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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妻)가 부(夫)의 자(子)를 포태할 수 없음이 외관상 명백한 사유가 없더라도, 친생추정이 미치지 않는 예외를 인정한 사례
- 서울가정법원 2018. 10. 30. 선고 2018르31218, 2018르31287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 1. 사건의 개요 가. 2018르31218 사건의 경우 A(남)와 B(여)는 1996. 4. 3. 혼인신고를 마친 법률상 부부였고, B는 A와 혼인기간 중인 1997. 1. 5. C를 출산하였다. A는 1997. 1. 27. 자신과 B 사이의 친자(親子)로서 C에 대한 출생신고를 하였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성(性)과 본(本)에 따라 신고하였다. 그런데 A의 의뢰로 1998. 3. 실시된 유전자형 검사에서 C가 A의 친자(親子)가 될 수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A는 1998. 9. 4. B와 이혼하였고, 이후 C와 서로 교류 없이 지내다가, 2004. 8. 23. D(여)와 혼인하였다. 한편 C는 2008. 8. 법원의 심판에 따라 그 성(性)과 본(本)을 변경하였다. 이후 D(원고)는 A와 C(공동피고)를 상대로 둘 사이에 친생자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나. 2018르31287 사건의 경우 A(여)와 B(남)는 1993. 5. 18. 혼인신고를 마친 법률상 부부였다. A는 B와의 혼인기간 중인 1997. 8. 22. C를 출산하였고, 1997. 9. 9. 자신과 B사이의 친자(親子)로 C에 대한 출생신고를 하였다. A와 B는 2001. 9. 11. 협의이혼을 했는데, A는 협의이혼 당시 C의 친권자로 지정되었고, 이혼 이후 줄곧 C를 양육하였다. 그런데 C의 친부(親父)인 D가 2002. 1. 10. C를 X(1996. 7. 20.생)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친자(親子)로 출생신고를 함으로써, C의 가족관계등록부가 이중으로 편재되었다. C는 위와 같이 이중으로 출생신고가 된 이후 대내외적으로 X라는 이름으로 생활하였고, 현재까지 B와의 교류는 전혀 없다. 이후 A(원고)는 전남편인 B와 C(공동피고) 사이에 친생자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제1심 법원에서 이루어진 혈액 및 유전자 감정촉탁 결과 B와 C는 유전학적으로 자녀관계에 있다고 볼 수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2. 법원의 판단 대상 판결은 동서(同棲)의 결여 등으로 처(妻)가 부(夫)의 자(子)를 포태할 수 없음이 외관상 명백한 사유가 없을지라도, ① 부부가 이미 이혼하는 등 혼인관계가 실질적으로 파탄되었고, ② 부(父)와 자(子) 사이의 사회적, 정서적 유대관계도 단절되었으며, ③ 혈액형 혹은 유전자형의 배치 등을 통해 부(父)와 자(子) 사이에 혈연관계가 존재하지 않음이 과학적으로 증명되는 등의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친생자 추정의 효력은 미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는 이유로 친생자관계의 부존재확인을 구하는 소를 적법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3. 대상 판결의 검토 가. 민법 제844조 제1항이 ‘아내가 혼인 중에 임신한 자녀는 남편의 자녀로 추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대법원(대법원 1968. 2. 27. 선고 67므34 판결, 대법원 1974. 7. 22. 선고 75다65 판결 등)은 처음에는 위 규정에 따라 친생자의 추정을 받고 있는 상태에서는 이를 번복하기 위해서는 부부의 일방이 민법 제846조, 제847조가 규정하는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하여 그 확정판결을 받아야 하고, 친생부인의 소의 방법이 아닌 민법 제865조 소정의 친생자관계부존재 확인의 소의 방법에 의하여 그 친생자관계의 부존재확인을 소구하는 것은 부적법하다는 입장이었습니다. 나. 이에 따라 대법원은 처음에는 예외 없이 친생자추정의 규정을 적용하였으나, 1983. 7. 12. 선고 82므59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하여 위 규정의 적용을 다소 완화하였고, ‘민법 제844조는 부부가 동거하여 처(妻)가 부(夫)의 자(子)를 포태할 수 있는 상태에서 자(子)를 포태한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고, 부부의 한쪽이 장기간에 걸쳐 해외에 나가 있거나 사실상의 이혼으로 부부가 별거하고 있는 경우 등 동서(同棲)의 결여로 처(妻)가 부(夫)의 자(子)를 포태할 수 없는 것이 외관상 명백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추정이 미치지 않는다는 입장을 취하게 되었습니다. 다. 또한 대법원(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2므1892 판결)은 최근 유전자검사에서 부자간 친생자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온 사건에서, ‘민법 제844조에 의한 친생자 추정은 반증을 허용하지 않는 강한 추정이므로, 처(妻)가 혼인 중에 포태한 이상 그 부부의 한쪽이 장기간에 걸쳐 해외에 나가 있거나 사실상의 이혼으로 부부가 별거하고 있는 경우 등 동서의 결여로 처(妻)가 부(夫)의 자(子)를 포태할 수 없는 외관상 명백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그 추정이 미치지 않고, 이러한 예외적인 사유가 없는 한 누구라도 그 자(子)가 부(父)의 친생자가 아님을 주장할 수 없다. 이와 같은 추정을 번복하기 위하여는 부부의 일방이 민법 제846조, 제847조에서 정하는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하여 그 확정판결을 받아야 하고, 이러한 친생부인의 소가 아닌 민법 제865조에서 정하는 친생자관계부존재 확인의 소에 의하여 그 친생자관계의 부존재확인을 구하는 것은 부적법하다.’라는 이유로,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청구를 인용한 원심 판결을 파기한 뒤 각하 판결을 내림으로써, ‘친생추정이 미치지 않는 예외사유’를 엄격하게 적용하였습니다. 라. 그러나 위와 같은 대법원의 입장에 의하면, 부(父)와 자(子) 사이에 혈연관계가 존재하지도 않는 경우에도 친생부인의 소의 제척기간이 도과했다면 가족관계등록부 등을 수정할 수 있는 방법이 원천 봉쇄될 수밖에 없다는 불합리한 결론에 이를 수가 있습니다. 특히 위 규정의 제정 당시와 달리 최근에는 과학 기술의 발달에 따라, 혈액형 혹은 유전자형의 배치 등의 검사가 비교적 간단하여 부부의 내밀한 사적 비밀을 침해하지 않고도 혈연관계의 유무의 확인이 매우 용이할 뿐만 아니라, 그 결과에 대한 객관성과 신뢰성 또한 매우 높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결론은 일반인의 법 감정과도 배치된다고 할 것입니다. 마. 이런 상황에서 대상 판결은 ‘부부가 이미 이혼하는 등 혼인관계가 파탄되었고, 부(父)와 자(子) 사이의 유대관계도 단절되었을 뿐만 아니라, 부(父)와 자(子) 사이에 혈연관계도 존재하지도 않는 경우에까지 친생부인의 소의 제척기간 도과를 이유로 혈연진실주의에 부합하게 가족관계등록부 등을 수정할 수 있는 방법을 차단하는 것은, 이를 통해 지켜야 할 별다른 법익은 존재하지 않는 반면, 그로 인해 진실한 혈연관계에 부합하는 법적인 부자관계의 정립을 원하는 사람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측면이 있다.’라는 이유로 친생자 추정이 배제되는 예외사유를 보다 넓게 인정한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바. 즉 제844조와 제846조의 규정취지가 ‘혈연진실주의 뿐만 아니라 가정의 평화도 보호하고, 나아가 조속한 부자관계의 확정을 통해 법적 안정성을 실현하고 안정된 환경에서 양육되고자 하는 자의 복리도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었는데, 대상 판결은 위와 같은 규정의 존립기반이 사라진 현실을 제대로 반영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사. 이처럼 대상 판결은 동서(同棲)의 결여 등 처(妻)가 부(夫)의 자를 포태할 수 없음이 외관상 명백한 사유가 없더라도, 부부가 이미 이혼하는 등 혼인관계가 파탄되었고, 부(父)와 자(子) 사이의 유대관계도 단절되었을 뿐만 아니라, 부(父)와 자(子) 사이에 혈연관계도 존재하지도 않는 경우에는 친생자관계부존재 확인소송을 예외적으로 허용함으로써, 현행법의 테두리 안에서 진실한 혈연관계에 부합하는 법적인 부자관계의 정립을 원하는 자들에 대한 보호를 도모한 판결이라고 평가됩니다. 아. 나아가 친생부인의 소는 부(夫) 또는 처(妻)만이 제기할 수 있으나, 대상 판결에 의할 경우에는 친생추정이 미치는 자(子)도 민법 제865조에 근거하여 스스로 친생자관계부존재 확인소송을 제기함으로써 구제받을 수 있는 길을 적극적으로 열어주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4. 입법적 해결방안의 필요성 친생자추정 및 친생부인의 소에 관한 규정이 도입된 1958. 2. 22. 구 민법의 제정 당시에는 부성(父性, paternity)의 정확한 감별이 어려웠던 것과 달리, 앞서 본 것처럼 현재는 과학 기술의 발달로 혈액형 또는 유전자형의 배치에 대한 검사를 통해 혈연관계의 유무를 쉽고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된 점을 고려한다면, 위와 같이 해석을 통한 해결이 아니라 과학·의학의 기술적 발전에 발맞춘 입법적 해결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김수진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
친생자추정
친생부인
혈연관계
김수진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
2018-11-29
가사·상속
[판례해설] 자녀들에게 각 40%의 많은 기여분을 인정한 사례
이 사건 피상속인은 2010. 5. 10. 사망하였고, 상속인으로는 배우자인 청구인과 3명의 직계비속인 상대방들이 있다. 따라서 법정상속분은 배우자인 청구인이 3/9지분, 직계비속인 상대방들이 각 2/9지분이 된다. 그런데 청구인은 피상속인과 별거하면서 전혀 부양하지 않은 반면 상대방들인 직계비속 자녀 2명은 주택의 임대차보증금을 마련하여 피상속인과 동거하면서 부양하고 임종때까지 간병하였다. 피상속인이 사망하자 청구인이 법정상속인으로서 상속재산의 분할을 구하자 위 법원은 직계비속 자녀 2명에게 기여분을 각 40% 인정하였다. 결국 청구인에게 인정된 구체적 상속분은 6.6%(=1/15)이다. 민법 제1008조의2에서 정한 기여분 제도는 공동상속인 중에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였거나 피상속인의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관하여 특별히 기여하였을 경우 이를 상속분 산정에 고려함으로써 공동상속인 사이의 실질적 공평을 도모하려는 것이다. 따라서 기여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공동상속인 사이의 공평을 위하여 상속분을 조정하여야 할 필요가 있을 만큼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였거나 피상속인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특별히 기여하였다는 사실이 인정되어야 한다. 이 사건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청구인은 1982년경부터 피상속인과 별거하고 따로 생활하였고, 공장을 운영하면서도 피상속인에게 자녀들의 양육비나 생활비를 주지 않았으며, 피상속인이나 상대방들에게 아무런 연락도 없이 공장을 수차례 이전하여 피상속인이 자신의 거처를 알 수 없게 하였다. 또 청구인은 피상속인을 상대로 이혼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으나 유책배우자라는 이유로 기각되었고, 피상속인이 투병생활을 할 때나 사망하였을 때에도 배우자로서 한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반면 장남은 공중보건의로 근무하기 시작한 2003. 3.경부터 매월 500,000원 가량씩을 피상속인에게 송금하였고, 2006. 6.경 한의원을 개원한 후에는 월 평균 100만 원 가량의 금원을 피상속인에게 지급하였으며, 피상속인에게 2008.경 약 2억 원을 송금해주었고, 2009. 6. 18. 피상속인이 심부전증으로 병원에 입원하게 되자 한의원을 폐업하고 장녀와 함께 피상속인을 간병하는 등 피상속인의 임종 때까지 부양과 간병을 하였다. 장녀 역시 취직을 한 2002. 10.경부터 피상속인에게 생활비조로 매월 약 700,000원 상당의 금원을 지급하고 피상속인이 사망하기 전까지 피상속인과 동거하며 피상속인을 부양하였는데, 2006.경부터는 자신의 급여, 퇴직금, 대출금 등으로 임대차보증금을 마련하여 직접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집에서 피상속인과 함께 지냈다. 이와 같이 청구인은 유책배우자로서 법적인 혼인관계만 유지하고 있을 뿐이고, 상대방 중 장남과 장녀는 부모와 자식 사이에 통상 기대되는 수준 이상으로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였으며, 피상속인의 재산의 유지 및 증가에 직접적으로 기여하였다. 이런 경우에 단순히 법정상속인의 지위에 있다는 이유로 청구인의 법정상속분을 그대로 인정한다면 공동상속인 사이에 공평하지 못하다는 것은 명백하다. 특히 이 사건에서는 피상속인의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관하여 특별히 기여하였다고 인정되는 다른 상속인들이 존재한다. 따라서 이 사건은 다른 상속인들인 상대방들의 기여분을 상당히 인정함으로써 그 반사적인 효과로서 명목상 상속인에 불과한 청구인의 실질적인 법정상속분을 줄이고 공동상속인 사이의 실질적 공평을 도모한 결정으로 그 의의가 크다고 할 것이다.
민법
배우자
법정상속
직계비속인
사망
상속
배인구 변호사 (법무법인 로고스)
2017-08-03
이혼·남녀문제
엄경천 변호사
판례해설 - 시아버지의 낙태 요구, 이혼사유 될 수 있을까?
'낙태 요구' vs '부부관계 회복 노력' 시아버지의 낙태 요구, 이혼사유 될 수 있을까? 시아버지가 며느리에게 낙태를 강요하는 등 부당한 대우를 하였다면 재판상 이혼사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며느리의 낙태에 시아버지가 관여하였다는 것만으로 이혼사유 될 수 있는지는 사실관계를 더 따져볼 필요가 있다. A씨(44세, 여)는 B씨(48세, 남)와 혼인하여 슬하에 딸 둘을 두고 시아버지를 모시고 살았다. A씨는 2005년 쌍둥이를 임신하였는데, 성별검사 결과 태아가 여자로 밝혀지자 시아버지와 남편 B씨는 A씨에게 임신중절수술을 요구하였고 A씨는 시아버지와 남편의 요구를 받아들여 임신중절수술을 하였다. A씨의 시아버지는 며느리 A씨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자신의 뜻을 따를 것을 요구하는 일이 잦았고, A씨는 시아버지의 태도나 요구에 불만을 가졌으나 시아버지와 남편에게 불만을 토로하지 않고 시아버지의 요구에 대체로 순응하며 생활하였다. A씨는 남편의 자녀들에 대한 양육태도, 자신과 시아버지의 갈등에 대한 남편의 소극적인 태도, 생활비 지출에 대한 남편의 관여 내지 간섭 등으로 남편에게 불만을 품게 되었다. A씨는 이혼소송을 제기하기 직전에 남편 B씨에게 이혼하자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자녀들을 데리고 집을 나가 별거를 시작하였고, 그 전에는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한 적은 없었다. A씨는 2013년 남편 B씨와 시아버지를 상대로 이혼과 위자료 등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지난 해 11월 6일 의정부지방법원 제11가사부(김병룡 부장판사)는 이 사안에서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배우자나 배우자의 직계존속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민법 제840조 3호)로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민법 제840조 6호)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A씨의 이혼청구를 기각했다(2013드합1820). 이 사례에서 법원이 이혼청구를 기각한 것을 두고 시아버지가 낙태를 강요한 경우에도 이혼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일반화하는 것을 옳지 않다. 나아가 시아버지가 낙태를 강요한 것을 정당화했다고 해석하는 더욱 옳지 않다. 직접 경험하거나 재판에 관여하지 않은 상황에서 사실관계는 사실심 법원의 판단을 전제로 할 수밖에 없는 점을 해당 사건의 원고인 A씨측에 양해를 구한다. 법원이 이혼청구를 기각한 것은 이혼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아내 A씨가 불만을 표출하지 않았고, A씨가 불만을 표출하고 이혼소송을 제기한 후 남편 B씨와 시아버지가 보인 태도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즉, 제1심은 A씨는 이혼을 원하고 있지만 남편 B씨는 A씨의 가출 이후 혼인관계의 회복을 바라면서 A씨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노력하여 왔고, 변론종결일까지 A씨에게 혼인관계 회복을 지속적으로 요청하면서 양육비를 지급했으며, 시아버지가 자신의 존재로 아들 부부의 고통을 뒤늦게 알고 아들 부부의 분가를 허락하는 등 며느리 A씨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노력을 한 사정을 종합하면 A씨와 B씨의 혼인관계가 당사자 간의 노력을 통해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A씨가 항소하였는데,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등법원 제3가사부(이승영 부장판사)도 지난 8월 27일 A씨의 주장과 입증만으로는 제1심을 취소할 사유가 없다고 보고 항소를 기각했다(2014르20394). 이 판결에 대하여 언론보도는 '시아버지의 낙태 요구'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러나 A씨가 이혼소송을 제기하기 전의 사정과 이혼소송 중 남편 B씨와 시아버지의 태도를 고려하여 부부가 회복할 여지가 있다는 본 법원의 판단도 존중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혼소송을 포함한 가사소송은 직권주의적 요소(직권탐지주의)가 있지만, 넓게 보면 특수한 민사소송이라 할 수 있기 때문에 (비록 일부 제한적일 수는 있지만) 민사소송의 대원칙인 변론주의와 처분권주의 등 소송기술적인 요소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혼
낙태
이혼사유
2015-09-15
가사·상속
헌법사건
이현곤 변호사 (법무법인 지우)
판례해설 - 유전자검사결과 친자가 아닌 것으로 판명된 경우 친생추정의 효과
서울가정법원 2015. 7. 21. 선고 2014드단 1. 사실관계 A와 B는 호적상 남매간으로 아버지 C는 어머니 D와 1971. 혼인하였으나 1987. 협의이혼하였다. C는 2014. 2. 사망하였는데 사망 직전 병원에서 기관삽관 과정에서 치아 하나가 빠져 A에게 교부되었다. A가 위 치아를 가지고 유전자검사를 의뢰한 결과 A와 C 사이에는 친생자관계가 성립하고, B와 C 사이에는 친생자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A는 B를 상대로 C와 B 사이의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하였다. 2. 판결의 요지 (1) 유전자검사결과와 친생추정 민법 제844조(친생추정)는 부부가 동거하여 처가 부의 자를 포태할 수 있는 상태에서 자를 포태한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지 부부의 한 쪽이 사실상의 이혼으로 별거하는 경우 등 동서의 결여로 처가 부의 자를 포태할 수 없는 것이 외관상 명백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추정이 미치지 않는다. 나아가 친생추정 및 친생부인 제도에 관한 입법은 부성의 정확한 감별이 실질적으로 불가능했던 시대적 배경 하에 이루어진 것인데, 현대에 이르러서는 과학적 친자감별기법의 발달로 친자감정을 함으로써 친생추정이 혈연에 반하는지 여부를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점, 동서의 결여로 부의 자를 포태할 수 없는 것이 외관상 명백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그 추정이 미치지 않는다고 해석하면서도, 이와 달리 보다 더 과학성 및 객관성이 담보되는 유전자검사 등에 의하여 부의 자가 아니라는 점이 명백히 밝혀진 경우까지 그 추정이 미친다고 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부부 사이의 동서의 결여뿐만 아니라 유전자형 배치의 경우에도 친생추정의 효력은 미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2) 유전자검사의 대상 치아가 망인의 것인지 여부 망인이 사망 직전 기관삽관 등의 처치를 받는 과정에서 치아 하나가 이탈되어 그것이 A에게 전달된 점, 위 치아는 플라스틱 용기에 불상의 액체에 담겨 A에게 건네졌는데, 그 용기에 부착된 라벨에는 망인의 성명과 진료번호, 전달일자가 기재되어 있고, 이는 당시 작성된 의무기록과도 일치하며 이에 어떤 조작이나 변조의 개연성이 엿보이지 않는 점, 유전자검사 시험성적서에 첨부된 치아의 사진과 원고가 병원으로부터 교부받은 망인의 치아 사진을 비교하면 그 치아의 형상과 기능 등의 거의 유사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유전자검사를 의뢰한 치아는 원고가 병원으로부터 교부받은 망인의 치아와 동일한 것으로 봄이 옳고, 사정이 이와 같다면 망인과 B는 유전학적으로 서로 부녀 관계에 있지 아니하다고 봄이 상당하다. 3. 평석 (1) 친생추정의 법리 처가 혼인중에 포태한 자는 부(夫)의 자로 추정되는데(민법 제844조 제1항), 친생자의 추정을 받는 혼인중의 출생자는 친생부인의 소에 의해야지만 친생관계를 부인할 수 있다. 민법은 혼인 중의 출생자에 대하여 친생추정이라는 강력한 효과를 부여하고 있는데 이러한 추정방식은 가족관계의 안정이라는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반면 진실된 혈연관계와 일치하지 않는 법률상의 부자관계를 발생시킬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로 인해 친생추정 규정은 계속 다툼의 대상이 되어 올 수밖에 없었다. 대법원은 부부의 한 쪽이 사실상의 이혼으로 별거하는 경우 등 동서의 결여로 처가 부의 자를 포태할 수 없는 것이 외관상 명백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추정이 미치지 않는다고 그 요건을 완화한 바 있다(대법원 1988. 5. 10. 선고 88므85 판결 등). 헌법재판소 또한 "혼인관계종료의 날로부터 300일 내에 출생한 자"에 관한 친생추정 규정(민법 제844조 제2항)에 대한 헌법불합치결정을 하였다(2013헌마623). 이와 같이 친생추정이 완화되고 있는 이유와 관련하여 위 헌법재판소 결정은 "오늘날 사회적, 법률적 상황은 친생추정의 기준이 만들어진 당시와는 크게 달라졌으며, 또한 친생추정제도는 부자관계의 정확한 증명이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전제 아래 만들어진 것이고, 유전자검사 등을 통하여 친자관계 기술의 발달로 부자관계도 과학적으로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대상 판결은 기존의 법리에서 한발 더 나아가 부부 사이의 동서의 결여뿐만 아니라 유전자형 배치의 경우에도 친생추정의 효력은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 대상 판결은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발맞춘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위 판결에 의하면 민법의 친생추정의 규정 자체가 사문화될 수 있는 위험성이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유전자검사에 의해서 친생추정이 번복될 수 있다면 친생추정 규정 자체가 아무런 의미 없는 규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 과학기술의 발달과 법리의 변화 과학기술의 발달은 우리에게 구체적인 진실에 접근하도록 해주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과학적 사실이라는 이유로 이에 대한 실체적, 규범적 판단을 제한할 우려도 있다. 과학기술 또한 오류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음을 간과할 수는 없다. 유전자검사와 관련해서 보면 검사 자체에 관해서는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적고 그런 가능성이 있다 하더라도 반복적인 검사로 인한 검증이 가능하다. 다만, 그 전제에 대한 정확성은 별개의 문제인데 그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검사 대상의 정확성과 적정성이다. 이 사건에서 C는 이미 사망하였으므로 C로부터 직접 유전자를 채취할 수는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A가 보관하고 있는 치아가 과연 C의 치아인지 여부, 그리고 C로부터 발치한 치아가 과연 검사대상인 치아와 동일한 치아인지 여부가 중요한 쟁점이 되었고, 대상 판결 또한 그 동일성을 심리하는데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유전자검사에 관하여도 법관의 판단이 여전이 개입될 필요가 있고, 특히 당사자가 사망하여 그로부터 직접 시료를 채취할 수 없는 경우에는 적어도 그에 부합하는 정도의 검사대상의 정확성이 담보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학적 검사기법이 발달하지 않은 예전의 상황과 달리 오늘날 친자관계를 용이하게 확인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친생추정 규정을 예전처럼 엄격히 적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친생추정 규정이 목적으로 하는 가족관계의 안정이라는 가치 또한 여전히 필요한 것이므로 유전자검사결과만으로 친생추정이 배제된다고 해석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는 앞으로도 계속 논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 문제에 대한 조화로운 해답은 장래에 맡겨져 있다고 할 것이다.
친생추정
유전자검사
2015-09-10
이혼·남녀문제
엄경천 변호사 (법무법인 가족)
판례해설 - 별거 전 채무라도 채무부담 경위 등 고려하여 분할하지 않을 수도
부부가 혼인 중 공동으로 형성한 적극재산은 없고 대출금 채무 합계 4,800여만원이 재산분할 대상 소극재산이라고 주장하면서 그 50%에 해당하는 2,400여만원의 지급을 구한 사안에서 법원(서울가정법원 2013드단57682 이혼 및 위자료 등)은 재산분할 청구를 기각했다. 위 사안에서 재산분할을 구하는 원고는 은행, 신용카드사, 보험회사 등으로부터 각종 대출(카드론, 현금서비스 포함)을 수차례 받고 이를 변제하는 것을 반복하였다. 채무에 대한 재산분할과 관련하여 대법원은 "부부가 이혼하는 경우 일방이 혼인 중 제3자에게 부담한 채무는 '일상가사에 관한 것' 이외에는 원칙적으로 그 개인의 채무로서 청산의 대상이 되지 않으나 그것이 '공동재산의 형성·유지에 수반하여 부담한 채무'인 때에는 청산의 대상이 된다"고 판시해 왔다(대법원 2006.9.14. 선고 2005다74900 판결 등). 한편, 대법원은 이혼 당사자 각자가 보유한 적극재산에서 소극재산을 공제하는 등으로 재산상태를 따져 본 결과 소극재산의 총액이 적극재산의 총액을 초과하는 경우 소극재산을 분할할 수 없다는 종전의 판례를 변경하였다. 즉, 대법원 2013.6.20. 선고 2010므4071 전원합의체 판결은 "법원은 채무의 성질, 채권자와의 관계, 물적 담보의 존부 등 일체의 사정을 참작하여 이를 분담하게 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인정되면 구체적인 분담의 방법 등을 정하여 재산분할 청구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판시하면서도 "다만 재산분할 청구 사건에 있어서는 혼인 중에 이룩한 재산관계의 청산뿐 아니라 이혼 이후 당사자들의 생활보장에 대한 배려 등 부양적 요소 등도 함께 고려할 대상이 되므로, 재산분할에 의하여 채무를 분담하게 되면 그로써 채무초과 상태가 되거나 기존의 채무초과 상태가 더욱 악화되는 것과 같은 경우에는 채무부담의 경위, 용처, 채무의 내용과 금액, 혼인생활의 과정, 당사자의 경제적 활동능력과 장래의 전망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채무를 분담하게 할지 여부 및 분담의 방법 등을 정할 것이고, 적극재산을 분할할 때처럼 재산형성에 대한 기여도 등을 중심으로 일률적인 비율을 정하여 당연히 분할 귀속되게 하여야 한다는 취지는 아니"라고 판시하였다. 서울가정법원 2013드단57682 판결은 분할을 요구한 채무 중 대부분은 별거 이후 발생하였거나 혼인기간 중 발생한 것으로 볼 정황이 드러나지 아니한 채무라는 이유로 분할대상에서 배척하였고, 혼인기간 중(별거 전)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채무는 약 600만원이 있지만 비교적 소액인데다가 대법원 2010므4071 판결에서 설시한 이유를 들어 채무를 분담하게 할 필요성이 없다고 판시하였다. 위 판결은 별거 이후에 부담한 채무를 분할대상에서 배척한 것은 종래 대법원 및 하급심 실무를 확인하는 차원이라고 볼 수 있으나, 대법원 2010므4071 전원합의체 판결의 취지가 소극재산이 적극재산을 초과하는 경우 막연히 채무를 나눌 수 있다는 잘못된 기대를 바로잡은 것에 의미가 있다. 특히 위 사안에서 혼인기간 중(별거 전)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채무 약 600만원에 대하여는 약 300만원씩(50%) 분할을 명할 여지도 있으나, 대법원 2010므4071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설시한 이유에 터 잡아 채무 전액에 대하여 분할을 명하지 않은 것은 위 전원합의체 판결이 구체적으로 재판규범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 의미있는 판결이라 할 것이다.
재산분할
소극재산
이혼
2015-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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