 추가하여 사업자들의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인 합의 또는 양해를 추정하게 할 정황사실을 입증할 필요 없이, 그 사업자들이 그러한 공동행위를 할 것을 합의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그러한 추정을 받는 사업자들로서는 공동행위의 합의가 없었다는 사실을 입증하거나 위 일치된 행위가 합의에 따른 공동행위가 아니라는 점을 수긍할 수 있는 정황을 입증하여 그 추정을 복멸시킬 수 있다. 나. 맥주 3사의 동일한 가격인상률에 의한 맥주가격인상이 맥주 3사 간의 의사 연락에 의한 것이 아니므로 부당한 공동행위의 합의가 있었다는 추정이 복멸되었다는 원심의 판단을 수긍한다. Ⅲ. 판례연구 1.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한 규제 가. 부당한 공동행위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이하 ‘법’이라 약칭한다) 제19조 제1항은 “사업자는 계약·협정·결의 기타 어떠한 방법으로도 다른 사업자와 공동으로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행위를 할 것을 합의(이하 ‘부당한 공동행위’라 한다)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여 부당한 공동행위를 규제하고 있다. 법 제19조 제1항 각호의 1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으면 바로 부당한 공동행위가 되어 규제가 되며 실제로 행위가 나갔는지 여부는 부당한 공동행위의 성립에 지장이 없다. 따라서, 합의의 존재를 입증하는 것이 부당한 공동행위를 규제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하게 되는데,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사업자간의 합의는 은밀하게 이루어지고 증거를 남기지 않는 경향이 있음에 따라 경쟁당국이 사업자간 합의의 존재를 직접증거에 의해 입증하기는 더욱 곤란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나. 입증곤란 해소를 위한 합의의 추정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한 합의의 입증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하여 법 제19조 제5항에서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합의를 추정하는 규정을 두고 있는데, 이에 대하여 입법론적으로 법률상 추정이 필요한가에 대해 비판이 있으며 현재 추정 조항의 해석과 관련해서도 그 요건 및 효과에 대해 많은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위 제5항과 관련하여 대법원은 2002. 3. 15. 선고 99두6514,6521 판결(이하 ‘커피사 판결’이라 한다)에서 최초로 견해를 밝힌 이래 2002. 5. 28. 선고 2000두 1386 판결(이하 ‘화장지사 판결’이라 한다)에서는 화장지 제조사간의 단순한 가격모방행위에 대해 공동행위 합의의 추정이 번복된다고 판시한 바 있는데, 대상판결은 이에 이어 행정지도가 합의의 추정을 복멸시킬 수 있는 요소임을 밝혔다는데 의미가 있다. 2. 합의의 추정 가. 합의 추정의 의의와 취지 위 제5항은 “2이상의 사업자가 일정한 거래분야에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제1항 각호의 1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고 있는 경우 동사업자간에 그러한 행위를 할 것을 약정한 명시적인 합의가 없는 경우에도 부당한 공동행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한 입증책임을 전환시키는 법률상의 추정으로서, 사업자는 추정의 전제요건인 간접사실의 부존재를 입증하거나 합의에 따른 것이 아닌 독자적인 경영판단의 결과임을 입증함으로써 추정을 복멸시킬 수 있다. 위 5항의 취지에 대하여, 대법원은 커피사 판결에서, 공정거래위원회로 하여금 합의를 입증하는 것에 갈음하여 “2 이상의 사업자가 법 제19조 제1항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하 ‘행위의 외형상 일치’라 한다)과 그것이 ‘일정한 거래 분야에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행위’라는 사실(이하 ‘경쟁제한성’ 이라 한다)의 두 가지 간접사실만을 입증하도록 함으로써,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한 규제의 실효성을 확보하고자 함에 있다고 판시하고 있다. 나. 추정의 요건 (1) 행위의 외형상 일치 우선 2이상의 사업자가 법 제19조 제1항 각호의 1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인정되어야 한다. 행위가 외형상 일치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므로 의식적 병행행위나 동조적 행위보다 더 넓은 개념이라 할 것이다. 사안의 경우 맥주3사가 1998. 2. 21.부터 같은 달 24.까지 사이에 맥주의 종류별, 규격별 가격을 동일한 인상률을 적용하여 일제히 인상한 후 이 사건 처분이 있을 때까지 그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여 왔던 점을 근거로 행위의 외형상 일치를 인정하였는데, 인상시기가 매우 근접해 있고 인상폭이 동일했던 점에 비추어 보아 이러한 법원의 판단은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 (2) 실질적 경쟁제한성 대법원은 합의 추정의 요건으로 행위의 외형상 일치 외에 그것이 일정한 거래 분야에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행위라는 사실이 입증되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는데, 이는 위 5항에서 “일정한 거래분야에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제1항 각호의 1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고 있는 경우”라고 규정하고 있는 현행법 해석상 추정의 요건으로 보는 것은 타당한 것이다. 대법원이 ‘실질적 경쟁제한성’을 판단하는 판단기준 요소에 있어 시장구조 즉 시장점유율을 평가한 시장지배력의 형성에 더 큰 비중을 두어 판단하고 있는 점만은 명백한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판례의 태도 변화는 타당한 것이다. 3. 추정의 복멸 가. 대상판결이 의의를 갖는 점은 추정을 복멸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판단기준의 하나로서 행정지도에 따른 행위를 인정하였다는 점이다. 행정지도는 일정한 행정목적 또는 행정질서를 실현시킬 목적하에 이루어지는 것으로서 비권력적인 사실행위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행정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행정운영의 탄력성을 확보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한편 실질적으로 규제작용을 하고 그 내용이나 책임소재가 명확치 않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으나, 현실적 편의성으로 인해 광범위하게 이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나. 행정절차법 제48조 제1항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부당하게 강요되어서는 안된다고 명시하고 있으나, 주무부서의 행정지도는 관계 기업에게 사실상 규제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고려하면 행정지도로 인해 행위의 외형상 일치를 이루었다하여 이를 사업자의 부담으로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대상판결에서도 대법원은 재정경제원과 국세청이 맥주가격결정에 협의를 하거나 승인을 하는 명문의 규정은 없으나 행정지도를 하여왔고 맥주3사간에 인상시기나 인상률이 동일하게 된 가장 큰 이유를 사업자 간의 합의가 아니라 그 규제작용의 결과로 본 것이다. 4. 맺는말 추정 조항이 적용되는 경우 사업자들로서는 추정을 번복시키기가 매우 어렵고 과연 어떠한 사정들이 추정을 번복시킬 수 있는 사유가 되는지 명확치가 않았는데, 대상판결은 대법원이 가격인상의 경우 비록 행위의 외형상 일치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관계당국의 행정지도에 의한 결과라면 합의의 추정이 번복된다고 밝힌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대법원은 화장지사 판결에 이어 제5항 추정의 다른 요건인 ‘실질적 경쟁제한성’과 관련하여 앞선 커피사 판결과는 다르게 판단기준을 완화하고 있는데, 향후 대법원이 이러한 기준을 이어 나갈 것인지 여부가 주목된다.
2005-12-12
하종선변호사
제3자에 의한 계약침해소송
미국이 우리보다 훨씬 폭넓게 인정하는 것중의 하나가 제3자에 의한 계약침해이다. 제3자에 의한 계약침해가 로마법에서 이미 인정되었다는 설도 있으나 영미법상 그 효시는 1853년 영국에서 선고된 Lumley v. Gye(2 El. & B1. 216, 118 Eng Rep. 749) 판결이다. 이 판결은 A극장에서 공연하기로 되어 있는 가수 B를 C극장 주인이 꼬드겨 가수 B로 하여금 A극장과의 계약을 파기하고 C극장에서 공연하도록 한 것이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판시하였다. 초기에는 제3자에 의한 계약침해가 고용계약에 국한되어 인정되었으나 그 후 부동산중개계약, 물품공급계약 등 모든 계약으로 확대되었다. 제3자에 의한 계약침해는 현재계약에 대한 침해(interference with present contract)와 장래계약관계에 대한 침해(interference with prospective contractual relations)의 두가지 유형으로 나누어진다. Lumley v. Gye사건은 전자의 예인데, 미국판례는 취소사유가 있는 계약(viodable contract)이나 일방적으로 해지할 수 있는 계약(contracts terminable at will)도 대상이 된다고 보고 있다. 후자의 예로는 제3자가 물품제조업자로 하여금 기존의 대리점계약의 갱신을 거부하고 자기를 신규대리점으로 임명하도록 유인한 경우를 들 수 있고, 경쟁과정에서의 침해사례로서 Loral사가 로비스트 린다김을 내세워 백두사업 사업권을 따낸 것과 관련하여 경쟁사였던 Korea Supply Co.가 제기한 소송이 캘리포니아주법원에서 진행중에 있다.(Korea Supply Co. v. Lockheed Martin Corp., et. al, Supreme Ct. of California, S100136) 1853년 영국서 선고된 Lumley v.Gye 판결이 영미법상 효시 초기엔 고용계약에 국한... 점차 물품공급계약 등 모든 계약으로 확대 취소사유가 있는 계약이나 일방적으로 해지할 수 있는 계약도 대상 제3자에 의한 계약침해소송의 핵심은 계약침해 의도의 입증인데, 이는 제3자가 계약당사자 일방을 어떠한 수단을 동원하여 계약을 파기하도록 유인하였는가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자유경쟁의 관점에서 정당하다고 보여지는 방법으로 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시(offer of better terms)하는 것은 계약침해에 해당되지 않지만, 반면에 제3자가 구매자에게 제조원가에 못미치는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할터이니 다른 업자로부터 구입하려는 계약을 파기하라고 적극적으로 권유한 것은 계약침해에 해당된다.(The Cumberland Glass Manufacturing Co. v. Charles Dewitt, 87 A. 927) 또한, 제3자가 계약당사자 한쪽에게 거래거절(refusal to deal)의 위협을 해서 기존계약을 파기하도록 한 경우에는 계약침해가 용이하게 인정된다. 포드자동차딜러사의 사장인 원고가 포드자동차 딜러협회에서 적극적인 활동을 하는 것이 못마땅했던 피고 포드자동차사가 딜러사에게 원고와의 고용계약을 파기하지 않으면 딜러계약을 해지하겠다고 위협한 경우에 계약침해가 인정되었다.(Smith v. Ford Motor Co., et. al., 221 S.E.2d 282) 그리고, 미국판례는 제3자가 계약당사자들로 하여금 계약을 변경하도록 하는 것도 계약침해에 해당될 수 있다고 본다. 원고들은 제조사인 Fabricated사와 독점공급계약을 맺고 정원용 보관함을 공급받아 이를 피고 Sears백화점에 납품함으로써 이윤을 남기고 있었는데, Sears백화점은 원고들이 너무 많은 이윤을 남긴다는 것을 알고서 Fabricated사에게 압력을 행사하여 원고들과의 독점공급계약을 변경하여 Fabricated사가 Sears백화점에게 직접 납품하고 원고는 기존이윤보다 적은 금액의 커미션을 받도록 한 사안에서 배심원들은 원고들에게 3만불의 실제손해배상 및 9만불의 징벌적손해배상을 평결하였고 이는 연방제7항소법원에서 확정되었다.(Hannigan and Tru-Han Corp. v. Sears, Roebuck & Co., 410 F.2d 285)
2004-01-01
하종선 변호사
의약품 소송
올해초 Newsweek지는 어린이 정신병에 관한 특집을 실었다. 두 자녀가 심한 정신병에 시달리는 한 가정을 기자가 밀착 취재했는데, 비록 이 아이들이 가끔 심한 발작을해서 주위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지만, 아침식사를 아버지의 기도로써 시작하고 보통 아이들처럼 스쿨버스를 타고 학교에 가서 공부하고 돌아오는 정상적인 삶을 사는 모습을 생생하게 그렸다. 기사는 이와 같은 정상생활이 가능하게된 것은 정신병의 원인을 제어하는 신약덕분이라고 전하면서, 정신병은 귀신이 들린 것이 아니라 하나의 질병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를 치료하기 위한 신약이 개발되어 정신병의 고통으로부터 해방되는 날이 속히 오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끝을 맺고 있다. 신약의 부작용 알고도 사용자에 경고하지 않은 경우 제조물 책임 인정 다이어트 약으로 인한 심장판막손상 환자들 집단소송 25억불에 화해 이처럼 약은 우리를 질병과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에 너무나 고마운 것이지만, 약도 하나의 제품이기 때문에 제조회사가 부작용에 대해서 충분한 독성시험 및 임상시험을 하지 않고 이를 판매하거나, 판매후에 신약의 부작용이 있음을 알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시정하는 조치나 판매중단 조치를 취하지 않거나, 또는 부작용에 대하여 사용자가 그 위험을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이고 강렬한 경고를 하지 않은 경우에는 제조물책임이 인정되고 있다. 의약품은 우리의 생명·신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자동차, 화학품 등과 함께 PL소송이 가장 많이 제기되는 품목이다. 근래 문제되었던 대규모 의약품 PL소송으로는 「Fen-Phen 집단소송」을 꼽을 수 있다. 이 집단소송은 「Pondimin」과 「Redux」라는 다이어트 약으로 인해 심장판막손상 등 부작용에 시달리는 환자들에 의해서 제기된 소송이다. 「Pondimin」의 주성분은 Fenflura-mine 인데, 이는 위액분비를 억제하는 신경전달물질인 serotonin의 혈중농도를 조절하여 식욕을 감퇴시킨다. Fenfluramine의 부작용을 완화시키는 중화제가 Phentermine인데, 1992년 Weintraub 박사가 Fenfluramine과 Phentermine을 동시에 복용하는 “Fen-Phen” 요법을 소개하면서 Pondimin의 판매는 급증하여 95년 1월부터 97년 9월까지 4백만명이나 이를 복용했다. 「Redux」는 Fenfluramine의 4촌쯤 되는 Dexfenfluramine이 주성분인데 혈중 serotonin 농도를 조절하는 Pondimin과는 달리 뇌신경에 직접 작용하여 serotonin의 분비를 촉진하고 이의 흡수를 저해함으로써 식욕을 감퇴시키는 약으로서 96년 6월부터 97년 9월까지 2백만명이 이를 복용했다. 1997년 Mayo Clinic이 24명의 여환자에게서 Pondimin, Redux와 특정형태의 심장판막질환 간의 관련성이 인정된다는 역학분석결과를 공개하면서, FDA가 이들 약품의 리콜을 권고하고 제조사인AHP(American Home Product)사가 이를 받아들여 판매가 중단되었다. 이후 이들 약품을 복용한 수만명이 연방 및 주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하였다. 소송과정에서 AHP사에 의한 6백만건의 문서제출 및 100명의 AHP직원들에 대한 변론전 증인신문이 실시되었고, 그 결과 AHP사가 심장판막손상으로 인한 혈액역류 부작용에 대하여 임상결과보고서나 부작용보고서(Adverse Event Report) 등에 의해 알았으면서도 이와 같은 부작용에 대하여 경고를 하지 않고 판매를 계속한 것이 밝혀졌다. 이에 AHP사는 99년 여름 배심원재판이 시작되기 직전 소송에 패소하게 되면 이미지에 손상을 입어 다른 약품의 판매에 타격을 받는 것을 염려하여 원고들과 25억불에 화해하였다.(Brown et. al v. American Home Products Corp Diet Drugs, No.99-20593, E.D. Pa.) (jasonha@lawdw.com)
2003-09-25
하종선 변호사
95년이후 발병 '고엽제 소송'
고엽제(Agent Orange)는 월남전에서 정글을 이용하여 매복기습작전을 펴서 미군들을 많이 희생시킨 베트콩들이 숨지 못하게 하기 위하여 사용된 제초제이다. 미국정부는 방위생산법(Defense Production Act)에 기하여 Dow Chemical 등 7개 업체에게 제조·공급명령을 내려 고엽제를 공급받아 종전때까지 막대한 양을 정글지역에 살포하였다. 94년 말까지 발견된 후유증만 보상하도록 한 화해안은 적법절차 위배 95년 이후 암발병한 피해자의 소송은 종전판결의 기판력에 저촉 안돼 연방 대법원서 확정...최근 발병한 우리나라 참전용사들에게도 적용 고엽제에는 발암물질인 다이옥신(dioxin)이 포함되어 있어서, 참전용사들에게 피부암, 기형아출생, 말초신경병등 다양한 후유증을 초래하였다. 그리하여 79년 1월 월남참전용사와 그 가족들이 7개 제조사와 미 연방정부를 상대로 집단소송(Class Action)을 뉴욕연방지방법원에 제기하였다. 이 집단소송에서 첨예하게 대립된 쟁점은 ① 어느 회사가 제조한 고엽제에 의하여 피해를 입었는지 입증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7개 제조사에게 시장점유율에 따른 공동책임을 인정하는 enterprise liability 이론을 적용할 수 있는지, ② 제조사들이 다이옥신의 위험성에 대하여 이를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미 연방정부에 경고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하여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③ 제조사들이 미연방정부 방위생산법에 기하여 명령을 받고 고엽제를 납품했기 때문에 대정부공급자항변(government contractor defense)에 기하여 면책받을 수 있는지 여부였다. 이 집단소송은 84년 5월 배심원재판 시작직전에 7개 제조사들이 1억 8천만불을 지급하기로 하는 화해안이 합의됨으로써 종결되었는데, 담당판사였던 Weinstein판사는 이같은 화해안이 공평하다고 판단하면서 첫번째와 두번째 쟁점에 대하여 원고측에 긍정적인 의견을 피력하였다.(In re “Agent Orange” Product Liability Litigation, 597 F. Supp. 740) 그런데, 1억8천만불의 고엽제 화해기금은 94년말까지 발병된 참전용사에게만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되어 있었고 95년 이후 발병된 사람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는 규정은 결여되어 있었다. 게다가, 94년말 남은 화해기금마저도 월남참전 용사들을 지원하는 단체들에게 배분된 후 기금이 완전히 폐지되었다. 이와 같이 95년 이후 발병된 고엽제 후유증에 피해자에게는 보상금이 지급될 수 있는 길이 막히게 되었다. 그리하여 95년 이후 발병된 참전용사가 제기하는 고엽제 소송을 허용할 것인지, 아니면 84년 집단소송화해안승인판결의 기판력에 의하여 그와 같은 소송이 금지된다고 보아야 하는지가 문제되기 시작하였다. 최근 미연방대법원은 95년이후 암이 발병된 월남전참전용사의 소송이 고엽제 집단소송화해안승인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Dow Chemical Co., et al. v. Daniel Raymond Stephenson et al.) 원고 Stephenson은 헬기조종사로 5년간 참전하였는데 98년에 골수암 진단을 받았고, 원고 Isaacson은 고엽제살포항공기대대에서 2년간 근무했는데 96년에 비호지킨스씨 림프종 진단을 받았다. 원심인 연방제2항소법원은 84년 화해안이 모든 향후 클레임을 해결하려고 하면서 94년말까지 발견된 후유증에 대하여만 보상하도록 규정하고, 화해기금이 94년말 폐지되도록 허용한 것은 동 화해안에서 95년 이후 발병한 원고들의 이익이 적절히 대변되었다(adequately represented)고 볼 수 없어 적법절차(due process)에 위배된다고 보아야 하며, 따라서 원고들의 소송은 기판력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는데(Stephenson v. Dow Chemical Co., No. 007455), 미연방대법원이 이를 확정함으로써 95년 이후 발병 고엽제소송의 길을 열어주었다. 이 판결은 최근 발병된 우리나라 참전용사들에게도 적용된다고 보여져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2003-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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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사실혼 배우자에게 숨진 배우자 재산 상속 권리 부여 않은 민법 조항 합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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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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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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