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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행정법학회 행정판례평석] ⑧ 조례에서 정한 수도시설 분담금의 근거 법률과 법적 성질 및 납부의무자인 주민의 의미
대상판결은 수도급수 조례에서 정한 시설분담금의 법률상 근거와 법적 성질을 밝히고, 분담금 제도의 취지를 고려한 목적론적 해석과 합리적 기준의 적용을 통해 분담금의 납부의무자인 주민의 의미를 판단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Ⅰ. 사실관계 1. 원고(주식회사 ○○건설)는 울산광역시 중구 일원 2,797,067㎡에 혁신도시를 건설하는 택지개발사업(이하, 이 사건 ‘택지개발사업’이라 한다)의 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그 사업지구의 일부인 24,271㎡(이하, ‘이 사건 사업지구’라 한다)를 매수하여 아파트 및 상가를 신축·분양하는 주택건설사업을 하였다. 2. 이 사건 택지개발사업을 위해 설치된 상수도시설만으로는 이 사건 사업지구에 수도공급이 불가능하게 되자, 원고는 이 사건 사업지구에 아파트 및 상가(이하, ‘이 사건 아파트 및 상가’라고 한다)를 신축한 후 2014. 6. 13. 피고(울산광역시 상수도사업본부 중부사업소장)에게 신규 급수시설공사를 신청하였다. 3. 피고는 위 급수시설공사 신청을 승인하면서 구 울산광역시 수도급수 조례(2014. 11. 6. 울산광역시 조례 제147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5조 제1항에 따라 2014. 6. 16. 원고에게 이 사건 아파트 및 상가에 관한 시설분담금을 부과하였다. 4. 구 울산광역시 수도급수 조례는 ‘시설분담금’에 관하여 정수장·가압장·배수지·송수관 등 수도시설에 소요된 건설비를 전용급수설비의 신설 또는 급수관의 구경확대 공사를 신청하는 자로부터 징수하는 분담금으로 정의하였고(제2조 제5호), 그 산정기준은 급수관의 구경 크기에 따라 특정한 금액이 정해져 있었다(제15조 제1항). Ⅱ. 대법원 판결의 요지 1. 수도법 제71조 및 수도법 시행령 제65조에서 정한 ‘원인자부담금’은 주택단지 등의 시설이 설치됨에 따라 상수도시설의 신설·증설 등이 필요한 경우에 그 원인을 제공한 자를 상대로 새로운 급수지역 내에서 설치하는 상수도시설의 공사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이고, 구 지방자치법(2021. 1. 12. 법률 제17893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38조, 제139조 및 이에 근거한 조례에서 정한 ‘시설분담금’은 이미 상수도시설이 설치된 급수지역 내에서 전용급수설비의 신설 등 새롭게 급수를 신청하는 자를 상대로 기존 상수도시설의 잔존가치를 기준으로 그 공사에 소요된 건설비를 징수하는 것이어서, 각각 근거 법령, 부과 목적·대상, 산정기준 등을 달리한다. 2. 구 지방자치법 제138조에 따른 분담금 납부의무자인 ‘주민’은 구 지방세법(2020. 12. 29. 법률 제1776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에서 정한 균등분 주민세의 납부의무자인 ‘주민’과 기본적으로 동일한 의미이므로, 법인이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구역 안에 주된 사무소 또는 본점을 두고 있지 않더라도 ‘사업소’를 두고 있다면 구 지방자치법 제138조에 따른 분담금 납부의무자인 ‘주민’에 해당한다. 따라서 어떤 법인이 특정한 지방자치단체에서 인적·물적 설비를 갖추고 계속적으로 사업을 영위하면서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재산 또는 공공시설의 설치로 특히 이익을 받는 경우에는 구 지방자치법 제138조에 따른 분담금 납부의무자가 될 수 있고, 구 지방자치법 제138조에 따라 분담금 제도를 구체화한 조례에서 정한 부과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는 이중 부과 등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조례에 따라 분담금을 납부할 의무가 있다. Ⅲ. 대상판결에 대한 평석 1. 수도급수 조례에서 정한 시설분담금의 근거 법률과 법적 성질 대상판결의 원심(부산고등법원 2020. 11. 25. 선고 2020누21159 판결)은 구 울산광역시 수도급수 조례에서 정한 시설분담금의 법적 성질을 수도법 제71조에 근거한 상수도원인자부담금으로 보았으나, 대상판결은 시설분담금의 법률상 근거를 구 지방자치법 제138조 및 제139조라고 밝혀 수도급수 조례에 따른 시설분담금의 근거 법률에 관한 앞선 판례들(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6두45240 판결 등)과 일치되는 입장을 취하였다. 구 지방자치법은 지방자치단체는 그 재산 또는 공공시설의 설치로 주민의 일부가 특히 이익을 받으면 이익을 받는 자로부터 그 이익의 범위에서 분담금을 징수할 수 있으며, 분담금의 징수에 관한 사항은 조례로 정하도록 하였다(제138조 및 제139조 제1항). 이에 근거하여 구 울산광역시 수도급수 조례는 수도가 없는 지역에 새로 급수시설을 설치하는 신설공사를 신청하는 자는 시설분담금을 납부하여야 함을 규정하였다(제15조 제1항). 한편 부담금관리 기본법은 이 법에서의 부담금을 ‘중앙행정기관의 장, 지방자치단체의 장, 행정권한을 위탁받은 공공단체 또는 법인의 장 등 법률에 따라 금전적 부담의 부과 권한을 부여받은 자가 분담금, 부과금, 기여금, 그 밖의 명칭에도 불구하고 재화 또는 용역의 제공과 관계없이 특정 공익사업과 관련하여 법률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부과하는 조세 외의 금전지급의무’로 정의하고, 구 지방자치법 제138조에 따른 지방자치단체 공공시설의 수익자 분담금을 이 법의부담금으로 규정하고 있다(제3조, [별표] 72.). 따라서, 현행법의 규정 내용과 대상판결의 입장에 따를 때, 수도급수 조례에서 정한 이 사건 시설분담금은 지방자치법에 근거한 분담금이자 부담금관리 기본법에 따른 부담금에 해당하며, 부담금관리 기본법은 구 지방자치법 제138조에 근거한 분담금을 수익자 분담금으로 규정하고 있다(제3조, [별표] 72.). 따라서 시설분담금의 부과·징수는 지방자치법과 부담금관리 기본법 및 근거 조례의 부과원칙과 요건 및 절차를 준수해서 행해져야 한다. 이에 따라 대상판결의 중요한 쟁점이 된 원고가 지방자치법상 분담금 납부의무자인 주민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 부과요건이 검토되어야 한다. 그 밖에도 부담금관리 기본법에 따라 부과요건 및 권리구제 절차가 부담금 부과의 근거 법률에 규정되어야 하며, 이중부과가 행해져서는 안 된다. 특히, 분담금 부과요건에 관한 법률유보원칙 및 위임입법의 한계와 관련하여, 대상판결은 지방자치법 제138조 및 제139조를 일반법적 위임의 근거로 보아 포괄위임입법금지의 완화를 인정하였다고 볼 수 있다. 지방자치법에 근거하여 분담금을 정하는 조례는 위임의 근거인 구 지방자치법 제138조 및 제139조가 규정하고 있는 범위 내에서 분담금 부과·징수에 관한 구체적 사항을 조례로써 규율할 수 있는 포괄적 권한을 위임받았다고 하겠다. 또한 대상판결은 오랫동안 법적 성질과 중복성 문제가 제기되었던 수도법 제71조에 따른 원인자부담금과 구 지방자치법 제138조와 제139조 및 관련 조례에 근거한 시설분담금은 각각 근거 법령, 부과 목적·대상, 산정기준 등을 달리한다고 보았다. 대상판결은 수도급수 조례에서 정한 시설분담금의 법률상 근거를 관련 사건의 판결에서와 같이 구 지방자치법 제138조 및 제139조라고 하여 수도시설분담금 근거법령의 체계를 명확히 하고, 수도법에 따른 원인자부담금과 근거 법령, 부과 목적·대상, 산정기준 등을 달리한다고 봄으로써 오랫동안 중복성 문제가 논의된 바 있는 양자의 관계를 밝혔다는데 의의가 있다. 2. 지방자치법에 근거한 분담금의 납부의무자인 주민의 의미 구 지방자치법 제138조는 분담금 납부의무를 부담하는 자를 주민에 한정하였으며, 제12조에서는 ‘지방자치단체의 구역 안에 주소를 가진 자’가 그 지방자치단체의 주민이 된다고 규정하였다. 따라서 원고에게 지방자치법에 근거한 분담금을 부과·징수하기 위해서는 ① 자연인이 아닌 법인이 분담금 납부의무자로서 주민에 포함되는지, ② 법인도 주민에 포함될 수 있다면 원고가 울산광역시의 구역 안에 주소를 가진 자에 해당하는지가 검토되어야 한다. 대상판결은 이에 대해 수도급수 조례에 따른 분담금 납부의무자에 대해 판단한 앞선 판결(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6두45240 판결)을 원용하였다. 2016두45240 판결은 지방자치법이 단일한 주민 개념을 전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기는 어려우며, 자연인이든 법인이든 지방자치법상 주민에 해당하는지는 개별 제도별로 제도의 목적과 특성, 지방자치법뿐만 아니라 관계 법령에 산재해 있는 관련 규정들의 문언, 내용과 체계 등을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할 수 밖에 없다고 보았다. 또한 민법 제36조가 ‘법인의 주소’를 ‘주된 사무소의 소재지’로, 상법 제171조는 ‘회사의 주소’를 ‘본점 소재지’로 정하고 있으나, 구 지방자치법 제138조에 따른 분담금 납부의무와 관련하여 법인의 주소가 주된 사무소나 본점의 소재지로 한정된다고 볼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지방자치법에 따른 분담금 제도의 취지를 고려하면, 납부의무자인 주민은 지방세법상 균등분 주민세의 납부의무자인 주민과 기본적으로 동일하며, 따라서 법인의 경우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구역 안에 주된 사무소 또는 본점을 두고 있지 않더라도 ‘사업소’를 두고 있다면 납부의무자인 주민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 구 지방세법은 지방자치단체에 사업소를 둔 법인을 균등분 주민세의 납부의무자로 규정하였으며(제75조 제1항 제2호), 사업소를 인적 및 물적 설비를 갖추고 계속하여 사업 또는 사무가 이루어지는 장소로 정의하였다(제74조 제4호). 대상판결과 관련 사건의 판결에서 지방자치법에 근거한 분담금 납부의무를 부담하는 주민에 자연인뿐만 아니라 법인이 포함되고, 법인과 회사의 주소에 관한 민법과 상법의 규정 내용을 넘어 지방세법상 균등분 주민세의 납부의무자 기준을 적용함으로써 사업소를 둔 경우까지 해당할 수 있다고 본 것은 분담금 제도의 취지를 고려한 목적론적 해석의 결과이자, 현행법 체계 내에서 합리적인 기준을 적용한 타당한 해석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3. 보론 입법론적으로는 분담금 납부의무를 부담하는 자를 주민으로 제한하고 있는 지방자치법 규정의 개선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분담금 납부의무자를 주민에 한하지 않고 지방자치단체의 재산 또는 공공시설의 설치로 특히 이익을 받는 자로 하는 것이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의 범위 내에서 위임의 근거인 지방자치법과 개별 조례 간 체계적 해석을 위해 보다 타당할 것으로 생각된다. 지방자치법에 근거하여 분담금을 정한 개별 조례에서는 해당 분담금의 취지에 적합하게 법인을 포함하여 납부의무자를 보다 탄력적으로 규정할 수 있을 것이며, 지방자치단체의 재산 또는 공공시설의 설치로 특히 이익을 받는 주민과 비주민 간의 형평성 측면에서도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된다. 지방자치법상 다른 지방공과금인 지방세, 사용료 및 수수료에 대해서는 납부의무자를 주민으로 제한하고 있지 않은 점도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지방자치법 제155조 및 제156조 제1항에 근거한 조례에서 정한 분담금을 포함하여 지방자치단체 부담금의 관리에 대한 법제가 정비될 필요가 있다. 부담금관리 기본법은 지방자치단체장이 부과하는 부담금도 이 법의 부담금에 포함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제2조), 부담금의 신설, 변경 및 운용의 주체를 중앙행정기관의 장으로 하고 있다(제6조 제1항, 제6조의2 제1항, 제7조 제1항). 따라서 현행 부담금관리 기본법에 의하면 개별법령의 위임이 없는 경우 분담금 조례에 관한 포괄적 위임근거가 되는 지방자치법의 소관부처장인 행정안전부 장관이 부담금의 관리주체가 되는데, 다양한 행정 분야의 지방자치단체 분담금에 대해 행정안전부가 실질적인 관리를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이 사건에서 쟁점이 되었던 수도법상 원인자부담금과 지방자치법에 따른 시설분담금의 중복성 문제도 환경부에 의해 주로 검토되었던 점은 이러한 사정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모든 지방자치단체 분담금에 대해 개별법의 위임을 요구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으나, 지방자치단체의 자치권 보장을 위해서는 대상판결과 같이 지방자치법 규정을 포괄적인 위임의 근거로 하여 조례로 분담금을 정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며, 이와 함께 지방자치단체 부담금의 실질적인 운용·관리체계에 대한 법적 근거를 정비하여 중복부과 등의 문제를 방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임현 교수(고려대 행정학과)
택지개발
시설분담금
수도급수조례
주민
임현 교수(고려대 행정학과)
2023-10-26
국회의원에게 지급되는 수당이 압류금지채권인지 여부
1. 사실관계 채권자는 손해배상청구사건의 가집행선고부 판결정본에 기하여 채무자가 국회의원으로서 국회법 제30조 및 국회의원수당 등에 관한 법률, 국회의원수당 등에 관한 규칙에 의하여 제3채무자로부터 매월 지급받는 수당, 입법활동비, 여비, 입법정책개발비의 지급채권에 대하여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신청하였다. 채무자의 국회의원임기는 2012년 5월29일 종료하였다. 2. 대법원 결정의 요지 가. 국회의원수당 등에 관한 법률이 규정하고 있는 각 비용 지급의 목적과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입법활동비', '특별활동비', '입법 및 정책개발비', '여비'는 국회의원으로서의 고유한 직무수행을 위하여 별도의 근거조항을 두고 예산을 배정하여 그 직무활동에 소요되는 비용을 국가가 지급해 주는 것으로, 국회의원의 직무활동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 또는 수당과는 그 성격을 달리한다. 국회의원의 직무수행을 위하여 지급하는 위 비용들에 대하여 압류를 허용할 경우, 위 비용들이 위 법률에서 정한 목적이 아닌 개인적인 채무변제 용도로 사용됨으로써 국회의원으로서의 고유한 직무수행에 사용될 것을 전제로 그 비용을 지원하는 위 법률에 위배된다. 또한 국회의원 본연의 업무인 입법활동과 정책개발, 공무상 여행 등의 정상적인 직무수행이 불가능해지거나 심각하게 저해될 우려가 있으므로, 위 법률에 따라 국회의원에게 지급되는 입법활동비, 특별활동비, 입법 및 정책개발비, 여비는 위 법률에서 정한 고유한 목적에 사용되어야 하며 이러한 성질상 압류가 금지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4호에서 말하는 급여채권은 계속적인 역무의 제공에 대한 보수를 총칭하는 것으로 공무원의 직무상 수입도 여기에 포함되는 점, 국회의원수당 등에 관한 법률 제5조는 "국회의원이 법률이 허용하는 다른 공무원의 직을 겸한 때에는 국회의원의 수당과 겸직의 보수 중 많은 것을 지급받는다"고 정하여, 국회의원이 지급받는 수당과 공무원이 지급받는 보수가 서로 대체적인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 소득세법 제20조 제1항 제1호는 '근로를 제공함으로써 받는 봉급·급료·보수·세비·임금·상여·수당과 이와 유사한 성질의 급여'를 근로소득으로 규정하고 있고, 그에 따라 국회의원의 세비인 수당을 근로소득으로서 과세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 같은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국회의원이 국회의원수당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급받는 일반수당, 관리업무수당, 정액급식비, 정근수당, 명절휴가비와 같은 수당은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4호의 '급료·연금·봉급·상여금·퇴직연금,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성질을 가진 급여채권'에 해당하여 그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 또는 같은 호 단서에 따른 금액에 대하여는 압류하지 못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3. 평석 가. 입법활동비, 특별활동비, 입법 및 정책개발비, 여비의 경우 (1) 성질상 압류가 금지되는 채권의 의미 판례, 통설에 의하면 민사집행법 소정의 압류금지채권이나 각종 특별법상의 압류금지채권과 별도로 채권이 양도성이 없는 경우에는 현금화(전부명령, 추심명령 등)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강제집행의 대상이 될 수 없다(주석 민사집행법(김능환·민일영 집필대표) 5권, 593쪽; 법원실무제요 민사집행[Ⅲ], 296쪽 등). 채권의 성질이 양도를 허용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양도할 수 없고(민법 제449조 제1항 단서), 양도가 허용되지 않는 경우에는 해당채권을 피압류채권으로 하는 채권압류명령을 신청할 수 없다. 채권의 성질이 양도를 허용하지 않는 경우로 통설은 채권자가 변경되면 급부내용이 전혀 달라지는 채권(계약에 의하여 특정한 사람을 부양하게 하는 채권 등), 채권자가 변경되면 채권의 행사에 커다란 차이가 생기는 채권(위임인의 채권, 종신정기금채권 등), 특정한 채권자와의 사이에 수수·결제되어야 할 특별할 사정이 있는 채권(상호계산에 산입된 채권)을 들고 있다(주석 채권총칙(박준서 집필대표) 2권, 534쪽). (2) 일정한 목적을 위하여 지급된 돈이 압류금지채권인지 여부 위와 같이 특정한 채권자와의 사이에서만 수수·결제되어야만 하는 채권은 당사자 사이의 계약뿐만 아니라 법률규정에 의하여 성립할 수 있다. 법률에서 일정한 목적을 위하여 돈을 지급하도록 규정되어 있다면 그 돈도 역시 특정한 채권자 사이에서만 수수·결제되어야 한다고 보아야 한다. 만일 강제집행의 대상이 되어 특정한 채권자 이외의 사람에게 지급된다면 개인의 채무변제 명목으로 전용되어 결국 지급을 명한 법령의 취지에 반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용도 외 사용금지규정이 있는지 여부를 불문한다. 실무상 용도 외 사용금지, 용도 외 사용시 처벌규정이 존재하면 압류금지채권이고 그렇지 않으면 압류가 가능하다는 견해도 있으나 반드시 그렇게 볼 수는 없다. 이러한 견해는 보조금의 관리에 관한 법률 제22조 제1항을 근거로 들고 있다. 위 제22조 제1항은 보조금의 용도 외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급되는 돈의 성격이 보조금이 아닌데도 함부로 보조금에 관한 규정을 원용할 수는 없다. 보조금은 국가 외의 자가 수행하는 사무 또는 사업에 대하여 국가가 이를 조성하거나 재정상의 원조를 하기 위하여 교부하는 부담금, 그 밖에 상당한 반대급부를 받지 아니하고 교부하는 급부금이다(위 법 제2조 제1호). 돈의 성격이 사업 조성, 재정상 원조를 위한 것이 아니라면 보조금이라 할 수 없다. 판례는 중요무형문화재가 지급받는 전승지원금청구채권이 성질상 압류가 금지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금원의 목적 내지 성질상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와 특정인 사이에서만 수수, 결제되어야 하는 보조금교부채권은 성질상 양도가 금지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강제집행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이러한 법리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중요무형문화재를 보호·육성하기 위하여 그 전수 교육을 실시하는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에게만 전수 교육에 필요한 경비 명목으로 지급하고 있는 금원으로서 그 목적이나 성질상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와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 사이에서만 수수, 결제되어야 하는 전승지원금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13. 3. 28. 선고 2012다203461 판결)'고 판시하면서 용도 외 사용금지 규정이 없음을 들어 강제집행의 대상이 된다고 본 원심을 파기하였다. 이 사건에서도 입법활동비(국회의원의 수당에 관한 법률 제6조 제1항), 특별활동비(제7조 제1항), 입법 및 정책개발비(제7조의2 제1항), 여비(제8조 제1항) 등은 각 법률규정상 국회의원의 고유한 직무수행을 위하여 지급되는 돈임이 명백하다. 나. 다른 수당의 경우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4호는 "급료·연금·봉급·상여금·퇴직연금,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성질을 가진 급여채권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은 압류하지 못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급여채권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받는 임금채권을 말하며 급여소득에는 소득세의 대상이 되는 모든 것이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위 주석 민사집행법 599쪽). 한편 국회의원이나 지방의회의원이 받는 비용 등이 압류금지채권이 되는지에 관하여 과거 대법원은 "지방의회의원이 지급받는 비용들은 근로자의 근로의 대가로서의 급여와는 그 성격이 다른 것으로서 지방의회의원은 지방자치법에서 정한 겸직의 제한을 받는 외에는 보수를 수반한 겸직이 금지되고 있지 아니하므로 지방의회의원에게 지급되는 비용들은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에서 정한 압류금지채권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04. 6. 18. 자 2004마336 결정)"고 결정한 바 있다. 주석 민사집행법에 의하면 "원칙적으로 겸직이 금지되고 있지 않은 국회의원(국회법 29조)의 세비 등 수당청구권과 같은 것은 본 호의 압류제한의 적용을 받지 아니한다"고 한다(위 주석 민사집행법, 600쪽). 그러나 국세징수법 제33조 제1항은 세비는 그 중 2분의 1을 압류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대상 결정에서도 언급되었듯이 국회의원의 세비인 수당도 과세의 대상이 되고 있는 점을 고려한다면 세비 중 수당도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3호의 적용을 받아야 한다. 참고로 원심결정 당시의 국회법에 따르면 국회의원은 '공무원, 정부투자기관의 임직원, 농수협의 임직원, 정당의 당원이 될 수 없는 교원'을 제외한 모든 직을 겸할 수 있었지만 {구 국회법(2012. 3. 21. 법률 제1141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9조 제1항} 2013년 8월13일 법률 제12108호로 국회법이 개정되어 '국무총리, 국무위원, 공익 목적의 명예직, 다른 법률에서 임명위촉되도록 정한 직'을 제외하고는 모든 직을 겸할 수 없게 되었다(제29조 제1항). 한편 지방의회의원은 포괄적으로 겸직을 금지하는 규정이 없지만(지방자치법 제39조 참조), 2004년 이후 의정활동비가 생계나 품위를 유지할 정도로 많이 인상되었다. 향후 대법원결정이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2015-01-26
국가기관도 항고소송의 당사자 될 수 있나
1. 사실관계 및 쟁점 대상판결은 '경기도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원고가 되어 '국민권익위원회'를 상대로 동 위원회가 경기도 선관위원장에게 한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항고소송의 사안이다. 원고가 취소를 구하는 처분은 피고가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국민권익위원회법') 제62조 제7항에 근거하여 원고에게 한 이른바 '신분보장조치요구 처분'이다. 대상판결의 이해를 위하여 국민권익위원회법이 정한 절차에 대해 간략히 보면 다음과 같다. 동법은 부패의 예방 및 부패행위의 규제를 목적으로 제정된 법으로(제1조), 부패행위의 신고자를 보호하기 위한 일련의 규정을 두고 있다. 즉, 누구든지 동법에 따른 신고를 하였다는 이유로 당해 조직에서 징계조치 등 신분상 불이익을 받지 아니하고(제62조 제1항), 신고를 이유로 불이익한 처분을 받은 경우에는 국민권익위원회에 신분보장조치 등 필요한 조치를 요구할 수 있으며(동조 제2항), 국민권익위원회는 신고 내용에 대한 조사 결과 그 내용이 타당하다고 인정한 때에는 소속기관의 장 등에게 적절한 조치를 요구할 수 있으며(동조 제7항), 그와 같은 요구에 불응할 경우 과태료는 물론 형사처벌의 제재까지 규정하고 있다(제90조, 제91조). 위 사건의 경우 하남시 선관위 직원 A는 하남시 선관위가 K시장에 대한 주민소환투표절차의 처리과정에서 부패행위가 있었다는 취지로 피고 위원회에 신고하였다. 경기도 선관위는 동 사건과 관련하여 A가 TV 인터뷰 등에서 선관위의 입장과 다른 발언을 하였다는 사실 등을 이유로 A에 대한 징계요구 조치를 하였고, 피고 위원회는 A의 신분보장조치 요청에 따라 원고(경기도 선관위원장)에 대해 징계요구 조치의 철회를 명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이에 원고는 그와 같은 조치가 부당하다며 서울행정법원에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항고소송을 제기하였다.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의 위 조치의 처분성 여부 및 국민권익위원회법의 해석 등과 관련하여서도 많은 쟁점들이 있지만, 가장 핵심적인 쟁점은 "법인격이 없는 국가기관인 경기도 선관위원장에게 항고소송의 당사자능력 및 원고적격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라고 할 수 있다. 2. 소송의 경과 위 청구에 대해 서울행정법원은 "원고는 국가의 산하기관에 불과할 뿐 항고소송의 원고가 될 수 있는 당사자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위 청구를 각하하였다. 그런데 서울고등법원은 "국가기관이 다른 국가기관에 대하여 한 조치라도 그것이 일반국민에 대한 행정처분 등과 동등하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권리의무에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영향을 미치고 그 조치의 위법성을 제거할 다른 법적 수단이 없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국가기관의 지위에서 그 조치를 한 국가기관을 상대로 법원에 소를 제기하여 다툴 수 있는 당사자능력과 당사자적격이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하였고, 대법원도 그와 같은 결론을 긍정하였다. 3. 대상판결의 의의 대상 판결은 법인격이 인정되지 않는 국가기관에 대해 항고소송의 당사자능력 및 원고적격을 인정한 최초의 판례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기존의 판결 가운데 국가에 대해 항고소송의 원고적격을 인정한 사례는 있었지만, 법인격이 없는 국가기관에 대해 항고소송의 원고적격을 인정한 경우는 없었다). 다만 대상 판결의 의미를 명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① 우선 위 판결의 사실관계를 보면, 법원은 위 사건의 특수한 여러 사정들을 고려하여 예외를 인정한 것이지, 국가기관의 항고소송에서의 원고적격을 일반적으로 인정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국민권익위원회법에 의하면 국민권익위원회는 부패신고와 관련하여 신고자의 소속기관의 장에 대해 신분보장조치를 요구할 수 있고, 그 불이행시 과태료 및 형사처벌(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까지도 가능함에도, 그와 같은 조치에 대해 아무런 불복방법을 규정하고 있지 않다. 그런데 현행법상 국가기관이 다른 국가기관에 대해 일정한 의무부담을 명하고, 그 불이행시 형사처벌까지 규정하면서도 이에 대해 아무런 불복방법을 규정하지 않은 경우는 아주 이례적인 것으로, 그와 같은 점이 위와 같은 판결을 불가피하게 한 주된 이유가 된 것으로 보인다. 바로 그런 점에서 법원이 향후 다른 사례에서도 위 판결과 같이 국가기관에게 항고소송의 당사자능력 및 원고적격을 인정할 것인지 여부는 의문이라고 생각된다. ② 다만 법원이 위와 같은 사안의 특수성을 고려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위 판결이 1회성의 판결에 그칠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한다. 국가 내지 국가기관 상호간의 항고소송의 가능성에 대한 논의는 그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되어온 문제이다. 실제로 기존 판결 가운데 국가기관이 아닌 국가에 대해서는 항고소송의 원고적격을 인정한 사례는 이미 있었다(서울행정법원 2009구합6391 판결, 대법원에서 심리불속행 기각). 또한 학설상으로는 행정소송법 제3조 제4호가 정한 기관소송 가운데 동일한 공법인 내의 기관간의 분쟁은 순수한 기관소송이나 법인격을 달리하는 기관간의 소송(가령 지방자치법 제169조 제2항의 소송, 지자체의 장이 주무부장관의 시정명령에 불복하여 대법원 제기하는 소송)의 실질은 항고소송이라는 견해가 유력하다. 나아가 학설 가운데에는 행정소송법이 기관소송에 대해 법률이 정한 경우에만 허용된다고 하여 이른바 '기관소송 법정주의'를 취한 것을 비판하고(행정소송법 제45조), 이를 개괄주의로 변경하여 기관소송을 보다 폭넓게 인정해야 한다는 입법론상의 비판이 많은데, 위 판결은 그와 같은 비판과도 일맥상통하는 측면이 있다. 이처럼 학설 및 판례는 이미 사인이 아닌 국가의 경우 항고소송의 당사자적격을 인정하고 있는 점, 현행법이 기관소송을 지나치게 좁게 인정하고 있는 것에 대한 비판적 견해가 존재하는 점 등에 비추어, 국가기관에 대해 항고소송의 원고적격을 인정해야 한다는 논의는 앞으로도 꾸준히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③ 오늘날 사회현상 내지 사회구조는 날이 갈수록 복잡다단해지고 있으며, 사회의 발전을 반영하는 법현상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와 같은 복잡성의 예 가운데 하나가 바로 공사법의 준별에 관한 것이다. 오늘날 국가는 단일한 공권력 주체라는 근대국가 형성초기의 신념은 깨져가고 있으며, 주권국가 내부의 권력이 다양한 방식으로 세분화/배분되는 과정에서 국가권력 내부의 다양한 층위에서의 이해충돌의 가능성이 증대하고 있고, 그 결과로 발생하는 분쟁에 대한 사법적 판단의 필요성도 증가하고 있다(기관소송이나 권한쟁의심판도 그런 맥락에서 인정된 제도인데, 가령 독일의 경우에도 국가기관간의 권한쟁의심판제도가 인정된 것은 1949년 독일기본법이 처음이며, 1919년 바이마르 헌법도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분쟁에 관해서만 규정하고 있었을 뿐 국가기관 내부의 이해충돌은 오로지 정치적 힘에 의해서 결정될 수 있다는 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였다고 한다). 이미 우리 대법원 판례 역시 다양한 영역에서 기본권의 대사인효를 인정함으로써 헌법상의 기본권은 더 이상 국가와 국민 사이의 관계만을 규율하는 규범이 아니고 기본권이 사법의 영역에 미치는 영향력이 날로 증대하고 있는 것처럼, 공법적 분쟁 역시 국가와 사인간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 혹은 공공단체 내부에서도 다양한 법률적 분쟁의 가능성 및 그에 대한 사법적 개입의 필요성 역시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예견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좀 더 거시적인 시야에서 본다면, 본건과 같은 판결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볼 여지도 없지 않다. ④ 다만 대상판결과 같은 예외를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그 범위를 어디까지로 할 것인지(대상판결의 항소심 판결이 일응의 기준을 제시하였지만 여전히 다소 추상적인 측면이 있다), 혹은 이를 판례의 축적을 통하여 발전시킬지 아니면 기관소송 개괄주의의 도입과 같이 입법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인지는 향후의 과제로 남는다. 대상판결은 사법부가 적극적으로 그와 같은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 것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는 판결이라고 생각된다.
2013-10-24
상수도체납요금 승계부과처분의 위법성
Ⅰ. 서설 수도시설을 사용하던 자가 수도요금을 체납한 상태에서 수도시설이 설치되어 있는 건축물 등의 소유권이 변경되는 경우 수도사업자인 지방자치단체는 일반적으로 해당 건축물의 소유권을 신규로 취득한 당사자에게 전 소유자가 체납한 수도요금을 납부할 것을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단수처분을 하는 경우가 많다. 과거 수도체납요금 납부의무의 승계를 부인한 대법원의 판결이 있었음에도 수도사업의 실무에서는 바뀐 조례규정을 전제로 지속적으로 체납요금 납무의무의 승계를 인정하여 수도요금부과처분을 하여왔는데 지방자치법은 제22조에서 "지방자치단체는 법령의 범위 안에서 그 사무에 관하여 조례를 제정할 수 있다. 다만, 주민의 권리제한 또는 의무부과에 관한 사항이나 벌칙을 정할 때에는 법률의 위임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사안의 경우 체납수도요금 납부의무의 승계라는 주민에게 의무를 부과하는 조례규정에 위법성이 있는지가 문제된다. Ⅱ. 판결의 개요 1. 사실관계 및 쟁점사항(본 판결은 피고인 부천시가 상고를 포기하여 확정되었다.) 가. 부천시장이 '타이거월드' 부천체육문화센터를 을 회사로부터 매수한 갑 회사에 부천시 수도급수 조례 제24조 제2항을 근거로 기존 수도사용자 을 회사가 체납한 상하수도요금을 부과한데 대해 갑회사가 상하수도요금부과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였다. 나. 부천시 수도급수조례 제24조 제2항에서는 '급수설비에 관한 권리·의무가 변동되는 경우에는 신규 수도사용자와 기존 수도사용자는 요금을 정산하여야 한다. 다만, 경매 또는 공매처분에 따른 명의 변경 시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는 바 사안에서는 ① 수도조례 제24조 제2항은 신규 수도사용자가 기존 수도사용자와 수도요금을 정산하여야 한다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인데도 이것이 신규 수도사용자가 기존 수도사용자의 체납 수도요금 납무의무를 승계하는 근거 규정이 될 수 있는지 여부, ② 수도조례 제24조 제2항이 신규 수도사용자가 기존 수도사용자의 체납 수도요금을 승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하더라도, 위 규정은 법률에서 위임한 바가 없는 사항에 대해 신규 수도사용자에게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거나 법률에서 위임한 범위를 초과한 것으로서 무효의 규정인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 2. 판결 요지 가. 수도조례 제24조 제2항이 신규 수도사용자가 기존 수도사용자와 수도요금을 정산하여야 한다고만 규정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위 규정은 급수설비에 관한 권리·의무가 변동되는 경우 신규 수도사용자가 기존 수도사용자의 체납 수도요금을 승계하고, 다만 이를 위해 내부적으로 정산하도록 한 것이라고 해석함이 상당하므로 이를 수도요금 승계규정으로 볼 수 있다. 나. 수도법 제38조 제1항의 '그 밖의 수돗물의 공급조건에 관한 규정'이라 함은 신규 수도사용자가 일반수도사업자 또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장래 수도를 공급받기 위한 수도공급계약의 내용으로 되는 사항, 즉 일반수도사업자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신규 수도사용자에게 수돗물을 공급하는 방법, 이와 관련하여 신규 수도사용자가 수인하거나 부담하여야 할 요금 기타 사항을 말한다 할 것이고, 기존 수도사용자가 체납한 수도요금의 납부의무의 승계에 관한 사항은 기존 수도사용자의 일반수도사업자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채무를 신규 수도사용자가 인수하느냐 하는 문제로서 신규 수도사용자가 장래에 일반수도사업자 또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수돗물을 공급받는 데 관한 사항은 아니며, 따라서 이러한 사항은 '그 밖의 수돗물의 공급조건에 관한 규정'에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수돗물의 공급을 받지 않았던 신규 수도사용자가 기존 수도사용자의 체납 수도요금의 납부의무를 승계하도록 한 수도조례 제24조 제2항은 수도법 제38조 제1항의 '그 밖의 수돗물의 공급조건에 관한 규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법률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이러한 수도조례 제24조 제2항에 근거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Ⅲ. 평석 1. 수도요금의 납부의무자 수도법 제68조제1항에서는 "수돗물의 공급을 받은 자가 수돗물의 요금, 급수설비에 관한 공사의 비용 또는 제71조에 따른 원인자부담금을 내지 아니하면 지방자치단체인 수도사업자는 지방세 체납처분의 예에 따라 징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수도요금의 납부의무자는 수익자인 수돗물의 공급을 받은 자라고 해석되어야 한다. 그런데 수도법 제38조제1항에서는 "일반수도사업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수돗물의 요금, 급수설비에 관한 공사의 비용부담, 그 밖에 수돗물의 공급 조건에 관한 규정을 정하여 수돗물의 공급을 시작하기 전까지 인가관청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승인을 받은 사항을 변경하려는 경우에도 또한 같다. 다만, 수도사업자가 지방자치단체이면 그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한다."고 규정하여 조례에 기한 변경 가능성을 인정하는 듯 한 규정을 두고 있다. 2. 과거 대법원의 판결 및 평석 대상 판결과의 조례 규정의 차이점 과거 대법원(대법원 1993. 5.11. 선고 92누17211)은 "수도법 제17조의 규정에 의하여 제정된 서울특별시급수조례 제5조는 '급수장치는 그 설치된 건물 또는 토지의 처분에 부수하며 취득자는 이 조례에 의하여 그 취득 전에 발생된 의무에 대하여도 이를 승계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은 급수장치에 관한 권리의무의 승계에 관한 것으로서 건물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하였다는 것만으로 건물의 구소유자의 체납수도요금 납부의무까지 신소유자에게 승계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하여 체납수도요금 납부의무의 승계를 부인한 바 있다. 그런데 본 평석대상 판결 당시 부천시의 조례는 "급수설비에 관한 권리·의무가 변동되는 경우에는 신규 수도사용자와 기존 수도사용자는 요금을 정산하여야 한다. 다만, 경매 또는 공매처분에 따른 명의 변경 시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여 그 내용을 달리하고 있어 본 조례규정을 체납요금승계에 관한 근거규정으로 볼 수 있느냐 및 조례안의 위임입법한계일탈로 인한 무효사유의 존부가 문제된 것이다. 3. 본 판결의 의미 및 수도사업 실무 현재 환경부와 행정안전부에서 제정한 '표준급수조례' 제19조에 따라 부천시는 수도급수조례 제24조로 이와 동일한 규정을 두고 있고,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제정한 수도급수조례에는 동일한 내용이 반영되어 있다. 그런데 현재 본 수도급수조례는 과거 명시적으로 체납수도요금 납부의무의 승계를 인정했던 규정과는 상이한 내용을 담고 있음에도 사실상 납부 의무의 승계 규정으로 기능하고 있다. 지방재정의 충실을 위해 체납요금 납부의무의 승계를 인정해야할 현실적인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본 수도계약의 주체가 수도사업자와 기존 수도사업자 사이의 법률관계에 불과함에도 법률상의 근거 없이 채무의 승계를 강제한다는 점에서 입법체계상의 문제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본 판결은 본 조례규정의 위법성에 대한 명시적인 판단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고 할 것이다. 한편 현재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수도급수조례는 크게 3가지의 규정 형태를 취하고 있다. 첫째로 과거 대법원에서 판시한 서울특별시급수조례 제5조와 같은 '의무 승계 규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경우, 둘째로 환경부와 행정안전부에서 제정한 '표준수도급수조례' 제19조를 따른 부천시 수도급수조례 제24조와 같은 '당사자 사이의 정산 의무'를 규정한 경우, 마지막으로 위와 같은 규정을 아예 삭제한 경우이다. 이에 따라 수도사업 실무는 '의무 승계 규정'과 '당사자 사이의 정산 의무'에 관한 규정을 둔 경우는 체납요금 납부의무의 승계를 인정하고 있고, 위와 같은 규정을 삭제한 경우에는 위 의무의 승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렇게 수도사업의 실무형태가 다양한데는 수도법 제38조제1항에서 수돗물의 요금, 급수설비에 관한 공사의 비용부담, 그 밖에 수돗물의 공급 조건에 관한 규정을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하도록 하는데 그 근본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매 및 공매에 기한 명의변경시에는 현재 실무상으로도 체납요금 납부의무 승계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는 경매에 기해 아파트의 소유권을 취득한 자가 전소유자가 연체한 관리비의 납부를 거부한 사안에 대한 대법원 2001. 9. 20. 선고 2001다8677에서 '아파트의 관리규약에서 체납관리비 채권 전체에 대하여 입주자의 지위를 승계한 자에 대하여도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더라도 집합건물의 전 입주자가 체납한 관리비는 그 특별승계인에게 전유부분에 대한 체납관리비는 승계되지 아니하고 공용부분에 한하여만 승계된다'는 판결을 하고 있는데 이 취지를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Ⅳ. 결론 본 판례는 지방자치법 제22조의 규정에 따라 부천시수도급수조례 제24조의 효력이 무효라고 판시하고 있다. 사실 본 판례 이전에도 대법원 1992.12.24. 선고 92다16669 판결과 대법원 1993. 5.11. 선고 92누17211 판결로서 위와 같은 수도급수조례의 효력이 부인된 바 있으나 본 판결들의 취지가 수도사업의 실무에 반영되지 않아 계속해서 법률적인 분쟁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재 환경부에서는 표준급수조례를 개정하여 제19조 '당사자 사이의 정산의무' 규정을 삭제하는 것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표준안에 불과해 해당 지방자치단체들이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강제력이 없어 사안의 같은 분쟁의 가능성은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과거 대법원에 의해 위법성이 확인된 서울특별시급수조례 제5조와 같은 '의무 승계 규정'을 그대로 두고 있는 지방자치단체가 아직도 상당수 있다는 점에서도 이와 같은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소관 중앙행정기관인 환경부 및 행정안전부의 이에 대한 엄격한 지침의 작성 및 각 지방자치단체로의 시달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2012-02-09
울산광역시장에 대한 북구청장의 감독불복소송
Ⅰ. 사실관계 (1) 이른바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하 ‘전공노’라 한다)은 2004. 10.경 당시 국회에 계류중에 있던 ‘공무원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에 노동3권 중 단체행동권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로 총파업을 예고하였다. (2) 이에 행정자치부는 2004. 10. 25. 시·도지사 및 시장·군수·구청장 앞으로 전공노 총파업 예고 등의 사태에 대해 엄정 대처할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으며, 같은 달 30.에는 시·도 자치행정국장들을 상대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원천봉쇄하는 등 소속 공무원에 대한 복무관리를 철저히 하여 줄 것을 당부하였다. (3) 피고(울산광역시장)는 2004. 11. 15. 전공노의 총파업에 참여하여 복귀명령에 응하지 아니한 직원에 대하여, 조속한 시일 내에 징계의결요구를 할 것을 관할 구·군에 지시하였는데, 원고(울산광역시 북구청장)는 이에 응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전공노’의 2004. 11. 15.자 파업에 참가한 공무원 중 6명을 승진임용(이하 ‘이 사건 승진처분’이라 한다)하였다. (4)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승진처분’을 철회할 것을 지시하였으나 원고가 그에 응하지 않으므로, 지방자치법 제157조 제1항에 의거하여 원고의 ‘이 사건 승진처분’을 취소하였다. (5) 원고는 피고의 ‘이 사건 승진처분’의 취소처분(이하 ‘이 사건 감독처분’이라 한다)이 위법, 무효임을 이유로 지방자치법 제157조 제2항에 의거하여 대법원에 소를 제기하였다. Ⅱ. 대법원의 판단(요지) [다수의견] (1) 다음과 같은 사정, 즉 당시 ‘전공노’는 관계법령에 의하여 그 설립이 허용될 수 없는 단체였고, 공무원들이 위와 같이 전공노의 파업에 참가한 행위는 법률상 금지된 공무원의 단체행동권을 확보한다는 정치적 목적을 위하여 행하여진 집단적 행위로서 당시는 물론 현행법 하에서도 금지되는 행위인 점, 전국적인 규모로 ‘전공노’의 불법파업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국가는 공직기강과 사회 안정 확립, 서민생활 보호 및 공무원단체의 불법집단행동 금지 등 국법질서 유지를 위하여 부득이 불법파업에 간섭할 수밖에 없고, 이와 같이 국가가 공무원들에게 불법파업에 참여하지 말 것을 요구한 경우 그와 같은 ‘전공노’의 불법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지방공무원법에서 공무원에 대하여 부과한 각종 의무를 준수하는 것인 점, 그런데도 ‘전공노’는 전국적인 규모로 총파업을 강행하였고, 이 사건 공무원들이 전공노의 총파업에 참가하였던 점, 지방자치단체의 자치행정은 국가통치질서 내에서 인정되는 것이므로 지방자치는 국가법질서의 한계 내에서 인정되어야 함은 물론, 지방자치행정의 국가법질서에 대한 위반은 통제되어야 하고, 따라서 위와 같은 통제의 일환으로 피고가 전국적으로 발생한 위와 같은 위법한 행위를 한 공무원들에 대하여 징계의결을 요구하라고 계속 촉구하였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관할구역 안의 지방자치단체는 이를 준수해야 할 것인 점, 그런데 원고는 불법파업에 참가하여 무단결근이 확인된 공무원들에 대하여 더 이상의 조사도 하지 않은 채 징계의결요구를 계속 거부하여 온 점과 그밖에 공무원단체의 불법집단행동이 공직사회 및 일반국민에 미치는 영향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공무원들의 행위는 임용권자의 징계의결요구 의무가 인정될 정도의 징계사유에 해당함이 명백하므로 원고로서는 이 사건 공무원들에 대하여 지체없이 관할 인사위원회에 징계의결의 요구를 하였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피고의 여러 차례에 걸친 징계의결요구 지시도 무시하고 이 사건 공무원들에 대하여 징계의결요구를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들을 승진임용시키기에 이르렀는바, 원고가 행한 이 사건 승진처분은 법률이 임용권자에게 부여한 승진임용에 관한 재량권의 범위를 현저하게 일탈한 것으로서 위법한 처분이라 할 것이다. (2)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게 기간을 정하여 시정을 명하였음에도 원고가 그 기간 내에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자, 이 사건 승진처분을 취소한 것은 지방자치법 제157조 제1항에 근거한 것으로서 적법하고, 이 사건 처분에 재량권 일탈·남용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반대의견] 다수의견은 지방자치법 제157조 제1항 후문의 ‘법령위반’의 의미를 지방자치제도의 헌법적 의미를 고려하여 실질적으로 해석하지 아니하고 형식적 해석에 그쳤으며, 원고의 이 사건 승진처분이 법령에 위반되거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 아님에도 법령을 위반하였다고 판단하였고, 오히려 피고의 이 사건 취소권의 행사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임에도 이를 간과하였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피고가 지방자치법 제157조 제1항 후문을 근거로 원고의 이 사건 승진처분에 대하여 취소권을 행사한 것이 적법하다고 보아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기각해야 한다는 다수의견에 반대하는 바이다.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반대의견은 먼저 지방자치에 있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사이 또는 상급 지방자치단체와 하급 지방자치단체 사이에 “지방자치단체장이 소속된 정당의 정강·정책이나 정치적 성향에 따라 기본입장이나 가치관이 대립·상충되는 사안”을 상정하면서, “원칙적으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 자치사무에 관한 한 지방자치의 본질상 당해 지역의 주민들로부터 민주적인 정당성을 부여받은 지방자치단체의 의사가 우선해야 할 것이다”라는 전제하에 재량권의 일탈·남용은 일반적인 경우와는 달리 지방자치법 제157조 제1항의 법령위반의 내용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그와 같은 반대의견은 수긍할 수 없다. [반대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지방자치법 제157조의 규정은 위법·부당한 행정처분에 대한 국민의 권리구제를 위하여 그 대상적격의 범위를 규정하는 것이 아니고, 국가나 상급 지방자치단체가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사무에 대한 지도·지원이란 한도 내에서 시정조치를 할 수 있는 통제 관여범위에 관한 규정이다. 따라서 그 통제의 범위에 관하여는 헌법과 지방자치법이 보장하고 있는 자치권의 확보를 위하여 제한적으로 해석해야 할 것이므로, 그 ‘법령위반’의 개념은 일반적인 ‘위법’의 개념과는 달리 좁은 의미에서의 형식적인 ‘법령의 위반’으로 풀이해야 할 것이다. Ⅲ. 검 토 1. 피고등의 감독권행사의 법적근거 지방자치법 제157조는 [지방자치단체의 사무에 관한 그 장의 명령이나 처분이 법령에 위반하거나 현저히 부당하여 공익을 해한다고 인정될 때에는 시·도에 대하여는 주무부장관이, 시·군 및 자치구에 대하여는 시·도지사가 기간을 정하여 서면으로 시정을 명하고 그 기간 내에 이행하지 아니할 때에는 이를 취소하거나 정지할 수 있다. 자치사무에 관한 명령이나 처분에 있어서는 법령에 위반하는 것에 한한다](제1항)라고 정하고 있는바, 이 사건에서의 피고의 원고에 대한 감독권행사(원고에 의한 ‘이 사건 승진처분’의 취소)는 이에 근거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의 원고에 대한 그밖의 감독권행사, 즉 행정자치부의 원고 등에 대한 ‘전공노 총파업 예고 등의 사태에 대한 엄정대처요구’ 및 피고의 원고에 대한 ‘총파업에 참여한 직원에 대한 징계의결요구’는 그의 법적 근거가 애매하다. 국가(중앙행정기관인 행정자치부장관) 및 시·도지사는 지방자치단체의 사무에 대하여 조언, 권고, 지도와 재정적 기술적 지원을 할 수 있으나(지방자치법 제155조 참조), 엄정대처요구, 징계의결요구와 같은 ‘명령’을 발할 권한은 인정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2. 피고의 감독권행사의 적법성 여부 소속공무원에 대한 승진 등 ‘인사’는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사무에 속한다고 판단된다(지방자치법 제9조 제2항 1의 마목 참조). 따라서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인사에 대하여는 그 인사에 ‘법령위반’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감독청이 시정명령, 취소·정지 등 감독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새겨진다. 지방공무원의 승진임용은 임용권자가 임의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지방공무원법(제2장), 지방공무원임용령(제4장)에 정해진 기준과 절차에 따라 행하도록 되어 있는바, 그들 규정에 입각할 때, 승진임용요건을 충족한 공무원이 ‘전공노’가 주최하는 총파업에 참가하였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승진에서 탈락시키기는 어렵지 않나 판단된다. 3. 결 론 적어도 법적인 관점에서 볼 때에는, 이 판결에서의 [반대의견]과 [반대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이 더 설득력을 지니는 것으로 판단된다.
2007-09-17
조례제정권과 위임명령제정권의 구별
Ⅰ. 사건의 개요 (1) 서울특별시(이하 ‘서울시’라 한다)는 1990. 4. 20. 서울랜드 2차시설물(각종 건축물, 공작물 등)에 대한 도시계획사업시행허가를 하면서 “본 사업에 투자한 모든 시설물은 서울시에 기부채납하고 일정기간 무상사용키로 하되 사용기간과 조건은 투자비 회수가능의 범위에서 사업자의 의견을 수렴하여 서울시가 정하는 바에 따른다”는 것을 허가조건으로 하였다. (2) 원고(○○개발주식회사)는 이 사건 2차시설물을 준공하고 서울시에 기부하면서 무상사용승인을 신청하였는데, 피고(서울대공원관리사업소장)는 1996. 12. 12. 기부채납된 2차시설물만을 무상사용으로 하고, 주차장시설부지는 유상사용으로 하여 원고에게 가관리위탁하면서 대부요율을 재산평정가격의 1,000분의 50으로 결정하며, 무상사용기간을 20년으로 정하여 통보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Ⅱ. 당사자의 주장 (1) 피고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처분은 관계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이루어진 것이라고 주장한다. (2) 원고의 주장 서울특별시공유재산관리조례 제23조 제1항, 제7항 및 서울특별시공원조례 제7조는 공공용 재산의 연간 대부요율과 공원시설의 연간 위탁료 징수요율을 모두 당해 재산평정가격의 1,000분의 25로 규정하면서, 시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이를 변경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피고는 이 조례 규정에 의한 시장의 재량권을 근거로 이 사건 2차시설물의 연간 대부요율을 1,000분의 50으로 정하고, 그 무상사용기간을 20년으로 계산하였는바, 기부채납재산의 무상사용기간 산정을 위한 대부요율은 법률에 직접 정하거나 명시적 수권이 있어야 하는데, 위 조례규정은 서울특별시장에게 무제한의 재량권을 부여하고 있어 무효이므로, 무효인 위 조례 규정에 근거한 피고의 무상사용기간 산정은 위법하다. Ⅲ. 원심판결(서울고법 2002. 7. 11, 2001누11627)의 요지 이 사건 2차시설물에 대한 무상사용기간 결정의 기준이 되는 대부요율의 결정근거가 된 서을시공유재산관리조례 제23조 제7항의 규정은 지방재정법 제75조, 같은 법시행령 제92조 제3항의 순차 위임에 따라 규정된 것이고, 법문상 ‘서울특별시장이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재산’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결여하고 있으나, 이는 다른 조문과의 대비에 의하여 공유재산의 특성 내지 그 사용허가의 내용, 사용방법 등에 의하여 다른 조항에서 정하고 있는 대부요율을 적용함이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의미하는 것으로 쉽게 이해될 수 있어 그 규정취지가 모법인 지방재정법 제75조, 같은 법시행령 제92조 제3항의 위임한계를 벗어나고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Ⅳ. 대법원판결(2002두7135)의 요지 (1) 지방자치단체는 자치사무에 관하여 이른바 자치조례를 제정할 수 있고, 이러한 자치조례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법 제15조가 정하는 ‘법령의 범위안’이라는 사항적 한계가 적용될 뿐, 일반적인 위임입법의 한계가 적용될 여지가 없으며, 여기서 말하는 ‘법령의 범위안’이라는 의미는 ‘법령에 위반되지 아니하는 범위안’으로 풀이된다. (2) 공유재산의 사용허가에 관한 사용요율을 정하는 것은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사무인 공유재산의 관리에 속하므로, 서울특별시공유재산관리조례(1991. 3. 29. 조례 제2745호로 개정된 것) 제23조가 제1항 내지 제6항에서 사용허가의 대상이 되는 공유재산의 특성을 감안하여 그 사용요율을 공유재산의 종류별로 규정하면서 따로 제7항에서 “시장이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재산에 대하여는 제1항 내지 제6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연간 대부요율 또는 사용요율을 당해 재산평정가격의 1,000분의 50 이상으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지방자치법 제15조가 정하는 ‘법령의 범위안’에서 공유재산의 적절한 관리를 위하여 공유재산의 관리청인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그 지방의 실정 및 공유재산의 특성을 감안하여 필요한 경우에 별도로 공유재산의 사용요율을 정하도록 한 것이고, 지방재정법이나 지방재정법시행령 등의 관련 규정도 이를 용인하고 있다고 할 것이며, 위 조례 제7항이 지방자치법 제15조가 정하는 ‘법령의 범위안’이라는 자치조례의 사항적 한계 내의 규정이어서 무효라고 할 수 없다. (3) 원심이 이 사건 조항에 대하여 위임입법의 한계에 관한 법리가 적용됨을 전제로 하여 판단하고 있는 것은 잘못이라 할 것이나, 위 규정이 무효가 아니라고 한 결론은 옳고, 거기에 법리오해 등으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Ⅴ. 評 釋 1. 上告審判決의 적극적 지지 원심의 판결문에는 [‘서울특별시장이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재산’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결여하고 있으나…]하는 대목이 들어가 있다. 바로 그 때문에 대법원(상고심)이 [원심이 이 사건 조항에 대하여 위임입법의 한계에 관한 법리가 적용됨을 전제로 하여 판단하고 있는 것은 잘못]이라고 판시하였다고 새겨진다. 상고심판결문 서두에 밝혀져 있는 대로 [자치조례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법 제15조가 정하는 ‘법령의 범위안’이라는 사항적 한계가 적용될 뿐 일반적인 위임입법의 한계가 적용될 여지가 없다]고 하는 것이 대법원의 일관된 입장(대판 2000. 11. 24, 2000추29 등 참조)이라고 하겠으며, 그와 같은 대법원의 견해에 적극 찬동하는 바이다. 2. 條例制定權과 命令制定權의 차이 ‘조례‘는 지방주민의 대표기관인 지방의회의 의결을 거쳐 제정되는 자치입법으로서, 지방의회의 의결을 거치지 아니하고 제정되는 ‘지방자치단체장의 규칙’과 구별된다. 이는 마치 국민대표기관인 국회의 의결을 거쳐 제정되는 ‘법률’과 국회의 의결을 거침이 없이 행정기관이 정하는 ‘명령(대통령령·총리령·부령 등)’이 구분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바꾸어 말하면, ‘조례’는 -적어도 이념적으로는-주민대표기관인 지방의회의 의결을 거쳐 제정되는, 그리하여 민주적 정당성을 지니는 ‘자치입법작용’으로서의 성질을 가지는데 대하여 명령과 규칙은 ‘행정작용’으로서의 성질을 가지는 점에 큰 차이가 있다. 헌법이 위임명령의 제정에는 ‘법률에 의한 구체적 위임’을 받도록 규정하면서(제75조), 조례(자치에 관한 규정)에 대해서는 ‘법령의 범위안에서’ 제정할 수 있는 넓은 재량권을 부여하고 있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라 할 수 있다(헌법 제117조 제1항 참조). 아울러, 대법원이 인정하고 있는 追加條例, 超過條例(대법원 1997. 4. 25.선고 96추244 판결)도 그러한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음을 적어두는 바이다(상세는 졸고, 법률신문 1999. 5. 3. 및 졸저, 行政法Ⅱ, 제7판 , 106면 이하 참조). 3. 異見에 대한 疑問 최근 李光潤교수는 法律新聞(2003. 9. 18)에서의 寄稿(의회유보와 조례에 대한 위임의 정도)를 통해 ‘조례제정권 역시 국가행정권의 일부인 행정입법권의 분권’임을 강조하며, 조례제정권의 범위에 관한 판례 및 그와 견해를 같이 하는 학설에 대해 ‘비판적 검토’를 행하고 있는바, 필자는 그와 같은 異見에 대해 오히려 疑問을 가지는 바이다.
2003-12-18
조례제정권과 위임명령제정권의 구별
Ⅰ. 사건의 개요 (1) 서울특별시(이하 ‘서울시’라 한다)는 1990. 4. 20. 서울랜드 2차시설물(각종 건축물, 공작물 등)에 대한 도시계획사업시행허가를 하면서 “본 사업에 투자한 모든 시설물은 서울시에 기부채납하고 일정기간 무상사용키로 하되 사용기간과 조건은 투자비 회수가능의 범위에서 사업자의 의견을 수렴하여 서울시가 정하는 바에 따른다”는 것을 허가조건으로 하였다. (2) 원고(○○개발주식회사)는 이 사건 2차시설물을 준공하고 서울시에 기부하면서 무상사용승인을 신청하였는데, 피고(서울대공원관리사업소장)는 1996. 12. 12. 기부채납된 2차시설물만을 무상사용으로 하고, 주차장시설부지는 유상사용으로 하여 원고에게 가관리위탁하면서 대부요율을 재산평정가격의 1,000분의 50으로 결정하며, 무상사용기간을 20년으로 정하여 통보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Ⅱ. 당사자의 주장 (1) 피고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처분은 관계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이루어진 것이라고 주장한다. (2) 원고의 주장 서울특별시공유재산관리조례 제23조 제1항, 제7항 및 서울특별시공원조례 제7조는 공공용 재산의 연간 대부요율과 공원시설의 연간 위탁료 징수요율을 모두 당해 재산평정가격의 1,000분의 25로 규정하면서, 시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이를 변경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피고는 이 조례 규정에 의한 시장의 재량권을 근거로 이 사건 2차시설물의 연간 대부요율을 1,000분의 50으로 정하고, 그 무상사용기간을 20년으로 계산하였는바, 기부채납재산의 무상사용기간 산정을 위한 대부요율은 법률에 직접 정하거나 명시적 수권이 있어야 하는데, 위 조례규정은 서울특별시장에게 무제한의 재량권을 부여하고 있어 무효이므로, 무효인 위 조례 규정에 근거한 피고의 무상사용기간 산정은 위법하다. Ⅲ. 원심판결(서울고법 2002. 7. 11, 2001누11627)의 요지 이 사건 2차시설물에 대한 무상사용기간 결정의 기준이 되는 대부요율의 결정근거가 된 서을시공유재산관리조례 제23조 제7항의 규정은 지방재정법 제75조, 같은 법시행령 제92조 제3항의 순차 위임에 따라 규정된 것이고, 법문상 ‘서울특별시장이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재산’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결여하고 있으나, 이는 다른 조문과의 대비에 의하여 공유재산의 특성 내지 그 사용허가의 내용, 사용방법 등에 의하여 다른 조항에서 정하고 있는 대부요율을 적용함이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의미하는 것으로 쉽게 이해될 수 있어 그 규정취지가 모법인 지방재정법 제75조, 같은 법시행령 제92조 제3항의 위임한계를 벗어나고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Ⅳ. 대법원판결(2002두7135)의 요지 (1) 지방자치단체는 자치사무에 관하여 이른바 자치조례를 제정할 수 있고, 이러한 자치조례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법 제15조가 정하는 ‘법령의 범위안’이라는 사항적 한계가 적용될 뿐, 일반적인 위임입법의 한계가 적용될 여지가 없으며, 여기서 말하는 ‘법령의 범위안’이라는 의미는 ‘법령에 위반되지 아니하는 범위안’으로 풀이된다. (2) 공유재산의 사용허가에 관한 사용요율을 정하는 것은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사무인 공유재산의 관리에 속하므로, 서울특별시공유재산관리조례(1991. 3. 29. 조례 제2745호로 개정된 것) 제23조가 제1항 내지 제6항에서 사용허가의 대상이 되는 공유재산의 특성을 감안하여 그 사용요율을 공유재산의 종류별로 규정하면서 따로 제7항에서 “시장이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재산에 대하여는 제1항 내지 제6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연간 대부요율 또는 사용요율을 당해 재산평정가격의 1,000분의 50 이상으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지방자치법 제15조가 정하는 ‘법령의 범위안’에서 공유재산의 적절한 관리를 위하여 공유재산의 관리청인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그 지방의 실정 및 공유재산의 특성을 감안하여 필요한 경우에 별도로 공유재산의 사용요율을 정하도록 한 것이고, 지방재정법이나 지방재정법시행령 등의 관련 규정도 이를 용인하고 있다고 할 것이며, 위 조례 제7항이 지방자치법 제15조가 정하는 ‘법령의 범위안’이라는 자치조례의 사항적 한계 내의 규정이어서 무효라고 할 수 없다. (3) 원심이 이 사건 조항에 대하여 위임입법의 한계에 관한 법리가 적용됨을 전제로 하여 판단하고 있는 것은 잘못이라 할 것이나, 위 규정이 무효가 아니라고 한 결론은 옳고, 거기에 법리오해 등으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Ⅴ. 評 釋 1. 上告審判決의 적극적 지지 원심의 판결문에는 [‘서울특별시장이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재산’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결여하고 있으나…]하는 대목이 들어가 있다. 바로 그 때문에 대법원(상고심)이 [원심이 이 사건 조항에 대하여 위임입법의 한계에 관한 법리가 적용됨을 전제로 하여 판단하고 있는 것은 잘못]이라고 판시하였다고 새겨진다. 상고심판결문 서두에 밝혀져 있는 대로 [자치조례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법 제15조가 정하는 ‘법령의 범위안’이라는 사항적 한계가 적용될 뿐 일반적인 위임입법의 한계가 적용될 여지가 없다]고 하는 것이 대법원의 일관된 입장(대판 2000. 11. 24, 2000추29 등 참조)이라고 하겠으며, 그와 같은 대법원의 견해에 적극 찬동하는 바이다. 2. 條例制定權과 命令制定權의 차이 ‘조례‘는 지방주민의 대표기관인 지방의회의 의결을 거쳐 제정되는 자치입법으로서, 지방의회의 의결을 거치지 아니하고 제정되는 ‘지방자치단체장의 규칙’과 구별된다. 이는 마치 국민대표기관인 국회의 의결을 거쳐 제정되는 ‘법률’과 국회의 의결을 거침이 없이 행정기관이 정하는 ‘명령(대통령령·총리령·부령 등)’이 구분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바꾸어 말하면, ‘조례’는 -적어도 이념적으로는-주민대표기관인 지방의회의 의결을 거쳐 제정되는, 그리하여 민주적 정당성을 지니는 ‘자치입법작용’으로서의 성질을 가지는데 대하여 명령과 규칙은 ‘행정작용’으로서의 성질을 가지는 점에 큰 차이가 있다. 헌법이 위임명령의 제정에는 ‘법률에 의한 구체적 위임’을 받도록 규정하면서(제75조), 조례(자치에 관한 규정)에 대해서는 ‘법령의 범위안에서’ 제정할 수 있는 넓은 재량권을 부여하고 있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라 할 수 있다(헌법 제117조 제1항 참조). 아울러, 대법원이 인정하고 있는 追加條例, 超過條例(대법원 1997. 4. 25.선고 96추244 판결)도 그러한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음을 적어두는 바이다(상세는 졸고, 법률신문 1999. 5. 3. 및 졸저, 行政法Ⅱ, 제7판 , 106면 이하 참조). 3. 異見에 대한 疑問 최근 李光潤교수는 法律新聞(2003. 9. 18)에서의 寄稿(의회유보와 조례에 대한 위임의 정도)를 통해 ‘조례제정권 역시 국가행정권의 일부인 행정입법권의 분권’임을 강조하며, 조례제정권의 범위에 관한 판례 및 그와 견해를 같이 하는 학설에 대해 ‘비판적 검토’를 행하고 있는바, 필자는 그와 같은 異見에 대해 오히려 疑問을 가지는 바이다.
2003-12-15
조례제정의 부작위와 처분의 부작위의 구별
**판례요지** 조례제정에 대한 부작위위법확인의 소송을 제기한 후 그 소가 상고심에 계속 중일 때 당사자가 정년퇴직한 경우 설령 부작위위법확인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구제받는 것은 불가능하다 할 것이므로 결국 부작위위법확인을 구할 소의 이익은 상실되어 그 소송은 부적법하다 **평석요지*** 조례는 지방의회의 의결을 거쳐 제정되는 입법작용임에도 불구하고, ‘대통령령’이 행정입법이므로 부작위위법확인소송의 대상이 되지 않음을 판시한 대법원이 ‘조례’의 행정입법성을 간과하고 있는 점이나 ‘조례의 제정권’이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있다고 보고 피고적격을 인정한 것 등은 이해 안돼 Ⅰ. 事實關係 ① 원고는 서울시 서초구청 교통행정과 소속 지방지도원으로 재직중인 자로서 서울지역 각 지방자치단체 소속의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으로 구성된 노동조합의 설립을 추진해 오던중 1999. 6. 19. 서울 영등포구 소재 성문밖 교회에서 34명의 공무원이 참석한 가운데 노동조합설립총회를 개최하여 서울지역지방자치단체 노동조합을 설립하면서 그 대표자로 선출되었다. ② 원고는 1999. 6. 21. 피고(서울특별시장)에게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10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위 노동조합의 설립신고를 하였는데, 피고는 같은 달 23. 원고에게 지방공무원법 제58조 제2항에서 노동운동이 허용되는 사실상의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의 범위를 조례로 정하도록 하고 있으나, 현행 서울특별시 조례에는 이에 대한 규정이 마련되어 있지 않으므로 서울특별시 소속의 모든 공무원의 노조활동이 금지된다는 이유로 위 노동조합설립신고서를 반려하였다. Ⅱ. 原告의 請求原因 원고는 이 사건 청구원인으로, 헌법 제33조 제1항에서 근로자의 노동3권을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에서 공무원의 경우는 법률이 정하는 자에 한하여 노동 3권을 보장하도록 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지방공무원법 제58조 제1항에서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에 대하여는 노동3권을 가지는 것으로 규정하는 한편, 같은 조 제2항에서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의 범위를 조례로 제정하도록 위임하고 있으므로, 지방자치단체의 장으로서 조례를 제정, 공포할 권한을 가지고 있는 피고는 지방공무원법 제58조 제2항의 위임규정에 따라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의 범위를 조례로 제정, 공포하여야 할 법률상의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정하지 않고 있는 것은 위 의무에 명백히 위법하며, 피고의 위와 같은 의무는 당사자의 신청 여부와 관계없이 법률의 위임에 따라 발생하는 의무이므로 원고는 조례제정 신청 유무와 관계없이 이 사건 부작위위법 확인을 구할 원고적격이 있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원고가 1999. 6. 16. 피고에게 한 서울지역지방자치단체노동조합의 설립신고 속에 조례제정을 신청하는 취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조례를 제정하지 않고 있으므로 원고에게 이 사건 부작위위법확인을 구할 원고적격이 있다고 주장한다. Ⅲ. 原審判決(서울고법 2000. 5. 30, 99누15084)의 要旨 행정소송법 제2조 제1항 제2호, 제12조, 제36조의 규정 내용에 비추어 같은 법 제4조 제3호가 정하는 부작위위법확인소송은 행정청이 당사자의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권리에 기한 신청에 대하여 상당한 기간 내에 적극적 또는 소극적 처분을 하여야 할 법률상의 응답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하지 아니하는 경우 그 부작위가 위법함을 확인함으로써 부작위 또는 무응답이라고 하는 소극적 위법상태를 제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제도라 할 것이므로... 그와 같은 신청 자체가 없거나 신청이 있다 하여도 법률상 또는 조리상 신청권한없는 자의 신청에 대한 무응답은 부작위위법확인소송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할 것이다. Ⅲ. 大法院의 判旨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소는 서초구청 교통행정과 소속 지방지도원으로서 버스전용차로 통행위반 단속업무에 종사하던 원고가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이라고 주장하면서 지방공무원법 제58조 제2항에서 노동운동이 허용되는 사실상의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의 범위를 조례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음에도 피고가 조례를 통하여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의 구체적 범위를 규정하지 않고 있는 것은 위법한 부작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그 확인을 구하는 것인데, 원고는 이 사건 소가 상고심에 계속중이던 2000. 6. 30. 이미 정년퇴직하였음을 알 수 있는바, 그렇다면 설령 피고가 위 조례를 제정하지 아니한 것이 위법한 부작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그 확인으로 인하여 원고가 종국적으로 구제를 받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할 것이므로 결국 위 조례를 제정하지 아니한 부작위가 위법하다는 확인을 구할 소의 이익은 상실되었다 할 것이어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Ⅳ. 評 釋 1. 條例는 自治立法이며, 處分이 아니다. (1) 원고는 이 사건에서, 피고(서울특별시장)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으로서 지방공무원법 제58조 제2항의 위임규정에 따라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의 범위에 관한 조례를 제정, 공포하여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정하지 않고 있는 것은 명백히 위법임을 전제로 조례제정부작위 위법확인소송을 제기하였다. 그리고 그 점에 대하여 原審은 조례제정의 “신청권한없는 자의 신청에 대한 무응답은 부작위위법확인소송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함을 이유로, 大法院은 “설령 피고가 조례를 정하지 아니한 것이 위법한 부작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그 확인으로 인하여 원고가 구제를 받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다”는 것을 이유로 각각 이 사건 소가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결국 원심이나 대법원은 “조례제정의 부작위”가 행정소송법상의 부작위위법확인소송의 대상으로서의 “부작위”에 해당하는가 여부에 대하여는 적극적으로 판단하고 있지 않는 것이 된다. 아니, 우회적으로 “조례제정부작위”가 부작위위법확인소송의 대상으로서의 “부작위”에 해당함을 인정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과연 그러한가? (2) 행정소송법은 부작위위법확인소송의 대상으로서의 “부작위”에 대하여 [“不作爲”라 함은 행정청이 당사자의 신청에 대하여 상당한 기간 내에 일정한 處分을 하여야 할 법률상의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하지 아니하는 것을 말한다](동법 제2조 제1항 제2호)라고 규정하고 있다. 즉, “處分”의 부작위만이 여기서의 부작위에 해당하며, 자치입법 또는 행정입법으로서의 條例제정의 부작위는 여기서의 부작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과 대법원이나 그 점을 간과하고 있다고 하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3) 대법원은 다른 사건에서 “행정입법의 부작위”는 행정소송의 대상으로서의 부작위에 해당하지 않음을 다음과 같이 판시한바 있다. [원고는 특정다목적댐법 제41조에 의하면 다목적댐 건설로 인한 손실보상 의무가 국가에게 있고 같은 법 제42조에 의하면 손실보상절차와 그 방법 등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규정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피고가 이를 제정하지 아니한 것은 행정입법부작위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그 부작위 위법 확인을 구한다고 주장하나, 행정소송은 구체적 사건에 대한 법률상 분쟁을 법에 의하여 해결함으로써 법적 안정을 기하자는 것이므로 부작위 위법 확인소송의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은 구체적 권리의무에 관한 분쟁이어야 하고 추상적인 법령에 관하여 제정의 여부 등은 그 자체로서 국민의 구체적인 권리의무에 직접적 변동을 초래하는 것이 아니어서 행정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대판 1992. 5. 8, 91누11261). 조례는 지방의회의 의결을 거쳐 제정되는 입법작용(자치입법, 행정입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大統領令”이 행정입법이므로 인하여 부작위위법확인소송의 대상이 되지 않음을 판시한 대법원이 “條例”의 행정입법성(자치입법성)을 간과하고 있는 점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 않을 수 없다. 2. 被告適格의 문제 원심과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의 서울특별시장의 피고적격성에 대하여 아무런 의문을 가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하여 “조례의 제정권”이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조례의 제정권은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에 있다고 보지 않으면 안된다(헌법 제117 제1항, 지방자치법 제15조 참조). 원심과 대법원은 그 점 역시 간과하고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2003-05-29
강남구청과 대통령간의 권한쟁의
I. 事件의 槪要와 審判의 對象 1. 사건의 개요 (1) 피청구인(대통령)은 2001. 1.29. 대통령령 제17113호로 “시간외근무수당의 지급기준·지급방법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행정자치부장관이 정하는 범위 안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정한다”라는 내용의 지방공무원수당등에관한규정 제15조 제4항을 신설, 제정하였는데 이로 말미암아 청구인(강남구)은 그 소속 지방공무원들의 시간외근무수당의 지급기준·지급방법 등을 정함에 있어서 ‘행정자치부장관이 정하는 범위’내에서 이를 하여야 하는 제약을 받게 되었다. (2) 청구인은 헌법 제117조, 제118조 및 지방자치법에 근거하여 설립된 지방자치단체로서 자치입법권, 인적고권 및 재정고권의 헌법상의 지방자치권한을 가지며 지방자치법 제9조 제2항 제1호 마목 및 사목에 의하여 청구인 소속 지방공무원의 수당에 관한 지급기준, 절차, 방법 등을 구체화하는 규칙의 제정 및 시행에 관한 권한과 이에 관련된 예산의 편성 및 집행에 관한 권한을 가지는데, 피청구인이 위와 같은 규정을 제정하여 청구인의 이 권한들을 침해하였다고 청구인은 주장하면서 그 침해의 확인과 위 규정의 무효확인 또는 취소를 구하는 권한쟁의심판을 제기하였다. 2. 심판의 대상 심판대상은 피청구인이 지방공무원수당등에관한규정 제15조 제4항(이하 ‘문제조항’이라 한다)이 위헌이어서 이를 제정한 행위가 청구인의 권한을 침해하는 것인지 여부 및 이로 인하여 이 사건 규정조항이 무효이거나 취소되어야 하는 것인지 여부이다. 문제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지방공무원수당등에관한규정 제15조 ① 근무명령에 의하여 규정된 근무시간외에 근무한 자에 대하여는 예산의 범위안에서 시간외근무수당을 지급한다. 다만, 비전임계약직공무원에 대하여는 이를 지급하지 아니한다. ② 시간외근무수당은 매 시간에 대하여 당해 공무원에게 적용되는 기준호봉의 봉급액의 7할(계약직공무원의 경우에는 당해 공무원의 연봉월액의 60퍼센트 해당금액의 5할을 말하며, 이하 “봉급기준액”이라 한다)의 192분의 1의 15할을 지급한다. ③ (생략) ④ 시간외근무수당의 지급기준·지급방법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행정자치부장관이 정하는 범위 안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정한다. Ⅱ. 決定理由의 要旨 헌재공보는 이 사건의 결정이유 요지로 8가지를 제시하고 있으나, 본고에서는 그 핵심적 내용인 다음의 사항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1) 헌법 제117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법령’에 법률 이외에 헌법 제75조 및 제95조 등에 의거한 ‘대통령령’, ‘총리령’ 및 ‘부령’과 같은 법규명령이 포함되는 것은 물론이지만, 헌법재판소가 “법령의 직접적인 위임에 따라 수임행정기관이 그 법령을 시행하는데 필요한 구체적 사항을 정한 것이면, 그 제정형식은 비록 법규명령이 아닌 고시, 훈령, 예규 등과 같은 행정규칙이더라도, 그것이 상위법령의 위임한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한, 상위법령과 결합하여 대외적인 구속력을 갖는 법규명령으로서 기능하게 된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헌재 1992.6.26, 91헌마25)한 바에 따라, 헌법 제117조 제1항에서 규정하는 ‘법령’에는 법규명령으로서 기능하는 행정규칙이 포함된다. (2) 문제조항에서 말하는 ‘행정자치부장관이 정하는 범위’라는 것은 ‘법규명령으로 기능하는 행정규칙에 의하여 정하여지는 범위’를 가리키는 것이고 법규명령이 아닌 단순한 행정규칙에 의하여 정하여지는 것은 이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되므로, 문제조항은 “지방자치단체는 법령의 범위안에서 자치에 관한 규정을 제정할 수 있다”고 한 헌법 제117조 제1항에 위반되는 것이 아니다. (3) 문제조항은 시간외근무수당의 대강을 스스로 정하면서 단지 그 지급기준·지급방법 등의 범위만을 행정자치부장관이 정하도록 하고 있을 뿐이므로 청구인은 그 한계내에서 자신의 자치입법권을 행사하여 시간외근무수당에 관한 구체적 사항을 자신의 규칙으로 직접 제정하고 이를 위하여 스스로 예산을 편성, 집행하고 또 이를 토대로 하여 관련된 인사문제를 결정할 수 있다. 또한 행정자치부장관이 정하게 되는 ‘범위’라는 것이, 지방자치단체장의 구체적인 결정권 행사의 여지를 전혀 남기지 않는 획일적인 기준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근거는 전혀 없는 것이므로, 문제조항은 그 형식이나 내용면에서 결코 지방자치단체장의 규칙제정권, 인사권, 재정권 등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므로 청구인의 “헌법상 자치권한”을 본질적으로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4) 헌법 제117조 제1항은 법령의 규정이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입법권에 우선하고 있음을 명시하고 있거니와 여기서 말하는 ‘법령’ 가운데에는 법규명령으로서 기능하는 행정규칙이 포함되는 것이므로 문제조항이 법규명령으로 기능하는 행정규칙에 의하여 청구인의 법률상의 권한을 제한하도록 한 것이라면, 그 제한이 지방자치의 본질을 침해하는 것이 아닌 한, 이는 청구인의 권한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문제조항에서 말하는 ‘행정자치부장관이 정하는 범위’라는 것은 ‘법규명령으로 기능하는 행정규칙에 의하여 정하여지는 범위’를 가리키는 것이고 법규명령이 아닌 단순한 행정규칙에 의하여 정하여지는 것은 이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되므로 문제조항은 법규명령에 의한 자치권의 제한 이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므로, 청구인의 “법률상 권한”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다. Ⅲ. 評 釋 1. 헌법 제117조 제1항 소정의 ‘법령’의 의미 헌법 제117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법령’은 법률 이외에 대통령령, 총리령 및 부령과 같은 법규명령이 당연히 포함된다. 다만, 행정규칙의 형식을 취하지만 그것이 법규적 성질을 갖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바, 이러한 이른바 ‘법규적 성질(내용)을 갖는 행정규칙’ 또는 ‘행정규칙 형식의 법규명령’도 위 법령에 포함될 것인지는 의문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대법원의 일관된 판례(대판 1987.9.29, 86누484; 1994.3.8, 92누1728; 2002.9.27, 2000두7933)와 헌법재판소의 판시(헌재 1992.6.26, 91헌마25)는 이를 긍정하고 있다. 따라서 위 법령에는 ‘법규명령으로서 기능하는 행정규칙’이 포함된다고 한 헌법재판소의 판시는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2. 문제조항 중 “행정자치부장관이 정하는 범위”의 의미 헌법재판소는 문제조항 소정의 ‘행정자치부장관이 정하는 범위’를 “‘법규명령으로 기능하는 행정규칙’에 의하여 정하여지는 범위”로 이해하면서 동시에 “법규명령이 아닌 ‘단순한 행정규칙’에 의하여 정하여지는 것은 이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헌법재판소의 해석은 타당성을 결여하고 있다고 본다. ① 먼저 ‘행정자치부장관이 정하는 범위’는 그 형식이 부령이 아닌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 점은 헌법재판소가 이를 ‘법규명령으로 기능하는 행정규칙’으로 본 것과도 일치한다. 입법기술상 법규명령인 부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행정자치부령으로 정한다” 또는 “행정자치부령으로 정하는 범위”로 정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도시개발법 제63조 제8항(“건설교통부령으로 정한다”)에 따라 동법시행규칙 제33조를 두고 있는 반면에(유사형식으로 동법 제70조 제4항과 시행규칙 제34조 제2항, 법 제72조 제2항과 규칙 제33조 제1항, 법 제38조 제2항과 규칙 제22조 등), 문제조항과 같은 형식을 취하는 동법 제5조 제4항 및 제57조 제1항(“건설교통부장관이 정한다”)은 부령인 시행규칙의 어디에도 관련규정이 없다. 뿐만 아니라 동법시행령 제25조 제2항, 제28조 제3항, 제32조 제1항 및 제4항, 제46조 제6항, 제47조 제2항, 제48조, 제62조 제3항, 제63조 제4항에서도 같은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장관이 정한다”) 부령인 시행규칙에는 아무런 관련규정이 없다. 같은 규정형식을 취한 동법시행령 제65조 제4항 하나만이 시행규칙에서 그 근거를 두고 있을 뿐이다. 이는 곧 문제조항의 ‘행정자치부장관이 정하는 범위’가 행정규칙으로 정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것이 입법자의 의도임을 반증하는 것이다. ② 그러나 백번 양보하여 이를 “‘법규명령으로 기능하는 행정규칙’에 의하여 정하여지는 범위”로 이해한다 하더라도 그에 포함되지 않는 “법규명령이 아닌 ‘단순한 행정규칙’에 의하여 정하여지는 것”과의 관계에서 볼 때 위 문제조항의 관련 부분을 헌법재판소와 같이 해석하는 것은 너무 자의적인 한정합헌 유사적 판단으로 보인다. 즉, 어떠한 경우에 전자 또는 후자에 속할 것인지의 판단이 불명확한 것이다. 또한 헌법재판소의 해석에 따르게 되면 매 사안마다 법원에 의하여 해석기준의 불명확성에 따른 무원칙적 판단이 이루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따라서 위 문제조항은 그 불명확성의 정도가 과도하여 위헌·위법의 소지가 크다고 할 것이다. ③ 다만, 문제조항의 ‘행정자치부장관이 정하는 범위’를 “‘법규명령으로 기능하는 행정규칙’에 의하여 정하여지는 범위”로 극히 예외적으로 이해하는 경우에는 헌법재판소의 결론과 같이 헌법 제117조 제1항에 위반되지는 않는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3. 청구인의 헌법상 자치권한에 대한 본질적 침해인지 여부 결정이유요지 (3)에서 밝힌 헌법재판소의 판시내용은 그 자체로서는 전혀 틀리다고 할 수 없으【15면에서 계속】 나, 지방자치단체장이 그 구체적인 결정권 행사를 하는 경우에 있어 법원으로서는 매 사안별로 헌법상의 자치권한이 본질적으로 침해된 것인지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되어 어려움을 초래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4. 문제조항과 청구인의 입법권한의 충돌-권한쟁의 사유 결정이유 요지 (4)의 전반부와 같이, 헌법 제117조 제1항에 의하여 법령의 규정이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입법권에 우선하고, 위 ‘법령’에는 법규명령으로서 기능하는 행정규칙이 포함된다. 그런데 문제조항이 (위 2. ③에서 보듯이 비록 극히 예외적이긴 하나) 법규명령으로 기능하는 행정규칙에 해당되고 또 그에 의하여 청구인의 법률상의 권한을 제한하도록 한 것인 때에는, 문제조항인 국가입법(대통령령)과 청구인의 자치입법권 사이에는 권한의 존부 및 범위에 대한 다툼이 존재하게 되므로 이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간의 권한쟁의의 사안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이 문제를 단순히 ‘법규명령으로 기능하는 행정규칙’ 개념의 적용을 통하여 해결하고자 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흐리게 하는 것으로서, 이미 결정해 둔 소극적 결론에 대입시키고자 하는 것이라는 비판을 받을 여지가 있다. 5. 결어 본 사안의 결론은 ‘법규적 성질을 갖는 행정규칙’임을 당연한 전제로 하는바, 이 점은 문제조항인 당해 조문(제4항)의 ‘행정자치부장관이 정하는 범위’를 이에 해당한다고 만연히 판단하고 넘어가고 있다는 점에 문제가 있다. 이 결론에 이르기 위해서는 정작 요구되는, 당해 조항에 근거하여 행정자치부장관이 행정규칙으로 정한 범위가 실질적으로 법규적 성질을 갖는 행정규칙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법원에 의한 구체적인 평가절차가 있어야 함에도 이를 결하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이 사건 판례의 취지대로라면 이같은 형식의 규정에 따른 다른 유사사례의 해결에 있어서도 문제가 발생하게 될 우려가 있다. 즉, 매 사안의 판단시 당해 사건 담당 법원이 문제조항의 형식에 따른 행정규칙에 대하여 만연히 법규적 성질을 갖는 것으로 간주한 후 쉽게 원하는 결론을 내리게 될 우려가 있음을 배제하기 어렵다. 첨언하건대, 본고는 대통령령이 정한 ‘행정자치부장관이 정하는 범위’의 의미를 여하히 판단할 것인가를 중점적으로 검토하기 위한 것이므로, 본안에 관한 사항인 권한의 침해 여부에 대한 것은 여기서 상세히 다루지 않았음을 밝힌다.
2003-05-22
"협의" 절차의 하자와 국가측의 항고소송
Ⅰ. 事實關係 피보조참가인 △△건설주식회사는 파주시 소재 임야를 비롯한 인근의 여러 필지상에 휴양시설을 건축할 목적으로 피고인 파주시장에게 건축허가 신청을 하였고, 피고인 파주시장은 위 회사가 건축허가 신청을 한 위 필지들이 군사시설보호법 제3조 제2호 소정의 제한보호구역에 해당하여 같은 법 제10조 제3호에 의하여 관할부대인 제000여단장의 동의가 필요함에 따라 위 부대에 작전성 검토를 요구하여 동의를 받았다. 이에 따라 파주시장은 1997. 5. 17. 참가인 회사에게 위 임야 29,750㎡에 관하여 지하1층 지상10층의 휴양콘도미니엄의 건축을 허가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그러나 그 후 위 여단장은 이 사건 군사시설보호구역상의 동의와 관련하여 뇌물을 수수한 혐의가 밝혀지게 되었고, 이에 대한민국은 위 건축허가에 대한 동의결정에 따른 처분으로 인하여 국가안전보장에 심각한 위협을 받게 되었다고 주장하면서 동 처분은 절차상, 내용상 중대 명백한 하자가 있어 당연무효 임을 확인하는 항고소송을 제기하였다. Ⅱ. 爭 點 먼저, 이 사건에서는 대한민국이 원고가 되어 처분청인 지방자치단체장을 상대로 항고소송을 제기하는 자체가 전례가 없는 것이어서 대한민국의 ‘국가안전보장’이라는 법익이 행정소송법 제8조가 의미하는 원고적격으로서의 법률상 이익에 해당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 이 사건 소의 본안전 요건의 문제로써 논의되어야 하고, 나아가 만일 이 사건 소의 적법성이 인정된다면 관할부대장의 군사시설보호구역 내의 동의권 행사에 하자가 있는 경우 - 특히, 이 사건과 같이 동의의 과정에 범죄행위가 개입한 경우 - 이러한 하자있는 동의에 기한 건축허가 처분의 효력은 어떻게 될 것인가가 본안문제로서 논의될 수 있다. Ⅲ. 서울행정법원 및 고등법원의 판단 원심인 서울행정법원 2000. 6. 2. 선고 99두24030 판결은 원고적격에 관하여 “관할부대장의 동의권 행사에 하자가 있음을 내세워 이 사건 처분의 무효 확인을 소로써 구하는 것은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침해받게 되었다고 주장하는 법익인 국가의 안전보장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결국 원고에게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할 법률상 이익, 즉 원고 적격이 있다. 다만, 일반적인 행정법규상 보호하고자 하는 공공의 이익이 추상적인 법익인데 반하여 이 사건에서와 같이 동의권 등에 의하여 보호하고자 하는 국가안전보장이라는 법익은 앞서 본 법령의 각 규정과 군사시설보호구역의 기능 등을 고려할 때 구체적이고도 직접적인 법익이라는 점에서 양자는 차이가 있다”고 판시하였고, 나아가 본안에 들어가 위 건축허가처분의 위법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중대명백설에 의거 “건축허가의 동의와 관련하여 뇌물을 수수하였다는 점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동의결정 자체에 중대명백한 위법이 있을 것이 요구되는 바,… 위 동의결정은 그 하자가 외관상 명백하다고 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위 판결은 원고인 대한민국이 불복하여 항소를 제기하였으나,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 2001. 4. 12. 선고 2000누8044 판결에 의해서도 같은 취지로 그대로 유지되었고, 이에 다시 원고 측이 상고하여 상고심에 2001두4177 사건으로 계류 중에 있다. 따라서 아직 판례의 평석대상으로 삼기에 적절치 않은 면도 있으나, 국가가 항고소송의 원고가 된 전례가 없었다는 점에서 소제기 단계에서부터 논란이 많았고, 1심 및 항소심 또한 최초로 국가의 안전보장이라는 이익에 원고적격을 인정하였다는 점에서 비록 대법원에 현재 계류 중인 사건(2001두4177)이지만 한번 다루어 볼 필요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Ⅳ. 평 석 군사시설보호법 제10조는 관계 행정기관의 장이 군사시설보호구역 안에서 건축물을 증·개축하는 등 동조 각 호의 사항에 관한 허가 기타의 처분을 함에 있어서는 관할부대장의 허락을 반드시 받도록 함으로써, 군사시설을 보호하고 작전의 원활한 수행을 위하여 군부대가 이를 직접적으로 통제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지 아니하고 관계 행정기관의 허가 등에 간접적으로 관여하는 형식으로 그 목적을 달성하고 있다. 최근 들어 위와 같은 군사시설보호법상의 협의절차(여기서 협의라 함은 大法院 1995. 3. 10. 宣告 94누12739 判決에 밝히고 있다시피 ‘동의’를 뜻한다 할 것이다)와 관련하여 행정소송법상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는 크게 두가지 관점에서 논의될 수 있다. 먼저, 개인의 권익구제라는 관점에서 접근하여, 건축허가신청을 하였던 자가 관할부대장의 부동의로 건축허가신청서가 반려되거나 불허가 되었을 때 이를 다투고자 하는 개인은 무엇을 대상으로 어떠한 방법으로 다툴 수 있는가 하는 문제와, 그와 반대로 국가의 입장에서 관할 군부대장의 동의가 없었거나 그 과정에 하자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관계행정기관에 의하여 허가 등의 처분이 이루어진 경우, 군사시설보호 내지는 작전의 원활한 수행의 보장을 담보하기 위하여 관계행정기관의 허가처분 등을 다툴 수 있는가 만일 다툴 수 있다면 어떠한 방법으로 다툴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이 사건 판결은 후자의 문제와 직접 관련되어 있다. 1. 當事者能力의 문제 먼저, 이 사건 소송의 당사자로 현실적으로 가장 이해관계가 밀접한 ‘관할 군부대장’ 혹은 ‘국방부장관’이 원고가 될 수 있는가. 일반적으로 소송의 주체, 즉 소송당사자나 참가인이 될 수 있는 능력을 가지는 것은 權利能力 있는 ‘자연인’과 ‘법인’임이 원칙이지만 법인격 없는 사단이나 재단도 대표자 또는 관리인이 있으면 그 이름으로 당사자가 될 수 있음은 행정소송이나 민사소송이나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소송에 있어서 당사자가 될 수 있는 자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법인격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법인이나 그 단체의 ‘機關’은 당사자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즉, 행정소송에 있어서도 피고에 관하여는 행정소송법 제13조에 처분을 행한 행정청이 피고가 된다는 특별규정을 가지고 있으나 원고에 관하여는 행정청이 원고가 될 수 있다는 특별규정이 없으므로, 관할부대장 등은 소송법상의 일반원칙상 행정소송에 있어서 원고가 될 수 없고 ‘大韓民國’만이 행정소송의 원고가 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2. 原告適格의 문제 대한민국이 원고로서 항고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위 건축허가 등의 효력을 다툴만한 법률상의 이익이 있다고 할 수 있는가. 행정소송법 제12조가 요구하는 원고적격자로서의 ‘법률상의 이익’이 있다고 하기 위해서는 법률상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이익이어야만 하고, 사실상이며 간접적인 관계를 가지는 데 불과할 때에는 소의 이익이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이며 다수의 학설 또한 ‘법률상 보호되고 있는 이익구제설’을 취하고 있다. 군사시설보호법은 重要한 軍事施設을 保護하고 軍作戰의 원활한 遂行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국가안전보장에 기여함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으므로 군사시설보호법상 관할군부대장의 협의절차를 통하여 보호하고자 하는 보호법익은 결국 국가안전보장이라고 할 것인데, 과연 ‘國家安全保障’이라는 법익이 행정소송법 제8조의 ‘법률상 이익’의 개념에 포함될 수 있는 것인가. 행정소송법 제3조 제4항의 ‘기관소송’이나, 지방자치법 제157조 제1항의 ‘지방자치단체장의 명령·처분의 시정명령 및 취소·정지제도’, 군사시설보호법시행령 제11조 제2항의 ‘관할부대장등의 관계행정기관의 장에 대한 처분의 취소 등의 요구제도’ 및 건축법 제68조의 ‘위법건축물에 대한 시정명령제도’ 등은 국가가 국가법익의 보호를 위한 구제수단으로서는 법적 한계 및 그 실효성이 의문시되므로 항고소송을 통하여 이 사건 건축허가처분의 위법성을 다툴 필요성은 매우 절실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국가에게 원고적격을 인정한 이 사건 판결의 정책적·입법론적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수긍이 가지만 법이론상으로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문제가 많은 것으로 생각된다. 첫째, 항고소송의 기능 내지는 ‘법률상 이익’의 해석에 관한 논의는 지금까지 ‘공권설’,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설’, ‘보호가치있는 이익설’에 집중되어 있는 바, 이는 항고소송을 기본적으로 ‘主觀訴訟’으로 보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아무리 原告適格을 擴大해 나간다고 하더라도 극단적인 ‘적법성 보장설’을 취하지 않는 한, 관계법규정의 해석에 의하여 최소한의 사익관련성이 인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 판례에서 지적하고 있는 ‘국가의 안전보장’이라는 법익이 비록 관계법규정과 군사시설보호구역의 기능을 고려해 볼 때 구체적이고도 직접적인 법익이라고 하더라도, ‘사익’과는 하등의 관련성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 위 행정법원 판결은 종래의 행정소송법상의 항고소송의 기능 내지는 보호대상에 대한 학설들은 원고가 국가가 아닌 ‘개인’인 경우만을 상정한 것으로써 국가가 원고가 되어 소를 제기하는 경우에는 타당하지 않다는 전제하에 국가가 원고가 되는 항고소송에서는 원고적격을 인정하는 기준으로써 당해 법익의 ‘직접성’과 ‘구체성’만을 가지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항고소송을 다른 소송형태와 구별하는 기본적인 잣대는 ‘主觀’소송이라는 것인데 이 사건 판결취지와 같이 국가를 원고로 하는 경우까지 상정한다면 이러한 이례적인 항고소송의 형태에 직면하여 최소한 항고소송의 본질에 대한 행정법원의 기본적 입장이 무엇인지 먼저 명확히 하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 둘째, 가사 이 사건 판결의 취지가 지금까지 취해온 주관소송의 성격을 포기하지 아니하면서, 단지 위 판결이 보호하고자 하는 ‘국가의 안전보장’이라는 법익이 국민 개개인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으로서 ‘私益關聯’성이 조금이나마 있음을 주장하고자 한다면, 과연 국가가 국민 개개인의 이익을 위하여 - 여기서, 국민 개개인 혹은 국민전체의 이익의 총화라는 것은 곧 ‘국가 안전보장’일 것이다. - 항고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허용될 수 있을 것인가가 문제이다. 만일, 이러한 소송이 허용된다고 한다면 현행법상 아직 허용되고 있지 아니하고 있는 독일법상의 ‘團體訴訟(Verbandsklage)’을 입법을 통해서가 아니라 법해석을 통하여 사실상 문호를 개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만에 하나, 국가가 국민 개인 즉 타인의 사익관련성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직접적인 사익관련성이 있다는 취지라면 이러한 경우 국가에 관련된 ‘私益’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사인과 대등하게 국가가 사경제의 주체로서 활동하면서 관계된 이익이라고 하여야 함이 타당한데, 이러한 이익들이 ‘국가안전보장’과 어떻게 조화될 수 있고 국민일반에 관련된 ‘공익’과는 또 어떻게 구별이 될 수 있는지 의문시된다. 셋째, 또한 이 사건 판결은 항고소송을 인정하여야 할 현실적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위 판결이 적시하고 있는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이익인 ‘국가의 안전보장’의 유지라는 책임은 국가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및 국민 개개인에게도 있다는 점에서 위 사건의 피고 처분청인 파주시장의 이해관계와도 중복되며, 나아가 향후 개인이 안전보장유지를 이유로 항고소송을 제기하는 것도 허용이 될 것인가가 문제된다. 만일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면 사실상 원고적격은 무한히 확대될 것이고 ‘적법성 보장설’을 채택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할 것이다. 3. 하자있는 협의절차에 의한 건축허가 등의 效力 그렇다면 이 사건 소가 적법함을 전제하고, 협의절차에 하자있는 건축허가의 효력은 어떻게 볼 것인가. 大法院 1995. 3. 10. 선고 94누12739 판결은, 군사시설보호법 규정에 의하면 협의를 거치지 아니하거나 협의를 한 경우에도 협의조건을 이행하지 아니하고 건축허가를 한 경우에 당해 행정청에 대하여 그 허가취소 등을 요구할 수 있고 그 요구를 받은 행정청은 이에 응하여야 한다고 하고 있으므로 이에 위반한 경우 동 허가는 위법하다는 취지로 판시하였고, 이에 의할 때 원칙적으로 군 협의절차의 瑕疵는 허가 등의 행정처분에 대한 實體法的인 違法事由가 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런데 이러한 위법한 건축허가처분이 당연무효인가 아니면 단지 취소사유가 있는 것에 불과한 것인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취소사유와 무효사유를 구별하는 기준에 관하여는 重大·明白說이 통설과 판례라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문제는, 이 사건에서와 같이 관할부대장의 동의절차에 비리가 개입된 경우, 동 건축허가처분의 하자를 중대·명백한 것이라고 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생각컨대, 군사시설보호 관계법규정의 취지를 볼 때 협의를 거치지 않거나 협의와 다르게 처분한 것은 물론이고, 협의절차에 이 사건과 같은 하자가 있는 경우 이에 기한 동 건축허가처분은 ‘重大한 하자’가 있는 처분임에는 이론이 없을 것 같다. 그러나 그 하자가 명백한 것인가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하자의 ‘明白’여부는 객관적으로 판단되어야 하고 여기서 객관적이라는 것은 제3자에 해당하는 처분의 상대방인 건축허가를 신청한 자가 그 기준이 될 수 있으나, 구체적인 사건에 있어 그 하자가 명백한 것인가의 여부는 사안을 나누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협의절차를 거치지 않거나, 민원인의 행위가 개입되지 아니한 협의절차의 하자의 경우 그 하자는 허가 등 처분권한을 가진 행정기관의 고의에 의하여 발생할 수도 있지만 주로 관할 군부대의 작전성 검토의견이 행정기관에 전달되는 과정에서 담당공무원의 착오나 - 주로, 동의를 필한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 사실상의 과오로 인한 직무방치로 (주로, 조건의 이행은 사후 철저한 감독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 인하여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에 주로 발생하므로, 이러한 경우 군 협의절차의 정당한 이행여부가 민원인 개인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당해 행정기관과 관계 군부대 내부간의 節次的 協助努力에 의하여 좌우되는 것이므로, 그 瑕疵가 일반 국민 내지는 제3자인 민원인에 대하여 明白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이 사건과 같이 건축허가의 상대방인 민원인의 犯罪行爲 - 예컨대, 뇌물공여행위 - 가 개입된 경우까지, 더구나 이를 이유로 국가가 원고가 되어 항고소송을 제기한 경우에까지 위와 같은 논리로 그 하자가 일견 명백하지 않다고 하여야 할 지는 실로 의문이다. 사실 이 사건 판결의 요지는 관할부대장이 건축허가의 동의와 관련하여 뇌물을 수수하였다는 점만으로는 부족하고 건축허가 처분대로 건축이 되었을 경우 군 작전에 큰 지장을 주어 國家安全保障에 直接的인 危害를 가할 수 있다는 점이 명백하여야 한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명백성의 판단을 군 작전에 큰 지장을 주어 국가안전보장에 직접적인 위해가 가해질 수 있느냐의 여부에 엄격히 의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러한 판단은 고도의 군사 전문적인 지식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대부분의 경우 제3자 특히 민원인인 건축허가신청자에게 항상 일견 명백하지 않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사건 판결이 인정하고 있다시피, 군사시설보호법의 협의절차를 통하여 보호하고자 하는 법익이 ‘국가의 안전보장’이라면, 이를 보호하기 위한 관할 군부대의 협의절차에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민원인의 뇌물공여와 같은 범죄행위가 개입되어 있다면 - 특히, 이 사건과 같이 관할부대장이 뇌물수수 후 재심지시 및 강요에 의하여 작전성 검토의견이 번복된 경우라면 - 국가안전보장에 위해를 가해질 만한 위법이 명백히 있다고 보아야 하는 것이다. 더구나, 건축불허가처분을 받은 민원인이 관할 군부대의 ‘부동의’의견의 위법을 주장하면서 동 불허가처분의 효력을 다투는 경우에, ‘군사시설보호 및 군사작전의 원활한 수행의 저해여부’ 즉 안전보장에 대한 위해여부의 판단이 실체심리에서 문제되었을 때, 사실 이러한 고도의 군사적 재량판단사항에 대하여 사법부가 실질적으로 심사하는 것이 곤란하다는 점에서 절차적 통제가 매우 중요한데, 이 사건과 같이 협의절차에 범죄행위가 개입되어 있는 경우, 특히 오히려 명백성의 판단기준이 되는 제3자인 민원인의 적극적인 비리행위가 개입되었다는 하자는 매우 중대하고도 ‘명백’하다고 보아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가사, 원고적격에 관한 대법원 1995. 7. 11. 선고 94누4615 전원합의체 판결의 다수설에 입각한 이 사건 판결취지와 같이, 이 사건의 경우는 ‘사실관계의 자료를 정확히 조사하여야 비로소 그 하자유무가 밝혀질 수 있는 경우’이어서 외관상 명백하다고 할 수 없어도, ‘행정행위의 무효사유를 판단하는 기준으로서의 명백성은 행정처분의 법적 안정성 확보를 통하여 행정의 원활한 수행을 도모하는 한편 그 행정처분을 유효한 것으로 믿은 제3자나 공공의 신뢰를 보호하여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보충적으로 요구되는 것으로서, 그와 같은 필요가 없거나 하자가 워낙 중대하여 그와 같은 필요에 의하여 처분 상대방의 권익을 구제하고 위법한 결과를 시정할 필요가 훨씬 더 큰 경우라면 그 하자가 명백하지 않더라도 그와 같이 중대한 하자를 가진 행정처분은 당연무효’라고 反對의 의견을 표명하고 있는 위 대법원 판결의 小數見解가 이 사건의 경우 오히려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Ⅴ. 결 론 따라서, 이 사건 판결은 원고적격론에 관하여 비록 입법론이나 법정책적인 측면에서는 찬성하지만 현행 실정법 체계 하에서는 행정소송법 제8조의 법리의 해석에 다소 무리가 있는 것으로 생각되고, 나아가 행정행위의 적법요건을 판단하여 당해 처분의 무효사유와 취소사유의 한계를 설정함에 있어서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私見으로는, 이 사건 소송은 원고적격이 없음을 이유로 소익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법이론에 충실한 것으로 판단되고, 만일 위 행정법원의 판결과 같이 이 사건 소의 적법성을 인정하고자 한다면 본안에서는 당해 처분과정에 당연 무효에 해당하는 중대한 위법사유가 개입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원고인 국가의 청구를 인용하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2001-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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