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서 만나는 자연 그대로의 숲, 대체 불가능한 숲과 집의 가치 - 르엘 어퍼하우스
logo
2024년 4월 19일(금)
지면보기
구독
한국법조인대관
판결 큐레이션
매일 쏟아지는 판결정보, 법률신문이 엄선된 양질의 정보를 골라 드립니다.
전체
차명
검색한 결과
4
판결기사
판결요지
판례해설
판례평석
판결전문
선거·정치
인터넷
헌법사건
- 헌법재판소 2021. 1. 28. 선고 2018헌마456 등 결정-
선거운동기간 중 인터넷게시판 실명제의 의미와 기능
Ⅰ. 사건의 개요 헌법재판소 2021. 1. 28. 선고 2018헌마456 등 결정은 2018헌가16, 2018헌마456, 2020헌마406의 3개 사건을 병합한 것으로서 인터넷신문을 운영하는 법인 또는 유권자 개인에 대하여 공직선거법 제82조의6 제1항 등이 선거운동기간 중의 실명인증을 요구한 것, 그리고 그 위반에 대하여 과태료를 부과한 것이 기본권을 침해하여 위헌이라는 주장에 따라 법원이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사건 및 당사자가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 사건들이다. Ⅱ. 헌법재판소 결정의 요지 헌법재판소의 법정의견은 심판대상조항인 제82조의6 제1항 등의 입법목적은 정당하나, 모든 익명표현을 사전적·포괄적으로 규율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보다 행정편의와 단속편의를 우선함으로써 익명표현의 자유와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등을 지나치게 제한한다고 판단하였다. 심판대상조항은 정치적 의사표현이 가장 긴요한 선거운동기간 중에 인터넷언론사 홈페이지 게시판 등 이용자로 하여금 실명확인을 하도록 강제함으로써 익명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를 제한하고, 모든 익명표현을 규제함으로써 대다수 국민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도 광범위하게 제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와 같은 불이익은 선거의 공정성 유지라는 공익보다 결코 과소평가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인터넷언론사 홈페이지 게시판 등 이용자의 익명표현의 자유와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인터넷언론사의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것이 헌법재판소 법정의견의 판단이다. Ⅲ. 선거운동의 본질과 기능 민주적 선거는 국민이 대표자를 선출하는 행위이며, 선출된 대표자에 대한 민주적 정당성의 부여, 선출되지 못한 후보자 및 정당에 대한 통제, 그리고 선거에의 참여를 통해 국민들의 민주의식과 주권의식, 나아가 국가에 대한 소속감을 높이는 통합의 기능을 수행한다. 이러한 선거의 민주적 기능이 올바르게 발현되기 위한 전제가 선거운동의 자유와 선거의 공정성이다. 한편으로는 선거운동의 자유를 통한 정보의 소통, 민의의 수렴이 유권자들로 하여금 후보자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후보자들의 상호 견제를 통해 허위 또는 과장된 학력이나 경력 등을 밝혀내는 것도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거운동의 자유를 인정하는 것만으로 민주주의 실현이 촉진되는 것은 아니다. 선거는 본질적으로 제로섬 게임이며, 선거의 승리를 위해 자신에 관한 정보를 부풀리거나 상대 후보자의 정보를 왜곡하는 일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를 적절히 통제하지 못할 경우에는 오히려 유권자들이 왜곡된 정보에 근거하여 잘못된 판단을 내릴 우려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그로 인하여 선거운동의 자유와 선거(운동)의 공정성은 항상 맞물려 있다. 즉, 선거운동의 자유는 결코 자기목적적 정당성을 갖는 것은 아니다. 공정성을 깨뜨리는 선거운동의 자유는 선거의 민주적 기능을 침해하며, 나아가 민주주의 전체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Ⅳ. 인터넷 선거운동의 확대와 그 장단점 시대의 변화에 따라 선거운동의 방식이 바뀌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특히 21세기의 정보통신사회에서는 인터넷 및 SNS 등을 이용한 온라인 선거운동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TV토론에 대해서도 긍정적 평가와 부정적 평가가 엇갈리는 것처럼, 온라인 선거운동의 확대에 대해서도 찬반이 대립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 매체 및 이를 이용한 정보소통의 명(明)과 암(暗)에 대해 깊이 알지 못하면서 인터넷 선거운동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갖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러한 선입견이 인터넷 선거운동에 대한 막연한 낙관론의 근거가 되고 있다. 인터넷 선거운동이 갖는 장점도 뚜렷하지만, 단점도 만만치 않다. 그 장점으로는 대중적인 접근성 및 편의성, 정보전달의 신속성과 효율성, 저비용 고효율 선거운동의 가능성, 활발한 대화와 토론의 가능성 등이 있다. 반면에 단점으로는 가짜뉴스의 전파 위험성과 검증의 어려움, 왜곡된 정보로 확인된 이후에도 통제하기 어려움, 고비용 선거운동이 될 가능성, 활발한 대화·토론의 현실적 한계 등이 지적된다. Ⅴ. 선거운동기간 중 인터넷게시판 실명제의 의미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헌재 2012. 8. 23. 선고 2010헌마47 등 결정)으로 인하여 포괄적인 인터넷 실명제는 무산되었으나, 제한적·예외적 실명제는 인정되었고, 그 대표적인 예의 하나가 선거운동기간 중 인터넷게시판 실명제이다. 2004년 3월 12일 개정을 통해 구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에서 제82조의6을 신설함으로써 인터넷게시판 실명제를 도입한 취지는 인터넷게시판을 이용한 선거운동이 과열·불공정한 선거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 것이며, 2008년 2월 29일의 공직선거법 개정에 의해 선거운동기간 중에 한정하여 인터넷게시판 실명제를 시행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헌법재판소는 헌재 2010. 2. 25. 선고 2008헌마324 등 결정, 헌재 2015. 7. 30. 2012헌마734 등 결정에서 이 조항의 합헌성을 인정하였다. 그 주된 논거는 후보자에 대한 인신공격이나 각종 흑색선전이 줄어들 수 있고, 이로 인하여 선거의 공정성의 확보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 실명확인이 필요한 기간을 '선거운동기간 중'으로 한정하고, 그 대상을 '인터넷언론사 홈페이지의 게시판·대화방' 등에 '정당·후보자에 대한 지지·반대의 정보'를 게시하는 경우로 제한하고 있으므로 침해의 최소성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점 등을 들었다. 헌재 2021. 1. 28. 선고 2018헌마456 등 결정에서는 이러한 과거의 판례를 뒤집고, 공직선거법 제82조의6 제1항 등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렸지만, 전기통신사업법 제32조의4 제2항 등에 따른 본인확인에 대해서는 여전히 합헌성이 인정되고 있다(헌재 2019. 9. 26. 선고 2017헌마1209 결정). 차명휴대전화의 생성을 억제하여 보이스피싱 등 범죄의 범행도구로 악용될 가능성을 방지함으로써 잠재적 범죄 피해 방지 및 통신망 질서 유지 등을 위해서는 실명확인이 가능한데, 선거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서는 불가능하다는 것인가? 헌법재판소의 법정의견에서 강조되고 있는 익명표현의 자유와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인터넷언론사의 언론의 자유도 절대적 기본권은 아닐뿐더러, 그 오남용에 대한 합리적 통제는 필요하다. 더욱이 법정의견에서 침해의 최소성과 법익의 균형성에 대해 제시한 근거는 과거의 헌법재판소 판례 및 이 결정의 반대의견에 비해 설득력이 약하다. 더욱이 법정의견에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아니라 익명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고 말함으로써 표현의 자유라는 기본권의 부분적인 제한이 아닌, 익명표현의 자유 전체를 부정하는 심각한 문제라는 인상을 주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Ⅵ. 선거운동기간 중 인터넷게시판 실명제 폐지의 파급효과 포괄적 인터넷 실명제가 위헌결정에 의해 폐지된 이후에도 공직선거법에서 제한된 인터넷 실명제를 두고 있었던 것은 선거의 특성, 특히 선거의 민주적 기능 및 그 전제로서 선거의 공정성을 고려한 것이었다. 그런데 헌재 2021. 1. 28. 선고 2018헌마456 등 결정은 사실상 익명표현의 무제한 허용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선거운동의 현실과 맞지 않는다. 선거에서 당선되기 위해서라면 어떤 수단과 방법도 가리지 않을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에게 이는 불법적 선거운동을 은폐할 수 있는 좋은 도구일 뿐이다. 익명표현의 자유가 표현의 자유의 한 형태이며, 기본권으로서 존중되어야 한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익명표현의 자유는 공익적 필요에 의해 제한될 수 있으며, 선거의 공정성은 그러한 공익적 필요의 하나로 인정되어야 하는 것이다. 익명표현이라는 이름 하에 허위사실의 유포까지도 보호되어야 한다면, 최근 헌법재판소가 공직선거법 제250조의 허위사실공표죄를 합헌으로 판단한 것(헌재 2021. 2. 25. 선고 2018헌바223 결정)과 모순되지 않는가? 실명표현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하면 처벌되고, 익명표현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하면 괜찮은 것인가? Ⅶ. 결론 인터넷 공간에서의 익명성이 의사소통의 자유에 도움이 된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그로 인하여 발생하는 피해 또한 만만치 않다. 익명의 그늘 하에서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여 개인의 명예나 사생활을 침해하는 경우는 물론, 각종 신상털기, 스토킹 등의 수단으로 악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으며, 심지어 인터넷 게시판 및 각종 댓글을 이용한 여론조작의 폐해는 그 파급효가 어디까지 미치고 있는지 확인조차 어렵다. 더욱이 인터넷 선거운동에서의 익명성은 당선을 위해 무슨 일도 마다하지 않는 공직선거 후보자들 및 그 지지세력들에 의해 흑색선전의 온상이 될 우려가 매우 크다. 이미 지난 두 차례의 대통령선거에서 국정원의 댓글조작사건, 민주당의 여론조작사건(이른바 '드루킹 사건') 등이 발생하면서 그 위험성이 널리 인정되고 있는데, 헌법재판소에서 선거운동기간 중 인터넷게시판 실명제에 대해 위헌이라 판시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장영수 교수 (고려대 로스쿨)
익명표현
실명인증
선거운동
장영수 교수 (고려대 로스쿨)
2021-08-26
최관식 경운대 경찰행정학부 교수
명의신탁자동차에 대한 사기죄
1. 들어가는 말 명의신탁에 관한 법리문제는 주로 등기라는 공시방법을 그 소유권변동방법으로 사용하는 부동산물권에서 다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물권변동의 공시방법이 등기와 유사한 등록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자동차의 경우에도 적용된다. 따라서 등기, 등록제도를 이용한 명의신탁의 문제는 자동차의 경우에도 이용될 수 있다. 이중 자동차 명의신탁관계에서 실소유자인 신탁자가 명의상의 소유자인 수탁자와의 명의신탁계약으로 수탁자명의로 등록된 것을 이용하여 수탁자가 제3자에게 수탁자동차에 대한 처분승락을 하고 이에 제3자가 명의수탁자로부터 인감증명 등을 교부받아 위 자동차를 명의신탁자 몰래 가져가 처분행위의 상대방에게 처분한 경우, 제3자와 명의수탁자에 대해 어떠한 형사법적 문제가 발생하는가이다. 이러한 사례에 놓여있는 본질은 자동차명의신탁의 경우 그 소유권이 신탁자와 수탁자사이에 누구에게 있는가라는 점이다. 그 소유권의 여하에 따라 수탁자가 행한 수탁자동차에 대한 처분의 승낙의 의사표시가 유효한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례에 대해 2006도4498(대법원 2007. 1.11. 선고) 판결에서 다루며, 이 판결은 절도죄와 사기죄의 부분에 대해 각각 판단하고 있으나 사기죄의 부분에 대해 고찰하기로 한다. 2. 사실관계 매그너스 승용차를 공소외 1이 구입해 이의 실질적인 소유이지만, 다만 장애인에 대한 면세혜택의 적용을 받기 위해 피고인의 어머니인 공소외 2의 명의를 빌려 등록한 것에 불과한 것에도, 피고인이 이 사건 당시 공소외 2로부터 위 승용차를 가져가 매도할 것을 허락받고 그녀의 인감증명등을 교부받은 사실이 인정되며, 이 사건 승용차의 구입 및 등록 경위에 비추어 보아 공소외 2는 이 사건 승용차를 등록할 당시부터 위 승용차에 대한 처분권한을 딸인 피고인에게 일임했던 것으로 보이며, 그의 승낙에 기하여 피고인은 2004년 6월16일 16:00경 ○○시 ○○동에 있는 ○○회사 사무실 앞길에서, 열쇠공을 통해 주차해 둔 위 승용차의 문을 연 후 그대로 위 승용차를 운전해 가져가, 피고인이 같은 해 6월23일경 ○○시 ○○동에 있는 피해자 합자회사 ○○자동차매매상사의 사무실에서 위와 같이 절취한 위 승용차를 마치 피고인이 적법하게 처분할 권한이 있는 것처럼 행세해서 이에 속은 위 회사의 직원에게 위 승용차를 매도하고 즉석에서 그 대금으로 700만원을 교부받아 이를 편취했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해 원심판결은 유죄를 인정한 제1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로 판단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의 견해는 다음과 같다. 피고인이 이 사건 승용차의 소유자로서 이를 적법하게 처분할 권한이 있는 공소외 2의 허락을 받아 위 승용차를 매도하게 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그 판시 증거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위 매도 당시 공소외 2의 인감증명 등 차량이전에 필요한 서류를 모두 구비해서 합자회사 ○○자동차매매상사의 직원에게 교부했고, 그 후 위 합자회사 ○○자동차매매상사는 위 서류를 이용해 이 사건 승용차의 등록명의를 위 회사의 명의로 이전해서 유효하게 소유권을 취득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이 이 사건 승용차를 매도할 당시 기망행위를 했다고 볼 수 없고, 또 위 매매 당시 피고인이 위 승용차를 공소외 1 몰래 가져온 사실을 숨겼다고 할지라도 위 회사가 이 사건 승용차에 대한 권리를 취득하는 데에 아무런 법적인 장애가 없으므로 피고인에게 거래관계에서 요구되는 신의칙에 반하는 기망행위가 있었다고 할 수 없다. 우선, 원심 판단과 달리 피고인과 공소외 2 모두에게 절도죄의 공모공동정범이 성립될 여지가 있지만 그러나 예컨대 부동산의 명의수탁자가 부동산을 제3자에게 매도하고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쳐 준 경우, 명의신탁의 법리상 대외적으로 수탁자에게 그 부동산의 처분권한이 있는 것임이 분명하고, 제3자로서도 자기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이상 실질적인 재산상의 손해가 있을 리 없으므로 그 명의신탁 사실과 관련해 신의칙상 고지의무가 있다거나 기망행위가 있었다고 볼 수 없어서 그 제3자에 대한 사기죄가 성립될 여지가 없고, 나아가 그 처분시 매도인(명의수탁자)의 소유라는 말을 했다고 하더라도 역시 사기죄가 성립되지 않으며, 이는 자동차의 명의수탁자가 처분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하며, 피고인이 설령 명의수탁자인 공소외 2와 공모하여 절취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 자체로 명의신탁관계가 종료되는 것은 아니고, 따로 명의신탁자의 명의신탁 해지의 의사표시가 있어야 종료될 것이며, 명의신탁을 해지하더라도 그 등록이 말소, 이전되기 전까지는 명의수탁자의 처분행위가 유효한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경위로 이 사건 승용차를 가져와, 피고인이 그와 같이 위 승용차를 처분하면서 위 승용차가 명의신탁된 것임을 고지하지 않고, 위 공소외 2의 소유라는 말을 하는 등으로 피고인이 대외적으로 적법하게 처분할 권한이 있는 것처럼 행세하여 매도했다고 하더라도 그 매수인을 피해자로 하는 사기죄가 성립된다고 할 수 없다. 3. 평 석 이 사례는 자동차 명의신탁관계에서 실소유자가 자기의 명의로 자동차등록을 하지 않고 타인의 명의로 등록을 한 후 명의상의 소유권자가 자신의 승낙하에 제3자에게 이를 매도하도록 승낙하여 명의수탁자로부터 승낙을 받은 제3자가 이를 다른 사람에 매매한 경우 그 형사책임이 어떠한가에 관하여 논제를 주고 있다. 이 사안은 이미 동일한 판례에 대한 판례평석 중 절도죄부분에 대해 언급한 바와 같이 제2자형 명의신탁이다. 신탁자와 수탁자라는 2자형 명의신탁에서 신탁자와 수탁자와의 관계는 당자사사이의 대내관계만이 존재하므로 명의신탁계약에 따라 자동차에 대한 소유권은 실소유자인 신탁자에 있으며 명의상의 소유자인 수탁자에게 있지 않으며 피고인과 공소외 2의 행위는 절도죄가 아닌 횡령죄의 공동정범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피고인이 이 사건 승용차의 명의상의 소유자로서 이를 적법하게 처분할 권한이 있는 수탁자인 공소외 2의 허락을 받아 승용차를 매도하는 행위 즉, 피고인이 매도 당시 공소외 2의 인감증명 등 차량이전에 필요한 서류를 모두 구비하여 합자회사 ○○자동차매매상사의 직원에게 교부했고, 그 후 위 합자회사 ○○자동차매매상사는 위 서류를 이용해 이 사건 승용차의 등록명의를 위 회사의 명의로 이전해 유효하게 소유권을 취득했다는 점에서 수탁자인 공소외 2로부터 적법한 처분권한을 받은 피고인이 한 처분행위는 명의신탁법리상 적법하므로 피고인이 행한 위 회사에 대한 승용차매도행위가 어떠한 형법적 평가를 받는 가에 대해 고찰할 필요가 있다. 명의신탁의 수탁자가 보관하는 명의신탁 대상물을 처분하는 행위가 과연 처분행위의 상대방에 대해 기망행위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는가. 명의신탁법리를 살펴보면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은 ‘명의신탁약정은 무효로 하며’ 동조 제2항에서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행하여진 등기에 의한 부동산에 관한 물권변동은 무효로 한다. 다만,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취득하기 위한 계약에서 명의수탁자가 그 일방당사자가 되고 그 타방당사자는 명의신탁약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의 규정에 의해 원칙적으로 명의신탁은 유효가 아니라 무효이며 단지 수탁자가 일방당사자가 되고 타방당사자가 명의신탁약정이 있다는 알지 못한 경우, 즉 선의인 때 명의신탁이 유효로 되어 타방당사자가 소유권등을 취득한다. 또한 동법 제8조 제2호의 배우자에 대한 특례규정에서 ‘조세포탈, 강제집행의 면탈 또는 법령상 제한의 회피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경우’ 배우자 명의로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등기한 경우에 대하여 동법 제4조 등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조세포탈, 강제집행의 면탈 또는 법령상 제한의 회피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한 배우자 명의로 행한 명의신탁은 유효하며 따라서, 수탁자가 행한 상대방에 대한 수탁물의 처분행위는 유효하며 상대방이 비록 수탁자가 행한 행위가 명의신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경우 즉, 악의라 해도 적법하게 소유권등을 취득한다. 이러한 명의신탁법리에 따른다면 수탁자가 행한 수탁대상물의 처분행위는 명의신탁이 무효이지만 수탁자와 계약을 한 상대방이 명의신탁사실을 알지 못한 경우(선의인 경우)와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8조 제2호에 의하여 동법의 적용이 배제되는 경우 적법하게 되며, 상대방은 적법하게 소유권등을 취득한다. 이러한 경우 상대방은 수탁자와 거래에서 어떠한 손해도 있지 아니하며 수탁자가 사실상 명의신탁에 대해 숨기는 등 기망적 행위가 있다고 해도 이를 사기죄에서 요하는 기망행위로 보기 어렵게 된다. 이는 그 처분시 매도인(명의수탁자)의 소유라는 말을 했다고 하더라도 역시 사기죄가 성립되지 않는다. 그러나 수탁자가 행한 수탁물의 처분행위는 명의신탁이 무효이지만 이러한 수탁자와 계약을 한 상대방이 명의신탁을 알게 되거나(악의의 경우) 또는 이러한 배우자 등 특례규정의 적용이 없게 되는 경우 수탁자는 수탁물에 대한 적법한 처분권한이 없으며 상대방은 적법하게 소유권등을 취득하지 못한다. 이때 수탁자와 거래행위를 한 상대방은 수탁물에 대한 실질적인 손해가 있게 되며 수탁자가 이러한 무효인 명의신탁사실을 제3자에게 알리지 않은 경우 기망행위가 있게 된다. 이에 사기죄의 성립가능성은 존재한다. 명의신탁을 규율하는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에 비추어 보면 명의신탁이 유효인 경우와 무효인 경우로 나누어지며 따라서 명의수탁자가 상대방에 대해 행한 수탁물처분행위로 인해 상대방이 실질적인 손해가 발생하지 않으며 따라서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 견해는 모든 경우에 타당하지 않다. 이 사안은 부부간의 명의신탁이며 그 목적인 단지 장애인에 대한 면세 혜택의 적용을 받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동법 제4조 제2호에 해당해 이러한 명의신탁은 유효하다. 이에 기하여 수탁자가 상대방인 ○○자동차매매상사에 행한 자동차처분행위는 적법하며, 상대방은 당해자동차소유권을 취득하므로 실질적으로 손해가 없다. 그러나 대법원판례가 자동차명의신탁에 대한 전체적인 법리를 언급하지 않고 단지 문제된 이 사례에서 판결이유로서 적시하는 것으로, 수탁자인 공소외 2로부터 상대방에로의 적법한 처분권한을 받은 피고인이 한 처분행위는 상대방에 대한 기망행위가 아니라는 점, 상대방이 손해가 없다는 점을 일응 수긍해서 대법원판례의 결론을 지지해도 명의신탁의 효력면에서 무효가 돼 상대방이 소유권 등을 취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는 점에서 명의신탁의 법리에 대한 전반적인 구조를 논리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것은 대법원판례의 하급심판례에 대한 지도적 입장에 비추어 볼 때 아쉬움이 있다.
2008-04-28
최관식 경운대 경찰행정학부 교수
명의신탁 자동차에 대한 절도죄
1. 들어가는 말 명의신탁에 관한 법리문제는 주로 등기라는 공시방법을 그 소유권변동방법으로 사용하는 부동산물권에서 다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물권변동의 공시방법이 등기와 유사한 등록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자동차의 경우에도 적용된다. 따라서 등기·등록제도를 이용한 명의신탁의 문제는 자동차의 경우에도 이용될 수 있으며 자동차명의신탁에 대한 민·형사법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그러한 문제의 하나로 자동차 명의신탁관계에서 실소유자인 신탁자가 명의상의 소유자인 수탁자와의 명의신탁계약으로 수탁자명의로 등록된 것을 이용하여 수탁자가 제3자에게 수탁자동차에 대한 처분승락을 하고 이에 제3자가 명의수탁자로부터 인감증명 등을 교부받아 위 승용차를 명의신탁자 몰래 가져간 경우, 제3자와 명의수탁자에 대하여 어떠한 형사법적 문제가 발생하는가 문제가 된다. 이러한 사례에 놓여있는 본질은 자동차명의신탁의 경우 그 소유권이 신탁자와 수탁자 사이에 누구에게 있는가라는 점이다. 그 소유권의 여하에 따라 수탁자자가 행한 수탁자동차에 대한 처분의 승낙의 의사표시가 유효한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례에 대하여 대법원 2007년 1월11일 선고 2006도4498 판결에서 다루고 있으며 이에 대하여 동 판결은 절도죄와 사기죄의 부분에 대하여 각각 판단하고 있으나 아래에서는 절도죄의 부분에 대하여 고찰하기로 한다. 2. 사실관계 먼저 피고인은 경기 (차량번호 생략) 매그너스 승용차가 피해자 공소 외 1이 구입한 것으로 위 피해자의 실질적인 소유이고, 다만 장애인에 대한 면세 혜택의 적용을 받기 위해 피고인의 어머니인 공소 외 2의 명의를 빌려 등록한 것에 불과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2004년 6월16일 16시경 A회사 사무실 앞길에서, 열쇠공을 통해 위 피해자가 주차해 둔 위 승용차의 문을 연 후 그대로 위 승용차를 운전하여 가 위 피해자의 소유인 위 승용차 시가 930만원 상당을 절취했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원심법원은 2006. 6. 15. 선고 2006노670 판결에서 자동차관리법 제6조에 의하면, 자동차 소유권의 득실변경은 등록을 해야 그 효력이 생기는 것이므로 그 등록이 없는 한 대외적 관계에서는 물론 당사자의 대내적 관계에 있어서도 그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다고 할 것인바(대법원 1970. 9. 29. 선고 70다1508 판결, 2005. 11. 10. 선고 2005도6604 판결 각 참조), 피고인이 이 사건 승용차를 운전하여 가져갈 당시인 2004. 6. 16.경 위 승용차는 피고인의 어머니인 공소 외 2의 명의로 등록된 상태였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승용차는 위 일시 경 위 공소 외 2의 소유이며, 한편 그 증거나 피고인과 공소 외 2의 관계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공소 외 2로부터 위 승용차를 가져가 매도할 것을 허락받고 그녀의 인감증명 등을 교부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더욱이 그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이 사건 승용차의 구입 및 등록 경위에 비추어 보면 공소 외 2는 이 사건 승용차를 등록할 당시부터 위 승용차에 대한 처분권한을 딸인 피고인에게 일임하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이 이 사건 승용차를 가져간 행위는 그 소유자의 승낙에 기한 것으로서 절도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그러나 이에 대해 대법원은 자동차나 중기(또는 건설기계)의 소유권의 득실변경은 등록을 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기고 그와 같은 등록이 없는 한 대외적 관계에서는 물론 당사자의 대내적 관계에 있어서도 그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지만(대법원 1968. 11. 5. 선고 68다1658 판결, 1970. 9. 29. 선고 70다1508 판결 등 참조), 당사자 사이에 그 소유권을 그 등록 명의자 아닌 자가 보유하기로 약정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내부관계에 있어서는 그 등록 명의자 아닌 자가 소유권을 보유하며(대법원 2003. 5. 30. 선고 2000도576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승용차는 피해자 공소 외 1이 구입한 것으로 위 피해자의 실질적인 소유이고, 다만 장애인에 대한 면세 혜택 등의 적용을 받기 위해 피고인의 어머니인 공소 외 2의 명의를 빌려 등록한 것이고, 나아가 피고인이 이 사건 당시 공소 외 2로부터 위 승용차를 가져가 매도할 것을 허락받고 그녀의 인감증명 등을 교부받은 뒤에 피고인이 이 사건 승용차를 위 피해자 몰래 가져갔다면, 피고인과 공소 외 2의 공모·가공에 의한 절도죄의 공모공동정범이 성립된다고 판시하고 있다. 또한 대법원은 원심으로서는 우선 이 사건 승용차가 피해자 공소 외 1이 구입한 것으로 위 피해자의 실질적인 소유이고, 다만 장애인에 대한 면세 혜택 등의 적용을 받기 위해 피고인의 어머니인 공소 외 2의 명의를 빌려 등록한 것으로서 양자가 명의신탁관계에 있을 뿐인지, 아니면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피고인이 위 피해자로부터 단독으로 증여를 받거나 또는 그 밖에 위 피해자의 아들로서 피고인의 사실상의 전 남편이던 공소 외 3과 공동으로 증여를 받은 것인지 등부터 심리한 뒤 위와 같은 절도죄의 공모공동정범이 성립되는지를 판단했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3. 평 석 이 사례는 자동차 명의신탁관계에서 실소유자가 자기의 명의로 자동차등록을 하지 않고 타인의 명의로 등록을 한 후 명의상의 소유권자가 자신의 승낙 하에 제3자에게 이를 매도하도록 승낙하여 명의수탁자로부터 승낙을 받은 제3자가 이를 다른 사람에 매매한 경우 그 형사책임이 어떠한가에 관하여 논제를 주고 있다. 자동차가 그 소유권에 대한 공시방법으로 등록을 요구하고 있으며 부동산의 등기와 유사하게 그러한 명의를 자동차원부에 등록한 때 소유권이 인정된다. 부동산등기에서 명의신탁이 인정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자동자등록명의를 이용하여 실소유자가 명의상의 등록자에게 그 자동차에 관한 명의신탁에 허용되며 이는 유효하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자동차 명의신탁관계에서 실소유자가 자기의 명의로 자동차등록을 하지 않고 타인의 명의로 등록을 한 후 명의상의 소유자가 자기의 의사로 명의수탁자로부터 승낙을 받은 제3자가 이를 처분하도록 승낙한 후 이를 다른 사람에 매매한 경우 명의상의 소유자로부터 처분의 승낙을 받은 자는 형사법상 어떠한 지위에 있는가가 문제된다. 이는 명의수탁자로부터 처분의 승낙을 받은 자가 승낙이라는 의사표시를 받았지만 명의수탁자가 이러한 자동차명의신탁에 있어서 당해 자동차에 대한 진정한 처분의 의사표시를 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처분권인가에 따라서 달라진다. 만일 명의수탁자가 진정한 소유권자라면 이에 대한 처분의 의사표시는 유효한 의사표시로 되고 따라서 이에 기하여 행한 처분행위는 피해자의 승낙에 의한 행위로 되어 절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그러나 명의수탁자가 단지 진정한 실소유자인 신탁자에 대하여 자신의 명의만 빌려주는 관계로서 인정되는 경우 신탁자가 진정한 소유자로 되고 명의수탁자는 신탁자에 대하여 보관 내지 점유의 의무를 지게 된다. 이에 명의수탁자가 행한 당해 자동차에 대한 처분의 승낙의 의사표시는 처분권한이 없는 자의 의사표시로서 유효한 의사표시가 아니며 진정한 승낙이 되지 않는다. 결국 명의수탁자와 신탁자사이의 명의신탁관계는 소유권자가 누구에게 귀속하는가라는 문제에 귀착된다. 이 사례는 본질적으로 명의신탁관계에서 2자형 명의신탁관계에 해당하며 신탁자(공소 외 1)와 외형상 수탁자(공소 외 2)로부터 처분의 승낙을 받은 자(피고인)가 존재하므로 3자형 명의신탁의 형태로 보여 질 수도 있으나 수탁자로부터 당해 자동차처분에 대한 승낙을 받은 자는 실질적으로 명의수탁자와 이해관계가 별개인 제3자가 아니라 수탁자와 동일한 이해관계를 지닌다는 점에서 수탁자와 동일한 범주에 속하며 따라서 이는 제2자형 명의신탁이다. 신탁자와 수탁자라는 2자형 명의신탁에서 신탁자와 수탁자와의 관계는 당자사사이의 대내관계만이 존재하므로 명의신탁계약에 따라 자동차에 대한 소유권은 실소유자인 신탁자에 있으며 명의상의 소유자인 수탁자에게 있지 않다. 이러한 논리는 동 대법원판결에서 판시한바 내용 즉, 자동차나 중기(또는 건설기계)의 소유권의 득실변경은 등록을 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기고 그와 같은 등록이 없는 한 대외적 관계에서는 물론 당사자의 대내적 관계에 있어서도 그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지만, 당사자 사이에 그 소유권을 그 등록명의자 아닌 자가 보유하기로 약정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내부관계에 있어서는 그 등록명의자 아닌 자가 소유권을 보유하게 된다는 취지와 같다. 따라서 명의수탁자가 행한 신탁대상인 자동차에 대한 처분승낙의 의사표시는 실소유자가 아니므로 진정한 승낙이 되지 않는다. 당해자동차에 대한 소유권은 실소유자인 신탁자의 소유로 되며 수탁자가 행한 이에 대한 처분의 승낙은 자기의 소유물이 아닌 타인의 소유물에 대한 처분의 승낙이 된다. 따라서 유효한 승낙이 되지 않는다. 이에 대해 어떠한 형사법적 평가가 주어지는가. 만일 수탁자가 스스로 신탁자의 동의 없이 제3자에 처분했다면 이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처분하는 경우이므로 횡령죄가 된다. 그러나 자기가 처분하지 않고 이를 처분하도록 타인에게 승낙하여 승낙을 받은 자가 처분한 경우 이는 별도의 고찰이 필요하다. 수탁자로부터 처분의 승낙을 받은 자가 이를 신탁자 몰래 가져간 경우 타인의 동의 없이 타인의 재물을 가져간 경우에 해당하여 절도죄로 이해하기 쉬우나 이 경우 수탁자가 자기가 보관 중인 신탁자의 자동차를 처분하도록 승낙을 하고 이에 기하여 승낙받은 자가 이를 가져 간 사례로서 수탁자의 주도적 행위에 기해 수탁자로부터 승낙 받은 자가 이에 가공한 경우이다. 이러한 점에서 판단한다면 이 사례는 횡령죄가 성립함이 타당하고 수탁자와 승낙 받은 자는 횡령죄의 공동정범이 성립한다. 그 주요한 근거로 들 수 있는 것은 자동차명의이전에 필요한 수탁자명의의 인감증명을 수탁자가 자신의 인감증명 등을 주면서 처분의 승낙을 한 점에 비추어 어디까지나 수탁자의 행위에 수탁자로부터 승낙을 받은 자가 가공한 행위로 보는 것이 보다 행위의 본질상 타당하다. 자동차절도의 경우 명의이전에 필요한 수탁자의 인감증명은 본질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며 단순히 자동차의 점유를 침해한 경우도 절도죄가 성립하기 때문이다. 절도죄가 성립하는 것은 현재 자동차에 대한 실소유자인 신탁자와 점유자인 수탁자의 승낙 없이 임의로 가져가는 경우이므로 이는 우리형법상 재산 죄의 논리구조로 보아 절도죄가 성립할 수 없으며 횡령죄가 성립한다는 것이 형법논리에 타당하다. 따라서 명의신탁대상인 자동차의 소유권이 수탁자에 있으며 수탁자의 처분의 승낙이 유효하다는 점에서 절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원심의 견해와 동 소유권이 실소유자인 신탁자에 있으며 이에 대하여 행한 수탁자의 처분의 승낙은 유효하지 않으며 수탁자와 수탁자로부터 처분의 승낙을 받은 자의 처분행위는 절도죄의 공모공동정범이라는 대법원의 견해도 모두 타당하지 않다. 물론 이 경우 실소유자인 신탁자에게서 수탁자로부터 처분의 승낙을 받은 자가 증여를 받은 경우 이는 타인의 재물이 아닌 자기소유의 재물에 해당하므로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또한 실소유자인 신탁자의 처분의 승낙을 받은 경우 이는 유효한 승낙이므로 결론은 같다. 이러한 취지에서 살펴본다면 수탁자의 승낙에 의하여 행한 피고인의 신탁자소유의 자동차처분행위는 공동가공에 의한 횡령죄의 공동정범이 성립한다고 함이 보다 타당하다.
2008-01-21
정준모 변호사(
온라인게임에서 게임계정 영구이용정지의 적법성 판단기준
1. 사건의 개요 이 사건의 사실관계 및 개요는 원고 강모씨와 유모씨는 엔씨소프트사의 MMORPG게임(다중접속역할수행온라인게임)인 리니지게임을 하다가, 소위 쫄쫄이 프로그램이라는 게임보조프로그램을 사용하다가 피고 게임사에게 적발이 되어 이들의 게임계정이 영구이용정지 되었다. 위와 같이 원고들의 게임계정이 모두 영구압류(영구이용정지)가 되어 이에 원고들이 위 계정의 원상회복청구, 이에 대한 위자료청구 및 게임사가 원고들의 계정을 이용정지한 근거가 되는 게임약관 및 게임운영정책의 무효확인을 청구하면서 민사소송을 제기한 사건이다. 리니지 이용약관 제14조 (이용자의 의무) ⑦ 이용자는 제3자의 계정을 이용하거나, 자신의 계정을 제3자에게 이용하게 하여서는 안됩니다. ⑩ 이용자는 회사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게임 또는 오락 등 서비스 본래의 이용목적 이외의 용도로 사용하거나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되며, 회사는 이용자가 아래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는 경우, 회사가 별도로 공지하는 각 게임별 운영정책에 의거하여 서비스의 이용정지, 계정의 삭제 등 서비스 이용 제한, 수사기관에의 고발 조치 등 합당한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9. 계정, 캐릭터(경험치), 아이템 등을 제3자에게 양도, 담보제공, 대여하거나 받는 행위 또는 이를 광고하는 행위 10. 자기 또는 제3자가 개발하거나 배포한 소프트웨어 또는 하드웨어로서 서비스와 관련되거나 서비스 내에서 게임의 내용(게임 내 사냥행위 등)에 권한 없이 관여하는 소프트웨어 또는 하드웨어를 사용, 배포하거나 사용을 장려하거나 광고하는 행위 리니지 이용약관 제17조 (서비스 이용의 제한) ② 이용자가 이 약관에서 정한 이용자의 의무 조항을 위반하는 경우 회사는 그 위반 정도에 따라 해당 이용자의 계정이용에 이용 정지, 채팅 제한 등을 포함한 제한을 가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이용자는 서비스 홈페이지나 e-mail을 통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2. 대상판결의 요지 2007. 6. 5. 선고 서울고등법원 2006나20025판결은 리니지게임을 이용하다가 게임내 질서위반이나 약관위반을 하여 계정의 이용이 정지된 사람이 게임사에 그 게임계정영구이용정지를 원상복구하고 그 손해를 배상하라는 청구에 대하여 최초로 게임이용자에게 승소판결(계정원상회복 및 위자료인정)을 하여 게임이용자에 대한 게임사의 자의적이고 무차별적인 계정압류조치에 제동을 건 판결이다. 가. 게임약관에 근거한 게임계정이용정지시 이를 다투는 소송에서 게임약관자체의 무효를 다투는 확인의 소는 원칙적으로 확인의 소는 이행의 소와 같은 직접적인 권리구제수단이 없을 경우에 보충적으로 허용이 되는 것으로, 이 사건 소에서 원고들이 위 게임이용약관이 무효임을 전제로 하여 원고들의 계정에 재한 영구이용정지의 해제 및 손해배상청구를 구하고 있으므로 게임이용약관에 대한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는 확인의 이익이 없어서 부적법하다. 나. 원칙적으로 약관은 당사자의 개별동의가 있을 때에만 당사자간에 그 효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게임약관처럼 소비자들의 개별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게임운영정책 및 기타 이름을 가지고 정한 약관유사의 것은 소비자와 회사사이에서 법적 구속력을 가지거나 계약내용에 편입이 될 수 없다. 이 사건에서 게임약관외에 게임운영정책은 피고가 이용자의 동의없이 제정한 것이므로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계약내용에 직접적으로 편입이 될 수 없고, 다만 운영정책에서 정한 제재사유와 제재정도가 약관에 의한 계정이용제한의 가능성 범위내에 있고 또한 계약 당사자의 정당한 이익과 합리적인 기대에 부합하는 한도에서 그 제재가 허용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다. 이용자가 자신의 계정을 이용하여 이 사건 게임을 함에 있어서 약관위반행위를 한 경우에 그 제재의 대상을 이용자를 기준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계정을 기준으로 할 것인지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게임에서 이용자는 계정을 3개까지 보유가 가능하고 각 계정별로 이용요금을 납부하는 점, 이용자가 여러개의 계정을 보유한 경우에 각 계정은 전혀 별개의 것으로 관리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 게임사의 운영정책 및 약관도 원칙적으로 계정별 제재를 원칙으로 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용자가 이 사건 게임을 함에 있어 약관위반행위를 한 경우 그 제재의 대상은 계정을 기준으로 봄이 상당하다. 라. 위자료에 대하여 또한 이번 판결은 게임계정의 부당한 이용정지에 대하여도 게임이용자가 그로 인하여 자신의 게임계정을 이용하지 못하여 정신적인 고통을 입는 것이 경험칙상 명백하고 그러므로 게임사는 원고에게 그러한 손해에 대하여 소정의 위자료(이 사건에서는 금 100만원을 인정함)를 지급하여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3. 대상판결의 의미와 검토 가. 확인의 이익에 대하여 이는 민사소송법상 확인의 이익에 대한 기본법리 및 대법원 판결(대법원1994. 11. 22. 93다40089판결등)을 다시 게임소송에서 재확인한 것으로서 확인의 소의 이행의 소에 대한 보충성을 게임계정이용원상복구소송에서 다시 확인을 한 것이다. 그러면 이러한 경우 약관자체의 무효확인이나 기타 게임약관의 부당성 다툼은 결국 공정거래위원회의 약관심사나 기타 방법으로 해결하거나 해당소송판결문에서 약관의 무효성 및 부당성을 간접적으로 확인하는 방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나. 당사자가 동의하지 아니한 약관유사조항의 구속력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게임사는 게임이용약관이외에 게임이용자들이 동의하지 아니한 게임운영정책이나 운영원칙이라는 기준이나 조항을 만들어 이를 기준으로 자의적, 독단적으로 게임이용자의 계정을 이용정지하는 등의 제재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게임약관외에 게임운영정책은 피고가 이용자의 동의없이 제정한 것이므로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계약내용에 직접적으로 편입이 될 수 없고, 다만 운영정책에서 정한 제재사유와 제재정도가 약관에 의한 계정이용제한의 가능성 범위내에 있고 또한 계약 당사자의 정당한 이익과 합리적인 기대에 부합하는 한도에서 그 제재가 허용될 수 있다고 판시하고 있으며 이는 당사자가 동의하지 않은 조항에 구속을 받지 아니한다는 사법의 당연한 일반법리를 온라인게임내에서 다시 확인해 준 것이다. 또한 법원의 판시대로 게임운영정책이나 운영약관이 있다고 하여 무조건 위 약관이나 정책을 근거로 하여 게임이용자의 계정에 제재를 하는 것은 적법하지 않으며 위 약관이나 운영정책 등도 그 제재사유와 제재정도가 약관에 의한 계정이용제한의 가능성 범위내에 있고 또한 계약 당사자의 정당한 이익과 합리적인 기대에 부합하는 한도에서 그 제재가 허용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위 판시와 같이 앞으로 게임사의 이용자에 대한 계정제재는 당사자의 정당한 이익 및 비례의 원칙, 정의와 형평의 관념, 약관규제에관한법률등에 의하여 통제를 받아야 할 것이고 그 적법성여부를 다시 판단받아야 할 것이다. 다. 게임내에서 소비자가 약관 등위반행위시 그 제재의 대상 원칙적으로 이에 대하여 게임이용자를 기준으로 하자는 인적기준설과 게임이용자의 각 게임이용계정을 기준으로 하자는 주장(계정기준설)이 대립한다. 참고로 대부분의 온라인게임은 이용자가 같은 게임내에서 여러개의 게임계정 및 캐릭터를 생성하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위 고등법원 판례는 원칙적으로 계정을 기준으로 하여 게임내 약관위반에 대하여 제재를 해야 한다는 계정기준설을 원칙으로 하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게임사측(인적기준설)은 계정압류 및 그 처벌기준 판단근거를 인적단위로 해당유저의 모든 계정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부당하다고 할 것이다. 인적기준설에 따르면 게임내 약관위반시 하나의 계정을 가진 사람은 하나의 계정만 압류 및 처벌을 당하지만 여러개의 계정을 가진 사람은 위반행위를 전혀 하지 않는 다른 계정이나 캐릭터도 처벌을 받게 되는데 이는 형평과 정의에 현저히 반하는 부당한 처사인 것이다. 또한 계정수의 여러개 보유라는 우연한 사정에 기하여 같은 위반행위를 하고도 처벌의 강도 및 정도가 적게는 2배 및 많게는 수십배에 달한다는 점에서 부당하고, 인적기준설에 기하여 게임내에서 약관위반행위를 제재하는 것은 결국 차명계좌 및 명의도용의 증가만 가져오게 될 것이며, 게임은 게임의 계정을 단위로 별도로 이루어 진다는 게임내의 게임사용현실에도 현저히 반하는 자의적이고 부당한 주장이라고 할 것이다. 이 사건 피고 게임사 및 기타 대부분의 게임사약관도 계정기준설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4. 결 론 이번 판결은 온라인게임내에서 이용자에 대한 게임사의 자의적이고 무차별적이고 예측이 불가능한 게임계정이용정지에 대하여 그 계정상 제재 근거의 적법성 및 정당성여부에 대한 판단을 하여 게임이용자에 대한 게임사의 자의적인 계정이용제재에 대하여 제한을 가한 최초의 판결이다. 또한 요즘 들어 게임계정 및 게임아이템에 대한 소비자간 분쟁 및 소비자 및 사업자와의 분쟁이 폭증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러한 게임계정이용제한 등의 분쟁해결방법 및 해결기준을 제시하는 리딩케이스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그동안 대부분의 하급심판결(지방법원)들이 이러한 종류의 소송에서 만연히 게임사의 주장만 듣고 게임사의 이용정책 및 운영약관만을 근거로 하여 이용자에게 패소판결을 하던 관행에 경종을 울리는 판결이라고 할 것이다. 그동안 여러 하급심판결(이 사건의 원심을 포함하여)들이 이용자들에게 패소판결을 한 이유는 ① 게임계정이나 아이템관련 소송의 소가가 아직 소액이어서 게임이용자가 변호인을 선임하지 못하고 본인이 직접 소송을 하는데 비하여 게임사는 로펌이나 변호인을 선임하여 치밀하게 대응을 하였고, ② 법원 및 변호사들이 아직 온라인게임의 현황이나 현실에 대하여 지식이나 경험이 부족하고, ③ 법원이 이러한 사건의 전제조건인 게임사의 운영정책이나 약관의 정당성이나 적법성을 깊이 판단해 보지 아니하고 만연히 게임사의 약관 및 운영정책만을 근거로 판결을 해서 그리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게임이용자들도 자신들의 정당한 권리를 인식하게 되었고, 게임업계에서도 게임내 이용자들에 대한 게임내 제재의 적법성 및 정당성 및 게임약관에 대하여 다시 한번 검토를 하여 보아야 할 것이다.
2007-07-02
1
banner
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헌재 "사실혼 배우자에게 숨진 배우자 재산 상속 권리 부여 않은 민법 조항 합헌"
판결기사
2024-04-01 09:30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사기노동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footer-logo
1950년 창간 법조 유일의 정론지
논단·칼럼
지면보기
굿모닝LAW747
LawTop
법신서점
footer-logo
법인명
(주)법률신문사
대표
이수형
사업자등록번호
214-81-99775
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제호
법률신문
발행인
이수형
편집인
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순신
개인정보보호책임자
김순신
인터넷 법률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인터넷 법률신문은 인터넷신문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