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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법원 2021. 6. 30. 선고 2018두37700, 37980 판결 -
시장지배력 남용으로서 약탈적 가격인하와 이윤압착 문제
[사건경위] 1. 사실관계 2000년대 초 인포뱅크가 이동통신 3사의 문자 전송서비스를 이용한 기업메시징서비스를 처음 출시하였고, 이후 수요가 폭증하자, 다른 중소기업들 뿐 아니라 삼성에스디에스, 에스케이브로드밴드, 원고 엘지유플러스(LGU+), 원고 케이티(KT) 등 대기업들도 기업메시징서비스 생산공급자 또는 재판매업자로서 기업메시징서비스 시장에 신규 진입하였다. 다음카카오는 자사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카카오톡을 이용한 기업메시징서비스를 2014년부터 출시하였다. 기업메시징서비스 대량 수요처는 입찰 방식 등을 통하여 가격인하 경쟁을 유도하였고, 원고 엘지유플러스와 원고 케이티는 각자 대형 고객 유치를 위해 개별적으로 기업메시징서비스 가격을 부가통신사업자들보다 낮게 설정하였고(이하 '이 사건 가격설정'), 이로 인해 원고들과 경쟁관계에 있었던 부가통신사업자들이 영업 부진을 겪었다. 2.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 2015년 2월 공정위는 이 사건 관련상품시장을 이동통신 3사의 문자 전송서비스를 이용한 기업메시징서비스로만 정하고, 원고들 각자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해당된다는 전제에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이 사건 가격설정은 이동통신 3사의 전송서비스 가중평균 가격보다 낮기 때문에,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독점규제법') 시행령 제5조 제5항 제1호의 '통상거래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의한 부당한 경쟁자 배제(즉, 부가통신사업자 배제)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원고들에게 과징금납부명령과 시정명령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 3. 원심판결 2018년 1월 서울고등법원은 통상거래가격은 '효율적인 경쟁자가 당해 거래 당시의 경제 및 경영상황과 해당 시장의 구조, 장래 예측의 불확실성 등을 고려하여 일반적으로 선택하였을 때 시장에서 형성되는 현실적인 가격'이라고 하고, 공정위가 통상거래가격이라고 주장한 가격이 통상거래가격이라고 인정할 근거가 없고, 예비적으로 보더라도 공정위의 경쟁제한성 증명이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하였다. 4. 대상판결 2021년 6월 대법원은 독점규제법 시행령 제5조 제5항 제1호의 통상거래가격은 비용과는 구별되는 가격의 일종이라는 등의 이유로 '통상거래가격에 비하여 낮은 대가로 공급하는 행위'에는 이른바 '이윤압착행위'도 포함된다고 하였다. 이러한 전제에서 대법원은 이 사건 가격설정은 통상거래가격보다 낮은 가격인 이윤압착으로서 중·장기적으로 기업메시징서비스의 가격상승 등 경쟁제한효과를 초래할 여지가 있다고 하면서, 원심판결을 법리오해 및 심리미진을 이유로 파기환송하였다. [ 판결요지 ] 대법원은 통상거래가격은 비용과는 구별되는 가격의 일종이라는 등의 이유로 ‘통상거래가격에 비하여 낮은 대가로 공급하는 행위’에는 이른바 ‘이윤압착행위’도 포함된다고 하였다. 이러한 전제에서 이 사건 가격설정은 통상거래가격보다 낮은 가격인 이윤압착으로서 중·장기적으로 기업메시징서비스의 가격상승 등 경쟁제한 효과를 초래할 여지가 있다고 하면서, 원심판결을 법리오해 및 심리미진을 이유로 파기환송하였다. [ 평석요지 ] 대상판결의 독창적 이윤압착론은 법리적 혼란만 초래하고 있고, 수직통합사업자의 가격우산 아래 하방시장 경쟁자들이 경쟁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 2014년부터 현재까지 기업메시징서비스 시장에서 특히 카카오와 이동통신사들 사이의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어 왔고, 이 사건 가격설정으로 경쟁이 제한되었다는 객관적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가격설정은 적법한 가격경쟁으로 볼 수 밖에 없다. [평석] 1. 문제의 소재 이 사건에는 시장지배력 존부 및 경쟁제한성 존부를 판단하기 위한 관련시장 획정 단계에서부터 카카오톡 기업메시징서비스가 제외되었다는 문제가 있다. 설령 관련시장에서 카카오톡 기업메시징서비스가 제외된다고 하더라도, 엘지유플러스에게는 케이티가 유력 경쟁자이고, 케이티에게는 엘지유플러스가 유력 경쟁자이고, 원고들 모두에게 카카오가 유력 경쟁자이고 에스케이텔레콤이 잠재적 경쟁자인 상황에서, 원고들이 각자 단독으로 어떻게 시장지배력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인지부터 납득하기 어렵다. 대상판결에 따르면 하나의 관련시장에서 복수의 시장지배적 사업자들이 각자 단독으로 시장지배력을 형성하여 각자 남용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는 미국, 유럽연합, 독일, 프랑스, 영국, 일본, 캐나다, 호주 등 비교법적 사례는 물론이고 경제학 이론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완전히 독창적인 내용이다. 한편 경쟁법상 약탈적 가격인하(predatory pricing) 문제와 가격·이윤압착(price/margin squeeze) 문제는 서로 구별된다. 시장지배력 남용으로서 가격압착은 1940년대 미국에서 처음 문제되었고, 유럽에서는 2000년대부터 이윤압착이라는 용어로 문제되었다. 약탈적 가격인하는 미국에서 1911년 Standard Oil 판결, 이윤압착은 1945년 Aloca 판결에서 최초로 인정된 이래 오늘날까지 양자의 경쟁법상 쟁점이 다르기 때문에 판례와 학설 모두 양자를 구별해왔다. 원래 의미의 이윤압착은 상방시장의 높은 가격설정에 초점이 맞추어진 것이고, 하방시장의 낮은 가격만 문제되는 경우는 이윤압착이 아니라 약탈적 가격인하가 문제된다. 이 사건 가격설정은 상방시장에서 높은 가격설정이 아니므로(엘지유플러스는 부가통신사업자에 대한 전송서비스 판매가격을 인상시킨 적이 없고, 케이티는 오히려 전송서비스 판매가격을 인하시켰다), 이윤압착으로 볼 여지가 없다. 그럼에도 대상판결은 이 사건 가격설정을 이윤압착으로 잘못 전제하였고, 대상판결이 제시한 독창적 이윤압착론은 경쟁법 기본 원리에 비추어볼 때 극히 이해하기 어렵다. 2. '통상거래가격보다 낮은 가격'의 해석론 시장지배력 남용의 하위 유형인 '통상거래가격보다 낮은 가격'은 약탈적 가격인하로서 '비용보다 낮은 가격'으로 해석될 수는 있으나, 어떤 경우에도 '상방시장에서 높은 가격'으로 해석될 수 없으므로 이윤압착으로 해석될 수 없다. 첫째, 가격(이윤)압착이란 '상방시장에서 독점력을 가진 수직통합사업자가 (i) 상방시장에서 가격을 너무 높게 설정하거나 또는 (ⅱ) 상방시장에서는 가격을 너무 높게 설정하고 하방시장에서는 가격을 너무 낮게 설정함으로써 경쟁자가 하방시장에서 존속하는데 필요한 이윤을 없애거나 감소시키는 행위'를 의미한다. 가격(이윤)압착 문제에서 '너무 높은 가격 또는 너무 낮은 가격'이란 관념은 미국과 유럽에서 소송 목적에서 주장된 것일 뿐, 높은 또는 낮은 가격의 기준에 관한 엄밀한 경제이론이나 객관적 판단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이윤압착 문제는 미국 연방대법원 판례처럼 상방시장에서 거래의무 존부와 하방시장에서 약탈적 가격인하 문제로 나누어 접근해야 가격경쟁이 시장지배력 남용으로 오판되는 위험을 최대한 방지할 수 있다. 연방법무부도 연방대법원에 제출한 link Line 사건 정부 의견서에서 종전 Aloca 판결이 이윤압착의 근거로 제시했던 공정가격과 생존이윤 개념은 너무 모호하고 측정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시장경쟁과 소비자후생과 관련성이 없다고 비판하였다. EU법원은 미국과 달리 이윤압착을 독자적인 시장지배력 남용으로 인정하고 있으나, 경쟁제한 오판 위험성을 지적하는 유럽 학자들도 있다. 둘째,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팔면 팔수록 손실이 커지는 가격으로 계속 판매하고 있다면, 외견상 가격인하 경쟁처럼 보일 뿐 실제로는 경쟁자를 퇴출시키고 신규진입을 봉쇄하여 관련시장을 독점한 뒤 경쟁이 제한된 상태에서 추후에 가격을 대폭 인상시켜 독점이익을 얻기 위한 약탈적 전략의 일환이라고 의심해 볼 수 있다. 이를 약탈적 가격인하 시나리오라고 하는데, '손실을 초래하는 가격'을 일반적으로 '비용보다 낮은 가격'이라고 하므로, '통상거래가격보다 낮은 가격'을 '비용보다 낮은 가격'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독점규제법에는 배타조건부거래처럼 동일한 행위 유형이 제23조의 불공정거래행위와 제3조의2 제1항의 시장지배력 남용에 모두 규정된 경우도 있으므로, '비용보다 낮은 가격'이 불공정거래행위의 하위 유형인 부당염매 조항(독점규제법 시행령 제36조 제1항 관련 [별표 1의2] 제3호 (가) 목에 규정되어 있다고 해서, '통상거래가격보다 낮은 가격'을 '비용보다 낮은 가격'으로 해석할 수 없다고 할 수는 없다. 3. 부당성(경쟁제한성) 판단기준 대상판결은 이 사건 가격설정으로 인한 중장기적 경쟁제한효과를 고려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런데 경쟁제한성 증명 책임을 부담하는 공정위는 애당초 중장기적 경쟁제한효과를 증명한 바 없다. 이 사건 처분 의결서에서 공정위는 "단기적으로는 피심인의 저가 판매행위로 인해 소비자에게 이익이 될 수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독과점 구조가 고착화됨에 따라 가격인상, 서비스 품질 저하 등 소비자에게 불리한 결과가 초래될 것이 우려된다"거나 "피심인은 이 사건 행위를 통해 시장에서 경쟁사업자가 배제된 이후에 기업메시징서비스 가격을 인상함으로써 이 사건 행위 과정에서 직면했던 손실을 보전하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며 경쟁제한성을 막연히 주장했을 뿐이다. 기업메시징서비스 시장에서 중장기적 가격상승 등 경쟁제한효과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먼저 원고들이 약탈적 가격인하 담합으로 부가통신사업자를 모두를 퇴출시키고, 카카오는 물론이고 에스케이텔레콤 등과 같은 잠재적 경쟁자의 신규진입을 완전히 봉쇄한 다음에, 가격인상 담합까지 성공해야 한다. 이러한 시나리오의 성공 가능성은 공동행위에서도 극히 희박하고 단독행위에서는 아예 불가능하다. 4. 결론 대상판결의 독창적 이윤압착론은 법리적 혼란만 초래하고 있고, 수직통합사업자의 가격우산 아래 하방시장 경쟁자들이 경쟁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 여하튼 2014년부터 현재까지 기업메시징서비스 시장에서 특히 카카오와 이동통신사들 사이의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어 왔고, 이 사건 가격설정으로 경쟁이 제한되었다는 객관적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가격설정은 적법한 가격경쟁으로 볼 수밖에 없다. 주진열 교수(부산대 로스쿨)
공정거래
시장지배
독점
기업메시징서비스
주진열 교수(부산대 로스쿨)
2022-06-20
민사일반
- 대법원 2021. 2. 25. 선고 2016다232597 판결 -
후순위저당권자는 소멸시효 원용할 수 없는가?
[사실관계] 이 사건의 사실관계를 이번 평석이 필요한 한도에서 간추리면 대체로 다음과 같다. A는 B에 대한 대여금채권의 담보로 B 소유의 부동산에 가등기를 경료받고, 나아가 이 거래에 적용이 있는 '가등기담보 등에 관한 법률'이 요구하는 청산금의 지급 없이 위 가등기에 기하여 본등기를 경료하였다. 그 후 원고가 채무자 B와의 대위변제약정에 기하여 위 차용금을 변제하였다. 그럼에도 A는 B와의 합의 아래 C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고, 피고는 C로부터 근저당권을 설정받았다. 피고의 근저당권에 기하여 행하여진 경매절차에서 피고에게 일정액을 배당하는 배당표가 작성되었으나, 원고가 이에 배당이의를 함으로써 이 사건 소송에 이르렀다. 원고 청구를 일부 인용한 원심판결에 대하여 쌍방이 상고하였다. 피고의 상고이유는 원고의 B에 대한 채권은 시효소멸하였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이 부분 주장을 다음과 같은 이유로 아예 받아들이지 않았다. [판시요지] 소멸시효가 완성된 경우 이를 주장할 수 있는 사람은 시효로 채무가 소멸되는 결과 직접적인 이익을 받는 사람에 한정된다. 후순위담보권자는 선순위담보권의 피담보채권이 소멸하면 담보권의 순위가 상승하고 이에 따라 피담보채권에 대한 배당액이 증가할 수 있지만, 이러한 배당액 증가에 대한 기대는 담보권의 순위 상승에 따른 반사적 이익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는 선순위담보권의 피담보채권에 관한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주장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판례공보 2021년 상권, 673면). [평석] 1. 이 사건에서 원고는 B와의 약정에 기하여 B의 채무금을 변제함으로써 변제자대위에 기하여 담보가등기권을 당연히 취득하였다(변제자대위 및 그로 인하여 원고가 취득하는 채권의 범위에 관한 판시가 원고 상고이유에 대한 주요 부분을 이룬다). 그리하여 애초 그보다 늦게 설정된 피고의 근저당권은 원고의 권리에 열후하는 말하자면 제2순위의 담보권이 된다. 그 경우에 선순위인 담보가등기권의 피담보채권에 관하여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주장을 위와 같이 후순위담보권을 가지는 피고가 할 수 있는가? 즉 피고는 선순위담보권의 피담보채권에 관하여 시효원용권을 가지는가? 2. 종전에 소멸시효 완성의 효과에 관하여 우리 판례는 절대적 소멸설을 취한다고 이해되어 왔다(최근에도 송덕수, 민법총칙, 제4판(2018), 505면은 "판례는 절대적 소멸설을 취하고 있다"고 잘라 말한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의 어느 시점부터 대법원은 시효원용권자의 범위를 획정하는 작업을 정면으로 수행하여, 시효소멸을 소송상 주장하였음에도 그에게 시효원용권을 부정하여 시효소멸의 주장을 배척하는 구체적인 재판례를 축적하여 갔다. 이로써 판례는 상대적 소멸설로 입장을 전환한 것으로 보지 않을 수 없다. 이에는 그것이 과연 "종전에 대법원에서 판시한 법률의 해석 적용에 관한 의견을 변경"하는 데 필요한 절차(법원조직법 제7조 제1항 단서 제3호), 즉 전원합의체의 판단을 거쳤는가 하는 문제가 남는다. 그러나 이 점에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는다. 3. 소멸시효 완성의 효과에 관하여 상대적 소멸설의 입장을 전제로 하더라도, 후순위담보권자는 이에 해당하여 시효원용권을 가진다고 보아야 한다. 이하에서는 저당권을 염두에 두고 논의하기로 한다. (1) 선순위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이 소멸시효 등을 이유로 소멸하는 경우에 그 저당권의 당연 소멸로 후순위저당권의 순위가 상승하는 것은 후순위저당권자가 구체적이고 실제적으로 향유하는, 그리하여 어떻게 보더라도 현실인 이익이다. 그 경우 후순위저당권자는 그러한 순위의 상승을 단순히 기대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은 의문이 없는 저당권에 관한 법리, 즉 '순위상승의 원칙'(우선 곽윤직·김재형, 물권법, 제8판[전면개정] 보정판(2015), 453면 참조)의 적용에 의하여 발생하는 그야말로 법적인 이익인 것이다. 이것을 '반사적 이익'이라고 하는 것은 법논의에서 극력 피하여야 할 언어의 오용이 아닐까? 만일 그것이 단순한 기대에 불과하다고 한다면, 예를 들어 저당권이 설정된 목적물의 제3취득자가 그 피담보채권의 시효소멸로 누리게 되는 저당권의 당연 소멸, 그리하여 이러한 법적 부담으로부터의 해방도 역시 '단순한 기대'에 그친다고 말하여야 할 것이다. 제3취득자도 역시 통상적으로는 저당권 등의 존재를 알면서(적어도 등기부를 통하여 알 수 있었으면서) 이를 물적으로 인수하는 것으로 하여 목적물을 취득하였을 것임에도 그 후 위 소멸시효의 완성으로 그러한 '반사적 이익'을 얻는 것에 불과하지 아니한가? 그러나 대법원 1995. 7. 11. 선고 95다12446판결(공보 2761면)은 이 사건에서와 같이 가등기담보권이 설정되어 있던 사안에서 제3취득자의 시효원용권을 긍정한다. 시효이익 포기의 상대효를 다루는 근자의 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5다200227판결(공보 하, 976면)도 제3취득자의 시효원용권을 당연한 전제로 하여 논의를 전개한다. (2) 시효원용권 인정 여부의 법문제에 대하여 우리 판례는 일본의 그것에 '따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의 판시는 최고재 1999(平成 11). 10. 21. 판결(민집 53-7, 1190)의 태도와 일치하고, 그 이유 설시도 위 일본 판결("선순위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이 소멸하면 후순위저당권의 순위가 상승하고 이로써 피담보채권에 대한 배당액의 증가하는 일이 있을 수 있는데, 이 배당액 증가에 대한 기대는 저당권의 순위 상승에 의하여 초래되는 반사적 이익에 불과하다")로부터 그대로 따왔다. 그런데 일본의 경우에는 제2차 대전 이전, 특히 1920년대 말까지의 엄격한 해석을 1945년부터의 최고재가 넓게 인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그리하여 애초 대심원의 판례상 시효원용권이 모두 부정되었던 물상보증인, 담보부동산의 제3취득자 및 사해행위의 수익자 등에 대하여 모두 1960년대 중반부터 하나씩 긍정하기에 이르렀다. 그리하여 일본에서는 "시효원용권자 여하에 관한 판례의 흐름은 위와 같이 일찍부터 채택되어온 [직접성] 공식의 실질적 해체의 역사이다. 그 공식은 그 기원(起源)에 있어서는 일정한 자를 제외한다는 의미를 가졌었으나, 현재는 전에 부정되었던 자 전부에 시효원용권이 인정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판례의 변경은 다른 법문제에서는 별로 볼 수 없는 현상"이라고 일컬어지는 것이다(金山直樹, 時效における理論と解釋(2009), 319면 이하). 이러한 입장 전환을 선도한 것은 다름아닌 일본 법학자 와가쓰마 사카에(我妻榮)인데, 그 주장의 요지는 "시효의 원용이 시효로 인한 권리의 득상이라는 일반적 법률효과와 개인의 의사 사이의 조화를 도모하는 제도라고 한다면, 이들 관계자 각자에게 원용의 자유를 인정하고 시효의 효과를 상대적·개별적으로 발생시키는 것이 그 목적에 적합하다"고 전제한 다음, "시효에 의하여 직접 권리를 취득하고 의무를 면하는 자 외에도 이 권리 또는 의무에 기하여 다시 권리를 얻거나 의무를 면하는 자도 포함한다고 봄이 옳다"는 것이다(新訂 民法總則(1965), 445면 이하. 이는 "抵當不動産の第三取得者の時效援用權"이라는 1936년 논문으로 소급될 수 있다). 위와 같은 흐름을 반영하여 후순위저당권에 대하여도 이를 긍정하는 학설이 유력하였다(川島武宜, 幾代通 등). 그럼에도 최고재의 위 1999년 판결은 이를 부정한 것인데, 이에 대하여는 학설의 반대가 만만치 않다(예를 들면 金山直樹, 前揭書, 320면 이하[처음 발표는 2000년]. 위 판결에 대한 평석의 목록은 森田宏樹, "時效の援用權者", 民法判例百選 제1권, 제8판(2018), 86면 이하를 보라). 한편 일본은 2017년의 민법개정(시행은 금년 4월부터)으로 시효의 원용에 관한 제145조에서 시효원용권자를 "당사자(소멸시효에 있어서는 보증인, 물상보증인, 제3취득자 기타 및 권리의 소멸에 관하여 정당한 이익을 가지는 자)"라고 보다 구체적으로 규정하였다. 그러나 이는 개정 전과 같이 그 구체적인 범위를 해석에 맡기는 취지라고 한다. 4. 후순위담보권자에게 선순위담보권의 피담보채권의 시효원용권을 부정한 것은 종전에 보이지 않던 새로운 판단으로서 하급심이나 거래실무 등에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그러한 입장에는 쉽사리 찬성할 수 없다. 애초 시효소멸의 이익을 직접적으로 받는지, 간접적으로만 미치는지의 구분 자체가 그야말로 형식적 기준이므로(법논의에서 드물지 않은 그 가장이유(假裝理由, Scheinbegrundung)!), 그 적용은 가급적 피하여야 할 것이다. 양창수 한양대 석좌교수(전 대법관)
소멸시효
근저당권
후순위저당권
양창수 한양대 석좌교수(전 대법관)
2021-05-03
헌법사건
- 헌법재판소 2021. 1. 28. 선고 2018헌바88 결정 -
헌법재판소가 군정법령의 위헌 여부를 심사할 수 있는가?
[사실관계 및 헌법재판소의 판단] 헌법소원 청구인들은 2016년 11월 24일 울산 중구 소재 이 사건 토지를 경매절차에서 낙찰 받아 그 소유권을 취득하고 2017년 4월 3일 울산광역시 중구를 피고로 하여 아무런 권원 없이 이 사건 토지를 도로 포장 등의 방법으로 점유·사용하고 있으므로 그로 인한 부당이득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부당이득금 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토지의 전 소유자가 1945년 8월 10일 재조선 일본인으로부터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하고 1945년 9월 7일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는데 1945년 9월 25일 공포된 미군정청 법령 제2호에서 일본인의 모든 재산권 이전 행위를 금지하고 1945년 8월 9일 이후에 체결한 재산권 이전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를 무효로 하였으며 1945년 12월 6일 공포된 미군정청 법령 제33호가 1945년 8월 9일 이후 일본인의 모든 재산은 미군정청이 취득한다고 규정한 점 등을 이유로 청구인들의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는 기각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청구인들은 위 소송 계속 중 위 미군정청 법령들에 대하여 소급입법금지원칙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기각되자 위 조항들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헌법재판소는 위 군정법령은 헌법소원대상성 및 재판의 전제성이 모두 인정된다고 하면서도 본안에서는 이는 소급입법금지원칙에 대한 예외로서 헌법 제13조 제2항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하였다. [검토] 1. 헌법제정 전의 법률도 헌법재판소가 위헌 여부를 심사할 수 있는가? 위 결정은 위 법령들은 각 군정장관의 명의로 공포된 것으로 법령(Ordinance)의 형식을 가졌지만 오늘날 법률로 제정되어야 할 입법사항을 규율하고 있으므로 법률로서의 효력을 가진다고 볼 수 있고 제헌 헌법 제100조에 의하여 대한민국의 법질서 내로 편입되었으므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의 대상이 된다고 하였다. 과거 헌법위원회는 1954년 2월 27일 마찬가지로 군정법령인 1947년 12월 15일 공포된 남조선과도정부 행정명령 제9호에 대해 합헌결정을 한 바 있고 헌법재판소는 남조선과도정부 시절의 구 국방경비법에 대하여 성립절차상의 하자가 없다고 하였으며(헌재 2001. 4. 26. 선고 98헌바79·86, 99헌바36 결정) 대법원은 1960년 2월 5일 경향신문 폐간 사건에서 군정법령 제88호에 대해 헌법위원회에 위헌제청을 한 바 있었다. 그러나 어떤 규범이 법률로서의 효력을 가졌다는 것만으로 당연히 헌법재판소에 의한 위헌법률심사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위 군정법령들은 미군 군정청이 발령한 것으로 우리나라의 입법부나 공권력에 의하여 제정된 것이 아니므로 입법자의 권위 보호를 위하여 그 위헌 여부의 판단을 굳이 헌법재판소에 독점시킬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제헌 헌법 제100조가 '현행 법령은 이 헌법에 저촉되지 아니하는 한 효력을 가진다'라고 규정하였다고 하여 군정법령이 대한민국의 법률이 되는 것은 아니다. 만일 법률로서의 효력을 가졌다는 것만으로 헌법재판소가 위헌심사를 할 수 있다면 일제 강점기의 법률의 위헌 여부도 법원은 판단할 수 없고 헌법재판소가 판단하여야 하는가? 독일에서는 독일 헌법 시행 전의 법률(vorkonstitutionelles Recht)에 대하여는 일반 법원이 그 위헌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예컨대 1900년 시행된 독일 민법 제1300조는 흠 없는 약혼녀는 약혼자와 동침하였으면 약혼이 해제된 때에는 재산적 손해가 없더라도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었는데 1992년 뮌스터 구법원(Amtsgericht)은 위 규정은 헌법에 위반되므로 적용할 수 없다고 하였고(NJW 1993, 1720) 연방헌법재판소도 구법원의 이러한 판단이 타당하다고 하였다(BeckRS 1993, 01691). 2. 한국의 사법부가 군정법령에 대하여 위헌심사를 할 수 있는가? 군정법령의 제정 자체는 미국의 주권에 기한 것이다(헌재 2017. 5. 25. 선고 2016헌바388 결정 참조). 그런데 한국의 법원이나 헌법재판소가 우리나라의 헌법에 비추어 군정법령 자체의 위헌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가? 만일 위 법령을 위헌이라고 한다면 미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하게 될 것이다. 독일연방헌법재판소는 2차대전 후에 연합국 점령군이 공포한 직접적 점령법률(unmittelbares Besatzungsrecht) 자체는 연방헌법재판소의 심사대상인 연방법률이나 주 법률이 될 수 없다고 하였다(BVerfGE 3, 368 ff). 다만 1948년 정부 수립 후에 한국이 위 군정법령을 적용하였다면 그 적용에 대하여는 헌법에 비추어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위 군정법령이 적용된 것은 1945년의 일이므로 이에 대하여 우리 헌법을 적용할 수는 없을 것이다. 3. 헌법 시행 전에 공포되고 적용이 완료된 법률의 위헌 여부를 현행 헌법에 의하여 판단할 수 있는가? 위 군정법령은 우리나라 헌법이 제정되기 전에 공포되고 그 적용이 완료되었다. 그런데 그 위헌 여부를 현행 헌법에 의하여 판단할 수 있는가가 문제된다. 헌법재판소는 1971년에 제정된 국가보위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5조 제4항에 근거하여 1977년에 이루어진 수용처분이 문제된 사건에서 위 규정이 위헌이라고 하면서 1987년의 현행 헌법 제76조와 제77조를 원용하였고(헌재ㅤ1994. 6. 30. 선고 92헌가18 결정) 위 특별조치법 제11조 제2항 중 제9조 제1항에 근거하여 1982년에 확정된 유죄판결이 문제된 사건에서 위 규정의 위헌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현행 헌법 제33조 제1·2항을 들고 있다(헌재 2015. 3. 26. 선고 2014헌가5 결정). 그러나 현행 헌법 시행 전에 제정되었고 그 적용도 그 전에 완료된 법률의 위헌 여부를 판단하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그 제정 또는 적용 당시의 헌법이 위헌 여부 판단의 기준이 되어야 하고 그 후의 현행 헌법이 기준이 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그 당시에는 합헌이었던 것이 현행 헌법 시행 후에 소급적으로 위헌인 것이 될 수 있어서 법적 안정성을 크게 해치게 된다. 물론 현행 헌법 시행 전에 제정되었더라도 현행 헌법 시행 후에 적용된 법률에 대하여는 현행 헌법을 기준으로 하여 위헌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이 점에서 헌법재판소의 판례들이 현행 헌법 전에 제정되었고 그 적용도 완료된 사건들에 대하여 현행 헌법을 적용하여 위헌 여부를 판단한 것은 문제가 있다(윤진수, 상속관습법의 헌법적 통제, 헌법학연구 23권 2호, 2017, 175면 이하 참조). 다만 과거의 법률이 현재의 헌법이나 그 이념에 비추어 볼 때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부당한 경우에는 현재의 헌법에 따라 재판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윤진수, 위헌인 대통령의 긴급조치 발령이 불법행위를 구성하는지 여부, 민사법학 81호, 2017, 138면 이하 참조). 실정법의 정의에 대한 위반이 참을 수 없는(unerträglich) 정도에 이르면 부정의한 법은 정의에 자리를 내주어야 한다(라드부르흐). 남아프리카 헌법재판소가 1996년 선고한 두 플레시스 판결{Du Plessis and Others v De Klerk and Another, 1996 (3) SA 850}도 그러한 취지이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는 위 군정법령이 공포되었을 당시에는 아예 대한민국 헌법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리고 '모든 국민은 소급입법에 의하여 참정권의 제한을 받거나 재산권을 박탈당하지 아니한다'는 현행 헌법 제13조 제2항은 제헌헌법에는 없었고 1962년 헌법에서야 제11조 제2항으로 비로소 도입되었다. 그렇다고 하여 위 군정법령이 실정법의 정의에 대한 위반이 참을 수 없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 사건 헌재 결정도 1945년 8월 9일 당시 재조선 일본인과 한국인들이 일본의 패망과 미군정의 수립에도 불구하고 일본인이 소유·관리하던 재산의 자유로운 처분이나 거래가 가능할 것이라고 신뢰하였다 하더라도 그러한 신뢰가 헌법적으로 보호할 만한 가치가 있는 신뢰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소급입법의 금지를 명하는 위 헌법 규정이 헌법 제정 전에 적용이 완료된 이 사건에 소급적용될 수는 없다. 윤진수 명예교수(서울대 로스쿨)
소급입법
군정법령
헌법소원
윤진수 명예교수(서울대 로스쿨)
2021-02-15
군사·병역
오재창 변호사-법무법인 해마루
국제인권법이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지는 근거
- 광주지방법원 2015노1181, 1535, 1668 판결 -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무죄판결 - 1. 사실관계 및 항소의 요지 피고인들은 원심에서 현역병 입영통지서를 수령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3일이 지나도록 입영하지 아니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는 병역법 제88조 제1항(이하 ‘이 사건 법률’이라고만 함) 위반으로 유죄선고를 받았는바, 이에 대하여 피고인들은 우리나라가 가입한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이하 ‘규약’이라고만 함) 제18조 및 헌법 제19조에 의한 양심의 자유에 따라 병역을 거부하였고, 이러한 행위는 이 사건 법률 제1항의 ‘정당한 사유’에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함에도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본 원심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는 취지로 항소를 하였다. 2. 관련 대법원 판결들의 요지 대법원은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관한 사건에 관하여 2004년 “헌법 제19조(양심의 자유), 제20조(종교의 자유)가 보호하는 자유는 헌법 제29조 제1항(국방의 의무) 및 제37조 제2항에 의하여 제한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헌법상 허용된 정당한 제한이어서 이 사건 법률 제1항의 정당한 사유에 피고들이 주장하는 양심의 자유가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시하면서 규약 제18조 규정도 헌법 제19조(양심의 자유), 제20조(종교의 자유)의 해석상 보장되는 기본권의 보호 범위와 동일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규약의 위 조항으로부터 이 사건 법률조항의 적용을 면제받을 수 있는 권리가 도출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4. 7. 15. 선고 2004도2965 전원합의체 판결), 2007년 “규약 제18조는 물론 규약의 다른 조문에서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인정하는 명문의 규정이 없고 규약의 제정 과정에서 규약 제18조에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포함시키자는 논의에 대하여 관여 국가들의 의사가 부정적인 점 등을 근거로 규약 제18조로부터 양심적 병역거부권이 도출될 수 없다”고(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7도7941 판결) 각각 판시하였다. 3. 국제인권법의 국내법 적용에 관한 항소심(대상판결)의 판단의 요지 및 근거 대상판결은 우리 헌법 제6조 제1항의 국제법 존중주의원칙에 따라 국가가 체결 공포한 조약과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는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지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가입한 자유권규약 및 그 선택의 정서상 보장된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아야 하고 자유권규약 제18조는 특별한 입법 조치 없이 우리 국민에 대하여 직접 적용되는 법률에 해당한다는 것이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의견인 점 등을 종합하여 이 사건 법률상의 ‘정당한 사유’를 해석함에 있어서 규약 제18조가 일종의 특별법으로서 그 법원(法源), 즉 재판규범이 된다고 할 것이라고 전제하였다. 나아가 대상판결은 자유권규약위원회가 2006. 11. 3. 이후 5차례 채택한 한국의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제기한 4건의 사건에서 연속적으로 양심적 병역거부가 규약 제18조에 의하여 보호된다는 의견을 밝혀 왔는바, 국제인권규약에 대하여는 제정 당시 문헌에 구속되지 않고 시대정신에 맞게 이를 해석하여야 한다는 소위 ‘살아 있는 문서이론’을 고려하여 명문의 규정이 없다고 하여 기본권을 도출할 수 없는 것이 아니고 자유권규약위원회 자체의 규약에 관한 해석은 ‘상당한 설득적 권위’가 있는 것으로 인정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결론적으로 대상판결은 동 위원회의 제18조에 관한 해석이나 유럽인권재판소의 2011년 바야탄 사건의 판단에서 관련 인권규약에 명문으로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규정하지 않았어도 해석상 이를 권리로 인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조약법에 관한 비엔나협약상 신의성실원칙에 따라 국내 사법부도 국제조약에 대한 이행의무가 있으므로, 결국 규약 제18조 규정과 동 위원회의 위 규정에 관한 해석이 헌법 제6조 제1항에 따라 이 사건 법률의 정당한 사유를 해석함에 고려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 사건 법률의 정당한 사유에는 양심적 병역거부가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4. 평석 (1) 전통국제법의 한계 및 이에 따른 사법부 소극주의 국제인권법은 전통 국제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특히 1945년 2차 세계대전 후 도입되었다. 즉 전통 국제법은 전적으로 주권국가들의 행위만을 규율하고 다른 국가와 사이의 “양자적” 성격의 법률관계를 토대로 조약을 통하여 상호 권리, 의무를 주고받는 “상호적” 성격, 그 조약위반에 대한 집행도 해당 조약위반으로 피해를 본 상대 국가에게만 인정되는 “주관적” 성격이 특징이었다. 전통 국제법은 그 단점으로 국제법상 의무위반 집행을 각국 스스로 해결하여야 하기 때문에 약소국가는 강대국의 국제법상 위반에 제대로 집행을 할 수 없게 되고 다른 국가들에 의한 침략, 인권침해로 인하여 자국 내지 타국내의 인간이 수백만 명 단위로 전쟁으로 죽는 등 인간의 존엄성이 엄청난 규모와 심각한 정도로 훼손된 경우에도 조약을 맺지 않은 국가들은 이에 개입할 수 없기 때문에 국제적 차원에서 전통 국제법은 가치몰각적(價値沒却的) 국제법이 되고 말았다. 나아가 전통 국제법은 국가의 국제법상 권리, 의무를 해석하고 집행함에 있어서 조약 또는 국내법상 규정의 해석을 자구 그대로 존중하는 소위 실증법적 태도, 자구중심의 해석에 충실할 수밖에 없어 결국 사법부의 국제법의 국내적용 시 소극주의로 귀착되었다. (2) 국제인권법 제정 목적에 따른 국내법 적용· 해석원칙 - 사법부 적극주의 국제인권법은 전통 국제법에서 단지 객체 또는 대상에 불과했던 개인, 인간의 존엄성 그 자체 혹은 인간이기 때문에 당연히 인정되고 보호되어야 하는 가치를 국제법 차원에서 보호하기 위하여 고안되었기 때문에 국제인권법상 인권은 본질적으로 국가의 동의나 국가의 조약체결에 의하여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개념을 전제로 하였다. 나아가 국제인권법(조약)에 따른 국가의 인권보장의무는 전통 국제법상 체약국가의 다른 조약 가입국에 대한 양자적, 상호적, 주관적 성격이 아니고 국제공동체(국제연합 등)의 평화, 인권 등 공공질서 내지 기본가치를 공동체를 대신하여 수호하는 ‘객관적’, ‘통합적’ 성격을 지닌다고 본다. 위와 같은 국제인권법의 도입목적, 성격에 따라 국제인권법은 사법부가 국제인권법 또는 조약 조문상 인권내용이 불분명한 경우에도 그 인정을 위하여 관련 조약 내용을 적극적으로 해석하는 입장, 달리 말하면 탈실증법적 태도, 자구 중심의 해석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으로 인권친화적 해석을 요청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사법부가 국제인권법을 국내법에 적용·해석하는 경우 적극적, 발전적 태도를 취할 것을 요청한다. 다만 현재 국제공동체의 발전단계 내지 모습이 국내공동체(국가) 또는 발전된 공동체(유럽연합)에 비해 미약하고, 특히 우리나라가 가입하고 있는 국제연합(유엔)차원의 국제공동체는 국제인권법을 창설할 당시부터 국제인권법에 따른 국가의 인권보장의무의 국내적 효력인정 여부에 관하여 즉시 국가에 대해 구속력이 있는 것으로 하지 않고 해당 권리의 보편적 인정 여부, 그 피해자의 숫자, 피해의 심각성 정도, 각 회원국의 국내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해당 국가가 이를 점진적, 발전적으로 이행, 집행하는 재량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3) 대법원의 국제인권조약의 해석에 관한 문제점 대법원은 위와 같은 2004년, 2007년 판결에서 규약 제18조 조문에 명문으로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권리로 인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를 국내법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계속 판시함으로써 자유권규약 등 국제인권규범의 국내적용·해석에 관하여 기본적으로 전통 국제법에 따른 실증법적 태도, 자구해석에 충실한 태도, 나아가 사법부 소극주의 태도를 취하고 있다. 따라서 대법원은 국제인권법의 국내법 적용에 관한 해석원리, 즉 국내법상 권리처럼 명문 규정의 구체적 근거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관련 인권이 국제공동체에서 보편적으로 인정되는지 여부 등을 고려하여 적극적, 발전적으로 해석하여야 하는 원칙, 헌법 제6조의 국제법 존중주의 원칙을 간과 내지 위반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5. 결론 대상판결은 유럽인권재판소에서 널리 인용되고 있는 ‘살아있는 문서이론’을 원용하여 규약 제18조 조문에 명시되지 않았지만 위 규정에서 양심적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고 판시함으로써 국제인권법의 제정목적에 따라 요청되는 적극적, 발전적인 태도를 충실히 반영하였을 뿐만 아니라 인권규약이 조약법에 관한 비엔나협약상 신의성실의 원칙 등을 근거로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지고 이 사건 법률을 적용ㆍ해석함에 있어 일종의 특별법으로서 그 법원(法源), 재판규범이 된다고 판시함으로써 헌법 제6조 제1항의 국제법 존중주의 원칙을 제대로 존중하는 판결을 하였다. 특히 대상판결은 국제인권규약이 국내 사건에 구속력을 가질 수 있는 논거를 국내 법원 차원에서 최초로 설득력 있게 밝힌 획기적 판결로서 앞으로 대법원을 비롯한 사법부가 국제인권법을 국내법에 적용·해석하는 경우 선례로 자리 잡기를 소망해 본다.
양심적병역거부
국제인권법
병역
2016-12-05
이승훈 공익법무관(수원지검)
지번이 부여되지 아니한 토지가 행정재산인지 여부
Ⅰ. 서 최근 대법원은 '토지조사사업 당시 지목이 도로로 조사되었으나 지번이 부여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소유권의 조사가 이루어져 토지조사부에 등재되거나 토지대장에 등록되지도 않았던 토지는 당시의 현황에 따라 도로로 이용되고 있던 국유의 공공용재산'이라고 판결한 바 있고(대법원 2010다58957 판결), 2010. 12. 9.자 법률신문에 위 판결에 대한 기사가 실린 바 있다. 위 판결의 의미에 대하여 검토해 보기로 하겠다. Ⅱ. 대상판결 1. 사실관계 ① 안성시 죽산면 칠장리 902 종교용지 803㎡(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는 일제의 토지조사사업 당시 지목은 도로로 조사되었으나 지번이 부여되지 않았고, 토지조사부에 등재되거나 토지대장에 등록되지도 않아 미등록, 미등기 상태로 있었다. 반면, 이 사건 토지 주변 토지들(이 사건 토지를 에워싸고 있음)은 원고 칠장사가 소유자로 사정받았다. ② 피고 대한민국은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1976. 12. 31. 처음으로 지번을 부여하여 토지대장을 작성하면서 토지대장에 지목을 도로로, 소유자를 국으로 등록하였고 그 후 1995. 10. 20. 대한민국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다. ③ 그 후 대한민국은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1997. 12. 2. 기능상실을 이유로 도로로서의 용도를 폐지한 후 1997. 12. 8. 지목을 종교용지로 변경하였다. 2.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칠장사는 이 사건 토지에 대하여 시효취득을 주장하였고, 이에 피고 대한민국은 이 사건 토지가 도로 용도폐지 이전에는 도로로서 행정재산이었으므로 시효취득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3. 하급심 판단 1심 법원 및 2심 법원은 "이 사건 토지에 대하여 도로로서 공용개시행위가 있었다 볼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는 점, 토지대장상 지목이 도로로 되어 있다고 해서 반드시 그것이 행정재산인 도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도로로서 용도가 폐지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적법한 공용개시행위가 있었음을 추단할 수도 없는 점"을 근거로 이 사건 토지를 잡종재산으로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의 시효취득을 인정하였다. 4. 대법원 판단(대법원 2010. 11. 25. 선고 2010다58957 판결) 가. 일제하 토지조사사업 당시의 관계 법령에 의하면, 토지조사사업 당시 지목이 도로로 조사되었으나 지번이 부여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소유권의 조사가 이루어져 토지조사부에 등재되거나 토지대장에 등록되지도 않았던 토지는 당시의 현황에 따라 도로로 이용되고 있던 국유의 공공용재산이었다고 보아야 하고, 1945. 8. 9. 이전에 조선총독부 소관으로 있던 국유재산은 대한민국 정부수립과 동시에 국가 고유의 권원에 의하여 당연히 국유가 된다. 나. 일제하의 토지조사사업에 따라 1912. 7. 11. 작성된 경기도 안성군 죽이면 칠장리의 지적원도에 이 사건 토지는 지목이 도로로 표시되어 있고 그 주변의 다른 토지들과는 달리 지번이 부여되어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다. 앞서 본 법리에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토지는 일제하의 임야조사사업 당시는 물론 1997. 12. 2. 공용폐지되기 전까지는 국유의 공공용재산으로서 시효취득의 재산이 되지 않는 행정재산이었다고 보아야 한다. 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행정재산인 도로가 아닌 일반재산에 불과하여 1976. 12. 31.부터 취득시효기간이 진행된다고 보고 취득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행정재산이나 그 시효취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Ⅲ. 관련 판례 - 도로가 행정재산이 되기 위한 요건 대법원 95다24654 판결은 "도로와 같은 인공적 공공용 재산은 법령에 의하여 지정되거나 행정처분으로써 공공용으로 사용하기로 결정한 경우, 또는 행정재산으로 실제로 사용하는 경우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여야 행정재산으로 되는 것이므로, 토지의 지목이 도로이고 국유재산대장에 등재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바로 그 토지가 도로로서 행정재산에 해당한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고 판시한 바 있고, 대법원 2000다348 판결은 "도시계획결정 및 지적승인의 고시만으로는 아직 공용개시행위가 있었다고 할 수 없어 그 토지가 행정재산이 되었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 Ⅳ. 판례 평석 1. 토지조사사업 당시 관계 법령 토지조사령(1912. 8. 13. 제령 제2호), 조선총독부임시토지조사국 조사규정(1913. 6. 총훈 제33호)에 의하면, 토지는 그 종류에 따라 18개의 지목 중 1개의 지목을 정하고 지반을 측량하여 한 동을 단위로 한 필지마다 순차로 지번을 부여하나(위 령 제2조 제1항 본문, 위 조사규정 제26조 본문), 지목이 도로, 하천, 구거, 제방, 성첩, 철도선로, 수도선로인 토지에 대하여는 민유지에 속하는 것 외에는 지번을 부여하지 않고(위 령 제2조 제1항 단서 및 제3호, 위 조사규정 제26조 단서), 도로, 구거, 제방, 성첩, 철도선로 및 수도선로로서 민유의 신고 없는 토지와 하천곂G萬?대하여는 소유권의 조사를 하지 않도록(위 조사규정 제17조) 규정하고 있었다. 또 도로, 하천, 구거, 제방, 성첩, 철도선로, 수도선로는 토지대장규칙(1914. 5. 2. 총령 제45호) 제1조 제3항에서 토지대장에 등록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었으나, 1950. 12. 1. 구 지적법(1950. 12. 1. 법률 제165호 제정)이 시행되면서 비로소 지적공부에 등록하도록 되었다. 2. 대상판결 및 유사사건에서의 대법원 판결 대상판결에서는 토지조사사업 당시의 관계 법령에 의하면, 토지조사사업 당시 지목이 도로로 조사되었으나 지번이 부여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소유권의 조사가 이루어져 토지조사부에 등재되거나 토지대장에 등록되지도 않았던 토지는 당시의 현황에 따라 도로로 이용되고 있던 국유의 공공용재산이었다고 보아야 한다고 하였다. 대법원은 대상판결 이전에 구거에 관하여 "일제하의 임야조사사업 당시 작성한 임야세부측량원도에 임야의 개재지인 구거로 그 구역이 측량되어 표시되었으나 지번은 부여되지 않았던 토지가 그 후 지번을 부여받고 국가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가 마쳐진 사안에서, 그 토지는 임야조사사업 당시는 물론 현재까지도 국유의 공공용재산"이라고 판시한 바 있는데(대법원 2006다11708 판결), 그 근거 역시 대상판결과 동일하다. 3. 대상판결의 의미 토지조사사업 당시 관계 법령에 의하면, 모든 토지에 대하여 지목이 부여되나, 지목이 도로, 하천, 구거, 제방, 성첩, 철도선로, 수도선로인 토지가 민유지가 아닌 경우에는 지번은 부여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토지조사사업 당시 지목이 도로로 조사되었으나 지번이 부여되지 않은 토지는 국유재산인 것으로 판단된다. 이 사건 토지(토지조사사업 당시 지목이 도로로 조사되었으나 지번이 부여되지 않았음)가 국유재산이라는 대상판결의 판단은 위와 같은 법령해석에 의하여 도출된 것으로서 타당하다 할 것이다. 그런데, 대상판결은 나아가 이러한 토지가 국유재산 중에서도 도로로서 행정재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그 근거에 대하여 대상판결은 토지조사사업 당시 조사된 지목이 도로라면 실제로 도로로 이용되고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고 설시하였다. 반면, 95다24654 판결에서는 '문제되는 토지가 토지대장에 지목이 도로로 기재되어 있고 국유재산관리대장에 등재되어 있다는 것만으로는 도로로서 행정재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한 바 있다. 대상판결과 95다24654 판결을 비교해 보면, 대상판결은 토지조사사업 당시 작성되었던 서류(본건에서는 지적원도)의 지목 기재를 신뢰하여 그 기재대로 도로로 이용되고 있었다고 판단하였는바, 그 증명력을 상당히 강하게 인정하였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위 Ⅲ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대법원 95다24654 판결과 2000다348 판결은 도로가 행정재산이 되기 위해서는 토지대장에 지목이 도로로 기재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공용개시행위가 필요하다고 하여 도로가 행정재산으로 되기 위한 요건을 다소 엄격히 보았다. 실제로 대상판결의 1, 2심 판결은 위 법리를 근거로 하여 원고의 시효취득 주장을 받아들인 바 있다. 그런데 대상판결에서는 위와 같은 공용개시행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는 일제시대 토지조사사업 당시 지목이 도로로 조사되었으나 지번이 부여되지 않은 토지에 대해서는 공용개시행위 여부를 묻지 않고 도로로 행정재산에 해당함을 인정한 것으로서(공용개시행위여부를 묻지 않는다는 점에서 행정재산으로 인정되기 쉬워진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토지에 대한 시효취득을 봉쇄한 것이다. 다만, 대상판결이 토지대장에 지목이 도로로 기재되어 있다는 사실을 근거로 이 사건 토지를 행정재산이라고 판단한 것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대법원은 대상판결 이전에 지목이 구거인 토지에 대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됨을 판시한 바 있는데(2006다11708 판결), 대상판결에서 지목이 도로인 토지에 대하여도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됨을 명시하였다. 도로, 구거는 토지조사령 제2조 제1항 단서 제3호, 토지조사규정 제26조 단서에 의하여 민유지에 속하는 경우 외에는 지번을 부여하지 않도록 되어 있는 토지이다. 그렇다면 도로나 구거 외에 토지조사령 제2조 제1항 단서 제3호의 지목에 해당하는 토지(하천, 제방 등)가 토지조사사업 당시 지목은 조사되었으나 지번이 부여되지 않은 경우에도 행정재산으로 시효취득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겠다. Ⅴ. 결어 대상판결에 비추어 보면, 향후 국가를 상대로 한 취득시효 인정여부가 쟁점이 되는 소송에서, 문제되는 토지가 토지조사사업의 대상이 되어 지목을 부여받았는지, 토지조사령 제2호 제1항 단서 제3호의 '도로, 구거, 제방 등'에 해당하여 지목만이 조사되고 지번이 부여되지 않은 것인지를 확인하여 문제되는 토지가 행정재산인지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2011-02-07
김중권 교수(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重大明白性說의 墨守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小考
Ⅰ. 判決要旨 하자 있는 행정처분이 당연무효로 되려면 그 하자가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한 것이어야 할 뿐 아니라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이어야 하므로, 행정청이 위법하여 무효인 조례를 적용하여 한 행정처분이 당연무효로 되려면 그 규정이 행정처분의 중요한 부분에 관한 것이어서 결과적으로 그에 따른 행정처분의 중요한 부분에 하자가 있는 것으로 귀착되고, 또한 그 규정의 위법성이 객관적으로 명백하여 그에 따른 행정처분의 하자가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으로 귀착되어야 하는바, 일반적으로 조례가 법률 등 상위법령에 위배된다는 사정은 그 조례의 규정을 위법하여 무효라고 선언한 대법원의 판결이 선고되지 아니한 상태에서는 그 조례 규정의 위법 여부가 해석상 다툼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명백하였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이상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이라 할 수 없으므로, 이러한 조례에 근거한 행정처분의 하자는 취소사유에 해당할 뿐 무효사유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 Ⅱ. 問題의 提起- 빈약한 行政行爲瑕疵論 행정법의 존재이유를 여러 가지로 들 수 있다. 권리구제의 관점에서 보자면 문제되는 행정작용 특히 행정행위의 위법성이나 적법성을 설득력있게 판단하는 것이 그 이유가 된다. 따라서 행정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行政行爲瑕疵論이다. 아무리 법치국가원리를 구체화한 것이 행정법이라고 강변한들, 行政行爲瑕疵論이 제대로 정립되어 있지 않다면 법치국가원리는 바르게 구현될 수가 없다. 이처럼 行政行爲瑕疵論이 행정법의 시작과 마침을 함께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현주소는 그것의 위상에 맞지 않다. 90년 중반에 나온 박흥대 판사의 논문(행정행위의 무효화 사유, 재판자료 제68집(1995.05): 행정소송에 관한 제문제(하) 181~219면)을 제외하고선 행정행위의 하자 전반을 다룬 문헌을 찾을 수가 없다. 그리고 行政行爲瑕疵論의 핵심적 물음인 무효의 판단기준과 관련해서도, 과거 대법원 1995.7.11. 선고 94누4615판결의 반대의견을 기화로 중대명백성설의 문제점에 관해 일련의 문헌에서 매우 활발히 논의되곤 하였지만, 그런 분위기가 이어지지도 않고 있다(최근의 문헌으로 金南辰, '중대·명백설'의 맹종에서 벗어나야, 법률신문 제3207호, 2003.10.2.). 빈약한 行政行爲瑕疵論은 다름 아닌 行政法의 機能不全을 야기한다. 독일의 경우 重大明白性說의 명백성기준에 대해선 예전부터도 Wolff, Forsthoff, Thieme, Martens 등 상당수의 학자들이 異議를 제기하였는데, 최근 다시금 Leisner가 이를 신랄하게 비판하였다(Nichtigkeit eines Verwaltungsakts (nur) bei Offensichtlichkeit der besonders schweren Fehlerhaftigkeit? - Kritik an der Evidenzlehre zu § 44 Abs. 1 VwVfG, DO˙˙V 2007, 669ff.). 이에 필자는 최근의 비판을 바탕으로 일련의 글을 통해 중대명백성설을 타개하고 行政行爲瑕疵論을 새롭게 정립하고자 시도를 하였다(行政行爲瑕疵論의 改革에 관한 小考, 공법연구 제39집 제1호, 2010.10.; 行政行爲의 違法事由의 批判的 分析에 관한 小考, 법조 2010.11.). 이하에선 문제인식을 확산시킬 公論의 場을 만들기 위하여 기왕의 발표를 바탕으로 管見을 제시하고자 한다. Ⅲ. 重大明白性說의 出處 무효인 행정행위는 독일 행정법의 전형적인 법적 모습이다. 그것은 독일에서 행정재판의 발전에 맞춰 전개되어 왔다. Otto Mayer가 '무효인(nichtig) 행정행위'의 법형상을 처음으로 도입하였는데, 그는 무효와 취소의 구분을 일차적으로 귀속문제로 바라보았다(Deutsches Verwaltungsrecht Bd.Ⅰ, 3.Aufl., 1923, S.95). 일찍이 행정행위의 무효에 관해 박사학위논문을 작성한 Heike는 "행정행위가 금방 알아차릴 수 있게 조직권의 남용을 지니고 있을 때 그 행정행위는 무효가 된다"는 Hatschek의 기술을(Lehrbuch des deutschen und preußischen Verwaltungsrecht, 7.Aufl., 1931, S.102) 중대명백성설의 시발점으로 여겼다(Die Evidenztheori als heute maßgebliche Lehre vom nichtigen Verwaltunsakt, DO˙˙V 1962, S.416). 이를 계기로 중대명백성설이 등장하여 바이마르시대이후엔 그것이 일반적으로 문헌상으로 성립하였으며, 특히 1945년 이후 일련의 학자들이 그것을 받아들임으로써 그것은 이미 1950년대에 통설의 위치를 점하였다. 아울러 많은 고등행정법원 역시 1950년대에 중대명백성설을 동원하였으며, 1970년대가 시작되면서부터 연방행정법원의 차원에서도 그것을 받아들였다(BVerwG, NJW 1971, 578). 이런 기조에서 독일 행정절차법은 중대명백성설을 일반원칙으로 명문화하였다(동법 제44조 제1항). 아울러 이런 독일의 흐름은 우리뿐만 아니라 일본에도 전해졌다. Ⅳ. 重大明白性說에서 明白性要請의 法的 問題點 판례는 하자가 외관상으로,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을 '하자의 명백성'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여기선 인식주체의 불확정성, 명백성 의미의 불명확성, 명백성기준의 필요성 그리고 명백성기준의 위헌성의 문제점이 제기될 수 있다. 중대명백성설에선 명백성기준의 척도를 편견이 없는 판단능력이 있는 평균적인 관찰자로 삼는다. 이에 대해 Leisner는 내부자나 관련자가 아니고선 평균적 관찰자로선 제반 고려상황을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중대명백성설이 심히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또한 사실 기껏해야 법관이 제반 고려상황을 잘 안다는 점에서 명백성요구 규정 자체가 실행가능성이 없다고 지적하였다. Martens는 평균관찰자가 실제로 유용할 수 있는지 여부는 그런 인조인간의 정신능력한계로 여전히 의문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였다(Die Rechtsprechung zum verwaltungsverfahrensrecht, NVwZ 1990, S.624(625)). 판례는 하자가 외관상으로,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을 '하자의 명백성'으로 받아들이고 있는데, 독일 판례 역시 관례적으로 "중대한 하자상태(위법성)가 곧바로 떠올라야(나타나야) 한다"(Vgl. OVG Lu˙˙neburg DO˙˙V 1986, 382), "행정행위를 보면 위법성(하자상태)을 금방 알아 챌 수 있어야 한다"(Vgl. BSG 17, 83)고 판시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선 '명백하다'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그 자체가 명백하지 않다는 비판을 충분히 자아낼 수 있다. 명백성요구는 일반적으로 법적 안정성을 위하여, 구체적으론 행정의 집행적 이익과 시민의 신뢰보호를 위하여 도입되었다. 그런데 주로 부담적 행정행위가 문제되는 상황에서 명백성요구는 일종의 행정청의 特權을 인정한 것이다. 법치국가원리가 무색할 정도로 하자가 중대함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행정청의 보호에 이바지하는 명백성기준을 추가로 요구한다는 것은 법치국가원리 자체를 도외시하는 것이다. 그리고 언필칭 명백성기준에서 추구되는 시민의 신뢰보호는 헌법적 근거를 둔 행정법일반원칙인 신뢰보호원칙에 의해서 충분히 강구될 수 있다. 요컨대 명백성기준으로 말미암아, 중대한 하자의 행정행위라 하더라도 하자의 명백성이 부인되면 통용상의 특권·존속특권(이른바 공정력)을 누리는데, 이는 명백히 행정의 법률적합성의 원칙을 훼손한다(일찍이 Thorsten Quidde, Zur Evidenz der Fehlerhaftigkeit, DO˙˙V 1963, 339ff.는 부담적 행정행위의 경우엔 하자의 중대성만으로 충분하지만, 수익적 행정행위의 경우엔 중대성만으론 불충분하고 명백성기준이 추가되어 중대명백성설이 통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Ⅴ. 代案으로서의 新重大性說 무효기준과 관련하여 주요 행정법문헌상의 입장을 대체적으로 살펴보면, 重大明白性說을 고수하는 입장과 그것에서 벗어난 입장으로 나뉘며, 또한 후자는 명백성요건보충설을 취하는 입장과 구체적 가치형량설을 취하는 입장으로 나뉜다. 필자로선 重大明白性說에서 명백성요청만을 삭제하여 重大性만을 유일한 무효기준으로 삼고자 한다. 그런데 重大明白性說이 지배하는 우리나 일본에서의 기왕의 논의는 중대한 하자의 명백성에만 초점을 맞추었을 뿐, 정작 하자의 중대성의 의미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루었다(기왕의 重大性說의 내용역시 명칭에 상응하지도 않다). 판례 역시 "법규의 중요한 부분", "행정처분의 중요한 부분에 해당하는 규정"을 위반한 것을 하자의 중대성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법규의 '중요한 부분'과 '중요하지 않은 부분'을 과연 설득력있게 획정하고 판단할 수 있을지 매우 의문스럽다. 충분한 근거의 제시가 없는 이런 식은 접근은 법원의 판단에 대한 설득력을 제고하지 못한다. 독일의 경우 현행 법질서와 그것의 바탕이 되는 공동체적 가치관과의 불일치가 존재하되, 그 모순이 행정행위가 (그것으로써) 의도한 법효과를 가진다고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할 때, 비로소 그 하자가 (심히) 중대하게 된다(BVerwG NVwZ 1984, 578). 이 같은 독일의 중대성인정공식은 우리의 경우에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새로운 접근을 강조하기 위해 필자는 이를 新重大性說이라 명명한다. 무효기준에서 독일처럼 중대명백성설을 취하는 유럽공동체법의 경우에도 중대성인정은 독일식의 접근을 한다). 그리고 여기서 판단규준과 관련해선, 일정한 법규정 그 자체와의 위반이 우선되진 않고, 전체적으로나 일정한 측면에서 법질서의 바탕이 되고 이를 지지하는 목적관과 가치관에 대한 위반 -특히 중요한 헌법원칙에 대한 위반- 및 이들에 대한 불일치(모순)의 정도가 결정적인 기준이 되어야 한다(Vgl. BVerwGE 8, 332; BVerwG DVBl. 1985, 624). 그러나 중대성판단이 위반법규정의 위계에 전적으로 좌우되어선 아니 된다. 따라서 헌법위반만이 무효를 초래하진 않으며, 아울러 헌법위반 모두를 필연적으로 무효가 초래될 수밖에 없는 중대한 것인 양 여기는 것은 곤란하다. 독일의 경우 법치국가원리를 표방하는 그들 기본법 제20조 제3항과 같은 헌법규정의 위반 그 자체만으로도 바로 무효가 도출되진 않는다(BVerwG NJW 1984, 2113). 대법원 1995.7.11. 선고 94누4615 판결에서 다수의견(중대명백성설)과 반대의견(명백성보충요건설)은 공히 하자의 중대성을 인정하였고, 대상판결을 비롯한 근거법령의 위헌, 위법에 따른 행정처분의 효력이 문제된 사안에서도 판례는 하자의 중대성을 전제로 그것의 명백성만을 문제로 삼았다. 하지만 과연 행정행위의 잠정적인 통용이나마 용인하는 것이 법치국가원리적 질서와 요청과 불일치하다고 여겨질 정도, 그 하자가 '심히' 중대한 것인지 매우 의문스럽다. 참고로 독일의 경우 법률적 수권이 결코 주어지지 않은 소위 無法의 행정처분(gesetzloser VA)이라도 결코 무효일 필요는 없으며, 위헌인 법률에 의거한 행정처분은 원칙적으로 기껏해야 취소가능할 뿐이라고 한다(Stelkens/Bonk/Sachs, VwVfG, §44 Rn.105). Ⅵ. 맺으면서-향상된 인식에 따른 전환요구 외국의 법제와 이론을 우리의 자산으로 만듦에 있어, 작가 崔仁勳의 「원시인이 되기 위한 문명한 의식」에서의 지적: "외국문화는 어떤 것이든지 받아들여도 좋다. 다만 原物形으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그것을 요소로 분해해서 구조식을 알아내고, 다음에는 소재는 국산자재든 수입자재든 간에 완제품을 국내생산을 하여 저렴한 가격으로(즉, 정신적 낭비-외국숭배·물신숭배를 줄이고) 지식시장에 내놓는 일이 바른 태도일 것이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독일의 경우 실정법의 존재로 重大明白性說에서 벗어나기란 불가능하지만, 行政行爲瑕疵論이 전적으로 도그마틱에 맡겨져 있는 우리로선 별다른 어려움 없이 그것과 단호하게 결별할 수 있다(後發의 利點). 향상된 인식에 따른 전환이 시급히 요구된다.
2010-11-08
김중권 중앙대법대 교수
도시계획변경입안 제안에 대한 거부의 처분성여부
Ⅰ. 원심판결(광주고법 2003. 1. 23. 선고 2002누1945 판결)의 요지 원심은 광주 북구 우산동 190-8번지선 13,619.5㎡(이하 '이 사건 시설부지'라 한다)가 도시계획법상 일반주거지역에 위치하여 구 건축법(1991. 5. 31. 법률 제4381호로 개정되고 2000. 1. 28. 법률 제624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5조, 구 건축법시행령(1992. 5. 30. 대통령령 제13655호로 개정되고 2000. 6. 27. 대통령령 제1687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5조 제1항 제2호, 구 광주직할시북구건축조례(1993. 6. 1. 개정된 것) 제23조 제11호에 의하여 자동차 및 중기운전학원의 건축이 금지됨에도 불구하고 그 지상에 도시계획시설로서 자동차 및 중기운전학원을 설치하도록 한 피고의 1993. 6. 17.자 도시계획시설결정은 위법하다고 판단한 다음,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1999. 2. 27. 이 사건 시설부지의 일부를 낙찰받은 원고가 그 부분의 도시계획시설폐지 등을 포함하여 도시계획시설변경을 입안제안한 2002. 1. 4.자 신청에 대하여 피고가 2002. 1. 11.자 회신으로 그 변경입안이 불가함을 밝힌 이 사건 거부처분은 위 입안제안신청을 도시계획입안에 반영할지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서 이익형량을 전혀 하지 아니하였거나 이익형량의 고려대상에 포함시켜야 할 사항을 누락한 경우에 해당하여 재량권을 남용하였거나 그 범위를 일탈한 위법한 처분이라고 판단하였다. Ⅱ. 대상판결의 (처분성여부의 물음과 관련한) 요지 구 도시계획법(2000. 1. 28. 법률 제6243호로 개정되어 2002. 2. 4. 법률 제6655호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 부칙 제2조로 폐지되기 전의 것)은 도시계획의 수립 및 집행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공공의 안녕질서를 보장하고 공공복리를 증진하며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게 함을 목적으로 하면서도 도시계획시설결정으로 인한 개인의 재산권행사의 제한을 줄이기 위하여, 도시계획시설부지의 매수청구권(제40조), 도시계획시설결정의 실효(제41조)에 관한 규정과 아울러 도시계획 입안권자인 특별시장·광역시장·시장 또는 군수(이하 ‘입안권자’라 한다)로 하여금 5년마다 관할 도시계획구역 안의 도시계획에 대하여 그 타당성 여부를 전반적으로 재검토하여 정비하여야 할 의무를 지우고(제28조), 도시계획입안제안과 관련하여서는 주민이 입안권자에게 ‘1. 도시계획시설의 설치·정비 또는 개량에 관한 사항 2. 지구단위계획구역의 지정 및 변경과 지구단위계획의 수립 및 변경에 관한 사항’에 관하여 ‘도시계획도서와 계획설명서를 첨부’하여 도시계획의 입안을 제안할 수 있고, 위 입안제안을 받은 입안권자는 그 처리결과를 제안자에게 통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제20조 제1항, 제2항) 등과 헌법상 개인의 재산권 보장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도시계획구역 내 토지 등을 소유하고 있는 주민으로서는 입안권자에게 도시계획입안을 요구할 수 있는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신청권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신청에 대한 거부행위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원심이 원고의 신청에 대한 피고의 거부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함을 전제로 본안 판단에 나아간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도시계획법상 도시계획시설변경 입안신청권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Ⅲ. 問題點의 提起 대상판결과 원심판결은 본안에서의 판단이 서로 다를 뿐, ‘도시계획시설변경입안제안의 거부’를 거부처분으로 본 기본 출발점에선 동일하다. 특히 대법원은 종래의 거부처분 인정의 공식에서 요구된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신청권’의 존재를 관련 규정에 의거하여 논증하여 이를 거부처분인정의 착안점으로 삼았다. 대상판결은 거부처분인정과 관련하여 매우 의미심장하다. 1984년의 대법원 1984.10.23. 선고 84누227판결은 계획변경신청권을 부인하였고, 1999년의 대법원 1999.8.24. 선고 97누7004판결은 구「행정규제 및 민원사무기본법」(현「민원사무처리에 관한 법률」)상의 민원접수 및 통지의무가 민원인에게 실체적인 신청권을 성립시키진 않음을 들어, 민원접수(재개발사업에 관한 사업계획변경신청)에 따른 불허통지를 거부처분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이들 판례와 대상판결의 의의를 연계시켜 朴正勳 교수는, ⅰ) 84누227판결과 관련하여 20년 동안 도시계획·국토이용계획의 분쟁에 관한 행정소송을 봉쇄한 장벽이 사실상 붕괴되었다는 점, ⅱ) 97누7004판결과 관련하여 민원에 대한 통지의무와 도시계획입안제안에 대한 통지의무가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기에 행정청에 대한 모든 신청에 대해 신청권을 인정하든지 아니면 거부처분의 요건으로 신청권을 요구하는 판례 자체를 포기하여야 할 시점이 임박하였다는 점을 지적하였다{동인, 행정판례 반세기의 회고-행정소송·국가배상·손실보상을 중심으로-, 한국행정판례의 성과와 발전방향(한국행정판례연구회·한국법제연구원 공동심포지움), 2005.11, 발표문 74면}. 대상판결의 취지를 쫓는다면, 도시계획변경입안의 ‘제안’에 관해 신청권이 인정되는데, 하물며 도시(관리)계획변경에 관해선 당연히 신청권이 인정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大法院 2003. 9. 23. 선고 2001두10936 判決이 폐기물처리사업계획의 적정통보를 착안점으로 삼아 國土利用計劃變更申請權을 例外的으로 認定함으로써, 부분적으로 진일보하였지만, 태생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였다(상세는 졸고,「國土利用計劃變更申請權의 例外的 認定의 問題點에 관한 小考」, 행정판례연구Ⅹ, 2005, 21면 이하 참조). 이런 한계가 계획변경신청권의 일반적 인정을 가져올 대상판결에 의해서 극복된 셈이긴 하나, 계획변경신청권의 인정문제는 부담적 행정행위의 철회의 차원에서 접근하여야 한다. 반면 대상판결으로 인해 지불해야 할 법리적 희생-가령 준비행위나 절차행위를 완료된 행정처분과 동일하게 취급함으로 인한 전면적 사법통제가능성-이 그보다 월등하다. 왜냐하면 대상판결에서 소송대상은 ‘도시계획시설변경입안제안의 거부’이기 때문이다. 통상의 거부처분의 경우에 신청대상행위가 행정행위(행정처분)인 점에서 사안과는 거리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상판결 등은 사안의 차이점에 대한 인식을 전혀 하지 않은 채 논증하였다. 여기서 거부처분 인정과 관련한 통상의 논의와의 간극이 존재한다. 이하에선 이런 문제점을 살펴보고자 한다(대상판결에 대한 긍정적 평가로 李宣憙, 도시계획입안 신청에 대한 도시계획 입안권자의 거부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2004.4.28. 선고 2003두1806 판결: 공2004상, 913), 대법원판례해설 제50호(2004년 상반기), 149면 이하 참조). Ⅳ. 拒否處分認定의 公式에 관한 論議 대법원 1984.10.23. 선고 84누227판결의 의의는, 계획변경신청권의 존부의 물음을 넘어서 거부처분의 성립요건으로서 ‘국민이 행정청에 대하여 그 신청에 따른 행정행위를 해줄 것을 요구할 수 있는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권리’ 즉, ‘신청권’의 존재를 요구한 점에 있다. 대법원 1984.10.23. 선고 84누227판결은 지금까지 그대로 이어져서, 거부처분과 관련한 판례 는 물론 행정심판의 공식이 되고 있다(84누227판결에 대한 비판적 입장으로 李鴻薰, 「도시계획과 행정거부처분」, 행정판례연구 Ⅰ, 1992, 115면 이하 참조). 한편 대법원 1996.6.11. 선고 95누12460판결은 신청권을 신청의 인용이라는 만족적 결과를 얻을 권리 즉, 실질적 권리(청구권)차원에서 이해하지 않기에, 기실 신청에 대한 단순한 응답요구권(이른바 형식적 신청권)만으로도 거부처분의 근거점인 신청권의 존재가 인정된다(한편 나아가 신청대상행위의 처분성이 긍정되면, 이는 형식적 신청권 역시 긍정하는 셈이 되기에, 별도로 형식적 신청권을 요구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金南辰/金連泰, 행정법Ⅰ, 2006, 687면). 엄밀히 보자면, 대법원 1996.6.11. 선고 95누12460판결은 대법원 1984.10.23. 선고 84누227판결을 그대로 전승한 판결들과는 상반된다고 판단될 정도로 기본태도에 차이가 있다. 신청권의 존부에 연계하여 거부처분여부를 판단하는 원칙적 태도상의 문제점은 대법원 1996.6.11. 선고 95누12460판결을 통해서 가실 수 있기에, 동판결의 취지가 설령 조리에 의탁하여 실현될지언정 적극적으로 구현되는 것이 요망된다. Ⅴ. 拒否處分認定의 公式과 事案과의 不一致 요컨대 거부처분의 성립(인정)요건은 대상행위의 처분성과 대상행위에 관한 신청권의 존재이다. 행정처분이 아닌 행위에 대한 신청이 거부되었다고 하여 거부결과만을 갖고서 이를 처분으로서의 거부 즉, 거부처분으로 삼을 순 없다. 사안의 경우에 ‘도시계획시설변경입안의 제안’에 대한 거부가 문제된다. 기왕의 공식에 비추어 ‘도시계획시설변경입안’(‘입안된 도시계획시설변경안’)이 행정처분에 해당하여야 한다. ‘도시계획시설변경입안’(‘입안된 도시계획시설변경안’)의 법적 성격은 도시(관리)계획의 수립절차를 바탕으로 가늠될 수 있다. 이 절차의 최종 결과물인 ‘도시계획시설변경계획결정’은 분명히 행정처분이지만, 그 이전 단계에서 행해진 ‘입안결정’은 아직 법적 효과를 발생시키지 않은 점에서 일종의 준비행위이자 절차행위이다. 도시계획의 입안권자와 결정권자가 다르기에, 도시계획의 입안의 상황과 완료(확정)의 상황을 무차별적으로 받아들이면, 자칫 쟁송을 통해 각자의 고유한 관할이 사실상 침범당할 수 있다. 한편 대법원 1998. 7. 10. 선고 96누14036판결이 거부처분의 성립요건으로 신청권의 존재에 덧붙여 ⅰ) 그 신청한 행위가 공권력의 행사 또는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이어야 할 것, ⅱ) 그 거부행위가 신청인의 법률관계에 어떤 변동을 일으킬 것을 요구한 이래로, 이런 양식은 패턴처럼 되었다. 일단 행정소송법상의 처분정의에 의거한 듯 한 점은 호평되어지나, 문제점 또한 안고 있다. 우선 ⅰ)과 ⅱ)가 독립되게 요구될 정도로 서로 본질적으로 나누어질 대상인지 의문스럽다. 신청대상행위가 ⅰ)의 요건을 충족하면, 그것의 거부는 당연히 ⅱ)의 요건을 충족하게 된다. 따라서 ⅰ)과 ⅱ)는 불필요하게 중복된 것이라 하겠다. 그런데 과연 이 판결이 현행법상의 처분정의에 부합하는지 여부도 의문스럽다(후술 참조). 96누14036판결의 논증은 기본적으로 기왕의 판결과 궤를 같이 하지만(동지: 洪準亨,「평생교육시설 설치자 지위승계와 설치자변경 신청서 반려처분의 적법여부」, 행정판례연구 Ⅷ, 2003, 97면 주3), 그것의ⅰ)의 요건은 처분정의와는 분명한 間隙이 있다. 요컨대 대법원 1998. 7. 10. 선고 96누14036판결에 의하더라도, ‘도시계획시설변경입안’(‘입안된 도시계획시설변경안’)이 준비행위이자 절차행위인 이상, 여기에 거부처분인정공식을 대입할 순 없다. Ⅵ. 非處分的 行爲의 申請에 대한 拒否의 處分性 與否 독일의 경우에도 과연 직무활동의 실행과 그 거부가 동일한 법적 성질을 갖는지가 다투어진다. 특히 사실행위의 거부와 관련하여, 다수는 사실행위실행에 관한 결정은 원하는 급부와의 관계에서 단지 비독립적인 부속물에 불과하고 아무런 법적 구속력있는 규율을 가지지 않음을 근거로 처분성을 부인한다. 그러나 반대의 입장도 상당하며, 판례 또한 그 경향을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이에 관해선 vgl. Stelkens/Bonk/Sachs, VwVfG Kommentar, 6.Aufl., 2001, §35 Rn.56, 87c). 우리의 경우 판례가 논증한 거부처분공식에서 신청대상행위의 처분성을 요구하거니와, 현행 행정소송법 제2조 제1항 1호상의 처분정의-‘행정청이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의 공권력의 행사 또는 그 거부와 그밖에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에 의하더라도, 거부행위가 처분성을 가지려면 신청대상행위가 ‘행정청이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의 공권력의 행사’이어야 한다(“그 거부”). 따라서 행정행위(처분)가 아닌 사실행위나 공법계약체결의 거부는 거부처분이 될 수 없다. 다만 이런 거부행위가 처분정의상의 준처분적 부분(‘그밖에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에 해당하여 처분성을 가질 수 있다고 주장될 법하다. 그러나 자칫 본행위의 법적 성질에 관한 오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이 경우에도 전형적인 처분으로서의 거부처분으로 換置시켜선 아니 된다. 그런데 준비행위처럼 종국적 행위를 대상으로 하지 않는 경우에는 이런 논증마저 통용될 수 없다. Ⅶ. 맺으면서-經路依存性(path dependency)으로부터의 탈피- K. Ladeuer가 말했듯이, 행정행위는 행정법에서 생존의 명수이다. 사전결정(예비결정)이나 부분인허, 잠정적 행정행위는 전형적인 행정행위의 종국적, 본원적 성격에 견주어 다분히 목적론적으로 인정되어 제도화된 것들이다. 따라서 ‘입안’을 ‘확정된 것’에 견주는데 의견의 일치가 모아지지 않는 이상, 전자에 후자의 논의를 대입하는 것은 倒置的 論證이다. 그리고 ‘입안제안’의 거부를 신청권을 매개로 거부처분으로 等値시킨 대상판결로 인하여, 일련의 과정으로 행해질 행정활동의 경우에 자칫 매단계마다 법집행이 난맥에 처해질 수도 있거니와, 무엇보다도 朴正勳 교수의 지적처럼 행정청에 대한 모든 신청에 대해 신청권이 인정될 우려가 있다. 또한 계획형성의 자유(이른바 계획재량)의 존재가 무의미해질 수 있다. 요컨대 도시계획의 입안권자와 결정권자가 다르다는 점을 인식함과 더불어, ‘도시계획시설변경입안’(‘입안된 도시계획시설변경안’)을 준비행위이자 절차행위로 정당하게 자리매김할 때, -기왕에 또는 장차에- 수립되어 결정된 도시계획을 권리구제의 목표점으로 삼아야 한다. 나비효과(butterfly effect)가 초기조건에의 민감성(senstivity to initial conditions)에서 비롯되듯이, 처분성인정의 물음에 원고적격의 물음을 혼입시키는 것이 문제의 根源이다. 이 물음에 대한 典範인 대법원 1984.10.23. 선고 84누227판결은 행정소송법의 전면개정(1984.12.15.)에 따른 “84년 체제”에 명백히 반한다. 따라서 이것과의 결별에 행정소송법의 개정이 필요하진 않다.
2006-03-27
김일수 고대 법대 학장 · 법학박사
소송사기의 불능과 불능미수
●판례요지 소송사기를 하려는 자가 사망한 자를 상대로 제소했다면 그 판결은 그 내용에 따른 효력이 생기지 아니하여 상속인에게 그 효력이 미치지 아니하고 따라서 사기죄를 구성할 수 없다. ●평석요지 이 사건 피고인은 死者를 상대로 제소했지만 법원을 기망해 부동산을 편취하려는 전체계획을 직접적으로 개시한 것이므로 사기죄실행에 착수한 것이고 비록 확정판결에 이르러도 효력이 발생할 수는 없지만 이 제소가 질적으로 법적평온의 파괴에 이를만큼 구체적 법익에 대한 잠재적 위험성은 충분히 있어 사기죄의 불능미수로 봐야 I. 事件槪要 피고인은 1990년3월16일경 고소인 박종철로부터 서울중구신당동203의8 대지 66평방미터중 5분의 2지분을 피고인의 처 전선희 명의로 매수하고 그해 3월17일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1991년10월경 피고인은 위 대지위에 건물을 신축하기위한 토지측량을 하면서 그와 이웃하여 있는 같은동 202의 1 밭 7평(이것은 문제가 된 이 사건 부동산이다)이 고소인 김허존의 조부인 亡 김흥길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되어 있으나 김흥길의 사망후 상속등기등 공부상정리가 되어 있지않고 그 후손들에 의하여 관리되지 않는 사실을 발견하고 매매계약서를 위조하여 민사소송의 방법으로 이 사건 부동산을 편취하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은 이어서 1992년10월23일경 서울지방법원 서부지원에 원고 전선희, 피고 김흥길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피고인은 실제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하지 않았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 사건 소장에서「이 사건 부동산은 서울 중구신당동200의8 대지와 공부상으로는 두 필지이지만 실제로는 한 필지로서 공소외 박종철의 부친인 박규희가 1942년1월20일경 亡 김흥길로부터 매수한 뒤 위 박규희의 사망으로 위 박종철이 상속하였으며, 피고인이 1990년3월16일경 위 박종철로부터 위 신당동200의8 대지와 함께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하였으니 위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구한다」는 허위내용을 진술하였다. 피고인은 여기에 위조된 부동산매매계약서까지 제출하여 이에 속은 담당재판부로부터 승소판결을 받아 이 사건 부동산을 편취하려 하였으나 재판과정에서 위 김흥길이 1945년1월7일에 벌써 사망한 사실이 밝혀지자 공소외 亡 김윤제가 위 김흥길을 단독상속하였음을 이유로 피고의 표시를 위 김윤제로 정정하여 소송을 진행하였다. 그러나 위 김윤제도 1969년10월8일에 이미 사망한 사실이 드러나자 피고인은 1993년2월23일 스스로 소를 취하하였다. Ⅱ. 判決要旨 피고인의 제소가 사망한 자를 상대로 한 것이라면 그 판결은 그 내용에 따른 효력이 생기지 아니하여 상속인에게 그 효력이 미치지 아니하고 따라서 사기죄를 구성할 수 없다. Ⅲ. 評 釋1. 詐欺罪實行의 着手 널리 알려진 바대로 사기죄는 일련의 연속된 객관적 구성요건 표지에 의해 실현된다. 즉 ①행위자의 기망행위→②피기망자의 착오유발→③피해자의 재산처분행위→④피해자의 재산상의 손해→⑤행위자의 재산적 이익취득 등이 그것이다. 대법원은 사기죄 미수가 문제되는 이 사건에서 사기죄 실행의 착수시기 등을 짚어 보지 않은채 사기죄불성립으로 단정한 것은 미수범규정과 미수이론으로 볼 때 잘못된 것이다. 예비와 미수를 구별하는 時點이 실행의 착수시기이다. 이것은 구성요건실현의 직접적 개시를 말한다. 더 이상의 중간절차를 거치지 않고 구성요건의 실현에 곧장 이르게 된 어떤 행태를 취한 것을 뜻한다. 실행의 착수를 중심으로 원칙적으로 불가벌인 예비와 가벌인 미수사이를 시간적으로 구별하는데 종래 客觀說과 主觀說의 대립이 있었으나 오늘날 절충설인 個別的 客觀說이 지배적이다. 이에따르면 행위자의 주관적인 범행의 전체계획에 비추어(주관적 기준), 범죄의사의 분명한 표명이라고 볼 수 있는 행위가 개개 구성요건의 보호법익에 대한 직접적인 위험에 이르렀을 때(객관적 기준) 실행의 착수가 있다. 물론 개별범죄의 구체적인 실행의 착수시기는 원칙적으로 형법각칙상 구성요건의 실행행위에 대한 해석으로써 정해진다. 이것은 판례의 중요한 몫이기도 하다. 개별적 객관설의 구체적인 적용에는 첫째, 直接性(구성요건실현을 위한 직접적인 개시), 둘째 危殆化(공격대상을 향하여 법익을 위태화시키는 관계), 셋째 범인의 전체적 범행계획(계획된 범행의 진행과정에서 이미 행한 범인의 행위가 어떤 의미를 갖는가) 등의 기준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사기죄 실행의 착수시기는 이런 기준에 비추어 볼 때 연속된 일련의 구성요건실현과정 중 행위자가 실현한 제1단계 행위인 기망행위를 개시한 때이다. 물론 기수시기는 피해자의 재산상 손해가 발생한 때이다. 따라서 실행의 착수이후 기수에 이르기 전의 모든 단계는 미수에 해당한다. 물론 행위자의 기망행위로부터 피해자의 재산처분행위까지가 편취행위의 성립요건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편취행위는 ①행위자의 기망행위→②피기망자의 착오유발→③피해자의 재산처분행위라는 일련의 과정이 인과관계로 연결될 때 비로소 성립하는 까닭에 편취행위의 직접적인 개시시점도 역시 기망행위를 개시한 때이다. 그렇다면 소송사기의 경우에도 실행의 착수시기는 행위자가 기망행위를 개시한 때이고, 이 시기는 행위자가 소장을 법원에 제출한 때라고 해야 할 것이다. 실행의 착수시기를 판단하는 첫번째 기준인 직접성은 구성요건의 일부를 실현하는 것을 요하지 않으며 단지 범행의 전체계획에 비추어 구성요건의 실현을 위해 다른 중간단계의 행위를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는 어떤 행위만 취하면 충족되기 때문이다. 결국 이 사건 피고인은 비록 死者를 피고로 하여 법원에 제소한 것이지만, 법원을 기망하여 이 사건 부동산을 편취하려는 전체계획을 직접적으로 개신한 것이므로 사기죄실행에 착수한 것이다. 따라서 설령 판결의 효력이 원천적으로 발생하지 않을 사정이 있다하더라도 그것은 불능미수의 성립여부의 대상일 뿐, 사기죄 불성립의 경우라고 속단할 일이 아니다. 2. 不能未遂냐 不能犯이냐 불능미수란 행위자의 故意에 의해 예견된 전체범행계획이 애당초 실현될 수 없기 때문에 결과발생은 불가능하지만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미수범으로 처벌해야 할 경우를 말한다. 첫째, 결과발생의 불가능은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에 기인한 것이다. 행위수단이나 객체가 애당초 불능 또는 흠결이기 때무에 객관적으로 기수에 이를 수 없지만 행위자가 주관적으로는 자신의 행위로 구성요건적 불법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상정한 경우이다. 결과발생의 불가능여부를 판단하는 시점은 바로 실행의 착수시기인 실행행위의 직접적 개시점을 기준으로 해야한다. 둘째, 위험성은 비록 구체적인 행위상황에서 직접 일반인의 법적 안정감을 교란시키지는 않았지만 행위자가 장래 비슷한 갈등상황에서 동일한 행위를 저지를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 때문에 일반인의 法的 安定感이 교란됨을 말한다. 불능미수의 위험성은 이처럼 행위의 구체적인 위험성이 아니라 개별법익에 대한 잠재적인 위험성 내지 행위자의 法敵對性을 反證시켜 주는 행위자의 위험성을 의미한다. 그 판단의 시점을 舊客觀說(절대적 불능·상대적 불능구별설)은 객관적 사후진단의 방법에 따라 재판시를 기준으로 하나, 新客觀說(구체적 위험설)은 객관적 사후예측의 방법에 따라 범행개시시를 기준으로 삼는다. 판단의 자료와 기준에 관하여서도 구객관설은 법관을 판단자로 상정하여 행위객체에 대한 추상적 위험성을 판단자료로 삼고, 신객관설은 통찰력있는 인간 및 행위자의 관점을 기준으로 설정하고 공격받는 법익에 대한 행위의 구체적인 위험성을 판단자료로 삼는다. 추상적 위험설(법질서에 대한 위험설)은 행위자가 인식한 사실을 기초로 공격된 법익에 대한 추상적 위험성, 즉 법질서에 대한 위험이 있었는가를 일반인의 입장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한다. 최근에 우리나라에서도 알려지기 시작한 印象說(行爲者의 危險說)은 구성요건실현을 직접개시한 행위자의 위험성, 즉 행위자가 법적대적의사실행을 통해 법익평온상태에 가한 교란을 위험성판단자료로 삼고 통찰력있는 평균인의 입장을 판단기준으로 삼을 것이라 한다. 인상설은 통찰력있는 평균인의 입장에서 잠재적이지만 구체적인 개별법익에 대한 관련성을 판단자료로 삼는 점에서 추상적 위험설보다 불능미수의 성립범위가 좁다. 반면 행위자의 法敵對性에 치중하여 행위자가 실제 인식한 사정만을 판단자료로 삼는 점에서 구체적 위험설보다 불능미수성립 범위가 넓다. 이 사건에서 행위자는 死者를 상대로 법원에 제소하여 부동산을 편취하려 한 것이므로 실행수단의 착오 내지 흠결(실제 소송기술의 미숙에 해당)의 경우이다. 비록 확정판결에 이르렀을지라도 효력이 발생할 수 없기 때문에 원시적인 불능의 예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제소가 질적으로 법적 평온의 파괴에 이를 만큼 구체적인 법익에 대한 잠재적 위험성 내지 행위자의 위험성은 충분히 입증시켜 줄만한 것이므로 사기죄의 불능미수로 보아야 할 것이다. 불능미수의 불법은 가벌적 불법의 최저한에 머물기 때문에 실제 불가벌적 예비와 가벌적 미수의 구별이나 불가벌적 불능범과 가벌적 불능미수의 구별은 질적으로 별 차이가 없다. 이 사건 범행자가 사기죄 실행의 착수에 이르렀음이 인정된 상황에서 그의 실행수단의 착오가 행위자의 위험성을 배제할 정도라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3. 處分行爲(交付行爲)의 부존재 여부 대법원은 1986년10월28일 선고 84도2386 판결부터 이 사건판결에 이르기까지 소송사기에서 피기망자인 법원의 재판은 피해자의 처분행위에 갈음하는 내용과 효력이 있는 것이어야 하는데 死者에 대한 판결은 그 내용에 따르는 효력이 생길 수 없는 것이어서 착오에 의한 재물교부행위가 있다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사기죄성립 자체를 부인하여 왔다. 부동산도 사기죄의 객체중 재물에 해당하며 부동산소유권 이전도 교부로 보는 것이 우리나라 다수설의 입장이나 부동산사기는 결국 소유권이전등기의 경료와 관련된 문제이므로 이때의 부동산은 재물이 아니라 사기죄의 또 다른 객체인 재산상의 이익으로 보는 것이 좋다. 그런데 사기죄에서 피해자의 재산처분행위중 작위에 의한 처분행위는 재산상의 지위 또는 상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사실상의 행위를 포함한다. 반드시 유효한 법률행위일 필요도 없고 무효인 법률행위는 물론 순전히 사실적인 행위라도 충분히 처분행위가 될 수 있다. 처분행위의 결과 재산의 감소가 일어나야 하지만 이것은 사기죄의 결과로서 일어나야 하는 재산상의 손해발생과는 다르다. 재산처분의 결과는 재산감소의 법률적·사실적 원인의 야기만 있으면 그 자체로서 충분하다. 이렇게 본다면 死者를 상대로 한 사기제소로 법원이 착오에 빠져 소유권이전등기이행을 명하는 확정판결을 내렸을 때 비록 판결자체의 효력은 없을지라도 법적·사실적 처분행위 자체는 존재하는 것이며 또한 재산감소의 법률적·사실적 원인으로도 충분하다. 따라서 死者를 상대로 한 사기소송은 재산적 처분행위의 부존재로 볼 것이 아니라 사기죄의 구성요건결과인 재산상 손해의 부존재로 보는 것이 옳다. 우리나라 대법원은 사기죄의 본질은 기망에 의한 재물이나 재산상의 이익추구에 있고 상대방에게 현실적으로 재산상의 손해가 발생함을 그 요건으로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으나(大判 1992년9월14일, 91도2994; 1995년3월24일, 95도203) 결과범인 사기죄의 구성요건적 성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때문으로 보인다. Ⅳ. 結 論 이 사건 범죄사실은 사기죄의 불능미수에 해당한다. 대법원이 아예 사기죄 성립자체를 부인한 것은 중간에 소를 취하한 이 사건의 사실관계를 그렇지 않은 1986년10월28일 선고 84도2386 및 1987년12월22일 선고 87도852 판결과 동일시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물론 대법원은 법률심이다. 그러나 올바른 법률의 적용은 현실적인 범죄사실에 대한 법리적인 분석없이는 불가능하다. 사기죄의 범죄성립요건에 대한 분석 그리고 미수의 각 종류와 그 요건에 대해 대법원이 적어도 기본적인 교과서 수준의 지식을 가지고 검토했더라면 결론은 달라졌을 것이다.
1997-12-15
김주수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권
法律新聞 第1649號 法律新聞社 有責配偶者의 離婚請求權 金疇洙 〈延世大法大敎授 法學博士〉 ============ 16면 ============ 이 判決은 有責配偶者의 離婚請求權과 관련되는 判決이다. 現在까지 大法院判決은 有責配偶者가 離婚請求를 한 경우에는 離婚請求를 認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判決이 有責配偶者의 離婚請求를 認容하지 않는다는 大法院의 입장을 修正한 것은 아니며, 雙方이 有責인 경우에는 어느쪽이나 離婚請求를 할수 있다고 함으로써 有責配偶者의 離婚請求를 認容하지 않는다는 法理를 적용하지 않는 것이다. 이 判決의 意義는 有責配偶者의 離婚請求權이 인정되지 않는 範圍를 限定시켰다는데 있다. 【事 實】 請求人(夫)은 1940년2월초순경 被請求人(妻)과 婚禮式을 올린지 불과 10여일만에 强制徵 用으로 日本에 끌려 감으로써 請求人과 被請求人은 別居生活을 强要당하게 되었다. 被請求人은 1942년경부터 請求外 A와 事實婚關係를 맺고 그 사이에 아들 하나를 낳고 同居하여 왔다. 한편 請求人은 日本에 계속하여 居住하면서 1947년경 請求外 B와 事實婚關係를 맺고 그 사이에 2男2女를두고 日本에서 생활하고 있다. 請求人이 1962년경 일시 歸國하여 被請求人과의 사이에 離婚合意가 이루어진 사실이 있다. 그후 被請求人이 離婚申告에 不應하자 請求人은 離婚請求訴訟을 제기한 것이다. 이에 대하여 大邱高等法院은 위와 같은 사실을 確定한 다음 「請求人과 被請求人이 다시 夫婦로 돌아간다는 것은 不可能하다 할 것이고, 이 부부관계가 破綻에 이른 것은 請求人에게 뿐 아니라 被請求人에게도 責任이 있다」고 判示하여 請求人의 請求를 認容한 제1심判決을 유지하였다. 이에 대하여 被請求人은 不服上告한 것이다. 判決理由 上告棄却=原審判決理由 기재에 의하면 原審은 청구인은 1940년2월 초순경 피청구인과 婚禮式을 올린지 불과 10여일만에 强制徵用으로 일본에 끌려갔는데 被請求人은 1942년경부터 청구외 A와 事實婚關係를 맺어 그 사이에 아들하나를 생산하여 동거하여왔고, 請求人은 일본에 거주하면서 1947년경 청구외 B와 事實婚關係를 맺어 그 사이에 2남2녀를 두고 일본에서 생활하고 있는 事實과 請求人이 1962년경 일시 귀국하여 被請求人과의 사이에 離婚合意가 이루어진 사실등을 확정한 다음 청구인과 피청구인이 다시 夫婦로 되돌아 간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할 것이고, 이 부부관계가 破綻에 이른 것은 請求人에게 뿐 아니라 被請求人에게도 責任이 있다고 판시하여 請求人의 請求를 인용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고 있는바, 이에 이르는 원심의 심리과정과 증거의 취사판단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조치는 正當하다고 보여지고 아무 違法事由도 없다. 所論論旨는 被請求人이 請求外 A와 동거하며 事實婚關係를 맺게 된 것은 糊口를 위한 부득이한 것으로 이는 被請求人을 유기한 請求人의 責任에 돌아가는 것이므로 有責配偶者인 請求人의 離婚請求를 받아들인 원심조치는 裁判上 離婚에 대한 法理를 오해한 것이라고 하나, 民法 제840조제6호는 같은 제840조제1호 내지 제5호 소정의 有責主義的 離婚原因外에 破綻主義에 따른 離婚原因으로서 기타 婚姻을 계속하기 어려운 重大한 事由를 규정하고 있는 터이고 原審判示가 請求人과 被請求人이 다시 부부로 돌아간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이 夫婦關係의 파탄에는 請求人과 被請求人 모두에게 責任이 있다는 것으로 위 民法 제840조제6호의 事由에 따른 것임이 그 판문상 명백하니 論旨는 그이유가 되지 아니함이 自明하여 받아들일 수가 없다. 【評 釋】 1,判例에 나타난 것을 보면 有責配偶者로서 離婚請求를 한 者는 전부 夫라는 것이 共通된 점이다. 그리고 原因으로서는 크게 세가지로서 蓄妾行爲를 함으로써 破綻된 경우와 妻에게 不當한 特遇를 한 것과 惡意의 遺棄를 한 것이 原因이 되고 破綻된 경우이다. 有責配偶者의 離婚請求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냐의 문제는 家族法上 심각한 문제의 하나이다. 民法제840조제6호가 규정하고 있는 破綻主義를 관철하려면 婚姻의 破綻에 대하여 全的으로 또는 主로 責任을 질 配偶者에 의한 離婚請求라 할지라도 그 夫婦關係가 客觀的으로 완전히 破綻된 것이라면 離婚이 받아들여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民法은 明文으로 規定하고 있지는 않지만 특히 蓄妾의 弊風 아직 남아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에 비추어 本妻를 보호하기 위해서 論理的인 見地에서 妾을 둔 者의 離婚請求를 배척하는 것은 부득이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와같이 有責配偶者의 離婚請求를 배척하는 것은 破綻主義에 대한 制約이라고 볼수 있지만 우리 現實이 아직 有責配偶者가 夫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만약 有責配偶者의 離婚請求를 받아들인다면 사실상 逐出離婚을 合法化시키는 결과가 되고 이로 말미암아 逐出되는 妻는 離婚후의 生活保障(財産分割請求權이 인정되지 않고 있다)과 子女의 養育權(離婚후에는 母는 親權이 없다)이 보장되고 있지 않은 民法의 實精下에서는 가혹한 희생자가 될 것이 틀림없다. 有責配偶者의 離婚請求는 현재의 論理的인 면에서도 容納될 수 없다고 본다. 2, 有責配偶者의 離婚請求를 棄却하는 判例는 1965년9월21일 65므37의 大法院判決을 리이딩 케이스로 하여 그후 數없이 나왔다. 여기에 현재까지 발표된 大法院判例중에서 리이딩 케이스를 소개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請求人인 夫(上告人)와 被請求人인 妻(被上告人)는 夫婦로서 同居하다가 妻가 임신을 하지 못하고 家庭不和가 있어서 夫는 다른 女子와 同居生活을 시작하였다. 한편 妻는 夫와 別居生活을 하기로 合意하고 別居하면서 夫가 蓄妾公務員이라는 것을 관계요로에 投書하여 夫는 권고사직을 당하였다. 이에 夫는 婚姻을 계속하기 어려운 重大한 事由(제840조제6호)에 해당한다고 하여 離婚請求를 한 것이다. 이에 대하여 大法院은 夫의 上告를 기각하면서 다음과 같이 判示하였다. 「原審이 被請求人이 임신불능이라는 사실, 請求人과 被請求人이 別居生活을 하기로 하였다는 사실, 被請求人이 1963년7월5일 假名으로 請求人에게 警告하는 취지의 書信을 發送하였을 뿐만아니라 關係要路에 投書등을 함으로써 請求人이 蓄妾公務員으로서 권고사직을 당한 사실 및 請求人과 被請求人이 別居生活과 家庭不和로 多少의 싸움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請求人이 바바리코트등을 잡아당김으로써 찢어지게 한 사실만으로는 被請求人에게 裁判上의 離婚請求事由가 있다고 인정할 수 없고, 도리어 請求人이 家庭의 不和와 男女의 本質的 平等을 無視하고 그 責任에 속하는 蓄妾行爲를 하였을 뿐만아니라 內緣의 妻인 P에게 대한 愛情에만 사로잡혀 被請求人을 돌보지 않고 냉대한 결과 가정의 파탄을 초래한 事實을 確定하고 請求人의 離婚請求를 배척하였음은 지당하다. 請求人과 被請求人사이에 請求人의 蓄妾生活에 기인한 愛情의 냉각이 있다하여 蓄妾을 請求人이 愛情의 냉각을 이유로 裁判上 離婚을 주장할 수 없을 것이며, 配偶者의 生産不能이 蓄妾의 正當한 理由가 되지 못한다」 위의 判例를 볼때에 大法院은 적어도 一般論으로서는 태도가 確立되었다고 해도 좋다. 그러나 위의 一般論을 具體的 事實의 解決에 있어서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하는 것은 문제로 남아있다. 婚姻關係가 이미 破綻되고 있는데 離婚을 拒否하여 보았자 婚姻의 回復이 可能한 것은 아니므로 이 法理의 적용은 될수 있는대로 엄격하게 좁혀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와같은 見地에서 볼 때에 大法院1974년6월11일 73므29판결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同判決의 事案은 다음과 같다. 請求人(夫)과 被請求人(妻)는 어린 나이에 早婚하여 1931년10월13일 혼인신고를 마친 法律上의 부부로서 이들은 혼인후 8년간 딸 셋을 낳으면서 원만한 夫婦生活을 하여 오다가 請求人이 요리점의 요리사로 就業하게 되면서 被請求人과 그 子女를 서울에 버려둔 채로 釜山·安州등지로 전전유랑하면서 서로 別居하게 되었다. 청구인이 釜山에 있는 요리점에 취업하고 있을때인 1933년경에 請求人의 母가 被請求人에게 改嫁할 것을 권유하고 請求人과 사이에 出生한 女兒를 데리고 釜山에 내려감으로써 被請求人은 홀로 서울에서 살게 되었고 이에 請求人으로부터 生活費의 支給을 받지 못하여 오던 被請求人은 家出하여 食母살이를 하면서 生計를 유지하여 오다가 1945년경에 請求外 A와 再婚하여 그와 9년간 同居生活을 하다가 死亡하게 되었다. 한편 請求人은 被請求人이 A와 同居生活을 하게된 뒤인 1947년에 請求外 B와 再婚하여 현재까지 그와 同居生活을 하면서 2남1녀의 子女를 낳았다. 이러한 事案에 대하여 大法院은 서울高法의 離婚認 ============ 15면 ============ 容判決을 破棄還送하여 다음과 같은 要旨의 判決을 하였다. 즉, 「請求人은 被請求人을 10여년간 홀로 남겨놓고 他地를 전전하고 마지막에는 被請求人으로 하여금 多年間 식모살이를 하면서 生計를 유지하도록 버려두어 돌아보지 아니하여 惡意로 유기한 것으로 보여질 뿐이거나 被請求人이 견디다 못하여 請求外 A에게 改嫁 동서하게 된 것을 기다려 請求人이 請求外 B와 再婚하여 현재에 이른 사실을 볼 수 있다 할것이므로 그렇다면 請求人과 被請求人 間의 婚姻의 破綻은 그 責任이 오로지 請求人에게 있는 것이라 아니볼 수 없는 바인즉 이러한 有責者인 請求人의 離婚請求는 허용될 수 없다.」 3. 위의 判決을 볼때에 事案이 本判決과 비슷한 것을 알 수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위의 判決은 請求人이 자기 意思에 의하여 被請求人을 惡意로 遺棄한 것인데 反하여 本判決은 請求人이 日帝에 의하여 强制徵用을 당함으로써 他意에 의하여 被請求人과 別居生活을 하게된 것이 다르다. 이러한 점에서 위의 判決은 請求人을 有責配偶者로 본 反面에 被請求人은 有責者로 보지 않았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에 反하여 本判決에 있어서의 請求人인 被請求人을 惡意로 遺棄한 것은 아니며, 請求人이 1940년에 强制徵用을 당했는데 被請求人은 1942년경에 請求外맺 A와 事實婚關係를맺었고, 請求人은 解放후 故國에 돌아오지 않고 日本에 계속 居住하면서 1947년경 請求外B와 事實婚關係를 맺었기 때문에 쌍방에 有責事由가 있다고 본 것으로 생각된다. 이와같이 볼때에 위 大法院判決과 本判決은 분명히 차이가 있으며, 따라서 前者에 대해서는 有責配偶者의 離婚請求로서 이를 배척하고 後者에 대해서는 쌍방이 有責이기 때문에 어느 쪽에서도 離婚請求가 認容될수 있다고 본 것은 妥當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有責配偶者의 離婚請求로서 이를 배척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기준을 고려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① 被請求人에게도 離婚意思가 있고 그 離婚意思가 反訴로써 표시된 경우에는 請求人이 有責配偶者라고 하여 離婚請求를 배척할 이유는 없다. 그뿐만 아니라 離婚請求人에게 離婚意思가 있다고 인정되지만 傲氣나 反感등에서 表面的으로 離婚을 拒否하고 있는 경우에는 被請求人에게는 請求人과 正常的인 婚姻關係를 계속할 意思가 없다고 볼 수 있을 것이므로 역시 有責者인 請求人의 離婚請求를 배척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② 請求人의 有責性이 문제되는 것은 請求人의 行爲에 기인하여 婚姻破綻이 생긴때에 한하여야 한다. 따라서 다른 原因에 의하여 이미 婚姻이 破綻되어 있는 경우에는 설사 請求人에게 有責的인 行爲가 있더라도 그것으로써 離婚請求를 棄却해서는 안된다. 예컨대 婚姻이 이미 다른 原因으로 거의 破綻되어 버린 事情下에서 夫가 不貞行爲를 하였다고 하여 夫의 不貞만을 들어 夫를 有責配偶者라고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大判 1960년4월28일 63다740,大判 1970년2월24일 69므13참조). 왜냐하면 有責配偶者의 離婚請求拒否의 法理는 自身이 離婚을 破綻시키는 有責行爲를 한 者가 破綻을 이유로 離婚이라는 法的利益을 주장할수 없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③ 夫婦關係는 相互的인 것이므로 婚姻破綻의 責任도 많든 적든 兩者에게 있는 경우가 보통이다. 그러한 때에 請求人에게 輕한 責任이 있고 被請求人에게 重한 破綻의 責任이 있는 경우에는 비록 被請求人에게 離婚意思가 없더라도 離婚請求는 認定되어 무방하다. 그뿐만 아니라 請求人과 被請求人 쌍방에 같은 정도의 破綻의 責任이 있는 경우에도 離婚請求는 認容되어야할 것이다. 위와같은 기준에서 볼때에 本判決의 事案은 세번째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본다. 그러한 의미에서 本判決은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1974년6월11일 73므29의 大法院判決에 있어서는 請求人이 惡意의 遺棄者로서 有責配偶者임에 틀림없지만 被請求人이 일단 다른 男子와 事實上 婚姻을 하여 9년간이나 同居生活을 하다가 死別한 事實이 있다는 점에서 첫번째의 기준인 被請求人의 傲氣나 反感등에서 表面的으로 離婚을 拒否하고 있는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가 생각된다. 그러한 의미에서 위의 判決에서도 請求人의 離婚請求가 認容되었어야 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1986-08-25
김주수
친족의 개념과 그 범위
法律新聞 第1443號 法律新聞社 親族의 槪念과 그 範圍 金疇洙 〈延世大 法大교수 法學博士〉 ============ 11면 ============ 〈事件表示〉 ①大決1982.1.19,81스25-29,後見人解任 및 選任請求事件, ②大判1975.1.14,74다1503 所有權移轉登記抹消請求事件,③大判 1980.3.25,79도2874竊盜事件,④大判 1980.9.9.80도1335竊盜事件,⑤,大判 1980.4. 22,80도485 夜間住居侵入竊盜事件, 參照條文 제767조,제768조,제769조,제777조 親族이란 말은 우리나라 民法과 日本法 (日民725조) 에만 規定하고 있는 觀念으로서 民法767조가 規定하고 있는 바와 같이 配偶者·血族 (自然血族·法定血族) 및 姻戚의 總稱이다. 우리民法上의 親族이라는 總括的 觀念은 반드시 血緣을 기초로 한것이 아니고 종래의 有服親의 觀念을 계승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종래의 慣習上의 有服親은 具體的으로 그 範圍를 列擧하고 있었는데 現行民法에는 親族範圍를 抽象的으로 規定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民法777조참조) 血族의 槪念 (民法768조참조) 과 姻戚의 槪念 (民法769조참조) 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기때문에 親族의 槪念과 그 範圍를 둘러싸고 解釋上 문제가 적지않다. 기왕에 나온 大法院判例 5개를 볼때에 妥當하게 해석했다고 볼수있는 判例도 있지만 해석상 문제가 있다고 보여지는 判例도 있어서 여기에 綜合的으로 評釋하고자 한다. 一, 大法判例 ①大決 1982년1월19일 81스25-29=再抗告理由를 본다 (再抗告理由補充書는 理由書제출기간 경과후에 제출된 것이므로 再抗告理由를 보충하는 범위내에서 判斷한다) 民法제932조에는 遺言에 의한 後見人의 지정이 없는때에는 未成年者의 配偶者, 直系血族, 3촌이내의 傍系血族, 戶主의 順位로 後見人이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未成年者의 直系血族이라 함은 특히 父系直系血族으로 制限한바가 없고, 또 이를 父系直系血族에 限한다고 해석할 理由도 없으므로 直系血族은 父系이거나 母系이거나 관계없이 그 順位의 法定後見人이 된다고 볼것이고 未成年者가 婚姻한 때에는 成年으로 擬制되므로 (民法제826조의2) 所論의 旣婚女子가 未成年者인 때의 後見人의 順位에 관한 規定은 無意味한 것이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그 後見人의 順位에 관한 民法 제934조에는 「配偶者의 直系血族」에 限하도록 特別規定이 있는 경우이므로 제932조의 未成年者의 直系血族이라는 槪念을 父系血族에 限하는 것으로 해석할 根據는 되지못하며, 論旨가 지적하는 本院의 判例는 財産相續의 順位에 관한 規定에서 被相續人의 兄弟姉妹란 被相續人의 父系傍系血族만을 의미한다는 취지로서 이건 後見人의 法定順位를 정한 民法제932조의 기준과 一致하여야 한다고는 보여지지 아니하므로 이 事件에는 적절한 것이 되지못한다. ②大判1975年1月14日, 74다1503=民法제1000조 제1항 제3호의 이른바 被相續人의 兄弟姉妹라 함은 被相續人의 父系傍系血族을 의미한다고 할 것인바, 原審이 유지한 제1심 判決理由에 의하면, 제1심은 이事件 문제의 土地는 亡 유봉구와 亡 지현의 딸인 訴外 유동인의 所有인데, 위 유봉구가 1974년11월14일 死亡하자 위 지현은 訴外 여조현의 內緣의 妻로 再嫁하여 原告의 生母인 여운정을 出産하였는바, 위 유동인과 原告의 生母인 여운정은 異姓同腹의 姉妹關係에 있다고 할것인즉, 위 유동인이 1969年6月3日 子女등 相續할 近親없이 死亡하고 原告의 위 生母 또한 1945月3月11日에 死亡하였으므로, 原告는 代襲相續人으로 이 事件請求에 이르렀다는 주장에 대하여 原告는 代襲相續人이 될수 없다고 하여 이를 배척한 조치는 앞에서 본바와 같이 正當하고, 거기에 論旨가 지적하는 바와 같은 財産相續에 관한 法理를 오해한 違法이 없다. ③大判1980年3月25日, 79도2874=被告人은 이 事件 竊盜被害者 황정자는 자기의 姑母 아들의 夫人 즉 고종4촌형수라는 陳述이 있고 被害者 황정자는 被告人이 자기 남편의 外3촌 아들이라 하고 處罰을 원치아니한다고 陳述하고 있음을 알수 있는바, 위 被害者 황정자의 陳述이 事實이라면 被害者 황정자와 被告人은 刑法 제344조에 의하여 準用되는 刑法 제328조 제2항 所定의 親族關係가 있다 할것이다. (民法 제777조 제4호 참조). ④大判1980年9月9日, 80도1335=血族이라함은 民法 제768조가 規定하기를 자기의 直系尊屬, 卑屬, 자기의 兄弟姉妹와 兄弟의 直系卑屬, 자기의 直系尊屬의 兄弟姉妹 및 그 兄弟의 直系卑屬이라 하였다. 이에 따르면, 甲 (자기) 의 姉妹의 直系卑屬 즉 甥姪이나 姨姪은 血族이 아닌것 같으나 생질 또는 이질 측에서 볼때 甲은 그들의 直系尊屬의 兄弟姉妹에 해당되므로 血族關係에 있다고 할것이며, 또 甲의 直系尊屬의 姉妹의 直系卑屬중 姑從4촌은 위의 경우와 같고 고종4촌 측에서 볼 때 甲은 그들의 直系尊屬의 兄弟의 直系卑屬에 해당되어 血族關係가 있다 할것이나, 이종4촌인 경우는 어느 측에서 보아도 그들의 直系尊屬의 姉妹의 直系卑屬밖에 되지 아니하니, 血族關係에 있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이를 民法 제777조 제2호에 規定된 4촌 이내의 母系血族이라 할수 없는 것이다. ⑤大判1980年4月22日, 80도 485=原審이 유지한 1審判決 거시의 증거에 의하면, 그 判示事實이 適法히 인정되며, 외할머니의 親同生이 民法 所定의 親族이라 할수없고 被告人이 所論과 같이 本件 被害者의 승낙을 받았다고 볼 아무런 자료도 없으므로 論旨는 모두 理由없다. 二, 評 釋 ①大決 1982년1월19일 81스25-29에 대하여, 大法院 決定에 의하면 民法제932조에는 마지막으로 親權을 行使하는 者가 遺言에 의하여 後見人을 指定하지 않았을 경우에 未成年者의 配偶者 (配偶者는 成年擬制制의 新設도 적용될 여지가 없다), 直系血族, 3寸 이내의 傍系血族, 戶主의 順位로 後見人이 된다고 規定하고 있는데 여기서 「未成年者의 直系血族이라 함은 특히 父系血族으로 制限한바가 없고, 또 이를 父系直系血族에 限한다고 해석할 理由도 없으므로 直系血族은 父系이거나 母系이거나 관계없이 그 順位의 決定後見人이 된다」고 判示하고 있다. 「血族」에 대해서는 우리 民法은 제777조에서 분명히 「8寸이내의 父系血族」과 「4寸이내의 母系血族」을 親族의 範圍로 規定하고 있으므로 「血族」에 父系血族뿐만 아니라 母系血族이 포함됨은 해석상 당연하다. 따라서 「血族」이라고 할 때 그것을 「父系血族」에국한시켜서 해석한 根據는 現行民法上으로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이에 學說에서는 民法제932조에 規定하는 「直系血族」과 「3寸 이내의 傍系血族」의 개념에 대해서 「父系와 母系의 血族·法定血族을 포함함은 물론이다」 (金疇洙 註釋 親族·相續法 (全訂版) 354面참조) 라고 해석하고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위 大法院의 決定은 「直系血族」의 개념을 옳게 해석하였다고 할 수 있다. ②大判 1975년1월14일, 74다1503에 대하여, 大法院判決은 第3順位의 財産相續人인 兄弟姉妹에 대하여 「被相續人의 父系傍系血族을 의미한다」고 해석함으로써 母系의 형제자매는 이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이判決의 事案을 보면 亡 유봉구와 亡 지현 사이에서 出生한 딸 유동인이 그의 父 유봉구가 死亡함으로써 그의 財産을 相續하였고, 한편 亡 지현이 그의 夫가 死亡한후 여조현에게 再嫁에 여운정을 出産하였다. 그러므로 유동인과 여운정은 異姓同腹姉妹이다. 그런데 그후 유동인이 子女등 相續할 近親이 없이 死亡하고 異姓同腹의 자매인 여운정 또한 死亡하였으므로 여운정의 子인 原告가 代襲相續人으로서 所有權移轉登記抹消를 청구한 것이다. 이러한 事件에 대하여 大法院은 형제자매를 「부계」로 국한시켜 해석함으로써 原告에게 代襲相續權을 인정하지 않았다. 만약 事案을 달리하여, 相續財産이 순전히 지현의 財産이었다고 할 경우에 그 相續財産은 異姓同腹姉妹인 유봉구와 여운정에게 相續되는 것이 否定될 수 있을까? 그들은 똑 같이 지현의 直系卑屬이므로 母로부터의 相續을 否定할 理由가 없을 것이다. 나아가서 위와 같은 事案의 경우에, 유봉구가 먼저 死亡하였다면 여운정의 子의 유봉구에 대한 代襲相續權을 否定할 理由가 있을까? 私見에 의하면, 이러한 경우에 父系의 兄弟姉妹가 아니라고 해서 相續權을 否定할 理由가 되지 못한다고 본다. 反對로 父系의 兄弟姉妹의 경우에는 同姓이면 異服이라도 相互間에 相續權을 인정하면서, 母系의 경우에는 父가 다르면 相互間에 相續權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法的根據가 없는 해석이며 父系家産의 離散을 막기 위한 家父長制家族制度的 해석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 ③大判1980年3月25日, 79도2874에 대하여, 被害者인 姑從4촌 형수측에서 볼때에 被告人이 자기 남편의 外3寸의 아들이므로, 民法 제777조 제4호에 規定하는 夫의 4寸이내의 母系血族에 해당한다. 따라서 姻戚이 된다. ④大判 1980年9月9日, 80도1335에 대하여, 直系尊屬의 姉妹의 直系卑屬인 姨從兄弟姉妹가 親族이냐 아니냐 하는 것이 문제이다. 이 判決은 民法 제768조에 直系尊屬의 姉妹의 直系卑屬에 대해서는 規定하는 바 없으므로, 血族에 해당하지 않으며, 따라서親族이아니라고判示하고있다. 自然血族에는 父系血族과 母系血族이 있다. 그런데, 民法 제768조에 의하면, 血族의 定義라고 하여 「自己의 直系尊屬과 直系卑屬을 直系血族이라하고, 自己의 兄弟姉妹와 兄弟의 直系卑屬 (예컨대 姪등), 直系尊屬의 兄弟姉妹 (예컨대 伯叔父와 姑등) 및 그 兄弟의 直系卑屬 (예컨대 從兄弟姉妹등)을 傍系血族이라 한다」고 規定하고 있다. 이 規定에 의하면, 「姉妹의 直系卑屬 (예컨대 甥姪등)과 「直系尊屬의 姉妹의 直系卑屬(예컨대 內從兄弟姉妹 姨從兄弟姉妹 등)」이 傍系血族의 定義에서 빠지고 있다. 立法經過를 볼때에, 애당초 이것들은 姻戚으로 넣으려고 하였었다. 그러나 이것은 女系血族을 完全히 無視한 것으로서 不當하다. (舊慣習法에서는 姉妹의 直系卑屬 (즉 생질) 과 姑母의 直系卑屬 (즉 內從兄弟姉妹) 은 本宗有服親이며, 姨母의 直系卑屬 (즉 姨從兄弟姉妹) 은 母宗有服親이다). 따라서, 이것은 例示로 보고, 姉妹의直系卑屬과 直系尊屬의 姉妹의 直系卑屬도 血族으로 포함시키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同旨:鄭光鉉·新親族相續法要論498面) 따라서 本判決에는 贊成할수 없다. ⑤大判 1980年4月23日, 80도485에대하여 이 判決은 外祖母의 親同生을 親族으로 보지 않고 있는데, 이것은 해석상 문제를 안고 있다고 본다. 外祖母는 母의 母이므로 直系尊屬이다. 現行法上 外祖母를 直系尊屬으로 보지 않을 法的 根據는 없다. (①에서 소개한 大法院 法定을 참조). 그렇다면, 直系尊屬의 親同生은 民法 제768조에 規定하고 있는 「直系尊屬의 兄弟姉妹」에 해당되고, 民法 제777조 제2호의 「4寸이내의 母系血族」에 포함되므로, 親族이라고 보아야 할것이다. 따라서, 本判決에 贊成할 수 없다.
1982-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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