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서 만나는 자연 그대로의 숲, 대체 불가능한 숲과 집의 가치 - 르엘 어퍼하우스
logo
2024년 4월 18일(목)
지면보기
구독
한국법조인대관
판결 큐레이션
매일 쏟아지는 판결정보, 법률신문이 엄선된 양질의 정보를 골라 드립니다.
전체
통로
검색한 결과
9
판결기사
판결요지
판례해설
판례평석
판결전문
금융·보험
민사일반
대법원 2022. 6. 30. 선고 2016다237974 판결
마이너스 통장에의 착오 송금에서 부당이득반환청구의 상대방
[사실관계 및 소송의 경과] 1. 원고가 2014년 9월에 A가 피고 은행에 그의 명의로 개설한 예금계좌로 3000여만 원을 이체송금하였다. 그 계좌는 통상 ‘마이너스 통장’이라고 부르는 것으로서, 잔고가 마이너스인 경우에는 은행이 그 상당액을 자동적으로 대출한 것으로 하되(이른바 ‘종합통장 자동대출’) 계좌에의 입금이 있으면 이로써 그 대출금에 충당하기로 미리 약정되어 있었다. 위 이체 당시 계좌의 잔고는 마이너스 8400여만 원이었다. 2. 그런데 원고는 B에게 금전을 지급할 의사이었고 A에 대하여는 그 지급의 법적 원인 및 의사가 없음에도 착오로 행하여졌다. 사실 A는 동년 3월에 B와 이혼하면서 자신의 사업을 B에게 양도하였고 그때부터 B는 같은 내용의 사업을 운영하면서 한편 그 상호도 바꿨다. 그리하여 원고는 물품대금으로 B에게 지급할 금전을 위와 같이 A의 계좌에 이체하였던 것이다. 그리하여 원고는 다음날 피고에게 위의 이유를 들어 금전의 반환을 구하였으나 피고는 이를 거부하였다. 3. 원고는 이 사건 소송에서 피고에 대하여 위 이체된 금전의 반환을 부당이득을 이유로 청구하였다. 제1심(수원지법 평택지원 2015가단6215 판결)은 그 청구를 기각하였다. 항소심(수원지법 2016나50495 판결)도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상고를 기각하였다. [판결 취지] “종합통장 자동대출에서는 은행이 대출약정에서 정하여진 한도로 채무자의 약정계좌로 신용을 공여한 후 채무자가 잔고를 초과하여 약정계좌에서 금원을 인출하는 경우 잔고를 초과한 금원 부분에 한하여 자동적으로 대출이 실행되고 그 약정계좌에 다시 금원을 입금하는 경우 그만큼 대출채무가 감소하게 된다(대법원 2015. 3. 12. 선고 2013다207972 판결 등 참조). 종합통장 자동대출의 약정계좌가 예금거래기본약관의 적용을 받는 예금계좌인 경우에 그 예금계좌로 송금의뢰인이 자금이체를 한 때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송금의뢰인과 수취인 사이에 자금이체의 원인인 법률관계가 존재하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수취인이 수취은행에 대하여 위 이체금액 상당의 예금채권을 취득한다. 다만 약정계좌의 잔고가 마이너스로 유지되는 상태, 즉 대출채무가 있는 상태에서 약정계좌로 자금이 이체되면, 그 금원에 대해 수취인의 예금채권이 성립됨과 동시에 수취인과 수취은행 사이의 대출약정에 따라 수취은행의 대출채권과 상계가 이루어지게 된다. 그 결과 수취인은 대출채무가 감소하는 이익을 얻게 되므로, 설령 송금의뢰인과 수취인 사이에 자금이체의 원인인 법률관계가 없더라도, 송금의뢰인은 수취인에 대하여 이체금액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가지게 될 뿐이고, 수취인과의 적법한 대출거래약정에 따라 대출채권의 만족을 얻은 수취은행에 대하여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취득한다고 할 수 없다. 이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송금한 이 사건 금원은 설령 착오송금되었다고 하더라도 그와 관계없이 A 명의의 종합통장 자동대출의 약정계좌인 이 사건 계좌가 마이너스인 상태에서 입금됨으로써 종합통장자동대출에서 실행된 A의 대출채무가 감소하게 되었으므로, 이로 인해 피고가 부당한 이득을 취득한 것이 없다고 본 원심판결은 정당하다.” 은행은 단지 송금의뢰자가 행하는 금전 지급의 ‘통로’ 내지 ‘수단’일뿐이고 그 상대방이라고 할 수 없고, 그의 법적 지위를 성질결정하자면 민법 제391조에서 정하는 ‘이행보조자(수령보조자)’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지급된 금전의 반환이라는 급부의 원상회복이 문제 되는 법적 장면에서 그는 급부자의 급부 반환청구의 상대방이 될 수 없는 것이다. 대상 판결이 비록 이른바 마이너스 통장에 입금된 금전의 반환청구에 관한 것이라고 해도, “원고의 이 사건 이체 송금으로 인한 급부 관계는 피고 은행이 아니라 A와의 사이에서 성립한 것이므로, 그 급부의 원인이 없음을 이유로 하는 반환청구도 그를 상대로 하여야 한다”는 것으로 간단하게 끝나고, 이체된 금전의 그 후의 운명(채권채무의 성립, 자동적 상계 등)은 애초 이를 문제 삼을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평석] 1. 필자는 이번 대법원판결(이하 ‘대상판결’)의 결론에 찬성한다. 그러나 그 이유에 대하여는 쉽사리 수긍할 수 없다. 2. 은행 계좌에 ‘착오로’(이는 대체로 비채변제에 관한 민법 제742조의 적용 또는 유추에 기하여 반환청구가 배제되는 경우가 아니라는 의미일 것이다) 이체송금이 이루어진 사안유형에서 송금의뢰인이 부당이득을 이유로 그 반환을 청구할 권리를 가지는 상대방이 은행인가, 아니면 그 송금의 ‘수취인’(금융실명제 이후에는 그야말로 특별한 예외가 아닌 한 계좌명의인, 즉 예금주)인가의 법문제에 대하여는 2007년 이래로 판례의 태도가 확고하게 정립되어 있다. 은행이 아니라 수취인이라는 것이다. 지도적 선례는 대상판결도 인용하고 있는 대법원 2007. 11. 29. 선고 2007다51239판결(대법원판례집 55권 2집, 360면)이다(그 전에 이미 대법원 2006. 3. 24. 선고 2005다59673판결이 결국 같은 뜻을 판시하고 있었다). 그 후로 대법원 전원합의체 2018. 7. 19. 선고 2017도17494 전원합의체 판결(대법원판례집 66권 형사편, 647면; 공보 하권, 1801면)을 거쳐 최근의 대법원 2019. 9. 26. 선고 2017다51504 판결(법고을)에 이르기까지 법고을에 '따름판례'로 인용된 것만을 찾아보더라도 9개의 대법원판결이 같은 취지를 판시하고 있다. 이러한 대법원의 태도는 예를 들면 독일에서도(이에 대하여는 우선 민법주해[XVII](2005), 206면 이하(양창수 집필) 참조), 일본에서도(무엇보다도 最高裁 1996(平成 8). 4. 26. 판결(民集 50권 5호, 1267면), 그리고 森田宏樹, “振込取引の法的構造 —「誤振込」事例の再検討”, 中田裕康 등 編, 金融取引と民法法理(2000), 123면 이하 등 참조), 판례 및 학설상으로 두루 지지되고 있다. 3. 그런데 이들 대법원의 재판례는 예외 없이 그 판결이유 중에서 “송금의뢰인과 수취인 사이에 계좌이체의 원인인 법률관계가 존재하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수취인이 계좌이체금액 상당의 예금채권을 취득한다”는 것, 즉 은행은 그에 상응하는 예금채무를 부담한다는 것을 내세운다. 그리하여 은행은 이익을 얻은 것이 없으므로 은행에 대하여는 송금의뢰인이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취득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입장에서 보면, 이 사건에서와 같은 이른바 ‘마이너스통장’, 즉 계좌 잔고에 전혀 예금이 없고 오히려 마이너스인 상태에서 당해 계좌에 입금된 것이 있으면 이를 당연히 그 부족액에 충당하게 되는 통장에 있어서는 과연 그 입금으로 애초 수취인이 은행에 대하여 무슨 예금채권이라는 것을 가지게 되는 게 과연 있는가 하는 의문이 자연스럽게 제기된다. 이러한 의문에 대응하기 위하여 대상판결은 앞서 인용한 ‘판결 취지’에서 보듯이 먼 길을 돌아서 결론에 도달한다. 첫째, 마이너스통장에서 잔고가 마이너스가 되면 은행은 자동적으로 대출을 실행한 것이 되어 예금주에 대하여 대출채권을 가지게 된다. 둘째, 그 상태에서 입금이 있으면 송금의뢰인과 수취인 사이에 자금이체의 원인인 법률관계가 존재하는지 여부에 상관없이 수취인은 은행에 대하여 그 금액 상당의 예금채권을 취득한다. 셋째, 이 두 개의 대립하는 채권은 “수취인과 은행 사이의 대출약정에 따라” 상계로 소멸한다. 넷째, 이로써 수취인은 대출채무가 감소하는 이익을 얻는다. 이로써 송금의뢰인은 수취인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다섯째, 한편 은행은 수취인과의 적법한 대출거래약정에 따라 대출채권의 만족을 얻은 것이어서 그에 대하여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취득한다고 할 수 없다. 4. 그러나 은행 계좌에의 착오 송금의 사안유형에서 은행이 아니라 수취인이 송금의뢰인이 취득하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상대방이 된다고 하여야 하는 이유를 애초 예금채권의 발생 여부 또는 그 귀속에서 찾을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송금의뢰인은 일정한 목적으로 ―예를 들면 채무의 이행을 위하여 또는 대여나 증여의 목적으로(causa solvendi, credendi, donandi. 이 셋이 전통적으로 어떠한 급부의 원인이다)― 금전을 인도(‘지급’)하였지만 결국 지급의 목적이 달성되지 못하고 좌절되었다는 것, 그것이 부당이득의 성립 여부를 판단하는 데 결정적으로 중요한 사정이다(이는 이른바 과다지급의 경우에도 조금도 다를 바 없다. 이하에서는 이 유형은 따로 논의하지 않는다). 거기서 은행은 단지 송금의뢰자가 행하는 금전 지급의 ‘통로’ 내지 ‘수단’일 뿐이고 그 상대방이라고 할 수 없고, 그의 법적 지위를 성질결정하자면 민법 제391조에서 정하는 ‘이행보조자(수령보조자)’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지급된 금전의 반환이라는 급부의 원상회복이 문제되는 법적 장면에서 그는 급부자의 급부 반환청구의 상대방이 될 수 없는 것이다. 한편 은행 계좌에의 이체를 통한 금전 지급이 적법한 것으로 효력을 가진다는 것은 자신의 계좌 번호를 일반적으로 또는 특정한 제3자에게 개시(開示)하는 것에 의하여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금전 지급의 당사자 사이에 합의된 바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판단 기준을 뒷받침하는 실질적인 이익형량은 이 사건의 사안과 유사한 이른바 ‘삼각관계에서의 급부부당이득’에 관한 지도적 선례인 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1다46730판결(대법원판례집 51권 2집, 375면)(앞에서 든 대법원 2007. 11. 29. 판결과 함께 이들이 다름아닌 '대법원판례집'에 수록된 것은 물론 우연이 아니다)에서 적절하게 제시된 바 있다(자기 행위로 인한 위험의 자기 부담 및 각자의 계약상 항변사유의 관철 등). 따라서 여기서는 반복하지 않기로 한다. 5. 앞의 지도적 선례 대법원 2007. 11. 29. 판결이 나오기 훨씬 전부터 그러한 취지가 주장되었다. 즉 착오 송금의 부당이득법 처리에서는 그 이유를 수취인의 예금채권의 성립 등을 들어 은행에는 이익이 없다는 것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송금 의뢰로 인한 급부관계는 송금의뢰인와 수취인 사이에서만 성립하는 것이므로 그 급부의 원인 결여로 인한 부당이득(이른바 급부부당이득)도 송금의뢰인과 수취인 사이에만 성립한다”는 것이다(양창수, 일반부당이득법의 연구, 1987년 서울대 박사학위 논문, 224면 이하; 김형석, “지급지시·급부관계·부당이득”, 서울대 법학 47권 3호(2006), 308면 이하. 위 2007년 판결에 대하여 윤진수, “2007년 주요 민법판례 회고”, 서울대 법학 49권 1호(2008), 379면). 이에 따른다면, 대상판결이 비록 이른바 마이너스통장에 입금된 금전의 반환청구에 관한 것이었다고 해도, “원고의 이 사건 이체송금으로 인한 급부관계는 피고 은행이 아니라 A와의 사이에서 성립한 것이므로, 그 급부의 원인이 없음을 이유로 하는 반환청구도 그를 상대로 하여야 한다”는 것으로 간단하게 끝나고, 이체된 금전의 그 후의 운명(채권채무의 성립, 자동적 상계 등)은 애초 이를 문제 삼을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양창수 전 대법관(한양대 로스쿨 석좌교수)
마이너스통장
착오송금
부당이득반환청구
양창수 전 대법관(한양대 로스쿨 석좌교수)
2022-08-25
황진호 변호사(서울)
합병철회, 주주총회 결의 취소
1. 사실관계 가. 합병 전 주식회사 국민은행(이하 ‘구 국민은행’이라 함)과 주식회사 한국주택은행(이하 ‘구 주택은행’이라 함)은 2000. 12.22.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두 은행의 합병선언을 한 후 합병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였고, 위 합병추진위원회에서 구 국민은행과 구 주택은행을 합병하여 신설은행 ‘국민은행(신 국민은행)’ 설립하되 합병비율은 구 주택은행 보통주식 1주당 구 국민은행 보통주식 1.688346 비율로 하고 신설 은행의 은행장은 관련 법령 절차에 따라 선임한다는 내용의 합병계약을 마련, 두 은행의 이사회 의결을 거쳐 2001. 4.23. 위와 같은 합병계약(이하 ‘이 사건 합병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나. 구 국민은행은 2001. 9.29. 10:00 대한상공회의소 회의실에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여 발행주식 총수의 83.19% 주를 소유한 주주들 참석하에 99.16%(발행주식총수의 82.49%) 찬성으로 위 합병계약 승인을 하였고 구 주택은행도 임시주주총회를 개최, 위 합병계약을 승인하여 두 은행은 금융감독위원회의 합병인가를 받고, 2001. 11.1. 구 국민은행과 구 주택은행을 해산하고 피고 주식회사 국민은행(신설 합병은행) 합병등기를 필하였다. 다. 피고은행(신설된 국민은행)의 이사회는 2001. 11.1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행장후보 추천위원회의 추천으로 받아 소외 김정태를 신설 국민은행 은행장으로 선임하였다. 원심은 상고인(원고)가 청구한 합병무효와 김정태를 은행장으로 하는 피고의 2001. 11.1.자 이사회 결의무효확인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으며, 그 이유는 2001. 11.1. 이후에 피고 신설 은행장을 사임하고 새로운 주주총회에서 후임 은행장이 다시 선임되어 그 등기를 필하였다면 과거의 권리, 법률관계 확인이므로 소의 이익이 없고, 합병무효 청구도 관련 주주총회 등에 무효사유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하였다. 2. 대법원 판결(2009. 4.23. 선고 2005다22701, 22718 판결 구 국민은행, 구 한국주택은행 합병사건) 가. 판결요지 ① 구 금융산업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제5조는 합병 당사자 회사 일방 혹은 쌍방이 부실금융기관인지 여부에 관계없이 적용된다. ② 주주의 의결권행사를 위한 대리인 선임의 한계는 주주의 자유로운 의결권행사 보장을 위하여 의결권행사를 대리인에게 보장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무제한으로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주주총회 개최가 부당하게 저해되거나 회사이익의 부당한 침해의 염려 등 특별한 사정이 유할시 회사가 이를 거절 할 수 있다. ③ 상법 제368조 제3항(의결권대리행사방법)의 ‘대리권을 증명하는 서면’이라 함은 보통 위임장을 말하는 것으로 회사가 위임장과 함께 인감증명서, 참석장 등을 요구하는 취지는 대리인의 자격을 보다 확실하게 확인하기 위한 것일 뿐이므로 다른 방법으로 주주본인을 확인 할 수 있는 경우에는 회사는 주주본인의 의결권행사를 거부 할 수 없다. ④ 상법 제368조 제3항은 주주의 대리인 자격의 제한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 경우 정관의 규정에 의하여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정도의 제한은 가능하다. “대리인 자격을 주주로 한정 한다”는 정관의 규정은 무효가 아니며 정관에 그와 같은 규정이 있다 하더라도 주주인 국가, 지방공공단체, 주식회사 소속 공무원, 직원 등은 주주권을 대리 행사를 할 수 있다. ⑤ 구 증권업무감독규정(2001. 10.4. 금감위공고 개정되기 전의 것) 제1항은 외국인은 보관기관 중에서 상임대리인을 선임 할 수 있고 상임대리인 이외의 자는 취득 유가증원의 권리행사를 대리 또는 대행할 수 없다고 되어 있으나 상임 대리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의결권행사의 취지에 따라 제3자에게 대리행사를 재위임 할 수 있다(복대리 가능). ⑥ 상법 제368조의2 제1항은 주주의 의결권 불통일행사에 주주는 3일전에 회사에 그 통지를 도달시켜야 하나 회사가 그 기한을 도과하여 도착한 통지도 회사가 총회운영에 지장이 없다고 판단하여 받아들여 의결권 불통일행사가 이루어진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적법하다. ⑦ 증권예탁원에 대한 의결권대리행사 신청이 비록 구 증권거래법(2002. 1.26. 개정 전의 것) 제174조의6 제5항에 정한 주주총회 5일전이라는 시한을 넘겼다 하더라도 증권예탁원이 의결권대리행사를 승낙하고 그 신청취지에 따라 대리행사가 이루어졌다면 대리행사는 유효하다. ⑧ 구 증권거래법 제174조의8 제2항은 예탁원에 예탁된 주권의 주식에 관한 실질주주 명부에의 기재는 주주명부에의 기재와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는 규정에 의하여 회사는 증권예탁원 이외에 실질주주에게 주주총회 소집통지 등을 하면 면책된다. 해외예탁기관이 국내법인의 발행신주, 당해주식발행인 소유 자기주식을 원주로 하여 이를 국내에 보관하고 해외에서 발행하는 주식예탁증서(D.R)의 경우 해외 예탁기관이 발행회사의 실질주주 명부에 실질주주로 기재되므로 발행회사로서는 실질명부에 기재된 해외예탁기관에 주주총회소집 통지 등을 하면 면책된다. 발행회사는 예탁증서의 실제 소유자에 일일이 통지할 필요가 없다. ⑨ 합병비율이 현저하게 불공정한 경우 합병할 각 회사 주주 등이 상법 제59조에 의한 합병무효의 소를 제기 할 수 있으며 합병비율이 현저하게 불공정한지 여부는 자산가치 이외에 시장가치, 수익가치, 상대가치 등의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여 결정되어야 하고 그 제반요소가 고려된 합리적 범위에서 이루어졌다면 합병 비율은 현저하게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합병회사의 전부 또는 일부가 주권상 상법인인 경우 증권거래법과 그 시행령 등 관련 법령이 정한 요건과 방법 및 절차 등에 의하여 합병가액을 산정하고 이에 의거하여 합병비율을 정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하다. ⑩ 상법 제527조 제4항, 제528조 제1항 규정 해석상 신설, 합병의 창립총회 자체를 이사회의 공고로 갈음 할 수 있으며, 상법 제524조 제6호에 의하여 합병에 의하여 설립되는 회사의 이사, 감사 등을 정할 때 신설, 합병계약서에 그 인적사항이 기재되고 각 합병당사 회사의 주주총회에서 승인됨으로 신설, 합병의 창립총회를 개최하여 합병으로 설립되는 회사의 이사와 감사 등 선임절차를 새로이 거칠 필요가 없으며 이사회의 공고로서 갈음 할 수 있다. ⑪ 상법은 신설, 합병의 창립총회에 갈음하는 이사회 공고 방식에 관하여 특별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이 경우 이사회 공고는 상법 제289조 제1항 제7호에 의하여 합병 당사 회사의 정관의 규정에 의한 일반적인 공고방식에 의하여 할 수 있다. 나. 대법원 판결이 기초로 한 배경 사실 이 사건은 합병당사 회사의 노동조합이 이 사건 원고의 실질적 주체이고 동 노동조합은 합병에 대한 주주총회의 소집 및 회의진행을 수천명의 소속 노동조합원을 동원하고, 주주로 가장하여 주도면밀하게 주주총회장에 진입시켜 주주총회장을 장악하고 소란을 피워 회의자체를 무산시키고 정당한 다수 주주들을 주주총회장 입구에서 협박하여 출석을 못하게 할 주도면밀한 계획을 세워 실행하였으나, 사전에 이를 안 은행측에서 주주총회방해금지가처분 결정을 법원으로부터 얻어내고, 이를 근거로 관할 경찰에 협조를 요청하여 출동한 경찰의 엄중한 경계하에 노동조합의 총회방해를 간신히 방어하고 비밀통로로 대주주들을 총회장에 입장시켜 출석 주주의 거의 전원 찬성으로 합병 결의를 통과시킨 사안이다. 위 노동조합은 노동조합원 명의로 신설은행에 대한 합병등기가 경료 된 후 이사건 소송을 제기하였다. 3. 대법원 판결에 대한 평석 가. 이 판결은 주주총회와 합병에 대한 무려 11개의 논점에 대하여 상세히 판시하였으나 결론은 은행간의 합병에 대한 유효성이라 본다. 이 판결은 다소 무리한 상법 등 관련 법조의 해석이 엿보이나 사실관계에 기초한 합병을 둘러싼 합병에 대한 주주총회결의의 하자의 소와 합병무효의 소의 구체적 요건에 대하여 일응 지침이 되는 판결이라 본다. 나. 결론 금융위기 후 우리나라 은행 등 금융기관의 구조개혁, 재정 건전성 확보와 세계화, 선진화 등 과정에서 현재의 우리나라 경제상황에 비추어 볼 때 이 판결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으며, 앞으로 회사법 등과 금융에 대한 더 많은 선구적 판례의 누적과 발전을 대법원에 기대해 본다.
2009-11-05
김상균 변호사(서울)
썸네일 이미지 검색서비스의 저작권법 위반 여부
I. 사건의 개요 및 경과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운영하는 피고인 회사가 자신의 검색사이트 이용자들에게 제공하는 검색서비스 중 이미지 검색은 로봇프로그램을 이용해 각종 인터넷 웹사이트에 게시된 이미지를 무작위로 검색·수집해서 필요한 이미지들을 피고인 회사의 서버에 가져온 후 그 해상도를 낮추고 크기를 작게 축소한 썸네일(thumbnail) 이미지로 축소·변환시켜 원래의 원본 이미지는 삭제하고 그 썸네일 이미지만을 저장하는 방식으로 이미지 검색서비스를 위한 썸네일 이미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뒤 이를 이용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인데, 피고인 회사의 콘텐츠사업본부장 A는 2001년 7월경부터 2002년 9월경까지 이미지 수집프로그램인 로봇프로그램을 이용해 B가 홈페이지에 게시한 사진작가 공소외 C(‘공소외인’)의 사진작품 ‘백두산천지’ 등 31점을 복사해 가로 약 3㎝, 세로 약 2.5㎝ 크기로 축소한 썸네일 이미지 프로그램을 만든 후, 이를 피고인 회사의 검색사이트에 저장·게시해 위 사이트 이용자로 하여금 검색·사용하도록 함으로써 타인의 저작재산권을 침해했고, 피고인 회사는 A가 피고인 회사의 업무에 관해 위와 같이 위반행위를 함으로써 타인의 저작재산권을 침해했다는 내용으로 공소가 제기됐다. II. 대상판결의 요지 저작권법 제28조는 공표된 저작물은 보도·비평·교육·연구 등을 위해서는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이를 인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인용한 것인지 여부는 인용의 목적, 저작물의 성질, 인용된 내용과 분량, 피인용저작물을 수록한 방법과 형태, 독자의 일반적 관념, 원저작물에 대한 수요를 대체하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인용한 것인지 여부는 인용의 목적, 저작물의 성질, 인용된 내용과 분량, 피인용저작물을 수록한 방법과 형태, 독자의 일반적 관념, 원저작물에 대한 수요를 대체하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하면서 ① 검색사이트에 썸네일 이미지의 형태로 게시된 사진작품들은 공소외인의 개인 홈페이지에서 이미 공표된 것이라는 점, ② 피고인 회사가 썸네일 이미지를 제공한 주요한 목적은 보다 나은 검색서비스의 제공을 위해 검색어와 관련된 이미지를 축소된 형태로 목록화해서 검색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그 이미지의 위치정보를 제공하는 데 있는 것인 만큼 상업적인 성격은 간접적이고 부차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점, ③ 썸네일 이미지의 크기는 원본에 비해 훨씬 작아 사진작품들을 그 본질적인 면에서 사용한 것으로는 보기 어려운 점, ④ 썸네일 이미지가 공소외인의 사진작품에 대한 수요를 대체한다거나 공소외인의 사진저작물에 대한 저작권침해의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점, ⑤ 이미지 검색을 이용하는 이용자들도 썸네일 이미지를 작품사진으로 감상하기보다는 이미지와 관련된 사이트를 찾아가는 통로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및 ⑥ 썸네일 이미지의 사용은 검색사이트를 이용하는 사용자들에게 보다 완결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공익적 측면이 강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 회사는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타인의 사진저작물을 사용한 것이다. III. 이론적 고찰 1. 저작재산권 침해죄 저작재산권 그 밖에 저작권법에 따라 보호되는 재산적 권리를 복제·공연·공중송신·전시·배포·대여· 2차적 저작물 작성의 방법으로 침해한 자는 처벌하고(저작권법 제136조 제1항), 법인의 경우 양벌규정으로 처벌한다(저작권법 제141조). 저작재산권 침해죄는 위와 같이 복제·공연·공중송신 등의 방법으로 저작재산권이 침해돼야 한다. 그런데 공표된 저작물의 인용 등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저작재산권이 제한된다. 따라서 타인의 저작물을 복제·공연·행위를 하는 경우에도 그것이 공표된 저작물의 인용 등에 해당하는 것이라면 저작재산권이 침해되는 것이 아니므로 위 벌칙규정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2. 이 사건 저작재산권 가. 사진저작물 사진은 빛이나 복사에너지의 작용을 통해 감광성의 물체 위에 피사체의 형태를 영구적으로 기록하는 방법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저작권법 제4조 제1항에서 사진저작물 및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제작된 것을 저작물의 한 종류로 하고 있다. 나. 복제권 저작자는 저작재산권의 한 지분권으로서 복제권을 가진다(저작권법 제16조). 여기서 ‘복제’는 인쇄·사진촬영·복사·녹음·녹화 그 밖의 방법에 의하여 유형물에 고정하거나 유형물로 다시 제작하는 것을 말한다(저작권법 제2조 제22호). 복제의 방법이나 수단에는 제한이 없고, 컴퓨터 파일형태로 된 저작물을 컴퓨터 하드디스크나 시디롬 등 전자적 기록매체에 저장하는 것도 복제에 해당된다. 또한 복제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기존 저작물의 전부를 그대로 베낄 것을 요하는 것이 아니고, 그 저작물을 축소한 경우에도 원저작물과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되고 새로운 창작성이 가미된 바가 없다면 역시 복제에 해당한다. 다. 전송권 저작자는 저작재산권의 한 지분권으로서 공중송신권을 가지고(저작권법 제18조), 공중송신권에는 전송권을 포함하고 있다. 여기서 ‘공중송신’은 저작물 등을 공중이 수신하거나 접근하게 할 목적으로 무선 또는 유선통신의 방법에 의해 송신하거나 이용에 제공하는 것을 말하고(저작권법 제2조 제7호), ‘전송’은 공중송신 중 공중의 구성원이 개별적으로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서 접근할 수 있도록 저작물 등을 이용에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저작권법 제2조 제10호). 따라서 홈페이지나 블로그에 디지털 저작물을 올려 둔 경우에는 그 접속횟수에 관계없이 일반 공중이 수신하거나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것으로서 전송에 해당한다. 3. 공표된 저작물의 인용 공표된 저작물은 보도·비평·교육·연구 등을 위해서는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이를 인용할 수 있다(저작권법 제28조). 저작권법에서 ‘공표된 저작물의 인용’은 저작재산권이 제한되는 경우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는데, 저작재산권 일반에 대한 제한 사유에 해당한다. IV. 대상판결의 검토 대법원과 원심은, 피고인 회사가 로봇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사진작가의 사진작품을 피고인 회사의 서버에 가져온 후 썸네일 이미지로 축소·변환시켜 그 썸네일 이미지만을 저장하고, 이를 이미지 검색서비스에 제공하여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위 사진저작물을 이용하였음을 인정하고 있으나, 이러한 행위가 복제·공연·공중송신·전시·배포·대여· 2차적 저작물 작성 중 어떠한 방법에 해당하는지는 명확하게 판시하지 않았다. ‘썸네일 이미지로 축소·변환해 회사의 서버에 저장한 행위는 복제에 해당하고, 검색서비스 이용자들이 언제든지 접근해서 이용할 수 있도록 썸네일 이미지를 검색서비스에 제공하는 행위는 전송에 해당한다’는 것은 명백하므로, 대법원과 원심이 이를 자세히 설시하지 않은 듯하다. 어쨌든 피고인 회사의 썸네일 이미지 검색서비스가 공표된 저작물의 인용에 해당하지 않는 한 저작재산권 침해에 해당할 것이므로 대법원과 원심은 이 점에 집중해 판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법원은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인용한 것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인용의 목적, 저작물의 성질, 인용된 내용과 분량, 피인용저작물을 수록한 방법과 형태, 독자의 일반적 관념, 원저작물에 대한 수요를 대체하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하면서 앞서 본 대상판결의 요지(위 ① 내지 ⑥)에서와 같이 이를 구체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V. 대상판결의 의의 컴퓨터 기술 및 인터넷 기술의 발달로 인해 다양한 정보는 손쉽고 빠르게 유통될 수 있게 되었고, 특히 미술작품이나 사진작품과 같은 저작물의 경우 과거에는 서적 등을 통해서만 그 정보 유통이 가능했으나 현재는 그 정보 유통이 인터넷을 통해 손쉽고 광범위하게 이루어질 수 있게 되었다. 인터넷을 통한 정보의 유통 과정에서는 필연적으로 저작물의 복제·전송 등의 행위가 있을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저작재산권이 침해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게 된다. 그런데 인터넷을 통해 거의 대부분의 정보가 취득·교환되고 있는 지금의 환경에서 저작물의 복제·전송 등의 행위가 학문이나 예술, 문화의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합리적으로 저작재산권을 제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인터넷은 방대한 양의 정보를 담고 있고 그 정보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어서 이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찾는 것은 그만큼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검색서비스는 이용자가 원하는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도구이고, 인터넷 이용자들은 원하는 정보를 얻기 위해 거의 대부분 이러한 검색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듯 검색서비스는 인터넷 정보화사회에서 공공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검색서비스는 검색 과정에서 사진, 영상, 뉴스와 같은 타인의 저작물을 어떤 형태로든 사용하게 된다. 정보 검색은 그 정보가 이용자가 원하는 정보인지를 손쉽고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사진 또는 영상물의 검색에 있어서는 썸네일 이미지를 목록화하는 방식이 정보 검색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그 과정에서 이 사건과 같이 타인의 저작물인 사진저작물이 사용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인터넷 환경에서 저작권자의 저작재산권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지만, 공익적 역할을 수행하는 검색서비스의 경우에는 향상된 정보이용환경의 조성이라는 측면에서 저작재산권 침해 여부에 관한 판단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보인다. 이러한 점에서 대상판결은 주목할 만한 판시를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대법원은 썸네일 이미지를 제공한 주요한 목적이 보다 나은 검색서비스의 제공을 위한 것이라고 보아 검색서비스의 공익적 측면을 고려함과 동시에 그 썸네일 이미지가 심미적이고 예술적인 저작권자의 사진작품과 다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수요를 대체한다거나 저작권침해의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보아 저작재산권 보호의 측면을 함께 고려해서 검색서비스를 제공하는 피고인 회사가 사진저작물을 사용한 것은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된다고 판시했다. 저자는 대상판결이 위와 같은 두 가지 이익을 조화롭게 형량해 그 결과 피고인 회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결론에 찬동한다. V. 결론 인터넷 기반의 정보화 사회에서 이 사건과 같이 검색서비스 운용 과정에서 저작재산권과 관련된 문제가 앞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이미 뉴스 정보의 검색 및 유통과 관련해서도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 바 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06. 7. 21. 선고 2004가합76058 판결 참조). 특히 정지된 사진의 유통을 넘어서 영상저작물, UCC 동영상의 유통이 사회현상으로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영상물의 검색 및 유통에서도 이 사건과 유사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보인다. 대상판결은 저작권자의 저작재산권 보호를 소홀히 하지 않고도 공익에 합치할 수 있는 인터넷 검색서비스 방식의 기준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고 할 것이다.
2008-07-21
황치연 헌재 연구관보
강현중·박종보 교수의 효력정지가처분결정의 평석에 대한 비판 - 사법시행령 4조3항 및 군행형법시행령 43
1. 서설 사법시험 제1차시험을 4회 응시한 자는 마지막으로 응시한 제1차시험의 시행일로부터 4년이 경과한 날이 속하는 해의 말일 까지는 제1차시험에 다시 응시할 수 없도록 한 사법시행령 제4조 제3항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에서 2000. 11. 21. 청구된 가처분신청에 대해 신속하게 헌법재판소가 2000. 12. 8. 본안에 대한 종국결정 선고시까지 위 법령조항의 효력을 정지시키는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또한 미결수용자의 면회횟수를 매주 2회로 제한한 군행형법시행령 제43조 제2항 본문 전단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에서 2002. 3. 22. 청구된 가처분신청에 대해서도 빠른 시일안에 헌법재판소가 2002. 4. 25. 본안에 대한 종국결정 선고시까지 위 법령조항의 효력을 정지시키는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강현중 교수와 박종보 교수의 평석이 각각 2001. 3. 26.자 및 2002. 6. 6.자 법률신문에 실렸는데 필자의 주관적 졸견에 의할 때 그 평석에 있어서 상당히 많은 문제점이 있다고 사료되어 필자의 사견을 피력해 보기로 한다. 2. 헌재 2000. 12. 8. 2000헌사471 사법시행령 제4조 제3항 효력정지 가처분결정의 평석에 대한 비판 (1) 헌법재판소 결정의 요지 헌법재판소법은 명문의 규정을 두고 있지는 않으나, 헌법소원심판절차에 있어서도 가처분의 필요성은 있을 수 있고, 달리 가처분을 허용하지 아니할 상당한 이유를 찾아볼 수 없으므로 가처분이 허용된다. 위 가처분의 요건은 헌법소원심판에서 다투어지는 ‘공권력 행사 또는 불행사’의 현상을 그대로 유지시킴으로 인하여 생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할 필요가 있어야 한다는 것과 그 효력을 정지시켜야 할 긴급한 필요가 있어야 한다는 것 등이 된다. 따라서 본안심판이 부적법하거나 이유 없음이 명백하지 않는 한, 위와 같은 가처분의 요건을 갖춘 것으로 인정되면, 가처분을 인용한 뒤 종국결정에서 청구가 기각되었을 때 불이익과 가처분을 기각한 뒤 청구가 인용되었을 때 발생하게 될 불이익에 대한 비교형량을 하여 후자의 불이익이 전자의 불이익보다 큰 경우에 가처분을 인용할 수 있다. 사법시행령 제4조 제3항이 효력을 유지하면, 신청인들은 곧 실시될 차회 사법시험에 응시할 수 없어 합격기회를 봉쇄당하는 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입게 되어 이를 정지시켜야 할 긴급한 필요가 인정되는 반면 효력정지로 인한 불이익은 별다른 것이 없으므로 이 사건 가처분신청은 허용함이 상당하다. (2) 강현중 교수의 평석요지 가처분과 같은 법적 제도는 궁극적으로 헌법과 법률에 근거하여 창설되어야 한다. 어떤 국가기관이 일정한 법적제도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고 그러한 제도를 만들지 않을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더라도 헌법과 법률이 그 제도를 마련하여 주지 않는한, 자기필요의 판단에 따라 함부로 그 제도를 창설할 수는 없다. 가처분에서 대립당사자의 구조와 변론권 보장은 중요한 요소라 아니할 수 없다. 이렇게 볼 때 헌법재판소법상 대립당사자의 구조와 구두변론의 원칙을 취하고 있는 정당해산심판과 권한쟁의심판에서만 가처분을 할 수 있다는 규정을 둔 것은 결코 우연이거나 예시가 아니다. 헌법소원심판청구사건에 있어서는 대립당사자의 구조와 구두변론의 원칙이 반드시 지켜지지는 않으므로 이와 성질을 달리하는 민사소송법의 가처분규정이 준용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위헌법률심판과 헌법소원심판에서도 잠정성과 보전성이 있는 민사소송법상의 가처분을 할 수 있다고 한다면 가처분이의와 취소를 성질상 반듯이 허용하여야 하는데 피청구인이 없는 헌법재판소의 가처분에서 가처분이의와 취소를 신청할 수 없다. 피청구인이 없다고 하여 이의와 취소가 허용되지 않는 가처분이라면 이것은 민사소송법을 준용한 것이 아닌 초법규적 가처분이 될 것이다. 가처분제도가 일반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독일에서의 잠정처분의 내용 가운데는 재판의 정지를 명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이것은 연방헌법재판소에 재판소원이 인정될 뿐 아니라 연방헌법재판소가 최고법원으로서 사법부를 구성하는 독일제도의 소산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는 헌법상 헌법재판소에 재판소원이 인정되지 아니하고 사법권은 법원이 독점하고 있어 독일과 사정이 아주 다르다. 그런데도 외부기관(헌법재판소)이 법원이 한 재판의 정지를 명하는 것은 사법권의 침해일 뿐만 아니라 재판절차를 불안정하게 하고 혼란에 빠뜨리게 된다. 더욱이 독일과 달리 위헌심사형 헌법소원제도가 인정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독일식의 잠정처분제도가 인정된다면 그 불안정과 혼란의 범위는 더 넓고 깊게 된다. (3) 비판 우리 헌법재판소가 행한 가처분결정은 법적 근거없이 내려진 것이 아니다. 헌법재판소법 제40조가 그 법률적 근거가 된다. 여기에서 준용과 직접적용의 법적 의미를 정확하게 인식하여야 할 것이다. 헌법재판은 일반 민사재판과는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포괄준용’형식으로 규정되어 있는 헌법재판소법 제40조에 따라 민사소송법상의 가처분규정과 행정소송법상의 집행정지규정을 준용할 때 헌법재판의 특수성을 고려해서 적절히 변경을 가하여 헌법재판소는 위 규정들을 적용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대립당사자의 소송구조의 여부와 상관없이 가처분관련 규정들을 헌법소송에 준용할 수 있는 것이다. 준용의 법적 의미에 입각할 때 그리고 대립당사자구조를 취하지 않는 심판절차도 헌법재판에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반드시 대립당사자의 소송구조에 있을 때만 가처분이 헌법재판에서 적용된다는 논리는 성립되지 아니한다. 또한 위 평석은 헌법소원심판에서는 특히 행정소송법도 준용된다는 것을 잊고 있다. 헌법소원심판은 전형적인 당사자대립구조를 취하고 있다. 나아가 위헌법률심판과 헌법소원심판도 재판부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변론을 열 수 있는데(헌법재판소법 제30조 제2항 단서, 제25조 제1항, 제27조 제2항) 대심적 구조를 취하여 변론을 여는 경우에는 가처분을 준용할 수 있고 변론을 열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가처분을 준용할 수 없다는 논리도 성립될 수 있게 되는데 이것은 타당하지 않다. 특히 위헌법률심판과는 달리 헌법소원심판에서는 피청구인이 존재해서{헌법소원심판은 전형적인 대립당사자의 구조로 되어있다.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았을 때 청구인은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기 때문에(헌법재판소법 제68조) 예컨대 공권력의 행사로 기본권의 침해를 받은 경우 청구대상이 특정되어야 하고 청구대상이 특정되면 그 공권력을 행사한 자를 피청구인으로 하여 답변서를 제출받는 것(헌법재판소법 제27조 제1항, 제29조 제1항 및 제2항)이 우리 헌법재판의 일반적인 실무례이다}대립당사자의 대심적 구조를 이루고 있는 것이 일반적인데, 위 견해는 헌법소원심판에서 직권심리주의를 원칙으로 하고 예외적으로 변론주의를 취하고 있는 점만을 보고 직권심리주의와 대립당사자주의를 혼동했거나 헌법소원심판에서는 대립당사자의 대석구조로 되어 있다는 점을 잊고서 하는 주장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민사소송법상의 가처분을 ‘준용’할 때 가처분이의와 취소를 성질상 반드시 허용하여야 한다는 주장도 왜 그러야 하는지 그 근거를 찾기 어렵다. 헌법재판의 특정심판절차에서 피청구인이 없어서 가처분이의나 취소를 할 수 없다면 바로 그것으로 족한 것인데 일단 내려진 가처분결정에 대해 왜 존재하지도 않은 피청구인 관념까지 상정하면서 반드시 이의나 취소를 따질 필요가 있는 것인가를 생각해볼 때 위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독일연방헌법재판소는 우리 대법원과 같이 독일기본법 사법의 장(제9장)에 있는 규정되어 있는 법원이지만, 우리 대법원과 달리 상고심재판권을 관할하는 것이 아니라 헌법재판권만을 독립하여 관장한다(우리 대법원이 우리 헌법제101조 제2항에 있는 ‘최고’법원이라는 표현에 대단한 집착을 보이고 법적 의미를 부여하여 해석하고 있지만 독일 연방헌법재판소가 사법의 장에 규정되어 있어도 최고법원이라는 표현은 독일기본법 및 연방헌법재판소법 어디에도 없다. 연방헌법재판소법 제1조는 연방헌법재판소는 여타의 모든 헌법기관에 대하여 독립적이고 독자적인 연방의 법원이다라고 규정하여 연방헌법재판소의 독립성을 강조하고 있을 뿐이다). 상고심재판권은 5개의 연방대법원에서 관장하고 있는데 연방통상(민·형사)법원, 연방행정법원, 연방재정법원, 연방노동법원, 연방사회법원이 그것이다(독일기본법 제95조 제1항). 연방헌법재판소는 평석자가 생각하는 것과 같이 일반 사법체계내에 있는 최고 ‘심급’법원으로서의 최고법원이 아니다. 이러한 의미의 최고법원은 위 5개의 연방대법원들이다. 형식적인 헌법규정상의 위치에 관한 문제와 구체적인 관할권의 범위의 차이를 제쳐놓는다면 우리 헌법재판소의 지위와 기능이 대동소이하다. 헌바사건에서 사후적으로 재심에 의한 구제를 받는다는 것과 사전적인 보전조치로서의 가처분을 구별하여야 한다. 헌바사건에서 재심제도를 마련하고 있다는 사실은 가처분결정에서 형량판단의 요소로 고려할 수는 있지만 개별적인 경우에 다양한 사안에서 고려될 수 있는 상황을 배제한 채 재심제도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가처분제도 자체를 부인할 수는 없는 것이다. 우리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의하여 예외적으로 법원의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이 인정되는데 헌법재판소에서 위헌결정된 법률을 적용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재판은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러한 예외적인 법원의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에서의 가처분의 필요성과 나아가 헌바사건의 헌법소원에서의 가처분의 가능성을 인식하여야 할 것이다. 헌법재판소가 가처분으로 법률의 효력정지를 명하면 최고입법기관인 국회의 권한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논증할 수 없듯이 마찬가지로 헌법재판소가 가처분으로 재판의 정지를 명할 때 최고심급법원인 대법원이나 일반법원의 사법권이나 그 독립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다. 정당한 헌법재판소의 헌법재판권행사만 있을 뿐이다. 또한 가처분결정은 그 이유구비요건의 심사에서 항상 형량판단이 수반된다. 따라서 헌법재판소의 재판정지가처분이 내려지면 재판절차를 불안정하게 하고 혼란에 빠뜨리게 되고 더욱이 독일과 달리 위헌심사형 헌법소원제도가 인정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독일식의 잠정처분제도가 인정된다면 그 불안정과 혼란의 범위는 더 넓고 깊게 된다는 평석자의 주장은 논리비약적 과장아니면 기우라고 밖에 달리 말할 수 없다. 3. 헌재 2002. 4. 25. 2002헌사129 군행형법시행령 제43조 제2항 효력정지 가처분 결정의 평석에 대한 비판 (1) 헌법재판소의 결정요지 군사법원법 제242조 제1항 중 제239조 규정에 의하여 신청인에 대하여 한 1차 연장 구속기간은 2002. 3. 28.에 이미 끝나 더 이상 군사법경찰관의 조사단계에서 구속기간이 연장될 위험이 없으므로 위 규정의 효력을 가처분으로 당장 정지시켜야 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헌법재판소법 제40조 제1항에 따라 준용되는 행정소송법 제23조 제2항의 집행정지규정과 민사소송법 제714조의 가처분규정에 의하면, 법령의 위헌확인을 청구하는 헌법소원심판에서의 가처분은 위헌이라고 다투어지는 법령의 효력을 그대로 유지시킬 경우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 가처분에 의하여 임시로 그 법령의 효력을 정지시키지 아니하면 안될 필요가 있을 때 허용되고, 다만 현재 시행되고 있는 법령의 효력을 정지시키는 것일 때에는 그 효력의 정지로 인하여 파급적으로 발생되는 효과가 클 수 있으므로 비록 일반적인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을 때에는 인용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면회제도는 피구속자가 가족 등 외부와 연결될 수 있는 통로를 적절히 개방, 유지함으로써 한편으로는 가족 등 타인과 교류하는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생활관계가 완전히 단절되어 파멸에 이르는 것을 방지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조력하고자 존재하는 것으로 군행형법시행령의 적용을 받는 미결수용자들의 면회의 권리를 행형법시행령의 적용을 받아 매일 1회 면회할 수 있는 피구속자와 비교하여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한다면, 군행형법시행령의 적용을 받는 자들은 이로 인하여 인간으로서의 행복추구권이나 피고인으로서의 방어권 행사에 회복하기 어려운 손상을 입게 될 것이다. 위 규정에 대한 가처분신청이 인용된다면 군인의 신분이거나 군형법의 적용을 받는 미결수용자가 외부인과의 군형법의 적용을 받는 미결수용자가 외부인과의 잦은 접촉을 통해 공소제기나 유지에 필요한 증거를 인멸하거나 국가방위와 관련된 중요한 국가기밀을 누설할 우려가 있을 수 있으나, 수용기관은 면회에 교도관을 참여시켜 감시를 철저히 하거나 필요한 경우에는 면회를 일시 불허함으로써 증거인멸이나 국가기밀누설을 방지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가처분을 인용한다 하여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는 없다여기에는 재판관 한대현, 재판관 김효종, 재판관 주선회의 반대의견이 있다. 이 반대의견에 의하면 위 군행형법시행령 규정은 미결수용자에게 외부인과의 면회를 주 2회 허용하고 있으므로 이 기회에 신청인들은 다수의견이 설시하는 바와 같은 면회의 목적을 대체로 달성할 수 있을 것이고, 여기에다 변호인과의 접견이 원칙상 제한 없이 허용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면회제한 규정의 효력을 가처분에 의하여 긴급히 정지시켜야 할 급박한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2) 박종보 교수의 평석요지 행정소송법 제23조 제2항과 민사소송법 제714조는 원래 당해 사건 당사자의 권리구제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필요한 경우에 법원이 임시구제조치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에 불과하고, 법령의 일반적 효력정지까지 예상하고 있는 규정은 아니다. 당해 사건의 당사자를 구제하기 위한 가처분규정을 근거로 법령의 효력을 정지시킴으로써 당사자가 아닌 일반인에게까지 효력을 미치게 하는 것은 위 법률들에 규정된 가처분제도의 원취지를 벗어나는 것이다. 따라서 행정소송법의 집행정지규정이나 민사소송법의 가처분 규정에는 없는 내용(법령에 대한 효력정지)을 준용한다고 한 결과가 되어, 헌법재판소가 법률상 근거없는 헌법소원심판에서의 법령의 효력정지가처분제도를 창설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원칙적으로 위헌결정의 소급효가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위와 같은 가처분을 허용한다면 법률의 효력상실이라는 위헌결정의 효력을 가처분이라는 별도의 제도로 선취하는 결과가 될 것인데, 이는 우리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과 조화될 수 없다. 이 사건 심판대상인 군형법시행령 제43조 제2항 본문중 후단부분은 “참모총장은 미결수용자의 접견교통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그 횟수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규정하여 면회 횟수에 대한 행정청의 재량여지를 인정한다. 조문 전체의 취지로 볼 때 면회 횟수를 주 2회만으로 직접 제한하는 것이 입법자의 의도는 아닌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다면 이 헌법소원 본안사건은 침해의 직접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각하되어야 마땅하다. 이사건 헌법소원은 법원의 권리구제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제기한 것으로서 부적법하다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사건에서 법령의 효력을 일반적으로 정지하는 가처분까지 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결론적으로 이 사건은 법령의 효력정지를 명하는 가처분신청을 인용할만한 사건이 못된다. (3) 비판 헌법재판소의 관할과 행정법원의 관할이 다르기 때문에 행정소송법의 집행정지규정을 준용한다는 핵심적인 의미는 행정소송에서 처분의 효력정지에 대응하여 이에 적절히 변경을 가하여 헌법재판의 특수성을 고려해서 헌법소원에서 법령을 심판대상으로 하는 경우 법령의 효력정지의 가처분을 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위의 주장은 근본적으로 해석론적 차원에서 준용과 직접적용의 차이를 명백하게 오해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본안결정의 대상인 법률의 효력 또는 집행이 현실적으로 발생 또는 진행되고 있는한 그리고 본안결정이 있을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한, 나아가 본안결정이 있을 때까지 회복할 수 없는 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한 ‘그 법률에 대한 위헌결정의 시간적 효력과는 상관없이’ 이에 대한 사전보전조치로서 법률의 효력정지내지 집행정지의 가처분이 가능하다. 사전보전조치로서 일시적이고 잠정적인 법률의 효력정지 내지 집행정지의 가처분이 법률의 효력을 획일적으로 전면적으로 무효화시키는 본안결정에서의 위헌결정과 결코 등가물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위헌결정된 법률의 향후무효법제에서 가처분을 인정하면 본안결정을 선취한다는 결과가 된다는 것은 가처분에서 본안결정선취금지를 명백히 오해하고 있는 것이다.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의 적법요건으로서 기본권침해의 직접성이란 집행행위에 의하지 아니하고 법률 그 자체에 의하여 자유의 제한·의무의 부과·권리 또는 법적 지위의 박탈이 생긴 경우를 뜻한다(헌재 1992. 11. 12. 94헌마213, 판례집 8-1, 147, 154). 이러한 직접성에 대한 기본적 인식을 바탕으로 할 때 평석자의 주장은 군형법시행령 제43조 제2항 본문중 후단부분에 오인조준하여 우회적인 법원의 구제절차에 초점을 맞춘 것 같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심판대상은 정확히 군형법시행령 제43조 제2항 본문중 전단부분이고 주문에서 군형법시행령 제43조 제2항 본문중 전단부분의 효력은 본안사건인 2002헌마193 헌법소원심판청구사건의 종국결정선고시까지 이를 정지한다고 명확하게 표현하고 있다. 나아가 평석자는 이 가처분결정의 형량판단에 대한 구체적인 논증없이 이 사건은 법령의 효력정지를 명하는 가처분신청을 인용할만한 사건이 못된다고 공허한 주장을 하고 있다. 적어도 다수의견과 소수의견에서 형량의 무게중심은 무엇이었는가가 파악되어야 한다. 그 다음 어느 쪽의 형량판단에 공감하는가는 각자의 자유로운 선택에 달려 있는 것이다. 4. 결론 헌법재판에서 가처분에 관한 이론과 헌법재판소의 실무현실 및 실정헌법재판소법 해석론에서 크게 벗어나서 헌법소원심판을 비롯한 헌법재판의 특정심판절차에서 가처분이 허용되느냐에 대해 더 이상 낭비적인 논란를 하는 것은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헌법재판소법상 가처분 일반조항의 신설규정의 구체적 내용에 대한 건설적인 입법론의 담론이 이루어지고 이에 따라 원활한 헌법재판을 위한 헌법재판소법개정이 뒷따라야 할 것이다.
2002-07-25
김남진 순천향대 법학과 대우교수
증축신고수리의 처분성 여부
Ⅰ. 事件의 槪要 (1) 피고참가인(박0택)은 1996. 7. 1. 피고(서울특별시 성북구 제2동장)에게 서울 성북구 성북동 15의 96. 대 641㎡(이하 “이 사건 토지”라고 한다) 지상에 철근 콘크리트조 슬라브즙 차고 48.6㎡를 증축하는 내용의 증축신고를 하였다. (2) 이에 대하여 원고(송0석)는, 참가인이 이 토지를 독점적·배타적으로 사용·수익할 권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토지위에 차고를 증축하는 것은 원고를 비롯하여 이 사건 토지를 통행하는 인근 토지소유자 등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며, 피고가 참가인의 증축신고를 수리한 것은 위법함을 이유로, 증축신고 수리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Ⅱ. 原審判決의 要旨1. 원고적격에 관한 판단 원고는 이 사건 처분의 상대방 아닌 제3자에 불과하지만, 이 사건 처분의 내용인 차고증축의 대상 토지는 도로이고, 원고는 위 토지를 사용수익할 권한이 있는 자에 해당하는데, 이 사건 처분은 위 도로를 보조참가인(박0택)이 독점적, 배타적으로 사용수익하게 되는 차고증축신고를 수리한 것이므로, 원고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할 법률상 이익이 있는 정당한 당사자에 해당한다. 2. 피고적격에 관한 판단 피고는, 이 사건의 정당한 피고적격을 가진 자는 서울특별시 또는 성북구이며, 동장인 피고는 당사자적격이 없으므로, 이 점에서도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건축법 제9조에 의하면 건축신고를 수리할 권한을 가진 행정청은 시장·군수·구청장으로 규정되어 있지만, 서울특별시성북구행정권한위임조례 제5조 별표 3항에 의하면 증축신고의 수리사무는 성북구청장으로부터 각 동장에게 위임되어 있으므로, 이 사건의 정당한 당사자는 바로 피고이다. 3. 이 사건 처분의 적법여부 (1) 이 사건 토지를 비롯한 3필지의 토지는 전소유자인 제일은행이 분할 전의 지번인 성북동 15의 1 대 4,590평을 택지로 개발하여 분할함에 있어 다른 토지의 효용가치를 높이기 위하여 일반 공중의 통로로 제공함으로써 그 매수인 또는 주민들에게 무상으로 통행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고 이에 대한 자신의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을 포기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1997. 12. 12.선고, 97다27114 판결 ; 1998. 5. 8. 선고, 97다52844 판결 참조). (2) 그런데 토지의 원소유자가 토지의 일부를 도로부지로 무상 제공함으로써 이에 대한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을 포기하고 이에 따라 주민들이 그 토지를 무상으로 통행하게 된 이후에 그 토지의 소유권을 승계한 자는 그와 같은 사용 . 수익의 제한이라는 부담이 있다는 사정을 용인하거나 적어도 그러한 사정이 있음을 알고서 그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도로로 제공된 토지 부분에 대하여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을 행사할 수 없다(대법원 1998. 5. 8.선고, 97다52844 판결 참조). (3) 그렇다면 피고 보조참고인은 이 사건 토지를 독점적·배타적으로 사용수익할 권리가 없다고 할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토지상에 차고를 증축하려는 것은 원고를 비롯하여 위 토지를 통행하는 인근 토지소유자 및 주민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할 것이고, 위법한 건축행위의 신고를 유효한 행위로 받아들인 피고의 이 사건 처분도 위법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Ⅲ. 大法院의 判旨 (1)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은 행정청의 공법상 행위로서 특정사항에 대하여 법규에 의한 권리의 설정 또는 의무의 부담을 명하거나, 기타 법률상 효과를 발생하게 하는 등 국민의 권리 의무와 직접 관계가 있는 행위를 가리키는 것이고, 상대방 또는 기타 관계자들의 법률상 지위에 직접적인 법률적 변동을 일으키지 아니하는 행위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 아니며, 구 건축법(1996. 12. 30. 법률 제523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9조 제1항에 의하여 신고를 함으로써 건축허가를 받은 것으로 간주되는 경우에는 건축을 하고자 하는 자가 요건을 갖춘 신고만 하면 행정청의 수리행위 등 별다른 조치를 기다릴 필요 없이 건축을 할 수 있는 것인 바(대법원 1995. 3. 14.선고, 94누9962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차고의 증축은 건축법 제9조 제1항에 규정된 신고사항에 해당하여 건축주인 참가인이 건축법에 의한 신고를 한 이상 참가인은 피고의 수리 여부에 관계없이 이 사건 토지상에 차고를 증축할 수 있으므로, 피고가 참가인의 증축신고를 수리한 행위가 참가인은 물론 제3자인 원고 등의 구체적인 권리 의무에 직접 변동을 초래하는 행정처분이라고 할 수 없다. (2)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한 것이어서 각하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가 증축신고를 수리한 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고 보아 본안에 들어가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행정처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Ⅳ. 評 釋1. 爭點의 所在 이 사건에서 원심은, 피고인 동장에 의한 증축신고의 수리를 취소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으로 간주하여 그의 적법 여부는 물론 원고적격 및 피고적격의 문제에 관하여 판단하는 동시에, 그 증축신고수리의 취소판결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피고에 의한 증축신고의 수리는 취소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하지 않으며, 따라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고 판시하였다. 따라서 이하에서도 그 점에 관하여서만 살펴 보기로 한다. 2. 申告에 관한 理論·判例와 實定法 신고는, 신고인의 의사표시가 상대방에게 도달하면 바로 그의 법적 효과를 발생하며, 따라서 수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하여 흔히 “자기완결적 공법행위”라고 불려지기도 한다(상세는 졸저, 行政法 Ⅰ, 제6판수정판 143면 참조). 신고(특히 “금지해제 유보부신고”, “開始統制를 위한 신고”)의 그와 같은 의의, 성질은 이미 판례에 의하여 여러 차례 확인된 바 있다. [건축을 하고자 하는 자는 적법한 요건을 갖춘 신고만 하면 행정청의 수리처분이라는 별단의 조치를 기다리거나 또는 허가처분을 받음이 없이 당연히 건축할 수 있다](대판 1967.9. 19, 67누71. 동지판례: 대판 1988. 8. 9, 86누889; 1995. 3. 14, 94누9962 등)와 같은 판례가 그에 해당한다. 여기에서 특별히 유의할 점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신고에 관한 통설·판례의 입장이 실정법에 명문화 되어 있다고 하는 사실이다. 1996년말에 공포된 행정절차법에 있어서의 신고에 관한 규정(제3장, 제40조)이 그에 해당한다. 그에 의하면, 형식상 요건을 갖춘 신고는 [신고서가 접수기관에 도달한 때에 신고의 의무가 이행된 것으로 본다](동조 제2항)고 되어 있다. 결론적으로, 이 사건에서의 대법원의 판결은, 신고에 관한 통설 ·판례의 견해만이 아니라, 실정법규정에 합치된다고 하겠으며, 따라서 그에 배치되는 내용의 원심판결이 나오게 된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 3. 實定法尊重의 요망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신고의 수리가 취소소송(항고소송)의 대상이 되지 아니함을 논하기 위하여 다시 한번, 대법원 특유의 처분개념을 앞세우고 있다(아울러 “대법원의 처분개념에 대한 의문”에 관하여는 졸고, 법률신문, 제2844호, 14면 참조요망). 그러나 이 기회에 다시 한번 법원이 실정법을 존중하며, 실정법에 의거하여 재판을 하여주기를 당부하고 싶다. 행정소송법에 “행정처분” 아닌 “처분”의 개념이 정의되어 있고(동법 제2조 1항), 신고에 관하여도 행정절차법에 명문규정이 있는 이상, 법원은 마땅히 그들 실정법을 인용·의거하여 판결을 하여야 할 것이다.
2000-01-24
김문현 이대 법대 교수 · 법학박사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대상에서 제외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의 위헌성
1.事件槪要 청구인이 이 사건 과세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사건이 상고심에 계속중인 1995년11월30일에 헌법재판소는 구소득세법 제23조 제4항 단서, 제45조 제1항 제1호 단서에 대해 限定違憲決定(94헌바40,95헌바13병합)을 선고하였다. 그런데 대법원은 1996년4월9일 헌법재판소의 위 법령조항들에 대한 限定違憲決定에도 불구하고 위 법률조항등을 유효한 규정으로 보아 청구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95누 05) 이에 청구인은 1996년5월 일 위과세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함(96헌마173)과 아울러 헌법소원의 대상에서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 있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과 대법원 1996년4월9일선고, 95누 405판결의 위헌선언을 구하는 헌법소원심판(96헌바172)을 청구하였다. 2.憲法裁判所決定要旨 1)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이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의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고 하여 헌법소원의 본질에 부합하지 않거나 평등권과 재판청구권 등 기본권의 관점에서 입법형성권의 헌법적 한계를 넘어 위헌이라 할 수는 없다. 다만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이 원칙적으로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하더라도 법원이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결정하여 (單純違憲決定은 물론 限定合憲決定, 限定違憲決定과 憲法不合致決定도 포함한다) 그 효력의 전부 또는 일부 상실하거나 위헌으로 확인된 법률을 적용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에도 법원의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이 허용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위법률조항은 그러한 한도내에서 헌법에 위반된다. 2) 이 사건 대법원판결은 헌법재판소의 限定違憲決定에 의해 이미 부분적으로 그 효력이 상실된 법률조항을 적용하여 위헌결정의 羈束力에 반하는 재판이므로 이에 대한 헌법소원이이 인정되며 또한 이 판결에 의해 청구인의 재산권이 침해되었으므로 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3항에 따라 취소되어야 마땅하다. 3)이 사건 과세처분은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에 의해 효력을 상실한 법률조항을 적용하여 한 처분이고 헌법재판소의 위 위헌결정이 피청구인이 한 과세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에 대해서도 소급하여 그 효력이 미치는 경우에 해당하고 이 사건 과세처분에 대한 심판을 위하여 달리 새로운 사실인정이나 법률해석을 할 필요성이 인정되지도 않으므로 이 사건 과세처분을 취소한다. 3.評 釋 헌법재판소의 이번 결정은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의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본문의 위헌성, 限定違憲決定의 羈束力과 이에 위배되는 판결과 원행정처분의 취소 등 우리나라 헌법재판제도 및 헌법재판소와 법원과의 관계에 관한 주요한 문제에 대한 결정을 담고 있다. 1)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의 대상에서 제외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의 위헌성 헌법 제111조 제1항 제5호는 다른 관할사항과 달리 「법률이 정하는」 헌법소원에 관한 심판이라 하여 헌법소원제도의 구체적 형성을 입법자에게 위임하고 있다. 이는 헌법소원의 구체적 내용에 관해서는 우리나라의 사법체계나 기본권 상황, 그리고 제도적 폐해 등을 고려하여 입법자가 형성하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헌법소원제도의 구체적 내용형성에 대한 입법자에의 위임이 무제한적인 것일 수는 없고 우리현실에 비추어 헌법소원제도의 본질과 취지,기능에 적합하게 헌법소원의 대상, 요건, 절차 등을 입법으로 정하라는 것이며 그런 점에서 입법자가 헌법 소원제도의 본질을 저해하거나 형해화하여 헌법소원제도를 의미 없는 것으로 하거나 사실상 기능 할 수 없게 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본래 헌법소원은 公權力의 基本權羈速性의 확보를 통해 기본권보장의 실효성과 객관적 헌법질서의 보장을 그 취지로 하는 보충적 특별권리구제수단이므로 헌법소원제도의 구체적 내용의 형성도 이러한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다면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의 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헌법소원의 본질에 부합하지 아니하여 이러한 입법형성의 한계를 벗어난 것인가. 먼저 외국의 입법례를 보면 독일, 스위스 등 헌법소원제도를 가지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을 인정하는 것이 보통이며 독일의 경우 실제 헌법소원의 대부분이 법원의 재판에 대한 소원이라는 것은 사실이나 오스트리아헌법이나 1818년과 1919년의 독일 바이에른州憲法처럼 재판을 헌법소원의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 예도 있다는 점, 명령, 규칙, 처분의 위헌성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 대법원이 최종적으로 이를 심사할 권한을 가짐을 규정한 헌법 제107조 제2항의 존재, 사법작용은 심급제도, 사법권의 독립, 절차의 신중성, 공정성 등으로 상대적으로 다른 국가작용에 비해 기본권침해가능성이 적다는 점, 남소의 폐해방지 등을 고려하면 법원의 재판 모두를 반드시 헌법소원의 대상으로 할 것을 헌법이 명하고 있다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문제는 법원의 재판 모두를 헌법소원의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법원의 재판만이 아니라 보충성의 원칙과 관련하여 법원의 재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나 불행사까지도 헌법소원의 대상에서 배제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이로 인하여 헌법소원제도를 사실상 형해화한다는 점이다. 주지하듯이 국민의 기본권침해는 법원의 재판을 통해 구제받을 수 있음이 원칙이며 법원의 재판의 대상이 되지 않는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는 극히 예외적이지 않을 수 없으므로 결국 최종적 기본권침해는 법원의 재판에 의한 것으로 나타나므로 보충성의 원칙과 관련하여 헌법소원은 독일의 경우처럼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이 일반적인 것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법원의 재판 모두를 헌법소원의 대상에서 제외시켜 결과적으로 법원의 재판뿐 아니라 그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나 불행사를 모두 헌법소원의 대상에서 배제하는 것은 사실상 헌법소원제도를 무력화, 형해화하는 것이며 공권력의 기본권기속성을 통한 기본권보장의 실효성확보라는 취지는 중대하게 침해되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점에 관해 오스트리아는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의 대상에서 제외하면서도 행정처분이나 명령에 대한 헌법소원을 인정하고 있어 우리의 경우와는 다르다. 헌법재판소가 이러한 문제에 관해서는 언급함이 없이 단지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의 대상에 포함하지 않는다 하여 헌법소원제도의 본질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할 수 없다고 한 것은 우리나라헌법소원제도의 구조적 문제를 간과 한 것이거나 대법원과의 충돌을 축소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이를 회피한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문제는 헌법재판소가 司法作用은 입법작용이나 행정작용에 비하여 기본권침해기능보다 기본권보호기능이 강하므로 헌법소원의 대상에서 법원의 재판을 제외한다 하더라도 합리적 이유가 있으므로 평등권침해는 아니라거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였다 할 수 없다는 논리에도 내재해 있다. 즉 司法作用의 기본권에 관한 관계에 있어 다른 국가작용과의 차이를 인정하더라도 법원의 재판뿐 아니라 기본권침해가능성이 가장 큰 행정작용의 대부분마저도 헌법소원의 대상에서 배제하는 현행헌법소원제도하에서 이러한 논리는 유지될 수 없으며 사실상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는 권리를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제한하여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에 위배된 법원의 재판에 의해 기본권이 침해된 경우 이에 대한 헌법소원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헌법재판소의 존재의의와 헌법재판의 본질 자체가 침해되고 입헌주의와 법치주의가 근본적으로 위협되며 따라서 이러한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위헌이라는 것 자체는 타당하지만 이에 한정하여 위헌결정한 것은 문제를 너무 축소하였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뿐 아니라 대법원이 기속력을 부인하는 한정위헌결정을 함으로써 논란의 소지를 여전히 남겨 두게 되었다. 2)限定違憲決定의 羈束力과 大法院의 判決의 取消 대법원은 헌법재판소의 限定違憲決定에 대해 법률이나 법률조항의 문언이 변경되지 아니한 이상 限定違憲決定은 법률해석에 불과하며 이러한 당해 법률조항에 대한 해석·적용권은 사법권의 본질적 내용을 이루는 것으로 대법원을 최고법원으로 하는 법원에 전속하는 것이므로 헌법재판소의 限定違憲決定은 법원에 대해 羈束力을 가질 수 없다고 한바 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의 지적처럼 법률에 대한 違憲審査는 당연히 당해 법률이나 법률조항에 대한 해석을 전제로 하며 限定違憲決定은 법률을 구체적 사실관계에 적용함에 있어 그 법률의 의미를 밝히는 것이 아니라 법률에 대한 위헌성심사의 결과라는 점, 法律解釋權은 司法權의 본질적 내용을 이루며 법원에 전속한다는 주장은 위헌법률심판이나 법률에 대한 헌법소원 등은 법률해석을 전제로 하며 헌법재판소도 사법기관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타당성이 없다는 점, 단순위헌결정은 그 결정이 있는 날로부터 법률이나 법률조항이 효력을 상실하므로 羈束力을 가지는 반면에 限定違憲決定은 법률이나 법률조항의 문언이 변경되지 않았기 때문에 羈束力이 없다는 주장도 羈束力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의 존중과 실효성보장, 그리고 헌법질서의 통일성확보라는 측면에서 인정되는 것으로 한정위헌결정에도 인정되어야 하며 기속력이 반드시 除去效에 기초한 것이라 볼 수 없고 만약 기속력을 제거효의 결과라고 한다면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 이외에 굳이 제1항을 두는 의미가 없으며 이는 실제 헌법불합치결정이 당해법률이나 법률조항의 문언의 변경이 없음에도 羈束力을 가지는 점에서도 발견된다는 점, 대법원의 논리는 사실상 헌법재판소의 변형결정을 부인하고 위헌적요소가 있으면 언제나 단순위헌 결정을 해야 하는 부당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 등에서 이 점에 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정당하다 할 것이다. 이에 따라 헌법재판소의 限定違憲決定의 羈束力에 반한 법원의 재판에 대해서는 헌법소원이 인정되고 이에 의한 기본권침해가 인정되는 이상 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3항에 따라 취소할 수 있다 할 것이다. 3)課稅處分의 취소 이 결정에서 소수의견은 행정소송을 거친 原行政處分은 헌법 제107 제2항과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따라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수 없을 뿐 아니라 이 사건 처분은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이 있기 이전에 행하여 진 것이어서 헌법재판소의 羈束力에 반하는 것도 아니므로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하나 헌법 제107조 제2항은 대법원에 처분의 위헌 여부에 대한 전속적 권한을 인정한 것 이라기 보다 처분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는 경우 헌법재판소에 제청할 필요없이 대법원이 최종적으로 심판한다는 의미이며 동조 동항이 대법원의 최종적 심판권을 규정한 것은 법원 내부에서 최종적으로 심사한다는 것이지 헌법재판소와의 관계에서까지 최종적으로 심리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이 사건의 경우 대법원의 판결을 취소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을 이유로 이 사건과세처분이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할 수 없고 또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 당시 이 사건과세처분에 대한 행정소송이 계속중에 있어 이 사건에 대해서도 위헌결정의 효력이 소급하여 미치는 경우에 해당하며, 이 사건과세처분에 대한 심판을 위해 새로운 사실인정이나 법률해석의 필요성이 인정되지도 않으므로 법원의 재판만을 취소하는 것보다 원래의 행정처분까지도 취소하는 것이 청구인의 권리구제에 신속, 효율적이며 기본권침해의 위헌상태를 일거에 제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타당하다 할 것이다. 4.結 語 헌법재판소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대한 한정위헌결정을 한 것은 헌법재판소로서는 현실를 고려한 최소한의 선택이라는 점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자칫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문제의 확산을 초래할 위험도 있다. 헌법재판소와 대법원간의 일련의 갈등의 첫째원인은 헌법재판소제도와 사법심사제를 혼합하여 채택하여 헌법재판기관을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으로 이원화하고 있는데다 양기관의 판단이 상이할 경우 이를 조정할 통로조차 차단하고 있으며 양기관의 갈등을 초래할 여지를 무수히 가지고 있는 현행헌법재판제도에 있고 둘째 원인은 헌법재판의 원활하고 기능적합적인 해석보다는 機關利己的 해석을 해 온 것에 있다. 그런 점에서 이러한 문제의 소지를 없애기 위한 헌법재판제도의 입법적 정비가 요망되고 또 현행제도하에서는 법원이 헌법재판에 관해서는 원칙적으로 헌법재판소의 권한과 결정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헌법재판소를 둔 헌법의 취지에 맞지 않겠는가 하고 생각한다.
1998-02-16
김기수
주위토지통행권의범위 차량통로폭 -대법원1994년10월21일선고 94다16076판결
法律新聞 第2425號 法律新聞社 周圍土地通行權의범위(차량통로폭)-大法院1994年10月21日宣告,94다16076判決 金基洙 〈한양대법대 교수·法博〉 ============ 14면 ============ Ⅰ,【事件慨要】 원고 (상소인) 이기환이 원고 소유의 경기도고양군신도읍용두리 316의 110토지는 맹지(盲地)여서 원고 가족은 피고 (피상고인 원종국)의 집마당을 거쳐 공로로 통행하여 왔고 피고도 그동안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었다. 그런데 원고는 1987년5월19일종전 가옥을 헐고 큰 가옥을 신축하면서 인근임야로 돌아가는 길을 도로현향으로 표시하여 건축허가를 받고 실제그곳에폭3미터의 길을 내어 레미콘 트럭등 건축자재운반용 차량이 통행하였다. 그러나 건물이 완공되자 다시 피고(원종국)의 집마당을 통행하면서 자가용 승용차까지 운행하고 피고의 집 울타리의 나무가지를 치고 배수로를 메우고 원고 승용차가 수시로 통과하면서 경적을 울리는 등 생활상의 불편이 있게 되었다. 이로 인하여 피고는 이 사건 통로를 폐쇄하게 되었는데 이에 대하여 원고가 통행방해 배제가처분결정을 받게 되었는데 이 결정이 나자 피고는 기존창고에 잇대어 벽을 쌓아 창고로 만들어 버림으로써 마당통로의 폭을 2미터로 줄어들게 하여 사실상 자동차의 통과를 불가능하게 하기에 이르렀다.이에 원고는 원심 및 상고심에서 토지의 이용등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범위의 차량통행까지 용인할 것을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II 4,大法院의 判決要旨:上告棄却 周圍土地 通行權의 범위는 通行을 가진 자에게 필요할 뿐 아니라 이로 인한 周圍土地所有者의 損害가 가장 적은 장소와 방법의 범위내에서 인정되는 것이므로 사람이 住宅에 출입하여 다소의 物件을 公路로 운반하는 등의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범위의 노폭까지 인정되고 土地의 이용방법에 따라서는 自動車등이 통과할 수 있는 通路의 개설도 허용되지만 단지생활상의 편의를 위해 다소 필요한 상태라고 여겨지는 정도에 그치는 경우까지 自動車의 通行을 許容할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하여 상고를 기각하였다. 위 判旨는 이 사건 통로중 피고 창고 옆 부분 노폭(피고가 창고에 잇대어 벽을 쌓고 난 나머지의 노폭)은 2미터로서 원고 가족이 별다른 지장을 받지않고 통행하기에 충분한 범위이고 원고 소유토지는 가옥외 다른 용도목적이 없는 등 그 불편의 정도가 피고에게 미치는 영향이 심대한데 비추어 그리 크지 않으므로 원고 차량의 통행까지 용인할 의무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다시 말하면 2미터의 노폭은 원고가족의 통행을 위하여 생활상 필요한 범위에 해당되나 자동차운행의 노폭은 기존통로보다 더 편리(편의)를 위한 범위에 해당되어 더 편리하다는 이유만으로는 주위토지통행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判例이다. Ⅲ, 【評 釋】 〔주위토지 통행권의 특질〕 1, 周圍土地 通行權은 어느 土地와 公路사이에 필요한 通路가 없는 경우에 公路를 통하기 위하여 그 土地所有者가 周圍土地를 通過하거나 또는 필요한 도로를 개설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219조) 그러므로 周圍土地 通行權은 相隣關係의 규정에 의한 隣接된 不動産相互간의 利用調節이라는 道德的이요 公益的이며 또한 法律상 당연히 인정되는 法定通行權이다. 그러므로 기능면에서 볼때 周圍土地通行權은 通行地役權처럼 被포위土地所有權과 별도로 독립된 物權이 아니고 周圍土地所有者로부터 通行을 妨害당하고 있는 경우 被포위土地所有權의 效力으로서 그 妨害사실의 제거를 위한 妨害排除請求權을 본질로 하고 있다. 따라서 周圍土地 通行權의 행사(통과또는 통로개설)는 周圍土地所有者의 承諾, 또는 協力을 요구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周圍土地 通行權은 비록 相隣關係上制限은 있으나 그 本質은 어디까지나 피포위土地 所有權의 獨占的·排他的 支配權의 行使로 公路에의 通過 및 필요한 경우에는 통로를 개설할 수도 있다.다시 말하면 그 周圍土地를 단지 통과하여 通行權을 인정받음에 그치지 아니하고 통과사용의 상황에 따라서 불편한 경우에는 석단을 만들거나 통행장애물을 제거하는등 적극적통로개설을 일방적으로 감행할 수 있다. 본건에서 원고가 「피고의 집 마당을 통행하면서 승용차까지 운행하고 피고의 집 울타리의 나무가지를 치고 배수로를 메워 버린 사실」등은 주위 토지 통행권의 행사인 통로의 개설로 볼 수 있을 것이다.다만 周圍土地의 손해가 가장 적은 場所와 方法을 택하여야 한다는 相隣關係法上 制限의무가 있음을 유의하여야 할 것이다. 2,〔주위토지 통행권의 민법상범위〕 周圍土地 通行權의 범위는 민법제219조에서 본건 通行權을 가진 자의 입장과 그 通行權을 제공하는 자의 입장 등 2가지로 구별하여 규정하고 있다. 전자는 「土地用途에 필요한 公路가 없거나 혹은 과다한 비용을 요하는 것」등의 경우로 한정한다(피포위 토지 用途(利用)필요의 범위). 후자는 「이로 인한 손해가 가장 적은 장소와 방법을 택하여야 한다」등의 경우로 한정한다 최소 필요피해의 범위). 이러한 양면에서의 한정규정은 주위토지 通行權의 범위를 각자 필요에 따른 최소 범위로 한정하려는 목적에서는 동일하나 실제로는 양자의 이해가 서로 상반되는 경우가 많다.예컨대 피포위토지의 용도에 필요로 하는 통행권의 범위를 확장하려는 전자의 입장과 이에 대하여 최소필요 피해로 축소하려는 후자의 입장은 대립되기 쉽다. 하여튼 주위토지 通行權의 범위에 대한 是非를 가리는 것은 어려운 과제이다.결국 民法에서 정한 주위토지 통행권의 한정에 대한 衡平을 較量하여 信義則에 따라 정할 수 밖에 없다. 3,〔判示된 통로폭〕 判示에서 전자측(주위토지 통행권자, 즉 원고)을 위하여는 가옥소유를 위한 「필요한 범위의 노폭」으로 한정하고 후자 즉(통행권제공자, 즉 피고 )을 위하여는 주위토지를 위한 「최소한 필요한 피해」가 되도록 장소와 방법을 제한하였다.이로써 자동차통과 등「생활상의 편의를 위한 노폭」은 허용하지 아니하였다. 결국 본 判示는 위 양자의 較量에 의하여 被포위토지에 주거하는 사람이 通行하는데 최소 필요한 정도의 노폭2미터의 주위토지 通行權만 인정하였다. 생각컨대 본 判示는 피포위 土地所有者인 原告가 그 피포위토지상에 가옥을 소유하여 所有權의 支配로서 相隣關係上 필요 불가결한 통로폭, 즉 사람의 통행에「필요최소한의 노폭」만을 허용하는데 의의가 있다. 이러한 생활상「필요한 범위의 노폭」에 대하여는 피포위토지소유권의 행사로써 주위토지소유자는 어떤 경우에도 당연히 그 通行權등의 通行을 受忍하지 않으면 아니된다.그러므로 본 判示는 인접토지의 이용조절을 위한 法定通行權인 주위토지 通行權의 道路幅은 사람의 통행용도의 편의를 위한 것이 아니고 「필요한 최소 도로폭」에 한정 적용된다는 것이다.그렇다면 사람의 통행 용도의 편의에 의한 자동차 도로폭, 즉 생활상 필요한 최소 도로폭 이상의 도로폭에 대한 고려는 전혀 허용할 수 없는 입장이다. 본 判示는 주위토지통행권의 범위를 주위토지 所有者의 입장에서 「최소 필요피해」에 집착한 종래의 판례 입장을 답습한데 불과하다(大判89년7월25일 88다카9364,91년7월23일90다 12670,12678등 ) 4,〔자동차등 도로폭의 결정기준〕 判示처럼 사람의 통행에「필요한 도로폭」이상의 도로폭, 즉 통행의 편의를 위한 도로폭을 결정함에 있어서는 과연 어떻게 처리하여야 할 것인가? 대립이 야기된다. 道路폭의 결정은 通行地役權과 다르다. 通行地役權의 경우는 設定契約에 의하든가 通路로써 開設된 事實上 通行事實(占有)에 의하여 도로 幅이 정해진다.그런데 周圍土地 通行權(피포위토지 通行權 法定通行權)은 相隣關係상 토지상호의 利用調節을 위한 法律上 당연한 權利이므로 그 道路幅의 결정이 어떤 기준에 의하여 정해질 것인 가 문제된다. 이 점에 관하여 民法219조1항에서 通行의 場所와 方法의 選定은 土地의 用途에 필요할 뿐아니라 또한 주위토지를 위해 損害가 가장 적은 것을 選擇하여야 할 것이다.그러므로 피포위 토지 所有者가 그 土地의 用途에 필요한 최소의 路幅,다시 말하면 토지 所有者가 所有權 行使로써 이용하는 通行은 반드시 필요 하다. 이러한 사람의 通行에 필요한 정도의 路幅에 대하여 주위토지 所有者는 어떤 경우에도 受忍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왜냐하면 相隣된 土地所有權의 相互간 利用調節上「필요최소의 도로폭」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의 通行에 「필요최소의 도로폭」이 상의도로폭, 즉 사람의 通行에 필요한「편의를 위한 도로폭」의 허용 문제는 피포위토지소유자와 주위토지소유자간의 利害대립이크다. 道路幅의 범위를 넓히면 그만큼 주위토지소유자의 토지 利用이 제한되고 損害를 입게 되므로,신중하게 결정하여야 한다. 근간도시 및 도시주변의 택지는 대단히 細分化되고 地價역시 앙등하는 추세이니 도로폭의 擴張은 엄격한 심리가 ============ 15면 ============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므로 도로폭의 결정은 단지 피포위토지 所有者의 主觀的필요성에 의하여만 정할 수 없다(主觀的 要件說이라고도 한다). 종래피포위토지 및 주위지쌍방의 이용목적, 이용상황, 사회경제성 등이 고려된다.信義則에 입각한 客觀的필요성의 판단이 요청된다(客觀的 要件說이라고 한다). 생각컨대 주위토지 통행권의 道路幅은 피포위토지의 用途에 필요한 범위가 됨으로써 결국 피포위토지 利用者의 主觀的필요(토지이용방법)에 따라 그 道路폭이 얼마든지 增減변동될 수 있는 실정이다.그리고 주위토지소유자에게 이러한 불안전한 忍容義務를 부담시킨다는 것은 주위토지통행권의 입법취지에 모순된다고 생각된다. 그러므로 道路幅의 결정은 一義的으로 정할 수 없고 ,당해관계 土地의 利用現況이외의 그 利用觀係 의 公益性 및 건축법,재해,소방등 行政法내용의 고려등 각종 구체적 사정을 기준하여 信義則에 맞는 客觀的 判斷에 맡기는 것이 가장 타당하다고 본다. 信義則내지 客觀的判斷기준에 의하여 道路幅을 정함에 있어 논쟁되는 문제로서 다음 두가지를 지적한다.하나는 자동차가 통행할 수 있도록 道路幅을 인정해야 할 것인 가?그 다음은 건축법령상규제{예컨대 건축법시행령제3조④의 2:막다른 도로의 길이와 도로너비에 관한 규정 35미터이상은 6미터폭(면지역4미터이다)}가 道路幅의 결정기준이 될 수 있는가의 과제이다. 본건 判示는 첫째 ,「피포위토지이용이 가옥이외 다른 목적이없다」는 것과 「차량통행이 피고에게 미치는 영향이 심대한데 비추어 원고의 불편은 크지 않다」라는 점의 객관적 사정만 고려되었다.그런데 본건 원고 소유피포위토지가 맹지인데도 불구하고, 그 맹지의 길이, 부근의 지리현황, 사회경제적 필요성,장소적 관행기타차량노폭의 확장여부의 기준이 될 수 있는 뚜렷한 信義則上 具體的·客觀的 심리가 미진하다고 본다. 둘째 ,건축법령이 民法의 相隣關係와 相關性이 없으나 公法과 私法의 차이에 불과하고 實質上국가 질서의 형성에서 볼 때 구별될 수 없다.결국 건축법령상 맹지의 道路幅을 인정하지 않으면 건축법상 위법건축물이될 뿐아니라 災害소화등 안전관리에도 지장이있을 수 있다.이에 대한 심리역시 미진하다고 본다.
1995-07-24
강경근
전경의 헌법상 지위
法律新聞 第2337號 法律新聞社 戰警의 憲法上 地位 姜京根 〈崇實大法大敎授·法學博士〉 ============ 15면 ============ 大法院 제2부 94年6月14日宣告 94도778判決 【大法院 判旨】 간첩의 침투거부·포착·섬멸 기타의 대간첩작전을 수행하고 치안업무를 보조하기 위하여 지방경찰청장 등 소속하에 전투경찰대를 두는 것이므로(전투경찰대설치법 제1조제1항),현역병으로 입영하여 군사교육을 마친자를 전투경찰순경으로 전임할 경우 대간첩작전의 수행을 임무로 하는 전투경찰순경과 치안업무의 보조를 임무로하는 전투경찰순경간에는 그 전임대상자가 될 요건에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전경법 제2조의3제1항 제2항) 소속상관의 시위진압을 위한 직무상의 명령이 있는 이상 대간첩작전의 수행을 임무로 하는 전투경찰순경도 이에 복종하여야 하는 것이다. 또한 피고인의 소위가 시위진압 임무를 수행하면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격심한 고통을 겪은데서 비롯한 것이라 하더라도 원판시와 같이 근무지를 이탈한 행위를 긴급피난 또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라고 볼 수 없으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옳다. 【評 釋】 Ⅰ. 上告理由 이 판결 대법원제2부 94도778에서는 原審인 서울고등법원 1994년2월7일선고 93노3808 판결을 모두 옳다고 하여 상고를 기각한다는 主文을 내렸다. 따라서 事件槪要는 상고이유를 보는 것으로서 대신한다. 상고이유는, 현역병으로 입영하여 소정의 군사교육을 마친 자를 전투경찰대원의 임무에 종사하도록 한 「전투경찰대설치법」(1991년5월31일 법률 제4369호 경찰법 제정에 의하여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같다)제1조, 제2조의 3 제1항, 제3조제1항, 병역의무의 특례규제에 관한 법률(1993년12월31일 법률제4685호 병역법 전면개정으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5조제1항, 제3항의 관계규정이 헌법제10조, 제11조 제1항, 제19조, 제39조 제2항에 위반되는 규정이라 아니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내려진 대법원판결은 수긍하기 어려운 몇가지 점이 있다. Ⅱ. 大法院判決은 戰警의 (憲)法上地位를 論證치 아니한 未盡함이 있다. 상고이유를 보면, 군인(현역병)의 신분으로 입영하여 전투경찰순경의 임무에 종사토록 하는 것이 위헌이라는 취지가 있는 바 이는 기본적으로 전경의 신분이 말 그대로 순경으로 전환되는 것인지 아니면 군인의 신분으로 계속 존속하는 것인 지의 여부를 따져야, 그 임무종사의 헌법적합성 여하가 가려질 수 있는 것이다. 보통 전경으로 일컬어지는 戰鬪警察巡警은 국방의무(헌39조1항)를 지는 대한민국 국민중에서 병역법에 따라 징·소집된 군인등으로부터 선발된다. 이때 현역병으로 복무중인 사람이 전투경찰대원으로 종사하게 되는 경우「그의 군인으로서의 신분이 다른 신분으로 轉換」(병역법 2조1항7호)된다고 하나, 이는 군인신분 자체의 변동으로 볼 것이 아니고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자의 업무에 관한 일종의 配置轉換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실질적인 해석이다. 그런데 1970년에 제정된 戰鬪警察隊設置法에 따르면 전투경찰대는 대간첩작전 수행과 치안업무보조를 그 임무(법1조1항)로 하며, 그 소속도 국방부장관이 아닌 내무부장관하게(법1조2항) 있게 되면서 경찰공무원법이 준용(법4조)된다고 하지만, 이것이 군인으로서의 신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본다. 왜냐하면 첫째, 경찰대학 졸업예정자로서 전투경찰대에 복무할 것으로 추천받은 때에는 현역병지원자로 보아 입영하게 하여 소정의 군사교육을 마친 후 전임시킬 수 있으며(병역법 24조2항), 이는 치안업무보조를 임무로 하는 전투경찰순경임용예정자(소위 치안전경)도 마찬가지(위 법참조), 이들은 모두 그 현역병의 복무기간을 마칠 때까지는 그 신분이 軍人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전투경찰외에 전투경찰대설치법 제3조제1항 규정에 의하여 대간첩작전의 수행을 임무로 하는 전투경찰순경임용예정 소요인원의 배정을 경찰청장으로부터 요청받은 국방부장관은 현역병으로 입영하여 소정의 군사교육을 마친 사람중에서 소요인원을 전경으로 전임시킬 수 있는 바(소위 작전전경, 병역법 24조 1항 참조), 이는 앞의 두 경우와는 달리「현역병으로 입영한 자」중에서 「원하는지의 여부에 관계없이」이들을 경찰기관장의 소속하에 (전경법 1조1항) 配定하기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결국 전경은 어느 부류나 그 신분이 「基本的으로 軍人」이며, (兵役法이 1993년12월31일 법률 제4685호로 전문개정되었음에도 제24조에서 전경은 여전히 현역병으로 인정하고 있음을 부기한다.)특히 작전전경은 스스로 원하지 않는 경우에도 정부에 의해 배정되어 근무하게 된다는 점에서, 그리고 지원받아서 추천되는 치안전경은 경찰청장과 국방부장관이 협의하에 그 복무기간이 6월의 범위안에서 연장되기에(병역법24조3항), 일반사병과의 관계에서 憲法的 問題点이 있게 되는 것이다. Ⅲ. 施威鎭壓의 임무에 종사하는 戰警의 基本權은 侵害된다. 전경이 기본적으로 군인으로서의 신분을 지니기 때문에, 특히 치안전경의 시위진압 등 치안업무보조라든지 작전전경의 대간첩작전 수행이 과연 國軍의 任務와 조화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문제이다. 우리 국군은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업무를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면서 수행하도록 헌법제5조 제2항은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대간첩작전의 수행은 원칙적으로 군인이 할 일이다. 현재 이들 업무일부를 기본적으로 군인신분인 작전전경이 맡고 있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1975년에 개정신설된 전경법 제2조의 2 에 따라서 전경은 임무수행상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경비지역안에서 검문을 할 수 있다고 하므로 작전전경이 대간첩작전이 아닌 示威鎭壓이나 검문검색에 차출될 수 있는 현실적 통로는 열려 있는 셈이기에 사실 이 조항에 대한 검토도 요청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치안전경의 시위진압은 타당한 것인 ============ 13면 ============ 가. 그들의 신분이 기본적으로 군인이라면 그 정치적 중립성은 준수되어야 하는데 실제적인 시위진압 등 치안업무보조는 政治的 偏向性을 띠게 될 개연성이 높은 것이며, 나아가 현실적으로 국가안보 등에 위해가 되는 비상사태시라면 치안전경이 아니라 병력으로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하도록 戒嚴을 선포하는 것이 헌법(77조)에 합당할 것이다. 그렇다면 적어도 치안전경 제도는 폐지되고 이들 업무는 경찰공무원이 맡을 것이며, 작전전경의 업무는 현역군인이 맡고 이들 작전전경은 점진적으로 폐지하는 것이 막연한 국민적 의구심을 없앤다는 점에서도 생각해 볼만 하다. 전경이 시위진압 등을 거부할 때 전경법 제9조 내지 제11조에 의하여 근무지이탈죄라든지 직무태만죄 또는 근무기피죄 등으로 처벌되거나 상관명령불복죄로 벌을 받을 수 밖에 없고, 이를 집단적으로 범한 자는 무기징역까지 받게 되므로 전경이 시위진압을 거부하기는커녕 드세질 수밖에 없고 그렇다면 직무상 그리고 한 개인으로서의 전경이 겪는 갈등은 심할 것이다. 헌법 제39조 제2항에서는 누구든지 병역의무의 이행으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 그런데 신성한 국방의무(헌5조, 39조)를 이행하는 국민이 원하거나 원하지 않거나 주권자인 국민을 적으로 하게 되는 작전에 참여토록 罰則으로서 강제하는 것은, 「국가의 적」만을 상대로 하는 군인과 비교할 때의 그 平等性(헌11조)위배, 전경개개인의 인간존엄과 행복추구(헌10조)위배, 그리고 스스로의 양심(헌19조)에 결코 합치되지 않는 것이다. 대법원은 전투경찰대설치법의 위 규정들이 헌법에 합치되는냐의 여부를 물어온 上告理由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그리고 명료하게 說示하지 아니했다는 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대법원 역시 법률위원심사에 있어서 제청권이 있으므로 제청하지 아니할 때에는 그 憲法的 理由를 소상하게 전개하며 스스로 헌법기관으로서의 위상을 높여야 할 것이다.
1994-08-22
배병일
기존 통로와 주위토지통행권
法律新聞 2215호 법률신문사 旣存 通路와 周圍土地通行權 일자:1993.2.23 번호:92다41108,92다41092 裵炳日 嶺南大學校 副敎授 法學博士 ============ 15면 ============ 1. 事實槪要 충남 천안군 360평방미터는 원고의 所有이고 피고가 그 중 (가)일부분을 점유하고 있으나 이부분은 오래전부터 피고가 설치 운영하는 중학교 교직원과 학생들이 중학교 뒷편 고사에서 公路인 병천과 공항사이의 국도로 출입하기 위한 通行路로 이용되어 왔으며 이 土地를 통하지 않고서는 公路에 출입할 수 없거나 과다한 비용을 요하게 된다. 그런데 중학교에는 公路인 병천과 공항사이의 국도로 출입하기 위한 정문출입로가 開設되어 있고 정문 출입로의 왼쪽에 피고의 所有이거나 피고가 임차하여 사용하는 천안군 所有의 土地가 위치하고 있는데 피고가 이 土地를 화단으로 조성하여 사용하고 있다. 또 위의 (가)부분 土地 전부가 通行路로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고 그 중 일부는 뒤편 교사로 통하는 도로로 사용하고 있으나 일부는 학교 출입문에서 좌우로 갈라지는 삼거리 부분에 접하여 화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고는 피고에게 (가)부분에 대하여 土地引渡 및 所有權移轉 登記請求訴訟을 提起하였다. 2. 判決要旨 土地所有者는 그 所有의 土地와 公路사이에 그 所有土地의 用途에 필요한 通路가 없는 경우에 한하여 他人所有의 周圍土地를 通行하거나 通路를 開設할 수 있을 뿐이므로, 다른 곳에 이미 그 所有土地의 用途에 필요한 通路가 있는 경우에는 그 通路를 사용하지 않고 더 편리하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장소를 사용할 수 없는 것이고, 또 周圍土地에 대한 通行權이 認定되는 경우에 있어서도 가장 損害가 적은 場所와 方法을 선택하여야 하는 것이다.(참조 판례, 大判 1976년 5월 11일, 75다2338) 3. 評 釋 1. 周圍土地通行權이란 어느 土地와 公路와의 사이에 그 土地의 用途에 필요한 通路가 없어서 周圍土地를 通行하거나 또는 通路를 開設하지 않고서는 公路에 출입할 수 없는 경우 또는 公路에 통하려면 과다한 費用을 요하는 때에는 그 土地所有者는 周圍土地를 通行할 수 있고 필요한 경우에는 通路를 開設할 수 있는 權利를 말한다(民法 제219조 1항). 이것은 周圍土地所有者의 土地에 대한 獨占的 使用權을 制限하는 權利로서 인접한 土地所有者間의 利害를 조정하는 데 목적이 있고(大判 1992년 12월 12일 92다30528), 또한 包圍된 土地所有者의 입장에서는 그 土地所有者의 行使를 그 範圍 밖에까지 미칠 수 있고, 타인의 협력도 요구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의미에서 所有權의 擴張도 되는 民法의 相隣關係 規定이다. 이러한 權利를 認定한 趣旨는 包圍된 土地所有者의 個人的 利益을 위하여서보다는 包圍된 土地自體의 利用價値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大判 1962년 6월 21일, 62아3). 또한 이 權利는 通行에 제공되는 土地의 所有者는 通行權者의 通行을 방해하지 않고 그것을 참고 받아들일 義務만 있는데 그치는 消極的인 權利이다(1976년 5월 11일, 75다2378). 2. 본 사안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旣存의 通路가 있는 경우 周圍土地通行權이 認定될 수 있는 가이다. 學說은 적어도 通路가 있는 이상은 包圍된 土地라고 할 수 없고 따라서 周圍土地通行權도 생기지 않는다고 하는 劃一的, 形式的, 絶對的인 見解와 土地의 形狀, 用途, 面績, 地域性, 關係行政法規 등 모든 事情을 考慮하여 그 通路가 個個의 具體的인 土地에 상응하는 利用을 하기에 불충분하다고 보여지는 경우에는 通路가 있더라도 包圍된 土地로 보아 周圍土地通行權을 認定해야 한다는 相對的 見解가 있다(변종춘, 사법논집 19집, 86면). 그런데 旣存通路가 있더라도 自動車 등을 사용할 수 있는 通路權이 생긴다는 相對的인 見解가 多數說이다.(곽윤직, 물권법, 316면, 김용한, 물권법, 255면, 이영준, 물권법, 402면, 김상용, 물권법, 407면, 장경학, 물권법, 409면). 종래 대법원 판례는 갈라져 있다. 이를 살펴보면 大判 1967년 10월 31일, 67다1641에서는 약 30센티미터 정도의 농로가 이미 開設되어 있었다면 원고가 그 土地에 공장을 건립하고 위 농로를 확장하였다 하더라도 周圍土地通行權의 범위는 종전에 開設되었던 위 농로에 불과하고 확장된 화물자동차가 운행될 수 있는 정도의 부분에 대하여는 周圍土地通行權이 없다. 大判 1971년 7월 6일, 71다1064에서는 종전 도로의 노폭을 1.1미터로 감축하여 通行을 허용하고 있으므로 따로 周圍土地通行權이 認定되지 않는다. 大判 1976년 5월 11일, 75다2378에서는 이미 그 所有土地의 用途에 필요한 通路가 있는 경우에 그 通路를 사용하지 않고서 편리하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장소를 通行하지 못한다. 大判 1975년 6월 24일, 75다761에서는 폭이 약 2미터의 公路가 동서로 뻗쳐 있고 약간의 비용을 들여 이 담장 일부를 헐어 대문을 開設하면 바로 위 公路로 통할 수 있으면 周圍土地通行權을 認定할 수 없다. 또 협소한 뒷뜰에서 부엌으로 통하는 길을 通路로 삼게되어 다소 불편을 주더라도 土地의 用途에 적합하지 아니한 通路라 할 수 없다. 大判 1977년 6월 7일, 76다808에서는 1.3미터의 通路가 있어 이 通路로 公路에 출입할 수 있다면 이 사건 대지와 公路 사이에 그 대지의 用途에 필요한 通路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土地通行權이 없다. 大判 1982년 6월 22일, 82다카102에서는 이미 所有土地의 用途에 필요한 통로(약 1.5미터)가 있는 경우에는 이 通路를 사용하는 것보다 더 편리하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장소로 通行할 權利는 認定할 수 없다. 大判 1991년 4월 23일, 90다15167에서는 주거지역에서 公路에 이르는 길로는 이 사건 土地의 (가)부분에도 폭 2미터의 우회도로가 있으므로 피고들이 이 사건 土地의 (가)부분을 이용하여 公路에 이르는 것이 보다 편리하다는 이유만으로는 周圍土地通行權을 주장할 수 없다고 하면서 絶對的 見解를 취하고 있다. 이에 비하여 大判 1971년 10월 22일, 71다1920에서는 土地의 일부가 어린 한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아서 주택의 출입에 편리한 通路로서는 부적합하다고 한다. 大判 1977년 9월 13일, 77다792에서는 가 약 0.5미터 가량의 공간을 거쳐 골목길로 통할 수 있고 사람 하나가 겨우 다닐 수 있는 정도의 넓이 밖에 안되어 일상생활상 通路로 하기에는 불편하고 애로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면 周圍土地通行權이 있다. 大判 1989년 7월 25일, 88다카9364에서는 현재 우산을 펴고 드나들 수 없고 리어카도 출입할 수 없을 정도인 通路 입구쪽의 폴 1.13미터는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위하여 사람이 출입하고 물건을 운반하기에 너무 협소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大判 1990년 2월 27일 89누7016에서는 인근 주민들은 노폭 1미터 정도의 협소한 우회도로를 사용할 수밖에 없게 되어 民法 제219조에 위반된다. 大判 1991년 7월 23일, 周圍土地通行權의 범위는 사람이 겨우 通行할 수 있는 정도로 제한되는 것이 아니고 通行者가 주택에 출입하여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범위의 노폭까지 認定되어야 한다. 등은 相對的 見解를 취하고 있다. 그런데 大法院 判決에서는 초기에는 土地의 用途與否를 따지지 아니하였으나 근래에는 이를 고려하고 있다. 이미 토지의 用途에 필요한 旣存의 通路가 있는 경우에는 더 편리하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通路를 通行할 수 없다고 한다(大判 1982년 6월 22일, 82다카102, 동 1991년 4월 23일, 90다15167). 그러나 이미 通路가 있더라도 그것이 좁아서 土地의 用途에 적당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周圍土地通行權이 認定된다(大判 1992년 3월 31일, 92다1025)고 한다. 3. 土地의 用途라는 것은 무엇인가. 通行權의 範圍를 정하는 基準인 土地의 用途는 客觀的으로 정하여야 한다. 또 이는 現在의 利用은 물론 將來의 利用을 고려하여 合目的的으로 정할 것이다(이영준, 401). 또 土地의 用途는 變更될 수 있다. 그리고 不動産의 用途는 權利者가 정하므로 經濟的 必要 뿐 아니라 技術發達도 계산에 넣어야 한다(주석물권법, 상 498). 立法上으로는 獨逸民法 제917조에서는 土地의 合法的인 利用(einem Grundstucke die zur ordnungsmassigem Benutzung)에 必要한 通路가 없는 경우라고 하고, 프랑스民法 제682조에서는 旣存의 通路가 土地의 農工商業上의 開發 또는 建築이나 區劃工事의 施行을 위하여 不充分한 경우라고 한다. 스위스民法 제694조에서는 公路에 이르는 충분한 通路를 가지지 아니한 경우라고 한다. 다만 日本民法 제210조에서는 公路에 통할 수 없는 때라고 한다. 日本判例는 公道에 통하는 經路가 있다하여도 自然의 産出物을 搬出하는 것이 不可能한 地勢인 경우에 있어서는 그 搬出에 필요한 限度에서 通行할 수 있다고 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日本 大審院, 1938년 6월 7일). 大法院은 通行의 場所, 方法 등 通行權의 範圍는 결국 社會通念에 비추어 雙方土地의 地形的 位置迹 現狀 및 利用關係, 부근의 地理狀況, 相燐地 利用者의 利害得失, 現在의 通路, 또는 通行의 實情, 기타 제반사정을 고려하여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個別的 客觀的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한다(大判 1976년 10월 26일, 76다1359, 1360, 동 1985년 10월 22일, 85다카129, 1988년 2월 9일, 87다카1156, 동1989년 5월 23일, 88다카1039, 10746, 동 1992년 4월 24일, 91다32251, 동 1992년 12월 12일, 92다30528). 周圍土地通行權은 土地의 用途에 따라 대단히 차이가 있다. 土地의 주위가 他人의 土地에 의하여 둘러싸여 있는 것은 그 일부분 뿐이지만 나머지 부분이 湖水, 河川, 海洋과 같은 水面과 접하고 있거나 또는 土地의 한쪽이 公路와 접하고 있지만 土地와 公路사이에 언덕이 져서 高低의 차이가 심한 경우에도 周圍土地通行權이 생긴다(舊民法 제210조 2항). 눈이 많이 오거나 강물이 넘쳐 계절에 따라 通路가 없어지는 경우에도 通路가 없는 것으로 認定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방법으로 通路問題를 쉽게 해결할 수 있거나, 債權的 利用權이 있는 때, 通路開設이 높은 비용을 요하는 때에는 認定되지 않는다.(註釋物權法, (상), 497면). 4. 結 論 이미 通路가 開設되어 있더라도 그것이 土地의 用途에 적당하지 아니한 경우- 물론 이 경우에는 土地의 利用方法에 따라서는 步行에 필요한 通路로서 충분한 경우도 있겠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自動車 등이 사용할 수 있는 通路를 開設할 수도 있다.-周圍土地通行權을 認定해야 한다. 따라서 判旨에는 찬성하나 土地의 用途에 필요한 通路에 해당하느냐 여부에 대한 大法院의 具體的 判斷이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 
1993-05-10
1
banner
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헌재 "사실혼 배우자에게 숨진 배우자 재산 상속 권리 부여 않은 민법 조항 합헌"
판결기사
2024-04-01 09:30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사기노동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footer-logo
1950년 창간 법조 유일의 정론지
논단·칼럼
지면보기
굿모닝LAW747
LawTop
법신서점
footer-logo
법인명
(주)법률신문사
대표
이수형
사업자등록번호
214-81-99775
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제호
법률신문
발행인
이수형
편집인
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순신
개인정보보호책임자
김순신
인터넷 법률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인터넷 법률신문은 인터넷신문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