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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평등의 원칙 관련 최근 대법원 판례와 포이즌 필의 도입 가능성
1. 들어가며 최근 대법원은 주주평등의 원칙과 관련해 2건의 중요한 판결(대법원 2023. 7. 13. 선고 2021다293213 판결, 대법원 2023. 7. 13. 선고 2022다224986 판결, 이하 위 두 대법원 판결을 포괄해 “대상판결들”이라 함)을 선고했다. 대상판결들은 주주평등의 원칙에 위반하는지 여부에 관해 원심과 달리 판단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판결이라 할 수도 있지만, 주주평등의 원칙의 예외와 그 판단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포이즌 필(Poison Pill)이 주주평등의 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판단한 하급심 또는 대법원 판결은 확인되지 않는다. 그러나 대상판결들의 타당성을 떠나 대상판결이 판시한 주주평등의 원칙 예외의 판단기준을 보면, 조심스럽게 ‘포이즌 필(Poison Pill)이 주주평등의 원칙의 예외로 인정될 가능성이 생긴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2. 주주평등의 원칙의 예외에 관한 판례 변경 가. 주주평등의 원칙 주주평등의 원칙이란, 주주는 회사와의 법률관계에서는 그가 가진 주식의 수에 따라 평등한 취급을 받아야 함을 의미한다(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8다9920, 9937 판결 등). 우리나라 상법은 주주평등의 원칙을 직접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지만, 1주 1의결권(상법 제369조 제1항), 이익배당청구권(상법 제464조), 잔여재산분배(상법 제538조) 등에서 이 원칙을 간접적으로 인정하고 있다[정찬형, 상법(상) 제21판(2018), p.711]. 주주평등의 원칙은 강행규정적 성질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 원칙을 위반한 약정이나 정관의 규정, 주주총회 또는 이사회의 결의, 대표이사의 업무집행 등은 법률상 무효에 해당한다(대법원 2020. 8. 13. 선고 2018다236241 판결 등). 나. 주주평등의 원칙의 예외에 관한 종전 법원 판결 대상판결들이 선고되기 전까지는, 주주평등의 원칙의 예외를 인정할 수 있는 기준을 구체적으로 판시한 대법원 판결은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하급심 판결이기는 하나, 제주지방법원 2008. 6. 12. 선고 2007가합1636 판결은 “(주주평등의 원칙의) 예외는 대한민국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하여 법률이 정한 경우에 한하여 인정(된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 4. 2. 선고 2014가합578492 판결은 “주주평등의 원칙에 대한 예외는 오직 법률에 의해서만 인정되며 그 이외에 정관의 규정이나 주주총회의 결의로는 인정될 수 없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05. 11. 29. 선고 2005가단105918,2005가단105925(병합) 판결은 “상법에서 인정하는 예외의 경우 이외에는 (중략) 주주평등의 원칙에 위반하는 때에는 회사의 선의·악의를 불문하고 무효라고 볼 것이다.”라고 각 판시했다. 즉, 종전 법원은 상법 등 법률에서 규정한 경우가 아니면, 주주평등의 원칙의 예외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대상판결들은 종전 하급심 법원 판결과 달리, “법률이 허용하는 절차와 방식에 따르거나 그 차등적 취급을 정당화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이를 허용할 수 있다.”라고 판시했다. 즉, 대상판결은 법률의 근거가 없더라도 차등적 취급을 정당화할 수 있는 특정한 사유가 인정되면 주주평등의 원칙의 예외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 주주평등의 원칙의 예외에 관한 판단기준 주주평등의 원칙의 예외에 관한 판단기준과 관련해, 대상판결들은 “차등적 취급을 허용할 수 있는지 여부는, 차등적 취급의 구체적 내용, 회사가 차등적 취급을 하게 된 경위와 목적, 차등적 취급이 회사 및 주주 전체의 이익을 위해 필요했는지 여부와 정도, 일부 주주에 대한 차등적 취급이 상법 등 관계 법령에 근거를 두었는지 아니면 강행법규에 저촉되거나 채권자보다 후순위에 있는 주주의 본질적 지위를 부정하는지 여부, 일부 주주에게 회사의 경영참여 및 감독과 관련해 특별한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회사의 기관이 가지는 의사결정 권한을 제한해 종국적으로 주주의 의결권이 침해되는지 여부를 비롯해 차등적 취급에 따라 다른 주주가 입는 불이익의 내용과 정도, 개별 주주가 처분할 수 있는 사항에 관한 차등적 취급으로 불이익을 입게 되는 주주의 동의 여부와 전반적인 동의율, 그 밖에 회사의 상장 여부, 사업목적, 지배구조, 사업현황, 재무상태 등 제반사정을 고려하여 일부 주주에게 우월적 권리나 이익을 부여해 주주를 차등 취급하는 것이 주주와 회사 전체의 이익에 부합하는지를 따져서 정의와 형평의 관념에 비추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라고 판시했다. 3. 대상판결에 따라 포이즌 필을 주주평등의 원칙의 예외로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가.포이즌 필의 의의와 우리나라의 포이즌 필 제도의 도입 시도 포이즌 필이란 적대적 M&A가 이루어지는 경우 인수자를 제외한 나머지 주주들에게 시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포이즌 필은 기존주주들로 하여금 시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신주를 인수하게 함으로 해서 인수자의 지분율을 희석시키고 인수자의 인수비용을 증가시켜 경영권을 방어하는 수단으로 이용된다[박정국, 포이즌 필에 관한 소고 -신주인수선택권의 도입을 중심으로 -, 법학논고 제40집(2012. 10.)(이하 “박정국 논문”), p506].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포이즌 필을 도입해 적대적 M&A에 대한 강력한 방어수단으로 사용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IMF 당시 외국기업의 적대적 M&A를 겪으며 포이즌 필 도입에 관 본격적으로 논의했다[최완진, 포이즌 필 도입에 관해 본격적으로 논의했다[최완진, 포이즌 필의 도입이 시급하다, KERI Column(2016-07-08)p.1-2]. 포이즌 필의 도입을 위해, 법무부는 2010. 3. 10. 국회에 상법 제3편 회사편 제4장 제4절의2(신주인수선택권)을 신설하는 상법 개정안을 제출했으나, 반대하는 강한 반론이 있어 입법에 이르지 못했다[임재연, 회사법I, 개정5판(박영사, 2018), p.202]. 나. 포이즌 필의 필요성 포이즌 필을 찬성하는 견해는 (1) 현재 상법상 외국인의 국내기업에 대한 적대적 M&A에 대한 방어수단이 존재하지 아니해 방어회사가 불리한 입장이고, (2) 생산적 투자에 사용될 재원이 경영권 방어에 낭비될 수 있으며, (3) 경영자들의 경영권이 안정적으로 확보되면 중장기적으로 주주가치가 상승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박정국 논문 p526). 다. 포이즌 필 도입에 관한 최근 법원의 입장 2020. 11. 17.에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에서, 법원행정처는 "(포이즌 필 도입은) 적대적 M&A의 역기능 억제 등 긍정적 측면도 있다.", "적대적 M&A는 무능하고 비효율적인 경영진 해임 등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이는 등 순기능도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입법정책적 결정이 필요하다.”라는 입장을 밝혔다<2020년 11월 20일자 법률신문(대법원, ‘대주주 3%룰’ 상법 개정안에 “신중한 검토 필요”)>. 법원행정처가 “입법정책적 결정이 필요하다”라고 한 점에서, 법원행정처는 포이즌 필의 장점과 적대적 M&A의 순기능 등을 고려한 포이즌 필 도입에 찬성한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생각된다. 라. 포이즌 필이 주주평등의 원칙의 예외로 인정될 수 있는지 포이즌 필은 신주인수권을 적대적 M&A 대상회사 주주에게만 인정하고 적대적 M&A를 시도하는 인수자에게는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주주평등의 원칙에 위반되고,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신주를 발행한다는 점에서 자본충실의 원칙에도 위반되므로 현행법 하에서는 허용될 수 없는 견해가 존재한다. 또한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종전 법원 판결과 같은 입장을 취할 시, 포이즌 필은 법률에 규정되어 있지 아니하므로 주주평등의 원칙의 예외로 인정할 수 없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 대법원은 종전 법원 판결과 달리 ‘차등적 취급을 하게 된 경위와 목적, 차등적 취급이 회사 및 주주 전체의 이익을 위해 필요했는지 여부와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차등적 취급을 정당화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주주평등의 원칙의 예외를 인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포이즌 필의 종류도 다양하고, 포이즌 필의 발동 요건을 각 회사 정관마다 달리 정할 수도 있겠지만, (1) 회사가 포이즌 필의 도입에 관해 주주 전체의 의사를 확인하고, (2) 대다수의 주주들이 포이즌 필의 도입에 찬성하며, (3) 포이즌 필 도입이 대주주 개인의 이익이 아니라 재무적 투자자(FI, Financial Investor)의 적대적 M&A로부터 회사와 기존 주주들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 등 회사와 주주 전체의 이익을 위한 것이며, (4) 대다수의 주주들이 해당 인수행위나 경영권자의 변경을 반대하고, (5) 정관에서 인정하는 주주들의 신주인수선택권이 인정하는 사유가 매우 제한적이고 예외적이며, (6) 주주들이 신주인수선택권을 통해 매수할 수 있는 주식 수가 합리적으로 제한되고 (7) 신주인수선택권 행사에 따른 주주들의 신주 인수가격이 시세보다는 낮되 자본충실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 정도이며, (8) 주주들이 신주인수선택권 행사를 하는 경우보다 포이즌 필을 도입하지 않을 시 경영권 방어에 들어갈 비용이 과도해 회사에 더 큰 손해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고, (9) 신주인수선택권 부여를 하려고 할 시 이사회의 의결뿐만 아니라 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차등적 취급으로 불이익을 받는 인수자의 동의 여부와 다른 주주들의 동의율을 확인해 인수자를 제외한 다른 주주들의 압도적인 찬성을 얻는 등 주주와 회사의 전체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사정이 존재한다면 대상판결에 따라 주주평등의 원칙의 예외로 인정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조심스러운 추측을 해본다. 배상현 변호사(OCI홀딩스 주식회사)
투자계약
포이즌필
주주평등의원칙
배상현 변호사(OCI홀딩스 주식회사)
2023-09-24
행정사건
항고소송에 있어서 국가기관의 원고적격에 관한 비판적 고찰
- 대상판결 : 대법원 2018. 8. 1. 선고 2014두35379 판결 - Ⅰ. 사실관계 및 소송경과 전라북도 B기관장 丁은 2011년 7월 22일 A기관장에 취임한 丙의 인사비리 등을 기재한 문서를 작성하여 감사원 등에 제보하였다. 이에 원고인 소방청장 甲(변경 전 명칭: 소방방재청장)은 이러한 제보행위가 허위사실을 적시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는 등의 이유로 2012년 11월 9일 위 丁을 직위해제하고, 이어 2012년 12월 27일 해임처분을 하였다. 국민권익위원회(이하 ‘이 사건 위원회’라 한다)는 감사원으로부터 A기관장에 취임한 丙이 인사와 관련하여 부당한 지시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는 내용의 통보를 받았다. 그 후 이 사건 위원회는 2012년 2월 20일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부패방지권익위법’이라 하다) 제62조 제7항에 따라 원고(甲)에 대하여 丁에 대한 신분보장조치로서 丁에 대한 직위해제 및 해임처분의 취소를 요구하기로 의결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인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乙)은 이 사건 위원회를 대표하여 2012년 2월 22일 원고에게 위 의결내용을 통지하였다. 제1심 법원은 부적법 각하하였으나, 원심인 서울고등법원은 제1심 법원의 판결을 취소하고 제1심으로 환송하였다. 대법원은 원심과 동일한 입장에서 상고를 기각하였다. Ⅱ. 판결의 요지 제1심 법원인 서울행정법원은 피고의 본안 전 항변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국가의 행정기관에 불과하여 당사자능력 및 원고적격이 없는 원고가 제기한 것으로 보아 부적법 각하를 하였다(서울행정법원 2013. 8. 14. 선고 2013구합7384 판결). 그러나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은 원고가 국가기관에 불과하더라도 당사자능력 및 원고적격을 가진다고 보아 제1심 판결을 취소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13. 12. 13. 선고 2013누47254 판결). 이에 대해 상고심인 대법원은 국가기관의 원고적격을 인정하면서 다음과 같이 판시하고 있다. 즉 “제재적 조치를 기관소송이나 권한쟁의심판을 통하여 다툴 수 없다면, 제재적 조치는 그 성격상 단순히 행정기관 등 내부의 권한 행사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공권력 행사로서 항고소송을 통한 주관적 구제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기관소송 법정주의를 취하면서 제한적으로만 이를 인정하고 있는 현행 법령의 체계에 비추어 보면, 이 경우 항고소송을 통한 구제의 길을 열어주는 것이 법치국가 원리에도 부합한다. 따라서 이러한 권리구제나 권리보호의 필요성이 인정된다면 예외적으로 그 제재적 조치의 상대방인 행정기관 등에게 항고소송 원고로서의 당사자능력과 원고적격을 인정할 수 있다.” Ⅲ. 평 석 1. 문제의 제기·국가기관의 원고적격은 허용되는가? 대상판례는 국가기관인 소방청장의 원고적격을 인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피고인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치요구에 따라야 할 의무의 주체는 ‘소속기관 등의 장’임이 분명하다”고 전제하면서, 행정기관도 예외적으로 항고소송의 원고적격을 가진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대법원 판례의 입장은 타당한가? 대상판례는 경기도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의 원고적격을 인정한 선행판례(대법원 2013. 7. 25. 선고 2011두1214 판결)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즉 경기도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의 조치요구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한 사안에서 경기도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을 국가기관으로 파악하고, 그 당사자능력 및 원고적격을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은 법이론적으로 타당하지 않으며, 법률 해석권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다. 국가기관이 국가기관(국가)을 피고로 하여 항고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소송으로서 그 자체가 모순이다. 독일에서는 동일한 행정주체 내부의 기관 사이의 쟁송을 내부기관소송(Insichprozess)이라고 한다. 이러한 내부기관소송은 행정의 통일성을 저해할 수 있고, 법인격 내부의 소송이자 자기 자신에 소송이라고 보고 있다(Hufen, Verwaltungsprozessrecht, 7. Aufl., § 12 Rn. 2). 필자는 이러한 관점에서 선행판례의 문제점을 이미 지적한 바 있다{졸고, ‘항고소송에 있어서 국가기관의 당사자능력 및 원고적격: 특히 대법원 2013. 7. 25. 선고 2011두1214 판결의 평석을 겸하여’, 저스티스 통권 제140호(2014. 2), 334면 이하 참조}. 이하에서는 대상판례의 문제점을 개별적으로 검토하고자 한다. 2. 자연인으로서 공무원 甲의 원고적격의 인정가능성 상고심인 대법원은 행정기관인 국민권익위원회가 (다른) 행정기관의 장인 소방청장에게 일정한 의무를 부과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원고를 공무원의 지위를 가지는 자연인 甲으로 해석하는 경우에는 이러한 무리한 해석을 하지 않아도 된다. 비록 원고는 행정기관의 장으로서 행정청의 지위를 가지지만, 그 제재적 조치는 일신전속적 성격을 가질 뿐만 아니라 대체할 수 없다. 甲이 사임하거나 전직한 후 K가 소방청장으로 새로 임명된다고 하여, K에게 甲의 과태료 부과처분이나 벌금형 등이 승계된다고 볼 수 없다. 이러한 점은 원고를 행정기관으로 해석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대법원은 이러한 제재적 처분이 ‘소속기관 등의 장’에게 부과된 것으로 보아 행정기관(국가기관)으로 해석하고 있으나, 이는 그러한 행정기관의 책임자인 공무원 甲에 대한 제재적 처분일 뿐이다. 이 사건의 근거법인 부패방지권익위법 제62조에는 부패행위의 신고자에 대한 신분보호 규정을 두고 있다. 신고자는 신고 등으로 인해 소속기관·단체·기업 등으로부터 징계조치 등 일정한 신분상 불이익이나 근무조건상의 차별을 당하였거나 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때에는 국민권익위원회가 해당 불이익처분의 원상회복·전직·징계의 보류 등 일정한 신분보장조치를 취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동조 제2항). 이에 따라 국민권익위원회는 조사에 착수하여 그 결과 요구내용이 타당하다고 인정한 때에는 적절한 조치를 요구할 수 있고, 정당한 이유 없이 이러한 조치를 이행하지 않는 자에 대해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고, 신분상 불이익이나 근로조건상의 차별을 한 자가 국민권익위원회의 신분보호 조치요구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제재적 조치에는 ‘징역’과 같은 자유형도 포함된다. 대법원의 논리대로 과태료뿐만 아니라 ‘징역형’과 같은 자유형을 국가기관에 대해 부과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그 밖에 대법원은 이러한 소송이 기관소송이나 권한쟁의심판으로 다투어야 할 사항이나 현행법상 기관소송이나 권한쟁의심판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항고소송을 허용해야 한다는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관계 법령에서 허용하지 않는 권리구제수단을 법원이 해석론으로 허용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나아가 대법원은 현행 행정소송법에서 행정청에 피고의 지위를 인정한 것이 당사자능력의 인정을 당연히 전제로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해석은 타당하지 않다. 행정청에 피고적격을 인정하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며, 이는 소송수행의 편의를 인정한 것이지 행정청에 당연히 당사자능력을 인정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3. 결론 이 사안에서 행정기관의 장을 맡고 있는 소방청장을 자연인으로 파악할 경우에는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甲에 대해서는 항고소송의 원고적격이 쉽게 인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독일에서는 소위 내부기관소송에서 시장의 해임이나 지방의원의 제명 등에서 원고적격을 인정하고 있다. 행정기관의 책임자도 개인의 권리와 관련된 경우에 예외적으로 독일 행정법원법 제61조 제1호의 ‘자연인’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Schmidt Glaeser/Horn, Verwaltungsprozeßrecht, 15. Aufl., Rn. 91 참조). 대상판결에서도 원고를 국가기관으로 볼 것이 아니라 공무원으로서의 甲의 원고적격을 인정하면 충분하다. 또한 이 사건 위원회의 ‘조치요구’나 ‘통지’도 국가 내부의 행위로서 행정처분으로 보기 어려운 점이 있다. 그러나 원고를 행정기관의 책임자로서 공무원 甲으로 해석할 경우에는 해당 ‘조치요구’를 행정처분으로 판단하기가 보다 용이해 진다. 근래에 들어와서 대법원은 예외적 성격의 판례를 확대하거나 은연중에 이를 일반화하는 사례도 있다. 향후 행정법학과 행정소송의 이론적 기초 위에서 보다 신중하고 올바른 판단을 기대한다. 정남철 교수 (숙명여대 법과대학)
국가기관
원고적격
국민권익위원회
신분보호
정남철 교수 (숙명여대 법과대학)
2018-10-22
이철송 석좌교수(건국대 로스쿨)
이사·감사의 해임에 따른 손해배상 손익상계
상법 제385조 제1항은 "이사는 언제든지 제434조의 규정에 의한 주주총회의 결의로 이를 해임할 수 있다. 그러나 이사의 임기를 정한 경우에 정당한 이유없이 그 임기만료전에 이를 해임한 때에는 그 이사는 회사에 대하여 해임으로 인한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며, 동규정은 감사에 준용된다(상법 제415조). B회사에서 주주총회의 결의로 同사의 A감사를 임기전에 해임하자, A는 위 상법 제385조 제1항 단서에 의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그리고 A는 해임된 후 C회사에 상근감사로 취업하여 소정의 보수를 받았다. B사는 해임에 정당한 이유가 있음을 들어 손해배상을 거부하였으나, 원심은 정당한 이유를 부정하고 잔여임기중의 보수를 손해배상으로 인정하였다. 이에 B사는 A가 C사에서 받은 보수 중 B사에서의 임기만료일까지의 기간에 해당하는 부분은 손해배상액에서 차감(손익상계)할 것을 주장하였다. 원심은 이 주장을 배척하였으나,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손익상계를 허용하는 취지로 파기환송 하였다(이하 '이 판결'로 부른다). "……당해 감사가 그 해임으로 인하여 남은 임기 동안 회사를 위한 위임사무 처리에 들이지 않게 된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다른 직장에 종사하여 사용함으로써 얻은 이익이 해임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면 해임으로 인한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서 공제되어야 한다.……원심으로서는 원고가 'C회사'에 상근감사로 재직하여 얻게 된 보수가 이 사건 해임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이익인지 여부를 심리하여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보수 상당액은 손익상계의 법리에 따라 해임으로 인한 손해배상액에서 공제하였어야 할 것이다" 1. 이 판결의 의의 이사와 감사의 해임 및 손해배상에 대해서는 동일한 조문이 적용되므로 이 판결은 감사만이 아니라 이사에 관해 내려진 것으로도 볼 수 있는데, 이사·감사(이하 '임원')의 해임에 따른 손해배상에 손익상계의 법리를 적용한 첫 상고심판결이다. 해임된 임원은 상당수 새 일자리를 얻을 것이므로 이 판결의 법리가 원용될 사례는 넓게 잠재해 있다는 점에서 그 실무적 중요성이 돋보인다. 이와 흡사한 예로, 부당해고를 당한 근로자가 해고의 무효를 주장하며 해고기간중의 임금을 청구하는 사건을 흔히 본다. 근로자의 청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근로자가 해고기간 중 다른 직장에 취업하여 얻은 수입이 있다면, 이 중간수입을 임금에서 공제할 것이냐는 쟁점이 추가된다. 판례는 해고후의 상태를 민법 제538조 제1항이 규정하는 채권자지체(즉 사용자의 책임)에 의해 근로자가 노무를 제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아 사용자에게 임금 전액을 지급할 것을 명하되, 근로자의 중간수입은 同조 제2항이 정하는 '채무자가 채무를 면함으로써 얻은 이익'으로 보아 임금에서 공제해 왔다(대법원1991.6.28.선고90다카25277판결외 다수). 이 판결은 해임된 임원이 새 직장에서 받은 보수는 근거법리는 다르지만, 부당해고 된 근로자의 중간수입과 같은 잣대로 다루어야 한다는 생각에 터 잡은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양자(兩者)를 동일한 가치기준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는 후술과 같이 의문이다. 2. 손익상계의 요건으로서의 인과관계 손익상계는 채권자(또는 피해자)가 채무불이행(또는 불법행위)을 계기로 채무의 이행시(또는 가해이전)보다 더 큰 이익을 얻어서는 안 된다는 이득금지(利得禁止)의 이념에 기초하여, 채무불이행으로 채권자에게 손해가 생겼지만, 동시에 같은 원인으로 이득이 생긴 경우 그 이득을 차감한 손해만을 배상하게 하는 법리이다. 채무불이행을 계기로 채권자에게 손해와 동시에 발생하는 이득은 다양한데, 새옹지마나 전화위복으로 여길 이득을 손익상계의 대상으로 삼을 수는 없으므로 통설·판례는 손익상계할 이득을 골라내는 기준으로 상당인과관계론을 제시한다. 손해배상책임을 묻기 위해 채무불이행과 손해의 사이에 요구되는 상당인과관계와 같은 정도의 인과관계로 채무불이행에서 유래하는 이득에 한해 손익상계를 허용한다는 것이다. 이 사건에서 손익상계의 당부는 A가 C로부터 받은 보수와 B의 해임행위간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느냐는 문제이다. 이 판결은 '이 이득이 해임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면' 손익상계를 해야 한다는 이유로 파기환송하였으므로 일응 원심더러 인과관계에 관한 판단을 보완하라는 취지로 읽힌다. 하지만 同 보수를 '해임으로 인하여 남은 임기 동안 회사를 위한 위임사무 처리에 들이지 않게 된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사용함으로써 얻은 이익'이라고 성격지우며 해임행위에 매어놓은 터이라 원심이 달리 판단할 여지가 있어 보이지 않는다. 판지는 요컨대, '해임→잉여시간→취업→보수'로 이어졌으니, 해임과 보수 간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는 것인데, 이 논리를 일반화할 경우 판단이 난감한 사안이 생길 수 있다. 두 가지 예를 든다. 1) 이 사건에서는 B가 손해배상을 미루는 중에 A가 취업하여 B가 손익상계를 주장할 수 있었다. B가 해임 후 바로 손해배상을 하고, A가 취업을 하였다면 어떤 문제가 후속하는가? A가 받은 보수의 성격이 달라질리 없으니 역시 손익상계의 대상으로 보고, B가 지급한 손해배상 중에서 A가 C로부터 받은 보수에 상응하는 부분은 비채변제(非債辨濟)로서 반환하게 하는 것이 논리적이다(民法 742조). 그렇다면 회사에서 해임되어 손해배상을 받은 임원은 잔여임기 중에는 취업금지와 같은 법적 의무를 부담하는 셈인데, 그 타당근거를 어떻게 설명할 지 의문이다. 부당해고 된 근로자의 예에서는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근로자는 이미 경과한 해고기간에 대한 보수를 청구하므로 청구시점에서는 중간수입의 유무가 기성사실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2) A가 비상근감사로 취업하였다면, '잉여시간의 발생-->취업'이라는 인과관계는 깨어진다. 또 A의 새 직업이 야간에 근무하거나, 밤낮 어느 시간이라도 활용가능한 직종이라도 같다. 그렇다면 이러한 경우와 상근의 경우를 차별하는 것이 손익상계의 취지에 부합하느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3. 손익상계의 귀속의 당위론 전통적인 인과관계론으로는 손익상계의 대상이 분명치 않아 근래는 귀속의 당위론이 추가의 기준으로 제시된다. '채권자로부터 박탈하는 것이 정당하고, 동시에 채무자에게 이전시키는 것이 정당한 이익'에 한해 인과관계를 인정하고 손익상계를 허용하자는 것이다. 근로자의 부당해고와 임원의 해임이 갖는 규범적 의미를 비교해 보면 이 기준의 효용이 돋보인다. 부당해고는 무효이므로 해고에 불구하고 고용관계는 지속되어 근로자는 여전히 사용자에게 노무를 제공할 의무를 지고, 보수를 청구할 권리를 가진다. 다만 사용자의 사정으로 인해 노무의 제공을 면할 뿐이다. 그러므로 노무를 면한 이득이 있다면 이는 사용자에게 귀속되는 것이 옳다. 임원의 해임에 관해서는 우선 제도의 배경을 짚어둘 필요가 있다. 주식회사는 주주들의 영리목적에서 그들의 출자로 만들어지지만, '소유와 경영의 분리'원칙에 의해 임원에게 회사의 업무가 포괄적으로 맡겨지고, 주주들은 이들의 업무집행을 통해 영리목적을 실현한다. 영리를 성취하려면 임원들의 적극적인 능력발휘와 창의를 요한다. 임원들이 단지 소극적인 성실로 현상의 관리에만 충실하면 기업은 실패하고 그 부담은 주주들에게 돌아간다. 그러므로 특히 법적인 책임은 없더라도 무능한 임원은 주주들이 정책적인 판단을 통해 언제든 교체하고 새로운 기회를 추구할 수 있어야 한다. 상법 제385조 제1항 본문에 따른 임원의 해임은 이 같은 목적에서 주주에게 부여한 권한이다. 한편 임원은 법적인 허물없이 임기동안 보장된 경제적 기득권을 상실하였으니 그 보상이 불가피하다. 그리하여 주주의 기회추구에 따른 비용으로서 손해배상을 인정한 것이다. 결국 임원의 해임은 근로자의 부당해고와는 달리 회사와의 임용관계를 궁극적이고 적법하게 종결지으므로 이후 임원을 구속하는 잔여의 의무가 존재하지 않고, 해임으로 생긴 잉여의 시간으로 어떤 생산이 이루어지든 회사가 지분을 주장할 근거는 없다(귀속의 부당)(원심판결에서 같은 취지의 지적이 있었다). 요컨대 해임행위와 임원의 중간수입 사이에는 손익상계를 위해 필요한 법적 인과관계가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4. 결어 임원의 해임에 따른 손해배상은 주주의 적법한 권한행사와 교환적으로 임원의 기득권상실을 보상하기 위해 마련된 절충적 수단임에 대해, 손익상계는 채무불이행이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에 있어 손해의 공평한 분담을 추구하는 법리로서 기능하는 법리이므로 서로 포섭되거나 접점을 이룰 일이 없다. 이 판결에서는 이 같은 양제도의 본질이 비교되지 않아 아쉽다.
2014-03-10
김교창 변호사(법무법인 정률)
特別代理人과 흠이 補完된 代表者와의 관계
1. 사건의 개요 원고회사에는 甲, 乙 두 대표이사가 선임되어 있었다. 甲이 회사를 대표하여 개인 乙과 회사의 감사인 개인 丙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 이사를 상대로 하는 소송, 거기에 감사까지 상대로 하는 이 소송을 甲이 회사를 대표하여 수행할 수는 없다(상법 제394조). 그래서 甲은 法院에 민사소송법 제64조, 제62조에 의거 특별대리인선임신청을 하였고, 法院이 그 신청을 받아드려 A를 특별대리인으로 선임하였다. A가 회사를 대표하여 이 소송을 수행하였다. 제1심 소송계속 중 乙이 파산선고를 받았다. 그로 말미암아 乙은 회사의 이사 및 대표이사직을 상실하였다. 그리고 그 뒤 회사 주주총회가 甲 1인만을 대표이사로 선임하였다. 이로써 甲이 회사를 대표하여 이 소송을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소송의 제1심 法院이 원고패소의 판결을 선고하였다. 그러자 甲이 회사를 대표하여 위 판결에 항소를 제기하였다. 당시 A에 대한 法院의 해임결정은 아직 나오지 아니하였다. 항소심은 그 해임결정이 나오기까지는 A만이 회사를 대표하여 항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판시하면서 회사의 항소를 각하하였다. 이에 회사가 상고를 제기하였다. 대법원은 흠이 보완된 甲도 회사를 대표하여 항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판시하면서 원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2. 특별대리인선임행위의 성질 法人에게는 自律權이 부여되어 있다. 한편 법률은 法院에게 法人에 대한 監督權을 부여함과 아울러 後見機能을 맡기고 있다. 法院의 法人에 대한 특별대리인선임행위는 法人이 자율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할 때에, 法人이 자율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을 때까지 法院이 내리는 후견기능의 행사이고, 暫定的 處分이다. 法人이 자율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면 法院의 특별대리인해임결정 전이라도 法人으로 하여금 자율권을 행사하도록 하여야 한다. 法人이 正常化되면 후견기능으로서의 暫定的 處分보다 法人의 자율권을 앞세워야 하는 것이다. 法院의 해임결정은 사후 처리에 불과하다. A에 대한 法院의 해임결정 전이라도 甲이 회사를 대표할 수 있다고 대법원이 판시한 것은 특별대리인선임행위의 성질에 맞는 판시이다. 타당하다. 3. 類似한 사안에 대한 대법원의 엇갈린 판시 대상판결 이전에 대법원이 이 사건과 유사한 사건에서 엇갈린 판시를 내놓았다. 이를 살펴보기로 한다. ※ 사례1; 대법원 1997.1.21. 선고 96누3401 판결 의료법인의 이사에 관한 사건이다. 주무관청이 이사 중 몇 명(F)의 이사취임승인을 취소하였다(이 취소처분을 제1처분이라 함). 남아있는 이사(G)의 신청을 받아 법원이 결원의 보충을 위하여 임시이사(H)를 선임하였다. F가 주무관청을 상대로 제1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자 행정법원이 제1처분의 취소를 명하는 판결을 내렸다. 그러자 주무관청이 제1처분을 취소하였다(이 취소처분을 제2처분이라 함). 이에 불구하고 G와 H가 이사회를 열어 이사·감사를 선임하고 주무관청에 그 승인신청을 하였다. 주무관청이 승인을 거부하자 G 등이 그 거부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다. 원판결은 제2처분으로 제1처분이 취소되더라도 법원의 임시이사 H의 선임행위가 무효로 되지 아니하고, 따라서 H의 임시이사의 지위도 소멸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G 등의 청구를 인용하였다. 이에 G 등이 상고하자, 대법원이 G와 H가 참가하여 결의한 이사회결의는 무효라고 판시하면서 원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제2처분으로 제1처분이 취소됨에 따라 F가 이사의 지위를 유지하게 되고, H는 법원의 임시이사선임결정취소 전이라도 그 지위를 잃는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결요지이다. ※ 사례2; 대법원 2010.1.28. 선고 2009다3920 판결 주식의 소유권에 관한 분쟁이 벌어져 法院이 주주명부상의 주주인 K의 의결권행사금지강제조정결정을 내렸고. 그 결정이 확정되었다. 가처분결정이 내려진 것과 같것이다. 이에 불구하고 K가 의결권을 행사하였다. 그 의결권행사로 이루어진 주주총회결의의 효력이 이 사건의 쟁점이다. 그 가처분사건의 본안사건에서 K가 그 주식의 소유권자임이 확정판결로 밝혀졌다. 본안에서 가처분신청인에게 被保全權利가 없다고 밝혀진 것이다. 가처분결정은 臨時的 地位를 정하는 것이요, 그 효력은 暫定的이다. 그렇다면 法院의 의결권행사금지가처분결정에 불구하고 K가 행한 의결권행사의 효력을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 가처분결정에 위반하였다는 사유만으로 K의 행위를 무효화하여서는 안 되고, 그의 행위가 가처분결정 신청인의 피보전권리를 침해하였을 때에 한하여만 무효화하면 되는 것이다. 원판결이 그렇게 판시하였고 대법원이 원판결을 지지하였다. 그 결과 K의 참가로 이루어진 주주총회결의는 유효한 것으로 확정되었다. ※ 사례3; 대법원 2010.2.11. 선고 2009다70395 판결 法人의 대표권에 관한 분쟁 중 法院이 현 대표자인 P의 직무집행을 정지하고 직무대행자 Q를 선임하는 가처분결정을 내렸다. 그 뒤 P의 後任者로 R이 선임되어 R이 法人의 대표자로서 법률행위를 하였다. 그 법률행위란 위 가처분의 본안사건에서 피고인 法人의 대표자로서 원고의 청구를 認諾한 것이다. 당시 法院이 Q의 선임결정을 취소하지 아니한 상태이었다. 이에 P가 法人의 보조참가인으로 準再審을 청구하였다. R의 법률행위의 효력이 쟁점이다. 원판결은 R의 법률행위가 유효하다고 판시하면서 P의 준재심청구를 기각하였다. 그런데 대법원은 R의 선임행위가 적법한 여부에 불구하고 法院이 Q의 선임결정을 취소하기까지는 Q만이 法人을 대표할 수 있지, R은 法人을 대표할 수 없다고 판시하면서 원판결에는 법리의 오해가 있다고 지적하였다. P의 후임자로 R이 적법하게 선임되었더라도 R은 法人을 대표할 권한을 가지지 아니하고, 따라서 R이 法人을 대표하여 행한 법률행위는 무효라는 것이다. 대법원은 그렇게 지적하였으나 대표자이던 P의 임기가 이미 끝나, 이제 P는 준재심을 청구할 자격이 없다는 이유로 준재심청구를 기각한 원판결을 파기하지는 아니하였다. 4. 結語 사례1·2 판결의 취지는 대상판결의 취지와 一貫된다. 사례3 판결의 지적은 대상판결의 취지와 一貫되지 아니한다. 사례2에 있어서도 R이 적법하게 선임되었다면, Q에 대한 法院의 선임결정 취소 전이라도 R이 法人의 대표자로서 직무집행권을 가진다고 판시하였어야 대상판결의 취지와 一貫된다. 필자가 지난 해 사례3 판결에 대하여 반대 취지의 평석을 발표한 바 있다(법률신문 2010. 7. 22. 자). 法人이 正常化되었으면 法人의 자율권을 존중하여야 하는데, 위 지적은 法人의 자율권보다 法院의 권위를 앞세웠다는 것이 그 요지이다. 앞으로 사례3 판결의 취지도 대상판결의 취지와 一貫되도록 대법원이 변경하기를 바란다.
2011-05-16
이종호 변호사, 공인회계사
대표자의 횡령과 자세
Ⅰ. 사실관계 및 사건의 경과 코스닥상장법인인 F 주식회사(이하 ‘대상회사’)의 대주주였던 A는 2001년 7월13일 소유하고 있던 대상회사 주식 5,450,320주(발행주식의 54.8%)를 B에게 금 270억원에 양도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였다. 양수인 B는 약정기일까지 위 주식 양수대금 중 일부를 마련하지 못하게 되자 2001년 8월21일 우선 H 주식회사로부터 액면금 84억원의 당좌수표 1매를 빌려 양도인 A에게 교부하였고, 다음날 대상회사의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여 대표이사를 B의 하수인으로 교체한 후 그로 하여금 대상회사의 예금계좌에서 84억원을 인출하여 H 주식회사의 당좌예금계좌에 입금하게 함으로써 위 당좌수표가 결제되게 하는 방법으로 주식 양수대금을 지급하였다. B는 2002년 3월경 분식회계를 통한 사기대출 혐의로 구속되자 같은 달 22일 보유하고 있던 대상회사 주식 2,794,930주를 C에게 양도하였고, C는 같은 날 대상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여 2003년 4월3일 해임되기까지 사이에 대상회사의 융통어음을 남발하는 방법으로 약 214억원을 횡령하였다. 이에 과세관청은 B와 C의 횡령액을 익금산입하고 상여처분하여 2005년 7월6일 대상회사에 대하여 2003 사업연도 2억3,500만원의 부과처분 및 2001년 귀속소득 84억원, 2002년 귀속소득 214억원의 각 소득금액변동통지를 하였다. Ⅱ. 판결의 요지 법인의 실질적 경영자인 대표이사 등이 법인의 자금을 유용하는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애당초 회수를 전제로 하여 이루어진 것이 아니어서 그 금액에 대한 지출 자체로서 이미 사외유출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9년 12월24일 선고 98두7350 판결, 대법원 2001. 9.14. 선고 99두3324 판결 등 참조). 여기서 그 유용 당시부터 회수를 전제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없는 특별한 사정에 대하여는 횡령의 주체인 대표이사 등의 법인 내에서의 실질적인 지위 및 법인에 대한 지배 정도, 횡령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및 횡령 이후의 법인의 조치 등을 통하여 그 대표이사 등의 의사를 법인의 의사와 동일시하거나 대표이사 등과 법인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사실상 일치하는 것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인지 여부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적·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하며, 이러한 특별한 사정은 이를 주장하는 법인이 입증해야 한다. Ⅲ. 대상판결에 대한 검토 1. 소득처분 및 원천징수의 개요 결산서상 당기순이익에 대하여는 상법의 이익처분절차에 따라 주주총회에서 그 귀속자가 결정되는바, 이익의 일부는 배당금 등으로 사외로 유출되어 주주 등에게 귀속되며, 일부는 이익준비금이나 임의적립금 등으로 사내에 유보된다. 이와 같이 당기순이익에 대하여 이익처분절차에 따라 귀속자를 결정하는 것처럼 세무상 소득(각 사업연도소득)에 대하여도 그 귀속자를 결정해야 한다. 그런데 이미 결산서상 당기순이익에 대하여는 상법의 이익처분절차에 따라 귀속자를 결정하였으므로, 당기순이익과 세무상 소득의 차이인 세무조정사항에 대해서만 귀속자를 결정하면 소득 전체에 대한 귀속자의 결정이 완료된다. 이와 같이 세무조정사항의 귀속자를 결정하는 절차를 소득처분(所得處分)이라고 한다. 한편 법인세법에 따른 소득처분도 상법의 이익처분과 유사하게 사외유출(社外流出)과 유보(留保)로 크게 나누어지고, 사외유출은 다시 배당·상여·기타사외유출·기타소득으로 나누어지는데, 특히 세무상 소득이 사외유출된 경우 중에서 그 소득의 귀속자가 법인의 임원 또는 사용인인 경우에는 ‘상여’로 처분한다(실무상으로 이를 「인정상여」라고 부른다). 이와 같이 상여로 소득처분하면, 소득처분한 법인은 그 귀속자인 임직원에게 인정상여에 대한 소득세를 원천징수 해야 하고, 동 상여처분 금액은 소득세법상 갑종 근로소득에 해당하므로 그 임직원은 인정상여를 종합소득에 포함하여 신고해야 한다. 2. 사용인의 횡령의 경우 사용인(대표이사가 아닌 기타 임원 포함)의 횡령의 경우, 회사가 당해 사용인에 대하여 손해배상청구소송의 제기 등의 법적 절차를 통해 횡령금액을 회수하려고 하였음에도 횡령인의 무자력 등으로 이를 회수하지 못한 때에는 동 횡령액은 대손처리 등의 방법을 통하여 손비로 인정받을 수 있고, 이때 동 횡령액을 동 사용인의 근로소득으로 보지 아니하므로 이를 상여로 처분하지 아니한다. 이는 법인세법 기본통칙 및 국세청의 유권해석을 통해 과세관청의 일관된 실무 및 관행으로 인정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 대표이사 등 실질적 경영자의 횡령의 경우 가. 대상판결 이전의 판례에 대한 검토 대상판결 이전의 판례(이하 ‘기존 판례’)는 횡령의 주체가 법인의 대표이사 또는 실질적 경영자인 경우에는 그 대표자라는 신분 때문에 일반 임직원이 횡령한 경우와는 달리 “횡령액의 회수를 위하여 법에 의한 제반 절차를 취하였는지” 여부를 묻지 아니하고 단지 “법인의 대표이사 등이 법인의 자금을 유용하는 행위는 애당초 회수를 전제로 하여 이루어진 것이 아니어서 그 금액에 대한 지출 자체로서 이미 사외유출에 해당한다”고 설시하면서 동 횡령금액을 대표이사 등에 대한 상여 내지 임시적 급여로 보아 해당 법인에 원천징수의무를 부과하는 과세처분을 용인해 왔다(대법원 1999. 12.24. 선고 98두7350 판결 등). 한편, 대법원은 대표이사의 직위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실질적으로 법인을 지배경영하는 자의 횡령에 관하여도 대표자 횡령에 관한 상기 법리를 동일하게 적용하였고(대법원 2001. 9.14. 선고 99두3324 판결 등), 반대로 형식상 대표이사의 직위에 있는 자라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피용자의 지위에 있는 경우에는 사용인의 횡령에 관한 법리(횡령금액에 대한 회수노력의 유무에 따라 사외유출 여부를 판단)에 따라 해당 법인의 원천징수의무 부담 여부 등에 관하여 판단해 왔다(대법원 2004. 4.9. 선고 2002두9254 판결 등). 그러나 대표자 횡령에 관한 위와 같은 기존 판례의 일률적인 해석에 관하여는 ‘횡령의 피해자가 그 의사의 여하에 불구하고 횡령자에게 자발적으로 대가 없이 재산을 제공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 현행 조세법상 실정법적 근거를 갖고 있는지 여부에 대한 의문 및 그 논리구성이 과연 과세이론상 타당한지 여부에 관한 의문’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던 것이고, 현실적으로 위와 같은해석으로 말미암아 횡령행위의 가장 직접적인 피해자인 법인에게 횡령 당한금액에 대한 원천징수의무까지 부과시키는 가혹한 결과를 초래함은 물론 주식이 고도로 분산된 상장회사의 경우에는 그와 같은 과세로 인하여 횡령과 전혀 무관한 대다수의 선량한 소액주주들에게 횡령으로 인한 피해나 부담이 부당하게 전이되는 부작용이 생긴다는 비판 등이 있어 왔다. 나. 대상판결에 대한 검토 일반적으로 전문경영인을 대표이사로 둔 회사라면 대표이사의 횡령사실이 노출될 경우 대주주들이 주도하여 대표이사를 해임하고 새로운 대표이사를 선임하여 전 대표이사를 고발하고 그의 재산을 가압류 하는 등 일실재산을 회복하기 위한 수단을 취하는 것이 전형적인 해결방법일 것이다. 대주주가 대표이사인 회사에서도 소액주주들의 대표소송 등을 통해 대표이사의 책임을 추궁하거나, 회사가 파산절차 등에 들어간 이후 관리인이 대표이사의 횡령책임을 추급하는 예도 흔하다. 그런데 기존 판례의 이론에 따를 경우 대표이사의 횡령에 관한 한 이러한 법인의 자구적인 노력은 적어도 과세에 있어서는 무의미한 행위에 지나지 않은 것이었다. 특히 실무상 자주 접하게 되는 사례는 전문적으로 상장회사의 경영권을 인수한 뒤 대상회사의 자산을 오로지 개인적인 용도로 이용하는 세력(이른바 ‘기업사냥꾼’)에 의하여 발생한다. 즉, 일반적으로 기업사냥꾼들은 사채업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하여 주권상장법인 또는 코스닥상장법인의 대주주로부터 주식 및 경영권을 양수하는 방식으로 회사를 인수한 뒤 위와 같이 사채업자로부터 융통한 주식양수대금을 상환하기 위하여 회사의 예금 등 현금성 자산을 임의로 인출하여 사용하거나, 법인 명의의 융통어음을 남발하여 이를 유용하기도 하고, 심지어 회사 중요자산(부동산, 투자유가증권, 무형자산 등)을 제3자 또는 특수관계인에게 담보로 제공하거나 매각하는 등의 방법으로 사실상 회사를 껍데기로 만든 다음 무책임하게 해외로 도주해 버리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 물론 기업사냥꾼 일당은 회사의 고소 등을 통해 업무상 횡령이나 배임죄 등으로 처벌될 수 있을 것이나, 이들은 이미 해외로 도피하거나 잠적해 버리는 경우가 많고, 가사 이들에게 실제로 형벌이 가해진다 하더라도 이미 망해 버린 회사를 되살리는 데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한 회사가 이들을 상대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을 제기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대부분의 경우 기업사냥꾼들은 이미 재산을 전부 소비하였거나 제3자의 명의로 은닉한 상태일 것이므로 현실적으로 법인이 입은 재산상 손해를 온전히 회복하기는 여의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여기에 더하여, 기존 판례의 형식 논리에 따라 이미 껍데기만 남아 망하기 일보 직전인 회사에 대하여 횡령금액에 관한 원천징수세액의 과세가 이루어져 왔던 것이다. 그런데, 대상판결은 “법인의 실질적 경영자인 대표이사 등이 법인의 자금을 유용하는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애당초 회수를 전제로 하여 이루어진 것이 아니어서 그 금액에 대한 지출 자체로서 이미 사외유출에 해당한다”라는 기존 판례의 견해를 유지하면서도 이에 부가하여 새롭게 “유용 당시부터 회수를 전제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없는 특별한 사정에 대하여는 횡령의 주체인 대표이사 등의 법인 내에서의 실질적인 지위 및 법인에 대한 지배 정도, 횡령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및 횡령 이후의 법인의 조치 등을 통하여 그 대표이사 등의 의사를 법인의 의사와 동일시하거나 대표이사 등과 법인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사실상 일치하는 것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인지 여부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적·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하며, 이러한 특별한 사정은 이를 주장하는 법인이 입증해야 한다”고 판시함으로써 대표자 횡령의 경우 무조건 당해 법인에 대하여 원천징수의무를 부과해 온 기존의 과세관행에 의미 있는 제동을 건 것이다. 특히 대상판결의 사실관계 및 위 법리의 포섭과정을 분석해 보면, 주식이 고도로 분산되어 있어 소액주주의 지분율이 높은 상장법인의 경우 일반적으로비상장회사의 경우는 사실상 대표이사 등의 의사가 법인의 의사와 동일한 것으로 인정되기 쉬울 것이나 비상장회사라 하더라도 소액주주의 지분율이 높은 경우라면 대상판결이 판시한 법리가 그대로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대표이사 등 실질적 경영자의 횡령사실을 인지한 직후 지체없이 횡령금액의 회수를 위하여 해당 대표이사 등을 형사고소 하면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는 등의 적극적인 회수조치를 취한다면 동 횡령금액 상당의 자산이 사외유출된 것으로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 즉 해당 법인은 횡령으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소액주주의 지분율이 높은 상장회사의 경우에는 법인의 실질적 경영자인 대표이사 등이 법인의 자금을 유용하더라도 일반적으로 그 대표이사 등의 의사를 법인의 의사와 동일시하거나 대표이사 등과 법인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사실상 일치하는 것으로 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므로, 이 경우에는 “사용인에 대한 횡령” 사안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사실상 횡령금원에 대한 회수노력의 유무에 따라 해당 법인의 원천징수의무 부담 여부가 결정될 수 있게 된 것이다. 참고로 최근 서울고법에서도 대상판결의 판시사항을 전제로 대표자의 횡령과 관련된 조세쟁점에 대하여 의미 있는 판단을 한 바 있다(서울고법 2009. 1.14. 선고2006누16504 판결). Ⅳ. 결어 이상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대표이사 등 실질적 경영자의 횡령과 관련하여 대상판결은 현행 세법 규정의 문언적 해석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은 범위 내에서 기존에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던 일률적인 해석 및 과세관행에 합리적인 제한을 가함으로써 형식 논리에 따라 파생된 부당한 결과를 적절히 시정할 수 있는 설득력 있고 구체적 타당성 있는 해결책을 제시한 것으로 보이는 바, 바람직한 입장의 정립인 것으로 판단된다.
2009-10-05
신은영 변호사(법무법인 서정)
이사 해직보상금 약정의 주주총회 결의여부
I. 사실관계 및 사건의 경과 원고 A는 2002. 1. 23. 피고의 대표이사로, 원고 B는 부사장으로 각 선임되면서, 2002. 3. 23. 원고 A는 피고를 대표한 원고 B와, 원고 B는 피고를 대표한 원고 A와 각 고용계약서를 작성하였고, 2002. 3. 25. 개최된 이사회에서 위 각 고용계약의 승인이 의안으로 제출되어 나머지 이사 C가 위 각 고용계약을 승인하였다. 위 고용계약 제8조에는 보너스, 퇴직수당과 함께 “회사가 이 계약 기간 중 일방적으로 피고용인과의 고용관계를 종료하는 경우 또는 피고용인이 회사의 주주총회에서 해임을 당하거나(회사의 지분변동 또는 회사의 지배관계를 변동시키는 지주회사의 지배관계 변동에 관계없이), 회사의 지주회사의 이사회로부터 사임요구를 받아 사임하는 경우를 포함하여 비자발적으로 이사직에서 해임되는 경우에는 피고용인은 해직보상금을 제공받는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한편 피고의 정관에는 이사의 임기를 3년으로 한다는 규정이 존재하였다. 그 후 2002. 12. 20. 개최된 피고의 임시주주총회에서 원고들에 대한 이사 해임안이 가결되자, 피고는 임원퇴직위로금지급규정에 따른 퇴직위로금을 각 지급하였으나 고용계약서 제8조에 규정된 해직보상금 등은 지급하지 않았다. II. 대상 판결의 요지 주식회사와 이사 사이에 고용계약에서 보수에 관한 약정과 함께 이사가 그 의사에 반하여 이사직에서 해임될 경우 퇴직위로금과는 별도로 일정한 금액의 해직보상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경우, 이러한 해직보상금에 관하여도 이사의 보수에 관한 상법 제388조가 준용 내지 유추적용되어, 정관에서 그 액를 정하지 않는 한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어야만 회사에 대해 이를 청구할 수 있다고 해석해야 한다. III. 대상 판결의 검토 1. 해직보상금의 법적 성질 먼저 대상 판결에서는, 주식회사와 이사 사이에 고용계약을 체결하면서 보수에 관한 약정과 함께 퇴직위로금과 별도로 이사가 그 의사에 반하여 이사직에서 해임되면 일정한 금액의 해직보상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경우, 이러한 해직보상금을 상법상 이사의 보수로 보아 상법 제388조를 직접 적용할지 여부가 문제되었다. 이사의 보수는 그 명칭여하를 불문하고 이사가 수행하는 경영활동의 대가로서 회사로부터 받은 일체의 급부를 의미한다. 따라서 그 지급형태, 정기적인지 여부등을 불문하고 그것이 이사의 직무수행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된 것이라면 모두 이사의 보수에 포함됨이 원칙이다. 판례는 이사의 퇴직시에 일시금으로 지급되는 퇴직위로금도 상법 제388조에 규정된 이사의 보수에 포함된다고 보아 정관 또는 주주총회결의에 의해서만 지급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대법원 97다38930판결 등). 그러나, 대상 판결은 이 사건 해직보상금은 이사가 자신의 의사에 반하여 해임되는 경우에 한하여 지급되는 것이므로 퇴직위로금과 같이 직무집행의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의 일종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이사의 보수로 인정되기 위하여는 이사의 재직 중 직무집행과의 대가성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나, 이 사건 해직보상금은 이사가 자신의 의사에 반하여 해임되는 것을 요건으로 할 뿐만 아니라 계약기간 중 비자발적으로 이사직으로부터 해임당하는 경우 입게 되는 각종 유·무형적인 손해를 보상하여 주기 위해 미리 회사와 이사간에 약정한 보상금의 성격을 지닌다고 보이므로, 이와 같은 대상 판결의 판시는 타당한 것으로 판단된다. 즉, 해직보상금은 이사의 보수와는 성격이 다른 것으로, 회사와 이사 사이에 미리 이사의 비자발적 해임이 있는 경우에 회사가 지급하여야 할 보상금을 정한 일종의 “손해배상액의 예정”과 유사한 성질의 금원으로 판단된다. 2. 해직보상금에 대한 주주총회 결의의 요부 그런데, 대상 판결은 이 사건 해직보상금이 보수에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보면서도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해직보상금에 대해서도 이사의 보수에 관한 상법 제388조가 준용 내지 유추적용되어, 정관에서 그 액수를 정하지 않는 한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어야만 회사에 대해 이를 청구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1) 첫째로, 위와 같은 해직보상금은 형식상으로는 보수에 해당하지 않는다 하여도 보수와 함께 같은 고용계약의 내용에 포함되어 그 고용계약과 관련하여 지급된다는 점이다. 그러나, 대상 판결이 이미 이 사건 해직보상금은 직무집행의 대가성이 인정되지 않아 보수의 일종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음에도, 그것이 단지 보수와 함께 같은 고용계약의 내용에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로 이를 보수와 마찬가지로 취급하여야 한다고 설시한 것은 충분한 설득력이 없다고 판단된다. (2) 둘째로, 회사는 이사를 임기 중에 해임하는 경우에도 정당한 이유 없이 해임하는 때에 한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할 뿐인데(상법 제385조 제1항), 위 해직보상금은 의사에 반하여 해임된 이사에 대해 정당한 이유의 유무에 관계없이 지급하도록 되어 있어 이사에게 유리하도록 회사에 추가적인 의무를 부과하는 것인데도, 단지 보수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주주총회 결의를 요하지 않는다고 달리 보게 된다면, 이사들이 고용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개인적인 이득을 취할 목적으로 과다한 해직보상금을 약정하는 것을 막을 수 없게 됨으로써, 이사들의 고용계약과 관련하여 그 사익 도모의 폐해를 방지하여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자 하는 상법 제388조의 입법 취지가 잠탈되고 말 것이라는 점이다. 상법 제385조 제1항의 정당한 이유란, 이사가 법령이나 정관에 위배된 행위를 하였거나 정신적·육체적으로 경영자로서의 직무를 감당하기 현저하게 곤란한 경우 또는 회사의 중요한 사업계획 수립이나 그 추진에 실패함으로써 경영능력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관계가 상실된 경우 등과 같이, 당해 이사가 경영자로서 업무를 집행하는 데 장해가 될 객관적 상황이 발생한 경우를 의미한다(대법원 2004다25611판결). 또한 상법 제385조 제1항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은 채무불이행이나 불법행위책임과는 달리 고의, 과실을 요건으로 하지 아니하는 상법상의 법정책임으로서, 그 손해는 이사로서 잔여임기 동안 재직하여 얻을 수 있는 상법 제388조 소정의 보수상당액인 정기적 급여와 상여금 및 퇴직금이 되는 한편 임기만료 전 해임된 이사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는 포함되지 않는다(서울고등법원 89나46297판결). 이와 같이 상법 제385조 제1항에 의한 회사의 손해배상책임은 그 발생요건으로 “해임에 대한 정당한 이유의 부존재”를 요구할 뿐만 아니라, 이러한 요건이 충족되어 손해배상책임의 발생이 인정된 경우에도 판례는 그 손해배상책임의 범위를 제한적으로 인정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는데, 이 사건 해직보상금 약정은 “정당한 이유의 부존재”라는 손해배상책임 발생요건을 완화시킬 뿐만 아니라 그 손해배상책임의 범위도 상법 제388조 소정의 보수상당액인 정기적 급여와 상여금 및 퇴직금 이상으로 확장하는 특약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이러한 해직보상금 지급약정을 엄격한 요건(예를 들어, 주주총회 결의)없이 체결할 수 있다고 보게 된다면, 상법 제388조의 입법 취지 뿐만 아니라 상법 제385조 제1항 후문의 취지 역시 잠탈될 우려가 있다고 보인다. 물론 이 사건 해직보상금을 이사들의 비자발적 해임에 따른 일종의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해석한다면, 민법 제398조 제2항에 따른 법원의 감액이라는 법적 통제가 가능하다고 볼 수 있고, 또한 이사가 회사에 대한 선관주의의무를 게을리하고 자기의 이익만을 도모함으로써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경우에는 회사에 대해 별도의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되므로(상법 제399조), 굳이 해직보상금에 대해 주주총회 결의를 거치도록 하여야만 이사들이 사익을 위해 거액의 해직보상금을 정하는 폐해를 방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사들의 고용계약과 관련하여 그 사익 도모시 폐해의 심각성 및 회사와 주주의 이익 보호의 필요성을 고려하면, 상법 제388조와의 균형상 이 사건 해직보상금에도 주주총회의 특별결의를 요구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보인다. (3) 마지막으로, 회사로서는 주주총회의 특별결의로 언제든지 이사를 해임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은 해직보상금액이 특히 거액일 경우 회사의 자유로운 이사해임권 행사를 저해하는 기능을 하게 되어 이사선임기관인 주주총회의 권한을 사실상 제한함으로써 회사법이 규정하는 주주총회의 기능이 심히 왜곡되는 부당한 결과가 초래된다는 점이다. 학설은 상법이 주주총회에 일방적인 이사해임권을 부여한 취지에 관하여, 이사는 주주의 출자로 형성된 회사재산을 관리하는 자로서 이사의 지위 유지 여부는 주주가 정책적으로 결정할 필요가 있고, 소유와 경영의 분리에 의해 경영을 전담하는 이사가 부적정한 경영을 할 때 주주가 신속히 자신의 출자로 형성된 회사재산을 방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보고 있다. 이러한 취지를 고려하면, 대상 판결이 이 사건 해직보상금이 이러한 주주총회의 이사해임권 행사를 저해하는 기능을 하게 될 수 있다고 보아 이를 정관의 정함이나 주주총회 결의를 요구한 것은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 Ⅳ. 결 론 주주총회는 상법 또는 정관에 정하는 사항에 한하여 결의할 수 있으나(상법 제361조), 이 사건 해직보상금과 유사한 약정은 상법에 그에 관한 명시적 규정이 없을 뿐 아니라 그 법적 성격이 이사의 보수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모호하였기 때문에 주주총회 결의사항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었다. 대상 판결은, 상법 제385조 제1항 후문과 달리 해임에 정당한 이유의 유무에 관계없이 그 의사에 반하여 임기만료전 해임된 이사에 대해 해직보상금을 지급하도록 약정을 하는 경우, 회사에 대해 해직보상금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그 액수를 정관에서 정하거나 주주총회 결의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는 것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이사들의 고용계약과 관련하여 그 사익 도모의 폐해를 방지하여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자 하는 상법 제388조의 입법 취지상 이 사건 해직보상금에 정관의 정함이나 주주총회 결의를 요구한 것은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
2007-01-25
김중권 중앙대법대 부교수
근거규정의 성질과 처분성여부의 상관관계에 관한 소고
Ⅰ. 事案의 槪要 원고는 1999. 3. 12.부터 2002. 3. 30.까지 여신전문금융회사인 외환신용카드 주식회사(이하 ‘외환카드’라 한다)의 대표이사로 재직하였다. 피고(금융감독원장)는 2002. 2. 27.부터 같은 해 3. 15.까지 외환카드를 비롯한 8개 전업신용카드사와 17개 겸영카드사를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한 뒤, 같은 해 3. 26. 아래와 같은 이유로 금융감독위원회(이하 ‘금감위’라 한다)에 외환카드에 대하여 업무일부정지 1.5월을 명하도록 건의함과 동시에(그 건의에 따라 금감위는 같은 해 3. 26. 외환카드에 대하여 업무일부정지 1.5월을 명하였다), 금감위 규정인 금융기관검사및제재에관한규정(이하 ‘제재규정’이라 한다) 제18조 제1항 제3호, 제2항에 의거하여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문책경고처분을 하였다. Ⅱ. 대법원 2005. 2. 17. 선고 2003두14765판결의 요지 대법원은 지난 2.17.에 금융기관의 임원에 대한 금융감독원장의 문책경고와 관련하여 매우 의미로운 판결을 내렸다. 여기서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원심판결(서울고법 2003.11.7. 선고 2002누20192판결) 및 1심판결(서울행정법원 2002.11.29, 2002구합21872판결)을 그대로 인용하였다. 1. 금융기관검사및제재에관한규정(이하 ‘제재규정’이라 한다) 제22조는 금융기관의 임원이 문책경고를 받은 경우에는 금융업 관련 법 및 당해 금융기관의 감독 관련 규정에서 정한 바에 따라 일정기간 동안 임원선임의 자격제한을 받는다고 규정하고 있고, 은행법 제18조 제3항의 위임에 기한 구 은행업감독규정(2002. 9. 23. 금융감독위원회공고 제2002-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조 제2호 (다)목, 제18조 제1호는 제재규정에 따라 문책경고를 받은 자로서 문책경고일로부터 3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자는 은행장, 상근감사위원, 상임이사, 외국은행지점 대표자가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어서, 문책경고는 그 상대방에 대한 직업선택의 자유를 직접 제한하는 효과를 발생하게 하는 등 상대방의 권리의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행위로서 행정처분에 해당한다. 2. 여신전문금융회사의 임원에 대한 문책경고의 경우 적어도 그 제한의 본질적인 사항에 관한 한 법률에 근거를 두어야 한다는 전제하에, 금융감독기구의설치등에관한법률(이하 ‘감독기구설치법’이라 한다) 제17조 제1호, 제3호, 제37조 제1호, 제2호의 각 규정은 금융감독위원회(이하 ‘금감위’라 한다) 또는 금융감독원의 직무범위를 규정한 조직규범에 불과하여 이들이 당연히 법률유보원칙에서 말하는 법률의 근거가 될 수 없고, 감독기구설치법 제42조에서 피고에게 여신전문금융회사의 임원에 대한 해임권고 및 업무집행정지건의의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고 하여 당연히 문책경고의 권한까지 함께 주어진 것으로 볼 수 없으며, 여신전문금융업법 제53조, 제53조의2는 금감위 또는 피고가 여신전문금융회사에 대하여 행하는 감독 또는 검사에 관한 규정으로서 위 각 규정도 문책경고의 법률상 근거가 될 수 없고, 증권거래법 제53조 제5항 제2호, 증권거래법시행령 제36조의5 제3호, 보험업법 제20조 제1항 제1호, 상호저축은행법 제24조 제1항 제1호, 신용협동조합법 제84조 제1항 제3호는 여신전문금융회사에 대하여 적용되는 법률이 아니므로, 적어도 여신전문금융회사의 임원에 대한 관계에서는 위 각 법률규정이 문책경고의 근거가 될 수 없고, 따라서 피고가 여신전문금융회사의 임원인 원고에 대하여 한 이 사건 문책경고는 아무런 법률상의 근거 없이 행하여지는 것으로서 위법하다. Ⅲ. 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1두3532판결의 요지 1.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 함은 원칙적으로 행정청의 공법상 행위로서 특정 사항에 대하여 법규에 의한 권리의 설정 또는 의무의 부담을 명하거나 기타 법률상 효과를 발생하게 하는 등으로 일반 국민의 권리 의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가리키는 것이지만, 어떠한 처분의 근거나 법적인 효과가 행정규칙에 규정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처분이 행정규칙의 내부적 구속력에 의하여 상대방에게 권리의 설정 또는 의무의 부담을 명하거나 기타 법적인 효과를 발생하게 하는 등으로 그 상대방의 권리 의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행위라면, 이 경우에도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 2. 행정규칙에 의한 ‘불문경고조치’가 비록 법률상의 징계처분은 아니지만 위 처분을 받지 아니하였다면 차후 다른 징계처분이나 경고를 받게 될 경우 징계감경사유로 사용될 수 있었던 표창공적의 사용가능성을 소멸시키는 효과와 1년 동안 인사기록카드에 등재됨으로써 그 동안은 장관표창이나 도지사표창 대상자에서 제외시키는 효과 등이 있다는 이유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 Ⅳ. 2001두3532판결의 意義와 問題點 통상 행정소송법을 비롯한 관련법상의 처분개념에 표현된 ‘법집행으로서’와 관련하여, 여기서의 ‘법’이란 ‘법률의 법규창조력’에 바탕을 둔 ‘법규(범)’을 의미하고 따라서 행정행위의 법효과발생의 준거점이 된다고 한다. 그리하여 개별토지가격결정의 처분성을 논증하기 위하여 법원은 그것의 근거규정인 국무총리훈령으로서의 ‘개별토지가격합동조사지침’을 ‘지가공시및토지등의평가에관한법률’ 제10조의 시행을 위한 집행명령으로서 법률보충적 구실을 하는 법규적 성질을 가지는 것으로 보았다. (대법원 1994.2.8. 선고 93누111.) 2001두3532판결의 원심(부산고법 2001.3.30. 2000누3634판결) 역시 처분성을 부인함에 있어서, -분명히 드러나진 않았지만- 조치의 근거규정의 법적 성격을 염두에 두었으리라 짐작한다. 반면 2001두3532판결은 근거규정 및 관련규정-‘함양군지방공무원징계양정에관한규칙’, ‘경상남도지방공무원징계양정에관한규칙’, ‘지방공무원인사기록및인사사무처리규칙’, ‘지방공무원징계등기록말소제도시행지침’, ‘정부포상 및 장관ㆍ도지사표창지침’-이 행정규칙임에 불구하고(?), 법효과발생의 가능성 즉, 행정처분의 존재가능성을 열어 준 점에선 호평할 만하다. 그러나 이런 바람직스런 착안을 무색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법규명령형식의 행정규칙의 존재의 문제이다. 비록 대통령령인 경우엔 변화를 주었지만, 다수 문헌과는 배치되게 판례는 그 밖의 법규명령에 대해선 搖之不動이다. (가령 대법원 1995.10.17, 94누14148판결.) 그리하여 이제껏 행정규칙으로부터는 사실상의 불이익이 생겨날 뿐 쟁송가능한 법률상 이익은 생겨나지 않기에 원고적격이 없다고 보아온 기왕의 입장을 고려한 즉, 2001두3532판결은 ‘행정규칙의 내부적 구속력’을 논거로 내세웠다. 그러나 이런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행정처분의 개념적 징표인 법효과의 발생이 해당 근거규정(행정규칙?)에서 직접 비롯된다고 보는 듯한 태도는, 기본적으로 그것의 원심판결과 기조를 같이 함을 보여줄 뿐 더러 오해의 소지가 있다. (상세는 졸고, “不問警告措置’의 法的 性質과 관련한 問題點에 관한 小考”, 『인권과 정의』 2004.8, 336호, 125면 이하 참조. ) Ⅴ. 2003두14765판결의 意義와 期待 일부에선 2001두3532판결에 대해 국민의 실효적인 권리구제의 지평을 넓힌 의미있는 판결이라고 평가하며(가령 김의환, “행정규칙에 의한 징계처분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인지 여부”, 『대법원판례해설』 2002년 하반기(통권 제43호), 254면. ), 2003두14765판결의 1심판결 역시 이를 논거로 금융감독원장의 문책경고의 처분성을 인정하였다. 하지만 ‘행정규칙의 내부적 구속력’ 논거는 요령부득의 상황에서 나름의 노력의 소산이다. 사실 실질에 경도된 기왕의 판례의 입장을 다수 문헌의 지적처럼 형식중시적 입장으로 선회하면, 이 물음은 손쉽게 해소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방향선회와는 별개로 그 같이 논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중요하다. 그것은 바로 근거규정의 법적 성질과 처분성의 인정을 연계시킨 데서 빚어진 결과물이다. 그런데 어떤 행위의 법적 성질을 행정행위로 여기느냐의 물음에서, 행정행위를 발하기 위한 법적 근거(수권) 존재하는지 여부는 전혀 관계가 없다. (Kopp/Ramsauer, VwVfG Kommentar, 8.Aufl. 2003,, §35 Rn..9; BVerwG NVwZ1985, 264.) 행정행위를 비롯한 어떤 행정작용이 법률상의 근거를 필요로 하는지 여부는 법률유보의 물음이다. 요구되는 법적 근거의 부재는 행정행위를 위법하게 만들 뿐이지, 그것의 법적 성질을 가늠하진 않는다. 요건데 법률상의 근거의 유무에 상관없이 어떤 행위가 직접적인 근거규정 뿐만 아니라, 관련 규정에 의거해서 행정행위의 개개의 개념적 징표를 충족하고 있는지가 요체이다. 따라서 2003두14765판결의 논증방식은 그동안 취해온 것과는 다소 그러나 근본적으로 다르다. 즉, 처분성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근거규정의 법적 성질에서 출발하였던 태도에서 벗어나, 관련 (법)규정에 의거하여 처분성을 논증한 다음에, 그것의 근거규정의 법규성 요구인 법률유보의 물음으로 이행하였다. 그런데 기존의 논증상의 난맥을 일소한 2003두14765판결의 意義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제재적 행정처분과 관련한 리딩판결인, 대법원 1995.10.17, 94누14148전원합의체판결의 도식(부령인 제재처분기준⇒행정규칙⇒사실상 불이익의 인정)으로부터 도그마틱적 왜곡(가령 ‘행정규칙의 내부적 구속력’) 없이도 벗어날 단초가 마련되었다. 대상판결의 획기적인 논증방식은 불원간 기왕의 토대(가령 법규명령형식의 행정규칙의 문제)에 균열을 가져올 前兆로 여겨진다.
2005-07-04
임천영 육군1군사 법무참모
군인 명예전역수당의 결정권자
Ⅰ. 대상판결 1. 사실관계 원고는 1968. 3. 1. 육군 소위로 임관하여 1997. 4. 소장으로 진급하였고, 1999. 11.경부터는 육군본부 ○○참모부장으로 근무하여 왔다. 원고는 2001. 9. 초와 2001. 10. 1. 두차례에 걸쳐 청와대와 국방부의 인터넷사이트에 육군의 편중인사 문제를 지적하는 내용의 글을 게재하였는바, 이로 인해 2001. 10. 8. 피고 육군참모총장에 의해 ○○참모부장에서 보직해임되었다. 그 후 원고는 2001. 10. 22. 전역지원서를 제출한 데 이어 2001. 10. 29. 피고(육군참모총장)에게 명예전역수당 지급신청서(이하, ‘이 사건 신청서’라 한다)를 제출하였다. 이에 국방부장관은 2001. 11. 6. 원고에 대하여 군인사법 제35조(원에 의한 전역), 제41조(퇴역)의 규정에 의하여 2001. 11. 10.자로 퇴역을 명하는 인사명령을 하였다. 원고는 2001. 10. 29. 육군참모총장에게 명예전역수당지급신청을 하였는데도, 국방부장관 및 육군참모총장이 이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러한 피고들의 부작위는 위법하다며 부작위위법확인소송을 제기하였다. 2. 판결요지 1) 1심 판결요지는 첫째로 피고 국방부장관에 대한 청구부분의 적법 여부에 관하여 “명예전역수당 지급신청만을 한 원고로서는 이에 대한 응답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 피고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이를 다툴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피고 국방부장관이 명예전역신청에 대한 응답을 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하여 위 피고를 상대로 부작위위법확인을 구할 원고 적격은 없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소 중 원고의 위 피고에 대한 청구부분은 부적법하다”, 둘째로 피고 육군참모총장의 부작위 여부에 관하여는 “원고가 위 통지를 받은 이후인 2001. 10. 29. 이 사건 명예전역수당지급신청을 하였다면, 피고 육군참모총장으로서는 위 통지와 별도로 위 신청에 대하여 응답을 다시 하여 줄 법률상 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피고 육군참모총장이 이에 대하여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있는 것은 법률상 응답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고 있는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였다(서울행정법원 2003. 10. 21. 선고 2003구합9879). 2) 2심 판결요지는 첫째로 원고에게 명예전역 수당지급신청권이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군인사법 제53조의2의 위임에 따른 군인명예전역수당지급규정 제2조 제1항 제1호, 제5조 등에 의하여 모든 명예전역수당 지급신청자에 대하여 위 수당지급신청서를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소장으로 전역하는 원고에게도 명예전역수당의 지급을 신청할 법규상의 권리가 있다 할 것이고, … 따라서 위 신청에 대하여 군인명예전역수당지급규정 제6조 및 제7조에 정한 기간과 절차에 따라 신청을 인용하는 적극적 처분 또는 각하하거나 기각하는 등의 소극적 처분을 하고, 이를 신청인에게 통지하여야 할 법률상 응답의무가 있다 할 것이다.”, 둘째로 이 사건 신청이 중복신청인지 여부에 관하여는 “가사 피고의 주장과 같이 2001. 10. 24. 육군본부 장군인사실 담당자가 ○○참모부 행정과장인 장△△ 대령을 통하여 원고에게 명예전역 부결 결정을 구두로 통지하였다 하더라도 명예전역 부결 결정과 같이 상대방 있는 행정처분에 있어서는, 달리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그와 같은 처분을 하였음을 그 상대방에게 서면으로 고지하여야만, 그 상대방에 대하여 그와 같은 행정처분이 있었다는 효력이 발생한다고 볼 것이므로(대법원 1996. 12. 20. 선고 96누9799 판결 등 참조) 원고에게 위 처분을 구두로 통지하였다는 사실만으로는 원고에 대한 응답의무를 다한 것으로 볼 수 없어 원고의 이 사건 신청을 이미 응답을 받았음에도 중복하여 한 신청이라고 할 수 없다.”라고 판시하면서 1심판결이 정당하다고 하였다(대상판결). Ⅱ. 명예전역수당지급제도 1. 의의 명예전역수당지급제도란 군인으로서 20년 이상 근속한 자가 정년 전에 자진하여 명예롭게 전역하는 경우에 예산의 범위안에서 명예전역수당을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군인사법 제53조의2). 이 제도는 인사적체를 해소하기 위하여 장기근속자에게 전역수당을 지급함으로써 조기전역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며, 국가공무원법 제74조의2에 규정된 국가공무원 명예퇴직제도를 군인사법에 도입한 것이다(졸저, 군인사법, 법률문화원, 2004. 780면). 명예전역은 재직기간과 신청기간이 특별히 제한되어 있고 또한 본인의 신청이 있더라도 임용권자의 엄정한 심사행위가 수반된다는 측면에서 원에 의하는 전역과 다르며 또한 일정한 사유나 요건의 성립으로 당연히 효력이 발생하는 정년전역과 달리 요건과 함께 일정한 법적 절차가 중시된다는 점에 특성이 있다. 2. 제도의 취지 군인사법에서는 네가지 경우에 명예전역수당을 지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첫째로 군인사법 제53조의2 제1항의 일반적 명예전역수당 지급제도는 인사적체를 해소하기 위하여 장기근속자에게 전역수당을 지급함으로써 조기전역을 유도하자는 데 그 입법 취지가 있다. 둘째로 군인사법 제53조의2 제2항의 병과장 명예전역수당지급제도로 병과장이 그 직 및 유사직위의 보직을 마치고 정년 전에 군인사법 제21조 제3항의 규정에 의하여 당연전역되는 경우에는 지급할 수 있다. 셋째로 군인사법 제53조의2 제2항의 임기제 진급자 명예전역수당지급제도는 인력운용상 필요하거나 전문인력을 필요로 하는 분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직위에 보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임기를 정하여 1계급을 진급시킬 수 있고 이러한 자의 임기는 2년으로 하고 그 임기가 만료되는 경우에는 전역되므로 이러한 경우에도 명예전역수당을 지급하기 위한 것이다. 넷째로 군인사법 제8조 제4항 또는 제5항의 규정에 의하여 정년보다 단축된 정년으로 명예전역하는 군인에게도 명예전역수당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3. 절차 군인의 명예전역수당지급절차는 군인명예전역수당지급규정(2001.3.27. 대통령령 제17158호), 명예전역수당지급업무처리지침〔국방부인관33145-1378(1995.9.7)〕(이하 “지침”이라 함)에 규정되어 있으며, ①지급신청 ②지급대상자의 심사 · 결정 ③지급대상자의 통지 ④수당지급대상자의 전역원 제출순으로 이루어진다. 수당을 지급받고자 하는 자는 수당지급 신청기간 내에 수당지급신청서를 소속부대의 장을 거쳐 각군 참모총장에게 제출하여야 하며(지침 제4조), 각군 참모총장은 수당지급신청서를 받은 때에는 신청기간 경과 후 30일 이내에 이를 심사하고, 수당지급대상자를 선정하여 국방부장관에게 추천하여야 한다(지침 제3조). 국방부장관은 각군 참모총장으로부터 수당지급대상자의 추천을 받은 때에는 각군 간의 균형을 고려하여 수당지급대상자를 최종적으로 심사 · 결정한다(군인명예전역수당지급규정 제6조). 국방부장관은 수당지급대상자를 결정한 때에는 결정일로부터 10일 이내에 그 결과를 각군 참모총장에게 시달하여야 하고, 그 시달을 받은 각군 참모총장은 … 신청인에게 통지하여야 한다(동규정 제7조). 수당지급을 통지 받은 자는 그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소속부대의 장에게 전역원을 제출하여야 한다(동규정 8조). Ⅲ. 판결의 쟁점 군인의 명예전역수당 지급 여부에 대한 결정권자는 누구인가? 각군 참모총장이 아니라 국방부장관에게 결정권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첫째로, 군인명예전역수당지급규정(2001. 3. 27. 대통령령 제17158호) 제6조 제1항의 “각군 참모총장은 수당지급신청서를 받은 때에는 30일 이내에 이를 심사하고, 수당지급대상자를 선정하여 국방부장관에게 추천하여야 한다”라는 규정과 동조 제3항의 “국방부장관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각군 참모총장으로부터 수당지급대상자의 추천을 받은 때에는 … 수당지급대상자를 최종적으로 심사 · 결정한다”라는 규정에 의하면 각군 참모총장은 추천권자이고 최종적 심사 · 결정권자는 국방부장관임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로, 대법원은 공무원이 아닌 일반 기업체의 명예퇴직에 관하여「명예퇴직이란 근로자가 명예퇴직의 신청(청약)을 하면 사용자가 요건을 심사한 후 이를 승인(승낙)함으로써 합의에 의하여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라고 하여 명예퇴직은 청약과 승낙에 의한 근로관계의 합의해지로 보고 있다(대법원 2000. 7. 7. 선고 98다42172 판결). 그러나 공무원의 경우에는 일반 퇴직과 다른 명예퇴직이라는 별개의 퇴직제도가 있는 것이 아니라 퇴직하는 공무원 중 일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자에 대하여 그 신청에 따라 심사를 하여 명예퇴직수당이라는 별도의 수당을 지급하는 것일 뿐이므로 그 퇴직 자체를 청약과 승낙에 의한 근로관계의 합의해지라고 보기는 어렵다(김영천, “20년 이상 근속한 지방공무원이 명예퇴직수당 지급대상자로 확정되기 전에 그 명예퇴직수당 채권에 대하여 압류할 수 있는지 여부”, 대법원판례해설(통권 제38호). 2002. 339면). 그렇다면 군인의 명예전역수당지급에 대한 결정권자는 군인에 대한 전역권자가 누구이냐에 따라서 결정되어져할 문제인 것이다. 군인사법 제43조에는 “장교…의 전역은 임용권자가 행한다”라고 하여 임용권자가 전역권자임을 규정하고 있고, 군인사법 제13조에는 “장교의 임용은 참모총장의 추천에 의하여 국방부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행한다. 다만 대령 이하의 장교에 대하여는 임용권자의 위임에 의하여 국방부장관이 행할 수 있으며…”라고 하여 임용권자를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에 의하면 장관급 장교에 대하여는 각군 참모총장은 전역권자가 아님을 알 수 있다. 한편 장관급장교에 대하여는 임용권자가 대통령이 되며, 또한 전역권자도 임용권자인 대통령이 될 것이나, 위 군인명예전역수당지급규정에 의거하여 명예전역수당지급 결정에 관하여는 국방부장관에게 위임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내부위임된 경우 전역권자가 누구인가에 대하여는 서울고법 1992.12.23. 92구12478, 서울고법 1993.1.26. 92구14955 판례참조). Ⅳ. 평석 대상판결의 1심재판에서는 “관계 법령을 검토하여 보더라도 명예전역수당 지급신청절차 및 이에 대한 지급여부 결정에 대한 규정과 별도로 명예전역신청절차 및 이에 대한 결정이 존재한다고 볼 만한 규정은 보이지 아니하고, 원고의 피고 육군참모총장에 대한 명예전역수당 지급신청으로써 피고 국방부장관에 대한 명예전역신청도 아울러 이루어졌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명예전역수당 지급신청만을 한 원고로서는 이에 대한 응답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 피고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이를 다툴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피고 국방부장관이 명예전역신청에 대한 응답을 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하여 위 피고를 상대로 부작위위법확인을 구할 원고 적격은 없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소 중 원고의 위 피고에 대한 청구부분은 부적법하다 할 것이다”라고 하면서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부작위위법소송을 제기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최근에 서울행정법원 2004. 12. 23. 선고 2004구합12100 명예전역부적합처분취소소송에서 원고는 국방부장관을 상대로 위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재판부는 2004. 11. 4. 피고를 국방부장관에서 육군참모총장으로 피고 경정결정을 하였다. 그러나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군인명예전역수당지급규정 제6조의 규정, 군인명예전역은 원에 의한 전역과는 다른 별개의 전역제도가 아니라 전역하는 군인 중 일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자에 대하여 그 신청에 따라 심사를 하여 명예전역수당이라는 별도의 수당을 지급하는 것일 뿐이므로 명예전역수당의 결정권자는 국방부장관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2005-02-14
임홍근
총회결의부존재확인판결의 효력
法律新聞 2335호 법률신문사 總會決議不存在確認判決의 效力 일자:1992.8.18 번호:91다14369 林泓根 成均館大法大敎授, 法學博士 ============ 14면 ============ I. 事件槪要 원고회사(세방통산주식회사)는 스텐레스 제품 제조, 판매업을 영위하는 법인으로서, 소외 이종열이 소외 한상목과 함께 대표이사로 재직하여 오다가 1987년1월13일 대표이사를 사임하고 위 한상목만이 대표이사로 남아 있던 중 위 한상목도 1987년2월24일 대표이사를 사임하고 같은 날 소외 김광순이 대표이사로 취임하였고, 그 직후인 1987년2월26일경 원고회사에 약 23억원의 부도가 발생하였다. 위 부도발생시 원고회사의 발행주식총수는 40만주로서 그 중 위 이종열이 14만8천주, 위 한상목이 9만4천4백주, 소외 홍정기가 7만8천8백주, 위 김광순이 6만3천2백주, 소외 이덕기가 1만5천6백주를 각 소유하고 있었다. 그런데 위 이종렬은 1987년5월16일 아무런 소집권한도 없이 당시 원고회사의 주주인 소외 김광순, 한상목, 홍정기, 이덕기에게는 아무런 소집통지도 아니한 채 소외 한신국, 김봉찬, 김정한 등을 서울 시청 부근 옥호불상 다방에 불러 놓고 같은 날짜로 당시 원고회사의 대표이사로 재직중이던 소외 김광순을 대표이사직 및 이사직에서 해임하고 소외 한신국, 김봉찬을 이사로 선임한다는 내용의 임시주주총회 의사록과 소외 한신국을 원고회사의 대표이사로 선임한다는 내용의 이사회의사록을 각 작성하고 이를 이용하여 같은 달 19일 대표이사변경 등 임원개편의 등기를 마친 후, 같은 달 20일 위와 같이 원고회사의 대표이사로 등기된 위 한신국을 대동하고 소외 권욱상, 이원인을 만나 위 한신국이 원고회사 대표이사 자격으로 이 사건 부 부동산의 매수로 인한 권리 및 동산 등 원고회사의 재산일체를 총 금 10억3천만원에 위 권욱상 등에게 양도하기로 하되 그 형식은 원고회사의 영업용재산을 개별적으로 양도하기로 하는 방법을 취하기로 합의가 되어 위 권욱상 등이 설립한 피고회사(주식회사 진양) 앞으로 이 사건 동산이 양도되고 이 사건 부동산도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었다. 그후 위 김광순이 위 김광순을 원고회사 대표이사 및 이사에서 해임하고 위 한신국, 김봉찬을 이사로 선임한다는 내용의 위 1987년5월16일자 원고회사의 임시주주총회결의에 대하여 그 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한 결과 1988년6월2일 그 부존재확인판결이 선고되고 그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이에 원고(김광순)는 원고회사를 대표할 권한이 없는 소외 이종열, 한신국 등이 원고회사의 대표이사 자격으로 이 사건 부동산과 동산을 임의로 처분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피고회사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었고, 이 사건 동산을 피고회사가 점유하고 있으므로 원인무효인 피고회사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II. 法院의 判斷 (1) 제1심인 인천지방법원 제4민사부는 「…소외 한신국은 원고회사를 대표할 아무런 권한이 없다 할 것이므로 소외 한신국이 원고회사를 대표하여 소외 권욱상 등과의 사이에 체결한 이 사건 동산 및 부동산 등에 대한 1987년5월20일자 양도계약 및 이를 기초로 하여 그 이행방법으로서 위 한신국이 역시 원고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소외(은행 및) 위 권욱상등과의 사이에 체결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같은 달 30일자…계약은 모두 대표권 없는 자에 의하여 이루어진 계약으로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원고회사에 대하여 효력이 없다 할 것이다…」라고 판결하였다(仁川地判 1990년5월10일, 89가합9261 동산인도등). (2) 제2심인 서울고등법원 제12민사부는 「…위 김광순을 원고회사의 대표이사 및 이사에서 해임하고, 위 한신국등을 원고회사의 이사로 선임한다는 내용의 위 1987년5월16일자 원고회사의 임시주주총회결의가 존재하지 아니한다는 내용의 부존재확인판결이 확정되었으나 상법 제380조, 제190조에 의하면 주주총회결의 부존재확인의 소의 판결의 효력은 판결확정전에 생긴 회사와 제3자간의 권리의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므로 이러한 하자를 이유로 위 판결확정이전에 체결된 계약을 무효라고 할 수 없는 것이며, 위 주주총회에 위와 같은 하자가 있고 또 한신국을 원고회사의 대표이사로 선임한다는 내용의 원고 회사의 이사회 결의에 하자가 있지만 위 권욱상 등은 위 한신국이 원고회사의 적법한 대표이사인 것으로 믿고 위 사건 부동산과 동산에 관하여 위와 같은 계약을 체결하였음이 위와 같은 이상 대주주가 관여하여 위와 같은 주주 총회의 외형을 만들고 그에 기하여 위 한신국을 대표이사로 등기까지 한 원고회사로서는 위 한신국이 적법한 대표이사가 아니라는 이유를 내세워서 동 소외인이 원고회사를 대표하여 위 권욱상등과 체결한 위 1987년5월20일자 이 사건 부동산과 동산에 관한 양도계약…효력을 부인할 수 없는 것이므로…위 1987년5월20일자의 계약이 원고회사를 대표할 권한이 없는 자에 의하여 이루어진 계약으로 원고회사에 대하여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위 주장은 그 이유없어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고 있다(서울高判 1991년4월12일 90나29441 동산인도등). (3) 대법원 제1부는 「…상법 제380조는 주주총회결의부존재확인청구의 소에도 같은 법 제190조의 규정을 준용하도록 규정함으로써 결의부존재확인판결이 확정되더라도 그 판결의 효력은 그 판결확정전에 회사와 거래한 제3자의 권리의무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고 있는 바, 이는 형식상 회사내부의 의사결정을 거친 회사의 외부적 행위를 유효한 것으로 믿고 거래한 제3자를 보호함으로써 거래안전을 도모하려는 데에 그 입법취지가 있음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그런데 상법 제380조는 같은 법 제190조의 규정이 준용되는 주주총회결의부존재확인청구의 소를 포괄적으로 모든 형태의 결의부존재확인청구의 소로 규정하지 아니하고 「총회의 소집절차 또는 결의 방법에 총회결의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을 정도의 중대한 하자가 있는 것을 이유로 하여 결의부존재의 확인을 청구하는 소」라고 제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적어도 외형상 당해회사의 내부의사결정인 주주총회결의가 있었으나 그 소집절차와 결의 방법에 중대한 하자가 있어 법률상 결의가 존재하는 것으로 볼 수 없는 경우만을 위 규정의 대상으로 한 취지로서, 회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거나 회사의 운영지배에 관여하지 않는 자가 주주총회의 의사록을 위조 또는 허위작성하여 주주총회결의가 존재하는 것처럼 외관을 현출시킨 경우와 같이 주주총회결의의 외관현출에 회사가 전혀 관련되지 않은 경우까지도 유효한 회사의 행위로서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은 지나치게 제3자의 이익을 앞세워 회사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어서 형평에 어긋나므로 제3자보호의 한계를 긋는 취지에서 위와 같이 규정하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그러므로 상법 제190조의 규정이 준용되는 같은 법 제380조 소정의 결의부존재확인청구의 소에 있어서의 결의부존재라 함은 외형상 당해회사의 주주총회로서 소집, 개최되어 결의가 성립하였으나 그 소집절차나 결의 방법에 중대한 하자가 있어 법률상 결의의 부존재로 볼 수 밖에 없는 경우만을 가리키고, 전혀 주주총회를 소집, 개최함이 없이 주주총회의사록만 작성하였거나 또는 외형상 당해회사의 주주총회로 볼 수 없는 회의를 개최하여 의사록을 작성한 경우와 같이 외형상 당해회사의 주주총회결의의 존재를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만 후자의 경우에도 의사록을 작성하는 등 주주총회결의의 외관을 현출시킨 자가 회사의 과반수주식을 보유하거나 또는 과반수의 주식을 보유하지 않더라도 사실상 회사의 운영을 지배하는 주주인 경우와 같이 주주총회결의의 외관현출에 회사가 관련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경우에는 전자의 경우에 준하여 회사의 책임을 인정할 여지가 있을 것이다…」라고 하고 있다(大判 1992년8월18일 91다14369 동산인도등). III. 評 釋 (1) 問題의 提起 株主總會決議의 效力을 둘러싼 訴訟事件 중에서는 決議不存在確認의 訴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으나, 1984년전의 商法에서 이에 관한 명문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였다. 判例는 외형적·형식적으로도 總會의 決議로서 인정할 수 없는 決議不存在의 訴라고 하는 定型을 인정한 후(大判 1962년12월27일 62다473), 1982년9월14일 全員合議體判決에서 現行商法 제380조의 규정에 근거가 되는 判決(大判 1982년9월14일 80다2425)이 나오기까지 많은 논의가 있었다. 문제는 이 事件의 大法院判決에서 대별하는 것과 같이, 決議不存在의 事由를 이른바 非決議(Nichtbeschlusse)와 表見決議(Scheinbeschusse)로 나누어 商法 제380조에서규정하는 事由는 表見決議에 한정할 이유가 있는가이다. (2) 決議不存在의 原因에 관하여 「總會의 召集節次 또는 決議方法에 總會決議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을 정도의 중대한 瑕疵가 있는 것을 이유로 하여」라고 한 것은 그 경우가 決議不存在의 전형적인 예이기 때문이며, 이 判決과 같이 表見決議보다 더 하자의 정도가 큰 非決議를 商法의 규율밖에 놓은 것이 되어 立法趣旨에 반한다{鄭東潤, 不存在로 確認된 株主總會決議에 기한 去來行爲의 效力(松淵 梁承圭敎授華甲紀念論文 現代商法의 課題와 展望, 1994년 47면)}. 決議가 不存在한 경우와 決議에 取消原因이 있는 경우의 한계는 매우 미묘하며, 決議의 不存在는 決議節次上의 瑕疵의 정도가 현저한 경우라고 할 것이다. 즉 決議의 節次上의 瑕疵는 決議取消의 原因의 하나이지만, 決議取消의 대상이 되는 것은 節次上의 瑕疵는 있더라도 외형적으로는 성립한 決議이다. 이에 대하여 외형적으로도 總會의 決議라고 인정할 수 있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즉 非決議)에는 決議不存在의 문제가 된다(北澤正啓, 會社法 [新版]1982년 313면) (3) 判決의 效力에 관하여 이 大法院判決은 商法 제380조에서 「준용」되는 190조 단서의 규정해석을 놓고 해석상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로 判決의 不遡及效를 주된 효력이라는 인식에 동의할 수 없다. 여기서 判決의 不遡及效를 규정한 것은 물론 旣存狀態를 존중한다는 취지이다. 그러나 決議不存在確認判決의 主文에 「株主總會決議의 不存在함을 確認한다」고 하는 것을 判決의 不遡及效만을 설명하는 것은 매우 비논리적인 解釋論이라 아니할 수 없다. 決議不存在確認의 訴에서 原告가 勝訴할 때에는 그 決議는 소급하여 무효인 것이 本源的 效力이요, 그 判決의 不遡及效는 부수적 효력에 불과하다고 하여야 한다. 그리고 제190조 단서의 규정도 제380조에서 「준용」되기 때문에, 營業讓渡·理事監事의 선임·利益配當·定款變更·資本減少·合倂·解散등과 같이 決議를 그 效力發生要件으로 하는 행위에는 적용되지 아니한다고 해석할 것이다. 다만 代表理事가 한 행위의 상대방은 表見代理에 관한 民法의 규정 등 第三者保護에 관한 法則에 의하여 보호된다고 해석한다. (4) 結 語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決議不存在의 事由를 이른바 非決議와 表見決議로 2分하는 방법에는 동의할 수 없으며, 오히려 이 事件과 같이 非決議의 경우가 不存在事由가 된다고 생각되고 또 商法 제190조 단서의 규정을 不存在確認判決의 주된 效力으로 보는 인식에 반대한다. 法解釋上 判決의 先導的 役割을 기대하면서 줄이는 바이다. 
1994-08-15
임홍근
이사의 경업금지의 범위
法律新聞 2238호 법률신문사 理事의 競業禁止의 範圍 일자:1993.4.9 번호:92다53583 林泓根 成均館大法大敎授·法學博士 ============ 15면 ============ I. 事實槪要 피고 우림콘크리트공업주식회사(이하 피고회사라고 한다)는 1971년 6월 17일 콘크리트 제조판매업, 토목건축자재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되어 1985년 8월 5일 사업목적을 콘크리트제품 제조판매업, 조립식주택자재판매업 등과 이에 부대되는 일체의 사업으로 변경한 회사로서 각 이사 겸 대표이사인 원고 서립규와 피고 문재경이 그 발행주식 20만주를 실질적으로 반씩 소유하고 있는 2인회사이나 주주명부상으로는 원고가 5만2백90주, 위 피고가 6만6백90주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하고 그 나머지 주식은 소외 김무현등 수인에게 위장분산시켜놓고 있다. 피고 문재경은 1990년 3월 5일 피고회사의 주주총회의 승인없이 소외 최삼조와 함께 피고회사의 사업목적과 동일한 콘크리트 제품제조판매 및 시공업, 경량판넬 제조판매업, 이에 부대되는 사업 일체를 사업목적으로 하는 소외 한국하이콘주식회사(이하 소외회사라고 한다)를 설립하여 소외회사의 이사 겸 대표이사로 취임한 다음 소외회사의 본점소재지로 되어 있는 충남 예산군 봉산면 화전리 산 25의 1 등의 임야를 공장부지로 사용하기 위하여 매수하는 등 그 영업 준비작업을 추진하여 오다가 원고로부터 위와같은 사실에 대한 항의를 받고 같은해 4월 3일 소외회사의 이사 및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같은달 12일 소외회사의 전 주식을 위 피고의 누이동생인 문현숙의 남편인 정기철의 동생으로서 콘크리트제품의 생산및 판매분야에 있어 전혀 경험이 없는 소외 정기진에게 양도하였다. 위 정기진이 대표이사로 있는 소외회사는 1990년 8월 9일 공장부지 정지공사를 위 피고가 대표이사로 있는 소외 우림종합건설주식회사에게 도급을 주어 시행하여 1991년 7월경 완공하고 현재 소외회사에서 생산한 콘크리트제품을 위 우림종합건설주식회사가 상당량을 납품받고 있다. 원고는 피고회사의 총발행주식 20만주중 5만8천5백90주를 소유하고 있는 주주로서 1990년 3월 6일 위 피고의 이사해임의 건을 상정하여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하였으나 출석주주가 정족수인 과반수에 미달하여 임시주주총회는 유회되었다. 이에 원고는 피고 문재경을 피고 우림콘크리트공업주식회사의 이사직으로부터 해임한다는 취지의 청구를 하였다. II. 法院의 判斷 제1심인 서울민사지방법원 제14부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 문재경은 상법 제397조 제1항에 위반하는 중대한 위법행위를 저질렀다 할 것이고, 원고는 피고회사의 발행주식의 총수의 1백분의 5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가진 주주로서 1990년 3월 6일 개최된 피고회사의 임시주주총회에 피고 문재경의 이사해임의 건을 상정하였으나 위 주주총회는 유회되어 그 해임을 부결한 때에 해당한다 할 것이어서 원고는 그로부터 1월내에 피고회사와 위 피고를 상대로하여 위 피고의 해임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정당하여 인용…」하고 있다(1992년 3월 31일, 91가합17608). 피고 문재경이 항소한 제2심인 서울고등법원 제10민사부는 「그렇다면, 피고는 상법 제397조 제1항에 위반하는 중대한 위법행위를 저질렀다 할 것이고, 원고는 피고회사의 발행주식의 총수의 1백분의5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가진 주주로서 1990년 3월 6일 개최된 위 우암콘크리트공업주식회사의 임시주주총회에서 피고의 이사해임의 건을 상정하였으나 위 주주총회는 우회되어 그 해임을 부결한 때에 해당한다 할 것이어서 원고는 그로부터 1개월내에 위 회사와 피고를 상대로 하여 피고의 해임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있어 인용할 것인바,…」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고 있다(1992년 10월 30일, 92나24952). 다시 피고 문재경이 상고한 대법원의 판결에서는 「…이사의 경업금지의무를 규정한 상법 제397조 제1항의 규정취지는 그 지위를 이용하여 자신의 개인적 이익을 추구함으로써 회사의 이익을 침해할 우려가 큰 경업을 금지하여, 이사로 하여금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회사를 유효적절하게 운영하여 그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하여야 할 의무를 다하도록 하려는 데 있으므로, 경업의 대상이 되는 회사가 아직 영업을 개시하지 못한 채 공장의 부지를 매수하는 등 영업의 준비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단계에 있다하여 위 규정에서 말하는 『동종영업을 목적으로 하는 다른회사』가 아니라고 볼 수는 없다. 이 사건에 있어, 원심이 적법히 확정한 바와같이 피고가 원심 피고회사의 주주총회의 승인이 없이 동 회사와 동종영업을 목적으로 하는 소외회사를 설립하고 소외회사의 이사 겸 대표이사가 되어 판시와 같이 영업준비작업을 하여 오다가 영업활동을 개시하기 전에 소외회사의 이사 및 대표이사직을 사임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상법 제397조 제1항 소정의 경업금지의무를 위반한 행위로서 특별한 다른 사정이 없는 한 이사의 해임에 관한 상법 제385조 제2항 소정의 「법령에 위반한 중대한 사실」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당원 1990년 11월 2일자, 90마745 결정참조)(1993년 4월 9일, 92다53583)라고 하여 상고를 기각하였다. III. 評 釋 (1) 문제의 제기 商法 제385조 제2항에 의하면, 「理事가 그 職務에 關하여 不正行爲 또는 法令이나 定款에 違反한 重大한 事實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株主總會에서 그 解任을 否決한 때에는 發行株式의 總數의 1백分의 5以上에 該當하는 柱式을 가진 株主는 總會의 決議가 있은 날로부터 1月內에 그 理事의 解任을 法院에 請求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 사건은 바로 이 규정에 근거해서 이사해임 청구의 소를 제기한 것인데, 各法院은 원고가 원심피고회사 우림콘크리트공업주식회사의 총발행주식의 1백분의 5이상을 가지고 있는 주주로서 피고의 이사해임의 건을 상정하여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하였으나 출석주주가 정족수에 미달하여 임시주주총회가 유회된 사실등을 인정한 후 피고가 상법 제397조 제1항에 위반하는 중대한 위법행위를 저질렀으며, 원고가 피고에 대한 이사해임의 건을 상정하여 소집한 임시주주총회가 유회되어 그 해임을 부결한 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피고에 대한 이사해임을 구하는 청구를 이유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문제는 商法 제385조 제2항의 「法令이나 定款에 違反한 重大한 事實」로서 商法 제397조 제1항이 규정하는 理事의 競業禁止에 영업준비 작업까지 포함할 수 있다는 法院의 判斷이다. (2) 理事의 競業禁止의 範圍 商法 제397조 제1항에 의하면, 「理事는 株主總會의 承認이 없으면 自己 또는 第三者의 計算으로 會社의 營業部類에 屬한 去來를 하거나 同種營業을 目的으로 하는 다른 會社의 無限責任社員이나 理事가 되지 못한다」고 규정한다. 이것이 商法이 규정하는 理事의 競業禁止(Wettbewerbsverbot)이고 보통 競業避止義務라고 하는 것이다. 그 취지는 大法院判例에 의하면, 「이사가 그 지위를 이용하여 자신의 개인적 이익을 추구함으로써 회사의 이익을 침해할 우려가 큰 경업을 금지하여, 이사로 하여금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회사를 유효적절하게 운영하여 그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하여야 할 의무를 다 하도록 하려는 데에 있다」. (가) 「會社의 營業部類에 屬한 去來」라 함은 會社의 營業目的인 사업을 기준으로 하지만, 그것보다는 넓게 目的事業과 同種 또는 類似商品 또는 用役(Service)를 대상으로 하는 거래로서 會社와 경쟁이 생기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 그 기준으로 되는 會社의 營業目的인 사업은 定款規定의 會社의 目的인 사업전부가 아니라, 그중에서 會社가 실제로 행하고 있는 사업이다. 그렇지만 會社가 이미 준비에 착수하고 있거나 일시적으로 休止하고 있는 사업도 포함된다. 이에 대하여 會社가 준비를 전혀하고 있지 아니한 사업이나 완전히 폐지한 사업은 비록 定款에 기재되어 있더라도 제외된다. 이 사건에서 원심피고 우림콘크리트공업주식회사는 사업목적을 콘크리트제품 제조판매업, 조립식주택자재판매업 등과 이에 부대되는 일체의 사업으로 변경한 회사이고, 피고 문재경이 피고회사의 주주총회의 승인없이 소외 최삼조와 함께 피고회사의 사업목적과 동일한 콘크리트 제품제조판매 및 시공업, 경량판넬 제조판매업, 이에 부대되는 사업일체를 사업목적으로 하는 소외 한국하이콘주식회사를 설립하여 그 회사의 이사 겸 대표이사로 취임한 것은 商法 제397조 제1항의 규정의 후단에 들어맞는다. 大法院判決이 돗보이는 대목은 「경업의 대상이 되는 회사가 아직 영업을 개시하지 못한 채 공장의 부지를 매수하는 등 영업의 준비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단계에 있다하여 위 규정에서 말하는 『동종영업을 목적으로 하는 다른회사』가 아니라고 볼 수는 없다」고 判示한 것이다. (나) 商法 제397조 제1항의 규정의 후단의 「同種營業을 目的으로 하는 다른會社의 無限責任 社員이나 理事가 되지 못한다」는 규정은 일본商法 제264조 제1항에는 없다. 그러므로 일본에서는 理事가 同種營業을 목적으로 하는 다른 會社의 理事 또는 代表理事가 되는 것은 그 자체는 상관없다는 해석론이 나온다. 다만 현실적으로는 理事가 同種營業을 목적으로 하는 다른會社의 理事 또는 代表理事로 되면서 그 會社를 위하여 競業去來를 하지 아니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으므로(北澤正啓, 會社法(新版), 375면), 우리商法은 現實論을 취한 셈이다. 그런데 이 경우는 엄밀히 말해서 競業禁止는 아니고 兼業禁止라고 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 商法 제397조 제1항의 구성은 眞正한 競業禁止+兼業禁止라는 풀이가 된다. (다) 제1심판결에서 事實摘示에서 본바와 같이, 「위 정기진이 대표이사로 있는 소외회사는 1990년 8월 9일 공장부지 정지공사를 위 피고가 대표이사로 있는 소외 우림종합건설주식회사에게 도급을 주어 시행하여 1991년 7월경 완공하고 현재 소외회사에서 생산한 콘크리트제품을 위 우림종합건설주식회사가 상당량을 납품받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法的 評價는 어떠한가. 眞正한 競業禁止를 규정한 商法 제397조 제1항 전단의 「理事는 株主總會의 承認이 없으면 自己 또는 第三者의 計算으로 會社의 營業部類에 屬한 去來를 하지 못한다」는 것이므로 여기서 문제는 自己 또는 第三者의 計算이란 어떤 뜻인가이다. 이것은 自己 또는 第三者가 그 去來에서 생긴 經濟的 效果의 主體가 된다는 뜻이고, 누구의 名義이든 상관없다. 따라서 이 事件에 있어서 피고 문재경의 計算으로 또는 第三者인 소외회사인 한국하이콘주식회사의 計算으로 株主總會의 承認없이 원판결피고 우림콘크리트공업주식회사의 영업부류에 속하는 去來를 한 것이니 이 또한 眞正한 競業禁止의 違反이라 할 것이다. 이 眞正한 競業禁止에 위반한 경우에야 이른바 商法 제397조 제2항의 介入權行使가 문제될 수 있다. 그런데 이 事件에서는 商法 제397조 제1항 전단의 적용을 하지 않고 동조 제1항 후단의 적용으로 商法 제385조 제2항의 理事가 「…法令이나 定款에 違反한 重大한 事實이 있음…」을 論據하고 있다. 아마도 自己 또는 第三者의 計算으로 會社의 營業部類에 屬하는 去來를 하였음을 立證하는 것이 「…同種營業을 目的으로 하는 다른 會社의 無限責任社員이나 理事가 되…」었음을 立證하는 것이 수월하였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3) 結 語 大法院判示事項에 전적으로 찬성하며, 욕심같아서는 商法 제397조 제1항 전단의 眞正한 競業禁止에 대한 法律判斷으로 判決이 나왔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1993-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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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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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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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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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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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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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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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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