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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병역
형사일반
민간인에 대한 군형법 제94조 적용의 헌법적 문제
서울고법은 지난해 10월 22일 사이버사령부의 댓글활동사건에 관한 항소심(2019노772)에서 민간인인 A에 대하여 군형법 제94조를 적용하여 유죄로 판결하였다. 그런데 군형법 제1조는 원칙적으로 대한민국 군인을 적용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예외적으로 군사상 기밀누설죄, 유해음식물 공급죄, 초병에 대한 죄 등 열거된 범죄에 대해서만 민간인도 적용대상으로 하고 있다. 항소법원은 이 사건에서 군형법 제1조에도 불구하고 형법 제8조와 제33조를 근거로 군형법 제94조를 적용하였다. 항소법원은 군형법의 총칙으로 형법 총칙이 적용되고 이에 따라 형법 제33조가 적용되면 군인이 아닌 자도 군인과 공모하면 공범으로 군형법이 적용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래서 항소법원은 피고인 A가 현역군인인 사이버사령관 등과 공모하였다는 이유로 군형법 제94조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군형법 제94조는 군인의 정치 관여를 처벌하는 규정으로 같은 법 제1조 제4항에 따르면 민간인에게는 적용할 수 없다. 이 사건이 발생했던 당시 피고인 A는 공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이지만 군인 등의 신분을 갖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군형법 제94조의 적용대상이 아니었다. 그렇지만 항소법원은 신분관계가 없는 민간인이라 하여도 군인과 공모하여 군형법 위반죄를 저지르면 형법 제33조와 제8조에 따라 군형법 위반죄의 공범이 된다고 보았다. 항소법원의 이 판결은 군형법이 형사특별법이란 점과 형법 제8조 단서에서 다른 법령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때에는 예외로 한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았다. 군형법은 군의 특성을 고려하여 일반형법의 특별법으로 제정·시행되고 있는 법률이다. 형법이 있음에도 군형법을 시행하고 있는 것은 국가안보와 국민의 생명과 자유를 수호하는 군의 중요성을 전제로 일반 범죄와 구분하여 별도로 처벌하려는 목적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군형법은 제1조부터 그 적용대상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으며 민간인은 군형법에 명문의 규정이 없는 한 적용되지 않는다. 군형법 제1조 제4항은 민간인이라 하여도 열거된 범죄에 한정하여 군인에 준하여 적용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이는 민간인이라 하여도 국가안보에 종사하고 있는 군에 대하여 피해를 주는 범죄행위에 대해서는 군형법을 적용하여 가중처벌해야 할 필요성 때문이다. 그런데 군형법상 규정된 모든 범죄에 대하여 형법상 공범규정을 적용하여 민간인을 적용대상으로 하는 것은 확대해석으로 죄형법정주의를 위배하는 것이다. 이 사건의 피고인 A는 사건 당시 국방부장관의 신분이었다. 국방부장관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무위원이며 헌법 제87조 제4항에 따라 현역군인은 국무위원이 될 수 없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국방부장관은 군인이 아니다. 군인이 아닌 국방부장관은 군형법 제1조 제4항이 규정하고 있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한 군형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피고인 A에게 적용된 군형법 제94조는 군인의 정치관여를 차단하여 헌법 제5조 제2항에 따른 군의 정치적 중립을 준수하기 위한 규정이다. 이는 헌법 제86조 제3항과 제87조 제4항의 국무총리와 국무위원의 문민원칙과 그 맥을 같이 한다. 국방부장관은 군인이 아니기 때문에 군형법 제1조에 따라 같은 법 제94조의 적용대상이 될 수 없다. 군형법 제1조 제4항은 제94조 정치관여죄의 적용대상에 민간인을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형법과 군형법상 관련 규정에 따라 군형법 제94조는 민간인에게 적용할 수 없다. 민간인이 군인과 공모하여 군형법 제94조를 위반하였다고 해도 민간인은 정치적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보장받기 때문에 군형법 제94조를 적용할 수 없다. 만약 민간인을 공범으로 하여 군형법 제94조를 적용한다면 헌법 제21조, 제8조, 제37조 제2항 등을 위배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 A가 지휘감독관계에 있는 소속공무원인 군인들에게 그런 행위를 시킨 것이 문제라고 한다면 군인의 신분을 가진 자와는 별개로 형법상 직권남용죄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해야 하고 군형법 제94조를 적용할 것은 아니다. 김상겸 교수 (동국대 법학과)
정치관여
군사이버사령부
군형법
김상겸 교수 (동국대 법학과)
2021-01-25
군사·병역
형사일반
압수·수색영장 기재 혐의와 무관한 포괄적 압수물의 증거능력
국방부 조사본부는 방위사업청 소속 군인이 방위사업체 직원 甲, 乙로부터 뇌물을 수수하였다는 혐의로 압수·수색영장(제1영장)을 발부받아, 甲의 외장하드 및 乙의 업무서류철을 압수하였다. 한편, 기무사는 별도로 A회사 직원 丙이 Y사업 관련 군사기밀을 탐지·수집·누설하였다는 혐의로 압수·수색영장(제2영장)을 발부받아, Y사업 관련 군사기밀뿐 아니라 다른 방산물자 관련 자료를 다수 압수하였다. 기무사는 수사과정에서 제1영장에 의해 압수된 甲의 외장하드에 丙이 작성한 관련문서가 저장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고, 조사본부에 요청하여 제1영장 압수물을 열람 후 丙에 대한 ‘군사기밀보호법위반’ 혐의로 제1영장 압수물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제3영장)을 발부받아, 제1영장 압수물 중 Y사업 관련 군사기밀이 담긴 전자정보 및 서류의 사본을 압수하였고, 이를 기초로 甲, 乙이 丙과 공모하여 Y사업 관련 군사기밀 탐지·수집·누설하였다는 범죄혐의까지 수사를 확대하였다. 기무사는 丙에 대해 발부된 제3영장으로 丙과 무관한 甲, 乙에 대한 자료들까지 압수한 것은 위법함을 인지하여 제3영장 압수물 중 丙과 관련된 자료를 제외한 나머지 압수물을 甲, 乙에게 환부한 후 곧바로 미리 발급한 압수·수색영장(제4영장)에 의해 다시 압수하였고, 甲, 乙, 丙을 군사기밀보호법위반으로 기소하였다. 이에 대해, 1심 및 서울고등법원은 위 4차례의 압수·수색영장의 집행은 모두 위법하고, 그 절차를 통해 수집된 압수물과 이를 기초로 수집된 관련자 진술 등 2차적 증거는 모두 위법수집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시하였다. 즉, 제1영장 집행의 경우 甲이 범죄혐의와 무관한 정보를 제외할 것을 요청했음에도, 수사관이 키워드 검색 등 유관정보를 선별하려는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은 채 외장하드 자체를 압수하여 반출한 점은 위법하고, 업무 서류철의 경우 각 서류의 표지만으로도 작성자가 乙이 아님을 쉽게 알 수 있는데도 이를 전혀 확인하지 아니하고, 업무철로 된 서류 전체를 압수하였으며, 압수 이후에도 압수된 서류와 뇌물수수 혐의 사이의 관련성을 전혀 조사하지 아니한 채 계속 보관한 점은 위법하고, 제2영장 집행의 경우 Y사업 관련 문건 외 다른 문건 다수를 압수한 것은 압수대상을 벗어난 압수로서 위법하고, 제3영장 집행의 경우 제1영장에 의해 위법하게 압수된 압수물의 추가 압수는 그 자체로 위법하며, 기무사 수사관이 국방부 조사본부에 찾아가 압수물을 열람한 행위는 수색에 해당하므로, 최초 피압수자인 甲, 乙의 동의 및 참여 없이 이를 열람하는 것은 위법한 수색이고, 제4영장 집행의 경우 제1, 3영장에 의한 위법한 압수물을 재압수하는 것은 그 자체로 위법하고, 위법한 압수물에 대하여 추가적인 제4영장을 미리 발부받아 놓은 다음, 압수물을 환부한 후 곧바로 재압수하는 것은 절차를 지킨 것처럼 외양을 갖춘 것에 불과하다고 판시하면서, 나머지 증거들만으로 해당정보들이 위법하게 수집·탐지·누설된 것인지 증명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甲, 乙, 丙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수사기관의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은 원칙적으로 영장 발부의 사유로 된 범죄 혐의사실과 관련된 부분만을 문서 출력물로 수집하거나 수사기관이 휴대한 저장매체에 해당 파일을 복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저장매체 자체를 직접 반출하거나 저장매체에 들어 있는 전자파일 전부를 하드카피나 이미징 등 형태로 수사기관 사무실 등 외부로 반출하는 방식으로 압수·수색하는 것은 현장의 사정이나 전자정보의 대량성으로 관련 정보 획득에 긴 시간이 소요되거나 전문 인력에 의한 기술적 조치가 필요한 경우 등 범위를 정하여 출력 또는 복제하는 방법이 불가능하거나 압수의 목적을 달성하기에 현저히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때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허용될 수 있을 뿐이다(대법원 2011모1839 전원합의체 결정). 이처럼 저장매체 자체 또는 적법하게 획득한 복제본을 탐색하여 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를 문서로 출력하거나 파일로 복제하는 일련의 과정 역시 전체적으로 하나의 영장에 기한 압수·수색의 일환에 해당하므로, 그러한 경우의 문서출력 또는 파일복제의 대상 역시 저장매체 소재지에서의 압수·수색과 마찬가지로 혐의사실과 관련된 부분으로 한정되어야 함은 헌법 제12조 제1항, 제3항과 형사소송법 제114조, 제215조의 적법절차 및 영장주의 원칙이나 비례의 원칙에 비추어 당연하다. 따라서 수사기관 사무실 등으로 반출된 저장매체 또는 복제본에서 혐의사실 관련성에 대한 구분 없이 임의로 저장된 전자정보를 문서로 출력하거나 파일로 복제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영장주의 원칙에 반하는 위법한 압수가 된다. 또한 서류에 대한 압수수색은 압수·수색영장에 기재한 혐의사실과 객관적 관련성이 있고 압수·수색영장 대상자와 피의자 사이에 인적 관련성이 있는 것에 한하여 압수수색할 수 있다(대법원 2016도13489 판결). 이 사건 판결은 수사기관이 수사목적 달성을 위해 압수·수색함에 있어, 수사상 편의로 수사대상 혐의와 무관한 컴퓨터 저장장치, 서류철까지 전부 압수 후 장기간 보관하면서, 이를 별건 수사에 활용하는 경우, 해당 증거들은 물론 그 증거들에 기초하여 수집된 2차 증거는 모두 위법수집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다는 점을 명백히 하였다. 이 사건 판결은 향후 이러한 위법한 압수·수색 관행을 억제하게 함으로써 수사기관이 증거수집 과정에서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구현하고자 하는 적법절차와 영장주의의 정신에 충실히 따를 것을 요구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할 것이다. 이태한 변호사 (법무법인 동인)
증거능력
방위사업
압수
위법수집증거
군사기밀보호법
이태한 변호사 (법무법인 동인)
2019-09-25
[판례해설] 수은이 들어 있는 독감예방접종과 국가의 소멸시효 주장이 권리남용인지 여부
원고는 제대를 3개월 앞두고 있던 2004년 9월 의무대에서 독감예방접종을 받았다. 며칠 지나지 않아 예방접종을 받은 어깨 부위에 심한 통증이 생겼고 검사결과 이물질 주입상태라는 진단이 내려졌다. 그 후 원고는 ‘오른쪽 어깨 이물 주입상태’라는 병명으로 공무상병 인증서를 교부받고 만기 제대하였다. 제대 후 병원에서 혈액검사 결과 혈중 수은 농도가 120(참고치 5미만)으로 측정되었고 조직검사결과 이물질이 수은으로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자, 원고는 수은덩어리를 적출하는 수술을 받았다. 원고는 2006년 6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였으나 독감예방접종 과정에서 수은이 주입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설령 국가의 과실로 수은이 주입된 것이라고 해도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군인이 직무집행과 관련하여 공상을 입은 경우에 다른 법령에 따라 재해보상금·유족연금·상이연금 등의 보상을 지급받을 수 있을 때에는 이 법 및 민법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에 기하여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없다는 이유로 기각되었다. 원고는 손해배상소송 도중이던 2007년 보훈청에 국가유공자등록신청을 하였으나 보훈청은 독감예방접종 과정에서 수은이 주입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국가유공자요건비해당 결정을 하였다. 원고는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하였고 1,2,3심 모두 원고가 승소하였으나(최종승소까지 4년이 걸렸다), 부상 정도가 상이등급기준에 미치지 못하여 2011. 10. 5. 보훈청은 원고에 대해 다시 국가유공자비해당 결정을 하였다. 그 후 원고는 2015년에 다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였다. 국가배상법 제8조 본문 및 민법 제766조 제1항에 따라 국가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에 대해서도 3년의 단기소멸시효가 적용되는데, 보훈청이 원고에 대해 국가유공자비해당 결정을 한 2011. 10. 5.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3년이 이미 지난 뒤였다. 1심은 소멸시효는 완성되었지만 국가가 소멸시효 주장을 하는 것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보았으나, 2심은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에서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처럼 사실상 행정소송을 강요하는 것이 정당한지, 원고가 2006년 6월에 제기한 손해배상소송과 이 사건 손해배상소송 사이의 기판력 문제 등도 중요한 쟁점이지만(1심은 기판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보았고, 2심은 ‘명시적 일부청구설’에 근거하여 일부에 대해서는 기판력이 미친다고 보았다), 여기에서는 소멸시효 주장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만 검토한다. 소멸시효에 기한 항변권의 행사가 권리남용에 해당할 경우에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은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이다(대법원 1999. 12. 7. 선고 98다42929 판결 등). 그러나 대법원은 소멸시효 완성의 주장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평가하는 것은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대법원 2016. 9. 30. 선고 2016다218713, 218720 판결)고 판시하여 매우 엄격한 요건하에서만 이를 인정하고 있다. 소멸시효 제도는 법률관계의 주장에 일정한 시간적 한계를 설정함으로써 그에 관한 당사자 사이의 다툼을 종식시키려는 것으로 누구에게나 무차별적·객관적으로 적용되는 시간의 경과가 1차적인 의미를 가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타당하다고 판단된다. 대법원은 ‘원고가 국가의 위법한 재소자에 대한 집필허가불허와 동료 수감자로부터 폭행을 당하게 한 계호의 소홀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에서 교도소 내에서는 집필허가를 받지 않는 한 어떠한 서류도 작성할 수 없다는 점 등을 근거로 권리남용을 인정하였고(대법원 2003. 7. 25. 선고 2001다60392 판결), 근로자가 추가 퇴직금 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이 객관적으로 불가능한 사실상의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보아 사용자의 소멸시효 항변이 신의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02. 10. 25. 선고 2002다32332 판결)고 인정하였다. 이 사안의 경우 국가는 원고가 제기한 2006년 6월 소송 및 국가유공자등록 관련행정소송에서 책임을 부정하며 다투었고 원고가 4년에 걸친 행정소송을 통해서 겨우 승소한 점, 신체검사결과가 상이등급기준에 미치지 못하게 된 것은 원고가 자신의 노력과 비용으로 수은덩어리를 적출하였기 때문인 점 등은 원고에게 유리한 사정이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결정적으로 소멸시효가 문제된 것은 원고가 2011. 10. 5. 보훈청으로부터 최종적으로 국가유공자비해당 결정을 받고도 3년이 지나서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였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국가가 원고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소멸시효를 원용하지 않을 것 같은 태도를 보였다는 사정은 기록상 확인되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2심의 판단은 타당해 보인다. 채영호 변호사 (법무법인 원)
채영호 변호사 (법무법인 원)
2017-10-20
국가배상
군사·병역
판례해설 - 군대간 아들이 사지마비가 되어 돌아왔다면? - 국가배상법과 이중배상금지원칙의 해석
서울고등법원 2016. 12. 1. 선고 2014나2011749 판결 오윤회(가명)씨는 강원도 양구에서 군복무를 하다 결핵성 흉막염과 뇌수막염 진단을 받고 전역한 사람입니다. 입대 이후 체중이 102kg에서 62kg까지 줄었던 오씨는, 2010년 8월 유해발굴작업 도중 두통, 메스꺼움, 구토 등의 증상을 호소하며 사단 의무대에 입원하게 됩니다. 오씨는 같은 해 11월 뇌 단층촬영(CT)을 반복한 다음에야 결핵성 뇌수막염 진단을 받고 민간병원으로 옮겨져 최초로 결핵약을 투여 받을 수 있었습니다. 결국 오씨는 사지가 마비되어 거동을 할 수 없고 의사표현도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오씨의 부모는 대한민국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오씨가 국가유공자법에 따라 공상군경으로 인정되어 국가보훈처로부터 보상금을 지급 받고 있지만, 그와 별개로 부모의 위자료청구권이 성립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군부대는 오씨가 위중한 상황이었음에도 부모에게 어떠한 연락도 취하지 않았고, 오씨의 전화를 받고 뒤늦게 국군병원에 갔을 때는 이미 오씨가 의식을 잃어 대화도 어려운 상태였다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오씨가 이미 증상이 나타났음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결핵균이 잠복기를 지나 활성화된 11월에 이르러서야 민간병원에서 진료를 받게 한 점도 문제 삼았습니다. 이에 대해 피고는 오씨가 이미 국가유공자법에 의한 보상금을 지급 받은 이상,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에 따라 별도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항변하였습니다. 1심 법원은 피고 대한민국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오씨가 이미 공상군경으로 인정되어 국가유공자법에 의한 보상금을 받고 있으니,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가 적용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서울고등법원은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립니다.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는 이른바 ‘이중배상금지원칙’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군인, 군무원, 경찰공무원 또는 향토예비군대원이 전투, 훈련 등 직무집행과 관련하여 전사, 순직하거나 공상을 입은 경우에 본인이나 그 유족이 다른 법령에 따라 재해보상금, 유족연금, 상이연금 등의 보상을 지급 받을 수 있을 때는 이 법 및 민법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되어 있습니다. 한 마디로 군인이나 유족이 법령에서 정한 보상금을 받으면 국가에 별도로 불법행위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입법 당시부터 평등권 및 청구권 침해로 위헌논란이 끊이질 않던 조항입니다. 다만 1972년 유신헌법에서 헌법 조문으로 아예 이중배상금지를 못박아 버리고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바람에, 헌법 개정이 되지 않는 한 국가배상법 규정의 효력 자체를 문제 삼기는 어렵습니다. 대신 법원은 손해배상청구권이 배제되는 당사자의 범위를 한정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합니다.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에 따르면 ‘본인’과 ‘유족’의 손해배상청구권이 배제되고, ‘유족’의 사전적 의미는 ‘전사, 순직한 군인 뒤에 남은 가족’이니, 공상을 입은 군인의 가족은 이 ‘유족’의 개념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국가유공자법에서 공상군경에게 지급하는 수당이나 지원금 내역을 보면 모두 공상군경 본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가족들에게 이러한 지원이 없다는 점도 지적하였습니다. 군인이 사망한 경우 유족들은 보상금 지급 대상이 되는 점에 비추어 형평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법원은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가 ‘사망군인 및 유족’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으로 해석하여, 오씨의 부모가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길을 열어둔 것입니다. 그간 이중배상금지원칙의 위헌성과 해결책에 관한 논의는 주로 사망군인과 유족들의 사례에 집중되었습니다. 정부는 군인연금법이나 국가유공자법의 보상금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국가배상법 단서 조항의 문제를 우회적으로 해결해 왔는데, 공상군경의 가족들에 대해서는 보상의 공백이 있었습니다. 이번 판결은 국가배상법 해석을 통해 그 공백을 일부 메웠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물론 군대에서 사지가 마비되어 돌아온 자식을 보는 부모의 찢어지는 가슴은 그 무엇으로도 메워지지 못할 것입니다.
국가배상
국가유공자
이중배상금지
2016-12-23
노동·근로
행정사건
판례해설 - 휴직공무원과 대체근로자의 급여차별 시정
1. 사실관계 육군사관학교는, 도서관 사서인 8급 군무원 A가 육아로 휴직하게 되자, 2013. 11. 25. '군무원 육아휴직 대체인력 모집공고'를 냈다. B는 위 공고를 보고 응시해 합격한 사람이며, 육군사관학교와 2014. 2. 12.부터 2015. 5. 12.까지 도서관 사서로 근무하며 8급 군무원 1호봉 상당의 급여 및 시간외 근무수당을 받기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B는 위 기간 동안 A가 사서로 근무했더라면 받았을 명절휴가비, 성과상여금, 사서수당, 정액급식비, 직급보조비를 받지 못했다. B는 2015. 6. 3.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자신이 A와 비교해 위 제(諸) 수당을 받지 못한 것은 차별적 처우라고 주장하면서 그 시정을 신청하였는바,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현장조사 등을 통해 직급보조비를 제외한 다른 수당에 대하여는 A의 주장이 옳다고 판정하고 미지급 수당에 상당하는 약 632만원의 금전보상금의 지급을 명하였다. 원고 대한민국은 2015. 8. 31.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으나 기각 당했고, 결국 2016. 1. 18. 서울행정법원에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2. 대상판결의 요지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 제8조 제1항은 「사용자는 기간제근로자임을 이유로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 비하여 차별적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동법 제2조 제3호는 "차별적 처우"란"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리하게 처우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사용자가 차별적 처우의 위법을 범했는지 판단하는 기준은 ① 비교대상 근로자의 선정, ② 당해 근로자가 비교대상 근로자와 동종·유사한 업무에 종사하였는지 여부, ③ 차별대우에 정당성 즉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가 된다. 이는 '본질적으로 같은 것은 같게, 본질적으로 다른 것은 다르게 취급하라'는 헌법상 평등권 위반여부의 판단기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원고가 위 규정을 위반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보았고, 중앙노동위원회 또한 원 판정에 동의하였다. 반면, 원고가 위 재심판정이 위법함을 주장하는 논거는 크게 세 가지였다. 첫째, A는 B의 근무기간 중 육아휴직으로 실제 같이 근무하지 않았으므로 비교대상 근로자가 될 수 없다. 둘째, 군무원인 A와 군무원이 아닌 B의 주된 업무 내용에는 본질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셋째, 군무원인 A는 국가가 정한 법령에 따라 제(諸) 수당을 받은 것이므로 군무원이 아닌 일용직인 B에게 법령이 정한 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차별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첫 번째 논거에 대하여, 대상판결은 "기간제법 제8조 제1항 중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의미는 원칙적으로 기간제근로자의 근무기간 동안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실제로 같이 근무한 근로자를 뜻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나, 일시적으로 전임자(A)가 사용자와 근로관계를 유지한 채 휴직하는 등 사유로 기간제근로자(B)가 대체인력으로 휴직기간 동안 동일한 내용의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에는... 전임자(A)를 기간제근로자의 비교대상 근로자로 보아 차별시정을 명할 수 있다"고 반박하였다. 두 번째 논거에 대하여, 대상판결은 사실인정을 통해 A와 B의 주된 업무는 도서관 사서 업무로서 동종·유사한 업무에 종사하였다고 인정하면서, "군무원인 A만 국가공무원법·군무원인사법·군인복무규율·군형법의 적용대상이 된다는 사정은 업무의 동종·유사성 판단에 있어 고려되어야 할 중대한 요소가 아니"라고 배척했다. 세 번째 논거에 대하여, 대상판결은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 육군 제수당 지급지시 등이 이 사건 각 수당의 지급대상을 국가공무원(군인, 군무원)으로 정하고 있는 것은 위 규정의 적용대상이 국가공무원이기 때문일 뿐이고, 이 사건 각 수당과 동일한 금액을 지급하는 사법상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고 볼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으므로, 위 법령이 이 사건 각 수당의 지급대상을 국가공무원으로 정하였다는 사정은 B를 불리하게 처우하는 것에 대한 합리적인 이유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결국, 대상판결은 원고 대한민국의 청구를 기각했고, 원고가 항소하지 않아 당해 판결은 확정됐다. 3. 판례해설 대상판결에서 다룬 논거는 앞서 살펴본 세 가지이나, 그 중 업무가 동일·유사하냐는 두 번째 논거는 사실인정의 문제에 다름 아니므로, 결국 대상판결의 쟁점은 ① 실제 같이 근무하지 않은 사람을 비교대상 근로자로 선정할 수 있는가, ② 사법(私法)상 근로계약을 체결한 대체근로자는 공무원이 아니므로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 등 그 적용대상을 공무원으로 한정하는 법령상의 수당을 받을 수 있는지 여부이다. 그런데, 위 두 쟁점은 이미 다른 선행의 판결에서 다뤄진 바 있다. 예컨대, 서울고등법원은 2011년 판결에서 첫 번째 쟁점 즉, 실제 같이 근무하지 않은 사람을 비교대상 근로자로 선정할 수 있느냐는 문제를 부수적으로 다룬 바 있다. 해당 사건은 군 교육사령부 부설식당에서 민간조리원으로 근무한 C가 조리직렬 군무원만 받을 수 있는 각종 수당을 받지 못한 것을 이유로 발생하였고, 기간제법 제8조 제1항 위반으로 판단한 중앙노동위원회 재심판결에 관하여 대한민국이 취소소송을 제기해 시작되었다. 인정사실에 따르면, 민간조리원 C가 근무한 대부분의 기간 중 위 부설식당에는 별도의 조리직렬 군무원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서울고등법원은 C의 비교대상 근로자로 조리직렬 군무원을 선정해 업무의 동종·유사 여부를 판단하였고(서울고등법원 2011. 1. 27. 선고 2010누21794 판결 [차별시정판정등취소] 참조), 원고 대한민국이 제기한 상고심 또한 상고기각으로 종결되었다. 한편, 대법원은 2014년 판결에서 차별에서"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라 함은 기간제 근로자를 달리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개별 사안에서 문제 된 불리한 처우의 내용 및 사용자가 불리한 처우의 사유로 삼은 사정을 기준으로 기간제 근로자의 고용형태, 업무의 내용과 범위·권한·책임, 임금 그 밖의 근로조건 등의 결정요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일반론을 밝힌 뒤, 두 번째 쟁점 즉, 관계 법령에 비(非)공무원에게 각종 수당을 지급하라는 명문 규정이 없으므로 지급하지 않은 것에는 합리성이 있다는 원고의 주장에 관하여 "원고가 민간조리원에게 이들 수당에 상응하는 수당을 지급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법적으로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볼 자료가 없다"면서 이를 배척하였다(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1두5391 판결[차별시정판정등취소]). 다시 말해 비교대상 근로자가 공무원이든 아니든 당해 근로자가 실제 수행하여 온 업무를 기준으로 동일·유사한 업무를 수행하였다면 같은 수당을 지급하도록 근로계약을 체결해야 기간제법상 차별적 처우가 아니라는 것이다. 동일한 쟁점을 다룬 선행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행정부가 다른 하급기관에 근무하는 기간제 근로자에 대하여 대상판결의 소송을 제기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선행판결 및 대상판결이 행정기관의 기간제 근로계약 체결에 관한 선례로 자리 잡아, 안 그래도 불안한 지위에 놓여있는 기간제 근로자들이 적절한 보수를 받기를, 그리고 향후 동종·유사한 사건의 소송이 발생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휴직공무원
대체근로자
차별적처우
2016-08-16
군사·병역
형사일반
판례해설 - 군사범죄를 범한 일반 국민의 일반 범죄는 일반 법원이 재판권 행사
- 대상결정 : 2016초기318 재판권쟁의에 대한 재정신청 전합체 결정- 1. 사실관계 피고인은 예비역 대령으로서 육군사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던 2009. 12. 17.경 외부 업체의 부탁을 받고 다른 업체에 대한 실험데이터를 도용하여 실험결과를 허위로 기재한 육군사관학교장 명의의 시험평가서 36장을 작성한 다음, 전역 후인 2010. 3. 19.경부터 2012. 5. 21.경까지 9회에 걸쳐 위 업체의 사내이사로서 위 허위 시험평가서 11장을 공사 입찰 담당자에게 제출하여 행사하고(허위공문서작성 및 허위작성공문서행사), 2009. 10. 7.경 및 209. 11. 18.경 육군사관학교에서 사용하고 있는 합계 300발의 탄환을 2회에 걸쳐 불출하여 외부업체 직원에게 전달함으로써 군용물을 절취하였으며(군용물절도), 2011. 1. 13.경 허위 내용을 기재한 수입허가신청서를 방위사업청 직원에게 제출하고 그 허가를 받아 탄환을 수입함으로써 사위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화약류 수입에 대한 방위사업청의 허가를 받아(방위사업법 위반), 2016. 3. 21.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기소되었다가 제1심 계속 중 군사법원법 제3조의2에 따라 대법원에 재판권쟁의에 대한 재정신청을 하였다. 2. 대상 결정(대법원 전합체) 요지 헌법 제27조 제1항 및 제2항은 모든 국민이 헌법과 법률이 정한 자격과 절차에 따라 임명된 법관에 의하여 합헌적인 법률이 정한 내용과 절차에 따라 재판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고, 나아가 군인 또는 군무원이 아닌 국민(이하 '일반국민'이라 한다)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경우 외에는 군사법원의 재판을 받지 아니할 권리가 있음을 국민의 기본권으로서 선언한 것이다. 군사법원법 제2조에 따라 특정 군사범죄를 범한 일반 국민에게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아야 할 신분이 생겼다 하더라도, 이는 군형법이 원칙적으로 군인에게 적용되는 것임에도 특정 군사범죄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일반 국민에게 군인에 준하는 신분을 인정하여 군형법을 적용한다는 의미일 뿐, 그 신분 취득 후에 범한 다른 모든 죄에 대해서까지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새기는 것은 헌법 제27조 제2항의 정신에 배치된다. 군사법원이 일반 국민에 대하여 특정 군사범죄에 관한 재판을 가지는 경우에도 이는 어디까지나 헌법 제27조 제1항이 보장하는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하여 재판을 받을 권리의 예외로서 군의 조직과 기능을 보존하는 데에 구체적이고 중대한 위험을 야기하는 특정 군사범죄에 한하여 인정될 따름이라고 보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군사법원이 군사법원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 의하여 특정 군사범죄를 범한 일반국민에 대하여 신분적 재판권을 가진다고 하더라도 이는 어디까지나 해당 특정 군사범죄에 한하는 것이지 그 이전 또는 그 이후에 범한 다른 일반 범죄에 대해서까지 재판권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일반 국민이 범한 수 개의 죄 가운데 특정 군사범죄와 그 밖의 일반 범죄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고 보아 하나의 사건으로 기소된 경우, 특정 군사범죄에 대하여는 군사법원이 전속적인 재판권을 가진다고 보아야 하므로 일반 법원은 이에 대해여 재판권을 행사할 수 없다. 반대로 그 밖의 일반 범죄에 대하여 군사법원이 재판권을 행사하는 것도 허용될 수 없다. 그러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이 사건 중 각 군용물 절도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 재판권이 있다. 이에 대하여 군사범죄 등이 아닌 일반 범죄의 경우에는 군사법원의 재판권과 일반 법원의 재판권이 병존할 수 있고, 해당 범죄에 대한 구체적인 재판권에 관하여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대법원이 군사법원법 제3조의2에 의한 재정절차에 의하여 그 재판권을 행사할 법원을 정할 수 있다는 소수의견과, 대법원이 재정결정을 함에 있어서 특정 군사범죄와 일반 범죄를 분리하여 군사법원과 일반 법원에서 따로 재판을 받도록 하거나, 특정 군사범죄까지 일괄하여 일반 법원에서 재판을 받도록 정할 수 있지만, 일반 범죄까지도 군사법원에 재판을 받도록 하는 것은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 결과가 되므로 허용될 수 없다는 소수의견, 그리고 군사법원법 제2조는 재판권의 대상을 범죄가 아니라 사람을 기준으로 구분하고 있는 점 및 헌법 제27조 제2항, 제110조 제3항과 군사법원법 제2조의 규정 등은 모두 군인 등이 아닌 국민은 군사법원의 재판을 받지 않는다는 원칙에 대한 특별법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밖에 없는 이상 군사법원이 기소된 모든 범죄에 대하여 재판권을 갖는다는 소수의견이 있다. 3. 대상결정 해설 대상결정은 일반 국민에 대한 군사법원의 재판권의 범위를 엄격히 제한함으로써 헌법상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확대하여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강화하고, 군사법원의 재판권과 일반법원의 재판권 간의 구분기준을 명확히 제시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소수의견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재판권을 사람이 아닌 범죄를 기준으로 구분함으로써 실질적으로 함께 평가됨이 적절한 사건들을 분리하여 별도의 재판기관에서 재판을 하도록 하는 것은 오히려 양형이나,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 등에 있어서 피고인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고, 소송 경제적으로도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할 여지가 많아 보인다. 또한 군사법원법 제3조의2는 재정신청 제도를 규정하고 있는데, 대상결정처럼 군사범죄는 군사법원, 일반범죄는 일반 법원으로 준별하여 재판을 받아야 한다면 군사법원법이 일부러 재정신청 제도를 둔 취지에도 맞지 않고, 군사법원법 제2조 제1항 및 제2항의 문언상으로는 일반 국민(군형법 제1조 제4항에 규정된 사람)이 범한 일반 범죄에 대하여도 군사법원이 재판권을 가진다고 보이는데, 이를 단순히 해석으로 제한하는 것이 타당한지 의문이다.
군사법원
재판권
예비역
2016-07-12
군사·병역
헌법사건
판례해설 - 대통령을 모욕한 군인을 상관모욕죄로 처벌하는 군형법 조항은 합헌
- 대상결정 : 헌법재판소 2013헌바111 군형법 제64조 제2항 위헌소원 결정 - 1. 사실관계 및 대법원 판결 피고인은 특수전사령부 소속 중사로서 2011. 12. 26.부터 2012. 4. 12.까지 총 9회에 걸쳐 트위터에 대통령을 욕하는 글을 올려 상관을 모욕하였다는 범죄사실로 2012. 11. 1. 특수전사령부 보통군사법원에서 징역 6월, 집행유예 1년의 형을 선고받았고, 이에 불복하여 항소 및 상고를 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었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2013도4555)은 "군형법상 상관모욕죄는 상관에 대한 사회적 평가, 즉 외부적 명예 외에 군 조직의 질서 및 통수체계 유지 역시 보호법익으로 하는 점, 상관모욕죄의 입법 취지, 군형법 제2조 제1호, 제64조 제2항 및 헌법 제74조, 국군조직법 제6조, 제8조, 제9조, 제10조, 군인사법 제47조의2, 군인복무규율 제2조 제4호의 체계적 구조 등을 종합하면, 상관모욕죄의 '상관'에 대통령이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라고 판시하였다. 한편, 피고인은 항소심 과정에서 상관모욕죄의 '상관' 개념이 추상적이고 다의적이어서 명확성의 원칙에 반하고, 표현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2. 대상결정 요지 해당 사건은 대통령이 명령복종 관계에서 명령권을 가진 사람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관련되므로 심판대상은 군형법 제64조 제2항의 상관모욕죄의 상관 중 "명령복종 관계에서 명령권을 가진 사람"에 관한 부분이다.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의 쟁점으로 명확성의 원칙 위반여부 및 표현의 자유 침해여부에 관하여 판단하였는바, 결정요지는 다음과 같다. 우선 명확성의 원칙 위반 여부에 관련하여, 헌법 제74조 제1항은 대통령이 국군통수권자임을, 제2항에 근거한 국군조직법은 대통령과 국군의 명령복종 관계를 정하고 있고, 군인사법 제47조의2의 위임에 의한 군인복무규율(2009.9.29. 대통령령 제21750호 개정된 것) 제2조 제4호는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상관임을 명시하고 있으므로 명확성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다음으로 표현의 자유 침해여부에 관하여, 심판대상조항은 상관에 대한 사회적 평가, 즉 외부적 명예의 보호에 더하여 군조직의 질서 및 통수체계를 확립하여 군의 전투력을 유지, 강화하고 이를 통한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를 목적으로 하는바, 입법목적은 정당하며, 상관에 대한 모욕행위를 형사처벌하는 것은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합한 수단이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에서 금지하는 것은 상관으로서 대통령에 대한 모욕적 표현일 뿐이지 대통령의 정책이나 국정 운영에 대한 비판이나 의견표명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며, 군조직의 특수성과 강화된 군인의 정치적 중립의무 등에 비추어 그 제한은 수인의 한도 내에 있다고 보인다는 점 등을 들어 군인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고 하였다. 이에 대하여 준상관(명령복종 관계가 없는 상위 계급자와 상위 서열자) 개념을 상관의 개념에 포함시 명확성원칙에 위배될 가능성이 있고, 군의 지휘체계에 위험을 초래한 경우 등과 같이 구성요건을 제한하여 모욕죄의 위헌성을 최대한 제거할 필요성이 있으며, 사적영역에서 군사와 관계없는 정책비난까지 처벌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고, 일률적으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형으로만 처벌하는 것은 형벌과 책임 간 비례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반대의견이 있다. 3. 대상결정 해설 대상결정은 군형법상 상관모욕죄의 상관 개념에 대통령이 포함된다는 대법원의 해석이 타당하고, 그러한 해석에 바탕을 둔 군형법 제64조 제2항의 상관 중 "명령복종 관계에서 명령권을 가진 사람"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는 것을 확인한 것에 의미가 있다. 또한 민간인이라 할지라도 국군통수계통에 있는 사람은 상관의 개념에 포함된다는 것을 명확히 함으로써 향후 군형법상 상관에 관한 죄(항명, 상관제지불복종, 상관에 대한 폭행, 협박, 상해, 살해 등)에 대해서는 이러한 해석이 모두 적용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군형법상 상관모욕죄와 관련하여 대통령을 상관으로 간주하여 처벌한 사례로는 해당사건이 최초이다. 그 이전에는 상관의 개념에 대통령, 국방부장관 등 민간인이 포함될 수 있는가에 대하여 실무적으로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군형법은 그 수범자가 군인(군무원 포함)으로 한정되고, 명령복종 관계에서 명령은 원칙적으로 군대 내에서의 명령을 전제로 한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준상관은 군인사법상 군인으로 한정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순정상관(명령복종 관계에서 명령권자)도 군인으로 한정하는 것이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2009년에 개정된 군인복무규율은 위와 같은 논란을 의식하여 상관의 개념에 군통수권자를 명시함으로써 이를 명확히 하였다. 다만 군인복무규율이 군형법에 직접 적용되는 것은 아니므로 그러한 논란이 근본적으로 해소되었다고 볼 수는 없었으나, 이를 근거로 이 사건 기소가 이루어지게 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우리 군형법 제정에 많은 영향을 준 미군 군사법통일법전(UCMJ)은 상관의 정의를 우리 군형법과 유사하게 규정(a commissioned officer superior in rank or command)하고 있으나 장교로 한정하고 있고, 상관모욕죄에서 상관도 장교로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대통령, 국방부장관 등 민간인은 상관의 개념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다만, 미군 UCMJ는 군인이 아닌 민간인 신분의 고위공무원들에 대한 모욕죄를 별도로 규정하여 처벌하고 있는데, 주로 군통수권과 관련되는 대통령, 부통령, 의회(국회의원 개인이 아닌 의회 자체), 국방부장관, 각군 장관, 국토부장관 등이다. 그리고 이의 수범자는 장교로 한정된다. 즉, 장교가 군통수권과 관련되는 특정한 고위공무원을 모욕한 경우에 한하여 모욕죄로 처벌하고 있으며 그 최대형벌도 상관모욕죄와 동일하게 징역1년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했을 때, 우리 군형법상 상관모욕죄 등 상관에 관한 죄의 경우, 상대적으로 그 적용범위가 너무 넓고, 형벌도 과중한 측면이 있다. 이제 막 입대한 신병은 자기의 동기 이외에 대통령을 비롯한 전군의 모든 군인이 상관이 된다.
상관모욕죄
대통령
2016-03-18
군사·병역
헌법사건
판례해설 - 군형법상 상관모욕죄 합헌 결정
헌법재판소는 지난 2월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청구인은 현역 군인으로 트위터에 대통령을 욕하는 글을 올렸고, 이러한 범죄사실로 처벌을 받게 되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거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헌법재판소는 헌법과 군형법 및 군인복무규율을 통하여 '상관'의 개념에는 대통령이 포함된다고 하였고, '상관'과 '명령'이라는 개념은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또한 심판대상 조항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군형법은 형법과 별도로 상관에 대한 '모욕'죄를 규정하고 있다. 형법상 모욕의 개념에 대해서는 헌법재판소가 이미 2013. 6. 27. 2012헌바37 결정에서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모욕에 해당되는지 여부는 모욕의 대상이 되는 사람의 개인적인 감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단순히 모욕에 해당되면 형사처벌을 하는 것은 처벌의 범위가 광범위하게 확장될 우려가 있다. 또한 다양한 매체를 통하여 다양한 내용으로 표현을 할 수 있는데, 모든 상황에서 모욕에 해당하면 처벌한다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많다. 군의 특성상 상관에 대한 모욕을 금지하고 위반시 처벌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군형법은 군인이기만 하면 적용되는데, 상관모욕죄의 경우에도 군인신분으로 근무와 관련하여 상관을 모욕하는 것은 물론이고 사적 영역에서 상관을 모욕하여도 처벌하도록 되어 있다. 군형법에서 군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하여 특별히 가중처벌할 필요가 있다든가 혹은 군이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범죄에 대하여 특별히 처벌규정을 두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군인이지만 일반인 신분으로 한 행위에 대해서는 군형법이 아닌 일반 법률로 처벌규정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형법상 모욕죄에 대한 2013. 6. 27. 2012헌바37 결정에서는 박한철, 김이수, 강일원 재판관이 위헌의견을 냈으나, 이번 군형법상 상관모욕죄 사건에서는 김이수, 강일원 재판관만이 위헌의견을 낸 것도 주목할 만하다.
상관모욕죄
대통령
2016-03-18
형사일반
판례해설 - 정당의 당원이 군인 신분 취득시점에 탈당하지 않은 경우, 정당법 및 국가공무원법 위반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소극)
- 대법원 2016. 2. 18. 선고 2013도3346 판결 피고인 배모 대위는 2007년 민주노동당에 가입한 정당원이었는데 2008년 육군장교로 임관하면서 탈당을 하지 않았다. 검찰관은 피고인이 군인 신분 취득시점에 탈당하지 아니한 부작위가 군인의 정당 가입을 금지한 정당법 및 국가공무원법 위반이라고 기소하였다. 정당법 제22조 제1항 단서 제1호 본문에 의하면, '국가공무원법 제2조에 규정된 공무원은 정당의 당원이 될 수 없고', 정당법 제53조는 '제22조 제1항 단서의 규정을 위반하여 정당의 당원이 된 자'를 처벌하고 있다. 그리고 국가공무원법 제65조 제1항에 의하면 '공무원은 정당에 가입할 수 없'으며 구 국가공무원법(2010. 3. 22. 법률 제1014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4조는 '제65조를 위반한 자'를 처벌하고 있다. 정당법과 국가공무원법에서 규정하는 공무원의 정당 가입 죄는 공무원이 정당에 가입함으로써 즉시 성립하고 그와 동시에 완성되는 즉시범이며(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2도12867 판결), 정당에 가입할 당시에 공무원 신분을 가지고 있어야 성립하는 범죄이다(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3도10945 판결). 대법원은 종전 판례에 따라 '군인 신분 취득시점에 정당에서 탈퇴하지 아니한 피고인의 부작위가 군인 신분을 가진 사람이 정당에 가입한 것과 동등한 형법적 가치가 있다고 평가될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의 무죄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정당법이 공무원이 정당의 당원이 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고, 국가공무원법 역시 공무원이 정당에 가입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을 뿐이므로, 죄형법정주의원칙상 피고인이 군인이 되기 전에 정당에 가입하였다가 군인이 되고 나서도 당원 자격을 그대로 유지하였다는 것만으로는 정당법 및 지방공무원법의 금지규정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를 위해서는 공무원이 되기 전에 정당에 가입하였던 공무원이 공무원 신분 취득시점에 탈당하지 않은 채 당원 자격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처벌할 필요성은 있다고 보이므로, 향후 입법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다.
공무원
군인
정당가입죄
2016-03-11
형사일반
판례해설 - 부마항쟁 때 손학규 前의원에 유언비어 유포 혐의 서점주인…
서울고등법원 2015. 12. 17. 선고 2015재노154 판결 1. 사실관계 1979년 10월 부마항쟁 당시 부산대학교 앞에서 서점을 운영하던 피고인은 유신정권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유인물을 보관해주는 등 시위를 도왔다. 부산과 마산 지역에는 계엄령이 떨어졌고, 경찰을 비롯해 2,600여명의 군인들이 시위진압에 동원됐다. 학생들과 친분이 있던 피고인은 시위 상황 등을 전해 들었고, 인권침해상황을 조사하기 위해 서울에서 내려온 한국기독교연합회 간사 손학규에게 "데모하던 여학생이 배가 찢어져 도망을 가는데도 경찰이 쫒아가 몽둥이로 머리를 때리고, 마산 데모서 학생 3명이 맞아 죽었다"고 말했다. 피고인은 유언비어를 유포해 계엄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됐고, 1981년 1월 징역 2년이 확정돼 옥살이를 하다 같은 해 3월 특별사면을 받고 출소했다. 피고인은 2015년 5월 재심을 신청했다. 2. 대상판결의 요지 재판부는 "유언비어인지 여부가 다투어지는 언동의 내용이 중요한 부분에 있어서 어느 정도 객관적 사실에 바탕을 둔 것이거나, 객관적 사실에 바탕을 두었다고 믿을만한 상태에서 이를 단순히 전달한 것에 불과하다면, 세부적으로 진실과 차이가 있거나 다소의 과장이 섞여 있더라도 그 전달자에게 '자신의 발언이 유언비어의 유포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한 인식이 결여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하면서, 부마항쟁 진압 과정에서 군경의 물리력 행사로 다수의 시민이나 대학생들이 수술을 받아야 할 정도로 깊은 상처를 입었고 일부 여학생들은 옷이 찢긴 채 연행되면서 맨살이 다 드러나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손학규에게 전달한 말은 그 중요한 부분이 어느 정도 객관적 사실에 바탕을 둔 것이거나, 충분히 사실에 바탕을 두었다고 믿을 만한 상태에서 이를 특정인에게 소극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에게는 자신의 언동이 유언비어의 발설, 즉 유언비어의 유포에 해당한다는 점에 관한 인식이 결여되었다고 볼 여지가 크고, 달리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이 사건 공소사실이 충분히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3. 판결 해설 과거 대법원 판례는 계엄포고상의 유언비어에 대하여 "유언비어라 함은 그 내용이 전혀 허위인 경우뿐만 아니라 사실이 과장 왜곡된 경우도 포함"하는 것이라고 하여 그 개념을 넓게 해석하였다(대법원 1981. 4. 14. 선고 81도543 판결 참조). 과거 대법원 판례의 취지에 따르면 이 사건 피고인의 행위도 유언비어 유포행위에 해당될 여지가 있으나, 대상판결은 유언비어 유포행위의 주관적 구성요건이라 할 수 있는 '유언비어의 유포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한 인식'과 관련하여 그것이 결여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 대한 기준으로 "유언비어인지 여부가 다투어지는 언동의 내용이 ① 중요한 부분에 있어서 어느 정도 객관적 사실에 바탕을 둔 것이거나, ② 객관적 사실에 바탕을 두었다고 믿을만한 상태에서 이를 단순히 전달한 것에 불과한 경우"를 제시하면서, 피고인의 경우에는 '유언비어 유포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한 인식'이 결여되었다고 볼 여지가 크므로 주관적 구성요건에 관한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계엄포고상의 유언비어의 개념은 상당히 추상적이어서 이를 폭넓게 적용할 경우 자칫 죄형법정주의에 반하는 등 문제의 소지가 있으므로, 대상판결이 일정한 기준에 따라 유언비어 유포 혐의에 대한 유죄 인정범위를 축소한 것은 합리적이고 법률적 관점에서도 타당해 보인다. 다만, 대상판결은 계엄법위반죄의 객관적 구성요건 해당성에 대하여는 구체적인 판단을 하지 않았는데, 계엄법위반죄의 객관적 구성요건을 제한적으로 해석함으로써 이 사건의 경우 객관적 구성요건도 충족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하여도 판단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이 사건과 유사한 사안에 대한 서울고등법원 판결(2014재노42)은 계엄선포에 의한 언론의 자유 등의 제한은 '군사상 필요한 때'에 한하여 가능하다고 해석하여야 하며, 여기서 '군사상 필요'라 함은 계엄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모든 경우가 아니라 상대방을 제압하기 위하여 군사력의 동원이 필요하거나, 상대방이 군이나 국가기관에 현실적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경우 등에 한정된다고 판시하면서, "헌법개정안은 막걸리로 조지자. 헌법개정안은 독재다."라는 말을 한 것을 군사적으로 제압하여야 할 필요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하였는바, 이 사건의 경우도 피고인의 행위가 군사적으로 제압하여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지 판단해볼 여지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부마항쟁
유언비어
계엄법위반죄
2016-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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