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律新聞
1885호
법률신문사
保險契約의 成立
일자:1989.7.7
번호:88가합49476
李基秀
高麗大法大 敎授
============ 11면 ============
【判決要旨】
保險會社 營業所長이 보험모집사원이 아닌 者에게 同營業所의 「營業課長」 명함을 만들어주고 同會社專用의 保險請約書 등을 교부한 후 同人이 모집한 保險을 成立하도록 하여 주기도 했다면 그밖의 保險契約締結에 관하여도 代理權을 주었다고 보아야 하므로 表見代理의 法理에 따라 保險會社가 保險者로서 責任져야 한다.
【事件槪要】
訴外 A는 1974년경부터 1983년경까지 訴外 甲화재해상보험주식회사와 乙화재해상보험주식회사의보험모집인으로 활동하다가 1985년부터 모집인 등록을 하지 아니한채 보험모집을 하여 보험회사에 소개하여 주는 일을 해오다가, 피고회사 수도지점 동대문영업소 소장인 소외 B는 위 A와 친분이 있어 위 A가 피고회사 동대문영업소의 영업과장이라는 명함을 만들어 A에게 교부하여주고 피고회사 전용의 보험청약서 등을 교부하여 이를 사용하도록 하였다.
경기도 구리시에서 가구점을 경영하고 있는 소외 C는 1988년 9월 3일 피고회사 동대문영업소 영업과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A와 주택상공보험계약을 체결하여 피고회사와 정당한 보험계약이 성립하게 되자 같은 가구공장을 경영하는 원고를 A에게 소개시켜서 1988년 9월 15일 A와 화재보험계약과 상해보험계약을 체결하고 그 보험료상당금액을 2차에 걸쳐 지급하였으며, A는 원고와 원고의 처의 명의로 되어 있는 자동차에 대하여 1988년 9월 19일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하고, 같은날 보험료를 A에게 지급하여 피고회사와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이 성립하였다.
그런데 1988년 10월 2일 원고의 가구공장에서 전기합선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하여 원고가 피고회사에 대하여 보험금지급을 청구한 것이 이 사건의 개요이다(다만 이 글은 사실인정에 있어서 法律新聞에 한정하여 살펴보았기에 그 한에서 제한된다).
【評 釋】
1. 論議해야 할 問題點
여기에서의 논점은 1988년 9월 15일의 訴外 A와 원고와의 화재보험계약의 체결이 有效한가에 있다. 이를 위하여 保險契約의 成立에 관하여 일별하고, 訴外 A가 화재보험계약체결의 當事者로서의 어떠한 法的地位를 갖고 있는가를 살펴보고자 한다.
2. 保險契約의 成立
保險이란 같은 종류의 경제상의 위험에 놓여 있는 사람들이 우연한 사고가 발생한 때에 밀어닥칠 재난을 분산시키기 위하여 일정한 保險料를 모아서 法的危險共同體(Rechtliche Gefahrgemeinschaft)를 구성하였다가, 실제로 그 위험이 밀어닥친 保險契約者 등에게 保險者가 一定保險金을 지급하도록 하는 계약이다(商法 제638조).
保險契約은 보험계약자와 보험자간에 성립되는 有償·雙務契約이다. 이는 보험계약자측의 法的危險共同體性을 파악할 때에만이 그 이해가 가능하므로 保險契約의 個別性과 團體性을 조화하여야만 한다. 다만 保險者의 保險金支給은 보험사고 발생을 조건으로 하고 있지만 보험계약의 성립과 동시에 보험계약의 효과는 발생하므로, 보험계약이 조건부계약이 아님은 贅言을 요하지 아니한다.
保險契約은 諾成契約이므로 當事者간의 意思의 合致만으로 效力이 생기고, 계약의 성립요건으로서 특별한 要式行爲를 요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不要式契約이다. 다만 실제 去來界에서 보험계약을 체결함에는 定型化된 保險請約書를 이용하고, 계약의 성립과 동시에 保險證券을 交付하나, 이는 계약의 성립 그 자체와는 무관하다.
2. 訴外 A의 法的地位
訴外 A는 피고회사 수도지점 동대문영업소 소장인 訴外 B와의 친분관계로 인하여, B가 A에게 피고회사 동대문영업소의 영업과장이라는 명함을 만들어주고, 피고회사 전용의 보험청약서 등을 교부하여 이를 사용하게 하여, 訴外 A가 피고회사명의로 1988년 9월 3일에 訴外 C와의 주택상공보험계약 및 1988년 9월 19일에 원고와의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하였는바 피고회사는 이 2 가지 보험계약을 그대로 승인하여 정당한 保險契約이 체결되었다. 문제된 本 件은 위의 2 가지 체결된 保險契約의 중간시점인 1988년 9월 15일에 체결한 訴外 A와 원고와의 화재보험계약이다. 여기에서 살펴볼 문제점은 訴外 A가 保險者인 피고회사와의 관계에서 어떠한 法的地位를 갖는가에 있다.
(1) 保險者인 被告會社
保險契約의 一方當事者로서 約定된 保險事故가 발생한 때에 保險金支給義務를 지는 保險者는 保險事業의 社會性, 公共性의 특성에 따라 그 자격이 제한되어 있다.
특히 損害保險事業을 영위하고자 하는 보험자는 3억원이상의 자본금 또는 基金을 가진 株式會社로서 財務部長官으로부터 保險事業의 허가를 얻은 者이어야 한다(保險業法 제5조, 제6조). 營利保險事業者는 株式會社 형태를 취하고서 자기명의로 保險의 引受를 營業으로 함으로 基本的商行爲를 하는 商人이다(商法 제4조, 제46조). 商人인 營利保險者와의 保險契約의 체결에는 보험계약자 등의 不利益變更禁止의 규정(商法 제663조)에 따른 强制性이 따르므로 그만큼 계약자유의 原則은 제한된다. 相互會社가 행하는 相互保險契約은 營利保險契約은 아니나, 그 성질에 상반되지 아니하는 한 商法 保險編의 규정이 準用된다(商法 제664조). 이를 종합하여 보면, 피고회사는 會社형태를 취하고 있는 當然商人이다.
(2) 訴外 B의 法的地位
訴外 B는 피고회사 수도지점 동대문영업소의 소장이다. 營業所는 商人의 營業活動에 있어서 중심이 되는 일정한 場所이다. 하나의 營業을 위하여 수개의 營業所를 둘 경우에 全營業을 총괄하는 營業所를 本店이라고 하며, 이에 종속되어 지휘, 명령을 받는 영업소를 支店이라고 하는데, 本店과 支店간에는 主從關係가 생긴다.
會社의 경우는 本店所在地가 會社의 住所이며(商法 제171조 제1항), 株式會社인 피고회사의 本店所在地를 정관에 절대적으로 기재된다(商法 제289조 제1항 제6호). 支店의 소재지도 定款의 절대적 기재사항이었으나 1984년 商法改正時에 支店의 설치, 이전과 폐지를 理事會의 權限事項으로 함과 동시에(商法 제393조 제1항), 支店의 설치와 이전 또는 폐지에 따르는 定款變更의 번잡을 피하기 위하여 지점의 소재지를 定款의 절대적 기재사항에서 제외하였다. 다만 지점의 소재지도 登記事項이다(商法 제317조 제2항 제3호의2). 會社의 형태를 취한 商人인 경우에 登記된 형식적 의의의 영업소와 사실상의 영업활동의 중심지인 실질적 의의의 영업소가 분리되는 경우에 去來相對方은 실질적 의의의 영업소를 기준으로 하여 會社에 대항할 수 있지만, 會社는 형식적 의의의 영업소를 신뢰하고 거래한 선의의 거래상대방에 대하여는 外觀主義와 ○反言則에 의하여 대항하지 못한다(商法 제39조).
商法에는 商人의 경영보조자로서 商業使用人制度를 두고 있다. 商業使用人이라 함은 特定商人에 종속하여 경영상의 勞務에 종사하는 者인데, 代理權의 有·無, 광·협에 따라 지배인, 부분적 포괄대리권을 가진 商業使用人, 기타의 상업사용인인 물건판매점포사용인으로 나누어 진다.
이중에서 최고의 경영보조자인 지배인은 영업주를 갈음하여 그 영업에 관한 裁判上 또는 裁判外의 모든 행위를 할 넓은 營業代理權을 가진 商業使用人이다(商法 제11조 제1항).
株式會社에서의 지배인의 選任은 理事會의 決議로 하며(商法 제393조), 登記事項이다(商法 제13조). 登記는 대항요건에 불과하므로, 지배인은 選任의 事實만으로 商法所定의 支配權을 즉시 취득한다. 支配權 즉 支配人의 代理權은 「營業主에 갈음하여 그 營業에 관한 裁判上 또는 裁判外의 모든 行爲를 할 수 있는」 객관적이며, 포괄적인 定型性을 가지며, 去來安全保護를 위하여 그 획일성이 요구된다.
따라서 支配人의 代理權에 대한 制限을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商法 제11조 제3항). 이를 종합하건대 訴外 B는 當然商人인 피고회사의 동대문영업소의 소장으로서 支配人이다.
(3) 訴外 A의 法的地位
訴外 A는 訴外 B로부터 피고회사 동대문영업소의 영업과장이라는 명함을 작성·교부받아서 피고회사전용의 保險請約書 등을 교부받아 이를 사용하면서, 訴外 C와는 주택상공보험계약을 정당하게 체결하였고, 원고와는 원고의 처의 명의로 된 자동차의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정당하게 체결하였다.
따라서 訴外 A는 피고회사의 지배인인 訴外 B가 選任한 부분적 포괄대리권을 가진 商業使用人이라고 보여진다(商法 제11조 제2항).
部分的 包括代理權을 가진 商業使用人은 營業의 특정한 종류 또는 특정한 사항에 대하여 위임받은 범위에서 代理權을 가진 商業使用人으로서 국부적사항에 관하여 모든 裁判外의 行爲를 할 수 있는 包括的 代理權을 가지고 있으며, 이 代理權에 대한 制限을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없는 不可制限性을 가지고 있다(商法 제15조, 제11조 제3항).
이러한 商業使用人의 代理權은 개별적인 行爲에 관한 것이 아니라, 일정한 범위에서 포괄적이고 불가제한적인 점에서 民法의 代理(民法 제114조이하)와 다르고, 支配人의 代理權과 성질이 같으며 다만 광협의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고, 이 代理人의 選任은 登記事項이 아닌 점에서 지배인의 대리권과 다르다.
이를 종합하여 보면, 訴外 A는 피고회사 지배인인 訴外 B가 選任한 부분적 포괄대리권을 가진 商業使用人이다.
(4) 결 론
지금까지 설명한 바에 따라, 判決要旨와 事件의 槪要를 살피건대, 訴外 A는 피고회사 동대문영업소 소장인 訴外 B가 選任한 부분적 포괄대리권을 가진 商業使用人이며 訴外 C와 원고와 체결한 보험계약은 이러한 商業使用人의 法的地位에서 체결한 것이므로 정당하게 보험계약이 체결되었다.
따라서 1988년 9월 15일 원고와 訴外 A가 체결한 화재보험계약은 유효하게 성립되었고, 1988년 10월 2일 원고의 가구공장에서 생긴 화재는 보험사고가 발생한 것이고, 따라서 保險者인 피고회사는 원고에 대하여 保險金을 支給하여야 한다.
따라서 判旨에는 찬성한다. 다만 判決理由에서 「피고회사가 제3자에 대하여 소외 A에게 보험계약체결에 관한 대리권을 수여함을 표시하였다 할 것이므로 피고회사는 비록 소외 A가 그 대리인이 아니라 하더라도 表見代理의 法理에 따라 피고회사가 보험자로서의 책임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위에서 본 바와 같이 訴外 A와 피고회사와의 관계는 일반 民法上의 表見代理의 法理에서가 아니라 商人인 피고회사의 부분적 포괄대리권을 가진 商業使用人으로 보아, 그가 가진 代理權에 의거하여 원고와의 보험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다만 裁判部는 원고의 주장점에 관하여만 判決하다보니 이러한 理由에서 判旨가 같은 결론에 도달하였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