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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범의 치료감호처분과 화학적 거세
1. 사건의 개요 및 원심 판단 피고인은 1992. 6.경 12세의 여아를 강간하고 상해를 가하여 강간치상죄 등으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고, 2003. 4.경부터 2003. 8.경까지 4개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11세의 여아 3명, 12세의 여아 1명, 18세의 여자 청소년 1명을 상대로 반복하여 성폭력범죄를 저질러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강간 등 치상)죄 등으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2004. 5.경 판결이 확정되어 교도소에서 형 집행 중으로 2013. 11.경 출소를 앞두고 있는 상태였는데, 2003. 7.경 14세 여자 어린이를 넥타이로 양손을 묶고 강간한 사실, 2003. 9.경 11세 여자 어린이를 비슷한 수법으로 강간한 사실이 뒤늦게 증명되어 검찰은 피고인을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주거침입강간 등)으로 기소하면서 전자발찌 부착명령, 치료감호, 치료명령을 함께 청구하였다. 이에 1심, 2심 법원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을 적용하여 피고인에게 징역 7년을 선고(2심은 징역 5년으로 감형)하면서 동시에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 치료감호처분과 함께 5년간 성충동 약물치료명령을 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성충동 약물치료명령은 피청구자의 동의 없이 강제적으로 이루어지므로 피청구자의 신체의 자유와 자기결정권에 대한 중대한 제한이 되는 점, 치료감호는 법에 따른 수용기간을 한도로 피치료감호자가 치유되어 치료감호를 받을 필요가 없을 때 종료되는 것이 원칙인 점, 치료감호와 치료명령이 함께 선고된 경우에는 치료감호의 종료·가종료 또는 치료위탁으로 석방되기 전 2개월 이내에 치료명령이 집행되는 점 등을 감안하면, 치료감호와 치료명령이 함께 청구된 경우에는, 치료감호를 통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치료명령의 집행시점에도 여전히 약물치료가 필요할 만큼 피청구자에게 성폭력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고 피청구자의 동의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의 상당한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치료감호와 함께 치료명령을 선고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고 전제하고 "원심으로서는 치료감호의 요건으로서의 재범의 위험성과는 별도로 치료감호를 통한 치료의 경과에도 불구하고 치료명령의 집행시점에도 성폭력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인정되는지에 관하여 필요한 객관적인 자료를 추가로 확보하고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후에 신중하게 치료명령청구를 받아들일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함에도 이러한 심리를 다하지 않고 치료명령 판결을 한 위법이 있다"고 하여 치료명령부분에 대한 원심 판결을 파기, 환송하였다. 3. 성충동 약물치료 및 논란 가. 성충동 약물치료제도 성충동 약물치료는 재범위험성이 있는 성도착증 환자에게 약물투여 및 심리치료 등의 방법으로 도착적인 성기능을 일정기간 동안 약화 또는 정상화하는 치료를 말하는데, 검사가 공소제기시 또는 치료감호가 독립청구 된 성폭력범죄사건의 항소심 변론종결시까지 법원에 치료명령을 청구하여[성폭력범죄자의 성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이하 성충동약물치료법이라고 함) 제4조] 법원이 피고사건의 판결과 동시에 치료명령 청구가 이유 있다고 인정한 때에는 15년의 범위에서 치료기간을 정하여 판결로 치료명령을 선고한다(제8조). 치료명령의 집행은 치료명령을 받은 사람이 형의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가석방 또는 치료감호의 집행이 종료·가종료 또는 치료위탁으로 석방되는 경우 보호관찰관이 석방되기 전 2개월 이내에 치료명령을 받은 사람에게 치료명령을 집행한다(제14조 제3항). 나. 성충동 억제 약물 성충동 약물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은 법무부장관이 고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현재 '성호르몬 생성을 억제·감소시키는 약물'로서 메드록시프로게스테론 아세테이트( Medroxyprogesterone acetate), 류프롤리드 아세테이트(Leuprolide acetate), 고세렐린 아세테이트(Goserelin acetate), 트립토렐린 아세테이트(Triptorelin acetate), '성호르몬이 수용체에 결합하는 것을 방해하는 약물'로서 사이프로테론 아세테이트(Cyproteron acetate) 등의 약물을 사용할 수 있다(법무부고시 제2014-393호). 이러한 약물들은 피치료자의 성충동이나 성기능을 영구적으로 소멸시키거나 감소시키는 것이 아니라 약물을 투여 받는 기간 동안 성적 욕구 내지 성충동을 약화 또는 정상화 시키는 작용을 하고 약물투여를 중단하면 비교적 짧은 기간 내에 약물투여 전 상태로 회복되므로 이른바 '화학적 거세'라는 용어보다는 '성충동 억제약물 투여'라는 용어가 더 정확하다. 위 약물 중에 실제로 사용된 류프롤리드 아세테이트, 고세렐린 아세테이트 두 가지 약물은 현재 전립선암, 유방암 등에 호르몬요법 치료제로 현재 병원에서도 환자 치료에 사용되고 있으며 지각착오, 척수압박, 심부전, 혈압변동, 다한증, 발진, 여성형유방, 골밀도 감소 등의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다. 찬반 논란과 위헌법률심판 제청 성충동 약물치료를 도입할 초반에는 '화학적 거세'라는 용어에 따른 오해 내지 거부감으로 제도의 정확한 취지가 왜곡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이 제도에 대한 찬반논란이 계속되고 있는바,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성범죄의 재발을 방지하여 성폭력피해자가 발생되지 않도록 할 필요성이 높은 실정이고, 실제로 성충동 약물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약물은 전립선암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비교적 안전한 약물이며 영구적인 성기능 장해를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치료를 중단하면 성기능이 회복되고 성충동 약물치료가 재범방지에 효과가 있다는 여러 통계결과가 있다는 등의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한편 대전지방법원은 2013. 2.경, 피고인이 5세, 6세 여아를 강제추행 한 범죄사실로 기소되면서 치료감호, 성충동 약물치료명령이 함께 청구된 사건에서 직권으로 헌법재판소에 성충동 약물치료법 제4조 제1항, 제8조 제1항 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는데, 성충동 약물치료가 본인의 동의하에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국가에서의 통계를 판결에 의해 약물치료가 강제되는 우리나라에 그대로 대입하기 어렵고 강제 약물치료로 피치료자의 신체를 훼손당하지 않을 자유, 자기결정권, 인격권이 침해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 성충동 약물치료를 중단할 경우 피치료자의 성기능이 회복되므로 재범방지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지 과학적 증명이 없는 점, 사용되는 약물도 전립선암 치료제로 임상에서 사용되고는 있지만 여러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혀져 있는 점, 약물치료명령의 선고와 실제 집행에는 시차 간극이 크므로 장기간의 수형, 치료감호 후 약물치료 집행시에도 약물치료의 필요성이나 재범의 위험성이 계속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워 불필요한 약물치료를 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점 등을 위헌의 근거로 제시하였다. 4. 대법원 판결의 의의 성충동 약물치료의 실효성이나 인권침해에 대한 논란 속에 현재 성충동 약물치료가 본인의 동의 없이 강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피청구자의 신체의 자유와 자기결정권에 대한 중대한 제한이 되므로 약물치료명령을 하더라도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함은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성폭력범죄를 반복적으로 범하고 재범위험성이 있다면 비교적 장기간의 중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고 치료감호, 약물치료명령이 함께 선고되면 그 선고시기와 약물치료명령의 집행시기와는 상당한 시간적 간극이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위 대법원의 지적은 타당하고 현재 검찰은 치료감호와 약물치료명령을 함께 청구하는 경우에는 변론종결당시를 기준으로 가장 최근의 재범가능성, 치료감호로 예상되는 효과 등 여러 평가자료를 제출하여 판결을 받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현행법상 검사의 약물치료명령 청구는 공소제기 되거나 치료감호가 독립청구 된 사건의 항소심 변론종결시까지만 가능하므로 이로부터 상당한 기간이 경과한 미래의 약물치료명령 집행시기에 있어서까지 재범위험성이 계속되고 있는지, 치료감호를 통해 약물치료의 필요성이나 기간이 얼마나 감소될 것인지 등에 관하여 변론종결 이전에 미리 예측하여 평가함에는 오류가 발생할 여지는 충분히 있다. 성충동 약물치료의 효과나 부작용에 대한 연구가 병행되어야 할 것이지만 질병 치료에 사용되는 이 세상 어떤 약물도 부작용이 없는 약물은 단 하나도 없으므로 성충동 약물치료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부작용 부분에 대해 지나친 우려는 곤란하다고 생각하나(성충동약물치료법 시행령 제11조에 일정한 약물부작용 발생시 치료를 일시 중단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피치료자의 기본권침해를 줄이기 위해 성충동 약물치료를 받음에 본인의 동의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판결 선고 후 일정 기간 이상 경과하여 약물치료명령을 집행할 때에는 집행 전에 다시 성도착 증상의 유무, 정도, 재범위험성 등에 대한 판단을 거치도록 하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2015-02-16
성폭행피해아동의 진술녹화 비디오테이프의 증거능력
Ⅰ. 사안 D는 미성년자의제강제추행치상[‘V1(만 4년 6개월 남짓 된 여아), V2(만 3년 7개월 남짓 된 여아)의 팬티를 내리고 손으로 음부를 만져 V1에게는 처녀막열상흔의 상해를, V2에게는 소아외음부염의 상해를 각 입혔다] 혐의로 기소되었다. 검사는 D의 유죄 증거로 ‘아동전문 인터뷰어’(child interviewer, 이하 ‘CI’로 약칭함)가 V1, V2를 인터뷰한 비디오테이프(CI의 질문과 V1, V2의 답변내용이 수록되어 있다)의 사본을 제1심법원에 제출하였다. 제1심법원은 ‘검증을 위한 공판준비기일’을 지정하여 그 기일에 이 비디오테이프의 내용을 검증하였다. 검증기일에 비디오테이프를 촬영한 P(비디오테이프의 작성자)는 “피해자 한 사람당 1시간 정도씩 촬영한 분량 중 출연자들(CI, V1, V2)이 상담하는 놀이방을 드나드는 과정과 그 사이 일부를 편집한 것일 뿐 V1, V2와 CI 사이의 대화내용에는 상이점이 없다”고 진술하였다. V1, V2와 상담한 CI는 검증기일에 “비디오테이프를 재생한 내용이 V1, V2와 상담한 내용과 동일하고 상이점이 없다”고 진술하였고, V1, V2도 비디오테이프를 모두 시청한 뒤 제1심 재판장으로부터 “화면에 나오는 어린이가 맞느냐”, “그 곳에서 ‘상담 선생님’(CI)과 이야기를 한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각자 “예”라고 답하였다. V1은 상담자인 CI가 “할아버지(V1, V2는 D를 ‘할아버지’로 부른다)가 서서 했어, 앉아서 했어?”라는 유도성 질문을 하였음에도 스스로 “누워서요”라고 하거나 ‘바닥에’라고 하는 등 질문에서 주어지지 않은 제3의 답변을 자발적으로 끄집어내고 있었으며, V2는 반복하여 “원장 할아버지가 (성기 부분을) 때렸다”고 진술하였다. D의 변호인도 제1, 2심의 공판정에서 비디오테이프의 제작과정에 대하여 “이의 없다”고 진술하였다. 제1심과 항소심은 이 비디오테이프의 증거능력과 신빙성을 인정하여 D에게 유죄를 선고하였다. D가 “비디오테이프의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주장하며 상고하였다. Ⅱ. 재판요지(상고기각) 1. ‘수사기관이 아닌 사인’(私人, P)이 ‘D(피고인) 아닌 사람’과의 대화 내용을 촬영한 비디오테이프는 형사소송법 제311조, 제312조의 규정 이외에 D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와 다를 바 없으므로, D가 그 비디오테이프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지 아니하는 이상 그 진술 부분에 대하여 증거능력을 부여하기 위하여는, ① 첫째 비디오테이프가 원본이거나 원본으로부터 복사한 사본일 경우에는 복사과정에서 편집되는 등 인위적 개작 없이 원본의 내용 그대로 복사된 사본일 것, ② 둘째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에 따라 공판준비나 공판기일에서 원진술자의 진술에 의하여 그 비디오테이프에 녹음된 각자의 진술내용이 자신이 진술한 대로 녹음된 것이라는 점이 인정되어야 할 것인바(대법원 1999. 3. 9. 선고 98도3169 판결 참조), ③ 비디오테이프는 촬영대상의 상황과 피촬영자의 동태 및 대화가 녹화된 것으로서, 녹음테이프와는 달리 피촬영자의 동태를 그대로 재현할 수 있기 때문에 비디오테이프의 내용에 인위적인 조작이 가해지지 않은 것이 전제된다면, ‘비디오테이프에 촬영, 녹음된 내용을 재생기에 의해 시청을 마친 원진술자가 비디오테이프의 피촬영자의 모습과 음성을 확인하고 자신과 동일인이라고 진술한 것은 비디오테이프에 녹음된 진술내용이 자신이 진술한 대로 녹음된 것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중략) 복사과정에서 편집되는 등의 인위적인 개작 없이 원본의 내용 그대로 복사된 사본이라는 점은 인정된다. (중략) 공판준비기일에서 원진술자의 진술에 의하여 그 비디오테이프에 녹음된 각자의 진술내용이 자신들이 진술한 대로 녹음된 것이라는 점이 인정되었으므로 비디오테이프는 그 증거능력이 인정된다. Ⅲ. 평석 본 사안에서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초미의 관심사’인 아동성폭행의 혐의를 받고 있는 피고인이 ‘아동전문 인터뷰어와 성추행피해아동의 인터뷰 진술녹화 비디오테이프’(이하 ‘진술녹화 비디오테이프‘로 약칭함)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지 아니하는 경우 진술녹화 비디오테이프가 증거로 사용될 수 있는 요건이 정면으로 문제되고 있어 주목을 요한다. 사안의 성질상 복수의 요건들이 구비되어야 한다. 이하에서 그 요건들을 차례로 분석하여 보자. 1. 적용법조 2004년 9월에 선고된 본 판례는 본 사안에서 ‘아동전문 인터뷰어(CI)와 성추행 피해아동(V1, V2)의 인터뷰 진술녹화 비디오테이프’를 “‘수사기관이 아닌 사인(私人, P)’이 ‘D(피고인) 아닌 사람(CI, V1, V2)’의 대화 내용을 촬영한 비디오테이프”로 자리매김하여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을 적용하고 있다. 2. 사본일 경우의 파운데이션의 입증 본 사안에서 검사가 제출한 비디오테이프는 원본이 아니라 사본이었다. 검찰 측은 원본을 보관하고 있어야 하므로 향후에도 원본 보다는 사본이 제출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제출된 것이 사본일 경우에는 “복사과정에서 편집되는 등 인위적 개작 없이 원본의 내용 그대로 복사된 사본일 것(이하 ‘파운데이션, authenticity=foundation’으로 약칭함)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 점에 대하여 이론은 있을 수 없다. 진술녹화 비디오테이프를 촬영한 P(비디오테이프의 작성자)가 검증기일에 출석하여 ‘피해자 한 사람당 1시간 정도씩 촬영한 분량 중 출연자들(CI, V1, V2)이 상담하는 놀이방을 드나드는 과정과 그 사이 일부를 편집한 것일 뿐 V1, V2와 CI 사이의 대화내용에는 상이점이 없다’고 진술하였고, D의 변호인도 제1, 2심의 공판정에서 진술녹화 비디오테이프의 제작과정에 대하여 ‘이의가 없다’고 진술하였으므로 대법원은 이런 사실들을 토대로 삼아 진술녹화 비디오테이프의 ‘파운데이션(authenticity, foundation)’을 인정하였다. 3. 성립의 진정을 입증하는 방법 비디오테이프를 증거로 제출하는 검사의 의도는 비디오테이프에 담겨있는 ‘진술 내용’을 증거로 채택하여 달라는 취지이므로 ‘진술 내용의 취급’이 궁극적인 관심사이다. 본 판례는 ‘원진술자의 진술에 의하여 그 비디오테이프에 녹음된 각자의 진술내용이 자신이 진술한 대로 녹음된 것이라는 점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는데 이것은 비디오테이프를 통상의 ‘참고인진술서’의 일종으로 파악하였음을 보여준다. 비디오테이프를 ‘참고인진술서’의 일종으로 파악하면 원진술자가 공판정에서 ‘성립의 진정’을 인정하여야 한다. 그런데 비디오테이프의 성립의 진정은 어떻게 인정해야 하는가가 문제된다. V1, V2와 상담한 CI는 검증기일에 ‘비디오테이프를 재생한 내용이 V1, V2와 상담한 내용과 동일하고 상이점이 없다’고 진술하고, V1, V2도 비디오테이프를 모두 시청한 뒤 제1심 재판장으로부터 “화면에 나오는 어린이가 맞느냐”, “그 곳에서 상담 선생님(CI)과 이야기를 한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각자 “예”라고 답하였다. 대법원은 원진술자인 CI, V1, V2의 위와 같은 발언을 토대로 삼아 ‘진술녹화 비디오테이프’의 실질적 성립의 진정을 인정한 것이다. 종래 대법원은 전문서류의 ‘성립의 진정’을 공판정에서 원진술자가 ‘형식적 성립의 진정(간인과 서명날인)’과 ‘실질적 성립의 진정(진술내용과 기재내용의 일치)’을 모두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하여 왔는데 제출된 증거가 전문서류가 아니라 녹음테이프나 비디오테이프일 경우에는 어떻게 할 것인지 문제된다. 본 판례에서는 형식적 성립의 진정이 거론되지 않고 ‘원진술자들(CI, V1, V2)의일치진술’만으로 실질적 성립의 진정이 인정되었다. 녹음테이프나 비디오테이프가 증거로 제출될 때는 굳이 형식적 성립의 진정(간인과 서명날인)을 확인할 필요가 없을 것이므로 이 점에 대하여도 이의는 없다. 4.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을 인정할 것인가? 본 사안에서 피고인 D는 제1심과 항소심이 “비디오테이프의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주장하며 상고하였다. 본 판례에는 명시되어 있지 않지만 피고인이 상고로 주장하여 볼 만한 항변은 ‘피고인의 V1, V2에 대한 반대신문권이 보장되지 아니하였다’는 항변일 것이다. ‘아동전문 인터뷰어와 성추행피해아동의 인터뷰 녹화’시에는 피고인이나 그 변호인이 입회하지 못하였을 것이고 제1심의 검증기일에 피고인이나 그 변호인은 입회할 수는 있었겠지만 반대신문의 기회는 부여되지 아니하였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 문제가 가장 해결이 어려운 부분일 것이다. 아동보호론자들은 피고인에게 반대신문권을 부여하면 피해아동에게 치명적인 해악을 미치므로 반대신문권 보장을 극력 반대하고 있지만 피고인의 변호인들은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 받을 권리의 보장’을 논거로 반대신문권 보장을 주장할 것이다. 5. 결어 본 판례는 충돌하는 두 가지 입장을 절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에서는 아동보호론자들의 염려를 수용하여 피고인에게 반대신문을 불허하는 대신 다른 한편으로는 피해아동과 CI를 검증기일에 출석시켜 사실인정자(수소법원) 앞에서 직접 ‘성립의 진정’을 인정하게 하였기 때문이다. 아동보호론자들은 본 판례에 대하여 진술녹화 할 때 아동에게 진술하게 하는 것으로 충분한데 구태여 아동으로 하여금 법정에 한 번 더 출석하게 하여 2차피해를 조장한다는 비난을 가할 것이다. 다른 한편 피고인들은 본 판례가 자신들의 반대신문권을 무시하여 적법절차를 위반하였다는 비난을 가할 것이다.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폭행’ 현상이 심각한데도 한국사회는 아직 적절한 처방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위험한 사람’에 대하여 신상공개, 전자팔찌 채우기, 거세, 등록과 고지, 민사구금, 치료감호 등 가혹한 조치가 논의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에 있다. 형사사법제도를 정비하여 성폭행 가해자에 대한 유죄선고율을 높이는 것도 빠트릴 수 없는 과제이다. 아동성폭행 사건은 ‘아동·청소년의 건강’과 ‘피의자·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이 첨예하게 대립되는 영역이다. 본 판례는 실로 ‘절묘한 절충’을 시도한 판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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