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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해설] 주택용 전력요금에 누진제 적용은 무효
인천지방법원은 최근 원고 869명이 피고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반환 청구소송에서 “한전의 전기공급약관 중 주택용 전력 요금에 누진제를 규정하고 있는 부분은 약관규제법 제6조에 따라 무효”라고 판단하면서 원고들의 청구를 일부 인용하였다(인천지방법원 2017. 6. 27. 선고 2016가합3177 판결). 이 사건에서는 2012. 8. 6.부터 2013. 1. 13. 까지 적용된 전기공급약관 중 주택용 전력 요금에 누진제(이하 ‘이 사건 누진제’)를 규정한 것이 무효인지가 다투어졌다. 누진제는 1974. 12.경 1차 석유파동에 따라 도입된 이래 계속 유지되어 왔다. 이 사건 누진제의 내용을 간단히 살펴보면, 주택용 전력은 저압전력(표준전압 110V 이상 380V 이하)과 고압전력(표준전압 3,300V 이상)으로 구분되고, 저압전력에는 월간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사용 kWh에 따라 부가되는 요금)이 있다.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은 모두 6단계로 이루어지는데, 기본요금은 매 100kWh를 기준으로 직전단계보다 약 2배가 증가하고(1단계인 100kWh 이하 사용자의 기본요금은 390원, 그 이후 순차로 증가하여 6단계인 500kWh 초과 사용자의 기본요금은 12,350원이 된다), 전력량요금은 매 100kWh를 기준으로 직전단계보다 약 1.5배 내지 2배가 증가한다(1단계인 100kWh 이하 사용자의 kWh당 요금은 57.90원, 그 이후 순차로 증가하여 6단계인 500kWh 초과 사용자의 kWh당 요금은 677.30원이 된다). 6단계 사용자는 1단계 사용자에 비해 기본요금은 31.6배, 전력량요금은 11.6배가 비싼 요금이 적용되는 것이다. 한전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전기판매사업허가를 받아 독점적으로 전기를 판매하고 있다. 전기사용자들은 한전과 전기공급계약을 체결해야 전기를 공급 받을 수 있는데, 전기공급계약에는 한전이 산업통상자원부장관으로부터 인가 받은 약관이 적용된다. 따라서 원고들의 부당이득 반환청구가 인용되기 위해서는 전기공급약관이 약관규제법에 위반하여 무효여야 한다. 약관규제법 제6조는 고객에 대하여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으로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공정을 잃은 약관조항은 무효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대법원은 약관조항이 고객에게 다소 불이익하다는 것만으로는 무효라고 할 수 없고, 약관작성자가 거래상 지위를 남용하여 계약 상대방의 정당한 이익과 합리적인 기대에 반하여 형평에 어긋나는 약관조항을 작성·사용함으로써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이익을 주었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2014. 6. 12. 선고 2013다214864 판결). 이 사건에서 법원은 “전기공급약관을 수용하지 않으면 전기를 공급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특정 집단에 과도한 희생을 요구하는 방식이어서 형평을 잃거나 특정 집단에만 상이한 요금체계를 적용하는데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면 불공정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판단기준을 제시하였는데 이는 위 대법원 판결의 취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위와 같은 기준에 따라 한전에게 주택용 전력에 대해서만 누진제를 적용하는 이유 등에 관해 설명할 것을 석명하였음에도 한전은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대신 한전은 주택용 전기사용자들의 70% 이상이 총괄원가 이하의 요금을 납부하고 있다면서 이 사건 누진제가 부당하지 않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법원은 한전이 주장하는 총괄원가가 적정하게 산정된 것인지에 대한 자료를 제출하라고 하였으나, 한전은 이에 대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오히려 심리결과 ① 누진제는 주택용 전력에만 적용된다는 점, ② 2012년 기준 OECD국가들의 산업용, 가정용, 공공상업용 전력 소비 비율은 30:30:30 수준인 반면, 우리나라는 산업용, 가정용, 공공상업용 전력 소비 비율이 52:13:32로 산업용의 소비 비율이 높고, GDP 대비 산업용 전력소비량은 OECD 국가들 중 4위로 많이 사용하나, 주택용 전력소비량은 26위로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 ③ 한전은 매년 총괄원가를 산정하여 정부에 제출하고 총괄원가를 근거로 전기요금을 산정하여 산업통상자원부장관으로부터 인가를 받아 왔는데 감사원이 2013. 5.경 작성한 감사결과보고서에 의하면 2005~2011년까지 전기요금 총괄원가가 약 6조 6,549억 원이 과다산정 되었다는 사실이 인정되었다. 이에 따라 법원은 이 사건 누진제는 약관규제법 제6조에 위반하여 무효라고 판단하였는바, 이는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판결이 최종 확정된다면 한전이 그 동안 누진제를 적용하여 받아 온 전기요금은 모두 부당이득반환대상이 될 것이다. 주택용 전력에만 누진제를 적용하여 그 동안 땅 짚고 헤엄치기 식으로 전력판매사업을 해온 영업관행이 혁파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세
채영호 변호사
2017-07-13
공정거래
민사일반
[판례해설]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사이에 체결된 어드민피 지급에 관한 합의서의 효력(유효)
1. 사실관계 P가맹본부는 가맹점주와 체결한 가맹계약에 따라 가맹점주로부터 ‘최초 가맹비, 고정수수료(로열티), 원재료비, 콜센터 비용, 기타 비용, 광고비’를 지급받는 외에, 명시적인 계약적 근거없이 ‘구매대행, 마케팅, CER 운영, 전산지원, 고객상담실 운영’ 등의 업무지원에 대한 대가로 어드민피(Administration Fee; 매출액의 0.8%)를 지급받아 오다가, 2012. 4. 20.경부터는 신규 가맹계약을 체결하거나, 기존 가맹계약을 갱신하면서 가맹점주와 어드민피 지급에 관한 합의서를 별도로 체결하여 이에 기해 계속해서 어드민피를 지급받아 왔다. 이에 가맹점주들은 P가맹본부를 상대로, 가맹계약에는 어드민피를 부과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이 없고, 어드민피 합의서는 가맹사업법상 불공정행위이거나 약관규제법상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에 해당하여 무효라는 이유로, 기지급한 어드민피에 대한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하였다. 2. 판시내용 1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6. 30. 선고 2015가합539029 판결)은, 가맹계약상 어드민피 부과의 근거규정이 없고, 기존 가맹점주와 체결한 어드민피 합의서는 가맹사업법상 불공정행위로서 무효이며, 신규 가맹점주와 체결한 어드민피 합의서는 약관규제법상 불공정한 조항에 해당하여 무효라는 이유로, 합의서 체결 전후를 불문하고 가맹점주들이 지급한 어드민피 전부에 대한 반환을 인정하였다. 이에 대해 2심(서울고등법원 2016나2045364, 2045371 판결)은, 1심과 마찬가지로 가맹계약상 어드민피 부과의 근거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어드민피 합의서 체결 이전에 납부된 어드민피에 대해서는 그 반환청구를 인용하였으나,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사이에 체결된 어드민피 합의서의 유효성과 관련해서는 그 합의서 체결행위가 불공정행위라거나 그 합의서 내용이 불공정한 조항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어 이를 무효로 볼 수 없고, 따라서 어드민피 합의서 체결 이후 가맹본부의 어드민피 부과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기한 것으로 적법하다고 보아, 합의서 체결 이후에 납부된 어드민피에 대해서는 그 반환청구를 기각하였다. 3. 어드민피 합의서가 유효하다고 본 2심 판결의 의미 2심 판결이 어드민피 합의서를 유효라고 본 주요 논거는, 첫째 어드민피의 대상으로 삼은 ‘구매대행, 마케팅, CER운영, 전산지원, 고객상담실 운영’ 등의 업무 대가가 최초 가맹비나 고정수수료의 대상범위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이중지급은 아니라는 점, 둘째 ‘구매대행, 마케팅, CER운영, 전산지원, 고객상담실 운영’ 등의 업무 중에는 일부 가맹본부 본연의 고유업무에 해당하는 부분이 있지만, 구체적인 업무 중 ‘구매대행, 재고관리, 개별 가맹점별 마케팅 활동대행, 개별 가맹점별 고객불만처리, 야간 또는 휴일 개별 가맹점에서 발생하는 전산상 문제 해결, 감독대행’ 등의 업무는 개별 가맹점주의 영업을 위한 것이라는 점에 있다. 결국 2심은 어드민피를 ‘P가맹본부가 가맹점주들을 위해 가맹계약과 별도로 제공하는 서비스 등의 재화에 대한 적절한 대가’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P가맹본부가 부과하는 어드민피가 ‘구매대행, 재고관리, 개별 가맹점별 마케팅 활동대행, 개별 가맹점별 고객불만처리, 야간 또는 휴일 개별 가맹점에서 발생하는 전산상 문제 해결, 감독대행’ 등 가맹점주를 위해 수행한 가맹본부의 업무에 대한 적절한 대가라면 2심의 판단은 일응 타당하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모든 가맹점주들에게 일률적으로 어드민피를 부과하는 것이 과연 공정한 거래행위라고 볼 수 있는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가맹점주를 위한 업무라고 들고 있는 ‘구매대행, 재고관리, 개별 가맹점별 마케팅 활동대행, 개별 가맹점별 고객불만처리, 야간 또는 휴일 개별 가맹점에서 발생하는 전산상 문제 해결, 감독대행’ 등의 업무 제공이 모든 가맹점주들에게 공히 실질적으로 매출액의 0.8%에 상응하게 제공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즉, 상당수 가맹점은 가맹본부로부터 위와 같은 업무 지원을 받지 않는 경우도 있을 것인데, 실질적으로 업무지원을 받고 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모든 가맹점주들에게 일률적으로 어드민피를 부과하는 것은 분명 불합리한 점이 있다. 또한 어드민피 대상 업무별로나 업무지원 횟수별로 나누어서 개별적으로 비용을 부과하는 것에 대한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위와 같은 업무지원을 받을 수 있는 자격 내지 지위를 부여하는 대가로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어드민피로 지급하는 내용의 약정을 체결할 필요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가맹점별로 위와 같은 업무지원을 받는 대신 어드민피를 지급할 것인지 아니면 업무지원을 받지 않고 어드민피도 지급하지 않을 것인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이 없이, 가맹관계에서 탈퇴하지 않는 한 무조건 어드민피 합의서를 체결하도록 강제하는 것이 과연 공정한 행위로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물론 이러한 불합리나 불공정이 어드민피 합의서를 무효로 볼 정도로 부당한 것인지 여부는 최종적으로 법원에서 판단할 문제이지만, 대법원에서는 이러한 점들을 충분히 감안하여 판단이 내려질 것으로 기대한다.
가맹점
가맹사업
어드민피
피자헛
김창화 변호사 (법무법인 세종)
2017-06-30
부동산·건축
형사일반
판례해설- "명의신탁 재산 빼돌린 수탁자, 횡령으로 처벌 못해"… 대법원, 판례 변경
피고인과 피해자는 매매대금을 분담하여 함께 서산시 소재 토지(이하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하였다. 그리고 나중에 토지를 다시 매도할 때 간편하도록 소유권이전등기는 피고인 단독 명의로 경료하였다. 피고인은 이후 돈을 빌리면서 피해자의 승낙을 받지 않고 이 사건 토지 전체에 대하여 근저당권을 설정하였다. 검찰은 피고인이 공동매수인인 피해자의 지분을 횡령한 것으로 보고 피고인을 횡령죄로 기소하였다. 1심과 2심 법원은 피해자가 매매계약의 당사자로서 이 사건 토지를 피고인과 함께 매수하기로 매도인과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피해자와 피고인이 맺은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매도인으로부터 바로 명의수탁자인 피고인에게 중간생략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고 인정하여 이 사건 명의신탁을 이른바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이 경우 피고인은 피해자 지분의 명의수탁자로서 이를 피해자(명의신탁자)를 위하여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보아 횡령죄의 성립을 인정하였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대법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이러한 경우 횡령죄의 성립을 인정하였던 종전의 판례를 폐기하고 무죄 취지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대법원은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는 횡령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아니라고 본 것으로 그러한 판단의 근거는 아래와 같다. 첫째,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에서 소유권이전등기는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하 '부동산실명법')에 의해 무효이므로 부동산의 소유권은 매도인이 그대로 보유하게 된다. 부동산 매수인이자 명의신탁자인 피해자는 매도인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가질 뿐 신탁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자가 아니기 때문에 피고인을 피해자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둘째, "명의수탁자를 형사처벌하는 것은 부동산실명법이 정한 금지규범에 위반한 명의신탁자를 형법적으로 보호하는 셈이 된다. 이는 부동산실명법이 금지하는 명의신탁관계를 오히려 유지·조장해 입법목적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대법원은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가 이른바 계약명의신탁약정을 맺고 명의수탁자가 소유자로부터 부동산을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후 그 매매계약에 따라 명의수탁자 앞으로 당해 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경우 명의수탁자가 신탁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한 행위는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횡령죄를 구성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하여 왔다.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과 계약명의신탁은 개념상 구별되나 구체적 사건에서 명의신탁약정이 양자 중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에 따라 명의수탁자 앞으로 등기가 이전되는 경우는 대부분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의 명의신탁약정을 인식한 매도인의 협조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매도인이 계약명의신탁약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이른바 악의의 계약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 앞으로 등기가 이전되는 경우와 등기 이전 등의 실질적인 과정에 유사한 면이 있다. 그리고 구체적인 사건에서 명의신탁약정이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인지 아니면 매도인 악의의 계약명의신탁인지를 구별하는 것은 다수의 재판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법률전문가에게도 쉽지 않다. 그럼에도 명의수탁자의 신탁부동산 임의 처분행위에 대하여 계약명의신탁 사안에서는 아무런 형사적 제재를 부과하지 않으면서도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 사안에서는 이와 달리 취급하여 계속 횡령죄로 처벌하는 것은 법적 안정성을 해칠 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의 법 감정에도 맞지 않는다"는 것이 이 사건 판결의 논지이다. 부동산실명법이 제정된 이래 명의신탁을 양자간 명의신탁,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 계약명의신탁으로 유형화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양자간 명의신탁은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와 명의신탁약정을 맺고, 명의수탁자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는 방식이다.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은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와 명의신탁약정을 맺고, 명의신탁자가 매도인으로부터 부동산을 매수하여 매도인에서 명의수탁자로 직접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명의신탁자 명의의 등기과정을 생략하여 명의신탁과 중간생략등기가 결합된 것이므로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이라고 한다. 계약명의신탁은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와 명의신탁약정을 맺고, 명의수탁자가 당사자가 되어 매도인과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자기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는 방식이다. 즉,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자로부터 부동산소유권을 취득할 것을 위임받아서 자기 자신이 당사자가 되어 매도인과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자기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함으로써 명의신탁등기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 방식은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에게 등기명의를 포함하여 계약명의까지 신탁한다는 의미에서 계약명의신탁이라고 한다.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에서는 매매계약 체결 등 부동산을 취득하는 과정은 명의신탁자가 행하고 단지 등기명의만을 명의수탁자 앞으로 하는 데 반하여, 계약명의신탁에서는 명의신탁자의 위임에 따라 명의수탁자가 직접 자신의 명의로 계약을 체결하는 점이 다르다. 계약명의신탁은 다시 매도인 선의의 계약명의신탁, 매도인 악의의 계약명의신탁으로 구분된다. 부동산실명법 4조 2항은 명의신탁에 기한 물권변동(소유권이전등기)의 효력을 매도인 선의의 계약명의신탁과 매도인 악의의 계약명의신탁의 경우 달리 규정하고 있다. 부동산실명법 4조 1, 2항 및 이들 규정의 해석상, 양자간 명의신탁,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 매도인 선의의 계약명의신탁, 매도인 악의의 계약명의신탁 등 각 유형별로 매매계약의 효력, 명의신탁약정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의 효력, 매도인·명의신탁자·명의수탁자 3자간 부동산의 귀속과 그에 따른 부당이득반환 등의 법률관계가 달라진다. 나아가 횡령죄의 구성요건인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에 있어서 재물의 타인성 및 명의신탁자와 명의신탁자의 위탁관계를 판단하는 데 위와 같은 법 규정 및 해석상 차이가 영향을 미친다. 양자간 명의신탁의 경우 명의신탁약정 및 이로 인한 명의수탁자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무효로 됨에 따라(부동산실명법 4조 1, 2항) 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이 그대로 명의신탁자에게 남아 있으므로, 명의신탁자는 명의수탁자를 상대로 소유권에 기한 반환청구(원인무효를 이유로 한 말소등기청구 또는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한 이전등기청구)를 할 수 있다. 따라서 신탁부동산에 대하여 횡령죄의 구성요건으로서 '재물의 타인성'을 인정할 수 있고, 명의수탁자의 임의처분행위에 대하여 횡령죄가 성립한다. 명의신탁이 부동산실명법 시행 이후에 이루어진 것이라 하여 결론이 달라지지 않는다(대법원 1999. 10. 12. 선고 99도3170 판결). 이에 반하여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이나 계약명의신탁의 경우 명의신탁자가 신탁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한 바 없고, 부동산실명법 4조 1, 2항의 해석상 각 유형에 따라 매도인이나 명의수탁자가 소유권을 보유 또는 취득하게 된다. 명의신탁자는 각 유형에 따라 매도인이나 명의수탁자에 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또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가지게 되는 경우가 있을 뿐인데, 이러한 권리 등을 보유하였음을 이유로 명의신탁자를 사실상 또는 실질적 소유권자로 보아 민사상 소유권이론과 달리 횡령죄가 보호하는 신탁부동산의 소유자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 결국 명의수탁자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없고, 명의수탁자의 임의처분행위에 대하여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과거 판례가 그 유효성을 인정하던 명의신탁은 대내관계에 있어서는 명의신탁자가 소유권을 보유하여 이를 관리·수익하면서 공부상의 소유명의만을 명의수탁자로 하여 두는 것이었다. 이러한 대내관계에 있어서의 소유권 유보 및 이에 따른 위탁관계 개념에 기초하여 과거 판례는 명의수탁자가 신탁부동산을 제3자에게 처분한 경우 횡령죄의 성립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1995년 부동산실명법이 제정·시행됨으로써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이나 계약명의신탁에 있어서 명의신탁자는 명의수탁자에 대하여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게 되었다. 이러한 부동산실명법의 규정 및 입법목적에 기초하여 횡령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함으로써 민·형사 법률관계를 통일적으로 해석하고,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에 대하여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는 점에서 서로 차이가 없는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과 계약명의신탁에 있어서 해석의 통일을 기하였다는 데 이 사건 판결의 의의가 있다.
명의신탁
횡령
부동산실명법
2016-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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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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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사기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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