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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사건
[한국행정법학회 행정판례평석] ⑥ 독서실 남녀좌석 구분을 강제하는 조례의 위헌성
대상판례는 학교 밖의 교육영역에서는 부모가 자녀의 의사를 존중하여 우선적으로 결정할 것이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먼저 개입할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국가 등의 후견적 간섭에 대한 한계(기준)를 밝히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Ⅰ. 사실관계 원고는 전주시에서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및 같은 법 시행령에 따른 ‘학습장소로 제공되는 학원인 시설’에 해당하는 독서실을 등록하여 운영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독서실 등록 당시 이 사건 조례 제3조의3 제2호에 따라 남녀 좌석이 구분 배열된 열람실 배치도를 제출하였다. 피고는 이 독서실에 대한 현장점검을 실시하여 열람실의 남녀좌석 구분 배열이 준수되지 않고, 남녀 이용자가 뒤섞여 있는 것을 적발하였다. 피고는 2017. 12. 6. 원고에 대하여 학원법 제17조, 이 사건 조례 조항에 따라 10일간 교습정지를 명하는 처분(‘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이에 원고는 교습정지처분이 근거한 조례가 위헌, 위법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은 취소되어야 한다며 이 사건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였다. 전라북도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조례 【제3조의3】 법 제8조에 따른 학원의 단위시설별 시설기준은 다음과 같다. 2. 열람실 : 열람실은 60제곱미터 이상으로 하되, 1제곱미터당 수용인원이 0.8명 이하가 되도록 하고, 남녀별로 좌석이 구분되도록 배열할 것. Ⅱ. 대상판결의 요지 이 사건 조례 조항은 학원법상 학원으로 등록된 독서실의 운영자로 하여금 열람실의 남녀 좌석을 구분하여 배열하도록 하고 위반 시 교습정지처분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로써 독서실 운영자는 자신의 영업장소인 독서실 열람실 내의 좌석 배열을 자유롭게 할 수 없게 되므로 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받는다. 한편 독서실 이용자는 독서실 열람실 내에서 성별의 구분 없이 자유롭게 좌석을 선택하는 등 학습방법에 관한 사항을 스스로 결정할 수 없게 되므로 자기결정권을 제한받는다. 먼저 목적의 정당성이 있는지 보면, 이 사건 조례조항은 독서실 내에서 이성과 불필요한 접촉을 차단하여 면학분위기를 조성하고 성범죄를 예방하는 것을 입법목적으로 하지만 열람실의 남녀좌석을 구분하여 면학분위기를 조성하고 학습효과를 높인다는 것은 독서실 운영자와 이용자의 자율이 보장되어야 하는 사적 영역에 지방자치단체가 지나치게 후견적으로 개입하는 것으로서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또한 수단의 적합성 역시 같은 열람실 내에서 남녀좌석을 구별하는 것이 그 목적 달성을 위한 적합한 수단인지는 의문이다. 열람실 자체를 분리하지 않으면서 동일한 열람실에서 남녀의 좌석 배열만 구별하는 경우, 남녀가 바로 옆자리에 앉을 수 없을 뿐 앞뒤의 다른 열 책상에는 앉을 수 있고, 동일한 출입문을 사용하므로 계속 마주칠 수밖에 없다. 침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 역시 이 사건 조례 조항은 독서실 운영자에게 남녀좌석을 구분 배열하도록 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별도의 경고 조치 없이 바로 10일 이상의 교습정지 처분을 하면서도, 독서실의 운영 시간이나 열람실의 구조, 주된 이용자의 성별과 연령, 관리감독 상황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아니하여 독서실 운영자의 직업의 자유를 필요 이상으로 제한하고 있다. 반면, 독서실의 남녀좌석을 구분 배열함으로 인해 달성할 수 있는 면학분위기 조성이나 성범죄 예방이라는 효과는 불확실하거나 미미하다. Ⅲ. 평석 1. 법원의 명령, 규칙, 조례에 대한 부수적 규범통제 명령·규칙이나 조례가 개별 사건의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 문제된 명령·규칙이나 조례가 모법에 위배되는지 여부 등에 대한 위법 심사, 평등원칙이나 신뢰보호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나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 등 위헌 심사를 행한다. 처분은 법령에 근거하여 이루어지는데, 처분의 취소 등을 구하는 항고소송에서 법원은 근거법률에 위헌의 합리적 의심이 있으면 헌재에 심판제청을 하여야 하지만(헌법 제107조 제1항), 명령, 규칙, 조례 등의 위헌, 위법 여부는 직접 심사를 하게 되고(헌법 제107조 제2항), 심사결과 대통령령 등이 위헌, 위법이라고 판단되면 그러한 행정입법과 조례 등은 효력이 없고, 일반적인 효력을 부정하는 설도 있으나 통상 당해 사안의 적용 배제에 그친다는 설이 다수설이다. 대통령령 등은 대법원 판결로 위헌·위법이 확정되어야 관보에 게재된다(행정소송법 제6조) 그에 근거한 처분 또한 위헌, 위법한 처분이 된다. 2. 자기결정권과 자기책임의 원리 자기결정권은 이성적이고 책임감 있는 사람의 자기의 운명에 관한 결정·선택권을 존중하되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스스로 부담함을 전제로 하는 자기책임의 원리에서 비롯된다. 개인이 자유의사에 따라 스스로 자유롭게 결정을 내릴 수 있을 때만 원칙적으로 자기결정에 따른 책임과 위험부담이 부과될 수 있다. 헌법재판소는 “헌법 제10조에서 파생되는 자기결정권은 사람의 자기의 운명에 대한 결정·선택을 존중하되 그에 대한 책임은 스스로 부담함을 전제로 한다. 자기책임의 원리는 이와 같이 자기결정권의 한계논리로서 책임부담의 근거로 기능하는 동시에 자기가 결정하지 않은 것이나 결정할 수 없는 것에 대하여는 책임을 지지 않고 책임부담의 범위도 스스로 결정한 결과 내지 그와 상관관계가 있는 부분에 국한됨을 의미하는 책임의 한정원리로 기능한다. 이러한 자기책임의 원리는 법치주의에 당연히 내재하는 원리로서, 자기책임의 원리에 반하는 제재는 그 자체로서 위헌이다(헌재 2001헌가25).”라고 판시하여 자기책임의 원리는 자기결정권의 한계 논리 내지 책임부담의 근거일 뿐만 아니라 책임의 한정 원리로 기능한다고 보고 있다. 3. 국가 후견주의의 한계 국가 후견주의의 구체적인 유형 구분은 학자마다 상이하나, 결국에는 자기 결정권의 제약원리로서 개인의 자율영역에서 자신의 이익이나 보호를 위하여 자기 결정권에 대해 국가권력이 개입·간섭하는 경우를 의미한다는 점에서는 대체로 일치한다. 드워킨은 후견주의와 관련하여 “강제를 받는 사람의 복지, 행복, 필요, 이익 또는 가치와 관계하는 이유에 의해 정당화되는 것과 같은 어떤 사람의 행동의 자유에 대한 간섭”이라고 보고 있다. 한편, 파인버그는 강한 후견주의와 약한 후견주의로 구분하고 있는데 강한 후견주의는 개입·간섭을 받는 자의 선택이나 행동이 완전히 임의적이라 하더라도 개입·간섭을 하는 데 반해, 약한 후견주의는 개입·간섭을 받는 자가 어떤 이유에 의해 적절한 판단 능력을 결여하여 실질적으로 비자발적이거나 그렇다고 추정될 경우에만 간섭할 수 있는 경우를 말한다. 또한 데블린은 신체적·물질적 후견주의와 정신적·도덕적 후견주의로 구분하기도 한다. 결국, 자기결정권에도 내재적 한계가 있으므로 인격적 자율 그 자체를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영속적으로 해치는 경우 국가가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견주의라는 명목하에 개인의 자유에 대한 간섭이 지나치게 확대됨은 경계하여야 한다. 4. 평등원칙 위반 대상판결에서 검토된 것은 아니나, 이 사건 조례조항은 평등원칙위반 소지도 있다. 1970년 10월부터 시행된 사설강습소에 관한 법률 시행령부터 “남녀공용인 독서실에 있어서는 열람실을 남녀별로 구분하고, 출입문도 따로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되다가 1985.5. 해당 조항은 없어졌으며 1996.1 학원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 시행령부터 “남녀별로 좌석이 구분되도록 배열할 것“이라고 규정되어 있다. 이후 2007.3. 시행된 학원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서 규정이 삭제되었고 지방자치단체 조례로 열람실 남녀 구분이 이루어졌다. 이에 따라 사설 열람실의 경우 학원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성인인 경우라도 남녀좌석을 의무적으로 구분하여야 하며 이를 위반 할 경우 교습정지 등 행정처분의 대상이 된다. 반면 스터디카페, 공공도서관, 공동주택 독서실 등은 남녀좌석을 구분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사설 열람실의 경우와 차이가 있다. 여기서 평등원칙 위반의 소지가 발생하는데, 스터디카페, 공공도서관, 공동주택 독서실 등도 면학분위기를 유지할 필요성이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학원법에 따라 등록된 열람실과 실질적으로 차이는 없다. 그런데 위 공간들은 남녀좌석을 구분하여 운영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지 않는 반면 이 사건 조례조항에 따르면 남녀좌석을 구분하여 운영할 의무를 부과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1회 적발시 10일간 교습정지, 2회 적발시 폐쇄명령을 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명백히 차별 대우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평등원칙이 의미하는 상대적 평등, 즉 실질적으로 동일함에도 불구하고 합리적 근거 없이 차별을 위반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상당하다. 5. 결론 급변하는 사회상을 반영하여 법령을 적시에 변경할 필요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조례조항은 1970.10.27. 사설강습소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서 규정된 내용을 그대로 답습하여 유지해 왔다. 대상판결은 사적 공간에서 학습방법을 선택하는 것은 타인의 법익과 특별한 관련이 없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므로 이용자 각자의 자율적 판단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 미성년 학생이라도 학교 밖의 교육영역에 속하는 경우에는 부모가 자녀의 의사를 존중하여 우선적으로 결정할 것이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먼저 개입할 것은 아니라는 점을 밝힘으로써 국가 등의 후견적 간섭에 한계를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국가 후견주의가 인정된다고 할지라도 헌법상 보장된 자기결정권의 본질을 침해해서는 아니되며, 필요 최소한도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나아가, 이 사건 조례조항은 학원법에서 규율하는 장소를 스터디카페 등 학원법에서 규율하지 않는 장소와 비교하여 볼 때 실질적인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고 있다. 이 사건 판결로 유사 조항을 두고 있는 다른 지자체의 지방자치단체의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조례 역시 헌법에 위반되는 것으로 추후 관련 소송이나 조례 개정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대상판례는 학교 밖의 교육영역에서는 부모가 자녀의 의사를 존중하여 우선적으로 결정할 것이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먼저 개입할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국가 등의 후견적 간섭에 대한 한계(기준)를 밝히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성중탁 교수(경북대 로스쿨)
남녀구분
과잉금지원칙
독서실
열람실
성중탁 교수(경북대 로스쿨)
2023-08-30
민사일반
파산·회생
채무자회생법의 공법상 계약에의 적용
I. 사실관계 및 판결요지 1. 사실관계 피고(지방자치단체)는 A사와 사이에 '지하주차장 건설 및 운영사업' 실시협약을 체결하였다. 이는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민간투자법)'상의 수익형 민자사업(BTO, Build-Transfer-Operate)방식의 실시협약이다. A사는 위 실시협약에 따라 지하주차장을 건축하였고, 피고로부터 지하주차장에 대한 관리운영권을 설정받았다. 피고는 A사로부터 관리운영권을 양수한 B사와 사이에 동일한 내용의 변경협약을 체결하였고, B사는 C보험회사로부터 145억원을 대출받고 B사가 가지는 관리운영권에 관하여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었다. 이후 B사는 파산선고를 받았고, B사의 파산관재인은 피고에게 실시협약의 해지통지를 하였다. C보험회사도 파산선고를 받았는데, C보험회사의 파산관재인(원고)은 B사의 파산관재인이 갖는 해지시 지급금 채권(106억원)에 대하여 근저당권에 기한 물상대위에 의한 채권압류 및 전부명령을 받았다. 원고는 위 전부명령을 받은 금액의 일부인 50억원에 대해서 피고를 상대로 전부금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2. 판결요지 1심과 2심에서는 '채무자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채무자회생법)' 제335조 제1항의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의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보면서 파산관재인의 해지권을 부인하였고,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다수의견도 같은 취지에서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대법원 판결(대상판결)에서는 다수의견, 별개의견, 반대의견이 나누어 졌는데, 다수의견과 별개의견은 파산관재인의 해지권을 부인한다는 결론에서는 동일하지만, 다수의견은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논거로 하는 반면에 별개의견은 채무자회생법의 적용자체를 받지 않는다는 점을 논거로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반대의견은 위 실시협약이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에 해당하고 파산관재인의 해지권이 인정된다고 보면서, 실시협약이 공법상 계약으로서의 성격을 갖는 점은 이러한 결론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았다. 다수의견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다수의견]① 파산 당시 B사와 피고(지자체) 사이의 법률관계는 상호 대등한 대가관계에 있는 법률관계라고 할 수 없고, ② B사와 피고 사이의 법률관계 사이에 성립·이행·존속상 법률적·경제적으로 견련성이 없으며, ③ 오히려 피고가 B사의 파산 이전에 이미 관리운영권을 설정해 줌으로써 위 실시협약에서 '상호 대등한 대가관계에 있는 채무로서 서로 성립·이행·존속상 법률적·경제적으로 견련성을 갖고 있어서 서로 담보로서 기능하는 채무'의 이행을 완료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따라서 파산 당시 B사와 피고 사이의 법률관계는 채무자회생법 제335조 제1항에서 정한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B사의 파산관재인의 해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Ⅱ. 대상판결에 대한 평석 대상판결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채무자회생법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공법상 계약'의 법리에 관해서 다수의견, 별개의견, 반대의견 간에 치열한 의견대립이 있었다는 점이다. 최근에 제정된 행정기본법에 공법상 계약에 관한 규정이 신설되는 등 공법상 계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점에서 나온 위 대상판결은 공법과 사법간의 관계에 관해 고민해볼 수 있는 소재를 제공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대상판결에 대한 상세한 평석으로 김대인, '채무자회생법의 공법상 계약에의 적용에 대한 고찰', 법학논집 제26권 제1호, 2021 참고). 1. 공법상 계약에 대한 사법규정의 적용 대상판결의 다수의견, 별개의견, 반대의견은 모두 민간투자법상 실시협약이 공법상 계약에 해당한다는 전제하에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공법상 계약에 채무자회생법과 같은 사법규정이 어느 정도 적용되는 것으로 볼 수 있는지 하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서 별개의견은 사법규정이 '유추적용'된다고 보고 있는 반면에, 반대의견은 사법규정이 '직접적용'된다고 보고 있다. 반대의견에서는 독일 연방행정절차법에서 공법상 계약에 민법이 준용된다는 규정을 두고 있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에는 이러한 조문이 없으므로 민법 등의 사법규정이 공법상 계약에 '직접적용'된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공법상 계약(행정계약)에 관한 일반규정을 두고 있지 않는 프랑스의 경우에도 쟁점사안별로 민법의 적용여부를 별도로 판단하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반대의견의 논리가 설득력이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따라서 공법상 계약에 민법 등 사법규정이 유추적용이 될 수 있는지 여부를 사안별로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는 별개의견이 타당하다. 2. 채무자회생법의 적용여부 채무자회생법 제335조 제1항이 공법상 계약에 적용 또는 유추적용되는지 여부와 관련하여 별개의견에서는 실시협약의 공법상 계약으로서의 성격을 강조하면서 이를 부인하고 있는데, 이를 인정할 경우 사업시행자가 자신에게만 귀책사유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피고에게 사업시행자 지정처분 취소처분을 강제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어서 불합리하고, 행정주체로 하여금 기투입 민간투자금의 상각잔액인 해지시 지급금을 일시에 지급하라고 하는 것은 민간투자사업의 본질에 부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즉, 공익에 중대한 침해를 초래하는 때에 해당되어 채무자회생법의 유추적용을 부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별개의견이 공법상 계약의 특성을 강조하면서 채무자회생법의 적용여부를 치밀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은 의미가 있으나, 결론적으로 이 사안의 경우에는 채무자회생법의 유추적용을 긍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첫째, 민간투자법을 제3자(사업시행자의 대주가 대표적이다)에 대한 영향을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주무부처의 해지권한만을 독점적으로 인정하는 취지라고 해석하는 것은 곤란하다. 실시협약의 체결이 사업시행자지정이라는 행정처분과 함께 이루어지는 특수성이 있지만 실시협약의 '계약'으로서의 성격을 기본적으로 고려해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현재 민간투자법제에 의하면 사업자귀책이 있더라도 해지시 지급금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자체에게 해지시 지급금의 지급의무가 발생한다는 점을 채무자회생법의 적용을 배제하는 논거로 삼는 것은 설득력이 있다고 보기 힘들다. 3. 채무자회생법의 쌍방미이행 쌍무계약 해지요건의 충족여부 다수의견은 채무자회생법의 쌍방미이행 쌍무계약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민간투자법에서는 사업시행자에게 설정되는 관리운영권이 '물권'임을 명시하고 있고 있는 것이 실시협약의 공법상 특성을 보여주는 것인데, 시설물의 관리·운영 단계에서 정한 쌍방이 부담하는 의무가 존재하더라도 이는 민간투자법에 의하여 법률상 부과되는 것이거나 관리운영권이라는 물권이 부여됨에 따라 이를 방해하지 않아야 할 상대방의 소극적인 의무를 재확인한 것에 불과하거나 가정적 상황에서 발생하는 부수적인 채무에 해당하여 그 의무들 사이에 '대등한 대가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간투자법에서 관리운영권을 '물권'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은 시설물 건설에 따른 대가지급이 보다 명확하게 보장될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부지를 무상 사용 및 수익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의무, 매년 사용료 인상에 대한 협조의무 등 다양한 의무가 주무부처에게 부여되는 것도 이러한 관리운영권이 제대로 보장되기 위한 취지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면 사업시행자가 관리운영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주무부처의 의무는 실시협약의 '주된 채무'라고 보아야 한다.(황창용, '파산절차상 미이행쌍무계약으로서의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 성균관법학, 제29권 제3호, 2017)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의 요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보는 반대의견이 타당하다. 다만 반대의견이 관리운영권의 공법적 특성이 채무자회생법 해석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치밀하게 고려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이 있다. 4. 나가며 다수의견과 별개의견이 채무자회생법의 적용과정에서 공법상 계약의 특성을 고려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 것은 매우 의미있는 접근이었다고 할 수 있다(이상훈,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의 미이행 쌍무계약 해당 여부에 관한 대법원 2021. 5. 6. 선고 2017다273441 판결의 쟁점과 함의', 사법 통권 제57호, 2021). 그러나 공법상 계약이라고 해서 행정주체의 우월적인 지위가 당연히 인정되어야 한다고 보는 것은 곤란하며, 공익보호와 국민의 권익보호간의 균형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향후 파산관재인의 해지권을 부인하고 사업시행자와 대주에게 모든 리스크를 전가하는 방식보다는 지자체가 사업시행자에게 갖는 손해배상채권의 공제를 허용하는 등 해지시 지급금의 규모를 적정화하는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궁극적으로 공법과 사법의 상호보완을 통해 종합적인 질서(Auffangordnung)로 나아가는 방향에서 공법상 계약을 볼 필요가 있다. 김대인 교수(이화여대 로스쿨)
파산
채무자회생법
쌍방미이행
쌍무계약
김대인 교수(이화여대 로스쿨)
2021-10-25
조세·부담금
리스차량의 취득세 납세지가 자동차등록원부에 기재된 사용본거지인지 여부
-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6두40139 판결 - 1. 사실관계 수입차량 리스회사인 원고는 법인등기부상 본점은 서울이고, 부산, 인천 등에 각 지점을 두고 있는데, 2011년 1월 1일 이후 취득한 리스차량에 관하여 각 지점을 사용본거지로 하여 자동차등록을 마치고, 그 관할 도지사 등으로부터 징수권을 위임받은 피고들에게 취득세를 신고·납부하였다. 서울시 강남구청장은 2012년 9월 10일 원고에게 위 각 지점은 인적·물적설비가 없는 허위사업장으로 구 지방세법(2014. 1. 1. 법률 제12153호로 개정 전의 것) 제8조 제1항 제2호(이하 ‘이 사건 조항’)의 사용본거지에 해당하지 않고, 리스차량의 사용본거지는 구 자동차등록규칙(2013. 3. 23. 국토교통부령 제1호로 개정 전의 것) 제3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취득 당시 주사무소 소재지이므로, 원고의 본점 소재지를 관할하는 서울시장으로부터 징수권을 위임받은 자신이 정당한 과세권자라는 이유로 취득세 745억원을 부과하였다. 원고는 2012년 12월경 피고들에게 서울시 강남구청장의 부과처분으로 인한 취득세 이중납부의 위험제거를 위해 기 납부한 취득세를 환급하여 달라고 경정청구하였으나, 피고들은 적법한 납세지에 납부한 것이라는 이유로 거부하였다. 2. 대상판결의 요지 관련 규정의 문언과 체계에 이 사건 조항의 입법취지와 개정 경위, 자동차등록의 법적성격과 취득세 납세지의 의의 등 사정들을 종합할 때, 법인이 자동차등록을 하면서 등록관청으로부터 주사무소 소재지 외의 다른 장소를 사용본거지로 인정받아 그 장소가 자동차등록원부에 사용본거지로 기재되었다면, 그 등록이 당연 무효이거나 취소되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차량의 취득세 납세지가 되는 이 사건 조항의 ‘사용본거지’는 법인의 주사무소 소재지가 아니라 ‘자동차등록원부에 기재된 사용본거지’를 의미한다. 3. 평석 가. 관련 규정 이 사건 조항은 차량의 취득세 납세지를 자동차관리법에 따른 등록지로 하되, 다만 등록지가 사용본거지와 다른 경우에는 사용본거지를 납세지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자동차관리법의 위임을 받은 구 자동차등록령(2013. 3. 23. 대통령령 제24443호로 개정 전의 것) 제2조 제2호는 ‘사용본거지’를 ‘자동차의 소유자가 자동차를 주로 보관·관리 또는 이용하는 곳으로서 국토해양부령으로 정하는 일정한 장소’로 정의하는데, 구 자동차등록규칙 제3조 제1항은 ‘국토해양부령으로 정하는 일정한 장소’란 자동차 소유자가 개인인 경우에는 그 소유자의 주민등록지(제1호), 법인인 경우에는 그 법인의 주사무소 소재지(제2호)를 말한다고, 제2항은 법인의 주사무소 소재지 외의 다른 장소를 사용본거지로 인정받으려는 자동차 소유자는 그 사유를 증명하는 서류를 등록관청에 제출하여야 한다고 각 규정하고 있다. 나. 사건의 경과 리스회사가 리스차량 취득 시 서울에서는 도시철도채권을 많게는 차량 금액의 20%를 매입해야 하나, 지방에서는 지방채 매입비율이 5% 정도인 곳이 많아 취득 관련비용이 경감되고 소비자도 차량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서울시 각 구청장은 2012년 9월경 리스회사들에게 각 지점이 허위사업장이라는 이유로 미납 취득세 2000억원대의 부과처분을 하였고, 인천시장의 지방세 과세권 귀속결정 청구에 따라 행정안전부장관은 2012년 11월 19일 사업장등록이 당연 무효가 아닌 점 등 인천시장이 원고로부터 취득세를 신고·납부받은 행위는 적법하고, 취득세 과세권은 당연히 인천시장에 귀속된다고 통지하였다. 서울시가 위 결정이 헌법상 부여된 지방세 과세권 침해로서 무효라며 권한쟁의 심판청구를 하자 헌법재판소는 2014년 3월 27일 행정안전부장관의 과세권 귀속결정은 행정적 관여로서 법적 구속력이 없어 서울시의 자치권한이 침해될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로 부적법 각하하였다. 서울시 각 구청장은 조세심판원의 2014년 6월경 결정에 따라 지방세법상 취득세 납세지 규정이 개정된 2011년 1월 1일을 기준으로 2010년 12월 31일까지 취득한 차량에 대하여는 532억 원을 환급하였고, 2011년 1월 1일 이후 취득한 차량에 대하여 부과된 1427억원은 과세로 결정하였다. 다. 차량의 취득세 납세지인 사용본거지의 의미 (1) 취득세는 유통세의 일종이므로, 그 납세지는 원칙적으로 취득일을 기준으로 취득물건의 소재지로 보아야 하고, 2010년 3월 31일 법률 제10221호로 개정 전의 지방세법도 제105조 제1항에서 그와 같이 규정하고 있었다. 취득세와 같은 지방세는 납세지에 따라 과세권이 귀속되는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가 결정되므로 가능한 한 객관적이고 일률적인 기준에 따라 납세지를 정할 필요가 있고, 특히 차량 같은 이동성 높은 과세물건은 소재지 파악에 현실적인 어려움과 과다한 행정비용 발생으로 차량의 소재지가 아닌 다른 합리적인 기준이 요구된다. 이에 2010년 3월 31일 개정된 지방세법 제8조 제1항은 과세실무를 반영하여 ‘자동차관리법에 따른 등록지’(제2호)로 명시하였다. 지방세법은 차량의 취득세 납세지에 대하여 객관적이고 일률적인 기준을 마련하고자 자동차관리를 제도적으로 규율하는 자동차관리법상의 자동차등록 개념을 그대로 차용하고 있다. (2) 이 사건 조항은 2010년 12월 27일 법률 제10416호로 지방세법 개정 시 단서 부분이 신설되었는데, 이는 2010년 6월 1일부터 자동차등록 사무를 해당 자동차의 사용본거지를 관할하지 않는 등록관청에서도 처리할 수 있게 되어 ‘등록행위가 실제 이루어진 등록지’와 ‘사용본거지’가 달라져 발생하는 납세지와 관련한 혼란 방지를 위해 신설된 것에 불과하다. 이 사건 조항에서의 단서 부분 신설로 지방세법상 차량의 취득세 납세지 판정기준이 실질적으로 달라지지 않았다. (3) 구 자동차등록규칙 제3조 제1항은 이 사건 조항의 차용개념인 자동차관리법상 ‘사용본거지’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밝히면서 일률적으로 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제3조 제2항, 제27조 제2항은 자동차 소유자가 법인인 경우 주사무소 소재지 외의 다른 장소를 사용본거지로 인정받기 위한 사유증명 제출서류로 사업자등록증 또는 법인등기부 등본을 들고 있을 뿐이고, 등록관청은 제출서류에 기재된 지점을 확인하여 사용본거지로 인정하여 자동차등록원부에 등재하고 있다. 자동차등록 관계 법령에서도 사용본거지를 주민등록지 등으로 사실상 추단하고 있고, 법인의 지점 등 주사무소 소재지 외의 다른 장소를 사용본거지로 신청하는 경우에도 인적·물적 설비에 관한 자료제출을 요구하지 않는다. (4) 차량 취득 당시는 실제로 차량을 보관·관리 또는 이용하는 곳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서 납세지 결정기준이 될 수 없어 주민등록지나 사용본거지인 주사무소 소재지 역시 차량을 주로 보관·관리·이용할 개연성이 높은 곳에 불과하다. 구 자동차등록령 제2조 제2호의 사용본거지 정의규정도 자동차등록 당시 자동차 소유자가 이를 예정한 곳으로서 등록관청에 의하여 사용본거지로 인정받은 곳이라고 보아야 한다. 취득세 납세지는 늦어도 취득세를 신고·납부할 무렵에는 확정되어야 하므로, 차량의 취득세를 신고·납부한 이후 실제 어디에서 주로 보관·관리·이용하였는지는 원칙적으로 납세지 결정기준이 될 수 없고, ‘주민등록지’나 ‘주사무소 소재지’에 대하여는 차량을 주로 보관ㆍ관리·이용하는 곳이 어딘지 실질적으로 심사하지 않는데, 법인의 주사무소 소재지 외의 사용본거지를 달리 취급할 근거도 없다. (5) 등록관청이 사용본거지 등록신청을 수리하여 차량등록이 되었다면 행정처분으로서의 공정력이 있고, 그 자동차등록원부에 기재된 사용본거지는 부정한 방법으로 등록되었거나 등록신청이 잘못 수리되는 등으로 직권 또는 이의신청이나 쟁송에 의하여 수리처분이 취소되거나 당연무효로 인정되어 등록말소되기 전까지는 기재된 대로 효력을 가진다(대법원 1973. 1. 30. 선고 72누109 판결 참조). 4. 결론 대상판결은 이동성 높은 차량의 특성상 객관적이고 일률적인 기준에 따라 취득세 납세지가 결정되어야 하므로 지방세법상 차량의 취득세 납세지인 사용본거지는 주사무소 소재지가 아니라 자동차등록원부에 기재된 사용본거지라고 명확히 해석하였고, 자동차등록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등록된 사용본거지를 다른 지자체가 임의로 부인하는 것은 허용할 수 없다고 판단함으로써 서울시와 지자체들 사이의 리스차량 취득세 납세지와 관련된 오랜 과세권 분쟁을 종국적으로 해결하였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 조성권 변호사 (김앤장)
취득세
조세
사용본거지
납세지
조성권 변호사 (김앤장)
2018-01-22
행정사건
대형마트 영업제한
대법원 2015. 11. 19. 선고 2015두295 Ⅰ. 대상 판결 1. 사실관계 피고 동대문구청장은 2012. 11. 14. 원고 롯데쇼핑, 이마트 등에 대하여 그들이 운영하는 동대문구 내 대형마트 및 준대규모점포의 영업제한 시간을 오전 0시부터 오전 8시까지로 정하고, 매월 둘째 주, 넷째 주 일요일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하는 처분을 하였다. 이 처분은 2012년 제정된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의 2 유통산업발전법(2013. 1. 23. 법률 제116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2조의 2 ①시장· 군수·구청장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대규모점포와 준대규모점포에 대하여 영업시간제한을 명하거나 의무휴업일을 지정하여 의무휴업을 명할 수 있다. ②영업시간 제한은 오전 0시부터 오전 8시까지의 범위에서 할 수 있으며, ③의무휴업일 지정은 매월 1일 이상 2일 이내의 범위에서 할 수 있고, ④위와 같은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일 지정에 필요한 사항을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에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다. 에 기한 것이다. 1심 서울행정법원은 위 처분이 적법하다는 판결을 하여 원고들이 항소하였고, 2심 서울고등법원은 위 영업제한이 위법한 처분이라며 1심을 취소하여 피고 측이 다시 상고한 사건이다. 2. 원심 서울고등법원 2014. 12.12. 선고 2013누29294 사건 판결 요지 원심은, 원고들 운영 대규모점포는 소비자의 주문에 따라 점원이 제품의 양을 덜거나 계량하여 포장해주고 있고, 제품을 즉석에서 가공?손질하여 제공하고 있는 등의 영업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사실, 대규모점포 내에 임대매장이 입점 되어 있는데, 그 중에는 병원, 미용실, 식당 등 서비스 용역을 제공하는 매장이 포함되어 있는 사실을 토대로, 영업시간 제한 등 규제의 대상이 되는 '대형마트로 등록된 대규모점포'에 해당하려면 대규모점포가 형식상 대형마트로 등록되어 있음은 물론, 점포의 실질이 법에서 정한 요건에 부합하여야 함을 전제로, 원고 대규모점포는 '점원의 도움 없이' 소비자에게 소매하는 점포의 집단으로 보기 어렵고, 나아가 용역제공 장소 부분은 그 성격상 용역의 제공 장소일 뿐 상품을 소매하는 대규모점포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대규모점포 내에 입점 된 임대매장들에 대해 피고가 처분사전통지, 청문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아 행정처분 절차상 하자가 있다. 마지막으로, 피고가 처분을 함에 있어서, 공?사익의 이익형량을 전혀 하지 아니하거나 이익형량의 고려대상에 포함시켜야 할 사항을 누락함으로써 재량권을 행사하지 않았거나 해태하였고, 원고들의 영업의 자유 침해 등 불이익이 처분에 의해 달성되는 공익보다 중대하여 비례원칙을 위반하였으며, '서비스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GATS) 및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의 시장접근 제한금지 조항을 위반함으로써,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하다. 3. 대법원 판결요지 (1) 다수의견 요지 대규모 점포가 그 형식상 대형마트로 등록되어 운영되고 있는 이상, 대규모점포에 속한 임대매장 등 개별 점포의 실질을 따로 살필 것 없이 대규모점포는 영업시간 제한 등 규제의 대상인 '대형마트로 등록된 대규모점포'에 해당하고, 그에 따라 원고들이 직영하는 준대규모점포도 그 처분요건에 해당하게 된다. 또한, 대규모점포 중 임대매장이 존재하더라도 대규모점포에 대한 영업시간 제한 등 처분의 상대방은 오로지 대규모점포 개설자이다. 따라서 위와 같은 절차도 원고들을 상대로 거치면 충분하고, 임차인을 상대로 별도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다. 나아가, 비례원칙 위반 등 재량권 일탈·남용의 위법이 있는지 여부와 관련하여, 이 사건 조항은,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일 지정의 규제가 일반적?통상적 시장상황 아래에서는 위와 같은 공익 목적 달성에 유효적절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정책적 판단에 따라 이루어진 규제입법에 해당하고, 행정청에게는 매우 제한된 범위 내에서 규제 수단의 선택재량을 부여하고 있다. 따라서 행정청은 대체로 유사한 내용의 규제에 이를 수밖에 없으므로, 피고들이 재량권을 행사하지 않거나 해태한 위법, 이익 형량에 관한 비례원칙 위반 등의 위법, '서비스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 및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 등을 위반한 위법이 없다. (2) 소수의견 요지 대형마트 개설 등록의 범위와 영업시간 제한 등의 규제의 범위를 반드시 일치시킬 필요는 없고, 영업시간 제한 등의 규제는 대규모점포 개설자 등의 영업의 자유를 제한하는 침익적 처분이므로 그 근거 규정을 엄격히 해석·적용하여야 한다. 대형마트 내 용역제공 장소는 대형마트 개설자가 아닌 중소상인들에 의해 임대매장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대형마트 개설자와는 달리 이들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 이 사건 조항에 따른 영업시간 제한 등 규제의 대상은 '대형마트로 등록된 대규모점포'의 매장 중 상품판매 장소라고 봄이 타당하고, 용역제공 장소에 대하여는 그 실질이 상품판매 장소에 해당하는 경우 등과 같이 이를 상품판매 장소와 마찬가지로 규제하여야 할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원칙적으로 그 규제의 대상에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해석된다. 따라서 행정청이 이 사건 조항에 따라 상품판매 장소와 함께 용역제공 장소까지 영업시간 제한 등 규제의 대상으로 모두 삼았다면, 이를 정당화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러한 처분은 규제의 대상 내지 그 재량의 범위를 벗어나는 것으로서 위법하다. Ⅱ. 대상 판결에 대한 평석 1. 쟁점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법률적 쟁점은 처분대상의 오인 여부, 절차상 하자, 재량권의 일탈, 남용 여부 등 3가지이다. 그 중 처분대상의 오인여부와 절차상 하자 문제는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와 관련하여 내부에 입점한 임대점포도 대형마트와 동일하게 영업규제의 적용을 받아야 하는지가 쟁점이다. 즉, 대형마트의 개설자가 아닌 임대점포는 영업규제를 통하여 보호하고자 하는 중소유통업자로서 그 규제대상에서 제외하여야 한다는 임대점포 측과 그 배후의 대형마트의 요구가 거센 가운데, 다른 한편에서 전통시장과 골목 상권 보호를 위해서는 임대점포 역시 대형마트에 입점하여 있는 이상 규제 대상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소상공 사이에서 고민하던 지자체가 결국 이들을 포함하여 규제하기에 이르렀고, 원심은 이를 위법하다고 보았다가 대법원에서 파기당한 것이다. 2. 검토 다수의견은 다음과 같은 논거에서 영업제한 처분이 적법하다고 보았다. 먼저, 임대점포 제외 여부와 관련하여, 법상 지자체장에게 부여된 재량의 범위는 영업시간 범위와 의무휴업일 지정에 관한 것일 뿐, 대형마트는 그에 포함되지 아니하므로 그 제한대상을 임의로 구분할 할 수 없다고 보아 법규에 '대형마트의 전부나 그 일부에 대하여'라고 규정하지 아니한 이상, 일부 점포를 제외하고 영업제한을 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은 문리 해석의 범위를 벗어난다. 만약 임대점포를 제외하면 대기업으로서는 임대점포 형식을 취하여 실질적으로 영업규제를 회피할 수 있으며, 임대점포주가 중소유통업자라고 하더라도 대형마트에 입점하여 있는 이상 그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 재량권의 일탈·남용여부와 관련하여, 대형마트에 대해 밤 12시 이후에는 영업하지 말고, 한 달에 이틀을 쉬라는 정도의 제한만으로는 비례원칙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 이는 외국과 다른 우리나라의 특이한 사정을 감안한 것으로서, 자영업자 비율이 미국은 6.8%, 독일과 일본도 각 11%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28%나 되고, 생활밀착형 업종의 인구 천 명 당 업체수도 미국의 10배 이상으로 이미 과도한 경쟁 중인 상황에서 몇몇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형마트와 SSM은 이들 자영업자에게 생존의 위협이 아닐 수 없다. 반면 대형마트가 창출하는 고용이나 창업효과는 그리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전통시장과 주변 상권 파괴로 인한 일자리 상실을 감안하면 고용 측면에서 대형마트 진출은 득보다 실이 많다고 지적한다. 더욱이, 자영업자들의 몰락은 곧 빈곤층의 증가를 의미하여 장기적으로 국가 재정의 근원이 되는 세금은 줄고, 의료·실업 등 복지비용은 증가하게 된다. 결국, 다수의견이 설시한 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에 관한 판단 기준으로서 이익형량이란 이런 점을 충분히 고려한 것이다. Ⅲ. 결론 이상의 엇갈린 판결은 대형마트의 임대점포를 둘러싼 법해석에 관한 것으로서 전통시장과 골목 상권 등 중소유통업의 보호라는 정책을 대형마트에 대한 영업규제 방식으로 실현함으로써, 보호받는 업자와 보호받지 못하는 업자가 나뉘게 되고, 이는 곧 영업규제의 범위로 이어져 그에 관해 원심과 대법원 상호간에 서로 다른 법해석을 한 것에 기인한다. 이와 같이 서로 다른 법해석을 한 이유는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이 체계적이지 못한 업태 분류와 그 기초가 되는 매장의 정의 등 기본적으로 고민하여야 할 부분이 여전히 정리되지 아니하였기 때문이란 의견이 많은바, 다시 한 번 체계적인 매장의 정의를 비롯하여 소매업태의 분류 등의 정비작업이 조속히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동지; 김천수, '대형마트의 임대점포가 영업규제 대상에서 제외되는지 여부', 유통법연구, 2014. 8, 70면 이하 참조)
대규모점포
대형마트
의무휴업
영업시간제한
2016-02-01
대형마트 영업규제에 대한 찬반양론을 지켜보며
1. 서설 지난 연말 서울고등법원은 대형마트에 대한 의무휴업일 지정과 영업시간 제한 처분 등을 규정한 지방자치단체의 조례가 위법하다는 판결을 내려 큰 파장을 낳았다. 2012년 1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으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지정에 관한 조항이 신설되면서 지자체와 대형마트 간에 영업시간 제한을 둘러싼 소송이 지속적으로 벌어졌다. 법원이 2012년 6월 유통산업발전법이 지자체장에게 영업시간 제한 등 재량권을 부여했는데도 의무적으로 제한을 명하도록 강제한 것은 위법하다며 서울 강동구와 송파구 등의 조례는 위법하다는 첫 판결(서울행정법원 2012. 6. 22. 선고 2012구합11966 판결)을 내린 이후 지자체들은 법원 판결에서 문제된 조례 부분을 개정하여 다시 영업제한에 나섰으나 이번에는 항소심에서 패소한 것이다.(1심에서는 원고가 패소했으나 항소심에서 취소되었다.) 2. 판결요지 법원은 처분 대상이 된 점포들이 대형마트로 등록은 돼 있지만 유통산업발전법상 대형마트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다. 즉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의무휴업일을 지정할 수 있는 처분대상인 대형마트는 점원의 도움 없이 소매하는 점포의 집단인데 롯데쇼핑 등 대규모 점포에서 점원이 구매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행위들에 비춰 법령상 대형마트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은 대형마트의 요건으로 매장면적의 합계 3000제곱미터 이상인 점포의 집단으로 점원의 도움 없이 소비자에게 소매하는 점포의 집단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다음으로, "영업제한 처분 등으로 달성되는 전통시장 보호 효과는 뚜렷하지 않고 아직도 논란 중인 반면, 맞벌이 부부의 경우 실제로 야간이나 주말이 아니면 장을 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특히 아이가 있는 가정의 경우 주차공간·편의시설 등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전통시장에서 장을 보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크다며 소비자 선택권에 대한 과도한 제한으로 비례의 원칙에 반하고, 경쟁제한을 위한 수단으로 볼 여지도 크다"고 판결 이유를 밝히고 있다. 3. 평석 가.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의2에 의한 영업규제에 대한 찬반양론 (1) 규제 찬성론은 먼저, 건전한 유통질서의 보호를 주장한다. 대형마트(SSM)의 출점으로 2011년도 기준 인근 지역 상인들의 평균 매출액이 47.6% 감소하고, 고객 수는 50.5%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대형마트 평균 매출액은 9.2조원 증가한 반면, 재래시장 매출액은 같은 기간 9.3조원 줄었다고 한다. 다음으로, 직원들의 건강권 보호다. 대형유통업체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근무환경이 열악함은 주지의 사실이다. 유통산업 근로자는 물건을 끊임없이 판매하는 서비스업의 특성상 실질적으로 휴게시간이 따로 없어 근로기준법상 보장된 4시간마다 30분 동안 휴식권을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다. 주부사원의 경우 늦은 시간까지의 근로로 건전한 가정생활에도 지장을 주고 있다. 다음으로, 대형유통업체 주변주민의 생활환경권 침해문제다. 심야시간과 공휴일에도 대형유통업체에 승용차들이 출입하여 교통 혼잡과 소음 등을 유발함으로써 대형유통업체 주변 주민들의 생활환경을 악화시키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적절한 규제는 필요하다. (2) 규제 반대론은 먼저, 대형마트업자들의 헌법상 영업의 자유와 평등권 침해주장이다. 이러한 영업제한으로 인해 고용감소 초래 및 지역상권 침체 유발 등 피해를 줄 수 있다. 또한 자유롭게 영업이 가능한 편의점, 오픈마켓, 인터넷쇼핑 등 온라인 쇼핑과 대형전통시장, 백화점, 전문점, 개인 중대형 슈퍼마켓, 소형 슈퍼마켓은 제외되어 합리적이지 못한 차별이라는 것이다. 다음으로, 물가상승 초래 및 농어민과 중소협력업체 등 피해를 꼽는다. 강제휴무 및 영업시간 제한은 대형마트의 운영효율성을 저해함으로써 대형유통업체를 운영하는 비용을 증가시키고 이는 제품의 판매가에 반영되어 결국은 소비자 물가를 상승하게 한다. 특히 농수축산물의 유통의 경우 신선함을 유지해야하는 제품의 특성상 대형유통업체가 농수축산물에 대한 취급 자체를 꺼려, 결국 농어민, 축산인에게 피해가 돌아간다는 것이다. 또한 대형유통업체에 입점하고 있는 안경점, 식당, 약국, 김밥코너, 꽃집 등 중소협력업체도 피해를 입는다. 다음으로 소비자주권 침해를 꼽는다. 맞벌이 부부나 자영업자들의 경우 대개 주말에 쇼핑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격주이긴 하지만 일요일 휴무로 인하여 이들에게 불편을 주게 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역의 고용사정 악화를 든다. 판촉사원, 단기 아르바이트, 주말 파트타이머, 주부사원 등 수많은 공급협력회사, 건설사 등 유관산업의 고용유발 효과가 큰데 영업규제로 인하여 직간접적으로 이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 나. 해결방안 먼저,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는 재래시장과 대형마트 사이의 법을 새로 제정하는 것이다. 프랑스의 '라파랭법'처럼 재래시장 보호를 위해 대형마트가 도시 외곽에 위치하게 하는 것과 같은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법을 우리나라에 맞게 제정해야 한다. 그 일례로 대형마트 입점절차의 엄격화이다. 법률 개정 가능성의 저조, 유통업체의 강력한 저항 등으로 인하여 허가제로의 법 개정이 사실상 어렵다면, 일본에서 시행했던 '사전심사부 신고제'의 도입도 고려할 만하며, 대점포입지법에서 채택한 '신고제로 하되 엄격한 절차제를 보완한 제도'도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본의 예와 같이, 대형유통업을 신설하고자 하는 자는 지역주민설명회를 반드시 개최하고, 주민과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의견을 수렴하여, 입점으로 인하여 야기될 수 있는 지역민들과의 문제점들을 사전에 엄격하게 진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 지방자치단체의 조정능력이 발휘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의 조정의무를 제도화 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둘째로, 재래시장의 가격은 대형마트와는 달리 하나로 가격이 정해지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이점은 소비자에게 혼란을 야기할 수 있어 시장 전체 공통 상품의 가격을 통일하여 통일성을 갖게 하고, 대형마트와는 다른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며, 전국 시장의 조직화로 대기업 대형마트에 맞설 경쟁력을 갖추게 하여야 한다. 따라서 재래시장이나 중소상인들은 그들 나름대로 서비스 강화, 점포 구성원에 대한 유통 관련 교육을 함과 동시에 쾌적한 점포분위기 조성, 부대시설 개편 등 나름의 치밀한 해결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셋째로 범정부 차원의 유통통계 DB의 구축 및 활용이 요청된다. 소매업 전반 및 소매업태 별 점포수, 매출액 추이, 종업원 수, 시장점유율, 영업이익 등의 기본 항목에 대한 자료가 상당히 부족한 실정이며 특히 소매업태 별 매입 유통구조에 대한 자료는 체계적으로 정리되고 있지 않아 정확한 유통구조의 파악이 안 되고 있어 정확한 통계에 따른 대책 수립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아니하고 있다. 따라서 소매업 자료 수집에 대한 총괄적 관리기관을 설정하여, 이 기관을 중심으로 자료 수집 항목의 선정, 조사 내용 및 방법의 일관성과 보완성을 유지하는 한편, 유통통계 DB의 구축 및 활용방안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방자치단체 법무능력의 향상도 중요하다. 지금과 같이 자치권의 향상에 따라 다양한 영역에서 전문적인 행정이 행해지는 현실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의 일선 공무원 특히 법무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에 대한 자치법무역량 향상을 위한 방안 마련은 시급한 과제다. 최근 연간 2000명 가까운 변호사가 배출되면서 일선 지자체에서 법무담당관으로 변호사 출신을 채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에서 다행스럽다고 하겠다. 요컨대 대형마트와 SSM의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일 지정은 경제적 약자인 소상인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로서 필요성이 인정되지만, 경제행정법의 규율대상 및 보호대상과 관련하여 다양한 이해관계인들이 서로 긴밀하게 유기적으로 얽혀 있기 때문에 어느 일방적인 규제만으로는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즉, 정부 당국은 기존 유통산업발전법의 미비점을 보완하되, 그 과정에서 어느 일방에 대한 규제의 방식이 적절한 것인지 및 그 규제로 인한 피해가 과도한 것은 아닌지에 대한 고민을 항상 함께 해야 한다.
2014-01-19
국가기관도 항고소송의 당사자 될 수 있나
1. 사실관계 및 쟁점 대상판결은 '경기도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원고가 되어 '국민권익위원회'를 상대로 동 위원회가 경기도 선관위원장에게 한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항고소송의 사안이다. 원고가 취소를 구하는 처분은 피고가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국민권익위원회법') 제62조 제7항에 근거하여 원고에게 한 이른바 '신분보장조치요구 처분'이다. 대상판결의 이해를 위하여 국민권익위원회법이 정한 절차에 대해 간략히 보면 다음과 같다. 동법은 부패의 예방 및 부패행위의 규제를 목적으로 제정된 법으로(제1조), 부패행위의 신고자를 보호하기 위한 일련의 규정을 두고 있다. 즉, 누구든지 동법에 따른 신고를 하였다는 이유로 당해 조직에서 징계조치 등 신분상 불이익을 받지 아니하고(제62조 제1항), 신고를 이유로 불이익한 처분을 받은 경우에는 국민권익위원회에 신분보장조치 등 필요한 조치를 요구할 수 있으며(동조 제2항), 국민권익위원회는 신고 내용에 대한 조사 결과 그 내용이 타당하다고 인정한 때에는 소속기관의 장 등에게 적절한 조치를 요구할 수 있으며(동조 제7항), 그와 같은 요구에 불응할 경우 과태료는 물론 형사처벌의 제재까지 규정하고 있다(제90조, 제91조). 위 사건의 경우 하남시 선관위 직원 A는 하남시 선관위가 K시장에 대한 주민소환투표절차의 처리과정에서 부패행위가 있었다는 취지로 피고 위원회에 신고하였다. 경기도 선관위는 동 사건과 관련하여 A가 TV 인터뷰 등에서 선관위의 입장과 다른 발언을 하였다는 사실 등을 이유로 A에 대한 징계요구 조치를 하였고, 피고 위원회는 A의 신분보장조치 요청에 따라 원고(경기도 선관위원장)에 대해 징계요구 조치의 철회를 명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이에 원고는 그와 같은 조치가 부당하다며 서울행정법원에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항고소송을 제기하였다.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의 위 조치의 처분성 여부 및 국민권익위원회법의 해석 등과 관련하여서도 많은 쟁점들이 있지만, 가장 핵심적인 쟁점은 "법인격이 없는 국가기관인 경기도 선관위원장에게 항고소송의 당사자능력 및 원고적격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라고 할 수 있다. 2. 소송의 경과 위 청구에 대해 서울행정법원은 "원고는 국가의 산하기관에 불과할 뿐 항고소송의 원고가 될 수 있는 당사자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위 청구를 각하하였다. 그런데 서울고등법원은 "국가기관이 다른 국가기관에 대하여 한 조치라도 그것이 일반국민에 대한 행정처분 등과 동등하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권리의무에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영향을 미치고 그 조치의 위법성을 제거할 다른 법적 수단이 없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국가기관의 지위에서 그 조치를 한 국가기관을 상대로 법원에 소를 제기하여 다툴 수 있는 당사자능력과 당사자적격이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하였고, 대법원도 그와 같은 결론을 긍정하였다. 3. 대상판결의 의의 대상 판결은 법인격이 인정되지 않는 국가기관에 대해 항고소송의 당사자능력 및 원고적격을 인정한 최초의 판례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기존의 판결 가운데 국가에 대해 항고소송의 원고적격을 인정한 사례는 있었지만, 법인격이 없는 국가기관에 대해 항고소송의 원고적격을 인정한 경우는 없었다). 다만 대상 판결의 의미를 명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① 우선 위 판결의 사실관계를 보면, 법원은 위 사건의 특수한 여러 사정들을 고려하여 예외를 인정한 것이지, 국가기관의 항고소송에서의 원고적격을 일반적으로 인정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국민권익위원회법에 의하면 국민권익위원회는 부패신고와 관련하여 신고자의 소속기관의 장에 대해 신분보장조치를 요구할 수 있고, 그 불이행시 과태료 및 형사처벌(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까지도 가능함에도, 그와 같은 조치에 대해 아무런 불복방법을 규정하고 있지 않다. 그런데 현행법상 국가기관이 다른 국가기관에 대해 일정한 의무부담을 명하고, 그 불이행시 형사처벌까지 규정하면서도 이에 대해 아무런 불복방법을 규정하지 않은 경우는 아주 이례적인 것으로, 그와 같은 점이 위와 같은 판결을 불가피하게 한 주된 이유가 된 것으로 보인다. 바로 그런 점에서 법원이 향후 다른 사례에서도 위 판결과 같이 국가기관에게 항고소송의 당사자능력 및 원고적격을 인정할 것인지 여부는 의문이라고 생각된다. ② 다만 법원이 위와 같은 사안의 특수성을 고려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위 판결이 1회성의 판결에 그칠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한다. 국가 내지 국가기관 상호간의 항고소송의 가능성에 대한 논의는 그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되어온 문제이다. 실제로 기존 판결 가운데 국가기관이 아닌 국가에 대해서는 항고소송의 원고적격을 인정한 사례는 이미 있었다(서울행정법원 2009구합6391 판결, 대법원에서 심리불속행 기각). 또한 학설상으로는 행정소송법 제3조 제4호가 정한 기관소송 가운데 동일한 공법인 내의 기관간의 분쟁은 순수한 기관소송이나 법인격을 달리하는 기관간의 소송(가령 지방자치법 제169조 제2항의 소송, 지자체의 장이 주무부장관의 시정명령에 불복하여 대법원 제기하는 소송)의 실질은 항고소송이라는 견해가 유력하다. 나아가 학설 가운데에는 행정소송법이 기관소송에 대해 법률이 정한 경우에만 허용된다고 하여 이른바 '기관소송 법정주의'를 취한 것을 비판하고(행정소송법 제45조), 이를 개괄주의로 변경하여 기관소송을 보다 폭넓게 인정해야 한다는 입법론상의 비판이 많은데, 위 판결은 그와 같은 비판과도 일맥상통하는 측면이 있다. 이처럼 학설 및 판례는 이미 사인이 아닌 국가의 경우 항고소송의 당사자적격을 인정하고 있는 점, 현행법이 기관소송을 지나치게 좁게 인정하고 있는 것에 대한 비판적 견해가 존재하는 점 등에 비추어, 국가기관에 대해 항고소송의 원고적격을 인정해야 한다는 논의는 앞으로도 꾸준히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③ 오늘날 사회현상 내지 사회구조는 날이 갈수록 복잡다단해지고 있으며, 사회의 발전을 반영하는 법현상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와 같은 복잡성의 예 가운데 하나가 바로 공사법의 준별에 관한 것이다. 오늘날 국가는 단일한 공권력 주체라는 근대국가 형성초기의 신념은 깨져가고 있으며, 주권국가 내부의 권력이 다양한 방식으로 세분화/배분되는 과정에서 국가권력 내부의 다양한 층위에서의 이해충돌의 가능성이 증대하고 있고, 그 결과로 발생하는 분쟁에 대한 사법적 판단의 필요성도 증가하고 있다(기관소송이나 권한쟁의심판도 그런 맥락에서 인정된 제도인데, 가령 독일의 경우에도 국가기관간의 권한쟁의심판제도가 인정된 것은 1949년 독일기본법이 처음이며, 1919년 바이마르 헌법도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분쟁에 관해서만 규정하고 있었을 뿐 국가기관 내부의 이해충돌은 오로지 정치적 힘에 의해서 결정될 수 있다는 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였다고 한다). 이미 우리 대법원 판례 역시 다양한 영역에서 기본권의 대사인효를 인정함으로써 헌법상의 기본권은 더 이상 국가와 국민 사이의 관계만을 규율하는 규범이 아니고 기본권이 사법의 영역에 미치는 영향력이 날로 증대하고 있는 것처럼, 공법적 분쟁 역시 국가와 사인간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 혹은 공공단체 내부에서도 다양한 법률적 분쟁의 가능성 및 그에 대한 사법적 개입의 필요성 역시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예견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좀 더 거시적인 시야에서 본다면, 본건과 같은 판결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볼 여지도 없지 않다. ④ 다만 대상판결과 같은 예외를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그 범위를 어디까지로 할 것인지(대상판결의 항소심 판결이 일응의 기준을 제시하였지만 여전히 다소 추상적인 측면이 있다), 혹은 이를 판례의 축적을 통하여 발전시킬지 아니면 기관소송 개괄주의의 도입과 같이 입법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인지는 향후의 과제로 남는다. 대상판결은 사법부가 적극적으로 그와 같은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 것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는 판결이라고 생각된다.
2013-10-24
내용상 일부무효인 조례안의 효력
【事件의 槪要】 피고(청주시의회)는 1995년11월21일 제152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청주시공유재산관리조례중개정조례안 (이하 「개정조례안」이라 함)을 의결한 후 11월22일 이를 원고(청주시장)에게 이송하였고, 원고는 12월12일 피고에게 재의를 요구하였으나 피고는 12월27일 제153회 정기회 제9차 본회의에서 종전과 같은 재의결을 하여 그 의결사항은 확정되었다. 이 사건 개정조례안은 종전의 청주시공유재산관리조례 제7조제1항이 「법 제78조의 규정에 의한 공유재산심의회에서 심의할 사항은 시정조정위원회에서 대행한다」라고 규정한 것을 삭제하고, 제9장을 제10장으로 하고, 새로이 「제9장 공유재산심의회」를 신설하여 그 제61조에 「① 지방재정법 제78조의 규정에 의한 청주시공유재산심의회(이하 「심의회」라 한다)는 12명의 위원으로 구성하며 위원은 시의원 9명, 관계공무원 3명으로 한다. ② 제1항의 관계공무원은 시장이 임명하고 시의원은 의장의 추천을 받아 시장이 위촉한다」는 내용을 신설하는 외에 위원의 임기(제62조), 심의회의 기능(제63조), 회의운영(제64조)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이에 원고는 위 재의결된 사항이 법령에 위반된다고 인정하여 대법원에 제소하였다. 【判決의 要旨】 (1) 지방재정법에서 공유재산심의회의 구성과 운영에 관하여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하도록 위임한 취지는 공유재산심의회의 구성과 운영에 있어서 각 지방자치단체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그 실정에 맞게 조직하도록 한 것이고, 따라서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공유재산심의회의 구성, 즉 공유재산심의회 위원의 정수 및 그 위원의 구성비를 어떻게 정할 것인지는 당해 지방의회가 조례로써 정할 입법재량에 관한 문제로서 조례제정권의 범위내라고 할 것인바, 지방의회가 개정조례안에서 「시 공유재산심의회는 12명의 위원으로 구성하며 위원은 시의원 9명, 관계공무원 3명으로 한다」고 규정한 것은, 시공유재산심의회 위원 12명 중 9명을 시의원으로 구성하도록 함으로써 시의회의 참여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틀림없으나, 이는 지방의회의 입법재량에 속하는 문제로서 이것만 가지고는 개정조례안이 상호 견제와 균형의 원칙에 입각한 집행기관과 의결기관과의 권한분리 및 배분의 범위를 유월한 위법이 있다고는 할 수 없다. (2) 지방자치법은 지방의회와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독자적 권한을 부여하고 상호 견제와 균형을 이루도록 하고 있으므로,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조례로써 견제의 범위를 넘어서 고유권한을 침해하는 규정을 할 수 없고, 일방의 고유권한을 타방에 행사하게 하는 내용의 조례는 지방자치법에 위배된다. 그러므로 지방의회가 집행기관의 인사권에 관하여 소극적, 사후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그것이 견제의 범위안에 드는 경우에는 허용되나, 집행기관의 인사권을 독자적으로 행사하거나 동등한 지위에서 합의하여 행사할 수 없고, 사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도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지방의회 의장과 의원 개인의 지위 및 권한에 비추어 볼 때 집행기관의 인사권에 의장 개인의 자격으로는 관여할 수 있는 권한이 없고, 조례로서 이를 허용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공유재산심의회 워원중 9명을 시의원으로 구성하고 그 위원이 될 시의원을 의장이 추천하여 시장이 위촉하도록 한 것은 사실상 인사권을 공동 행사하자는 것으로서, 공유재산심의회가 시장의 자문에 응하여 또는 자발적으로 시장의 의사결정에 참고가 될 의견을 제공하는 것에 불과하고 시장이 그 의견에 기속되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공유재산심의회의 활동은 지방자치단체의 집행사무에 속하고, 그에 대한 책임은 궁극적으로 집행기관의 장이 지게되는 것임에 비추어 볼 때, 공유재산심의회 위원이 될 시의원 9명을 의장이 추천하게 하는 것은 집행기관의 인사권에 사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으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용될 수 없다. (3) 개정조례안은 일부가 위법한 경우에는 개정조례안에 대한 재의결은 전부 효력이 부인되어야 한다. 【主 文】 피고가 1995년12월27일에 한 청주시공유재산관리조례중개정조례안에 대한 재의결은 효력이 없다. II. 評 釋1. 公有財産管理條例制定權의 性質 지방자치법은 공유재산관리를 지방자치단체의 自治事務로 하고(동법 제9조제2항제1호 자목), 그 취득·처분에 地方議會의 議決을 요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동법 제35조제1항제6호). 또한 지방재정법은 소관 공유재산관리사무를 지방자치단체장에게 귀속시키고(동법 제73조제1항), 다만 그 취득·관리·처분에 관한 단체장의 자문기관으로서 公有財産審議會를 條例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동법 제78조). 이에 비추어 볼 때 공유재산관리조례(특히 그 중 審議會의 구성과 운영에 관한 사항)의 제정은 自治事務에 관한 지방자치단체의 自治立法權의 행사라고 할 것이다. 판결요지(1)에서 보듯이 심의회의 구성·운영은 각 자치단체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그 실정에 맞게 조직하도록 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도 같은 취지에 입각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2. 條例로써 委員의 定數와 構成比를 정한 것의 적법여부 지방자치법 제98조제3항에 따라 단체장이 지방의회에 의해 재의결된 사항인 개정조례안이 법령위반임을 다투는 소송에서 대법원은 판결요지(1)과 같이 지방의회의 입법재량의 범위를 다소적극적으로 판단하고 있는 바, 이 부분에 대한 대법원의 태도는 타당하다고 본다. 3. 市議會議長의 審議會委員推薦의 적법여부 가. 原則論 대법원은 지방의회가 집행기관의 인사권에 관하여 소극적 사후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그것이 견제의 범위안에 드는 경우에는 허용되나(위원의 위촉·해촉에 사후적으로 지방의회의 동의를 받게 하는 경우, 大判 1994년4월26일 선고, 93추175; 옴부즈만의 경우, 大判 1997년4월11일 선고, 96추138), 집행기관의 인사권을 독자적으로 행사하거나 동등한 지위에서 합의하여 행사할 수 없고, 사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도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이는 지방의회와 단체장간의 적정한 권한행사의 배분기준으로서 대체로 타당할 것이다. 나. 위 推薦이 執行機關의 獨自的 人事權에 대한 事前的 積極的 介入인가? (1) 地方財政法 제78조의 立法趣旨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심의회위원의 위촉권한이 단체장의 고유권한임을 전제로 판단하고 있는 바, 이는 기본적으로 잘못된 것이다. 동조항의 입법취지는 심의회의 구성목적 (「자문에 응하게 하기 위하여)」과 구성방법(「구성과 운영」을 「조례로」)에 따라 달리 평가 판단되어야 할 것인 바, 구성목적만을 기준으로 하여 단체장의 고유한 집행사무로 국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법문상의 규정, 즉 「각 지방자치단체에… 둔다」, 「…조례로 정한다」등의 설치 및 구성방법에 비추어 볼 때 위원위촉권한이 집행기관의 독자적 인사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동조의 입법취지는 지방의회와 단체장의 공동인사권을 부여한 것으로 판단함이 타당하다. 대법원의 판시 논지라면 지방의회의 자치입법권은 극도로 위촉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 (2) 審議會 構成上 議會關與의 適法性 또한 심의회 위원 구성에 있어 의회관여를 허용하는 것이 위법이라는 대법원의 논거는 곧 위원위촉권한이 단체장의 독자적 인사권이라는 점에서 출발한 것이나, 전술한 바와 같이 동법 제78조제1항, 제2항의 해석상 지방의회와 단체장의 공동인사권에 해당한다고 볼 것이고, 따라서 위원위촉에 의한 지방의회의 관여는 적법하다고 보아야 한다. (3) 地方議會 議長의 委員推薦의 適法性 위원위촉권이 지방의회와 단체장의 공동인사권에 해당한다고 볼 때, 남은 문제는 지방의회의 관여방법이 의회의결을 거치지 않고 단순히 의장의 추천으로 이루어진 경우 그것이 타당한가 하는 점이다. 사안에 따라 개별적 판단이 필요하겠으나, 이 경우에는 이 사건 심의회가 의결기관이 아닌 단순한 자문기관에 불과하고 실제 그 의견에 단체장이 구속되지 않으며, 구속력이 없는 단순한 자문기관 위원추천을 의회의결에 부치는 것은 실효성도 적을뿐 아니라 (그런데 대법원은 의회의결을 거쳐 의장이 대표로 추천하는 것이 적법하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심의회의 직무내용에 비추어 볼 때 지방의회가 관여하는 부분의 인사권행사를 의장 개인의 추천권한으로 해석하는 것이 위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된다. (4) 小結論 위 심의회의 활동이 지방자치단체의 집행사무이고 그 책임이 궁극적으로 단체장에 귀속된다는 것을 이유로 위원추천권을 단체장의 인사자치권 침해로 보는 대법원의 태도는 과도한 집행부우위적 사고에 입각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대법원의 판시태도는 옳다고 할 수 없으며, 이 사건 개정조례안 제61조는 모두 적법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대법원은 청구기각의 판결을 함이 타당하였다고 본다. 4. 內容上 一部無效인 條例案의 전부무효여부 한편 대법원은 개정조례안 제61조제1항은 적법하나 제2항은 위법이고 조례안의 일부위법시에는 전부무효선언을 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는 바, 이 점에 대하여 살펴본다. 가. 再議決을 訴의 對象으로 하는 것이 타당한가? 대법원의 일관된 판례는 이유부분에서는 조례안의 위법성을 판시하면서도 주문에서는 재의결이 무효임을 확인하고 있다. 그에 대하여는 재의결된 사항인 「조례안」등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필자의 비판이 있었으나 (졸고, 기관소송 주문 재고론, 법률신문 1996년10월11일 14/15면) 그 태도는 아직 변함이 없다. 다만 재의결을 소의 대상으로 함이 타당하다는 일부의견이 있기는 하다(백윤기, 권한쟁의심판과 기관소송, 헌법문제와 재판(상), 사법연수원 1996년 7백7면 참조). 그런데 재의결된 사항 전부가 실질적 위법인 경우는 별론으로 하고, 예컨대 재의결을 소의 대상으로 하게 되면 「재의결된 사항」의 내용일부가 위법인 경우에도 재의결된 당해 조례안이나 예산안·결산등이 전부 무효가 되는 결과가 되어 모순이 발생할 수가 있다. 다음에서 본다. 나. 再議決을 無效對象으로 한다면, 再議決의 一部無效는 가능한가? (1) 개정조례안의 내용상 일부위법이 있는 경우 그 재의결 전부를 무효로 해야 하는가의 문제이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이 경우 조례안의 일부무효도 가능하도록 함이 타당하다고 본다. 그렇게 되면 궁극적으로 판결주문도 달라져야 한다. (2) 그러나 대법원은 판결요지 (3)에서 보듯이 개정조례안이 일부위법인 경우에는 당해 개정조례안에 대한 재의결이 전부무효임을 명백히 하고 있다. 그것이 타당하다는 주장도 있으나(백윤기, 전게논문 707/708면), 이러한 태도는 그 자체로서 많은 모순을 안고 있다. 즉 전부무효의 타당논거로 제시하고 있는 것은, ① 의결일부만의 효력배제는 지방의회의 고유권한을 침해하여 당초 의도한 것과 다른 형태의 조례나 의결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뿐 아니라, ② 지방자치법상 조례안의 일부재의요구를 금지하고 있고, 또 ③ 재의결전부를 무효판결하더라도 의결무효사유에 대한 법원의 심리대상은 단체장이 재의요구시 이의사항으로 지적하여 재의결에서 심의의 대상이 된 것에 국한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① 재의결된 조례안에서 위법인 일부를 제거하더라도 그 자체로서 조례안이 존속할 가치가 있는 경우에는 오히려 새로이 제정을 시도하는 것보다는 재입법부담을 경감시켜주고 또 그것이 지방의회의 고유권한을 오히려 존중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타당하다고 할 수 없고, ② 조례제정절차상 일부재의요구를 금하는 지방자치법 제19조제3항제2문은 이 쟁점과 전혀 관계없는 것이라 할 것이므로 비교대상이 아닐 뿐 아니라, ③ 재의결 전부의 무효판결시 문제된 조항부분에 한정하여 심리대상으로 한다는 것은 「재의결」을 소의대상으로 하고 이와 함께 그 효력을 「전부무효」로 하여야 한다는 대법원의 태도에 비추어 볼 때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그 외에 ④ 조례안의 일부위법시 이를 전부무효로 해야 한다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내용상 일부무효나 일부변경을 명시적으로 금지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전부무효만 허용된다고 보는 것은 적법한 법해석이라고 할 수 없다. 그렇다면 무효인 부분이 조례의 본질적 부분에 해당되지 아니하여 전체 조례의 존립을 해치지 않는 경우 그리고 그 무효부분을 제하고 남은 부분으로써도 시급한 조례제정의 목적과 필요성을 충족시키는 등 공익상 요청되는 경우에는 이를 존치시키는 것이 민주주의원리에 보다 합당하고 법리적으로도 타당한 것이다(예컨대 몇가지 신규책정한 예산안중 일부 위법한 예산안이 있다는 이유로 기타의 시급한 부분을 모두 포함한 전체 예산안을 무효로 판시하는 경우 초래될 지자체 재정운영과 집행상의 혼란을 생각한다면 그 타당성을 수긍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지방재정법 제36조의 추경예산편성이나 동법 제37조(지자법122조)의 예산 불성립시의 예산집행사항에도 해당되지 않고 동법 제34조의 예비비로 집행하는데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대법원의 태도는 스스로 논리모순을 인정하면서도 종래의 판시태도를 합리화시켜 이를 견지코자 하는 교육지책의 결과라고 밖에 할 수가 없다. 따라서 재의결된 사항인 조례안 등의 일부위법 또는 일부무효확인을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이 문제는 궁극적으로 주문표시의 변경을 통하여 해결이 가능하다고 본다. (3)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 본다면, 재의결을 소의 대상으로 해야 한다든지 또는 재의결을 전부무효판결만 해야 한다는 등에 관한 법적 근거도 없고 논리적 근거와 타당성도 희박하다면 결국 당해 조례를 어떻게 할 것인지는 그 內容을 基準으로 다음과 같이 판단함이 합리적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① 조례안의 제정에 기울린 노력과 당해 사무에 대한 현실적인 시급한 조례제정 필요성 및 재의결무효로써 전면재입법에 따른 비효율성을 제거할 수 있다는 점등에 비추어 적법부분인 「위원정수 및 구성비」관련 조례안 부분은 유효로 하여 이를 존속시키고 「의장추천」부분만 위법 무효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 ② 따라서 유효하다고 판단한 부분은 그 조례의 체계·내용·절차등 규범적요건을 비교적 갖추고 있는 경우에는 그것만으로도 조례안을 유효화시키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그로써 재의결(조례안 전체부분에 해당)을 무효 선언함으로써 유효선언이 필요한 부분까지도 무효화시키게 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게 된다. ③ 이는 결국 「조례안」을 소외 대상으로 하고 또 조례안의 「일부」를 무효로 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타당하고 실제상으로도 보다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조례안의 일부를 소의 대상으로 하는 것도 가능하여야 한다. 이는 조례안만이 아닌 예산안 등도 같은 논리에 입각하여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게 한다. ④ 이 경우 그 주문은 개정조례안이 전부위법인 경우에는 「개정조례안은 무효」로 하고, 그 일부위법인 경우에는 「개정조례안 제○○조는 무효」로 한다.
1997-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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