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서 만나는 자연 그대로의 숲, 대체 불가능한 숲과 집의 가치 - 르엘 어퍼하우스
logo
2024년 4월 24일(수)
지면보기
구독
한국법조인대관
판결 큐레이션
매일 쏟아지는 판결정보, 법률신문이 엄선된 양질의 정보를 골라 드립니다.
전체
상표
검색한 결과
9
판결기사
판결요지
판례해설
판례평석
판결전문
민사일반
유명맛집의 상호와 메뉴 따라하기
1. 들어가면서 유명한 맛집의 상호와 그 메뉴를 그대로 따라하는 집이 있다면, 과연 그러한 행위가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할까. 이와 관련해서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이 ‘해운대암소갈비집’, ‘해운대 소문난 암소갈비집’의 상호를 사용하고 그 메뉴도 유사하게 따라하는 식당의 행위가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이하 ‘대상판결’)하였다. 2. 사건의 경과 가. 원고의 상호와 식당메뉴 원고가 ‘해운대암소갈비집’이라는 상호로 운영하는 식당(‘이 사건 식당’)은 부산 해운대구 중동에 위치하는데, 소외 창업자에 의해 1964년 창업된 후 그 아들이 경영하다가 그 아들이 세운 원고에 의해 현재까지 55년간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2002년 유명 일간지에 맛집으로 소개된 이후 언론과 TV프로그램에 꾸준히 소개되었고, 연 매출액은 2013년경 71억 원을 넘어 2018년에는 약 119억 원에 이른다. 이 사건 식당은 ‘해운대암소갈비집’(‘이 사건 1번 상호’)과 이 사건 식당 건물 벽면에 부착된 간판의 ‘해운대 소문난 암소갈비집’(‘이 사건 2번 상호’)을 같이 사용한다. 이 사건 식당은 한옥을 개조하여 신발을 벗고 방에 들어가 좌식으로 음식을 먹도록 하였는데, 대표 메뉴는 생갈비구이, 양념갈비구이이며, 숯불에 가운데가 볼록하게 솟고 구멍이 있는 철판 위에서 갈비를 구운 후 오목하고 둥글게 파인 철판 가장자리 부분에 갈비의 양념을 부어 감자사리를 끓여 내는 서비스(‘이 사건 서비스 방식’)를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에서 이 사건 상호나 감자사리를 검색하면 수천 건의 검색결과와 리뷰나 블로그글이 나온다. 나. 피고의 상호와 식당메뉴 피고는 2019. 3.경부터 서울에서 ‘해운대암소갈비집’이라는 상호로 식당 영업을 개시하였고, 대표 메뉴로 생갈비구이, 양념갈비구이를 내세우고 갈비구이 후 감자사리면을 오목하고 둥글게 파인 불판 가장자리 부분에 끓여 제공하고 있다. 피고 식당은 양옥 단독주택을 개조한 공간으로 테이블과 의자가 제공되는 홀에서 음식을 먹는 구조이다. 다. 원고의 피고에 대한 부정경쟁행위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상호와 이 사건 서비스 방식이 결합된 이 사건 식당의 종합적 외관은 트레이드 드레스로서 독립한 영업표지를 이루는데 피고가 이를 침해하여 이 사건 식당과 피고 식당을 혼동하게 하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부정경쟁방지법’)상 부정경쟁행위(동법 제2조 제1호 나목)를 하였고, 더불어 이 사건 상호와 이 사건 서비스 방식을 모방한 것은 성과도용으로서 부정경쟁행위(동법 제2조 제1호 카목)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하였다. 3. 대상판결의 판단 가.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나목의 “국내에 널리 인식된 영업표지” 부정 이 사건 상호들은 지리적 명칭인 ‘해운대’와 상품의 성질을 표시하는 ‘암소갈비’로만 이루어졌거나, 여기에 '소문난’ 부분이 결합된 상표로서, 식별력이 미약하다. ‘암소갈비’라는 상호를 사용하는 식당이 상당수 존재하고, 1972. 9.에는 ‘북창해운대암소갈비집’이라는 상표가 등록된 적도 있는 사실, 현재 이 사건 식당 인근에 ‘해운대 이름난 암소갈비집’이라는 상호의 식당도 영업중이며, 원고는 주차장 입간판에 이 사건 식당의 상호를 ‘원조 해운대 소문난 암소갈비집’으로 표시하기도 했던 사실이 존재한다. 이러한 사정으로 보아 원고가 이 사건 상호를 55년간 독점적이고 배타적으로 사용하였고 그로 인하여 사용에 의하여 식별력을 취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이 사건 상호가 표시된 간판의 모양이 검은색 바탕에 독특한 한글서예체 로 식별력을 갖는다거나, 이 사건 서비스 방식의 특수성이 이 사건 상호와 결합하여 이 사건 식당만의 독특한 외관을 형성하여, 이 사건 식당의 종합적 외관이 이 사건 영업표지로서 식별력을 갖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검은색 간판에 흰색의 한글서예체로 표현된 간판은 다른 음식점이나 영업점에서도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사실, 불고기, 갈비 등 육류 구이를 요리한 후 그 구이를 구웠던 원형 불판(동그랗고 가운데가 불룩하며 끝부분은 오목한 형태)의 오목한 부분에 사리면을 끓이는 음식이 제공되는 방식은 다른 육류 구이 요리전문점에서도 쉽게 발견되는 사실 등이 인정된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이 사건 상호가 표시된 간판의 색깔, 서예체, 혹은 이 사건 서비스 방식이 이 사건 상호의 식별력을 높여주는 요소로 작용한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식당의 매출이 수년간 수십억 원 이상이었고, 최근 100억 원을 넘었다 거나, 이 사건 식당의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결과 상당한 정보량이 검색된다는 등의 사정이 일응 이 사건 식당의 유명도를 가늠할 자료가 된다고 볼 수는 있다. 하지만 객관적인 지표나 선정기준 등이 포함된 동종 외식업체의 매출 규모나 정보검색결과 등과의 비교 없이, 위와 같은 자료만을 근거로 이 사건 영업표지의 주지성을 인정하기는 부족하다. 나.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카목상 성과물로서의 “트레이드 드레스” 부정 이 사건 영업표지인 이 사건 상호, 이 사건 서비스 방식이 그 자체로 식별력을 갖추었거나 사용에 의한 식별력 없다. 원고 소송대리인은 ① 이 사건 서비스 방식으로 제공하는 불판은 이 사건 식당의 창업자가 직접 고안한 갈비구이에 특화된 디자인으로 가운데가 높게 돌출되어 솟은 중심부가 형성되어 있고, 중심부면 위부분에는 작고 둥근 홈이 일정간격으로 파여 있으며 볼록 솟은 중심부와 아래 오목한 부분으로 연결되는 면에는 세로로 길쭉 한 형태의 작은 홈이 파여 있다는 점에서 시중 음식점에서 흔히 유통되는 불고기용 불판과는 다르고, ② 일반적인 고깃집에서는 갈비구이 요리 후 냉면사리를 끓여주는 반면 이 사건 서비스 방식은 감자사리가 제공된다는 면에서 식별력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통상적인으로 고깃집에서 갈비나 불고기 등을 굽기 위해 제공되는 불판과 이 사건 식당의 불판 모양은 모두 둥근 모양에 무쇠 등 금속으로 제작되어 가운데 부분이 솟아있고 가장자리 부분이 옴폭하게 파여 있으며 여러 개 구멍이 뚫려 있는 등 상당 부분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는 점도 인정된다. 또 갈비 구이 후 제공되는 사리면의 재료가 감자 전분으로 만든 사리면이라는 차이가 있지만, 냉면사리 등을 사리면으로 제공하는 식당과 기본적으로 쫄깃한 식감의 국수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원고 소송대리인이 주장하는 위와 같은 특징이 소비자로 하여금 다른 고깃집과 구별하여 이 사건 식당을 떠올리게 하는 식별력을 갖춘 요소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는 부족하다. 4. 판례의 해설 55년 전통의 유명식당이 부산에 있는데, 2019. 3.경 서울에서 유명식당과 동일한 상호를 사용하고 동일 메뉴를 판매하는 식당이 개업하자 사람들이 그곳을 유명식당 분점인 줄 알고 방문하는 상황이 여러 차례 발생하였다면,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나목의 영업주체 혼동행위 성립여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리고 사람들이 왜 서울에서 개업한지 얼마 안된 식당을 부산의 유명식당 분점으로 알고 방문하는지를 생각해 보면 결국 상호와 식당에서 제공되는 서비스가 유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원고는 이 사건 상호와 이 사건 서비스 방식이 결합된 이 사건 식당의 종합적 외관을 트레이드 드레스로서 영업표지로 주장한 것으로 이해된다. 영업주체 혼동행위가 성립하려면 무엇보다 권리 주장자의 영업표지에 “주지성”이 인정되어야 한다. 그런 주지성이란 국내 전역 또는 일정한 범위에서 거래자 또는 수요자들이 그것을 통하여 특정 영업을 다른 영업과 구별하여 널리 인식하는 경우를 말하는 것으로서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영업임을 표시하는 표지’인지는 사용 기간, 방법, 태양, 사용량, 거래범위 등과 거래실정 및 사회통념상 객관적으로 널리 알려졌는지가 우선의 기준이 된다(대법원 2013. 5. 9. 선고 2011다 64102 판결). 대상판결은 이 사건 상호가 지리적 명칭인 ‘해운대’와 상품의 성질을 표시하는 ‘암소갈비’로만 이루어졌거나, 여기에 '소문난’ 부분이 결합된 상표로서, 식별력이 미약해 보인다고 판단하였는데, 그러한 대상판결의 판단은 주지성에 관한 여러 판례들(97도322 판결, 2010나7319 판결 등)이 비슷한 판시를 하였다는 점에서 적절한 판단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 사건 식당은 부산 해운대구 중동에 위치하면서, 1964년부터 현재까지 55년간 이 사건 상호를 사용하여 영업하였기에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취득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고, 대상판결도 인정한 매출액의 정도, 방송 노출, 인터넷에서의 검색과 평가 등 유명도를 보여주는 객관적인 지표들 역시 존재한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대상판결은 “원고가 이 사건 상호를 55년간 독점적이고 배타적으로 사용하였고 그로 인하여 사용에 의하여 식별력을 취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면서 그 근거로 ‘암소갈비’라는 상호를 사용하는 식당이 상당수 존재하고, 1972. 9.에는 ‘북창해운대암소갈비집’이라는 상표가 등록된 적도 있는 사실, 현재 이 사건 식당 인근에 ‘해운대 이름난 암소갈비집’이라는 상호의 식당도 영업중이며, 원고는 주차장 입간판에 이 사건 식당의 상호를 ‘원조 해운대 소문난 암소갈비집’으로 표시하기도 했던 사실 등을 들었다. 상표 등록을 위한 것이 아니라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표지가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취득하여 주지성이 있다고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사용”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먼저 상표와 상호는 다르다. 즉, 상표는 등록에 의해 대한민국 전역에 일률적으로 법률에 의해 독점력이 부여(상표법 제89조)되는 반면, 상호에는 이러한 효력이 없다. 그리고 상표법과 부정경쟁방지법은 규율 목적이 다르고 판례가 부정경쟁방지법 사건에서 주지성을 인정함에 있어 “국내 전역 또는 일정한 범위에서 거래자 또는 수요자들이 그것을 통하여 특정 영업을 다른 영업과 구별하여 널리 인식하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2011다 64102 판결 등)와 같이 일부 지역에서의 주지성도 인정하고 있는데, 상표권 등록과 관련해서는 일부 지역의 상표권이란 존재하지 않으므로 주지성에 관한 판례의 판시가 그대로 적용될 수 없다(대법원 1994. 5. 24. 선고 92후2274 판결 등, 물론 2014년 개정으로 상표법 제33조 제2항에서 식별력 취득여부를 상표등록여부결정을 할 때로 개정하면서 문언도 수정하여 구 법보다 인식도를 완화하였다고 평가되고, 그러한 취지가 전국적인 인식도를 구비하기 어려운 중소기업 등도 동종업계나 특정지역에서 식별력을 취득한 경우에도 상표법 제33조 제2항에 의한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는 논의가 있기는 하다). 또한 상표등록과 관련해서 비록 특허청예규인 상표심사기준이 ‘동일, 유사한 상표가 해당 상품의 거래자 사이에서 출처표시로 사용되지 않아야 식별력을 구비하였다고 할 수 있다’라는 입장을 취하나, 상표법 제33조 제2항은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인정함에 있어 “독점적이고 배타적일 것”을 명시하지 않고 있다. 상표등록과 관련된 기존의 대부분 판례를 보더라도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사용”을 요구하지 않고 있으며, 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6후2288 판결의 경우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상표 사용이 아닌 경우에도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인정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즉 상표 등록 자체에서도 사용에 의한 식별력 취득에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사용”이 반드시 필요한지에 대해 이견이 있을 수 있다. 더 나아가 부정경쟁방지법 관련 판례를 보면 영업표지로서의 상호가 그 사용에 의해 식별력을 취득하는지와 관련된 사건들[‘여의도떡방 사건(2010나7319 판결)’, ‘종로학원 사건(97도322 판결)’, ‘장수돌침대 사건(2010다60622 판결)’ 등)]에서는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사용’을 요구하지 않는다. 오히려 판례는 “그것이 오랫동안 사용됨으로써 거래자나 일반 소유자들에게 어떤 특정인의 영업을 표시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진 경우”라고만 판단기준을 제시하고 있다(2007도10914 판결). 판례가 “장기간 계속적·독점적·배타적인 사용”을 요구하는 경우는 상품의 용기, 포장, 형태나 모양이 출처 표시하는 경우인데(99도 691 판결, 2001다83890 판결, 2002다18152 판결, 2011도10978 판결 등), 이 경우에도 ‘지속적인 선전광고 등에 의해 특정 출처의 상품임을 연상시킬 정도로 현저하게 개별화된 경우’를 같이 언급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종합하면, 상표등록 사건이 아닌 부정경쟁방지법 사건에서 영업표지의 사용에 의한 식별력 취득에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사용”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견이 있을 수 있고, 대상판결은 부정경쟁방지법 사건과 상표등록 사건의 차이에 대한 고민 없이 양 사건을 동일한 것으로 취급한 것은 아닌지 생각된다. 그리고 대상판결이 제시한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사용이 없었다는 근거에 대해서는 ‘북창해운대암소갈비집’이라는 상표는 1972. 9. 등록되었다가 바로 10년 뒤 소멸되었고 등록자도 서울에 거주하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출원목적상 오히려 유명표지에 대한 상표선점의 의도가 강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점(현재 EBS의 ‘펭수’를 관련 없는 자가 EBS에 앞서 출원한 행위와 유사), ‘암소갈비’는 식당이 제공하는 음식이나 재료명으로서 본 건의 핵심은 그런 식별력이 약한 상호를 오랜 기간 사용하여 그 약점을 극복했는지 여부라는 점, ‘해운대 이름난 암소갈비집’이라는 근처 식당의 경우 이용자들조차 유명한 이 사건 식당과는 다르고 이 사건 식당이 혼잡해서 근처 식당을 방문했다고 평가할 정도로 이용자들에게는 이 사건 식당과는 구별되는 식당이라는 점, 이 사건 식당에서 과거 ‘원조’라는 내용을 포함한 입간판을 일시 사용하였더라도 현재는 이러한 입간판을 사용하지 않아도 이용자들이 이 사건 식당을 찾을 정도로 유명하다는 점에서 오랜 기간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취득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점 등 충분히 반대 의견이 제시될 가능성도 존재해 보인다. 그 외 대상판결은 불판의 특성이나 감자사리면 제공, 그리고 입간판의 글자체와 배경이 이 사건 상호의 식별력을 높여주는 요소로 작용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다. 물론 이견이 있겠지만, 이 사건 식당을 찾는 이용자들의 입장에서 접근해 보면, 이러한 요소들이 과연 식별력과 무관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유명 맛집 프로그램을 비롯한 여러 매체들이 취재하고, 오랫동안 수 많은 이용자들이 이 사건 식당을 찾는 이유는 당연히 식당이므로 고기‘맛’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암소갈비’라는 재료의 맛을 구현하는 도구로 사용되는 불판의 특성과 ‘암소갈비’ 이후 통상 미리 조리된 냉면이 제공되는 것과 달리 독특한 불판의 특성을 사용한 감자사리면이 손님앞에서 바로 불판에서 조리되는 특성도 그 이유에 기여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그리고 이용자들이 그러한 음식을 제공받은 이 사건 식당을 기억할 때, 검은색에 흰색의 한글서예체로 이 사건 상호가 표시된 간판을 떠올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위와 같은 설명들은 결국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이며, 대상판결이 설시한 바와 같이 식별력이 없거나 미약한 상품표지나 영업표지가 사용된 결과 주지성을 취득하였다는 점은 엄격한 기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그 상품표지나 영업표지가 어느 정도 선전광고된 사실이 있다는 것만으로는 이를 추정할 수 없으며 구체적으로 그 상품표지나 영업표지 자체가 수요자간에 현저하게 인식되었다는 것이 증거에 의하여 명확하게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7도10562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0. 7. 7. 선고 2010나7319 판결 등). 종국에는 변론주의와 입증책임의 원칙상 원고가 자신이 주장하는 주지성에 대한 입증을 제대로 해야 그 주장하는 바가 인정될 수 있을 것이다. 5. 대상판결의 의의 대상판결은 상표등록이 아닌 부정경쟁방지법 사건에서 영업표지가 사용에 의해 식별력을 취득하였다고 하기 위해서는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사용”이 필요하다고 밝혔고, 이 사건 상호가 독점적이고 배타적으로 사용되지 않았다는 여러 근거를 제시하였는데, 상급법원에서도 동일한 일반론과 사실관계에 대한 평가가 유지될 수 있을지 관심이 간다. 이근우 변호사 (법무법인 화우)
트레이드드레스
부정경쟁행위
영업표지
상호
이근우 변호사 (법무법인 화우)
2020-01-10
지식재산권
[판례해설] ‘제주올레’는 현저한 지리적 명칭인가
‘제주올레’가 현저한 지리적 명칭이 아니고, 등록상표인 ‘올래’를 침해한 것이라는1심 판결 및 특허법원의 항소심 판결이 있었다(이하 통칭하여 ‘대상판결’). 원고는 ‘OLLE 올래’(지정상품 제33류 소주 등 주류), ‘한라산물 순한소주! 한라산 올래 olle SINCE 1950(그림 포함)’(지정상품 제33류 소주, 쌀로 빚은 술), ‘한라산 올래 한라산물 순한소주! Olle(그림 포함)’(지정상품 제33류 소주, 쌀로 빚은 술)의 상표권자로서, 피고의 ‘제주올레 곱들락’, ‘제주올레 산도롱’, ‘제주올레소주’라는 표장(이하 ‘제주올레 표장’)에 대한 상표권침해금지를 청구하였다(기타 표장에 대한 원·피고의 주장 및 법원 판단에 관한 설명은 생략한다). 원고는 피고의 각 ‘제주올레 표장’의 요부는 문자부분인 “올레”이고, “올레”는 ‘올래’로 호칭될 것이므로, ‘올래’로 호칭되는 원고 등록상표의 표장과 대비하여 표장이 유사하다고 주장하였다. 피고는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각 ‘제주올레 표장’에서 ‘제주올레’는 제주도의 올레길이라는 도보여행 코스 또는 관광지를 일컫는 명칭으로서 새로운 관념이 형성되었거나 현저한 지리적 명칭에 해당하므로 “올레”만을 상표의 요부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동일한 취지로 ‘제주올레’는 ‘현저한 지리적 명칭 및 그 약어로 된 상표에 해당하여 원고의 상표권의 효력이 미치지 아니한다고 주장하였다. 상표권의 침해는 타인의 등록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를 그 지정상품과 동일·유사한 ‘상품’에 사용하는 경우 성립한다(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도3445 판결 등). 유사상표의 사용행위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판단은 두 상표가 해당 상품에 관한 거래실정을 바탕으로 상표의 외관·호칭·관념 중 어느 하나가 유사하여 거래자나 일반 수요자가 상품출처에 관하여 오인ㆍ혼동할 우려가 있는지의 관점에서 이루어진다(대법원 2015. 10. 15. 선고 2014다216522판결 등). 다만 외관·호칭·관념 중 어느 하나가 유사하더라도 전체적으로 현저한 차이가 있는 경우 거래상 상품출처에 관하여 오인·혼동을 일으킬 염려가 없는 때는 유사상표의 사용행위로 보지 않는다. ‘상표’의 유사여부 판단에서의 관찰방법은 둘 이상의 문자 또는 도형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결합상표라고 하더라도 전체적, 객관적, 이격적 관찰을 원칙으로 하되 상표구성 중 인상적인 부분, 즉 일반 수요자에게 그 상표에 관한 인상을 심어주거나 기억·연상을 하게 함으로써 그 부분만으로 독립하여 상품의 출처표시기능을 수행하는 부분인 “요부”가 존재할 경우 적절한 전체관찰의 결론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그 요부를 대비하여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상표의 구성 부분이 “요부”인지 여부는 그 부분이 주지·저명하거나 일반 수요자에게 강한 인상을 주는 부분인지, 전체 상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인지 등의 요소를 따져 보되, 다른 구성 부분과 비교한 상대적인 식별력 수준이나 그와의 결합상태와 정도, 지정상품과의 관계, 거래실정 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한다(대법원 2017. 2. 9. 선고 2015후1690 판결 등 참조). 다만 상표의 구성 중 식별력이 없거나 미약한 부분은 그 부분만으로는 요부가 될 수 없고, 그 부분이 다른 문자 등과 결합되어 있는 경우라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06. 1. 26. 선고 2004후1175 판결 등 참조). ‘상품’의 유사여부는 상품의 속성인 품질, 형상, 용도와 생산 부문, 판매 부문, 수요자의 범위 등 거래의 실정 등을 고려하여 일반 거래의 통념에 따라 판단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3도2386 판결 등 참조). 대상판결은 모두 원고의 상표권과 피고의 각 ‘제주올레 표장’을 요부인 ‘올레’를 기준으로 대비하면 호칭이 매우 유사하고, 수요자로 하여금 그 출처에 관하여 오인·혼동을 일으키게 할 염려가 있어 양 표장들은 서로 유사하여(각 지정상품 또는 사용제품이 소주로서 동일하다), 피고가 소주에 각 ‘제주올레 표장’을 사용하는 행위는 원고의 상표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피고의 각 ‘제주올레 표장’은 도형, 색채, 문자부분으로 이루어진 결합상표이다. 도형은 붉은색의 작은 소주잔 모양을 하고 있으며 ‘소주’라는 작은 글자를 품고 있는데 소주와 관련해서 식별력이 없다. 도형 옆의 ‘제주올레’라는 문자 중 ‘제주’는 평이한 글자체로 되어 있는 반면, ‘올레’는 상당히 크고 모양 자체가 도안화되어 소비자들의 눈에 뛴다. ‘제주’는 그 자체로 현저한 지리적 명칭임에 반해 ‘올레’는 그 자체로 현저한 지리적 명칭으로 보기 어렵고 두 글자가 단순히 조합된 것에 불과한데 ‘올레’가 소주와 관련해서 식별력이 적거나 미약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또한 원고가 피고의 ‘올레’가 들어간 표장이 원고의 ‘OLLE 올래’ 상표의 권리범위에 속한다는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2014당2008호)을 청구하여 이것이 확정되었다. 그리고 2심 법원의 감정결과인 소비자조사결과(이하 ‘소비자조사결과’)에서 전체 응답자의 31.8%가 피고 제품을 ‘올레’소주로 칭하겠다고 답변하였다. 이러한 점을 종합하면 ‘올레’는 피고의 각 ‘제주올레 표장’의 요부로 평가될 수 있고, 앞서의 대상판결의 판단은 기존 판례들의 상표권 침해판단의 기준에 충실히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사건에서 ‘제주올레’가 현저한 지리적 명칭 또는 그 약어인지 여부가 주된 쟁점이 되었다. 이것은 상표의 유사여부 판단시 ‘올레’를 각 ‘제주올레 표장’의 요부로 볼 것인지 여부 및 상표권의 효력을 제한하는 구 상표법 제51조 제1항 제3호(현행 상표법 제90조 제1항 4호)에도 불구하고 원고의 상표권의 효력이 각 ‘제주올레 표장’에까지 미치는지에 공통되는 것이다. 1심 판결은 이에 대해 구분해서 판단하지 않았으나, 2심 판결은 상표의 유사여부 및 상표권의 효력제한에 관한 판단에서 ‘제주올레’를 현저한 지리적 명칭으로 보기 어렵다고 하였다. ‘현저한 지리적 명칭’은 특정상품과 관련하여 수요자들에게 즉각적인 지리적 감각을 전달할 수 있는 표장으로, 단순히 지리적, 지역적 명칭을 말하는 것 일뿐 특정상품과 지리적 명칭을 연관하여 그 지방의 특산물의 산지표시로서의 지리적 명칭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대법원 1997. 8. 22. 선고 96후1682 판결, 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1후958 판결 등 참조). 소비자조사결과 ‘제주올레’를 ‘주로 제주의 해안지역을 따라 골목길, 산길, 들길, 해안길, 오름 등을 연결하여 구성된 도보여행 관광지’로 인식하고 있는 응답자가 전체 응답자 중 49.2% 정도이고, 나머지 응답자들은 주로 ‘제주의 해안지역을 따라 골목길, 산길, 들길, 해안길, 오름 등을 연결하여 여행하는 도보여행 방법 또는 도보여행 상품’으로 인식하거나 ‘제주도에 있는 작은 골목길’로 인식하고 있었다. 응답자의 과반수가 ‘제주올레’를 도보여행 방법이나 제주도에 있는 골목길 정도로 인식하고 있고, 전국적으로 올레와 결합된 명칭이 증가하고 있기에, 대상판결이 ‘제주올레’가 즉각적인 지리적 감각을 전달하는 단순한 지리적, 지역적 명칭으로 수요자들에게 인식되고 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 이해된다. 다만 원고의 상표권이 ‘올래’만으로 구성되거나 ‘올래’를 포함한 문장이라는 점, 피고는 ‘올레’가 아닌 ‘제주올레’를 현저한 지리적 명칭으로 주장하는데 상당수 응답자가 ‘제주올레’를 제주지방에 있는 도보여행지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상급심에서 판단이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이근우 변호사 (법무법인 화우)
상표권
소주
제주도
제주소주
한라산
이근우 변호사 (법무법인 화우)
2017-11-15
기업법무
민사일반
엔터테인먼트
[판례해설] ‘SUM’ 브랜드의 타사 상표권 침해
SM엔터테인먼트의 종합브랜드 ‘SUM’이 LG생활건강 ‘SU:M’의 상표권 및 서비스표권(이하 통칭하여 ‘상표권’)을 침해한 것이라는 서울중앙지방법원의 판결이 있었다. 원고는 ‘SU:M’(지정상품 제03류 화장품 등, 이하 ‘제1상표’), ‘ ’(지정서비스 제35류 화장품소매업 등, 이하 ‘제2상표’), ‘ ’(지정상품 제30류 및 제32류 음료, 과자 등, 이하 ‘제3상표’),(지정상품 제29류 가공식품 등, 이하 ‘제4상표’)의 상표권자로서, 피고 ㈜에스엠브랜드마케팅의 ‘SUM’ 표장 사용에 대해 상표권침해금지 및 부정경쟁행위금지를 각 청구하였다. 피고는 ‘SUM’ 표장과 원고의 각 상표의 외관·호칭·관념이 다르다는 점, 주요 수요자 층과 주력 상품이 다르고, 피고 독자적인 노력에 따른 인지도를 얻는 등 상품에 대한 출처의 오인·혼동 우려가 없다는 점을 이유로 피고의 ‘SUM’ 표장이 원고의 각 상표권을 침해한 것이 아니며 부정경쟁행위도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상표권의 침해는 타인의 등록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를 그 지정상품과 동일·유사한 ‘상품’에 사용하는 경우 성립한다(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도3445 판결 등). 유사상표의 사용행위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판단은 두 상표가 해당 상품에 관한 거래실정을 바탕으로 상표의 외관·호칭·관념 중 어느 하나가 유사하여 거래자나 일반 수요자가 상품출처에 관하여 오인·혼동할 우려가 있는지의 관점에서 이루어진다(대법원 2015. 10. 15. 선고 2014다216522판결 등). 다만 외관·호칭·관념 중 어느 하나가 유사하더라도 전체적으로 현저한 차이가 있는 경우 거래상 상품출처에 관하여 오인·혼동을 일으킬 염려가 없는 때는 유사상표의 사용행위로 보지 않는다. 상표의 유사여부의 관찰방법은 전체적, 객관적, 이격적 관찰을 원칙으로 하되 둘 이상의 문자 또는 도형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결합상표의 경우 상표구성 중 인상적인 부분, 즉 일반 수요자에게 그 상표에 관한 인상을 심어주거나 기억·연상을 하게 함으로써 그 부분만으로 독립하여 상품의 출처표시기능을 수행하는 부분인 “요부”가 존재할 때 이를 대비하여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대법원 2017. 2. 9. 선고 2015후1690 판결 등 참조). 다만 상표의 구성 중 식별력이 없거나 미약한 부분은 그 부분만으로는 요부가 될 수 없고, 그 부분이 다른 문자 등과 결합되어 있는 경우라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06. 1. 26. 선고 2004후1175 판결 등 참조). 대상판결에서 별도로 설시하지 않았으나 상품의 유사여부는 상품의 속성인 품질, 형상, 용도와 생산 부문, 판매 부문, 수요자의 범위 등 거래의 실정 등을 고려하여 일반 거래의 통념에 따라 판단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3도2386 판결 등). 대상판결은 이러한 판단기준에 따라, 원고의 각 상표에서 문장부호에 불과하여 독립하여 식별력이 없으나 알파벳 사이에 놓인 콜론을 포함한 ‘SU:M’(동그라미 모양 콜론), ‘SU:M’(네모 모양 콜론), ‘SU:M’(삼각 모양 콜론), 'SU:M’(한글 ‘숨’을 뺌, 동그라미 모양 콜론)이라는 각 표장(숫자나 한글 제외)을 피고의 ‘SUM’ 표장과 비교하여 외관·호칭 및 관념의 유사여부를 판단하였다. 대상판결은 원고의 각 상표와 피고의 ‘SUM’ 표장은 문자의 외관이 유사하고, 일부 모음이 달리 발음될 수는 있으나 그 호칭이 유사하며, 관념도 유사하다(콜론의 존부로 관념이 달라진다고 보기 어려움)고 보았다. 대상판결은 원고와 피고의 제품 및 영업 영역이 유사한 점, 원고의 제4상표의 경우 지속적인 광고 및 판매 등으로 국내에서 상당히 높은 인지도를 취득한 상표로 보이는 점, 주된 고객층이 10대 팬을 포함한 일반인 수요자외에 관광객으로 서로 겹칠 여지가 있는 점, 피고 ‘SUM’ 표장이 국내에서 상당한 인지도를 얻은 주지의 표장으로 보기 어려운 점, 피고가 그 표장을 사용한 시기인 2015년 당시 원고의 각 상표는 이미 국내에서 상당히 알려진 상표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의 ‘SUM’ 표장은 거래상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로 하여금 그 서비스업 등의 출처에 대하여 오인·혼동하게 할 우려가 있다고 보았다(상표권 침해를 인정한 이상 선택적 청구인 부정경쟁행위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았다). 대상판결은 상표권의 침해판단에 관한 기준을 충실히 따른 사례로 생각된다. 좀더 구체적으로 피고는 ‘SUM’ 표장과 원고의 각 상표의 외관·호칭·관념이 다르다고 주장했으나 문장부호에 불과하여 독립하여 식별력이 없는 콜론을 제외한 ‘S’ ‘U’ ‘M’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원고의 각 상표와 피고의 ‘SUM’ 표장은 그 외관·호칭·관념이 유사한 것으로 보인다. 비록 대상판결은 상품의 유사성에 대해 별도로 판단하지 않았으나 원고와 피고 모두 표장이 사용되는 개별상품이 화장품 또는 화장품 소매업, 음료 및 과자, 가공식품 및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유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피고는 원고와 피고간에는 주요 수요자 층과 주력 상품이 달라 오인·혼동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하나 오인·혼동 가능성은 추상적인 가능성까지 포함하는 것이므로 여성을 위주로 한 수요층이 겹치고 개별 상품과 그 상품이 판매되는 매장 등 그 판매방식이 명확히 구분된다는 점이 제대로 입증되지 않은 이상 그 주장의 설득력이 약해 보인다. 다만 엔터테인먼트 선두 기업으로서 피고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의 위상과 그 소속 개별 한류 스타들의 인기 등을 고려할 때 비록 2년의 짧은 기간이지만 피고가 충분히 독자적인 노력으로 상당한 인지도를 얻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상품의 출처에 대한 오인·혼동 가능성에 대해 조금 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이근우 변호사 (법무법인 화우)
LG생활건강
SM엔터테인먼트
SUM
상표권침해금지소송
이근우 변호사 (법무법인 화우)
2017-08-25
지식재산권
[판례해설] 랜드마크 건물이나 명소의 명칭 사용과 서비스표권 침해
백화점이나 영화관 등이 영업점의 위치를 표시하기 위하여 랜드마크인 킨텍스(KINTEX; Korea International Exhibition Center)의 명칭을 사용하는 것은 서비스표권 침해가 아니라는 서울중앙지방법원의 판결이 있었다. 원고는 ‘킨텍스’ 및 ‘KINTEX'(지정서비스업 제39류 영화상영업, 제35류 백화점, 대형할인마트 업 등 포함)의 서비스표권자인데, 피고 현대백화점, 홈플러스, 메가박스를 상대로 각 피고들의 영업표지와 함께 ’킨텍스점' 또는 ‘KINTEX’를 표시한 표장에 대한 사용금지를 청구하였다. 타인의 등록상표를 그 지정상품과 동일 또는 유사한 상품에 사용하면 타인의 상표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되나, 타인의 등록상표를 이용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상표의 본질적인 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출처표시를 위한 것이 아니어서 상표의 사용으로 인식될 수 없는 경우에는 등록상표의 상표권을 침해한 행위로 볼 수 없고, 그것이 상표로서 사용되고 있는지는 상품과 관계, 당해 표장의 사용 태양(즉 상품 등에 표시된 위치, 크기 등), 등록상표의 주지저명성 그리고 사용자의 의도와 사용 경위 등을 종합하여 실제 거래계에서 표시된 표장이 상품의 식별표지로서 사용되고 있는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0다20044 판결 등 참조)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이다. 대상판결은 위 법리에 따라, 피고들이 원고의 서비스표를 각 서비스표의 지정서비스업과 동일한 서비스업에 이용하고 있더라도, 원고의 서비스표는 피고들의 각 영업표지 ‘현대백화점’, ‘Home plus', 'MEGABOX'와 함께 표시되어 있는점, 피고들은 각 업계에서 주지의 사업자인 점 등에 비추어 원고의 서비스표를 포함한 표장의 출처는 피고들의 것으로 명확히 인식되며, 피고들의 각 영업지점은 원고 전시장에 대한 지원·활성화 시설을 개발하기 위한 개발사업에 따라 설치된 점, 실제 거래계에서 영업지점의 위치표시를 인근 랜드마크의 명칭으로 특정하는 다수의 사례가 있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들은 이 사건 각 표지를 자신들의 영업지점의 위치를 안내·설명하기 위해 사용하였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피고들이 원고의 서비스표를 사용하는 행위는 원고의 서비스표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피고들은 원고와 ‘킨텍스’ 서비스표 사용에 관한 약정을 체결하기도 하였는데, 법원은, 그 약정의 내용이 서비스표의 통상사용권을 허락하는 내용이라 하더라도, 해당 서비스표의 사용태양, 피고들 영업표지의 주지·저명정도 등을 고려하면, 위 약정을 체결하였다는 사실만으로 피고들이 해당 서비스표를 출처표시로 사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와 유사하게 특허법원 2009. 4. 10. 선고 2008허3551 판결에서도 ‘롯데 갤러리움 센텀’ 표장에 대하여 ‘센텀시티(CENTUM CITY)’는 부산 해운대구의 정보단지의 명칭인데, 부산광역시 해운대구내에서는 센텀시티 내지 센텀이 장소를 지칭하는 것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점, 확인대상표장과 관련한 거래자, 수요자들은 확인대상표장의 롯데 갤러리움 부분을 출처표시로서 인식하고, 센텀 부분은 지명으로 인식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이유로 출처표시 기능을 담당하는 요부는 ‘롯데 갤러리움’ 부분뿐이고, ‘센텀’은 장소를 나타내는 것에 불과하다고 판시한바 있다. 삼성동 하면 코엑스가 연상되고, 잠실하면 롯데월드가 연상되는 것과 같이 요즘은 지하철 역세권 주변으로 대단위 건물이나 시설물들이 랜드마크가 되고 있다. 일반 수요자들은 랜드마크를 어떤 지역을 식별하는 표지나 상징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랜드마크의 명칭은 대부분의 경우 특정인의 ‘영업표지’가 아닌 ‘위치표시’로서 기능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대상판결의 ‘킨텍스(KINTEX)’ 이외에도 코엑스(KOEX), 센텀시티(CENTUM CITY), 롯데월드(LOTTEWORLD), 스타시티(Starcity), DMZ 등 각 지역의 랜드마크는 서비스표로 등록되어 있지만, 타인의 영업표지와 결합하여 위치표시로 사용되는 경우가 더 많다. ‘○○케익 코엑스점’이나 ‘○○학원 코엑스점’ 등은 일반적인 영업점의 표시 방법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영업주체의 표지가 랜드마크의 명칭과 함께 사용된 경우라도 일반 수요자들은 대부분 위 ‘코엑스’를 출처표시라기 보다 위치표시로 인식할 것이다. 따라서 대상판결과 같이 해당 서비스 업종의 주지의 사업자가 각 서비스표를 위치표시로 사용하고 있고 서비스표권자가 지정 서비스업에 해당 서비스표를 사용하고 있지 않은 경우, 해당 서비스표의 사용은 그 본질적인 기능인 출처표시를 위한 것이 아니므로 서비스표권 침해가 인정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
랜드마크
서비스표권
지적재산권
조용식 변호사
2017-08-03
정보통신
지식재산권
판례해설 - 음란물이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인 저작물에 해당하는지 여부
서울고등법원 2016. 11. 29. 선고 2015라1490 판결 채권자들은 일본의 영상물 제작업체들 및 위 제작업체들과 위 영상물 제작업체들이 제작한 영상물에 대한 배타적 발행권 설정계약을 체결한 국내 영상물 유통회사들이고, 위 영상물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채무자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사안에서, 법원은 채권자들의 청구를 인용하는 결정을 하였다. 본 사안의 쟁점은 소위 ‘야동’이라고 불리는 음란물인 채권자들의 영상물이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인 저작물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 법원은 “저작권의 보호대상이 되는 저작물이라 함은 저작권법 제7조에 열거된 보호받지 못하는 저작물에 속하지 아니하면서도 인간의 정신적 노력에 의하여 얻어진 사상 또는 감정을 말, 문자, 음, 색 등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외부에 표현한 것으로서 ‘창작적인 표현형식’을 담고 있으면 족하고, 그 표현되어 있는 내용 즉 사상 또는 감정 그 자체의 윤리성 여하는 문제 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므로,설령 그 내용 중에 부도덕하거나 위법한 부분이 포함되어 있다 하더라도 저작권법상 저작물로 보호된다고 할 것”(대법원 1990. 10. 23.선고 90다카8845판결, 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1도10872 판결 등 참조)이라는 종전 대법원의 입장을 견지(堅持)하면서, 영상물이 성행위 장면 등을 내용으로 삼고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아무런 창작적인 표현 없이 남녀의 실제 성행위 장면을 단순히 녹화하거나 몰래 촬영한 것이 아니라면 그 창작성을 부인할 수 없고, 영상물이 음란물에 해당하는 경우 형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에 의하여 배포, 판매, 전시 등의 행위가 처벌되는 등으로 해당 영상저작물의 저작권자가 그 배포권, 판매권, 전시권 등 권리행사에 제한을 받을 수 있으나 저작권자의 의사에 반하여 영상저작물이 유통되는 것을 막아달라는 취지의 저작권 등의 침해정지청구권까지 제한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시하였다. 따라서 채권자들의 영상물은 그 내용의 대부분이 남녀의 성행위나 성기 노출 등의 장면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채권자들의 영상물이 음란물이라고 하더라도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이를 구체화하는 ‘기획과정’에서 촬영 장소와 배우의 선정, ‘촬영과정’에서 영상에 고정될 수 있는 실연과 배경의 선택, 촬영 조명 미술 작업, ‘편집과정’에서 하나의 영상물로 완성하기 위하여 촬영된 필름의 삭제, 연결 작업 등을 거쳐 제작과정에 참여한 저작자의 창작적인 표현형식을 담고 있는 사실이 소명되므로, 채권자들의 영상물은 저작물로서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이 된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 1990. 10. 23.선고 90다카8845판결에서 대법원이 사진 저작물에 대하여 “저작권법의 보호 대상인 저작물이라 함은 사상 또는 감정을 창작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문학, 학술 또는 예술의 범위에 속하는 것이면 되고 윤리성 여하는 문제되지 아니하므로 설사 그 내용 중에 부도덕하거나 위법한 부분이 포함되어 있다 하더라도 저작권법상 저작물로 보호된다”고 판시한 이후 하급심에서 음란물도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이라는 하급심의 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2011. 11. 23. 선고 2011노2664 판결(확정) 등}이 있었고 학계에서도 음란물의 저작물성에 대해서 꾸준히 논의되어 왔다. 이후 대상판결이 인용한 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1도10872 판결이 소위 ‘야동’을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인 저작물로 인정한 첫 판결이다. 이후 일본의 야동 제작사가 한국의 파일 공유사이트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하기 시작하였다(부산지방법원 2015. 8. 29.선고 사건, 서울지방법원 2015. 10. 18. 선고 사건 등). 헌법재판소는 1998. 4. 30. 선고 95헌가16 결정에서 음란이란 인간의 존엄성 내지 인간성을 왜곡하는 노골적이고 적나라한 성표현으로서 오직 성적인 흥미에만 호소할 뿐인 매체로 어떠한 문학, 예술, 과학적이거나 정치적인 가치도 지니지 않는 것으로 언론출판의 자유에 의한 보장을 받을 수 없다고 판단하였으나, 2009. 5. 28. 선고 2006헌바109 결정에서는 음란표현이 언론출판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기존의 결정을 변경하였다. 헌법재판소 역시 “음란” 표현이 헌법 제21조가 규정하는 언론·출판의 자유의 보호영역 내에 있다고 본 것이다. 우리나라 저작권법과 비슷한 내용으로 되어 있는 일본 저작권법 역시 특별히 저작물에 관한 정의 규정에서 도덕적일 것을 요구하고 있지 않다. 일본 판결은 “사진저작물이 설사 공서양속에 반하는 경우라 하더라도 저작권을 보호받는데 지장이 없다”고 판시하였다{일본 동경지재(日本 東京地裁) 1986. 6. 20. 1983}. 또한, 독일연방헌법재판소는 “포르노소설도 작가의 감흥과 경험, 그리고 상상을 표현한 자유로운 창작 작업일 경우, 포르노소설도 예술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속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무첸바하 사건 BVerfGE 83, 130 (1990. 11. 27.)} 1979년 Mitchell Brothers Film Group v. Cinema Adult Theater 사건에서, 미국 제5순회법원은, 음란물을 제작한 원고에게 저작권 침해에 대한 구제를 할 수 없다는 원심의 판단에 대하여 당해 영화에 음란한 내용이 있는 것과는 관계없이 저작물이라면 당연히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하였는데, 저작권, 상표권, 특허권 제한에 대한 규정을 고려할 때 저작권법에 음란물을 제외하는 규정이 없는 것은 의도적인 것으로 단순한 생략이 아니라는 이유로 음란물의 저작물성을 인정한 것이다{Mitchell Brothers Film Group v. Cinema Adult Theater, 604 F.2d 852(5th Cir. 1979), cert. denied, 445 U.S. 917 (1980)}. 이후 2004년 Nova Products, Inc. v. Kisma Video, Inc사건에서도 음란물의 저작물성을 인정하였다{2004 U.S. Dist. LEXIS 24171 (S.D.N.Y. Dec. 1, 2004).}. 음란물에 대한 우리 대법원의 입장은, 음란물에 대한 규제는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에서 제외하는 것보다는 다른 형사처벌규정 등에 따라 음란물 제작 및 유통을 억제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고, 대상판결도 이와 같은 선상에서, “영상물이 음란물에 해당돼 형법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에 의해 배포·판매·전시 등의 행위가 처벌되고 배포권과 판매권, 전시권 등 권리행사에 제한을 받을 수 있지만 저작권자의 의사에 반해 저작물이 유통되는 것을 막아달라는 청구까지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하였다. 음란물에 대한 지금까지의 법적 갈등의 핵심은 음란물이 저작권의 보호대상이 될 수 있는지의 문제였다. 그러나, 우리 저작권법이 저작물의 요건으로 윤리성을 요구하지 않는 이상, 저작물성의 판단에 ‘음란성’을 기준으로 삼을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음란물의 저작물성을 인정함으로 인하여 음란물이 더욱 성행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으나 이는 대상 판결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유통 과정에서의 규제나 불법 유통으로 인한 수익을 환수하는 등 특별히 고안된 법률에 의해 제재 하여야 할 문제이다. 이러한 점에서 저작물은 내용중립적이어야 한다는 대상판결의 결론은 타당하다.
저작권
저작물
음란물
2016-12-23
지식재산권
판례해설 - 미국과 일본 등에서 등록된 상표 “That's Good Science”가 상표법 제6조 제1항 제7호 자타상품의 식별력이 없는 상표에 해당하는지 여부
특허법원 2016. 4. 8. 선고 2015허8417 거절결정(상) 판결 이 사건 출원상표·서비스표 ""(이하 '이 사건 출원상표')는 그 지정상품·서비스업(이하 '그 지정상품 등')과 관련한 광고 문안이나 구호를 나타내는 것이어서 그 지정상품 등의 출처를 식별할 수 없고, 특정인에게 이러한 표장에 대한 독점권을 부여하는 것은 공익상으로도 적절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출원상표는 상표법 제6조 제1항 제7호에 해당하여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다는 판결이다. 이 사건 출원상표는 원고가 미국 특허청에 '표장의 국제등록에 관한 마드리드협정에 대한 의정서'에 의한 국제출원을 하여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의 국제 사무국에 의하여 국제등록되었고, 그 국제출원서에 지정국 중 하나로 되어있던 우리나라의 특허청에서 이에 대한 상표등록출원의 심사절차가 진행되게 되었다. 특허청 심사관은 이 사건 출원상표는 그 지정상품 등의 성질(품질, 효능)을 직접적으로 표시하고 있고, 구호 또는 광고성 문구로 인식되므로 자타 식별력이 없는 상표에 해당하여 상표법 제6조 제1항 제3호 및 제7호에 해당하여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다는 이유로 거절결정을 하였다. 이에 원고는 불복심판을 청구하였고, 특허심판원은 이 사건 출원상표는 그 지정상품 등과 관련한 광고 문안이나 구호를 나타내는 것이어서 그 지정상품 등의 출처를 식별할 수 없고, 이러한 표장은 누구나 사용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특정인에게 독점권을 부여하는 것은 공익상으로도 적절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출원상표는 상표법 제6조 제1항 제7호에 해당하여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다는 심결을 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출원상표 ""는 미국, 일본 등에서 상표등록을 받았고, 누구나 사용하는 구호나 표어가 아니라 실제로 원고만이 사용하고 있으므로 식별력이 있다고 주장하며 특허법원에 심결취소 소송을 제기하였고, 이에 대하여 특허법원은 특허심판원의 심결이 정당하다고 판결하였다. 상표법 제6조 제1항 제7호는 제1호 내지 제6호에 해당하지 아니한 상표라도 자기의 상표와 타인의 상표를 식별할 수 없는 상표, 즉 특별현저성이 없는 상표는 등록을 받을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상표가 특별현저성을 가진 상표인가 여부는 어느 상표가 일정한 상품과의 관계에 있어서 일반수요자가 당해 상품에 대하여 그 상품의 출처를 인식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대법원 1994. 9. 27. 선고 94후906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출원상표 ""는 4개의 영어 단어로 이루어진 문자 표장으로서, 출원일을 기준으로 중학교 학생 수준만 되어도 충분히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또한, 그 지정상품 등인 '과학 또는 의학연구용 시약 등'은 모두 과학 또는 의학 분야의 실험 및 연구활동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어서 이 사건 출원상표는 품질이나 효능과 무관한 별도의 식별력 있는 구성이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이 사건 출원상표와 관련하여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는 이 사건 출원상표를 구호 또는 선전문구로 인식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이러한 선전문구는 해당 업계의 누구나 상품 또는 서비스업의 광고 등에 사용하고 싶어 할 것이 분명하므로, 특정인에게 이를 독점시키는 것 역시 공공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 판시와 같이 일반수요자들이 흔히 쓰일 수 있는 구호나 광고문안 정도로 인식하거나 그 지정상품의 성질(품질, 효능)을 직접적으로 표시한 표장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상표법상의 식별력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 판례의 일관된 입장이다. 대법원 1994. 12. 22. 선고 94후555 판결은 출원상표 "drink in the sun"에 대하여, 그 지정상품인 과일주스 등과 관련하여 볼 때 "태양 아래에서 마셔라"라는 뜻의 단순한 권유문으로 직감될 것이어서 일반수요자들로서는 이를 흔히 쓰일 수 있는 구호나 광고문안 정도로 인식할 수 있어 상표만에 의하여 그 상품의 출처를 인식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므로 상표법상의 식별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대법원은 "no more tangles"(대법원 2000. 4. 21. 선고 98후386 판결)와 "believe it or not"(대법원 1994. 11. 18. 선고 94후173 판결), "it's magic"(대법원 1994. 9. 27. 선고 94후906 판결)에 대해서도 같은 취지로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다고 하였다. 그런데, 상표법 제6조 제1항 제7호는 특별현저성이 없는 상표는 등록받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므로, 어떤 표장이 그 사용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그 자체의 관념이나 그 지정상품과의 관계 등을 객관적으로 살펴볼 때에는 특별현저성이 없는 것으로 보이더라도, 출원인이 그 표장을 사용한 결과 수요자나 거래자 사이에 그 표장이 누구의 업무에 관련된 상품을 표시하는 것으로 현저하게 인식되기에 이른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표장은 상표법 제6조 제1항 제7호의 특별현저성이 없는 상표에 해당하지 않게 되고, 그 결과 상표등록을 받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대법원 2006. 5. 12. 선고 2005후339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따라 특허법원은, 원고가 판매한 제품의 포장지나 광고지, 쇼핑백, 캘린더 등에 "That's Good Science!"라는 문구를 표시해 온 사실은 인정되나, 제품 포장지 상단에 제품명과 제조사 표시와 같이 출처를 나타내는 표장이 별도로 명시되어 있는 상태에서 이 사건 출원상표를 하단 구석에 함께 표시한 경우 수요자들은 이 사건 출원상표보다는 제조사 표시를 상품 출처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이 사건 출원상표의 사용에 의한 식별력 취득도 부인하였다. 또한 이 사건 판결에는 판시되어 있지 않으나, 출원상표가 다른 나라에서 등록되었다 하더라도 상표의 특별현저성 유무 판단은 각 국의 법제, 거래 기타 일반사회의 실정 및 시대적 변천에 따라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며, 우리나라 상표법상으로는 위와 같은 사정을 참작하여 그 등록적격의 여부를 결정하여야 할 것이므로 우리나라와 상표법제 및 일반 사회 실정을 달리하는 다른 나라에서 출원상표가 등록되었다는 사유만으로는 우리나라에 있어서도 반드시 그 등록을 허용하여야 하는 이유가 될 수 없다는 것이 판례의 일관된 입장이므로(대법원 1994. 9. 27. 선고 94후708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판결과 같이 이 사건 출원상표의 등록 가부는 우리 상표법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지 미국, 일본 등의 상표등록에 구애받을 것은 아니다. 결론적으로 이 사건 출원상표 ""는 그 지정상품과 관련하여 관념이 직감되는 문장으로 일반수요자들이 이를 출처의 표시로 인식하기 어렵고, 이러한 문구는 모든 사람에게 그 사용이 개방되어야 하는 표현으로 공익상 어느 한 사람에게 독점시키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며, 속지주의 원칙에 따라 출원상표의 등록 가부는 우리 상표법에 의하여 독립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이 사건 판결은 종래의 대법원 견해를 따른 것으로서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
상표
상표등록
식별력
2016-05-03
형사일반
판례해설- 동업에서 탈퇴한 자를 상대로 유사한 제호의 경쟁잡지를 발행하지 말 것을 청구할 수 있는가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인 조합의 잔존 조합원이 탈퇴 조합원을 상대로 동업 당시 발행하던 잡지와 유사한 제호의 잡지를 발행하는 것을 금지해달라는 청구를 기각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4. 1. 선고 2015가합576455). 사안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 원고와 그 매형인 피고는 2000년경 경마·경륜예상지를 발행하여 판매하기로 하는 동업약정(이하 '이 사건 동업'이라고 한다)을 하고 '가속도 win 경마', '광명 경륜', '가속도 경륜신바람'이라는 제호(이하 '이 사건 기존 제호'라고 한다)의 경마·경륜예상지를 발행하여 판매하였다. 그러던 중 피고는 2015. 2. 23.경 이 사건 동업에서 탈퇴한다는 통보를 하였고, 이후 '가속도 경마', '광명 돔 경륜', '가속도 win 경륜신바람'이라는 제호(이하 '피고 사용 제호'라 한다)의 경마·경륜예상지를 발행하여 판매하고 있다. 이에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유사한 제호의 경쟁 잡지를 발행, 판매 또는 배포금지를 청구하였다. 원고는 청구원인으로 ① 2인 조합에서 탈퇴한 피고에게는 이 사건 동업체에서 발행한 것과 유사한 경마·경륜예상지를 발행하지 않을 신의칙상 의무가 있다, ② 피고가 이 사건 동업에서 탈퇴함으로써 이 사건 제호를 사용할 권리는 잔존 조합원인 원고에게 귀속되었는데, 피고가 이 사건 기존 제호와 유사한 피고 사용 제호를 사용하여 경마·경륜예상지를 발행하는 것은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 (나)목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 ③ 그 외 원고는 피고가 원고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는 주장도 하고 있지만, 1심 판결은 원고가 주장하는 것들이 영업비밀인지를 인정할 근거가 없다고 배척하였는바 이 부분은 생략한다. 2인 조합에서 조합원 1인이 탈퇴하면 조합관계는 종료되지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이 해산되지 아니하고, 조합원의 합유에 속하였던 재산은 남은 조합원의 단독소유에 속하게 되어 기존의 공동사업은 청산절차를 거치지 않고 잔존자가 계속 유지할 수 있다(대법원 2006. 3. 9. 선고 2004다49693, 49709판결). 따라서 이 사안의 경우 이 사건 기존 제호에 대한 권리는 잔존 조합원인 원고에게 귀속된다. 문제는 동업관계에서 탈퇴한 조합원에게 동업 당시 발행하던 제호와 유사한 제호를 사용하지 않을 의무가 있는지 여부인데, 민법상 조합 관련 조항에 이런 내용은 없다. 이런 점 때문에 원고도 신의칙상 의무를 주장한 것이겠지만, 2인 조합에서 탈퇴할 경우 잔존 조합원과 탈퇴자 사이에는 잔존 조합원 단독소유로 되는 조합재산 등을 포함하여 탈퇴로 인한 계산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그 계산과정에서 이와 같은 문제는 별도의 약정을 통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점, 신의칙 위반은 예외적이고 보충적으로 인정된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원고 주장과 같은 신의칙상 의무는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피고의 행위가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 (나)목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우선 보호대상이 되는 타인의 상품 또는 영업임을 표시하는 표지(이 사건 기존 제호)가 국내에 널리 인식된 것이어야(주지성이 있어야) 한다. 여기의 '국내에 널리 인식된 상표·상호'라 함은 국내 전역에 걸쳐 모든 사람들에게 주지되어 있음 을 요하는 것이 아니고, 국내의 일정한 지역범위 안에서 거래자 또는 수요자들 사이에 알려진 정도로써 족하며, 널리 알려진 상표 등인지 여부는 사용기간, 방법, 태양, 사용량, 거래범위 등과 상품거래의 실정 및 사회통념상 객관적으로 널리 알려졌는지 여부가 기준이 된다(대법원 2012. 5. 9. 선고 2010도6187판결). 실무상 주지성은 해당 표지의 사용기간, 해당 표지를 이용한 제품의 매출액, 해당 표지에 대한 광고 비용 등을 근거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해당 표지를 사용한 기간이 10년 이상이라고 하더라도 해당 표지를 이용한 제품의 매출액이나 해당 표지에 대한 광고 비용 등이 크지 않다면 주지성이 부정되는 경우가 많다(일례로 대법원 2014. 8. 28. 선고 2013도10713 판결은 화장품의 표지로 15년 동안 사용되기는 했으나 매출액이 연간 25억 원, 해당 표지가 신문기사나 방송 등에 소개된 정도인 경우 주지성을 부정하고 있다). 또한 문제된 표지가 단순한 문자나 숫자의 결합으로 이루어졌거나 상품의 성질을 표시한 것에 불과하여 식별력이 없거나 미약한 상표 또는 상품표지가 사용된 결과 국내에 널리 인식되기에 이른 경우에는 원래 독점시킬 수 없는 표지에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므로 그 기준을 엄격하게 해석 적용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7도10562 판결). 1심 판결은 '이 사건 기존 제호 중 '광명 경륜' 제호의 경륜예상지는 2014. 12.경에 이르러 매주 약 20,000부가 발행되고 그 중 90% 이상이 판매된 사실은 인정되지만, 그 판매실적은 그 제호의 식별력 때문이 아니라 다른 예상지들과 차별화된 판매방식(경기장이나 영업소에서 판매되는 다른 잡지들과 달리 노점상에서 판매하는 방식) 및 가격(다른 잡지의 1/2수준)에 힘입은 바가 큰 것으로 보이는 점, 특히 '광명 경륜'이라는 표지는 지리적 명칭인 '광명'과 경륜예상지 발행 판매 영업의 대상인 '경륜'이 결합된 것이어서 주지성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을 근거로 이 사건 기존 제호는 주지성을 획득하지 못하였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판결문상으로는 국내에서 발행되는 경마·경륜예상지의 종류, 판매량 및 판매대금, 그 중 이 사건 기존 제호가 차지하는 비율, 이 사건 기존 제호 잡지 판매로 인한 매출액, 이 사건 기존 제호와 관련하여 광고했는지 여부 등은 확인되지 않는다. 또한 '광명 경륜'을 검색하더라도 광명에 있는 경륜장, 경륜 결과 등이 나올 뿐 이 사건 기존 제호의 잡지가 쉽게 검색되지도 않는 바, 이런 상황이라면 이 사건 기존 제호들이 주지성을 획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
부정경쟁행위
잡지
주지성
2016-04-18
지식재산권
판례해설 - 특허법원, 비아그라 '마름모꼴' 독점사용 권리 인정
등록상표의 지정상품에 대하여 등록상표 자체가 아니라 다른 문자가 부가된 상표를 사용하였던 경우, 상표법 제73조 제1항 제3호, 제4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등록상표를 그 지정상품에 사용"하는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 특허법원 2016. 1. 15. 선고 2015허5364 등록취소(상) 판결 이 사건 등록상표는 ''와 같이 마름모꼴의 입체적 형상에 푸른색의 색채가 결합된데 비하여, 지정상품에 대하여 실제 그 제조, 판매 등에 사용한 표장들(이하 '실사용상표')은 그 제품 표면에 "Pfizer"나 "VGR" 등의 문자가 부가된 경우, 거래 통념상 이 사건 등록상표의 지정상품에 대하여 이 사건 등록상표와 동일성 범위 내에 있는 실사용상표가 사용됨으로써 이 사건 등록상표가 사용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이다. 사안은 다음과 같다. 이 사건 등록상표는 심판청구일 전 계속하여 3년 이상 국내에서 상표권자·전용사용권자 또는 통상사용권자 중 어느 누구에 의해서도 그 지정상품에 대하여 사용된 사실이 없으므로 상표법 제73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그 등록이 취소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이 사건 등록상표에 대한 등록취소심판 청구가 있었다. 특허심판원은 실사용상표는 그 제품 표면의 "Pfizer"나 "VGR" 등의 문자 부분으로 말미암아 이 사건 등록상표의 동일성 범위 내에서 사용된 상표라고 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심판청구를 인용하는 내용의 심결을 하였다. 원고는 실사용상표에는 이 사건 등록상표와 같은 푸른색 마름모꼴의 입체적 형상뿐만 아니라, 원고의 상호인 "PFIZER"의 약자인 "pfizer"나 상품명인 "Viagra"의 약자인 "VGR"과 같은 문자들이 음각되어 있기는 하나, 그 입체적 형상 역시 문자 부분과는 구별되어 동일성과 독립성을 유지한 채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이 사건 등록상표는 상표법 제73조 제1항 제3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데도, 이와 달리 판단한 위 심결은 취소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소를 제기하였다. 이에 대하여 특허법원은 위 특허심판원 심결과 상반된 판시를 하면서 이 사건 등록상표는 그 지정상품 중 하나인 성기능장애 치료용 약제에 대하여 이 사건 취소심판청구일 전 3년 이내에 국내에서 정당하게 사용되어 상표법 제73조 제1항 제3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인정하였다. 이 사건에서 주된 관련 쟁점은, 이 사건 등록상표와 달리 실사용상표에는 "Pfizer"나 "VGR" 등의 문자 부분이 부가되어 있는데, 이 경우에도 실사용상표를 "이 사건 등록상표의 동일성 범위 내에서 사용된 상표"라고 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상표법 제73조 제1항 제3호, 제4항에서 "등록상표를 그 지정상품에 사용"하는 경우라 함은 등록상표와 동일한 상표를 사용한 경우를 말하고, 동일한 상표라고 함은 등록상표 그 자체뿐만 아니라 거래 사회통념상 등록상표와 동일하게 볼 수 있는 형태의 상표를 포함하나, 유사상표를 사용한 경우는 포함되지 않는다(대법원 1995. 4. 25. 선고 93후1834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등록상표가 반드시 독자적으로만 사용되어야 할 이유는 없으므로 다른 상표나 표지와 함께 등록상표가 표시되었다고 하더라도 등록상표가 상표로서의 동일성과 독립성을 지니고 있어 다른 표장과 구별되는 식별력이 있는 한 등록상표의 사용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1996. 10. 11. 선고 96후92 판결). 이 때 등록상표에 부가된 부분이 상표권자의 다른 등록상표인 경우에도 등록상표가 상표로서의 동일성과 독립성을 지니고 있어 그 식별력이 있는 한 등록상표의 사용에 해당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이다(대법원 1996. 7. 26. 95후2077 판결). 대법원은 1996. 10. 11. 선고96후92 판결에서 'UNi SPORTS'라는 영문자를 상단에 표시하고 그 밑에 등록상표인 '' 상표를 표시한 상표를 사용하였다면, 그 문자 부분과 도형 부분은 일체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있지 아니하고 그 결합으로 인하여 새로운 특정한 관념을 형성하는 것도 아니어서 분리 관찰될 수 있는 것이므로, 등록상표인 도형 부분은 위 영문자 부분과는 구별되어 그 동일성과 독립성이 유지되고 있다 할 것이어서, 결국 위 상표를 사용함으로써 등록상표를 사용한 것이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1996. 10. 11. 선고 96후92 판결). 위 대법원 판결들에 의하면, 도형으로 이루어진 등록상표에 다른 문자가 부가되어 사용된 경우에도 그 문자 부분과 도형 부분이 일체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있지 아니하고 그 결합으로 인하여 새로운 특정한 관념을 형성하는 것도 아니어서 분리 관찰될 수 있다면, 등록상표인 도형 부분은 문자 부분과는 구별되어 그 동일성과 독립성이 유지되고 있다 할 것이어서, 결국 문자가 부가된 상표를 사용한 경우라도 이를 들어 등록상표의 사용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으므로, 결국 거래 통념상 등록상표와 동일성 범위 내에 있는 상표를 사용함으로써 등록상표를 사용한 것으로 인정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 사건으로 돌아와 보면, 실사용상표에서 위 문자 부분은 모두 일반적인 글씨체로 음각된 것에 불과하여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가 알약 자체의 형태에는 관심을 갖지 않을 정도로 강렬한 인상의 외관을 지닌다고 보기는 어렵고, 마름모꼴 알약 제품과 어떠한 연결 관계도 없이 단지 상하좌우에 일정 여백을 남기고 중앙에 위치시킨 것으로서 입체적 형상과 불가분하게 결합되어 있다거나, 그와 같은 결합에 의하여 새로운 관념을 형성한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위 특허법원 판결은 종래의 대법원 견해를 따른 것으로서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
비아그라
등록상표
2016-02-16
지식재산권
판례해설 - 대학 명칭에 현저한 지리적 명칭을 사용한 경우 식별력 형성 여부
특허법원 2015. 7. 24. 선고 2015허642 판결 외국의 현저한 지리적 명칭과 대학교를 합성한 단어도 장기간의 사용에 의해 특정 대학교를 지칭하는 명칭으로 식별력을 형성하면 상표 등록을 할 수 있다는 판결이다. 사안은 다음과 같다. 아메리칸 유니버시티(American University, 이하 '원고'라 함)가 "AMERICAN UNIVERSITY"에 대해 서비스표 등록을 신청하자 특허청은 "AMERICAN"은 미국을 뜻하는 현저한 지리적 명칭이고, "UNIVERSITY"는 지정 서비스업의 품질, 효능에 해당하여 전체적으로 누구의 업무에 대한 것인지 구분할 수 없는 서비스표임을 이유로 거절결정을 하였다. 원고는 거절결정에 대한 불복심판을 제기하였고 특허심판원은 출원 서비스표가 현저한 지리적 명칭과 지정 서비스업의 주체 또는 업종의 표시가 결합된 것으로 새로운 관념 또는 식별력을 형성하는 것도 아니므로 상표법 제6조 제4호 및 제7호에 해당하여 서비스표 등록을 받을 수 없다고 하여 원고의 심판청구를 기각하였다. 이 심결에 불복하여 원고가 "AMERICAN UNIVERSITY" 출원 서비스표는 전체로서 원고가 운영하는 대학교의 명칭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므로 원고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출처 표시로 충분히 식별력을 가진다고 주장하며 특허법원에 심결취소 소송을 제기하였다. 이 심결취소 소송에서 특허법원은, ① 원고가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종합대학으로 법률에 따라 1893년 설립된 이래 100년 이상 "AMERICAN UNIVERSITY"를 학교 명칭으로 사용하고 있고 수십 개의 학위과정을 개설·운영하고 법학과 국제업무 분야가 유명하여 여러 언론매체로부터 상위권으로 평가받고 있고 재학생이 1만 명에 달하고 국내 유명 사립대학교들과 교류를 하고 있고 ② 네이버에서 "AMERICAN UNIVERSITY"를 검색하면 수만 건의 검색결과가 나오는데, 원고와 관련된 내용이 상당수이고, "미국의 대학" 또는 "미국의 대학에서 제공하는 또는 미국식으로 진행되는 서비스"의 의미로 사용하거나 제3자가 제공하는 서비스와 혼동하여 사용한 사례는 보이지 않고, ③ "AMERICAN UNIVERSITY"는 이미 중국, 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 서비스표 또는 상표로 등록되었고, ④ 현재 지리적 명칭과 "UNIVERSITY" 표장이 결합된 다수의 상표, 서비스표도 등록되어 있다는 사실을 근거로, "AMERICAN UNIVERSITY"가 일반 수요자인 학교교육 서비스를 받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원고가 운영하는 대학교의 명칭으로 알려져 있고 지명과 대학교를 결합하여 대학교의 명칭을 구성하는 사례는 흔하므로 일반 수요자라면 합리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출원 서비스표가 전체로서 원고의 명칭이라는 것을 쉽게 인식할 수 있어 새로운 식별력을 형성하였다고 판시하였다. 이에 앞서 대법원은 농산물이유식 등을 지정상품으로 한 "서울대학교" 상표출원에 대해 등록을 거절한 특허심판원의 심결에 관한 취소소송 상고심(2014후2283)에서, 『상표법 제6조 제1항 제4호는 현저한 지리적 명칭·그 약어 또는 지도만으로 된 상표는 등록을 받을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표는 현저성과 주지성 때문에 상표의 식별력을 인정할 수 없어 어느 특정 개인에게만 독점사용권을 부여하지 않으려는 데 규정의 취지가 있다. 이에 비추어 보면, 상표법 제6조 제1항 제4호의 규정은 현저한 지리적 명칭 등이 다른 식별력 없는 표장과 결합되어 있는 경우에도 적용될 수 있기는 하나, 그러한 결합에 의하여 본래의 현저한 지리적 명칭 등을 떠나 새로운 관념을 낳거나 새로운 식별력을 형성하는 경우에는 위 법조항의 적용이 배제된다. 위 출원상표는 현저한 지리적 명칭인 '서울'과 흔히 있는 명칭인 '대학교'가 불가분적으로 결합됨에 따라, 단순히 '서울에 있는 대학교'라는 의미가 아니라 '서울특별시 관악구 등에 소재하고 있는 국립종합대학교'라는 새로운 관념이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 사이에 형성되어 충분한 식별력을 가지므로 위 지정상품에 대한 상표등록이 허용되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따라서 어떤 표장에 현저한 지리적 명칭을 사용한 경우 상표나 서비스표로 등록받을 수 없으나 예외적으로 장기간의 사용에 의해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로 인식되었다는 것을 증명하면 등록받을 수 있다. 그런데 대학 설립을 위해서는 교육법이 정한 설립기준에 따라 교육부 장관의 인가를 받아야 하므로 기존의 대학명칭을 동일하게 사용할 수는 없다. 법원이 대학명칭에 현저한 지리적 명칭을 사용한 경우에 혼동의 가능성을 판단함에 있어 이러한 사정도 고려대상이 될 것이다. 위 특허법원 판결은 기존의 지리적 명칭을 사용하고 있는 국내 대학 명칭에 관한 대법원 판결 법리에 따라 현저한 외국의 지리적 명칭을 사용한 대학교 명칭도 오랫동안의 사용에 의해 국내에서 새로운 식별력을 형성하였다면 상표 또는 서비스표로 등록이 가능하다는 것으로서 법리 자체는 타당한 것으로 보이나, "AMERICAN UNIVERSITY"가 국내 소비자에게 미국의 유명사립대나 주립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어떤 학생이 아메리칸 유니버시티에 지원할 것이라고 하면 미국에 있는 대학에 지원한다고 받아들일 여지도 있어(이에 반해 서울대나 경북대에 지원한다고 하면 그 특정 대학을 지칭하는 것이 명백) "미국의 대학" 또는 "미국의 대학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와 구별되는 식별력이 형성되었는지는 국내의 사용증거와 관련해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사항이다.
식별력
상표
상표등록
2015-10-20
1
banner
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판결] “사법경찰관 위법 없다면 영장발부나 체포·구속 자체는 위법 아니다”
판결기사
2024-04-07 10:10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사기노동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footer-logo
1950년 창간 법조 유일의 정론지
논단·칼럼
지면보기
굿모닝LAW747
LawTop
법신서점
footer-logo
법인명
(주)법률신문사
대표
이수형
사업자등록번호
214-81-99775
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제호
법률신문
발행인
이수형
편집인
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순신
개인정보보호책임자
김순신
인터넷 법률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인터넷 법률신문은 인터넷신문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