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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남녀문제
혼인생활 중 부정행위와 재산분할비율의 산정
배우자의 부정행위는 재산분할의 비율을 정함에 있어 청산적 요소로 고려될 수 있다. 다만, 배우자가 부정행위를 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재산분할비율을 달리 정할 수는 없고, 배우자가 제3자와 부정행위를 하였고, 그 과정에서 부정행위 상대방에게 금전적 이익을 제공하였거나 부정행위 상대방과 함께 금전을 소비하는 등 부부공동재산에 손해를 끼친 경우에는 청산적 요소로 고려하여 재산분할비율에 반영시킬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1. 대상판결1, 2의 개요 (1) 대상판결 1 가. 사실관계 A는 혼인 이후 가사와 2명의 자녀 양육을 담당했고, B는 자영업을 하다가 공무원으로 근무한 후 정년퇴직했다. A는 2019.경 B의 휴대전화에서 B와 C가 부적절한 관계로 보이는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과 B가 C에게 500만 원, 100만 원을 각각 송금한 사실을 확인하고, B의 외도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후 A는 B에게 자신이 외도를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고, 이혼, 위자료 및 재산분할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나. 1심(서울가정법원 2022. 8. 25. 선고 2021드합34193, 2022드합32866 판결)의 요지 1심은 이혼 청구를 인용하고, 위자료 청구를 일부 인용하였다. A와 B의 재산분할비율을 정함에 있어 분할대상 재산의 취득 경위, 형성 및 유지에 대한 A와 B의 기여도, 혼인 생활의 과정 및 기간, A와 B의 나이, 직업, 소득, 경제력 등 여러 사정, 특히 A와 B의 혼인 기간이 약 40년 이상으로 장기간이고, 혼인 기간에 B가 주된 경제활동을 하였으나, A가 혼인 동안 주로 가사와 자녀 2명의 양육을 담당하며 가정경제에 기여한 점, A와 B가 분할대상 재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파트에서 상당한 기간 동안 함께 거주한 점 등을 참작하여 50:50으로 정하였다. 다.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22르23237, 23244 판결, 대법원 심리불속행기각)의 요지 항소심은 재산분할비율을 정함에 있어 1심에서 설시한 판단 근거 이외에 특히 B가 C와 2년 이상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B가 C에게 수천만 원에 이르는 돈을 증여하고, 상당한 금전을 함께 소비하는 등의 방법으로 부부공동재산을 유출시킨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의 사정을 두루 참작해 A와 B의 재산분할의 비율을 55:45로 정하였다. (2) 대상판결 2 가. 사실관계 A는 주로 전업주부로서 가사와 4명의 자녀 양육을 담당하였고, B는 원고와 혼인한 후 꾸준히 부동산임대업 등을 영위하였다. A는 B와 C의 부정행위를 CCTV를 통해 확인하였고, B는 A와의 다툼 중 A에게 상해를 가하여 접근금지를 명하는 임시조치결정을 받았다. A는 B를 상대로 이혼, 위자료 및 재산분할을 구하는 동시에 C에 대해서 위자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나. 1심(서울가정법원 2022. 2. 16. 선고 2020드합37898 판결)의 요지 1심은 A의 이혼 청구를 인용하고, 위자료 청구를 일부 인용하였다. 재산분할비율에 관하여 분할대상 적극재산의 취득 경위, 분할대상 적극재산의 형성 및 유지에 대한 A와 B의 각 기여 정도, 소득재산의 발생 경위, A와 B의 각 나이, 직업, 혼인 생활의 과정과 기간, 부양적 요소, 특히 현재 부부공동재산의 대부분은 B가 혼인 동안 꾸준히 부동산임대업 등 경제활동을 하면서 형성한 재산인 점, 다만 A와 B의 혼인 기간이 30년을 넘고, A도 장기간의 혼인 기간 동안 가사와 자녀 양육을 담당하면서 부부공동재산의 유지 및 증식에 일부 기여를 하였다고 보이는 점 등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A와 B의 재산분할비율을 20:80으로 정하였다. 다.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23. 2. 9. 선고 2022르21002 판결, 대법원 심리불속행 기각)의 요지 항소심은 재산분할비율을 정함에 있어 1심에서 설시한 판단 근거에 추가하여 B는 늦어도 2014년부터 현재까지 C와 부정한 관계를 유지하여 온 점, A가 2014년경 B에게 부정행위를 추궁하는 과정에서 B는 자녀 앞에서 A에게 부적절한 교제를 인정하고 혹 적발시 자신의 전 재산을 A의 뜻대로 해도 이의가 없다는 취지의 각서를 작성한 점, B는 그 이후에도 A 모르게 2회에 걸쳐 C와 해외여행을 하고, 국내 각지를 여행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상당한 금원을 소비한 점, B는 2016.부터 2018.까지 C로 하여금 B가 임차한 사택에서 거주하도록 하였고, C가 오피스텔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그 중도금 및 잔금 등으로 약 2억 원을 대신 지급한 다음, 그 중 일부만 회수하고 나머지 채권을 포기하였으며, 2020.경 C에게 차량을 사실상 증여하는 등 C에게 다양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점 등을 비롯한 여러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B는 장기간에 걸쳐서 A의 의사에 반하여 상당한 규모의 부부공동재산 감소를 초래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A에게 귀속되는 유체동산을 별도로 분할대상으로 삼지 않은 점, 이 사건 소제기 이후 A와 B가 각자 부부공동재산의 유지·관리를 위하여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보이는 점, B는 이 사건 소제기 이후 A에게 생활비 등 부양료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 파탄 이후 형성된 생활 관계 및 민법이 정하는 부부의 부양의무와 생활비용 부담에 관한 내용, A와 B의 사회적·경제적 상태 등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A와 B의 재산분할비율을 35:65로 정하였다. 2. 평석 가. 재산분할제도의 연혁 재산분할은 협의상 이혼, 재판상 이혼 또는 혼인 취소에 의하여 혼인 관계가 해소되는 경우에 인정된다. 민법 제830조 제1항은 부부의 일방이 혼인 전부터 가진 고유재산과 혼인 중 자기 명의로 취득한 재산은 그 특유재산으로 한다고 규정하여 부부별산제를 채택하고 있다. 부부별산제는 민법 제정부터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민법 제830조 제2항은 부부의 누구에게 속한 것인지 분명하지 아니한 재산은 부부의 공유로 추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은 민법 제정시에는 부부의 누구에게 속한 것인지 분명하지 아니한 재산은 부(夫)의 소유로 추정한다고 규정하던 것을 1977. 12. 31. 법률 제3051호로 위와 같이 개정한 것이다. 형식적으로는 부부별산제 하에서 부부의 재산은 각자의 특유재산과 공유로 추정되는 재산이 있을 뿐이고, 특유재산은 각자의 것이기 때문에 이혼 시에 각자 가져가면 되는 것이고, 공유로 추정되는 재산을 어떻게 나눌지만 고민하면 될 뿐이다. 하지만 이렇게 해석하게 되면 누구의 명의로 등기나 등록을 하는지에 따라 이혼시 그 재산이 귀속되게 되는 불합리가 발생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민법은 1990. 1. 13. 법률 제4199호로 개정되면서 재산분할청구권을 도입하였다. 민법 제839조의2 제2항은 가정법원은 당사자의 청구에 의하여 당사자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의 액수 기타 사정을 참작하여 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판례는 대법원 2013. 6. 20. 선고 2010므4071, 4088 판결에서 재산분할제도는 민법이 혼인 중 부부 어느 일방이 자기 명의로 취득한 재산은 그의 특유재산으로 하는 부부별산제를 취하고 있는 것을 보완하여 이혼을 할 때 그 재산의 명의와 상관없이 재산의 형성 및 유지에 기여한 정도 등 실질에 따라 각자의 몫을 귀속시키고자 하는 제도라고 설시하였다. 나. 재산분할제도의 본질 이혼시 재산분할청구권이 왜 인정되는가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세 가지 이유를 들 수 있다. 첫째, 청산적 요소이다. 즉 재산분할청구권은 혼인 중에 부부 쌍방의 협력에 의하여 형성된 재산을 각자의 기여에 따라 분할함으로써 청산한다는 것이다. 민법 제839조의2 제2항도 “당사자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의 액수 기타 사정을 참작하여” 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하도록 하고 있다. 재산분할제도가 청산적 요소를 포함하고 있음은 명백하고 다툼이 없다. 둘째, 부양적 요소이다. 부부간에는 부양의무가 있는데 이러한 부양의무는 이혼에 의하여 혼인이 해소된 경우에도 인정된다는 것이다. 이혼에 의하여 부부관계가 해소되었는데 왜 부양의무만이 존속하는가 하는 점에 관하여는 일반적으로 이를 혼인의 사후효, 즉 이혼 후의 부양은 혼인 중 부양의무의 사후효과로 인정된다는 것으로 설명한다. 외국에서는 이혼 후 배우자에 대한 부양의무를 인정하는 입법례가 많은데, 우리나라에서는 이에 관한 법규정은 없지만 재산분할제도에서 이를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판례는 대법원 2013. 6. 20. 선고 2010므4071, 4088 전원합의체판결에서 “재산분할 청구 사건에 있어서는 혼인 중에 이룩한 재산관계의 청산뿐 아니라 이혼 이후 당사자들의 생활보장에 대한 배려 등 부양적 요소 등도 함께 고려할 대상이 된다”고 판시하였다. 셋째, 위자료적 요소이다. 우리 민법은 혼인관계의 파탄으로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별도의 위자료를 인정하고 있으므로, 위자료와 재산분할은 그 근거 및 성질을 달리하는 별개의 것이고, 재산분할에 있어서 위자료적 요소는 고려될 수 없다는 것이 다수의 입장이다. 대법원은 이와 관련하여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을 할 때에는 혼인 중 형성한 재산의 청산적 요소와 이혼 후의 부양적 요소 외에 정신적 손해(위자료)를 배상하기 위한 급부로서의 성질까지 포함하여 분할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00. 10. 10. 선고 2000다27084 판결 등 참조). 다. 재산분할의 비율 산정 민법 제839조의2 제2항은 가정법원이 재산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하라고 하고 있을 뿐이어서 전적으로 법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판례는 재산분할비율은 개별재산에 대한 기여도를 일컫는 것이 아니라, 기여도 기타 모든 사정을 고려하여 전체로서의 형성된 재산에 대하여 상대방 배우자로부터 분할받을 수 있는 비율을 일컫는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고, 법원이 합리적인 근거 없이 적극재산과 소극재산을 구별하여 분담비율을 달리 정한다거나, 분할 대상 재산들을 개별적으로 구분하여 분할비율을 달리 정함으로써 분할할 적극재산의 가액을 임의로 조정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02. 9. 4. 선고 2001므718 판결 등 참조). 하급심 실무에서는 보통 재산분할비율을 정함에 있어 공동재산의 형성·유지에 대한 기여도, 경제적 약자에 해당하는 배우자에 대한 배려, 미성년 자녀를 누가 양육하는지, 양육비가 제대로 지급될 수 있을지 여부, 분할대상 재산에 포함할 수 없는 유·무형의 재산 등이 있는지 등을 함께 고려하고 있다. 라. 대상판결 1, 2에 대한 평가 기존의 하급심 실무에서는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재산분할의 비율을 산정함에 있어 판단근거로 고려하지 않는 게 일반적이었다. 배우자의 부정행위는 위자료 청구에서 위자료 인정 여부 및 위자료 액수를 정함에 있어서 고려대상이었다. 하지만 대상판결 1, 2의 경우처럼 혼인기간 중 외도를 했고, 부정행위 상대방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거나 부정행위 상대방과 함께 금전을 소비한 경우 그러한 사정을 재산분할을 함에 있어 참작하는 게 타당하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배우자의 부정행위로 인하여 부부공동재산에 손실이 발생한 경우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재산분할비율의 산정은 부정행위로 인한 일방 배우자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와는 그 성질을 달리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재산분할비율의 고려가 청산적 요소인지, 부양적 요소인지, 위자료적 요소인지 살펴보기로 한다. 먼저 청산적 요소를 살펴본다. 기존에도 배우자의 일방적인 투자로 가정경제에 큰 손실을 입히는 등 부부 공동재산의 형성에 대한 기여도가 낮거나 부부공동재산을 감소시키는 경우에는 이러한 요소를 재산분할비율을 산정함에 있어 고려함이 일반적이었다. 배우자가 다른 배우자의 동의 없이 부정행위를 하였고, 거기서 더 나아가 부정행위 상대방인 제3자에게 경제적 이익이 제공되거나 배우자 일방과 부정행위 상대방이 부부공동재산을 함께 소비하는 등으로 부부 공동재산에 손실을 입하는 경우에는 이러한 요소를 재산분할비율을 정함에 있어 고려함이 타당할 것이다. 이러한 사정은 부부공동재산에 대한 기여나 감소 문제로 보아 청산적 요소에서 고려될 수 있다. 다음으로 부양적 요소를 살피기로 한다. 대법원 2015. 9. 15. 선고 2013므568 전원합의체 판결의 반대의견은 유책배우자의 재판상 이혼을 허용하는 경우에는 재산분할의 비율·액수를 정할 때에도 혼인 중에 이룩한 재산관계의 청산 뿐만 아니라 부양적 요소를 충분히 반영하여 상대방 배우자가 이혼 후에도 혼인 중에 못지 않은 생활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이혼청구 배우자의 귀책사유와 상대방 배우자를 위한 보호 및 배려 사이에 균형과 조화를 도모하여야 할 것이라고 판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유책배우자의 재판상 이혼을 허용하는 경우에 관한 판례로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재산분할비율을 산정함에 있어 고려할 수 있는지의 문제와는 다르다고 할 것이다. 지금의 논의는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대법원 판결 다수의견에 따르는 경우를 상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양적 요소는 단순히 배우자의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재산분할비율을 산정함에 있어 고려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위자료적 요소를 살피기로 한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을 할 때에는 정신적 손해(위자료)를 배상하기 위한 급부로서의 성질까지 포함하여 분할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으므로, 판례에 따를 때 배우자의 부정행위는 부정행위 상대방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였는지 또는 부정행위 상대방과 함께 금전을 소비하였는지 등과 무관하게 재산분할비율을 산정함에 있어 위자료적 요소로 고려될 수 있다. 하지만 민법은 혼인관계의 파탄으로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별도의 위자료 청구를 인정하고 있으므로, 위자료 청구와 재산분할청구는 그 근거 및 성질을 달리하는 별개의 것으로 보이는 것이 타당하다. 그렇지 않으면 혼인관계 파탄으로 인한 정신적 손해를 위자료와 재산분할에서 이중으로 인정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따라서 배우자의 부정행위는 재산분할의 비율을 정함에 있어 청산적 요소로 고려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다만 배우자가 부정행위를 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재산분할비율을 달리 정할 수는 없고, 배우자가 제3자와 부정행위를 하였고, 그 과정에서 부정행위 상대방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였거나 부정행위 상대방과 함께 금전을 소비하는 등 부부공동재산에 손해를 끼친 경우에는 청산적 요소로 고려하여 재산분할비율에 반영시킬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윤지상 대표변호사(법무법인 존재)
이혼
위자료
재산분할
윤지상 대표변호사(법무법인 존재)
2023-08-23
민사일반
이혼·남녀문제
- 대법원 2022.11.10.자 2021스766 결정 -
이혼을 원인으로 하는 재산분할청구권의 제척기간과 2018스18 결정의 문제점
1. 사실관계 및 하급심의 판단 가. 사실관계 재항고인은 피재항고인을 상대로 이혼 등 청구소송(전소-前訴)을 제기하였는데, 이혼 청구는 인용되었고, 재산분할 청구는 재항고인 명의의 순재산이 재항고인에게 귀속될 재산을 초과한다는 이유로 기각되었다. 제1심 판결이 2018. 7. 5. 확정되었다. 피재항고인(청구인)은 2020. 6. 17. 전소에서 재항고인(상대방)의 초과보유재산으로 인정된 액수 상당의 재산분할을 구하는 심판청구를 하였다. 나. 하급심의 판단 원심은 피재항고인의 재산분할청구를 인용한 제1심이 정당하다는 이유로 재항고인의 항고를 기각하였다. 한편 원심은 전소에서 분할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피재항고인의 퇴직수당이 분할대상 재산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재항고인의 주장은 이혼한 날로부터 2년이 지난 후에 이루어진 것이어서 제척기간이 경과하였다는 이유로 배척하였다. 2. 대법원 결정의 요지 가.민법 제839조의2 제3항, 제843조는 협의상 또는 재판상 이혼 시의 재산분할청구권에 관하여 ‘이혼한 날부터 2년을 경과한 때에는 소멸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위 기간은 제척기간이고, 그 기간 내에 재산분할심판 청구를 하여야 하는 출소기간이다. 나.재산분할청구 후 제척기간이 지나면 그때까지 청구 목적물로 하지 않은 재산에 대해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척기간을 준수한 것으로 볼 수 없다(대법원 2018스18 결정). 다.청구인 지위에서 대상 재산에 대해 적극적으로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제기된 재산분할청구 사건의 상대방 지위에서 분할대상 재산을 주장하는 경우에는 제척기간이 적용되지 않는데, 민법 규정의 문언상 명백히 재산분할청구를 할 수 있는 기간이라고 되어 있고, 방어방법을 행사하는 상대방에는 적용되지 않으며, 가사비송사건은 직권탐지주의가 적용되므로 법원은 당사자의 주장에 구애되지 않고 재산분할 대상을 직권으로 사실조사에 포함시키거나 제외시킬 수 있기 때문에 상대방의 분할대상 재산 주장에 대하여 제척기간을 적용하면, 제척기간 도과가 임박한 시점에 청구인이 자신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분할대상 재산을 선별하여 재산분할심판을 청구한 경우 상대방으로서는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봉쇄되어 공평에 반하여 부당하다. 라. 위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청구인의 퇴직수당이 분할대상 재산에 추가되어야 한다’는 상대방의 주장에 민법 제843조, 제839조의2 제3항이 정한 제척기간이 적용될 수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제척기간 도과를 이유로 상대방의 주장을 배척한 것은 재산분할청구권의 제척기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다. 재산분할청구권의 제척기간 준수 여부는 원칙적으로 심판청구서 제출을 기준으로 해야 하고, 재판 확정 후 추가 은닉 재산 발견 등 예외적인 경우만 분할대상 재산을 특정할 것을 요구해야 하며, 이는 청구인과 상대방 모두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3. 평석 가. 제척기간 및 소제기(심판청구)의 의미 (1) 이혼 시의 재산분할청구권에 관하여 ‘이혼한 날부터 2년을 경과한 때에는 소멸’하는 제척기간의 제약이 있는데, 제척기간은 그 기간 내에 재산분할심판 청구를 하여야 하는 출소기간이다. (2) 소장(당사자, 청구취지와 청구원인, 작성한 날짜 및 법원을 기재)이라는 서면을 제1심 법원에 제출하는 것을 소를 제기한다고 하고(민사소송법 제249조, 제274조), 청구취지는 원고가 어떤 내용과 종류의 판결을 구하는 결론 부분을 간단명료하게 적고, 청구원인은 청구취지를 보충하여 소송물(청구)을 특정함에 필요한 사실관계를 적으면 된다. 원고가 청구의 기초가 바뀌지 아니하는 한도 안에서 변론을 종결할 때까지 청구취지나 청구원인을 바꿀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262조). 한편, 심판청구서(당사자, 청구 취지와 청구 원인, 청구 연월일, 가정법원을 기재)라는 서면을 제1심 법원에 제출하는 것을 심판청구를 한다고 한다(가사소송법 제36조). (3) 이혼 후 재산분할을 청구하면 제척기간은 준수한 것이 되고, 청구원인의 구체적인 내용은 재판절차가 진행 중에 청구를 변경할 수 있다. 나. 대법원 2018. 6. 22.자 2018스18 결정의 문제점 (1) 대법원 2018스18 결정의 요지 :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한 날부터 2년이 지나면 소멸하고, 2년 제척기간 내에 재산의 일부에 대해서만 재산분할을 청구한 경우 청구 목적물로 하지 않은 나머지 재산에 대해서는 제척기간을 준수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재산분할청구 후 제척기간이 지나면 그때까지 청구 목적물로 하지 않은 재산에 대해서는 청구권이 소멸한다. 재산분할재판에서 분할대상인지 여부가 전혀 심리된 바 없는 재산이 재판확정 후 추가로 발견된 경우에는 이에 대하여 추가로 재산분할청구를 할 수 있다(대법원 2000므582 판결). 다만 추가 재산분할청구 역시 이혼한 날부터 2년 이내라는 제척기간을 준수하여야 한다. (2) 문제점 또는 적용의 한계 : 대법원 2018스18 결정에서 “2년 제척기간 내에 재산의 일부에 대해서만 재산분할을 청구한 경우 청구 목적물로 하지 않은 나머지 재산에 대해서는 제척기간을 준수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설시한 것은 이혼 후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모든 경우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앞선 재산분할재판에서 분할대상인지 여부가 전혀 심리된 바 없는 재산이 재판확정 후 추가로 발견되어 이에 대하여 추가로 재산분할청구를 할 수 있는 경우에 한정해야 한다. 즉, 이혼한 날부터 2년의 제척기간 내에 추가로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경우에만 청구 목적물을 특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제한적으로 해석해야 한다. (3) 재산분할 청구 방법 : 제척기간 내에 명시적 일부 청구를 한 채권에 터 잡아 잔부를 확장하였다고 하여도, 제척기간 내에 청구한 수액을 초과한 부분의 청구는 제척기간의 도과로 소멸된다(대법원 70다737 판결, 대법원 97누8106 판결).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 후에 발생하지만, 재판상 이혼을 전제로 재판상 이혼과 병합하여 청구할 수 있는데, 이때는 이혼 확정과 동시에 재산분할도 확정되기 때문에 제척기간은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혼 후 재산분할만 별도로 청구하는 경우에는 이혼의 효력 발생 후 2년 내에 심판청구서를 제출해야 한다. (4) 재산분할 청구의 대상 : 대법원 2018스18 결정(대상 결정도 동일)의 이유에 의하면 이혼 후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경우 제척기간 경과 전에 분할대상 재산도 확정해야 하는 것처럼 설시하고 있다. 그러나, 재산분할 대상은 개별 재산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부부 공동 재산이라면 포괄적으로 분할 대상이 되고, 부부 일방이 제3자에게 부담한 채무 중 일상가사에 관한 것과 공동재산의 형성 및 유지에 수반하여 부담한 것이 분할대상이 되는 등 전체로서의 부부 공동 재산이다. (5) 재산분할 청구 대상의 특정 필요성 여부 : 재산분할비율은 개별재산에 대한 기여도를 일컫는 것이 아니라 기여도 기타 모든 사정을 고려하여 전체로서의 형성된 재산에 대하여 상대방 배우자로부터 분할 받을 수 있는 비율을 일컫는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법원이 합리적인 근거 없이 분할대상 재산들을 개별적으로 구분하여 분할비율을 달리 정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01므718 판결 등). 다만, 공무원 퇴직연금수급권 등 연금수급이 유일한 예외다(대법원 2012므2888 전원합의체 판결). 재산분할 비율은 연금을 제외하고는 개별 재산이 아니라 부부 공동재산 전체를 대상으로 정하게 된다. 제척기간이 도과하기 전에 재산분할 청구를 했더라도 제척기간 도과 전까지 확장한 청구취지를 초과한 부분은 제척기간 도과로 소멸하는 것은 제척기간의 본질상 당연하다. 그러나 재산분할 심판청구서를 이혼 후 2년 내에 제출한 이상 제척기간이 경과하기 전까지 청구취지를 확장한 금액의 범위 내라면 비록 제척기간 경과 후에 분할대상을 추가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배척할 이유는 없다. (6) 재산분할 대상까지 특정해야 하는 예외적인 경우 : 재산분할재판은 비송사건이므로 재판의 형식이 판결(이혼 또는 위자료 등 소송사건과 병합된 경우)이든 심판(재산분할만 청구하는 경우)이든 관계없이 비록 확정되었다고 하더라도 기판력이 발생하지 않는다. 재산분할재판이 확정된 후 분할대상인지 여부가 전혀 심리된 바 없는 재산이 재판확정 후 추가로 발견된 경우 예외적으로 재산분할청구를 할 수 있는 것은, 예외적으로 다시 재판을 청구하는 것이므로, 제척기간 내에 청구금액뿐만 아니라 재산분할 대상까지 특정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보인다. 4. 대상 결정의 의의와 한계 가. 재산분할 청구의 제척기간은 “청구”에만 적용되고, “방어방법”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것에 대상 결정의 의의가 있다. 나. 그런데 청구에 대응하는 것은 방어방법뿐만 아니라 “공격방법”도 포함된다. 재산분할청구의 제척기간은 청구에만 적용되고, 공격방법과 방어방법 등 주장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재산분할 재판 확정 후 새로 발견된 재산에 대하여 추가로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재산분할의 제척기간 내에 재산분할 대상까지 특정할 필요는 없고 제척기간 이후에도 자유로이 주장할 수 있다. 다. 대상 결정은 재산분할 청구의 상대방이 방어방법으로 주장하는 것에는 제척기간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재항고인의 권리를 구제한 결론은 타당하나, 마치 제척기간 내에 재산분할대상까지 특정해야 하는 것처럼 설시하여 대법원 2018스18 결정의 적용범위를 부적절하게 확대 또는 강화하는 데 일조한 것은 안타깝다. 향후 대법원 전원합의체 결정을 통하여 바로잡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엄경천 대표변호사(법무법인 가족)
재산분할
이혼
퇴직수당
엄경천 대표변호사(법무법인 가족)
2023-03-16
노동·근로
민사일반
대법원 2020. 8. 27. 선고 2016다248998 전원합의체 판결
단체협약상 특별채용 조항의 법적 효력
[사실관계 및 소송의 경과] 소외 망인은 자동차회사에서 근무하던 중 산업재해로 사망하였다. 자동차회사가 노동조합과 체결한 단체협약에는 '업무상 재해로 사망한 조합원의 직계가족 1인에 대하여 결격사유가 없는 한 요청일로부터 6월 이내 특별 채용하도록 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망인의 자녀인 원고는 단체협약에 근거하여 채용에 대한 승낙의 의사표시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1심 법원과 항소심 법원은 단체협약 특별채용 조항은 사용자의 채용의 자유를 현저하게 제한하며, 단체협약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채용의 공정을 현저하게 침해하여 무효라고 판단하면서 원고의 채용청구를 기각하였다. [대법원의 판단] 1. 다수의견 11인의 대법관은 산재유족 특별채용조항이 민법 제103조에 위배되지 않아 그 효력이 인정되어야 한다는 다수의견을 개진하였다(파기환송). 첫째, 헌법이 직접 보장하는 기본권인 단체교섭권의 결과물인 단체협약의 효력에 대한 사법심사는 신중하여야 한다. 둘째, 업무상 재해로 인한 보상책임을 보완하는 특별채용은 근로조건의 기준에 해당한다. 셋째, 사용자는 결격사유에 대한 심사를 통하여 최소한의 업무수행능력을 검증한다. 넷째,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기 위하여 채용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법질서에서 예정되어 있다. 다섯째, 별도의 특별채용 절차를 통하여 소수의 인원을 채용한 것으로 인하여 구직희망자들의 현실적 불이익이 크다고 볼 수 없다. 2. 반대의견 2인의 대법관은 산재유족 특별채용조항이 민법 제103조에 위배되어 무효라는 반대의견을 개진하였다(상고기각). 첫째, 사용자가 장차 새로운 근로관계를 창설할 상대방을 정하는 문제는 근로조건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에 대하여는 헌법상 특별한 보호가 인정되지 않는다. 둘째, 산재유족 특별채용조항은 구직희망자들이나 다른 조합원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는 것이어서 사회질서에 반한다. 셋째, 취업보호에 관한 특별법은 일정한 경쟁을 전제로 하는데, 특별채용조항은 그렇지 않다. 넷째, 산재유족 특별채용조항은 국제기준이나 정책 방향과 거리가 있다. 다섯째, 산재유족 특별채용 조항의 혜택이 일부에게만 돌아간다. [평석] 1. 단체협약의 법적 성격 단체협약의 법적 성격에 대한 학설 상황은 매우 복잡하다(계약설, 법규범설, 복합설). 우선 노동조합과 사용차측의 계약이라는 점이 강조되어야 한다. 협약 당사자들의 자유로운 교섭의 결과물인 단체협약을 순수한 법규범으로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따라서 단체협약의 효력에 관하여 민법상 법률행위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고, 사적 자치의 원칙이 존중되어야 한다. 노동조합이 사용자에 비하여 열악한 지위를 가지는 노동자인 조합원을 대변하여 근로조건에 협상하는 것은 노동조합의 본질에 해당한다. 노동조합이 조합원인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협상하고 그 효력이 조합원에 미치는 것이다. 그러나 단체협약의 효력은 조합원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고 근로자보호를 위한 노동법의 정신에 비추어 일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에 비조합원에게도 확대된다. 비조합원에 대하여도 단체협약의 효력이 확대되는 국면에서 법규범성을 지닌다. 결국 단체협약의 법적 성격은 협약당사자의 계약이라는 점에서 출발되어야 하고, 근로자보호를 위한 노동법의 정신에 비추어 예외적으로 범규범성이 가미된 것이다(소위 복합설). 사용자와의 대등한 협상력을 보유하기 위하여 법인된 노동조합의 위상에 비추어 노동조합이 현행 재해보상제도의 한계를 의식하고 협상력을 발휘하여 특별채용조항을 얻은 것이므로 특별채용의 혜택이 극소수에게 돌아간다고 하여 그 효력을 부정하는 것은 노동조합의 존립 자체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 물론 노동조합의 기능과 위상만을 강조하여 다양한 형태의 특별채용 조항들의 효력이 곧바로 긍정되는 것은 아니다. 2. 사용자의 채용의 자유와 단체협약의 대상 사용자가 다양한 채용방식(공개채용, 제한경쟁, 특별채용)을 선택하여 채용의 자유를 행사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사용자는 원만한 노사관계를 위하여 경영상 판단에 따라 채용의 자유의 일부를 포기할 수 있으며, 매우 제한된 범위에서 전개되는 특별채용으로 인하여 사용자의 채용의 자유가 본질적으로 침해되는 것은 아니다. 사용자는 채용에 관한 사항을 단체교섭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고(임의적 교섭사항), 이 부분에 대하여도 협약자치의 효력이 미친다. 따라서 채용에 관한 사항을 단체교섭의 대상에서 전면적으로 배제할 것은 아니다. 3. 특별채용조항의 법적 성격 단체협약상 특별채용조항은 재해보상의 내용을 보충하는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이므로 규범적 부분이라고 할 것이고, 근로자와 유족은 사용자를 상대로 직접 그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 재해보상의 내용을 보충하는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이라는 단체교섭의 대상의 측면에서 보더라도 규범적 부분이라고 보아야 하고, 비조합원의 확대 적용의 국면을 감안하더라도 규범적 부분으로 보는 것이 일관성 있는 해석이다. 4. 채용의 공정 고용정책기본법과 직업안정법은 차별금지와 균등한 기회보장을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합리적 사유 있는 차별을 원천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사회적 약자를 위하여 마련된 산재유족 특별채용조항이 위 법률들의 위반이라고 보기 어렵다. 채용에 관한 공정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통하여 실질적으로 달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회의 평등 원칙을 고수하면 차별적 효과가 영속화되므로, 이를 개선하기 위하여 세밀하게 전개된 적극적 우대조치가 요망된다는 미국의 논의는 산재유족 특별채용조항의 관점에서도 매우 시사적이다. 5. 특별채용조항의 효력에 대한 판단기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에 대한 유형론은 특별채용조항의 효력의 판단에 있어 유용하지 못하며, 다수의견이 제시한 구체적 사정 요소도 문제 해결의 실질적인 지침이 되지 못한다. 따라서 특별채용조항의 효력에 대한 판단기준으로 비례의 원칙을 활용할 필요가 있으며, 이는 법익균형성과 상당성으로 귀결된다. 보호법익과 피해법익이 균형을 이루어야 하고(법익균형성), 피해법익의 정도가 목적, 동기, 방법에 의하여 최소화되어야 한다(상당성). 법익균형성이 충족되는 경우에 비로소 상당성의 판단에 들어가고, 법익균형성이 충족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상당성의 판단에 들어갈 필요가 없다. 채용의 공정이라는 가치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현실에 있어 보호법익의 중대성이 긍정되어야 비로소 법익균형성의 요건이 충족되고, 특별채용의 비율이 엄격하게 통제되어야 상당성 요건이 충족된다. 기회의 평등의 원칙에 대한 예외는 역차별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세밀하게 전개되어야 한다. 6. 특별채용조항에 대한 구체적 검토 산재유족 특별채용조항은 비례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첫째, 산재유족의 생계보호는 사회적 약자의 배려 차원에서 인정되는 압도적 이익이며, 채용의 공정이라는 공익도 압도적 이익이다. 따라서 양자의 법익균형성이 긍정된다. 둘째, 특별채용의 비율이 매우 적어 구직희망자가 감수하여야 할 희생이 그리 크지 않으므로 상당성 요건을 충족한다. 비교법적 이례성이 산재유족 특별조항의 효력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가 아니며, 산재유족 특별채용조항은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률이 높은 노동계의 현실을 직시하고 노사가 마련한 부득이한 조치이다. 정년퇴직자·장기근속자 자녀 우선채용 조항은 비례원칙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왜냐하면 정년퇴직자·장기근속자의 보상이라는 이익은 압도적 이익이라고 볼 수 없으나, 채용의 공정이라는 공익은 압도적 이익이기 때문이다. 업무외 사고·질병·사망자 자녀 우선채용 조항은 비례원칙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왜냐하면 업무외 재해에 대한 보상은 사용자의 법적 책임의 영역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압도적 이익이라고 볼 수 없으나, 채용의 공정이라는 공익은 압도적 이익이기 때문이다. 노조 추천인 우선채용 조항은 비례원칙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왜냐하면 노동조합의 조직 강화라는 이익은 압도적 이익이라 보기 어려우나, 채용의 공정은 압도적 이익이기 때문이다. 산재유족 이외의 자에 대한 특별채용 조항은 모두 법익균형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7. 산재유족 특별채용조항의 일반적 구속력 단체협약의 일반적 구속력의 근거인 비조합원의 보호필요성과 사회적 약자의 보호를 위한 산재유족 특별채용조항의 취지에 비추어 노동조합법 제35조의 요건이 충족되지 아니하더라도 산재유족 특별채용조항의 효력이 비조합원에게도 인정되어야 한다. 8. 소결 산재유족 특별채용 조항의 효력을 긍정하는 다수의견의 태도는 타당하다. 사회적 약자인 산재유족을 배려하기 위하여 세밀하게 전개된 특별채용조항은 실질적 평등의 관점에서 정당화될 수 있다. 대상판결로 인하여 다수의 사업장에서 특별채용 조항의 체결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져 단체교섭 차질 및 노사관계의 경색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있으나, 이러한 지적에 동의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대상판결은 산재유족 특별채용 조항의 효력에 대한 판단이며 그 밖의 경우에 대한 특별채용 조항의 효력까지 인정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창현 교수 (서강대 로스쿨)
산업재해
산재
특별채용
유족
기아차
현대차
이창현 교수 (서강대 로스쿨)
2022-06-07
노동·근로
민사일반
- 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8다263519 판결 -
사무장병원의 임금 지급의무의 주체에 관한 고찰
1. 들어가며 우리나라 의료법은 의료기관은 의료인 외에 법률상 인정되는 의료법인·비영리법인 등에 의하여서만 개설이 가능하고 이들을 제외한 비의료인은 개설 자체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사무장병원은 의료법 제33조 제2항을 위반하여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는 비의료인이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하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사무장병원은 우리나라 의료시장에서 인적 인프라가 충분하지 못하고 비의료인의 경제력에 의존한 기형적인 영리 목적 의료기관을 창출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의료가 지향하는 비영리성과 공공성에 배치되고 의료시장질서에 교란을 가져올 수 있다. 무엇보다 사무장병원의 외관을 빌미로 정부로부터 요양급여와 각종 보조금의 혜택을 부정수급하고 허위로 의료보험을 청구하고 있어 국민건강보험의 재정에 누수를 가져오는 큰 원인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립된 사무장병원에서 근무하는 고용의사를 비롯한 직원들에 대한 임금이 제때에 지급되지 못하는 경우 그와 같은 임금지급채무를 위반한 자가 사무장병원의 실질적 운영자인 비의료인인 사무장인지 아니면 사무장병원의 명의자인 의료인인지가 최근 대법원 판결을 통해 쟁점이 된 바 있다. 비록 사무장병원이 법가치에 반하는 유형이라고 하더라도 임금지급채무의 지급은 근로자의 보호를 위해 필요한 영역이며 동시에 이는 사무장병원 개설·운영 약정의 효력과 사무장병원의 채권·채무관계의 귀속 등과 연계되는 문제이다. 2. 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8다263519 판결의 태도 대법원은 2020. 4. 29. 선고 2018다263519 판결에서 "X병원은 의료인이 아닌 피고가 의사인 甲의 명의를 빌려 개설한 이른바 사무장 병원에 해당하고 원고 등은 형식적으로는 甲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지만 피고가 X병원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원고 등을 직접 채용하고 업무와 관련하여 원고 등을 구체적이고 직접적으로 지휘·감독하면서 직접 급여를 지급한 사정을 감안하면 원고 등과 피고 사이에 실질적인 근로관계가 성립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 등에 대하여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를 부담한다. 이와 같이 원고 등과의 근로계약에 따른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는 처음부터 피고에게 귀속되는 것이지 X병원의 운영과 손익을 피고에게 귀속시키기로 하는 甲과 피고 사이의 약정에 따른 것은 아니므로 위 약정이 강행법규인 의료법 제33조 제2항에 위반되어 무효가 된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원고 등에 대하여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데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판단하면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3. 사무장병원 개설·운영 약정의 효력과 사무장병원의 채권·채무관계의 귀속 대상판결과 같이 비의료인이 사무장병원을 설립하기 위하여 의료인과 체결한 동업계약은 강행법규 위반으로 사법상 무효가 된다. 즉 대법원은 사무장병원 개설·운영 약정이 무효이므로 의료기관 운영과 관련하여 얻은 이익이나 취득한 재산, 부담하게 된 채무 등은 모두 의료인 개인에게 귀속된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03 9. 23. 선고 2003두1493판결, 대법원 2014. 9. 26. 선고 2014다30568 판결, 대법원 2016. 12. 27. 선고 2013다48241 판결). 대체로 사무장병원의 개설·운영 약정 형태가 의료인과 비의료인의 동업관계인 경우에는 조합계약의 형태로 비의료인이 의료인을 고용하는 경우에는 고용과 손익귀속에 관한 혼합계약 형태로 체결된다. 그렇다면 사무장병원의 개설 및 운영과 관련하여 취득한 재산과 법률행위로 인한 채권·채무 전부가 면허를 가졌다고 하여 명의자인 의료인에게 일률적으로 귀속된다고 보아서는 안 되고 구체적 법률관계에 따라 실제 계약당사자가 누구인지에 관한 해석을 통하여 개별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 사무장병원 개설·운영 약정의 형태가 조합계약이거나 이와 유사하여 의료인이 의료기관의 운영과 손익에 관여하는 경우에는 대부분 의료인이 계약당사자로서 채권·채무관계의 귀속 주체가 될 것이다. 그러나 비의료인이 자금을 투자하여 시설을 갖추고 의료인을 고용하여 그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하고 의료인이 병원 운영이나 손익에 전혀 관여하지 않고 급여만을 받는 경우에는 의료인 명의로 대외적인 계약이 체결되었더라도 개개 법률관계마다 실제 계약당사자가 누구인지를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한편 무효인 사무장병원 개설·운영 약정에 따라 당사자가 이미 급부를 이행하였다면 이는 부당이득이 되어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데(민법 제741조) 강행법규에 해당하는 의료법 제33조 제2항에 위반하여 급부한 경우에 불법원인급여(민법 제746조)가 되어 그 반환청구가 제한되는지 여부가 문제이다. 대법원은 기본적으로 의료법 제33조 제2항에 위반하는 행위라 할지라도 당사자간 상호 급부한 것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대법원 2003 9. 23. 선고 2003두1493판결, 대법원 2011. 1. 3. 선고 2010다67890 판결). 그러나 의료법 제33조 제2항에 위반한 사무장병원 개설·운영 약정은 제103조의 반사회적 행위로서 무효가 되고 이에 따라 이행한 급부의 반환을 구하는 것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여 허용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다만 제746조 단서(불법원인이 수익자에게만 있는 경우)에 해당하거나 수익자의 불법성이 급부자의 불법성에 비해 현저히 큰 경우에는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파악하는 것이 타당하다. 4. 사무장병원 내 근로계약의 효력 근로기준법은 민법의 특별법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 근로계약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에 의거하여 판단하게 된다. 따라서 사무장병원 개설·운영 약정에 의하여 설립된 사무장병원이 근로기준법 제11조의 요건을 갖춘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하는 경우 근로기준법의 적용대상이 된다. 그러므로 사무장병원에 근무하면서 근로를 제공하는 직원과 고용의사, 임상병리사, 간호사, 방사선사 등의 보건의료종사자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게 된다. 이 때 사무장병원에서 누가 사용자인지 즉 사무장병원의 명의를 빌려준 의사인지 아니면 비의료인인지가 문제된다. 대법원 2011. 10. 27. 2009도2629 판결에서도 비의료인과 의료인 간 동업 형태의 사무장병원에 해당하기 위한 비의료인의 개입 정도는 그 의료기관의 시설 및 인력의 충원·관리, 개설신고, 의료업의 시행, 필요한 자금의 조달, 그 운영성과의 귀속 등을 주도적인 입장에서 처리하는 정도를 요구한 바 있는데 이와 같이 비의료인이 근로계약의 체결에 있어서도 주도적 입장에서 관리하고 개입한 사정이 보인다면 근로계약의 실질적 당사자에 해당하므로 사용자로 파악하여야 할 것이다. 즉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사무장병원의 대외적 법률관계에 있어 사무장병원의 명의자인 의료인에게 일률적으로 귀속된다고 보아서는 안 되고 개별적인 법률관계에 따라 실제 계약당사자가 누구인지에 관한 해석이 필요하다. 이는 근로계약의 사용자가 누구인지에 관하여 대법원이 관련 법규의 내용에 관계없이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고 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보인다. 5. 대상판결의 검토 대상판결은 의료인과 비의료인이 체결한 사무장병원 개설 약정이 무효이므로 병원 운영과 관련하여 얻은 이익이나 취득한 재산, 부담하게 된 채무 등은 모두 일률적으로 의사 개인에게 귀속된다고 본 일부 대법원 판결들과 달리 대외적으로 비의료인이 의료인 명의로 체결한 고용계약의 귀속 주체를 개별적 법률관계에서 실제 당사자가 누구인지에 따라 판단하였다는 점에서 매우 타당한 결론이라고 생각한다. 즉 사무장병원 개설·운영 약정의 내용과 효력 여하는 비의료인이 의료인 명의로 체결한 임대차, 소비대차, 리스계약, 고용계약 등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이들 개별적 법률관계에서 발생하는 채권·채무관계는 당해 계약의 해석에 따라 정하여지는 실질적 당사자에게 귀속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대상판결에서 다투어진 임금지급의무의 주체에 관하여 보면 원고 등이 甲을 사용자로 하여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으나 실제 비의료인이 원고 등을 비롯한 X병원의 직원들을 채용한 점, 업무수행 과정에서 직원들을 구체적이고 직접적으로 지휘·감독한 점, 직원들에게 급여를 지급하였고 의료인에게도 매월 약정된 급여를 지급하였던 사정을 종합하면 명의자인 의료인이 아니라 행위자인 비의료인이 당사자로서 고용계약상 임금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는바 대법원이 사무장병원의 실질적인 운영자가 누구인지, 직원들의 채용 및 근로계약서 작성 주체가 누구인지, 직원들의 업무를 지휘·감독하고 급여를 지급한 주체가 누구인지 등의 사정을 고려하여 근로계약상 임금지급의무의 귀속 주체를 결정한 것은 해당 근로계약의 실체와 부합하는 판단이라 하겠다. 백경희 교수(인하대 로스쿨)
임금
사무장
퇴직금
병원
백경희 교수(인하대 로스쿨)
2020-10-12
국가배상
군사·병역
- 대법원 2017. 2. 3. 선고 2015두60075 판결 -
국가배상법상의 이중배상금지 규정과 다른 법령에 의한 보상금청구
[사실관계] 1. 처분의 경위 : ① 갑은 해군에 입대하여 근무 중 상관이 과도한 업무를 부과하고 욕설과 폭언을 일삼자 부대 인근 공원에서 스스로 목을 매 자살하였다. ② 갑의 아버지(원고)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고 법원이 2010년 10월 13일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선고하여 그 무렵 확정되었으며 이에 따라 원고는 국가로부터 약 1억 원을 수령하였다. ③ 원고는 2012년 7월 2일 강원동부보훈지청장(피고)에게 국가유공자유족 등록신청을 하였고 피고는 망인이 보훈보상대상자의 요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를 보훈보상대상자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보훈보상자법') 제2조 제1항 제1호의 재해사망군경의 유족으로 결정하고 원고에게 보훈급여금을 지급하여 왔다. ④ 그런데 피고는 2014년 8월 4일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 의하면 국가배상법에 의한 손해배상금과 국가보훈처에서 지급하는 보훈급여금은 중복하여 수령할 수 없음에도 원고에게 이를 중복하여 지급하였다'는 이유를 들어 원고에 대한 보훈급여금의 지급을 정지하는 결정을 하였다. 2. 재판의 경과 : 제1심 법원은 원고승소 판결을 선고하였으나 원심은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국가배상과 보상급여금의 청구가 모두 가능한 경우에 시간적 선후관계를 달리한 우연한 사정에 따라 지급받는 금액이 달라진다면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에서 이중배상을 금지한 취지가 몰각될 우려가 있는 점이 주요한 판결이유이다. 이 사건 대법원 판결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였다. 3. 대법원 판결요지 : 전투·훈련 등 직무집행과 관련하여 공상을 입은 군인 등이 먼저 국가배상법에 따라 손해배상금을 지급받은 다음 '보훈보상자법'이 정한 보상금 등 보훈급여금의 지급을 청구하는 경우 국가보훈처장은 국가배상법에 따라 손해배상을 받았다는 사정을 들어 보상금 등 보훈급여금의 지급을 거부할 수 없다. [평석] Ⅰ. 쟁점의 정리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는 군인 등이 직무집행과 관련하여 공상을 입은 경우에 다른 법령에 따라 재해보상금 등의 보상금을 지급받을 수 있을 때에는 국가배상법에 따른 손해배상을 제한하고 있다. 이는 소위 '이중배상금지 규정'이라고 하는바 위험성이 높은 직무에 종사하는 군인 등에게 사회보장적 위험부담으로서의 국가보상제도를 별도로 마련함으로써 그것과 경합되는 국가배상청구를 배제하는 취지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먼저 국가배상법상의 손해배상을 받은 다음 다른 법령에 따른 보상금 등의 지급을 청구하는 경우에도 같은 조항에 의해 보상금 등의 지급이 금지되는지 문제가 된다. Ⅱ.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가 이중배상금지 규정인지 여부 원래 '이중배상금지'라는 용어는 동일한 성격인 복수의 배상청구권의 경합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재해보상금 등은 군인군속 등의 복무중의 희생에 대하여 이를 보상하고 퇴직 후의 생활 또는 유족의 생활을 부조함에 그 사회보장적 목적이 있고 손해배상제도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를 전보하는데 그 목적이 있으므로 양자는 그 제도의 목적이 다르다. 따라서 통상 사용되는 이중배상금지는 '보상이 있는 경우에는 이와 중복되는 의미의 배상은 금지된다'는 의미라고 할 것이다. Ⅲ. 국가배상을 받은 후 보상급여 청구 가능성 1. 학설 : 부정설은 국가배상을 먼저 청구하면 국가배상과 보상급여금을 모두 받을 수 있는 반면 먼저 보상급여금을 청구하면 국가배상을 받지 못하는 결과가 되는데 이처럼 시간적 선후관계를 달리한 우연한 사정에 따라 지급받는 금액이 달라진다면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에서 이중배상을 금지한 취지가 몰각될 우려가 있는 점을 근거로 한다(이 사건의 원심판결). 긍정설의 근거는① 보훈급여금은 사회보장적 성격을 가질 뿐 아니라 국가를 위한 공헌이나 희생에 대한 응분의 예우를 베푸는 것으로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를 전보하는데 목적이 있는 손해배상제도와는 근본적인 취지나 목적을 달리하고 있다. ② 위 규정은 군인 등이 공상을 입은 경우 다른 법령에 따라 재해보상금이나 상이연금 등을 지급받을 수 있을 때에는 그와 별도로 국가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반면 국가배상법에 따른 손해배상금을 이미 지급받은 경우 다른 법령에 따른 재해보상금이나 상이연금 등을 청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지는 않으며 해석상으로도 다른 법령에 따른 청구가 무조건 금지되는 것으로 볼 근거가 없다(이 사건제1심 판결). 2. 대법원판결 :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상금 등 보훈급여금의 지급을 거부할 수 없다는 것이다. ①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가 명시적으로 '다른 법령에 따라 보상을 지급받을 수 있을 때에는 국가배상법 등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과 달리 보훈보상자법은 국가배상법에 따른 손해배상금을 지급받은 자를 보상금 등 보훈급여금의 지급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다. ② 위 법령의 규정 등을 고려하면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가 보훈보상자법 등에 의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경우 국가배상법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를 하지 못한다는 것을 넘어 국가배상법상 손해배상금을 받은 경우 보훈보상자법상 보상금 등 보훈급여금의 지급을 금지하는 것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③ 먼저 국가배상법상 손해배상을 지급받은 자에 대한 보훈보상자법상 보상금과 중첩되는 영역에 관하여 보상금 지급액을 제한하기 위하여는 이미 지급된 손해배상금을 공제하여 보상금을 정하기 위한 근거 규정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보훈보상자법에 이와 같이 선지급된 손해배상액을 장래 지급할 보상금 산정에서 제외하도록 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다. 3. 평가 : 부정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시간적 선후관계를 달리한 우연한 사정에 따라 지급받는 금액이 달라진다면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에서 이중배상을 금지한 취지가 몰각될 우려가 있다'는 주장은 '보상금을 먼저 받은 피해군인이 국가배상을 청구할 수 없으니 국가배상을 먼저 받은 피해군인도 마찬가지로 보상금을 청구할 수 없다'는 결과가 된다. 그러나 이는 불합리한 평등 즉 하향평준화를 강요하는 것으로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부합하는 주장이 되지 못한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점에서 긍정설이 타당하며 군인 등에게 불리하게 규정에도 없는 이중배상금지 규정을 원용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본다. ① 보훈급여금은 사회보장적 성격을 가질 뿐 아니라 국가를 위한 공헌이나 희생에 대한 응분의 예우를 베푸는 것으로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를 전보하는데 목적이 있는 손해배상제도와는 근본적인 취지나 목적을 달리하고 있다(⇒이중배상이 아님). ② 위 규정은 재해보상금의 지급이 가능한 경우 국가배상청구를 할 수 없다는 규정일 뿐 국가배상을 수령 후에 보상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규정이 아니다(⇒문언상 취지). ③ 이중배상의 금지규정을 확대 적용한다면 피해자는 '군인 등'의 신분 때문에 일반인보다 불리한 취급을 당하게 된다(⇒평등원칙 위반). Ⅳ. 결론 1. 이 판결의 의의 : 대법원은 피해군인 등이 국가배상법에 따른 손해배상금을 먼저 지급받았다고 하여도 나중에 보훈보상자법이 정한 보훈급여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는 요지의 판결을 하였다. 하급심 판례에서 보듯이 국가배상법에 따른 손해배상금을 지급받은 후에 보상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또는 '없다' 등으로 견해가 대립되는 있는 실무현실에서 판례를 정리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이 사건 대법원 판례이론에 따르면 보훈급여금을 지급받은 후에 국가배상을 청구할 수 없지만 국가배상을 지급받은 경우에는 보훈급여금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대하여는 청구의 선후에 따라 청구의 가부가 달라지는 불평등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법적 안정성에 반한다는 부정설의 지적은 수긍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부정설의 결과인 불합리한 형평성을 강요할 수 없기에 국가배상을 지급받은 후에 보훈급여금을 청구할 수 있다는 이 판결의 결론에 우선 찬성하지 않을 수 없다. 불평등의 발생이나 법적 안정성에 반할 수 있다는 지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훈급여금 등 보상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경우에도 중복되는 의미의 배상이 아니라면 국가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입법적인 보완이 근본적 해결책이라 할 것이다. 헌법 제29조 제2항은 1972년 군사독재에서 개정된 유신헌법의 잔재로 궁극적으로 민주정부 하에서 이들 규정을 삭제하는 것이 바람직한 해결방안이다. 2. 해결방안 : 헌법개정이 되기 전 현행법 하에서 해결방안으로 소극적이나마 다음과 같은 것을 들 수 있다. ① 군인 등을 일반국민과 차별할 수 있는 근거는 헌법 제29조 제2항의 '법률이 정하는 보상'인데 그러한 차별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로 보훈보상자법이나 국가유공자법 등 재해보상금의 보상수준을 국가배상법의 배상수준과 거의 동일한 수준으로 상향시키는 것이다. ②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의 '전투·훈련 등 직무집행과 관련' 범위에 관하여는 그 구성요건을 엄격하게 제한적으로 해석함으로써 그 적용대상을 축소해야 할 것이다. 반면 국가배상법상의 배상청구권의 인정범위를 가급적 확대하려는 합리적 해석이 필요하다. 이철환 변호사(법무법인 광주로펌·법학박사)
재해사망군경
보훈급여
자살
국가배상
이중배상
이철환 변호사(법무법인 광주로펌·법학박사)
2020-06-22
가사·상속
이혼·남녀문제
- 대법원 2018. 6. 22.자 2018스18 결정 -
재산분할재판 확정 후 추가로 재산이 발견된 경우 재산분할청구의 시적 한계
Ⅰ. 사실관계 1. 청구인과 청구외 A는 1981년 최초 혼인신고를 하였다가 1987년 5월경 협의이혼하였으며, 1987년 12월 다시 혼인신고를 하였으나 A는 2008년 1월 청구인을 상대로 이혼 등을 구하는 본소를, 청구인은 2009년 12월 A를 상대로 이혼 등을 구하는 반소를 각 제기하였고, 제1심은 2011년 5월 이혼과 함께 재산분할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종전 소송), 쌍방이 항소하였으나 모두 항소기각 판결을 선고받아 2012년 9월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2. 청구인은 A가 종전 소송에서 부동산 및 금융자산을 은닉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14년 8월 A를 상대로 이 사건 심판청구를 하였다. A는 이 사건 심판청구가 계속 중이던 2014년 12월 사망하였고, 배우자인 상대방이 A의 재산을 상속하였다. Ⅱ. 재판절차의 경과 1. 청구인은 2014년 8월 이 사건 심판청구를 하였는데, 종전 소송에서 A가 분할대상 재산을 은닉하였다면서 누락된 재산을 특정하여 추가로 재산분할을 청구하였다가, 2016년 2월 청구취지 변경신청서를 제출하면서 분할대상 재산을 추가하고 청구취지를 확장하였다. 위 변경신청서는 종전 소송의 판결이 확정된 2012년 9월부터 2년이 지난 후 제출되었다. 2. 원심은 청구인은 2014년 8월 A가 종전 소송에서 부동산 및 금융자산을 은닉하였다고 주장하면서 별지 목록 기재 각 재산에 관하여 이 사건 심판청구를 하였다가, 이후 종전 소송이 확정된 날인 2012년 9월로부터 2년이 경과한 2016년 2월 청구취지 변경신청서를 제출하면서 분할대상 재산을 추가하는 취지로 청구취지를 1,219,300,000원에서 6,516,211,015원으로 확장하였음을 알 수 있는바, 위 청구취지 변경신청은 종전 소송이 확정된 때로부터 2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것으로서 그 부분에 대하여는 이미 제척기간이 경과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 청구 중 별지 목록 기재 각 재산에 관한 부분 이외의 나머지 재산에 관한 부분은 부적법하다고 하면서 제1심을 취소하고 이혼한 날로부터 2년이 경과한 후에 청구취지 변경신청서를 제출하면서 분할대상 재산으로 추가한 부분에 대한 청구를 각하하였다. Ⅲ. 대상 결정의 요지 1. 재산분할청구권은 협의상 또는 재판상 이혼한 날부터 2년이 지나면 소멸한다. 2년 제척기간 내에 재산의 일부에 대해서만 재산분할을 청구한 경우 청구 목적물로 하지 않은 나머지 재산에 대해서는 제척기간을 준수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재산분할청구 후 제척기간이 지나면 그때까지 청구 목적물로 하지 않은 재산에 대해서는 청구권이 소멸한다. 2. 재산분할재판에서 분할대상인지 여부가 전혀 심리된 바 없는 재산이 재판확정 후 추가로 발견된 경우에는 이에 대하여 추가로 재산분할청구를 할 수 있다(2000므582 판결 참조). 다만 추가 재산분할청구 역시 이혼한 날부터 2년 이내라는 제척기간을 준수하여야 한다. 3. 종전 소송에서 A가 분할대상 재산을 은닉하였다면서 누락된 재산을 특정하여 추가로 재산분할을 청구하였는데, 이혼의 효력이 발생한 종전 판결이 확정된 후 제척기간 2년이 지난 후에 청구취지 변경신청서를 제출하면서 분할대상 재산을 추가한 경우 추가한 재산에 대한 부분은 이미 제척기간이 지났으므로 부적법하다는 이유로 각하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Ⅳ. 해설 1.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는 기간 및 방법 가. 이혼을 원인으로 하는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을 해야 비로소 발생하는 권리이고, 재산분할은 협의상 이혼을 하거나 재판상 이혼을 한 후 2년 내에 청구해야 한다. 2년은 제척기간으로 그 기간 안에 가정법원에 소를 제기해야 하고, 그 기간이 지나면 권리가 소멸한다. 제척기간에는 소멸시효와는 달리 중단이라는 것이 없고, 당사자의 주장 여부와 관계없이 법원에서 직권으로 조사해야 한다. 나. 재산분할을 재판상 이혼과 병합하여 청구할 수도 있지만, 협의상 이혼 또는 재판상 이혼 후 재산분할만 별도로 청구하는 경우에는 이혼의 효력 발생 후 2년 내에 심판청구서를 제출해야 한다. 2. 재산분할 청구의 대상 가. 재산분할제도는 혼인 중에 부부 쌍방이 협력하여 이룩한 재산을 이혼시에 청산·분배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제도이므로, 그 재산이 누구 명의로 되어 있는지 또는 그 관리를 누가 하고 있는지를 묻지 않고 분할의 대상이 된다(96므1397 판결 등). 나. 부부 일방이 혼인 중 제3자에게 부담한 채무는 일상가사에 관한 것 이외에는 원칙적으로 개인 채무로서 청산 대상이 되지 않으나 공동재산의 형성에 수반하여 부담한 채무인 경우에는 청산 대상이 된다(92므501 판결, 94므598 판결 등). 다. 이와 같이 재산분할 대상은 개별 재산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부부 공동 재산이라면 포괄적으로 분할 대상이 된다. 3. 재산분할 대상 재산을 개별적으로 분할비율을 달리 정할 수 있는지 가. 재산분할비율은 개별재산에 대한 기여도를 일컫는 것이 아니라 기여도 기타 모든 사정을 고려하여 전체로서의 형성된 재산에 대하여 상대방 배우자로부터 분할 받을 수 있는 비율을 일컫는 것이므로, 법원이 합리적인 근거 없이 분할대상 재산들을 개별적으로 구분하여 분할비율을 달리 정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2001므718 판결 등). 나. 다만, 공무원 퇴직연금수급권은 연금수급권자인 배우자의 여명을 알 수 없어 가액을 특정할 수 없는 등의 특성이 있으므로 공무원 퇴직연금의 분할비율은 전체 재직기간 중 실질적 혼인기간이 차지하는 비율, 당사자의 직업 및 업무내용, 가사 내지 육아 부담의 분배 등 상대방 배우자가 실제로 협력 내지 기여한 정도 기타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공무원 퇴직연금수급권과 다른 일반재산을 구분하여 개별적으로 분할비율을 정할 수 있다(2012므2888 전원합의체 판결). 4. 이혼 후 2년 내 특정할 대상 : 재산분할 청구 금액 또는 분할 대상 가. 재판상 이혼과 병합하여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제척기간이 문제되지 않기 때문에 재산분할 청구 금액을 확장하는 시기나 분할대상 재산을 특정하는 시점이 문제되지 않는다. 그러나 협의상 이혼이든 재판상 이혼이든 이혼의 효력이 발생한 후 2년 내에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2년의 제척기간 내에 재산분할 청구 금액을 확장해야 한다. 나. 재산분할 대상이 개별 재산이 아니라 전체로서의 재산이므로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심판청구서 등을 제척기간 2년 내에 제출하였으면 제척기간이 경과하기 전까지 청구취지를 확장한 금액의 범위 내라면 비록 제척기간 경과 후에 분할대상을 추가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배척할 이유가 없다. 5. 재산분할 재판이 확정된 후 다시 재산분할청구를 할 수 있는지 가. 재산분할재판은 비송사건이므로 재판의 형식이 판결이든 심판이든 관계없이 비록 확정되었다고 하더라도 기판력이 발생하지 않는다. 나. 재산분할재판이 확정된 후 분할대상인지 여부가 전혀 심리된 바 없는 재산이 재판확정 후 추가로 발견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재산분할청구를 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재산분할청구의 제척기간을 준수해야 한다. 6. 재산분할 재판 확정 후 추가 청구시 분할대상 특정의 시적 한계 가. 재산분할재판이 확정된 후 그 확정된 재판에서 분할대상인지 여부가 전혀 심리된 바 없는 재산이 재판확정 후 추가로 발견된 경우 제척기간 내에 청구금액을 특정했다면, 구체적인 재산분할 대상은 제척기간 도과 후에 특정해도 가능한가? 나. 제척기간은 권리관계를 조기에 확정하기 위하여 둔 것이라는 점, 재판 확정 후 예외적으로 다시 재판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는 점, 앞선 재산분할 재판에서 분할대상인지 여부가 심리되었는지를 확정하는 것이 반드시 명확하지는 않은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재산분할 재판이 확정된 후 새로 발견된 재산에 대하여 추가로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제척기간 내에 청구금액 뿐만 아니라 재산분할 대상까지 특정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보인다. 엄경천 변호사 (법무법인 가족)
이혼
재산분할
재산은닉
엄경천 변호사 (법무법인 가족)
2019-08-22
민사소송·집행
신의칙 및 형평의 관념에 의한 변호사 보수금의 감액 여부
1. 판결요지 가. [다수의견] 변호사의 소송위임 사무처리 보수에 관하여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에 약정이 있는 경우 위임사무를 완료한 변호사는 원칙적으로 약정 보수액 전부를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의뢰인과의 평소 관계, 사건 수임 경위, 사건처리 경과와 난이도, 노력의 정도, 소송물 가액, 의뢰인이 승소로 인하여 얻게 된 구체적 이익, 그 밖에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약정 보수액이 부당하게 과다하여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형평의 관념에 반한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적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내의 보수액만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보수 청구의 제한은 어디까지나 계약자유의 원칙에 대한 예외를 인정하는 것이므로, 법원은 그에 관한 합리적인 근거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 나. [대법관 김신, 대법관 조희대의 별개의견] 신의칙과 관련하여서는 민법 제2조 제1항에서 '권리의 행사와 의무의 이행은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권리는 남용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할 뿐 이를 법률행위의 무효사유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므로 민법 제2조의 신의칙 또는 민법에 규정되어 있지도 않은 형평의 관념은 당사자 사이에 체결된 계약을 무효로 선언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없다. 그럼에도 신의칙 또는 형평의 관념 등 일반 원칙에 의해 개별 약정의 효력을 제약하려고 시도하는 것은 사적 자치의 원칙,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시장경제질서 등 헌법적 가치에 정면으로 반한다. 2. 사건의 개요 가. 원고는 변호사로서 전국교수공제회 직원인 소외인의 500억 원이 넘는 횡령과 그로 인한 공제회의 파산으로 퇴직금 등을 불입했던 피고들(교수들) 367명이 손해를 입은 것과 관련하여 피고들을 대리하여 대한민국을 상대로 공제회 등에 대한 관리·감독의 책임을 물어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나. 원고는 위 소송의 1인당 청구금액을 100만원으로 정하여 대한민국을 상대로 3억 6700만원을 손해배상금으로 청구하고, 1인당 착수금을 10만원으로 정하여 총 착수금을 3670만원으로 정하였다. 다. 원고는 피고들 367명으로부터 소송위임을 받아 대한민국을 상대로 국가배상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소송을 수행하였는데, 결국 각하 또는 기각 판결을 선고받았다. 라. 원고가 제기한 소송은 검찰과 금융감독원의 직무유기를 다투는 것으로서 쟁점이 단순하거나 쉬운 것이 아니었고, 소송기간도 1년 5개월이 걸렸고, 준비서면을 7회 제출하였고, 서증을 5회 제출하였으며, 9회의 사실조회를 신청하였다. 마. 원고는 피고들에 대하여 착수금 3850만원(착수금에다가 부가가치세 포함)의 지급을 요구하였으나 피고들은 2000만원만 지급하고 나머지 1850만원은 지급하지 않았다. 3. 소송 경과 가. 원심은, 원고와 피고들이 소송위임계약에서 약정한 변호사 보수(착수보수금과 부가가치세) 3850만원이 부당하게 과다하여 신의성실의 원칙과 형평의 관념에 반한다는 이유로 변호사 보수를 2000만원으로 감액한 다음, 감액된 변호사 보수 채권이 모두 변제되어 소멸하였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나. 대법원은, 원심이 제시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변호사 보수가 부당하게 과다하여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형평의 관념에 반한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하여 파기환송 판결을 하고, 결국 원고는 착수금 전액에 대하여 승소 판결을 받았다. 4. 대법원 판결의 이유 대법원 판결의 요지는, “변호사의 소송위임 사무처리 보수에 관하여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에 약정이 있는 경우 위임사무를 완료한 변호사는 원칙적으로 약정 보수액 전부를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의뢰인과의 평소 관계, 사건 수임 경위, 사건처리 경과와 난이도, 노력의 정도, 소송물 가액, 의뢰인이 승소로 인하여 얻게 된 구체적 이익, 그밖에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약정 보수액이 부당하게 과다하여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형평의 관념에 반한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적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내의 보수액만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보수 청구의 제한은 어디까지나 계약자유의 원칙에 대한 예외를 인정하는 것이므로, 법원은 그에 관한 합리적인 근거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라고 전제한 다음 가. 이 사건 소송위임계약에서 약정한 착수보수금은 1인당 10만원으로서 과다한 금액이 아니다. 나. 원고 제기 소송에서 원고는 결과적으로 패소판결을 받았으나, 다른 변호사들도 동일한 내용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패소판결을 받아서, 특별히 원고의 소송수행상 과실이 인정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다. 착수보수금은 소송결과와는 무관하게 소송위임사무를 완료한 경우 전부 청구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이다. 라. 따라서 원심이 제시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변호사 보수가 부당하게 과다하여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형평의 관념에 반한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하였다. 5. 김신·조희대 대법관의 별개의견 가. 다수의견은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형평의 관념에 근거하여 당사자가 계약으로 정한 변호사보수액이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인정되면 이를 감액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다수의견은 계약을 지키지 않겠다는 당사자의 손을 들어주어 우리 민법의 기본 원리인 사적자치의 원칙과 법적 안정성을 해치고, 법원 즉 국가에 계약을 수정할 권한을 인정하는 결과가 되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질서를 천명한 헌법 원리에 어긋나는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나. 구체적으로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다수의견의 논리에 동의할 수 없고, 신의칙 또는 형평의 관념에 의해서는 당사자가 계약으로 정한 변호사보수금을 감액할 수 없음을 밝힌다. (1) 헌법 제119조 제1항은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라고 하여 시장경제질서를 기본 이념으로 선언하고 있다. 사적자치의 원칙은 시장경제질서의 기초가 되는 헌법상의 원리이다. 이러한 사적자치의 원칙이 법률행위의 영역에서 나타난 형태인 계약자유의 원칙은 계약의 체결 여부, 계약의 상대방, 계약의 방식과 내용 등을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로 결정하는 자유를 말한다. (2) 물론 사적자치의 원칙 또는 계약자유의 원칙은 무제한의 절대적 자유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신의칙과 관련하여서는 민법 제2조 제1항에서 ‘권리의 행사와 의무의 이행은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권리는 남용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할 뿐 이를 법률행위의 무효사유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므로 민법 제2조의 신의칙 또는 민법에 규정되어 있지도 않은 형평의 관념은 당사자 사이에 체결된 계약을 무효로 선언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없다. (3) 당사자가 체결한 계약의 실현을 보장하는 것은 법원의 사명이다. 개인은 자신의 자유로운 선택과 결정에 따라 행동하고 그에 따른 결과를 다른 사람에게 귀속시키거나 전가하지 아니한 채 스스로 이를 감수하여야 한다. (4) 또한 다수의견이 기준으로 삼고 있는 ‘적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내의 보수액’이란 모호하고 불확정적인 내용으로서 도대체 어느 정도의 보수가 적정하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6. 평석 이 사건은 민사사건에 관하여 착수금을 적정한 범위 내에서 감액할 수 있다는 취지의 판결이지만 내용상으로는 적정한 금액으로 착수금을 감액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약정된 착수금을 모두 지급하라는 판결이므로 판결요지와 판결결과가 일치하지 않은 대법원 판결이다. 위 사건은 민사사건의 착수금에 관한 판결이지만 민사성공보수금에 대하여서도 같은 원리로 감액할 수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왜냐하면 성공보수금은 일정한 조건이 성취되었을 때 지급하는 것이기 때문에, 무조건 지급하기로 한 착수금에 비하여 의뢰인이 불리한 위치에서 보수약정을 하였을 가능성이 많아 민사 성공보수금에 대하여는 사적자치를 제한할 필요성이 더 있는 것이다. 이보다 앞서 형사사건에 관하여 체결된 성공보수약정은 무효라는 판결이 있었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다200111 전원합의체 판결). 이 판결의 요지는 형사사건에서의 성공보수약정은 수사·재판의 결과를 금전적인 대가와 결부시킴으로써, 기본적 인권의 옹호와 사회정의의 실현을 사명으로 하는 변호사 직무의 공공성을 저해하고, 의뢰인과 일반 국민의 사법제도에 대한 신뢰를 현저히 떨어뜨릴 위험이 있으므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배되는 것으로 무효라는 것이다. 형사사건에서 착수금 약정이 무효라는 판례는 보이지 않지만, 과다하다면 위와 같은 판례취지에 비추어 무효는 아니더라도 감액할 수 있다고 해석될 여지도 있다. 민·형사를 막론하고 착수금 약정이나 성공보수금 약정은 모두 당사자 사이에서 사적자치에 의하여 체결된 계약이다. 그런데 이러한 약정이 사회질서 위반, 신의칙 또는 형평의 관념 등 불확정 개념에 의하여 사적자치의 원칙이 침해되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점에서 별개의견이 더 법리적으로 합당한 것으로 평가된다. 황현호 변호사 (대구회)
변호사
보수
소송위임
약정
황현호 변호사 (대구회)
2019-01-28
조세·부담금
연구원에 지급한 퇴직연금보험료가 세액 공제 대상 인가
- 대법원 2017. 5. 30. 선고 2016두63200 판결 - 119153.jpg 1. 대상판결의 쟁점 구 조세특례제한법(2010. 12. 27. 법률 제104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 제1항에서 연구 및 인력개발을 위한 비용 중 대통령령이 정하는 비용이 있는 경우에는 법인세에서 공제(이하 ‘연구개발비 세액공제’)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그 위임을 받은 구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2012. 2. 2. 대통령령 제235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 제1항, 별표6에서 연구개발비 세액공제 대상 비용 중 하나로 기술개발을 위한 전담부서에서 근무하는 직원의 ‘인건비’를 들고 있다. 연구개발비 세액공제 대상 인건비에 원고가 그 소속 기업부설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연구원에게 지급한 ‘확정기여형 퇴직연금보험의 보험료(이하 ‘이 사건 퇴직연금보험료’)’가 포함되는지 여부이다. 2. 판결요지 대법원은 원고가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에 기초하여 과세연도 및 대상 근로자별로 연구소 근속 여부에 따라 실제로 지출한 이 사건 퇴직연금보험료는 그 지출 사업연도의 비용으로 인정받을 수 있고, 위 보험료 상당의 금원은 각 연구원들에게 확정적으로 귀속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이 사건 퇴직연금보험료는 해당 과세연도의 연구 및 인력개발에 직접적으로 대응하여 연구원별로 실제 지출된 비용이므로 적정한 기간손익의 계산을 위하여 합리적으로 그 비용액을 추산한 것에 불과한 퇴직급여충당금과는 그 성격을 달리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퇴직연금보험료는 구 조세특례제한법 제10조 제1항이 정한 연구개발비 세액공제 대상인 인건비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판시하였다. 3. 평석 가. 과세관청의 주장 연구개발비 세액공제 대상인 ‘인건비’에 대하여 조세특례제한법 기본통칙에서 명칭여하에 불구하고 근로의 제공으로 인하여 지급하는 비용이라 정의하면서 소득세법상 퇴직소득과 퇴직급여충당금 전입액은 포함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대법원은 “퇴직금은 근로계약이 종료되는 때에야 비로소 그 지급의무가 발생하는 후불적 임금으로 해당 과세연도의 연구 및 인력개발에 직접적으로 대응하는 비용이라고 볼 수 없고, 퇴직급여충당금은 법인세법상 해당 사업연도의 손금에 산입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적정한 기간손익의 계산을 위하여 합리적으로 그 비용액을 추산한 것에 불과하여 이를 반드시 정책적 목적의 연구개발비 세액공제 대상인 인건비에 해당한다고 볼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4. 3. 13. 선고 2013두22147 판결). 따라서 이 사건 퇴직연금보험료는 퇴직급여충당금과 마찬가지로 후불적 임금을 지급하기 위하여 금액을 배분하여 미리 부담하는 비용이므로 해당 과세연도의 연구 및 인력개발에 직접적으로 대응하는 인건비로 볼 수 없다. 나. 연구개발비 세액공제 대상으로서 ‘인건비’의 범위에 관한 체계적 해석 우선 ‘인건비’에 대한 관련 법령 및 문언적 의미 등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조세특례제한법령은 ‘인건비’에 대하여 별도의 정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그리고 조세특례제한법 제2조는 조세특례제한법에서 정의하고 있지 않은 용어에 대하여는 특별히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법인세법, 소득세법 등 관련 법률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예에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연구개발비 세액공제와 관련된 법령인 법인세법 및 소득세법에서도 ‘인건비’에 대하여 별도의 정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다만, ‘인건비’의 사전적인 의미는 종업원에게 노무에 대한 대가 또는 노무와 관련하여 지급되는 일체의 경비로서 임금, 상여, 제수당, 퇴직금 등과 종업원의 관리 및 복리후생을 목적으로 하여 기업이 부담하는 사회보험료, 후생비 등으로 회계학상 노무비와 같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데, 법인세법 제26조 제1호, 같은 법 시행령 제43조, 제44조, 제44조의2의 규정에 의하면, 위 사전적 의미와 동일하게 퇴직급여 및 퇴직보험료 등까지도 포함하는 의미로 ‘인건비’를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법인세법 제43조는 손익 귀속사업연도와 자산?부채의 취득 및 평가에 관하여 일반적으로 공정?타당하다고 인정되는 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하는 경우에는 법인세법 및 조세특례제한법에서 달리 규정하고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기업회계기준에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 및 일반기업회계기준도 위 사전적 의미와 다르지 않다. 나아가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의 입법자도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에서 ‘인건비’라는 용어를 사용함에 있어 ‘인건비’의 내용 안에는 퇴직소득과 퇴직급여충당금까지 당연히 포함됨을 전제로 예외적으로 이를 제외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그에 대한 제외 규정을 두는 방식으로 입법을 하고 있다(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 제26조의2 제1항, 제26조의3 제1항, 별표6). 이상의 관련 법령, 문언의 사전적 의미, 입법 형식 등에 비추어 보면, 연구개발비 세액공제 대상이 되는 인건비는 일응 사전적 의미와 동일하게 종업원에게 노무에 대한 대가 또는 노무와 관련하여 지급되는 일체의 경비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연구개발비 세액공제의 입법취지 등에 비추어 이를 제한하여 해석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본다. 조세특례제한법상 연구개발비 세액공제는 기업이 연구 개발 전담부서에서 연구개발을 위하여 지출한 비용이 있는 경우 기업의 연구개발을 장려하려는 목적에서 그 지출한 비용의 일정 금액을 해당 과세연도의 법인세에서 공제하도록 하는데 그 입법취지가 있다. 인건비 측면에서 보면 연구개발비 세액공제는 연구개발을 위하여 종업원을 전담부서의 연구원으로 투입함으로써 현실적으로 지출되는 금액에 대하여 일정 금액을 세액 공제 형식으로 보조해 줌으로써 연구개발을 장려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회사가 지출하는 금액을 연구원이 언제 수령하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고 회사에서 해당 과세연도에 확정적으로 실제 지출이 있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그러므로 전담부서에 투입되는 연구원에게 해당 과세연도에 직접 지급되는 임금 등의 비용뿐만 아니라 그 연구원의 복리후생을 목적으로 해당 과세연도에 그 연구원을 위하여 확정적으로 실제 지출되는 국민연금이나 의료보험료 등도 당연히 포함된다. 다만, 연구개발 전담부서에 근무하지 않은 기간까지 포함하여 계산된 퇴직금이라든가, 연구원이 해당 과세연도에 전담부서에서 근무함으로써 발생하는 지출이라 보기 어려운 중간정산퇴직금, 해당 과세연도에 회사의 실제 지출이 일어나지 않는 퇴직급여충당금은 해당 과세연도의 연구개발에 투자된 것으로 보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1993년 4월 1일 이래로 조세특례제한법 기본통칙에서 퇴직소득과 퇴직급여충당금 부분을 제외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입법취지에 다소 부합하지 않은 부분이 있는 점, 이 부분을 제한하더라도 오래 전부터 기본통칙에 규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법적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크게 해치지 않을 것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여, 위 대법원 2013두22147 판결은 합목적적 해석을 통하여 퇴직금이나 퇴직급여충당금을 세액공제 대상 ‘인건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상의 내용을 종합하여 보면, 입법취지 등을 고려한 합목적적 해석을 통하여 그 범위를 제한하더라도 세액공제 대상이 되는 ‘인건비’는 ①해당 과세연도의 기술연구개발에 직접적으로 대응되는 연구원에게 ②노무에 대한 대가 또는 노무와 관련하여 지급되는 경비로서 ③해당 과세연도에 확정적으로 실제 지출되는 비용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 확정기여형 퇴직연금보험료에 적용 확정기여형 퇴직연금보험료는 외부의 퇴직연금 사업자에게 해당 과세연도에 기술인력개발 전담부서에 근무하는 연구원을 위하여 그 과세연도에 확정적으로 지출되고, 회사는 더 이상 그 금원을 운용할 수 없으며, 그 금원 운용으로 인한 수익도 확정적으로 연구원에게 귀속된다. 그에 따라 그 지출 과세연도에 회사의 비용으로 인정된다. 이는 연구원의 복리후생을 위하여 해당 과세연도에 확정적으로 지출되는 국민연금 등과 그 성질이 다르지 않다. 단순히 적정한 기간손익 계산을 위하여 추산된 금액이 적립될 뿐 실제적인 지출이 없는 퇴직급여충당금이나 해당 과세연도의 기술인력개발을 위해서 지출된 것으로 보기 어려운 중간정산퇴직금과는 그 성질이 전혀 다르다. 따라서 앞서 본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확정기여형 퇴직연금보험료는 회사가 연구개발 전담부서에 근무하는 연구원에게 해당 과세연도의 노무의 대가 또는 노무와 관련하여 실제 지출되는 비용이고, 그 금원이 해당 과세연도에 연구원에게 확정적으로 귀속되므로, 퇴직급여충당금과는 달리 세액공제 대상이 되는 인건비에 포함된다고 할 것이다. 4. 대상판결의 의의 확정기여형 퇴직연금보험도 퇴직급여제도의 하나이지만, 대법원이 연구개발비 세액공제의 입법취지 등을 고려하여 퇴직금이나 퇴직급여충당금과는 달리 확정기여형 퇴직연금보험료를 세액공제 대상 ‘인건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은 지극히 타당하다. 이번 판결은 연구개발비 세액공제 대상이 되는 ‘인건비’ 해당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그 기준을 분명히 하면서, 확정기여형 퇴직연금보험료가 여기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최초의 판결이란 점에서 그 이의가 있다. 이는 조세특례제한법상 인건비가 세액공제 대상이 되는 영상콘텐츠 제작비용에 대한 세액공제 등에도 원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개발비
세액공제
연구원
인건비
2017-07-03
이혼·남녀문제
김상훈 변호사 (법무법인 (유한)바른, 法博)
이혼을 원인으로 재산분할 받은 장래 퇴직급여채권의 직접청구가능성
- 서울남부지방법원 2015. 11. 25. 선고 2015가소109971 판결 - 1. 사실관계 원고와 소외인은 법률상 부부였으나 원고가 소외인을 상대로 이혼청구를 하였다. 소외인은 사립학교 교직원으로서 퇴직을 하면 피고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이하 '피고'라 한다)으로부터 퇴직연금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었다. 원고와 소외인은 이혼소송 중 임의조정절차에서 소외인이 받게 될 장래의 퇴직급여에 관하여 피고에 대한 청구권 중 25%를 이전하여 주는 방식의 재산분할에 동의하였다. 원고가 피고에게 재산분할로 받은 퇴직급여채권 중 25%의 직접 지급을 구하였으나 피고가 이를 거부하자,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재산분할금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 피고는, 사립학교교직원연금법 및 공무원연금법상 퇴직연금의 지급을 구할 수 있는 자는 교직원 본인이며, 원고의 청구는 양도, 압류, 담보제공을 금지하는 규정에도 저촉되므로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직접 퇴직연금을 청구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2. 판결의 요지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이 원칙적으로 혼인 중 쌍방의 협력으로 형성된 공동재산의 청산이라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장래의 퇴직급여 채권 중 일부를 재산분할로써 이전받은 배우자는 퇴직급여 채권자인 교직원과 동일한 지위를 갖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배우자의 청구를 교직원 본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배척하는 것은 혼인생활 중 실제 퇴직급여의 형성에 기여하였던 배우자의 신뢰를 침해하는 것이어서 부당하다. 더욱이 이 사건의 경우 교직원 본인도 이혼소송 중 임의조정절차에서 장래의 퇴직급여에 관하여 피고에 대한 청구권을 이전하여 주는 방식의 재산분할에 동의하였는데, 피고가 교직원 본인의 청구만이 허용된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한 지급을 거부하는 것은 교직원 본인의 의사에도 반한다. 퇴직급여는 혼인 중의 근로에 대한 대가로서 부부공동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으로 볼 것이므로 교직원 본인뿐만 아니라 배우자의 기여를 인정하고 그의 생계를 보장하기 위하여 재산분할로서 장래 퇴직급여의 분할을 허용하게 되었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재산분할로서 퇴직급여채권의 일부를 이전받은 배우자의 직접청구를 허용하더라도, 퇴직급여의 현금지급을 확보함으로써 퇴직한 교직원 본인과 그 가족의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양도금지규정의 취지에 저촉된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교직원의 직접 청구만을 허용한다면 퇴직연금의 안정적 수급이라는 혜택을 오로지 교직원 본인에게만 누리게 하고, 배우자는 퇴직연금의 수령이 교직원의 자발적인 지급 여부에 따라 좌우되는 결과가 되어 애초의 양도금지규정의 취지로 보호하려고 한 가족의 안정적인 노후생활 보장에는 역행하는 결과가 되어 버린다. 따라서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원고 청구 인용). 3. 판결에 대한 평석 가. 장래의 퇴직급여채권에 대한 재산분할가능성 연금은 이혼 당시 그 재산적 가치가 현재화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 등으로 종래 재산분할의 대상으로 인정되지 않았고, 장래 퇴직금을 받을 개연성이 있다는 사정은 민법 제839조의2 제2항 소정의 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하는 데 필요한 '기타 사정'으로만 참작되었다(대법원 1995. 5. 23. 선고 94므1713, 1720 판결 등). 그러나 퇴직급여채권을 재산분할의 대상에서 제외하고 단지 기타 사정으로만 참작하는 것은 혼인 중 형성된 재산의 청산·분배를 본질로 하는 재산분할제도의 취지에 맞지 않고, 당사자 사이의 실질적 공평에도 반한다. 또한 당해 퇴직금청구권 외에 분할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다른 재산이 없는 경우에는 기타 사정으로도 참작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 그리하여 대법원은, 이혼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시에 이미 잠재적으로 존재하여 경제적 가치의 현실적 평가가 가능한 재산인 퇴직급여채권은 부부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으로서 재산분할의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다고 함으로써 종래의 판례를 변경하였다(대법원 2014. 7. 16. 선고 2013므2250 전원합의체 판결). 나. 장래의 퇴직급여채권의 분할방법 위와 같이 대법원이 장래의 퇴직급여채권에 대해서도 재산분할의 대상이 된다고 하였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분할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다만 이혼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시를 기준으로 그 시점에서 퇴직할 경우 수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퇴직급여 상당액의 채권이 그 대상이 된다고만 하고 있을 뿐이다. 분할의 방법과 관련하여 이론적으로는 현물분할방식과 대상분할방식을 생각해볼 수 있다. 현물분할방식은 퇴직급여채권의 일부를 분할권리자에게 이전하는 방식이고, 대상분할방식은 장래의 퇴직급여채권을 분할의무자에게 확정적으로 귀속시키는 대신 분할권리자의 기여분에 상당하는 금액만큼 정산하도록 하여 일시금 또는 정기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대상분할방식은 분할의무자에게 충분한 자력이 없는 경우에는 사용하기 어려운 방식이다. 그리고 일시금은 연금수급권자의 뜻을 거스르더라도 현재의 소비를 장래로 이연시키고자 하는 연금제도의 취지에 반하는 측면이 있다. 따라서 정기금 방식, 특히 연금수급권 자체를 분할, 이전하는 현물분할에 의한 정기금 지급 방식이 연금제도의 취지에 가장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와 관련하여서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상의 양도금지규정(제7조 제1항)에 반하지 않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따르면, 퇴직연금제도의 급여를 받을 권리는 양도하거나 담보로 제공할 수 없다. 이는 퇴직급여의 직접 지급을 보장함으로써 퇴직한 근로자와 그 가족의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목적이다. 대법원은 이 규정을 강행규정으로 해석하여 압류도 금지하고 있다(대법원 2014. 1. 23. 선고 2013다71180). 그러나 재산분할의 본질은 부부 공동재산의 청산이다. 장래의 퇴직급여채권을 배우자가 분할받는 것은 원래 자기에게 권리가 있는 재산을 청산받아 가는 것이다. 이것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 금지하는 퇴직급여채권의 양도라고 볼 수 없다. 또한 장래의 퇴직급여채권은 근로자 본인뿐만 아니라 퇴직급여의 형성에 기여한 배우자의 생계보장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근로자 본인의 노후생활보장만을 위해 배우자에게 연금의 분할이전을 금지하는 것은 그 배우자의 기대이익 내지 신뢰를 현저하게 침해하는 것이어서 부당하다. 혼인기간이 5년 이상인 경우 이혼한 배우자의 노령연금액 중 혼인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액의 절반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국민연금과의 형평에 비추어 보더라도 장래의 퇴직급여채권을 분할, 이전하는 것은 허용되어야 한다(국민연금법 제64조). 미국의 여러 주와 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이미 연금분할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예컨대 독일은 혼인 중에 취득한 연금권을 양 배우자의 공동노력에 의한 것으로 보고 이혼할 때 이것을 청산하도록 하는 연금청산제도가 있으며, 연금청산의무와 청산비율도 법으로 정하고 있고 양도도 허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추고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취지에 부합하도록 2015년 6월 22일 공무원연금법을 개정하였다. 개정 공무원연금법은 국민연금법과 유사하게 공무원과의 혼인기간이 5년 이상인 자가 이혼하고 65세가 되면 혼인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액을 균등하게 지급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제46조의3). 이 법이 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연금의 분할, 이전이 허용된다. 그리고 사립학교교직원연금법 제42조 제1항에서는 공무원연금법 제46조의3을 준용하고 있기 때문에 교직원과의 혼인기간이 5년 이상인 경우에도 동일한 결론에 이르게 된다. 개정 공무원연금법은 2016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데, 대상 판결은 개정법이 시행되기 전에 내려진 판결로서 개정법과 상관없이 타당한 결론이며, 그 이유 설시도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다. 결론 장래의 퇴직급여채권도 재산분할 대상이 된다는 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온 이후에도 하급심에서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상의 양도금지규정을 이유로 연금의 분할, 이전을 허용하지 않았고, 그 결과 장래의 퇴직급여채권을 분할 받은 배우자의 직접 청구도 허용하지 않았다. 예컨대, 광주지방법원 2015. 9. 4. 선고 2015가합1729 판결에서는 "사립학교직원연금법 제40조 제1항에 의하면 급여를 받을 권리는… 양도 또는 압류하거나 담보로 제공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퇴직연금의 양도행위는 위 법률에 따라 무효이다. 따라서 원고(분할권리자)는 피고(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에 대하여 김00(분할의무자)의 퇴직연금을 직접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갖지 못한다"라고 판시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대상 판결은 장래의 퇴직급여채권을 분할 받은 배우자의 직접 청구를 허용함으로써 연금의 분할, 이전을 인정하였다. 모든 하급심 판결을 확인할 수 없어서 단언할 수는 없으나, 필자가 알기로는 이러한 판시를 한 최초의 판결로 파악되며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재산분할
퇴직급여
이혼
2016-03-14
임석우 변호사 (한국생산기술연구원 )
기술이전 보상금의 법적성격과 비과세 대상여부
- 대법원 2015. 4. 9. 선고 2014두15542 판결, 대전고법 2014. 11. 20. 선고 2014누36 판결 - 1. 사실관계 및 경과 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20개 연구기관은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ㆍ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과학기술분야 연구개발 및 지원 등을 주된 목적으로 설립된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나. 정부출연연구기관은 기업체 등에게 연구기관에서 개발한 기술을 이전하고 기업으로부터 소정의 기술료를 지급 받았다. 그리고 지급받은 기술료 중 일부를 그 발명에 기여한 연구자들에게 내부규정에 근거하여 실시보상금 명목으로 지급하면서 위 보상금이 소득세법 제12조 제5호 라목 1) 비과세소득인 발명진흥법상의 직무발명보상금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 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 않았다. 다. 그런데 감사원은 비영리기관이 연구개발결과물을 기업체 등에게 실시를 허용하는 대가로 기술료를 징수하여 참여연구원 등에게 지급한 기술료 보상금은 직무발명보상금과 성격이 다른 성과급으로 과세대상소득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2011. 8.경 국세청에 이 사건 보상금에 대한 소득세 등을 징수하도록 통보하였다. 국세청은 2012. 1. 2. 정부출연 연구기관에 '재직자에 대한 근로소득세', '퇴직자에 대한 기타소득세', '기타 법인세' 부과 처분을 하였다. 라. 이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하 '원고'라 한다)은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하였으나 기각되자 소송을 제기 하였다. 2. 법원의 판단 가. 이 사건 보상금의 분류 법원은 원고가 소속 종업원인 연구자에게 지급한 기술이전 실시 보상금을 3종류로 분류하였다. (1) 제1유형: 특허의 발명자로 등록되어 있거나 발명자로 특허출원 중에 있는 종업원에게 지급한 보상금 (2) 제2유형: 특허등을 출원하지 않은 노하우 기술을 발명한 종업원에게 지급한 보상금 (3) 제3유형: 해당 기술이 특허등록은 되어 있으나 발명자로 기재되어 있지 않은 종업원에게 지급한 보상금 나. 제1유형 보상금에 대한 판단 제1유형 보상금은 원고 소속 종업원이 내부규정에 따라 직무발명에 대한 권리 등을 승계하여 주고 이를 원인으로 하여 지급받은 보상금으로서, 그 성격이 발명진흥법상의 직무발명보상금에 해당한다. 또한 '기술료 수입금 × 50% × 개인별 배분비율'로 산정된 보상액도 정당한 범위를 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제1유형 보상금은 직무발명보상금으로 소득세법 제12조 5호 라목 비과세 대상에 해당한다. 다. 제2유형 보상금에 대한 판단 발명진흥법 제15조 제1항 종업원등이 '특허등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사용자 등에게 승계하는 경우 정당한 보상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16조는 사용자등이 직무발명에 대한 권리를 승계한 후 출원하지 아니하거나 포기 또는 취하 하는 경우에도 같은 법 제15조에 따라 종업원에게 정당한 보상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①이러한 발명진흥법 제15, 16조의 취지는 사용자등의 경영상 결정에 따라 종업원이 받는 보상이 달라져서는 아니 된다는 것으로 판단되며, 이 사건에서도 특허등이 등록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제2유형 보상금이 직무발명보상금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다. ②'특허등'에는 특허만 아니라 실용신안도 포함되고 실용신안의 보호대상인 '고안'은 특허보다 완화된 등록요건을 가지고 있으므로 제2유형 보상금과 관련된 기술이 실제로 등록될 가능성이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이러한 사정이 고려되어야 하는 점, ③경쟁우위를 확보하여 이윤을 창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체 등이 18개 기술에 대해 약 4억원의 기술료를 지급할 정도의 기술이라면 상당한 진보를 이루어 낸 기술로 보는 것이 적절한 점, ④피고는 위 기술들이 특허등으로 등록될 수 없을 정도의 낮은 수준의 진보를 가진 기술임을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정황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제2유형 종업원은 위 18개 노하우기술에 대해 특허등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었다고 인정된다. 따라서 이 사건 제2유형 보상금도 직무발명보상금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제1유형 보상금과 동일하게 비과세대상이라고 할 것이다. 라. 제3유형 보상금에 대한 판단 공동발명자가 되기 위해서는 발명의 완성을 위하여 실질적으로 상호 협력하는 관계가 있어야 하므로, 단순히 발명에 대한 기본적인 과제와 아이디어만을 제공하였거나, 연구자의 지시로 데이터의 정리와 실험만을 하였을 뿐인 정도 등에 그치지 않고, 발명의 기술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착상을 새롭게 제시·부가·보완하거나, 발명의 목적 및 효과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수단과 방법의 제공 또는 구체적인 조언·지도를 통하여 발명을 가능하게 한 경우 등과 같이 기술적 사상의 창작행위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기에 이르러야 공동발명자에 해당한다. (대법원 2011.07.28. 선고 2009다75178 판결) 제3유형의 경우 특허증에 발명자로 등록되어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이 공동발명자로 인정받기 위해 필요한 실질적 기여를 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제3유형 종업원을 발명자로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제3유형 보상금은 비과세대상인 직무발명보상금이 아니라 과세대상인 근로소득에 해당한다. 3. 판례 평석 가. 판결의 의의 및 과제 이 판결은 발명진흥법 제15조의 '특허등을 받을 수 있는 권리'에 주목하여 특허를 출원하지는 않은 발명도 비과세 대상인 직무발명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판결로서 의미가 있다. 즉 특허를 출원하지는 않았으나 특허취득이 가능한 기술인 제2유형 보상금의 경우에도 발명진흥법상 직무발명으로 보아 소득세법의 비과세 대상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제2유형 보상금 및 제3유형 보상금과 관련하여 몇 가지 불명확한 점이 남아있다. 나. 제2유형 보상금의 문제점 이 판결을 따르더라도 '특허등을 받을 수 있는 발명'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입증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불분명하다. 법원은 국세청이 노하우 기술들이 특허로 등록될 수 없을 정도로 낮은 수준의 기술임을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정황을 제시하지 못한 점을 판단의 근거로 삼았다. 그러나 국세청이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특허업무 분야인 '발명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법원은 기업체 등이 18개 노하우기술에 대하여 약 4억원(평균 약 2300만원)을 지급 하였다면 상당한 진보를 이루어 낸 기술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하였다. 그러나 노하우기술의 기술료가 1000만원이하의 매우 소액인 경우에도 상당한 진보를 이루어 낸 기술로 볼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더욱이 발명과 비발명의 경계점을 기술료 금액으로 정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결국 소액 노하우 기술이전의 경우 과세인지 비과세인지 논란이 지속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 제3유형 보상금의 문제점 법원은 특허 기술이전에서 발명자로 등록되지 않은 종업원에게 지급되는 보상금은 인센티브 성격의 임금이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보통 기술이전계약의 경우 특허권 양도와 함께 관련된 노하우 기술도 함께 이전한다. 이런 경우 특허의 발명자로 등록되지 않았으나 노하우 기술에 기여한 연구원에게 지급되는 보상금이 과세인지 비과세인지 논란의 여지가 있다. 즉 이런 경우 제3유형이 아니라 제2유형 보상금이라고 볼 수 있고, 위 제2유형 보상금에 대한 판단에 따라 비과세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제3유형의 보상금도 앞으로 논란의 여지가 남아있는 것이다. 4. 제언 조세의 과세요건은 조세법률주의에 따라 법률로써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규정되어야 하고, 자의적인 해석이나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위 법원의 판결은 비과세 대상인 '특허를 받을 수 있는 발명'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이에 대한 입증책임이 불분명하여 과세관청의 자의적인 법집행이 우려되고 납세자들의 예측가능성을 해친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소득세법 제12조 5호 라목의 개정이 시급하다. 그렇다면 어떤 방향으로 소득세법을 개정해야 할까? '기술의 이전 및 사업화 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기촉법')은 공공연구기관에서 개발된 기술이 사장되지 않고 민간부문으로 이전되어 사업화됨으로써 산업 전반의 기술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제정되었다. 위 기촉법의 입법목적을 반영하여, 소득세법 제12조 5호 라목 비과세 대상에 직무발명 뿐만 아니라 기술이전 보상금도 포함하는 방향으로 소득세법을 개정하여야 한다. 이를 통해 과세요건을 명확히 하여 납세자들의 예측가능성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기술이전을 활성화 하여 산업 전반의 기술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2015-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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