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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일반
- 대법원 2020. 5. 21. 선고 2018다879 전원합의체 판결 -
금전채권자의 공유물분할청구권 대위행사와 보전의 필요성
I. 사실관계 원고는 한국자산관리공사로부터 A에 대한 양수금채권을 양수한 채권자이다. 이 사건 아파트는 원래 B의 소유였는데 B가 사망함에 따라 2013년 5월 23일 피고 앞으로 '2011년 12월 7일 협의분할에 의한 상속'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가 되었다. 이후 위 상속재산분할협의가 사해행위로서 취소되어 '2016년 11월 15일 사해행위 취소'를 원인으로 이 사건 아파트의 7분의1 지분(이하 '이 사건 공유지분')은 A의, 7분의6 지분은 피고의 공유로 경정하는 내용의 등기가 이루어졌다. 이 사건 아파트에는 위 소유권이전등기가 되기 전부터 농업협동조합중앙회 앞으로 채무자 C, 채권최고액 2억4000만 원인 근저당권과 채무자 C, 채권최고액 합계 1억800만 원인 근저당권이 각 설정되어 있었다. 한편 A의 채권자인 신용보증기금이 이 사건 공유지분에 대한 강제경매를 신청하여 경매절차가 개시되었으나 경매법원은 2017년 2월 8일 신용보증기금에 '이 사건 공유지분의 최저매각가격이 압류채권자의 채권에 우선하는 부동산의 부담에 미치지 못한다'고 통지한 다음 2017년 2월 17일 경매신청을 기각하였다. 원고는 A를 대위하여 피고를 상대로 공유물분할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II. 대상판결의 내용 1. 다수의견의 요지 금전채권자가 공유물분할청구권을 대위행사하는 것은 책임재산의 보전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 채권의 현실적 이행을 유효·적절하게 확보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보기 어렵고 채무자의 자유로운 재산관리행위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 되므로 보전의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극히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금전채권자는 부동산에 관한 공유물분할청구권을 대위행사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이는 채무자의 공유지분이 다른 공유자들의 공유지분과 함께 근저당권을 공동으로 담보하고 있고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이 채무자의 공유지분 가치를 초과하여 채무자의 공유지분만을 경매하면 남을 가망이 없어 민사집행법 제102조에 따라 경매절차가 취소될 수밖에 없는 반면 공유물분할의 방법으로 공유부동산 전부를 경매하면 민법 제368조 제1항에 따라 각 공유지분의 경매대가에 비례해서 공동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을 분담하게 되어 채무자의 공유지분 경매대가에서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 분담액을 변제하고 남을 가망이 있는 경우(이하 '이 사건 유형'이라고 한다)에도 마찬가지이다. 2. 반대의견의 요지 이 사건 유형에서는 채권자가 채무자의 재산권에 속하는 공유물분할청구권을 대위행사하여 채권의 현실적 이행을 유효·적절하게 확보할 수 있도록 허용할 필요가 있다. 이 사건에서는 부동산의 각 공유지분 위에 존재하는 공동근저당권으로 인하여 책임재산인 '채무자의 공유지분'에 대한 강제집행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사건 아파트의 경우 현물분할이 불가능하거나 현물분할로 인하여 현저히 가격이 감손될 염려가 있으므로 공유물 전부의 경매를 명하여 대금을 분할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분할 방법이다. 이러한 경우에 채권자가 공유자인 채무자를 대위하여 공유물분할청구권을 행사하면 채무자의 공유지분 경매대가에서 공동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 분담액을 변제하고도 공유자인 채무자에게 배분될 몫이 남을 수 있고 채권자는 이를 통해 비로소 금전채권의 만족을 얻을 수 있게 된다. III. 검토 대상판결의 다수의견은 대법원 2015. 12. 10. 선고 2013다56297 판결(이하 '2015년 판결')을 변경하면서 금전채권자가 공유물분할청구권을 대위행사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취하였다. 이와 달리 반대의견은 2015년 판결의 입장을 유지하면서 이 사건 유형의 경우에는 공유물분할청구권의 대위행사가 허용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이러한 결론의 차이는 채권자대위권 제도를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 공유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에서 비롯되었다. 1. 채권자대위권 제도에 관한 시각 차이-보전의 필요성 다수의견은 공유물분할청구권 대위행사가 '일반적으로' 금전채권의 현실적 이행 확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취하였다. 또한 채권자대위권 행사로 인하여 채무자의 책임재산 감소가 방지되거나 책임재산이 증가되는지를 '법률적인' 관점에서 평가하여야 한다고 보았다. 반면 반대의견은 논의의 범위를 이 사건 유형으로 한정하여 적어도 '이 사건 유형에서는' 공유물분할청구권 대위행사가 금전채권의 현실적 이행 확보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을 취하였다. 또한 채권자대위권 행사로 인하여 금전채권의 현실적 이행이 확보되는지를 '현실적인' 관점에서 평가하여야 한다고 보았다. 필자는 다수의견보다 반대의견이 더욱 설득력을 가진다고 생각한다. 다수의견은 (i) 채권자가 공유물분할청구권을 대위행사한다고 하여 채무자의 책임재산 감소가 방지된다거나 책임재산이 증가한다고 일반적으로 말할 수 없고 (ii) 공유부동산 전체를 매각하면 공유지분만을 매각할 때보다 공유지분의 매각대금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사실상의 가능성만으로 채무자의 책임재산이 늘어난다고 법률적으로 평가할 수 없다는 점을 들어 보전의 필요성을 부정하였다. 그런데 (i)의 서술 중 '책임재산 감소 방지', '책임재산 증가' 부분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오늘날 우리 법에서 채권자대위권 제도는 책임재산 보전을 위한 제도라기보다 채권의 현실적 이행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ii)의 서술에 대해서는 공유지분의 매각대금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사실상의 가능성'을 쉽게 무시해버릴 것은 아니라는 비판이 가능하다. 더구나 다수의견이 일반론 차원에서는 채권의 '현실적' 이행이 유효·적절하게 확보되는지를 기준으로 하여 보전의 필요성을 판단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공유물분할청구권의 대위행사에 관한 맥락에서는 '법률적'인 잣대로 판단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문제는 이 사건 유형의 구체적인 사안에는 위 (i) 및 (ii)의 서술이 적용될 수 없다는 점이다. 대상판결의 사안에서 공유물은 아파트의 한 호실로서 이를 현물분할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그에 따라 공유물분할이 대금분할 또는 가액보상의 방법으로 이루어지면 금전채권의 현실적 이행 가능성이 확보될 수 있다. 또한 이 사건 유형에서는 공유지분에 대한 경매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공유지분의 매각과 공유부동산 전체의 매각을 비교하는 것은 실현 불가능한 구제수단과 실현 가능한 구제수단을 비교하는 것이어서 타당하지 않다. 2. 공유관계에 관한 시각 차이-부당한 간섭 다수의견은 공유자의 의사에 초점을 맞추었다. 공유자들이 공유관계를 현 상태 그대로 유지하기를 희망한다면 그러한 공유자들의 의사는 존중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반면 반대의견은 공유관계에 수반되는 법적인 제약에 초점을 맞추었다. 공유자가 원하지 않는 시기에 공유물분할이 이루어져 공유물 전부를 지분에 따라 사용할 수 있었던 기존의 사용관계가 소멸하더라도 이는 공유관계에 따른 제약에 불과하다고 하였다. 이러한 공유관계에 관한 시각 차이는 금전채권자의 공유물분할청구권 대위행사가 부당한 간섭인지에 관한 입장 차이로 이어졌다. 필자는 이 논점에 관해서도 다수의견보다 반대의견이 더욱 설득력을 가진다고 생각한다. 채권자대위권 제도는 채권자의 이익(채권의 현실적 이행 확보)을 채무자의 이익(자유로운 재산관리)보다 우선시키는 제도이고 채권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한 채무자의 재산관리에 대한 간섭을 허락하는 제도이다. 채무자에 대한 부당한 간섭을 쉽게 인정하는 것은 채권자대위권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더구나 '부당한 간섭'을 매우 엄격한 요건 아래에서만 인정하였던 판례의 경향에 비추어보면 더욱 그러하다. IV. 나가며 필자는 ① 공유지분에 대한 강제집행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② 공유물분할이 대금분할 및 가액보상 방법으로 이루어질 것이 비교적 확실한 경우에는 금전채권자의 공유물분할청구권 대위행사를 허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대상판결의 사안에서는 공유물분할청구권 대위행사가 채권의 현실적 이행을 확보하는 데 유효·적절한 수단이고 공유물분할청구권 대위행사에 수반되는 법적 문제들이 채권자의 권리 보호를 외면할 정도로 중대한 문제라고는 볼 수 없으며 채무자 및 공유자의 이익이 채권자의 이익보다 반드시 더 보호 필요성이 높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필자가 더욱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은 대상판결의 다수의견이 새롭게 제시한 법리가 앞으로 제기될 수 있는 사건들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대상판결이 다수의견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의 의미를 공백 상태로 남겨두는 한편 공유물분할청구권의 대위행사 사건에서 발견되는 문제점들이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는 과연 해결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답을 하지 않았다. 다수의견의 입장은 재고될 필요가 있지만 앞으로 법원이 이러한 법리를 어떻게 적용하고 발전시켜 나갈지가 오히려 더 중요한 문제라고 하겠다. 이소은 임상교수(서울대 로스쿨)
공유물분할청구
강제집행
부동산
공동소유
이소은 임상교수(서울대 로스쿨)
2020-10-22
권형필 변호사(법무법인 소명)
유치권 그리고 신의칙
1. 사실관계 대법원 2011. 12. 선고 2011다 84298 사건 채무자 甲 주식회사 소유의 건물에 관하여 乙 은행 명의의 1순위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는데, 2순위 근저당권자인 丙 주식회사가 甲 회사와 건물 일부에 관하여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건물 일부를 점유하고 있던 중 乙 은행의 신청에 의하여 개시된 경매절차에서 丙이 유치권 신고를 한 사안에서 丙의 유치권이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 서울고등법원 2004. 1. 15. 선고 2002나 5475 판결 채무자는 이 사건 공사 당시 거액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유치권자)로 하여금 무리하게 인테리어 공사를 하도록 도급을 주어 공사대금을 발생시켰고, 결국 피고는 위 공사대금을 지급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당해 건물을 점유하면서 유치권 주장을 한 사안. 2. 서설 위 사건들의 공통점은 유치권자로서 유치권의 형식상 성립요건은 모두 갖추었으나 법원이 민법 제2조 신의칙을 원용하여 낙찰자의 손을 들어준 사건이다. 이하에서 법원은 어떠한 이유로 민법 일반조항에 해당하는 신의칙 법리까지 동원하면서 유치권 주장을 배척하였는지 살펴본다. 3. 유치권 제도의 취지 유치권은 공평의 원칙에 기하여 채권·채무관계를 해결하고자 발생한 제도이다. 즉 타인의 물건에 용역 등을 투여하여 가치를 상승시킨 자가 채권을 변제받기 전에 목적 물건의 점유를 이전해야 한다면 용역을 투여한 자 입장에서는 추심이 곤란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반면 물건의 소유자는 상승된 가치만큼 부당이득 할 수 있는 불공평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러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또한 상사 유치권은 민법의 유치권의 요건 중 물건과 채권사이에 견련관계를 요구하지 않고 단지 채권의 성립과 물건에 대한 점유의 취득이 쌍방적 상행위로부터 발생한 것이라면 성립하며, 상사 유치권이 민사 유치권과 다르게 비교적 용이하게 유치권을 인정하는 이유는 거래마다 담보의 설정을 요구하였을 경우 절차상 번잡하여 거래의 신속을 해하며 그 실행을 용이하지 않게 하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상인간의 신용을 유지하면서도 안전하고 확실한 거래관계를 지속하고자 만들어졌다. 4. 유치권 제도의 현실적 문제점 그러나 문제는 위와 같이 공평의 원칙에서 출발한 유치권이 시중에서는 악용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즉 유치권의 피담보채권 금액은 당사자만 알 수 있고 담보물권의 불가분성으로 인하여 유치권의 효력은 물건 전체에 미치기 때문에 정확한 채권금액을 파악할 수 없는 낙찰자는 유치권자가 주장하는 채권금액 전부를 변제하지 않은 한 점유를 이전 받을 수 없다(즉 현행법상 유치권자는 현행법상 경매절차에서 유치권 및 채권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유치권의 효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더욱이 정확한 채권 금액이 파악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유치권은 다른 담보물권 보다 사실상 최우선변제를 받을 수 권리이므로 "시간에서 앞선 사람은 권리에서도 앞선다."라는 담보물권의 기본취지를 완전히 몰각시킬 위험성이 다분하다. 이와 같은 문제점을 고려하여 법원은 다음과 같이 형식상 유치권이 성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치권을 제한적으로 해석하여 왔다. 5. 유치권의 요건 여기서 간단히 유치권의 요건을 살펴보자. 민법상 유치권은 민법 제320조에 규정되어 있는 것과 같이 타인의 물건이나 유가증권을 점유한 자가 그 물건이나 유가증권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 변제기에 있는 경우에는 변제를 받을 때까지 그 물건이나 유가증권을 유치할 권리가 있는 것으로서, ① 피담보채권, ② 채권과 목적물의 견련성, ③ 목적물의 점유 및 변제기 도래의 요건이 충족되면 당연히 성립하는 법정 담보물권이다. 이에 반하여 상사유치권은 상인간의 상행위로 인한 채권이 변제기에 있는 경우 채권자가 변제를 받을 때까지 그 채무자에 대한 상행위를 통하여 그가 점유하고 있는 채무자 소유의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유치할 수 있는 권리로서 ① 양 당사자가 상인이어야 하고 ② 당사자 쌍방의 상행위로 발생한 피담보채권임을 요구한다. 다만 민법과 다르게 목적물과 채권간의 견련성을 요구하지 않는다. 6. 유치권 성립과 관련된 판례의 경향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유치권은 위 요건들만 충족하면 당연히 성립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4.항에서 언급한 현실적인 문제점을 인식하고 다음의 사안에서 유치권 주장과 관련하여 그 성립 범위를 제한하고 있다. 즉 ⒜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에 강제경매개시 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에 채무자가 부동산에 관한 공사대금 채권자에게 그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유치권을 취득하게 한 경우는 당해 유치권의 취득은 압류의 효력에 반하여 유치권자는 대항할 수 없다는 판결(2005다 22688), 최근 고등법원에서 선고된 ⒝ 유치권자가 종전 소유자의 승낙을 받아 임차물을 타인에게 임대하고 있었다가 소유자가 바뀐 경우 사용수익하고 있는 유치권자가 새로운 소유자의 승낙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종전의 승낙으로서 새로운 소유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서울고등법원 2011. 12. 21. 선고 2011나 27983 판결)는 판례, 그 외 하급심 판례로서 ⒞ 소멸시효가 완성된 공사대금 채권의 채권자가 자신이 점유하고 있던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에 경매개시 결정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에 채무자가 공사대금 채권의 시효이익을 포기하여 채권자로 하여금 유치권을 취득하게 하는 것도 목적물의 교환가치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처분행위로서 앞의 점유 이전의 경우와 같이 보아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점유자로서는 위 유치권을 내세워 그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10가합 15029)는 판결, ⒟ 거주목적으로 공사를 하였을 경우 유치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부동산 인도명령 결정 사례 등 형식상 유치권 관련 법률요건은 갖추어져 있으나 유치권의 요건과 관련된 법률요건을 엄격히 해석하거나 유치권 이외의 법리를 원용하여 유치권의 성립을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7. 대상판결 그리고 대상판결들은 민법의 일반조항으로서 최후 수단인 신의칙까지 동원하면서 유치권 주장을 배척하였던 것이다. 고등법원은 위 대상판결에서, '… 이러한 경우에는 위 피고가 전 소유자와 사이에 위 건물 부분에 관한 공사도급계약을 하고 그 계약에 따른 공사를 일부라도 실제로 진행하여 상당한 공사비용을 투하하였다고 하더라도, 만약 이러한 경우에까지 유치권의 성립을 제한 없이 인정한다면 전 소유자와 유치권자 사이의 묵시적인 담합이나 기타 사유에 의한 유치권의 남용을 막을 방법이 없게 되어 공시주의를 기초로 하는 담보법질서를 교란시킬 위험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위 피고의 공사도급계약 전에 가압류등기와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친 자의 신청에 의한 경매절차의 매수인(낙찰자)인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는, 민법 제320조 제2항을 유추 적용하여 위 피고가 위 공사대금채권에 기초한 유치권을 주장하여 그 소유자인 원고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하거나, 그 유치권을 행사하는 것이 신의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고 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위 대상 판결의 대법원(2011. 12. 선고 2011다 84298) 역시 '…丙 회사는 상사유치권자로서 甲 회사에 대한 채권 변제를 받을 때까지 유치목적물인 건물 일부를 점유할 권리가 있으나, 위 건물 등에 관한 저당권 설정 경과, 丙 회사와 甲 회사의 임대차계약 체결 경위와 내용 및 체결 후의 정황, 경매에 이르기까지의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丙 회사는 선순위 근저당권자인 乙 은행의 신청에 의하여 건물 등에 관한 경매절차가 곧 개시되리라는 사정을 충분히 인식하면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라 유치목적물을 이전받았다고 보이므로, 丙 회사가 선순위 근저당권자의 신청에 의하여 개시된 경매절차에서 유치권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상 허용될 수 없다.'고 판시하여 유치권 주장을 배척하였다. 특히 대법원은 이 판결에서 다음과 같이 판시함으로서 담보물권의 기본원칙을 지키고자 고심하였던 흔적을 내비치고 있다. "유치권제도와 관련하여서는 거래당사자가 유치권을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고의적으로 작출 함으로써 앞서 본 유치권의 최우선순위담보권으로서의 부당하게 이용하고 전체 담보권질서에 관한 법의 구상을 왜곡할 위험이 내재한다. 이러한 위험에 대처하여, 개별 사안의 구체적인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평가되는 유치권제도 남용의 유치권 행사는 이를 허용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8. 결어 지난 경매 통계를 살펴보면 2006년 평균 낙찰률은 71.83%이었으나 유치권이 신고 된 물건의 평균 낙찰률은 불과 56.41%로서 평균을 거의 15%p이상 하회하고 있고, 2007년 연간 평균 낙찰률은 74.43%이나 유치권 신고 된 물건의 평균 낙찰률은 62.23%로서 일반적인 물건보다 12.2%p나 하회 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적 상황과 더불어 담보물권의 기본원칙 및 이해당사자간의 형평성 등을 모두 고려한 최근 대법원 판결은 타당하다고 본다.
2012-07-23
최영수 변호사(법무법인 서정)
신축건물에 대한 추가신탁의 사해신탁 해당 여부
Ⅰ. 서설 아파트나 상가를 신축하는 부동산개발사업의 경우 사업시행자는 사업부지 매입비용 및 건물건축 비용을 충당하기 위하여 금융기관들로부터 프로젝트파이넨싱을 통한 자금을 대출받게 되고, 이러한 대출원리금채무에 대한 담보제공과 부동산 신축·분양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한 목적으로 해당 사업부지 및 추후 건축될 건물을 신탁하기로 하는 내용의 사업약정을 체결하게 된다. 부동산개발사업의 초기 단계에서는 담보가 될 만한 시행사의 재산에는 사업부지 외에 마땅한 것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해당 사업부지에 대한 신탁만이 먼저 이루어지게 되고, 사업이 진행됨에 따라 건물이 완공되면 건물 부분에 대한 추가신탁이 진행되는바, 이와 같이 신축된 건물에 대한 추가신탁은 당초 체결된 사업약정에서 정하고 있는 바에 따라 진행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사업부지에 대한 신탁과는 별개로 독립적인 사해신탁취소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인지 여부가 문제된다. 대상판결의 경우 원고(지방자치단체)의 조세채권이 사업약정 및 사업부지에 대한 제1차 신탁계약(2003.3.경)과 신축건물에 대한 제2차 신탁계약(2004.9.10.자)의 중간시점(2004.8.13.)에 성립한 것인바, 제2차 신탁계약이 종전의 약정들과 일련의 과정에 연속하여 체결된 계약으로서 위 조세채권의 성립 이전에 이루어진 법률행위의 이행에 불과하여 사해행위취소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할 것인지, 아니면 위 조세채권의 성립 이후에 행하여진 별개의 법률행위로서 사해행위취소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볼 것인지 여부가 쟁점이 된 사안이다. Ⅱ. 판결의 개요 (1) 사실관계 소외 회사(주식회사 A)는 2003.3. 경부터 이 사건 상가의 신축·분양사업을 시행하면서, B금융기관(이하 '대주')으로부터 90억 원을 한도로 대출을 받기로 하였고, 같은 무렵 대주 및 시공사인 주식회사 C건설(이하 '시공사')과 사이에 사업약정을 체결하였는데 동 사업약정서 제17조 제2항에서, '소외 회사는 건물 보존등기시 대출원리금 및 공사대금 미지급금이 잔존하는 경우 보존등기함과 동시에 담보신탁(또는 처분신탁)을 경료키로 한다'고 약정하였다. 소외 회사는 2003.3.27. 피고(D부동산신탁 주식회사)와의 사이에 이 사건 상가부지가 될 토지에 대하여 부동산관리신탁계약(이하 '제1차 신탁계약')을 체결하고 2003.3.31.위 토지에 관해 '2003.3.27. 신탁'을 원인으로 피고 앞으로 신탁등기를 마쳤다. 소외 회사는 2004.5.17. 피고와의 사이에 제1차 신탁계약을 변경하여, '이 사건 상가 신축건물의 보존등기시까지 소외 회사의 협동조합에 대한 채무가 완제되지 않았을 경우, 보존등기와 동시에 미분양물건에 대한 담보신탁계약을 체결하기로 한다'는 약정을 하였다. 소외 회사는 이 사건 상가에 대하여 2004.8.13. 사용승인을 받은 다음(대법원은 이 날을 지방세법 제29조 제1항 제1호와 동법 시행령 제73조 제4항을 근거로 하여 조세채권의 성립일로 보았음) 2004.9.10. 피고와의 사이에 이 사건 상가 신축건물 61개 점포 전부에 대하여 부동산담보신탁계약(이하 '제2차 신탁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날 피고 앞으로 신탁등기를 마쳤다. (2) 판결 요지 이 사건에 관하여 대법원은 "당사자 사이에 일련의 약정과 그 이행으로 최종적인 법률행위를 한 경우, 일련의 약정과 최종적인 법률행위를 동일한 법률행위로 평가할 수 없다면, 일련의 약정과는 별도로 최종적인 법률행위에 대하여 사해행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하여야 하고, 이때 동일한 법률행위로 평가할 수 있는지는 당사자가 같은지 여부, 일련의 약정에서 최종적인 법률행위의 내용이 특정되어 있거나 특정할 수 있는 방법과 기준이 정해져 있는지 여부, 조건 없이 최종적인 법률행위가 예정되어 있는지 여부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①2003.3. 경 체결한 사업약정서는 소외 회사와 대주, 시공사 사이에 체결된 것으로서 피고는 그 당사자가 아니라는 점, ②제1차 신탁계약은 이 사건 상가부지가 될 토지에 대한 부동산관리신탁에 지나지 않다는 점, ③2004.5.17.자 변경약정과 위 사업약정서 제17조 제2항은 '이 사건 상가 신축건물의 보존등기시까지 소외회사의 대주에 대한 채무가 완제되지 않았을 경우'라는 조건부로 담보신탁계약을 체결할 의무를 부과하는 약정에 불과하여 향후 체결할 담보신탁계약의 신탁재산, 신탁기간, 수익자 등 그 구체적인 내용에 관하여 전혀 정함이 없다는 점 등을 근거로 하여 제2차 신탁계약과 종전의 일련의 약정들(사업약정, 제1차 신탁계약 및 제1차 신탁계약에 관한 추가 약정)은 동일한 법률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판단에 따라 대법원은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는 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를 비롯하여 사해의사 등 사해행위에 대한 판단은 종전의 일련의 약정과는 별도로 이 사건 상가 신축건물 61개 점포에 대한 신탁등기의 원인이 된 법률행위인 제2차 신탁계약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인 바, 원심이 제2차 신탁계약은 종전의 약정과 일련의 과정에 연속하여 체결된 계약으로서 위 취득세 등의 납세의무가 성립하기 이전에 체결된 법률행위의 이행이라고 보아 사해행위로서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한 데에는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하며 원심을 파기 환송하였다. Ⅲ. 평석 위와 같은 판례의 태도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부동산개발사업의 진행구조 및 절차 등을 제대로 고려하지 아니한 채 적절치 못한 근거들을 바탕으로 사해행위를 인정함으로써, 시행사가 주체가 되어 진행하는 부동산개발사업의 경우 사업의 안정성을 해하고 시공사·금융기관·신탁회사 등 관계자들의 참여를 사실상 어렵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올 위험이 있다는 점에서 향후 재검토될 필요가 있는 판결이라 사료된다. (1) 우선 대상판례는 "①2003. 3. 경 체결한 사업약정서는 소외 회사와 대주 및 시공사 사이에 체결된 것으로서 피고는 그 당사자가 아니라는 점"을 그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소외 회사와 피고 사이에 체결하는 제2차 신탁계약은 담보신탁계약으로서 담보권자인 대주 및 시공사와 담보설정자인 소외 회사 사이에 체결된 위 2003.3. 경 사업약정서에 따라 담보제공을 위해 종속적으로 작성 및 체결된 부속약정이라는 점, 제2차 신탁계약의 주된 내용(담보권자 즉 우선수익자, 피담보채권 즉 우선수익권의 내용, 담보권의 실행조건 즉 신탁부동산의 처분조건 등)은 사업약정서에서 예정하고 있는 바대로 작성된 것이고, 그 이외의 세부적인 내용은 신탁회사가 가지고 있는 신탁계약 양식에 따라 기재된 것에 불과하다는 점, 신탁회사는 담보권자도 아니고 담보권설정자도 아닌 일종의 관리자의 역할만 할 뿐이어서 사업약정의 당사자가 될 필요가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내용은 대상판결의 근거로서 적절치 못한 것이라 생각된다. (2) 또한 대상판례는 "②제1차 신탁계약은 이 사건 상가부지가 될 토지에 대한 부동산관리신탁에 지나지 않다는 점"을 그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주택이나 상가건물을 신축하여 분양하는 부동산개발사업의 경우 사업초기 시행사의 재산으로는 사업부지만이 존재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바, 1차 신탁계약은 이와 같은 사정으로 인하여 시행사에 의해 소유권이 확보된 사업부지에 대해서만 우선하여 신탁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점, 사업진행 경과 상 저당권을 설정하거나 인수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되는 사업장의 경우 담보로서 저당권을 취득하고 신탁은 담보신탁이 아닌 관리신탁만을 설정할 수도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 내용 역시 대상판결의 근거가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수분양자 보호를 위해 2004.10.22. 제정되어 2005.4.23.부터 시행되고 있는 「건축물의 분양에 관한법률」(이하 '건분법')에 의하면, 사업부지를 신탁업자에게 신탁하고 대리사무계약을 체결한 경우 착공신고 후 분양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건물이 완공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분양계약을 체결한 수분양자들이 건물이 완공될 때까지 잔금을 납부하지 못하는 등의 사정으로 시행사 명의의 보존등기와 동시에 수분양자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기가 불가능한 상황에 처해 있는 경우 분양목적물의 수분양자로의 소유권이전에 책임이 있는 신탁회사로서는 시행사 명의의 보존등기와 동시에 신탁등기를 경료해 둠으로써 시행사의 일반 채권자들로부터 수분양자들을 보호하는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만일 대상판결의 취지와 같이 추후 완공된 건물에 대한 신탁이 별개의 독립된 행위로서 사해신탁이 될 수 있다고 본다면 신탁계약 및 대리사무계약을 통하여 수분양자들을 보호하려는 건분법의 취지에 배치된다는 점에서 위와 같은 설시내용은 대상판결의 근거로서 타당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3) 한편, 대상판례는 "③2004. 5.17.자 변경약정과 위 사업약정서 제17조 제2항은 '이 사건 상가 신축건물의 보존등기시까지 소외회사의 대주에 대한 채무가 완제되지 않았을 경우'라는 조건부로 담보신탁계약을 체결할 의무를 부과하는 약정에 불과하여 향후 체결할 담보신탁계약의 신탁재산, 신탁기간, 수익자 등 그 구체적인 내용에 관하여 전혀 정함이 없다는 점"을 판결의 주된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 상가 신축건물의 보존등기시까지 소외회사의 대주에 대한 채무가 완제되지 않았을 경우'라는 문구는 이 사건 신탁이 사업약정서상 소외회사의 대주에 대한 PF대출금채무을 담보하기 위한 담보신탁으로서, 대주에 대한 대출금채무가 모두 완제되어 존재하지 않는다면 피담보채무가 존재하지 아니하여 당연히 담보설정이 필요 없음을 재확인한 내용에 불과한 것이지 조건부로 담보신탁계약을 체결할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이라고 볼 수는 없다는 점, 분양된 건물부분은 신탁을 할 수가 없어(분양된 부분은 건물 완공 후 시행사 명의로 보존등기와 동시에 수분양자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이루어지므로 신탁의 필요성이 없음. 다만, 수분양자가 잔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하여 시행사 명의의 보존등기만이 먼저 경료된 부분은 신탁설정 가능. 한편 주택의 경우에는 주택법 제40조에 의해 시행자가 입주예정자에게 통보한 입주가능일 이후 60일의 기간 동안에는 신탁의 설정 자체가 불가능함) 신축건물의 보존등기시점까지 몇 동 몇 호를 신탁의 목적물로 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가 없다는 점, 신탁기간이나 수익자 등 그 구체적인 내용은 사업약정서에서 정하고 있는 바에 따라 이미 예정되어 있는 것이고 위탁자인 소외회사나 수탁자인 피고가 임의로 그 내용을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설시 이유 역시 대상판결을 정당화 시킬 수 있는 논거가 되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4) 위와 같은 반론에 더하여 (i) 시행사가 제2차 신탁계약 체결 여부를 임의로 정할 수 없고, 사업약정서에서 정하고 있는 바에 따라 반드시 체결할 수밖에 없는 것이므로 제2차 신탁계약을 독립적인 별개의 계약으로 볼 수 없으며, 시행사의 사해의사를 독립적으로 인정할 수도 없다는 점, (ii) 시행사의 채권자들은 해당 부동산개발사업을 중단시키고 건물에 대한 경매를 통하여 자금을 회수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는 반면, 사업약정의 당사자인 대주나 시공사는 해당 건물 신축 및 분양사업의 정상적인 진행을 전제로 하여 그 분양대금을 통하여 자신들의 채권을 회수해 나가는 것을 목적으로 건물에 대한 추가신탁을 한 것이라는 점 등을 고려해 보더라도, 2004.9.10. 체결된 제2차 신탁계약은, 그로부터 약 1년 6개월 이전인 2003.3. 경 소외회사와 대주 사이에 체결된 사업약정, 2003.3.27. 위 사업약정에 따라 소외 회사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제1차 신탁계약, 2004.5.17. 위 사업약정에 따라 소외 회사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제1차 신탁계약에 관한 추가 약정을 거치는 일련의 과정에 연속하여 체결된 계약으로서, 소외 회사의 취득세 등 납세의무가 성립하기 이전에 체결된 법률행위의 이행에 불과한 것이라고 본 원심의 태도가 타당한 것이라 판단된다. 그렇다면, 제2차 신탁계약은 이를 별도로 사해행위라 하여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으로 삼을 수는 없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상고는 기각되는 것이 옳았을 것으로 판단된다(대법원 2002.4.12. 선고2000다43352 판결 참조) Ⅳ. 결어 (1) 대상판례의 취지에 따라 제2차 신탁계약이 별개의 법률행위로서 사해행위의 검토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하더라도 사해행위의 다른 요건들을 모두 갖추어 취소될 수 있는지 여부는 별개의 문제라 할 것이다. 파기환송심(서울고등법원 2010.1.14. 선고 2009나107398 판결)에서는 대법원의 판시 취지에 따라 제2차 신탁계약에 대하여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별도로 판단하였고 사해행위의 다른 요건을 모두 갖추었다고 판단하여 원고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을 하였다. 이와 같은 파기환송심의 논지 역시 여러 측면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이나 지면 관계상 이에 대한 검토는 생략하기로 한다. (2) 이 사건은 파기환송과 상고를 거듭하며(위 파기환송심에 대해서 피고가 다시 상고하였고, 대법원에서는 원심을 또 다시 파기환송 하였음) 현재 서울고등법원에서 심리가 계속 중에 있는 바, 향후 그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대상판례는 사업약정이나 신탁계약의 구체적 내용을 검토한 결과 해당 사안에 있어서만큼은 건물에 대한 추가신탁계약이 사해행위취소의 대상이 된다고 판시한 것이므로, 부동산개발사업에 있어서 완공된 건물에 대하여 추가로 담보신탁계약을 체결하는 모든 경우에 적용되는 것으로 확대 해석되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따라서 부동산개발사업의 시행사, 시공사, 대주 등 사업관계자들의 입장에서는 대상판결의 내용을 주지하여 사업약정서, 신탁계약서 등의 문안 작성에 보다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2010-10-21
김현 변호사 (법무법인 세창 대표·대한변협 사무총장)
선박우선특권의 준거법
1. 사건의 내용 원고는 금융업에 종사하는 노르웨이국 법인인데, 글래샬 쉽핑 리미티드라는 회사(이하 ‘글래샬’이라고 한다)에 대출을 해주고 그 담보로 글래샬 소유의 선박(이하 ‘위 선박’이라고 한다)에 관하여 1순위 우선저당권을 설정하였다. 이 저당권 설정 당시 위 선박은 에르빅 마린 서비스라는 회사(이하 ‘에르빅’이라고 한다)가 선박에 대한 관리, 운영을 맡고 있었는데 에르빅은 선원들에게 임금을 지급할 책임도 부담하고 있었다. 한편 글래샬이 원고에 대한 대출금을 상환하지 않자, 원고는 위 선박에 대하여 임의경매를 신청하였고 경매절차가 진행되어 위 선박이 경락된 후 경매법원은 배당기일에 1순위로 부산지방해양수산청 등에게 정박료, 감수보존비용 등을, 2순위로 에르빅을 대신하여 선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였다고 주장하는 피고(실제로 2순위로 배당받은 것은 ‘라브라도르 에이에스’라는 회사이나 이 회사가 소송계속 중 피고에게 흡수, 합병되어 피고가 소송을 수계하였으므로 편의상 피고가 2순위로 배당받은 것으로 사실관계를 단순화한다)에게 선박우선특권을 인정하여 임금 상당액을, 3순위로 선박저당권자인 원고에게 나머지 금액을 각 배당하는 내용의 배당표를 작성하였다. 이에 원고는 피고가 해당 선원들의 권리를 대위 행사하기 위해서는 선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기 전에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그러한 허가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피고는 선박우선특권 있는 채권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피고에 대한 배당이 부적법하다고 주장하며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하였다. 부산고등법원은 원심판결(2004나10602)에서 국제사법 제60조 제1호, 제2호에 의하여 선박우선특권의 준거법은 선적국법에 의하는바 위 선박의 선적국은 세인트 빈센트 그레나딘(이하 ‘세인트’라 한다)이므로 세인트 상선법이 그 준거법이 되며, 세인트 상선법의 해석에 있어서는 피고는 법원의 허가 없이도 위 선박의 선원들에게 임금을 대위 변제함으로써 선원들의 선박우선특권있는 임금채권을 대위 행사할 수 있고, 이는 원고의 저당권에 우선하므로 경매법원의 피고에 대한 배당은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2. 대법원의 판결 선박우선특권은 일정한 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법률에 의해 특별히 인정된 권리로서 일반적으로 그 피담보채권과 분리되어 독립적으로 존재하거나 이전되기는 어려우므로, 선박우선특권이 유효하게 이전되는지 여부는 그 선박우선특권이 담보하는 채권의 이전이 인정되는 경우에 비로소 논할 수 있다. 국제사법 제60조 제1호, 제2호에서 선적국법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사항은 선박우선특권의 성립 여부, 일정한 채권이 선박우선특권에 의하여 담보되는지 여부, 선박우선특권이 미치는 대상의 범위, 선박우선특권의 순위 등으로서 선박우선특권에 의하여 담보되는 채권 자체의 대위에 관한 사항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해석되므로, 그 피담보채권의 임의대위에 관한 사항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국제사법 제35조 제2항에 의하여 그 피담보채권의 준거법에 의해야 한다. 그런데 선박우선특권에 의하여 담보되는 채권이 선원근로계약에 의하여 발생되는 임금채권인 경우 그 임금채권에 관한 사항은 선원근로계약의 준거법에 의하여야 하고, 선원근로계약에 관하여는 선적국을 선원이 일상적으로 노무를 제공하는 국가로 볼 수 있어 선원근로계약에 의하여 발생되는 임금채권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국제사법 제28조 제2항에 의하여 선적국법이 준거법이 된다. 결국 선원임금채권의 대위에 관한 사항은 그 선원임금채권을 담보하는 선박우선특권에 관한 사항과 마찬가지로 선적국법에 의한다. 한편 외국적 요소가 있는 법률관계에 관하여 적용될 외국법규의 내용을 확정하고 그 의미를 해석함에 있어서는 그 외국법이 그 본국에서 현실로 해석, 적용되고 있는 의미, 내용대로 해석, 적용되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소송 과정에서 그 외국의 판례나 해석기준에 관한 자료가 제출되지 아니하여 그 내용의 확인이 불가능한 경우에 법원으로서는 일반적인 법해석 기준에 따라 법의 의미, 내용을 확정할 수 있다. 3. 평 석 가. 선박우선특권의 준거법 선박우선특권은 선박에 관한 특정한 법정채권에 관하여 선박관련 채권자가 당해 선박과 부속물 등에 대하여 다른 채권자보다 우선특권을 받을 수 있도록 한 법정담보권으로서, 상법 제861조 제1항은 선박우선특권의 피담보채권의 범위 및 내용을 열거하고 있는바 여기에는 ‘선원 기타 선박사용인의 고용계약으로 인한 채권’이 포함되어 있다(동항 제2호). 이는 위험한 선박의 항해상 노무에 종사하여 생계를 유지하는 선장과 선원 및 가족의 생계를 보호한다는 사회정책적인 견지에서 선원우선특권을 인정한 것이다. 한편 국제사법 제60조는 해상에 관한 법률관계에 대한 준거법은 원칙적으로 선적국법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선박의 소유권 및 저당권, 선박우선특권 그 밖의 선박에 관한 물권(동조 제1호), 선박에 관한 담보물권의 우선순위(동조 제2호), 선장과 해원의 행위에 대한 선박소유자의 책임범위(동조 제3호), 선박소유자, 용선자, 선박관리인, 선박운항자 그 밖의 선박사용인이 책임제한을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 및 그 책임제한의 범위(동조 제4호), 공동해손(동조 제5호), 선장의 대리권(동조 제6호) 등의 사항은 모두 선적국법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해상에 관한 법률관계는 주로 선박을 중심으로 발생하므로, 당해 선박이 국적을 가지고 있는 국가, 다시 말해 선적국이 그 문제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원심판결은 이 사건의 쟁점인 선원들의 임금채권을 피고가 적법하게 대위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사항도 ‘선박우선특권에 관한 사항’이라고 보고 국제사법 제60조를 직접 적용하여 선적국법을 준거법으로 판단한 것이다. 이에 반해 대법원은 국제사법 제60조가 적용되는 범위를 제한하여 선박우선특권에 의하여 담보되는 채권, 즉 피담보채권 자체의 대위에 관한 사항은 국제사법 제60조가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채권의 준거법에 관한 일반조항으로 돌아가 국제사법 제35조에 의하여 ‘이전되는 채권’의 준거법에 의하여야 하고, 이 사건에서 이전되는 채권은 임금채권이므로 국제사법 제28조 제2항에 의하여 근로자가 일상적으로 노무를 제공하는 국가의 법에 의하여야 하는바, 선원근로계약에서는 선적국을 선원이 일상적으로 노무를 제공하는 국가로 볼 수 있으므로 결국 선적국법이 준거법이 된다는 것이다. 나. 대법원 판결의 평가 대법원은 이 사건의 준거법이 선박의 선적국법, 즉 세인트 빈센트 법이 된다는 점에는 원심판결과 결론을 같이 하고 있으나, 그 법리구성에 있어서 원심판결과는 다른 논리를 취하였다. 이 사건에서는 선박우선특권의 피담보채권이 선원근로계약상의 임금채권이었으므로 당해 채권의 준거법이 선적국법이 되어 결국 일반적인 선박우선특권의 준거법과 동일한 결론에 이르렀으나, 피담보채권의 종류에 따라서는 채권 자체에 관한 사항의 준거법이 선적국법 이외의 법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므로, 이 점을 정확히 지적한 대법원의 판단은 타당하다고 본다. 즉 선박우선특권의 피담보채권의 임의대위 여부에 관한 사항은 당해 채권 자체의 문제로서 선박우선특권의 성립 여부나 적용 범위, 우선 순위 등 선박우선특권의 요건이나 효력, 범위와 관련된 문제가 아니므로 국제사법 제60조가 적용될 수 없으며 당해 채권의 준거법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보았는바 필자는 이러한 대법원의 입장에 찬동한다. 이 사건은 오히려 준거법 문제보다는 세인트 상선법의 해석과 관련한 구체적 내용이 실질적 쟁점이 된 사건이고 결과적으로 대법원은 세인트 상선법의 해석에 대하여는 원심판결과 결론을 달리하여 원심을 파기하였다. 이 판례는 선박우선특권의 준거법을 규정한 국제사법 제60조에 대한 해석 및 당해 규정의 적용범위를 언급한 대법원의 흔치 않은 판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비단 해상법 분야뿐만 아니라 국제사법 학계에서도 중요한 참고가 될 판례라고 생각된다.
2007-12-27
김상수 동국대 교수
경매를 신청하지 않은 선순위근저당권자의 피담보채권의 확정시기
【사 실】 이 사건은 전형적인 법률문제에 관한 것으로 사실관계는 매우 단순하다. 즉 후순위 근저당권자가 저당부동산에 관하여 경매신청을 한 경우, 경낙으로 소멸하게 되는 선순위 근저당권자의 피담보채권은 언제 확정되는가가 문제된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판지에서도 지적하고 있지만, 민법에는 규정이 없다. 먼저 원심은 대략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선순위 근저당권자가 경매개시를 안 날의 다음날에 확정된다고 판단하였다. (1)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선순위 근저당권자로서는 후순위 근저당권자에 의해 근저당권의 목적물에 대하여 경매절차가 개시된 사실을 안 이후에는 신용이 악화된 채무자와 더 이상 거래관계를 하지 않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는 점, 및 (2)구체적인 이익고량의 근거는 나와 있지 않지만 경매개시를 안 시점을 기준으로 그 후에는 선순위 근저당권자보다 후순위 근저당권자의 이익을 더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그 확정시기를 경낙인이 경낙대금을 완납한 때라고 하고, 원심판결을 파기촵환송하였다. 【판 지】 「당해 근저당권자는 저당부동산에 대하여 경매신청을 하지 아니하였는데 다른 채권자가 저당부동산에 대하여 경매신청을 한 경우 민사소송법 제608조제2항, 제728조의 규정에 따라 경매신청을 하지 아니한 근저당권자의 근저당권도 경낙으로 인하여 소멸한다. 그러므로 다른 채권자가 경매를 신청하여 경매절차가 개시된 때로부터 경낙으로 인하여 당해 근저당이 소멸하게 되기까지의 어느 시점에서인가는 당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도 확정된다고 하지 아니할 수 없다. 그런데 그 중 어느 시기에 당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이 확정되는가 하는 점에 관하여 우리 민법은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다. 부동산 경매절차에서 경매신청기입등기 이전에 등기되어 있는 근저당권은 경락으로 인하여 소멸되는 대신에 그 근저당권자는 민사소송법 제605조가 정하는 배당요구를 하지 아니하더라도 당연히 그 순위에 따라 배당을 받을 수 있고, 이러한 까닭으로 선순위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는 부동산에 대하여 근저당권을 취득하는 거래를 하려는 사람들은 선순위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 만큼의 담보가치는 이미 선순위 근저당권자에 의하여 파악되어 있는 것으로 인정하고 거래를 하는 것이 보통이므로,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절차가 개시되었음을 선순위 근저당권자가 안 때 이후의 어떤 시점에 선순위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액이 증가하더라도 그와 같이 증가한 피담보채무액이 선순위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 한도 안에 있다면 경매를 신청한 후순위 근저당권자가 예측하지 못한 손해를 입게 된다고 볼 수 없는 반면, 선순위 근저당권자는 자신이 경매신청을 하지 아니하였으면서도 경락으로 인하여 근저당권을 상실하게 되는 처지에 있으므로 거래의 안전을 해치지 아니하는 한도 안에서 선순위 근저당권자가 파악한 담보가치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함이 타당하다는 관점에서 보면, 후순위 근저당권자가 경매를 신청 한 경우 선순위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은 그 근저당권이 소멸하는 시기, 즉 경락인이 경락대금을 완납한 때에 확정된다고 보아야 한다.」 【연 구】 판지와 원심의 판단 모두에 반대한다. 1. 대상판결의 의의 대상판결은 경매신청을 하지 않은 선순위 근저당권자의 피담보채권의 확정시기에 관한 최초의 판결로써, 선례로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판례이다. 앞서 지적했지만 민법에는 이에 관한 규정이 없다. 우리 법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일본 민법에는 그 제398조의 20에 자세한 규정이 있지만, 근저당권에 관한 규율이나 이용사정이 동일하다고는 할 수 없으므로, 그냥 일본법에 追隨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대상판결은 구체적인 논거를 통해 우리의 독자적인 논리를 전개한 것으로 매우 의미심장하다. 2.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의 확정시기에 관한 판례와 학설 판례는 경매를 신청하지 않은 선순위 근저당권자의 경우에 관해서는 대상판결이 처음이지만, 스스로 경매를 신청한 근저당권자의 경우에 관해서는 이미 판단을 내린 바 있다(여기서 피담보채무의 변제기가 도래하면 이 때 당연히 피담보채권이 확정되므로, 문제가 되는 것은 어느 경우이건 변제기도래전의 저당목적물에 대한 경매신청이 있을 때의 확정시기인 점에 주의해야 한다). 그 리딩케이스는「근저당권자 자신이 그 피담보채무의 불이행을 이유로 경매신청을 한 때에는 그 경매신청시에 근저당권은 확정된다」라고 한 대판 1988. 10. 11., 87다카545이고, 이것이 그 후의 판례(대판1989. 11. 28., 89다카15601〔이에 대한 해설로 閔亨基, 대법원 판례해설 제12호329면 이하가 있다〕; 대판1993.3.12., 92다48567; 대판1997. 12. 9., 97다25521; 대판1998. 10. 27., 97다26104, 26111 등)에서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판례에는 구체적인 논거가 제시되어 있지 않다. 단 판례의 논거를 간접적으로 추측케 하는 전기 판례해설336면에는「개별적인 채권에 대한 채무불이행이 있는 경우에는 별도의 해지의 의사표시 없이 곧 바로 경매를 신청함으로써 근저당권을 실행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고, 그 근저당권에 의하여 우선변제받을 채권의 범위를 명확히 하여 이해관계인에게 불측의 피해가 가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하여 그 경매신청시에 근저당권, 따라서 피담보채권이 확정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라고 설명되어 있다. 이러한 견해는, 경매신청이라는 권리의 실행은 당연히 해지의 의사를 포함하는 것이고, 나아가 근저당권자가 해지와 경매신청과의 사이에 시간적 간격을 두는 것은 생각하기 힘들므로, 근저당권자의 권리실행시를 피담보채권의 확정시로 보는 입장이라고도 이해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학설에서는, 통설은 근저당권자가 스스로 경매를 신청하지 않는 경우에는 경매개시결정시를 피담보채권의 확정시로 풀이한다(근저당권자가 스스로 경매를 신청한 경우에는 명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권리실행시인 경매신청시로 해석하는 것으로 보인다). 단 그 구체적인 논거는 제시되어 있지 않다. 이러한 통설의 태도는 근저당권자가 스스로 경매를 신청하는 경우인가 아닌가를 불문하고, 근저당권자가 스스로 경매를 신청한 경우에 관한 앞의 판례의 태도와 같다고 할 수 있다. 근저당권자의 해지기, 해지에 따른 경매신청시와 경매개시결정시는 모두 시간적으로 사실상 동일하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유력설(민법주해Ⅶ23면이하[박해성])은 대상판결과 동일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유력설도 근저당권자가 스스로 경매신청을 하는 경우에는 경매신청시에 피담보채권이 확정된다고 해석한다). 이 유력설의 논거는 대상판결과 거의 같고, 아마도 대상판결은 이를 참조한 것으로 생각된다. 3. 사견 먼저 근저당권자가 스스로 경매를 신청하는 경우에는 판례나 학설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담보채권의 확정시기를 권리실행시로 보는 점에 문제가 없다. 이러한 해석이 근저당권의 권리실행은 그 전제가 되는 거래관계의 해소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근저당권자와 채무자 기타 이해관계인의 의도와도 일치한다. 여기에 또 하나 이유를 추가하자면 경매신청시에 피담보채권은 집행채권으로 그 금액이 특정되어야 하기 때문이다(특히 민사소송규칙 제204조2호 참조). 또한 위와 같은 이유에서 만일 경매개시결정시가 경매신청시보다 늦어지더라도, 후자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 다음은 대상판결의 문제점이다. 대상판결의 논거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즉 (1)근저당권은 설정등기를 하여야 하는 이상, 후순위 근저당권자는 선순위 근저당권자의 채권최고액을 충분히 예측한 후 거래를 하므로 자신의 손해를 예상할 수 있다는 점, 및 (2)선순위 저당권자는 타의에 의해 자신의 근저당권이 소멸하므로, 근저당권이 소멸하는 시점인 경락대금 완납시에 그 피담보채권이 확정되고, 이것은 거래의 안전을 해치는 것도 아니다라는 점이다. 이러한 두 가지 논거는 원심의 논거보다 설득적이고 일리가 있다. 특히 논거(1)자체는 당연하며 합리적인 판단이다. 그러나 대상판결이나 원심 모두 경매를 통한 근저당권의 권리실행이라는 점에 특별한 배려를 하고 있지 않는 점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이 경락대금완납시에 확정된다면 애당초 경매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민사소송법 제728조에 의한 제608조와 제616조의 준용에 의해, 집행법원은 경매부동산의 매각에 따른 잉여의 여부를 그 매각전에 판단해야 하는데,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액이 확정되지 않는 한, 그것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점 때문에, 근저당권자는 자신의 채권에 관한 계산서를 특정기일까지 집행법원에 제출하게 되어 있다(민사소송법 제728조에 의한 제653조의 준용). 이에 따른 구체적인 집행절차는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즉, 집행법원은 경매개시결정을 한 때에는 근저당권자에게 채권신고의 최고를 하여 경매개시사실을 통지하게 되는데, 실무는 채권신고의 최고서가 근저당권자에게 도달하는데 소요되는 일수를 참작하여, 그 예상 도달일로부터 약2주 뒤의 일자를 제출시한으로 특정하여 최고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민사소송규칙제205조와 제147조 및 송민91-5. 그 외 법원실무제요 강제집행법(상)318면 참조). 이러한 집행절차에서 본다면, 스스로 경매를 신청하지 않은 근저당권자의 권리실행은 채권신고서의 제출시 또는 그 제출기한의 만료시에 한 것에 해당하고, 따라서 이 때 피담보채권도 확정된다고 풀이해야 한다. 이러한 해석은 또한 근저당권자가 스스로 경매를 신청한 때의 피담보채권의 확정의 경우와 동일한 기준(권리실행시)으로 판단하게 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에 비해 원심판단의 문제점은, 채권신고의 최고를 통해 경매사실을 알게 된 선순위 근저당권자에게 자신의 권리실행을 위한 시간적 여유를 전혀 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스스로 경매를 신청하지 않은 근저당권자에게는 적정한 채권신고기한까지 거래관계의 정리 등 자신의 권리실행을 위한 시간적 여유를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대상판결에서 지적하는 근저당권의 소멸의 의미에 관해서는 약간의 해석적 보충이 필요하다. 경매에 있어서의 근저당권의 소멸에 관해서는 민사소송법 제608조(제728조에 의해 임의경매에서도 준용)에서 규정하고 있다. 동조에서는 저당권(해석상 당연히 근저당권을 포함)은 경락으로 소멸한다고 규정한다. 그런데 이 소멸이라는 의미는 용익권의 경우와 담보권의 경우에 있어서 커다란 차이가 있다. 즉 저당권의 소멸이란 우선변제권을 보장(배당을 통한 우선변제권의 존속)받는 기한도래전의 소멸을 의미한다. 반대로 용익권의 경우에는 배당의 문제가 없는 단순한 권리의 실효를 의미한다(따라서 용익권의 경우에 경락으로 소멸한다는 표현은 부적절하다. 이 점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대상판결에서 말하는 「후순위 근저당권자가 경매를 신청한 경우 선순위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은 그 근저당권이 소멸하는 시기, 즉 경락인이 경락대금을 완납한 때에 확정된다」라는 경우의 경락대금의 완납을 기준으로 한 근저당권의 소멸이란, 이미 확정된 우선변제권(피담보채권)에 대한 집행절차상의 배당을 보장한다는 의미에서의 근저당권의 말소를 가리킨다. 우선변제권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경매부동산의 매각조건을 확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피담보채권의 확정시기를 근저당권의 소멸시기로 하는 것은 타당한 해석이 아니다.
1900-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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