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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3. 4. 13. 선고 2020다253423 판결
언론보도로 인한 초상권 침해와 위법성조각 법리를 구체화
대상판결은 언론에 의한 초상권 침해의 위법성조각사유에 관해 구체적인 판단기준을 제시하였다. 기존 판례에서는 ‘침해행위의 보충성과 긴급성’이 이익형량 중 침해행위의 영역으로 고려되었으나 대상판결은 그러한 고려 없이 위법성 조각이 가능하다는 기준을 제시하였다고 볼 수 있다.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와는 구분되는 초상권 침해에 관한 법리를 제시하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1. 들어가며 사진이나 영상 촬영이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이루어진다. 그만큼 초상권에 관한 권리의식이 높아지고, 초상권 침해 문제도 늘고 있다. 동의 없이 얼굴이 촬영되거나 공개되지 않을 권리의 반대편에는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가 놓인다. 특히 언론보도에서는 정확한 내용 전달과 근거 제시, 제3자 피해 방지 등 여러 이유로 보도 대상자의 얼굴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 백 마디의 말보다 한 장의 사진이 더 필요한 때가 있다. 하지만 아직 언론소송에서는 초상권 침해보다는 명예훼손이 문제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보도 대상자와 언론사 간의 법익 균형을 찾는 위법성 조각사유 관련 판례도 명예훼손에 관해서는 많이 축적되어 있으나 초상권 침해에 관해서는 그렇지 않다. 이 사건 1, 2심 법원은 기존 판례의 초상권 침해에 관한 법리를 인용하며, 방송사 기자인 피고들이 원고의 얼굴을 공개한 것은 초상권 침해에 해당하며 위법성도 조각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본 법무법인은 상고심에서 원고가 공적 인물에 해당하고 이 사건 보도가 공적 관심사에 해당하므로, 언론의 자유 보호가 원고의 초상권 보호보다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 보도의 위법성이 조각되어 불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보아 원심 판결을 파기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이하 ‘대상판결’)은 언론보도로 인한 초상권 침해에서의 위법성조각 법리를 기존 판례에 비해 보다 구체적으로 밝힘으로써 언론의 초상 보도 적법성에 관한 예측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언론이 초상을 적법하게 보도할 수 있는 경계를 보다 뚜렷이 한 만큼 그 경계 범위 안에서의 언론의 자유도 그만큼 더 확보되었다. 2. 사실관계 원고는 어린이 다문화합창단인 레인보우합창단(이하 ‘이 사건 합창단’)을 운영하는 사단법인 한국다문화센터(이하 ‘이 사건 센터’)의 대표로 있었다. 이 사건 합창단은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행사의 애국가 제창을 위해 초대받았다. 원고는 합창 단원의 학부모들에게 참가비 30만 원 납부를 통보했다. 학부모들은 참가비 전액을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지급하기로 한 점을 들어 항의했다. 그 과정에서 한 학부모가 휴대폰을 이용해 위 상황을 약 4분 48초간 동영상(이하 '이 사건 동영상')으로 촬영했다. MBC 기자인 피고들은 관련 기사를 작성해 MBC 뉴스데스크에서 방송하도록 하였다. 위 방송 중 약 32초간 이 사건 동영상 일부가 사용되었고, 원고의 얼굴이 그대로 드러났다(이하 원고의 얼굴이 공개된 위 약 32초간의 방송을 '이 사건 방송'). 원고는 피고들이 원고의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하지 않은 채 이 사건 방송을 한 것이 원고의 초상권을 침해한 불법행위라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3. 소송경과 1심은 피고들의 행위가 원고의 초상권을 침해하여 위법하다고 보았다. 원고가 공적 인물에 해당하지 않고, 공적 인물에 해당하더라도 얼굴까지 널리 알려져 있는 사람은 아니며, 원고의 초상권을 침해하지 않고도 공익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고, 원고의 얼굴을 공개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공공의 이익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근거로 하였다. 2심은 1심과 달리 원고를 공인으로 볼 여지가 높다고 하였다. 그러나, 공인인 경우에도 이 사건 동영상이 원고의 의사에 반해 촬영되었고, 학부모에게 고압적으로 대하는 모습이 담겨 있어 사람들이 원고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가지게 될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이 사건 동영상을 원고의 얼굴을 식별할 수 없게 하는 조치 없이 그대로 방송할 필요성, 보충성, 긴급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원고가 입는 피해의 정도, 피해이익의 보호가치가 공익보다 크거나 우선하므로 위법성이 조각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4. 대법원 판결의 주요 내용 가. 초상권 침해와 위법성조각 법리 대상판결은 초상권 침해의 위법성조각 법리에 관해, “초상권은 헌법 제10조 제1문에 따라 헌법적으로도 보장되고 있는 권리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에 대한 부당한 침해는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그러나 초상권 침해가 문제되더라도, 그 내용이 공공의 이해와 관련되어 공중의 정당한 관심의 대상이 되고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며 표현내용 · 방법 등이 부당한 것이 아닌 경우에는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 초상권 침해를 둘러싸고 서로 다른 두 방향의 이익이 충돌하는 경우에는 구체적 사안에서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이익형량을 통하여 침해행위의 최종적인 위법성이 가려진다. 이러한 이익형량 과정에서 첫째, 침해행위의 영역에 속하는 고려요소로는 침해행위로 달성하려는 이익의 내용과 중대성, 침해행위의 필요성과 효과성, 침해방법의 상당성 등이 있고, 둘째, 피해이익의 영역에 속하는 고려요소로는 피해법익의 내용과 중대성, 침해행위로 피해자가 입는 피해의 정도 등이 있다.”라고 설시했다. 대상판결은 특히 언론에 의한 초상권 침해가 문제되는 사건에서 이익형량의 중요한 고려요소로, “그 피해자가 공적 인물인지 일반 사인인지, 공적 인물 중에서도 공직자나 정치인 등과 같이 광범위하게 국민의 관심과 감시의 대상이 되는 인물인지, 단지 특정 시기에 한정된 범위에서 관심을 끌게 된 데 지나지 않는 인물인지, 그 보도된 내용이 피해자의 공적 활동 분야와 관련된 것이거나 공공성·사회성이 있어 공적 관심사에 해당하고 공론의 필요성이 있는지, 그리고 공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된 데에 피해자 스스로 관여한 바 있는지 등”을 제시했다. 나. 이 사안의 경우 대법원은 이 사건 방송으로 원고의 초상권이 침해되었다고 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이유로 위법성이 조각되어 피고들의 행위가 불법행위가 되지 않는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하였다. ① 원고가 다문화전문가, 정치인 지지모임의 회장으로 활동하며 다수의 언론매체에 이름과 얼굴을 알려온 것을 보면 공적 인물로 볼 수 있고, 이 경우 원고의 공적 활동에 대한 의문·의혹에 대해서는 광범위한 문제제기가 허용되어야 한다. ② 합창단의 참가비 전액을 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 부담함에도, 이 사건 센터가 학부모들에게 참가비를 부담하게 하였다는 의혹이 제기되었고 이 사건 방송 전날에는 관련 보도도 방송되었다. 그 보도에서 원고는 스스로 얼굴을 공개하며 반론 인터뷰를 하기도 하였다. 그러므로 이 사건 방송 내용은 공공성·사회성이 있어 공적 관심사에 해당한다. ③ 이 사건 방송은 개인과 기업으로부터 후원을 받는 합창단의 회계 등 운영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으므로, 그 보도 내용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공론의 필요성도 인정된다. ④ 이 사건 방송에 원고의 얼굴이 그대로 노출되기는 했지만, 원고가 스스로 얼굴을 공개하며 반론 인터뷰를 한데다가, 이 사건 방송이 포함된 뉴스의 다른 부분에 원고의 사진과 영상이 사용되었고 자막에도 이름이 표시되었으므로, 설사 원고의 얼굴을 식별할 수 없게 하였더라도 시청자들은 그 등장인물이 원고라는 사실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러므로 이 사건 방송에 원고의 얼굴이 공개됨으로써 원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추가로 발생하였다고 볼 여지는 크지 않다. 피고들이 이 사건 동영상을 악의적으로 편집하거나 왜곡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까지 더하여 보면 그 표현 내용이나 방법이 사회통념상 상당한 범위를 넘었다고 볼 수 없다. ⑤ 이 사건 방송을 통한 피고들의 표현의 자유가 초상권 침해로 원고가 입을 피해보다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다. 결국 대법원은 원심이 초상권 침해의 위법성조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5. 대상판결의 의의 기존의 판례는 초상권 침해의 위법성 판단 기준으로, 침해행위와 피해이익 간의 이익형량에 다소 추상적인 고려요소만을 제시했다{대법원 2006. 10. 13. 선고 2004다16280 판결(이른바 “보험회사” 사건)}. 이익형량을 통해 개별 사건에서 구체적 타당성을 확보할 수는 있지만, 추상적인 고려요소만으로는 과연 어떤 경우에 어느 정도로 초상을 촬영·공표하는 것이 적법한지 예측하는 데에는 큰 도움을 주기 어려웠다. 대상판결은 초상권 침해의 경우 이익형량에 나아가기 전에 그에 앞선 위법성판단기준으로 ‘공공의 이해와 관련되어 공중의 정당한 관심의 대상이 되고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며 표현내용·방법 등이 부당한 것이 아닌 경우에는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즉, ‘공공의 이해와 관련되어 공중의 정당한 관심의 대상이자 공익을 위한 것’이고 그 내용·방법이 부당하지 않은 경우에는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고 하여, 상위의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대법원은 기존에 이러한 기준을 언급한 적이 있지만 이를 초상권 침해의 독자적 위법성 조각사유로 제시하지는 않았고, 초상권을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와 결부하면서 위 기준을 사생활 침해의 위법성 조각사유로 판시했다(대법원 2021. 4. 29. 선고 2020다227455 판결 등). 이와 달리, 대상판결은 사생활의 보호와 초상권을 분리하고 초상권에 관한 독자적인 위법성 조각사유로서 위 기준을 제시하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 또한, 대상판결은 특히 언론보도로 인한 초상권 침해 사건에서 이익형량에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하는 요소를 제시했다. 즉, 대법원은 언론보도로 인한 초상권 침해가 문제되는 경우, 공적 인물인지, 공직자나 정치인 등인지, 공적 활동 분야와 관련된 것이거나 공적 관심사에 해당하는지 등이 이익형량에 중요한 고려요소가 될 수 있다고 하여, 언론보도로 인한 초상권 침해에 관한 위법성조각 법리를 제시하였다. 이러한 법리는 기존에 언론보도로 인한 명예훼손의 위법성 조각사유 중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제시된 것이다(대법원 2016. 5. 27. 선고 2015다33489 판결). 대상판결은 언론보도로 인한 초상권 침해가 문제되는 경우에도 위 기준이 적용된다는 것을 명확히 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대상판결이 기존 판례에서 이익형량 중 침해행위의 영역에서 고려요소로 언급되었던 침해의 보충성, 긴급성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언론보도는 관련자들의 초상을 같이 내보냄으로써 시사성을 확보할 수 있고, 시청자들에게 그 내용이 진실함을 보여주어 신빙성을 확보할 수 있음이 고려되어야 하므로, 언론보도가 ‘공공의 이해와 관련되어 공중의 정당한 관심의 대상’이 되는 사항인 경우에는 ‘침해행위의 보충성과 긴급성’을 이익형량의 요소로 고려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제기되어 왔다{문건영, “언론에 의한 초상권 침해 판단 기준의 구체화에 관한 연구”, 법조(제69권 제5호), 법조협회(2020. 10.) 229, 230면}. 1심은 이 사건에서 침해행위의 보충성과 긴급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여 위법성이 조각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반면, 대상판결은 침해행위의 보충성과 긴급성을 고려요소로 제시하지 않았다. 즉, 이익형량에서 ‘반드시 원고의 초상을 공개했어야 했는지’, ‘이 사건 방송 외에 다른 방법으로 보도내용을 전달할 수는 없었는지’를 고려하지 않고,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대법원이 대상판결을 통해 보충성과 긴급성을 이익형량의 고려요소에서 배제하는 기준을 제시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 대상판결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와는 구분되는 초상권 침해에 관한 법리, 언론보도에 의한 초상권 침해의 구체적인 위법성 조각사유 판단기준, ‘침해행위의 보충성과 긴급성’ 고려 없이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는 법리를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김광중·황예영 변호사(법무법인 한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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